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은심

홍은심 헬스동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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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심 기자입니다. 병원, 바이오, 제약, 헬스케어, 건강 분야를 취재합니다. "인생은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다. 균형을 잡으려면 움직여야 한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말입니다. 균형 잡힌 건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겠습니다.

취재분야

2025-12-20~2026-01-19
건강100%
  • 세계 자살 사망률 30년간 30% 감소… 25세 미만 청년세대는 고위험 노출

    경희대학교(총장 김진상) 의과대학 연동건 교수 연구팀(김소은·김현진 연구원, 우세린 연구교수, 고려대 강지승 교수)이 세계보건기구(WHO)가 수집한 102개국의 사망 통계를 바탕으로 지난 30여 년간의 자살 사망률 변화를 분석하고 2050년까지의 예측 전망을 내놨다.연구팀은 1990년부터 2021년까지의 자살 사망률을 추적 분석했다. 그 결과 전 세계적으로 약 30%의 감소가 있었다고 밝혔다. 1990년 인구 10만 명당 10.3명이었던 자살 사망률은 2021년에 7.2명으로 줄었다. 남녀 모두 감소했는데 남성은 이전과 같게 여성보다 약 3.5배 높은 자살률을 보였다. 지역별 차이도 뚜렷했다. 유럽과 아시아 일부 국가는 정책과 사회적 노력으로 자살률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반면 미주 일부 국가는 오히려 자살률이 높아졌다. 이는 자살 문제가 단순히 보편적 요인만으로 설명되지 않고 각 지역의 사회·문화적 맥락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향후 변화를 예측하기 위해 ‘베이지안 기반 미래 예측 모델링’을 적용했다. 이 방법은 사전 정보와 새로운 데이터를 결합해 새로운 사건이나 미지의 확률을 추론하는 방법이다. 연구팀은 현재와 같은 감소세가 유지되면 2050년에는 전 세계 평균 자살 사망률이 인구 10만 명당 6.5명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세부 분석에서는 청년층, 특히 25세 미만의 젊은 세대가 가장 높은 위험에 놓일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학업 스트레스, 취업난, 경제적 불안정성 등 세대 특유의 부담이 자살 위험에 깊이 작용함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연구진은 ‘취약계층에 초점을 맞춘 정책 전환’을 강조했다. 김소은 연구원은 “국가·성별·나이별 차이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장기적 예측까지 제시한 최초의 연구”라며 의미를 설명했다. 우세린 연구교수는 “자살은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청년층과 특정 지역은 여전히 위태롭다”라며 맞춤형 정책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연동건 교수는 “국제 협력을 통해 자살 증가세는 멈출 수 있었지만 여전히 취약계층과 사회적 보호망이 약한 지역을 중심으로 개인 맞춤형 국가 전략을 세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연 교수 연구팀의 이번 연구는 학술적 성과를 넘어 앞으로 어떤 계층과 지역이 더 큰 위험에 놓일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번 연구는 경희대를 중심으로 고려대, 하버드 의과대학 등 다국가 공동 연구진이 협력해 이룬 성과다. 전 세계 102개국의 데이터를 장기간 추적하고 미래까지 예측한 이번 연구는 각국 정부가 정신 건강 정책을 수립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 자료로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자살 문제는 단일 국가 차원에서 해결하기 어렵다. 사회나 문화적 배경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에 국제적 연대와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성과가 학술적 발표를 넘어 실제 정책과 제도로 이어져 세계적인 자살 예방 노력에 이바지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정신 건강 분야의 최고 권위지인 ‘네이처 정신 건강’에 게재됐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5-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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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술 전 항암요법 등 총동원… 암 치료 ‘TNT 시대’ 온다

    암 치료 방법은 일반적으로 암세포를 제거하는 수술을 한 뒤 필요에 따라 항암 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하며 보완했다. 하지만 이런 흐름에 변화가 생겼다. 수술 전에 먼저 항암제나 표적치료제, 항호르몬제를 투여해 종양 크기를 줄이고 전이 위험을 막는 ‘수술 전 통합 치료(Total Neoadjuvant Therapy·TNT)’가 새로운 방식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지난해에는 직장암 치료에 TNT가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비뇨생식기능 보존이 중요한 직장암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는 TNT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항암제 투약해 종양 사라지면 수술 안 하기도직장암은 좁은 골반에 위치해 수술하기 어렵다. 또 방광, 자궁, 전립샘(전립선) 등 주요 장기와 가까워 암이 진행되면 전이될 가능성이 크고 국소 재발률도 높다. 수술 이전에 TNT를 진행하면 종양 크기를 줄일 수 있고 수술 성공률도 높일 수 있다. 유승범 서울대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TNT를 진행한 뒤 종양이 완전히 사라진 환자가 있었다”며 “2, 3년 이후엔 직장암은 대부분 TNT 방식으로 치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 주요 국가에서는 TNT 관련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국제 의료계 지침은 이미 만들어졌고, 국내에서도 TNT 관련 지침이 추진되고 있다. 대한대장항문학회(회장 이우용·이사장 정순섭)는 29일 직장암에 관한 국내 TNT 치료 지침을 발표한다. 수술을 진행하기 전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먼저 받는 방식이 낯선 것은 아니다. 이미 다른 암 치료에서도 종양 크기를 줄여 수술을 쉽게 하거나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전이를 조기에 억제하기 위해 활용됐다. 다만 TNT는 선행 항암치료를 다소 확장시킨 개념이다. 과거 선행 항암치료는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 중 일부만 수술 전에 진행하고 나머지는 수술 뒤에 실시했다. 반면 TNT는 할 수 있는 모든 요법을 수술 전에 실시해 전이를 보다 효과적으로 막고 수술 이후 환자의 체력이 떨어져 항암제를 투약하지 못하는 문제도 줄일 수 있다. 수술을 받지 않고 종양이 사라지면 정기적인 추적이나 관찰만 할 수도 있다.● 직장암 넘어 방광암-폐암 등 적용 가능성 TNT는 국내에선 주로 직장암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방광암 폐암 위암 췌장암 등에도 연구가 진행 중이다. 면역 체계를 깨워 암을 공격하는 면역항암제와 암세포의 특정 신호만 차단하는 표적치료제를 TNT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방광암의 경우 TNT와 보조 면역치료를 결합한 전략이 무병 생존율(재발이 발생하지 않는 기간)을 끌어올렸다. 김재헌 순천향대 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항암제 효과가 좋아지면서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를 활용해 방광을 떼지 않고도 암을 치료할 수 있게 됐다”며 “방광을 떼지 않아 삶의 질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폐암에 면역항암제를 TNT로 적용한 결과 치료 후 암이 영상검사나 조직검사에서 사라진 환자 비율인 ‘병리학적 완전관해율’과 무병 생존율이 높아졌다. 위암과 췌장암에서도 TNT 개념을 적용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환자에겐 선택지가 늘었다. TNT 적용 여부에 따라 삶의 질과 장기 보존, 재발 가능성 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승태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새로운 암 치료의 흐름이 이제 막 열린 것”이라며 “외과, 내과, 영상의학과 등 다양한 진료과가 모여 치료 방법에 대해 논의하는 다학제 협력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국내 의료계는 임상 결과가 쌓이고 다학제 협력이 강화되면 TNT가 암 치료 표준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암마다 특성이 제각기 달라서 치료 순서 최적화, 장기 데이터 축적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며 “방사선 치료 기간과 항암제 투여 순서에 따라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최근 연구에서 지적됐다”고 말했다.홍은심 헬스동아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5-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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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 치료 ‘TNT 시대’…수술전 종양크기 줄이고 전이위험 막는다

    암 치료 방법은 일반적으로 암세포를 제거하는 수술을 한 뒤 필요에 따라 항암 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하며 보완했다. 하지만 이런 흐름에 변화가 생겼다. 수술 전에 먼저 항암제나 표적치료제, 항호르몬제를 투여해 종양 크기를 줄이고 전이 위험을 막는 ‘수술전 통합 치료(Total Neoadjuvant Therapy·TNT)’가 새로운 방식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지난해에는 직장암 치료에 TNT가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비뇨생식기능 보존이 중요한 직장암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는 TNT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항암제 투약해 종양 사라지면 수술 안 하기도직장암은 좁은 골반에 위치해 수술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방광, 자궁, 전립선 등 주요 장기와 가까워 암이 진행되면 전이될 가능성이 크고 국소 재발률도 높다. 수술 이전에 TNT를 진행하면 종양 크기를 줄일 수 있고 수술 성공률도 높일 수 있다. 유승범 서울대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TNT를 진행한 뒤 종양이 완전히 사라진 환자가 있었다”며 “2, 3년 이후엔 직장암은 대부분 TNT 방식으로 치료할 것”이라고 말했다.미국과 프랑스와 네덜란드 등 주요 국가에서는 TNT 관련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국제 의료계 지침은 이미 만들어졌고 국내에서도 TNT 관련 지침이 추진되고 있다. 대한대장항문학회(회장 이우용·이사장 정순섭)는 29일 직장암에 관한 국내 TNT 치료 지침을 발표한다.사실 수술을 진행하기 전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먼저 받는 방식이 낯선 것은 아니다. 이미 다른 암 치료에서도 종양 크기를 줄여 수술을 쉽게 하거나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전이를 조기에 억제하기 위해 활용됐다.다만 TNT는 선행 항암치료를 다소 확장시킨 개념이다. 과거 선행 항암치료는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 중 일부만 수술 전에 진행하고 나머지는 수술 뒤에 실시했다. 반면 TNT는 할 수 있는 모든 요법을 수술 전에 실시해 전이를 보다 효과적으로 막고 수술 이후 환자의 체력이 떨어져 항암제를 투약하지 못하는 문제도 줄일 수 있다. 수술을 받지 않고 종양이 사라지면 정기적인 추적이나 관찰만 할 수도 있다.● 직장암 넘어 방광암-폐암 등 적용 가능성TNT는 국내에서 주로 직장암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이밖에도 방광암 폐암 위암 췌장암 등에도 연구가 진행 중이다. 특히 면역체계를 깨워 암을 공격하는 면역항암제와 암 세포의 특정 신호만 차단하는 표적치료제를 TNT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방광암의 경우 TNT와 보조 면역치료를 결합한 전략은 무병 생존율(재발이 발생하지 않는 기간)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김재헌 순천향대 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항암제 효과가 좋아지면서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를 활용해 방광을 떼지 않고도 암을 치료할 수 있게 됐다”며 “방광을 떼지 않아 삶의 질이 좋아진다”고 말했다.폐암에 면역항암제를 TNT로 적용한 결과 치료 후 암이 영상검사나 조직검사에서 사라진 환자 비율인 ‘병리학적 완전관해율’과 무병 생존율이 높아졌다. 위암과 췌장암에서도 TNT 개념을 적용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환자에겐 선택지가 늘었다. TNT 적용 여부에 따라 삶의 질과 장기 보존, 재발 가능성 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승태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새로운 암 치료의 흐름이 이제 막 열린 것”이라며 “외과와 내과, 영상의학과 등 다양한 진료과가 모여 치료 방법에 대해 논의하는 다학제 협력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국내 의료계는 임상 결과가 쌓이고 다학제 협력이 강화되면 TNT가 암 치료의 표준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암마다 특성이 제각기 달라서 치료 순서 최적화, 장기 데이터 축적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며 “방사선 치료 기간과 항암제 투여 순서에 따라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최근 연구에서 지적됐다”고 말했다.홍은심 헬스동아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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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장난 심장 판막에 새 판막 삽입시술, 수술 대비 효과 입증”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온몸에 혈액을 보내는 심장 판막이 좁아지는 질환이다. 이렇게 심장 출구가 막히면 호흡곤란, 가슴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심장판막 질환은 75세 이상 고령자 10명 중 3명에서 발견될 만큼 흔한 질환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심장질환은 지난 10년간 암에 이어 국내 사망 원인 2위로 꼽혀왔다. 그러나 암에 비해 인지도가 낮고 증상이 심각하게 나타나기 전까지 별다른 자각이 없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이중희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심장내과 교수를 만나 대동맥판막 협착증의 진단과 최신 치료법, 중증 심혈관질환 치료에서 지역 거점병원의 역할까지 자세히 알아봤다.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어떤 질환인가.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나이가 들면서 심장판막이 퇴화하고 석회화되면서 혈액이 원활히 흐르지 못하게 되는 질환이다. 가장 흔한 원인은 노화에 따른 퇴행성 변화다. 류머티즘성 판막 질환이나 과거 염증성 질환의 후유증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호흡곤란, 흉통, 실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 발현 후 2년 내 치료하지 않으면 환자의 약 50%가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될 만큼 치명적인 질환이다. 돌연사 위험도 존재하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응급의학적으로 ‘응급’은 치료를 지연할 경우 1∼2일 내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를 의미한다. 대부분의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는 즉각적인 응급 처치는 필요하지 않지만 무증상 환자라도 갑작스럽게 심부전이나 쇼크가 발생한다면 응급 시술이 필요할 수 있다. 반대로 증상이 있더라도 전신 상태가 안정적이라면 정해진 치료 시점에 따라 계획적으로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진단은 어떻게 하나. “대부분은 호흡곤란, 가슴 통증, 실신 등 세 가지 주요 증상이 나타나 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진단된다. 건강검진이나 다른 질환 검사 중에 우연히 진단되는 경우도 많다. 심장 초음파 검사가 주된 진단 방법으로 활용된다. 판막의 해부학적 구조와 기능적 이상을 모두 확인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이고 효과적인 검사다. 숙련된 의료진의 판독으로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판막 면적이 1.0㎠ 미만, 평균 압력 차가 40㎜Hg 이상, 최대 혈류 속도가 4.0m/s 이상, 이 중 하나라도 나타나면 중증으로 진단한다.” ―중증도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지나. “무증상 중증 환자는 3∼6개월 간격으로, 중등증 이하 환자는 6개월∼1년 간격으로 정기적인 초음파 추적 관찰이 권고된다. 증상이 동반된다면 판막 치환술이 필요하다. 치료는 환자의 나이, 전신 상태, 수술 위험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외과적 수술 또는 경피적 대동맥판막 치환술(TAVI) 중 적절한 방식을 선택한다.” ―TAVI 시술은 어떤 것인가. “TAVI는 흉부를 절개하지 않고 대퇴동맥을 통해 카테터 기구를 삽입해 좁아진 판막 안에 새로운 인공 판막을 위치시키는 방법이다. 판막이 심장에 도달하면 정확한 위치에서 서서히 펴지며 기존 판막을 옆으로 밀어내고 자리를 잡는다. 새 판막은 스텐트 구조로 고정되며 정상적인 혈액 흐름을 유지한다. 이 과정은 엑스레이 영상 유도하에 정밀하게 이뤄진다. 기존 수술과 비교했을 때 신체 부담이 적고 회복이 빠르며 특히 고령 환자나 고위험군 환자에게 적합하다는 장점이 있다.” ―인공판막은 시간이 지나면 교체해야 하나. “TAVI에 사용되는 판막은 생체 조직으로 구성돼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석회화나 혈전 형성 등으로 기능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기존 판막을 외과적으로 제거하고 새 판막을 삽입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고령 환자가 많다는 점에서 수술 부담이 크기 때문에 실제 임상에서는 기존 판막 안에 새로운 판막을 삽입하는 ‘판막 내 판막 시술’이 활용되고 있다.” ―TAVI 시술의 효과는 어떤가. “국내는 아직 10년 이상의 장기 추적 데이터를 전국 단위로 확보하진 못했다. 하지만 주요 기관별로는 중장기적인 임상 결과가 있다. 해외는 10년 이상 추적한 다수의 임상 연구를 발표했다. 대표적인 게 ‘NOTION trial’로 수술 치료와 자가 확장형 판막을 사용한 TAVI 시술을 받은 저위험 환자를 10년간 추적 관찰한 임상 연구다. 비교 결과 전체 사망률과 심부전으로 인한 재입원율은 큰 차이가 없었다. 혈류 역학 지표(심장 초음파로 측정한 압력 차 등)는 TAVI가 수술보다 더 우수한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최근 저위험군 환자에 대한 자가 확장형 판막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 5년 차 데이터가 공개됐는데 압력 차 지표에서 TAVI가 수술 대비 더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술 후 합병증도 있나. “대표적인 합병증은 시술 부위 출혈과 전도 장애(방실 차단)가 있다. 출혈은 대퇴동맥 삽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시술자의 숙련도에 따라 발생률은 낮아지는 추세다. 일반적으로는 1% 미만으로 보고되고 있다. 전도 장애는 인공판막이 심장의 전기신호 전달 부위를 자극할 경우 발생하며 일부 환자(5∼10%)는 박동기 삽입이 필요할 수 있다. 드물지만 치명적인 합병증으로는 대동맥 파열이 있으며 시술 전 컴퓨터단층촬영(CT) 평가를 통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TAVI는 모든 병원에서 시술 가능한가. “TAVI 시술은 고난도 중재 시술로 분류된다. 심장내과뿐만 아니라 흉부외과, 마취과, 영상의학과 등 다학제적 협진이 필수다. 일정 건수 이상의 시술 경험과 기반이 요구되기 때문에 현재 국내에서는 대부분 3차 의료기관에서 시행되고 있다. 다만 심장 특화 역량이 있는 일부 2차 병원에서는 예외적으로 시행되는 사례도 있다.” ―강원 지역 환자의 특징이나 치료 접근성은 어떤가. “강원도는 고령 인구 비율이 높고 지역이 넓어 병원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이 때문에 증상이 있음에도 치료 시기를 놓치고 병이 상당히 진행된 후 내원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은 지역 환자가 더욱 빠르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협진 시스템과 진료 연계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실제 많은 환자가 장거리 이동 없이 양질의 시술을 받고 있다. 우리 병원은 지역 내 유일하게 TAVI의 독립 시술 여건과 역량을 갖추고 있는 3차 의료기관이다. 1·2차 의료기관과 긴밀히 협력하며 강원 지역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 향상을 위해 힘쓰고 있다. 현재 총 75개 의료기관과 협약을 맺은 공공 의료 네트워크의 핵심축이다. 진료 의뢰·회송, 공동 진료, 기술 자문과 교육을 통해 강원 지역 내 의료 전달 체계를 강화하고 지역 보건의료 시스템의 안정성 제고에 이바지한다.” ―마지막으로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나 보호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예후가 좋은 질환이다. 최근에는 시술 방법이 다양화되고 고위험군뿐 아니라 비교적 건강한 고령 환자에게도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해졌으니 증상이 의심되면 미루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하길 권한다. 증상이 있다면 조기에 병원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도권까지 먼 거리를 이동하지 않더라도 본원에서 충분히 고난도 치료가 가능하므로 하루빨리 내원해 적절한 치료를 받으라고 말씀드리고 싶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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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폐암 신약 레이저티닙, 병용요법 임상도 효과 확인”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암 사망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폐암.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조기 발견이 어렵고 진단이 됐을 때는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인 경우가 많다. 폐암은 폐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이다. 폐의 기관지나 세기관지, 폐포를 덮고 있는 상피세포에서 비정상적인 세포가 무절제하게 증식하면서 생긴다. 최근 폐암 치료제의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임상 현장에도 변화가 생겼다. 안진석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를 만나서 폐암 치료의 동향과 최신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물었다.―건강검진으로 폐암 조기 발견이 가능하지 않나.“국내 폐암 환자의 진단은 양극화된 양상을 보인다. 과거에는 4기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건강검진과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로 조기에 발견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우리나라는 1기와 4기 환자가 상대적으로 많고 중간 단계인 2기·3기 환자는 적은 편이다.”―최근 새로운 폐암 치료제 개발도 활발하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어떤 변화가 있는지.“현재 폐암 치료에는 10개가 넘는 약제가 사용되고 있다. 환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넓어진 것이 긍정적이지만 연구자 입장에서는 각 약제의 효과와 부작용을 모두 숙지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레이저티닙처럼 자주 사용하는 약제는 익숙하지만 1년에 한두 명 정도밖에 없는 희귀 변이 환자에게 쓰이는 약제는 다시 확인이 필요할 때도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에게 맞는 표적 변이를 정확히 찾아내는 것이다. 특정 약제의 대상이 될 수 있음에도 변이를 발견하지 못하면 치료 기회를 놓치게 된다. 이런 이유로 차세대 염기 서열 분석을 통한 정밀 진단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병기에 따라 치료법도 차이가 있을 텐데….“폐암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병기다. 전체 폐암 환자의 약 80∼85%는 비소세포폐암이며 나머지 15%는 소세포폐암이다. 일반적으로 폐암이라고 하면 대부분 비소세포폐암을 의미한다. 비소세포폐암은 1기부터 3기 초반까지는 수술이 기본 치료법이고 수술이 어려운 일부 3기 환자는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가 병행된다. 4기부터 전신 치료가 시행된다. 최근에는 면역항암제가 2∼3기 환자에서 선행 요법으로 효과를 보이면서 수술 전 항암·면역 치료를 시행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4기는 여전히 표적항암제가 핵심이다. 특히 작년 1월부터 레이저티닙과 오시머티닙 표적항암제가 급여가 적용되면서 3세대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KI) 단독요법이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6월에는 병용요법도 부분 급여가 인정돼 치료 옵션이 확대됐다. 표적항암제를 사용할 수 없는 환자는 면역항암제 단독 또는 항암화학요법과 병용하는 치료가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새로운 병용요법 임상시험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3세대 TKI가 1차 요법으로 급여 적용되면서 실제 진료 현장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가.“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변이 환자의 약 90%는 3세대 약제로 치료를 시작하고 있다. 초기에는 오시머티닙이 주로 사용됐지만 레이저티닙이 등장한 이후 현재는 두 약제가 거의 비슷한 비율로 사용된다. 레이저티닙 병용요법의 임상 데이터가 발표되면서 현장에서 레이저티닙을 선호하는 분위기도 일부 형성됐다. 레이저티닙은 국내 제약사와 학계가 함께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허가·급여가 이뤄진 첫 항암 신약이라는 점에서 국내 연구자들의 애정이 크다. 유한양행은 급여 적용 전 6개월 동안 무상 지원 프로그램(EAP)을 운영하며 환자 치료 기회를 확대하기도 했다. 레이저티닙 병용요법은 오시머티닙 대비 1년 이상의 전체 생존 기간 연장 효과가 확인됐다. 그러나 아직 비용 부담과 부작용 증가가 과제로 남아 있다. 또 하나의 과제는 1차 치료에서 3세대 TKI 사용 후 실패했을 때의 후속 옵션이다. 현재는 항암화학요법이 표준이지만 상피 간엽 이행(MET) 증폭 환자에게 표적 약제를 병용하는 연구 등 다양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아직은 임상 단계에 머물고 있으나 향후 중요한 연구 주제가 될 것이다.”―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의 효과는 어떠한가. 급여가 부분 적용되면 실제 진료에서는 어떻게 사용하는가.“효과 측면에서는 병용요법이 단독요법보다 우수하다. 무진행 생존 기간(PFS)과 전체 생존 기간(OS) 모두 개선된 것이 입증됐다. 다만 부작용도 함께 높아지기 때문에 고령 환자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젊은 환자에게 권유하는 경향이 있다. 환자가 경제적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우면 급여가 적용되는 레이저티닙만 단독요법으로 사용한다. 일부 환자는 비용을 감수하고 병용요법을 선택하기도 하지만 그 비중이 크지 않다.”―대한항암요법연구회 회장인데 연구회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3월부터 대한항암요법연구회(KCSG) 회장직을 맡고 있다. 연구회의 정회원은 대부분 종양내과 전문의다. 연구회의 가장 큰 목표는 임상 연구를 통해 암 환자의 생존율을 향상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국민 대상 암 관련 홍보와 연구자·종양학 의료진에 대한 교육도 담당하고 있다. 연구회가 주도하는 임상은 대부분 연구자 주도 임상 연구다. 이는 제약사가 직접 설계·진행하는 임상과 달리 연구자가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제약사와 협의해 약제나 연구비를 지원받아 진행한다. 상업적 수익성이 큰 분야보다는 상대적으로 제약사들의 관심이 적은 영역을 다루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기존 약제의 비교 연구, 희귀질환 연구 혹은 의학적으로 의미가 크지만 상업적 이익이 적은 주제를 중심으로 한다. 또한 해외 연구기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국제 협력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연구회의 목표와 향후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한다.“과거에는 연구자의 의견이 임상 연구 설계에 적극 반영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제약사 주도의 연구가 많아지면서 연구자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측면이 있다. 이에 따라 제약사의 관심이 부족한 영역에서 연구자 주도 임상이 위축된다는 점이 안타깝다. 또 하나의 어려움은 글로벌 임상 연구 환경이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비교적 보수적으로 심사하는 편이다. 이 때문에 일부 연구는 국내에서 진행되지 못하거나 특정 환자군이 제외되는 경우가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임상에서 한국의 참여 기회가 줄어드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한국은 그동안 글로벌 임상 연구에 중요한 이바지를 해왔으나 최근 다소 실험적 성격이 강한 임상 연구에서는 국내 허가 절차 과정에서 제약을 받기도 한다. 의정 갈등 사태 이후 필수 의료과 인력 부족 문제도 심각하다. 혈액종양내과는 내과 중에서도 대표적인 기피 과로 당장은 드러나지 않지만 향후 10∼20년 내 큰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연구회 차원에서는 필수 의료과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요구하고 공익적 목적의 임상 연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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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계 소식] 만성신장질환자 맞춤형 치료법 제시

    급성 심근경색은 심장의 관상동맥이 갑자기 막혀 심장근육이 죽는 질환이다. 이른 시간 안에 관상동맥을 열어주는 치료가 중요하다. 치료 후 혈관이 다시 막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항혈소판제를 복용하는데 만성 신장질환을 동반한 환자는 항혈소판제 복용량을 줄이는 것이 안전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서울성모병원 연구팀은 급성 심근경색 환자 중 만성 신장질환을 동반한 환자에서 이중 항혈소판 요법 감량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했다고 발표했다. 이중 항혈소판 요법은 심장이나 뇌혈관 시술 후 혈관이 다시 막히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아스피린과 P2Y12 억제제를 함께 사용해 혈소판 응집을 억제하는 치료법이다.만성 신장질환 환자는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발생 시 허혈성 사건과 출혈 합병증 모두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치료의 어려움이 있다. 일반인 대비 심혈관 사망률도 2∼3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번 연구는 2021년 국제 학술지 랜싯에 발표된 임상시험의 후속 연구로 2014년 2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국내 32개 주요 심장센터에서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을 받은 만성 신장질환을 동반한 급성 심근경색 환자 30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대부분 3단계 만성 신장질환자로 해당 연구 대상자는 중재술을 받은 다음 1개월간 티카그렐러 기반 이중 항혈소판 요법을 안전하게 유지한 이후 11개월 동안 동일 약제를 유지하는 대조군(145명)과 클로피도그렐로 항혈소판제를 감량하는 실험군(160명)으로 무작위 배정됐다.연구 결과 만성 신장질환 환자에서 항혈소판제를 감량하는 전략은 출혈 위험을 현저히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출혈 위험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혈관 재협착에 따른 허혈성 사건의 증가는 관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심혈관 관련 사망, 심근경색, 뇌중풍(뇌졸중)으로 구성된 주요 허혈성 사건 발생률은 감량군 4.4%(7명), 대조군 5.5%(8명)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심혈관 관련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출혈 역시 감량군 6.2%(10명), 대조군 13.1%(19명)로 감량군에서 55.0% 낮은 위험도를 보였다. 이는 감량 전략이 전반적인 임상 결과 개선에 이바지함을 의미한다.이번 연구는 만성 신장질환을 동반한 급성 심근경색 환자에서 항혈소판제 감량 전략을 평가한 첫 연구로 평가된다. 기존 연구가 주로 전체 환자군을 대상으로 하거나 안정형 협심증 환자를 포함한 것과 달리 급성 심근경색 환자 중 만성 신장질환을 동반한 고위험군에 특화된 결과를 제시했다.지금까지 치료 지침에서는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에게 티카그렐러나 프라수그렐 같은 강력한 항혈소판제를 클로피도그렐보다 우선 권고해 왔지만 만성 신장질환과 같은 고출혈 위험군에서는 맞춤형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번 연구에서 제안한 방식은 급성·고위험 시기에는 강력한 항혈소판 효과를 유지하면서 이후 안정화 시기에는 출혈 위험을 줄이는 균형 잡힌 접근법으로 평가된다.장기육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만성 신장질환 환자는 출혈과 허혈성 사건 위험이 모두 커 치료 전략 수립이 어려웠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안전하고 효과적인 맞춤형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저널 최근 호에 게재됐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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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가능” 판정 환자도 수술… 생체 ‘간이식’ 1년 생존율 95%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에 따르면 2023년 국내 간(肝)이식은 총 1642건이 이뤄졌다. 이 가운데 생체 간이식이 1200건 이상으로 전체의 70%를 차지했다.간이식은 말기 간질환 환자에게 남은 유일한 치료법으로 꼽힌다. 기능을 상실한 간을 대신해 건강한 간 일부를 이식하는 방식이다. 간은 재생 능력이 뛰어나 기증자가 일부를 내주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회복된다.간이식, 9시간의 고난도 수술… 국내 성공률 높아간이식은 망가진 간을 제거하고 그 자리에 새로운 간을 넣는 방식으로 간경화와 간암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외과 분야에서도 수술 시간이 9시간가량 걸릴 정도로 고난도 수술로 통한다. 수많은 혈관을 연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국내 간이식 성공률은 100%에 가깝다. 세계 의학계도 한국 의료진의 간이식을 1위로 꼽는다.간이식 방법은 크게 뇌사자 간을 통째로 옮기는 ‘뇌사자 전 간이식’과 건강한 사람의 간을 일부 절제해 이식하는 ‘생체 간이식’으로 구분된다. 국내는 뇌사자 장기 기증이 충분치 않아 주로 가족이 기증하는 생체 간이식이 시행되고 있다.간 이식을 준비하려면 기증자와 수혜자 모두 정밀검사를 거친다. 혈액형 적합성, 간 기능 평가, 간염·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HIV) 등 감염 여부 확인이 기본이다.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간의 구조와 용적을 확인하고 혈관·담관이 안전하게 절제 가능한지 살핀다.기증자는 지방간 여부, 전신 질환 유무를 따져야 하며 남겨질 간이 충분히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지도 평가한다. 심장·폐·신장 기능까지 종합 검진이 이뤄진다. 수혜자는 수술을 견딜 체력과 다른 장기 상태를 확인하고 간암의 경우 전이가 없는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기증자는 간 자체가 건강하지 않거나 혈관·담관 구조가 복잡해 안전한 절제가 어렵다면 수술이 허용되지 않는다. 남는 간의 크기가 부족해 생존에 위협이 될 경우도 마찬가지다. 심각한 심장질환이나 신부전이 있는 경우 역시 기증이 불가능하다. 수혜자도 제한이 있다. 간암이 이미 간 밖으로 퍼졌거나 전신 감염이 심하면 이식 대상에서 제외된다. 교정이 불가능한 심장·폐 질환이 동반돼 있거나 수술 후 생존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판단될 때도 이식이 어렵다.기증자 안전이 최우선… 생체 간이식의 조건생체 간이식은 기증자의 간 일부를 떼어 환자에게 옮겨 심는 고난도 수술이다. 성인 환자에게는 보통 간의 오른쪽 절반(우엽)을, 소아 환자에게는 간의 왼쪽 일부(좌외측 구역)를 사용한다. 환자의 체중과 간 기능에 따라 필요한 용적이 다르기 때문에 수술 전 영상 검사를 통해 정밀 계산이 이뤄진다.성인 환자는 기증자의 간 오른쪽 절반 이상을 떼어 이식한다. 간의 우엽은 전체의 60∼70%를 차지해 성인에게 필요한 용적을 충족시킨다. 소아 환자는 체구가 작아 기증자의 간 왼쪽 일부, 이른바 좌외측 구역만으로도 충분하다.간은 혈관이 복잡하고 출혈 위험이 크다. 수술에서 정밀한 혈관과 담관 연결은 핵심이다. 혈관이 발달해 있어 작은 실수도 대량 출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기증자의 간을 절제할 때는 혈관과 담관을 세밀하게 구분해 절개해야 하고 이식 과정에서는 간문맥·간정맥·간동맥·담관을 정확하게 이어야 한다. 그래야 이식한 간이 정상 기능을 회복한다. 연결이 조금만 어긋나도 혈전이나 담즙 누출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 이재근 교수(이식외과)는 “기증자의 간은 통상 30% 이상 남아 있어야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다”며 “남은 간이 이보다 적으면 기증자 본인의 간부전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따라서 의료진은 기증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 동시에 수혜자에게 새로운 간이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정밀하게 수술을 진행해야 한다.간 크기·체중 차이 넘어… 세브란스, 고난도 간 이식 성공세브란스병원은 국내에서 간이식 성공률이 높은 병원 중 하나로 꼽힌다. 병원 측에 따르면 생체 간이식의 1년 생존율은 95% 이상, 5년 생존율은 80%에 이른다. 이는 국제적으로도 손꼽히는 성과다.특히 다른 병원에서 간의 크기가 맞지 않아 이식이 어렵다고 판정받은 환자도 세브란스에서는 새로운 방법을 통해 수술할 수 있다. 기증자의 간이 작다면, 오른쪽 간을 나누는 전통적인 방식 외에 다른 방법을 활용하거나 간 혈류를 조정하는 수술 기법을 적용해 수혜자에게 필요한 용적을 확보한다.5년 전 간경화 진단을 받은 김 씨(남·43)는 4번의 결찰술(혈관이나 조직을 실로 묶어 차단하는 수술)을 받고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절박한 마음에 간이식을 준비했다. 유일하게 공여가 가능한 가족은 그의 아내. 하지만 김 씨의 몸무게는 90㎏, 아내는 50㎏으로 너무 큰 체중 차이가 문제였다. 이식 적합 검사 결과 아내의 담도와 혈관 기형에 간의 크기도 작아 결론적으로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김 씨와 아내는 당시의 절망감은 차마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그대로 포기할 수 없었던 부부는 병원을 수소문하던 끝에 세브란스병원 이재근 교수를 알게 됐다. 이 교수는 상당히 까다로운 사례였다고 회상했다. 수술이 조금만 잘못돼도 평생 투석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이 교수는 장기이식센터 다학제 회의를 거쳐 수혜자인 남편에게 체중 감량을 약속받고 수술하기로 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현재 두 사람은 건강하게 회복 중이다.이 교수는 “간의 크기나 해부학적 구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진단받은 환자도 다학제 협진과 정밀 수술 계획을 통해 이식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몇 년간 간 용적이 작아 타 병원에서 수술이 어렵다고 판정을 받은 환자들이 세브란스에서 이식받고 회복한 사례가 적지 않다.이 교수는 “간이식은 단순한 수술이 아니다”며 “기증자의 희생과 의료진의 기술, 환자의 회복 의지가 있어야 가능한 생명을 이어주는 치료법”이라고 말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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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경부암 치료 어려운 이유 찾았다

    우리나라 연구팀이 국제 공동 연구로 두경부암 오르가노이드에 담긴 단일세포 전사체를 분석, 두경부암 치료에 저항하는 기전과 핵심 조절 인자를 규명했다. 이는 세계 최초다.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박영민 교수팀은 미국 USC(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두경부센터 Dechen Lin 교수 등과 국제 공동 연구팀을 꾸려 두경부암 오르가노이드 생성을 통한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을 시행했다.연구팀은 구강과 인·후두를 덮고 있는 상피세포에서 기원한 악성 종양인 두경부 편평상피 세모 암종이 수술, 화학 약물, 방사선 치료 같은 병합 치료를 시행해도 사망률이 높다는 점과 최근 타 암종은 면역항암제 개발로 치료 결과가 개선됐음에도 혁신적인 치료제 개발이 더디다는 점을 개선하고자 했다.두경부암 환자 31명의 종양 세포를 채취해 세계 최초로 환자 유래 종양 오르가노이드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두경부암 환자 유래 종양 오르가노이드가 실제 환자 종양과 유전적 특성은 물론, 조직학적 형태를 매우 유사하게 보유함을 확인했다. 장기간 배양을 거듭해도 동일 특징을 보유해 실제 종양을 잘 대표할 수 있는 신뢰도 높은 모델임을 확인했다.또한 배양한 오르가노이드에 두경부암 치료에 사용되는 대표 항암제인 ‘시스플라틴’을 적용한 결과, 반응 정도가 실제 환자 치료 결과와 일치해 치료 반응 예측 도구가 될 수 있음도 밝혀냈다.연구팀은 전체 RNA와 단일세포 RNA 분석을 통해 오르가노이드 내에 존재하는 분자 아형과 종양 내부 유전자 발현의 다양성(전사적 이질성)을 확인했다. 이는 두경부암 환자 종양에서도 관찰되는 특징이다. 두경부암 오르가노이드가 치료 전 환자 반응성을 예측하고 최적의 약제를 선택함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팀은 보고 했다.두경부암 세포가 상피세포와 간엽세포 특징을 동시에 지닌 혼합형 상피-간질엽 전이 상태를 보이면 항암제 시스플라틴 저항성을 일으켜 반응도가 낮아짐도 밝혔다. 암세포 내부 AREG(암피레귤린) 단백질 발현이 혼합형 상피-간질엽 전이 발현에 핵심 조절 인자로 작용하는 것도 확인했다.연구를 주도한 박영민 교수는 “세계 최초로 두경부암 환자 종양 조직을 이용해 두경부암 오르가노이드를 생성하고 치료 저항성 기전을 밝혔다는 점에 큰 의의를 둘 수 있다”라며 “치료 저항성 극복 전략을 동물 모델 실험을 통해 제시했다는 점도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논문은 미국암연구협회가 발행하는 학술지 Cancer Research 최신 호에 ‘두경부 편평상피세포암의 정밀 치료를 위한 환자 유래 종양 오르가노이드의 유전체 및 단일세포 분석 결과’라는 제목으로 수록됐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5-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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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세대 치과대학, 하버드대 치과대학과 국내 최초 업무협약 체결

    14일 연세대 치과대가 최근 미국 하버드대 치과대와 학술과 교육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하버드 치과대가 국내 대학과 업무협약을 맺은 첫 사례이자, 아시아권 대학 중에선 두 번째다. 연세대 치과대 정영수 학장과 치주과학 교실 차재국 교수는 협약에 앞서 지난달 15일 미국 하버드대에서 하버드대 William V.Giannobile 치과대 학장과 Sang J.Lee 교수와 함께 두 기관의 상호발전을 위한 협력 방향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이번 협약을 통해 학생과 연구 인력 교류, 치의학 교육과정 공동 개발, 공동 연구 활성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교류를 약속했다. 양 기관은 학부·대학원생 간 교류 확대를 위한 연수 교육 프로그램, 연구 분야 협력 심포지엄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구강 마이크로바이옴, 치과 생체재료 등 치의학 분야의 공통 연구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연구자 간 직접 연계를 지원한다. 또한 최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치과의사의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공동 개발하고 운영할 계획이다. 하버드 치과대는 1867년 설립된 세계 최초의 대학교 부설 치과대학으로 2025년 QS 세계대학평가에서 치의학 분야 세계 10위, 미국 내 3위를 기록했으며 기초와 임상 연구 역량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정영수 치과대학장은 “이번 협약으로 연세대 치과대의 글로벌 역량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앞으로도 치과대학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연세대 치과대는 2025년 QS 세계대학평가에서 치의학 분야 국내 1위, 세계 31위를 기록했으며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UCLA, 워싱턴대, 터프츠대 등 글로벌 주요 치과 대학들과도 전략적 동반관계를 체결하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5-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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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암 발병 중 0.4%가 급성백혈병… 완치율은 평균 60%”

    이대목동병원이 혈액암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혈액암병원을 지난 3월 열었다. 혈액암은 인체에서 가장 성장 속도가 빠른 혈액세포에 발생하는 암이다.백혈병은 혈액이나 골수 속 백혈구를 포함한 혈액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대표적인 혈액암 중 하나다. 만성적으로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도 있지만 급성인 경우 상대적으로 예후가 치명적이다. 그중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ALL)은 질환의 진행이 매우 공격적이다. 골수, 말초 혈액, 기타 장기에서 미성숙한 림프구 세포가 증식하는 악성 혈액질환으로 연간 국내 전체 암 발생 건수의 0.4% 미만에 불과한 희귀 혈액암이다.이석 이대목동병원 이대혈액암병원 백혈병센터장을 만나 혈액암병원 개설 배경과 백혈병에 대해 자세히 물었다.―이대목동병원 혈액암 병원이 신설됐다.“백혈병을 비롯한 혈액암은 질환의 진행이 빨라 치료도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지난해 초 급작스럽게 불거진 의료 현장 문제로 많은 혈액암 환자가 이른바 ‘빅5’라고 일컬어지는 대형 종합병원 혹은 지역 거점병원에서 진료받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급성백혈병은 빠른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체계적이고 집중적으로 진료할 수 있는 전문 센터가 중요하다. 이런 배경에서 이대혈액암병원이 만들어졌다.”―최근 급성백혈병 환자 수가 늘고 있는 것 같다.“평균수명이 증가하다 보니 백혈병의 발생 빈도도 증가하고 있다. 보통 백혈병은 60세 이상 고령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80대까지 평균수명이 증가하면서 백혈병 진단 비율도 늘고 있다.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입증된 것은 아니지만 바이러스성 질환이 백혈병을 비롯한 혈액암 발생 비율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시기를 지나며 백혈병 환자 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급성백혈병은 만성 백혈병과 무엇이 다른가.“급성백혈병은 뚜렷한 전조 증상 없이 3개월 전부터 갑자기 빈혈 관련 증상(두통, 호흡곤란, 전신 쇠약감, 피로감 등)과 백혈구 기능 이상 증상(발열, 감염 등)이 발생한다. 혈소판 감소 증상(코피, 잇몸 출혈, 멍 등)이 발생해 응급실이나 외래를 방문해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일부 환자는 특이한 증상 없이 건강검진 시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수치 이상이 확인돼 추가 골수 검사에서 급성백혈병이 발견되는 사례도 종종 있다. 급성백혈병을 진단받은 환자 중 약 5%는 본격적인 1차 치료가 시행되기 전에 급격한 감염이나 출혈로 사망하게 된다. 나머지 95%는 골수 검사를 거치고 입원해서 치료받는데 급성백혈병은 만성 백혈병과는 다르게 강도 높은 반복적인 항암 요법 혹은 조혈모세포 이식과 같은 치료를 받아야 한다. 급성백혈병 기준 완치율은 보통 60% 정도에 이른다. 반면 만성 백혈병은 수년 혹은 수십 년간 천천히 진행된다. 2000년 이후 다양한 표적항암제가 도입돼 치료 강도가 급성백혈병에 비해 훨씬 수월하며 생존율도 급성백혈병에 비해 월등히 높다.”―급성림프모구백혈병은 어떠한 질환인가.“급성백혈병은 면역 표현형과 분자 유전학적 특성에 따라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과 급성골수성백혈병(AML)으로 나눈다. 둘 다 골수 검사를 통해 진단된다. 특히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은 한 해 암 발생 건수의 0.4% 미만을 차지하는 희귀암이다. 급성골수성백혈병에 비해 재발이 잦기 때문에 치료가 어렵고 투여하는 치료제도 다르다.”―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의 재발률이 특히 높은 이유는 무엇인가.“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가 다른 혈액암에 비해 유난히 치료제에 대한 내성을 갖게 돼 재발을 잘 일으키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 환자의 절반가량은 반복적인 항암 치료에도 불구하고 재발을 경험하고 있다.”―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의 치료 단계가 궁금하다.“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 환자는 여러 항암 요법 단계를 거치게 된다. 첫 단계를 ‘관해 유도 요법’이라고 부른다. 완전 관해를 유도하기 위한 치료다. 완전 관해는 백혈병 세포가 모두 사멸된 상태를 말한다. 완전 관해에 성공하면 그다음은 공고 요법에 돌입한다. 관해 상태를 지속해서 유지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단계다. 재발 위험이 표준 정도면 반복적으로 공고 요법을 진행한다. 재발 고위험군이라면 조혈모세포 이식과 같은 강도 높은 치료를 권고한다. 재발성·불응성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과 미세잔존질환(관해 유도 요법을 거치고도 미세하게 남아 있는 암세포) 양성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 치료에 처방되고 있던 블리나투모맙이 최근 미세잔존질환 음성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 환자의 공고 요법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됐다. 기존에 쓰이던 치료 단계보다 더 앞선 단계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미세잔존질환 수치가 일정 범위를 벗어나면 미세잔존질환 양성으로 판정이 된다.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은 기존 항암화학요법만으로는 재발률이 높았다.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은 미세잔존질환이 많이 발견되면 재발률이 더 높아지므로 더욱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 필요했다. 특히 기존 항암화학요법은 높은 독성 때문에 미세잔존질환 양성 환자를 대상으로 투여할 경우 치료 반응률과 생존율이 낮게 나타났는데 블리나투모맙은 기존 화학요법 대비 안전성과 우수한 치료 효과를 동시에 보였다. 우리나라에서 블리나투모맙은 2020년에 미세잔존질환 양성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식약처 승인을 얻었다. 공고 요법 이후에는 관해가 풀리지 않도록 유지해 주는 유지 요법을 시행하게 된다. 유지 요법 단계는 보통 3∼5년 정도 저용량의 항암제를 지속해서 사용한다. 유지 요법을 시행하는 것이 급성골수성백혈병과 차이가 있다.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은 급성골수성백혈병과 달리 중추신경계까지 암세포가 침범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중추신경계 예방 요법이 추가로 시행된다.”―마지막으로 환자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은 희귀 혈액암이지만 임상 측면에서의 발전 속도도 빠르고 블리나투모맙과 같은 약제들이 지속해서 개발 중이다. 치료 과정이 어렵고 고되지만 질환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의료진을 믿고 끝까지 치료 과정을 완주해 주시길 바란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5-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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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동능력 급감… 드라마 ‘트라이’서 윤계상이 앓은 병 [홍은심 기자의 긴가민가 질환시그널]

    최근 방영 중인 SBS 금토 드라마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에서 스타 럭비 선수였지만 은퇴 후 잠적했던 주인공 주가람(윤계상·사진)이 중증근무력증을 앓았던 사실이 밝혀졌다. 극 중에서 가람은 중증근무력증으로 인해 팔과 다리의 운동 능력 저하가 나타나다가 호흡근 마비까지 겪는 모습이 그려진다. 중증근무력증은 몸의 신경과 근육 사이에 신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서 숨을 쉬거나 음식을 삼키고 걷는 등의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근육이 약해지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중증근무력증의 영문 질환명 ‘Myasthenia Gravis’도 심각한 근육 약화를 의미하는 라틴어와 그리스어에서 유래했다. 중증근무력증은 신체 여러 부위에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환자 1인당 평균 16가지의 증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처음에는 눈꺼풀이 처지거나 물체가 두 개로 나뉘어 보이는 등 눈 주변 근육이 약해지는 증상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평소와 다른 피로감이 느껴지거나, 목소리가 변하고 음식을 삼키기 힘들어지거나, 팔다리 힘이 빠져 걷거나 계단을 오르내리기 어려워지는 것을 느낀다면 중증근무력증의 신호일 수 있다. 실제로 성인 중증근무력증 환자의 85%가 눈 주변은 물론 입 주위와 팔다리 근육까지 약해지는 전신 중증근무력증으로 진행된다. 전신 중증근무력증은 나이에 상관없이 걸릴 수 있지만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일찍 나타나고 항아세틸콜린 수용체(AchR) 항체 양성 환자보다 항근육 특이 티로신 키나제(MuSK) 항체 양성 환자의 질환 진행 속도가 더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윤호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신경과 교수는 “중증근무력증으로 인한 근육 약화 증상이 심해지면 호흡근 마비로 이어지는 심각한 합병증인 ‘중증근무력증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삽관, 기계 호흡이 필요한 응급 상황을 겪거나 생명을 잃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중증근무력증은 하루에도 증상이 여러 번 변화한다는 특징이 있다. 어떤 때는 걷거나 팔을 들기 힘들 정도로 힘이 약해지다가 휴식을 취하면 다시 나아지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보통 아침보다 오후에 더 힘이 더 빠지고 피곤할수록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중증근무력증 환자 대부분은 장 보기, 요리, 세수, 옷 입기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이 어려워지고 원치 않게 직장을 그만두거나 직업을 바꿔야 하는 상황을 겪기도 한다. 일상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가족과 주변인의 지속적인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중증근무력증으로 인한 부담은 환자 개인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의 삶에도 영향을 미친다. 중증근무력증이 의심된다면 혈액검사로 AchR 또는 MuSK 항체 양성 여부를 확인해 진단할 수 있다. 과거에는 콜린에스테라아제 억제제, 스테로이드, 비스테로이드성 면역억제제 등으로 치료해 왔으나 치료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소요돼 즉각적으로 증상을 개선하기 어려웠고 그마저도 효과가 제한적이라 증상이 더 나빠질 가능성도 있었다. 최근에는 중증근무력증을 일으키는 원인과 연관된 병원성 자가항체의 활동을 직접적으로 차단하는 로자놀릭시주맙 등 새로운 기전의 신생아 Fc 수용체 억제제가 등장해 AchR 항체 양성 환자와 MuSK 항체 양성 환자에게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 방법이 되고 있다. 홍 교수는 “중증근무력증은 여전히 치료적 미충족 수요가 높은 희귀질환이지만 최근까지 지속해서 새로운 치료제가 개발되며 발전하고 있는 영역인 만큼 환자도 희망을 잃지 않고 꾸준히 치료를 이어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5-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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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계 소식] 서남병원 ‘착용형 로봇보조보행훈련’… 뇌졸중 환자 균형-보행능력 향상 입증

    서울특별시 서남병원(병원장 표창해) 재활의학팀은 뇌중풍(뇌졸중) 환자의 개별적인 신체 치수를 반영한 ‘최대 보폭 설정 착용형 로봇보조보행훈련’이 환자의 호흡 기능, 균형과 보행 능력 향상에 효과적임을 입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로봇보조보행훈련은 1994년 로코맷 개발 이후 다양하게 발전해 최근에는 뇌졸중 환자 재활에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뇌졸중으로 인한 마비측 감각 저하, 근력 약화, 관절 가동 범위 제한으로 나타나는 비대칭 보행을 기계적으로 교정하고 반복적인 대칭 보행 학습을 유도한다. 환자의 다리 길이 비대칭으로 인한 보행 패턴 변화를 조절할 수 있으며 독립 보행이 어려운 환자에게 안전한 환경에서 지속적인 유산소운동을 제공하고 호흡 능력 향상에 기여해 뇌졸중 초기 단계에도 적용할 수 있는 훈련법이다. 기존 연구는 환자의 기능 수준에 따른 로봇보조보행훈련 프로그램을 적용해 왔지만 환자 개인의 사지 길이를 반영한 최적화된 전략에 관한 연구는 미미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서남병원 재활의학팀은 뇌졸중 환자의 허벅지 길이와 종아리 길이를 바탕으로 최대 보폭을 설정한 개인별 맞춤형 로봇보조보행훈련을 통해 향후 로봇 재활 치료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서남병원 재활의학팀은 뇌졸중 편마비 환자 총 36명을 대상으로 최대 보폭 설정 착용형 로봇보조보행훈련을 4주간 받은 연구군과 전통적인 트레드밀 보행 훈련을 받은 대조군을 비교해 복횡근 강화를 통한 호흡 기능 개선, 복횡근 강화로 인한 체간 안정성 확보, 보행 패턴 개선, 지구력 향상에 유의미한 결과를 입증했다. 교신저자인 이주영 과장은 “뇌졸중 환자 개인의 신체적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로봇보조보행훈련이 다방면의 기능 회복에 매우 효과적임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라며 “앞으로 뇌졸중 환자의 삶의 질 향상과 성공적인 재활을 위해 환자 맞춤형 로봇 재활 치료의 임상적 적용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5-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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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기 대장암도 완치 가능성 높아져… 표적치료제 활용 다학제 치료 주목

    대장암은 2022년 기준 국내 전체 암 발생률 2위 암이다. 특히 50세 미만 젊은 층의 대장암 발생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대장암이 진단되는 속도라면 2040년까지 대장암으로 인한 초과 사망자는 4000~70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한다.국내는 2004년 국가 암 검진사업에 대장암이 포함된 이후 약 70% 이상의 높은 검진 수검률을 보인다. 주요 국가와 비교해도 높은 생존율이다. 하지만 초기에 증상이 없어 적절한 진단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김승태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를 만나 전이성 대장암과 국내 치료 현황에 대해 자세히 물었다.-국내 대장암 환자가 증가하는 주요 원인은 무엇인가? 특히 젊은 층 대장암 환자가 늘고 있다는데 이유가 무엇인가?“국내외를 막론하고 대장암 유병률은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과거 국내는 위암과 자궁경부암이 주요 암종이었고 대장암과 유방암은 상대적으로 발생 비중이 작았다. 그러나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대장암과 유방암의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대장암은 기름진 음식, 육류, 가공식품, 패스트푸드 섭취 증가 등 식이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젊은 세대는 어릴 때부터 서구식 식습관과 생활 환경에 노출돼 있었다는 것도 발병 증가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우리나라는 내시경 기반의 국가 암 검진 체계가 잘 갖춰져 있어 조기 진단율이 높은 편이다. 젊은 층에서 진단율이 높은 이유도 내시경 검사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결장암, 직장암, 대장암 용어는 어떻게 구분하는가?“대장암은 일반적으로 결장암과 직장암을 모두 포함하는 포괄적인 용어다. 해외는 결장암과 직장암을 명확히 구분해 사용하지만, 우리나라는 한자어 표현의 영향으로 세 용어가 혼용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결장(結腸)은 영어로 colon, 직장(直腸)은 rectum에 해당하며 이 두 부위를 통칭해 대장암(大腸癌)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의료진 사이에서도 용어 사용에 차이가 있다. 일부는 전체를 포괄해 대장암이라고 지칭하는 반면, 결장암과 직장암을 구분해 설명하기도 한다. 특히 결장암이라는 용어는 일반인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지기 때문에 대중적으로는 대장암이라는 표현이 더 널리 사용되고 있다.-최근 대장암 치료에도 변화가 있나? “과거에는 대부분 수술을 먼저 시행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지금은 다양한 임상 연구 결과가 축적되면서 특히 직장암 환자를 중심으로 수술 전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는 전략이 확산하고 있다. 외과 중심의 치료에서 벗어나 항암 치료를 먼저 시행한 후 수술을 진행하거나, 일부 환자는 아예 수술 없이 경과를 관찰하는 접근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이러한 변화는 항문 보존과 삶의 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젊은 환자층에서 더욱 두드러지며 실제로 국내 주요 학회와 의료기관에서도 관련 치료법에 대한 논의와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다만 치료 전략은 여전히 환자의 상태, 담당 의료진의 치료 성향, 진료과 특성, 병원 정책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대장암을 면역항암제로 치료하면 다른 암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효과가 낮다고 들었다. 이유는?“대장암은 면역학적 특성, 즉 면역원성이 낮은 편에 속한다. 면역항암제가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암 조직이 강한 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있어야 하는데 대장암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연구에 따르면, 면역항암제에 잘 반응하는 대장암 환자군은 전체 전이성 환자의 약 1%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제한적이다. 또한 대장암은 분자적 이질성이 큰 암종 중 하나다. 특정 표적 하나를 차단하더라도 암세포가 다른 신호 경로로 성장할 수 있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우회적으로 성장 신호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단일 표적을 겨냥한 치료로는 충분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최근 암 치료에 많은 변화가 있었음에도 대장암은 세툭시맙 성분의 표적치료제가 20년째 표준 치료로 자리 잡고 있다. 이유가 있나?“다양한 대장암 치료제가 지속해서 개발됐지만, 현재까지도 세툭시맙과 베바시주맙이 대표적인 치료제로 자리하고 있다. 이 두 약제 외에도 다른 치료제가 존재하지만, 효과나 안전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임상 현장에서 사용은 제한적이다. 일반적으로 대장암 진단 후 시행되는 1차 치료는 세툭시맙 또는 베바시주맙 중 하나를 선택해 사용하고 질병이 진행되면 다른 약제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치료 전략이 구성된다. 세툭시맙을 포함한 표적치료제는 주로 4기 진행성 대장암 환자에게 사용된다. 세툭시맙은 RAS 유전자(세포 성장·분화·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호전달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에 변이가 없는 환자에게서만 효과가 있으며 이는 전체 대장암 환자의 약 45%에 해당한다. 현재 세툭시맙은 1차 치료제로 건강보험 적용을 받고 있다. RAS 변이가 없더라도 이상 반응 가능성과 환자의 생활 방식 등을 고려해 선택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임상 현장에서 기억에 남는 대장암 환자 사례가 있다면?“특히 4기 대장암 환자들과의 경험이 인상 깊게 남는다. 일반적으로 4기 대장암은 말기, 시한부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실제로 암 절제가 가능한 4기 환자는 약 20~30%가 완치에 도달할 수 있다. 이러한 치료 성과는 종양 축소 효과가 뛰어난 표적치료제를 활용해 종양 크기를 줄인 뒤, 수술로 병변을 절제하는 다학제적 치료 전략이 가능해지면서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간에 3~4개의 전이 병소가 있는 환자는 과거 수술 대상이 아니었다. 항암 치료만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항암제 반응이 좋으면 병소를 줄여서 간까지 절제 수술을 시행하는 전략이 적용되고 있다. 환자의 병기나 전이 범위와 관계없이 적극적인 치료 접근을 통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4기 환자가 늘고 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5-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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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생한방병원, 동아시아 유일 ‘미국 ACCME’ 보수교육기관 인증

    28일 자생한방병원(병원장 이진호)이 동아시아 의료기관 중 유일하게 미국 평생 의학교육인증원(ACCME)으로부터 보수교육 기관 재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ACCME는 미국 의사협회(AMA), 미국 의과대학 협회(AAMC), 미국병원협회(AHA) 등 미국 내 의료 관련 7개 협회가 공동 설립한 기관이다. 의사 보수교육 프로그램을 인증·관리·감독하는 비영리단체다. 자생한방병원은 이번 재인증을 통해 2029년까지 전 세계 31개 국가 의료진을 대상으로 의사면허 갱신에 필요한 통합의학교육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 병원장은 “자생한방병원의 통합의학 교육 시스템이 세계 기준에 부합한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앞으로도 한의학의 세계화에 힘쓰겠다”라고 말했다.ACCME 정식 인증은 현재 전 세계 15개국 21개 기관이 보유하고 있다. 자생한방병원의 교육 프로그램에 등록된 의료진은 1900여 명이다. 자생한방병원은 2019년 7월 ACCME의 임시 인증을 취득한 이래 교육 제공 초기부터 온라인 교육 개발에 적극적인 투자와 기반 강화에 나섰다. 이후 2021년 정식 인증을 받았고 이번 재인증으로 총 10년간의 인증을 유지하게 됐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5-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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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경 눌림 방치 땐 ‘꼬부랑 노인’… 척추관협착증, 재활도 중요

    《“서 있는 상태에서 몸을 살짝 숙이고 어깨에 힘을 뺀 후 아랫배와 허벅지에 힘이 들어간 상태로 좌우 체중 이동을 해보면 코어를 느낄 수 있다. 그 자세를 유지하며 걸으면 코어를 인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러한 인지 훈련을 충분히 했다면 일상생활에서 코어를 느끼면서 지낸다. 이것이 습관화되면 허리 자체의 흔들림이 줄어 통증이 잡히고 허벅지 근육도 강화된다.”》척추관협착증은 신경 다발이 통과하는 척추관 면적이 좁아지면서 신경이 눌려서 발생한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노화로 인한 퇴행이다. 눌린 신경을 풀어주지 않고 계속 두면 점점 힘이 빠지고 허리가 굽고 보행 기능을 잃게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연간 약 180만 명에 이른다. 그중 60세 이상 고령자가 80% 이상을 차지한다.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하면 허리 통증과 하지 방사통, 다리 저림 등이 생긴다. 하지만 증상을 겪는다고 모두 수술하는 건 아니다. 약물치료, 물리치료, 운동치료 등 보존적인 방법으로 나아질 수 있다. 이대영 새길병원 병원장은 “보행 거리가 줄고 허리가 숙여지면서 노인처럼 걷는 등 상태가 나빠질 때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꼬부랑 노인이 되는 이유 할머니들이 굽은 허리 때문에 유모차(보행 보조기)를 밀고 걷는 모습이나 할아버지들이 조금 걷다가 앉아서 쉬기를 반복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대부분이 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한 허리나 다리 통증 때문이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의 퇴행성 변화로 인해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 주변의 인대나 뼈가 두꺼워져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한다.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저리고 터질 것 같은 보행 장애가 생기고 허리 통증도 심하다. 잠시 쉬거나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척추관이 일시적으로 넓어져 통증이 줄기 때문에 허리를 굽히고 걷게 된다. 척추관협착증은 가만히 누워 있으면 증상이 없고 서거나 걸으면 증상이 나타난다. 가장 큰 특징으로 걸을 때 다리 통증을 꼽는다. 통증으로 인해 걸을 수 있는 거리가 줄어들면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게 된다. 걸을 때 절뚝이거나 걷는 모습이 부자연스럽다면 통증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허리를 펼 때 통증이 심해지고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통증이 완화되는 특징이 있어 허리디스크와 구별된다. 협착은 오랜 기간 천천히 진행한다. 통증의 강도도 서서히 증가한다. 이 병원장은 “통증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그때그때 달라질 수 있다”며 “평소 다리에 힘이 빠지고 보행 거리가 줄어든다면 근본적인 치료를 고려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허리 수술은 최대한 미루는 게 좋다?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게 더욱 중요해졌다. 70대에 척추 수술 등 몸에 부담이 큰 수술 치료를 받으면 아무래도 회복이 힘들다. 이 병원장은 “진료실에서 만난 환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허리 수술은 최대한 늦게 하라고 들었다’라는 것”이라며 “이는 잘못된 상식이며 수술 시기를 놓치면 걷는 기능을 잃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리 척추관협착증의 수술적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감압술이다. 보통 허리 수술 하면 척추에 나사못을 박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골 유합술이 꼭 필요한 경우는 많지 않다. 감압술은 최소 절개로 신경을 압박하는 비대해진 인대와 골극을 제거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최근 양방향 척추 내시경이 척추 수술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등 쪽에 5㎜ 정도의 작은 2개의 내시경을 통해 척추관 내 질환 원인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기존의 현미경 감압술보다 덜 침습적이기 때문에 출혈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 다만 양방향 척추 내시경술도 신경 병변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어느 정도 뼈를 절제해야 한다. 이 병원장은 2023년 뼈를 절제하지 않고 내시경 수술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골 절제 없는 감압술’을 개발한 것. 양방향 척추 내시경술에서 골 절제를 생략한 새로운 치료법이다. 이 병원장은 “척추에는 본래 정상적인 구멍이 있는데 내시경 기술을 활용해 이 구멍으로 접근했다”며 “멀리서 봤을 때 뼈가 가려져 안 보인다면 가까이서 보고 위가 아닌 아래로 구멍에 접근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하면 절개해 수술할 때처럼 뼈를 건드리지 않고도 감압이 가능하다. 그는 “양방향 척추 내시경술 자체로도 척추 치료에 큰 도움이 됐으나 좀 더 발전시킬 가능성을 봤다”며 “골 절제 없는 감압술은 수술 위험을 줄이고 척추의 구조적 안정성을 보존하는 치료”라고 말했다.세계 최초 ‘골 절제 없는 감압술’ 환자 부담 최소화 협착증 수술에서 골 절제를 하지 않으면 출혈과 뼈 주변 조직의 손상이 적다. 뼈를 건드리지 않아 허리 통증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출혈 가능성도 작기 때문에 수술은 더 안전해진다. 구조적 안정성도 유지할 수 있다. 뼈는 기존의 모양 자체가 구조를 지탱하는 힘을 지닌다. 수술을 위해 뼈를 깎아내면 그만큼 척추뼈는 약해져 더욱 흔들린다. 수술 후 관리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과거에는 이 흔들림을 막기 위해 스크루(나사못)로 척추를 고정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했지만 골 절제 없는 감압술은 그럴 필요가 없다. 척추질환은 노년기에 흔하기 때문에 나이가 많은 환자는 수술을 견디기 힘든 경우가 많다. 이 병원장은 “전신마취의 위험성과 출혈, 감염 등 노인은 수술 후 회복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내시경과 뼈를 건드리지 않는 기술로 치료한다면 많은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천성 기형이거나 협착 틈이 3㎜ 이하로 너무 좁은 경우만 제외하면 대부분 환자에게 시행할 수 있다. 수술 성공 여부는 수술을 집도하는 의료진의 역량에 달려 있다. 골 절제 없는 감압술을 하려면 해부학적 이해가 필요하고 양손을 능숙하게 쓸 수 있어야 한다. 새길병원은 4000건(마디 기준) 이상의 협착 수술을 골 절제 없는 감압술로 진행했다. 이 병원장은 “나이가 많은 환자는 보존 치료를 해야 한다”며 “척추 수술 때도 하반신 마취만 한 채로 대부분 환자와 수면 유도 없이 얘기하면서 수술한다”고 말했다. 골 절제 없는 감압술(NLBD)은 SCI급 저널에도 게재됐다.협착증 예방과 치료 핵심은 재활 훈련 치료 후에는 꾸준한 재활과 생활 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이 병원장은 “협착증 환자는 코어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이 아니라 코어를 인지하면서(느끼면서) 일상에서 허리를 적게 쓰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협착은 코어 힘을 떨어뜨려 균형을 잃게 만드는 것으로 결국 허리가 흔들리지 않게 관리해야 한다는 것. 평소 아랫배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코어 근육은 척추를 둘러싸고 있는 횡격막, 복횡근, 다열근, 골반기저근으로 이들 힘이 좋아야 허리가 흔들리지 않고 균형이 잡힌다. 머리와 팔의 무게가 아랫배와 허벅지로 분산되도록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걸을 때는 부드럽게 발을 내디딜 수 있는 균형 감각을 회복해야 한다.허리 협착증 증상① 주변에서 구부정하게 걷는다고 한다.② 똑바로 서려면 가슴을 펴야 한다.③ 똑바로 서려면 무릎을 굽혀야 한다.④ 언제부터인가 똑바로 자지 못한다.⑤ 허리가 아니라 등이 아프다.⑥ 보행 거리가 줄어든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5-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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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습성 황반변성, 투여 간격 20주로 늘어난 고용량 치료제로 부담 낮춰”

    황반변성은 백내장, 녹내장에 이어 전 세계 주요 실명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신생 혈관이 만들어지는 ‘나이 관련 황반변성’은 급격하게 진행하는 특성이 있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심각한 시력 저하를 유발한다. 유승영 경희대병원 안과 교수를 만나 황반변성과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물었다. ―우리나라에 황반변성 환자는 얼마나 되나. “황반변성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약 50만 명 정도다. 황반변성은 유병 기간이 긴 병이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실명을 초래하는 나이 관련 황반변성 유병률은 60대 이상에서 약 1%, 80대 이상에서는 3% 정도다. 이는 100명 중 1명이 실명할 수 있는 황반변성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황반변성은 주로 노화로 발생하는 ‘노인성 질환’인가. “신생 혈관성(습성) 나이 관련 황반변성은 노화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황반변성은 노인 실명 원인 1위 질환으로 꼽힌다. 두 번째로 큰 위험 요인은 흡연이다. 혈관 질환도 황반변성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대사성 질환은 혈관의 대사 기능을 저하하고 혈관 벽을 약화해 병을 유발할 수 있다. 눈은 우리가 깨어 있는 동안 계속해서 빛을 받아들이고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데 이 과정에서 수많은 세포가 활발히 작동하면서 노폐물이 발생하게 된다. 이 노폐물은 혈관을 통해 배출돼야 하는데 나이가 들면 이러한 혈관 기능이 점차 떨어지게 된다. 노폐물이 망막과 혈관 사이에 축적되고 이것이 결국 병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황반 색소 밀도도 중요하다. 황반 색소는 외부 자극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일종의 선글라스 역할을 한다. 이와 관련해 많은 사람이 루테인을 복용하기도 하는데 루테인이나 지아잔틴이 황반에 실제로 도달하는 비율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 그래서 가장 좋은 방법으로 녹황색 채소를 꾸준히 섭취하기를 권한다. 등푸른생선이나 연어처럼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음식을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황반변성은 어떻게 치료하나. “진행형 황반변성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신생 혈관이 생겨 시력을 손상하는 신생 혈관성(습성) 나이 관련 황반변성과 망막 신경세포가 말라 죽는 ‘위축성 황반변성’이다. 위축성 황반변성은 안타깝게도 현재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 신생 혈관성 나이 관련 황반변성은 질병이 매우 빠르게 진행돼 진단받으면 수개월 내 실명으로 이어지는 질환이다. 다행히 항-혈관내피세포 성장인자(anti-VEGF) 요법이 도입되면서 치료가 가능해졌다. 신생 혈관성 나이 관련 황반변성은 망막 내 피가 차고 물이 고여 시신경을 손상하는 것이 문제인데 치료제를 통해 신생 혈관의 활성을 막고 출혈이나 삼출물을 억제한다. 항-혈관내피세포 성장인자 치료를 통해 신생 혈관을 모두 없앨 수는 없다. 우리 몸은 자연적으로 신생 혈관을 생성하게 돼 있어 치료제를 투여한다고 해서 단번에 치료되지는 않는다. 치료를 통해 신생 혈관을 비활성화하고 신생 혈관이 더 이상 자라거나 새는 것을 막는 데 목적이 있다.”―신생 혈관성 나이 관련 황반변성 치료에 있어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 “신생 혈관성 나이 관련 황반변성은 완치가 불가능한 질병이다. 따라서 주기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치료 간격을 얼마나 적절하게 유지하고 주사 횟수를 줄일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항-혈관내피세포 성장인자 치료제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줄어들기 때문에 혈관의 활성을 계속 억제해 시력을 개선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수다.” ―투여 주기 연장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지난해 새로 허가된 고용량 항-혈관내피세포 성장인자 치료제가 도움이 되나. “기존 항-혈관내피세포 성장인자 치료제는 초반에 한 달 간격으로 세 차례 주사를 맞아 신생 혈관의 활성을 낮춘 후 그 상태를 유지하면서 서서히 주사 간격을 늘려가는 방식이었다. 기존 임상시험 기준으로는 세 번의 초기 주사 후 두 달 간격으로 투여하는 것으로 허가됐는데 이 경우 환자가 병원을 자주 방문해야 하고 1년에 7∼10회 주사를 맞아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그래서 실제 임상에서는 초기 세 번의 주사 후 환자의 상태에 따라 2달 간격 혹은 그보다 조금 더 길게 투여 간격을 늘려가는 방식으로 조정해 왔다. 치료 간격은 보통 1∼2주 단위로 조금씩 늘려가며 가능한 한 주사 횟수를 줄이고자 하지만 눈에 직접 주사하기 때문에 환자에게 부담이 컸다. 하지만 고용량 항-혈관내피세포 성장인자 치료제는 기존 약물의 용량을 4배 늘린 고농도 약제로 눈 속에서 더 오래 약효 성분을 지속할 수 있다. 단순히 주사 용량을 늘리는 방식은 시신경에 무리를 줄 수 있지만 고농도로 농축된 형태로 설계돼 부담 없이 더 높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효과는 어느 정도로 유지할 수 있나. “고용량 항-혈관내피세포 성장인자 치료제 덕에 진단 첫해에도 매월 1회, 3번 투여 이후 환자의 상태에 따라 투여 간격을 최대 20주(5개월)까지 늘릴 수 있다. 하지만 첫 투여부터 4∼5개월 간격으로 늘리는 것은 아니다. 병의 진행 상황 및 활성화 정도를 관찰하면서 2개월 뒤에 투여를 진행할지, 3개월 뒤에 진행할지 고려한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5-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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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료 건수 우선하는 시대 끝나… 기술-인성 ‘융합 의사’ 키워야”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전공의 지도 교수들은 훗날 내가 만날 의사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질 높은 수련 환경 개선에 사활을 걸었다.” 지난해 2월 의정 갈등 속에 수련 병원을 떠났던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복귀 조건으로 수련 환경 개선과 수련 연속성 보장 등이 포함된 새로운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이달 말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앞두고 복귀 논의에 속도가 붙고 있다. 수련 병원들도 전공의 복귀를 대비해 분주하다. 고려대의료원 서보경 교육수련실장(고려대 의과대학 영상의학교실)은 “국내 전공의 수련 환경에 커다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윤리·지식 등 균형 잡힌 인재 키워야 연차, 치료 건수만으로 좋은 의사가 되는 시대는 끝났다. 환자와 공감하고 윤리적인 판단을 할 줄 아는 의사, 기술과 인성을 갖춘 전문가를 어떻게 길러낼 것인가는 사회의 과제가 됐다. 고려대의료원은 올해 3월 미국 전공의·전임의 교육 인증위원회(ACGME)로부터 국내 최초의 ‘국제 허브’로 지정됐다. ACGME는 의사가 갖춰야 할 역량을 기준으로 수련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수련 병원을 평가·인증하는 기관이다. 미국은 1981년 ACGME를 설립해 전공의 수련 교육과정과 수련 병원을 인증하고 역량 기반 교육을 관리하고 있다. 미국의 수련병원이 연방 건강보험 프로그램인 메디케어로부터 전공의 급여에 관한 자금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전공의와 펠로(전임의) 수련 프로그램이 ACGME의 인증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프로그램의 질이 낮거나 평가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인증 취소나 시정 명령이 내려지기도 한다. 현재 우리나라 수련 시스템은 보건복지부가 수련 기관을 지정하고 정원을 승인한다. 각 학회는 수련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병원이 실무를 맡는 구조다. 전공의가 수련 기간에 어떤 역량을 갖췄는지 체계적으로 측정할 시스템이 없다 보니 결국 모든 평가가 전문의 시험으로 집중된다. 실제 의료 현장에서 필요한 역량 평가보다 시험 점수에 의존하는 구조다. 의사 교육의 판도를 바꾸는 핵심은 역량 기반 교육(CBME)과 마일스톤 평가다. CBME는 연차, 수련 시간보다 눈에 보이는 역량을 갖췄는지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핵심 역량은 6가지로 △환자 진료 능력 △자기 주도 학습 △전문성과 윤리 △의사소통 능력 △보건 의료 시스템 이해 △자원 관리 능력이다. 마일스톤은 전공의가 수련 중 도달해야 할 성장 이정표다. 미국에서는 이를 1∼5단계로 구분해 4단계 이상 돼야 전문의 자격이 주어진다. 시간이 흐른다고 전문의가 되지 않고 실제 성장과 역량이 기준이 된다. 교수뿐 아니라 환자·보호자·간호사·동료 의사, 본인까지 참여하는 360도 평가를 한다. 서 실장은 “CBME는 시간 채우기 수련이 아니다. 일정 수준의 실력을 갖춘 의사로 성장하도록 돕는 교육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360도 평가는 전공의가 수련 기간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명확한 임무를 받을 수 있다.선진화된 교육 시스템 작동… 지도 교수 역량 중요 선진화된 교육 시스템이 작동하려면 지도 교수의 변화가 필요하다. 전공의의 성장을 이끌고 평가의 질을 높이려면 교육자 자신도 새로운 방식에 익숙해져야 한다. 이를 위해 고려대의료원은 지도전문의 역량 강화에 나섰다. 지난해 5월 서 실장과 이영미 교수(의과대학 의학교육학교실), 김수진 교수(안암병원 응급의학과), 김완준 교수(구로병원 간담췌외과), 김호연 교수(안산병원 산부인과)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ACGME 연례 연수에 다녀왔다. 소규모 토론, 역할극, 대화 중심 피드백을 통해 역량 기반 교육을 실제 임상에 어떻게 적용할지 집중적으로 훈련받았다. 올 3월에는 고려대 의과대학에서 ACGME 수석 부회장인 로라 에드거를 초청해 특강과 워크숍을 열었다. 고려대의료원은 한국 실정에 맞는 KUM-ACGME 자체 교육 플랫폼을 출범시켰다. 전공의를 잘 가르치는 독립적이고 제도화된 수련 평가 시스템을 목표로 한다. 최근 대한의학회를 중심으로 ‘전공의 수련교육원’ 같은 상설 기관 설립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서 실장은 “ACGME는 수련 제도를 국가가 함께 책임지는 공공 시스템으로 끌어올렸다”라며 “미국 병원들은 ACGME 인증 없이는 공적 의료보험 제도에서 지원되는 전공의 급여도 없다”고 말했다. 이는 병원이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스스로 수련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서 실장은 “KUM-ACGME는 전국 어디서 수련받든 일정 수준의 교육이 보장되는 기준점이 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환자는 어떤 의사를 만나든 안전과 진료의 질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려대의료원은 올해 의료원 내부 인턴 교육에 이를 적용하고 내년엔 전국 병원과 경험을 공유할 계획이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5-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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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계 소식]근무 교대 때 인수인계서 자동 생성… 중환자실 의료진 도울 AI 비서 연구

    가톨릭대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사업추진단 인공지능뇌과학사업단의 고태훈 교수(의료정보학교실·사진)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보건의료기술 연구개발사업 중 ‘다기관-멀티모달 연합학습 기반 의료 인공지능 기술 시범모델 개발’ 연구 과제의 주관 연구 책임자로 선정됐다. 전국 주요 대학병원과 협력해 진행하며 향후 의료 현장에서 실제로 활용이 가능한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이 목표다. 이번 연구에서 고 교수는 중환자실에 특화된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한다. 중환자실은 생명이 위태로운 환자가 집중 치료를 받는 곳이다. 의료진의 빠르고 정확한 판단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환자의 생체신호, 전자의무기록, 의료영상 등 다양한 정보를 일일이 분석하고 정리하는 것은 의료진에게 부담이 되기도 한다. 고 교수는 여러 종류의 데이터를 함께 학습할 수 있는 ‘멀티모달’ 기반의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들 예정이다. 멀티모달은 다양한 형식의 정보를 한꺼번에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기술로 인공지능이 여러 정보를 종합해 판단하는 방식이다. 개발될 ‘AI 에이전트’는 의료진의 실질적인 업무를 돕는 디지털 조수 역할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간호사가 근무를 교대할 때 중환자의 상태 변화나 중요한 처치 내용을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정리해 인수인계서를 생성해주는 식이다. 의료진은 시간을 절약하고 환자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이번 과제는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 강원대병원, 분당차병원과 함께 5개 주관 기관이 참여하며 공동 연구기관으로는 동산의료원, 부천세종병원, 이모코그(인공지능 개발 전문기업)가 함께한다. 과제의 총사업비는 약 23억7500만 원 규모로 5년에 걸쳐 장기적으로 수행될 예정이다. 단순히 기술 개발에 그치지 않고 실제 임상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병원 환경에서 테스트를 거칠 계획이다. 고 교수는 “중환자실처럼 긴박한 환경에서 인공지능이 의료진의 손과 눈, 기억을 도와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현장의 필요를 정확히 반영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5-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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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어컨 빵빵하게, 환기도 안하고 틀면 ‘냉방병’ 위험[홍은심 기자의 긴가민가 질환시그널]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로 에어컨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냉방 증후군, 일명 ‘냉방병’ 환자가 늘고 있다. 냉방병은 실내외 온도 차가 5도 이상 벌어질 때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가 급격한 온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발생한다. 냉방병은 에어컨 사용으로 인한 과도한 실내외 온도 차, 장시간 냉방에 노출, 에어컨 필터나 냉각수에 서식하는 세균 등이 원인이 돼 발생한다. 특히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증식하는 레지오넬라균에 의한 감염도 냉방병의 한 원인이 될 수 있다. 냉방병 증상은 두통, 전신 피로감, 근육통, 어지럼증 등이 있다. 감기와 유사한 호흡기 증상인 인후통, 콧물, 기침이 동반되기도 한다. 소화불량, 설사, 복통 등의 위장 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여성의 경우 생리불순이나 생리통 악화도 나타날 수 있다. 심한 경우 손발이 붓거나 오한을 느끼는 증상도 발생한다. 냉방병과 감기의 구분이 어렵다면 냉방 환경을 벗어난 후 증상이 호전되는지 살펴보면 된다. 만약 37.5도 이상의 발열이 지속되거나 심한 근육통, 기침,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지속된다면 레지오넬라균에 의한 감염성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윤지현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냉방병이 지속되면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감염 질환에 취약해질 수 있다”라며 “자율신경계 불균형이 만성화되면서 만성피로증후군이나 소화기 장애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천식, 알레르기질환, 심폐 기능 이상, 관절염,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증상이 더욱 심하게 나타나거나 기저질환이 악화할 위험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냉방병은 충분한 휴식과 함께 냉방기 사용을 줄이면 대부분 호전된다. 실내외 온도 차는 5도 이내로 유지하고 실내 습도를 50∼60%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 에어컨 필터는 2주마다 청소하고 2∼4시간마다 5분 이상 환기해야 한다. 긴소매 옷이나 얇은 담요를 준비해 찬 공기로부터 몸을 보호한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규칙적인 운동 등 건강한 생활 습관도 중요하다. 찬 음식이나 찬 음료 섭취를 제한하고 수면 시에는 배를 따듯하게 덮고 취침하는 것이 냉방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증상이 3일 이상 지속되거나 고열, 심한 근육통, 호흡곤란 등이 동반될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5-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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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 암 수술, 종양 제거-청력 회복 ‘두마리 토끼’ 다 잡아야

    청신경 종양과 외이도 암은 귀에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다. 청신경은 뇌에서 한 뿌리로 출발해 세 갈래로 갈라져 속귀까지 연결되는 신경이다. 이 세 갈래의 신경 가운데 하나는 청각을 담당하는 와우(달팽이관) 신경이다. 나머지 두 개는 평형을 감지하는 전정신경이다. 청신경 종양은 이 신경을 감싸고 있는 신경초에 발생하는 양성종양이다. 매년 새로 발생하는 환자가 500∼600명 정도다. 귓구멍 입구에서 고막까지 이르는 길을 외이도라고 하는데 이 관에 발생하는 암을 외이도암이라고 한다. 외이도암은 귓속 피부에서 발생하는 피부암의 일종이다. 조직 검사를 통해 확진한다. 외이도암도 발병률이 매우 낮은 희귀 암으로 1년간 국내에서 새로 발생하는 환자는 100명 남짓으로 알려져 있다.난청 유발하는 희귀 암 청신경 종양의 경우 종양이 신경과 주변 구조물을 누르면서 증상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증상은 청력 저하와 이명, 어지럼증이다. 일부 환자에게서는 갑자기 청력이 떨어지는 돌발성 난청이 나타나지만 대개는 청력이 서서히 감소하는 특징이 있다. 그러다 보니 소리가 조금씩 안 들려도 노화로 오해하다가 종양이 상당히 커진 뒤에야 발견하는 환자도 많다. 최근에는 자기공명영상(MRI) 검사가 보편화되면서 조기 발견이 크게 늘었다. 대부분의 청신경 종양은 한쪽 귀에만 발병한다. 청력 저하나 이명 같은 증상이 한쪽 귀에서 두드러진다면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청신경 종양 치료는 크게 방사선 치료인 감마나이프와 수술로 나뉜다. 종양이 작은 경우 감마나이프나 내시경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청신경 종양과 달리 생명을 위협하는 외이도암은 조금만 커져도 삶의 질이나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주변 조직을 침범하지 않은 1∼2기는 완치율이 80∼90%지만 암이 뼈를 지나 뇌·혈관·신경·귓바퀴 등을 침범한 3기 이후에는 50% 미만으로 완치율이 뚝 떨어진다. 그래서 외이도암은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수술은 귀 뒤쪽을 절개해 암이 침범한 부위와 그 주변 조직까지 광범위하게 제거한다.귀 암, 종양 제거뿐만 아니라 청력 회복 여부도 중요 환자 삶의 질을 생각하면 종양 제거만큼 청력 보존 여부도 중요하다. 종양의 위치나 크기, 신경 손상 정도에 따라 치료 후 청력 보존이나 회복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치료법에 따라서도 청력 손상 정도가 달라진다. 문인석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세브란스병원은 청력이 소실된 환자에서 내시경으로 종양을 제거한 후 바로 인공와우를 이식하는 수술을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라면서 “종양 제거부터 청력 회복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획기적인 수술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종양이 커질수록 수술 후 청신경과 와우를 보존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조기 수술이 청력 복구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는 지난달 국내 최초로 청각 임플란트 시술 3000건을 달성하며 국내 청각 회복 치료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1989년 고 김희남 교수가 국내 최초로 인공와우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한 것을 시작으로 2008년 고 이원상 교수와 최재영 교수(현 연세대 의대 학장)가 국내 최초로 청성 뇌간이식술을 시행했다. 국내 최다 중이 임플란트 수술, 국내 최다 골전도 임플란트 수술 등 청각 회복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달성했다. 문 교수는 과거 인공와우 이식수술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던 청신경 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내시경을 통한 종양 제거와 인공와우 이식을 동시에 시행하는 혁신적 수술법을 세계 최초로 성공시키기도 했다. 문 교수팀의 최근 논문에 따르면 인공와우 이식술을 동시에 시행한 환자는 종양 제거 후에도 80% 이상의 환자가 청력 테스트에서 우수한 결과를 보였으며 이 중 4명은 문장 인식률이 80% 이상이었다. 내시경 기반 수술법은 기존보다 침습성이 낮고 회복이 빠르다. 종양 제거와 함께 동시에 시행하는 인공와우 수술은 청력을 잃은 종양 환자에게 실질적인 회복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문 교수는 “청신경 종양과 외이도암은 발병률이 낮은 질환에 속한다”면서 “청신경 종양을 실제로 치료하는 전문의는 많지 않은 반면 인터넷에는 확인되지 않은 내용까지 너무 많은 정보가 난무해서 오히려 환자의 혼란을 초래하기도 한다”고 우려했다. 청신경 종양은 종양의 크기와 위치, 신경 손상 정도, 현재 청력과 수술 후 예측 청력, 평형 기능, 안면 마비 유무, 환자의 나이와 건강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종양 크기가 같아도 환자마다 치료 방법이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치료 경험이 많은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거쳐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인공와우란?청신경을 직접 자극해서 소리를 감지하도록 고안한 전자기기다. 보청기를 사용해도 청력이 향상되지 않는 고도의 감각 신경성 난청 환자가 인공와우 이식술의 대상이 된다. 청신경 종양으로 청력이 손상된 환자도 종양 제거 시 청신경을 보존하면 인공와우 이식술로 청력을 되찾을 수 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5-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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