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스마일 퀸’으로 불리며 필드에서 인기를 누렸던 정일미(38). 그가 불혹의 나이를 앞두고 국내 무대로 돌아왔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던 정일미는 최근 전남 무안골프장에서 끝난 2011년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KLPGT) 출전권이 걸린 시드전 본선에서 3라운드 합계 1언더파 215타로 공동 22위에 올라 상위 45명에게 주어진 합격증을 받았다. 예선전에만 332명이 출전한 7 대 1의 경쟁률을 뚫었다. 2004년 미국으로 떠난 지 7년 만의 복귀. 그가 KLPGT에서 2년 연속 상금 여왕에 올랐을 때는 20대 후반이었다. 이젠 어느덧 마흔을 바라보며 내년 KLPGT 출전 선수 가운데 맏언니가 됐다. 최연소인 이은빈(17)과는 21년 차. 이은빈이 두 살 때인 1995년 정일미는 프로에 데뷔했다. “솔직히 나이 부담이 컸어요. 후배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고민도 많았죠. 이 나이에도 뛸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요. 후배들도 다행히 잘 받아주더군요.” 서른 넘어 진출한 LPGA투어에서 정일미는 비록 우승은 없었어도 꾸준히 성적을 내며 출전자격을 유지했다. 지난해까지 선수이사로 일하며 동료들의 권익 보호에도 앞장섰다. 보람이 컸지만 미국 전역을 도는 강행군 속에 심각한 체력 부담을 느낀 끝에 컴백을 결심했다. 정일미는 KLPGT에서 7승을 거두며 상금 9억 원을 돌파했다. 국내 투어에서는 2003년 정일미와 김순희를 끝으로 30대 챔피언이 나오지 않을 만큼 급격한 세대교체를 겪었다. 정일미는 “후배들의 실력이 굉장히 좋아졌어요. 예전에는 국내 대회가 10개 남짓이었는데 요즘은 30개 가까이로 늘어나 동기 부여가 되는 것 같아요.” 최근 한국 여자골프는 20대 초반에 전성기를 누리다 급격하게 시들어 조로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어린 나이에 너무 운동에만 매달리다 쉽게 흥미를 잃는 게 아닌가 싶어요. 가끔 국내 대회에 출전해 후배들과 얘기해 보면 의외로 골프를 즐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공부와 독서, 다른 취미활동 등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해요.” 후배들에게 힘을 주는 멘터가 되는 동시에 후배들의 젊은 패기를 배우고 싶다는 게 그의 희망. 모처럼 고향 부산 송도에서 부모님과 함께 보낸 정일미는 곧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건너가 겨울훈련에 매달릴 계획이다. 연말을 즐길 여유는 없어 보인다. 정일미는 귀국 후 30대 후반인 비슷한 또래들에게 많은 격려를 받았다고 한다. “선수를 접고 골프레슨을 하거나 주부로 전업한 친구들이 잘해서 우리가 못 이룬 꿈을 이루라고 손을 꼭 잡더군요. 어깨가 무겁지만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외쳐야죠.”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프로농구가 1997년 출범한 이후 올해 한 가지 변화가 일어났다. 한국농구연맹(KBL) 행사 때마다 단골이던 서울시청 근처의 한 중국집이 다른 곳으로 변경됐다. 수많은 식당 중 유독 한 군데만 고집했던 이유는 메뉴 선택과 자리 배치 등에서 따로 고민할 필요가 없어서였다. 더 나은 음식과 분위기 등을 찾기보다는 늘 해온 대로 하면 윗분 눈치를 볼 이유도 없고 만사 오케이라는 행정 편의주의 탓이었다. 이번에 식당이 바뀐 이유도 중국집 사정 때문이었다. 이렇듯 KBL은 작은 변화에도 몸을 사린다는 지적이 많다.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논란이 된 공인구 문제도 그렇다. 대회 사용구는 국내에서 쓰는 국산 스타 볼보다 작고 가벼운 일본 몰텐 제품이라 적응하는 데 애를 먹었다. 합숙훈련과 전지훈련에서 미리 사용했지만 10년 넘게 길들여진 예전 공의 느낌을 털어내기가 쉽지 않았다. 실제 경기 때는 더 가벼운 공이 제공됐다. 대표팀은 값진 은메달을 따긴 했어도 야투 성공률이 높았다면 메달 색깔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 3점슛 성공률은 30%대에 머물렀다. 대표팀 주전 가드로 활약한 양동근은 “공 무게 때문에 혼란이 심했다”고 말했다. 당초 프로 지도자들은 감독자 회의에서 국내 리그에서도 사용구를 국제대회 기준으로 바꿔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이런 건의는 KBL에서 묵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 시절 명슈터였던 조성원 해설위원은 “새 공으로 훈련했다고 해도 긴박한 경기 때는 예전 감각으로 공을 던지기 때문에 적응이 힘들다. 자유투 적중률도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스타 볼 관계자는 국제대회 사용구와 비슷한 조건의 제품을 충분히 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산품을 애용하면서도 얼마든지 국제무대를 대비할 수 있다는 뜻이다. 4일 개막하는 프로배구는 올 시즌부터 고반발공을 경기구로 새롭게 채택했다. 국제배구연맹 공인구인 일본 미카사 제품에 대한 적응력을 높일 목적이다. 국제 경쟁력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달라져야 달라질 수 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성전환 수술로 여성이 된 선수도 내년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뛸 수 있게 됐다. LPGA 사무국은 2일 선수 투표를 통해 ‘태어날 때 여성이어야만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는 조항을 없애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경찰 출신 성전환자 라나 로레스 씨(57·사진)가 세계 드라이버샷 장타대회 여자부 출전을 못하게 된 뒤 LPGA와 대회 주최 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나온 조치다. 2005년 성전환 수술을 받은 로레스 씨는 2008년 장타대회 여자부에서 맞바람에도 254야드의 비거리로 우승을 차지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올해에도 출전하려 했지만 대회를 주최한 ‘롱 드라이버스 오브 아메리카’가 LPGA의 성별 제한 규정을 들어 출전을 막자 LPGA 규정이 캘리포니아 주 공민권을 침해했다며 10월 연방법원에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마이클 완 LPGA 커미셔너는 조만간 규정 변경 절차를 거쳐 내년부터 성전환 선수의 출전을 허용하기로 했다. 크리스티 커(미국)는 “그가 자격 조건만 갖춘다면 경기에 나올 수 있다. 우리는 누구도 차별하지 않을 것”이라고 환영했다. 이미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04년 성전환 수술 후 2년 이상 호르몬 치료를 받으면 올림픽 출전권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김정은이 복귀한 신세계가 1일 부천에서 열린 kdb생명과의 여자프로농구 홈경기에서 접전 끝에 51-50으로 이겼다. 신세계는 부상으로 쉬다 올 시즌 첫 출전한 김정은이 15득점, 4리바운드로 활약했고 허윤자는 10득점, 12리바운드로 골밑을 지켰다. 신세계는 4승 5패를 기록해 3위에 올랐다.}

지난해 국내 프로 스포츠는 현대·기아차그룹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야구에서 KIA, 축구에서 전북 현대, 농구에서 모비스가 정상에 섰다. 당시 그룹 고위 관계자는 “배구만 우승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프로배구 남자부에선 현대캐피탈이 라이벌 삼성화재에 막혀 3년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다. 올해는 SK그룹이 트로피 바통을 건네받은 듯하다. 야구에서 SK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고 축구에선 SK에너지 산하의 제주 유나이티드가 챔피언결정전에 올라 1일 FC 서울과의 1차전을 비겼다. 최근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는 SK가 후원하는 펜싱, 수영, 핸드볼에서 금메달이 쏟아졌다. SK는 프로게임단까지 전승을 질주하고 있다. 이런 강세 속에 프로농구 SK의 부담감은 커져만 간다. 2000년 우승을 끝으로 10년 동안 무관의 한에 시달리고 있다. SK 내부에서 ‘농구만 잘하면 될 텐데’라는 얘기가 나올 만하다.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SK 농구단이 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모비스와의 홈경기에서 90-76으로 이겨 2연패에서 벗어났다. 5위 SK는 8승 6패를 기록해 4위 KT(8승 5패)를 0.5경기 차로 쫓았다. 올 시즌 전력 보강으로 우승 후보로 꼽힌 SK는 방성윤, 김민수, 마퀸 챈들러의 줄부상으로 중위권에서 주춤거리고 있다. SK는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는 시즌 중반 이후 총력전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 주희정은 13득점, 11어시스트로 노련하게 경기를 조율했다. 지난 시즌까지 모비스 유니폼을 입었던 김효범(22득점)과 테렌스 레더는 47득점을 합작했다.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대표팀을 이끌고 은메달을 딴 유재학 감독이 복귀한 모비스는 골밑 열세를 드러내며 6연패에 빠졌다. 유 감독은 “오랜만에 팀에 돌아와 보니 분위기가 많이 처져 있었다. 지더라도 투지 있는 모습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모비스는 리바운드에서 27-42로 SK에 크게 뒤졌다. 대표팀 주전 가드로 활약했던 모비스 양동근은 6득점에 그쳤다. 대구에선 데이비드 샤이먼(31득점, 15리바운드)을 앞세운 한국인삼공사가 오리온스에 90-82로 역전승해 모비스를 최하위로 밀어내고 9위에 올랐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KB국민은행 정덕화 감독은 광저우 아시아경기가 끝나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주전 변연하와 강아정 정선화가 대표팀에 차출돼 전력에 큰 구멍이 생겼기 때문이다. 당초 강팀으로 분류된 국민은행은 5연패에 빠져 3승 6패로 5위에 처졌다. 국민은행은 아시아경기 휴식기를 마치고 1일 재개되는 올 시즌 중반 분위기 반전이 기대된다. 아시아경기가 끝났다고 복귀 선수들이 당장 뛸 수 있는 건 아니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이 구단 간의 형평을 고려해 2라운드 종료 시점까지는 대표 선수가 못 뛰도록 결정했다. 그래도 국민은행은 2라운드에 1경기만을 남겨둬 큰 지장은 없어 보인다. 본격적인 팀 간 순위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개막 후 1패도 없이 8연승으로 선두를 질주한 삼성생명의 상승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도 관심을 끈다. 대표팀 코치로 차출됐던 이호근 삼성생명 감독은 “광저우에 다녀온 박정은과 이미선의 컨디션이 신통치 않다. 다른 팀의 전력이 향상됐기에 쉽지는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던 임달식 감독이 이끄는 신한은행은 정선민의 부상 공백에 이어 하은주도 정상적으로 경기를 뛸 수 없어 한숨짓고 있다. 식스맨의 활약과 최윤아, 전주원의 경기 조율에 기대를 걸어야 할 형편이다. 신세계는 왼 발바닥 수술을 받은 김정은의 복귀로 상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정인교 신세계 감독은 “김정은이 10분 이상 뛰게 되면서 다양한 전술 구사가 가능해졌다”며 의욕을 보였다. 대표 선수 3명 차출 거부 파문까지 일으켰던 kdb생명도 주전 합류로 활기를 띠고 있다. 한편 WKBL은 아시아경기 은메달을 딴 대표팀에 대한 별도의 포상 계획이 없다는 비난 여론에 따라 격려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신지애(미래에셋)는 29일 미국 올랜도로 차를 타고 가다 붉은 노을 사진을 찍어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12월 2일 올랜도의 그랜드사이프러스GC(파72)에서 개막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챔피언십 출전을 위해 이동하던 중이었다. 황혼녘의 풍광이 그의 처지와 비슷했다. 이 대회는 올 시즌 최종전으로 지난 1년 동안 숨 가쁘게 펼쳐진 개인 타이틀 경쟁이 마침표를 찍기 때문이다. 우선 신지애는 23세 동갑내기 최나연(SK텔레콤)과 상금왕을 다툰다. 최나연은 상금 181만4558달러로 신지애(177만9768달러)를 3만4790달러 차로 앞서며 생애 첫 상금 여왕의 희망을 부풀렸다. 신지애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상금왕을 꿈꾼다. 최나연은 3주 전부터 미국 올랜도의 집에 머물며 컨디션 조절을 해왔다. 대회 코스가 집에서 차로 20분 거리여서 다른 대회보다 편안하게 집중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상금왕 레이스가 최나연과 신지애의 양강 체제로 굳어진 가운데 세계 랭킹, 평균타수상(베어트로피), 올해의 선수상은 혼전 양상이다. 상위 선수 누구라도 시즌 마지막 트로피를 안는다면 타이틀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세계 랭킹에서 신지애는 11.50점으로 2위 수잔 페테르센(10.95점)을 0.55점 차로 앞서며 5주째 순위표 꼭대기에 올랐기에 유종의 미를 다짐하고 있다. 올해의 선수상에서는 청야니(대만)가 188점으로 1위를 지킨 가운데 미야자토 아이(179점), 최나연(174점), 크리스티 커(173점), 신지애(170점)가 바짝 쫓고 있다. 우승자에게는 30점의 포인트가 부여되기에 얼마든지 뒤집기가 가능하다. 최저 타수에서는 최나연이 69.77타로 2위 커(69.86타)를 불과 0.09타 차로 앞섰다. 페테르센(69.92타)과 신지애(69.95타)도 노려볼 만하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LPGA투어가 클라이맥스를 향해 치닫고 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그들이 있었기에 16일간 뜨겁게 펼쳐진 아시아 최고의 스포츠 축제에는 환호가 쏟아졌다. 때론 가슴 졸일 때도 있었지만 끝내 최후의 승자로 섰을 때는 아낌없는 박수가 쏟아졌다. 광저우에서 빛난 영웅이었다.》부활한 ‘국민 남매’ 클래스가 달랐다. 월드 스타의 부활에 자존심 센 중국 팬들도 고개를 숙였다. 수영 자유형 3관왕(100m, 200m, 400m) 박태환은 아시아경기 2회 연속 3관왕에 오르며 금빛 행진을 이어갔다. 역도 장미란의 투혼도 온 국민의 마음을 적셨다. 바벨을 번쩍 들어올리며 부상 후유증을 털어냈을 때 그녀의 얼굴은 장미보다 아름답게 빛났다. 영웅의 귀환, 그리고 탄생 같은 금메달이라도 값어치가 달랐다. 중국 육상 영웅 류샹이 남자 110m 허들에서 전성기 기량을 회복하며 정상에 올랐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허벅지 통증으로 기권한 뒤 27개월 만의 부활 찬가에 대륙이 열광했다. ‘무서운 10대’ 쑨양은 수영 자유형 1500m에서 세계기록에 근접한 기록으로 우승했다. 메달 독식 중국, 목표 초과 한국‘세계 지존’ 중국 스포츠에 아시아 무대는 좁았다. 전체 금메달 476개의 41.8%에 육박하는 199개를 휩쓸며 다른 국가들을 들러리로 전락시켰다. 이러한 독식에 중국에서조차 ‘다음 대회 땐 지역을 나눠 출전하자’ ‘1진 선수들을 빼고 나오자’는 농담까지 나왔다. 한국의 선전도 눈부셨다. 금메달 목표 65개를 훌쩍 초과한 76개를 수확했다. 초호화 축제…인천, 떨고 있니?총비용 20조 원. 개막식 비용 2500억 원. 자원봉사자 약 60만 명. 2012년 런던 올림픽(총비용 18조 원)도 꼬리를 내린 엄청난 규모에 아시아의 눈과 귀가 쏠렸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2014년 아시아경기 개최지 인천. 대회 총사업비 2조5000억 원을 만지작거리는 인천 조직위원회의 한숨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듯하다. 선수? 감독? 주인공은 따로 있다선수보다 스포트라이트를 더 받았다. 이들에 대한 관심은 대회가 끝나고도 현재진행형. 팔등신 몸매와 모델 뺨치는 외모, 수개월의 지옥 훈련으로 유명해졌다. 시상식 도우미 ‘리이(禮義)’ 얘기다. 속옷이 비치는 의상 때문에 선정성 논란이 불거져도, 시상식에서 한 리이가 과로로 실신하며 입방아에 올라도 대회의 꽃이 이들이란 사실엔 이견의 여지가 없었다.}

SK그룹은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후원 종목인 수영, 펜싱, 핸드볼에서 풍성한 결실을 봤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지원하는 박태환이 금메달 3개를 포함해 7개의 메달을 땄다. 펜싱은 역대 최다인 7개의 금메달을 땄다. 최태원 회장이 협회장을 맡고 있는 핸드볼에서는 남자 금메달을 보탰다.28일 선수단이 귀국하면서 SK그룹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종목별로 포상금 규모를 책정하느라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자칫 상대적 박탈감까지 줄 수 있어서다. 펜싱은 당초 책정했던 금메달 포상금(300만 원)이 적다는 여론 속에 증액을 검토하고 있다. 핸드볼은 남녀 동반 우승할 경우 1억5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으나 남자만 우승하면서 7500만 원에 500만 원을 더해 8000만 원으로 나눠주기로 했다. 대한수영연맹으로부터 3600만 원의 포상금을 확보한 박태환은 SK텔레콤에서 별도의 인센티브를 받는데 1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영연맹의 포상금은 금 1000만 원, 은 200만 원, 동 100만 원으로 이번 대회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사격과 똑같다. 다만 사격은 금메달을 2개 이상 따면 2개째부터 기준 금액의 20%만 더해 준다. 3관왕 한진섭은 1400만 원을 받는다.현대·기아차그룹의 전폭적인 후원을 받고 있는 양궁은 3억 원 이상의 돈 잔치가 예상된다. 야구 금메달과 남자농구 은메달은 똑같이 2억 원. 선수들에게는 똑같이 배분할 계획인데 야구는 엔트리가 24명이고 스태프가 많은 반면 농구는 12명이라 개인 포상금에서 배 이상의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동영상=금의환향한 한국야구대표팀}

처음과 마지막을 모두 코리아 군단이 화려하게 장식했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들 얘기다. 28일 일본 미야자키골프장(파72)에서 끝난 JLPGA 투어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 박인비(SK텔레콤·사진)는 1타를 잃었지만 합계 1언더파 287타를 기록해 시즌 최종전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우승 상금은 2500만 엔(약 3억4000만 원). 4월 니시진 레이디스 클래식 이후 시즌 2승째. 한국 여자골프는 올 시즌 JLPGA투어에서 신인 안선주가 개막전인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에서 우승한 뒤 승승장구한 끝에 유종의 미를 거뒀다. 지난주 엘레에어 레이디스오픈에서 상금왕과 신인왕을 확정했던 안선주는 합계 3오버파 291타로 미야자토 미카(일본)와 공동 2위에 올랐다. 상금 1250만 엔을 보탠 안선주는 시즌 상금 1억4500만 엔으로 마감했다. 신인상과 상금왕에 다승(4승) 최다타수(70.64타)도 1위에 올라 4관왕. 한편 이날 일본 고치 현 구로시오골프장(파72)에서 끝난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카시오 월드오픈에서는 김도훈이 합계 18언더파로 마쓰무라 미치오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에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김경태(신한금융)는 공동 20위(5언더파)에 그쳐 상금 선두(1억7600만 엔) 자리는 지켰지만 2위 이시카와 료(1억4700만 엔), 3위 이케다 유카(1억4000만 엔)와의 격차가 좁아졌다. 12월 30일 개막하는 시즌 마지막 대회인 일본시리즈 JT컵(우승상금 4000만 엔)에서 상금왕이 정해지게 됐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이러다 병무청에서 조사받는 거 아닐까요.” 4년 동안 8명이 그들의 손을 거쳐 병역 면제를 받았다. 이쯤 되면 특급 브로커로 불릴 만하다. 광저우 아시아경기 한국 골프대표팀 강형모 총감독(54)과 한연희 감독(50) 얘기다. 이들은 남녀 골프에 걸린 금메달 4개를 독식하는 데 힘을 모았다. 4년 전 도하 대회에서도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춰 금메달 4개를 싹쓸이한 데 이어 2회 연속 아시아 최강을 지키는 기쁨을 나눴다. 강 총감독은 대전 유성CC 회장으로 대한골프협회 선수강화위원장을 맡고 있다. 넓은 인맥을 앞세워 선수단의 고충을 해결했다. 마땅한 훈련 장소를 찾는 데 애를 먹을 때는 골프장 섭외에 나섰다. 30년 넘는 구력에 핸디캡 3의 고수로 선수들에게 족집게 교습으로도 유명하다. 이번 대회에는 총감독 직책을 맡아 선수촌에서 선수단과 동고동락했다. 한 감독은 최초의 경기인 출신 대표팀 감독으로 최광수 신용진 등과 1988년 한국프로골프협회 프로 테스트에 합격했다. 고질인 허리 부상에 시달렸던 그는 제주 오라CC 헤드 프로로 7년 동안 일하다 지도자로 변신해 선수 때 인연을 맺지 못한 우승의 꿈을 이루고 있다. 선수 특성에 따른 맞춤형 지도를 중시한다. 아시아경기에서의 성공 비결에 대해 강 총감독과 한 감독은 “뚜렷한 목표의식을 지닌 훌륭한 선수들을 만난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강 총감독은 “선수와 부모의 열정과 대한골프협회의 대표선수 육성 시스템이 조화를 이룬 결과”라고 분석했다. 협회는 잡음을 없애기 위해 엄격한 선발 절차에 따라 초등부부터 대학부까지 남녀 31명씩 62명의 상비군을 운영하고 있다. 남자는 4차례, 여자는 3차례 선발전 결과와 국내 주요 대회 성적에 따라 최고 실력을 갖춘 선수를 엄선했다. 강 총감독과 한 감독은 무엇보다 팀워크를 강조했다. “골프가 개인 종목이긴 해도 단체전이 있는 만큼 어린 선수들이 마음을 뭉칠 수 있도록 동료의식과 희생정신을 자주 주문했어요.” 아시아경기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김경태, 김도훈, 유소연, 최혜용 등은 프로무대에서 간판스타로 떠올랐다. 그런 선수들을 볼 때 보람이 크다. 이들은 연간 150일에 이르는 대표팀 합숙훈련과 국내외 대회 출전 등으로 집에서 잠을 잔 날이 1년에 100일이 채 안 된다. 2014년에는 인천에서 아시아경기가 열리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골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다. 한국 골프는 4년 후 안방에서 정상을 지킨 뒤 올림픽을 제패하는 원대한 목표를 향해 착실하게 대비해야 한다. ‘황금 콤비’로 이름을 날린 이들의 역할이 벌써부터 비중 있게 떠올랐다. 이 얘기를 꺼냈더니 강 총감독과 한 감독은 손사래부터 친다. “아이고, 집에서 쫓겨날 일 있나요. 일단 좀 쉬고 싶은데 벌써부터 일이 쏟아지네요.”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미국여자프로골프투어에서 활동하던 정일미 이정연 송아리 박희정이 25일 전남 무안골프장(파72)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2011년 시드전에서 최종 순위 45위 이내에 들어 내년부터 국내 무대에서 뛰게 됐다. 최은별이 3라운드 합계 9언더파를 기록해 장하나(8언더파)를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올 시즌 미국프로야구 텍사스를 처음으로 리그 정상으로 이끈 조시 해밀턴(29)이 생애 첫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해밀턴은 24일 미국야구기자협회 투표에서 358점을 얻어 미겔 카브레라(디트로이트·262점)와 로빈슨 카노(뉴욕 양키스·229점)를 제쳤다.}

유재학 남자 농구 대표팀 감독은 모비스를 이끌던 2007년 이맘때 10연패에 빠졌다. 당시 혼혈 외국인 선수 에릭 산드린이 부상을 숨기고 입단해 제대로 뛰지 못한 탓이었다. 산드린은 오른 발목을 다쳐 철심까지 박고 있었는데도 구단에 알리지 않아 고의 은폐 의혹을 샀다. 유 감독은 속이 새까맣게 탄 끝에 그를 퇴출시켰다. 3년이 흘러 대표팀 사령탑으로 광저우 아시아경기에 출전한 유 감독의 곁에는 역시 산드린이 있다. 이름은 달라졌다. 모국인 한국 국적을 취득해 이승준으로 개명한 그는 귀화 선수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국제 규정에 따라 귀화 선수는 1명밖에 뛸 수 없다. 당초 선택권을 쥔 유 감독은 포워드 이승준과 가드 전태풍 사이에서 고민에 빠졌다. 이승준에 대한 달갑지 않은 기억 속에 뛰어난 기량을 지닌 전태풍이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유 감독은 206cm의 큰 키에 한층 성실해진 이승준을 낙점했다. 이승준 역시 꿈꾸던 ‘KOREA’라고 적힌 유니폼을 입게 된 데다 가슴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던 유 감독에 대한 미안함을 털어내려고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자유분방한 성격에 훈련도 소홀히 할 때가 많았던 그는 요즘은 누구보다 먼저 훈련장에 나와 게으름 한 번 피운 적이 없었다. “예전처럼 훈련하면서 하품하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어요. 예전의 그 산드린이 맞나 싶을 정도예요.” 유 감독도 그런 이승준에 대한 믿음이 커져 갔다. 한국은 아시아경기 예선에서 우즈베키스탄, 요르단, 북한을 대파하며 3연승을 달렸다. 한국 대표로 처음 국제무대에 나선 이승준은 초반 3경기에 평균 18분만 뛰고도 19득점, 7리바운드로 골밑을 장악했다. 유재학 감독은 21일 중국과의 4차전에서는 전력 노출을 꺼려 이승준의 활용 폭을 의식적으로 줄였다. 유 감독은 “몸이 너무 좋다. 중요한 경기에 대비해 노출되지 않도록 아꼈다”고 말했다. 이승준은 “금메달을 따러 왔다. 감독님의 배려에 큰 힘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악연에서 새 인연을 키워가고 있는 유 감독과 이승준, 그 결과가 궁금해진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1. 김대섭(29·삼화저축은행)은 고교 2년 때인 1998년에 이어 2001년 한국오픈골프에서 두 차례 우승하며 천재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를 앞두고 프로로 전향했다.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고민 끝에 태극마크의 꿈을 접었다. 당시 아시아경기에서 한국은 홈 이점 속에서도 노골드에 그쳤다. 김대섭은 국내 프로에서 부침을 겪다 지난주 뒤늦게 입대했다. #2. 김경태(24·신한금융)는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에서 개인과 단체 2관왕에 올랐다. 병역 면제를 받은 그는 이듬해 프로에 뛰어들어 신인상과 상금왕을 동시에 석권해 괴물로 불렸다. 군 문제 해결로 일본투어에 진출해 올 시즌 상금왕을 눈앞에 뒀다. 올해 상금만 20억 원에 보너스 등을 합치면 30억 원 가까이 벌었다. 국내 남자 골퍼에게 병역은 큰 고민거리다. 최근 두 차례 아시아경기에서는 당대 간판스타의 엇갈린 결정이 두고두고 화제를 뿌렸다.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는 유망주 김민휘(18·신성고)가 새 영웅으로 떠올랐다. 김민휘는 20일 드래건 레이크골프장(파72)에서 끝난 골프 남자부에서 합계 15언더파로 우승했다. 단체전에서도 김민휘를 앞세운 한국은 22언더파로 정상에 올랐다. 경기 후 눈시울을 붉힌 김민휘는 “오랫동안 꿈꿔온 순간이다. 그동안 아시아경기에만 집중해 훈련했다. 엄마와 아빠가 뒷바라지하느라 너무 고생하셨다”고 울먹였다. 금메달과 병역 혜택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김민휘는 내년에 프로에 뛰어들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진출을 노릴 계획이다. 김경태의 고교 후배인 김민휘는 이번 금메달을 위해 프로 전향도 미루며 3년째 대표팀을 지켰다. 한국 골프는 남자부뿐만 아니라 여자부에서도 개인과 단체 우승을 휩쓸어 4년 전 도하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아시아경기에 걸린 금메달 4개를 싹쓸이했다. 여자부에서는 김현수(18·예문여고)가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그들은 필드의 용감한 자매로 불린다. 전현지 코치(39)와 전현숙 티골프스튜디오 대표(37). 언니는 유망주를 발굴해 키우고 동생은 골프 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15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김인경(하나금융)과 남자 골프계 영건으로 떠오른 아시아투어 상금 1위 노승열(타이틀리스트)은 자매의 관리를 받고 있는 대표적인 선수다. 언니는 신지애(미래에셋)를 골프 여제로 키운 주인공이기도 하다. 골프 매니지먼트 업체를 이끌고 있는 동생은 선수 관리와 스폰서 계약 등을 전담한다. 프로 골퍼 출신인 언니는 스윙 코치로 호흡을 맞춘다. 올해 노승열은 이들 자매의 지원 속에 한층 성숙된 기량을 선보이며 LG전자, 골프인 두바이, 명품의류업체 휴고보스 등과 연이어 굵직한 후원 계약에 성공했다. 회사 이름에 티(Tee)를 쓴 이유에 대해 이들은 “둘이 상의해 결정했다. 티 없이 골프를 칠 수 없듯 꼭 필요한 존재가 되겠다는 의미다”라고 입을 모았다. 은행과 백화점, 자동차회사의 다양한 골프 관련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골프 전문가를 초청해 골프장 마케팅 콘퍼런스를 개최해 호평을 받은 데 이어 올해는 12월 2일 곤지암리조트에서 일본의 골프전문업체 PGM그룹의 임원과 잔디 전문가를 초청해 2회째 행사를 연다. 골프와의 인연은 언니가 빨랐다. 전 코치는 서울 서문여고 1학년 때인 1987년 부모님의 영향으로 뒤늦게 클럽을 잡았다. “시작은 늦었어도 골프를 직업으로 삼겠다고 마음먹었기에 진짜 열심히 했어요.” 경희대 체육과를 거쳐 프로에 뛰어든 전 코치는 1994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회에서 우승하며 신인상을 차지했다. 선수보다는 지도자를 꿈꾼 그는 LPGA투어 클래스A에 이어 건국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여자대표팀 코치를 지냈던 그는 2003년에는 KLPGA 올해의 지도자상을 받았다. 서울대에서 골프강의도 하고 있다. 전 대표는 연세대 사회학과를 거쳐 제일기획에서 스포츠마케팅 업무를 하다 남캘리포니아대(USC)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친 뒤 2005년 회사를 설립했다. 이들은 미국에서 주니어골퍼로 이름을 날린 송나리, 아리 쌍둥이 자매와는 외사촌지간인 골프 가족이기도 하다. 선수를 보는 눈도 깐깐하다. 전 코치는 “선수의 의지가 강해야 하며 부모가 자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도 꼼꼼히 살펴본다. 동생과 꼭 면접을 같이한다”고 말했다. 일단 영입한 선수에게는 단순히 운동을 떠나 체력과 정신력 트레이닝뿐 아니라 어학, 헤어스타일, 메이크업까지 전문가를 통한 세세한 관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전 대표는 “선수와 에이전트가 같은 비전을 갖고 꿈을 함께 그려간다. 선수를 위해 24시간 달려갈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둘 다 미혼으로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집에서 혹시 걱정은 하지 않을까. 약속이나 한 듯 똑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엄마 아빠와 같이 여행, 낚시도 하고 오히려 더 좋아하세요. 호호.”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전반 66타에 후반 64타. 18홀 스코어는 130타. 생전 처음 골프장에 나가 머리를 얹은 주말골퍼의 성적이 아니다. 17일 중국 광저우 드래건 레이크 골프장(파72)에서 시작된 아시아경기 남자 골프 1라운드. 아프가니스탄의 알리 아마드 파젤(19)은 타수 계산을 하기도 힘들 만큼 무너져 최하위인 75위에 그쳤다. 68타로 단독 선두에 나선 미겔 루이스 티부에나(필리핀)와는 무려 62타 차. 파젤은 1번홀(파5)을 13타 만에 홀아웃한 것을 시작으로 8∼10번홀 합산 성적만도 잘 치는 선수의 전반 타수 정도인 35타를 기록했다. 파3의 3번홀에서 유일한 파를 해 주말골퍼 사이의 농담처럼 샤워는 하게 됐다. 파젤과 함께 아프가니스탄을 대표해 출전한 하시마툴라 사와리(21)는 108타로 공동 73위에 그쳤다. 하지만 이들에게 민망한 스코어와 순위는 큰 의미가 없어 보였다. AFP통신에 따르면 오랜 세월 전쟁의 포화에 시달린 아프가니스탄 골프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출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프가니스탄에 골프장은 수도 카불 외곽에 있는 9홀짜리 카불골프장 하나뿐이다. 1967년 개장해 1978년 문을 닫은 뒤 1993년 재개장했으나 탈레반 정권의 집권으로 다시 폐쇄됐다가 2004년 다시 문을 열었다. 골프장이라기보다는 황무지에 가깝다. 한때 전쟁터여서 포탄에 맞아 흉물스러운 건물 사이에 있으며 페어웨이에는 돌멩이와 잡초가 무성하다. 그린은 기름 먹인 모래로 조성됐다. 연간 회원권 가격은 300달러(약 35만 원). 무함마드 자마 헤크마티 코치는 “골프협회가 생긴 지 이제 2년이 됐다. 모래와 돌만 보다 푸른 잔디를 보니 놀랍다”고 신기해했다. 전쟁의 상흔과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은 이번 대회 13개 종목에 127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103명의 선수 가운데 여자는 8명. 복싱과 태권도 레슬링에서 메달을 노리고 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출발부터 끝까지 그의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 맨 먼저 터치패드를 찍은 ‘마린 보이’ 박태환(21·단국대)은 예상한 결과였다는 듯 ‘씩’ 하고 미소를 지었다. 이미 세계를 제패한 그에게 아시아 무대는 좁게만 보였다. 박태환이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 수영 자유형 남자 400m에서 2회 연속 우승하며 2관왕에 등극했다. 박태환은 16일 중국 광저우 아오티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결선에서 올 시즌 세계 최고 기록인 3분41초53으로 1위를 차지했다. 4년 전 도하 아시아경기에서 우승했던 그는 타이틀을 지키며 이틀 전 자유형 200m에 이은 두 번째 금메달을 목을 걸었다. 박태환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승할 때 세운 한국 기록(3분41초86)도 갈아 치웠다. 자유형 200m에서 박태환에게 완패했던 중국의 장린과 쑨양은 이번에도 쓴잔을 들이켰다. 당시 박태환에게 일방적인 레이스를 허용해 자국 언론으로부터 ‘박태환이 발을 닦은 물을 마셨다’는 비난까지 들었으나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쑨양은 3분42초47로 2위에 머물렀고 장린은 3분49초15로 3위에 그쳤다. 조호성(서울시청), 장선재(대한지적공사), 황인혁(금산군청), 박선호(서울시청)가 호흡을 맞춘 사이클 대표팀은 남자 4km 단체추발에서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황선옥(평택시청)은 볼링 여자 개인전에서 1395점으로 금메달을 안았다. 체조에선 김수면(포스코건설)이 마루운동에서 15.400점으로 중국의 장청룽과 공동 금메달을 안았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김인경(22·하나금융·사진)의 별명은 또순이다. 160cm의 작은 키에 어린 나이에도 억척스럽게 골프 스타의 꿈을 키웠다. 그는 17세 때인 2005년 US여자주니어대회 우승을 계기로 홀로 미국 골프 유학을 했다. 낯선 골프장에서 2시간 넘게 혼자 남겨진 적도 있었다. 스폰서도 없이 어렵게 생활했던 그는 이제 누군가의 희망이 됐다. 김인경은 15일 끝난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우승 상금으로 받은 22만 달러(약 2억5000만 원) 전액을 자선기금으로 내놓았다. 상금의 절반은 오초아재단에, 절반은 미국의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우승 후 통화에서 김인경은 “이제 받은 것을 돌려주는 일을 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며 웃었다. 이날 멕시코 과달라하라CC(파72)에서 열린 4라운드에서 김인경은 8언더파를 몰아쳐 합계 19언더파로 역전 우승했다. 지난해 6월 스테이트 팜 클래식 이후 17개월 만에 통산 3승째를 거뒀다. 상금왕을 노리는 최나연(SK텔레콤)은 공동 7위(12언더파)에 올라 이 대회에 불참한 상금 2위 신지애와의 격차를 3만5000달러로 벌리며 선두 자리를 지켰다. 최나연은 평균 타수도 1위를 유지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미국 여자프로골프투어 주요 부문 순위 구분순위상금①최나연(181만4558달러) ②신지애(177만9768달러) ③청야니(155만6772달러)평균타수①최나연(69.77타) ②크리스티 커(69.86타) ③수잔 페테르센(69.92타)올해의 선수①청야니(188점) ②미야자토 아이(179점) ③최나연(174점)세계 랭킹①신지애(11.48점) ②수잔 페테르센(10.99점) ③크리스티 커(10.67점)}

머리를 빨갛게 물들인 ‘마린 보이’ 박태환(21·단국대)은 더욱 강해져서 돌아왔다. 박태환이 광저우 아시아경기 수영 남자 자유형 200m에서 아시아 신기록으로 정상에 섰다. 박태환은 14일 아오티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결선에서 처음부터 독주한 끝에 1분44초80으로 우승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자신이 은메달을 딸 때 세운 아시아 기록(1분44초85)을 0.05초 줄였다. 지난해 로마 세계선수권에서 노 메달의 수모를 안았던 박태환은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에 이어 2연패에 성공하며 다관왕을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한국 권총의 차세대 에이스 이대명(22·한국체대)은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합계 685.8점으로 단체전과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이대명은 전날 50m 권총 단체전에 이어 3관왕에 올랐다. 임신 7개월의 김윤미(28·서산시청)는 여자 10m 공기권총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우승해 2관왕에 등극하는 감동의 드라마를 썼다. 김윤미는 합계 483.3점을 기록해 내년 1월 세상에 나올 배 속의 아기와 함께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남자 사이클의 간판 장선재(26·대한지적공사)는 4km 개인추발에서 4분30초298에 결승선을 통과해 도하 대회에 이어 2연패에 성공했다. 한국은 주말에 사격과 유도에서 나란히 금메달 5개를 딴 데 힘입어 14일 현재 금 13, 은 10, 동메달 12개로 중국(금 37, 은 14, 동 12개)에 이어 2위에 올랐다. 3위 일본은 금 8, 은 20, 동 15개.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