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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수도 타이베이에서 19일 ‘묻지 마’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해 범인 포함 4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을 입었다. 현지 수사 당국이 “계획 범죄로 보인다”고 발표한 데 이어 유사 범행을 예고하는 협박성 게시물이 계속 등장해 비슷한 사건이 또 발생할 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범인, 방화까지 준비했던 것으로 추정21일 대만 롄허보 등에 따르면 병역법 위반으로 수배 중이던 장원(張文·27)은 19일 오후 5시 반경 타이베이 중앙역 지하 통로에서 연막탄 여러 개를 터뜨린 뒤 가방에서 흉기를 꺼내 주변 시민을 무차별 공격했다.이후 첫 범행 현장에서 약 1km 떨어진 중산역 인근 쇼핑가로 이동해 연막탄을 던지고 혼란을 틈타 또다시 흉기를 휘둘렀다. 장원은 인근 대형 서점 ‘청핀(誠品)’에 들어가 다시 흉기로 시민들을 마구 공격했다. 출동한 경찰에 포위당하자 건물 옥상인 6층에서 뛰어내려 숨졌다.이로 인해 장원의 칼부림을 막으려던 57세 남성 위자창(余家昶) 씨를 포함해 무고한 시민 3명이 숨졌다. 11명의 부상자 중 2명은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다.롄허보 등에 따르면 장원은 국립 후웨이과학기술대학교 정보공학과를 2020년 졸업했다. 학창 시절에는 일탈을 비롯한 이상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졸업 후 공군에 자원 입대했으나 2022년 음주운전으로 불명예 제대했다.의무 병역을 이행하지 않아 올해 병역 방해 처벌법 위반 혐의로 지방 검찰청의 수배를 받고 있었다. 잠시 경비·보안 업무를 한 적이 있지만 범행 당시 무직이었다. 그의 부모는 “최근 2년간 아들과 연락이 없었다”고 밝혔다.그는 올해 중반부터 클라우드 문서에 상세한 ‘범죄 계획서’를 작성하고 중산 일대를 수차례 답사했다. 특히 16일에는 오토바이를 이용해 범행 현장 지리를 익혔다. 18일에는 청핀 서점을 방문해 옥상의 크리스마스 장식 촬영 방법을 물었다.경찰은 장원이 2014년 타이베이 지하철에서 무차별 칼부림으로 4명을 살해하고 24명을 다치게 한 뒤 총살형으로 처형된 정제(鄭捷·1993~2016)의 범행 수법 등을 검색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 지하철 지하 통로에서 연막탄 17개, 휘발유 15병, 전술 조끼, 칼 등도 발견했다. 이를 토대로 경찰은 그가 방화까지 준비했다가 실패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모방 범죄 우려 고조장원의 범행 직후 그의 형제라고 주장하는 한 시민이 소셜미디어에 남부 가오슝 기차역, 중부 타이중의 신광미쓰코시 백화점을 대상으로 범행을 예고하는 글을 리트윗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일부 소셜미디어에는 “31일 베이터우에서 100명이 살해될 것”이라는 글이 등장했다.라이칭더(賴淸德) 총통은 20일 경찰청을 찾아 대테러 대응력 강화를 지시했다. 당국은 주요 교통 중심지와 지하철역, 공항의 보안을 강화하고 번화가에서 경찰 순찰을 대폭 늘렸다. 위 씨의 순교자 기념관 안치도 추진하기로 했다. 대만과 갈등 중인 중국도 희생자들을 애도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휠체어를 사용해야 하는 장애인이 사상 처음으로 우주 비행에 성공했다. 그간 시각이나 청각 장애인이 우주를 비행한 적은 있지만, 휠체어를 써야하는 장애인은 이번이 처음이다.20일(현지 시간)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이조스가 세운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에 따르면,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를 이용하는 독일 출신 유럽우주국(ESA) 엔지니어 미카엘라 벤타우스(33)가 미국 텍사스주에서 우주선 뉴셰퍼드 NS-37를 타고 지구 대기와 우주 공간의 경계인 고도 100km 지점인 ‘카르만 선’을 넘어 비행했다. 이번 비행은 11분간 진행됐으며, 벤타우스 외에도 5명이 우주선에 탑승했다. 탑승객들은 3분 이상 무중력 상태를 경험했고, 벤타우스는 발사 전 휠체어를 지상에 두고 캡슐에 올라탔다. 블루 오리진은 캡슐 탑승부에서 좌석까지 오갈 수 있는 환승용 보드를 설치해 벤타우스의 이동을 도왔다.벤타우스는 2018년 산악 자전거를 타다 사고를 당해 척수 손상을 입었고, 하반신이 마비됐다. 그러나 그는 10살 때부터 품어 온 우주 비행사 꿈을 접지 않고, 2022년 장애인에게 우주 비행 길을 열어주기 위해 지원하는 미국 비영리재단 ‘아스트로액세스’ 프로그램에 참가하며 이번 비행을 준비했다. 그는 “장애가 있는 사람이 우주에 간 전례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현실적인 선택지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이번 비행은 최고의 경험”이라고 밝혔다. 블루 오리진의 뉴셰퍼드 수석부사장 필 조이스는 “이번 비행으로 우주는 모두의 것임이 확인됐다”라고 말했다. 블루 오리진은 지금까지 수십 명의 관광객을 우주로 보냈다. 특히 올 4월에는 팝스타 케이티 페리, 베이조스의 약혼녀 로런 산체스, 미국 CBS방송 진행자 게일 킹 등 6명의 여성이 약 11분간의 우주비행에 나서 화제가 됐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1. 이슬람국가(IS): 14일(현지 시간) 호주 시드니 본다이비치의 유대교 명절 ‘하누카’ 행사장. 무차별 총기 난사로 15명을 죽인 인도계 부자(父子)의 차 안에서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깃발이 발견됐다.#2. 하마스: 2007년부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수니파 무장단체. 2023년 10월 이스라엘 남부를 선제공격해 1200명의 민간인을 살해했다. 보복에 나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대규모 군사작전을 펼쳤고 현재까지 6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3. 보코하람: 서아프리카 나이지리아를 기반으로 아프리카에서 활동 중인 또 다른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서구식 교육 등에 반대하며 학생 납치, 민간인 살해 등을 자행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21일에 나이지리아 북중부 니제르주의 한 기숙학교에서 학생 303명과 교사 12명을 납치했다.》최근 국제 뉴스를 장식한 IS, 하마스, 보코하람에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의 뿌리가 모두 약 100년 전 이집트에서 탄생한 한 수니파 근본주의 단체 ‘무슬림형제단(Muslim Brotherhood)’이라는 사실이다. 지난달 24일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미국의 이익과 미국 시민을 해치는 폭력에 관여하고 있다”며 무슬림형제단 주요 지부를 테러단체로 지정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도 최근 국제사회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1928년 창립된 무슬림형제단은 민중의 힘으로 이슬람 율법 ‘샤리아’에 기반한 신정일치 국가를 건설하는 게 목표다. 이를 추종하는 세계 곳곳의 이슬람 조직 또한 비슷한 목표를 내세운다. 다만 IS, 하마스, 보코하람 등의 사례에서 보듯 이들의 영향을 받은 상당수 조직은 극단주의 테러를 자행하고 인권 등 인류의 기본 가치를 지키지 않아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이슬람권 내부에서도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엇갈린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요르단 등 왕정국, 군부의 장기 집권이 이어지고 있는 이집트의 지도자들은 ‘민중 통치’를 강조하는 무슬림형제단과 강한 적대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일본, 독일, 러시아 등도 무슬림형제단을 테러단체로 지정해 경계하고 있다. 반면 친(親)미 성향이 강한 카타르와 세속주의 이슬람 국가인 튀르키예는 무슬림형제단에 상대적으로 호의적이다. 이들이 어떤 조직인지, 중동과 국제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짚어 본다.● 제국주의 반발로 창시 무슬림형제단의 창시자는 이집트의 교육가 하산 알 반나(1906∼1949)다. 그는 대학 졸업 후 1927년 수에즈 운하 인근 이스마일리아에 교사로 발령받았다. 영국이 운하 수입을 독점하는 와중에 중노동에 시달리며 학대받는 이집트인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반(反)외세, 반제국주의의 도구로 이슬람 풀뿌리 운동을 시작했다. 반나는 뛰어난 연설 실력으로 빠르게 세를 불렸다. 현재의 과격한 면모와 달리 당시에는 이슬람을 기반으로 한 순수한 사회 운동의 성격이 강했다. 이로 인해 당시 이집트를 통치하던 파루크 왕가 또한 이들을 특별히 견제하지 않았다. 무슬림형제단의 현재 형태를 만든 사람으로 사이드 꾸틉(1906∼1966)이 꼽힌다. 이집트 명문 카이로대를 졸업한 엘리트 공무원인 그는 1948∼1950년 정부 장학금으로 미국 유학을 떠났다. 수도 워싱턴, 서부 콜로라도주 등에서 거주하며 인종차별이 만연했던 당시 미국에서 각종 푸대접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강력한 반서방, 반세속주의, 반이스라엘 성향을 가지게 됐다. 귀국한 그는 자신이 미국 체류 중 느낀 감정을 여러 저서와 연설을 통해 설파했다. 특히 서구의 황금 만능주의, 성적 방종 등을 강하게 비판하며 명망 있는 이슬람 사상가로 부상했다. 1952년 쿠데타로 이집트 왕정이 붕괴되자, 군인 출신의 초대 대통령 가말 나세르는 세속주의를 통한 근대화를 추구했다. 이슬람 근본주의를 외치는 꾸틉과 불화할 수밖에 없었다. 1954년 무슬림형제단 단원 한 명이 나세르 암살을 시도하다 실패하자 정권의 탄압이 본격화했다. 꾸틉 또한 국가 전복 기도 및 내란 음모 혐의로 체포됐다. 15년형을 선고받은 꾸틉은 1964년 건강 악화로 잠시 석방됐다. 그는 감옥에서 사상을 집대성한 ‘진리를 향한 이정표’란 책을 출간했다. 이 책이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자 나세르 정권은 그를 별다른 이유 없이 다시 체포했다. 결국 1966년 정부 전복 혐의로 그를 교수형에 처했다. 이 억울한 죽음으로 꾸틉은 사실상 ‘성인(聖人)’으로 여겨지기 시작했고 그의 사상 또한 이슬람권 전역으로 퍼졌다. 현재 무슬림형제단은 세계 70여 개국에 지부 및 연계 조직을 두고 있다. 이집트, 시리아, 리비아, 튀니지, 요르단, 가자지구는 물론이고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서구 주요국에도 지부가 있다. 전체 조직원은 최소 수십만 명에서 최대 10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무슬림형제단의 각국 지부는 크게 세 가지 형태로 나뉜다. △하마스처럼 독자적인 무력을 보유한 무장 그룹 △요르단 등에서 학교, 병원, 자선단체를 운영하며 풀뿌리 지지 기반을 다지는 사회·교육 그룹 △튀르키예에서 집권 정의개발당(AKP)을 지지하는 등 현실 정치에 참여하는 그룹 등이다.각국 지부는 평상시에 자율적으로 활동하지만 이슬람 율법 해석, 국제 연대 사안에서는 중앙 지도부의 지침을 따른다. 현재 공식 최고지도자는 무함마드 바디(82). 다만 그는 2013년 8월 이집트 정부에 체포됐으며 종신형을 선고받고 현재까지 수감 중이다. 이에 영국 런던에서 활동 중인 살라 압둘하끄(80)가 최고지도자 대행으로서 이끌고 있다. 압둘하끄는 올 6월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에게 서한을 보내 종파 간 협력을 촉구하는 등 외연 확대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테러단체 지정 추진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집트, 레바논, 요르단의 무슬림형제단 지부를 외국 테러단체(FTO) 및 특별지정 국제 테러리스트(SDGT)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요르단 지부는 미국이 1997년부터 FTO로 지정한 하마스를 도와 미국의 국익과 안보를 위협하는 테러 활동을 벌였고, 레바논 지부는 친이란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협력해 이스라엘에 로켓을 발사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집트 지부 또한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 발발 후 미국 및 미국의 동맹국에 대한 공격을 촉구했다고 보고 있다. 하마스는 1988년 창립 헌장에서부터 자신들을 팔레스타인 무슬림형제단의 한 분파로 규정하고 있다. 테러단체로 지정되면 고위 간부들의 미국 입국이 금지되며 이들의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된다. 또한 이들을 지원하는 행위도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부터 무슬림형제단을 테러단체로 지정하려 했다. 군인 출신으로 2014년부터 장기 집권 중인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2017년 4월 워싱턴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무슬림형제단을 테러단체로 지정해 달라”고 미국 측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등이 반대해 실현되지는 못했다. 트럼프 1기 내각에서 ‘어른들의 축’으로 불렸던 두 장관은 무슬림형제단을 테러단체로 지정하면 중동 내 반미 감정이 증폭되고 온건 이슬람 조직의 급진화까지 부추길지 모른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하지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발발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에 충성파로만 요직을 채우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최근 무슬림형제단과 하마스의 연계 상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면서 제재에 대한 법적 명분이 강화됐다는 평가다. 미국 극우 활동가 로라 루머 등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지지층 일부는 대통령이 최근 워싱턴 백악관에 인도계 무슬림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인을 초청한 것에 강한 불만을 표했다. 맘다니 당선인이 수차례 친팔레스타인 행보를 보였고 민주 사회주의자를 자처한다는 이유에서다. 강경 지지층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무슬림형제단을 제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집트·사우디·UAE도 테러단체 지정 원해 사우디, UAE, 카타르, 이집트 등 친서방 성향의 왕정 혹은 군부독재 국가 또한 무슬림형제단의 테러단체 지정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또한 이들 나라와의 안보, 경제 협력이 불가피한 만큼 어떤 식으로든 요구를 들어주려 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 나라의 통치 세력은 무슬림형제단이 언제든 체제 전복과 지도자 암살을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집트에서 특히 이런 우려가 강하다. 나세르 정권은 꾸틉을 처형하고 수많은 단원을 투옥시키며 탄압했다. 이에 대한 무슬림형제단의 불만이 고조된 상황에서 안와르 사다트 전 대통령은 1978년 ‘캠프데이비드 협정’을 통해 이스라엘과 수교했다. 무슬림형제단의 사상을 추종하던 육군 중위 칼리드 이슬람불리와 부하들은 수교에 반발해 1981년 사다트 전 대통령을 폭탄 테러로 암살했다. 사다트의 후임자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이슬람불리를 총살형에 처하고 무슬림형제단의 활동 또한 탄압했다.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운동 여파로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축출됐다. 2012년 6월 무슬림형제단 대표 출신의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2012년 6월∼2013년 7월 집권)이 첫 민선 대통령으로 집권했다. 하지만 그는 급진적인 샤리아 정책 강행으로 세속주의 세력의 반발에 직면했다. 결국 쿠데타로 실각했다. 이후 권력을 잡은 군인 출신의 시시 대통령은 무슬림형제단을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고 강하게 옥죄고 있다. 시시 정권은 약 6만 명의 단원을 정치범으로 체포했다. 사실상의 종신 집권을 노리는 시시 대통령은 미국 측에 무슬림형제단을 반드시 테러단체로 지정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무슬림형제단의 사이도 좋지 않다. 사우디에서는 보수적 이슬람 교리와 무슬림형제단의 풀뿌리 정치 활동 방식이 결합한 ‘사흐와(각성)’ 운동이 1980, 90년대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당시 살만 알 아우다 같은 일부 종교 지도자들은 왕실의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2017년 집권 후 왕실에 비판적인 종교 지도자들을 대거 체포했지만 아직도 잔존 세력이 있을까 경계하고 있다. 반체체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배후 의혹 등에서 자유롭지 않은 무함마드 왕세자에게도 군주제에 반대하는 무슬림형제단이 큰 위협이다. UAE는 무르시 전 대통령의 실각, 시시 대통령의 집권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 요르단도 올 4월 무슬림형제단을 범죄 조직으로 지정했다.● 튀르키예·카타르는 반대… 중동 분열 다만 중동의 또 다른 친미 국가 튀르키예, 카타르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이런 행보에 반발하고 있다. 2003년부터 장기 집권 중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무슬림형제단의 최대 지지자로 꼽힌다. 에르도안 정권은 시시 대통령의 집권 후 무슬림형제단 간부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했고 시시 정권 또한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무슬림형제단을 두둔하는 것은 자신의 장기 집권을 정당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그는 자신이 쿠데타가 아닌 보통 선거를 통해 집권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세계문화유산 ‘아야 소피아’ 성당을 이슬람 사원으로 바꾸는 등 각종 이슬람 원리주의 정책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카타르 또한 1990년대 후반부터 무슬림형제단의 주요 인사들에게 망명처를 제공하고 재정 지원을 해왔다. 특히 카타르 왕실이 소유한 알자지라 방송은 무슬림형제단의 목소리를 중동을 넘어 국제사회에 증폭시키는 핵심 수단으로 기능했다. 인구 약 300만 명(자국민 약 35만 명)인 카타르는 군주제를 택하고 있지만 이슬람 근본주의 운동을 후원함으로써 범이슬람권에서 ‘소프트파워’를 확보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슬림형제단을 지지하고 이란과도 밀착하는 카타르의 행보에 반발한 사우디, UAE, 이집트 등은 2017년 카타르를 전격 봉쇄하고 단교를 선언했다. 당시 봉쇄 해제를 요구하는 카타르 측에 이들이 내건 조건이 무슬림형제단에 대한 지원 중단, 알자지라 방송 폐쇄였다. 친미 국가 간 반목을 두고 볼 수 없었던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적극적으로 물밑에서 중재했고, 조 바이든 행정부 집권 직후인 2021년 1월 양측의 화해가 겨우 이뤄졌다.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무슬림형제단을 테러단체로 지정한다면 튀르키예와 카타르가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튀르키예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공을 들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협상에도 깊게 관여하고 있다. 미국으로선 튀르키예와 척을 지는 것을 최대한 피해야 하는 상황이다. 카타르에도 미국의 중동 최대 군사기지인 알우데이드 공군기지가 있다. 약 1만 명의 미군이 주둔하며 미군 중부사령부의 본진으로 꼽힌다. 카타르와의 관계가 경색되면 미국의 중동 군사 전략에도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현재 시리아 과도정부를 이끄는 아흐마드 알 샤라 시리아 임시 대통령은 수니파 무장단체 ‘하이아트타흐리르알샴(HTS)’ 출신이다. HTS는 과거 무슬림형제단보다 훨씬 강도 높은 폭력 행위를 자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샤라 대통령을 워싱턴 백악관으로 초대했고 시리아에 대한 각종 제재도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는 “무슬림형제단을 테러단체로 지정하는 것은 HTS와의 형평성 차원에서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직면할 수 있다”며 “간신히 봉합됐던 카타르와 사우디-UAE-이집트 간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미국의 강경 보수 성향 팟캐스트 진행자 출신인 댄 본지노 미 연방수사국(FBI) 부국장(51·사진)이 취임 9개월 만에 사임 의사를 밝혔다. 본지노 부국장은 월스트리트 출신의 미성년자 성착취범인 제프리 엡스타인의 성접대 명단을 정부가 은폐하고 있다는 음모론과 딥스테이트(deep state·연방정부의 소수 관료들이 나라를 좌우하며 기득권을 지키고 있다는 주장)가 존재한다는 주장을 펼쳐온 인물이다. FBI 근무 경력이 전무해 그의 발탁 당시부터 논란이 있었다. 충성파를 정부 요직에 기용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인사 방식에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로이터통신은 본지노 부국장이 X를 통해 내년 1월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봉사할 기회를 준 트럼프 대통령과 팸 본디 법무장관, 캐시 파텔 FBI 국장에게 감사하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도 “그가 원래 하던 방송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것 같다”며 퇴진을 기정사실화했다. 구체적인 사임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 법무부와의 갈등이 결정적인 이유로 꼽힌다. 그는 엡스타인 수사 자료 공개를 둘러싸고 법무부와 줄곧 충돌해 왔다. 올 7월 법무부가 ‘정부가 은폐한 성접대 고객 명단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재확인하자, 본지노 부국장은 관련 자료 공개를 주장하며 반발했다. 본지노 부국장은 발탁 전 뉴욕경찰과 비밀경호국(SS)에서 잠시 일한 적이 있다. 하지만 FBI 근무 경력은 없었다. 통상 FBI 부국장은 조직에서 다양한 요직을 맡으며 성장해온 직원들이 맡아 왔다. 이 때문에 처음부터 FBI 안에서 그의 입지가 좁았고, 원활한 관리 및 업무 진행이 이뤄지기 힘들었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FBI 내부에선 본지노가 수사보다 소셜미디어 콘텐츠 제작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대국민 연설을 통해 재집권 후 11개월간의 각종 정책이 성과를 거뒀다며 “세계가 보지 못한 경제 붐을 맞이할 준비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자신의 대표 정책인 관세 수입을 바탕으로 약 140만 명의 현역 군인에게 “성탄절 전 1776달러(약 266만 원)를 지급할 것”이라며 지지율 반등을 노린 선심성 정책도 발표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AP통신 등은 이날 연설의 대부분이 기존 연설의 재탕이며 고물가 등 경제난의 책임을 조 바이든 전 행정부에 돌리려 한다고 비판했다.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고물가 등 민생 현안이 부각되자 초조한 마음에 대국민 연설에 나섰다는 진단도 나온다. 같은 날 PBS방송, 메리스트대 등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그가 ‘대통령직을 잘 수행한다’는 답은 38%에 불과했다. 특히 경제 정책에 대한 지지율은 집권 1, 2기 통틀어 가장 낮은 36%에 그쳤다. 미국인이 가장 우려하는 경제 의제로는 ‘물가’(45%), ‘집값’(18%) 등이 꼽혔다.● “모든 문제는 바이든 탓”… 허위 통계 인용했단 비판 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미 동부시간 기준) 워싱턴 백악관에서 약 18분 21초의 연설을 갖고 자신의 재집권 후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성과를 거뒀다”고 자찬했다. 그는 연설을 시작하자마자 바이든 행정부를 공격하며 “11개월 전 엉망진창인 국가를 물려받아 지금 그것을 고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물가, 불법 이민, 무역 적자 등 많은 문제가 모두 야당 민주당의 집권 때 생겼다고 했다. 특히 그는 다양한 수치를 들어 자신의 경제 정책이 옳다고 역설했다. 추수감사절 칠면조, 계란, 약, 휘발유 등의 가격이 모두 떨어졌고 민간 일자리가 크게 늘었다며 “이는 상당 부분 관세 및 외국 국가들과 직접 협상한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가 이날 사용한 수치는 잘못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NYT는 일자리가 늘었다는 트럼프 대통령 주장과 달리 미국의 올 11월 실업률은 4.6%를 기록해 2021년 9월 이후 최고치라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재집권 후 18조 달러(약 2경7000조 원)의 투자를 확보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백악관이 집계해 발표한 9조8000억 달러(약 1경4700조 원)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이 “약값을 최대 600%까지 인하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선 100%만 인하해도 약값이 ‘0달러’라는 의미라고 꼬집었다. AP통신도 대통령은 미 전역의 휘발유 평균 가격이 갤런당 2.50달러(약 3750원)라고 주장했지만 실제는 2.90달러(약 4350원)라고 짚었다. WP는 “이번 연설은 허위 사실로 가득했다”고 비판했다.이날 연설에서 거의 유일한 새로운 내용은 현역 군인에게 1인당 1776달러의 ‘전사 배당금(warrior dividend)’을 지급할 것이란 소식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돈이 1776년 미국 건국을 기념해 정한 액수라며 “관세 덕분에 생각한 것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었고 이미 여러분께 돈이 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NYT는 ‘지급에는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값 상승에 대해선 바이든 행정부가 수백만 명의 이주민을 데려와 납세자의 돈으로 주택을 제공하는 바람에 미국인의 월세와 주택 비용이 급등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새해에 여러분은 미국 역사상 가장 공격적인 주택 개혁 계획을 보게 될 것”이라며 불법 이민자 대응을 집값과 연계해 대응할 뜻을 밝혔다.● 공화당 내 장악력 예전보다 약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급락으로 집권 공화당 내에서도 그의 장악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마이크 롤러(뉴욕주), 브라이언 피츠패트릭, 롭 브레즈너핸, 라이언 매켄지(이상 펜실베이니아주) 등 공화당 하원의원 4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반대한 공공 건강보험 ‘오바마케어’의 보조금 지급 연장 투표와 관련해 “이를 계속하자”는 민주당 쪽 청원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해당 법안의 투표 강행에 필요한 최소 인원이며 하원 과반인 218명을 확보하게 됐다. NYT 등은 이 4명의 행보를 두고 대통령에 대한 “놀라운 반란”이라고 평가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대국민 연설을 통해 재집권 후 11개월간의 각종 정책이 성과를 거뒀다며 “세계가 보지 못한 경제 붐을 맞이할 준비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자신의 대표 정책인 관세 수입을 바탕으로 약 140만 명의 현역 군인에게 “성탄절 전 1776달러(약 266만 원)를 지급할 것”이라며 지지율 반등을 노린 선심성 정책도 발표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AP통신 등은 이날 연설의 대부분이 기존 연설의 재탕이며 고물가 등 경제난의 책임을 조 바이든 전 행정부에 돌리려 한다고 비판했다.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고물가 등 민생 현안이 부각되자 초조한 마음에 대국민 연설에 나섰다는 진단도 나온다.같은 날 PBS방송, 마리스트대 등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그가 ‘대통령직을 잘 수행한다’는 답은 38%에 불과했다. 특히 경제 정책에 대한 지지율은 집권 1, 2기 통틀어 가장 낮은 36%에 그쳤다. 미국인이 가장 우려하는 경제 의제로는 ‘물가’(45%), ‘집값’(18%) 등이 꼽혔다.● “모든 문제는 바이든 탓” …허위 통계 인용했단 비판 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미 동부시간 기준) 워싱턴 백악관에서 약 18분 21초의 연설을 갖고 자신의 재집권 후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성과를 거뒀다”고 자찬했다. 그는 연설을 시작하자마자 바이든 행정부를 공격하며 “11개월 전 엉망진창인 국가를 물려받아 지금 그것을 고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물가, 불법 이민, 무역 적자 등 많은 문제가 모두 야당 민주당의 집권 때 생겼다고 했다.특히 그는 다양한 수치를 들어 자신의 경제 정책이 옳다고 역설했다. 추수감사절 칠면조, 계란, 약, 휘발유 등의 가격이 모두 떨어졌고 민간 일자리가 크게 늘었다며 “이는 상당 부분 관세 및 외국 국가들과 직접 협상한 덕분”이라고 주장했다.하지만 그가 이날 사용한 수치는 잘못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NYT는 일자리가 늘었다는 트럼프 대통령 주장과 달리 미국의 올 11월 실업률은 4.6%를 기록해 2021년 9월 이후 최고치라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재집권 후 18조 달러(약 2경7000조 원)의 투자를 확보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백악관이 집계해 발표한 9조8000억 달러(약 1경4700조 원)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이 “약값을 최대 600%까지 인하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선 100%만 인하해도 약값이 ‘0’ 달러라는 의미라고 꼬집었다.AP통신도 대통령은 미 전역의 휘발유 평균 가격이 갤런당 2.50달러(약 3750원)라고 주장했지만 실제는 2.90달러(약 4350원)라고 짚었다. WP는 “이번 연설은 허위 사실로 가득했다”고 비판했다.● ‘전사 배당금’ 지급 발표이날 연설에서 거의 유일한 새로운 내용은 현역 군인에게 일인당 1776달러의 ‘전사 배당금(warrior dividend)’을 지급할 것이란 소식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돈이 1776년 미국 건국을 기념해 정한 액수라며 “관세 덕분에 생각한 것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었고 이미 여러분께 돈이 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NYT는 ‘지급에는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집값 상승에 대해선 바이든 행정부가 수백만 명의 이주민을 데려와 납세자의 돈으로 주택을 제공하는 바람에 미국인의 월세와 주택 비용이 급등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새해에 여러분은 미국 역사상 가장 공격적인 주택 개혁 계획을 보게 될 것”이라며 불법 이민자 대응을 집값과 연계해 대응할 뜻을 밝혔다.● 공화당 내 장악력 예전보다 약해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급락으로 집권 공화당 내에서도 그의 장악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마이크 롤러(뉴욕주), 브라이언 피츠패트릭, 롭 브레즈너핸, 라이언 매켄지(이상 펜실베이니아주) 등 공화당 하원의원 4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반대한 공공 의료보험 ‘오바마케어’의 보조금 지급 연장 투표와 관련해 “이를 계속하자”는 민주당 쪽 청원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해당 법안의 투표 강행에 필요한 최소 인원이며 하원 과반인 218명을 확보하게 됐다. NYT 등은 이 4명의 행보를 두고 대통령에 대한 “놀라운 반란”이라고 평가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16일 2013년부터 장기 집권 중인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이끄는 현 정부를 ‘외국 테러단체(FTO)’로 지정했다. 또 베네수엘라를 드나드는 제재 대상 유조선에 대한 전면 봉쇄도 명령했다. 미국은 반(反)미국 국가인 이란의 핵심 정부 조직으로 ‘정부 위의 정부’로도 불리며, 중동 전역에서 다양한 반미, 반이스라엘 군사 활동을 펼치는 이란혁명수비대(IRGC)를 2019년 테러단체로 지정했다. 그러나 특정 정부 기관을 넘어 한 나라의 정권 전체를 테러단체로 지정한 것은 처음이다. 마두로 정권은 “국제법 위반이자 국부 약탈”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정상 국가 아닌 범죄조직 취급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베네수엘라는 수출의 약 80%를 원유에 의존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마두로 정권의 핵심 자금줄을 끊어 경제를 고사시키고 궁극적으로는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노린 행보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부터 마두로 정권의 부정선거, 반미 성향 등을 이유로 베네수엘라에 각종 제재를 가했다. 재집권 후에는 중남미 마약 카르텔과의 전쟁을 명분으로 베네수엘라 근해에서 선박 격침, 유조선 나포 등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을 ‘마약 카르텔의 수장’이라고 혹평하며 정권 교체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트루스소셜에 “마약 밀반입, 인신매매 등 여러 이유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외국 테러단체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베네수엘라에 드나드는 모든 제재 대상 유조선에 대한 전면적이고 완전한 봉쇄도 명령한다”고 밝혔다. 그는 “불법적인 마두로 정권이 훔친 유전에서 나온 원유를 마약 테러, 인신매매, 살인, 납치 등에 쓰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특히 미국으로부터 훔쳐간 모든 원유, 토지, 자산을 즉각 반환할 때까지 압박을 계속하겠다고 천명했다. 마두로 대통령의 전임자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시절 단행된 원유산업 국유화로 베네수엘라에 진출한 많은 미국 기업이 피해를 입은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현재 북한, 이란, 쿠바 등을 테러지원국(SSOT)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무역 제재, 원조 중단 등을 통해 국가 돈줄을 차단하는 것이 핵심이다. FTO는 한 발 더 나아가 이와 거래하는 모든 개인, 기업, 단체에 대한 형사 처벌이 가능한 초강력 제재다. 즉, 마두로 정권과 연결된 모든 네트워크를 차단해 정권 고사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마두로 정권이 정상 국가가 아니라 범죄조직이라고 낙인찍는 효과도 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국무부는 같은 날 콜롬비아의 마약 밀매 조직 ‘클란델골포’도 테러단체로 지정했다.● 경제난 속 제재로 대기근 우려 유조선 봉쇄는 베네수엘라 경제에 치명적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제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3030억 배럴의 원유를 보유했지만 관리 부실, 낙후된 인프라, 미국의 제재 등으로 생산량이 급감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19년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사 ‘PDVSA’를 제재했다. 이후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은 사실상 중단됐다. 그러자 베네수엘라는 ‘그림자 선단(Dark Fleet)’으로 불리는 각국의 제재 대상 선박들을 통해 몰래 중국 등에 원유를 판매하며 부실한 국가 재정을 지탱해 왔다. 일각에선 이번 조치로 중국 또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본다. 베네수엘라는 지난해 일평균 92만1000배럴의 원유를 생산했다. 이 중 38%인 35만1000배럴을 중국에 수출했다. 사실상 중국이 마두로 정권의 현금 창출원인 셈이다. 미국의 봉쇄가 장기화하면 중국의 원유 공급망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봉쇄가 가뜩이나 고전하는 베네수엘라 경제를 황폐화시킬 수 있다. 대기근을 촉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베네수엘라는 차베스 정권 시절부터 시작된 무상 복지 정책 등의 여파로 통화 가치 하락, 초인플레이션 등에 시달리고 있다. 살인 등 강력 범죄도 기승을 부려 수많은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안정된 칠레 등 인근 국가로 탈출을 거듭하고 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2013년부터 장기 집권 중인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이끄는 현 정부를 ‘외국 테러단체(FTO)’로 지정했다. 또 베네수엘라를 드나드는 제재 대상 유조선에 대한 전면 봉쇄도 명령했다.미국은 반(反)미국 국가인 이란의 핵심 정부 조직으로 ‘정부 위의 정부’로도 불리며, 중동 전역에서 다양한 반미, 반이스라엘 군사 활동을 펼치는 이란혁명수비대(IRGC)를 2019년 테러단체로 지정했다. 그러나 특정 정부 기관을 넘어 한 나라의 정권 전체를 테러단체로 지정한 것은 처음이다. 마두로 정권은 “국제법 위반이자 국부 약탈”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베네수엘라는 수출의 약 80%를 원유에 의존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마두로 정권의 핵심 자금줄을 끊어 경제를 고사시키고 궁극적으로는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노린 행보로 보인다.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부터 마두로 정권의 부정선거, 반미 성향 등을 이유로 베네수엘라에 각종 제재를 가했다. 재집권 후에는 중남미 마약 카르텔과의 전쟁을 명분으로 베네수엘라 근해에서 선박 격침, 유조선 나포 등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을 ‘마약 카르텔의 수장’이라고 혹평하며 정권 교체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정상국가 아닌 범죄조직 취급트럼프 대통령은 16일 트루스소셜에 “마약 밀반입, 인신매매 등 여러 이유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외국 테러단체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베네수엘라로 들어가거나 베네수엘라에서 나오는 모든 제재 대상 유조선에 대한 전면적이고 완전한 봉쇄도 명령한다”고 밝혔다.그는 “불법적인 마두로 정권이 훔친 유전에서 나온 원유를 마약 테러, 인신매매, 살인, 납치 등에 쓰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특히 미국으로부터 훔쳐간 모든 원유, 토지, 자산을 즉각 반환할 때까지 압박을 계속하겠다고 천명했다. 마두로 대통령의 전임자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시절 단행된 원유산업 국유화로 베네수엘라에 진출한 많은 미국 기업이 피해를 입은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미국은 현재 북한, 이란, 쿠바 등을 테러지원국(SSOT)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무역 제재, 원조 중단 등을 통해 국가 돈줄을 차단하는 것이 핵심이다. FTO는 한 발 더 나아가 이와 거래하는 모든 개인, 기업, 단체에 대한 형사 처벌이 가능한 초강력 제재다.즉, 마두로 정권과 연결된 모든 네트워크를 차단해 정권 고사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마두로 정권이 정상 국가가 아니라 범죄조직이라고 낙인찍는 효과도 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국무부는 같은 날 콜롬비아의 마약밀매 조직 ‘클란델골포’도 테러단체로 지정했다.● 경제난 속 제재로 대기근 우려유조선 봉쇄는 베네수엘라 경제에 치명적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제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3030억 배럴의 원유를 보유했지만 관리 부실, 낙후된 인프라, 미국의 제재 등으로 생산량이 급감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19년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사 ‘PDVSA’를 제재했다. 이후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은 사실상 중단됐다.그러자》 베네수엘라는 ‘그림자 선단(Dark Fleet)’으로 불리는 각국의 제재 대상 선박들을 통해 몰래 중국 등에 원유를 판매하며 부실한 국가 재정을 지탱해왔다.일각에선 이번 조치로 중국 또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본다. 베네수엘라는 지난해 일 평균 92만1000배럴의 원유를 생산했다. 이중 38%인 35만1000배럴을 중국에 수출했다. 사실상 중국이 마두로 정권의 현금 창출원인 셈이다. 미국의 봉쇄가 장기화하면 중국의 원유 공급망에도 타격이 예상된다.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봉쇄가 가뜩이나 고전하는 베네수엘라 경제를 황폐화시킬 수 있다. 대기근을 촉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베네수엘라는 차베스 정권 시절부터 시작된 무상 복지 정책 등의 여파로 통화 가치 하락, 초인플레이션 등에 시달리고 있다. 살인 등 강력 범죄도 기승을 부려 수많은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안정된 칠레 등 인근 국가로 탈출을 거듭하고 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 주가가 16일(현지 시간) 자율주행 택시 로보택시에 대한 기대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전날 무인 로보택시 주행 테스트 소식을 공개하면서 기대감을 키운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14.57달러(3.07%) 오른 489.88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1년 전 기록한 장중 최고가 488.54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주가 상승으로 테슬라 시가총액은 1조6300억 달러(약 3413조 원)로 증가해 엔비디아, 애플, 알파벳 등 주요 기술기업들을 앞섰다. 주가 급등은 머스크 CEO가 15일 소셜미디어 X에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탑승자 없이 주행 중인 로보택시 영상을 공유한 이래 이어지고 있다. 그는 “차량에 탑승자가 없는 상태로 테스트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테슬라는 올해 6월부터 오스틴에서 운전자가 탑승한 상태로 로보택시를 시험 운영해왔다. 낙관적인 투자자들은 이번 발표를 테슬라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전기차를 로보택시로 전환한다는 오랜 목표를 실현할 신호로 받아들였다.자율주행 로보택시 시장은 2030년까지 수조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의 웨이모와 테슬라가 이 시장의 선두주자다. 웨이모가 라이다 센서나 레이더 등 고가 센서로 안정성을 높인 반면, 테슬라는 카메라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테슬라는 올해 격동의 한 해를 보냈다. 연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호조를 보였으나, 이후 머스크 CEO가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면서 회사 경영을 등한시한다는 지적과 함께 하락했다. 전 세계 극우 정치인 지지와 정치적 선동 발언으로 소비자 반발을 불러일으키며 브랜드 평판과 판매 실적도 타격을 입었다.1분기 차량 인도량은 13% 감소했고 자동차 매출은 20% 급감했다. 2분기에도 판매 감소세가 지속되며 자동차 매출이 16% 하락했다. 4월 7일에는 주가가 214.25달러까지 떨어졌고, 6월 5일에는 하루에만 14% 하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실적이 호조를 보이며 3분기 매출이 12% 증가했다. 이후 머스크 CEO가 경영 활동에 집중하고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서 주가는 반등했다.올해 들어 15일 기준까지 테슬라 주가 상승률은 약 17.7%로 같은 기간 15.9% 상승한 S&P500 지수를 앞질렀다.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M7)’으로 불리는 대표적인 미국 기술기업 가운데 구글(62.4%)과 엔비디아(31.3%)만이 테슬라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미국 시사매체 타임이 14일(현지 시간) 공개한 ‘올해의 100대 사진’에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당선 수락 연설 직전 상황을 촬영한 사진이 포함됐다. 올 6월 4일 이 대통령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대선 결과 발표를 앞두고 연설하기 직전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선 투표일 다음 날인 이날 오전 1시 10분경 당선이 확정된 뒤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민주공화정 공동체 안에서 국민이 주권자로 존중받고, 협력을 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사명을 지키겠다”고 했다. 타임은 올 4월 당시 대선 주자인 이 대통령을 ‘올해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했다. 또 9월엔 이 대통령과 취임 100일맞이 인터뷰를 진행했다.타임의 ‘올해의 100대 사진’에는 올 9월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한 북한, 중국, 러시아 정상의 모습도 뽑혔다.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함께 톈안먼 망루에 오른 모습은 큰 화제였다. 북-중-러 3개국 정상이 함께 이 망루에 오른 것은 195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주년 열병식 이후 66년 만이었다. 타임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피란길에 오른 주민들이 폐허 속에서 불을 쬐는 모습, 올 10월 이스라엘에서 풀려나 귀환하는 팔레스타인 포로들의 모습,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의 해바라기 밭 위로 피어오르는 포격 연기 등을 포착한 사진 등도 100대 사진에 포함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에 관한 사진도 다수 선정됐다. 올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직전 전야 무도회, 올 8월 미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만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악수, 미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에게 가족이 체포돼 눈물을 흘리는 여성의 모습 등이 포함됐다. 베네수엘라의 민주화에 앞장선 공로로 올해 노벨 평화상을 받은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의 모습도 담겼다. 타임은 올 1월 수도 카라카스에서 반정부 시위에 나선 마차도가 군중과 악수하는 사진도 100대 사진에 선정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홍콩 고등법원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지미 라이 핑궈일보 겸 지오다노 창업자(77·사진)에게 15일 “법을 위반했다”고 판결했다. 이로써 내년 1월 12일로 예고된 형량 판결에서 최대 종신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라이 창업자는 패션기업 지오다노를 통해 큰 부를 쌓았고, 반(反)중국 성향 일간지 핑궈일보도 설립했다. 이를 통해 홍콩 민주화 운동을 지원해 중국 당국의 눈 밖에 났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법원은 라이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2건, 선동적 출판물 발행 공모 혐의 1건을 모두 유죄라고 판결했다. 주심 에스더 토 판사는 855쪽 분량의 판결문에서 “여러 증거를 볼 때 라이의 유일한 목적은 중국공산당의 몰락”이라고 지적했다. 홍콩 당국은 2019년 범죄자를 중국 본토로 곧바로 이송할 수 있는 ‘송환법(범죄인 인도법)’을 도입하려다 거센 반중 시위에 직면했다. 결국 이 법의 도입은 취소했지만, 2020년 6월 반중 활동에 최대 무기징역이 가능한 국가보안법을 도입해 민주화 운동을 대대적으로 탄압했다. 라이 창업자는 국가보안법 도입 두 달 뒤인 같은 해 8월 체포됐고 외국 세력과 공모해 선동 자료를 출판한 혐의, 불법 집회 주도 혐의 등으로 모두 유죄를 선고받았다. 국가보안법 위반에 관해서는 지난해 11월 첫 공판이 열렸고 이날 유죄 판결이 나온 것이다. 1995년 창간된 핑궈일보는 2014년 홍콩 행정장관 선출 시 직선제를 요구하는 우산혁명, 송환법 당시 반중 시위 등 주요 사건에서 모두 민주 세력을 지지하는 논조를 보였다. 중국 당국은 국가보안법 제정 후 뒤 핑궈일보에 대한 다양한 압박을 가했고 결국 2021년 6월 폐간했다. 라이의 거취는 미중 갈등의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 10월 부산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가진 미중 정상회담 때 라이의 석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의 자녀들은 4일 AFP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고령에 당뇨병을 앓는 아버지가 폭염 속에 에어컨도 없는 독방에서 고통받고 있다”며 “당국의 방치로 치아가 썩고 손톱이 빠지고 있다”고 규탄했다. 한편 홍콩 최대 야당이던 홍콩 민주당은 14일 임시총회에서 당 해산안을 가결했다. 1994년 창당 후 보통선거를 주장하며 민주 세력을 대표했지만, 중국 당국의 압박 속에 결국 해산하게 된 것이다. 당 지도부는 해산 결정과 관련해 “중국 당국자로부터 당을 해산하지 않을 경우 결과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밝혔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미국 시사매체 타임이 14일(현지 시간) 공개한 ‘올해의 100대 사진’에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당선 수락 연설 직전 상황을 촬영한 사진이 포함됐다. 올 6월 4일 이 대통령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대선 결과 발표를 앞두고 연설하기 직전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선 투표일 다음 날인 이날 오전 1시 10분경 당선이 확정된 뒤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민주공화정 공동체 안에서 국민이 주권자로 존중받고, 협력을 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사명을 지키겠다”고 했다. 타임은 올 4월 당시 대선 주자인 이 대통령을 ‘올해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했다. 또 9월엔 이 대통령과 취임 100일맞이 인터뷰를 진행했다.타임의 ‘올해의 100대 사진’에는 올 9월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한 북한, 중국, 러시아 정상의 모습도 뽑혔다.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함께 톈안먼 망루에 오른 모습은 큰 화제였다. 북-중-러 3개국 정상이 함께 이 망루에 오른 것은 195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주년 열병식 이후 66년 만이었다.타임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피란길에 오른 주민들이 폐허 속에서 불을 쬐는 모습, 올 10월 이스라엘에서 풀려나 귀환하는 팔레스타인 포로들의 모습,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의 해바라기 밭 위로 피어오르는 포격 연기 등을 포착한 사진 등도 100대 사진에 포함했다.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에 관한 사진도 다수 선정됐다. 올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직전 전야 무도회, 올 8월 미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만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악수, 미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에게 가족이 체포돼 눈물을 흘리는 여성의 모습 등이포함됐다. 베네수엘라의 민주화에 앞장선 공로로 올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의 모습도 담겼다. 타임은 올 1월 수도 카라카스에서 반정부 시위에 나선 마차도가 군중과 악수하는 사진도 100대 사진에 선정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홍콩 고등법원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지미 라이 핑궈일보 겸 지오다노 창업자(77·사진)에게 15일 “법을 위반했다”고 판결했다. 이로써 다음달 12일로 예고된 형량 판결에서 최대 종신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라이 창업자는 패션기업 지오다노를 통해 큰 부를 쌓았고, 반(反)중국 성향 일간지 핑궈일보도 설립했다. 이를 통해 홍콩 민주화 운동을 지원해 중국 당국의 눈 밖에 났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법원은 라이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2건, 선동적 출판물 발행 공모 혐의 1건을 모두 유죄라고 판결했다. 주심 에스더 토 판사는 855쪽 분량의 판결문에서 “여러 증거를 볼 때 라이의 유일한 목적은 중국공산당의 몰락”이라고 지적했다.홍콩 당국은 2019년 범죄자를 중국 본토로 곧바로 이송할 수 있는 ‘송환법(범죄인 인도법)’을 도입하려다 거센 반중 시위에 직면했다. 결국 이 법의 도입은 취소했지만, 2020년 6월 반중 활동에 최대 무기징역이 가능한 국가보안법을 도입해 민주화 운동을 대대적으로 탄압했다. 라이 창업자는 국가보안법 도입 두 달 뒤인 같은 해 8월 체포됐고 외국 세력과 공모해 선동 자료를 출판한 혐의, 불법 집회 주도 혐의 등으로 모두 유죄를 선고받았다. 국가보안법 위반에 관해서는 지난해 11월 첫 공판이 열렸고 이날 유죄 판결이 나온 것이다.1995년 창간된 핑궈일보는 2014년 홍콩 행정장관 선출 시 직선제를 요구하는 우산혁명, 송환법 당시 반중 시위 등 주요 사건에서 모두 민주 세력을 지지하는 논조를 보다. 중국 당국은 국가보안법 제정 후 뒤 핑궈일보에 대한 다양한 압박을 가했고 결국 2021년 6월 폐간했다.라이의 거취는 미중 갈등의 주요 의제로다 다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 10월 부산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가진 미중 정상회담 때 라이의 석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의 자녀들은 4일 AFP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고령에 당뇨병을 앓는 아버지가 폭염 속에 에어컨도 없는 독방에서 고통받고 있다”며 “당국의 방치로 치아가 썩고 손톱이 빠지고 있다”고 규탄했다.한편 홍콩 최대 야당이던 홍콩 민주당은 14일 임시총회에서 당 해산안을 가결했다. 1994년 창당 후 보통선거를 주장하며 민주 세력을 대표했지만, 중국 당국의 압박 속에 결국 해산하게 된 것이다. 당 지도부는 해산 결정과 관련해 “중국 당국자로부터 당을 해산하지 않을 경우 결과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는 경고를 받았다”라고 밝혔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올해 ‘불수능’으로 불린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 영역 문항을 소개하며 독자들에게 직접 풀어보라는 온라인 퀴즈를 만들었다. NYT는 13일(현지시간) 수능 영어 영역 출제 난이도 조절 실패 논란 속에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최근 사임했다고 설명하며, 독자들이 수능 난도를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퀴즈 형태로 영어 문항을 소개한 것이다. NYT가 퀴즈 형태로 소개한 4개 문항은 영어에서는 ‘컬처테인먼트’(culturetainment ·문화와 엔터테인먼트의 결합)라는 합성어가 등장하는 24번,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의 법철학을 다룬 34번, 시계가 반복적 자연현상을 이용한다는 점을 지적하는 36번, 게임과 가상공간에 관한 39번이었다. NYT는 영어 영역에서 최고점을 받은 응시자 비율이 작년 6%에서 올해 3%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또 매년 수십만 명의 학생들이 8시간에 걸쳐 보는 수능은 한국의 수십 년 된 전통이며, 시험 시간대에는 수험생 집중을 위해 항공기 이착륙 금지, 공사 중단, 교통통제가 시행된다고 소개했다.앞서 영국 주요 언론도 이번 수능 문항 일부를 제시하며 학생들의 비판적 의견을 소개했다. 가디언은 “한국의 수능이 명문대 입학에 필수적이며, 사회적 지위 상승, 경제적 안정, 심지어 좋은 결혼으로 가는 관문으로 여겨진다”라고 보도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영국 브리스틀 박물관에서 영국 제국 시대 유물 600여 점이 도난당해 경찰이 용의자들을 공개 수배한 사실이 알려졌다. 11일(현지 시간) 영국 BBC와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잉글랜드 남서부 지역을 관할하는 에이번 앤 서머셋 경찰은 브리스틀 박물관 도난 사건 용의자 4명의 폐쇄회로(CC)TV 사진을 공개하고 시민 제보를 요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들은 모두 백인으로 추정된다. 공개 수배 내용에 따르면, 이들은 9월 25일 새벽 1시경 박물관 보관소에 침입해 600점이 넘는 유물을 훔쳐 달아났다. 도난당한 유물들은 영국 제국·영연방 전시관 소장품이었다. 도난 물품은 메달·배지·핀 등 군용품, 목걸이·팔찌·반지 등 보석류, 조각된 상아·은 제품·청동 조각상 등 장식 예술품, 지질 표본 등 자연사 관련 자료 등이다. 박물관 감독기관인 브리스틀 시의회는 “박물관은 두 차례 침입을 당했으며, 도난품의 95%가 두 번째 침입에서 사라졌다”라고 밝혔다. 필립 워커 시의회 문화·창의 산업 책임자는 직원들이 사건 다음 날 아침 도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현장은 매우 참담했다. 선반은 무너지고, 상자들은 열려 내용물이 사방에 흩어져 있었다”고 전했다. 시의회는 용의자 사진 공개에 약 3개월이 소요된 데 대해 “경찰의 철저한 초기 조사가 이뤄질 때까지 절도 사건에 대한 공개 수사 발표를 연기했다. 보관소 직원들이 창고에 보관된 수천 점의 물품을 검토해 누락된 물품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라고 설명했다.경찰은 사진 속 용의자들을 알거나 온라인에서 도난 물품이 판매되는 것을 목격한 시민은 제보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올해 10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서도 1억 달러(약 1500억 원) 규모의 보석 도난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사건의 용의자 대부분이 체포됐으나, 도난당한 보석은 여전히 회수되지 않고 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시리아 중부 팔미라에서 13일(현지 시간) 이슬람국가(IS) 소행으로 추정되는 공격이 발생해 미군 2명과 미국인 통역사 1명이 숨졌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중동에서 IS 공격으로 미국인이 숨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강력하게 응징하겠다”고 밝혔다.미군 중부사령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13일 IS 무장 대원 1명이 미군을 기습해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군과 시리아군 합동 경비단이 건물 밖에서 경비를 서던 중 총격을 당했고, 총격범은 현장에서 즉시 사살됐다. 당시 건물 안에서는 시리아 관료들이 팔미라 현지 인사들과 IS 소탕 작전을 논의하던 중이었다. 총격범은 시리아 내무부 산하 보안요원으로 확인됐다. 누르 알딘 알 바바 내무부 대변인은 “테러범은 고위직은 아니며 최근 신원 재조사에서 IS가 추종하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인 ‘타크피리’ 사상을 지녔다는 의심을 받던 인물로, 제재를 검토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테러범이 IS 사상만 추종하던 인물인지, IS 정식 조직원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사태로 미국의 중동 전략이 재차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5일 발표한 외교·경제·군사 분야 종합 전략 지침인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중동이 미국 외교 정책에서 우선시되는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며 병력 축소 등 ‘발 빼기’를 시사했다. 자국 셰일가스 혁명 이후 에너지 안보가 덜 중요해졌고, 중동 내 반미 무장단체 세력이 약화됐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미국은 올해 4월부터 시리아 주둔 병력 2000명을 1000명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감축하던 중이었다. 시리아 정부군에 IS에 대한 안보 부담을 넘기고, 중동 대신 중국 견제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여기엔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 반군 지도자 출신 아흐마드 알 샤라 시리아 대통령이 집권 이래 국제사회 지지를 얻고자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는 가운데, IS를 억제해줄 거라는 기대도 깔려 있었다. 샤라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대를 이어 53년간 시리아를 통치해온 바샤르 알 아사드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고 권력을 쥐었다. 그러나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아사드 정권 축출 후에도 시리아엔 각 무장조직들이 통합되지 않고 지역·종파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샤라 신임 정부가 안보 불안을 통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2014년 신정(神政)국가를 선포했던 IS는 미국 주도 연합군의 공세로 2019년 영토 기반을 잃었으나, 시리아·이라크 동부 사막에 흩어진 잔당 1000∼1500명이 게릴라 방식으로 공격을 이어왔다. 또 시리아 내엔 샤라의 미국 밀착을 못마땅해하는 이슬람 강경파가 존재하고, 이번 테러처럼 정부 내에서도 극단주의에 동조하는 경우도 있어 대응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시리아 중부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자로 보이는 공격이 발생해 미군 2명과 미국인 통역사 1명이 숨졌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뒤 중동에서 IS가 감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으로 미국인이 사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즉각 “보복하겠다”고 밝혔다. IS의 테러인 게 최종적으로 확인될 경우 미국의 시리아, 나아가 중동 전략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IS 사상 따르던 시리아 군이 미군 향해 총격 테러” 미 중부사령부는 14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13일 IS 무장 대원 1명이 중부 팔미라에서 미군을 기습해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라고 발표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은 미군과 시리아군 합동 경비단이 건물 밖에서 경비를 서던 중 총격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총격범은 현장에서 즉시 사살됐다.NYT 등에 따르면, 당시 건물 안에서는 시리아 관료들이 팔미라 현지 인사들과 IS 소탕 작전을 논의하던 가운데 괴한이 인근 건물에서 기관총을 난사했다.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은 부상자들이 미군 헬기로 이라크 국경 인근 알탄프 미군기지로 이송됐다고 보도했다. 시리아군도 최소 2명 다친 것으로 보도됐다. 총격범은 시리아 내무부 산하 보안요원으로 확인됐다. 누르 딘 알바바 내무부 대변인은 국영TV를 통해 “테러범은 고위직은 아니며 최근 신원 재조사에서 IS가 추종하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인 ‘타크피리’ 사상을 지녔다는 의심을 받던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테러범이 IS 조직원인지, 사상을 추종하던 인물인지 여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 국방부 관계자는 아직 어떤 조직도 범행을 자처하지 않았지만 초기 판단상 IS 소행 가능성이 높다고 NYT에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을 통해 “위험 지역에서 벌어진 IS의 공격”이라며 “이번 공격은 시리아 정부가 통제하지 못하는 지역에서 발생했고, 샤라 시리아 대통령도 이번 공격에 분노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력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샤라 정권 안보 통제력 한계 드러나…트럼프 중동 전략 시험대이번 테러로 인해 트럼프 행정부의 중동 전략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내 친미 정권 협조를 통해 중동을 안정시키고 미군 주둔을 줄이려 했다. 이에 미군은 올해 시리아 병력을 2000명에서 1000명 수준으로 감축하고 현지 군과 연합군 형태로 작전을 펼쳐왔다. 미군 주도 연합군은 최근에도 시리아 정부군과 협력해 IS 잔당 제거 작전을 벌여왔다. 하지만 이번 테러로 여전히 IS가 건재하고, 시리아 정세도 불안하다는 게 드러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해 12월 샤라 대통령이 이끈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 주도 반군이 아사드를 축출했지만, 각 무장조직이 통합되지 않았고 지역·종파 갈등도 계속되고 있다”고 설전했다. HTS 출신 샤라가 미국에 접근하는 것을 못마땅해하는 이슬람 강경파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여전히 미군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IS는 2014년 이라크와 시리아를 장악하며 신정국가를 선포했으나, 미군 주도 연합군의 공세로 2017년부터 영토를 잃기 시작했다. IS 최고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도 미군 작전으로 숨지고 2019년 영토 기반은 사라졌다. 하지만 시리아·이라크 동부 사막에 흩어진 IS 잔당 1000~1500명이 게릴라 방식으로 공격을 이어왔다. 아사드 정권 붕괴 뒤 시리아의 권력 공백은 IS에 새 기회가 됐다는 평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리아 북동부를 장악한 쿠르드 주도 시리아민주군(SDF) 자료를 인용해 올해 8월까지 IS가 117건의 공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연간 공격 횟수 73건을 이미 넘어선 수치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미국이 아틀라스(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거인)처럼 전 세계 질서를 떠받치는 시대는 끝났다. 미국은 부유하고 발전된 수십 개 동맹국과 함께하고 있고, 이들 국가가 각자 지역에 대한 1차 책임을 맡고 공동 방위를 위해 훨씬 더 많이 기여하게 해야 한다.”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최상위 대외전략 지침으로 통상 대통령 임기(4년) 중 한 번만 발표되는 국가안보전략(NSS)을 4일(현지 시간)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패권 경쟁 중인 중국에 대한 억제를 강화하려면 한국과 일본 같은 핵심 동맹들이 자체 국방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이번 NSS에선 동맹국 역량 강화 목적에 중국의 대만 점령 저지도 포함돼 있음을 분명히 했다. 또 NSS에선 중국만 19번 언급돼 집중 견제 의지가 그대로 드러났다. 반면 북한은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아, 일단 안보 전략 우선순위에 있지 않음을 시사했다. 북한은 2022년 조 바이든 행정부 NSS에선 3번, 2017년 트럼프 1기 행정부 NSS에선 17번 언급됐다. ● 제1도련선과 대만 방어에 동맹국 역할 강조 백악관은 이날 NSS에서 “우리는 제1도련선(島鏈線·First Island Chain) 어디에서든 침략을 억제할 수 있는 군사력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제1도련선의 동맹 및 파트너들이 미국 군대가 그들의 항구 및 기타 시설에 더 많이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자국 방위비 지출을 늘리며, 무엇보다 침략 억제를 위한 역량에 투자하도록 압박하는 데 외교적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이는 일각에서 제기된 제1도련선(일본 규슈∼오키나와∼대만∼필리핀) 전력을 대거 제2도련선(일본 혼슈∼괌∼사이판∼팔라우) 너머로 옮길 수 있단 관측을 사실상 부인한 것이다. 그 대신 미군 전략의 중심축이 한반도가 포함된 제1도련선에 있음을 확인했다. 또 제1도련선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주한미군 병력을 대폭 줄이진 않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다만, NSS는 미국의 안방 격인 서반구에서의 위협에 대한 군사 배치 재조정을 언급해 일부 해외 주둔 미군의 재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NSS는 제1도련선과 대만 방어를 위해 ‘동맹국 역량’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등 제1도련선의 동맹이 국방비를 증액하고 상비군·방위산업 등을 확대해, 북한 위협 대응을 넘어 중국 견제에도 적극 동참하라고 압박한 것이다. 특히 대만 방어와 관련해 “군사적 우위를 유지해 대만 관련 충돌을 억제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미국은 대만해협의 현상 변경을 위한 어떠한 일방적 조치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오랜 선언적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군이 동맹국 항구 등 시설에 대한 접근권 확대를 요구하는 게 “제1도련선 전반의 해양 안보 문제와 상호 연계된다”며 “(중국의) 대만 점령 시도나, 대만 방어가 불가능한 상황이 조성되는 것을 막을 수 있게 미국과 동맹국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동맹 역할 강화가 중국의 대만 침공 저지와 직접 연계됨을 나타낸 것으로 한국과 일본 같은 동맹국이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 역할 조정과 한국의 방위비 분담 확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한미 간 ‘동맹 현대화 협의’ 과정에서 중국 견제 동참에 대한 부분도 더욱 중요하게 다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상호관세 중심 둔 경제외교와 국경 통제 필요성 강조 백악관은 “NSS의 목표는 미국을 그 어느 때보다 더 위대한 나라로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 우선주의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정책의 핵심 원칙임을 확인한 것. 특히 미 우선주의를 달성하는 수단으론,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기조이자 무기인 ‘상호관세’를 중심에 둔 경제외교를 내세웠다. 또 외국의 영향력으로부터 미국의 주권을 지키겠다고도 밝혔다. NSS는 “우리는 국경과 이민 시스템, 그리고 사람들이 합법·불법적으로 미국에 들어오는 통로가 되는 교통망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원한다”고 했다. 마약 밀매, 불법 이민, 외국의 로비 등 차단에 더 힘을 쏟겠다는 뜻이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넷플릭스가 720억 달러(약 106조 원)에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워너브러더스)를 인수하기로 전격 합의했다고 5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세계 최대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넷플릭스)과 할리우드 대표 스튜디오(워너브러더스)의 결합으로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 상당한 변화를 불러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WSJ에 따르면 양 사 이사회는 이번 거래를 만장일치로 승인했고, 규제 당국 승인과 워너브러더스 주주 동의 절차를 거치기로 했다. 넷플릭스는 이번 인수로 ‘오즈의 마법사’, 해리포터 시리즈, DC 코믹스 유니버스 등 워너브러더스의 방대한 영화 콘텐츠를 확보하게 됐다. 다만, 이번 인수에는 케이블 TV 관련 자산은 포함되지 않았다. 워너브러더스는 매각 완료에 앞서 CNN, TNT 등 케이블 방송 부문을 별도 법인으로 분할하는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양 사는 내년 3분기(7∼9월) 분할 작업을 거쳐 12∼18개월 내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조란 맘다니 미국 뉴욕시장 당선인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사진)에게 발부된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영장을 집행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가 필요하다면 언제든 뉴욕을 방문하겠다고 3일(현지 시간) 밝혔다. 이날 네타냐후 총리는 뉴욕타임스(NYT) 주최 ‘딜북 서밋’에 화상으로 참석해 “뉴욕에 가겠다.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그는 유엔총회 참석차 유엔본부가 있는 뉴욕을 거의 매년 찾았다. 뉴욕은 인구의 약 11∼12%가 유대계다. 이스라엘을 제외하면 유대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도시인 것. 네타냐후 총리는 다음 달 1일 취임하는 맘다니 당선인과 대화할 거냐는 질문에 “그가 마음을 바꿔 이스라엘이 존재할 권리를 갖는다고 말한다면 대화를 위한 좋은 시작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ICC는 2023년 10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과 관련해 네타냐후 총리가 전쟁범죄에 관여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다며 지난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맘다니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전쟁범죄자로 규정하며 “그가 뉴욕을 방문하면 경찰을 동원해 공항에서 즉각 체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ICC 체포영장이 발부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뉴욕을 찾을 경우 체포하겠다고도 했다. 다만, 출입국 사항은 미 연방정부의 소관이기 때문에 뉴욕시장이 네타냐후 총리를 체포하긴 힘들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의 사면을 요구하는 등 ‘브로맨스’를 이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총리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한 ICC 판사와 검사를 제재 대상에 올린 바 있다. 또 미국, 러시아, 이스라엘은 ICC에 가입하지 않은 국가들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인터뷰에서 2020년 5월부터 뇌물수수, 사기, 신뢰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것과 관련해 “내가 자리에서 물러나길 원해서 꾸민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에게 “국익을 위해 사면해 달라”고 요청했다. 올해 76세인 그는 은퇴 시기에 대해선 “시간이 아닌 임무와 과제로 판단한다”며 조만간 스스로 물러날 의사는 없다는 것을 시사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