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

김민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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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국제부 기자입니다. 예술가의 이야기를 따로 모아 뉴스레터 '영감 한 스푼'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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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22~2026-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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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벽에 부딪힐 때 ‘文’을 열어준 책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작가의 ‘인생 책’2026년 병오년도 벌써 두 달이 다 지나고 있습니다. 혹시 올해도 ‘책을 열심히 읽겠다’고 다짐하셨다가 작심삼일에 그친 분들이 계신가요. 2026년 101주년을 맞은 동아일보 신춘문예의 당선 작가들에게 ‘인생 책’이 무엇인지 물어봤습니다. 분야별 당선자들이 인생 책과 추천 사유, 책 속 한 문장을 정리했습니다. 신춘문예 작가들이 마음속에 간직한 책들을 함께 펼쳐 보면 어떨까요.》이형초 / 시 당선자◇사물의 뒷모습/안규철 지음·현대문학좋은 글이란 작가만의 고유한 ‘사유’가 책의 전면에 단단히 자리하고 있는 작품일 것이다. 이 책은 사물과 형상, 그리고 자신의 삶을 향한 소박하지만 깊이 있는 사유를 담아낸 에세이집이다. 그림과 글이 함께 어우러지며 우리가 무심히 지나쳐 온 사물의 이면을 조용히 들여다보게 한다. 특히 3장 ‘모든 것이면서 아무것도 아닌 것’에선 우리가 무언가를 완전히 이해했다고 믿는 순간조차 실은 그 일부만을 스쳐 지나갔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세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역설적이며, 익숙하다고 여겼던 장면들 역시 낯선 얼굴을 숨기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세상의 벽과 부딪힐 때마다 이 책을 다시 꺼내 든다. 내가 보았다고 믿은 것들은 실은 제대로 본 적이 없었고, 있다고 여긴 자리에는 실제로 서 본 적이 없었다는 문장을 되새긴다. 그 사실을 인정하고 마주하는 순간 삶은 이전과는 다른 깊이로 열리기 시작한다.● 책 속 한 문장 “우리는 우리가 본다고 생각한 것을 실제로 본 적도 없었고, 있다고 생각한 곳에 실제로 있어 본 적도 없었다.”김순호 / 시조 당선자◇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마거릿 미첼 지음·안정효 옮김·열린책들소설을 읽기 시작한 계기가 영화 관람의 감동 때문이었다. 내 생애 첫 영화이자 첫 소설책이다. 1800년대 중후반 미국의 남북전쟁과 노예 해방, 이후 이어지는 남부와 북부의 갈등,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한 스칼릿 오하라의 사랑과 성장을 다룬 작품이다. 작가 마거릿 미첼이 1936년에 쓴 장편소설로 이듬해인 1937년에 퓰리처상을 받았고, 1939년에 영화로 제작됐다. 영화에서 느낀 장면이 오버랩되면서 시종 흥미진진하게 읽었고, 거기서 미처 다루지 못한 디테일과 여백을 채워 넣으며 몰입할 수 있었던 책이었다. 영리하고 고집 센 남부의 미녀 스칼릿 오하라, 그녀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생존하려는 강한 의지를 지닌 인물이다. 미국의 아픈 역사인 남북전쟁을 바라본 인간의 욕망과 생존 본능을 이렇게 생생하게 그려낼 수 있을까 느끼며 여러 번 읽었다. 전쟁의 시작, 생존과 재건, 사랑과 갈등, 비극과 이별 그녀의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는 아직도 왜소해지려는 내 자아를 자주 각성시키고 있기에, 그 영향은 현재진행형이다.● 책 속 한 문장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를 거야.”박혜겸 / 희곡 당선자◇동승/함세덕 지음·지만지드라마나는 자주 사람들의 마음이 두렵다. 그들이 품은 어떤 분노는, 그리움은, 억울함은 도무지 막아설 수 없기 때문이다. 고 함세덕 작가의 ‘동승’에는 그런 심지를 품은 아이, 도념이 등장한다. 그리고 도념의 심지가 언제 활활 타오를지 몰라, 불이 붙을 만한 거라곤 모조리 싹을 자르는 주지가 그 옆에 있다. 도념은 절을 떠나며, “스님, 이 잣은 다람쥐가 겨울에 먹으려구 등걸구멍에다 뫄둔 것을 제가 아침에 몰래 꺼내 뒀었어요. … 동지섣달 긴긴 밤 잠이 안 오시어 심심하실 때 깨무십시오”라고 말한다. 희곡을 다 읽고 나면 도념이 두고 간 잣을 오독오독 깨물어 씹는 주지가 떠오른다. 평소라면 작은 목숨의 겨우살이에 손을 대었다고 날뛰었겠으나, 그날만큼은 그것을 꼭꼭 짓이겼을 것만 같기 때문이다. 도념이 짓이겼을 응어리를 한 알 한 알 삼키며, 자신이 결국 어찌할 수 없었던 열망을 헤아려 보았을 것이다. 마침내 도념이 응어리를 활활 불태우며 절을 떠날 때, 희곡을 읽는 내내 품어온 두려움은 슬픔으로 바뀌고 만다. 자신의 마음도, 타인의 마음도 어찌할 수 없는 우리는 두려운 것이 아니라 유약한 것임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책 속 한 문장 “스님, 이 잣은 다람쥐가 겨울에 먹으려구 등걸구멍에다 뫄둔 것을 제가 아침에 몰래 꺼내 뒀었어요. 어머니 오시면 드릴려구요. 동지섣달 긴긴 밤 잠이 안 오시어 심심하실 때 깨무십시오.”배은정 / 중편소설 당선자◇아침의 피아노/김진영 지음·한겨레출판사철학자 김진영이 암 선고를 받은 뒤, 임종 사흘 전까지 13개월 동안 쓴 기록이다. 그동안 읽고 생각하고 말해 온 삶을 증명하듯, 일상을 ‘열심히 구경하고’, 자신을 돌아보며 오류의 습관에서 벗어나 한 걸음 더 나아가려 했다. 고요의 말, 조용히 외로운 것들, 감정이 아닌 정신으로서의 사랑, 생의 명랑성을 지닌 우렁찬 목청, 사랑과 아름다움과 감사에 대해서 말하기를 멈추지 않기. 철학자가 끝까지 붙든 삶의 태도 앞에서 묻게 된다. 생의 마지막 순간, 나는 무엇을 증명할 수 있을까. 가족이 입원한 병원 서점에서 이 책을 샀다. 퇴원 후에도 마음이 거칠어질 때마다 책을 펼쳤다. 심란할 때는 생각을 가라앉히는 차 한 잔이 되었고, 자기 연민에 기울 때는 정신을 세우는 죽비가 되었으며, 숨이 가쁠 때는 속도를 늦추는 고삐가 되어 주었다. 정갈한 문장은 정신을 맑게 했다. 사이사이 드러나는 연약함에서는 위로를 얻었다. 저자가 세상을 떠난 지 7년이 지났다. 여러 권이 더 나왔지만, 모두 이 책의 주석서처럼 느껴졌다.● 책 속 한 문장 “글을 어떻게 쓰는 건지도 알겠다. 그건 백지 위에 의미의 수사를 채우는 일이 아니라 오선지 위에 마침표처럼 정확하게 음표를 찍는 일이다.”김근희 / 단편소설 당선자◇디어 라이프/앨리스 먼로 지음·정연희 옮김·문학동네이 단편집을 이야기할 때면 늘 경외감을 느끼게 된다. 저자가 ‘현대 단편 소설의 거장’으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고 그런 거장의 마지막 책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더 본질적이다. 단편 예술의 극치가 이 책에 담겨 있어서다. 책은 열네 편의 단편 소설을 수록하고 있다. 캐나다의 시골을 배경으로 소소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이런 문장만으로는 이 단편들이 가진 서늘함을 다 표현할 수 없다. 이야기 안에는 보통 많은 것들이 숨겨져 있기 마련인데, 여기 담긴 단편들에는 그보다 더 많은 것이 숨어 있다. 단편을 읽다 보면 우리의 인생이 떠오른다. 지나간 것에 대한 곱씹음과 숙고를 거쳐 간신히 닿을 수 있는, 가냘프지만 의미로 충만했던, 우리의 인생. 어쩌면 너무 호들갑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인생 책’이라는 주제로 이 책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는 없다. 만약 평생 단 한 권의 책만을 읽어야 한다면 주저 없이 이 책을 읽고 싶어서다. 마지막 책으로 오기까지 작가가 보낸 시간과 삶을 책 한 권으로 읽을 수 있다면 얼마나 축복일까. 책 제목이 ‘디어 라이프’인 이유를 모두가 알았으면 좋겠다는 소망이다.● 책 속 한 문장 “사랑에 관한 한 정말로 변하는 것은 없다.”최승연 / 동화 당선자◇숨결이 바람 될 때/폴 칼라니티 지음·이종인 옮김·흐름출판일에 치여 하루를 보내다 보면 삶이 ‘유한’하다는 것을 까먹곤 한다. 부모님 안부 전화를 미루고,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 소설은 간신히 첫 장만 들춰 본다. 소중한 이들이 영원히 곁에 머물 거라는, 언젠가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다는 ‘착각’ 속에서 현재는 그저 미래로 건너가기 위한 사다리가 된다. 이 책은 젊은 의사 폴 칼라니티가 암 선고를 받고 2년 동안 써 내려간 수필집이다. 폴은 시리도록 아름다운 문장들을 엮어 삶과 죽음에 대한 자신의 태도와 각오를 담담하게 서술해 나간다. 청년 시절 느꼈던 막연한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폴은 마침내 죽음 앞에서 의사가 갖추어야 할 태도를 완성해 낸다. 암 선고를 받고 환자가 된 뒤에도, 폴은 의사로서 정체성을 지켜 나가기 위해 노력한다. 죽음이 모든 것을 앗아가는 게 아니므로, 그 앞에도 분명 삶이 존재하므로 폴은 좌절하지 않고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만 집중한다. “점심시간 이후의 미래를 생각하는 건 시간 낭비다”라는 폴의 말처럼 미래는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그렇기에 일상을 사랑하는 것으로 가득 채우고, 행복을 미래로 미루지 않아야 한다. 누구에게나 삶은 유한하므로.● 책 속 한 문장 “나는 계속 나아갈 수 없어, 그래도 계속 나아갈 거야.”곽경선 / 시나리오 당선자◇소설 윤동주/최인수 지음·집문당자극적이고 휘발되는 말과 영상에 피로가 몰려올 때, 문득 찾게 되는 고요가 있다. ‘소설 윤동주’는 한 사람의 삶과 그가 남긴 글을 통해 고요한 내면과 마주하게 하는 책이다. 일제강점기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도 그는 조용히 말의 씨를 심고 키워내며 마침내 영원한 꽃을 피워 낸 시인이었다. 소설 속 그는 특별한 영웅이 아니다. 내성적이고 문학과 자연을 사랑했던 곧은 성품의 청년이었다. 말과 글을 빼앗긴 시대에 문학을 선택한 그는 깊은 정적 속에 서 있는 사람처럼 보인다. 사랑을 배우기 전 민족의 아픔을 먼저 자각했고, 닿을 수 없는 고향을 그리워하며 암울한 세상에 한 줄기 빛이 스며들길 꿈꾸었다. 맑고 영롱한 시를 쓰고자 했지만, 냉혹한 시대의 벽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을 혐오하며 객혈처럼 시를 토해냈다. ‘소설 윤동주’는 저자가 윤동주의 주변 인물들을 만나 채록한 기록을 바탕으로, 젊은 동주의 삶을 풀어낸 소설이다. 수많은 글과 영상이 난무하는 오늘날, 한 청년의 삶과 시를 통해 우리가 무엇을 성찰해야 하는지, 무엇에 저항해야 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부끄러워해야 하는지 말없이 자문하게 한다.● 책 속 한 문장 “만 27년 1개월 동주가 지향해 온 지순한 세계의 도달점은 하늘이었다.”박지민 / 문학평론 당선자◇사랑의 지혜/알렝 핑켈크로트 지음·권유현 옮김·동문선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읽고도 왠지 모를 철학적 허기가 남아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한번 뒤적거려 보길 권한다. 이 책은 에마뉘엘 레비나스라는 한 철학자의 생각에 대한 해설로, 사랑이란 주제에서 시작해 철학 역사 정치 종교 등을 종횡무진 횡단한다. 무엇에 대한 사랑이든, 사랑에 몰두하는 사람이라면 그 대상을 다 알 것만 같은(혹은 다 알아야만 할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힌다. 그러나 “사랑이 지혜의 필요충분조건”이라는 이 책의 말을 곱씹어 보면, 비판과 반성을 멈추는 것이 반지성주의이듯 타자를 다 알았다고 확신하는 것 역시 반사랑주의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마찬가지로, ‘인생 책’이란 걸 정하기엔 나는 너무 인생을 모른다. 그러나 사랑이 내 인생을 일궈 나가리란 예감 자체는 언제나 나에게 있다 말하겠다. ● 책 속 한 문장 “실제로 나 자신으로부터 나를 분리시켜서, 나에게 오디세우스의 모험담과는 다른 모험담을 알려 주는 것은 이 세상에서 타인의 얼굴뿐이다. (…) 만약 이 무력감이 없다면, 삶은 아무리 엉뚱한 것일지라도 자기를 떠나 자기를 향해 가는 단조로운 여행에 불과할 것이다.”최우정 / 영화평론 당선자◇리어 왕/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최종철 옮김·민음사문학이 좋다는 사람을 만나면 셰익스피어를 좋아하는지 묻고, 그렇다는 답이 돌아오면 무엇을 가장 좋아하는지 묻는다. 이런 대화로 여러 인연을 얻게 됐다. 사랑과 배신, 복수와 용서, 희망과 욕망, 오슨 웰스와 구로사와 아키라를 얘기하며 말이다. 인생 책이란 우연으로 와서 필연으로 남은 책이고, 마음에 볕이 들 때나 폭풍이 몰아칠 때나 함께하는 책일 것이다. 모든 선택은 포기의 다른 이름이지만, ‘리어 왕’을 선택하는 데만은 별 망설임이 없다. 인류의 역사에 불변하는 거의 유일한 의제가 있다면 ‘인간은 외롭다’라고 생각한다. 고독과 허무를 감당치 못해서 그 숱한 폭력이 벌어졌다는 게 아니라, 인간이 서로 의존하는 취약한 존재임을 안다면 본인과 타인에게 덜 가혹할 수 있다는 뜻이다. 홀로 남은 리어는 “불쌍하고 헐벗은 자들”을 만난다. 그리고 외친다. “자신을 노출시켜 가엾은 자들을 느껴라.” 매번 예상을 빗나가는 인생은 통제 불가능하지만, 눈앞의 고통에 공감하며 보다 나은 사람이 되는 일은 언제나 가능하다. 내게 ‘리어 왕’은 고통과 구원과 성장에 관한 가장 탁월한 이야기다.● 책 속 한 문장 “넓고 넓은 바보들의 무대로 나왔다고 태어날 때 우는 거야.”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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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쟁과 여신, 간극 큰 소재지만 무대서 통했죠”

    2013년 초연해 지금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6·25전쟁 도중 무인도에 고립된 여섯 병사가 주인공. 유일하게 배를 수리할 수 있는 인민군 류순호가 정신 이상을 겪자, 국군 대위 한영범과 인민군 이창섭, 변주화, 조동현은 악몽에 시달리는 류순호를 안정시키려 “여신님이 이 상황을 보고 있다”며 달랜다. 이에 ‘가상의 여신’을 의식한 공동의 규칙이 생겨나고, 이들은 함께 생존을 모색하게 된다. 전쟁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밝고 따뜻한 시선을 담아낸 이 작품은 초연 당시 객석점유율 95%를 기록하며 당시 한국 창작 뮤지컬로는 이례적인 흥행에 성공했다. 2014년 일본에서 첫 해외 공연을 했으며, 2023년엔 중국 현지 제작사 루이위춘하이(睿魚淳海)와 합작 공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영국에서 쇼케이스를 열기도 했다. 이 작품을 만들고 지금껏 이끌어 온 한정석 작가(43)와 이선영 작곡가(43)를 12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났다.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두 사람이 뮤지컬 아카데미를 함께 다니던 지망생 시절에 만든 작품. 박소영 연출가까지 코드가 잘 맞았던 세 사람은 뮤지컬과 영화를 함께 관람하고 감상을 나누며 꿈을 키웠다.“가난한 아버지가 우유랑 사과를 만 원어치 훔치다 붙잡혔는데, 딱한 사연을 알게 된 경찰이 밥을 사주고, 동네 아주머니가 사과를 건네고, 익명의 이웃이 장을 볼 수 있게 선결제를 해줬다는 기사를 읽고 너무 감동해 공유하곤 했어요. 그러면 두 사람은 진심으로 공감해 주거든요. 이렇게 소소한 뉴스나 좋은 글귀를 수시로 나눠요.”(이 작곡가) 그렇게 공감을 쌓아가던 중, 한 작가가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 ‘황산’에서 짧게 언급된 일화에서 영감을 얻은 게 작품의 계기가 됐다. 포로수용소에 갇힌 사람들이 열악한 상황에서 야만적이고 폭력적인 행동을 하다가 ‘여기에 귀부인이 있다고 생각하자’는 누군가의 제안에 격식과 예의를 차리며 인간성을 회복했다는 얘기였다. 한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삶의 이유, 열심히 하는 이유를 고민했다. 그러다 때로는 ‘명분’이 가치를 만들어 준다는 걸 생각했다”며 “‘여신님’이란 가상의 인물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긍정적 효과가 나타난다는 이야기가 흥미로웠다”고 했다. 극으로 만드는 과정에선 특히 ‘보색 효과’를 자주 떠올렸다고 한다. ‘전쟁’과 ‘여신’이란 간극이 큰 두 가지 소재를 어우러지게 하는 과정에서, 음악도 동양적인 스타일부터 포근하고 예쁜 왈츠 등을 다양하게 썼다. 화려한 판타지와 어둡고 참혹한 순간을 자연스럽게 대비시키기 위해서였다고. 두 사람은 절친한 사이이기에 ‘균형점’을 찾는 조율도 수월했다. 게다가 피드백도 분명했다. 한 작가는 “이거 쓰진 않을 건데 그냥 생각나서 보여준다고 슬쩍 내밀어 보면 ‘이렇게 좋은 걸 왜 안 써?’ 하고 북돋아 준다”며 “반면 아닐 땐 아니라고 확실하게 말해 준다”고 했다. CJ문화재단의 뮤지컬 창작 지원사업 ‘스테이지업’의 첫해 선정작이 된 것도 큰 도움이 됐다. 한 작가는 “한 가지 소재가 유행하면 그곳으로 쏠리는 콘텐츠 업계에서 실험적인 작품에 도전하려면 이런 지원이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여신님이 보고 계셔’의 대표 넘버는 CJ문화재단 설립 20주년을 맞아 25, 26일 서울 마포구 CJ아지트에서 열리는 ‘스테이지업: 뮤지컬 갈라 콘서트’에서 감상할 수 있다. 뮤지컬 ‘홍련’ ‘판’ ‘풍월주’ 등의 작품들도 무대에 오른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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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현대연극 기초 다진 김정옥 연출가 별세

    1960년대부터 200여 편의 연극을 연출하고, 아시아인 최초로 유네스코 국제극예술협회(ITI) 회장을 지냈던 김정옥 연출가(사진)가 17일 별세했다. 향년 94세. 1932년 전남 광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불문과를 졸업했으며,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하던 중 희곡작가 동랑 유치진(1905∼1974)을 만나 연극계에 관심을 갖게 됐다. 1957년 유치진이 파리 ITI 본부를 방문해 한국 가입을 추진할 당시 힘을 보탠 것으로 알려졌다. 1959년 귀국한 고인은 중앙대 연극영화학과 전임강사가 되며 본격적으로 연극계에 입문했다. 1961년 연극 ‘리시스트라다’로 연출 데뷔했으며, 1963년 ‘민중극단’ 창단 멤버로 활동했다. 1966년 무대미술가 이병복(1927∼2017)과 함께 극단 ‘자유’를 세운 뒤 연극 ‘따라지의 향연’(1966년) 등으로 국내 대표적인 연출가로 발돋움했다. 고인은 60여 년 동안 ‘무엇이 될고하니’ ‘바람은 불어도 꽃은 피네’ 등 200편이 넘는 연극을 연출하며 한국 현대 연극의 기초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배우 박근형 김혜자 추송웅 박정자 김무생 등 많은 유명 배우들이 그의 작품에 출연했다. 1995년 아시아인 최초로 ITI 회장에 선출된 뒤 3번 연임했으며, 명예회장도 지냈다. 한국문화예술진흥원장,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을 역임했다. 2022년 한국인 처음으로 프랑스 최고등급 문화예술 공로훈장인 코망되르를 받았으며, 금관문화훈장(2024년)과 일민예술상(1997년) 등을 수상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조경자 씨와 딸 승미 서울예대 교수, 아들 승균 얼굴박물관 이사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발인 20일 오전 7시 반. 02-2258-5940.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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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폴로의 뒤통수를 그린 남자, 이건용[김민의 영감 한 스푼]

    “미대 입학 실기 시험을 보던 날이었죠. 석고상 그리기 과제가 주어지자 학생들이 쏜살같이 달려가 좋은 자리를 차지했어요. 앉을 자리가 없어 고민하다, 아폴로 뒤통수를 그리기로 했습니다.” 1970년대 실험미술 그룹에 참여하며 ‘건빵 먹기’ 같은 퍼포먼스를 했던 이건용 작가(84)를 3일 서울 용산구 페이스갤러리에서 만났습니다. 팔순의 나이에도 미술관에서 분필을 들고 바닥에 그림을 그리며 앞으로 나아가는 ‘달팽이 걸음’ 같은 퍼포먼스를 하는 이 작가. 그는 자기가 있는 공간을 ‘웅성웅성’하게 만들고, ‘저 사람 뭐야?’ 하며 쳐다보게 만들기를 즐깁니다. 작가가 전한 ‘아폴로 뒤통수를 그릴 때’의 상황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자리가 없기도 했지만 남들과 다른 걸 하고 싶었다”는 그의 모습은 당시 홍익대 미대 학장이었던 화가 김환기의 눈에 띕니다. “김환기 학장이 실기 시험하는 학생들을 둘러보다 저를 보고 깜짝 놀라 물었어요. ‘아니, 자네는 왜 아폴로 뒤통수를 그리나?’ 그래서 자리가 없어 그렇다고 할 순 없으니 ‘홍익대에 가려면 아폴로 뒤통수는 그려야죠’ 했죠. 그러자 김환기 선생이 웃으며 이렇게 말하시더군요. ‘이 친구, 합격하면 잘 지켜봐야겠네.’”지금 생각해도 나는 괴짜 이 작가는 ‘안 되는 걸 되게 만들었을 때’, 그로 인해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즐거움에 대해 여러 차례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학 졸업 무렵의 일화도 하나 더 풀어놓았는데요. “그때가 군사 정권 시기라 학기마다 체육 수업이 있었는데, 저는 입학 직후 한 학기만 들었어요. 그랬더니 체육 선생이 4학년 때 졸업을 못 하게 해요.” 미대 교수들은 “이건용은 실기가 우수하니 키워야 할 사람”이라고 감쌌지만 통하지 않았고, “사정이 어려워 두 학기를 다니긴 어려우니 한 학기만 더 듣게 해달라”는 읍소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고민하던 이 작가는 체육 선생이 진돗개를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남대문시장으로 향했습니다. “강아지 두 마리를 사서 선생의 주소를 알아내 사모님께 건넸어요. ‘고마운데 어쩐 일이냐’는 사모님의 물음에 ‘이건용 이름 석 자만 잊지 말아 주십시오’라고 답했죠. 그 뒤 체육 시간에 선생께 ‘제 이름 이건용 아시죠?’ 했더니 아무 말이 없더군요. 그래서 ‘진짜 진돗개입니다’ 했고 얼마 뒤 ‘체육 수업을 한 학기에 끝내자’는 답을 얻었습니다.” 주어진 상황을 읽고, 위기를 돌파하는 능력. 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프랑스 문화원 같은 곳을 찾아 다니며 유럽의 퍼포먼스 예술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 호기심은 그를 실험 미술가로 만드는 자양분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작가는 “10대 때부터 프랑스 문화원, 미국 문화원, 괴테 하우스(독일 문화원) 같은 곳에 있는 새로운 책들을 즐겨 찾았고, 이브 클라인 같은 작가가 퍼포먼스 한 사진을 인상 깊게 보았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지금 생각해도 나는 괴짜이고 기인”이라고 덧붙였죠.관객 다시 만난 50년 전 현장 “작가님, 연극이나 영화 배우도 잘하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자의 말에 옆에 있던 부인 승연례 작가와 딸도 고개를 끄덕입니다. 이 작가의 딸은 “아버지는 평범한 걸 싫어하고 위기가 있을 때에도 유머로 넘긴다”며 “힘든 일이 생겨도 ‘야, 이거 괜찮아 잘될 거야’ 하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강점”이라고 거듭니다. 딸의 말처럼 이 작가는 입시, 졸업, 파리 청년 비엔날레 참여 등 중요한 고비에서 어떻게 돌파구를 찾았는지를 무용담처럼 이야기했지만, 상황이 늘 긍정적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시어머니가 간호사였는데 목사와 결혼해 장남은 의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컸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함께 이불을 꿰매며 저에게 ‘내가 큰아들을 좀 더 일찍 인정하고 밀어줬으면 세계로 나아갔을 텐데’ 하며 후회의 말씀을 하시더군요.”(승 작가) 이 작가는 “국민학교 다니던 시절 ‘미술을 하고 싶다’고 했더니 동네 아주머니들이 모여 ‘건용이네가 망하게 생겼대’ 하고 수군거렸던 기억이 난다”며 “그 시절에 예술가가 된다는 건 그런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런 그의 작품이 최근 다시 관객을 만나게 된 계기는 팬데믹 기간 이후로 생겨난 미술 시장의 붐, 그리고 1970∼1980년대 한국 실험미술을 재조명하는 움직임과 맞물려 일어났습니다. 페이스갤러리 서울은 1975년 작가가 백록화랑에서 선보인 퍼포먼스 ‘동일면적’, ‘실내측정’의 영상과 ‘건빵 먹기’(1977년), ‘화랑 속의 울타리’(1977년), ‘손의 논리3’(1975년) 등 당시 퍼포먼스를 기록한 사진들을 처음으로 소개합니다. 당시 작가는 ‘깁스를 한 손으로 건빵을 먹는다’(건빵 먹기)거나, 말려 있는 테이프를 풀며 공간의 사이즈를 측정한다’(실내측정) 등의 지시문을 퍼포먼스에 시나리오처럼 만들곤 했습니다. 이번 전시장에서는 그러한 지시문을 사진과 함께 감상할 수 있습니다. ‘예전엔 나이 든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고 젊은 작가들이 화랑을 가득 메웠다’고 이 작가는 당시 분위기를 회고하는데요. 사진과 영상을 통해 50년 전 젊은 미술 현장을 만나 보세요. 전시는 다음 달 28일까지 이어집니다.※뉴스레터 ‘영감 한 스푼’은 매주 목요일 오전 7시에 발송됩니다. QR코드를 통해 구독 신청을 하시면 e메일로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김민 문화부 기자 kimmin@donga.com}

    • 2026-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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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1세대 연극인’ 김정옥 연극연출가 별세…향년 94세

    1960년대부터 200여 편의 연극을 연출하고, 아시아인 최초로 유네스코 국제극예술협회(ITI) 회장을 역임했던 김정옥 연출가(사진)가 17일 별세했다. 향년 94세.1932년 전남 광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불문과를 졸업했으며,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하던 중 희곡작가 동랑 유치진(1905~1974)을 만나 연극계에 관심을 갖게 됐다. 1957년 유치진이 파리 ITI 본부를 방문해 한국 가입을 추진할 당시 힘을 보탠 것으로 알려졌다. 1959년 귀국한 고인은 중앙대 연극영화학과 전임강사가 되며 본격적으로 연극계에 입문했다. 1961년 연극 ‘리시스트라다’로 연출 데뷔했으며, 1963년 ‘민중극단’ 창단 멤버로 활동했다. 1966년 무대미술가 이병복(1927∼2017)과 함께 극단 ‘자유’를 세운 뒤 연극 ‘따라지의 향연’(1966년) 등으로 국내 대표적인 연출가로 발돋음했다. 고인은 60여 년 동안 ‘무엇이 될고하니’ ‘바람은 불어도 꽃은 피네’ 등 200편이 넘는 연극을 연출하며 한국 현대 연극의 기초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배우 박근형 김혜자 추송웅 박정자 김무생 등 많은 유명 배우들이 그의 작품에 출연했다.1980년대엔 유럽과 아프리카 등에서 한국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여 호평을 얻기도 했다. 1995년 아시아인 최초로 ITI 회장에 선출된 뒤 3번 연임했으며, 명예회장도 지냈다. 한국문화예술진흥원장,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을 역임했다. 2022년 한국인 처음으로 프랑스 최고등급 문화예술 공로훈장인 코망되르를 받았으며, 금관문화훈장(2024년)과 일민예술상(1997년) 등을 수상했다. 2004년엔 뮤지엄 시어터를 지향하는 ‘얼굴박물관’을 개관했다.유족으로 부인 조경자 씨와 딸 승미 서울예대 교수, 아들 승균 얼굴박물관 이사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발인 20일 오전 7시 반. 02-2258-5940.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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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시풍속 춤으로 푸는 ‘축제’ 등…설 연휴 공연 가이드

    정월대보름의 강강술래, 한식 살풀이춤 등 한 해의 세시풍속을 춤으로 풀어내는 전통 무용 기획 공연이 연휴 동안 펼쳐진다. 설 당일에 즐길 수 있는 우리 음악부터 대작 공연까지 명절 기간 관객을 기다리는 공연이 다채롭다.국립무용단은 18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2026 축제(祝祭)’를 연다. 매년 설 연휴에 열리는 신년 공연으로 2024년에는 ‘신을 위한 축제’, 지난해 ‘왕을 위한 축제’였고 올해는 ‘백성을 위한 축제’를 주제로 정했다.정월대보름, 한식부터 사월 초파일의 승무, 단오의 군자지무, 유두의 검무, 백중의 장고춤, 추석의 보듬고, 동지 고무악 등 우리의 여덟 가지 세시풍속을 전통춤으로 풀어낸다. 국립무용단은 “절기마다 다른 기원과 염원이 담긴 춤사위로 무대를 가득 채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공연은 13일 개막했으며, 설 전날인 16일엔 열지 않는다.설 당일인 17일엔 국립국악원이 예악당에서 공연 ‘설 마(馬)중 가세’를 연다. 말의 기운처럼 힘찬 우리 음악과 춤으로 새해를 맞이한다는 뜻을 담았다. 국립국악원 정악단의 악곡 ‘수제천’ 연주를 시작으로 민속악단의 ‘비나리’, ‘민요연곡’, 무용단의 ‘부채춤’, ‘판굿과 장구춤’이 이어진다. 창극단은 단막창극 ‘심청가’ 중 ‘황성 가는 길’을 공연한다. 창작악단은 ‘말발굽 소리’를 연주한다. 공연 당일 잔디마당에서는 민속놀이와 복주머니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도 열린다.서울 대학로 링크아트센터드림 드림1관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긴긴밤’은 어린이와 볼만하다. 동명 그림책이 원작인 이 작품은 멸종 위기 동물인 흰바위코뿔소와 작은 펭귄의 이야기를 통해 연대와 희망의 메시지를 차분한 서사와 음악으로 전한다.스튜디오 지브리의 유명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하는 무대극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무대 연출을 전부 아날로그식으로 제작하면서도 원작의 분위기를 잘 살려 호평을 받고 있다.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도 월요일인 16일을 제외하고 공연이 열린다. 최인호 작가의 소설 ‘몽유도원도’를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몽유도원’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조선의 천재 과학자 장영실이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로 향한다는 상상을 담은 뮤지컬 ‘한복 입은 남자’는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볼 수 있다.배우 김영옥, 김용림, 손숙이 할머니 춘애역을 맡아 출연하는 연극 ‘노인의 꿈’은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유플러스 스테이지에서 연휴 기간 내내 공연이 열린다. 동명 웹툰이 원작으로 미술학원을 운영하는 봄희와 할머니 춘애의 만남으로 ‘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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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맨손 청년, 오두막집 고치며 삶을 다시 짓다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품었지만 밀려드는 집세와 건강보험료 탓에, 그리고 ‘컵라면 대신 제대로 된 음식을 먹고 싶다’는 마음으로 카피라이터로 취직한 저자. 대학을 졸업할 때만 해도 세계 곳곳을 누비며 괴상한 인물들의 기묘한 이야기를 쓰겠다는 포부로 가득했지만, 사무실에 틀어박혀 배관공들에게 보낼 광고 e메일의 템플릿을 제작한다. 그러던 2013년 어느 날. 미국판 중고거래 장터인 ‘크레이그리스트’를 보던 그의 눈에 허름한 오두막 한 채가 들어온다. 미 시애틀에 사는 26세 청년이었던 저자는 지인들이 재테크와 결혼, 출산 같은 단계를 차곡차곡 밟아가는 모습을 보며 소외감을 느끼다가 ‘책임지는 어른처럼 보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산골 마을인 위츠엔드에 있던 이 집을 7500달러(약 1077만 원)에 산다. 당연히 집 상태는 엉망이었다. 출입문과 마룻바닥의 수평이 맞지 않아 문은 3분의 1쯤 열린 지점에서 바닥에 걸렸다. 구석엔 지저분한 장판 조각이 널려 있었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간 다락 바닥에는 녹슨 못이 반쯤 들어가다 만 채로 주르륵 튀어나와 있었다. 바닥재를 바꾸고, 도배도 해야 했다. 전기, 수도, 배관, 전선, 욕실, 조명, 와이파이 등 설비라고 할 건 전혀 갖춰져 있지 않았다. 이런 허름한 집에서 저자는 눈 오는 겨울 산 트레킹을 한 뒤 빨갛게 된 얼굴로 난로 앞에 앉은 친구들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러고는 맥주와 공짜 샌드위치로 불러 모은 친구 인디, 멧, 브라이언과 함께 오두막을 고치기 시작한다. 그 6년의 우여곡절을 담아 이 책을 썼다. 먼저 “닌텐도 게임기는 몰라도 공구는 잡아본 적 없는 손”으로 집의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고쳐가는 노동의 과정 자체가 위안을 줬다. 도시엔 모든 게 갖춰져 있었지만 저자의 오두막에선 와이파이를 쓰려면 25km를 달려가야 했다. 그런데 이런 집에서 몸을 움직이자 무기력과 불면증이 사라졌다. 도시에서 일부러 해야 했던 ‘마음 챙김(mindfulness)’은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자연스럽게 이뤄졌다.오두막을 사기로 결정한 뒤부터 생겨난 ‘관계’는 또 다른 치유로 작용했다. 무급 노동을 마다하지 않고 함께 집을 고치면서, 오두막은 친구들이 함께 모여 서로를 위로하는 아지트가 됐다. 그리고 굴뚝을 고치는 일부터 산사태가 일어났을 때까지 크고 작은 것들을 서로 도운 이웃들을 통해, 삶은 결코 혼자서 일궈 나가는 것이 아님을 느꼈다고 한다. 드릴을 잘못 써서 벽을 뚫어버리거나, 화장실을 짓고 보니 남의 땅임을 뒤늦게 깨닫고, 쥐똥 세례를 맞는 좌충우돌의 과정을 저자는 미국 아웃도어 매거진인 ‘아웃사이드’에 연재했다. 연재물이 인기를 끌고 독자들의 출간 요청이 이어져 결국 이 책도 출판하게 됐다. 출간 즉시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MZ세대 월든’이란 별명도 얻었다. 책을 읽다 보면, 누구나 한번쯤 꿈꾸지만 시간이나 돈 등을 생각하고 계산기를 두드리며 미뤄뒀던 ‘낭만’을 실현해 나가는 저자의 모습에 대리만족을 느낀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내면의 생각부터 그 과정에서 만나는 풍경에 대한 유머러스한 묘사가 읽는 재미를 더한다. “마케팅 메일을 뿌리는 것 대신 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보여줄 증거를 갖고 싶었다”는 저자는 이제 광고 일을 그만두고 목수가 됐다. 이 오두막을 시작으로 다른 숲속 오두막과 소형 주택, 트리하우스를 짓고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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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속 안나 카레니나 싫었지만, 결국 사랑에 빠져”

    “책으로 ‘안나 카레니나’를 읽었을 땐 안나의 행동에 너무 화가 났어요. 하지만 뮤지컬에 참여하면서 안나를 다른 시각으로 보려고 노력했죠.” 7년 만에 한국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의 오리지널 연출인 러시아 감독 알리나 체비크(사진)가 12일 서울 종로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안나 카레니나’는 19세기 러시아가 배경이지만, 인간으로서 누구나 공감할 여성의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러시아 뮤지컬 프로덕션 ‘모스크바 오페레타 시어터’에서 활동하는 체비크 연출은 처음 ‘안나 카레니나’를 뮤지컬로 만들자는 제안을 받았을 땐 망설였다고 한다. 그는 “톨스토이조차 안나를 싫어하고 비판하는 어조가 느껴졌다”면서도 “안나는 결정된 운명에 순응하지 않고 사랑과 행복을 위해 모든 걸 던진다. 그걸 누가 비난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톨스토이 3개 걸작 중 하나로 꼽히는 ‘안나 카레니나’는 뮤지컬로 만들어져 모스크바 오페레타 시어터의 최고 흥쟁작에 등극했다. 체비크 연출은 “안나가 느끼는 슬픔에 들어가 보려 하고, 그 비극에 공감하면서 결국 안나와 사랑에 빠지게 됐다”고 했다. 2019년 마지막으로 한국 무대에 올랐던 뮤지컬은 7년 만에 이달 20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선보인다. 체비크 연출은 “라이선스가 있다 보니 과거와 크게 달라진 점은 없지만,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사소한 뉘앙스의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공연에서 안나 역은 배우 옥주현, 김소향, 이지혜가 맡았다. 알렉세이 브론스키 역엔 윤형렬, 문유강, 정승원이 출연한다. 3월 29일까지.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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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명에 순응하지 않는 여성의 이야기”…7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책으로 ‘안나 카레니나’를 읽었을 땐 안나의 행동에 너무 화가 났어요. 하지만 뮤지컬에 참여하면서 안나를 다른 시각으로 보려고 노력했죠.”7년 만에 한국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의 오리지널 연출인 러시아 감독 알리나 체비크가 12일 서울 종로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안나 카레니나는 19세기 러시아가 배경이지만, 인간으로서 누구나 공감할 여성의 이야기”라고 소개했다.러시아 뮤지컬 프로덕션 ‘모스크바 오페레타 시어터’에서 활동하는 체비크 연출은 처음 ‘안나 카레니나’를 뮤지컬로 만들자는 제안을 받았을 땐 망설였다고 한다. 그는“톨스토이조차 안나를 싫어하고 비판하는 어조가 느껴졌다”면서도 “안나는 결정된 운명에 순응하지 않고 사랑과 행복을 위해 모든 걸 던진다. 그걸 누가 비난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톨스토이 3개 걸작 중 하나로 꼽히는 ‘안나 카레니나’는 뮤지컬로 만들어져 모스크바 오페레타 씨어터의 최고 흥쟁작에 등극했다. 체비크 연출은 “안나가 느끼는 슬픔에 들어가 보려고 하고, 그 비극에 공감하면서 결국 안나와 사랑에 빠지게 됐다”고 했다. 2019년 마지막으로 한국 무대에 올랐던 뮤지컬은 7년 만에 이달 20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선보인다. 체비크 연출은 “라이선스가 있다 보니 과거와 크게 달라진 점은 없지만,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사소한 뉘앙스의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이번 공연에서 안나 역은 배우 옥주현, 김소향, 이지혜가 맡았다. 알렉세이 브론스키 역엔 윤형렬, 문유강, 정승원이 출연한다. 3월 29일까지.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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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인 25역’ 조우진의 美친 연기력…‘사이언스 워’ 오펜하이머로 변신

    배우 조우진이 핵의 시대를 연 과학자 ‘오펜하이머’로 변신한다. 조우진은 12일 오후 10시 방송되는 ‘사이언스 워: 거인의 전쟁’(KBS1) 3화에서 1940년대 인류의 운명을 바꾼 선택의 한복판으로 뛰어든다. 3화 ‘핵 전쟁 오펜하이머 vs 하이젠베르크’ 편은 제2차 세계대전 한가운데서 핵무기를 먼저 완성하기 위해 미국과 독일이 펼친 치열한 과학 전쟁을 다룬다.미국과 독일의 핵무기 개발 경쟁 중심에는 미국의 물리학자 오펜하이머가 있었다. 영화 ‘오펜하이머’에서 배우 킬리언 머피가 고독한 천재의 내면과 죄책감을 그렸다면, 조우진은 수천 명의 과학자와 기술자를 이끄는 리더로서 감당해야 했던 ‘결정’의 무게에 방점을 둔다. 1945년 7월 16일, 인류 최초의 핵실험이 예정된 폭풍우 몰아치는 밤의 오펜하이머를 조우진의 연기로 감상할 수 있다. 또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가 출연해 ‘감속재’, ‘중수’, ‘우라늄’ 등 어려웠던 용어를 일상의 언어로 쉽게 풀어낸다.총 8부작인 이 프로그램은 과학사의 결정적인 순간을 ‘거인들의 치열한 이론 전쟁’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내용이다. 조우진은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이자 ‘과학 전쟁’의 목격자, 겸 스토리텔러로 멘델, 오펜하이머, 신문기자, 벨보이 등 1인 25역에 도전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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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어 유희-빠른 리듬… ‘장진표’ 블랙코미디

    “지난해 연말에 형님으로 모셨던 이순재 선생님이 돌아가셔서 이제 내가 위로 모실 분이 안 계신 것 같아요. 아쉽기 짝이 없는데 숨은 쉬고 있으니 평생 하던 일은 해야죠.”배우 신구(90)는 10일 서울 종로구 NOL 서경스퀘어에서 열린 장진 감독의 새 연극 ‘불란서 금고: 북벽에 오를 자 누구더냐’ 제작 발표회에 참석해 절친했던 고 이순재 배우에 대한 그리움을 털어놓았다. 그는 ‘지금도 무대에 오르는 동력’에 대해서는 “내게 연기란 밥 먹는 것과 같은 일이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담담히 말했다.장진 감독이 10년 만에 집필하고 연출한 연극 ‘불란서 금고’는 신 배우가 출연한 ‘고도를 기다리며’를 보고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장 감독은 “지난해 5월 국립극장에서 ‘고도를 기다리며’를 보고 소름이 끼치도록 좋았다”고 했다.“영화에선 선생님과 함께한 적이 있지만, 왜 무대에 못 모셨을까 안타까움이 일어서 ‘무조건 쓰자’고 마음먹었어요. 작품의 첫 대사를 가장 먼저 떠올렸고 ‘신구 억양’을 생각하며 대사들을 써내려 갔습니다.”(장 감독)작품의 배경은 은행 건물 지하. ‘밤 12시 모든 전기가 나가면 금고를 연다’는 규칙 아래 다섯 명이 모여 금고털이 계획을 짠다. 서로의 이름과 과거도 모른 채 범죄가 진행되는데, 다섯의 서로 다른 계산과 욕망이 뒤엉키며 블랙코미디가 펼쳐진다. 신 배우는 ‘금고털이 맹인’을 연기한다.장 감독은 “지난해 9월 중순쯤 탈고한 다음 날, 따끈한 희곡을 프린트로 뽑아 신 선생님께서 좋아하시는 평양냉면집에서 보여드렸다”며 “재밌게 봤다고만 하시고 답을 안 주셨는데, 10월 초 대학로 중국식당에서 고량주 한두 잔 하시더니 ‘하자!’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신 배우는 “성급하게 결정한 것 같다. 노욕으로 욕심낸 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면서도 “(대본이) 정말 웃겼다”고 했다.출연을 승낙했을 당시 신 배우는 자신이 무대에 오를 수 없는 상태라 고민했다고 한다. 그때부터 걷기부터 시작해 몇 달 동안 ‘몸 만들기’에 힘썼다. 당시 장 감독에게 “이 작품이 내가 살아 있는 이유”라는 문자도 보냈다고.신 배우는 이 작품 외에 다른 곳엔 “에너지를 최대한 아꼈다”고 했다. 하지만 연습실에선 돌변했다. 항상 손에 펜을 쥐고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장 감독은 “선생님과 함께 ‘맹인’ 역할에 더블 캐스팅된 성지루에게 주는 디렉션까지 모두 적고 계셨다”고 했다.후배들은 신 배우와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울컥하는 순간이 많았다”고 전했다. 배우 장현성은 “불필요한 걸 덜어낸 진짜 ‘결정체’ 같은 모습을 뵙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됐다”고 떠올렸다. “선생님 연기가 경이로워 왈칵 눈물이 날 때도 있었다”는 배우 성지루는 신 배우가 이날 현장에서 답하는 모습을 보다가 또 눈물을 훔쳤다. 배우 정영주, 장영남, 최영준, 조달환, 안두호, 김한결, 주종혁, 김슬기, 금새록도 출연한다.장 감독은 “존재와 호흡만으로 무대를 채우는 거장의 연기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라며 “앞으로 이어질 선생님의 수많은 작품 중 하나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3월 7일부터 5월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NOL 서경스퀘어 스콘 1관.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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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0세 신구 “이순재 형님 없어 아쉬워…숨쉬고 있으니 연기해야지”

    “지난해 연말에 형님으로 모셨던 이순재 선생님이 돌아가셔서 이제 내가 위로 모실 분이 안 계신 것 같아요. 아쉽기 짝이 없는데 숨은 쉬고 있으니 평생 하던 일은 해야죠.”배우 신구(90)는 10일 서울 종로구 NOL 서경스퀘어에서 열린 장진 감독의 새 연극 ‘불란서 금고: 북벽에 오를 자 누구더냐’ 제작 발표회에 참석해 절친했던 고 이순재 배우에 대한 그리움을 털어 놓았다. 그는 ‘지금도 무대에 오르는 동력’에 대해서는 “내게 연기란 밥 먹는 것과 같은 일이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담담히 말했다. 장진 감독이 10년 만에 집필하고 연출한 연극 ‘불란서 금고’는 신 배우가 출연한 ‘고도를 기다리며’를 보고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장 감독은 “지난해 5월 국립극장에서 ‘고도를 기다리며’를 보고 소름이 끼치도록 좋았다”고 했다.“영화에선 선생님과 함께 한 적이 있지만, 왜 무대에 못 모셨을까 안타까움이 일어서 ‘무조건 쓰자’고 마음먹었어요. 작품의 첫 대사를 가장 먼저 떠올렸고 ‘신구 억양’을 생각하며 대사들을 써내려갔습니다.”(장 감독)작품의 배경은 은행 건물 지하. ‘밤 12시 모든 전기가 나가면 금고를 연다’라는 규칙 아래 다섯 명이 모여 금고털이 계획을 짠다. 서로의 이름과 과거도 모른 채 범죄가 진행되는데, 다섯의 서로 다른 계산과 욕망이 뒤엉키며 블랙코미디가 펼쳐진다. 신 배우는 ‘금고 털이 맹인’을 연기한다.장 감독은 “지난해 9월 중순쯤 탈고한 다음 날, 따끈한 희곡을 프린트로 뽑아 신 선생님께서 좋아하시는 평양냉면집에서 보여드렸다”며 “재밌게 봤다고만 하시고 답을 안 주셨는데, 10월 초 대학로 중국 식당에서 고량주 한두 잔 하시더니 ‘하자!’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신 배우는 “성급하게 결정한 것 같다. 노욕으로 욕심낸 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면서도 “(대본이) 정말 웃겼다”고 했다.출연을 승낙했을 당시 신 배우는 자신이 무대에 오를 수 없는 상태라 고민했다고 한다. 그때부터 걷기부터 시작해 몇 당 동안 ‘몸 만들기’에 힘썼다. 당시 장 감독에게 “이 작품이 내가 살아 있는 이유”라는 문자도 보냈다고. 신 배우는 이 작품 외에 다른 곳엔 “에너지를 최대한 아꼈다”고 했다. 하지만 연습실에선 돌변했다. 항상 손에 펜을 쥐고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장 감독은 “선생님과 함께 ‘맹인’ 역할에 더블 캐스팅된 성지루에게 주는 디렉션까지 모두 적고 계셨다”고 했다. 후배들은 신 배우와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울컥하는 순간이 많았다”고 전했다. 배우 장현성은 “불필요한 걸 덜어낸 진짜 ‘결정체’ 같은 모습을 뵙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됐다”고 떠올렸다. “선생님 연기가 경이로워 왈칵 눈물이 날 때도 있었다”는 배우 성지루는 신 배우가 이날 현장에서 답하는 모습을 보다가 또 눈물을 훔쳤다. 배우 정영주, 장영남, 최영준, 조달환, 안두호, 김한결, 주종혁, 김슬기, 금새록도 출연한다.장 감독은 “존재와 호흡만으로 무대를 채우는 거장의 연기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라며 “앞으로 이어질 선생님의 수많은 작품 중 하나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3월 7일부터 5월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NOL 서경스퀘어 스콘 1관.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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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린스키 수석’ 김기민, 베자르 발레 로잔 내한 무대 선다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의 수석 무용수 김기민(34·사진)이 베자르 발레 로잔(Béjart Ballet Lausanne·BBL)의 내한 공연 무대에 오른다. BBL은 프랑스 안무가 모리스 베자르(1927~2007)가 1987년 스위스 로잔에 창단한 발레단으로 현대 발레의 경계를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BBL이 내한 공연을 갖는 건 15년 만이다.BBL은 ‘볼레로’와 ‘불새’를 비롯해 아시아 초연작인 ‘햄릿’과 ‘바이 바이 베이비 블랙버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기민은 ‘볼레로’에서 주역을 맡아 두 차례 무대에 오른다. 1961년 초연한 ‘볼레로’는 프랑스 작곡가 모리스 라벨(1875~1937)의 음악에 맞춰 단순하지만 강렬한 선율을 몸짓으로 극대화한 베자르의 대표작이다.BBL 내한 공연은 4월 23~26일 서울 강남구 GS아트센터에서 열린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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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자르 발레 로잔, 25년 만에 서울 내한 공연 개최

    세계적 발레단인 ‘베자르 발레 로잔’(Béjart Ballet Lausanne, 이하 BBL)이 25년 만에 서울에서 내한 공연을 연다. 4월 23일~26일 서울 강남구 GS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에는 무용수 김기민이 함께 한다. BBL은 프랑스 출신 안무가 모리스 베자르(1927~2007)가 1987년 스위스 로잔에 창단한 발레단으로 현대 발레의 경계를 넓혀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BBL은 이번 무대에서 ‘볼레로’, ‘불새’를 비롯해 아시아 초연작인 ‘햄릿’과 ‘바이 바이 베이비 블랙버드’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에 합류하는 김기민은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 최초의 동양인 수석 무용수이자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남성 무용수상’을 수상한 스타 무용수로 세계 무대에서 활동중이다. 이번 내한 무대에서 모리스 베자르의 ‘볼레로’ 주역으로 두 차례 무대에 오른다. 마린스키 발레단 입단 15주년을 맞이한 김기민은 이번 공연을 통해 클래식 발레를 넘어선 다양한 현대 발레 안무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기민은 “베자르 발레 로잔과 함께 무대에 서게 되어 감사하고 설레는 마음”이라며 “기다려주신 관객분들께 최고의 무대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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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년만에 만나는 ‘서편제’의 깊은 울림

    소리꾼 가족의 여정을 통해 ‘소리’의 의미와 예술이 품은 고통과 집착, 사랑과 상처를 그린 뮤지컬 ‘서편제’가 4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이청준의 동명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뮤지컬은 한국적 정서가 배어 있는 음악과 현대적 뮤지컬 언어를 조합해 ‘예인은 어떤 시간을 견디며 경지에 이르는가’를 밀도 있게 따라간다. 공연제작사 PAGE1은 “원작 계약 종료와 함께 2022년 막을 내렸던 뮤지컬 ‘서편제’가 관객들의 꾸준한 요청으로 재계약이 이뤄졌다”며 “4월 30일부터 7월 19일까지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된다”고 밝혔다. 뮤지컬 ‘서편제’는 예술과 가족이란 두 축 위에서 소리를 둘러싼 인물들의 선택과 관계의 변화를 그린 작품이다. 윤일상 작곡가의 대표 넘버 ‘살다 보면’을 중심으로 발라드, 록, 전통 음악, 현대적 팝 등 다양한 음악적 색채가 어우러진다. 이렇게 한 작품 안에서 서로 다른 장르를 유기적으로 연결한 구성은 ‘서편제’가 사랑받았던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송화가 판소리 ‘심청가’의 한 대목을 소리로 풀어내는 피날레 장면은 한국적 정서를 무대 언어로 제대로 번역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올해 공연은 이 작품을 통해 오랜 시간 호흡을 맞췄던 제작진이 다시 뭉친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예술감독 이지나를 비롯해 작곡 윤일상, 대본 및 가사 조광화, 음악감독 김문정, 안무 남수정, 국악감독 이자람 등이 참여했다. 출연진으로는 이자람, 차지연, 이봄소리, 걸그룹 ‘스테이씨’ 시은, 소리꾼 정은혜, 김경수, 유현석, 소리꾼 김준수, 서범석, 박호산, 김태한 등이 나선다. PAGE1은 “2010년 해외 대형 라이선스 작품이 시장을 주도하던 상황에서 한국적 소재를 정면으로 내세운 ‘서편제’를 초연한 건 무모한 도전에 가까웠다”며 “K컬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지금, 오랜 시간 축적된 무대 언어를 바탕으로 정서와 메시지를 충실히 담아내겠다”고 자신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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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경제 김정호 사장, 소속 기자·간부 주식 선행매매 의혹에 사의

    한국경제신문(이하 한국경제) 김정호 사장이 내부 구성원 일부의 ‘주식 선행 매매’ 의혹에 관해 책임을 지고 물러날 의사를 밝혔다.김 사장은 9일 열린 임원회의에서 “도의적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한국경제는 조만간 경영자문위원회를 열어 차기 사장 선임을 위한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매년 3월 말에 열리던 정기 주주총회도 앞당겨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앞서 5일 정부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은 서울 중구 한국경제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한국경제의 일부 간부와 기자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매했다는 의혹이 인 데 따른 것이다.한국경제 측은 6일 오후 온라인과 7일자 신문 1면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혐의를 받는 구성원은 곧바로 업무 배제 조치를 했고 일부 관련자는 사표를 내고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며 “이번 조사가 회사 차원이 아니라 개인적 일탈에 대한 것이라고 하지만, 그간의 노력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을 자성하면서 내부 시스템 전반을 다각도로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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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라드·록·국악이 한 무대에…뮤지컬 ‘서편제’ 4년만에 다시 만난다

    소리꾼 가족의 여정을 통해 ‘소리’의 의미와 예술이 품은 고통과 집착, 사랑과 상처를 그린 뮤지컬 ‘서편제’가 4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이청준의 동명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뮤지컬은 한국적 정서가 배어 있는 음악과 현대적 뮤지컬 언어가 맞물리며, ‘예인은 어떤 시간을 견디며 경지에 이르는가’를 밀도 있게 따라가는 작품이다.공연제작사 PAGE1에 따르면 이 작품은 원작 계약 종료와 함께 2022년 막을 내렸지만 ‘다시 보고 싶다’는 관객들의 꾸준한 요청으로 재계약이 이뤄져 4월 30일~7월 19일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된다.‘서편제’의 음악은 윤일상 작곡가의 대표 넘버 ‘살다 보면’을 중심으로 발라드, 록, 전통 음악, 현대적 팝 등 다양한 음악적 색채가 어우러진다. 한 작품 안에서 서로 다른 장르를 유기적으로 연결한 구성은 ‘서편제’가 사랑받았던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서사는 ‘예술’과 ‘가족’ 두 축 위에서 전개되며 소리를 둘러싼 집착과 사랑, 화해와 상처를 따라가며 인물들의 선택과 관계의 변화를 그린다. 송화가 판소리 ‘심청가’의 한 대목을 소리로 풀어내는 피날레 장면은 한국적인 정서를 무대 언어로 제대로 번역했다는 평가를 받았다.올해 공연에도 예술감독 이지나, 작곡 윤일상, 대본 및 가사 조광화, 음악감독 김문정, 안무 남수정, 국악감독 이자람 등 오랜 시간 이 작품을 통해 호흡을 맞췄던 제작진이 다시 모인다. 출연진으로는 이자람, 차지연, 이봄소리, 아이돌 그룹 ‘스테이씨’ 멤버 시은, 소리꾼 정은혜, 김경수, 유현석, 소리꾼 김준수, 서범석, 박호산, 김태한 등이 나선다.PAGE1은 “2010년 초연 당시 서편제는 해외 대형 라이선스 작품이 시장을 주도하던 상황에서 한국적 소재를 정면으로 내세워 ‘무모한 도전’에 가까웠다”며 “K컬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지금 오랜 시간 축적된 무대 언어를 바탕으로 정서와 메시지를 충실히 담아낼 것”이라고 덧붙였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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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도 수고했어요” 가수 정승환의 퇴근길 ‘룩스 라이브’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 1층 채널A 오픈스튜디오에서 열린 ‘퇴근길 라이브’에 서 가수 정승환이 노래하는 모습이 동아미디어센터 ‘룩스(LUUX)’를 통해 생중계됐다. 이날 정승환은 ‘너였다면’ 등을 비롯한 히트곡을 부르며 늦은 퇴근길 직장인들에게 잔잔한 위로를 건넸다. 지난해 11월 LUUX에서는 서울 중구 청계광장 야외무대에서 아이돌 그룹 ‘위너’의 리더 강승윤이 신곡 발표하는 모습을 ‘시티 라이브’로 중계한 바 있다. 이번에 열린 ‘퇴근길 라이브’는 뉴스가 끝나고 불 꺼진 오픈스튜디오에서 열리는 감성 아티스트의 무대를 생중계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겨울이면 생각나는 감성 발라드 가수 정승환을 초청했다. 가수 정승환이 지난해 말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티켓라이브 아레나에서 연 단독 콘서트 ‘2025 정승환의 안녕, 겨울 : 사랑이라 불린’은 전석 매진된 바 있다. LUUX는 국내 최대 규모의 디지털 사이니지로, 가로 50m, 세로 60m로 총 3,000㎡ 크기로 농구장 7개를 합친 크기다. 지난해 10월 정식 운영을 시작했다. 미디어 아트, 공익 콘텐츠, 광고, 라이브 이벤트 등을 송출하며 ‘J’자 형태의 화면을 통해 북쪽, 서쪽, 남쪽 세 방향에서 모두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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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대는 한 장의 캔버스”… 뮤지컬 문법 또 뒤흔들었다

    강렬한 시각 효과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거느렸던 뮤지컬 ‘하데스타운’을 연출한 레이철 채브킨(사진)은 2019년 이 작품으로 여성 연출가 최초로 토니어워즈 연출상을 수상한다. 그런 그가 연출한 새 뮤지컬 ‘렘피카’가 미국 브로드웨이 첫 공연을 마치고 3월 한국 무대에 오른다. 최근 서울 강동구 강동아트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채브킨은 “2021년 한국의 ‘하데스타운’ 연습 기간에 만삭이어서 직접 오지 못했다”며 “이번엔 ‘꼭 가야 한다’는 마음으로 짐을 쌌다”고 말했다. ‘렘피카’는 1920∼30년대 유럽을 배경으로, 폴란드 출신 화가 타마라 드 렘피카의 삶과 예술을 그린다. 제1차 세계대전의 종전, 파시즘의 확산이라는 시대적 혼돈 속에서도 여성으로서, 예술가로서 자신을 지켜낸 인물이다. 채브킨은 이 여정을 단순한 전기극이 아닌 “혼돈 속 인간의 얼굴을 응시하는 여정”으로 재해석했다. “렘피카의 완벽하게 그려진 얼굴 속에는 시대의 상처와 욕망이 숨어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데스타운’으로 기존 뮤지컬 문법을 흔든 그녀답게 ‘렘피카’도 독특함으로 가득하다. 무대와 객석을 서로의 시선이 닿는 ‘한 장의 캔버스’라고 묘사한 그는, 첫 장면을 관객에게 말을 거는 노인의 독백으로 열리도록 설정했다. 또 주인공이 화가인 만큼 시각적인 화려함이 있으며 깊은 감정선, 진솔한 사랑 이야기까지 담고 있다. 채브킨은 특히 이번 한국 공연의 연습을 지켜보며 배우들의 ‘진짜 감정’을 마주했다고 설명했다. “배우들과 사랑, 욕망, 절박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눈물이 났어요. 이 작품은 배우와 관객이 함께 살아 숨 쉬는 공연이에요.” 그녀가 특히 주목하는 건 ‘여성의 서사’다. “타마라의 인생엔 악당이 없어요. 오직 시간과 욕망, 스스로의 한계만이 있었죠. 우리는 여전히 선악 구도나 영웅주의적 시선에 익숙한 사회에 살고 있어요. 이 작품이 그 균열을 비추길 바랍니다.” 채브킨은 예술이 해야 할 역할이 ‘저항’이라고 답했다. 렘피카가 시대의 폭력과 억압을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킨 인물이었듯, 지금처럼 혼란스러운 시대에도 예술가의 목소리가 깨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고국인 미국의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트럼프 정부는 역사를 간단명료하게 정의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원주민에게서 나라를 탈취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죠. 그러나 내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일은 시간이 흘러도 언제나 그 영향을 미칩니다. ‘렘피카’에는 인류가 어떻게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지, 또 복합적인 시대에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담으려고 했어요.” ‘렘피카’는 2024년 토니어워즈에서 뮤지컬 부문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무대디자인상 등 3개 부문에 후보에 올랐다. 드라마 리그 어워즈 ‘최우수 뮤지컬 프로덕션’ 후보에도 올랐다. 한국 버전의 ‘렘피카’에서 타마라 드 렘피카 역은 김선영, 박혜나, 정선아가 맡았다. 렘피카의 뮤즈 라파엘 역은 차지연, 리나, 손승연이 맡았다. 공연은 3월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아티움에서 개막하며 6월 21일까지 이어진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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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드폰 소리 따라가면… ‘땅 밑에’ 세계와 만난다

    ‘※주의. 이 연극은 배우 없이 진행됩니다.’ 출연진에 따라 같은 공연이라도 티켓 판매 수가 확연히 다른 요즘, 이 연극은 공연 예매 창에 이런 문구를 내걸었다. 배우가 없는 대신 관객이 착용한 헤드셋에서 흘러나오는 오디오 극으로 전개된다. 어두운 지하 공간에서 둥그렇게 둘러앉은 관객은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지난달 27일부터 서울 종로구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열리고 있는 연극 ‘땅 밑에’(기획 니터)는 미지의 지하 미로를 탐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김보영 작가의 공상과학(SF)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극은 섬세한 기술로 설계한 음향 효과와 움직이는 무대 장치, 레이저를 비롯한 조명 효과를 통해 관객에게 감각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데 집중한다. 등장인물이 없는 연극은 사운드 디자이너인 정혜수가 직접 연출을 맡아 사용한 다양한 음향 기술이 돋보인다. 배우가 없어도 인물들이 바로 옆에서 이야기하는 듯한 생생함이 느껴진다. 이를테면 양쪽 귀에 들리는 소리의 세기와 특징을 각기 다르게 조정하는 ‘바이노럴 오디오’와 헤드폰에 부착된 센서로 관객의 머리 움직임에 따라 소리가 다르게 들리는 ‘헤드 트래킹’ 등의 기술로 입체적으로 소리가 들리게 몰입감을 한층 높인다. 땅굴이 무너지는 순간에 의자에서 거센 진동이 일거나, 허공에 달린 돌 모양의 무대 장치가 움직이며 동굴 같은 분위기도 연출한다. 2024년 초연됐던 연극 ‘땅 밑에’는 서울문화재단이 창작 초연작에 재공연 기회를 제공하는 ‘재연을 부탁해’ 공모에 선정돼 다시 관객을 만나게 됐다. 8일까지.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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