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이헌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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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중요하지 않은, 하지만 누군가에겐 재미있을지도 모를 스포츠의 뒷담화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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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21~2025-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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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헌재의 인생홈런]‘에이지슛’ 400회 유백만 “91세에 한라산 등정이 꿈”

    모든 골퍼의 꿈은 ‘에이지슛(Age Shoot)’이다. 자기 나이보다 적거나 같은 스코어를 기록하는 걸 의미하는 에이지슛을 위해선 나이가 들어도 건강해야 한다. 수준급 골프 실력도 필수다. 에이지슛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축복받은 인생이다. 그런데 제주에는 에이지슛을 밥 먹듯 하는 골퍼가 있다. 실업야구 상업은행과 한국화장품, 프로야구 MBC 청룡 등에서 사령탑을 지낸 유백만 전 감독이다. 올해 84세인 유 전 감독은 에이지슛의 달인이다. 유 전 감독이 에이지슛을 처음 기록한 건 67세이던 2007년이다. 야구 후배인 김재박 전 LG 감독 등과 호주에서 동반 라운드를 하면서 6언더파 66타를 친 게 시작이었다. 그로부터 생애 100호 에이지슛까지 정확히 10년이 걸렸다. 그런데 70대 이후로 나이가 많아지면서 에이지슛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2019년에 200호 에이지슛을 했고, 1년 뒤인 2020년엔 300호를 넘었다. 유 전 감독은 “2022년 8월 27일 75타로 373번째 에이지슛을 한 뒤 더 이상 횟수를 세지 않고 있다. 지금쯤 400회는 훨씬 넘었을 것”이라며 웃었다. 실업야구 상업은행 시절 그는 노히트 노런을 네 차례(1963, 1969, 1970, 1971년) 달성한 투수였다. 그는 선수로 한창 활동할 때부터 골프를 배웠다. “은행 일을 계속하려면 골프를 배워두는 게 좋겠다”는 박현식 당시 제일은행 감독의 권유가 계기였다. 이후 야구 지도자가 된 뒤에도 골프를 꾸준히 쳤다. 1990년엔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프로 자격증도 땄다. 야구인 골프대회 메달리스트(최고 스코어러에게 주는 상)는 대개 그의 차지였다. 자연스럽게 인생 후반전은 골프가 주무대가 됐다. 삼성 코치를 그만두고 대구에서 머물던 시절 그는 나중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뛴 조윤희와 조윤지 자매를 가르쳤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활약했던 배상문도 제자였다. 시니어 프로 골퍼로 그는 KPGA 시니어 투어에서 두 번 우승했다. 2007년에는 프로 테스트를 거쳐 호주 시니어 프로골프 투어 정회원이 됐다. 유 전 감독은 2011년 공기 좋고 골프장도 많은 제주로 이사했다. 제주에서 그는 주 3회는 레슨을 하고 주 4회는 자기 몸에 투자한다. 골프에 필요한 근력을 유지하기 위해 피트니스센터에서 하체와 복근을 중심으로 꾸준히 운동한다. 유산소 운동은 집 근처 오름을 오르면서 한다. 그는 “아내와 함께 서귀포 이승악 오름을 자주 다닌다. 작년에만 집사람과 40번 이상 다녀왔다. 목적지까지 산길로 왕복 90분 정도 걸리는데 산길이지만 평지도 많아 관광객도 많이 찾는다”고 했다. 야구 선수 시절부터 그는 성실의 아이콘이었다. 다른 선수들이 담배를 피우고 음주를 즐길 때도 그는 술과 담배를 멀리했다. 그리고 달리기 등 다른 선수들이 좋아하지 않는 훈련을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 그런 자기관리 덕에 지금도 드라이버로 240야드를 넘게 날린다. 83세이던 지난해 한라산 정상에 올랐던 그는 “몸 관리를 잘해 91세에 다시 한번 한라산 등정을 하고 싶다. 공식 기록은 없지만 90세가 최고령 등정이라고 한다. 91세에 꼭 한라산 정상을 밟아보고 싶다”고 했다.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 2024-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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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LPGA 10년 개근 최은우 “홍란 언니 17시즌 연속 시드 기록도 깨볼래요”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고,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라는 말이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베테랑 최은우(29)는 후자라고 할 수 있다. 최은우는 2015년 KLGPA 투어에 데뷔해 올해까지 정확히 10년을 뛰었다. 대상을 타거나 다승을 거두는 화려한 선수는 아니었을지 몰라도 매년 새 얼굴들이 쏟아져 들어오는 KLPGA 투어에서 10년 연속 시드를 지켰다. 최은우는 지난달 KLPGA 대상 시상식에서 10년 연속 꾸준한 성적을 올린 선수에게 주는 ‘K-10 클럽상’을 받았다. 2017년 신설된 뒤 이 상을 받은 선수는 올해까지 24명밖에 되지 않는다. 매년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여야 하는 선수들 사이에서는 ‘개근상’으로 불리며 높이 평가받는다. 최은우는 “처음 KLPGA투어에 올라올 때까지만 해도 1995년생 동기들이 20여 명은 됐다. 그런데 한 명씩 사라지더니 지금까지 남은 선수는 서연정과 나 둘뿐”이라며 “시드를 유지하는 게 결코 쉬운 게 아니다. 그런 무대에서 10년 연속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너무 감사했고 뿌듯했다”고 말했다. K-10 클럽에 가입한 선수 중에는 어릴 때부터 두각을 나타낸 선수가 적지 않다. 하지만 최은우는 늦게 꽃을 피웠다. 최은우는 데뷔 9년 차이던 지난해 4월 경남 김해 가야CC에서 KLPGA투어 넥센·세인트나인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무려 211번째 대회만에 처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것. 최은우는 올해 4월 같은 대회에서 다시 한번 우승하며 ‘가야 여왕’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올해 최종 라운드 16번홀에서는 밖으로 나갈 뻔한 세컨드 샷이 갤러리의 몸에 맞고 안으로 들어오는 행운도 따랐다. 통산 2승을 거두고 있는 최은우는 “데뷔 초반 몇년 간은 우승이 나오지 않아 초조해하기도 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투어에 뛰고 있는 것 자체를 감사하게 여기게 됐다”며 “그렇게 열심히, 꾸준히 포기하지 않고 내 길을 가다 보니 우승이라는 선물이 찾아와 줬다”고 말했다. 데뷔 초반 250야드 이상 장타를 쳤던 그는 현재는 드라이버 거리가 짧은 축에 속한다. 올 시즌 평균 거리는 228야드로 102위에 머문다. 하지만 그는 거리에도 그다지 연연하지 않는다. 세컨드샷을 미스해도 언제든 파 세이브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실제로 그의 리커버리율(66.5%)과 벙커세이브율(56.4%)에서 각각 5위와 9위를 했다. 최은우는 “10년 구력이라는 게 정말 무시 못한다. 다양한 코스에서 각종 상황을 반복해 맞이하다 보니 어린 선수들보다는 위기에서 잘 벗어나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장타를 칠 때는 아웃 오브 바운스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지만 지금은 거리가 덜 나가도 훨씬 안정적이다. 거리와 정확도 중 하나를 택하라면 정확도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은우는 이달 1일 직장인 노모 씨와 결혼해 ‘12월의 신부’가 됐다. 내년 시즌 그는 안선주, 박주영과 함께 단 3명 밖에 없는 결혼한 KLPGA 투어 선수가 된다. 최은우는 “잘할 때나 못할 때나 항상 내 편이 있다는 게 좋은 것 같다”며 “결혼을 한 뒤 못 친다는 얘기를 듣고 싶지 않다. 오히려 결혼을 했으니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고 했다. 그의 2025시즌 목표는 2승 이상을 거둬 다승을 해보는 것이다. 또 30위 안팎이었던 대상과 상금 순위도 톱10안으로 당겨보겠다는 욕심도 갖고 있다. 최은우는 “예전에 비해 전체적으로 선수 생명이 길어진 건 맞다. 그렇지만 결혼을 해서도, 또 30대가 되어서도 잘하는 선수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기 위해서라도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 장기적으로는 몸관리를 잘해 홍란 언니(은퇴)가 갖고있는 17시즌 연속 시드 유지 기록도 깨보고 싶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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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4세에 ‘에이지 슈트’ 400회 이상…야구도, 골프도, 인생도 유백만처럼 [이헌재의 인생홈런]

    골프를 치는 사람들의 궁극적인 꿈은 ‘에이지 슈트(Age Shoot)’다. 자신의 나이보다 적거나 같은 스코어를 기록하는 것을 의미하는 에이지 슈트를 하기 위해서 여러 조건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나이가 들어도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동시에 수준급 골프 실력은 꾸준히 갖춰야 한다. 80대 나이에 싱글을 쳐야 겨우 할 수 있는 게 에이지 슈트다. 에이지 슈트를 할 수 있다는 것, 해본 적 있다는 것 자체가 인생의 행운이자 축복이다. ‘시니어 골프의 제왕’ 베른하르트 랑거(67)가 존경받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랑거는 올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챔피언스 최종전 찰스 슈와브컵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는데 대회 4라운드 중 세 라운드에서 에이지 슈트를 기록했다. 개인 통산 21, 22, 23번째 에이지 슈트였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변치 않는 실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한국에는 랑거도 한 수 접고 들어갈 만한 특별한 골퍼가 있다. 실업야구 상업은행과 한국화장품, 프로야구 MBC 청룡의 사령탑 등을 맡았던 유백만 전 감독이 주인공이다. 올해 84세인 유 감독은 에이지 슈트의 달인이다. 필드에 나갔다 하면 거의 대부분 에이지 슈트를 한다. 유 감독이 처음 에이지 슈트를 기록한 것은 66세이던 2007년이다. 호주에서 야구 후배인 김재박 전 LG 감독 등과 동반 라운드를 하면서 6언더파 66타를 친 게 시작이었다. 그로부터 생애 100호 에이지 슈트까지 정확히 10년이 걸렸다. 그런데 70대에 접어들어 나이가 많아질수록 에이지 슈트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2017년 제100호 에이지 슈트를 한 뒤 200호 에이지 슈트는 불과 2년도 채 걸리지 않은 2019년에 달성했다. 그리고 1년 후인 2020년에는 제 300호 에이지 슈트 기록을 세웠다. 유 감독은 “2022년 8월 27일에 75타를 쳐 373번째 에이지 슈트를 했다. 그걸 마지막으로 더 이상 에이지 슈트 횟수를 세지 않고 있다. 지금쯤은 400회는 훨씬 넘었을 것”이라며 웃었다. 유 감독은 인생의 전반기는 야구인, 후반기는 골프인으로 살고 있다. 야구 선수 시절 그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투수였다. 부산상고 시절 내야수였던 그는 실업팀에 입단한 후 투수로 전향했는데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실업 무대를 평정했다. 상업은행 시절이던 1963년 처음 노히트 노런을 달성했고, 이후에도 세 차례(1969년, 1970년, 1971년) 노히트 노런을 기록했다. 한창 야구 선수로 활동하던 젊은 시절부터 그는 골프를 시작했다. “아무래도 은행 일을 계속 하려면 골프를 배워두는 게 좋겠다”는 박현식 당시 제일은행 감독의 권유가 계기였다. 그가 처음 골프를 시작한 1960~1970년대만 해도 한국에는 골프장이 몇 개 없을 때다. 골프를 치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덕분에 그는 연덕춘, 박명출 등 추후 한국프로골프(KPGA) 창립을 이끈 쟁쟁한 프로들과 함께 라운드를 할 기회를 종종 얻곤 했다.온화하지만 강직한 성품의 그는 야구 지도자로서도 오래 활동했다. 20대 중반에 선수에서 은퇴한 후 실업팀인 상업은행과 한국화장품 감독을 역임했고, 1982년 한국프로야구 출범 후에는 MBC 청룡에서 수석코치와 투수 코치 등을 맡았다. 1988년에는 MBC 감독으로 한 시즌 팀을 지휘했다. 이후 1994년까지 삼성에서 투수 코치와 투수 인스트럭터 등으로 활동했다. 그 와중에도 골프와의 끈은 꾸준히 이어갔다. 한국프로야구는 매 시즌이 끝나면 야구인 골프대회를 여는데 1990년에 KPGA 티칭 프로에 합격한 그는 나갔다 하면 메달리스트(최고 스코어에게 주는 상)를 수상하곤 했다. 자연스럽게 인생 후반전은 골프가 주 무대가 됐다. 대구에서 머물던 시절 그는 알음알음 찾아온 어린 선수들을 지도하기 시작했다. 이 중에는 여자 국가대표 배구 선수 출신 조혜정의 딸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활약했던 조윤희와 조윤지 자매도 있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뛰었던 배상문도 그의 가르침을 받았다. 그는 프로 골퍼로서도 많은 걸 이뤘다. KPGA 시니어 투어 대회에서 두 번 우승했고, KPGA 그랜드 시니어 부문에서는 7번 우승했다. 2007년에는 프로 테스트를 거쳐 호주 시니어 프로골프 투어 정회원이 됐다. 유 감독은 2011년 산 좋고, 바다 있고, 골프장도 많은 제주도로 이사를 왔다. 예전 야구인 시절 모은 돈으로 사놓은 제주 서귀포 돈내코에 집을 지었다. 제주에 와서도 그는 여전히 여러 사람들을 대상으로 골프 레슨을 하고 있다. 예전처럼 전문 선수가 아니라 골프를 잘 치고 싶어하는 일반인 제자가 많다. 멀리 육지에서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로 와 그에게 레슨을 받는 사람도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특별한 회원은 올해 97세인 주말골퍼다. 유 감독은 “97세 회원이 계신데 여전히 18홀을 거뜬히 돈다. 드라이버도 140m 정도 보낸다. 최근 그분이 ‘왜 이렇게 3번 우드가 뜨지 않느냐’고 고민을 토로했다. ‘3번 우드 대신 다른 채로 치시라’고 답해 드렸다”며 웃었다.유 감독은 주 3회 정도 레슨을 하고, 주 4일은 자신의 몸에 투자한다. 그는 골프에 필요한 근력을 유지하기 위해 피트니스센터에서 하체와 복근을 중심으로 꾸준히 운동을 한다. 또 유연성 운동과 함께 스트레칭도 틈틈이 해준다. 한 번 운동을 할 때마다 1시간 반 정도를 한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게 쉬엄쉬엄하는 편이다. 유산소 운동을 위한 공간은 집 근처 곳곳에 있다. 차로 10분만 타고 나가면 곳곳에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우거진 오름이 곳곳에 있다. 역시 무리하지 않고 1시간에서 한 시간 가량 천천히 언덕길을 오르내린다. 아내 이정자 씨(77)와 함께 갈 때도 많다. 그는 “아내와 함께 서귀포 이승악 오름을 자주 다닌다. 작년에만 집사람과 40번 이상 다녀 왔다. 목적지까지 산길로 왕복 90분 정도 소요되는데 산길임에도 평지도 많아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다”고 했다.에이지 슈트를 유지하기 위해 골프 연습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회원들의 레슨에 앞서 일찍 연습장에 가 샷을 가다듬곤 한다. 그가 주말골퍼들에게 추천하는 연습은 이른바 ‘삼각형 방식’이다. 드라이버 등 긴 채를 적게 치고, 웨지 등 짧은 클럽으로 많은 연습을 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몸에 큰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유 감독은 “내 경우를 얘기하자면 1시간 연습을 하면 30분 이상을 10~20m 짧은 거리를 연습하는 데 할애한다. 드라이브는 채 20개도 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또 “골프를 잘 치려면 연습밖에 없다. 좋은 코치를 만나 올바른 자세로 꾸준히 치다 보면 누구나 잘 칠 수 있다. 평범하지만 이를 실천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야구 선수 시절부터 그는 성실의 아이콘이었다. 다른 선수들이 술을 마시고 음주를 즐길 때도 그는 술과 담배를 멀리했다. 그리고 달리기 등 다른 선수들이 좋아하지 않는 훈련을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 그는 “아마 당시 김성근 감독(현 최강야구 감독)과 내가 가장 열심히 하지 않았을까 싶다”며 “어쩌면 그때 운동을 조금 덜 했더라면 지금 몸이 더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고 했다. 젊은 시절부터 단련해온 몸에 현재까지 철저한 자기관리가 이어지고 있으니 그는 80대 중반에도 젊은 사람 못지않게 파워 넘치는 스윙을 한다. 지금도 드라이버 거리가 240야드 이상 나간다. 완벽한 회전에 정확한 임팩트를 보고 있자면 프로의 향기가 절로 느껴진다. 오랫동안 골프를 치면서 그는 골퍼로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걸 다 이뤘다. 그 어렵다는 홀인원도 11차례나 기록했다. 2002년 말레이시아 방이CC에서는 파5홀에서 두 번째 샷만에 홀에 공을 집어넣어 알바트로스까지 해 봤다. 지금도 주 3회는 필드에 나가고 나갈 때마다 에이지 슈트를 하니 이보다 축복받은 인생은 없을 듯하다. 유 감독은 “골프를 오래 치면서 느낀 가장 중요한 것은 부상을 당하지 않고, 아프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사실 사람 일이라는 게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더더욱 매사에 겸손하고 조심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했다. 83세이던 지난해 그는 한라산 정상에 올랐다. 그가 희망하는 마지막 목표는 91세에 다시 한 번 한라산 정상에 오르는 것이다. 그는 “몸 관리를 잘해 91세에 다시 한번 한라산 등정을 하고 싶다. 공식 기록은 없지만 90세가 최고령 등정이라고 한다. 하루종일 걸리더라도 91세에 꼭 한라산 정상을 밟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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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의 제국’ 부활?… 소토 놓친 양키스, MVP 출신 ‘폭풍영입’

    ‘악의 제국’의 부활인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역대 최다인 27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뉴욕 양키스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MLB.com은 22일 소식통을 인용해 “양키스가 세인트루이스에서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1루수 폴 골드슈밋과 1년 1250만 달러(약 181억 원)에 계약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막강한 공격력을 바탕으로 올해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양키스이지만 1루수 포지션은 약점으로 꼽혔다. 앤서니 리조 등 1루수로 출전한 선수들은 평균 타율 0.216에 16홈런을 합작하는 데 그쳤다. 양키스는 당초 영입하려던 크리스천 워커가 휴스턴행을 택하자 방향을 틀어 또 다른 수준급 1루수 골드슈밋을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올스타에 7번 선정된 골드슈밋은 골드글러브 4차례, 실버슬러거를 5차례 수상하는 등 공격과 수비를 겸비한 타자로 평가받는다. 2022년에는 타율 0.317, 35홈런, 115타점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올해는 15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5, 22홈런, 65타점을 기록했다.골드슈밋의 합류로 양키스는 9명의 선발 라인업 중 네 자리를 MVP 출신 선수로 채울 수 있게 됐다. 미국 통계 전문 회사 엘리아스 스포츠 뷰로에 따르면 양키스는 한 시즌에 MVP 4명을 보유한 역대 7번째 팀이다. 가장 중심에 있는 선수는 올해 58홈런을 때리며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 MVP에 선정된 에런 저지다. 저지는 62홈런을 기록한 2022년에도 MVP로 뽑힌 바 있다. 마이애미 시절이던 2017년 59홈런으로 내셔널리그 MVP에 오른 장칼로 스탠턴도 올해 홈런 27개를 날렸다. 올해 FA 최대어로 꼽히던 후안 소토를 지역 라이벌 뉴욕 메츠에 빼앗긴 양키스는 그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시카고 컵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왼손 거포 코디 벨린저를 데려왔는데, 그 역시 2019년 내셔널리그 MVP 출신이다. 골드슈밋(통산 362홈런)과 저지(315홈런) 스탠턴(429홈런) 벨린저(196홈런) 등 양키스의 MVP 4인방이 기록한 홈런은 모두 1302개에 이른다.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몸값 비싼 선수들을 사들인다고 해서 ‘악의 제국’으로 불리는 양키스는 투수진도 대대적으로 보강하고 있다. 애틀랜타의 왼손 에이스 맥스 프리드를 데려오면서 8년 계약에 2억1800만 달러(약 3160억 원)를 썼다. 왼손 투수 역대 최고액이다. 양키스는 또 불펜 강화를 위해 밀워키의 주전 마무리 투수 데빈 윌리엄스도 영입했다. 양키스는 미국 진출을 선언한 일본 프로야구 출신 강속구 투수 사사키 로키 영입전에도 뛰어들었다. 양키스의 이런 행보는 통산 28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서다. 양키스의 월드시리즈 마지막 우승은 2009년이었다. 양키스가 우승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은 올해 월드시리즈에서 맞붙었던 LA 다저스다. 양키스는 월드시리즈에서 만난 다저스에 1승 4패로 패했다. 오타니 쇼헤이(2021, 2023, 2024년)와 무키 베츠(2018년), 프레드 프리먼(2020년) 등 MVP 삼총사가 활약한 다저스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MLB 최고 승률(0.605)을 기록한 뒤 월드시리즈 정상에도 올랐다. 다저스 역시 양키스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사사키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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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원한 도루왕’… 헨더슨 잠들다

    야구 역사상 최고의 1번 타자로 평가받는 ‘도루왕’ 리키 헨더슨이 22일 별세했다. AP통신 등 미국 언론은 이날 “헨더슨이 폐렴 증세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인근 병원에 입원했다가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향년 66세. 1958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태어난 헨더슨은 1979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오클랜드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2003년 LA 다저스를 마지막으로 은퇴할 때까지 25시즌 동안 9개 팀을 거치며 통산 타율 0.279(1만961타수 3055안타), 297홈런, 1115타점을 남겼다. 그를 상징하는 단어는 도루다. ‘도루왕(Man of steal)’으로 불린 그는 통산 1406도루로 이 부문에서 MLB 역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통산 도루 2위인 루 브록(1939∼2020년)의 938개와 468개 차이가 난다. 현역 선수 최다 도루는 스타를링 마르테(뉴욕 메츠)가 기록 중인 354개다. 헨더슨은 1982년엔 20세기 이후 한 시즌 역대 최다인 130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헨더슨은 1980년과 1983년에도 각각 100도루, 108도루를 성공시키는 등 세 차례나 한 시즌 100도루 이상을 기록했다. 헨더슨은 선수 생활의 절반에 가까운 12시즌이나 도루왕을 차지했다. 40세이던 1998년에도 66도루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헨더슨은 뛰기만 잘하는 선수가 아니었다. 장타력도 갖춰 통산 300개에 가까운 홈런을 날렸다. 1회 선두 타자로 나서 친 홈런만 81개다. 이 역시 MLB 최다 기록이다. 통산 득점도 2295개로 MLB 1위다. 장타력과 정교함, 도루 능력과 주루 센스를 모두 갖춘 그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1번 타자로 칭송받았다. 헨더슨은 2009년 94.8%의 높은 득표율로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명예의 전당 입성 첫 번째 도전에서 성공했다. 전설적인 선수의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에 야구계는 슬픔에 빠졌다. 롭 만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추도 성명에서 “야구팬들에게 헨더슨은 도루와 리드오프 타격의 위대한 표본이었다”며 “최근 MLB가 추진한 베이스 크기 확대 등의 규칙 변경은 헨더슨의 시대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했다. ‘철인’ 칼 립켄 주니어는 “오늘은 야구에 있어 슬픈 날”이라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MLB.com은 다음과 같은 말로 헨더슨의 일생을 정리했다. “리키 헨더슨 같은 선수는 이 세상에 없다. 그는 최고 중의 최고(One of one)였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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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세 생일 맞은 HL 안양, 日아이스벅스 상대 10골 골잔치…아시아리그 선두 질주

    국내 유일의 남자 아이스하키 실얼팀 HL 안양이 창단 30주년을 자축하는 화끈한 골 잔치를 펼치며 일본 아이스벅스를 이겼다.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HL 안양은 22일 경기 안양 HL안양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4~25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리그 18차전 안방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안진휘의 활약을 앞세워 10-3 대승을 거뒀다. 1994년 12월 22일 창단한 HL 안양은 이날이 정확히 창단 30년을 맞는 날이었다. 2003년 출범한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에서 8차례 챔피언(2010, 2011, 2016, 2017, 2018, 2020, 2023, 2024)에 오른 안양은 올해도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이날 승리로 14승(1연장승 포함) 4패(2연장패 포함) 승점 43이 된 안양은 2위 아이스벅스(승점 29)와의 격차를 더 벌리며 통산 여덟 번째 정규리그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이날 안양은 6명의 선수가 10골을 합작하는 골잔치를 펼쳤다. 주장 안진휘가 해트트릭을 포함, 5포인트(3골 2어시스트)로 공격을 이끌었고 김상욱(1골 3어시스트), 강윤석(2골 2어시스트)이 나란히 4포인트를 올렸다. 경기 시작 2분 59초 만에 김상욱의 패스를 받은 강윤석이 백핸드샷으로 선제골을 터트리며 골 잔치의 막을 올렸다. 아이스벅스가 8분 44초에 스즈키 겐토의 득점으로 따라붙었지만 안양은 김상욱(9분 50초), 강윤석(11분 19초), 강민완(11분 42초)의 릴레이 골로 1피리어드를 4-1로 끝내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4-1로 앞선 2피리어드 4분 56초에 첫 골을 터트린 안진휘는 2피리어드 17분 41초에 강윤석의 어시스트를 받아 두 번째 골을 뽑아냈고, 9-3으로 크게 앞선 3피리어드 18분 54초에는 남희두가 문전으로 찌른 패스를 스틱으로 방향을 바꿔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HL 안양은 다음 달 11일과 12일 일본 플랫 하치노헤에서 도호쿠 프리블레이즈를 상대로 원정 2연전을 치른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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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승 10패’ 소로카, 연봉계약은 130억 대박

    올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0승 10패에 그친 투수가 연봉 130억 원짜리 대형 계약에 성공했다. 주인공은 오른손 투수 마이클 소로카(27·사진)다. MLB.com과 AP통신 등 미국 언론들은 소로카가 워싱턴과 1년 90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20일 전했다. 올해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받았던 연봉 300만 달러의 세 배다. 겉으로 보이는 성적만으로는 계약 내용이 잘 이해되지 않을 수 있다. 소로카의 올 시즌 평균자책점도 4.74로 좋은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여러 구단이 시즌 중반부터 구위를 회복한 소로카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소로카는 선발 투수로 올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연패를 거듭하자 시즌 중반부터 불펜 투수로 보직을 바꿨다. 이게 신의 한 수가 됐다. 선발로 나선 9경기에서 소로카의 성적은 0승 5패 평균자책점 6.39였다. 그런데 보직을 바꾼 후에는 리그 수준급 불펜 투수로 변신했다. 올해 MLB 전체 최저 승률(41승 121패·승률 0.253)에 그친 팀 전력 때문에 승리 없이 5패만 당했지만 피안타율은 0.189밖에 되지 않았다. 평균자책점 역시 2.75로 수준급이었다. 무엇보다 36이닝을 던지는 동안 60개의 삼진을 잡아낼 정도로 탁월한 탈삼진 능력을 보여줬다. 2015년 1차 지명으로 애틀랜타에 입단한 소로카는 2018년 MLB에 데뷔했다. 2019시즌에는 13승 4패, 평균자책점 2.68의 성적을 거두며 차세대 에이스라는 평가를 받았다. 소로카는 그해 신인왕 투표에서 피트 알론소(뉴욕 메츠)에 이어 2위를 했고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6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2020시즌 수비를 하다 아킬레스 힘줄을 다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 부상으로 2021년과 2022년 두 해를 통째로 날렸다. 작년 복귀해서는 7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6.40을 기록했다. MLB 생활 대부분을 선발 투수로 보낸 소로카는 내년 워싱턴에서는 다시 선발로 복귀할 전망이다. MLB.com은 “소로카는 워싱턴 선발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필요할 경우엔 올해 쌓은 불펜 경험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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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승 10패 투수가 130억 대박 계약…인생은 마이클 소로카처럼 

    0승 10패 투수가 연봉 130억 원짜리 대형 계약에 성공했다. 주인공은 27세의 오른손 투수 마이클 소로카(27)다. AP통신 등 미국 언론들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워싱턴이 소로카와 900만 달러(약 130억 원)에 1년 계약을 했다고 전했다. 겉으로 드러나는 성적으로는 말도 안 되는 계약으로 보이지만 소로카는 시즌 중반부터 좋은 구위를 선보이며 여러 팀들의 관심을 꾸준히 받아왔다. 올해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뛰었던 소로카는 선발 9경기를 포함해 25경기에 등판해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10패를 당했다. 평균자책점도 4.74로 좋지 않았다. 하지만 선발로 등판할 때와 구원 투수로 나섰을 때의 성적은 천양지차였다. 시즌 초반 선발로 나선 9경기에서는 5패만을 당하며 평균자책점 6.39로 부진했다. 하지만 구원 투수로 보직을 바꾼 후에는 훨씬 좋은 투구를 했다. 올해 MLB 최저 승률(41승 121패·승률 0.253)에 그친 팀 전력 때문에 역시 승리 없이 5패만을 당했지만 피안타율은 0.189밖에 되지 않았다. 평균자책점 역시 2.75로 수준급이었다. 무엇보다 36이닝을 던지는 동안 60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는 탁월한 삼진 능력을 보여줬다. 2018년 애틀랜타에서 데뷔한 소로카는 2019시즌에 13승 4패, 평균자책점 2.68을 거두며 이미 정상급 투수로서의 가능성을 보인 바 있다. 그해 신인왕 투표에서 피트 알론소(뉴욕 메츠)에 이어 2위에 올랐고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6위를 차지했다.하지만 2020시즌 수비를 하다 아킬레스건을 다치면서 2021시즌과 2022시즌을 통째로 날려 버렸다. 2023년 복귀해서는 7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6.40을 기록했다.선수 커리어의 대부분을 선발투수로 보낸 소로카는 내년 워싱턴에서는 다시 선발 한 축을 맡을 예정이다. MLB.com은 “소로카의 존재는 워싱턴 선발진의 뎁스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또 필요할 경우엔 불펜으로서의 경험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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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족의 이름으로… 우즈 父子-랑거 父子 격돌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9)가 모처럼 필드로 돌아온다. 아들 찰리(15)와 함께 출전하는 가족 대항 대회가 그 무대다. 우즈 부자(父子)는 21일부터 이틀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리츠칼턴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PNC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우즈의 필드 복귀는 7월 디오픈 챔피언십 이후 5개월 만이다. 우즈는 올 시즌 내내 허리 통증으로 고전했고 9월에는 통증을 줄이기 위해 수술까지 받았다. 9일 끝난 타이거 우즈 재단 주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이벤트 대회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도 출전하지 않았다. 우즈는 당시 “대회에 나갈 만큼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2020년부터 아들과 함께 추억을 쌓고 있는 PNC 챔피언십에는 올해도 참가하기로 했다. 우즈는 17일 “찰리와 함께 경기하는 걸 학수고대해왔다. 가족, 친구들과 함께 경기하는 건 항상 특별하다”고 말했다. 이 대회는 카트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몸에 무리가 덜 가는 편이다. 2021년 준우승이 최고 성적인 우즈 부자는 올해 첫 우승을 노린다.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 베른하르트 랑거(67·독일)는 미국 투자은행에서 일하는 아들 제이슨(24)과 함께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랑거는 PGA투어 챔피언스에서 통산 47승을 거둔 시니어 무대 최강자다. 랑거는 PNC 챔피언십 최다 우승자이기도 하다. 랑거는 막내 아들 제이슨과 세 번, 큰아들 슈테판(34)과 두 번 우승하면서 모두 5차례에 걸쳐 챔피언 벨트를 차지했다. 1995년 처음 시작한 이 대회는 남녀 메이저대회 우승 경력이 있는 선수들이 가족 한 명과 팀을 이뤄 2인 1조로 이틀간 36홀을 돈다. 원래는 아버지와 아들만 참가할 수 있었지만 2005년 대회 때부터 다른 가족도 참가할 수 있게 됐고, 2019년부터는 여자 선수도 가족과 함께 참가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르다(26·미국)는 테니스 메이저대회 호주오픈에서 1998년 남자 단식 챔피언에 올랐던 아버지 페트르(56)와 함께 이번 대회에 출전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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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GA투어 82승 우즈 부자 vs 챔피언스투어 47승 랑거 부자…PNC 챔피언십서 대결

    허리 수술 후 회복 중인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9)가 모처럼 필드로 돌아온다. 아들 찰리와 함께 가족 대항 이벤트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우즈 부자는 21일부터 이틀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리츠칼튼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가족 대항 골프 대회 PNC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우즈의 필드 복귀는 7월 메이저대회인 디 오픈 이후 5개월 만이다. 우즈는 9일 끝난 타이거 우즈 재단 주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특급 이벤트 대회인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도 불참했다. 당시 우즈는 “대회에 나갈 만큼 몸상태가 완벽하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몇 년 째 아들과 즐거운 추억을 쌓고 있는 이 대회에는 출전하기로 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82승을 기록 중인 우즈는 올 시즌 내내 허리 통증으로 고전했다. 9월에는 통증을 줄이기 위해 여섯 번째 허리 수술을 받았다. 이 대회는 남녀 메이저대회 우승 경력이 있는 선수들이 아버지, 아들, 딸 등 가족 한 명과 팀을 이뤄 2인 1조로 경기하는 36홀 이벤트 대회다. 종전까지 준우승이 최고 기록이었던 우즈 부자는 올해 첫 우승에 도전한다. 디펜딩 챔피언은 ‘시니어 골프의 제왕’ 베른하르트 랑거(67·독일) 부자다. 랑거와 미국 투자은행에서 일하는 아들 제이슨은 지난해 최종 라운드 마지막 11홀에서 10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우승했다. 랑거는 올해 PGA투어 챔피언스 마지막대회인 찰스 슈와브컵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통산 47승이자 18년 연속 우승의 대기록을 세웠다. 랑거는 PNC 챔피언십 최다 우승자이기도 하다. 제이슨과 함께 3번 우승했고, 또 다른 아들 스테판과 두 번 우승하며 모두 5차례나 정상에 올랐다. 이 밖에 존 댈리, 닉 팔도(잉글랜드), 비제이 싱(피지), 데이비드 듀발, 프레드 커플스, 리 트레비노(이상 미국),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 등이 출전 신청을 마쳤다. 또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르다(미국)는 테니스 메이저대회 호주오픈 우승자인 아버지 페트르와 함께 출전한다. 은퇴한 ‘골프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도 아들 윌 맥기와 출전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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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주형-티띠꾼, ‘톰과 제리’로 출전 혼성 이벤트 준우승

    김주형(22)과 지노 티띠꾼(21·태국)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가 공동 주관한 남녀 혼성 이벤트 대회 그랜트 손턴 인비테이셔널에서 준우승했다. ‘톰과 제리’라는 팀 이름으로 출전한 김주형과 티띠꾼은 16일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합작했다. 최종 합계 26언더파 190타를 친 둘은 27언더파 189타를 기록한 제이크 냅(미국)-패티 타와타나낏(태국) 조에게 한 타 뒤진 2위를 했다. 3라운드 54홀로 치러진 이 대회는 첫날 스크램블(더 잘 친 선수의 공 위치에서 다음 샷을 하는 방식), 2라운드 포섬(두 선수가 공 하나를 번갈아 치는 방식), 그리고 최종 라운드는 각자 티샷한 공을 두 번째 샷부터 바꿔치는 변형 포볼 방식으로 진행됐다. 주니어 시절 태국에서 훈련하다 만난 친구 사이인 김주형과 티띠꾼은 대회 내내 좋은 팀워크를 보여줬다. 틈틈이 이야기를 나누며 웃었고, 좋은 플레이가 나왔을 땐 포옹하거나 하이파이브를 했다. 김주형과 티띠꾼은 56만 달러(약 8억 원)의 준우승 상금을 받아 28만 달러씩 나눠 가졌다. 김주형은 “2라운드 16번홀에서 티띠꾼이 친 벙커샷은 마치 ‘황제’ 타이거 우즈의 플레이를 보는 듯했다. 앞으로 티띠꾼과 함께 이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9일 끝난 우즈 주최의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서도 스코티 셰플러(미국)에 이어 2위를 한 김주형은 시즌이 끝난 뒤 치러진 두 차례 이벤트 대회에서 모두 준우승했다. 냅과 타와타나낏은 1라운드부터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둘은 각각 50만 달러의 우승 상금을 받았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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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헌재의 인생홈런]‘람보 슈터’ 문경은 “2002년 부산의 기적, 다시 한 번”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선 기적 같은 드라마가 펼쳐졌다.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이 야오밍이 버틴 ‘만리장성’ 중국을 결승에서 이기고 금메달을 따낸 것이다. 한국 남자 농구 역사상 가장 극적인 승부였다. 4쿼터 종료 3분여 전까지 71-84로 뒤지던 한국은 종료 4초를 남기고 동점을 만들었고, 연장전 끝에 102-100으로 승리했다. 우승 주역 중 한 명인 문경은 전 SK 감독(53)은 “내 인생에서 그렇게 시원하게 많이 울어본 건 그날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12명 모두가 얼싸안고 울었다. 다시 그런 날이 올 수 있을까 싶다”고 회상했다. 연세대 시절부터 한국을 대표하는 슈터였던 그는 프로 입단 후 13시즌 동안 9347점을 기록했다. 3점슛은 통산 최다인 1669개다. 그는 부산 아시안게임에서도 득점 3위(평균 20.3점), 3점슛 1위를 했다. 많은 사람이 그를 ‘타고난 천재’로 여기지만 그의 3점슛 능력은 재능에 노력이 더해진 결과다. 고교 시절부터 연습벌레였던 그는 연세대에 진학해서는 최희암 감독(현 고려용접봉 부회장)의 혹독한 조련을 받았다. 최 감독은 점심 식사 전 문경은에게 중앙과 양 사이드 등 5개 지점에서 3점 슛을 20개씩 총 100개를 넣는 훈련을 시켰다. 한 지점마다 20개를 연속으로 성공해야 다음 지점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도중에 한 번이라도 실패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문경은은 “당시엔 도망치고 싶을 만큼 힘들었지만 그때의 노력이 선수 생활 내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큰 부상 없이 40세까지 선수 생활을 했다. 감독으로는 2012년부터 2021년까지 SK를 지휘했다. 2012∼2013시즌 팀의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었고, 2017∼2018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감독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엔 한국농구연맹(KBL) 기술위원장과 경기본부장 등을 지냈다. 현재는 대한농구협회 경기력향상위원장과 함께 tvN의 농구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일주일에 세 차례 정도 현장 중계를 한다는 그는 “평생을 통틀어 가장 농구를 많이 보는 것 같다. 놓친 경기들은 다시 보기를 통해 빼놓지 않고 복습한다”며 “농구 기사도 빼놓지 않고 읽는다. 편안하고 재미있는 문경은표 해설을 보여드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건강은 20년째 해온 골프로 챙긴다. 그는 “절친한 후배들인 전희철(SK 감독) 이상민(KCC 코치) 등과 2000년대 초반 함께 골프를 시작했다. 요즘도 종종 라운드를 함께 한다”고 했다. 장기는 퍼팅이다. 힘 조절, 거리 조절에 뛰어난 그는 30m 거리의 롱 퍼트도 홀에 가까이 붙이곤 한다. 그는 “2m 안팎의 퍼트는 자신 있게 넣는 편”이라며 “경험적으로 좋은 슈터들이 퍼팅을 잘하는 것 같다. 이충희 선배님이나 대학 후배인 우지원도 퍼팅 하나는 기가 막히게 하더라”며 웃었다. 장기적인 목표는 대표팀 감독을 맡아보는 것이다. 그는 “국제 경쟁력이라는 게 단번에 생기는 게 아니다. 눈앞의 성적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세대교체와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며 “기회가 된다면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처럼 한국 농구를 다시 한번 일으키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 2024-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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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점슛 1669개 ‘람보 슈터’ 문경은, 인생 가장 많은 눈물 흘린 경기는? [이헌재의 인생홈런]

    2002년은 대한민국이 스포츠로 뜨거웠던 한 해였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 대표팀은 그해 5~6월에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썼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한국의 4강을 축하하기 위해 곳곳이 붉은 악마들이 입은 붉은 티셔츠로 가득 찼다. 어디를 가든 “대~한민국”이라는 함성이 울려 퍼졌다. 가을에 열린 2002 부산 아시안게임에서는 또 하나의 기적 같은 드라마가 펼쳐졌다.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이 절대 넘을 수 없을 것 같던 ‘만리장성’ 중국을 결승에서 이기고 금메달을 따낸 것이다. 한국 농구 역사상 가장 극적인 승부였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누구나 중국의 승리를 의심치 않았다. 안 그래도 강한 전력의 중국 팀에는 그해 미국프로농구(NBA) 휴스턴으로부터 1차 지명을 받은 야오밍까지 버티고 있었다. 한국 선수들 사이에서도 “제발 20~30점 이상 차로 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나왔다. 한국은 4쿼터 종료 3분여 전까지 71-84로 뒤지고 있었다. 그대로 경기가 끝났어도 한국으로서는 선전했다고 할만했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한국 선수들이 가로채기에 이은 득점 등으로 추격을 시작하자 중국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2점 차로 쫓긴 중국은 허둥지둥하며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자유투를 두 개를 다 놓쳤다. 한국은 종료 4초를 남겨두고 현주엽의 슛으로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는 연장전으로 들어갔다. 기세를 탄 한국 선수들은 더 이상 중국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서장훈, 문경은, 현주엽, 김승현이 돌아가며 득점에 성공했다. 결과는 102-100, 극적인 역전승이었다. 한국 선수들은 서로를 얼싸안고 기쁨의 눈물을 펑펑 쏟았다. 경기가 열린 10월 14일은 대회 폐막일이었다. 당초 일정 상으로는 남자 마라톤이 대회의 마지막을 장식하게 되어 있었다. 한국 남자 마라톤의 간판 이봉주는 기대대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금메달을 따냈다. 그런데 이봉주의 금메달과 남자 농구 금메달 획득 순간이 비슷해졌다. 남자 농구가 연장전까지 치르는 바람에 예정보다 늦게 끝났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국 남자 농구는 이봉주와 함께 부산 아시안게임의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우승 주역 중 한 명이었던 문경은 전 SK 감독(53)은 “내 인생에서 그렇게 시원하게 많이 울어본 건 그날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나 뿐 만이 아니었다. 당시 대표팀에는 자존심 세고 실력이 출중했던 선수가 가득했다”며 “하지만 그날만큼은 12명 모두가 하나였다. 서로 얼싸안고 펑펑 울었다. 다시 그런 날이 올 수 있을까 싶다”고 회상했다. 문경은은 대학 시절부터 한국을 대표하는 슈터였다. 연세대 재학 시절에는 서장훈, 이상민, 우지원 등과 함께 대학 팀 최초로 농구대잔치 정상에 올랐다. 미국 영화배우 실베스터 스탤론을 닮은 외모로 ‘람보 슈터’라는 별명을 가진 그는 결정적인 순간 승부를 결정짓는 3점 슛을 꽂아 넣곤 했다. 프로에 입단한 뒤엔 13시즌 동안 9347점을 기록했다. 전공인 3점 슛은 통산 최다인 1669개로 아직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통산 3점슛 성공률은 39.5%에 이른다. 그는 국제용 슈터이기도 했다. 1993년 22세 이하 세계선수권에서 득점 1위(평균 29.4점)에 올랐고, 1994년 세계선수권에서는 득점 6위(19점), 3점슛 1위를 차지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도 득점 3위(평균 20.3점), 3점슛 1위였다. 그는 3점 슈터를 “언제든, 어떤 상황에서든 슛을 쏠 수 있는 선수”로 정의했다. 상황이 아무리 급박하던, 앞에 수비수가 있건 없건 슛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크로스 경기에서 결정적인 3점슛을 넣을 수 있으면 금상첨화이지만 슛을 던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는 것. 많은 사람들이 그를 ‘천재형 슈터’라고 생각한다. 순해 보이는 얼굴에 웃고 있는 경우도 많은 탓에 “노력을 안 하게 생겼다”는 오해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그는 “노력과 고민은 혼자서 하는 것”이라는 지론을 갖고 있다. 남이 보지 않는 곳에서 하는 노력이야말로 진정한 노력이라는 것이다. 3점 슈터로서의 능력도 노력의 산물이었다. 광신상고 시절 하루 300개 안팎의 슛을 던지는 연습벌레였던 그는 연세대에 진학해서는 최희암 감독(현 고려용접봉 부회장)의 혹독한 조련을 받았다. 최 감독은 점심 식사 전 문경은에게 중앙과 양 사이드 등 5개 지점에서 3점 슛을 20개씩 총 100개를 넣는 훈련을 시켰다. 한 지점마다 20개를 연속으로 성공해야 다음 지점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19개를 넣고 20번째에 실패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함께 밥을 먹으러 가기 위해 기다리던 선배들은 처음엔 그를 타박하곤 했다. 하지만 20개씩 연속해서 골을 넣으려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그의 모습에 나중에는 응원과 격려를 해줬다고 한다. 문경은은 “빨리 100개를 연속해서 넣어야 점심을 먹고 잠시나마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그런데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는 3점 슛만 1시간 넘게 던진 적도 있다”며 “당시에는 감독님이 그렇게 미울 수가 없었다. 나중에 들어보니 감독님이 조직력을 위해 나를 좀 더 혹독하게 대했다고 하더라. 당시의 노력이 이후 선수 생활을 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아마추어 시절 그렇게 착실하게 기본기를 닦아 놓은 덕분에 그는 큰 부상 없이 목표로 했던 40세까지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은퇴 후 SK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11~2012시즌 감독대행을 맡은 후 2021년까지 10시즌 동안 감독 생활을 했다. 2012~2013시즌에 팀의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었고, 2017~2018시즌에는 외국인 선수 애런 헤인즈의 부상 공백에도 불구하고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삼성 선수 시절이던 2001년 우승했던 그는 이로써 선수와 감독으로 우승을 모두 경험한 세 번째 인물이 됐다. 2021년을 마지막으로 감독 지휘봉을 내려놓은 후에는 행정가로 변신해 한국농구연맹(KBL) 기술위원장과 경기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대한농구협회 경기력향상위원장과 함께 tvN의 농구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일주일에 3차례 안팎으로 현장 중계를 한다. 예전 감독을 할 때나 경기본부장을 할 때보다 농구를 훨씬 많이 본다. 시청자들에게 생생한 현장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많이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중계를 하느라 놓친 경기들은 쉬는 날 다시보기를 통해 빼놓지 않고 복습한다. 그는 “경기본부장을 2년 하면서 각 팀의 경기를 놓치지 않고 봤다. 그런데 요즘엔 일주일 내내 농구를 보고 또 본다. 중계 뿐 아니라 매일 올라오는 농구 기사들도 빼놓지 않고 읽는다”며 “중계를 시작한 지 두 달 쯤 됐는데 머리에 있는 내용을 짧고 간결하게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기가 여전히 쉽지 않다. 기술적인 얘기보다는 시청자들에게 편안하고 재미있게 다가가려 한다. 문경은만의 색깔 있는 해설을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선수 시절부터 그는 골프로 건강을 챙겨왔다. 골프 자체가 운동이 된다기보다는 비시즌에 술자리에 가는 대신 골프를 치면서 건강을 지켜왔다고 하는 편이 맞는 말이다. 그는 절친한 후배들인 전희철 SK 감독, 이상민 KCC 코치 등과 2000년대 초반부터 골프를 시작했다. 문경은은 “세 명 모두 지기 걸 싫어한다. 서로 경쟁하면서 열심히 치다 보니 지금도 실력이 비슷하다. 요즘도 시간이 맞으면 종종 라운드를 함께 한다”며 했다. 문경은의 장기는 퍼팅이다. 힘 조절, 거리 조절에 자신이 있다. 30m 거리의 롱 퍼트도 홀에 가까이 붙이곤 한다. 그는 “많은 골퍼들이 어려워하는 2m 안팎의 퍼트는 자신 있게 넣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경험적으로 좋은 슈터들이 퍼팅을 잘하는 것 같다. 슛도사로 불린 이충희 선배님이나 대학 후배인 우지원도 퍼팅 하나는 기가 막히게 하더라”며 웃었다. 대신 드라이버가 약점이다. 거리는 멀리 나가지만 아웃 오브 바운스가 되는 경우가 종종 나온다. 이 때문에 전희철, 이상민 등과 스코어 경쟁을 할 때는 5번 아이언으로 티샷을 치곤 했다. 그는 5번 아이언으로도 보통 주말 골퍼의 드라이버샷과 비슷한 200m 정도를 보낸다. 20년 구력의 그의 베스트 스코어는 이븐파다. 올해 6월에는 생애 첫 언더파를 할 기록할 뻔했지만 마지막 순간 무너졌다. 17번홀까지 1언더파를 쳤는데 마지막 홀에서 더블 보기를 하면서 결국 1오버파로 끝났다. 홀인원도 두 차례 했다. 처음 홀인원을 하고는 2017~2018시즌에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2021년 감독직을 끝낸 뒤 다시 홀인원을 한 번 더 했다. 그는 “두 번째 홀인원이 준 행운 덕분에 KBL 경기본부장도 하고 지금 해설위원을 하면서 농구와의 끈을 이어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농구 해설을 하면서 한 발짝 떨어져서 농구를 보고 있는 그의 당면 과제는 해설을 좀 더 잘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대표팀 감독을 해보는 희망을 갖고 있다. 그는 “농구협회 경기력향샹위원장을 하면서 선수들 사이에서 태극마크에 대한 자부심이 크게 떨어져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국제경쟁력이라는 게 한꺼번이 생길 수 있는 게 아니다. 눈앞의 성적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세대교체와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처럼 한국 농구를 다시 한번 일으키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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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톰과 제리’ 김주형-티띠꾼, 그랜트 쏜턴 인비테이셔널 준우승

    김주형(22)과 지노 티띠꾼(21·태국)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공동주관한 남녀 혼성 이벤트 대회 그랜트 쏜턴 인비테이셔널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톰과 제리’라는 팀 이름으로 출전한 김주형과 티띠꾼은 16일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최종 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합작했다.최종 합계 26언더파 190타를 적어낸 둘은 27언더파 189타를 기록한 제이크 냅(미국)-패티 타와타나낏(태국) 조에 1타 뒤진 2위에 올랐다.3라운드 54홀로 치러진 이 대회는 첫날은 스크램블(더 잘 친 선수의 공 위치에서 다음 샷을 하는 방식), 2라운드는 포섬(두 선수가 공 하나를 번갈아 치는 방식), 그리고 최종 라운드는 티샷한 공을 바꿔 치는 변형 포볼 방식으로 열렸다.두 선수는 마지막까지 선두 싸움을 했지만 김주형이 17번홀(파5)에서 만들어낸 4m 이글 퍼트에 실패하며 공동 선두에 오를 기회를 놓쳤다. 지난달 같은 장소에서 열린 LPGA 투어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18번홀(파4)에서 우승에 쐐기를 박는 버디를 뽑아냈던 티티꾼은 이날도 18번홀(파4)에서 2.4m 버디 퍼트 잡아내며 단독 2위 자리를 굳혔다. 악사이 바티아와 제니퍼 컵초(이상 미국)는 한 타 차 3위르 했다. 이날 준우승으로 김주형은 올해 정규시즌이 끝난 뒤 참가한 두 차례 이벤트 대회에서 모두 준우승을 거뒀다. 김주형은 9일 끝난 타이거 우즈 주최의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서도 스코티 셰플러(미국)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김주형과 티띠꾼은 56만 달러(약 8억 원)의 2위 상금을 받아 28만 달러(약 4억 원)씩 나눠 가졌다. 1라운드부터 선두에 나섰고 2라운드에서도 1위를 지킨 냅과 타와타나낏은 이날도 7언더파 65타를 합작해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동문인 냅과 타와타나낏은 우승 상금으로 50만 달러씩을 받았다. 냅은 올해 PGA 투어 멕시코 오픈에서 우승했고, 타와타나낏은 LPGA 투어 혼다 타일랜드를 제패한 바 있다. 지난해 이 대회 정상에 올랐던 디펜딩 챔피언 제이슨 데이(호주)와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6위(20언더파 196타)를 했다. 함께 출전하려던 토니 피나우(미국)의 무릎 부상으로 대니얼 버거(미국)로 파트너를 교체해 나선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르다(미국) 조는 13위(16언더파 200타)에 머물렀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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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항공, 34득점 막심의 힘

    5년 연속 통합 우승에 도전하는 대한항공이 외국인 선수 막심의 활약으로 시즌 10승 고지에 오르며 승점 3을 추가했다. 대한항공은 1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안방경기에서 삼성화재를 3-1(25-15, 20-25, 25-21, 37-35)로 꺾었다. 이 승리로 2위 대한항공은 승점 32(10승 5패)가 되면서 한 경기를 덜 치른 선두 현대캐피탈(12승 2패·승점 34)과의 격차를 2점으로 좁혔다. 3연패에 빠진 삼성화재는 시즌 10패(5승)째를 당하며 승점 20, 4위에 머물렀다. 이날 3세트까지 2-1로 앞섰던 대한항공은 4세트에서 20-24로 뒤져 승부는 5세트로 이어지는 듯했다. 이때 서브 순서가 돌아온 막심이 경기 분위기를 바꿨다. 대한항공은 막심의 서브 때 서브 에이스 2개를 포함해 연속 5득점 하며 25-24로 전세를 뒤집었다. 이후 점수를 주고받던 두 팀은 35-35 동점을 이뤘다. 대한항공은 막심의 오픈 공격으로 36-35로 앞섰고 이어 정한용의 서브 에이스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두 팀의 경기 시간은 2시간 11분이었는데 4세트에만 47분이 걸렸다. 막심은 이날 양 팀 최다인 34점을 올렸다. 부상 중인 요스바니 대체 선수로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은 막심은 경기 후 “예전에 러시아 대표팀에서 뛸 때도 19-24로 지고 있다가 내 서브로 승부를 뒤집은 적이 있었다. 그래서 오늘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막심은 이날 서브 에이스 5개를 기록했다. 같은 날 여자부 경기에선 현대건설이 한국도로공사를 3-1(25-16, 25-23, 15-25, 25-19)로 꺾었다. 2위 현대건설은 승점 34(11승 4패)가 되면서 개막 후 14연승 중인 선두 흥국생명(승점 40)과의 격차를 6점으로 좁혔다. 전날 여자부 ‘막내 구단’ 페퍼저축은행은 GS칼텍스에 3-0(25-18, 25-13, 25-16) 완승을 거두고 14경기 만에 한 시즌 구단 최다승 타이기록(5승)을 세웠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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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IA, ‘빅리그 7시즌 88홈런’ 위즈덤 영입 초읽기

    올해 프로야구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팀 KIA가 새 외국인 타자를 데려온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일곱 시즌 동안 홈런 88개를 날린 패트릭 위즈덤(33·미국)이 그 주인공이다. KIA 구단 관계자는 15일 “위즈덤과 계약을 추진 중이다. 메디컬 테스트 절차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미국 CBS스포츠도 이날 ‘위즈덤이 한국으로 향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위즈덤은 해외 리그에서 다시 타격감을 회복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투우타 내야수인 위즈덤은 2012년 MLB 드래프트에서 전체 52번째로 지명받아 세인트루인스에 입단했다. 2018년 같은 팀에서 빅리그에 데뷔했고 텍사스를 거쳐 2020년부터 올해까지 시카고 컵스에서 뛰어왔다. 위즈덤은 2021∼2023년 세 시즌 연속으로 2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하는 장타력을 보여줬다. MLB 한 시즌 개인 최다 홈런은 2021년 기록한 28개다. 타석에서의 파워에 비해 정교함은 떨어지는 편이다. 빅리그 통산 타율은 0.209이고 출루율은 0.333에 그친다. 통산 1473차례의 타석 중 3분의 1이 넘는 540번(36.7%)을 삼진으로 물러났다. 올해는 MLB 75경기에 출전해 타율 0.171, 8홈런에 그쳤고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렸다. 위즈덤이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면 KIA는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32)와 결별한다. 왼손 타자인 소크라테스는 2022년 KIA에 입단해 올해까지 3년간 외야수로 뛰면서 통산 타율 0.302, 63홈런, 270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도 타율 0.310, 26홈런, 97타점으로 활약하며 KIA의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하지만 KIA는 안정적인 기량을 가진 소크라테스 대신 더 강한 타자를 데려오는 쪽을 택했다. 소크라테스는 외야 수비력과 클러치 능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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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최원태 잡고 후라도 영입… “4선발까지 탄탄하게”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던 프로야구 삼성이 최원태(27)와 후라도(28) 등 두 명의 검증된 선발 투수를 데려왔다. 삼성은 최원태와 4년 최대 총액 70억 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었다고 6일 발표했다. 계약금 24억 원에 연봉 합계 34억 원 등 보장액은 58억 원이다. 삼성은 올해 키움에서 뛰었던 외국인 투수 후라도도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70만 달러)에 영입했다. 삼성은 KIA와의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선발 투수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정규시즌 막판 외국인 에이스 코너가 어깨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삼성은 원태인과 레예스 등 사실상 두 명의 선발 투수로 포스트시즌을 치러야 했다. 원태인마저 한국시리즈 4차전 도중 어깨 통증을 호소하면서 남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삼성은 결국 KIA에 1승 4패로 패했다. 삼성은 “최원태와 후라도의 합류로 내년 시즌 제4선발까지 공고한 전력을 갖췄다”는 자체 평가대로 어느 팀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선발진을 구성했다. 올 시즌 공동 다승왕(15승)에 오른 에이스 원태인이 건재하고, 11승 4패를 기록한 레예스와는 120만 달러에 재계약을 완료했다. 제1∼4선발까지 모두 20대다. 여기에 올해 선발로 전환해 6승(4패)을 거둔 왼손 투수 이승현을 비롯해 백정현, 이승민, 이호성, 황동재 등 제5 선발 후보도 넉넉하다. 2015년 넥센(현 키움)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해 2016년 1군에 데뷔한 최원태는 작년 전반기까지 키움에서 뛰다가 트레이드를 통해 LG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올해까지 9시즌 동안 통산 217경기에서 78승 58패 평균자책점 4.36을 기록했다. 올 시즌 성적은 9승 7패 평균자책점 4.26이다. 삼성은 “내년 시즌 팀 순위 상승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선발 투수 영입이 필수 조건이라 최원태 영입에 전력을 다했다”며 “최원태는 2017년 이후 리그 3위에 해당하는 (902와 3분의 1)이닝을 책임지며 꾸준하게 던졌다. 포심패스트볼, 투심패스트볼, 컷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6개 구종을 다양하게 던지고 제구도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최원태는 “팀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개인적으로는 이닝을 많이 소화하고 싶다. 매 시즌 최소 150이닝 이상 던지고 싶다”고 했다. 후라도 역시 리그에서 손꼽히는 ‘이닝 이터’다. 지난해 183과 3분의 2이닝(3위)에 이어 올해는 190과 3분의 1이닝(2위)을 소화했다. 후라도는 또 두 시즌 동안 KBO리그 최다인 43차례의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두 시즌 통산 성적은 21승 16패, 평균자책점 3.01이다. 삼성은 “후라도는 타자 친화적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도 훌륭한 수치를 기록했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후라도는 대구에서 5경기에 선발 등판해 3승 1패 평균자책점 2.91을 남겼다. 삼성은 지난 시즌을 8위로 마친 뒤 불펜 보강에 힘을 쏟았다. KT에서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김재윤을 4년 58억 원에 데려왔고, NC에서 마무리 경험이 있는 임창민도 2년 8억 원에 영입했다. 올해 삼성은 이들의 합류 후 마운드에서 안정을 되찾았다. 타선도 10개 구단 최다인 185개의 홈런을 합작하며 정규시즌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올해 스토브리그 때는 선발진 구성에 힘쓰며 2014년 이후 11년 만의 한국시리즈 정상 등극 재도전 채비를 마쳤다.최원태의 FA 계약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던 FA 시장도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4년 총액 50억 원 이상 계약을 한 선수는 최원태와 SSG 최정(110억 원), 한화 엄상백(78억 원), 심우준(50억 원), 롯데 김원중(54억 원), LG 장현식(52억 원) 등 6명이다. 류지혁(삼성), 서건창(KIA), 하주석(한화), 이용찬(NC), 김강율(두산) 등이 아직 시장에 남아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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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발만 있었다면…” KS 문턱서 무너졌던 삼성, 최원태-후라도 영입

    선발 투수 부재 속에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던 삼성이 최원태(27)와 후라도(28)라는 두 명의 검증된 선발 투수를 데려왔다. 삼성은 6일 LG에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최원태와 4년 총액 70억 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금 24억 원에 연봉 합계 34억 원으로 보장액은 58억 원이다. 그리고 4년간 최대 12억 원의 인센티브가 걸려 있다. 삼성은 이와 함께 올해 키움에서 뛰었던 외국인 투수 후라도도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70만 달러)에 영입했다. 삼성은 “두 선수의 합류로 내년 시즌 4선발까지 공고한 전력을 갖췄다”고 자평했다.삼성은 올해 KIA와의 한국시리즈를 통해 선발 투수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외국인 에이스 코너가 어깨 부상으로 이탈하며 삼성은 원태인과 레예스 등 사실상 두 명의 선발 투수로 포스트시즌을 치러야 했다. 여기에 원태인마저 4차전 도중 어깨 통증을 호소하면서 잔여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삼성은 결국 한국시리즈에선 제대로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1승 4패로 우승컵을 내줘야 했다. 하지만 구단의 평가대로 삼성은 내년 시즌 어느 팀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막강 선발진을 구성할 수 있게 됐다. 공동 다승왕(15승)에 오른 원태인과 레예스가 건재하고 최원태와 후라도가 두 자리를 채우면 4선발이 완성된다. 여기에 올해 선발로 전환해 6승(4패)을 거둔 왼손 투수 이승현과 백정현, 이승민, 이호성, 황동재 등이 경쟁을 통해 남은 한 자리만 채우면 된다. 2015년 넥센(현 키움)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해 2016년 1군에 데뷔한 최원태는 작년 전반기까지 키움 선발 투수로 활약하다가 트레이드로 LG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올해까지 9시즌 동안 통산 217경기에서 78승 58패, 평균자책점 4.36을 기록했다. 올 시즌 성적은 9승 7패 평균자책점 4.26이었다. 삼성은 “내년 시즌 팀 순위 상승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선발 투수 영입이 필수 조건이라 최원태 영입에 전력을 다했다”며 “최원태는 2017년 이후 리그 3위에 해당하는 이닝을 책임지며 꾸준하게 던졌다. 포심패스트볼, 투심패스트볼, 컷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6개 구종을 다양하게 던지고 제구도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최원태는 “팀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개인적으로는 이닝을 많이 소화하고 싶다. 매 시즌 최소 150이닝 이상 던지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후라도 역시 리그를 대표하는 ‘이닝 이터’다. 지난해 183과 3분의2이닝에 이어 올해는 190과 3분의1이닝을 소화했다. KBO리그 두 시즌 성적은 21승 16패, 평균자책점 3.01, 이닝당 출루 허용(WHIP) 1.13이다. 후라도는 또 두 시즌 동안 퀄리트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43회를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투구를 했다. 삼성은 “후라도는 타자 친화적인 라이온즈파크에서도 훌륭한 수치를 기록했다. 내구성과 제구력을 바탕으로 지난 2년간 통산 투구이닝과 퀄리티스타트 모두 리그 1위를 차지했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은 2023시즌을 8위로 마친 뒤에는 불펜 보강에 힘을 쏟았다. KT에서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김재윤은 4년 58억 원에 데려왔고, 임창민도 NC 시절 마무리 경험이 있는 임창민도 2년 8억 원에 영입했다. 올 시즌 전만 해도 하위권으로 평가받던 삼성은 이들의 합류 후 마운드에서 신구조화가 잘 이뤄지고, 타선까지 폭발하면서 모든 이의 예상을 깨고 정규시즌 2위를 차지했다. 삼성은 올 시즌을 마친 뒤엔 선발 투수 보강에 전력을 기울여 두 명의 선발 자원을 확보했다. 막상 선발진을 구성한 삼성은 내년 시즌에 2014년 이후 11년 만의 한국시리즈 정상에 재도전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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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기흥 체육회장, IOC위원 임기 연장 무산

    이기흥 대한체육회장(69·사진)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임기 연장에 실패했다. IOC 집행위원회는 내년 3월 그리스에서 열릴 예정인 제144차 IOC 총회에 제출할 재선거 위원 10명과 임기 연장 위원 1명의 명단을 확정해 5일 발표했다. 내년 12월에 정년(70세)을 채우는 이 회장은 임기 연장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2019년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 자격으로 IOC 위원에 선출된 이 회장은 IOC 위원으로 계속 활동하려면 대한체육회장 직위를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이 회장은 이번 임기 연장 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면서 내년 1월 14일 열리는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당선되더라도 정년 이후에는 더 이상 IOC 위원으로 활동할 수 없게 됐다. 이 회장과 같이 내년 70세가 되는 스피로스 카프랄로스 위원(그리스)은 임기 연장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19년 개인 자격으로 IOC 위원이 된 카프랄로스 위원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4년 더 IOC 위원직을 유지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지난달 12일 이 회장의 체육회장 3선 도전 승인 심사 때 이 회장의 IOC 위원 임기가 연장되는 것을 전제로 후한 점수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체육회로부터 제출받은 스포츠공정위 전체 회의 회의록에 따르면 이 회장은 정량평가(50점 만점) 중 국제기구 임원 진출 항목(10점)에서 8점, 정성평가(50점 만점) 중 국제기구 임원 당선을 위한 노력·계획·가능성 항목(20점)에서 16점을 받았다. 이 회장을 평가한 소위원회는 기준(100점 만점 중 60점 이상)을 웃도는 76점을 줬고, 11명이 참석한 전체 회의에서 9명이 이 회장의 3선 도전에 찬성했다. 이 회장은 직원 부정 채용과 물품 후원 요구, 후원 물품의 사적 사용 등 혐의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직무 정지 처분을 받았다. 각종 의혹에도 불구하고 이 회장은 스포츠공정위 심사에서는 범죄사실 없음에서 5점 만점, 단체운영 건전성에서 10점 만점을 각각 받았다. 스포츠공정위원 15명을 모두 이 회장이 임명해 문체부는 ‘체육회장이 자기가 임명한 스포츠공정위원들에게 임기 연장 심의를 맡기는 건 불공정하고 비상식적’이라고 비판했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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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LPGA 대상-상금왕-최저타수상 윤이나 “도전, LPGA”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대상과 상금왕, 최저타수상 등 3관왕을 차지한 윤이나(21)가 미국 진출을 위한 첫발을 내딛는다. 윤이나는 6일부터 닷새간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의 매그놀리아 그로브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퀄리파잉 시리즈(Q스쿨) 최종전에 출전한다. LPGA투어 Q스쿨은 5일간 90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치러지며 상위 25위 이내 선수는 내년 LPGA투어 출전권을 받는다. 1∼4라운드를 폴스 코스와 크로싱스 코스에서 번갈아 소화한 뒤 72홀 성적으로 컷을 통과한 선수만 크로싱스 코스에서 마지막 라운드를 치러 순위를 정한다. 국내에서만 뛰고도 세계 랭킹 30위에 오른 윤이나는 25위 이내 입상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KLPGA투어에서 평균 254.98야드(2위)의 드라이버를 날린 윤이나는 25개 대회에 출전해 14차례나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관심은 윤이나가 과연 수석 합격의 영광을 안을 수 있느냐에 쏠려 있다. 지금까지 LPGA Q스쿨에서 수석으로 합격한 한국 선수는 박세리, 최혜정, 김인경, 이정은, 안나린, 유해란 등이 있다. 이들은 대부분 LPGA투어에서 신인왕에 오르거나 여러 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미국 무대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윤이나의 대항마로는 최근 LPGA투어에서 강세인 일본 선수들이 꼽힌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 통산 13승을 올리고 2022년과 2023년엔 상금왕과 대상을 휩쓴 야마시타 미유(23)가 대표적이다. LPGA투어 진출을 염두에 두고 올해 열린 LPGA투어 5개 메이저대회에 모두 출전한 야마시타는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했고, 나머지 4개 대회에서도 20위 안에 들었다. 세계 랭킹 14위인 야마시타는 이번 Q스쿨에 출전한 모든 선수 가운데 랭킹이 가장 높다. 올해 JLPGA투어에서 3승씩을 수확한 쌍둥이 자매 이와이 아키에와 이와이 지사토(이상 22)도 강력한 경쟁자다. 올해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에 혜성처럼 등장해 신인왕과 대상 포인트를 싹쓸이한 키아라 탐부를리니(25·스위스)도 복병으로 꼽힌다.한편 올해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에서 대상 등 5관왕에 오른 장유빈(22)은 12일부터 나흘간 미국 플로리다주 TPC 소글래스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Q스쿨 최종전에 출전한다. 최종전 상위 5명은 2025시즌부터 곧바로 PGA투어에 나갈 수 있다. 장유빈은 전초전으로 4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안투어 최종전 PIF 사우디 인터내셔널에 출전하고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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