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

김민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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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국제부 기자입니다. 예술가의 이야기를 따로 모아 뉴스레터 '영감 한 스푼'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kimmin@donga.com

취재분야

2024-04-01~2024-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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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10%
인사일반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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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출판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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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3%
  • 테일러 스위프트, 빌보드 ‘핫100’ 신기록…1~14위 싹쓸이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34)가 2년 만에 발표한 새 앨범으로 팝의 역사를 새로 썼다.29일(현지시간) 미국 빌보드지에 따르면 스위프트의 새 앨범 ‘더 토처드 포이츠 디파트먼트‘(The Tortured Poets Department)’ 수록곡 전곡(14곡)이 빌보드 메인 싱글 차크 ‘핫 100’에서 1위부터 14위까지 순위를 싹쓸이했다. 앞서 스위프트는 직전 앨범인 ‘미드나이츠(Midnights)’로 팝 역사상 첫 ‘핫 100’ 1위부터 10위까지 모두 휩쓰는 유일한 기록을 세운 바 있는데, 이번 앨범을 통해 또 한 번 새 기록을 쓰게 됐다. 스위프트는 자신이 세운 기록행진에 놀라움을 표현했다. 스위프트는 빌보드 핫100 차트 기록이 발표된 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해당 기사를 링크하며 “너는 너 스스로를 뛰어넘었다, 이것은 믿기지 않는다”고 썼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12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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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희진, 지분가치 보상 ‘13배→30배’ 요구… 하이브 “과하다” 거부

    하이브와 자회사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 간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까지 치달으면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측 간에 ‘노예 계약’ ‘경영권 찬탈’ ‘표절 시비’ 등 자극적인 단어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최근까지 이어진 갈등 과정을 꼼꼼히 살펴보면 결국 ‘돈’, 보상 문제가 문제의 씨앗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민희진 갈등 원인은 ‘보상 문제’ 29일 엔터테인먼트와 법조계에 따르면 하이브와 민 대표는 지난달까지 대리인을 통해 주주 간 재계약 협상을 진행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하이브는 김앤장, 민 대표는 세종을 선임해 협상을 펼쳐왔다. 이 과정에서 어도어의 지분 가치 산정을 두고 양측에서 팽팽하게 대립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이브는 지난해 3월 어도어 지분 20%를 약 35억 원에 민 대표 측에 양도하는 주주 간 계약을 체결했다. 민 대표는 2% 지분을 어도어 직원들에게 배분하면서 지분이 18%로 줄었다. 매매 계약 때만 해도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민 대표에게 자금을 빌려주는 등 협력 관계가 유지됐다. 하지만 민 대표가 지난해 12월 어도어 지분 처분과 관련한 주주 간 계약 개정을 요구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시작됐다. 계약서상 민 대표는 자신이 보유한 지분 13.5%를 풋옵션을 통해 하이브에 넘길 수 있었는데, 이때 어도어 기업 가치를 책정하는 기준을 상향해줄 것을 요청했다. 최초 계약은 영업이익의 13배가 기업 가치 책정 기준이었지만, 이를 영업이익의 30배로 바꿔 달라고 한 것이다. 이 같은 요구대로 개정될 경우 1000억 원 안팎이던 민 대표의 지분 가치는 2700억 원가량으로 불어나게 된다. 민 대표는 또 남은 4.5% 지분을 제3자에게 매각할 때 반드시 하이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도 수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어도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경쟁사로 이직하거나 창업할 수 없는 ‘경업(競業) 금지’ 조항을 근거로 노예계약과 다름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하이브 측은 4.5% 지분 처분에 대해서는 풋옵션 행사가 가능하도록 개정하겠다는 뜻을 전했지만 기업 가치 책정 기준 상향에 대한 요구를 거부하면서 양측의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민희진, 어도어 이사회 소집 불응 이달 초 민 대표가 하이브 산하 레이블 사이의 표절 의혹을 제기하면서 내부 고발에 나섰고, 이후 양측의 분쟁이 수면으로 떠올랐다. 하이브는 22일 민 대표가 경영권 찬탈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긴 정황을 확보했다면서 자체 감사에 돌입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이에 민 대표는 즉각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반박에 나서는 등 양측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이날 하이브에서 요청한 어도어의 이사회 개최가 무산되면서 양측의 공방은 법정 분쟁으로까지 번지게 됐다. 하이브는 민 대표 측에 30일 이사회 소집을 요구했지만, 민 대표는 거절했다. 이사회를 통해 민 대표 해임안을 통과시키려고 하자 반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브는 25일 어도어 이사회 소집 무산에 대비해 임시 주주총회 소집 허가 신청을 법원에 접수시킨 상태다. 하이브는 민 대표를 배임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이르면 6월 말 임시 주총이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두 달간 양측의 공방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 대표 측도 하이브와 관련한 폭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분쟁을 통해 하이브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주주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양측 갈등이 본격화하면서 하이브의 주가는 10% 넘게 빠졌다. 다만 29일 하이브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74% 오른 20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주주 간 계약주주들 사이에 체결하는 계약으로 주식 매매 조건, 가격, 향후 처분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풋옵션주식 등 자산을 시장 가격에 상관없이 특정 시기에 특정한 조건에서 팔 수 있는 권리.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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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위프트 새 앨범, 빌보드 1위에… 1주새 실물-음원 261만장 팔려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사진)가 19일(현지 시간) 발표한 앨범 ‘The Tortured Poets Department’가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1위에 올랐다. 28일 빌보드에 따르면 스위프트의 11번째 앨범인 ‘The Tortured…’는 일주일 동안 앨범 261만 장에 해당하는 유닛이 소비됐다. 빌보드 200은 실물 앨범 판매량뿐만 아니라 스트리밍 횟수를 앨범 판매량으로 환산한 수치(SEA), 디지털 음원 다운로드 횟수를 앨범 판매량으로 환산한 수치(TEA)를 합산해 순위를 매긴다. ‘The Tortured…’의 실물 앨범 판매량은 191만4000장으로 비욘세의 ‘카우보이 카터’(22만8000장)를 제치고 올해 최다 판매 앨범에 올랐다. 스위프트는 이번 앨범까지 총 14장을 ‘빌보드 200’ 1위에 올렸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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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콘셉트카피’, ‘회사찬탈’ 명분 뒤엔 결국 ‘쩐의 전쟁’ 있었다

    하이브와 자회사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 간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까지 치달으면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측 간에 ‘노예 계약’, ‘경영권 찬탈’, ‘표절 시비’ 등 자극적인 단어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최근까지 이어진 갈등 과정을 꼼꼼히 살펴보면 결국 ‘돈’, 보상 문제가 문제의 씨앗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민희진 갈등 원인은 ‘보상 문제’29일 엔터테인먼트와 법조계에 따르면 하이브와 민 대표는 지난달까지 대리인을 통해 주주간 재계약 협상을 진행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하이브는 김앤장, 민 대표는 세종을 선임해 협상을 펼쳐왔다. 이 과정에서 어도어의 지분 가치 산정을 두고 양측에서 팽팽하게 대립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이브는 지난해 3월 어도어 지분 20%를 약 35억 원에 민 대표 측에 양도하는 주주간 계약을 체결했다. 민 대표는 2% 지분을 어도어 직원들에게 배분하면서 지분율이 18%로 줄었다. 매매 계약 때만 해도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민 대표에게 자금을 빌려주는 등 협력 관계가 유지됐다. 하지만 민 대표가 지난해 12월 어도어 지분 처분과 관련한 주주간 계약 개정을 요구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시작됐다. 계약서상 민 대표는 자신이 보유한 지분 13.5%를 풋백옵션을 통해 하이브에 넘길 수 있었는데, 이때 어도어 기업 가치를 책정하는 기준을 상향해줄 것을 요청했다. 최초 계약은 영업이익의 13배가 기업 가치 책정 기준이었지만, 이를 영업이익의 30배로 바꿔 달라고 한 것이다. 이 같은 요구대로 개정될 경우 1000억 원 안팎이던 민 대표의 지분 가치는 2700억 원가량으로 불어나게 된다.민 대표는 또 남은 4.5% 지분을 제3자에게 매각할 때 반드시 하이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도 수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어도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경쟁사로 이직하거나 창업할 수 없는 ‘경업(競業)금지’ 조항을 근거로 노예계약과 다름없다고 주장한 것이다.이에 대해 하이브 측은 4.5% 지분 처분에 대해서는 풋백옵션 행사가 가능하도록 개정하겠다는 뜻을 전했지만 기업 가치 책정 기준 상향에 대한 요구를 거부하면서 양측의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 민희진, 어도어 이사회 소집 불응이달 초 민 대표가 하이브 산하 레이블 사이의 표절 의혹을 제기하면서 내부 고발에 나섰고, 이후 양측의 분쟁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하이브는 22일 민 대표가 경영권 찬탈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긴 정황을 확보했다면서 자체 감사에 돌입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이에 민 대표는 즉각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반박에 나서는 등 양측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이날 하이브에서 요청한 어도어의 이사회 개최가 무산되면서 양측의 공방은 법정 분쟁으로 까지 번지게 됐다. 하이브는 민 대표 측에 오는 30일 이사회 소집을 요구했지만, 민 대표는 거절했다. 이사회를 통해 민 대표 해임안을 통과시키려고 하자 반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브는 25일 어도어 이사회 무산에 대비해 임시 주주총회 소집 허가 신청을 법원에 접수한 상태다. 하이브는 민 대표를 배임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이르면 6월 말 임시 주총이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두 달 간 양측의 공방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 대표 측도 하이브와 관련한 폭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분쟁을 통해 하이브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주주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양측 갈등이 본격화하면서 하이브의 주가는 10% 넘게 빠졌다. 다만 29일 하이브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74% 오른 20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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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운해할 때 떠난다”… 나훈아의 ‘라스트 콘서트’

    《“태어나서 직업은 딱 하나 가수였다.서운해할 때 떠난다. 진짜 고마웠다”“노래하는 동안 대통령 11번 바뀌었다. 이젠 뉴스 안 본다 (정치인) 하는 짓거리가 가당찮다.”“북쪽(북한)은 이상한 집단이지나라가 아니다 (북한이) 치고 싶어도칠 수 없을 만큼 강해져야”- 나훈아 27일 인천 콘서트 중에서》 “안 가본 데, 가볼 기다. 안 묵어 본 거, 묵어 볼 기다. 다리 멀쩡할 때, 내 하고 싶은 거 다 할 깁니다.” ‘가황’ 나훈아(77)가 데뷔 58년 만의 은퇴를 무대 위에서 다시 한번 공식화했다. 27일 인천 연수구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전국 투어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에서였다. 그는 “(은퇴 이후엔) 피아노 앞에 앉지도, 기타도 만지지 않을 것”이라며 “살짝 옆눈으로도 연예계 쪽은 쳐다도 안 볼 것”이라고 했다. 이곳저곳에서 “안 돼∼”라는 팬들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나훈아는 초대 가수 없이 혼자서 2시간 40분 동안 22곡을 열창하면서도 한 치의 흔들림이 없어 보였다. ● ‘日건강검진표’ 공개, 건강이상설 일축도 앞서 나훈아는 2월 ‘마이크를 내려놓는다’는 편지와 함께 전국 투어 일정을 공개했다. 다만 은퇴라는 직접적인 표현이 없어 ‘은퇴 시사’라는 추측도 있었다. 나훈아는 이날 “은퇴라는 말은 밀려가는 것 같아 싫어 쓰지 않았다”며 “아직 할 수 있지만 마이크를 내려놓는 것”이라고 했다. 나훈아는 ‘고향역’과 ‘18세 순이’ 등 여섯 곡을 부르며 매번 옷을 갈아입었다. ‘18세 순이’를 부를 때는 분홍색 망사 상의와 주름치마라는 파격적 의상을 입었다. 무대 위에서 반투명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탈의하는 ‘퍼포먼스’에는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는 “오늘 여러분이 본전 생각나지 않도록 옷을 15번 갈아입겠다. 노래도 흘리지 않고 한 소절 또박또박 지키며 하겠다”고 했다. ‘체인지’ ‘홍시’ ‘무시로’ ‘테스형’ 등 히트곡과 최신곡을 번갈아 열창했다. 그는 1997년 소록도에서 한센병 환자를 끌어안고 노래했던 위문 공연은 “가장 기억에 남는 가슴 뭉클한 공연”이라고 했다.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외쳐 협박을 받았던 1996년 일본 오사카에서 연 슈퍼콘서트는 “목을 걸어 놓고 했던 공연”이라고 했다. 또 ‘앙코르’ 대신 우리말인 ‘또!’를 외쳐 달라, ‘트로트’라는 일본식 표현 대신 ‘전통 가요’라고 하자고도 했다. 나훈아는 건강 이상설을 의식한 듯 “2월 스물다섯 가지 피검사를 했다. (너무 건강해) 의사가 깜짝 놀랐다”며 일본어로 된 건강검진표를 공개하기도 했다. ●‘훈아답게 살다가 간다’ 팬들의 아쉬움은 짙었다. 객석에는 ‘기장 갈매기는 날아야 한다’ ‘은퇴는 국민 투표로’ ‘은퇴 빠꾸다’라는 플래카드가 보였다. 나훈아는 후렴구인 ‘띠리’가 나올 때마다 만담을 하는 노래 ‘공’을 부르면서 속내를 털어놓았다. “요새 정치하는 것들 짓거리가 가당찮으니 국회의사당을 향해 ‘띠리’를 외치자”거나 “사람이 죽거나 말거나 혼자서 결정하는 이상한 집단인 북한을 향해 ‘띠리’를 외치자”며 세태 풍자도 잊지 않았다. 피날레를 장식한 곡 ‘사내’를 부르기 전에는 팬들을 향해 감사 인사를 전하며 북받친 표정을 지었다. “여러분, 고마웠습니다. 진짜!”라고 한 다음 눈물을 참는 듯한 표정으로 ‘사내’를 부르기 시작했다. 노래 말미의 ‘사내’를 ‘훈아’로 바꿔 “훈아답게 살다가/훈아답게”라고 바꿔 부르더니 관객에게 다음 소절인 “갈 거다”를 불러달라고 했다. 그러더니 드론에 마이크를 띄워 보냈다. 그는 무릎 꿇고 관객에게 절을 올린 뒤 퇴장했다. 나훈아는 7월까지 전국 투어를 이어간다. 올 하반기에도 추가 공연이 예정돼 있다. ‘진짜 마지막 공연’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인천=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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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노예 아냐” 스피어스, 부친과 후견인 분쟁 종결

    미국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사진)가 2년여에 걸친 친부와의 법적 분쟁을 마무리했다. 2021년 아버지의 후견인 자격을 박탈한 데 이어 그동안의 소송 비용을 최근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27일(현지 시간) 외신 보도들에 따르면 스피어스가 친부와의 소송에 따른 변호사 비용으로 약 200만 달러를 아버지 측에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14년간 지속된 친부의 후견인 역할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끝났다. 앞서 스피어스가 약물 중독 등으로 물의를 일으키자 2008년부터 법정 후견인으로 지명된 친부 제이미가 딸의 재산과 의료, 세금 문제 등을 관리해왔다. 이후 스피어스는 2021년 6월 “난 노예가 아니고 내 삶을 되찾고 싶다”며 아버지의 후견인 지위 박탈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스피어스는 법원에서 아버지가 자신의 삶을 통제하며 피임이나 정신질환 치료제 복용 등을 강제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법원은 2021년 11월 스피어스에 대한 후견인 제도 적용을 종료하는 결정을 내렸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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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훈아답게 살다가 훈아답게~” 부르더니 대뜸 ‘갈 거다’ 요청…나훈아 마지막 콘서트

    “안 가본 데, 가볼 기다. 안 묵어 본 거, 묵어 볼 기다. 다리 멀쩡할 때, 내 하고 싶은 거 다 할 깁니다.” ‘가황’ 나훈아(77)가 데뷔 58년 만의 은퇴를 무대 위에서 다시 한번 공식화했다. 27일 인천 연수구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전국투어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에서 였다. 그는 “(은퇴 이후엔) 피아노 앞에 앉지도, 기타도 만지지 않을 것”이라며 “살짝 옆 눈으로도 연예계 쪽은 쳐다도 안 볼 것”이라고도 했다. 이곳저곳에서 “안돼~”라는 팬들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나훈아는 초대 가수 없이 혼자서 2시간 40분 동안 22곡을 열창하면서도 한 치의 흔들림이 없어 보였다. ●‘日건강검진표’ 공개, 건강이상설 일축도 앞서 나훈아는 2월 ‘마이크를 내려 놓는다’는 편지와 함께 전국 투어 일정을 공개했다. 다만 은퇴라는 직접적인 표현이 없어 ‘은퇴 시사’라는 추측도 있었다. 나훈아는 이날 “은퇴라는 말은 밀려가는 것 같아 싫어 쓰지 않았다”며 “아직 할 수 있지만 마이크를 내려 놓는 것”이라고 했다. 나훈아는 ‘고향역’과 ‘18세 순이’ 등 여섯 곡을 부르며 매번 옷을 갈아 입었다. ‘18세 순이’를 부를 때는 분홍색 망사 상의와 주름치마라는 파격적 의상을 했다. 무대 위에서 반투명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탈의하는 ‘퍼포먼스’에는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는 “오늘 여러분이 본전 생각나지 않도록 옷을 15번 갈아입겠다. 노래도 흘리지 않고 한 소절 또박또박 지키며 하겠다”고 했다. ‘체인지’, ‘홍시’, ‘무시로’, ‘테스형’ 등 히트곡과 최신곡을 번갈아 열창했다. 그는 1997년 소록도에서 한센병 환자를 끌어안고 노래했던 위문 공연은 “가장 기억에 남는 가슴 뭉클한 공연”이라고 했다.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외쳐 협박을 받았던 1996년 일본 오사카에서 연 슈퍼콘서트는 “목을 걸어 놓고 했던 공연”이라고 했다. 또 ‘앵콜’ 대신 우리말인 ‘또!’를 외쳐 달라, ‘트로트’라는 일본식 표현 대신 ‘전통 가요’라고 하자고도 했다. 나훈아는 건강 이상설을 논란을 의식한 듯 “2월 스물다섯 가지 피검사를 했다. (너무 건강해) 의사가 깜짝 놀랐다”며 일본어로 된 건강검진표를 공개하기도 했다. ●‘훈아답게 살다가 간다’ 팬들의 아쉬움은 짙었다. 객석에는 ‘기장 갈매기는 날아야 한다’ ‘은퇴는 국민 투표로’ ‘은퇴 빠꾸다’라는 플래카드가 보였다. 나훈아는 후렴구인 ‘띠리’가 나올 때마다 만담을 하는 노래 ‘공’을 부르면서 속내를 털어놓았다 “요새 정치하는 것들 짓거리가 가당찮으니 국회의사당을 향해 ‘띠리’를 외치자”거나 “사람이 죽거나 말거나 혼자서 결정하는 이상한 집단인 북한을 향해 ‘띠리’를 외치자”며 세태 풍자도 잊지 않았다. 피날레를 장식한 곡 ‘사내’를 부르기 전에는 팬들을 향해 감사 인사를 전하며 북받친 표정을 지었다. “여러분 고마웠습니다 진짜!”라고 한 다음 눈물을 참는 듯한 표정으로 ‘사내’를 부르기 시작했다. 노래 말미의 ‘사내’를 ‘훈아’로 바꿔 “훈아답게 살다가/훈아답게” 바꿔 부르더니 관객에게 다음 소절인 “갈 거다”를 불러달라고 했다. 그러더니 드론에 마이크를 띄워 보냈다. 그는 무릎 꿇고 관객에 절을 올린 뒤 퇴장했다. 나훈아는 7월까지 전국투어를 이어간다. 올 하반기에도 추가 공연이 예정돼 있다. ‘진짜 마지막 공연’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4-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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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희진 무속인 코치받아 경영” “개저씨들이 날 죽이려해”

    국내 최대 음반 기획사인 하이브가 25일 산하 레이블이자 걸그룹 뉴진스의 소속사인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와 부대표 A 씨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서울 용산경찰서에 고발했다. “경영권 탈취 시도가 있다”며 어도어에 대한 감사에 나선 지 사흘 만이다. 어도어의 민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경영권 찬탈 계획 의도도, 실행한 적도 없다”고 반박하며 맞소송에 나설 뜻을 밝혔다. 글로벌 음반 기획사의 본사와 자회사가 치열한 법적 공방에 본격 돌입하게 된 것이다. ● 하이브 “물증 확보” vs 민희진 “직장인 푸념일 뿐” 이날 하루 양측은 치열한 진실 공방에 나섰다. 하이브는 오전 10시쯤 “감사 대상자 중 한 명은 조사 과정에서 경영권 탈취 계획, 외부 투자자 접촉 사실이 담긴 정보자산을 증거로 제출하고 이를 위해 하이브 공격용 문건을 작성한 사실도 인정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이어 “(어도어 경영진 사이에서) 아티스트와의 전속 계약을 중도 해지하는 방법, 어도어 대표이사와 하이브 간 계약을 무효화하는 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도어 경영진이 4일 나눈 카카오톡 대화라며 대화창 캡처본을 공개하기도 했다. 하이브가 어도어 부대표라고 지목한 A 씨는 ‘△하이브에 어도어 팔라고 권유 △적당한 가격에 매각 △민 대표님은 어도어 대표이사+캐시 아웃(Cash Out)한 돈으로 어도어 지분 취득’이란 글을 썼고, 민 대표라고 하이브가 설명한 B 씨는 “대박”이라고 답했다. 어도어의 민 대표는 하이브의 입장이 나온 지 5시간 뒤인 이날 오후 3시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35분간 입장을 밝혔다. 민 대표는 “경영권 찬탈을 계획하거나 실행한 적이 없다”며 “하이브가 A 부대표와 내가 나눈 카카오톡 내용을 포렌식해 가져가서 일부를 딴 뒤 이런저런 정황을 이야기한 희대의 촌극”이라고 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나눈 푸념일 뿐”이라며 “배임이 될 수가 없다”고도 했다. 민 대표는 공식 석상임에도 하이브 고위 인사들을 향해 “시×××” “지×” “개저씨(개+아저씨)” “양아치” 등의 비속어를 쏟아냈다. “개저씨들이 나 하나 죽이겠다고 온갖 카톡을 야비하게 캡처했다”고 말했다.● 아이돌 회사 운영에 ‘주술 경영’ 논란도 ‘주술 경영’ 논란도 벌어졌다. 하이브는 포렌식을 통해 확보한 민 대표와 한 무속인 간의 대화록을 공개하며 민 대표가 무속인의 코칭을 받아 ‘주술 경영’을 펼친 정황을 포착했다고 주장했다. 하이브 측은 실제 대화 내용과 무속인의 이름 등을 공개했는데 이에 따르면 민 대표는 ‘XX 0814’라는 여성 무속인과 어도어 경영 관련 내용은 물론 하이브 관련 내용 등을 논의했다. 또한 민 대표가 “BTS 군대 갈까 안 갈까”라고 묻자 무속인은 “가겠다”라고 답한 내용도 있다. 민 대표는 자신의 기자회견을 20여 분 앞두고 하이브가 본인과 무속인의 사적 대화를 공개한 것을 두고 “개인 사찰”이라며 “하이브 측을 고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 대표는 “하이브가 왜 무당이 어쩌니 하면서까지 날 쫓아내려고 하는지 궁금하다. 제 원래 지인인데 무속인이다. 무속인인 사람은 지인으로 두면 안 되냐”고 반문했다. 이어 “경영권 찬탈을 시행한 적이 없다. 저는 월급 사장이고 직장인이다. 월급 사장이 왜 이렇게 일을 열심히 해서 화근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며 “하이브가 저를 써먹을 만큼 써먹었다. 찍어 누르기 프레임이라고 생각한다. 주주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는 나를 찍어 누르는 것이 배임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3년 전부터 독립 시도’ ‘감사 3일 만에 고발’ 하이브 측은 민 대표가 2021년부터 무속인으로부터 경영 사안에 대한 조언을 받고 이행했다는 점에서 어도어 경영진이 3년 전부터 경영권 탈취 시도 움직임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민 대표가 2021년 11월 어도어 대표에 취임한 것을 감안하면 취임 초반부터 독립을 꾀했다는 것이다. 하이브 측은 “실제 민 대표가 경영권 탈취를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인 시점이 무당이 코치한 시점과 일치한다”며 “민 대표는 자신이 보유한 하이브 주식의 매도 시점도 무속인과 논의했다”고 주장했다. 하이브 측이 확보했다는 대화록에 따르면 2021년 무속인은 민 대표에게 ‘3년 만에 회사를 가져오라’ 등의 조언을 하고, 민 대표는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는 방안, 스톡옵션, 신규 레이블 설립 방안 등을 무속인에게 검토 받았다. 하이브는 감사를 통해 확보한 어도어 부대표의 컴퓨터 등에서 ‘경영권 탈취 의도’와 관련된 증거를 다수 확보했다. 감사 사흘 만에 경찰에 고발장을 접수시킨 것은 그만큼 증거가 충분하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박지원 하이브 대표는 “사건이 일단락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이브는 앞서 22일 민 대표가 어도어 경영진과 함께 뉴진스를 데리고 본사에서 불법적인 독립을 꾀하고 경영권 탈취를 공모했다며 감사에 착수하고 사임을 요구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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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자 작가의 ‘자연과 공생’, 해외에 알리고 싶어”

    “이성자의 ‘대지’ 시리즈는 예술가의 자연에 대한 사랑과 공생하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지금처럼 지구온난화와 환경 문제가 두드러지는 시대에도 중요한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20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전시장에서 바르토메우 마리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이 자신이 큐레이터를 맡은 전시 ‘이성자: 지구 저편으로’를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마리 전 관장은 2015∼2019년 국현 관장을 맡았고, 현재는 독립 큐레이터 겸 평론가로 일하고 있다. 그가 관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국현에서 대규모 이성자 회고전이 열렸었다. 마리 전 관장은 “이성자라는 작가가 해외에도 소개됐으면 하는 마음에 큐레이팅을 해달라는 주최 측의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마리 전 관장은 “국현 회고전은 대규모였지만 이번엔 미술관에서 열리는 것이 아니기에 몇 가지만 응축해 이성자의 작품 세계를 선보이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1959년부터 2008년까지 이성자의 작품 20여 점을 소개한다. 마리 전 관장은 이 작품들이 크게 네 가지로 구분된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는 호안 미로 등 근대 미술의 영향을 받은 1950∼60년대 작품, 두 번째는 1960년대 ‘대지’ 연작, 세 번째는 뉴욕을 방문했을 때 나온 ‘도시’ 연작, 마지막으로는 1970∼80년대 파리와 한국을 오가며 비행기에서 본 ‘지구 반대편으로 가는 길’, ‘우주’ 연작 등이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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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틀새 8500억 증발, 뉴진스 두고 ‘집안싸움’ 격화

    국내 최대 음반 기획사 하이브가 걸그룹 뉴진스가 소속된 산하 레이블 어도어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해외 펀드에 어도어 주식 매각을 검토하는 내용이 담긴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하이브 대표는 23일 “회사 탈취 기도가 명확하게 드러났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어도어 측은 “어도어 일부 경영진의 일탈”이라고 반박하면서 양측의 진실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23일 가요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최근 하이브에서 어도어 부대표로 이직한 A 씨의 컴퓨터에서 어도어 경영권 변동과 관련된 문건을 최소 3건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3일 작성된 문건에는 ‘외부 투자자 유치 1안, 2안’이라는 항목 아래 ‘G.P는 어떻게 하면 살 것인가’ ‘하이브는 어떻게 하면 팔 것인가’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는 G를 싱가포르투자청(GIC), P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작성된 문건에는 ‘목표’라는 항목 아래 ‘궁극적으로 빠져나간다’ ‘우리를 아무도 못 건드리게 한다’는 문구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하이브는 어도어가 하이브가 가진 지분 일부를 해외 펀드에 매각하며 독립성 강화를 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 대표는 이날 사내 구성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어도어 관련 사태에 대해 “회사는 이번 감사를 통해 더 구체적으로 (진상을) 확인한 후 조처를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하이브는 전날 민희진 어도어 대표 등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박 대표는 “이번 사안은 회사 탈취 기도가 명확하게 드러난 사안”이라며 “감사를 통해 (의혹이) 더 규명될 경우 회사는 책임 있는 주체들에게 명확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했다. 어도어 측은 감사에서 지적된 해당 문건은 ‘어도어 부대표인 A 씨의 개인 일탈 행동’이라며 민 대표와의 연관성에 대해 선을 긋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어도어 측은 문제의 핵심은 ‘뉴진스 카피 의혹’이라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하이브 산하의 다른 레이블인 빌리프랩이 걸그룹 아일릿을 데뷔시킨 뒤 ‘뉴진스 카피 의혹’이 커지자 뉴진스 멤버의 부모들이 먼저 어도어 측에 이를 문제 삼으며 하이브와의 논의를 통해 해결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어도어는 이달 3일 하이브 방시혁 의장과 박 대표에게 이에 대한 문제점과 시정요구서 등을 보냈다. 이러자 하이브는 답변서를 보내며 어도어 측에 뉴진스 멤버 부모들과의 면담 성사를 요구했다고 한다. 하지만 하이브 측의 답변에 성의가 없다고 느낀 부모들이 이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과정 이후에 하이브가 22일 감사에 돌입한 것으로 어도어 측은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감사 결과와는 별개로 하이브가 기업 규모를 키우며 멀티 레이블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본사와 레이블 간의 갈등과 불신이 증폭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본사의 경영권 범위, 레이블 자체의 창작권 보장 등과 관련해 뚜렷한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하이브는 빅히트뮤직, 플레디스, 빌리프랩, 쏘스뮤직, 어도어, KOZ 등 7개 레이블을 갖고 있고, SM과 JYP도 산하 레이블이 있는 만큼 이번과 같은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지금까지 K팝 산업에서는 주로 ‘톱 다운’ 방식으로 기획사들이 운영되었지만 이제는 독립 레이블처럼 자율성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제도적 보완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하이브의 집안 싸움에 주가는 이틀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22일 7.81% 빠졌던 하이브 주가는 23일 1.18% 내려간 21만 원으로 마감했다. 하이브의 시총은 이틀 사이 8539억 원 감소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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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용가 안은미, 伊 무인도서 굿 한판… 세계 눈길 끈 K아트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국제 미술전 베니스 비엔날레의 공식 개막을 이틀 앞둔 18일(현지 시간) 오전 11시. 이탈리아 베네치아 자르디니 전시장 앞 부두에서 전 세계 유명 컬렉터 및 큐레이터, 기관장과 기자들이 배에 몸을 실었다. 배를 타고 50분쯤 움직이자 핑크빛 연기로 뒤덮인 무인도 ‘산자코모’가 보였다. 핑크빛 연기는 곧 섬에서 시작될 한국인 무용가 안은미의 퍼포먼스와 전시 ‘핑키핑키 굿: 산자코모의 내일을 향한 도약’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였다. 이날 산자코모에선 프랑스 등 유럽에서 사랑받는 무용가 안은미의 해외 미술계 데뷔 무대가 펼쳐졌다. 그를 보기 위해 무인도를 찾은 600여 명의 관객 중에는 카타르 공주인 알 마야사 빈트 하마드 타니, 영국 서펜타인 갤러리 최고경영자 베티나 코렉, 헤셀미술관장 톰 에클스, 유명 컬렉터 울리 지그 등 세계 미술계 VIP가 다수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안은미는 관객 600여 명 앞에서 과거 군사기지 등으로 활용됐던 산자코모섬에 살았던 영혼을 위로하고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는 ‘터굿’을 벌였다. 안은미는 크레인에 매달려 높은 곳으로 올라가 물을 뿌리며 섬을 축복하고, 관객이 골라온 돌에 핑크빛 물을 묻혀 세례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섬 입구에서 나눠준 한글 이름이 적힌 스티커를 옷에 붙인 관객들은 흥미로운 눈빛으로 공연을 즐겼다. 이내 안은미와 함께 춤을 추며 어우러졌다.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사람은 2020년 방탄소년단(BTS)의 공공미술 프로젝트 ‘커넥트 BTS’를 협업한 세계적 큐레이터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다. 2009년 미술지 ‘아트리뷰’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미술계 파워 인물 1위에 올랐던 그는 지난해 영국 런던 바비컨센터에서 열린 안은미의 공연 ‘드래건스’를 보고 감명을 받아 그녀를 이곳에 초청했다. 이날 오브리스트는 고운 분홍색 두루마기 차림이었다. 그는 “오늘 슈트를 입고 도착했는데 안은미가 내게 분홍 한복을 입히면서 ‘너도 굿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웃었다. 전시도 이어졌다. 전시장에는 ‘굿’뿐만 아니라 한국 주유소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바람인형, 뽕짝(트로트 음악), 꼭두인형 등 한국 문화에서 차용한 작품들도 설치됐다. 과거라면 해외 관객들은 이런 문화를 낯설게만 여겼겠지만, K팝 등 한국 대중문화가 잘 알려진 덕분에 거부감보다는 호기심 가득한 눈길로 전시와 퍼포먼스를 즐겼다. 안은미는 “과거엔 외국인들이 별신굿이나 트로트 같은 음악을 생경하게 느꼈지만, 이제는 그 소리를 진지하게 들으려고 한다”며 “오늘도 많은 관객들이 ‘사운드 뷰티풀’을 외치며 엄지를 치켜세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문화가 진지하게 여겨지는 순간을 기다리면서 몇십 년을 트레이닝하고 에너지를 쌓아 올렸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무인도의 소유주이자 유명 컬렉터인 파트리치아 산드레토 레 레바우덴고는 “안은미의 매력은 전통 무용과 샤머니즘 등 현대와 전통을 능숙하게 융화시키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산자코모를 찾은 관객 가운데엔 서펜타인 갤러리의 파빌리온(임시 건축물) 작가로 선정된 한국인 건축가 조민석 씨도 있었다. 그는 ‘군도의 공허’를 주제로 새 건축물을 선보일 예정이다. 서펜타인 갤러리의 파빌리온 프로젝트는 자하 하디드, 렘 콜하스, 프랭크 게리 등 다수의 프리츠커상 수상자들이 거쳐 갔다. 조민석은 “(프로젝트 건축물에) 안은미 선생님을 초청해 공연할 예정이다. 한국의 문화를 재해석해 알리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베네치아=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4-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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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한국인이 日올림픽대표 감독 맡은 셈… “韓日, 차이보다 공통점 더 많이 느껴”

    세계 최대의 현대미술 축제이자 ‘미술 올림픽’으로 불리는 베니스 비엔날레가 17일(현지 시간) 사전 개막한 가운데 일본 국가관 예술감독을 맡은 이숙경 영국 휘트워스미술관장(55)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비엔날레에는 각 나라가 국가관을 설치해 ‘경쟁’하는데 마치 일본 올림픽 국가대표팀 감독을 한국인이 맡은 격이기 때문. 일본은 1952년부터 비엔날레에 국가관을 세웠는데 이번에 72년 만에 처음 외국인 예술감독을 초빙하며 한국 예술인에게 총책임을 맡긴 것이다. 한국인이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외국 국가관에 대표 작가로 참가한 적은 있지만 예술감독이 된 것은 이번 비엔날레가 처음이다. 앞서 1993년 백남준은 독일관 대표 작가로, 1995년 최재은(재일교포 설치미술가)은 일본관 대표 작가로 참가한 바 있다. 이날 이탈리아 베네치아 자르디니 전시장 내 일본관에서 이숙경 예술감독을 만났다. 이번 전시에서 ‘합’을 맞춘 일본관 대표 작가인 모리 유코(44)와 함께였다. 일본이 파격적으로 이 감독을 선택한 배경은 무엇일까. 최근 일본이 전시회를 준비하는 과정을 바꿨기 때문이다. 일본은 이번에 참가 작가를 먼저 선정하고, 작가가 예술감독을 선택하게 했다. 지난해 일본관 대표 작가로 선정된 모리 작가가 이 관장을 지목하면서 협업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의 인연은 길지 않았지만 깊은 교감을 느꼈다고. 두 사람이 처음 함께 일한 것은 지난해 광주비엔날레였다. 당시 예술감독이었던 이 감독이 모리 작가를 초청해 광주 남구 양림동의 예술공간에서 설치 작품 ‘I/O’를 전시했다. 이 작품은 한강의 소설 ‘흰’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었다. 이 감독은 “모리 작가가 광주비엔날레에서 한국의 역사를 진지하게 연구해 감동받았다”고 했다. 모리 작가는 “광주에 수개월 동안 머물렀을 때 자주 가던 와인바의 사장님과 친해졌는데 나중에 그녀를 대학에서 가르쳤던 교수님이 한강의 아버지라는 것을 알고 놀란 경험이 있다”며 “이렇게 세상의 많은 것들이 우연 같지만 서로 깊이 연결된 모습이 많은 영감을 준다”고 말했다. ‘한국인 감독’을 맞은 일본 미술계, 더 나아가 일본 현지의 반응은 어땠을까. 모리 작가는 “일본 언론에선 이 감독이 임명되자 관심이 매우 뜨거웠다”면서 “참여 작가인 내 얘기는 쏙 빼놓고 감독에 대해서만 다루기도 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앞서 예술계는 국적이 중요하지 않다는 공감대가 있긴 했다. 이에 일반인들의 반응을 좀 걱정했는데 반대보다는 호응이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관을 운영하는 외무성 산하 일본국제교류기금의 사토 아쓰코 문화사업부장은 “아시아인 최초 영국 테이트모던 국제미술 수석큐레이터 출신인 이 감독의 국제적 네트워크와 경력을 알고 있었고, 원칙적으로 큐레이터(예술감독)에는 국적 제한이 없기에 모리 작가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때로 한일 양국의 정치적 의견이 다르고 때론 민감하지만 문화의 힘으로 그것을 극복할 수 있다고 믿기에 두 사람의 협업은 기쁜 일이었다”고 했다. 1995년부터 비엔날레에 국가관을 연 한국 역시 올해 외국인이 공동 감독을 맡았다. 덴마크 출신의 야코브 파브리시우스 아트 허브 코펜하겐 관장이 이설희 큐레이터와 함께 한국관 전시를 책임지게 된 것. 한일 양국에서 모두 외국인 감독이 참여하는 첫 비엔날레가 된 것이다. 이 감독에게 ‘한일관계 때문에 작업하는 데 부담은 없냐’고 물었더니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답이 나왔다. “공통점이 더 많이 느껴졌다”고 힘줘 말한 것. 그는 “베네치아에서 모리 작가와 일하며 한일 간 차이점보다 아시아 여성으로서 닮은 점을 더 강하게 느꼈다”고도 했다. 이날 이 감독은 검은 옷을, 모리 작가는 화려한 패턴의 옷을 입고 있었지만 같은 디자인의 검은색 신발을 나란히 신고 있었다. 서로 다른 국가적 배경을 지녔지만 ‘미술의 길’은 함께 걷는다는 느낌이었다.베네치아=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4-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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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중심 미술史가 놓친 작가들 한자리에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오래된 조선소와 무기 공장을 개조한 전시 공간인 아르세날레. 베네치아(베니스) 비엔날레가 열리는 장소인 이곳 입구에 들어서자 낡은 그물로 된 봇짐을 짊어진 우주인이 서 있다. 우주 탐사는 첨단 문명을 상징하지만, 그가 입고 있는 옷과 들고 있는 잡동사니는 오래되고 낡았다. 고도로 발달한 줄 알았지만 아직도 수많은 결점을 가진 인류의 ‘허름한 문명’을 상징한 이 작품은 잉카 쇼니바레의 ‘난민 우주인’이다. 우주인의 머리 위로 이번 베니스 비엔날레의 주제인 ‘외국인은 어디에나 있다(Stranieri Ovunque- Foreigners Everywhere)’라는 글귀가 네온사인으로 걸려 있다. 이들은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를 명확히 보여줬다. 인간의 문명이 여전히 허점투성이인 것처럼 “우리는 아직 세계 미술에 대해 잘 모른다”는 사실이다. 세계 최대의 현대미술 축제이자 ‘미술 올림픽’으로 불리는 베니스 비엔날레 미술전이 17일(현지 시간) 사전 공개를 시작으로 11월 24일까지 7개월 동안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1895년 시작해 60회째인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는 브라질 큐레이터 아드리아누 페드로자가 예술감독을 맡았다. 이번 전시는 유럽과 미국 중심의 미술사가 놓친 작가들을 적극 조명하겠다는 의지가 돋보였다. 특히 자르디니 전시장에서는 20세기 유행했던 입체파, 표현주의 등 다양한 표현 방식을 구사한 유럽 밖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었다. 원근법이나 해부학은 가볍게 무시한 선주민 예술부터 터부시됐던 욕망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퀴어 예술 등 규칙은 신경 쓰지 않고 자신만의 감각과 이야기에 집중한 작품들이 관객을 맞이했다. ‘초상화’ 섹션에서는 이쾌대의 ‘두루마기 입은 자화상’(1948∼1949년)과 장우성의 ‘아틀리에’(1943년)가 프리다 칼로의 자화상을 비롯한 전 세계 작품과 함께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이쾌대의 작품을 선정한 큐레이터 아디나 메이는 “전통 두루마기와 서양의 페도라를 쓰고 유화 물감과 동양화 붓을 든 작가는 한국과 한국 예술의 미래를 상상하는 당당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현대미술 작가로는 이강승(46)과 김윤신(89)이 출품했다. 두 작가는 각각 조각과 설치 작품으로 전시장 한가운데를 차지하며 비중 있게 작품이 다뤄졌다. 이강승은 드로잉, 자수, 깃털 등 연약한 오브제를 시적으로 배치해 퀴어 문화 역사의 주요한 인물들을 서정적으로 조명했다. 특히 신작은 주류 역사에 기록되지 못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양피지 그림, 금실 자수, 미국 수어 알파벳으로 기록했다. 이날 전시장에서 만난 이강승 작가는 “퀴어이자 외국에 사는 한국인으로서 ‘외국인은 어디에나 있다’는 주제가 많은 공감이 된다”며 “우리 모두가 지구상에 잠시 왔다 떠나는 이방인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전기톱으로 작업하는 할머니 조각가’로 불리는 김윤신의 작업물 중에선 지난해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에서 선보였던 나무와 돌 조각 작품들이 전시됐다. 페드로자는 김윤신에 대해 “한국과 아르헨티나 조각 예술의 선구적인 작가”라며 “(아르헨티나 이주 등) 많은 곳을 옮겨 다니며 거주했던 경험이 작품에 녹아 있다”고 설명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4-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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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뭉크가 그린 불안과 외로움의 방[영감 한 스푼]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방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곳엔 사람이 7명이나 되지만, 어딘가 허전하고 텅 빈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림 속 인물 중 1명은 정면을 보고 있지만 나머지는 모두 고개를 떨구고 있죠. 무엇보다 누구도 서로 눈을 맞추거나 쳐다보지 않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손을 잡거나 기댄 사람도 없이 모두가 섬처럼 뚝 떨어진 모습. 사람으로 가득하지만 모두가 저마다의 외로움에 잠겨 있는 이 작품은 에드바르 뭉크(1863∼1944)가 1893년 그린 ‘병실의 죽음’입니다.누나 소피의 죽음 이 그림은 아픈 사람이 머무는 곳인 ‘병실’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병실의 주인은 뭉크보다 한 살 많은 누나 요한네 소피(1862∼1877)인데요. 침대에 누워있어야 할 그녀는 마지막 순간 답답함을 호소하며 의자로 옮겨달라고 한 뒤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침대 옆 의자에 앉아 있는 거의 보이지 않는 인물이 소피입니다. 소피를 마주 보고 두 손을 모아 기도를 하는 사람은 뭉크의 아버지 크리스티안 뭉크입니다. 그리고 의자에 손을 올린 채 고개를 숙인 여성은 이들의 어머니가 아닌 이모 카렌인데요. 어머니가 그림에 없는 것은, 소피가 세상을 떠나기 9년 전 같은 병으로 그녀도 사망했기 때문입니다. 뭉크의 어머니와 누나를 모두 앗아간 것은 결핵이었습니다. 그러면 그림 속에서 뭉크는 어디에 있을까요? 그림 중앙에서 조금 왼쪽에 텅 빈 얼굴로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여자와 침대 사이 납작하게 끼어 잘 보이지 않는 옆모습의 인물이 바로 뭉크입니다. 정면을 보는 여자와 의자에 앉아 고개를 숙인 여자는 모두 소피의 자매입니다. 또 그림 왼쪽 벽에 손을 기댄 남자는 역시 뭉크의 남동생 안드레아스. 즉 이 그림은 소피의 죽음을 마주하는 온 가족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불안과 외로움의 방 이 그림에서 뭉크가 어떻게 불안과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표현했는지 자세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먼저 이 작품의 주제는 소피의 죽음이지만, 텅 빈 침대와 소피의 뒷모습만 그려졌을 뿐 죽음에 대한 직접적인 묘사는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또 싱그러운 초록색이 아니라 시퍼런 멍이 든 것 같은 녹색, 검은색을 그림의 주된 색채로 사용하면서 죽음과 질병의 느낌을 드러내고 있죠. 게다가 마룻바닥과 벽이 만나는 선은 그림의 중앙보다 더 위쪽에 그려져 있습니다. 이 선을 기준으로 침대와 의자가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혹은 아래로 쏟아져 내릴 것처럼 불안감을 자아냅니다. 여기다 그림 중앙에서 유일하게 앞을 보고 있는 여자의 얼굴은 불안감을 극단으로 치닫게 합니다. 앞을 보고 있지만 아무것도 쳐다보고 있지 않은 듯한 공허한 눈빛. 뭉크의 대표작인 ‘절규’에서처럼 금방이라도 소리를 지를 것 같은 얼굴의 여자는 가까운 사람의 죽음에 대한 슬픔을 넘어 공포를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치 모두가 피할 수 없는 결말인 죽음을 마음 깊이 느낀 것처럼 말이죠. 뭉크는 이 그림에서 죽음 앞에서는 누구나 혼자일 수밖에 없다는 외로움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는 왜 이렇게까지 두렵고 불안한 그림을 그려야 했을까요?죽음은 나를 지킨 검은 천사 뭉크가 소피의 죽음을 묘사한 것은 이 그림이 처음은 아닙니다. 22세였던 1885년 처음으로 소피의 죽음을 ‘아픈 아이(The Sick Child)’라는 작품에서 그린 뒤 뭉크는 64세가 된 1927년까지 40여 년간 ‘아픈 아이’를 여러 작품으로 그렸습니다. 공개된 작품으로는 유화가 6점, 판화가 8점에 달하고 드로잉까지 합하면 더 자주 천착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그는 소피의 죽음을 괴로워하며 그것을 극복하지 못하고 계속 곱씹은 걸까요? 그림을 보면 뭉크는 단순히 감정에 사로잡혀 있다기보다는 그때 느꼈던 처절한 외로움과 불안, 두려움을 표현하는 방식을 끊임없이 탐구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흐르는 눈물처럼 물감을 세로선으로 그어 내리거나, 공허한 얼굴을 묘사하거나, 쏟아질 것 같은 방을 그리면서 말이죠. 즉, 아픈 기억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학자처럼 찬찬히 들여다보면서 분석하고, 이를 통해 인간의 본질에 접근하려고 노력한 것입니다. 문학가는 그런 탐구의 결과를 시와 소설 같은 문학 작품으로, 음악가는 음악으로 만들어 내듯 뭉크는 그것을 시각 언어로 풀어 놓기를 시도했습니다. 이러한 깊은 탐구가 ‘절규’와 ‘마돈나’ 같은 세기의 명작을 낳는 토대가 되었음을 의심할 수 없습니다. 뭉크는 “어릴 때부터 내 요람은 아픔, 광기, 죽음이라는 검은 천사가 지키고 있었다”는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검은’이라는 말은 두렵고 불안한 느낌을 자아내지만 ‘천사’는 나를 지켜주는 존재라는 말입니다. 삶에서 겪는 고통과 상처, 외로움은 나를 시련에 들게 하지만 결국에는 스스로를 직면하게 해주는 인생의 수호자라는 의미로 읽을 수 있죠. 살다 보면 누구나 겪게 되는 아픔을 끈질기게 파고들고 극복하면, 자신만의 이야기로 만들어진 단단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이야기를 그는 슬픔을 담은 그림을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뉴스레터 ‘영감 한 스푼’은 매주 목요일 오전 7시에 발송됩니다. QR 코드를 통해 구독 신청을 하시면 e메일로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김민 문화부 기자 kimmin@donga.com}

    •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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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빌보드, 세계 엔터지형 바꿀 K팝 홍보대사 될것”

    “K팝 음악의 미래가 굉장히 밝다고 생각합니다. 쏟아져 나오는 음악의 질과 양 모두 긍정적이거든요.”(마이크 반 빌보드 최고경영자·CEO) K팝이 방탄소년단(BTS)을 필두로 수년 전부터 빌보드 핫 100 차트 장벽을 깨며 높아진 위상을 자랑하는 가운데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음악 잡지·차트로 꼽히는 빌보드가 한국에 상륙한다. 빌보드는 6월 빌보드 매거진 한국판 ‘빌보드 코리아’ 창간호를 발간하고 한국에 공식 진출한다. 빌보드 내 K팝 차트 등도 신설돼 K팝이 다시 한번 도약할 계기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반 CEO는 15일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활발하고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한국의 음악 시장을 제대로 전달하겠다. 전 세계 팬들이 K팝의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접할 창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트남계 미국인인 반 대표는 미디어 경영전문가로 2022년 5월 빌보드 CEO에 오른 뒤 이번에 처음 한국을 찾았다. 앞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에 빌보드 코리아가 발간된 적은 있지만, 이때는 라이선스만 가지고 국내에서 운영했다. 김유나 빌보드 코리아 대표는 “이전의 빌보드 코리아와 이번에 새롭게 만들어지는 매거진은 전혀 관련이 없다”며 “올해 발간되는 빌보드 코리아는 본사 아래에서 모든 것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K팝 차트도 신설된다. 빌보드는 현재 메인 앨범차트(빌보드 200), 메인 싱글차트(핫 100) 등 차트 150여 개를 운영하고 있다. 기자간담회에서 ‘K팝 차트가 신설되면 한국의 다양한 음악 장르를 (아이돌 음악 중심의) K팝으로 한정 짓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반 대표는 “K팝 차트도 라틴 차트, 재즈 차트 등 다른 음악 장르와 같은 방식으로 운영하고 우리만의 노하우를 통해 한국 음악이 가진 모든 뉘앙스를 전달할 것”이라고 답했다. 빌보드의 K팝 차트 신설은 ‘음원 사재기 의혹’이 끊이지 않는 국내 주요 음원 차트들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반 대표는 “딸과 조카에게 좋아하는 가수를 물어보면 BTS, 블랙핑크, 뉴진스, 트와이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 여러 가수를 이야기한다. 나는 모든 K팝 아티스트를 응원한다”며 “K팝은 국경을 넘어 국제 엔터 사업계의 지변을 일으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빌보드는 K팝과 K뮤직, 나아가 한국 문화를 전파하는 홍보대사로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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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관에 들어온 정원… 80대 조경가 정영선展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 중정처럼 만들어진 야외공간 ‘전시마당’에 새로운 정원이 생겼다. 이 정원에는 미술관 근처 인왕산에서 영감을 얻어 언덕과 자연석이 배치됐고, 사이사이에 고사리 같은 양치식물과 야생화 등 한국 고유의 자생식물을 심었다. 미술관 밖 자연풍경을 조그맣게 옮겨 온 이 정원은 1세대 조경가 정영선(83)의 작품(사진)이다. 그의 50여 년 조경 인생을 돌아볼 수 있는 전시 ‘정영선: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가 5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렸다. 1980년 여성 최초로 국토개발기술사(조경) 자격을 얻은 정영선은 예술의전당, 선유도공원, 서울식물원 등 공공 조경은 물론이고 제주 오설록 티하우스, 남양성모성지 같은 사설공간 조경 설계까지 최근에도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전시장에서는 60여 개 프로젝트에 대한 설계도면, 스케치, 모형 등 관련 기록 500여 점을 살펴볼 수 있다. 기록들은 주제와 성격에 따라 7가지 부분으로 나뉘는데, 선조로부터 향유된 우리 고유 식재와 공간 구성을 도입한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정원의 재발견’ 부분이 흥미롭다. 호암미술관에 조성된 정원 ‘희원’에 관한 기록도 볼 수 있다. 희원에는 미술관이 소장한 신라시대 석탑, 불상 등이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의 사군자와 함께 어우러져 있다. 희원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정영선은 전통 정원의 요소를 자신의 작업에 본격적으로 활용하게 된다. 이 밖에 일반인에게도 친숙한 ‘광화문광장’(2009년) ‘여의도샛강생태공원’(1997, 2007년) ‘남해 사우스케이프 암각 동산’(2018년)이 만들어진 과정도 볼 수 있다. 9월 22일까지. 2000원.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4-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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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MA 큐레이터들, 한국서 새로운 예술 찾는다

    미국 뉴욕을 찾는 사람에게 뉴욕현대미술관(MoMA)은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와 클로드 모네의 ‘수련’ 등 근대 유럽, 북미의 명작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런 MoMA의 화려한 전시실 뒤 큐레이터들의 집무실에서는 북미와 유럽을 벗어나 새로운 예술을 발굴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주하다. 9일 한국을 찾은 세라 스즈키 MoMA 부관장은 동아일보를 만나 “MoMA는 다양한 이야기를 찾고 있다”며 “북미와 유럽 밖 전 세계 예술가들이 어떤 생각과 아이디어를 가졌는지, 그것을 어떤 새로운 형태로 표현하는지 발굴하고 서로 다른 작품들이 대화를 나누도록 미술관을 구성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MoMA가 이런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국 미술을 연구할 큐레이터를 파견한다. 스즈키 부관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아트라이브러리에서 ‘큐레이터 교류 프로그램’ 등을 발표했다. MoMA의 큐레이터들이 한국에 2주∼3개월간 머물며 직접 한국 미술을 연구하고, 한국의 큐레이터도 MoMA에 가서 6개월∼1년간 연구 및 전시 기획에 참여한다. MoMA에서는 회화 건축 디자인 드로잉 프린트 사진 등 6개 분과의 큐레이터 중 지원자가 한국에 오게 되며, 이미 3월 사진 분과 큐레이터가 정연두 박찬경 문경원 노순택 오희근 성능경 등 국내 작가를 만났다. 스즈키 부관장은 “작업실 방문과 기록 열람, 작가와의 대화를 통해 예술 작품이 나오게 된 맥락을 밀착 경험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MoMA는 한국에서 어떤 예술을 찾고 싶어 할까? 스즈키 부관장은 “우리 미술관에는 많은 큐레이터가 있고 각자 분야와 관심사가 달라 한 방향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에 MoMA 부관장이 아니라 큐레이터 개인으로 예술을 볼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말해 달라 했다. “저는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보게 하는 작품이 호소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방식은 지적이거나, 개념적이거나, 감성을 자극하거나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눈으로 보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들이죠. 결국 세상을 다른 관점으로 보도록 관람객의 마음을 움직이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면서 젊은 예술가들에게 “요즘 많은 유행이 예술을 좌우하지만 자신에게 정직하라는 조언을 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내가 가진 느낌, 내가 믿는 아이디어가 인기가 없거나 트렌드에 맞지 않는 것 같아도 그 느낌이 진짜라고 믿는다면 포기하지 마세요. 주변을 둘러보고 함께해 줄 사람을 찾으세요. 그러한 시행착오가 당신의 예술을 사회 속에 자리 잡게 해 줄 것입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4-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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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스타K’ 출신 박보람, 지인과 술자리중 사망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시즌2 출신 가수 박보람 씨(사진)가 11일 사망했다. 향년 30세. 경기 남양주남부경찰서에 따르면 박 씨는 11일 오후 9시 55분경 남양주시에 있는 지인의 집에서 여성 지인 2명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있었다. 박 씨가 모임 도중 화장실을 가겠다며 잠시 자리를 비운 뒤 계속 돌아오지 않자 지인들이 찾으러 나섰고, 이후 화장실 쪽에 쓰러져 있는 박 씨를 발견했다. 지인들은 즉시 119 신고와 함께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 박 씨는 출동한 구급대원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 박 씨와 지인 2명이 이날 마신 술은 소주 1병 안팎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폭행당한 흔적이나 혈흔 등 타살이 의심되는 범죄 혐의점이나 극단적 선택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박 씨에 대한 부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박 씨는 2010년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2’에 출연해 톱11 본선까지 진출하며 주목받았다. 2014년 ‘예뻐졌다’로 정식 데뷔했고, 이달 3일에는 발라드 프로젝트에 참여해 신곡 ‘보고 싶다 벌써’를 발표했고,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아 정규 앨범을 준비 중이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4-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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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세월호 10주기… ‘기억의 공동체’로부터

    ‘세월호 참사 10주기가 되어가는 동안 나는 죽음과 더 가까운 나이에 이르렀다. … 무엇을 잊지 않고자 노력해야 하는가. 그건 아이들의 죽음이 아니라 사랑이다. 살고자 했던 삶이다.’ 은유 작가는 5월 16일 공개 예정인 에세이 ‘사랑이 안전한 세상을 위하여’에 이렇게 적었다. 2014년 4월 16일 비극적으로 발생했던 세월호 참사. 작가 뮤지션 배우 시인 정치인 등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이 이에 대한 기억을 에세이로 함께 묶었다. 앞서 4·16재단에서 2020년부터 매월 16일 웹사이트에 올린 연재물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들’을 책으로 펴낸 것이다. 시인 서윤후가 2020년 6월 16일 공개한 ‘슬픔의 기억력으로’에서부터 이슬아, 황인찬, 김애란, 장혜영, 핫펠트(예은), 나희덕 등의 에세이로 이어진다. 올해 공개 예정인 2024년 10월 16일분까지, 50편의 글을 담았다. ‘4월 16일에 우린 같은 안경을 나누어 가진 것 같습니다. … 조금씩 어지럼을 걷어내고 조금씩 선명히 걷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성동혁), ‘4·16이라는 숫자는 여전히 무엇으로도 메울 수 없는 기표로 우리에게 남아있습니다’(나희덕), ‘그들이 우리에게 주고 간 것, 우리가 받은 것에 생각이 미치면 이내 숙연해진다’(김애란) 등.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4월 16일’에 대한 의미를 이야기하며, 여전히 우리가 나눠야 할 이야기가 많다고 전한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4-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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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달 신곡도 발매했는데…‘슈퍼스타K’ 출신 박보람, 지인과 술자리중 사망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시즌2 출신 가수 박보람 씨가 11일 사망했다. 향년 30세.경기 남양주남부경찰서에 따르면 박 씨는 11일 오후 9시 55분경 경기 남양주시에 있는 지인의 집에서 여성 지인 2명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있었다. 박 씨가 모임 도중 화장실을 가겠다며 잠시 자리를 비운 뒤 계속 돌아오지 않자 지인들이 찾으러 나섰고, 이후 화장실 쪽에서 쓰러져 있는 박 씨를 발견했다. 지인들은 즉시 119 신고와 함께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 박 씨는 출동한 구급대원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박 씨와 지인 2명이 이날 마신 술은 소주 1병 안팎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폭행당한 흔적이나 혈흔 등 타살이 의심되는 범죄 혐의점이나 극단적 선택 정황도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박 씨에 대한 부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박 씨의 소속사 제나두엔터테인먼트는 12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11일 늦은 밤 박보람이 갑작스럽게 우리의 곁을 떠났다”며 “장례 절차는 유가족과 상의 후 빈소를 마련해 치를 예정이다.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에 깊은 애도를 보낸다”고 밝혔다.박 씨는 2010년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2’에 출연해 톱 11 본선까지 진출하며 주목받았다. 2014년 ‘예뻐졌다’로 정식 데뷔했고, 이달 3일에는 발라드 프로젝트에 참여해 신곡 ‘보고싶다 벌써’를 발표했고,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아 정규 앨범을 준비 중이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4-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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