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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욱 150km 투구는 투심봉중근 3개 구종만으로 11승포크볼의 달인 롯데 조정훈시속 20km차 ‘언터처블’팔색조 변화구 KIA 윤석민제구력 정확도 90% 넘어 직구를 던지지 않는 투수가 있을까? 각 팀 에이스 중 슬라이더를 못 던지는 투수가 있을까? 동아일보가 두산에서 입수한 전체 8개 구단 투수의 구종 및 스피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놀랍게도 정답은 ‘있다’였다. 직구를 던지지 않는 투수는 삼성 셋업맨 정현욱이다. 두산 전력분석팀이 올해 정현욱의 구종을 분석한 결과 직구는 하나도 없었다. 삼성 전력분석팀 역시 “정현욱은 직구를 던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렇다면 정현욱은 변화구만 던지는 걸까. 그렇지는 않다. 정현욱은 올해 시속 152km의 강속구를 던진 적이 있다. 이 같은 일이 가능한 이유는 정현욱이 일반적인 직구로 알려진 포심 패스트볼을 던지지 않기 때문이다. 포심 패스트볼(사진1)은 4개의 실밥을 잡고 던지는 구종으로 피칭의 기본이다. 손가락으로 실밥을 채기 때문에 스피드가 가장 많이 난다. 반면 정현욱은 손가락을 2개의 실밥에만 걸치는 투심 패스트볼(사진2)을 던진다. 투심은 포심과 비슷하지만 공기 저항을 더 받기 때문에 스피드가 약간 떨어진다. 그 대신 타자 바로 앞에서 미세한 변화를 일으켜 많은 투수가 애용한다. 8개 구단 투수를 통틀어 포심을 던지지 않는 투수는 정현욱이 유일하다. 두산 자료에는 정현욱이 올해 투심과 커브, 포크볼 등 3가지 구종만 던졌다고 나와 있다. 허삼영 삼성 전력분석팀 대리는 “정현욱이 3년 전까지는 포심을 던졌지만 지난해부터 볼 끝의 움직임에 초점을 두면서 투심만 던지고 있다”며 “워낙 힘이 좋아 공을 누르는 듯한 느낌으로 투심을 던진다. 그래서 컨디션이 좋을 때는 시속 150km도 나온다”고 말했다. 포심이 직구의 기본이라면 일반적인 변화구는 슬라이더(사진3)다. 프로 선수는 물론이고 고교 선수들도 던질 줄 아는 구종이다. 하지만 올해 LG의 왼손 에이스 봉중근은 슬라이더를 전혀 던지지 않았다. 이는 봉중근이 신일고 2학년 때 미국프로야구에 진출해 슬라이더를 배울 기회가 없었던 탓이다. 봉중근은 올해 직구와 커브, 체인지업 등 3개의 구종으로 11승(12패)을 거뒀다. 그는 “내년 전지훈련 때 꼭 슬라이더를 배워 실전에 사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포크볼(사진4)을 주무기로 다승왕(14승)에 오른 롯데 조정훈의 비밀도 밝혀졌다. 조정훈의 포크볼은 빠르게는 시속 138km, 느리게는 119km가 나왔다. 시속 10km 정도 차이가 나는 다른 투수들에 비해 구속의 차이가 크다. KIA 전력분석팀 박종하 과장은 “조정훈이 결정구로 사용하는 빠른 포크볼은 마치 슬라이더처럼 날카롭게 떨어지기 때문에 알고도 치기 힘들다”고 말했다. 다양한 구질을 정확히 구사하는 투수로는 KIA 윤석민이 돋보였다. 그는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사진5), 투심 패스트볼, 컷 패스트볼까지 던졌다. 박 과장은 “체인지업만 해도 두 종류(체인지업과 서클 체인지업)를 던지고 모든 구질을 마음먹은 곳에 90% 이상 던지는 제구력까지 갖춘 보기 드문 투수”라고 평가했다. 올해 국내에서 가장 빠른 시속 154km의 직구를 던졌던 한화 브래드 토마스(디트로이트 이적)는 최고 142km의 빠른 슬라이더와 포크볼을 던진 것으로 조사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미국프로야구 스카우트들의 격언에 “시속 150km를 던지는 왼손 투수는 지옥까지 가서라도 잡아와라”라는 말이 있다. 150km의 빠른 공은 투수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무기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국내에서 150km 이상 던지는 투수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였다. 하지만 요즘 150km는 강속구 투수의 기본이다. 본보가 두산에서 입수한 8개 구단 전체 투수의 구종 및 스피드 자료에 따르면 올 한 해 150km 이상의 ‘광속구’를 한 번이라도 던진 투수는 2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속구왕은 154km를 던진 히어로즈 오른손 투수 이정호와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로 이적한 한화의 브래드 토마스였다. ○ 강속구 투수와 팀 성적은 비례? 야구에서 투구 스피드는 종종 논란을 빚곤 한다. 스피드건의 종류, 위치, 각도에 따라 스피드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통계는 두산의 전력분석팀이 1년 내내 일관성 있게 측정해 신뢰도가 높다. 시속 150km대 투수를 가장 많이 보유한 팀은 두산이다. 이용찬(153km)을 필두로 성영훈(152km) 김선우 홍상삼(이상 151km) 이재우(150km) 등 5명이 150km 이상을 찍었다. 한국시리즈 우승팀 KIA(윤석민 이범석 곽정철 한기주)와 준우승팀 SK(김광현 전병두 박현준 게리 글로버)는 4명씩을 배출했다. 앞의 세 팀은 올해 1∼3위 팀이다. 반면 7위 LG와 4위 롯데에는 시속 150km를 던진 투수가 한 명도 없었다. 5위 삼성은 불펜의 오승환 정현욱(이상 152km)과 2명의 외국인 투수(크루세타, 나이트)가 150km 이상을 던졌으나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시즌 중반 어깨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게 컸다. 6위 히어로즈는 이정호와 김영민(152km)이 광속구를 던졌으나 거의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최하위 한화는 류현진과 토마스의 활약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롯데는 포크볼을 주무기로 다승왕을 차지한 에이스 조정훈의 활약 속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 시속 150km 왼손 투수는 천하무적 앞서 언급한 메이저리그 격언에 걸맞게 올해 150km 이상을 던진 왼손 투수 4명은 모두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김광현(SK)은 타구에 맞아 8월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평균자책(2.80)과 승률(0.857) 2관왕을 차지했고, 류현진(한화)은 탈삼진 1위(188개)에 올랐다. SK 전병두는 8승 4패 8세이브를 기록하며 팀의 허리를 굳건히 지켰고, 한화 토마스는 2승 5패 13세이브 평균자책 2.88로 선방했다. 하지만 구속이 빠르다고 반드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은 아니다. 가장 좋은 구위를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KIA 윤석민은 151km의 빠른 공에 최고 146km까지 나오는 투심 패스트볼, 120km대의 체인지업을 장착해 타자들을 요리했다. 반면 KIA 한기주는 152km의 빠른 공을 던지면서도 단순한 구질과 제구 불안으로 기대 이하의 성적(4승 5패 4세이브 평균자책 4.24)을 남겼다. 현역 시절 ‘국보 투수’로 불린 선동열 삼성 감독은 “구속보다 볼 끝의 움직임이 더 중요하다. 스피드와 제구 중 하나를 고르라면 제구가 좋은 투수가 낫다”고 말했다. 한국 프로야구 역대 최고 구속은 SK 엄정욱과 롯데 최대성이 기록한 시속 158km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지난달 고양 세계역도선수권대회에서 8위에 그쳤던 김광훈(27·경북개발공사·사진)이 제5회 홍콩 동아시아경기에서 한풀이를 했다. 김광훈은 9일 홍콩 라이치콕 공원체육관 역도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77kg급 경기에서 합계 352kg(인상 153kg, 용상 199kg)을 들어 2위 랴오후이(중국)를 1kg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이 체급에는 김광훈과 고양 세계선수권 69kg급 금메달리스트 랴오후이, 북한의 방금철 3명만 참가해 메달 색깔을 놓고 경쟁을 벌였다. 김광훈은 랴오후이에게 4kg 뒤졌지만 용상 마지막 3차 시기에서 199kg을 들어 1kg 차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4, 5일 일본 오키나와 류큐GC에서 열린 제10회 한일여자프로골프 대항전에서 한국 선수들은 몇 분 사이에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5일 승점 29 대 19로 일본을 꺾고 3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기쁨도 잠시. 시상식 후 주장 이지희(30·진로저팬)를 헹가래치던 한국 선수들의 얼굴에선 웃음이 싹 사라졌다. 하늘로 떠올랐던 이지희는 하필이면 시상대 철제 모서리에 허리를 부딪쳤다. 쇼크를 받은 이지희는 구토 증세를 보였고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정밀 검진 결과 단순 타박상으로 밝혀져 한숨을 돌렸지만 선수들 사이에선 “앞으로는 이겨도 절대 헹가래는 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이날 해프닝은 이튿날 일본 언론에 크게 보도됐다. 헹가래를 받는 것은 모든 스포츠 선수, 감독들의 꿈이다. 우승을 결정짓거나 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린 뒤 하늘에 떠 있는 느낌은 “맛본 사람만 알 수 있다”는 게 경험자들의 말이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야구의 9전 전승 퍼펙트 금메달을 이끈 두산 김경문 감독은 “이대로 떨어져 죽어도 좋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프로배구 삼성화재의 10회 우승을 일군 신치용 감독도 “무아지경이다. 그보다 행복한 순간은 없다”고 말했다. 땅을 파는 시늉을 하면서 호흡을 맞추는 농사일의 ‘헛가래질’에서 유래한 헹가래는 구성원들의 협력이 꼭 필요하다. 함께 던져야 하고 함께 받아야 한다. 절정의 순간 이 같은 의식을 통해 구성원들의 응집력은 높아지고 단합은 강화된다. 하지만 손발이 맞지 않으면 이지희와 같은 사고가 발생하곤 한다. 헹가래 사진 속의 많은 감독과 선수들의 표정에 두려움이 섞여 있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신 감독은 “가끔 무서울 때도 있다. 공중에 떠 있는데 ‘우리 놓자’ ‘아냐, 그러면 다쳐’ 하는 말이 들릴 때가 있다. 이대로 떨어지면 어쩌나 아찔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지난 시즌 여자 프로농구 우승을 차지한 임달식 신한은행 감독은 선수들이 손을 놓는 바람에 허리를 크게 다쳤다. 2007년 이영주 전 신한은행 감독 역시 헹가래를 받다가 떨어져 새끼손가락 인대가 늘어났다. 허리가 좋지 않았던 프로야구 김응룡 삼성 사장은 2006년 우승 후 헹가래를 피해 사라지기도 했다. 프로축구 K리그에서 전북을 우승으로 이끈 최강희 감독은 헹가래 도중 누군가가 머리를 툭툭 때리자 “이것들이 아주 날 죽이네”라고 말했다. 반면 김경문 감독의 올림픽 헹가래 사진을 보면 선수들에게 완전히 몸을 맡긴 것으로 보여 대조적이다. 김병준 인하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많은 선수들이 헹가래 도중 장난을 치면서 평소에 어렵기만 하던 감독이나 고참 선수와의 벽을 허문다. 악의 없는 장난을 통해 그간의 서운했던 감정이 눈 녹듯 사라진다”고 말했다. 헹가래 문화는 한국과 일본에 주로 남아 있다. 일본에서는 ‘도아게(胴上げ)’라고 하며 야구에서는 우승을 결정짓는 마무리 투수를 ‘도아게 투수’라고 부른다. 1985년 한신이 센트럴리그에서 우승했을 때 흥분한 오사카 팬들은 타격 3관왕인 외국인 선수 랜디 배스와 닮은 KFC 마네킹을 헹가래친 뒤 강에 빠뜨리기도 했다. 올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FC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호세프 과르디올라 감독을 헹가래친 것처럼 일부 유럽 국가에서도 헹가래가 이뤄진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4, 5일 일본 오키나와 류큐GC에서 열린 제10회 한일여자프로골프 대항전에서 한국 선수들은 몇 분 사이에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승점 29대 19로 일본을 꺾고 3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기쁨도 잠시. 시상식 후 주장 이지희(30·진로저팬)를 헹가래치던 한국 선수들의 얼굴에선 웃음이 싹 사라졌다. 하늘로 떠올랐던 이지희는 하필이면 시상대 철제 모서리에 허리를 부딪쳤다. 쇼크를 받은 이지희는 구토 증세를 보였고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정밀 검진 결과 단순 타박상으로 밝혀져 한숨을 돌렸지만 선수들 사이에선 "앞으론 이겨도 절대 헹가래는 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이날 해프닝은 이튿날 일본 언론에 크게 보도됐다. 헹가래를 받는 것은 모든 스포츠 선수, 감독들의 꿈이다. 우승을 결정짓거나 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린 뒤 하늘에 떠 있는 느낌은 "맛 본 사람만 알 수 있다"는 게 경험자들의 말이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야구의 9전 전승 퍼펙트 금메달을 이끈 두산 김경문 감독은 "이대로 떨어져 죽어도 좋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프로배구 삼성화재의 10회 우승을 일군 신치용 감독도 "무아지경이다. 그보다 행복한 순간은 없다"고 말했다. 땅을 파는 시늉을 하면서 호흡을 맞추는 농사일의 '헛가래질'에서 유래한 헹가래는 구성원들의 협력이 꼭 필요하다. 함께 던져야 하고 함께 받아야 한다. 절정의 순간 이 같은 의식을 통해 구성원들의 응집력은 높아지고 단합은 강화된다. 하지만 손발이 맞지 않으면 이지희와 같은 사고가 발생하곤 한다. 헹가래 사진 속의 많은 감독이나 선수들의 표정에 두려움이 섞여있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신 감독은 "가끔 무서울 때도 있다. 공중에 떠 있는데 '우리 놓자' '아냐, 그러면 다쳐'하는 말이 들릴 때가 있다. 이대로 떨어지면 어쩌나 아찔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지난 시즌 여자 프로농구 우승을 차지한 임달식 신한은행 감독은 선수들이 손을 놓는 바람에 허리를 크게 다쳤다. 2007년 이영주 전 신한은행 감독 역시 헹가래를 받다가 떨어져 새끼손가락 인대가 늘어났다. 허리가 좋지 않았던 프로야구 김응용 삼성 사장은 2006년 우승 후 헹가래를 피해 사라지기도 했다. 프로축구 K리그에서 전북을 우승으로 이끈 최강희 감독은 헹가래 도중 누군가가 머리를 툭툭 때리자 "이것들이 아주 날 죽이네"라고 말했다. 반면 김경문 감독의 올림픽 헹가래 사진을 보면 선수들에게 완전히 몸을 맡긴 것으로 보여 대조적이다. 김병주 인하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많은 선수들이 헹가래 도중 장난을 치면서 평소에 어렵기만 했던 감독이나 고참 선수와의 벽을 허문다. 악의 없는 장난을 통해 그 간의 서운했던 감정 등이 눈 녹듯 사라진다"고 말했다. 헹가래 문화는 한국과 일본에 주로 남아있다. 일본에서는 '도아게(胴上げ)'라고 하며 야구에서는 우승을 결정짓는 마무리 투수를 '도아게 투수'라고 부른다. 1985년 한신이 센트럴리그에서 우승했을 때 흥분한 오사카 팬들은 타격 3관왕인 외국인 선수 랜디 배스와 닮은 KFC 마네킹을 헹가래 친 뒤 강에 빠뜨리기도 했다. 올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FC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호세프 과르디올라 감독을 헹가래친 것처럼 일부 유럽 국가에서도 헹가래가 행해진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축하를 많이 받았어요. 같이 라운드를 한 고가 미호는 ‘밥 한번 사라’고 하더라고요.” 4, 5일 일본 오키나와 류큐GC(파73)에서 열린 제10회 한일여자프로골프 대항전은 송보배(23·사진)를 위한 무대였다. 그는 한일 양국을 대표하는 여자 스타 골퍼들이 총출동한 이번 대회에서 가장 빛났다. 싱글 스트로크 매치플레이로 열린 이번 대회에서 송보배는 이틀 연속 고가 미호와 만나 첫날 7언더파 66타를 친 데 이어 5일에도 5언더파 68타를 쳤다. 송보배의 활약 속에 한국은 최종 성적 14승 1무 9패, 승점 29-19로 이겼다. 2006년 이후 3년 만의 승리. 역대 전적은 5승 1무 3패가 됐다. 이번 대회가 열린 류큐GC는 송보배가 일본 무대 진출 후 첫 승을 거둔 곳. 2007년 일본에 건너온 송보배는 2008년 개막전인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 오픈에서 마수걸이 승리를 거뒀다. 좋은 추억이 있는 이곳에서 송보배는 온갖 상을 싹쓸이했다. 우선 300만 엔의 승리 상금을 받았고, 기자단 투표에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돼 100만 엔을 추가로 받았다. 또 이틀 연속 이글을 1개씩 잡아 이글을 기록한 선수에게 주는 ‘선동열 이글상’ 상금 40만 엔을 받았고, 2연승한 선수에게 주는 우수선수 상금으로 50만 엔을 챙겼다. 2일 열린 프로암대회에선 최저타를 기록해 600만 원의 상당의 까르띠에 시계를, 니어리스트로 티파니 목걸이까지 차지했다. 이와 함께 송보배는 올해 일본여자프로골프 신인상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그는 일본에 진출한 지 3년이 됐지만 아직 회원으로 등록되지 않은 상태다. 다음 주 회원으로 등록하면 곧바로 신인왕 자격이 생긴다는 게 일본 협회 측의 설명이다. 송보배는 올해 일본오픈과 미즈노클래식 등 메이저 대회에서만 2승을 거뒀다. 송보배는 “올해 후반기에만 2승을 거뒀는데 내년에는 전반기부터 분발해 3승 이상을 하고 싶다”며 “태국 동계훈련을 통해 체중을 줄이고 근력을 키울 생각”이라고 말했다.이지희, 헹가래 받다 부상 ○…일본에 완승을 거둔 한국 선수들은 시상식 직후 뜻밖의 사고에 눈물을 쏟았다. 한국팀 주장 이지희(30·진로재팬)를 헹가래치다가 시상대의 철제 모서리에 떨어뜨린 것. 이지희가 구토 증세를 보인 뒤 병원으로 이송되자 신지애를 비롯한 선수들은 안타까움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숙소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큰 부상이 아니다”라는 소식을 들은 한국 선수단은 또 한 번 눈물바다를 이뤘다.‘선동열 이글상’ 7개나 쏟아져 ○…프로야구 삼성 선동열 감독이 140만 엔(약 1820만 원)의 상금을 내놓게 됐다. 선 감독은 이 대회를 주관하는 핀크스GC 이영덕 대표와의 인연으로 이글을 기록한 선수에게 20만 엔을 주는 ‘선동열 이글상’을 제정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파5 홀이 그리 까다롭지 않아 무려 7개의 이글이 쏟아졌다. 오키나와=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세계 최강 한국 골프 낭자들에게 일본은 적수가 되지 못했다.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상금왕이자 신인왕 신지애(미래에셋), 올 시즌 일본 무대에서 4승을 거둔 전미정(진로저팬),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다승왕이자 상금왕인 서희경(하이트) 등이 총출동한 여자 대표팀이 적지에서 일본 선수들에게 압승을 거뒀다. 4일 일본 오키나와 류큐GC(파73·6550야드)에서 열린 제10회 한일여자프로골프 대항전 첫날. 양국이 12명씩 출전해 싱글 스트로크 매치플레이로 승부를 가린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12명 가운데 10명이 이겼다. 승리한 선수에게 2점을 주는 대회 규정상 스코어는 20-4였다. 이는 2004년 6회 대회에서 이틀째에 나온 18-6을 뛰어넘는 하루 역대 최고 점수차다. 경기는 일본 갤러리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 펼쳐졌다. 하지만 라운드 중반부터 “완패다 완패” “이러다 전부 지겠다”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첫 조로 출발한 유소연(하이마트)은 베테랑 후도 유리를 2홀 차로 이기며 상쾌하게 출발했다. 2조의 이정은(김영주골프)도 후쿠시마 아키코에게 17번홀까지 1타를 뒤지다 18번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극적으로 역전승했다. 관심을 모았던 한일 상금왕 맞대결에서는 서희경이 5언더파를 쳐 요코미네 사쿠라에게 2타 차로 이겼다. 지난해까지 한일 대항전에서 한국 선수를 상대로 7전 전승을 거둔 요코미네의 연승을 막은 귀중한 승리였다. US여자오픈 챔피언 지은희(휠라코리아)는 일본 여자 골프의 상징인 미야자토 아이를 2타 차로 눌렀다. 신지애는 우에하라 아야코에게 16번홀까지 1타 차로 뒤지다 17번, 18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역전승했다. 역대 전적에서 4승 1무 3패로 근소하게 앞서고 있는 한국은 5일 2라운드에서 2승 1무만 하면 승리를 확정짓는다.오키나와=이헌재 기자 uni@donga.com}

4, 5일 이틀간 일본 오키나와 류큐GC(파73·6550야드)에서 열리는 제10회 한일여자프로골프 대항전에 일본 대표로 출전하는 요코미네 사쿠라(24)는 이른바 ‘엄친딸(엄마가 자신의 자녀와 비교하며 항상 잘한다고 말하는 친구의 딸)’이다. 요코미네는 지난달 일본여자프로골프 마지막 대회인 투어선수권에서 막판 역전승을 거두며 다승왕(6승)과 상금왕을 차지했다. 그가 올해 벌어들인 상금은 1억7500만 엔(약 23억 원)으로 일본 여자골프 사상 역대 최고액이다. 게다가 그의 부친은 일본 참의원인 요코미네 요시로 씨다. 요코미네 씨는 일본에서는 ‘사쿠라 파파’로 유명하다. 요코미네 씨는 조만간 딸을 위한 성대한 축하 파티를 열 계획인데 이 자리에 같은 민주당 소속인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도 초대하기로 했다. 국내 팬들에게는 썩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는 ‘한국 킬러’로 통한다. 요코미네는 지난해까지 4차례 이 대회에 출전했는데 한국 선수들과 일곱 번 대결해 모두 이겼다. 대회 첫날 요코미네의 상대는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다승왕이자 상금왕인 서희경(하이트)으로 정해졌다. 대진은 주최 측이 결정하는 게 아니라 양 팀 선수들이 자율적으로 정한 것인데 공교롭게도 한일 상금왕끼리 양보할 수 없는 대결을 벌이게 됐다. 올해 5승에 6억6300만 원의 상금을 번 서희경은 최저 타수와 올해의 선수까지 휩쓰는 등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어 둘의 대결은 불꽃을 튀길 것으로 전망된다. 서희경은 3일 기자회견에서 “TV를 통해 몇 번 봤고 한 번 같이 플레이하고 싶었는데 좋은 기회가 왔다. 이번에 반드시 이겨 한국 팬들에게 승전보를 전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요코미네는 “지금까지는 운이 좋았던 것 같다. 하지만 한일전인 만큼 꼭 승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 US여자오픈 챔피언 지은희(휠라코리아)는 미야자토 아이와, 신지애(미래에셋)는 우에하라 아야코와 맞붙는다. 이 대회는 1, 2라운드 12명씩 출전해 18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일대일 승패를 가린 뒤 승점으로 우승을 결정짓는다.오키나와=이헌재 기자 uni@donga.com}
日 빠찡꼬 제조업체 교라쿠‘천국의 계단’등 게임 만들어 한일여자프로골프 대항전의 메인 스폰서는 일본의 빠찡꼬 기계 제조업체인 교라쿠(京樂)다. 교라쿠는 한국 드라마를 소재로 빠찡꼬 기계를 만들어 톡톡히 재미를 봤다. 대표적인 드라마는 일본에 ‘용사마’ 붐을 몰고 온 배용준과 최지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겨울연가(일본명 겨울 소나타)’다. 2006년 출시된 빠찡꼬 ‘겨울연가’는 일본에서 크게 히트를 쳤다. 지난해에는 ‘겨울연가2’도 나왔다. 교라쿠는 올해엔 또 다른 한류스타인 권상우와 최지우가 주연한 ‘천국의 계단’을 빠찡꼬 게임으로 만들어 출시했다. 이번 대회의 대회장을 맡고 있는 ㈜교라쿠산업의 에노모토 요시노리 대표이사는 “많은 일본인들이 빠찡꼬 ‘겨울연가’나 ‘천국의 계단’을 통해 한국문화를 접해 왔다”며 “교라쿠가 주최하는 이번 대회도 양국의 우호를 증진하고 친선을 다지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교라쿠는 빠찡꼬 ‘겨울연가’를 출시한 2006년부터 한일 대항전이 일본에서 열릴 때마다 스폰서로 나서고 있다.오키나와=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신지애(21·미래에셋)의 별명은 ‘미소 천사’다. 항상 웃는 낯인 신지애지만 지난달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마지막 대회인 투어챔피언십에서 아쉽게 올해의 선수상을 놓친 뒤엔 눈물을 터뜨렸다. 그는 “골프 때문에 울어본 건 중학교 1학년 때 85타를 쳐서 예선 탈락한 뒤 두 번째”라고 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신지애는 한 번 더 운 적이 있다. 2007년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제8회 한일 여자프로골프 대항전에서였다. 당시 한국은 세 번째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일본에 우승컵을 내줬다. 당시 신지애는 2패를 했다. 한국의 패배가 확정된 순간 신지애는 동료들과 함께 눈물을 쏟았다. 신지애가 4, 5일 일본 오키나와 류큐GC(파73·6550야드)에서 열리는 제10회 한일 여자프로골프 대항전에 출전해 설욕에 나선다. 지난달 24일 끝난 투어챔피언십까지 6주 연속 출전하는 강행군 탓에 체력 부담이 크지만 “그동안 한일전에서 별로 재미를 못 봤다”며 이번 대회를 벼르고 있다. 신지애는 LPGA투어 데뷔 첫해인 올해 상금왕과 신인상, 공동 다승왕(3승)을 차지한 만큼 선전이 기대된다. 한국에 맞서는 일본 대표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역시 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미야자토 아이(24). 대회가 열리는 오키나와는 미야자토의 고향이라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이 예상된다. 신지애와 미야자토의 맞대결이 성사될 경우 이는 이번 대회 최고의 빅카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일본여자프로골프에서 상금왕에 오른 요코미네 사쿠라(24)도 경계해야 할 선수다. 요코미네는 역대 한일 대항전에서 7전 전승을 거둔 ‘한국 킬러’다. 1999년 출범한 이 대회에서 한국은 4승 1무 3패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제주에 폭설이 내려 대회가 취소됐다. 한국은 신지애 외에 최나연(SK텔레콤)과 지은희(휠라코리아) 서희경(하이트) 유소연(하이마트) 등이 총출동한다. 우승팀 선수들은 1인당 300만 엔씩, 진 팀 선수들은 1인당 150만 엔씩 받는다. 오키나와=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세이부 “팬, 취재진에 시달릴라”스프링캠프에 ‘대역’ 투입 계획 요즘 일본 야구계는 ‘괴물 투수’ 기쿠치 유세이(18) 때문에 떠들썩하다. 일본 언론들은 기쿠치를 원조 괴물인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에 비유하며 스타 만들기에 한창이다. 기쿠치는 시속 150km의 빠른 공을 던지는 왼손 투수다. 그를 잡기 위해 세이부를 비롯해 한신, 야쿠르트, 라쿠텐, 주니치, 니혼햄 등 12개 프로 구단 중 6개 구단이 경합을 벌였다. 마쓰자카처럼 추첨 끝에 세이부에 입단한 그는 데뷔 전부터 특급 스타 대우를 받고 있다. 30일자 스포츠호치 등에 따르면 내년 스프링캠프에서는 기쿠치를 위한 ‘가게무샤(影武者·대역)’까지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팀들의 전지훈련지에는 많은 팬이 찾아온다. 기쿠치와 같은 스타 선수에게는 수백 명의 취재진이 따라붙는다. 마쓰자카도 1999년 첫 스프링캠프 때 몰려드는 팬들과 취재진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해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 때는 1만5000명 이상의 팬이 몰렸다. 당시 세이부는 마쓰자카를 보호하기 위해 꾀를 냈다. 마쓰자카와 생김새가 비슷한 다니나카 신지에게 마쓰자카 유니폼을 입혀 한참을 달리게 해 팬들과 취재진을 따돌린 뒤 마쓰자카를 차에 태워 안전하게 이동시킨 것. 세이부 와타나베 히사노부 감독은 일찌감치 기쿠치의 가게무샤를 점찍었다. 프로 4년차 투수 다나카 야스히로다. 둘은 체격과 생김새가 흡사하다. 가게무샤 역할을 맡은 다나카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 우선 1군에서 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다나카 역시 시속 150km가 넘는 빠른 공을 던지는 기대주지만 제구력 문제로 한 번도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와나타베 감독의 가게무샤 작전에는 일석이조의 노림수가 숨어 있는 셈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홈피에 교통사고 심경고백경찰 출두 사흘째 미뤄 “전적으로 내 실수다. 하지만 사생활 문제인 만큼 그대로 덮어두고 싶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4)가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자신의 심야 교통사고와 관련해 처음으로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사고를 둘러싼 의문에는 시원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우즈는 30일 자신의 홈페이지(web.tigerwoods.com)를 통해 “이번 주에 일어난 자동차 사고 때문에 조금 찢어지고 멍이 들어 지금도 약간 통증이 있다”면서 “이번 일은 내 잘못이며 가족과 내게 당혹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도 인간이어서 완벽하지 않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우즈는 이번 사건에 쏠린 사람들의 호기심은 이해하지만 자신과 가족을 둘러싼 근거 없는 악의적인 소문들은 무책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아내인 엘린이 부상당한 나를 보고 용감하게 행동했고 나를 처음 구해준 사람도 엘린이었다”면서 “그 외의 다른 얘기는 모두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우즈는 사흘째 경찰 출두를 미루고 있어 사고를 둘러싼 의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플로리다 고속도로 순찰대의 킴 몬츠 경사는 우즈의 변호사가 경찰 출두 약속을 잡지 않았다고 전했다. 사고 발생 이틀 전 미국 내셔널 인콰이어러지는 우즈가 뉴욕 나이트클럽 호스티스인 레이철 우치텔(34)과 만나 왔고 최근에는 호주 멜버른에서도 함께 시간을 보냈다고 폭로했다. 미국 온라인 신문 TMZ닷컴은 “우즈의 입술 상처는 사고 전 부인과 다투는 과정에서 부인이 할퀴어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안용권(27·상무)은 29일 남자부 최중량급(105kg 이상급)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대회에서 같은 나라 선수가 남녀 최중량급에서 동반 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용권은 인상 198kg, 용상 247kg을 들어 합계 445kg으로 우승했다. 우크라이나의 아르템 우다친(29)과 합계가 같았지만 몸무게가 덜 나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용권의 몸무게는 142.23kg, 우다친은 158.90kg였다. 인상에서 동메달을 딴 안용권은 용상 3차시기에서 우다친보다 2kg 무거운 247kg을 신청해 성공시켰다. 용상과 합계 2관왕에 오른 안용권은 한국 남자 역도선수로 세계선수권 최중량급에서 처음 용상과 합계 금메달을 목에 건 주인공이 됐다. 한국은 금 6개, 은 3개, 동메달 5개로 종합 3위에 오르며 세계선수권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고양=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상지여중 3학년 때 처음 바벨을 잡은 장미란(26·고양시청)은 10여일 만에 출전한 첫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출전한 선수는 장미란을 포함해 2명뿐이었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흘렀다. 장미란은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힘센 여자가 됐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에서 인상(140kg), 용상(186kg), 합계(326kg) 등 세 종목에서 모두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하지만 1인자는 고독하고 외로운 자리다. 2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09 세계역도선수권대회 여자부 최중량급(75kg 이상급) 경기를 앞두고 장미란이 짊어졌던 부담의 무게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이었다. 이 대회는 한국에서 열리는 첫 세계선수권이다. 장미란은 10월 전국체전에서 자신의 평소 기록에 크게 못 미치는 합계 310kg(인상 130kg, 용상 180kg)에 머물러 충격을 받았다. 우승을 기정사실화하는 주변의 시선도 마음에 걸렸다. 이 때문에 장미란은 “이번 대회는 나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말해왔다. 10월 전국체전 기록 부진‘우승은 당연’ 주위 기대등극심한 심리적 부담 극복대회 최우수 선수 뽑혀 그는 극심한 부담 탓인지 인상 1차 시기에서 131kg을 드는 데 실패했다. 2차에서 131kg, 3차에서 136kg을 성공시켰지만 138kg을 들어올린 타티아나 카시리나(18·러시아)에게 밀려 2위로 처졌다. 174kg을 신청한 용상 1차 시기에서도 성공하지 못해 암운이 드리우는 듯했다.장미란의 역전 드라마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2차 시기에서 174kg에 재도전해 바벨을 들어 올리며 165kg에 그친 카시리나를 제치고 용상과 합계에서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운명의 3차 시기. 장미란은 2차 때보다 무려 13kg이나 무거운 187kg을 신청했다. 자신이 보유한 용상 세계신기록(186kg)을 넘기 위해서였다. “합∼” 하는 기합소리와 함께 187kg의 바벨은 공중으로 번쩍 올라갔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3000여 명의 관중은 우레 같은 박수로 화답했다.합계 323kg을 들어올린 장미란은 이로써 용상 세계신기록과 함께 세계선수권 4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올림픽이 열리는 해에는 세계선수권이 열리지 않기 때문에 장미란은 2005년 이후 5연패에 성공한 셈이다. 장미란은 29일 폐회식에서 기자단 심사 결과 최우수선수(MVP)에 해당하는 ‘베스트 리프터(Best Lifter)’에 선정됐다. 그는 “2012년 열리는 런던 올림픽을 향해 긴장을 늦추지 않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휴대전화번호를 보여줬다. 마지막 번호 4자리는 런던 올림픽이 열리는 해와 같은 ‘2012’였다. 고양=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뜬 눈으로 밤을 새웠어요. 너무 벅차고 흥분돼서 잠이 안 오더라고요." 최고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을 이겨내고 세계신기록과 함께 세계 선수권 4연패를 달성한 장미란(26)의 목소리에서는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장미란은 촉촉한 겨울비가 내리는 29일 오후 대회장인 고양 킨텍스에서 멀지 않은 한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인상과 용상 모두 1차 시기에서 실패했는데.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긴장한 것 같다. 특히 인상 때 더 그랬다. 목표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결과에 만족한다."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말을 자주 했는데 챔피언으로서 부담이 컸나. "내가 꼭 1등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그냥 목표만큼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1등을 하면 좋은 거고 아니면 나보다 잘한 선수에게 축하를 보내는 거다. 그래도 이번 대회는 우리나라에서 열린 탓에 부담이 컸다." -세계선수권 4연패 후의 목표가 궁금하다. "몇 kg를 들어야겠다는 수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매년 1, 2kg이라도 더 들어야겠다는 생각이다. 지금도 이미 세계기록 아닌가. 뒤처지지 않고 1, 2kg씩 늘리는 것도 쉽지 않다. 꾸준히 기록을 늘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당분간 휴가를 가질 것 같은데.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집에서 푹 쉬고 싶다. 그런데 참 웃긴 게 쉬다 보면 걱정이 된다. 나도 모르게 며칠 쉬다가 운동을 하게 된다."고양=이헌재기자 uni@donga.com}

22일 킨텍스에서 열린 고양 세계역도선수권대회 여자 53kg급 경기. 시니어 국제무대에 처음 등장한 카자흐스탄의 줄피야 친사니오(16·사진)는 인상에서 90kg을 들어 5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용상에서 세계 타이 기록인 129kg을 가뿐히 들어 올렸다. 합계 219kg을 기록한 친사니오는 인상에서 천샤오팅(중국)에게 5kg이나 뒤졌지만 용상에서 역전에 성공하며 합계까지 2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윤진희(23·원주시청)는 인상에서 93kg을 들어 은메달을, 용상(116kg)과 합계(209kg)에서는 동메달을 따냈다. 이어 열린 남자 69kg 용상에서는 김선배(23·대전체육회)가 181kg을 들어 올려 깜짝 은메달을 수확했다. 고양=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누구를 위해 비는 내렸을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인 투어챔피언십(총상금 150만 달러)에 참가하고 있는 신지애(21·미래에셋)가 뜻하지 않은 변수를 만났다. 22일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의 휴스터니안골프장(파72)에서 열릴 예정이던 대회 사흘째 2, 3라운드는 계속된 비로 연기됐다. LPGA 사무국은 대회를 하루 연장해 24일까지 치르는 반면 72홀 경기를 54홀로 줄이기로 했다. 올해의 선수와 최저 타수, 다관왕을 노리는 신인왕 신지애에게는 달가운 소식이 아니다. 세 부문에서 신지애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1라운드까지 6언더파로 단독 선두에 올라 있는 반면 신지애는 2언더파로 공동 12위이기 때문. 신지애는 올해의 선수 부문에서 156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2위인 오초아(148점)가 우승하면 선두자리를 내줘야 한다. 신지애의 최저타수 1위 역전은 버거워 보인다. 대회 전까지 70.27타로 2위를 달리던 신지애는 오초아(70.22타)보다 4타를 덜 쳐야 하지만 1라운드에서 오히려 4타를 뒤져 남은 경기에서 뒤집기가 힘들어졌다. 다승은 현재 두 선수가 3승으로 공동 선두.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서희경 투어 챔피언십 역전승 ‘필드의 슈퍼모델’ 서희경(23·하이트)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시즌 마지막 대회인 ADT캡스챔피언십에서 역전 우승하면서 상금왕과 다승왕, 최저타수상, KLPGA 대상 등 4관왕에 올랐다. 서희경은 22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GC(파72·6296야드)에서 열린 최종 3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몰아치며 3라운드 합계 6언더파 210타로 우승했다. 대회 2연패를 거둔 서희경은 시즌 5승으로 4승의 유소연(19·하이마트)을 제쳤다. 또 우승 상금 6000만 원을 더해 총상금 6억6376만 원으로 역시 유소연(5억9786만 원)을 따돌렸다. 최저 타수에서는 70.51타로 70.61타의 안선주(22·하이마트)를 앞섰다. 서희경은 9번홀(파4)에서 95야드 거리의 두 번째 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어 이글을 잡아내며 단독 선두에 나섰고 13번홀부터 3연속 버디를 잡아 경쟁자들의 추격을 뿌리쳤다. 서희경은 “작년에도 잘했지만 신지애가 더욱 잘해서 ‘2인자’라는 꼬리표가 붙었는데 올해는 목표했던 대로 정상에 올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틀 연속 단독 선두를 달렸던 제주 출신 편애리(19·하이마트)는 이날 18개홀 모두 파를 적어내며 합계 2언더파 214타로 3위, 유소연은 공동 10위(6오버파 222타)에 그쳤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마지막 주니어무대 ‘슬로베니아 챌린지’ 3관왕 오른 15세 요정 손연재《‘피겨 여왕’ 김연아(19·고려대)도 한때는 ‘요정’이었다. 요즘 손연재(15·광장중 3)의 이름 앞에는 ‘리듬체조의 요정’이란 수식어가 붙는다. 둘은 모두 빼어난 실력을 갖췄다. 외모 역시 ‘국민 여동생’급이다. 같은 소속사(IB스포츠)를 둔 김연아와 손연재는 전화와 문자로 안부를 묻는 사이다. “언니, 세계 신기록이랑 그랑프리 7회 연속 우승 축하해요”라는 문자에 김연아는 “슬로베니아 주니어대회 우승 축하해”라고 답장을 보냈다.》하루 10시간씩 훈련 악바리내년부터 성인무대로 진출“올림픽서 꼭 메달따고싶어” 손연재는 지난주 끝난 슬로베니아 챌린지대회에서 3관왕(후프, 줄, 개인 종합)을 차지했다. 국제체조연맹(FIG) 주최 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 정상에 오른 손연재를 19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기말고사를 치르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손연재는 짧은 휴식을 가진 뒤 22일 러시아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 근성 소녀! 악착 소녀! 슬로베니아 대회 기간에 손연재는 무릎이 아팠다. 김지희 코치가 “그렇게 많이 아프면 기권할래”라고 물어볼 정도였다. 열악한 국내 리듬체조계의 현실상 의사는 물론이고 트레이너도 동행하지 않았다. 연습이 끝난 뒤 얼음찜질을 하는 게 고작이었다. 대회에 출전한 18명 중 아시아에서 온 선수는 손연재가 유일했다. 관중의 반응도 썰렁했다. 하지만 손연재가 첫 종목인 줄을 연기하자 모든 게 달라졌다. 심드렁하던 관중석에선 “브라보”란 함성이 터져 나왔다. 한 심판은 한국 선수단을 찾아와 “퍼펙트한 연기였다. 정말 대단하다”고 했다. FIG 규정에 따르면 16세부터 세계선수권이나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 손연재로선 마지막 주니어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한 셈이다. 어릴 적부터 항상 웃는 연습을 해 온 덕분에 손연재는 힘든 연기를 할 때도 자연스럽게 미소를 짓는다. 하지만 그 미소 뒤엔 남모르는 눈물이 숨어 있다. 어린 소녀가 하루에 10시간 가까운 훈련을 버티기란 쉽지 않다. 손연재는 마음먹은 대로 연기가 되지 않으면 종종 눈물을 흘린다. 하지만 울면서도 훈련을 멈추지는 않는다. 주변에서는 “근성이 대단하다”고 한다. 정작 그는 “스스로는 그런 면이 부족한 것 같다. 더 악착같아지고 싶다”고 말한다. ○ 꿈은 이루어진다 손연재의 롤 모델은 역시 김연아다. 비인기 종목이었던 피겨스케이팅은 김연아의 등장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손연재는 “내년 국가대표에 뽑혀 광저우 아시아경기,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세 차례 국제무대를 경험했을 뿐이지만 자신감은 충만하다. 손연재는 “예전에는 외국 선수들의 경기를 보면 너무 잘해서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것 같았지만 지금은 한 번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체조계에서도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출전의 쾌거를 이룬 신수지(18·세종대)와 손연재가 선의의 경쟁을 벌인다면 아시아경기나 올림픽에서 첫 개인 종목 메달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손연재는 “더욱 열심히 해 많은 팬들께 ‘리듬체조는 정말 재미있구나’ 하고 느껴지는 무대를 선보이고 싶다”고 말한다. 휴대전화와 아이팟을 좋아하는 신세대인 손연재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제목은 다음과 같다. ‘Dreams come true(꿈은 이루어진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이헌재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기자▽손연재는 누구? △생년월일: 1994년 5월 28일 △가족: 손동수(46) 윤현숙 씨(41)의 외동딸 △체격: 키 161cm, 몸무게 40kg △주요 경력: 5세 때 리듬체조 시작, 2006년 소년체전 1위, 2008년 KBS배 리듬체조 개인종합 1위, 말레이시아 에인절컵 1위, 2009년 슬로베니아 리듬체조 챌린지 3관왕 △취미: 음악 감상, 노래방 가기}

'피겨 여왕' 김연아(19·고려대)도 한 때는 '요정'이었다. 요즘 손연재(15·광장중3)의 이름 앞에는 '리듬체조의 요정'이란 수식어가 붙는다. 둘은 모두 빼어난 실력을 갖췄다. 외모 역시 '국민 여동생'급이다. 같은 소속사(IB스포츠)를 둔 김연아와 손연재는 전화와 문자로 안부를 묻는 사이다. "언니, 세계 신기록이랑 그랑프리 7회 연속 우승 축하해요"라는 문자에 김연아는 "슬로베니아 주니어대회 우승 축하해"라고 답장을 보냈다. 손연재는 지난 주 끝난 슬로베니아 챌린지대회에서 3관광(후프, 줄, 개인 종합)을 차지했다. 국제체조연맹(FIG) 주최 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 정상에 오른 손연재를 19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기말고사를 치르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손연재는 짧은 휴식을 가진 뒤 22일 러시아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 근성 소녀! 악착 소녀! 슬로베니아 대회 기간 중 손연재는 무릎이 아팠다. 김지희 코치는 "그렇게 많이 아프면 기권할래"라고 물어볼 정도였다. 열악한 국내 리듬체조계의 현실상 의사는 물론 트레이너도 동행하지 않았다. 연습이 끝난 뒤 얼음찜질을 하는 게 고작이었다. 대회에 출전한 18명 중 아시아에서 온 선수는 손연재가 유일했다. 관중들의 반응도 썰렁했다. 하지만 손연재가 첫 종목인 줄을 연기하자 모든 게 달라졌다. 심드렁하던 관중석에선 "브라보"란 함성이 터져 나왔다. 한 심판은 한국 선수단을 찾아와 "퍼펙트한 연기였다. 정말 대단하다"고 했다. FIG 규정에 따르면 16세부터 세계선수권이나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 손연재로선 마지막 주니어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한 셈이다. 어릴 적부터 항상 웃는 연습을 해 온 덕분에 손연재는 힘든 연기를 할 때도 자연스럽게 미소를 짓는다. 하지만 그 미소 뒤엔 남모르는 눈물이 숨어 있다. 어린 소녀가 하루에 10시간 가까운 훈련을 버티기란 쉽지 않다. 손연재는 마음먹은 대로 연기가 되지 않으면 종종 눈물을 흘린다. 하지만 울면서도 훈련을 멈추지는 않는다. 주변에서는 "근성이 대단하다"고 한다. 정작 그는 "스스로는 그런 면이 부족한 것 같다. 더 악착같아지고 싶다"고 말한다. ● 꿈은 이루어진다 손연재의 롤 모델은 역시 김연아다. 비인기 종목이었던 피겨스케이팅은 김연아의 등장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손연재는 "내년 국가대표에 뽑혀 광저우 아시아경기,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세 차례 국제무대를 경험했을 뿐이지만 자신감은 충만하다. 손연재는 "예전에는 외국 선수들의 경기를 보면 너무 잘해서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것 같았지만 지금은 한 번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체조계에서도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출전의 쾌거를 이룬 신수지(18·세종대)와 손연재가 선의의 경쟁을 벌인다면 아시아경기나 올림픽에서 첫 개인 종목 메달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손연재는 "더욱 열심히 해 많은 팬들께 '리듬체조는 정말 재미있구나'하고 느껴지는 무대를 선보이고 싶다"고 말한다. 휴대전화와 아이팟을 좋아하는 신세대인 손연재의 사이월드 미니홈피의 제목은 다음과 같다. 'Dreams come true(꿈은 이루어진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