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식

박해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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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사람이 챔피언. 여러분의 건강한 하루를 위해 ‘피와 살’이 되는 건강 정보를 발굴해 전달하겠습니다.

pistols@donga.com

취재분야

2025-11-07~2025-12-07
건강98%
보건2%
  • “잠 못 자면 달리기 부상 위험 2배↑”…취미 러너도 수면이 ‘보호막’

    건강 증진, 스트레스 해소, 재미 등을 목적으로 달리기를 즐기는 일반인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국내 달리기 인구는 1000만 명으로 추산된다. 국민 5명 중 1명이 달리는 재미에 푹 빠진 셈이다.달리기는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운동 중 하나다. 하지만 인대와 관절에 가해지는 하중이 만만찮아 부상 위험이 높은 편이다. 취미로 달리기를 즐기는 러너의 약 90%가 평생 한 번 이상 부상을 겪는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일반 달리기 애호가라도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않으면 부상 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 개요네덜란드 에인트호번 공과대학교의 스포츠 심리학자 얀 드 용거(Jan de Jonge) 교수 연구팀은 425명의 일반인 러너를 대상으로 수면 패턴과 부상 발생 간 연관성을 분석했다.연구 참가자들은 수면 시간, 수면의 질, 수면 장애 여부를 기준으로 네 가지 수면 유형으로 분류됐다.첫째, 안정적 수면자: 충분한 수면 시간과 안정적이며 연속적인 수면 패턴둘째, 수면 부족자: 수면 시간 부족. 아침 기상 후 개운하지 않거나 낮에 피로감과 기분저하 경험셋째, 효율적 수면자: 유전적 요인 등으로 4~6시간 수면만으로도 충분히 회복 가능넷째, 단절 수면자: 수면이 자주 끊기거나 밤중에 깸주요 결과연구 결과, 수면 부족자는 안정적 수면자보다 부상 발생 위험이 1.78배 높았으며, 12개월 동안 부상을 겪을 확률은 68%로 나타났다. 반면, 효율적 수면자와 단절 수면자는 수면 부족자와 비교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국제 학술지 에 발표한 이번 연구는 수면을 다차원적 요인(multidimensional factor)으로 고려하여 부상과의 연관성을 조사한 최초 연구 중 하나로 평가된다. 단순히 수면 시간을 보는 것이 아니라 수면의 질과 수면 장애까지 함께 분석한 점이 특징이다.“수면, 부상 위험을 줄이는 핵심 요소”더 용거 교수는 전날 밤 8시간 안팎의 양질의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부상 위험이 2배 가까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에 대해 “달리기와 같은 운동에서 수면은 부상 예방과 회복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이지만, 많은 러너가 훈련 거리, 영양, 회복 전략에 집중하고 수면은 뒷전으로 미루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연구는 수면이 단순한 회복 수단이 아니라 부상 위험을 줄이는 핵심 요소임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수면 부족이 부상 위험을 높이는 이유수면 부족이나 방해는 신체의 조직 회복 능력, 호르몬 조절, 집중력 유지 능력을 떨어뜨려 부상 위험을 높인다. 특히 잠들기 어려움, 밤잠 도중 자다깨다 반복, 아침에 개운하지 않은 느낌 등을 경험하는 러너는 부상에 취약했다. 반대로 규칙적인 수면과 양질의 수면을 취한 러너는 부상 발생률이 낮았다.“하루 7~9시간 자고 잠들기 전 스마트폰 사용 제한”성인은 일반적으로 하루 7~9시간의 수면이 권장된다. 달리기 취미를 가진 성인이나, 더 많은 수면 시간이 필요한 청소년은 추가적인 낮잠을 통해 신체와 뇌의 회복을 도와야 한다.수면 전문가들은 규칙적인 취침·기상 시간, 잠들기 전 스마트폰 등 화면 사용 제한,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 줄이기, 조용하고 시원한 수면 환경 조성 등을 추천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빛 노출을 최대한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더 용거 교수는 “수면의 양과 질 모두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충분한 수면 시간 확보가 기본”이라며 “수면은 단순한 회복 수단이 아니라, 취미로 즐기는 스포츠에서 부상 위험을 줄이는 중요한 예측 요소로 인식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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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개 국어 이상 사용자, 뇌 노화 늦다…“다중언어=뇌 건강의 비밀”

    구사하는 언어가 많을수록 생물학적 노화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되며, 특히 뇌 기능과 인지 능력 유지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국제 학술지 에 게재된 유럽 27개국 51~90세 중·노년 8만 6149명을 대상으로 한 국제 연구에 따르면, 모국어만 사용하는 단일 언어 사용자는 가속 노화를 겪을 위험이 다중 언어 사용자에 비해 2배 더 높았다. 반면 2개 이상의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은 그 확률이 단일 언어 사용자의 절반(54%)에 불과했다.연구진은 또한 다언어 구사 능력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노화를 늦추는 효과를 보였으며, 할 줄 아는 언어가 많을수록 그 효과가 커지는 용량-반응 관계가 존재함을 확인했다. 이러한 결과는 사회적, 환경적, 정치적 차이를 보정한 후에도 유효했다.가속 노화란 실제 나이(연대기적 나이)보다 생물학적 나이(생체 지표나 뇌의 기능 상태로 볼 때의 나이)가 더 많은 상태다. 이는 나이 관련 질환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는 의미다. 연구 결과를 좀 더 쉽게 설명하면, 예를 들어 다언어 사용자 100명 중 10명이 가속 노화를 보인다면, 단일언어 사용자는 100명 중 20명 정도가 같은 현상을 보일 수 있다는 뜻이다.연구진은 참가자들의 설문 데이터를 분석, 실제 나이와 건강·생활 습관 기반으로 예측한 나이 사이의 차이를 뜻하는 생물행동적 연령 격차(biobehavioral age gap)를 추정했다. 예측 나이가 실제보다 많으면 생물학적 노화가 빠른 가속 노화, 적으면 천천히 늙는 지연 노화로 간주했다. 설문 항목 중 긍정적 요인으로 기능적 능력과 교육, 인지 기능 등이 포함됐고, 부정적 요인으로는 심혈관 질환, 감각 손상 등이 포함됐다.논문 공동 저자인 아일랜드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의 신경과학자 아구스틴 이바네즈(Agustin Ibanez) 연구원은 “일상에서 여러 언어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정신적 활동이 생물학적 노화 속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강력한 신호”라고 유로뉴스에 말했다.이바네즈 연구원은 “여러 언어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다양한 뇌 기능을 운동시키는 것과 같다. 주의력을 관리하고, 간섭(방해)을 억제하며, 언어 규칙을 전환하는 과정은 모두 나이가 들면서 약해지는 신경망을 강화한다“라고 덧붙였다.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교의 심리의학(Psychological Medicine) 부교수이자 치매 연구자인 에투 마우(Etu Ma’u) 박사는 이번 연구가 이중언어 또는 다중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뇌를 더 활발하고 자극된 상태로 유지하여 뇌 건강에 이롭다는 오랜 추정을 확인해 주었다고 자국 공영방송 라디오 뉴질랜드(Radio New Zealand)에 말했다.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마우 박사는 “40세 이후 10년마다 평균적으로 뇌 용적이 약 5% 감소하며, 뇌의 노화는 평생에 걸쳐 축적되는 손상과, 그 손상에도 불구하고 뇌 기능을 유지하도록 돕는 인지 예비력 간의 균형”이라고 설명했다. 인지 예비력은 뇌 손상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으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그는 “뇌를 자극하는 모든 활동이 인지 예비력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며, “이번 연구는 여러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이 뇌 노화를 늦추어 인지 예비력을 향상시키며, 구사 언어의 수가 많을수록 그 효과가 커진다는 점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마우 박사는 또한 “이번 연구는 방대한 규모와 정교한 모델링을 바탕으로, 다양한 언어를 구사할수록 뇌가 더 젊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며 “두 개 이상의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은 뇌의 생물학적 나이가 실제 연령보다 몇 년 더 젊게 나타났는데, 이는 곧 뇌가 더 건강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모국어만 사용하는 사람은 두 개의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보다 뇌 나이가 더 높았고, 세 개 이상의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은 그 효과가 더욱 뚜렷했다”라고 그는 덧붙였다.마우 박사는 “치매는 일생 동안 축적되는 점진적 손상의 결과이며, 동시에 인지 예비력과 회복탄력성을 키워가는 과정이기도 하다”고 강조하면서 “이러한 노화 관련 질환을 예방하려면 개인적인 차원뿐 아니라 환경적인 차원에서도 일찍부터 접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린 시절 학교나 지역사회에서 제2외국어를 배우는 것은 뇌를 활성화하고 자극하는 데 분명히 도움이 된다”며 “뇌를 자극하기 위해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데 결코 늦은 때는 없다”라고 덧붙였다.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로, 2개 이상의 다언어 구사가 생물학적 노화를 늦춘다는 인과관계를 확정할 수 없다. 또한 언어 사용 정도와 생물학적 노화 사이의 정확한 메커니즘도 향후 연구에서 밝혀야 한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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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나나, 다른 과일과 섞어 먹으면 손해…플라바놀 흡수 ‘뚝’

    건강을 위해 영양성분이 풍부한 여러 과일과 채소, 요구르트 등을 함께 갈아 스무디를 만들 때 주의할 점이 있다. 바나나는 빼야 한다는 것이다.바나나가 섞이면 다른 식재료에 들어있는 플라바놀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플라바놀(Flavanols)은 플라보노이드(Flavonoids)의 한 종류로, 사과, 배, 포도, 베리류, 감귤류, 콩류, 견과류, 코코아, 차 등 식물성 식품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성분이다. 연구에 따르면, 플라바놀은 혈관 기능 개선 및 혈액 순환 촉진, 혈압 감소,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 감소 효과가 있다.바나나에 풍부한 폴리페놀 산화효소(PPO), 플라바놀 흡수 방해문제는 바나나에 풍부한 폴리페놀 산화효소(polyphenol oxidase)에 있었다.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이 효소는 사과나 바나나의 껍질을 제거하면 갈색으로 변하는 현상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이다. 다양한 과일과 채소에 존재하지만, 특히 바나나에 풍부하다.국제 학술지 에 논문을 발표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UC Davis)와 영국 레딩대학교 공동 연구진은 폴리페놀 산화효소가 플라바놀 흡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주요 결과연구진은 베리류로 만든 스무디에 바나나를 함께 갈아 넣자 플라바놀 흡수율이 84%나 감소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 바나나+베리 스무디, 베리 스무디 중 하나를 먹었다. 더욱 명확한 비교를 위해 두 그룹 모두 플라바놀 보충제도 복용했는데, 바나나 추가 스무디를 먹은 사람들보다 베리류 스무디를 먹은 사람들의 체내 플라바놀 수치가 훨씬 더 높게 측정됐다.미국영양식이학회는 하루 400~600㎎의 플라보놀을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특히 노령층은 플라바놀 결핍 시 인지 기능 저하, 심혈관 기능 악화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레딩대학교의 건터 쿠넬레(Gunter Kuhnle) 영양·식품과학과 교수(공동 저자)는 “플라바놀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으면 심혈관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노인의 경우 인지 저하와도 관련이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떻게 음식이나 음료를 통해 플라바놀을 가장 잘 섭취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말했다.제1 저자인 UC Davis 영양학과 하비에르 오타비아니(Javier Ottaviani) 교수는 “바나나 한 개를 추가했을 뿐인데, 베리 스무디 속 플라바놀 농도와 체내 흡수된 플라바놀 양이 이렇게 빠르게 감소한 것은 매우 놀라운 결과였다”라고 말했다.바나나는 그 자체로 훌륭한 과일이다. 다만 플라바놀이 풍부한 식품과 함께 먹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고 연구진은 조언했다.플라바놀 흡수를 높이는 스무디 만들기 팁연구진은 맛과 식감을 좋게 하면서 플라바놀 흡수율도 높이고 싶다면, 플라바놀이 풍부한 과일을 파인애플, 오렌지, 망고처럼 폴리페놀 산화효소 활성도가 낮은 과일과 함께 섞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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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습진 환자, 매일 목욕해도 괜찮다… 주 1회와 증상 차이 없어”

    습진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샤워나 목욕을 얼마나 자주 해야 하는지 의문을 품기 쉽다. 증상이 더 나빠지는 건 아닌지 걱정하기 때문이다.최신 연구에 따르면, 샤워나 목욕을 매일 하든 일주일에 한두 번만 하든 증상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에 발표한 이번 연구는 영국 노팅엄대학교가 주도하고, 사우샘프턴대·브리스톨대·버밍엄시티대·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이 협력해 2022년부터 수행 중인 5년짜리 대형 프로젝트인 ‘신속 습진 연구’(Rapid Eczema Trial)의 첫 번째 결과물이다.연구 방법연구진은 영국 전역에서 참여한 습진 환자 438명(어린이 포함)을 두 그룹으로 나눴다. 한쪽은 일주일에 6회 이상 목욕 또는 샤워를 했다. 다른 그룹은 주 1~2회 목욕 또는 샤워를 했다.참가자들은 4주 동안 기존에 사용하던 치료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목욕이나 샤워 빈도에 따른 자신의 습진 상태를 매주 기록했다.주요 결과4주간의 실험이 끝난 후 분석한 결과, 두 그룹 간 습진 증상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즉, 목욕 또는 샤워를 하루에 한 번 하든 일주일에 한두 번만 하든 습진 증상에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노팅엄대 의대 임상시험 부서의 수석 통계학자이자 논문 제1 저자인 루시 브래드쇼(Lucy Bradshaw) 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는 습진 환자들에게 매우 좋은 소식이다. 이제는 본인에게 맞는 목욕 빈도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며 “그동안 연구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던 실제 생활의 궁금증에 답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공동 저자인 브리스톨대 의대 매튜 리드(Matthew Ridd) 교수는 “목욕이나 샤워를 얼마나 자주 해야 하는가는 매우 단순하지만 중요한 문제”라면서, 많은 습진 환자가 의료진에게 이 질문을 한다. 이번 연구를 통해 이제는 근거에 기반한 명확한 답을 드릴 수 있게 되었다“라고 말했다.다음 단계는 ‘스테로이드 크림을 얼마나 오랫동안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가’라는 주제의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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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용히 퍼지는 ‘만성 콩팥병’, 전 세계 사망 원인 9위

    만성 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CKD)을 앓는 성인 인구가 1990년 이래 두 배 이상 증가해, 전 세계적으로 8억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장이 점차 혈액 속 노폐물과 과잉 체액을 걸러내는 기능을 잃는 질환이다.세계적인 권위의 의학 학술지 에 최근 실린 이번 연구에 따르면, 만성 콩팥병은 1990년 전 세계 사망 원인 27위였으나, 2023년에는 9위로 올라섰다.연구 개요전 세계 204개 나라 및 지역의 2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1990년부터 2023년까지의 만성 콩팥병 추이를 분석한 결과, 2023년 기준 전 세계 성인 7억 8800만 명(약 14%)이 만성 콩팥병을 앓고 있으며, 이는 1990년의 12%대 초반에서 증가한 수치다.2023년 전 세계 20세 이상 성인 150만 명, 만성 콩팥병으로 숨져만성 콩팥병으로 2023년 숨진 사람은 약 150만 명에 달한다. 1990년 인구 10만 명당 24.9명에서 2023년 26.5명으로 상승했다.이 같은 증가는 전 세계 인구의 고령화와 함께 당뇨병, 고혈압, 비만 등 공통 요인의 증가를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질환에 대한 인식과 진단율이 높아진 점도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심혈관 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만성 콩팥병은 심혈관 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이라는 점을 이번 연구는 강조한다.2023년 신장 기능 저하로 인한 심혈관 질환 사망은 전 세계 심혈관 질환 사망의 약 12%를 차지, 심혈관 사망 위험 요인 중 7위로, 당뇨병이나 비만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만성 콩팥병, 증상이 늦게 나타나는 ‘조용한 위협’콩팥병은 질병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거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환자가 병을 인식했을 때는 이미 투석이나 장기 이식이 필요한 단계에 이른 경우가 많다.연구진은 만성 콩팥병을 일으키는 14가지 세부 위험 요인을 규명했다. 그중 당뇨병, 고혈압, 비만이 건강 수명 손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만성 콩팥병은 조기에 질환을 발견할 수 있는 간단한 검사법이 존재하며,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신약들도 최근 여럿 개발되고 있다.연구 결과 대부분의 환자는 질병의 초~중기 단계(1~3기)에 있었다. 이는 조기 검진 프로그램과 혈당·혈압 관리 치료를 잘 받으면 심혈관 사망 위험을 낮추고, 비용 부담이 큰 신장 이식이나 투석 치료가 필요한 말기 진행을 늦출 수 있음을 시사한다.만성 콩팥병 진행 과정건강한 콩팥은 매일 혈액에서 150리터 이상의 체액을 걸러내며, 노폐물과 독소를 소변으로 배출하고, 단백질 등 중요한 성분을 혈액 속에 남겨두는 역할을 한다.또한 콩팥은 적혈구 생성을 돕고, 무기질(전해질) 균형을 조절하며, 뼈 건강 유지에도 관여한다. 만성 콩팥병의 주요 원인은 당뇨병과 고혈압으로 전체 환자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사구체신염, 다낭성 신질환, 루푸스와 같은 자가면역질환, 선천성 기형, 요로 폐쇄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초기 단계(1~2기)에선 신장 손상이 발생할 수 있으나 대부분 증상이 없다.중등도 단계(3기)에선 신장 기능이 감소하며, 노폐물이 체내에 쌓이기 시작해 피로, 부종, 배뇨 변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말기 단계(4~5기)에선 신장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되며,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다. 정도에 따라 투석이나 신장 이식이 필요할 수 있다.만성 콩팥병은 일반적으로 수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다. 따라서 조기 검진과 생활습관 개선, 혈압과 혈당 조절, 약물 치료 등을 통해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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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방세동 환자에게 커피 금지? “안전하며 재발위험도 낮춰”

    빠르고 불규칙한 심장 박동을 유발해 뇌졸중이나 심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흔한 심장 리듬 장애인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A-Fib)을 겪는 사람들에게 카페인 함유 커피가 안전하며, 재발 위험을 낮출 가능성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의사들은 심방세동 등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 카페인이 증상을 악화할 수 있다는 이유로 커피 섭취를 피하라고 권고해 왔다. 그러나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SF)와 호주 애들레이드대학교 공동 연구진은 카페인이 든 커피를 하루 한 잔 마신 사람은 커피를 마시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방세동 재발률이 39% 낮았다고 밝혔다.심방세동 병력이 있었으나 치료해 현재는 발작 증상이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커피 섭취의 효과를 조사한 4년간의 임상시험 결과는 9일(현지 시각) 미국심장협회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했으며, 에도 게재되었다. UCSF 심장내과 전문의이자 논문 교신 저자인 그레고리 마커스(Gregory Marcus) 교수는 “커피는 심방세동 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진 신체 활동량을 높인다”며 “카페인은 이뇨 작용을 해 혈압을 낮추고, 그 결과 심방세동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커피에 함유된 여러 성분이 항염증 작용을 하여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라고 설명했다.심방세동은 최근 비만 증가와 인구 고령화로 함께 늘고 있으며, 평생 3명 중 1명이 겪을 수 있는 질환으로 추정된다.연구 개요‘커피를 끊으면 심방세동을 피할 수 있을까?’(Does Eliminating Coffee Avoid Fibrillation?·DECAF) 라고 이름을 붙인 이번 연구는 카페인 커피 섭취와 심방세동의 연관성을 조사한 최초의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이다.연구에는 지속성 심방세동 또는 이와 유사한 상태인 심방조동(atrial flutter)을 가진 커피 애호가 200명이 참여했다. 미국, 캐나다, 호주에서 모집한 이들의 평균 나이는 69세, 남성 141명·여성 59명이었다. 이들은 모두 전기충격으로 심장 리듬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전기적 심율동 전환술(electrical cardioversion)을 받을 예정이었다. 참가자들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 한쪽은 6개월 동안 매일 카페인 커피 또는 에스프레소 한 잔 이상을 섭취했으며, 다른 그룹은 커피와 카페인 함유 음료를 완전히 금지했다.주요 결과6개월 연구 기간에 111명(56%)이 심방세동 또는 심방조동 재발을 경험했다. 커피를 마신 그룹의 재발률은 47%로, 커피를 마시지 않은 그룹의 64%보다 낮았다. 첫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걸린 기간도 커피 섭취 그룹이 더 길었다.연구진은 커피를 마신 그룹은 심방세동 및 심방조동 재발 위험이 39% 낮았다고 보고했다. 위험 감소 요인으로는 커피의 항염 효과 외에도,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다른 건강에 해로운 음료를 덜 섭취하게 되는 효과가 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공동 제1 저자인 크리스토퍼 X. 웡(Christopher X. Wong) 박사(UC샌프란시스코·애들레이드대·로열애들레이드병원)는 “결과가 놀라웠다”며 “의사들은 오랫동안 심방세동 환자에게 커피를 줄이라고 조언했지만, 이번 임상시험은 커피가 단지 안전할 뿐 아니라 오히려 보호 효과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말했다.연구의 한계와 시사점이번 연구는 참가자들의 운동 습관이나 식단의 차이를 추적하지 않았다. 마커스 교수는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의 운동량이 더 많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또한 현재 심방세동 발작을 겪고 있지 않은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했다. 증상이 있는 사람들에게선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마커스 교수는 “부정맥 발작이 진행 중인 사람에겐 카페인이 심박수를 증가시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라고 말했다.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뉴욕 마운트 시나이 퍼스터 심장병원의 심장 전문의 요한나 콘트레라스(Johanna Contreras)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커피가 심방세동을 예방한다는 것보다, 하루 한 잔의 커피가 심방세동을 겪는 사람들에게 해롭지 않다는 사실”이라고 NBC 뉴스에 말했다. 그는 “엄격한 규칙이 있는 것은 아니다. 모든 사람이 카페인에 똑같이 반응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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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 40분 걷기, 위·췌장·대장암 위험 뚝”… 하버드 30년 추적 연구

    중간 강도의 신체 활동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소화기 관련 암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미국 하버드대학교 T.H. 챈 공중보건대학원 연구진은 미국 성인 23만여 명을 30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하루 40분 빠른 걷기 수준의 신체 활동을 꾸준히 한 사람은 소화기암 발생 위험이 17%, 소화기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28%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이 연구 결과는 최신 호에 실렸다.■ 하루 40분 빠른 걷기면 충분… 무리한 운동은 효과 비슷연구진은 32년간의 추적 관찰기간에 참여자 23만 1067명(36~55세) 가운데 6538건의 소화기계 암 진단과 3791건의 암 관련 사망을 확인했다.소화기계 암이란 구강, 인두(식도와 입 사이), 식도, 위, 소장, 결장, 직장 등 소화관과 함께 췌장, 담낭, 간 등 소화 보조기관 암을 합친 것이다.참가자들의 운동량은 대사당량(MET·Metabolic Equivalent Task)’ 단위로 환산했다. MET는 신체 활동 시 소모하는 에너지량을 휴식 시 에너지 소비량(1 MET=3.5㎖/min/㎏)과 비교해 나타내는 지표다.그 결과, 주당 17 MET-시간, 즉 하루 약 40분 정도의 빠른 걷기(시속 5~6km)에 해당하는 운동을 주 6일 이상 꾸준히 유지한 사람에게서 가장 큰 암 예방 효과가 나타났다. 자전거를 예로 들면 중간 속도로 하루 30분 5일 이상, 달리기는 주당 약 2시간.반면, 운동량을 거의 3배(주당 50 MET-시간, 하루 약 1시간 45분 빠른 걷기 5일 이상 또는 하루 1시간 달리기 5일 이상)로 늘려도 추가적인 이익은 거의 없었다.즉, 무리한 고강도 운동이 아니라, 빠르게 걷기와 같은 중등도 운동을 꾸준하게 하는 것이 소화기계 암의 예방에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꾸준한 운동이 만드는 ‘항암 체질’운동이 왜 암 예방에 도움이 될까.연구진은 지속적인 신체 활동이 체내 염증을 억제하고,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며, 면역 기능을 높이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이 과정에서 혈중 염증 지표인 C-반응 단백(CRP)이 낮아지고, 암세포가 성장하기 어려운 대사 환경이 조성된다.■ “30년간 꾸준히 한 사람, 가장 큰 효과”연구진은 참가자들의 운동 습관을 2년마다 조사하며 최장 32년간의 변화를 추적했다.그 결과, 단기간의 격렬한 운동보다 장기간 일정한 수준의 활동을 꾸준히 지속한 사람이 가장 큰 예방 효과를 보였다.꾸준히 신체 활동 지침(주 7.5 MET-시간 이상)을 실천한 그룹은 운동량이 적은 그룹보다 소화기암 위험이 17% 낮았다. 특히 대장암, 췌장암, 간암 등 주요 소화기계 암에서 위험 감소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운동은 ‘건강보험’… 일상에서 실천을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해 주요 보건 기관의 운동 지침을 준수하면 항암 등 건강 전반에 큰 개선 효과가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바로 주당 150분 이상의 중동도 유산소 운동을 하되 2일 이상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다.연구의 교신 저자인 에드워드 L. 지오반누치(Edward L. Giovannucci) 교수(영양학 및 역학)는 “이번 연구는 수십 년에 걸친 꾸준한 신체 활동이 암 예방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을 명확히 보여준다”라며, “운동은 단순한 생활 습관이 아니라 생명을 지키는 과학적 선택”이라고 강조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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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배로 우울증 달랜 대가? “뇌에 독 돼 치매 위험 껑충”

    우울증 진단을 받은 뒤에도 담배를 계속 피우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흡연 전력이 없던 사람이라도 우울증 진단 후 기분 전환 등의 이유로 새롭게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면 진단 후 금연을 이어간 사람보다 치매에 걸릴 위험이 더 컸다.삼성서울병원, 삼성생명과학연구소, 한림대성심병원, 숭실대학교 공동연구진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2009~2012년 사이에 새로 우울증 진단을 받은 40세 이상 성인 남녀 129만 530명을 2020년까지 평균 4.26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우울증 환자 중 5만 8885명(4.56%)이 추적 기간 동안 치매 진단을 받았다.연구진은 우울증 진단 후 흡연 상태에 따라 △비흡연군 △흡연 시작군 △금연군 △지속 흡연군 등 네 그룹으로 나누어 치매 발생 위험을 분석했다.그 결과, 지속 흡연군(14만 1791명)의 치매 발생 위험은 비흡연군(107만 3517명)에 비해 1.34배(34% 높음)였다.금연군(4만 8411명)과 흡연 시작군(2만 6811명)도 각각 1.26배, 1.25배로 위험이 컸다.이 같은 경향은 치매 유형별 분석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전체 치매의 약 8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경우, 지속 흡연군이 1.32배로 가장 높았고, 금연군과 흡연 시작군도 각각 1.26배의 위험을 보였다.또한 혈관성 치매는 고혈압·동맥경화 등 뇌혈관 손상과 관련이 깊은데, 지속 흡연군이 1.52배, 금연군이 1.47배로 높았다. 진단 후 흡연 시작군의 위험도는 1.14로 나타나 통계적을 무의미 했다. 이는 평생 흡연량과 더 큰 연관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연구팀은 “우울증 진단 이전의 흡연량이 많았던 사람도, 이후 금연을 유지하면 향후 치매 위험을 상당히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민감도 분석에서도 우울증 진단 이전의 총 흡연량은 치매 발생 위험에 유의한 영향을 주지 않았다. 즉, 과거 얼마나 피웠는가보다 ‘우울증 이후에도 계속 피우는가’가 더 중요한 위험 요인이라는 것이다.다만 이번 연구가 평생 흡연량이 아닌, 우울증 진단 이후 추적관찰 기간의 흡연량에 초점을 두었기 때문에 나타난 착시일 수도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흡연이 치매 위험을 높이는 이유에 대해 연구진은 “흡연은 뇌혈류를 감소시켜 신경세포에 산소 공급을 방해하고, 담배 연기의 독성 물질이 뇌 신경에 염증 반응과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며 “우울증으로 이미 뇌 환경이 취약한 상태에서 이러한 변화가 겹치면 치매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이전 연구에 따르면 흡연과 우울증은 각각 혈관 내피세포 기능 장애, 동맥 경직, 혈전 위험 증가 등의 기전을 통해 혈관 손상을 유발하며, 이로 인해 치매 위험이 상승할 수 있다. 또한 두 요인은 모두 전신 염증 및 산화 스트레스를 촉진하여 신경퇴행 과정을 가속화한다는 다른 연구 결과도 있다.국내 연구진의 연구 결과는 정신의학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최신호에 실렸다.관련 연구논문 주소: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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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밥 먹을 때 소주 홀짝홀짝, 뇌출혈 11년 일찍 찾아온다

    매일 500cc 맥주 2캔이나 소주 6~7잔을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뇌출혈(뇌내출혈)이 평균 10년 이상 빠르게 발생하며, 출혈량이 더 많고 손상 정도도 훨씬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과 협력관계인 대규모 비영리 의료·연구 네트워크인 매스 브리검 제너럴(Mass General Brigham) 연구자들은 2003년부터 2019년까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에 입원한 뇌출혈 환자 1600명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고 온라인판에 5일(현지 시각) 발표했다.치명적 질환 뇌출혈, 과음이 발생 시기 앞당겨연구의 교신 저자이자 신경학자인 에딥 구롤(Edip Gurol) 박사는 “뇌출혈은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치명적이고, 종종 삶을 바꾸는 장애를 유발하는 질환 중 하나”라며 “과음은 단순히 뇌출혈의 위험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뇌혈관을 장기적으로 손상시켜 훨씬 이른 시기에 중증 출혈을 일으킨다”라고 설명했다.뇌출혈(뇌내출혈 또는 출혈성 뇌졸중이라고도 함)은 뇌 내 혈관이 파열될 때 발생한다. 이 질환을 앓는 사람의 최대 50%가 사망하고, 30%는 심각한 장애를 겪는다. 구롤 박사에 따르면 뇌출혈을 겪은 사람 중 1년 후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사람은 20%에 불과하다.연구진에 따르면. ‘하루 3잔’으로 정의한 과음자는 평균 64세에 뇌출혈이 발생했지만, 비과음자는 평균 75세로 11년 차이를 보였다. 또한 과음자의 뇌출혈은 출혈 크기가 약 70% 더 컸고, 뇌 깊은 부위나 뇌실(뇌척수액으로 채워진 공간) 까지 출혈이 퍼질 위험이 2배 높았다. (참고로 ‘출혈이 크다’라는 의미는 뇌 속에 고인 피의 양이 많다는 의미다. 뇌출혈이 생기면, 손상된 혈관에서 혈액이 뇌 조직 안으로 새어 나와 덩어리(혈종)를 형성한다. CT나 MRI로 혈종의 부피를 계산해 출혈 크기로 표현한다)하루 3잔의 의미연구에서 말하는 하루 3잔은 미국 표준 음주량을 기준으로 정의했다. 한 잔은 순수 알코올 14g(국제 기준은 10g)에 해당하며. 이는 일반적으로 4.5도 맥주 355㎖, 12도 와인 148㎖, 40도 위스키 44㎖, 17도 소주 104.4㎖에 해당한다. 따라서 355㎖ 맥주 3캔(500㎖ 2캔), 소주 6~7잔(소주 한 병(360㎖)의 87%인 313.2㎖), 와인 3잔(한병(750㎖)의 약 60%인 444㎖ ) 이상을 꾸준히 마시는 사람은 ‘과음자’에 해당한다.과음자, 뇌의 미세혈관 손상·혈압 상승 정도 더 심각과음자들은 병원에 도착했을 때 혈압이 높고, 혈소판 수치가 낮은 경향을 보였다. 또한 MRI 검사에서 뇌의 미세혈관 손상 흔적이 더 자주 발견됐다. 이 손상은 치매, 기억력 저하, 보행 장애뿐 아니라 뇌출혈 재발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이다.연구진은 “과음은 혈압을 높여 뇌 속 작은 혈관을 망가뜨리고, 그 결관 혈관 벽이 약해져 쉽게 터진다”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지혈과 혈액 응고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혈소판 감소로 인해 출혈이 멈추기 어려워지면서, 뇌출혈이 더욱 커지고 회복 가능성도 작아진다고 덧붙였다.“술 줄이면 뇌와 심혈관 모두 보호 가능”구롤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과음이 뇌출혈을 더 빠르고 심하게 만든다는 명확한 근거가 확인됐다”라며 “뇌와 심혈관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음주를 가능한 줄이고, 일주일 3잔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하루 3잔은 위험신호연구 대상자 1600명 중 약 7%가 과음자로 집계됐으며, 이들은 비음주자보다 뇌출혈 위험뿐 아니라 뇌 노화와 인지 저하 위험도 컸다. 구체적으로 치매 및 인지 기능 저하와 연관된 백질 고강도 병변 위험이 3배 이상 높았으며, 고혈압으로 인한 만성적 손상 형태인 소혈관 병이 나타날 확률도 2배 높았다.연구의 한계와 향후 과제이번 연구는 단일 병원에서 수행해 표본 다양성이 적고, 주로 백인 환자이며, 음주량을 자가 보고 방식으로 수집해 정확도에 한계가 있으며, 시간 경과에 따른 변화를 추적하지 않았다는 점 등의 한계가 있다.연구진은 앞으로 다양한 인종과 연령층을 포함한 장기 추적 연구를 통해, 음주 수준이 뇌혈관 노화, 치매, 허혈성 뇌졸중에 미치는 영향을 더 구체적으로 밝힐 계획이라고 밝혔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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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소년 10명 중 7명 근시… 하루 2시간 햇빛이 ‘눈 건강 백신’”

    우리나라 청소년의 근시(近視) 비율이 급격히 늘고 있다. 특히 고등학교 1학년의 74.9%가 근시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10명 중 7명 이상이 안경이 필요한 시대라는 것이다.전문가들은 “단순히 안 보이는 문제를 넘어, 관리하지 않으면 성인기에 시력을 잃을 수 있는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세심한 관리를 당부했다.■ 40년 만에 시력 이상 6배 증가대한안과학회는 6일 ‘2025 눈의 날 팩트시트’를 발표하며 “근시는 조기 진단과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이번 팩트시트(핵심 정보를 간략하게 정리한 문서)에 따르면 초등학교 1학년의 시력 이상(최소 한쪽 눈 교정 전 시력 0.7 이하) 비율은 30.8%, 초등학교 4학년 53.6%, 중학교 1학년 64.8%, 고등학교 1학년은 74.8%에 달했다.청소년의 시력 이상 비율은 40여년 전 9%, 30여년 전 25%, 20여년 전 47%, 10여년 전 48%, 2024년 57% 등으로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2024년 교육부 학교건강감사 표본조사) 고도근시(-6.0디옵터 이상) 비율도 5~18세 청소년의 6.9%로 보고됐다.(2016~17 국민건강 영양조사)■ 근시는 왜 생길까근시는 눈에 들어온 빛이 망막에 정확히 맺히지 못하고 그 앞쪽에 초점이 형성되는 시력 이상이다.이는 눈의 길이(안축장)가 비정상적으로 길어지거나, 각막이나 수정체의 굴절력이 과도하게 강해질 때 발생한다. 이로 인해 먼 곳이 흐릿하게 보이고, 조절하지 않으면 지속적인 안구 성장으로 인해 고도근시로 진행될 수 있다.■ 방치하면 망막박리·녹내장 위험 급증근시, 특히 고도근시는 단순한 시력 저하를 넘어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근시 환자는 일반인보다 망막박리 위험이 약 8배 높다. 고도근시 환자는 시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는 녹내장 위험이 최대 4.6배, 초고도근시(-8.0디옵터 이상)는 백내장 발생 위험이 최대 5.5배 높아진다.대한안과학회 유정권 기획이사(고려대 안암병원 안과 교수)는 “근시는 단순한 굴절 이상이 아니라 잠재적으로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질병”이라며 “정기검진과 생활습관 개선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하루 2시간 이상 야외활동, 30cm 거리 유지근시의 원인은 유전적 요인도 있지만, 최근에는 환경적 요인의 영향이 훨씬 크다고 알려져 있다.스마트폰, 태블릿 등 스마트기기 사용 증가와 책을 가까이 보는 습관, 부족한 야외활동이 대표적이다.전문가들은 하루 2시간 이상 햇빛을 쬐는 야외활동을 권장한다.햇빛은 망막에서 도파민 분비를 촉진해 안구 길이의 과도한 성장을 억제하기 때문이다.또한 독서 시 책과 눈 사이는 30~35cm, 컴퓨터 화면은 50cm 이상 거리를 유지하고,45분 이상 연속 근거리 작업을 피하는 것이 좋다.■ 정기적인 안저검사로 진행 차단근시의 진행을 막고 합병증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정기검진이 필수적이다.학회는 6세 이상 어린이·청소년은 매년 1회, 성인(40세 이상)은 최소 연 1회 이상 안저검사를 받을 것을 권장했다.눈 내부를 촬영하는 안저검사는 망막, 시신경, 맥락막의 변화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검사다.대한안과학회 김찬윤 이사장(연세대 의대 교수)은 “근시는 개인의 시력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의 실명률을 좌우할 공중보건 과제”라며 “조기에 시력을 관리하고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라고 강조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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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헐적 단식, 총칼로리 안 줄이면 건강 개선 효과 無”

    최근 몇 년 사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간헐적 단식 가운데 시간제한 식사 (Time-Restricted Eating·TR)은 하루 동안 식사할 수 있는 시간을 10시간 이하로 제한하고 최소 14시간 이상 단식하는 식사법이다. 하루 8시간만 먹고 16시간을 공복으로 유지하는 ‘16:8’ 방식이 대표적이다.다이어트와 혈당 개선, 심혈관 건강에 좋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면서 많은 사람이 이를 실천하고 있다.하지만 먹는 양을 줄이지 않고 식사 시간만 제한한다면 기대만큼의 신진대사·심혈관 건강 개선 효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연구진 “섭취 열량 같다면 대사 지표 변화 없어”독일 인간영양연구소(DIfE)와 베를린 샤리테 의과대학(Charité - Universitätsmedizin Berlin) 공동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최근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총 섭취 칼로리가 동일한(isocaloric) 조건에서 식사 시간을 제한해도 인슐린 감수성이나 혈당, 혈중 지질 등 대사 건강 지표에는 변화가 없었다”라고 밝혔다.이 연구는 ‘크로노패스트(ChronoFast) 연구’의 일환으로, 비만 또는 과체중 여성 3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참가자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식사하는 조기 식사 제한(eTRE) 그룹과,오후 1시부터 밤 9시까지 식사하는 후기 식사 제한(lTRE) 그룹으로 나뉘어각각 2주간 실험을 진행했다.식사 시간만 다를 뿐, 총칼로리와 영양 구성은 동일하게 유지했다. 즉 ‘하루 세 끼를 일정 시간대에 먹을 때’와, ‘같은 양을 8시간 안에 몰아서 먹을 때’의 차이를 비교했다는 것이다.■ 주요 결과: 생체 리듬은 바뀌지만 대사 건강은 그대로실험 결과, 체중은 조기 식사 제한(eTRE) 그룹에서 평균 1.08㎏, 후기 식사 제한(lTRE) 그룹에서 0.44㎏ 감소했다. 하지만 두 그룹 모두 인슐린 감수성, 혈당, 중성지방, 염증 지표 등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또한 후기 식사 제한(lTRE) 그룹에서는 체내 생체시계(circadian clock) 가 평균 40분 정도 늦춰졌고, 그로 인해 참가자들의 취침·기상 시간도 약 15분가량 뒤로 밀리는 등 생체 리듬 변화가 확인됐다.샤리테 의대 교수이자 DIfE 분자대사·정밀영양학과장인 올가 라미히(Olga Ramich) 교수는 “이전 연구에서 간헐적 단식이 혈당이나 지방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한 것은 대부분 식사 시간제한과 함께 ‘자연스럽게 칼로리가 줄어든’ 경우였다”라며 “이번 연구처럼 칼로리를 일정하게 유지한 상태에서는 대사적 이점이 나타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의 배경: ‘간헐적 단식’ 효과 논란그동안 동물 실험에서는 식사 시간제한이 체중 증가를 막고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효과를 보였다.사람을 대상으로 한 일부 연구에서도 혈당, 중성지방, 혈압이 개선되고 체지방이 줄어드는 결과가 나왔다.그러나 이런 연구들은 대부분 총칼로리 섭취량을 정확히 통제하지 않았거나, 참가자들의 식사·수면·활동량 변수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한계가 있었다. 즉, 식사 시간을 줄이면서 ‘먹는 양도 줄어든 것’이 실제 효과의 주된 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이번 크로노패스트 연구는 이러한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모든 참가자의 섭취 칼로리·영양소·활동량을 철저히 통제한 상태에서 실험을 설계했다.■ “언제 먹느냐보다, 얼마나 먹느냐”라미히 교수는 “간헐적 단식의 건강 효과가 식사 시간 자체보다는 총 섭취 칼로리 감소에서 비롯된 것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기존 연구들에서 보고된 긍정적 효과는 음식 섭취 시간을 제한한 것보다는 섭취 열량 감소나 체중 감량에 의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라미히 교수는 “간헐적 단식을 실천하더라도, 단순히 시간을 조절하기보다는 총열량과 영양 균형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의 시사점이번 연구는 “간헐적 단식이 무의미하다”라는 뜻은 절대 아니다. 간헐적 단식을 통해 체중 감량, 대사 및 심혈관 건강 개선 등의 효과를 보려면 단순히 식사 시간만을 조절하는 것보다 ‘총열량 관리’와 ‘균형 잡힌 식사’가 더 중요하다는 점 시사한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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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아 법랑질, 한 번 닳으면 끝? “재생 기술 개발…내년 제품화 목표”

    손상된 치아 법랑질을 재생하고, 건강한 법랑질을 강화하며, 잠재적 충치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생체모사 소재가 개발돼 내년 시판을 목표로 제품 개발이 진행 되고 있다.영국 노팅엄대학교(University of Nottingham) 약학대학과 화학·환경공학과 연구진이 국제 공동연구팀과 함께 개발한 단백질 기반 젤은 현재 치과에서 불소 도포 치료를 하는 방식처럼 간단히 치아 표면에 바를 수 있는 형태다. 그러나 이 젤은 불소가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유아기에 법랑질이 형성될 때 이를 유도하는 천연 단백질의 핵심 기능을 모방하여 작용한다.에나멜질이라고도 부르는 법랑질은 치아 맨 바깥층의 하얀색을 띠는 부분으로, 단단한 물성을 가져 치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대학 측이 밝힌 작동 원리는 이렇다.젤을 바르면 치아 표면에 얇고 견고한 층이 형성되며, 치아 속 미세한 틈과 균열을 채워 넣는다. 이후 이 층은 ‘에피택셜 광물화’(epitaxial mineralization)라 불리는 과정을 통해 타액 속 칼슘과 인산 이온을 흡수하여 새로운 광물이 자라도록 유도하는 지지대(scaffold) 역할을 한다. 이렇게 새롭게 형성된 광물은 기존 치아조직에 통합되어 자연 치아 법랑질의 구조와 물성을 회복하게 된다.또한 이 신소재는 노출된 상아질(dentin) 표면에도 적용할 수 있어, 상아질 위에 법랑질 유사 층을 형성한다. 이를 통해 치아 과민증 완화나 보철물의 접착력 강화 등 다양한 치과적 이점을 얻을 수 있다.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약 37억 명이 충치를 포함해 여러 구강 질환을 앓고 있는데, 법랑질 퇴화가 주요 원인이다. 감염, 과민성 증가, 치아 상실 등 주요 치과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당뇨병·심혈관 질환과 같은 더 심각한 질환과 연관될 수 있다. 법랑질은 한 번 손상되면 자연적으로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현재까지 효과적으로 법랑질을 다시 자라게 하는 치료법은 존재하지 않았다. 기존 불소 바니시나 재광화(석회화 물질이 치아에 쌓여서 이전에 녹은 부분을 메우는 현상) 용액 등은 단지 증상 완화에 그친다.국제 학술지 에 발표한 논문의 제1 저자이자 약학대학 연구원인 압샤르 하산(Abshar Hasan) 박사는 “법랑질은 물리적, 화학적, 열적 자극으로부터 치아를 평생 보호하는 독특한 구조로 되어 있다”라며 “우리가 개발한 소재는 손상된 법랑질이나 노출된 상아질에 적용했을 때, 법랑질 결정이 질서정연하게 성장하도록 유도해 자연 상태의 법랑질 구조를 회복시킨다”라고 설명했다.또한 그는 “칫솔질, 씹기, 산성 음식 섭취 등 실제 구강 환경을 모사한 조건에서 재생된 조직의 기계적 강도를 시험한 결과, 새로 형성된 법랑질이 건강한 법랑질과 거의 같게 작용한다는 점을 확인했다”라고 덧붙였다.연구를 이끈 알바로 마다(Alvaro Mata) 약학대학 생체공학·생체재료학과 교수는 “이 기술은 치과의사와 환자 모두를 고려해 설계된 안전하고 빠르며 확장할 수 있는 기술로서 다양한 제품 형태로 발전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어, 법랑질 손실이나 상아질 노출로 고통받는 모든 연령대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연구진은 현재 한 바이오 기업과 협업해 상용화를 추진 중이며, 내년 첫 제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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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릎 골관절염, 쉬면 통증 더 심해져…가장 효과적 운동은?

    무릎 골관절염은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이다. 완충 역할을 하는 연골이 닳아 없어지면서 4단계로 진행된다. 연골이 마모되면 결국 뼈와 뼈가 직접 맞닿아 마찰을 일으키며 뻣뻣함, 부기, 지속적인 통증을 유발한다. 연골에는 없는 통증 수용체가 뼈에는 있기 때문이다.무릎 골관절염은 전 세계 45세 이상 성인 약 30%가 겪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2023년 기준 국내 환자 수는 300만 명 이상( 건강보험공단 통계)이다.통증 줄이려면…“덜 움직이는 것보다 더 많이 움직이는 게 답”많은 환자가 움직이면 통증이 더욱 심해질까 두려워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통증 관리와 삶의 질 향상의 핵심은 ‘운동’” 이라고 입을 모은다.“운동을 하면 관절을 덮고 있는 주머니(관절낭) 속 윤활액이 원활하게 순환하며 무릎을 부드럽게 만든다”라고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보건과학대학(SCU)의 스테파니 무나즈(Steffany Moonaz) 박사가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운동은 마치 기름칠하는 것처럼 관절의 유연성을 높여준다”라는 것이다.어떤 운동이 가장 효과적일까?무릎 상태는 제각각이다. 따라서 개인과 관절염의 진행 단계에 따라 가장 효과적인 운동 유형은 달라진다.1. 유산소 운동에 지난달 게재된 1만 5684명을 대상으로 한 217건의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 메타분석 결과에 따르면, 유산소 운동이 근력 운동·스트레칭·요가 등 다른 형태보다 통증 완화와 운동 능력 향상 효과가 가장 컸다.특히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은 단기(4주)뿐만 아니라 중기(12주)에서 모두 통증을 현저히 줄였으며, 운동 시작 후 기능 개선 효과가 빠르게 나타났고, 장기(24주)적으로도 유지됐다.더불어 보행 능력 향상과 낙상 예방, 나아가 삶의 질 향상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부작용은 거의 없었다.무나즈 박사는 “유산소 운동은 전신 혈류를 증가시켜 영양분 공급을 촉진하고 노폐물을 제거하며 부종을 감소시킨다”라고 설명했다. 유산소 운동은 건강한 체중 유지에도 도움이 되어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준다고 덧붙였다.무나즈 박사에 따르면, 무릎 관절에 심한 통증이 있는 사람은 수영이나 수중 에어로빅 같은 저 충격 유산소 운동으로 시작한 후, 자전거 타기, 걷기, 일립티컬 머신(걷기와 자전거를 결합한 운동기구) 같은 활동을 시도해야 한다. 걷기를 주로 한다면 빠르게 걷고 오르막길도 포함하는 게 좋다.자전거를 선택할 경우, 일반 자전거보다 무릎과 엉덩이를 덜 구부려도 되는 리컴번트 자전거(누워서 타는 자전거)가 더 편안할 수 있다. 일반 자전거는 안장 높이를 다리 길이에 잘 맞게 조절해야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테니스, 축구처럼 빠르게 움직여야 하고 급격한 방향 전환을 요하는 운동은 피해야 한다. 이미 손상된 관절에 추가적인 압력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2. 근력 운동, 특히 ‘허벅지 근육’ 강화가 핵심유산소 운동만큼 중요한 것이 근력 운동이다. 무릎 주변 근육을 강화할수록 관절을 더 잘 지탱할 수 있다. 허벅지 앞쪽에 있는 큰 근육인 대퇴사두근은 무릎을 펴주는 역할을 하고, 무릎 관절을 안정화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대퇴사두근이 약해지면 무릎 관절을 지지하는 힘이 떨어져 걸을 때나 계단을 오를 때 무릎에 전달되는 충격 흡수 능력이 감소한다.연구에 따르면 특히 강한 대퇴사두근은 증상을 완화하고 무릎 인공관절 수술 필요성을 지연시킬 수도 있다. 수술을 하더라도 대퇴사두근이 강할수록 회복이 더 빠르다.미국 정형외과 학회의 무(無) 수술 무릎 관절염 관리 지침 개발에 참여한 정형외과 전문의 예일 필링햄(Yale Fillingham) 박사는 대퇴사두근 강화를 위해 스쿼트, 런지, 수평 레그 프레스 같은 웨이트 운동을 권장했다. 운동 강도는 통증 정도에 따라 달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스쿼트의 경우 벽에 등을 대고 하는 벽 스쿼트나 무릎을 4분의 1만 굽히는 쿼터 스쿼트로도 허벅지를 튼튼하게 만들 수 있다.필링햄 박사는 근력 운동 초보자라면 누운 자세로 무릎을 편 상태에서 다리를 들어 올리는 운동(스트레이트 레그 레이즈)부터 시작해도 된다며 “TV를 보면서 양다리의 허벅지 앞쪽을 5~10초씩 여러 번 긴장시키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라고 NYT에 설명했다.요가 자세 중 ‘의자 자세’(가상의 의자에 앉은 듯한 자세로, 하체와 코어 근육을 강화하고 전신의 균형과 자세 교정에 효과적인 요가 동작)와 전사 자세(다리와 엉덩이, 코어 근육의 힘과 균형·유연성을 기르는 대표적으로 서서 하는 동작) 도 근력 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 좋은 선택이다. 무나즈 박사는 “요가처럼 마음과 몸을 함께 다루는 운동은 정렬과 자세에 집중하게 해, 통증 관리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3. 달리기도 가능, 단 ‘통증 신호’를 무시하지 말 것무릎 퇴행성 관절염을 앓는다고 해서 달리기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 전문가들은 달리기가 연골 손실을 가속화 한다는 증거는 없다고 지적한다. 달리기가 오히려 무릎 연골 보호 효과가 있다고 보고한 연구 결과도 있다.하지만 퇴행성 관절염이 제법 진행돼 통증이 심하거나 잘못된 자세로 달리거나, 갑자기 과도하게 운동하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전문가들은 무릎에 부담이 덜한 부드러운 표면(잔디나 흙)에서 뛰거나 달리는 거리를 짧게 함으로써 통증을 견딜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문가와 상담해 관절을 잘 지지해 주는 신발을 선택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단 통증을 참으며 무리해선 안 된다. 몸의 신호를 듣고 운동 방식과 강도를 수정해야 한다.“움직일수록 무릎이 더 부드러워진다”무릎 골관절염에 대한 과학의 답변은 명확하다. 통증을 피하려고 움직이지 않는 것보다 어떤 것이든 움직이는 게 더 낫다는 것이다.증세는 사람마다 다르고 통증도 날마다 다르다. 운동 강도를 줄이거나 동작을 수정하더라도 안 움직이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것이 훨씬 낫다. “무릎을 더 많이 움직일수록 주변 조직을 유연하게 유지할 수 있다”라고 필링햄 박사는 강조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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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 굶으면 멍해진다?…단식이 뇌에 미치는 영향 ‘반전 결과’

    “아침은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식사”라는 말이 있다. “배가 고프면 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라는 통념도 있다. 한 스낵 광고는 이를 활용해 “배고플 때 넌 네가 아니야”라는 문구로 이를 과학적 진리처럼 포장했다.지난 10여 년간 시간제한 식사나 간헐적 단식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를 실천하면서도 ‘아침을 거르면 정말 머리가 멍해지는 것 아닌가’라며 걱정하는 사람도 있을 터.하지만 최근 미국 심리학회 학술지 에 발표한 대규모 메타분석은 “걱정하지 마”라고 안심시킨다.오스트리아와 뉴질랜드 공동 연구진은 1958년부터 2025년까지 약 70년에 걸쳐 총 34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수행한 71개의 연구를 종합 분석했다. 결과는 명확했다.“식사를 거르면 사고력이나 집중력이 떨어질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전혀 아니다”라는 것이다.식사 여부와 사고력 차이? 사실상 ‘0’기억력, 주의력,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한 수십 가지 실험에서, 식사한 사람과 공복 상태인 사람 간의 평균 차이는 사실상 0에 가까웠다. 통계적으로는 식사한 그룹이 단지 0.02 표준단위 정도 더 나았지만, 이 정도의 차이는 의미 없는 수준이다. 즉, 아침을 거른다고 해서 뇌가 둔해지는 일은 없다. 뇌는 두 가지 연료로 움직인다생물학적으로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보통 우리의 뇌는 음식에서 얻은 당분(포도당)을 주요 연료로 사용한다. 하지만 식사 후 시간이 지나 포도당이 고갈되면 새로운 에너지원이 공급된다.간에서 체지방을 분해해 케톤체라는 대체 에너지를 생성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케톤체는 아세토아세트산(acetoacetate)과 베타-하이드록시뷰티르산(β-hydroxybutyrate) 으로, 이들은 혈류를 통해 뇌로 이동해 포도당 대신 에너지를 공급한다.하이브리드 자동차가 휘발유에서 전기 모드로 전환되는 것과 같은 이 과정을 케토시스라고 부르며, 우리 몸은 자연스럽게 연료를 바꾸어 뇌 기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다시 말해, 굶는다고 뇌 기능이 멈추는 것이 아니라, 사용하는 연료가 지방으로 바뀌는 것이다.“간헐적 단식 하면 집중력 저하?” 걱정은 기우간헐적 단식을 실천하는 사람들에게 이번 연구는 특히 반가운 소식이 될 듯하다.가장 많은 사람이 선택하는 ‘16:8 시간제한 식사’(하루 16시간 공복, 8시간 식사를 하는 간헐적 단식 방법)의 인지 기능 저하 증거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이와 함께, 8시간, 12시간 단식 또한 기억력, 주의력, 의사결정 능력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았다.이는 인간의 진화와 관련이 있다. 인간의 뇌는 배가 고파도 날카롭게 유지되도록 진화해 왔다. 사냥과 채집을 위해 공복 상태에서도 민첩해야 했던 그 능력이 오늘날에도 그대로 작동하고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오히려 간헐적 단식은 인슐린 감수성을 높여 혈당 조절 능력을 개선하고, 제2형 당뇨병 위험을 줄이며, 세포 내 손상된 구성 요소를 분해·재활용하는 일종의 ‘세포 청소 시스템’인 자가포식(autophagy)을 활성화해 전반적인 신체 기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따라서 건강한 성인이라면 아침을 거르더라도 집중력이나 기억력에는 문제가 없다. 몸은 이미 그 상황에 적응할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아이들과 청소년은 예외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단식이 적합한 것은 아니다. 연구에 따르면 어린이와 청소년은 식사를 거르면 학습 능력과 주의력이 약간 떨어졌다. 아직 성장 중인 아이들과 청소년의 뇌는 지속적인 에너지 공급이 필요하다. 따라서 성장기 아이들은 아침을 먹어야 한다. 특히 영양 상태가 부족한 아이는 아침 식사 후에 학습과 집중력이 더 좋아진다는 연구가 많다. “굶으면 멍해진다”는 믿음은 심리적 착각이번 연구에서는 ‘기대감’이 실제 수행 능력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식이 집중력을 높여준다”라고 믿은 사람들은 실제로 더 좋은 결과를 냈고, “배고프면 멍해진다”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성과가 떨어졌다. 결국, 공복감보다 ‘생각’이 집중력에 더 큰 영향을 미친 셈이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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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만·당뇨 잡는 데는 달리기보다 근력 운동이 더 낫다”

    운동은 비만과 당뇨병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약’으로 알려졌다. 달리기,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같은 지구력 운동(유산소 운동)이 대표적인 처방으로 꼽힌다. 그런데 근력 운동(웨이트 트레이닝)이 오히려 지구력 운동보다 비만과 당뇨병을 막는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미국 버지니아 공과대학 카릴리온 의대(VTC) 프랄린 생의학연구소가 내놨다.연구 결과는 에 지난 30일(현지시각) 게재됐다.근력 운동, 혈당 조절과 인슐린 저항성 개선 효과 더 커연구진은 고지방식으로 비만과 제2형 당뇨병을 유도한 생쥐 모델을 활용해, 달리기(지구력 운동)와 근력 운동이 대사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 비교하는 실험을 진행했다.그 결과, 두 운동 모두 혈당을 낮추고 체지방을 줄이는 효과가 있었지만, 근력 운동을 한 그룹에서 그 효과가 더 두드러졌다. 복부 지방과 피하 지방이 더 많이 감소했고, 혈당을 세포로 전달하는 능력(인슐린 감수성)이 향상되었다.연구를 이끈 VTC 프랄린 연구소 운동의학연구센터 책임자 젠 얀 교수는 “모든 운동이 도움이 되지만, 근력 운동은 특히 당뇨병 예방과 체지방 감소에 더 강력한 효과를 보였다”라며 “운동량보다 중요한 것은 몸을 꾸준히 움직이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생쥐를 위한 스쿼트 훈련 장치 제작연구진은 ‘쥐를 위한 근력 운동 장치’를 직접 개발했다. 특수 제작한 우리는 쥐가 먹이를 얻기 위해 무게가 실린 뚜껑을 들어올려야만 하는 구조다. 쥐는 먹이를 먹기 전마다 사람의 스쿼트와 유사한 근육 수축 운동을 반복하게 된다. 연구진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무게를 조금씩 증가시켜 점진적으로 강도롤 높여가는 인간의 근력 훈련 환경과 비슷하게 만들었다.반면 지구력 운동 그룹의 생쥐는 쳇바퀴와 비슷한 러닝 휠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비교를 위해 일반식과 고지방식을 먹이면서 운동을 시키지 않은 비활동 대조군도 함께 관찰했다.8주 동안 연구진은 생쥐의 체중, 체지방 분포, 운동 능력, 심장 및 근육 기능, 혈당 조절 능력 등을 정밀 측정하고, 근육 조직의 인슐린 신호 전달 경로도 분자 수준에서 분석했다. 근력 운동 그룹, 근육량 증가와 상관없이 지방 더 많이 줄고 혈당 조절 능력 향상두 운동 모두 혈당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됐지만, 근력 운동 그룹은 복부 지방과 피하 지방이 더 많이 감소했고, 혈액 속 당분을 세포에 더 잘 전달하는 인슐린 감수성 또한 크게 향상됐다.특히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효과가 근육량의 증가나 운동 능력 향상과 무관하다는 것이다. 즉, 단순히 근육이 커져서가 아니라 근력 운동 중에 활성화되는 아직 규명되지 않은 새로운 대사 경로 덕분에 혈당 조절 능력이 개선된 것으로 추정된다.연구진은 “근력 운동은 혈류 개선, 염증 억제, 근육 세포의 포도당 이용 능력 향상 등을 통해 당 대사를 정상화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조금 무겁게, 꾸준히”가 핵심…실생활에 적용 가능이번 연구 결과는 다양한 이유로 지구력 운동이 쉽지 않은 비만인이나 중장년층에게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무릎 관절이 약해 달리기 같은 운동이 어렵더라도 가벼운 아령, 팔굽혀펴기, 의자에서 앉았다 일어서기, 벽 스쿼트와 같은 간단한 근력 운동만으로도 충분한 대사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젠 얀 교수는 “근력운동은 당뇨병 예방 효과에서 달리기와 동등하거나 더 우수하다”라고 말했다.운동은 약보다 강력한 대사 조절제젠 얀 교수는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오젬픽, 위고비 등)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약물은 결코 운동이 주는 복합적이고 지속적인 생리적 혜택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그는 이어 “핵심 메시지는 가능한 경우 지구력 운동과 저항 운동을 모두 병행해야 최대의 건강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조언했다.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성인에게 주 150분 이상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 또는 주 75분 이상의 고강도 유산소 운동을 하되 주 2회 이상 근력 운동을 병행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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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 5000~7000보, 치매 시계 7년 늦춘다”

    치매 발병 위험이 높은 노인은 하루 몇 천 보만 걸어도 인지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협력 비영리 병원 네트워크인 매스 제너럴 브리검((Mass General Brigham) 연구자들은 국제 학술지 에 발표한 논문에서 하루 3000~5000보를 걷는 사람은 3000보 미만으로 걸은 또래에 비해 인지 기능 저하가 평균 3년 늦었으며, 5000~7000보를 걸을 때 보호 효과가 가장 커 평균 7년 지연됐다고 보고했다.운동과 치매의 관련성은 이미 잘 알려졌으며, 많은 신경과 전문의들은 신체 활동이 치매 예방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라고 말한다.이번 연구는 운동이 치매의 가장 흔한 형태인 알츠하이머병과 연관된 단백질(아밀로이드와 타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누가 운동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연구 개요연구진은 하버드 노화 뇌 연구(Harvard Aging Brain Study)에 참여한 50~90세 참가자 296명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평균 9.3년간 추적 관찰했다. 모든 참가자는 연구 시작 시점에서 인지 기능이 정상 상태였지만, 약 30%는 뇌에 상당한 양의 아밀로이드-베타(amyloid-beta) 단백질이 쌓여 있었다.아밀로이드 베타는 흔히 ‘플라크’(plaque)라고 불리는 비정상적인 단백질 덩어리로,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발견되는 대표적 특징이다.기존 연구에 따르면 50세의 약 10%, 90세의 약 44%가 인지기능 저하가 없더라도 이러한 플라크를 가지고 있다.이러한 위험 인자 보유자 중 인지 저하로 이어지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를 규명하는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었다.걸음 수와 뇌 단백질 변화의 상관관계연구 참가자들은 일주일 동안 허리 밴드형 만보계를 착용하고 하루 평균 걸음 수를 측정했으며, 매년 인지 기능 검사를 받았다. 또한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PET)을 통해 뇌 속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tau) 단백질 엉킴 정도를 측정했다.그 결과, 걸음 수는 아밀로이드 축적과는 큰 관련이 없었지만, 타우 단백질 엉킴 축적과 인지 기능 저하 속도에는 뚜렷한 영향을 미쳤다.즉, 초기 아밀로이드 베타 수치가 높은 사람들 중에서는 걸음 수가 많을수록 타우 단백질 엉킴 축적과 인지 저하 속도가 느려지는 경향을 보였다.-하루 3000보 이하: 9년 후 타우 단백질 엉킴 축적과 인지 기능 저하가 두드러짐-하루 3000보 초과~5000보 이하: 타우 단백질 엉킴 축적과 인지 저하 모두 완화-하루 5000보 초과 7000보 이하: 보호 효과 가장 커 인지 저하 약 7년 지연-7500보 이상: 추가적인 이득 관찰되지 않음연구진의 통계 모델링 결과, 운동이 인지 저하를 늦추는 효과의 대부분은 타우 단백질 엉킴 축적을 늦추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반면 초기 아밀로이드 베타 수치가 낮은 사람들에서는 시간이 지나도 타우 단백질 엉킴 축적이나 인지 기능에 거의 변화가 없었다. 또한 신체 활동과의 뚜렷한 연관성도 관찰되지 않았다.운동이 뇌 건강에 도움을 주는 이유운동은 뇌의 혈류를 증가시켜 신경세포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고, 염증을 줄이며, 다양한 호르몬과 신경전달 물질의 분비를 촉진하며, 독성 단백질 배출을 돕는 혈관 건강을 개선한다.이러한 작용이 타우 단백질 엉킴 축적과 인지 저하를 늦추는 핵심 기전으로 추정된다.연구진의 조언매스 제너럴 브리검 신경과학과 소속 인지 신경과학자이자 제1 저자인 와이잉 웬디 야우(Wai-Ying Wendy Yau) 박사는 “우리는 사람들이 신체 활동을 유지함으로써 뇌와 인지 건강을 스스로 지킬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라며 “모든 걸음이 중요하다. 일상에서 활동량을 조금씩 늘려가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지나면 습관과 건강에 지속적인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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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신 중 코로나19 감염, 태아 뇌 발달에 영향…자폐증 위험 2.45배

    임신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여성에게서 태어난 아이는 자폐증을 포함해 신경발달 장애 진단을 받을 확률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계열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 연구진은 하버드 의대와 협력관계에 있는 보스턴에 있는 비영리 병원 네트워크 매스 제너럴 브리검((Mass General Brigham) 소속 병원들에서 이루어진 1만 8000건 이상의 출산 기록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어머니의 코로나19 확진 검사 기록과 아이가 3세가 될 때까지 받은 신경발달 장애 진단 여부를 함께 조사했다.그 결과, 임신 중 코로나19에 감염된 어머니에게 태어난 아이는 감염되지 않은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아이보다 신경발달 장애 진단을 받을 위험이 ‘16% 이상 대 10% 미만’으로 유의미하게 높았다. 다른 위험 요인을 보정한 후에도 1.3배 높게 나타났다.특히 임신 3기(후기)에 감염되고 아이가 남아일 경우 위험이 더 컸다. 연구진은 “남성 태아의 뇌가 어머니의 면역 반응에 더 민감하고, 임신 3기는 뇌 발달의 핵심 시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가장 흔한 진단은 언어 및 운동 기능 발달 장애와 자폐증이었다. 임신 중 코로나19에 감염된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아이의 약 2.7%가 자폐증 진단을 받았다. 이는 감염되지 않은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아이의 약 1.1%와 비교하면 2.45배 높은 수치다.이 같은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최신 호에 게재됐다.조사 대상 어머니의 약 93%는 당시 코로나19 백신을 한 차례도 접종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번 연구는 백신이 보급되기 전 초기 팬데믹 시기 데이터를 다뤘기 때문에 감염 자체가 미치는 영향을 더욱 명확히 확인할 수 있었다고 연구진은 전했다.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미국에서 8세 이하 아동 31명 중 1명이 자폐증 진단을 받았다. 이는 2020년의 36명 중 1명보다 증가한 수치로, 전문가들은 주로 자폐증에 대한 인식 향상과 조기 선별검사의 확대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참고로 코로나19 발생 이전 미국의 8세 이하 어린이 자폐증 진단 추정 비율은 약 2.3%(1/44)다.연구의 책임저자인 모체태아의학 전문의 안드레아 에들로우(Andrea Edlow) 박사는 “코로나19는 다른 임신 중 감염과 마찬가지로 산모뿐 아니라 태아의 뇌 발달에도 위험을 줄 수 있다”라며 “임신 중 코로나19 감염 예방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이는 백신 신뢰도가 흔들리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특히 중요한 메시지”라고 말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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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즈 단순한 간식 아냐…주 1회 먹으면 치매 위험 24% 감소”

    매주 한 번 이상 치즈를 섭취하는 고령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4분의 1 가까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치즈 섭취량이 많지 않은 일본의 65세 이상 인구를 대상으로 진행 해, 치즈를 상대적으로 적게 먹는 인구에서도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연구 배경치매는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증가하는 공중보건 문제다. 고령화 속도가 빠른 국내 치매 환자 수는 2025년 기준 약 97만 명, 65세 이상 인구의 약 9.17%가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치매를 근본적으로 치료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식습관 등 생활습관 요인을 조절하는 예방 전략이 중요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연구 개요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에 발표한 종적 코호트 연구로 2019년 일본 노년학적 평균 연구(JAGES) 설문 자료와 2022년 장기요양보험(LTCI) 기록을 연결하여 분석했다.분석 대상은 65세 이상의 지역 거주 노인 7914명으로 치즈 섭취군 3957명과 비섭취군 3957명으로 구성됐다. 치즈 섭취는 ‘주 1회 이상 치즈를 먹는다’로 정의하였다.주요 결과치즈 섭취군의 72.1%는 주 1~2회 치즈를 섭취했다. 그중 82.7%는 가공 치즈, 7.8%는 화이트 몰드 치즈를 주로 먹었다. 가공 치즈는 우유와 유화제 등으로 만든 치즈로, 개별 포장된 슬라이스 치즈나 크림치즈가 대표적이다. 화이트 몰드 치즈는 카망베르나 브리 등 하얀 껍질이 있는 부드러운 치즈를 말한다.3년 추적 기간 동안 치즈 섭취군 3.4%(134명), 비섭취군 4.5%(176명)이 치매 진단을 받았다. 이는 절대 위험 1.06%p(인구 1000명당 약 10.6명 치매 발병 감소)에 해당한다.Cox 분석(어떤 요인이 특정 사건 발생 시간과 위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다른 요인을 고려하면서 평가하는 방법) 결과, 치즈 섭취군은 치매 발병 위험이 24% 낮았다. 과일, 채소, 육류, 생선 등 다른 식습관을 추가로 보정한 후에도 21%로 낮게 나타나 의미가 있었다.즉, 치즈를 매주 한 번 이상만 섭취하더라도 치매 발병률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생물학적 근거치즈에는 뇌와 혈관 건강을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 신경 유지-비타민 K2: 지용성 비타민으로 혈관 건강과 칼슘 항상성-항산화제(셀레늄, 비타민 E), 발효시 생성되는 프로바이오틱스, 생리활성 펩타이드: 장-뇌 축 조절 및 염증 완화또한 발효 유제품은 심혈관 및 대사 질환 위험을 낮추는 것과 관련이 있으며, 이는 모두 치매 위험 인자다.다만 이번 연구 참여자의 대다수가 가공 치즈를 섭취했다는 점에서 생리활성 성분의 실제효과는 더 낮을 수도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가공 치즈는 발효 치즈에 비해 생리활성 페타이드와 프로바이오틱스 함량이 낮을 수 있다.섭취량과 지역적 차이-일본 1인당 연평균 치즈 섭취량: 2.7㎏(2019~2021)-한국 1인당 연평균 치즈 섭취량: 3.7㎏(2021)-EU 1인당 연평균 치즈 섭취량: 20㎏ 이상연구진은 치즈 섭취와 인지 기능 연관성은 기초 섭취 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면서 일본 국민은 치즈 섭취가 적기 때문에 소량의 섭취 증가만으로도 치매 예방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공중보건적 시사점연구진은 혈관 건강 관리, 신체 활동 증진 등 기존의 치매 예방 전략과 함께 치즈 소비를 장려하는 식이 전략을 보조 수단으로 병행하면 인구 수준의 치매 예방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연구 한계-치즈 섭취는 연구 시작 시점 한 번만 조사. 추적 기간 중 반복 측정 없음-섭취 빈도만 평가해 섭취량은 확인되지 않음-알츠하이머병 유전 요인(APOE ε4 대립 유전자) 보유 여부 검사 않음-비교적 단기(3년) 추적으로 장기적 효과 불확실결론65세 이상 노인 인구에서 주 1회 이상 치즈 섭취는 향후 3년간 치매 위험을 21~24% 낮추는 것과 관련이 있다. 이는 발효 유제품이 뇌 보호 효과가 있다는 이전 연구와 일치하는 결과다. 연구자들은 섭취량, 치즈 종류, 작용 기전을 보다 명확하게 규명하기 위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이번 연구는 치바대학교, 메이지대학교, 니미공립대학교 등이 공동으로 수행했다. 연구 관련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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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좌식 생활에 뻣뻣해지는 혈관…‘이것’ 먹으면 탄력 유지

    오래 앉아 있는 생활 습관이 심혈관 건강에 나쁘다는 것은 잘 알려졌다. 녹차, 다크 초콜릿, 배, 베리류 과일, 사과, 체리, 코코아, 포도와 같은 음식·음료가 좌식 생활의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이러한 음식에는 플라바놀(flavanol)이라는 식물성 화합물이 풍부한데, 이 성분이 장시간 앉아 있는 동안 발생하기 쉬운 혈관 문제를 예방할 수 있음을 실험실 연구에서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에 최근 게재됐다.“앉아서 보내는 시간 동안 플라바놀이 풍부한 음식이나 음료를 섭취하는 것은 비활동적인 생활이 혈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좋은 방법”이라고 영국 버밍엄대학교 영양과학과 카타리나 렌데이루(Catarina Rendeiro) 부교수가 말했다. 논문 교신 저자인 렌데이루 부교수는 “좌식 생활이 매우 흔해지고 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플라바놀이 풍부한 식품을 섭취하고, 짧게라도 산책하거나 자리에서 일어서는 동작을 통해 활동하지 않는 시간을 줄이는 것을 병행한다면 개인의 체력 수준과 관계없이 장기적으로 건강을 증진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연구진은 긴 좌식 생활로 인한 혈관의 탄력 저하(혈관 경화)가 심장병, 뇌졸중, 심근경색의 위험을 높인다고 경고했다.렌데이루 교수는 “책상에 앉아 있든, 자동차 운전대를 잡고 있든, 지하철에 타고 있든, 소파에 앉아 책을 읽거나 TV를 보고 있든, 우리는 모두 앉아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라며 “비록 몸을 움직이지 않더라도, 신체는 여전히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플라바놀은 일부 과일, 차, 견과류, 코코아 원두 등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며, 정신적 스트레스 상황에서 혈관 건강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이전 연구에서 밝혀졌다.연구 개요연구자들은 플라바놀이 비활동 상태에서도 혈관을 보호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건강한 젊은 남성 40명(운동 수준이 높은 그룹 20명, 운동 수준이 낮은 그룹 20명)을 모집했다.참가자들은 플라바놀 함량이 높거나 낮은 코코아를 마신 후, 두 시간 동안 앉아서 지내며 움직임을 제한했다.주요 결과그 결과, 플라바놀 함량이 낮은 코코아를 마신 모든 참가자는 팔과 다리의 혈관 탄성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체적으로 더 건강한 사람이라 해도 장시간 앉아 있는 습관의 부정적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반면 플라바놀 함량이 높은 코코아를 마신 참가자들은 운동 능력 수준과 관계없이 혈관 탄성이 감소하지 않았다.연구의 의의 및 시사점공동 저자인 버밍엄대 뇌 혈류·운동·실험생리학과 사무엘 J. E. 루카스(Samuel J. E. Lucas) 교수는 “플라바놀 함량이 높은 음료를 마신 후, 평소 운동을 많이 하는 그룹이든, 그렇지 않은 그룹이든 모두 두 시간 앉아 있기 전과 같은 수준의 혈관 탄력을 유지했다”라고 설명했다.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좌식 생활로 인한 혈관 문제를 플라바놀이 예방할 수 있음을 보여준 첫 번째 연구라고 밝혔다. 또한 이 효과는 개인의 체력 수준과 무관하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제1 저자인 알레시오 다니엘레(Alessio Daniele) 박사과정 연구원은 “플라바놀 함유 식품을 식단에 추가하는 것은 생각보다 매우 쉽다”라며 “슈퍼마켓이나 건강식품 판매장에서 플라바놀 함량이 잘 보존되도록 가공한 코코아 제품을 찾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그는 “코코아가 입맛에 맞지 않는다면, 사과, 자두, 베리류 같은 과일과 견과류, 홍차와 녹차를 선택하면 된다”라고 덧붙였다.앞서 지난 2022년 발표한 연구에선 코코아 플라바놀이 심혈관 사건(심장질환과 뇌졸중 등)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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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햄버거·쿠키, 겨울에 더 살찌는 느낌? 착각 아닌 사실!

    과자나 쿠키, 케이크, 헴버거 등 가공식품을 겨울에 먹으면 다른 계절에 비해 체중이 더 쉽게 늘어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SF) 연구진은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식물의 포화지방·불포화지방 조성과 우리 몸의 생체 시계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해 국제 학술지 에 뱔표했다.계절 따라 달라지는 식물의 지방 신호자연에서 식물은 계절에 따라 지방의 조성이 달라진다. 여름에는 포화지방을 더 많이 만들어 동물들이 겨울철에 대비해 에너지를 저장하도록 유도한다. 반대로 가을과 겨울이 되면 불포화지방이 많아져, 섭취한 에너지를 소모하도록 몸을 준비시킨다. 연구진은 “포화지방과 불포화지방의 변화가 몸의 생체 시계와 에너지 대사를 조절하는 신호 역할을 한다”라고 설명했다.포화지방, PER2 단백질과 체중 저장연구진은 PER2라는 단백질이 체내 에너지 대사와 일주기 리듬을 조절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2001년 이후 과학자들은 PER2가 일주기 리듬을 유지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최근 연구에서는 PER2가 섭취한 음식의 지방 조성을 읽어 계절을 판단하고 몸에 에너지를 저장할지 소모할지 결정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포화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PER2가 “지금은 여름”이라고 신호를 보내고, 몸은 에너지를 저장한다. 반대로 불포화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PER2가 ‘지금은 겨울’이라는 신호를 전달해 몸이 에너지를 소모하도록 한다.동물 실험으로 확인한 계절 신호 혼란연구진은 계절 변화를 모사하기 위해 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조명 시간을 계절에 맞춰 조절했는데, 춘·추분 모사 시 낮 12시간/밤 12시간, 여름은 낮 20시간/밤 4시간, 겨울은 낮 4시간/밤 20시간을 적용했다.결과는 명확했다.정상 식단을 먹은 쥐는 긴 겨울밤, 어둠이 찾아오자 바로 활동을 시작하며 겨울 환경에 적응했다. 쥐는 야행성이라 밤에 활동하고 낮에는 숨어 있거나 휴식을 취한다.반면 고지방 식단, 특히 가공식품에 흔히 사용하는 수소화 지방(식물성 기름 같은 불포화 지방산에 수소를 첨가해 인공적으로 포화 상태를 만든 것)이 풍부한 식단을 먹은 쥐는 긴 겨울밤 어둠이 깔린 뒤에도 한참 동안 무기력한 상태로 있다 뒤늦게 정상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는 내부 생체 시계가 계절을 제대로 감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이 인간에게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즉, 수소화 지방(정확히는 완전 경화유)이 풍부한 식품을 간식으로 먹으면 몸에서 ‘여름’이라고 오인해 지방 저장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연중 포화지방 섭취하는 인간 건강에 주는 시사점인간은 수렵·채집과 농경 생활 등을 거치며 계절마다 식량 구성과 공급 변화가 큰 환경에서 진화해 왔다. 먹을 것이 풍부한 여름에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고, 먹을 것이 부족한 겨울에는 저장한 에너지를 활용하도록 몸이 설계되어 있다. 이건 다른 포유류도 마찬가지다. 곰의 겨울잠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하지만 현대인은 연중 비슷한 식단과 가공식품 섭취로 내부 시계 혼란이 지속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를 ‘계절 불일치(seasonal misalignment)’라 부르며, 수면 장애, 비만, 당뇨, 정신 건강 문제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UCSF의 신경학자 댄 레빈 박사는 “겨울철 한 조각의 간식이 몸의 생체 시계를 속여 여름으로 착각하게 만들어, 다음 날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도록 몸을 유도할 수 있다”며, 겨울철 포화지방 섭취를 조절할 것을 권고했다. 겨울에 포화지방을 많이 함유한 간식을 먹으면, 몸은 “지금이 여름인가?”라고 착각, 더 많이 먹어도 된다고 잘못 판단함으로써 과식을 유도해 살이 찔 위험이 커진다는 것이다.이번 연구는 인간이 진화 과정에서 계절에 따라 칼로리를 섭취하고 저장하도록 몸이 설계되었지만, 연중 일정한 고지방 식단과 가공식품을 접하게 된 현대의 환경이 그 균형을 깨뜨릴 위험이 있음을 시사한다. 향후 과제연구진은 PER2 단백질을 활용한 생체 시계 조절 및 비만 예방법을 찾으려 한다. 만약 PER2 단백질을 조작할 방법을 알아낸다면, 교대 근무자의 생체 리듬을 재조정하고, 시차 적응을 도우며, 심지어 비만과 제2형 당뇨병 치료를 위한 개입 전략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한다.관련 연구논문 주손: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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