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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은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치는 재앙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실제로는 몸이 작은 신호를 먼저 보내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그 신호를 알아채느냐, 아니면 지나치느냐다.결혼 51년 차 부부가 합쳐 여섯 차례 암을 극복한 사연은, 자기 몸을 세심히 살피고 정기 검진을 미루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존스턴 카운티에 사는 데이비드 페니와 팻 페니 부부는 각각 다섯 번과 한 차례 암세포를 빠르게 발견해 치료에 성공했다. 부부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미국 암 협회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며 다른 이들에게 조기 검진과 자기 몸에 대한 관심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콩알만 한 혹, 1% 희소 암이 보낸 신호였다지역 방송 WRAL에 따르면, 작년 봄 73세 생일을 막 넘긴 남편 데이비드는 평소처럼 스스로 몸을 살피다 가슴 부위에서 작은 혹을 만졌다. 크기는 콩알만 했고, 통증도 없었다. 많은 남성이 대수롭지 않다며 그냥 지나칠 법한 변화였다.하지만 그는 그냥 넘기지 않았다. 곧바로 병원을 찾았고, 일주일 만에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다. 진단 결과는 남성 유방암. 다행히 암은 초기 단계였다. 종양은 깨끗하게 제거됐고, 이후 검사 결과도 모두 정상으로 유지되고 있다.전체 유방암 환자 중 남성의 비율은 채 1%도 안 된다. “비율이 높진 않지만, 제가 바로 그 1%였던 거죠”라고 데이비드가 말했다.그에게 암은 낯선 병이 아니다. 육군 참전 용사 출신으로 20년 넘게 소방관으로 근무한 데이비드는 30세이던 1982년 이후 지금까지 다섯 차례 암을 이겨냈다. 남성 유방암 극복 전에 비호지킨 림프종과 육종 등을 겪었다. 비호지킨 림프종은 림프계(면역세포)에 생기는 혈액암의 한 종류로, 림프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면서 림프샘이나 장기에서 종양을 만드는 질환이다. 육종은 뼈나 연부 조직(사지에서 뼈를 제외한 조직 즉, 근육·신경·지방 등)에서 발생하는 암이다.“남편은 서른 살에 죽을 수도 있었어요. 우리는 정말 축복받았죠. 그이는 온갖 고난을 겪어도 꿋꿋이 버텨내는 토끼 같아요”라고 아내 팻이 말했다.지극히 정상이었지만 정기 검진 미루지 않은 덕에 생명 구했다아내 역시 2009년 56세 때 정기 유방촬영 검사에서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그녀는 이전 검사 결과가 모두 정상이었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지만, 검진을 미루지 않은 것이 자신의 생명을 살렸다고 믿고 있다.“암을 아주 초기에 발견했어요. 암세포가 정말 깊숙이 숨어있었죠, 만약 제가 손으로 만져서 알 수 있을 만큼 커졌다면, 그땐 이미 늦었을 거예요.”그녀는 2010년 완치 판정을 받았고, 지금까지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40세 이상의 여성은 2년마다 유방 촬영술을 권하며 가족력이 있는 경우 35세부터 정기적인 촬영을 권장한다.“자기 몸의 신호에 귀 기울이세요”이 부부가 입을 모아 강조하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자기 몸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결국 자기 자신이며, 작은 변화라도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아울러 아무런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 검진을 빼먹지 말라는 것이다.남편 데이비드는 “자기 몸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자신뿐입니다. 뭔가 이상하다 느껴지면, 일주일이나 이주일 정도 지나면 괜찮을 거라고 하며 미루지 마세요”라고 조언했다.아내 팻 역시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는 정말 중요해요. 나이는 중요하지 않아요. 젊든 나이가 많든 누구나 암에 걸릴 수 있습니다. 항상 몸 상태를 살피세요”라고 말했다.암은 조용히 시작…그래서 더 중요한 관심과 검진전문가들은 많은 암이 초기에는 거의 증상이 없거나 매우 미미한 신호만 보인다고 말한다. 통증이 생기거나 눈에 띄는 이상이 나타날 때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적지 않다.그래서 암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이다.작은 혹, 평소와 다른 덩어리, 특별한 이유 없는 체중 변화, 오래 지속되는 피로, 소변과 배변의 변화 등이 몸이 보내는 이상 신호일 수 있다.특별한 이상이 없어도 정기 검진은 빠뜨리지 말고 받아야 한다. 암세포를 조기에 발견해 생명을 지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에 속하기 때문이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당뇨병은 현대인에게 가장 흔한 만성 질환 중 하나다.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 부족 또는 인슐린 작용의 이상으로 혈당 조절에 장애가 생기고,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는 상태다. 당뇨병은 병 자체보다 합병증이 더 무서운 질환이다. 심근경색증·만성콩팥병·망막병증·뇌졸중 같은 심각한 합병증 위험을 높여 환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사회적 부담도 키운다.2023년 기준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 당뇨병 유병률은 9.4%다. 암 등과 함께 국내 주요 사망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자가면역 질환으로 주로 소아기에 발병하는 제1형 당뇨(전체의 약 2%)와 달리 후천성인 제2형 당뇨는 생활 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고당분 식단은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을 통해 제2형 당뇨병 위험을 높인다. 운동 부족도 발병 위험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당뇨병은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자신이 당뇨병에 걸린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치료가 늦어지면 그만큼 합병증 발생 위험이 커진다. 혈액 검사를 통한 진단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일상생활에서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병원에 가 당뇨병 감사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소변을 평소보다 자주 본다전문가들은 평소보다 소변을 훨씬 자주 본다고 느낀다면 당뇨병 신호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세포로 전달되지 않고 혈액 속에 남아 있는 포도당이 증가하면 소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이다. 다만 전립선 질환이 있는 남성이나 폐경 이후 여성처럼 다른 원인으로도 배뇨 횟수가 늘 수 있으므로, 반드시 당뇨병만의 증상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갈증이 심하게 난다심한 갈증은 사람들이 처음 인식하는 당뇨병 증상 가운데 하나다. 혈당이 높아지면 소변량이 늘고, 이로 인해 탈수가 생기면서 갈증이 심해지기 때문이다.체중이 줄어든다갑작스럽거나 비정상적인 체중 감소 역시 당뇨병 초기의 흔한 신호다.인슐린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포도당이 충분히 세포에 전달되지 않아 에너지가 부족해진다. 몸은 포도당 대신 지방이나 근육의 단백질을 대체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되고, 이로 인해 의도하지 않은 체중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피부 변화가 나타난다“피부에 작은 혹처럼 튀어나온 피부 유두종은 인슐린 저항성을 시사할 수 있다. 또한 목뒤나 겨드랑이처럼 피부가 접히는 부위에 어둡고 벨벳 같은 색으로 변하는 색소 침착이 생기는 흑색가시세포증도 인슐린 저항성이나 당뇨병의 신체적 징후일 수 있다”라고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의대 내분비내과 전문의 알리사 도밍게스 박사가 설명했다.상처가 잘 낫지 않는다고혈당이 상처 치유를 늦춘다는 점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도밍게스 박사는 “이 증상은 주로 혈당이 오랫동안 높게 유지된 진행된 당뇨병 환자에서 더 흔히 보이지만, 오랫동안 검진을 받지 않아 고혈당이 방치된 경우에도 나타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식사 후 졸음이 쏟아진다식사 후 참을 수 없는 졸음이 반복된다면 혈당 변동 이상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는 식후 1시간 동안 몸속 혈당이 급격히 치솟는 ‘혈당 스파이크’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특히 빵·파스타·백미 등 정제된 탄수화물 음식이나 주스·아이스크림 같은 단당류 식품을 먹고 난 후 극심한 졸음이 쏟아진다면 혈당 이상 여부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혈당 변동 이상은 당뇨병의 전형적 증상은 아니지만, 당뇨 전단계와 초기 대사 이상을 시사하는 중요한 경고 신호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반려동물을 잃은 일이 가족이나 지인을 잃은 것보다 더 큰 고통이 되었다는 사람이 다섯 명 중 한 명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두 가지 상실을 모두 경험한 사람 가운데 21%는 반려동물의 죽음이 더 견디기 힘들었다고 답했다.이는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이라고 여기는 인식이 단순한 애정 표현이 아니라 실제 정서적 경험과 맞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반려동물을 잃은 사람 가운데 약 7.5%는 ‘지속성 애도 장애’의 임상 기준을 충족했다. 이는 가까운 친구나 일부 가족 구성원을 잃었을 때 나타나는 비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누군가의 죽음으로 인한 비탄(비통)에는 분노, 부정, 안도, 죄책감, 슬픔 등 다양한 감정이 포함된다. 하지만 지속성 애도 장애는 훨씬 심각하다. 이는 ‘일상 기능에 뚜렷한 장애가 생길 정도로 사별 후 극심한 고통이 12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현재 이 진단은 인간의 사망을 겪은 경우에만 적용된다. 하지만 아일랜드 메이누스대학교 필립 하일랜드 교수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에 지난 14일(현지 시각) 발표한 이번 연구에선 사별 대상이 사람이든 반려동물이든 지속성 애도 장애 증상이 나타나는 방식에 측정 가능한 차이가 없음이 확인됐다.이번 연구는 영국 성인 975명을 대상으로 수행했다. 거의 모든 응답자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경험했다고 답했으며, 3분의 1(32.6%)은 반려동물의 죽음을 겪었다고 밝혔다. 이들 중 21.0%는 반려동물의 죽음을 가장 고통스러운 사별로 꼽았다. 전체 지속성 애도 장애 사례 가운데 8.1%는 반려동물 상실로 인한 것이었다. 반려동물을 잃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지속성 애도 장애를 겪을 확률이 27% 더 높았다.이 수치는 부모를 잃었을 때(31%)와 형제자매를 잃었을 때(21%) 사이에 해당하며, 가까운 친구나 다른 가족 구성원을 잃었을 때보다 높았다.“중요한 것은 ‘누가 죽었는가’가 아니라, 죽은 사람 또는 동물과 맺었던 관계의 질과 그 관계의 의미”라고 연구진은 짚었다.연구진에 따르면, 지속성 애도 장애의 주요 위험 요인 중 하나는 상실 이후 사회적지지가 부족한 경우다. 반려동물을 잃은 사람들은 주변의 이해를 충분히 받지 못한 채 힘든 시기를 보내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지속성 애도 장애로 발전할 위험이 커질 수 있다.연구 참여자 중 다수는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는 데 부끄러움과 수치를 느낀다고 답했다. 이는 고립을 초래하고, 상실을 제대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반려동물의 죽음에는 인간 사별과 다른 특유의 어려움도 따른다. 보호자가 안락사 결정에 관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에게는 마지막 순간까지 곁을 지켰다는 위안이 되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큰 트라우마가 되기도 한다. 특히 결정 과정에서 배제됐다고 느끼거나, 너무 이른 선택을 했다는 불안이 남을 경우 고통은 더 커진다. 이러한 외상적 상황 역시 지속성 애도 장애의 또 다른 위험 요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다만 이번 연구는 사회·문화적 환경이 다른 영국인을 대상으로 한 만큼, 국내 상황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 해야 한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해열과 진통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파라세타몰(상품명 타이레놀)을 임신 중 복용하더라도, 아이의 자폐증·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또는 지적 장애 발병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는 최신 연구 결과가 나왔다.이는 작년 9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타이레놀 주성분인 파라세타몰(미국과 캐나다에선 아세트아미노펜으로 부름)이 자폐아 출산 위험을 높인다며 임신부들에게 타이레놀을 복용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 같은 발언은 전 세계 임신부들을 긴장시켰다. 파라세타몰은 각국 보건 당국이 임신부의 두통이나 발열 완화를 위해 권장하는 거의 유일한 약물이기 때문이다.이에 영국 시티세인트조지런던대학교(City St George’s, University of London)의 산부인과 전문의 아스마 칼릴 교수 연구팀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검증하는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진은 이 주제를 다룬 기존 연구 43건에 대한 체계적 검토와 메타 분석을 통해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이 안전하다”는 결과를 얻었으며, 이를 학술지 에 16일(현지시각) 발표했다.연구진은 이번 결과에 대해 “현재까지 나온 증거에 대한 가장 엄밀한 분석”이라고 밝혔다. 특히 같은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의 건강 결과를 비교한 논문들을 검토했는데, 여기에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 평가를 받은 18세 미만 아동 26만 2852명, ADHD 평가를 받은 아동 33만 5255명, 지적 장애 평가를 받은 아동 40만 6681명이 포함됐다.칼릴 교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파라세타몰은 지침에 따라 복용하면 임신 중에도 여전히 안전한 선택지”라며 “파라세타몰은 통증이나 발열이 있는 임산부에게 우리가 1차 치료제로 권장하는 약물이기 때문에, 임산부들은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안전한 선택지가 여전히 있다는 점에서 안심해도 된다”라고 강조했다.이번 연구는 가장 우수하고 표준화된 기준을 적용한 ‘골드 스탠더드’ 연구로 평가된다.연구진은 “최고 수준의(골드 스탠더드) 검토 연구가 임신 중 파라세타몰 사용에 대한 모든 의구심을 종식하길 바란다”며, 심한 통증이나 발열이 있음에도 파라세타몰을 피하면 산모와 태아 모두가 이미 알려진 위험에 노출될 수 있고, 특히 치료되지 않은 산모의 발열은 큰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또한 문제의 질환은 파라세타몰보다 유전적 요인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연구진은 “자폐적 특성이 가족 내에서 유전되는 경향이 잘 알려진 점을 포함해, 가족적·유전적 요인이 이전에 관찰된 연관성을 설명하는 데 있어 파라세타몰의 직접적인 영향보다 더 그럴듯한 설명”이라고 논문에 썼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귀여운 외모 덕에 더욱 사랑받는 판다는 대나무라면 사족을 못 쓴다. 잡식성인 곰이지만 대나무가 먹이의 99%를 차지할 정도로 까다로운 입맛을 지녔다. 성체 곰은 하루에 약 13㎏의 대나무 잎이나 죽순을 먹어 치운다고 한다.대나무는 지구에서 가장 빠르게 자라는 식물이다. 일부 품종은 하루에 최대 90㎝까지 자란다. 보이는 모습과 달리 대나무는 나무가 아닌 벼과 식물이다. 그래서인지 사람도 먹는다. 하늘로 곧게 자라는 줄기와 달리, 우리가 먹는 것은 대나무 그 자체가 아니라 땅속에서 막 올라온 연한 싹, 죽순(竹筍)이다. 예로부터 동아시아 식탁에서 봄의 별미로 사랑 받아왔다. 명나라 때 출간된 의학서 본초강목에는 “맛이 달고 독이 없으며, 가래와 담을 제거하고 소화를 촉진한다”라고 죽순을 소개한다. 현대 과학은 죽순을 어떻게 평가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슈퍼푸드’의 가능성이 있다.영국 앵글리아러스킨 대학교 등이 포함된 국제 연구진은 죽순 섭취에 관한 모든 연구를 최초로 수집·분석한 리뷰 논문을 학술지 에 게재했다.왜 ‘죽순’인가연구진 주목한 대나무의 식용 가능한 어린 새싹, 죽순은 조직이 부드럽고 영양 밀도가 높다. 분석 결과, 죽순에는 풍부한 식이섬유, 낮은 지방 함량, 아미노산과 미네랄(칼륨·셀레늄 등), 비타민 B군과 항산화 성분이 고르게 들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또한 세포의 독성은 낮추고 생존력을 향상하는 성분도 포함됐다.혈당·콜레스테롤·장 건강에 긍정 신호동물실험과 제한적인 인체 연구를 종합하면, 죽순 섭취는 △혈당 조절 개선 △LDL(나쁜 콜레스테롤) 감소 등 지질 프로필 개선 △식이섬유에 따른 장 기능 활성화와 연관되는 결과가 관찰됐다. 이는 ‘본초강목’이 전한 “담을 없애고 소화를 돕는다”라는 설명과도 맞닿아 있다. 한의학에서의 담(痰)은 폐 속의 가래뿐 아니라, 몸속 진액이 정체돼 생긴 탁한 물질을 의미한다.날 것으로 먹으면 목숨 위험 …반드시 익혀 먹어야다만 연구진은 조리법을 강조한다. 죽순에는 자연적으로 시안화배당체가 소량 들어 있어, 날로 먹거나 덜 익히면 위험할 수 있다. 시안화배당체는 효소에 의해 분해되면 시안화수소(청산으로 불리는 맹독성 물질)를 생성하는 유독 성분이다.그렇다고 멀리할 필요는 없다. 충분히 삶거나 데치는 과정을 거치면 대부분 제거되기 때문이다. 우리 조상들은 과거부터 죽순을 삶거나 쪄 독성을 없앤 후 요리에 사용했다. 슈퍼푸드, 가능성은 ‘충분’…대규모 임상연구로 뒷받침 해야전문가들은 “죽순은 이미 아시아에서 안전하게 소비돼 온 식재료이며, 지속가능성과 영양 측면에서 세계 식단에 이바지할 잠재력이 크다”라고 평가한다.특히 “당뇨병과 심장병 같은 현대 건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라고 설명했다.다만 기준에 부합하는 대규모 인체 연구는 아직 부족해, 추가적인 고품질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꾸준한 유산소 운동이 뇌의 생물학적 나이를 더 젊게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12개월 동안 유산소 운동 권장량을 충족한 성인들은, 기존 활동 수준을 유지한 사람들에 비해 뇌가 거의 1년 더 젊어 보이는 상태를 보였다.미국의 비영리 의료 네트워크 어드밴트헬스(AdventHealth) 산하 연구기관 아드벤트헬스 연구소가 주도한 이번 연구는 ‘뇌 나이’(brain age)에 초점을 맞췄다. 연구진은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이 뇌 나이를 늦추거나 심지어 되돌릴 수 있는지 살펴봤다.여기서 말하는 뇌 나이는 MRI 기반 생체 지표로, 실제 나이에 비해 뇌가 얼마나 늙어 보이는지를 나타낸다. 이때 사용하는 지표인 뇌 예측 연령 차이(brain-predicted age difference·이하 뇌 PDA)는 개인의 뇌 영상(MRI 등)을 기반으로 추정한 ‘뇌 나이’에서 실제 나이를 뺀 값이다. 이 값이 클수록(양수) 뇌가 실제 나이보다 더 늙어 보이며, 뇌 노화가 빠르게 진행된 상태로 해석한다. 이전 연구들에 따르면, 뇌 노화는 신체·인지 기능 저하, 사망 위험 증가와 연관돼 있다.국제 학술지 ‘에 발표한 논문의 제1 저자인 데이터 과학자 루완 연구원은 “간단하고 가이드라인에 맞춘 운동 프로그램만으로도 단 12개월 만에 뇌가 측정 가능할 정도로 더 젊어 보이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많은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뇌 건강을 어떻게 지켜야 할지 걱정하는데, 이 연구는 일상적인 습관에 근거한 희망적인 방향을 제시한다. 변화 폭은 크지 않지만, 뇌 나이가 1년 정도 젊어지는 것만으로도 수십 년에 걸쳐서는 중요한 의미가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연구 개요이번 임상시험에는 26~58세의 건강한 성인 130명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무작위로 중등도~고강도 유산소 운동 그룹과 기존 생활을 유지하는 대조군으로 참가자들을 나눴다.운동 그룹은 실험실에서 감독하에 주 2회·회당 60분의 유산소 운동을 했다. 각자 집에서 추가로 한 것까지 합쳐 주당 약 150분의 유산소 운동을 수행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미 스포츠의학회(ACSM) 등의 신체활동 지침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반면 대조군은 평소대로 생활했다.연구 시작 시점과 12개월 후 뇌 MRI 검사로 뇌 나이를 추정하고, 최대 산소 섭취량(VO₂peak)을 측정해 심폐 체력을 평가했다.주요 결과1년 후, 운동 그룹은 뇌 나이가 유의미하게 감소했지만, 대조군은 뇌 나이가 소폭 증가했다. 평균적으로 운동 그룹의 뇌-PDA는 약 0.6년 줄어들어 뇌가 더 젊어 보였다. 대조군의 뇌는 약 0.35년 더 늙어 보였다. 다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치는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두 그룹 간 뇌 나이 차이는 불과 12개월 만에 거의 1년에 달했고, 운동 그룹에 유리했다. 연구를 주도한 아드벤트헬스 연구소 및 피츠버그대학교 의대 소속 신경과학자인 커크 I. 에릭슨(Kirk I. Erickson) 박사(교신 저자)는 이렇게 설명했다.“1년 미만의 차이라고 해도, 기존 연구에 따르면 뇌 나이 ‘1년’ 차이는 이후 삶의 건강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생애 전반을 놓고 보면, 중년에 뇌를 더 젊은 방향으로 살짝만 이동시켜도 매우 중요할 수 있다.”운동이 뇌를 더 젊어 보이게 하는 기전운동은 심혈관 기능, 혈압, 체성분, 신경 가소성과 관련된 분자 등 뇌 건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지는 여러 요소를 개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연구진은 운동이 뇌 나이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를 살펴보기 위해 체력, 체성분, 혈압, 뇌유래신경영양인자(학습·기억·뇌의 적응 능력과 연관된 단백질) 수치 등 여러 요인을 분석했다. 운동이 체력을 개선하는 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이들 지표 중 어느 것도 뇌-PDA 변화를 통계적으로 설명하지 못했다.이에 대해 루완 연구원은 “의외였다. 체력이나 혈압 개선이 효과를 설명해 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며 “운동은 우리가 아직 포착하지 못한 다른 경로, 예를 들어 미세한 뇌 구조 변화, 염증 감소, 혈관 건강 혹은 다른 분자적 요인을 통해 작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시사점 및 한계이번 연구의 차별점은 주로 노년층을 대상으로 운동-뇌 연구를 수행한 기존 연구와 달리 성인 초기~중년기를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이 시기는 뇌 변화가 비교적 작지만, 예방 효과는 장기적으로 더 클 수 있는 구간이다.에릭슨 박사는 “30대, 40대, 50대에 개입하면 출발선에서 앞서갈 수 있다”며 “더 큰 문제가 나타나기 전에 뇌 노화를 늦출 수 있다면, 향후 인지 저하나 치매 위험을 늦추거나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한계도 있다. 연구진은 이번 시험이 건강하고 비교적 고학력자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해 일반화하기 어렵고, 뇌 나이 변화 역시 크지 않았다고 밝혔다. 운동으로 인한 뇌-PDA 감소가 실제로 뇌졸중, 치매 등 노화 관련 뇌 질환 위험 감소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하려면 더 큰 규모의 연구와 장기 추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그럼에도 명확하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 나이에 상관없이 뇌 나이를 더 젊게 만들 방법은 있다는 것이다.에릭슨 박사는 “이번 연구는 주당 150분 이상의 중등도~고강도 유산소 운동이라는 운동 지침을 따르는 것만으로도, 중년기부터 뇌를 생물학적으로 더 젊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뒷받침한다”라고 말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과학적으로 검증된 단일 생활 습관 중, 건강 전반에 가장 광범위하고 일관된 효과를 보이는 것이 운동이다.운동은 ‘저속 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근육 유지, 염증 억제, 미토콘드리아 기능 강화, 인슐린 감수성 향상, 뇌 가소성(뇌가 자극에 따라 구조적·기능적으로 변화하는 능력) 등 여러 노화 기전을 폭넓게 개선하는 가장 강력하고 검증된 개입이 바로 운동이다. 많은 사람이 운동의 중요성에 공감한다. 하지만 막상 실천하는 이는 의외로 많지 않다. 일부러 시간을 내고, 제대로 복장을 갖춰서 ‘정식’으로 해야 한다는 편견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건강과 체력 개선 효과를 보기 위해 필요한 운동량은 놀랄 만큼 적어 누구나 실현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뉴욕 타임스(NYT)에 따르면, 핵심은 ‘최소 유효 용량’(minimum effective dose) 훈련이라고 하는 접근법이다. 최소 유효 용량이란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최소한의 자극을 의미하며, 반드시 오래 하거나 자주 할 필요는 없다는 개념이다. 몇 분짜리 운동만으로도 충분히 강하게 수행한다면 근력과 체력, 전반적인 건강향상이 가능하다는 뜻이다.아주 짧은 근력 운동의 놀라운 효과최근 연구 들은 근력 운동의 중요성을 점점 더 강조한다. 수명 연장과 신체 건강은 물론 뇌를 더 젊게 유지하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2022년 호주 연구진의 대규모 관찰연구 메타분석에 따르면, 하루 몇 분 수준의 근력 운동을 하는 사람은 하지 않는 사람보다 전체 사망·심혈관질환·암 사망 위험이 유의미하게 낮은 경향을 보였다. 미국 예방의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Preventive Medicine) 게재한 분석 결과, 짧은 시간이라도 근력 운동을 하는 사람은 전혀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전체 사망 위험 15% 감소,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 19% 감소, 암 사망 위험 14% 감소세를 보였다. 주당 60분 안팎의 근력 운동에서 사망 위험 감소가 가장 컸다. 이를 하루 평균으로 환산하면 약 9~10분 수준이다.근육을 키우려 비싼 회비 내고 헬스장에 가지 않아도 된다.집에서 팔굽혀펴기(푸시업)나 스쿼트를 하는 것만으로도 근력을 향상할 수 있다. 단, 조건이 있다. 제대로 해야 한다.영국 신체활동 가이드라인 제정에 참여한 운동 생리학자 제임스 스틸 박사 연구팀은 2021년 대부분 근력 운동 초보자인 약 1만 5000명의 네덜란드 헬스클럽 회원을 분석했다. 이들은 주 1회·20분 운동(여섯 가지 동작을 5~6회 반복)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1년 만에 근력이 약 30% 증가했다.스포츠 과학자 안드룰라키스-코라카키스 박사는 근육이 거의 지칠 때까지(한두 번 더 할 수 있을까 없을까 하는 상태까지) 밀어붙인다면, 근육 군당 주 1회, 고강도 세트 1번만으로도 의미 있는 근력 향상이 가능하다고 NYT에 설명했다. 이는 초보자뿐 아니라 숙련된 운동선수에게도 해당한다.가벼운 중량을 여러 번 드는 것과 무거운 중량을 몇 번 드는 것 모두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자크 로빈슨 플로리다애틀랜틱대학교 박사후 연구원이 NYT에 말했다. 헬스 장비를 이용하든 맨몸으로 하든 모두 효과적이다.하루 5~10분 고강도 유산소 운동의 힘유산소 운동도 예외는 아니다.세계보건기구(WHO)는 주당 150~300분의 중등도 또는 75~150분의 고강도 유산소 운동을 하면서 근력 운동을 주당 2~3회 병행하라고 권고한다.중등도 유산소 운동은 숨이 조금 차지만 대화가 가능한 강도의 신체활동이다. 빠르게 걷기, 편안한 속도로 수영하기, 시속 약 16km 속도로 자전거 타기 등이다. 고강도 운동은 숨이 차서 짧은 문장조차 말하기 어려운 수준의 강도다. 달리기, 가파른 경사 또는 빠른 속도의 등산, 일정 구간 전력 질주 수영 등이 있다.최근 연구들은 이러한 WHO 지침보다 훨씬 적은 시간으로도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보고한다.피츠버그대학교 신체활동연구센터 책임자인 이덕철 교수 연구팀은 5~10분짜리 고강도 운동을 주당 총 30분 미만으로 하더라도 전체 사망 위험, 심근경색·뇌졸중 사망 위험이 유의미하게 낮게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다른 소규모 연구들도 비슷한 결과를 보여준다. 2016년 한 연구에서는 운동을 거의 하지 않던 남자들이 주 3회, 10분짜리 고강도 운동을 했을 때, 주 3회 45분 중강도 운동을 한 그룹과 동일한 수준으로 인슐린 저항성과 건강 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2020년 독일의 한 소규모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 앉아 있는 직업을 가진 비만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1분 고강도 운동을 5회 반복하는 훈련(최대 심박수의 80~95%)을 수행한 결과 3개월 만에 허리둘레 감소, 혈압 개선, 심폐 체력 향상이 나타났다. 반면 대조군은 변화가 없었다.결론: 매일 소량의 유산소 운동을 하고, 근력 운동은 주 몇 차례면 충분시설이 잘 갖춰진 곳에서 ‘제대로’ 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지만, 미리 계획을 짜고 시간을 내서 할 여건이 안 된다면 일상 속 활동의 강도를 높이는 것만으로도 체력을 키울 수 있다. 이를 ‘간헐적 고강도 생활 신체활동’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심박수가 오를 정도로 계단을 빠르게 오르거나, 걷는 속도를 조금 더 높이는 방식이다. 근력 운동도 이런 식으로 가능하다. TV를 보면서 스쿼트나 런지를 하고, 커피가 내려지는 동안 팔굽혀펴기를 하는 식이다.우리 몸은 원래 움직이도록 설계되어 있다. 현대인은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지나치게 길다. 조금의 운동도 반드시 보상이 따른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하는 것이 낫다. 일단 시작하고, 점차 시간과 강도를 늘려가면 된다. 저속 노화의 핵심은 완벽한 실천이 아니라, 중단하지 않는 자극이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남성의 성욕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사이에 가장 왕성하다는 게 통설이다. 하지만 이를 뒤집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남성의 성욕은 40세 전·후에 최고점에 달한다는 것이다.에스토니아 타르투대학교(University of Tartu) 연구진은 20세부터 84세까지의 자국 남녀 6만 7334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남성의 성욕은 20대 초반부터 꾸준히 증가하다 40세 무렵 정점을 찍은 뒤 서서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소 속도는 완만해 60세 이후에야 20대 남성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 됐다. 이 같은 결과는 30대 초반부터 테스토스테론이 점진적으로 감소하면서 성욕 또한 비슷한 하강 곡선을 그린다는 널리 퍼진 이론에 정면으로 도전한다.반면 여성은 전혀 다른 경로를 보였다. 여성의 성욕은 20대부터 30대 초반까지 가장 높았고, 이후 나이가 들수록 감소했으며 50세 이후 급격히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특히 주목할 만한 결과는 성인기 대부분에 걸쳐 남성의 성욕이 여성보다 현저히 높았다는 점”이라고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게재한 논문에서 밝혔다.연구진은 이어 “기존 연구에서도 남성이 여성보다 성욕 수준이 높다고 보고됐지만, 이번 연구는 연령대별 차이의 규모가 상당하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라고 덧붙였다.일반적으로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30대 초반부터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 따르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떨어졌음에도 성욕은 향후 약 10년간 더 증가하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남성 호르몬 외에 다른 요인이 작용함을 시사한다.연구진은 “남성이 중년기에 성욕의 정점을 찍는 것은 생물학적 노화 외에도 관계의 안정성 같은 요인이 예상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예를 들어 40대 남성은 안정적인 장기 관계(결혼 혹은 동거)를 유지할 가능성이 더 높으며, 이는 성생활의 빈도 및 친밀감 증가와 연관돼 있다”라고 연구진은 덧붙였다.성적 욕구에 대한 남성과 여성의 차이는 매우 컸다.분석 결과, 여성의 성욕이 가장 높은 20~30대 시기조차도 남성의 성인기 평균 성욕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남성의 성욕이 여성의 최고 수준보다 낮아지는 시점은 60세 이후에야 나타났다.다만 남녀 모두 개인차는 매우 컸다. 일부 여성은 남성보다 더 높은 성욕을 보고했으며, 양성애자가 가장 높은 성욕 수준을 보였다.관계 상태에 따라 차이도 있었다. 남성은 아내 또는 동거인과 함께 사는 경우 미혼 남성보다 성욕이 높았다. 반면 여성은 미혼의 성욕이 더 높았다.부모 역할과 가족 규모 역시 성적 욕망과 연결돼 있었으며, 그 양상은 성별에 따라 달랐다. 남성은 자녀가 있고, 가족 수가 많을수록 성욕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여성은 반대 현상을 보였다. 여성은 부모가 되면서 스트레스 증가와 호르몬 변화로 성적 욕망이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고, 자녀 수가 많을수록 정도가 조금 더 심했다.학력 수준에 따른 차이도 흥미로운 대목이다.학부 학위(대학 졸업)를 가진 참가자들이 가장 높은 성욕 점수를 보였다. 하지만 대학원 학위(석·박사)를 가진 이들은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는 교육 수준이 올라갈수록 성적 개방성과 욕망이 높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라 역설적 결과로 해석된다.한편, 이번 연구는 20만 명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성적 충동과 성에 대해 얼마나 자주 생각했는지 묻는 연구 프로그램인 에스토니아 바이오뱅크의 데이터를 활용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암은 여전히 많은 사람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이다. 그러나 의학의 발전과 함께 암 생존율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 국가에서 전체 암의 5년 생존율은 이미 70%를 넘어섰다.미국암학회(American Cancer Society)가 13일(현지 시각) 발표한 최신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암 진단을 받은 미국인의 70%가 최초 진단 후 최소 5년 이상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70년대 약 50% 수준이었던 생존율과 비교하면 큰 진전이다. 우리나라의 전체 암 평균 5년 생존율은 72.9%로 미국보다 더 높다.하지만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극히 낮은 생존율을 보이는 암이 있다. 췌장암이 대표적이다. 전체 암 생존율이 70%를 넘는 것과 달리, 췌장암의 5년 생존율은 한국 16.5%(2018~2022년), 일본 11.8%(2012~2015년), 미국 13%(2015~2021년)에 불과하다. 세 나라 모두에서 췌장암은 주요 암 가운데 5년 상대 생존율이 가장 낮은 암으로 꼽힌다.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와 2002년 월드컵 영웅 유상철을 각각 56세, 49세의 나이에 떠나보낸 것도 췌장암이었다. 배우 김영애와 패트릭 스웨이지, 흑인 음악의 거장 퀸시 존스, 20세기 최고의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 역시 같은 병으로 생을 마감했다.왜 췌장암은 유독 치명적인가?췌장암의 예후가 나쁜 가장 큰 이유는 발견이 늦고 치료가 어렵기 때문이다. 췌장은 몸속 깊은 곳에 있어 초음파 검사로도 관찰하기 어렵고, 혈액 검사는 정확도가 떨어진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흔히 ‘침묵의 암’으로 불린다. 주요 증상으로는 황달, 소변 색 변화, 지속적인 피로감, 복통, 체중 감소 등이 있다.췌장암은 암세포가 다른 장기로 퍼지기 전에 수술로 완전히 제거하지 않으면 치료가 거의 불가능한 암이다. 그러나 진단 시점에서 수술이 가능한 환자는 약 10~2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술이 어려운 경우에는 항암치료 등을 통해 생존 기간 연장과 증상 완화를 목표로 치료가 이뤄진다.노화와 췌장암, 그리고 ‘속도’췌장암은 단순히 운이 나빠 생기는 병이 아니다. 유전적 요인과 함께, 노화와 생활 습관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췌장암의 발병 원인 가운데 개인이 바꿀 수 없는 요인으로는 유전적 소인과 노화가 있다. 반면 흡연, 비만과 대사 이상, 만성 췌장염, 제2형 당뇨병, 음주, 그리고 붉은 고기·가공육·고온 조리 음식 위주의 식습관 등은 조절할 수 있는 환경적 요인이다.이는 ‘저속 노화’와 관련된다. 즉, ‘노화를 멈출 수는 없지만, 노화가 질병으로 이어지는 속도는 늦출 수 있다’라는 저속 노화의 핵심 메시지와 맞닿아 있다.“생활에서 위험 요인을 줄이는 게 최선”한성식 국립암센터 간담도췌장암센터 교수는 “췌장암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상에서 위험 요인을 피하는 것”이라고 작년 7월 동아일보에 말해다. 그는 “흡연은 췌장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므로 반드시 금연해야 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고지방·고열량 음식을 피하며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또 “췌장암 발생과 연관성이 있는 당뇨병이나 만성 췌장염 환자는 꾸준한 치료를 통해 위험 요인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구강 건강도 췌장암 예방에 중요구강 건강이 췌장암 위험과 연결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미국 뉴욕대학교 의대 연구팀은 구강 내 유해 세균과 곰팡이가 침을 통해 췌장으로 이동해 염증을 일으키고, 췌장암 발병 위험을 최대 3.5배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작년 미국 의사협회 저널 종양학(JAMA Oncology)에 발표했다. 특히 잇몸병을 일으키는 미생물 27종이 구강 내에서 과도하게 증식할 경우, 췌장암 발생률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진은 “양치질과 치실 사용은 잇몸병 예방을 넘어 암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며“입속 세균은 단순한 위생 문제가 아니라 전신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저속 노화 관점에서 본 췌장암췌장암은 여전히 치명적인 암이지만, 동시에 노화와 생활 습관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기도 하다.흡연을 피하고, 체중과 혈당을 관리하며, 술을 줄이고, 식습관과 구강 위생을 개선하는 일상적 선택은 단기간에 눈에 띄는 효과를 주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선택들이 차곡차곡 쌓여 질병으로 이어지는 노화의 속도를 늦추는 것, 이것이 바로 저속 노화의 핵심이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설탕의 단맛은 포기하기 어려운 매력을 가졌지만 건강에는 해롭다. 그래서 설탕 특유의 맛을 유지하되 비만·당뇨병·충치 등의 위험을 줄이려는 시도가 100년 동안 이어져 왔다. 사카린 같은 초기 감미료부터 스테비아 같은 최신 대안까지 잇따라 등장했지만 목표를 완전히 충족시키지는 못했다. 맛은 2% 부족했고, 장기적 안전 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미국 터프츠대학교 연구진이 자연에 극미량만 존재하는 희귀 당류 ‘타가토스(tagatose)’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생합성 기술을 개발하면서, 차세대 설탕 대체재로서 타가토스가 주목받고 있다. 국제 학술지 에 논문을 발표한 연구진은 “타가토스는 설탕과 매우 비슷한 맛을 내면서도,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은 줄이고 추가적인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라고 주장한다. 타가토스란 무엇인가?타가토스는 포도당, 과당, 자당처럼 우리가 흔히 먹는 당류와 구조가 비슷한 자연 유래 희귀 당이다. 우유 속 락토스가 열이나 효소 작용으로 분해될 때나, 사과·오렌지·파인애플 같은 일부 과일에서 아주 소량 발견된다. 하지만 자연 상태에서는 전체 당류의 0.2%도 채 되지 않을 정도로 희귀하다.이 때문에 지금까지 타가토스는 식품에서 직접 추출하기보다는 공정을 통해 제조했으나 생산 비용이 많이 들어 널리 사용하지 못했다. 터프츠대 연구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유전자 조작 대장균을 활용해 포도당을 타가토스로 전환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박테리아 안에 특정 효소를 넣어 일종의 ‘미니 공장’처럼 작동하게 한 것이다. 이 방식의 수율은 최대 95%에 이른다. 이는 기존 제조 방식의 수율( 40~77%) 대비 크게 향상된 수치이며, 비용 면에서도 훨씬 효율적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타가토스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타가토스의 가장 큰 장점은 설탕과 맛이 매우 비슷하면서도, 몸에 가해지는 부담은 덜 한다는 점이다.단맛은 설탕의 약 92% 수준으로 큰 차이가 없다. 반면 열량은 설탕의 약 40% 수준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혈당과 인슐린 수치에 미치는 영향이 설탕보다 훨씬 적다. 소장에서 일부만 흡수되고 대부분은 대장에서 발효되기 때문이다.타가토스는 구강 건강에도 긍정적일 수 있다. 충치를 유발하는 박테리아의 먹이가 되는 설탕과 달리, 타가토스는 일부 유해 세균의 성장을 억제하는 것으로 보인다. 연구에 따르면 구강과 장내에서 유익균을 돕는 프로바이오틱 효과가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음식을 조리할 때도 설탕과 유사하게 작동한다. 설탕처럼 갈색화되고, 제빵·요리에 필요한 ‘부피감’도 제공한다. 설탕의 부피감이란 음식의 형태, 질감, 구조를 만드는 역할을 의미한다.이 때문에 타가토스는 소량으로 강한 단맛을 내는 인공감미료와 달리, 단맛을 내는 동시에 음식의 양과 질감까지 제공할 수 있어 설탕을 대체하는 ‘벌크 감미료’로 평가된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타가토스를 ‘일반적으로 안전한 물질(GRAS)’로 분류한다. 이는 소금·식초·베이킹소다와 같은 등급이다.다른 감미료와 무엇이 다를까?아주 소량으로 강한 단맛을 내는 인공감미료(아스파탐, 사카린, 수크랄로스, 아세설팜K)나 자연에 존재하는 당을 원료로 삼아 공업적으로 제조한 당알코올(에리스리톨, 자일리톨, 소르비톨, 만니톨)은 혈당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장내 불편감이나 장기적 건강 영향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최근 연구들은 감미료와 인지 건강의 연관성에 주목하고 있다.지난해 12월, 미국 신경과학회 공식 의학 저널인 ‘신경학’(Neurology)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브라질 상파울루대학교 연구진은 평균 연령 52세의 성인 1만2772명을 대상으로 7가지 감미료의 영향을 분석했다. 조사 대상은 △아스파탐 △사카린 △아세설팜K △에리스리톨 △자일리톨 △소르비톨 △타가토스였다.그 결과, 감미료 섭취량이 가장 많은 그룹은 가장 적게 섭취한 그룹보다 전반적인 사고력과 기억력이 62% 더 빠르게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뇌 노화가 약 1.6년 더 빠르게 진행되는 것과 같은 수준이다.이 중 타가토스만 유일하게 인지 기능 저하와 유의미한 관련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타가토스가 다른 감미료와 달리 소장에서 20~30%만 흡수되고 나머지는 대장에서 미생물들에 의해 발효되는 특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소장에서 흡수율이 낮으면 혈당과 인슐린 저항성을 급격히 올리지 않는다. 이에 따라 뇌혈관 손상, 인슐린 저항성, 대사 스트레스와의 연관성이 낮아진다. 아울러 대장에서 장내 미생물들에 의해 분해 될 때 단쇄지방산이 생성되는 데, 이는 장 점막 보호, 전신 염증 감소, 인슐린 감수성 개선과 관련 있다. 뇌-장 축(gut-brain axis)을 통한 신경 보호 효과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완벽한 설탕 대체재’일까?가능성은 있지만 아직은 모른다. 타가토스에 대한 장기적 대규모 인체 연구는 아직 제한적이며, 과도한 섭취 시 다른 당류와 마찬가지로 소화 불편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현재까지의 연구를 종합하면 타가토스는 맛, 조리 특성, 혈당 영향, 인지 건강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균형 잡힌 감미료로 평가된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통풍은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고 표현할 만큼 극심한 관절 통증을 유발한다. 통풍은 요산이 과도하게 쌓이면서 관절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인데, 음주는 통풍의 대표적인 악화 요인이다.성별에 따라 통풍 위험을 높이는 주종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남성은 소주, 여성은 맥주가 각각의 요산 수치 상승에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본부 강미라 교수와 의학통계센터 김경아 교수·홍성준 박사, 강북삼성병원 류마티스내과 안중경 교수 공동 연구팀은 알코올 섭취량이 같더라도 성별, 술의 종류, 음주 방식 등에 따라 요산 수치 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통풍은 혈액 내 요산이 몸 밖으로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몸 안에 과도하게 쌓여서 생기는 염증성 질환이다. 음주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이렇다. 알코올은 신장에서 요산이 소변으로 배출되는 것을 방해한다. 특히 과음을 하면 혈중 요산 농도가 급격히 올라갈 수 있다. 특히 맥주에 많은 퓨린은 체내 대사를 거쳐 요산으로 전환되며, 알코올 대사 과정 자체도 요산 생성을 늘린다. 소주와 위스키 같은 증류주도 맥주보다는 퓨린 함량이 낮지만 요산 배설 억제 효과 때문에 통풍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 연구에 따르면, 위험도는 맥주, 증류주, 와인 순이다.대한의학회지(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최근호에 발표한 이번 연구는 2011년 1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삼성서울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1만 7011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분석 결과 소주·맥주·와인 모두 음주량이 증가할수록 혈중 요산 수치가 상승하는 것으로 타났다.다만 요산 농도 증가와 더 강하게 연관된 술의 종류는 성별에 따라 달랐다.남성은 소주를 마실 때 요산 수치 상승이 두드러졌다. 하루 소주 반 잔 정도의 음주에도 그 위험이 커졌다.반면 여성은 맥주 섭취가 요산 수치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연구진은 맥주와 소주는 와인에 비해 한번 음주 시 더 많은 양을 마시기 때문에 요산 상승에 미치는 ‘양적 효과’가 더 큰 것으로 해석했다.선호하는 술의 종류에 따라 함께 섭취하는 음식의 특성이 다른데, 이 역시 요산 수치 상승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 분석됐다.남성은 주로 소주 또는 여러 주종을 섞어 마시는 사람일수록, 여성은 주로 맥주를 마시는 사람일수록 단백질 함량이 높은 음식을 더 많이 섭취하는 경향을 보였다.강미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히 술의 양이 아니라, 한국 특유의 술과 음식의 조합 특성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통풍이나 고요산혈증 환자 교육 시 성별과 음주 습관, 음식 선택까지 고려한 맞춤형 생활 지도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안중경 교수는 “요산 수치가 높은 환자에게 무조건 금주를 권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이번 연구는 성별에 따라 어떤 술과 어떤 음식 조합을 주의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해, 임상 현장에서 실질적인 생활습관 교정 가이드로 활용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잘 안 빠지는 뱃살, 하루 10분 운동으로 빼는 비법’, ‘내장지방 집중 제거하는 다섯 가지 식품’다이어트 광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구다. 이는 사실일까?과학은 이런 주장에 고개를 젓는다. 특정 부위, 특히 배에 낀 지방만 골라서 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임무’이기 때문이다.뱃살만 뺄 수 있다는 주장이 왜 과학적으로 성립하기 어려운지 지 BBC 사이언스 포커스의 관련 보도를 바탕으로 재정리했다.지방은 모두 나쁘다는 오해우리 몸의 지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하나는 피하지방이다. 피부 바로 아래에 있는 지방으로, 엉덩이·허벅지·팔 등에 많이 분포한다. 체온을 유지하고 외부 충격을 완화하는 쿠션 역할을 한다. 우리 몸은 남는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어야 한다. 피하지방이 그 역할을 한다. 일정 수준의 피하지방은 건강에 꼭 필요하다.문제는 내장지방이다. 이는 배 안쪽 깊숙한 곳에서 간·췌장·심장 같은 장기 주변을 둘러싸고 쌓인다. 겉으로 보이는 뱃살은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이 섞여 나타난 결과다. 뱃살이 두툼할수록 내장지방이 많을 확률이 높다.왜 내장지방이 위험할까?내장지방은 단순히 외모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건강과 직결되는 지방이다.내장지방은 혈당을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져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염증 물질을 더 많이 분비한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지방산을 혈액으로 방출해 당뇨, 심혈관 질환, 대사증후군 위험을 키운다.의료계에서는 체중보다도 허리둘레와 허리-엉덩이 비율을 중요한 건강 지표로 본다. 줄자를 사용해 엉덩이의 가장 넓은 부분과 허리의 가장 잘록한 부분을 재고, 허리둘레를 엉덩이둘레로 나눈 값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허리-엉덩이 비율은 남성 0.90 미만, 여성은 0.85 미만이 건강한 범위로 권고된다(여성은 신체 구조상 엉덩이가 더 넓어 기준값에 차이가 있다).뱃살, 집중 공략하면 빠질까?그렇다면 복부 지방만 집중적으로 줄이는 것이 가능할까?결론부터 말하면 그건 본인의 의지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지방이 어디에 쌓이고, 어디부터 빠지는지는 개인이 선택할 수 없다.지방의 분포는 성별, 호르몬, 나이, 유전적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실제로 허리-엉덩이 비율과 관련된 유전자만 300개 이상 발견됐다. 누군가는 살이 찌면 배부터 나오고, 누군가는 허벅지나 엉덩이에 먼저 쌓이는 데, 이는 개인마다 타고난 특성이다. 바꿔 말하면,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체형과 지방 분포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뱃살을 빼는 것이 남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 ‘뱃살 제거 비법’ 광고의 함정그런데도 뱃살 제거 비법이 끊임없이 등장하는 이유는 간단하다.체중이 줄면 자연스럽게 복부 지방도 함께 줄어든다. 특정 부위의 지방만 빠지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뱃살 제거 비법’ 광고는 뱃살 감소를 집중 부각해 소비자를 현혹한다. 체중이 줄어 전신의 지방이 함께 감소한 것인데, 유독 배가 들어간 것을 강조한다. 그러면 사람들은 “이 방법이 뱃살에 효과가 있다”고 느낀다. 하지만 실제로는 팔, 다리, 얼굴, 엉덩이 지방도 함께 빠진 결과다.즉, 뱃살만 빠지는 것처럼 보일 뿐, 특정 부위를 겨냥한 감량은 아니다.특정 영양소를 끊으면 뱃살이 더 잘 빠질까?저탄수화물 식단이나 키토제닉 다이어트처럼 특정 영양소, 특히 탄수화물을 제한하면 뱃살이 빠진다는 주장도 있지만 특정 부위의 지방을 더 많이 줄일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는 거의 없다. 전체적인 체지방 감소 효과는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내장지방도 함께 감소한다.운동도 만능은 아냐체중 감량의 핵심은 단순하다. 섭취 칼로리보다 더 많은 열량을 소모하는 것이다. 운동을 통해 에너지 소비를 늘리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어떤 운동도 뱃살만 골라서 줄이지는 못한다.예를 들어 뱃살을 빼기 위해 복근 운동에 집중하더라도 기대하는 효과를 얻기 어렵다. 운동은 특정 부위의 근육을 단련해 체형을 바꿀 수는 있지만, 지방 분포 자체를 조정하지는 못한다. 뱃살을 빼려고 윗몸일으키기만 하는 것보다 전신을 고르게 움직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연구에 따르면 내장지방을 포함한 체지방 감소에는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다.간헐적 단식도 마찬가지다. 섭취 열량이 줄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내장지방만을 선택적으로 줄인다는 근거는 거의 없다.현실적인 결론내장지방이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은 명확하다. 하지만 내장지방만 따로 빼는 지름길은 없다.현실적인 해법은 단 하나다. 전체 체중을 줄이면 내장지방도 함께 줄어든다는 것이다.꾸준한 운동과 지속 가능한 식습관을 통한 체중 감소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유일한 내장지방 감소 방법이다. 2025년 미국 의사협회 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실린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과일, 채소, 통곡물, 콩류, 견과류, 올리브유 섭취를 중심으로 하고, 생선·가금류·달걀·유제품은 적당히, 붉은 고기와 단 음식은 되도록 적게 먹는 지중해식 식단과 함께 신체활동을 활발히 하는 것이 내장지방을 포함해 체지방 증가를 억제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The Odyssey)는 2026년 가장 기대를 모으는 영화 중 하나다. 할리우드 스타 맷 데이먼(55)은 이 작품에서 고대 그리스 전사를 연기하기 위해 몸무게를 크게 줄이고 탄탄한 근육질 몸매를 만들었다. 그는 십대 이후 가장 마른 몸 상태로 영화를 촬영했다고 밝혔다.데이먼은 최근 NFL(프로 미식축구 리그) 스타 출신 제이슨 켈시와 트래비스 켈시(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약혼자) 형제가 진행하는 팟캣스트 ‘뉴 하이츠’(New Heights)에 출연해, 놀란 감독으로부터 “마르면서도 강한 모습이어야 한다”라는 주문을 받았다고 말했다.그는 “평소 체중이 84에서 91㎏ 사이였는데, 영화 촬영 내내 76㎏을 유지했다”며 “고등학생 때 이후 이렇게 가벼웠던 적이 없었다. 엄청난 운동과 아주 엄격한 식단 관리가 필요했다”라고 설명했다.데이먼은 체중 감량의 핵심으로 글루텐을 완전히 끊은 식단을 꼽았다. 그는 담당 의사와 상의한 뒤 글루텐 프리 식단을 실천했다고 말했다.“글루텐을 끊었다. 완전 글루텐 프리로 살고 있다. 글루텐 없는 맥주도 찾았다. 글루텐을 안 먹은 지 너무 오래돼서 맛이 좋은지조차 모르겠다. 그게 오히려 좋은 신호다.”데이먼은 극사실주의를 고집하는 놀란 감독이 상상한 그리스 신화 속 영웅 오디세우스의 외모를 거의 완벽하게 표현한 것 같다. 하지만 그런 몸을 만들기 위해 선택한 글루텐 프리 식단이 다이어트에 효과적인지는 불분명하다.글루텐은 무엇이고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글루텐은 밀, 보리, 호밀에 자연적으로 들어 있는 글리아딘과 글루테닌으로 이뤄진 단백질 복합체다. 글루텐은 발효과정에서 생기는 가스를 잡아 반죽이 부풀어 오르게 하고, 가열하면 구조가 고정돼 빵이나 면의 식감을 쫄깃하게 만든다. 빵, 제과류, 파스타, 시리얼 등이 대표적 글루텐 함유 식품이다.글루텐은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지만, 셀리악병이나 글루텐 민감성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해롭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셀리악병 환자의 경우 글루텐 섭취가 자가면역 반응을 유발해 소장을 손상시킨다. 증상은 소화기 문제부터 성장·발달 장애까지 다양하며, 두통, 피로, 여성의 생식 문제 등 전신 증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비(非)셀리악 글루텐 민감증은 신체 손상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글루텐을 섭취했을 때 복통이나 설사 같은 불편 증상이 나타난다. 글루텐 프리 식단은 이러한 질환의 증상 완화·치료를 위해 개발됐다. 역대 최고의 남자 테니스 선수로 평가받는 노바크 조바코치가 이 식단으로 전성기를 맞은 것은 유명한 일화다. 조코비치는 글루텐 섭취 후 신체 이상을 겪었고, 의료진과의 상담 끝에 글루텐 프리 식단을 시작한 뒤 경기력이 크게 향상됐다고 알려져 있다.일부 연구에서는 글루텐 프리 식단이 편두통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2013년 연구에서는 셀리악병과 편두통의 연관성이 제시됐으며, 셀리악병이 없더라도 글루텐 민감성이 있는 사람에게서 글루텐이 편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글루텐 프리 식품은 의학적으로 글루텐을 먹을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개발됐다. 그러나 이러한 의학적 문제가 없다면, 막연히 건강이나 소화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글루텐을 끊으면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글루텐 프리 제품을 일반인이 섭취했을 때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 오히려 일반 식품보다 칼로리·당류·지방 함량이 더 높은 경우도 있다. 글루텐 프리 제품은 대부분 밀, 호밀, 보리와 같은 글루텐 함유 곡물을 사용하지 않아 다량 영양소, 미량 영양소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글루텐이 없어 식감과 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 설탕이나 지방, 전분을 더 많이 첨가하는 경우가 많다. 글루텐 프리 식품에 흔히 쓰이는 쌀·감자·옥수수 전분은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정제 탄수화물로, 단백질·지방·식이섬유·미량영양소 거의 없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섭취해도 포만감은 낮고 혈당을 빠르게 올려 인슐린 분비를 크게 자극할 수 있으며, 이런 식품을 자주 섭취할 경우 비만과 당뇨 위험이 커질 수 있다.글루텐 프리 식단은 일부 사람들에게 필요하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필요가 없는 일반인의 경우, 글루텐 프리 식단이 특별이 건강상 이점을 제공한다는 근거가 부족하다. 오히려 선택하는 식품에 따라 영양 균형에 불리할 수 있다.따라서 개인의 건강 상태에 맞게 식단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전 세계는 마스크 대란을 겪었다. 바이러스가 공기를 통해 전파된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마스크는 생존을 위한 필수품으로 여겨졌다. 매년 찾아오는 독감 역시 공기 전파 가능성이 강하게 의심되며, 겨울마다 마스크 착용이 일상이 됐다.그런데 최근 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연구진의 연구 결과는 독감의 공기 전파가 특정 조건에서는 매우 제한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핵심은 간단하다.감염자와 같은 공간에 있다고 해서 반드시 독감이 옮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기침이 독감의 공기 전파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지목됐다.독감 환자들과 2주간 함께 지냈지만 감염자는 ‘0명’연구진은 이미 독감에 걸린 평균 나이 21세의 대학생 5명과 30대 중반의 건강한 성인 11명을 대상으로 볼티모어 인근 호텔의 격리된 한 층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2주 동안 서로 가까이 앉아 마주 보며 대화를 하고, 요가나 스트레칭 같은 신체활동을 통해 일상적인 접촉이 이뤄졌고, 독감 환자가 만진 태블릿 PC, 펜, 마이크 같은 물건도 함께 사용했다.결과는 의외였다.실험 기간 14일 동안 추가로 독감에 걸린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연구진은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공기 전파의 가장 큰 요인은 ‘기침’독감에 걸린 학생들의 코에서는 바이러스가 다량 검출됐다. 하지만 이들은 기침을 거의 하지 않았다. 즉, 몸속에 바이러스가 많더라도 기침을 통해 공기 중으로 뿜어내지 않으면 전파 가능성은 크게 낮아진다는 것이다.연구진은 “독감 전파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요인은 기침”이라고 강조했다. 독감 환자가 기침을 거의 하지 않는다면 바이러스 공기중으로 배출될 확률이 낮아 공기 중 바이러스 농도는 낮게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환기 또한 강력한 방어 수단또 하나의 중요한 요인은 환기와 공기 흐름이었다. 실험이 진행된 공간은 난방기(히터)와 제습기 덕에 공기가 끊임없이 섞이고 순환했다. 이 과정에서 공기 중에 떠도는 적은 양의 바이러스는 빠르게 희석됐다.이에 연구진은 “공기 흐름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과 아주 가까이, 얼굴을 마주 보고 있는 상황이 가장 위험하다”라고 지적했다. 마스크는 언제 꼭 필요할까?언뜻 보면, 굳이 마스크를 써야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하지만 마스크는 여전히 유용하다. 특히 기침을 하는 감염자가 있다면, 마스크는 가장 확실한 보호 수단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특정 조건, 즉 기침이 거의 없고 환기가 잘 되는 실내에서는 동일 공간에 머물더라도 독감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매우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반대로 독감 환자가 기침을 하거나 환기가 잘 안되는 공간이라면 공기 전파 위험이 커질 수 있다.독감 예방을 위한 현실적인 해법이번 연구에 따르면,같은 공간에 독감 환자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기침이 독감 전파의 핵심 요인이다. 기침하는 사람이 있다면 마스크 착용이 필수다.환기와 공기 흐름 또한 강력한 예방 수단이다. 연구진은 “공기를 순환시키는 동시에 정화하는 휴대용 공기청정기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기침하는 감염자와 근접 접촉 상황에서는 환기만으론 부족할 수 있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에 7일(현지 시각) 게재됐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조류 인플루엔자(AI) 영향으로 달걀값이 치솟고 있다. 축산유통 정보 ‘다봄’에 따르면 11일 대형 마트 기준 특란(60~67g) 30구(한 판)의 평균 소비자 판매가는 7999원으로 1년 전 6510원보다 22.9% 더 높다.달걀이 귀한 몸이 되면서 조금 오래 된 달걀을 먹어도 될지 버려야 할지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다. 유통기한이 다 된 달걀을 한꺼번에 삶아 두면 더 오래 먹을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하는 경우도 있다.먼저 알아야 할 개념은 유통기한이다. 유통기한은 판매자가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는 기한이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대부분의 계란은 세척 계란이며, 냉장 보관을 전제로 포장일로부터 30~45일이다. 미세척란은 상온에서 포장일로부터 30일이다. 계란의 난각번호 첫 네 자리 숫자가 산란일을 나타내므로 유통기한을 추정할 수 있다. 더욱 신경 써야 할 것은 소비기한이다. 소비자가 실제로 안전하게 식품을 섭취할 수 있는 기한을 가리킨다. 일반적으로 유통기한이 지난 후에도 16~25일 정도 냉장 보관한 계란은 안전하다고 본다. 소비기한은 대개 계란 포장지에 표기돼 있다.계란, 삶으면 오히려 안전 섭취 기간 짧아져소비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계란을 삶아 보관하면, 오히려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기간이 더 짧아진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계란 껍질에는 수천 개의 미세한 구멍(기공)이 있어 공기와 수분이 드나든다. 블룸(bloom) 또는 큐티클(cuticle)이라고 부르는 자연 보호층이 이 구멍들을 막아줌으로써 세균이나 오염균이 껍질 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줄여주고 수분 증발을 억제한다. 이 보호막은 암탉이 계란을 산란하기 직전 표면을 코팅해 형성된다. 하지만 계란을 삶는 과정에서 이 보호막이 제거되거나 손상돼 미생물이 더 쉽게 내부로 침투할 수 있다. 또한 삶는 과정은 달걀 내부 단백질을 응고시키는 동시에 내부 효소나 항균 구조 일부를 파괴할 수 있다. 삶는 과정 자체는 계란에 존재할 수 있는 식중독 원인균 살모넬라균을 제거해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이후 보관 단계에서는 보호막이 사라져 오히려 보관 안전 기간이 짧아진다.미국 식품의약청(FDA)은 삶은 계란은 2시간 이내 냉장 보관하고 늦어도 1주일 안에 섭취하라고 권고한다.물을 활용한 신선도 확인 방법소비기한을 알 수 없고, 산란 일자가 오래돼 안전이 의심된다면 물을 활용해 간단히 테스트 할 수 있다.그릇에 계란이 완전히 잠길 만큼 찬물을 받아 계란을 넣어본다. 바닥에 가라앉되 옆으로 누우면 매우 신선한 상태다. 가라앉기는 하지만 수직으로 선다면 약간 오래되긴 했으나 먹어도 안전한 수준이다. 하지만 완전히 떠오르면 너무 오래돼 먹기 어려운 상태이므로 버려야 한다. 계란이 물에 뜨는 이유는 내부 수분 손실로 인한 밀도 감소와 공기 증가 때문이다. 달걀은 오래될수록 껍질의 기공을 통해 수분과 이산화탄소가 빠져나가고, 그 자리를 외부 공기가 채우면서 껍질과 내용물 사이의 공기주머니(기실)가 점점 커진다. 이 기실이 충분히 커지면 달걀의 평균 밀도가 물보다 낮아져 물에 뜨게 된다.냉장고 선반 맨 아래 칸 가장 깊숙이 보관계란은 매장에서 구입해 집으로 가져온 즉시 냉장(4~5℃ 이하) 보관해야 한다. 냉장고의 가장 차가운 부분 즉, 선반 맨 아래 칸 가장 깊숙한 곳에 둬야 한다.매장에서 구입한 계란은 실온에서 2시간 이상 두면 안 된다. 박테리아 증식과 살모넬라균 감염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계란에 있는 박테리아는 실온에서 빠르게 증식할 수 있다. 냉장고에 있던 달걀을 상온에 두면 껍데기에 물방울이 맺히는 응결 현상이 생겨 주변에 있던 박테리아가 달걀 표면으로 이동해 더 쉽게 퍼질 수 있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김치가 미국민을 위한 식이 지침 최신판에 포함됐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개정 발표한 ‘미국인을 위한 식이 지침(2025∼2030)’의 장 건강 항목에는 장내 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의 다양성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발효식품인 김치, 독일식 양배추절임인 사우어크라우트, 우유나 양젖 발효 음료인 케피어, 일본식 된장인 미소 등 발효식품을 채소나 고섬유질 식품과 함께 섭취하라고 권고했다. 5년 주기로 발표하는 미국인을 위한 식이 지침에 김치가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마이크로바이옴이란 우리 몸, 특히 장(臟)에 살고 있는 수조 마리의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 미생물 군집의 총칭이다. 이들은 단순히 공존하는 존재가 아니라 우리 몸의 기능을 함께 수행하는 공동체에 가깝다.장내 유익 미생물의 비중과 개체 다양성을 유지하는 것이 소화기관뿐 아니라 뇌, 면역, 대사 기능 등 전신의 건강에 중요하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김치 같은 발효식품이 도움이 되는 이유는 유익균(프로바이오틱스) 자체를 함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성분(프리바이오틱스)도 함께 들어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특히 김치는 배추, 무, 마늘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를 기반으로 하고, 자연 발효 과정에서 다양한 유산균이 생성되며, 이 유산균들이 장내 환경을 더 다양한 반응으로 자극해 마이크로바이옴의 다양성을 키우는 식품으로 평가된다.세계김치연구소에 따르면 김치 담금 초기에는 유산균이 1g당 10만 마리가량 존재하지만, 숙성되면 1억 마리 이상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김치에 포함된 특정 젖산 박테리아가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만성 염증이 비만부터 신경퇴행성 질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환과 연관되어 있다.한편 새로운 식이 지침에서는 단백질 섭취량을 체중 1㎏당 1.2~1.6g으로 대폭 상향했다. 이는 기존 일일 단백질 섭취량 0.8g/kg의 최대 두 배 분량이다.이어 붉은 고기·전지방(full-fat) 유제품·버터 등을 건강한 지방과 동일 선상에 배치했다. 식물성 기름뿐 아니라 버터나 소기름 같은 동물성 지방도 조리용으로 쓸 수 있다고 밝혔다. 새 지침은 미국인이 섭취하는 열량의 55%를 차지하는 포장 베이커리 제품, 짭짤한 스낵 등 초가공 식품과 정제 탄수화물 식품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음주 기준도 바꿨다.기존에는 남성 하루 두 잔(맥주 355㎖ 2캔), 여성 한 잔을 안전한 수준으로 봤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에선 이를 폐기하고 “건강을 위해 술을 덜 마시라”는 포괄적 권고로 대체했다. “가능하면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는 의미다. 이는 단 한방울의 알코올도 암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최근 연구 결과들을 반영한 것으로 여겨진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엘리베이터나 대신 계단을 몇 개 층만 올라도 숨이 차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겪는다. 나이가 들수록, 운동량이 줄수록 이런 느낌은 더 흔해진다. 이는 걱정해야 할 일일까?전문가들은 “대부분은 정상적인 반응이지만, 특정 증상이 동반된다면 건강 이상 신호일 수 있다”라고 조언한다.계단 오르기는 평지를 걷는 것보다 훨씬 많은 힘과 산소가 필요하다. “계단을 오를 때 몸을 들어 올리는 동작은 스쿼트나 런지 자세를 취하는 것과 같다. 그냥 걷는 것보다 훨씬 힘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라고 미국 메이오 클리닉의 운동·체력 전문가 칼 에릭슨이 허프 포스트에 말했다. 계단 한두 층을 오른 뒤 숨이 차고 심장이 빨리 뛰는 것은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이며 보통 1~2분 이내에 호흡이 가라앉는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그는 설명했다.특히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긴 중년층이라면 계단 한 층을 오르는 것만으로도 숨이 찰 수 있다.문제는 ‘변화’다. 예전에는 괜찮았는데 최근 들어 계단을 오를 때 유독 숨이 차거나, 숨 가쁨이 점점 심해진다면 가볍게 넘기지 말아야 한다. 특히 “계단을 오른 뒤 3분 이상 호흡이 가빠진 상태가 지속된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또한 숨이 가빠지는 것과 함께 가슴 통증, 두통, 어지럼증, 시야 변화 등이 동반된다면 반드시 의사와 상담해 볼 문제라고 루이빌대학교 병원 스포츠의학 전문의 캐서린 폴기어스가 말했다. “사람들이 ‘아, 큰일 났다, 죽는 거 아니야’라고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내가 그냥 체력이 안 좋아서 그래’라고 넘겨버리는 것도 피해야 한다”라고 그녀는 덧붙였다.이러한 증상들을 심장 질환, 폐질환, 빈혈,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등과 관련돼 있을 수 있다. 흡연자나 비만, 만성 질환이 있는 사람일수록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전문가들은 “숨이 찬다는 사실 자체보다, 얼마나 빨리 회복되는지가 중요하다”라고 말한다. 계단을 오른 뒤 1~2분 정도 숨이 차는 것은 괜찮지만, 일상적인 활동에서 예전보다 운동 능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면 검사가 필요하다.반대로 특별한 이상 증상 없이 장바구니를 들고 3~4층을 오를 수 있다면 전반적인 심폐기능과 근력이 양호하다는 긍정적인 건강 지표가 될 수 있다. 가슴 통증, 두통, 시야 변화 같은 이상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어느 정도 숨이 차는 것은 큰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다.만약 숨이 가빠지는 것이 걱정된다면 생활 속에서 천천히 체력을 키우는 것이 도움이 된다. 평소 아파트, 회사, 지하철역에서 계단을 조금 더 이용하고,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이동할 때 목적지 한두 정거장 전에 내려 걷고, 틈틈이 가벼운 근력 운동을 병행하면 계단 오르기가 점점 수월해 질 수 있다. 다만 무리하게 운동강도를 올리기보다 자신의 체력 수준에 맞춰 점진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의사가 말했어요. 제 아들의 나이를 몰랐다면, 70세 치매 환자의 뇌라고 생각했을 거라고요.”영국 잉글랜드 노퍽에 살던 안드레 야햄(Andre Yarham)은 2024년 6월, 만 23세 생일을 몇 주 앞두고 전두측두엽 치매(frontotemporal dementia)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불과 1년 반 뒤인 2025년 12월 27일, 그는 감염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24세. 영국에서 치매로 숨진 최연소 사례로 알려졌다.너무 이른 나이에 맞은 죽음. 그의 가족은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안드레의 뇌를 치매 연구를 위해 기증한 것이다.“치매는 나이를 가리지 않는다”어머니 샘 페어베언(49)은 BBC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꼭 알아야 한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치매는 노인에게만 오는 병이 아니에요. 나이를 가리지 않습니다.”그녀가 아들의 변화를 처음 느낀 것은 2022년 말이었다. 그해 11월, 아들의 양아버지와 재혼한 후부터 안드레의 행동이 조금씩 달라졌다고 회상했다. 예전과 달리 부적절해 보이는 행동을 종종 했다. 기억력 저하도 두드러졌다.“집 근처 가게에 다녀오겠다고 나간 뒤, 한참 후 시내 한복판에서 집에 어떻게 돌아가야 할지 몰라 헤맨 적도 있었죠 .”처음에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을 받았다. 이상 행위는 멈추지 않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전전두엽 치매가 진행되면 의사결정과 문제 해결 능력이 떨어지고, 충동적이거나 예측 불가능하며 이전과는 전혀 다른 성격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나이 모르면 70세 노인의 뇌라고 할 것”결정적인 순간은 뇌 영상 검사였다. 노퍽·노리치 대학병원에서 촬영한 뇌 MRI(자기공명영상)에서 뇌가 비정상적으로 쪼그라든 것을 확인했다. 이후 케임브리지의 애든브룩 병원에서 치매 진단을 받았다.그때 의료진의 반응을 어머니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전문의가 그러더군요. ‘나이를 몰랐다면, 70세 치매 환자의 뇌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요.”영국의 한 치매 단체(Dementia UK)에 따르면 30~64세에서 발병하는 조기 치매는 인구 10만 명당 92명꼴이다. 백분율로 나타내면 0.092%로 지극히 낮은 확률이다. 30세 미만 치매 환자는 세계적으로도 희귀 사례다. 너무 젊어 치매를 의심하기 쉽지 않았다. 검사와 진단도 더디게 이어졌다. 결국 2024년 6월, 전두측두엽 치매라는 공식 진단이 내려졌다.유전자 돌연변이, 그리고 너무 빠른 악화뉴스위크 보도에 따르면, 안드레의 치매는 ‘타우(tau)’ 단백질을 조절하는 유전자 돌연변이와 관련돼 있었다. 이 유전자에 문제가 생기면 비정상적으로 엉킨 타우 단백질이 쌓여 뇌세포를 파괴한다.어머니는 “고령 환자에게서는 수개월에 걸쳐 나타날 변화가, 안드레에게서는 몇 주, 때로는 며칠 만에 진행됐다고 의사들이 말하더군요”라고 설명했다. 젊은 나이 때문에 병의 진행이 유난히 빨랐으며 의료진조차 그 속도에 충격을 받았다고 덧붙였다.어머니는 직장을 그만두고 아들을 전적으로 돌봤다. 옷 입히기, 씻기기, 먹이기까지 모두 가족의 몫이었다. 상태는 급격히 나빠졌다. 2024년 9월, 그는 느리지만 걸어서 요양시설로 들어갔다. 하지만 한 달 남짓 만에 휠체어에 의존하게 됐다. 12월 초 감염으로 입원한 뒤, 호스피스에서 생의 마지막 시간을 보냈다.“30세 생일을 넘기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25세도 채우지 못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뇌 기증, 아들 성격이라면 ‘멋진 일’이라고 했을 것” Dementia UK에 따르면 전전두엽 치매는 전체 치매 환자의 5%에 불과하다. 특히 45세 미만에서 발병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현재로서는 병의 진행을 늦추는 치료법도 없다.어머니는 말했다.“암에는 항암 치료도 있고, 부분적으로 완화(remission)하는 희망도 있잖아요. 하지만 치매는 달라요. 아무것도 없어요.”안드레는 순식간에 증상이 악화해 본인 스스로 장기 기증을 결정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가족은 안드레의 뇌를 연구 써달라며 애든브룩 병원에 기증했다. “기증한 뇌 연구 덕에 단 한 가족이라도 사랑하는 사람과 몇 년이라도 더 함께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라고 어머니는 말했다.이어 “아들이 살아 있었다면, 자기 뇌가 연구에 쓰인다는 걸 ‘쿨하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남을 돕는 걸 정말 좋아하던 아이였거든요”라고 확신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도 아이를 많이 낳은 여성처럼 생물학적 노화가 더 빠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핀란드의 쌍둥이 자매 1만 4836명을 50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아이를 낳지 않은 여성, 아이를 많이 낳은 여성, 그리고 첫 아이를 아주 이른 나이에 낳은 여성의 생물학적 노화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반면 평균적으로 약 2명의 아이를 낳고, 첫 출산은 24~25세, 마지막 출산은 29~30세에 경험한 여자들은 노화 속도가 가장 느리고 수명이 더 긴 경향을 보였다.핀란드 헬싱키대학교와 미네르바 재단 연구진이 진행한 대규모 쌍둥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에 8일(현지 시각) 게재됐다. 연구진은 참가자 1054명의 혈액 샘플을 분석해 여러 종류의 후성유전학적 시계(epigenetic clock)를 적용, 생물학적 나이를 평가했다. ■ 미출산 여성에서도 노화 가속 관찰이번 연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결과는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미출산 여성)에서 관찰됐다. 예상과 달리 이들은 생물학적 노화 지표 자체가 실제 나이보다 빠르게 진행된 경향을 보였다.기존 연구들은 주로 “출산을 많이 하면 노화가 빨라진다”라는 결과에 초점을 맞춰왔기 때문에 미출산 여성의 노화 속도는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아 왔다. 연구진은 “임신·수유가 일부 호르몬 관련 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것과 연관돼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고, 자녀를 통한 사회적 지지의 부재 또는 건강·생활 습관 요인이 출산과 노화 모두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조심스럽게 제시했다.■ 다산 여성도 마찬가지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뿐 아니라, 평생 4명 이상을 출산한 다산 여성에서도 생물학적 노화 가속과 사망 위험 증가가 함께 관찰됐다.연구진은 이를 ‘에너지 배분의 문제’로 설명했다.진화생물학의 ‘생애사 이론’에 따르면, 인간을 포함한 생물은 한정된 시간과 에너지를 생식(임신·출산·수유)과 신체 유지·회복 사이에 나눠 써야 한다. 출산에 많은 에너지를 투자할수록, 장기적으로는 신체 회복과 노화 관리에 쓰일 자원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연구진은 “임신, 출산, 수유는 특히 젊은 산모에게 큰 생리적 부담을 주며, 조기 출산 여성은 양육과 관련된 신체적·정서적·경제적 스트레스에 더 취약할 수 있고, 누적 스트레스와 알로스테틱 부하(allostatic load·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신체의 마모 또는 손상)가 더 높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첫 출산 너무 이른 여성도 빨리 늙어첫 아이를 아주 이른 나이에 낳은 여성에서도 노화 속도가 빠른 경향이 관찰됐다.연구진은 진화적 관점에서 조기 생식이 세대 간 간격을 줄여 가계의 전체 생식 성공도를 높일 수는 있지만, 그 대가로 이후 생애에서 노화 가속이라는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해석했다.다만, 이는 조기 출산 자체의 효과일 수도 있지만, 이번 분석에서 완전히 통제되지 않은 다른 생활방식이나 건강 관련 요인의 영향 때문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가장 느리게 늙은 여성들의 공통점생물학적 노화 속도가 가장 느리고, 평균 수명 또한 가장 긴 경향을 보인 여자들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였다.△출산 횟수: 평균 2~2.4명 △첫 출산: 평균 24.4세 △마지막 출산: 평균 29.8세연구진은 이를 “특별한 선택이라기보다, 당시 사회·경제적 환경에서 가장 흔했던 평균적인 생애 경로”라고 설명했다.생애사 이론에서는 ‘너무 빠르지도, 너무 늦지도 않고,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은 선택’이 가장 안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본다. 이번 연구에서 건강수명이 가장 길었던 여자들의 생식 패턴이 바로 이런 ‘중간값’에 가까웠다는 점은, 이 이론의 예측과 잘 맞아떨어진다는 것이다.아울러 생물학적 요인 외에 부모가 감당할 수 있는 경제적 자원, 주거 환경과 가족 구조, 의료 접근성, 아이를 키우는 데 따르는 부담 같은 사회경제적·문화적 조건이 평균적인 출산 시기와 출산 규모를 자연스럽게 제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연구진 “개인의 선택에 적용하지 말아야” 당부연구를 이끈 미이나 올리카이넨 박사는 “이번 연구는 인구 집단 수준의 통계적 연관성을 보여줄 뿐, 어떤 여성이 아이를 몇 명 낳아야 건강해진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다”며 “따라서 개별 여성은 이 연구 결과를 근거로 자신의 출산 계획이나 이에 대한 바람을 바꾸려 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연구진은 출산 이력에 따른 생물학적 노화와 수명의 관계는 시대적·문화적 배경, 사회경제적 조건,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에 일반화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가공 식품과 음료의 변질을 막고 유통 기한을 늘리기 위해 흔히 첨가하는 보존료(식품 방부제)가 암과 제2형 당뇨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프랑스 연구자들이 수행한 두 가지 연구는 프랑스 국민 17만 명 이상의 온라인 식이·생활 습관 설문 자료를 국가 의료 시스템에 저장된 데이터와 비교·분석하는 프랑스 영양·건강 코호트 연구인 뉴트리넷-상테(NutriNet-Santé)의 일환이다.보존료와 암암 관련 연구는 에 7일(현지 시각) 게재됐다.연구진은 뉴트리넷-상테 연구가 시작 된 2009년 당시 암이 없었던 약 10만 5000명을 2023년까지 최장 14년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에는 24시간 식이 기록을 반복적으로 제출한 참가자만 포함했으며, 보존료 섭취가 가장 많은 그룹과 가장 적은 그룹을 비교했다.2024년 기준, 전 세계 식품 정보를 담은 오픈푸드팩츠(Open Food Facts)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약 350만 개 식품·음료 가운데 70만 개 이상이 최소 한 가지 이상의 보존료를 포함하고 있다.연구진은 참가자의 10% 이상이 섭취한 보존료 17종을 집중 분석했다. 그 결과, 11종은 암과 무관했지만 6종은 암 위험 증가와 연관이 있었다. 이 6종은 모두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인정’한 물질이다. 해당 물질은 아질산나트륨, 질산칼륨, 소르빈산염, 메타중아황산칼륨, 아세트산염, 아세트산이다.CNN보도에 따르면 가공육(베이컨, 햄, 델리미트 등)에 흔히 사용하는 아질산나트륨을 가장 많이 섭취한 그룹은 가장 적게 먹은 그룹보다 전립선암 위험이 32% 높게 나타났다. 유사 물질인 질산칼륨은 유방암 위험을 22%, 전체 암 위험을 13% 높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5년 가공육을 대장암과 직접 관련된 1급 발암 물질로 분류했다.소르빈산염, 특히 소르빈산칼륨은 유방암 위험을 26%, 전체 암 위험을 14% 높이는 것과 연관됐다. 이 물질은 와인, 제과류, 치즈, 소스류에서 곰팡이와 효모 증식을 막기 위해 사용한다.와인과 일부 맥주 제조에 자주 쓰는 메타중아황산칼륨은 유방암 위험을 20%, 전체 암 위험을 14% 높이는 것과 연관이 있었다.식물성 원료를 이용한 자연 발효 공정으로 생산해 육류, 소스, 빵, 치즈 등에 사용하는 아세트산염은 유방암 위험을 25%, 전체 암 위험을 15% 증가시키는 것과 관련 있었다. 식초의 주성분인 아세트산 역시 전체 암 위험을 12%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위 6종은 미생물 증식을 억제하거나 식품 부패로 이어지는 화학 변화를 늦추는 비항산화 보존료에 속한다.이와 달리 산소와의 접촉을 막거나 제한하는 항산화 첨가제 중에선 에리소르빈산나트륨 등 에리소르빈산염 계열 2종이 암과 관련이 있었다. 이 물질들은 유방암 발생률을 21%, 전체 암 위험을 12% 높였다.제2형 당뇨병과 보존료같은 날 에 게재된 제2형 당뇨병 연구는, 연구 시작 당시 당뇨병이 없던 약 10만 9000명을 대상으로 보존료 섭취와 당뇨병 발생 위험을 분석했다.역시 전체 참가자의 10% 이상이 섭취한 17종을 대상으로 개별 분석을 진행했다.2009~2023년 동안 10만 8723명 중 1131명이 제2형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17종 중 12종의 보존료 섭취량이 가장 높은 그룹은 최저 섭취 그룹에 비해 당뇨병 발생 위험이 47% 높은 것과 연관이 있었다.암 위험을 높인 비항산화 보존료 가운데 소르빈산칼륨, 메타중아황산칼륨, 아질산나트륨, 아세트산, 아세트산나트륨은 당뇨병 위험도 49% 증가시켰다. 여기에 곰팡이와 세균 성장을 억제하는 프로피온산칼슘도 추가로 위험 증가와 연관됐다.항산화 첨가물 중에는 알파-토코페롤(비타민 E), 아스코르빈산나트륨(비타민 C의 나트륨염), 로즈마리 추출물, 에리소르빈산나트륨, 인산, 구연산 등이 당뇨병 위험을 약 42%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진은 “보존료와 암·제2형 당뇨병 발생과의 연관성을 처음으로 분석한 연구”라며 “추가 검증이 필요하지만, 여러 보존료가 해로울 수 있다는 기존 실험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라고 설명했다.연구진은 또한 소비자 보호를 위해 식품 첨가물 사용 규제를 재검토해야 할 근거를 제시했다고 덧붙였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