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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콜라가 잔디를 죽이니 암세포도 죽일 수 있을 것.”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이런 말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전한 미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센터(CMS) 책임자 메흐메트 오즈 박사는 “지금은 이 문제를 논쟁하고 싶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미국의 대표 암 전문기관인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 역시 논평을 내지 않았다.이런 반응만 봐도 해당 주장에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그렇다면 설탕 대체 감미료를 첨가한 ‘제로 탄산음료’는 하루에 어느 정도 마셔도 비교적 안전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하루 한 캔(약 330~355mL) 정도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 수준을 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입을 모은다.● 칼로리 없는데 왜 문제일까많은 사람이 “설탕도 없고 칼로리도 없는데, 뭐가 문제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실제로 제로 탄산음료는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설탕이나 고과당 옥수수시럽이 들어 있지 않다. 그래서 일반 탄산음료보다 ‘덜 나쁜 선택’처럼 보인다.하지만 미 매체 허프포스트(HuffPost)와 인터뷰한 의사와 영양 전문가들은 열량이 없다고 신체에 미치는 해로운 영향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문제는 칼로리가 아니라 몸의 반응이라는 것이다.의사 아담 펄먼과 영양사 바네사 리세토 등 전문가들의 의견은 비교적 일치한다.가끔 마시는 것은 괜찮지만, 물처럼 마시는 습관은 문제라는 것이다.이들이 제시한 기준은 ‘하루 1캔(약 330~355㎖)’ 정도다. 더 나아가 ‘일주일에 몇 번’ 수준으로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무열량 감미료의 단맛에 속은 몸, 진짜를 갈망문제의 핵심은 인공 감미료가 만들어 내는 에너지 제공 없는 단맛이다.우리 몸은 단맛을 느끼면 자동으로 에너지가 들어온다고 예상한다. 하지만 제로 탄산음료에는 칼로리가 없다. 이 기대와 실제 섭취 음료 사이의 불일치가 반복되면 뇌의 음식 보상 경로는 점점 혼란을 겪는다. 그 결과 인슐린 반응에 영향을 줄 수 있고, 혈당 조절이 어려워 질수 있으며, 식욕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 무열량 음료 섭취 후 음식을 더 먹게 되는 이유단맛은 뇌의 보상 시스템을 자극한다. 달콤한 맛을 느끼면 뇌의 보상 센터에서 도파민을 분비해 만족감을 느끼는 구조다. 그런데 다이어트 음료는 이런 흐름의 완결성에 허점이 있다. 단맛은 느꼈지만 실제 ‘보상(칼로리)’은 없다. 이 경우 우리 뇌는 “뭔가 부족하다”고 인식해 배고픔 신호(그렐린)를 더 강하게 보낸다. 그러면 간식, 특히 단 음식이나 탄수화물을 더 찾을 가능성이 높다.● 장내 미생물과 혈관에도 영향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연구에 따르면 일부 인공감미료는 장내 미생물 구성을 바꿀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좋은’ 미생물들이 억제되고 ‘나쁜’ 미생물들이 활성화되면 염증 반응 증가,혈당 조절 이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또한 이러한 변화는 장기적으로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와 관련된다는 연구들도 보고되고 있다.● 제로 칼로리지만, pH는 산성제로 탄산음료는 산성 음료다. 그래서 치아 법랑질을 녹여 약하게 만들 수 있다. 카페인이 들어 있다면 수면 장애, 불안, 두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일부 사람은 복부 팽만이나 위장 불편을 겪기도 한다.● 안전성 입증됐지만 조건 충족해야제로 음료에 들어 있는 감미료는 안전성이 어느 정도 입증된 물질이다. 하지만 전제가 있다. 허용 기준 내에서다. 즉, 권장 섭취량을 지킬 때만 안전한 것으로 평가된다.‘제로 칼로리’라는 말이 ‘제로 위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제로 탄산음료는 완전히 피해야 할 음료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물처럼 마시는 음료도 아니다.현실적인 기준은 하루 1캔 정도, 조금 더 몸을 생각한다면 일주일에 몇 번 정도 즐기는 편이 좋다.그리고 가능하다면 물이나 무가당 음료를 기본으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규칙적인 운동과 하루 7~8시간의 수면을 유지하면 치매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대로 하루 대부분을 앉아서 보내는 ‘좌식 생활’은 치매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됐다.캐나다 요크대학교(York University) 연구진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진은 약 300만 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69개 코호트 연구의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신체활동, 좌식 생활, 수면 시간이 치매 발생과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평가했다.치매는 전 세계 약 5500만 명이 앓고 있는 대표적인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환자 수가 급증하는 추세다. 근본적인 치료제가 아직 없어,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한 예방 전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꾸준히 운동하면 치매 위험 25% 감소연구의 핵심 결과 중 하나는 신체활동과 치매 위험 감소 간의 강한 연관성이다.49개 연구를 분석한 결과,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치매 발생 위험이 평균 2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이러한 효과는 연령, 성별, 기저 질환 여부와 관계없이 일관되게 관찰됐다. 유산소 운동부터 근력 운동까지 다양한 형태의 신체활동이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수면은 ‘7~8 시간’이 적정… 너무 적어도 많아도 문제수면 시간과 치매 위험 사이에는 ‘U자’형 관계가 확인됐다. 수면 시간이 너무 짧거나 너무 길어도 부정적인 결과와 연관됐다.구체적으로 하루 7시간 미만 수면은 치매 위험을 18%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8시간 넘게 자는 것 또한 치매 위험 28% 증가와 관련 있었다.17개 연구를 종합한 결과로, 하루 7~8시간 수면이 가장 바람직한 범위로 제시됐다.하루 8시간 이상 앉아 있으면 위험 27%↑좌식 생활은 중요한 위험 요인으로 나타났다.3개 연구를 분석한 결과, 하루 8시간 이상 앉아 있는 경우, 치매 발생 위험이 27% 증가하는 것과 관련 있었다.현대 사회는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로 공간 이동의 필요성이 줄어들며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이 같은 위험 증가는 매우 중요한 공중보건 문제로 평가된다.특히 운동 부족과 오래 앉아 있는 생활 방식은 서로 다른 개념이므로 각각을 줄이려는 전략을 따로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출근 전에 운동을 하더라도 하루 8시간 앉아 생활하는 방식의 해로움을 완전히 상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운동은 운동대로 규칙적으로 하고, 근무 시간 틈틈이 의자에서 일어나 짧게라도 신체활동을 반복적으로 해야 보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왜 효과가 있나… 뇌 혈류·BDNF·노폐물 제거활동적인 생활 방식이 뇌를 보호하는 이유는 여러 생물학적 기전으로 설명된다.운동은 뇌로 가는 혈류와 산소를 증가시킨다. 뇌에는 매우 작은 모세혈관이 있는데, 이러한 미세 혈관으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면 뇌 위축의 핵심 원인이 될 수 있다.또한 신체가 움직일 때 발생하는 근육 수축은 뇌 유래 신경영양인자(BDNF)라는 단백질 분비를 촉진한다. 이 분자는 인지 기능을 향상시키고, 새로운 신경 세포를 생성하며, 특히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전환하는 해마를 비롯한 뇌 영역에서 신경 세포 간의 연결을 개선한다.또한 신체활동은 뇌에 플라크를 축적시켜 알츠하이머병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펩타이드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 뇌는 잠을 자는 동안 베타 아밀로이드 같은 노폐물을 제거한다. 또한 뇌 세포 사이의 연결 부위인 시냅스 균형 유지, 기억력 강화 같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면이 부족하면 이러한 기능의 정상 작동을 방해해 신경 퇴행이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반대로 수면 시간이 지나치게 긴 경우는 이미 진행 중인 신경학적 변화나 다른 건강 문제를 반영하는 신호일 수 있다. 단순히 오래 자는 것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적정 수준보다 더 많이 자게 만드는 원인이 따로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좌식 생활 연구는 아직 부족연구진은 좌식 생활에 대한 연구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했다.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은 혈관 기능 저하, 대사 이상 등 독립적인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어, 향후 치매 예방 연구에서 중요한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최근 발표된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좌식 생활의 ‘내용’도 뇌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TV 시청 같은 수동적인 좌식 생활은 치매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독서, 낱말 풀이, 악기 연주, 외국어 학습 등 인지 자극이 있는 좌식 행동은 오히려 치매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결론: 일상 습관이 뇌 건강 좌우 …꾸준함이 제일 중요연구진은 결론적으로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일상 습관이 치매 위험을 낮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매일 30~40분 꾸준히 신체활동을 하고, 하루 7~8시간의 수면을 유지하며, 장시간 앉아 있는 습관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굳이 순서를 따지면 잠을 잘 자는 것이 우선이라고 조언한다. 적절한 수면으로 몸을 회복해야 건강한 식습관과 신체활동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 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돌파구’로 기대를 모았던 약물들이 실제로는 환자에게 체감할 만한 효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대규모 분석 결과가 나왔다. 뇌 속 원인 물질로 지목돼 온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제거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정작 의미 있는 인지 기능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근거 기반 의학 분야에서 ‘골드 스탠더드’로 평가받는 코크란(Cochrane)이 수행했으며, 결과는 에 16일(현지 시각) 게재됐다. ● 2만 여명 분석… “임상적 효과는 제한적”연구진은 경도 인지장애 또는 초기 치매 환자 2만 명 이상이 참여한 17개 임상시험을 종합 분석했다. 약 18개월간 진행된 이 연구에서는 총 7종의 항아밀로이드 약물이 평가됐다.이 가운데 레카네맙(lecanemab·상품명 Leqembi)과 도나네맙(donanemab·상품명 Kisunla)은 각각 한 건의 임상시험에서만 포함됐다. 연구를 이끈 이탈리아 IRCCS 연구소의 프란세스코 노니노(Francesco Nonino) 연구원은 “초기 연구에서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있었지만, 이것이 환자에게 체감할 수 있는 임상적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밝혔다.연구진은 뇌 영상 분석에서 약물이 실제로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효과는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인지 기능 개선이나 질병 진행 억제 등 환자에게 의미 있는 임상적 효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공동 저자인 네덜란드 라드바우드 대학 의료센터의 에도 리차드(Edo Richard) 교수는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면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존 가설을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했다”고 말했다.레카네맙과 도나네맙은 가장 흔한 치매 유형인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게임체인저’로 주목받으며 최근 몇 년 새 미국과 유럽 연합에서 승인됐다. 하지만 시판 이후 효과가 제한적이고, 치료 비용이 매우 높으며, 뇌 부종 및 미세 출혈 위험 증가 등의 문제가 제기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영국과 프랑스의 공공 의료 시스템은 이 약물들에 대한 보험 적용을 거부했다.국내에서는 레카네맙만 허가돼 비급여로 사용되고 있으며, 도나네맙은 아직 허가되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들 해석 놓고 의견 엇갈려이번 연구 결과를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1990년대 ‘아밀로이드 가설’을 제시한 영국 생물학자 존 하디(John Hardy) 교수는 AFP 인터뷰에서 “레카네맙·도나네맙 데이터를 효과가 없는 약물들과 함께 묶어 평균을 낮췄다”며 “출판되어서는 안 될 수준의 연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반면 연구진은 “포함된 약물들은 모두 아밀로이드 베타를 표적으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반박했다.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호주 신경과학자 브라이스 비셀(Bryce Vissel) 교수는 “이번 연구가 아밀로이드가 알츠하이머병에 아무 역할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현재 세대의 항아밀로이드 치료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국내에서도 비슷한 평가가 나왔다.이창준 기초과학연구원(IBS) 기억 및 교세포 연구단장은 “레카네맙의 승인 당시 효과가 다소 과장돼 전달된 측면이 있었다”며 “이번 논문은 실제 임상 데이터를 통해 그 한계를 재확인한 셈”이라고 한국과학기술미디어센터(SMCK)를 통해 밝혔다.이 단장은 특히 부작용인 ‘ARIA’에 대해 뇌의 부종과 미세 출혈을 의미한다며 “최근 신경염증(neuroinflammation)이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원인으로 보고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ARIA의 부작용은 신경염증을 더 악화시키는 심각한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묵인희 서울대 의대 생화학교실 교수는 “아밀로이드 제거 중심의 패러다임을 염증 억제, 신경세포 보호 등 다른 메커니즘으로 전환해야 할 근거를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향후 알츠하이머 연구는 아밀로이드 수치 감소라는 대리 지표보다는 타우(tau) 단백질, 신경 염증, 시냅스 기능 장애 등 하위 기전을 타깃으로 하는 연구가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 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20대에 비만이 시작되면 조기 사망 위험이 약 70% 높아진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단순히 체중이 얼마나 늘었는지가 아니라, 어느 시기에 살이 찌기 시작했는지가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에 게재됐다.비만이 여러 만성 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1996년 세계보건기구(WHO)가 비만을 질병으로 규정한 이후 비만 퇴치는 각국 보건 당국의 주요 과제가 됐다.스웨덴 룬드대학교 연구진은 ‘비만은 만병의 근원’이라는 시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성인기 전체의 체중 변화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했다.연구를 이끈 룬드대 역학자 타냐 스톡스(Tanja Stocks) 교수는 “젊은 시기에 체중이 많이 증가한 사람일수록, 체중 증가가 적은 사람보다 조기 사망 위험이 더 높다는 것이 일관된 결과였다”고 밝혔다.이번 연구는 60만 명 이상을 장기가 추적한 대규모 분석이다.참가자들은 군 입대 신체검사, 임신 초기 검사 등을 통해 1963년부터 2015년까지 17세에서 60세 사이에 최소 3회 이상 체중 측정을 받은 사람들이었다. 이 덕분에 연구진은 수십 년에 걸친 체중 변화 흐름을 객관적으로 추적할 수 있었다. 남성 평균 23.3년, 여성 평균 11.7년의 추적 관찰 기간에 각각 8만 6673명과 2만 9076명이 사망했다.연구진은 17세부터 60세까지 체중 변화와 전체 사망 위험 및 비만 관련 질환 사망 위험을 분석했다.그 결과, 체중이 빠르게 증가할수록 사망 위험이 높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남녀 모두 성인기에 연간 약 0.4kg씩 체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목할 점은 비만이 시작된 시기였다. 17~29세 사이에 비만이 시작된 사람은 60세 이전까지 비만이 없거나 20대 이후 비만이 된 사람보다 조기 사망 위험이 약 70% 높았다. 여기서 비만은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에 처음 도달한 시점으로 정의됐다.70%라는 수치는 위험비(Hazard Ratio·HR) 기준이다. 예를 들어 조기 사망 위험이 70% 증가한다는 것은 특정 기간 동안 1000명당 사망자 수가 10명에서 17명으로 증가하는 수준을 의미한다.연구 제1 저자인 후옌 레(Huyen Le) 연구원은 “젊은 나이에 비만이 시작된 사람은 과체중 상태에 더 오랜 기간 노출되기 때문에 위험이 더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연구진은 현대 사회를 ‘비만 유발 환경(obesogenic society)’이라고 표현했다.신체활동은 줄고 고칼로리 음식 접근성은 높아지면서 비만이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설명이다.스톡스 교수는 “수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전체적인 경향”이라며 “이 연구는 비만을 예방하는 것이 공중보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말했다.연구진은 정책 결정자들을 향해 청소년기부터 초기 성인기까지 건강한 식습관과 신체활동을 장려하는 지속적인 공중 보건 캠페인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젊은 층의 비만 문제는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다.질병관리청의 2023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국내 20대(19~29세)의 비만 유병률은 33.6%로 나타났다. 특히 20대 남성은 2명 중 한 명꼴(45.6%)로 비만 상태다. 2022년 42.8%, 2023년 43.9% 등 지속적 증가 추이를 보였다. 20대 여성의 비만 유병율은 이보다 낮은 27.8%다.다만 국내 비만 기준은 ‘BMI 25’로 룬드대 연구 기준과 차이가 있다.룬드대 연구가 시사하는 바는 살이 찌는 것보다 ‘언제 살이 찌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특히 젊은 시기의 체중 증가는 장기적인 건강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따라서 비만을 예방하거나 늦추는 것이 평생 건강을 좌우할 수 있다.관련 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초가공식품을 많이 먹는 사람일수록 허벅지 근육에 투플러스 한우처럼 ‘마블링’이 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겉으로 드러난 체지방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근육 속 구조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영상 의학 분야 저명 학술지 ‘에 발표된 이번 연구는 초가공식품 섭취가 허벅지 근육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며 주목받고 있다. 연구진은 미 국립보건원(NIH)에서 지원하는 ‘골관절염 연구 사업(Osteoarthritis Initiative)’에 참여한 평균 연령 60세 성인 615명을 대상으로 식단과 허벅지 근육의 지방 축적 정도를 MRI로 분석했다.그 결과, 체질량지수(BMI), 칼로리 섭취량, 운동량과 관계없이 초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할수록 근육 사이 지방이 더 많은 경향이 나타났다.연구진은 “MRI 영상을 분석해 보면 이 같은 변화는 근육 섬유가 지방으로 대체되는 지방 변성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이는 단순히 살이 찌는 문제를 넘어 초가공식품 섭취 자체가 근육 변화와 관련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이 변화를 쉽게 이해하려면 소고기를 떠올리면 된다.안심 같은 지방이 적은 부위와 달리 꽃등심처럼 지방이 촘촘히 퍼져 있는 부위는 근육의 내부 구조가 다르다.우리 근육도 마찬가지다.원래 건강한 근육은 단단하고 균일한 구조를 갖지만, 지방이 쌓이기 시작하면 근육 사이에 지방이 줄무늬처럼 스며드는 ‘마블링 구조’가 형성된다.허벅지 근육의 이러한 변화는 무릎 골관절염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주목된다.미국 켄터키대학교 근육 생물학 센터 공동 소장인 크리스토퍼 프라이 교수(운동훈련·임상영양학과)는 NBC 뉴스 인터뷰에서 “근육 사이에 지방이 증가하면 근육이 힘을 전달하는 방식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그 결과, 허벅지 근육이 다리를 움직일 때 무릎 관절에 전달되는 힘이 비정상적으로 바뀐다. 이 충격이 반복되면 연골이 닳아 결국 무릎 골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프라이 교수는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다.연구진은 처음에는 초가공식품을 많이 먹으면 체지방과 복부지방이 늘어나고, 그 결과로 근육에도 지방이 쌓이는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 분석 결과 체중과 관계없이 초가공식품을 많이 먹은 사람일수록 허벅지 근육의 지방 축적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살이 찌지 않더라도 근육에만 지방이 촘촘히 박힐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를 이끈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의 토머스 링크 박사(근골격 영상 분야 책임자)는 “단순히 체중이나 복부 지방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그 이상이었다”고 말했다.스탠퍼드대 의대 면역학·류마티스학과 타미코 가츠모토 교수는 NBC뉴스와 인터뷰에서 “근육 지방 축적은 허벅지에만 국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다른 근육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해 신체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가츠모토 교수도 이 연구에는 참여하지 않았다.실제로 지난해 발표한 다른 연구에서는 근육 지방이 1% 증가할 때 심혈관 질환 위험은 7%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또 다른 연구에서는 근육 내 지방이 많을수록 제2형 당뇨병 위험이 높아진다고 보고했다.근육에 지방이 과도하게 쌓이면 왜 문제가 될까.연구진은 염증 유발 물질을 지목했다.링크 박사는 지방이 많은 근육에선 사이토카인을 비롯한 염증 유발 물질이 분비되어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다행히 근육 지방 축적은 되돌릴 수 있다.링크 박사는 초가공식품 섭취를 줄이고 대신 자연식품을 더 많이 섭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체중 감량 과정에서 근육량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량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프라이 교수 역시 “근육에 지방이 쌓이는 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줄이는 데도 장기적인 생활 습관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관련 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운동도 때가 있다. 같은 운동이라도 언제 하느냐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개인의 ‘생체 리듬 유형(크로노타입)’에 맞춰 운동 시간을 조정하면 심혈관 건강 개선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에 14일(현지 시각) 게재됐다.연구에 따르면, 자신의 크로노타입(아침형·저녁형 인간)에 맞춰 운동한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수면의 질이 더 크게 개선되고 고혈압, 공복 혈당,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 등 주요 위험 요인도 더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연구진은 이에 대해 심혈관 질환 위험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운동 처방에 개인의 크로노타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크로노타입은 개인의 생체 리듬에 따라 형성되는 수면·각성 시간대의 선호와 활동 패턴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아침에 일찍 일어나 활발히 활동하는 ‘아침형 인간’인지, 밤에 더 활발한 ‘저녁형 인간’인지를 결정하는 생물학적 성향이다.또한 사람마다 타고난 생체 리듬은 수면 패턴, 호르몬 분비, 하루 중 에너지 수준(유형에 따라 특정 시간대에 더 높아지는 경향)에 영향을 미친다운동은 심장병·뇌졸중·당뇨병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생체 리듬에 따라 운동 효과가 달라지는지는 명확하지 않았다.파키스탄 라호르대학교 연구진은 40~60세 성인 150명을 대상으로 설문지와 48시간 체온 측정을 통해 크로노타입을 평가해 아침형과 저녁형으로 분류했다.(중간형 인간은 둘 중 더 가까운 쪽으로 배정)참가자들은 모두 고혈압, 과체중 또는 비만, 운동 부족 등 최소 한 가지 이상의 심혈관 위험 요인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43%(58명)는 조기 심혈관 질환 가족력이 있었다.참가자들은 자신의 크로노타입에 맞는 시간대 운동 그룹과 맞지 않는 시간대 운동 그룹으로 무작위 배정됐다.운동은 오전 8시~11시와 오후 6시~9시 중 하나의 시간대에 진행됐다.참가자들은 주 5회, 회당 40분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빠르게 걷기·트레드밀)을 12주간 수행했다.총 134명이 3개월 간 진행된 모든 운동 프로그램을 완료했다.분석 결과, 두 그룹 모두에서 심혈관 위험 요인, 유산소 체력, 수면의 질이 전반적으로 개선됐다.하지만 개선 효과는 자신의 생체 리듬에 맞춰 운동한 그룹이 더 컸다.특히 수축기 혈압(높은 혈압 수치)은 크로노타입에 맞춰 운동한 그룹이 평균 10.8㎜Hg 감소한 반면, 비맞춤 그룹은 5.5㎜Hg 감소에 그쳤다. 초기 고혈압 환자의 감소 폭은 각각 13.6㎜Hg와 7.1㎜Hg로 차이가 더 컸다.수면의 질 역시 맞춤 그룹은 평균 3.4점 상승한 반면, 비맞춤 그룹은 +1.2점에 그쳤다.이 외에도 크로노타입에 맞춘 운동 그룹은 공복 혈당, ‘나쁜’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 심박 변이도, 최대 산소섭취량(VO₂ max) 등 주요 심혈관·대사 지표에서도 더 큰 개선이 나타났다.연구진은 이러한 효과의 이유로 ‘말초 생체 시계(peripheral clock)’를 지목했다. 근육, 지방 조직, 혈관 등에는 각각의 생체 시계가 존재하는 데, 운동 시간을 생체 리듬에 맞추면 이 시계들이 더 잘 동기화된다는 것이다.그 결과 대사 효율이 높아지고, 전신 염증 반응이 감소하면서 전반적인 건강 개선 효과가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두 유형 모두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지만, 전체적으로는 아침형 인간에서 개선 폭이 더 큰 경향이 확인됐다.이번 연구는 운동 시간을 생체 리듬에 맞추면 건강 효과가 크게 향상될 수 있다는 기존 증거들을 뒷받침한다. 연구진은 개인의 생체 시계에 맞춰 운동 시간을 정하는 ‘크로노 운동(chrono-exercise)’이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한 효과적이고 비용 효율적인 새로운 접근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다만 파키스탄 라호르 공공병원 환자만을 대상으로 했고, 중간형 크로노타입이 제외된 점 등을 들어 결과를 일반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연구 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조금 더 똑똑해질 순 없을까?”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한다.두뇌 발달에 더 적극적인 사람을 겨냥한 상품도 있다. ‘두뇌 훈련 게임(브레인 트레이닝)’이다. 근육을 키우고 싶은 사람이 헬스장에 가듯, 지적 능력을 높이고 싶은 누군가는 퍼즐 앱을 깔고, 어떤 사람은 기억력 게임을 시작한다. ‘하루 몇 분만 투자하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광고 문구는 꽤 설득력 있게 들린다.하지만 문제는, 이런 방법이 실제로 효과가 있느냐다.여러 연구를 종합하면, 결론은 실망스럽다. 그 게임은 잘하게 되지만, 지능 자체가 좋아지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른바 ‘두뇌 훈련’의 한계다.그렇다면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와서, 정말로 뇌를 더 좋게 만드는 방법은 없는 걸까?정답은 “있다”이다. 그런데 그 방향이 의외다. 앉아서 머리를 쓰는 것이 아니라, 몸을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실제로 2024년 국제 학술지 에 발표된 연구는 3203명을 대상으로 수행 한 14개의 무작위 대조시험 데이터를 통합 분석했다.그 결과, 규칙적인 운동을 한 그룹은 지능지수(IQ)가 평균 4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치만 보면 작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연구진에 따르면 이 정도 변화는 정규 교육 1년이 주는 IQ 상승효과(1~5점)와 비슷한 수준이다.더 흥미로운 점은, 이 효과가 특정 집단에만 나타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시작 시점에서 측정한 IQ가 낮든 높든, 운동 기간이 길든 짧든 비교적 일관된 상승 경향이 관찰됐다.운동은 어떻게 머리를 좋게 만들까운동이 뇌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직접적이다.몸을 움직이면 심장이 더 빨리 뛰고, 그 결과 뇌로 가는 혈류와 산소 공급이 증가한다. 뇌가 더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이다.이뿐만이 아니다. 운동을 하면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라는 물질이 증가한다. 이 물질은신경세포를 보호하고 신경 연결을 강화하며 기억과 학습에 중요한 뇌 영역인 해마 기능을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실제로 뇌 영상 연구에서도 운동은 해마 구조와 신경 연결 변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쉽게 말해 운동은 뇌를 더 잘 작동하게 만드는 내부 ‘업그레이드’인 셈이다.다만, 운동의 효과를 단순히 뇌 기능 향상으로만 볼 수는 없다.운동을 하면 수면의 질이 좋아지고, 기분이 개선되며, 스트레스도 줄어든다. 이러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뇌가 잘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다.어떤 운동이 더 효과적일까어떤 운동이 두뇌 기능 향상에 가장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하지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패턴은 있다.하루 30~60분, 주 3~5회, 약간 숨찰 정도의 강도다. 일부 연구에서는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할 경우 더 큰 인지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운동 지침과 거의 일치한다. WHO는 성인에게 주 150~300분의 중등도 유산소 운동 또는 75~150분의 고강도 신체활동(또는 둘의 적절한 조합)과 함께 주 2회 이상의 근력 운동 병행을 권고한다. 더 똑똑해지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지능은 유전, 교육,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결정된다.따라서 IQ를 단기간에 크게 올리는 ‘마법 같은 방법’은 없다.현재까지 과학적으로 뒷받침되는 가장 현실적인 인지 능력 상승 전략은 운동이다. “머리를 좋게 만들고 싶다면, 먼저 몸부터 움직여야 한다.” 관련 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북아일랜드 출신의 골퍼 로리 매킬로이가 작년 커리어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마스터스에서 2연속 우승하며 ‘살아있는 전설’의 반열에 올랐다.매킬로이는 10년 동안 메이저 대회 우승 갈증에 시달리다 지난해 4월 ‘명인열전’을 제패하며 4대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우승한 6번째 선수가 됐다. 그와 메이저 타이틀 수(6개)는 같지만 US오픈 우승컵이 없는 필 미컬슨도 해내지 못한 위업이다.30대 중반에 역사를 쓴 그는 경기력 향상을 위해 식단과 운동 루틴을 대폭 바꿨다. 그 중심에는 단백질 섭취 증가가 있다.매킬로이는 골프 전문 매체 골프닷컴과 인터뷰에서 “체중 1파운드(약 0.45kg)당 1g의 단백질을 섭취했다”며 “지금도 하루 약 170g의 단백질을 먹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체중 기준으로 환산하면 1kg당 2g이 넘는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성인의 단백질 권장 섭취량은 0.8g/kg 정도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이라도 1.2~1.6g/kg이면 충분하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와 비교하면 매킬로이의 섭취량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그가 단백질 섭취를 늘린 이유는 근력 강화다. 다음 달 4일 37세가 되는 매킬로이는 “유연성은 충분하지만 스윙을 더 안정적으로 제어하려면 근력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며 “관절이 과도하게 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단백질 섭취량을 늘렸다”고 말했다. 단백질 섭취 증가는 근육량을 유지하고 회복을 돕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것이 그가 말한 ‘과신전(hyperextension)’을 예방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는 거의 없다.또한 이런 고단백 식단이 모든 사람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단백질 섭취가 추가적인 근육 증가 효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으며,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신장 부담 등 부작용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체중 1kg 당 1.6g 이상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은 더 이상의 이점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된 바 있다. 특히 일반인은 전문가 상담 없이 무작정 섭취량을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흥미로운 점은 매킬로이가 전통적인 단백질 공급원인 계란과 돼지고기를 식단에서 제외했다는 것이다.영국 매체 데일리 미러에 따르면 그는 “이 두 가지 식품이 내 몸에는 맞지 않는다. 매우 개인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영양학적으로 계란과 돼지고기는 모두 근육 형성에 도움이 되는 양질의 단백질 식품으로 평가된다. 그는 글루텐 프리 식단을 따르는데, 계란과 돼지고기 제외는 소화 상태와 체질을 고려한 선택일 수 있다.매킬로이는 또한 평소 즐겨 먹던 디저트인 초콜릿과 아이스크림을 완전히 끊기보다는 ‘가끔씩 즐기는 방식’으로 바꿨다.그는 “음식을 악마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식단 안에서 조절해 가끔 즐기면서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음식을 먹을 때 불필요한 죄책감이 너무 많다. 그 심리적 장벽을 넘는 것이 오히려 더 건강한 접근”이라고 말했다.매킬로이는 지난 일요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생애 두 번째 그린 재킷을 입었다.매킬로이를 따라 계란과 돼지고기를 식탁에서 없애는 골퍼들이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 각자 개인에 맞는 식단이 있기 때문이다.전문가들은 운동을 하는 일반인의 경우 체중 1kg당 1.2~1.6g 수준의 단백질 섭취와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안전한 방법이라고 조언한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다리 꼬지 마라, 무릎 망가져”, “정맥류 생길라”, “허리 나빠진다”어릴 때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자세에 관한 잔소리다.당연한 건강 상식처럼 여겨졌던 이 경고들, 정말 사실일까.결론부터 말하면 대부분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속설’에 가깝다.호주 시드니공과대학교 물리치료학과 교수들인 브루노 티로티 사라지오토 박사, 조슈아 페이트 박사, 마크 오버튼 박사는 학술 매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 기고문에서 “다리 꼬고 앉는 자세가 허리·무릎·정맥에 손상을 준다는 과학적 근거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자세가 나쁘면 몸도 망가진다”는 믿음의 정체이 같은 인식은 과학보다 ‘문화’에서 시작됐을 가능성이 크다.과거에는 ‘바르게 앉는 자세 = 자기관리·규율의 상징’ 이라는 인식이 강했다.이 과정에서 생활 예절이 ‘의학적 사실’처럼 굳어졌다는 것이다.또 하나의 이유는 ‘불편함 = 손상’이라는 착각이다. 즉, 다리를 꼬고 오래 앉으면 뻐근함, 압박감, 저림 등이 느껴질 수 있다.하지만 이는 몸이 망가졌다는 신호가 아니라 “자세를 바꾸라”는 신호에 가깝다.허리 건강에도 영향 없다고?다리 꼬기는 흔히 ‘나쁜 자세’로 분류된다. 척추를 비틀어 문제를 만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하지만 연구 결과는 다르다. 자세와 허리 통증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모든 사람에게 안전한 이상적인 앉은 자세나, 매일 하는 앉은 자세 중 확실하게 해로운 자세를 찾지 못했다.여러 나라의 물리치료사들을 대상으로 ‘가장 좋은 앉은 자세’를 설문한 연구에서도 답이 제각각이었다. 연구자들은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완벽한 자세’는 없다”라고 결론 내렸다.세 명의 교수는 “자세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허리는 튼튼하고 적응력이 뛰어나고, 다양한 자세를 견딜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며 “대개, 더 큰 문제는 한 가지 자세를 너무 오래 유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무릎·고관절도 괜찮을까?“다리 꼬고 앉으면 고관절이나 무릎에 무리가 간다”는 주장도 흔하다.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 역시 부족하다.예를 들어 계단 오르기, 달리기, 무거운 물건 들기, 점프하기 같은 활동이 관절에 훨씬 큰 부담을 준다.다리를 꼬는 것은 단순히 관절 각도가 잠시 바뀌는 정도일 뿐 관절 손상이나 관절염으로 이어진다는 증거는 없다.정맥류, 이것도 오해?다리 꼬기와 함께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하지정맥류’다.하지만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는 명확하다. 다리를 꼬고 앉는 것이 정맥류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라는 것이다.정맥류는 정맥 내 판막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아 혈액이 고이고 정맥이 확장될 때 발생한다. 이 질환은 나이, 가족력, 임신, 비만, 장시간 서 있는 직업 등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다.다리를 꼬면 일시적으로 혈류가 바뀔 수는 있지만 질병을 유발한다는 증거는 없다.그럼 아무렇게나 앉아도 될까?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문제는 ‘자세’가 아니라 ‘시간’이다.다리 꼬고 오래 앉기, 허리 펴고 오래 앉기, 구부정하게 오래 앉기 모두 똑같이 문제다.즉, 가장 나쁜 자세는 오래 유지하는 자세다. 반대로 가장 좋은 자세는 한 자세를 너무 오랫동안 유지하지 않고 적절히 다른 자세로 바꾸는 것이다.다리를 꼬았다 풀고, 자세를 바꾸고, 잠깐이라도 일어나 걷는 것. 몸은 이렇게 계속 움직일 때 가장 건강하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햇빛을 쬐면 체내에서 합성되는 비타민 D는 수치가 낮으면 심장질환, 당뇨병, 암뿐 아니라 우울증과 치매 위험까지 다양한 질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비타민 D 보충제는 많은 사람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보충이 필요 없는 건강한 사람들까지 복용하는 경우가 많고, 과다 섭취 시 오히려 독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미국 내분비학회(Endocrine Society)의 2024년 지침에 따르면 75세 미만의 건강한 성인은 비타민 D 보충제가 필요하지 않다.보충이 권장되는 대상은 1~18세 아동·청소년, 75세 이상 고령자, 임신부, 당뇨병 고위험군(당뇨 전단계) 등이다.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실제로는 결핍이 없는 건강한 사람들도 보충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고, 일부는 안전 상한선을 넘는 고용량을 섭취하고 있다.비타민 D 효과? 절반만 맞아미국 하버드 의대가 발행하는 ‘하버드 헬스 퍼블리싱(Harvard Health Publishing)’에 따르면, 비타민 D는 ‘햇빛 비타민’으로 불린다. 칼슘과 인의 흡수를 도와 뼈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그러나 다른 질환 예방 효과에 대해서는 근거가 일관되지 않아 아직 확실한 결론이 나지 않았다.대표적으로 미국 성인 2만 5000명 이상이 참여한 대규모 임상시험인 ‘VITAL trial’에서는 비타민 D 보충제가 심근경색, 뇌졸중, 암 발생 위험을 줄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암이 발생한 사람들 중에서는 2년 이상 비타민 D를 복용한 경우 사망 위험이 2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또 같은 연구 데이터를 추가 분석한 결과, 5년 복용 시 자가면역질환 위험 22% 감소, 4년 복용 시 세포 노화 속도 감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반면 우울증 예방 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치가 나오지 않았다.2025년 진행된 또 다른 두 건의 무작위 임상시험에서도 비타민 D 보충제가 인지기능, 기억력, 치매 예방에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비타민 D는 부족해도 문제지만, ‘팔방미인’ 인양 과도한 기대 역시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다.고용량 복용, 오히려 독 될 수 있어비타민 D는 수용성이 아닌 지용성 비타민으로 체내 지방과 간에 저장되며, 과다 섭취 시 체내에 축적될 수 있다. 따라서 과다 섭취 시 드물지만 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대표적인 문제는 고칼슘혈증으로, 혈중 칼슘 농도가 과도하게 상승해 혈관이나 연조직에 침착될 수 있다. 이로 인해 전신 쇠약감, 피로, 우울증, 의식 저하 부정맥, 췌장염, 위궤양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혼수 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비타민 D 과다 복용은 신장 결석 위험 증가와도 관련이 있다.고용량 복용 고령자, 낙상 위험 증가특히 고령자는 복용량에 주의해야 한다.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고용량(50~100㎍)의 비타민 D를 복용한 그룹이 저용량(6.3~25㎍) 그룹보다 낙상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추가 분석에서도 혈중 비타민 D 수치가 가장 높은 사람일수록 낙상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전문가들은 비타민 D를 과다 섭취하면 칼슘 균형과 근육·신경 기능을 교란해 균형 감각을 떨어뜨림으로써 낙상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적정 복용량은 얼마?하버드 의대 전문가들은 비타민 D 보충제를 복용 중이라면 하루 15~20㎍(600~800IU)이면 충분하다고 권고한다. 뼈 건강 장애가 있거나 비타민 D 또는 칼슘 흡수를 방해하는 질환이 있는 경우 의사가 더 높은 용량을 권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의료진의 권고가 없다면 하루 100㎍(4000IU) 이상 복용하지 말라고 강조했다.또한 가능하다면 보충제보다 음식으로 섭취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대표 식품으로는 비타민 D 강화 유제품, 연어 그리고 고등어·꽁치·청어 같은 등 푸른 생선 등이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16대 8 간헐적 단식’은 최근 몇 년 사이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다이어트 방법이다. 하루 16시간 공복을 유지하고 8시간 동안만 식사하는 방식으로, 흔히 아침을 거르고 점심~저녁을 먹는 형태가 많다. 하지만 이보다 ‘이른 저녁+이른 아침 식사’ 방식이 체중 관리에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체중 관리의 핵심은 ‘얼마나 오래 굶느냐’가 아니라 ‘언제 먹느냐’일 수 있다는 것이다.스페인 바르셀로나 국제 보건 연구소(ISGlobal)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에 발표한 연구에서, “저녁을 일찍 먹고 아침 식사를 일찍 하는 사람들이 체질량지수(BMI)가 더 낮은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다.연구는 40~65세 성인 7000여 명을 5년간 추적했다.그 결과, 저녁을 일찍 먹고 밤사이 공복 시간을 늘리되 기상 후 첫 끼니를 앞당기는 것이 낮은 BMI와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구체적으로 하루의 첫 식사가 1시간 늦을수록 BMI 0.32 증가, 반대로 밤 공복을 1시간 늘리면 0.27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진은 “아침 일찍 식사하는 것이 생체리듬에 더 잘 맞고, 칼로리 소모와 식욕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이러한 요인이 적정 체중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연구로,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16:8 단식 vs ‘이른 식사’… 무엇이 다를까?두 식사법은 겉으로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차이가 있다.16대 8 간헐적 단식은 하루 16시간 공복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공복 시간을 늘리기 위해 아침 식사를 거른다. 그러나 이 같은 시간제한 식사법은 체중 감소 효과가 뚜렷하지 않거나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됐다.공동 저자인 카밀 라살레 박사는 “아침을 거르는 방식의 간헐적 단식은 체중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존 연구에서도 단순히 식사 시간을 제한하는 것보다 총 칼로리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보고됐다”라고 덧붙였다.바꿔 말하면, 간헐적 단식을 하면서 평소와 같은 양을 먹는다면, 체중 감소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그렇다면 왜 식사 시간이 중요할까. 핵심은 약 24시간 주기로 반복되는 생체리듬(서카디언 리듬)이다.우리 몸은 낮 동안 에너지를 활발히 소비하고, 밤에는 에너지를 저장하려는 경향이 있다. 같은 칼로리라도 ‘언제 먹느냐’에 따라 체내에서 다르게 작용한다는 의미다. ‘이른 아침 + 이른 저녁 식사’ 조합은 생체리듬에 맞춰 식사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연구진은 “이른 시간 식사가 칼로리 소모와 식욕 조절에 더 유리하다”고 설명했다.이 분야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시간 영양학(chrononutrition)’ 분야에 속한다.공동 저자인 안나 팔로마르-크로스 박사는 “시간 영양학은 무엇을 먹는지뿐 아니라 하루 중 언제, 몇 번 먹는지까지 함께 살펴보는 분야”라며 “이 접근법은 불규칙한 식사 패턴이 낮과 밤의 주기를 조절하는 체내 생체리듬(생체시계)과 충돌해, 다양한 신체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개념에 기반한다”라고 설명했다. ISGlobal의 이전 연구에서도 저녁과 아침을 일찍 먹는 습관이 심혈관 질환과 제2형 당뇨병의 위험을 낮추는 것과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식사 시간이 단순히 체중 문제를 넘어 장기적인 건강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수 있음을 시사한다.관련 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성인기에 새롭게 진단된 빈혈은 암 진단 위험 최대 2배, 사망 위험 최대 8배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세계적인 의학 연구기관인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연구진은 최근 국제 학술지 에 발표한 연구에서, 성인기에 새롭게 진단된 빈혈과 암 및 사망 위험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빈혈은 혈중 헤모글로빈 수치가 정상 범위보다 낮은 경우를 의미한다. 연구진은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스톡홀름 지역 성인 인구 거의 전체를 포함한 ‘스톡홀름 조기 암 발견 연구(STEADY-CAN)’ 등록 자료를 활용했다. 연구 시작 시점에서 모든 참가자는 18세 이상 성인으로 암이 없는 상태였다.연구진은 새롭게 빈혈 진단을 받은 19만 57명을 실험군으로 두고, 이들과 연령·성별을 맞춘 빈혈이 없는 19만 57명을 대조군으로 설정해 두 집단을 비교 분석했다.진단 후 최대 18개월의 추적 관찰 기간에 빈혈이 있는 남성의 6.2%, 여성의 2.8%가 암에 걸렸다. 반면 빈혈이 없는 경우에는 각각 2.4%, 1.1%로 더 낮았다. 사망 위험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빈혈 환자의 사망 위험은 전체적으로 약 2~3배 높았으며, 특히 진단 직후 몇 달 동안은 최대 6~8배까지 크게 증가했다. 남성은 진단 후 첫 3개월 동안 사망 위험이 8.5배 높았고(HR 8.5), 여성은 같은 기간 6.14배 더 높았다(HR 6.14).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했지만 12~18개월까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HR은 일정 기간 동안 특정 사건이 발생할 상대적 위험을 나타내는 지표)연구 제1 저자인 엘리노르 넴란데르 연구원은 “암과 사망 위험은 빈혈이 발견된 직후 몇 달 동안 가장 높았으며, 이후 추적 기간에도 증가된 위험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빈혈 유형에 따라서도 위험 양상이 달랐다.적혈구 크기가 작은 ‘소구성 빈혈(microcytic anaemia)’은 특히 암과 강한 연관성을 보였으며, 특히 대장암을 포함한 위장관 암과 조혈계 암 위험이 높았다.조혈계 암은 혈액을 만드는 골수에서 문제가 생겨 비정상적인 혈액세포가 과도하게 생성되고 축적되는 질환이다. 백혈병, 림프종, 다발성 골수종 등이 대표적이다.반면 적혈구 크기가 큰 ‘대구성(macrocytosis)’은 암보다는 사망 위험 증가와 더 강하게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적혈구의 크기는 일반 혈액검사에 포함된 ‘평균 적혈구 용적(MCV)’ 수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연구 결과는 빈혈이 단순한 증상이 아니라 암을 포함한 ‘기저 질환의 신호’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빈혈은 위장관 출혈, 만성질환, 영양 결핍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데, 그 배경에는 암이 숨어 있는 경우도 있다.특히 빈혈 진단 직후 암 위험이 크게 증가한 점은, 일부 환자에게 이미 존재하던 암이 뒤늦게 발견됐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넴란데르 연구원은 “빈혈은 그 자체로 하나의 질환이라기보다는 기저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며 “일상적인 혈액검사만으로도 어떤 환자를 더 면밀히 추적 관찰해야 하는지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관련 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사우나에 들어가면 몸이 뜨거워지고 땀이 흐른다. 일부에서는 이를 운동과 다른 단순 ‘수분 배출’로 본다,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사우나는 심장과 혈관을 자극해 실제 운동과 비슷한 반응을 유도하는 ‘수동적 운동(passive exercise)’에 가깝다는 결과가 나왔다. 열역학 분야 국제 학술지 에 발표한 이번 연구는 핀란드 과학자들이 수행했다.주요 결과를 살펴보면,30분간 사우나를 하고 중간에 찬물 샤워로 잠시 몸을 식힐 때 혈액 속 백혈구 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면역 방어의 핵심인 호중구와 림프구가 일시적으로 늘었다가, 사우나 종료 후 약 30분 이내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이는 운동할 때 나타나는 반응과 매우 유사하다.● 몸속 면역세포, 운동처럼 혈류로 나와 ‘순찰’ 나서핀란드 투르쿠대학교의 연구자 일카 헤이노넨 박사는 “사우나가 조직에 머물던 백혈구를 더 많이 혈액으로 이동시키고, 사우나가 끝나면 다시 되돌려 보내는 과정을 유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이 과정은 운동 중에도 나타나는 대표적인 생리 반응이다.쉽게 말해, 몸속에 ‘대기 중’이던 면역세포가 혈액으로 나와 전신을 돌아다니며 병원체를 감시하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하이노넨 박사는 “백혈구가 주기적으로 혈류로 방출되는 것은 유익하다. 백혈구가 저장소에서 나와 신체를 더 잘 감시하고 병원균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심장도 바빠진다… ‘가벼운 운동 효과’사우나의 효과는 면역 반응에만 그치지 않는다.고온 환경에 들어가면 심박수 증가, 혈관 확장, 혈류량 증가 등이 동시에 일어나는데, 이는 저~중강도 유산소 운동과 비슷한 변화다.이 때문에 사우나는 흔히 ‘가만히 앉아서 하는 운동’으로 불리기도 한다. 실제 이 같은 반응은 장기적으로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공동 저저인 동핀란드대학교의 심장병 전문의 자리 라우카넨 교수는 이전 연구에서 사우나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일수록 고혈압 위험, 심장질환 및 뇌졸중 사망 위험이 낮다는 결과를 얻은 바 있다.전문가들은 이러한 효과가 혈관 기능 개선과 순환 능력 향상, 즉 운동과 유사한 생리적 자극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그렇다고 사우나가 운동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이번 연구 역시 단 한 번의 사우나 이용 직후 변화만을 분석한 것으로, 장기적인 효과를 단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또한 근력 강화나 체중 조절 등 운동만이 줄 수 있는 효과는 사우나로 얻기 어렵다.● “운동 + 사우나”가 가장 현실적인 전략전문가들은 사우나를 운동의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예를 들어 운동 후 사우나로 혈류 개선, 휴식일에 가벼운 대사 자극 등으로 활용하면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한편, 이번 연구에는 평균 연령 50세인 성인 51명이 참여했다.관련 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운동은 오래 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짧더라도 더 강하게 하는 것이 좋을까.그동안 공중보건 분야에서는 “덜 앉고 더 움직이라”는 메시지가 강조돼 왔다. 이 조언은 여전히 유효하다.그런데 최근 발표된 두 개의 연구는 여기에 한 가지를 더한다.얼마나 많이 움직이느냐뿐 아니라, 얼마나 강하게 움직이느냐도 중요하다는 것이다.두 연구 모두 약 10만 명 규모의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데이터를 활용했다. 참가자들은 2006~2010년 사이 모집됐으며, 웨어러블 기기로 활동량을 객관적으로 측정했다. 7~8년간 장기 추적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차이점은 분석 방법이다.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3월 29일(현지 시각) 발표한 연구는 운동량(얼마나)과 강도(얼마나 세게)를 비교했다.그 결과, 총 운동량이 비슷하더라도 ‘숨이 찰 정도’의 고강도 운동 비율이 높은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8가지 주요 만성질환 위험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구체적으로 치매 약 63%, 제2형 당뇨병 60%, 주요 간질환 위험 48%, 전체 사망 46%, 만성 신장 질환 41%, 면역 매개 염증성 질환(IMIDs) 39%, 주요 심혈관 사건(MACE) 31%, 심방세동 29% 등의 위험 감소와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변수들을 통제한 뒤 연관성은 약화했지만 통계적으론 여전히 유효했다.연구진은 “고강도 운동은 저강도 운동으로는 완전히 재현되지 않는 생리적 반응을 유도한다”고 설명했다.또한 주목할 점은 이러한 효과가 매우 짧은 고강도 활동과도 연관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연구에서 의미 있는 효과가 확인된 고강도 운동량은 주당 약 15~20분, 하루로 환산하면 2~3분 수준에 불과했다. 즉, 짧더라도 숨이 찰 정도의 운동 강도가 ‘질병 예방 효과를 강화하는 변수’로 작용한 것이다.다만 이는 전체 신체활동이 충분하다는 전제에서 해석해야 한다. 세계 보건기구(WHO)는 주당 150분 이상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 또는 주 75분 이상의 고강도 운동 또는 두 가지 강도의 신체활동을 적절한 병행하면서 주 2회 이상의 근력 운동을 함께 실천할 것을 권고한다.4월 1일 국제 학술지 ‘커뮤니케이션스 메디슨(Communications Medicine)’에 게재된 다른 연구는 보다 넓은 개념인 ‘중등도~고강도 신체활동(MVPA)’을 분석했다.MVPA는 빠르게 걷기처럼 약간 숨이 차는 중등도 활동부터 달리기처럼 심박수를 크게 올리는 고강도 활동까지를 포함한다.앞선 연구가 특정 질병 예방에 초점을 맞춘 것과 달리, 이번 연구는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에 집중했다.분석 결과, 신체 활동량이 가장 적은 그룹(주 65분 이하의 하위 10%)과 비교해 주 150분의 MVPA를 수행한 그룹은 총 사망 위험이 48% 낮았고, 300분까지 늘린 그룹은 5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계단 오르기, 빠르게 걷기 같은 짧은 중등도~고강도 신체활동을 하루 중 여러 번 나눠서 누적해도 사망 위험이 의미 있게 줄어드는 효과가 확인됐다.연구진은 한 가지 중요한 차이를 발견했다.단순히 2~3분의 짧은 MVPA를 여러 번 하는 것보다, 20~30분 이상 이어서 하는 운동(연속 활동)을 병행할 경우 건강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정리하면, ‘커뮤니케이션스 메디슨’ 발표 연구는 ‘더 많이 움직이면, 그것이 짧고 간헐적인 MVPA라도 사망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것을 보여줬다. ‘유럽 심장 저널’ 게재 연구는 숨차게 하는 고강도 운동이 중강도 활동으로는 충분히 얻을 수 없는 질병 예방 효과를 제공한다는 점을 보여줬다.두 연구를 종합하면 운동은 ‘양’과 ‘강도’를 조합하는 게 수명 연장과 질병 예방 측면에서 가장 효과적일 가능성이 높다.고강도 운동이라고 해서 대단한 결심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말을 길게 하기 어려울 정도로 숨이 차면 고강도 활동이다.예를 들어 점심 식사 후 산책할 때 1분간 가볍게 뛰기, 계단을 숨이 찰 정도로 빠르게 오르기, 집 근처 슈퍼마켓 심부름 갈 때 걷지 말고 뛰기 등이다. 핵심은 짧게라도 ‘숨이 차는 움직임’을 섞는 것이다.평소 운동량이 부족하다면 ‘주 150분 이상 중강도 유산소 운동’ 지침 충족에 초점을 맞추되, 일상에서 짧게라도 여러 번 ‘고강도 활동’을 누적하면 충분히 이점을 얻을 수 있다. 관련 논문 주소: -https://doi.org/10.1093/eurheartj/ehag168-https://doi.org/10.1038/s43856-026-01421-z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장갑 없이 맨손으로 해산물을 손질하거나 날것으로 먹는 습관이 치명적인 바이러스성 ‘눈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새우·물고기 등 해양 동물을 감염시키던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전이된 것으로 추정되면서, 바다에서도 새로운 인수공통감염병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국제 학술지 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해양 동물에 기생하는 바이러스가 인간의 만성 안질환과 연관됐음을 처음으로 확인했다.최근 중국에서는 ‘지속성 안압 상승성 바이러스성 전방 포도막염(POH-VAU)’환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그 동안 뚜렷한 원인을 설명하기 어려웠다. 이 질환은 쉽게 말해 눈의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고 염증이 반복되는 병이다. 포도막은 탁구공만 한 눈알은 둘러싸고 있는 세 겹의 막 중 가운데 막으로, 염증이 생기면 통증과 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특이한 점은 이 질환 환자들이 헤르페스나 대상포진 등 일반적인 안구 바이러스 검사에서는 계속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동안 원인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 질환’으로 여겨졌다. 연구진은 ‘잠재적 폐사 노다바이러스(covert mortality nodavirus·CMNV)’에 주목했다. 이 바이러스는 아시아와 호주의 양식장 새우를 집단 폐사시킨 원인으로 알려진 해양 바이러스다.중국 수산과학원 연구진은 2022년 1월부터 2025년 4월까지 해당 질환 환자 70명을 모집해 분석했다.눈 수술 과정에서 얻은 조직을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약 25나노미터(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 크기의 바이러스 입자가 확인됐다. 반면 건강한 대조군에서는 이러한 입자가 발견되지 않았다.또한 CMNV에만 결합하는 항체와 유전자 분석을 통해 해당 바이러스가 해양 동물에서 발견되는 CMNV와 98.96% 일치함을 확인했다.연구진은 “해양 동물 바이러스가 인간의 새로운 질환과 연관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논문에서 밝혔다.그렇다면 이 바이러스는 어떻게 사람을 감염시켰을까.연구진이 생활 습관을 조사한 결과, 환자의 약 75%가 장갑 없이 생해산물을 손질하거나 해산물을 날 것으로 섭취하는 습관이 있었다.즉, 해산물 손질 과정과 생식이 주요 노출 경로로 지목된 것이다.연구진은 이 바이러스가 단순히 존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질환을 일으키는지도 확인했다.세포 실험과 동물 실험에서, 바이러스를 감염시킨 생쥐는 사람 환자와 마찬가지로 안압 상승 등 특징적인 증상을 보였다.문제는 이 바이러스가 중국 등 특정 지역에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연구진의 조사에 따르면 CMNV는 게와 조개류 등 총 49종에서 발견됐으며, 아시아·아프리카·유럽·아메리카·남극 등 전 세계 해역에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다만 이번 연구가 모든 해산물 생식이 위험하다는 의미는 아니다.특정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상황에서 안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다.이에 해산물 손질 시 장갑 착용, 손질 후 손 먼저 씻은 후 눈과 얼굴 접촉, 위생적으로 관리한 식재료 사용 등의 안전 수칙 준수가 중요하다. 예방의 핵심은 바이러스 노출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기 때문이다.관련 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재채기를 하는 순간, 코에서 살아 있는 벌레가 튀어나왔다. 검사 결과 사람의 코 안에서 기생충 유충이 번데기 단계까지 자란 매우 이례적인 사례로 확인됐다.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볼 법한 일이 실제로 벌어지자 의료진도 놀랐다.이 사례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학술지 ‘Emerging Infectious Diseases’에 보고됐다.사건이 벌어진 곳은 그리스의 한 섬. 50대 여성은 코 안에서 자라던 유충이 밖으로 튀어나오면서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코 양옆과 위턱 사이 공간인 상악동에서 서로 다른 성장 단계의 유충 10마리와 번데기 1개가 발견됐다.이 기생충의 정체는 ‘양파리(Oestrus ovis)’다. 보통 양이나 염소의 콧속에서 기생하는 파리로 사람 감염은 드문 편이다. 양파리의 생활사는 잘 알려져 있다.암컷이 동물의 콧속에 유충을 낳으면, 유충은 비강과 부비동에서 자라다가몸 밖으로 나와 땅속에서 번데기가 된다.즉, 번데기 단계는 반드시 ‘몸 밖’에서 진행되는 것이 정상이다.그런데 이번 사례는 이 과정이 사람의 코 안에서 진행됐다.연구자들은 “포유류 체내에서 번데기 단계까지 진행되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58세의 그리스 여성은 2025년 9월, 양들이 풀을 뜯는 덥고 건조한 들판에서 야외 작업을 하던 중 얼굴 주위에 파리가 떼로 몰려드는 일을 겪었다. 약 1주일 뒤부터 상악 부위 통증과 기침이 시작됐다. 증상이 점점 더 심해지다가 10월 15일 재채기와 함께 코에서 유충이 나오는 것을 발견하고 병원을 찾았다. 연구진은 여성의 코 내부 구조 이상과 많은 수의 유충이 동시에 들어간 점을 원인으로 추정했다. 이 여성은 코를 좌우로 나누는 비중격이 심하게 휘어진 상태였다. 이로 인해 유충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코 안 머무르면서 계속 성장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양파리 감염은 사람에게선 매우 드물다. 발생하더라도 보통 눈(결막)에 유충을 산란하며 드물게 코, 귀, 입에서도 발견된다.대표적 초기 증상은 이물감이나 갑작스러운 눈 자극 등이다.이번 사례에서 특히 주목되는 점은 유충이 번데기 단계까지 진행됐다는 것이다.연구진은 두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하나는 우연히 특이한 신체 조건에서 발생한 예외적 사건일 수 있다는 점, 다른 하나는 기생충이 인간에게서도 생존하도록 적응하는 초기 징후로 볼 수 있다는 점이다.다만 현재까지 보고된 사례는 단 1건에 불과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공포를 유발할 수준은 아니지만, 환경과 노출 조건에 따라 예상 밖 감염이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한다.아울러 가축과 가까운 환경이나 국외 특정 지역에서는 기생충 노출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관련 보고서 :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미혼 여성은 결혼 경험이 있는 여성보다 암 발생 위험이 최대 8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혼 남성 역시 최대 70% 높고, 일부 암에서는 최대 5배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미국 마이애미대학교 밀러 의과대학 산하 실베스터 종합암센터(Sylvester Comprehensive Cancer Center) 연구진이 수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에 8일(현지 시각) 게재됐다.연구에 따르면 현재 결혼했거나 과거 결혼 경험이 있는 사람은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사람보다 전반적인 암 발생 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다만 연구진은 “이번 결과는 결혼 자체가 암을 예방한다는 의미는 아니며, 반드시 결혼해야 한다는 뜻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연구를 이끈 프랭크 페네도(Frank Penedo) 박사는 “미혼이라면 암 위험 요인에 더 주의를 기울이고, 필요한 검진을 받으며 꾸준히 건강 관리를 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암 예방 전략에서도 결혼 여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기존 연구에서는 결혼한 사람이 암을 더 일찍 발견하고, 치료를 더 잘 따르며, 생존율이 높은 것과 연관된 것으로 보고됐다. 이는 보통 결혼한 사람의 사회적 지지 체계가 더 강하고, 경제적 안정성이 높으며, 건강 관리에 더욱 신경 쓰기 때문으로 해석된다.하지만 암 ‘발생 자체’에 결혼 여부가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연구가 거의 없었다.이에 연구진은 2015~2022년 미국 내 12개 주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1억 명 이상 인구에서 발생한 400만 건 이상의 암 사례를 분석했다. 대상은 30세 이상 성인이었으며, 결혼 상태는 기혼·이혼·사별을 포함한 ‘결혼 경험 있음’과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미혼’으로 구분했다. 전체 대상자의 약 20%가 미혼으로 나타났다.분석 결과, 미혼 집단은 결혼 경험이 있는 집단보다 주요 암 발생률이 전반적으로 더 높았다. 특히 일부 암에서는 큰 격차를 보였다. 미혼 남성은 기혼 남성보다 항문암 발생률이 약 5배, 미혼 여성은 자궁경부암 발생률이 약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이 두 암은 모두 HPV(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HPV는 주로 성 접촉을 통해 전파되며 항문암과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졌다. HPV 관련 암은 감염 자체뿐 아니라 검진과 예방 여부에 크게 좌우된다. 연구진은 미혼 집단에서 감염 위험이 더 높고, 검진에 소극적이며, 예방 조치를 덜 하기 쉽다며 이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암 발생률 격차가 나타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했다.출산 경험도 일부 암 위험을 낮추는 요인으로 나타났다.자궁내막암과 난소암의 경우에는 출산 경험이 보호 효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출산은 호르몬 변화 등을 통해 일부 여성 암의 발생 위험을 낮추는 요인으로 알려졌다.성별에 따라서도 암 발생 양상이 달랐다. 미혼 남성은 기혼 남성보다 암 발생 위험이 약 70% 높았고,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여성은 기혼 여성보다 약 8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일반적으로 결혼의 건강 보호 효과는 남성에서 더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여성이 조금 더 많은 이점을 얻는 것으로 나타난 점도 흥미롭다.암 종류별 차이도 뚜렷했다.감염 관련 암, 흡연·음주 관련 암, 여성 생식 관련 암(난소암·자궁내막암) 등에서는 결혼 여부와의 연관성이 특히 두드러졌다. 반면 유방암, 갑상선암, 전립선암처럼 검진 체계가 잘 구축된 암에서는 연관성이 상대적으로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진 사람이 결혼할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며 이번 결과를 결혼 자체의 효과로만 단정해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결혼 여부와 암의 연관성이 50세 이상에서 더 강하게 나타난 점을 들어 나이가 들수록 결혼과 관련된 생활습관 등의 보호 효과가 더 뚜렷해질 가능성을 제시했다.연구진은 향후 결혼·이혼·사별로 더 세분화하고 장기간 추적해 결혼 상태 변화가 암 위험에 미치는 영향도 세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관련 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피로할 때 비타민 C, 잠이 안 올 땐 마그네슘, 뼈 건강엔 칼슘과 비타민 D.건강을 위해 비타민과 영양제를 챙겨 먹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섭취량에 민감한 경우는 드물다. “몸에 좋은 거니까 많이 먹어도 괜찮겠지”라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이다.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것이 가장 흔한 오해라고 지적한다.미국 건강 매체 ‘프리벤션(Prevention)’에 따르면, 비타민과 영양제도 ‘과하게 섭취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과일처럼 먹는다”…가장 흔한 착각미시간 대학교 의과대학의 로버트 J. 폰타나 교수는 “많은 사람이 보충제를 과일처럼 생각한다”며 “몸에 좋은 성분이니 많이 먹을수록 더 건강해질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하지만 비타민은 음식과 다르다. 농축된 형태로 들어 있기 때문에, 필요 이상 섭취하면 오히려 몸에 부담이 된다.보스턴 메디컬센터 영양 혁신·실행 부문 책임자인 올리비아 토마스는 비타민 종류에 따라 위험이 다르다고 설명했다.“비타민 C와 비타민 B군과 같은 수용성 비타민은 과다 복용하더라도 대개 소변으로 배출된다. 반면 비타민 A, D, E, K와 같은 지용성 비타민은 체내에 축적돼 독성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여러 종류의 영양제를 동시에 복용하면 자신도 모르게 ‘과다 섭취 상태’에 들어갈 수 있다.이런 경우 몸은 신호를 보낸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신호를 알아채지 못한다는 것이다.전문가들은 “영양제를 먹고 몸 상태가 달라진다면, 이미 과한 것일 수 있다”고 말한다.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한 번쯤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1.심장 두근거림·혈압 상승영양제 중 일부는 카페인이나 자극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심박수 증가나 혈압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2. 피부 발진·가려움앨리스 펙 데이 기념 병원 통합 의학과 의료 책임자 신디 로이터(자연의학 의사)는 “발진이나 알레르기와 유사한 반응은 보충제를 과다 복용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학술지 ‘Health Science Reports’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 B2와 비타민 B9를 제외한 대부분의 비타민은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과 연관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3. 소변 색 변화·피부 황변소변 색이 유난히 진해지거나 피부가 노랗게 변한다면 비타민 과다 섭취 징후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폰타나 교수는 “드물지만 복용 중인 보충제가 간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4. 어지럼증특히 철분을 과다 섭취하면 어지럼증, 입안의 금속 맛, 심하면 신경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 철분 과다 섭취 시 간 독성을 유발할 수도 있다.5. 복부 팽만·설사식이섬유 보충제를 과하게 먹으면 속이 더부룩하거나 가스가 찰 수 있다.비타민C를 과다 섭취하면 설사, 복통, 구토가 생기기 쉽다.같이 먹으면 더 위험한 조합도 있다-철분 + 칼슘 조합은 서로 흡수를 방해한다.-비타민 K를 고용량으로 복용하면 혈액응고 억제제의 약효가 감소될 수 있다.-비타민 B군, 비타민 D, 비타민 A 등 여러 종류의 비타민을 함께 복용하는 것도 위험할 수 있다.전문가들은 가장 안전한 보충제 섭취 방법은 의료진과 상담 후 결정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시작하기 전에 물어보고, 이미 먹고 있다면 복용 중인 영양제를 모두 모아 의사에게 가져가 점검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는 것이다.소비자들이 반드시 인식해야 할 점은 영양제의 정체성이다. 영양제는 의약품이 아닌 건강 보조식품이다.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약이 아니라 특정 영양소의 부족을 보충하기 위한 역할에 가깝다. 전문가들은 균형 잡힌 식사가 우선이며, 음식으로 채우지 못할 때 보충적으로 사용하는 데 그쳐야 한다고 강조한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수술도, 호르몬 조절도 없이 작동하는 이상적인 남성 피임 기술이 현실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현재 남성 피임법은 콘돔과 정관수술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각각 단점이 뚜렷하다. 특히 정관수술은 병원에서 수술을 해야하고, 되돌릴 수는 있지만 부담이 적지 않다. 이런 이유로 수술이 필요 없고, 가역적이며, 장기간 지속되고, 이론적으로 100% 효과를 지향하는 비(非)호르몬 방식의 남성 피임법이 궁극의 목표로 꼽혀 왔다.미국 코넬대학교 연구자들이 이런 조건에 한 발 더 다가선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약 6년에 걸쳐 쥐를 대상으로 수행한 개념증명 연구에서, 생식세포 생성 과정인 ‘감수분열(meiosis)’의 핵심 단계를 차단하면 영구적 손상 없이 정자 생성을 일시적으로 멈추고 이후 정상적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에 7일(현지 시각) 게재됐다.연구진은 암과 염증 질환 연구에 사용되던 소분자 억제제 JQ1을 활용했다.이 물질은 신경학적 부작용 때문에 치료제나 최종 피임약으로 사용하기는 어렵지만, 감수분열 중 ‘전기 1단계(prophase 1)’를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연구진은 이를 이용해 감수분열 자체를 표적으로 삼으면 정자 생성을 안전하고 가역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는 점을 처음으로 입증했다.연구를 이끈 코넬대 유전학자 폴라 코헨(Paula Cohen) 교수는 “고환 내 특정 과정만 선택적으로 차단해 정자 생성을 멈추는 접근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연구팀은 사실상 우리뿐”이라고 말했다.연구진은 이번 동물 실험에서 수컷 쥐에게 3주 동안 JQ1을 투여했다. 그러자 해당 기간에 정자 생성이 완전히 중단됐다. 이후 투여를 중단하자 6주 이내에 감수분열 과정이 대부분 정상화하면서 정자 생성도 회복됐다.연구진은 번식 실험도 진행했다. 새끼 쥐는 모두 정상으로 태어났고, 다음 세대에서도 생식 능력이 유지된 것으로 확인됐다.코헨 교수는 “감수분열과 정자 기능이 대부분 정상으로 회복됐고, 무엇보다 태어난 새끼 쥐들도 모두 정상이었다”고 설명했다.다만 이번 연구는 쥐를 대상으로 한 초기 단계(개념증명) 연구다. 따라서 인간에게서도 같은 효과가 나타날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연구진이 감수분열을 표적으로 삼은 데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정자 생성은 크게 줄기세포(평생 정자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반 세포) → 감수분열(46개 염색체를 가진 세포가 23개씩 가진 4개의 세포(반수체)로 분열) → 정자 형성(머리와 꼬리를 가진 성숙한 정자로 변화) 단계를 거친다.이 중 줄기세포를 건드리면 영구 불임 위험이 있고, 너무 늦은 단계를 막으면 정자가 일부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연구진은 감수분열 단계가 영구 불임 위험을 피하면서도 정자 생성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지점’이라고 판단했다.연구진이 비호르몬 접근을 선택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여성용 호르몬 피임법은 부작용이 문제로 지적된다. 이에 남성용 호르몬 피임에 대해서도 우려가 제기돼 왔다.코헨 교수는 “성욕이나 체모, 목소리, 근육량 같은 남성 2차 성징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정자 생성을 멈출 수 있는 비호르몬 피임법을 찾고자 했다”고 설명했다.이번에 개발한 신기술은 인간에게 언제쯤, 어떤 방식으로 적용될 수 있을까.코헨 박사는 “만약 인간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한다면, 3개월마다 주사하거나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 패치 형태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연구진은 향후 2년 내 관련 기술 상용화를 목표로 기업 설립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관련 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바삭함과 풍미를 해치지 않고 기름기만 쏙 뺐다.감자튀김을 더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조리법을 과학자들이 개발했다. 감자는 흔히 ‘탄수화물 덩어리’로 오해받지만 식이섬유, 칼륨, 비타민C, 비타민B6 등이 풍부한 영양 밀도 높은 식재료다. 같은 100g 기준 열량도 밥보다 낮다.그럼에도 감자에 대한 건강 이미지가 나빠진 것은 감자튀김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감자를 기름에 튀기는 과정에서 지방이 흡수돼 열량이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튀긴 음식은 특유의 바삭한 식감과 풍미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다. 하지만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비만이나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감자튀김을 좋아하지만 기름기가 너무 많아 부담스러웠던 사람들에게 반가운 연구결과가 나왔다.미국 일리노이 대학교 어바나-샴페인 캠퍼스(UIUC) 연구진은 기존 튀김 방식에 전자레인지 가열을 결합하면 감자튀김의 기름 흡수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연구진의 목표는 간단하다. 맛과 식감을 유지하면서 더 건강한 튀김 음식을 만드는 것이다.일반적인 튀김 과정에서는 감자 내부의 수분이 증발하면서 미세한 빈 공간이 생기고, 이 틈으로 기름이 스며든다. 기름은 풍미를 더해주지만 동시에 칼로리를 높이는 원인이 된다. 연구진은 이 과정에 전자레인지를 결합했다. 전자레인지는 전자기파가 식품 내부까지 침투해 안쪽부터 가열하는 특징이 있다. 외부에서 내부로 열을 전달하는 일반적인 가열 방식과 다르다.연구책임자인 파완 싱 타카르(Pawan Singh Takhar) UIUC 식품공학과 교수는 “일반 오븐은 열이 음식의 바깥에서 안쪽으로 전달되지만, 전자레인지는 전자파가 재료 전체에 침투해 내부부터 가열한다”며 “이때 생기는 높은 압력이 기름 침투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새로운 조리법의 원리는 다음과 같다.감자를 끓는 기름에 튀기면서 동시에 전자레인지를 가하면 감자 조각 내부의 수분이 순간적으로 증기로 변하면서 바깥으로 밀어내는 압력이 형성된다. 이 압력이 기름이 들어갈 감자 조각 표면의 미세한 틈을 차단해 바삭함은 유지하면서도 기름 흡수는 줄인다.즉, 기름이 들어오기 전에 내부에서 ‘밀어내는 압력’을 만들어 낸 것이 핵심이다.연구진은 여기에 튀김 이후 약 60초간 전자레인지로 추가 가열하는 후처리 과정도 적용했다. 이를 통해 기름 함량이 약 18~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튀김 ‘도중’ 전자레인지 가열을 통한 기름 흡수 제한이 핵심이고, 60초 추가 가열은 기름을 더 줄이기 위한 보조 과정이다.실험 결과 이 조리법은 ‘기름 흡수 감소’, ‘조리 시간 단축’, ‘수분 증발 속도 증가’ 등의 효과를 보였다.연구진은 전자레인지 단독 조리 방식도 시험했지만, 겉이 눅눅해지는 한계가 확인됐다. 따라서 바삭한 식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존 튀김 방식과의 결합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타카르 교수는 “전자레인지만 사용하면 음식이 눅눅해진다”며 “바삭한 식감과 풍미를 위해서는 기존 가열 방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튀김 방식은 바삭함을 유지하고, 전자레인지는 기름 흡수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연구진은 이 기술이 맛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지방 함량을 줄인 튀김 식품 개발에 활용될 수 있으며, 기존 산업용 튀김 설비에도 적용이 가능해 대량생산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가정용 조리 기구에 적용하려면, 산업용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관련 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