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수

이문수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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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사회정책을 취재합니다. 정책의 이면에 담긴 사람들의 땀과 눈물, 욕망과 이상을 보고 듣습니다.

doorwater@donga.com

취재분야

2026-05-16~2026-06-15
노동35%
산업20%
사회일반13%
기업10%
대통령7%
사건·범죄3%
경제일반3%
교통3%
환경3%
정치일반3%
  • 맞벌이부부 합산 최대 3년 육아휴직 23일부터 가능

    이달 23일부터 맞벌이 부부는 합쳐서 최대 3년간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개정된 육아지원 3법의 후속 조치로 남녀고용평등법, 고용보험법,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1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고 밝혔다. 육아지원 3법에는 육아휴직과 배우자 출산휴가를 늘리는 내용이 담겼고, 이번 국무회의에서는 해당 법안의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사항 등을 의결했다. 육아휴직 기간은 현재 자녀 한 명당 부모가 각각 1년씩 모두 2년으로, 앞으로는 부모가 각각 1년 6개월씩 총 3년으로 늘어난다. 사용기간 분할도 기존 2회에서 3회로 확대된다. 육아휴직 급여는 최대 160만 원까지 지원된다. 다만 여성 경력단절 예방과 부모 맞돌봄 문화 확산을 위해 부모 모두 3개월 이상 육아휴직을 사용한 경우에만 기한을 연장하기로 했다. 한부모 가정이나 중증 장애 아동 부모는 해당 조건을 만족하지 않아도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배우자 출산휴가는 기존 10일에서 20일로 늘어난다. 배우자 출산휴가는 현재 출산 후 90일 안에 1차례 분할 사용할 수 있는데, 앞으로는 출산일부터 120일 이내에 3회 분할 사용이 가능해진다. 이 밖에 난임 치료 휴가와 유산·사산 휴가도 확대된다. 난임 치료 휴가의 경우 현재 3일(유급 1일)에서 6일(유급 2일)로 늘어난다. 난임 치료 휴가는 1일 단위로 나눠 사용할 수 있으며 중소기업에는 정부가 2일 치 급여를 지원한다. 임신 초기(11주 이내) 유산·사산휴가도 5일에서 10일로 늘어나며 고용보험에 가입한 예술인과 노무제공자도 미숙아를 출산하면 일반 근로자와 같이 100일간의 출산전후급여를 받는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 2025-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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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맞벌이 부부 육아휴직, 합해서 최대 3년 쓴다

    이달 23일부터 맞벌이 부부는 합쳐서 최대 3년 간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고용노동부는 지난해 개정된 육아지원 3법의 후속 조치로 남녀고용평등법, 고용보험법,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1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고 밝혔다. 육아지원 3법에는 육아휴직과 배우자 출산휴가를 늘리는 내용이 담겼고 이번 국무회의에서는 해당 법안의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사항 등을 의결했다.육아휴직 기간은 현재 자녀 한명 당 부모가 각각 1년씩 모두 2년으로 앞으로는 부모가 각각 1년 6개월씩 총 3년으로 늘어난다. 사용기간 분할도 기존 2회에서 3회로 확대된다. 육아휴직 급여는 최대 160만 원까지 지원된다. 다만 여성 경력단절 예방과 부모 맞돌봄 문화 확산을 위해 부모 모두 3개월 이상 육아휴직을 사용한 경우에만 기한을 연장하기로 했다. 한부모 가정이나 중증 장애 아동 부모는 해당 조건을 만족하지 않아도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배우자 출산휴가는 기존 10일에서 20일로 늘어난다. 배우자 출산휴가는 현재 출산 후 90일 안에서 1회차례 분할 사용할 수 있는데, 앞으로는 출산일부터 120일 이내 3회 분할 사용이 가능해진다.이밖에 난임치료 휴가와 유산·사산 휴가도 확대된다. 난임치료 휴가의 경우 현재 3일(유급 1일)에서 6일(유급 2일)로 늘어난다. 난임치료 휴가는 1일 단위로 나눠 사용할 수 있으며 중소기업에는 정부가 2일치 급여를 지원한다. 임신 초기(11주 이내) 유산·사산휴가도 5일에서 10일로 늘어나며 고용보험에 가입한 예술인과 노무제공자도 미숙아를 출산하면 일반 근로자와 같이 100일간의 출산전후급여를 받는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 2025-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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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직 하려면… “업무 성과 미리 정리, ‘블라인드’ 등서 타사 현직과 소통”

    이직은 더 이상 생소한 개념이 아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직장인을 중심으로 이직은 인생에서 한 번쯤 겪을 수 있는 경험이라는 인식이 늘고 있다.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해 6월 20∼40대 직장인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이직을 계획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70%에 달했다. 20대 직장인은 83%가 이직할 생각이 있다고 했다. 이직을 계획하는 이유로는 ‘금전 보상 불만족’이 62%로 가장 많았고 이어 과도한 업무량(33%), 기대보다 낮은 평가(27%), 회사 실적 부진(27%) 등이 꼽혔다.과거 고도성장기에는 ‘평생 직장’이 일반적인 사회 통념이었다. 하지만 산업화를 거치며 기업 규모가 커졌고 경력직을 원하는 기업도 많아졌다. 이직은 여전히 개인에게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선택이다. 이직에 성공한 MZ세대 5명에게 이직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이직한 계기와 이직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보험사와 은행에 입사했을 때는 직업의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하지만 회사에서 내가 주도적으로 업무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반면 증권사는 깊이 있게 한 분야를 파고들 수 있으며 업무 성과에 따라 확실하게 상벌을 준다. 그래서 이직했다.”(보험사를 다니다 은행을 거쳐 증권사에 입사한 A 씨)“장기적으로 일할 수 있는 직장을 원했다. 특정 분야의 전문가보다는 다양한 분야에서 안정적으로 일하고 싶었다. 인사 분야도 전문성이 요구되지만 분야와 폭이 다양해 개인적인 강점을 찾기에 적당하다고 판단했다.”(대기업 해외영업을 담당하다 다른 대기업 인사 분야로 이직한 B 씨)―이직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이직할 회사의 정보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와 채용 플랫폼 ‘링크트인’, ‘리멤버’ 등을 활용해 최대한으로 현직자와 소통하는 게 좋다. 신입과 경력 입사자의 처우 차이가 큰 기업도 있고 업계에서 알려진 연봉과 사내 복지가 실제와는 다를 때도 있다.”(보험사를 다니다 은행을 거쳐 증권사에 입사한 A 씨)“이직해야 할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이력서를 새로 작성하고 채용 플랫폼에서 공고를 많이 살펴봤다. 외국계 회사에 계속 근무해서 링크트인 등 글로벌 채용 플랫폼의 도움을 많이 받았고 헤드헌터들의 연락도 받았다. 외국계 기업에 이직하려면 글로벌 채용 플랫폼을 잘 활용하는 게 좋다.”(외국계 기업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다 건설업계 마케팅으로 옮긴 C 씨)“입사 서류와 필기 시험 등을 3, 4개월 정도 집중적으로 준비했다. 면접관에게 어떻게 강점을 설명할 수 있을지 정리했고 시사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개인 의견을 꾸준히 준비했다. 현재 직장 업무와 과거 경력 등에서 강점으로 내세울 만한 내용을 잘 정리해 두면 서류와 면접 전형 등에 필요한 준비 시간을 줄일 수 있다.”(언론사를 다니다 은행에 입사한 D 씨)“이전 회사에서 1년 정도 근무하고 이직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이후 영어성적 증명서, 이직 희망 기업의 모집 요강 등을 살펴봤다. 가장 도움을 많이 받은 것은 해당 기업에서 현재 근무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첫 직장이 아니라 경력직으로 입사하기 때문에 기업 내부 상황과 실제 필요한 역량, 문제점 등을 미리 살펴보는 게 필요하다.”(홍보와 브랜딩을 담당하다 홈쇼핑 PD로 입사한 E 씨)―주변에 이직을 준비하는 사람이 많은가. 이직에 대한 인식은….“부모님도 이직을 만류했다. 하지만 끊임없는 성장을 추구한다면 이직은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다. 과거 한 직장에 평생 다니며 조직에 대한 헌신을 보여 주는 게 중요한 가치였다면 이제는 대체 불가능한 인재가 돼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스스로 삶을 개척해야 한다. 내 자신도 그런 삶을 희망한다.”(보험사를 다니다 은행을 거쳐 증권사에 입사한 A 씨)“또래 직장인 90%는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 아무래도 학교만 다니다 갑작스럽게 입사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학교는 10년 이상 다녔지만 정작 자신의 적성과 희망 등을 따질 시간은 부족했고 뒤늦게 하고 싶은 일과 직무, 인생의 방향성을 찾는 것 같다. 지인 중 한 명은 대기업에 다니다 영화 감독이 되려고 퇴사했다.”(대기업 해외영업을 담당하다 다른 대기업 인사 분야로 이직한 B 씨)―이직할 때 가장 중요한 ‘스펙’은 무엇인가.“당장 이직할 생각이 없더라도 현 직장에서 성과, 업적 등을 정리해 두는 습관이 필요하다. 정리해 두지 않으면 쉽게 잊어서 막상 해놓은 건 많은 것 같은데 콕 집어 뭐라고 설명하기 어려워진다. ‘나는 이런 것을 잘한다’고 논리적으로 잘 설명할 수 있는 것도 능력이다.”(보험사를 다니다 은행을 거쳐 증권사에 입사한 A 씨)“미리 준비해야 하는 건 영어 성적이다. 채용 공고가 나왔는데도 영어 성적이 없다면 아예 지원조차 하지 못한다.”(대기업 해외영업을 담당하다 다른 대기업 인사 분야로 이직한 B 씨)“직무 관련 경험과 이해도가 가장 중요하다. 구체적인 ‘스펙’과 관련해서 어학 성적 이외에는 별다르게 중요한 것 같지 않다. 현 직장도 금융 자격증이 있으면 가산점을 매기지만 자격증 없이도 합격했다.”(언론사를 다니다 은행에 입사한 D 씨)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 2025-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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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절 상여금-휴가비도 ‘통상임금’ 인정”… 고용부, 대법원 판례 바탕 Q&A 제공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말 대법원 판결로 변경된 통상임금 판례를 현장에 적용하는 통상임금 노사 지도 지침을 개정했다. 2014년 이후 11년 만이다. 고용부는 지난 6일 전국 기관장 회의에서 통상임금 노사 지도 지침을 발표하고 일선 지방관서장과 논의를 거쳤다. 통상임금 조건이 변경됨에 따라 산업현장에서의 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고용부가 실제 사례와 가장 많은 문의가 나왔던 질문을 중심으로 질의응답(Q&A) 항목을 만들어 발표했다.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12월 한화생명보험과 현대차 전현직 직원들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임금 소송에서 11년 만에 통상임금 판단 기준을 변경하고 근로자 측의 손을 들어줬다. 통상임금이란 근로자에게 정기적으로 근로한 만큼 지급하기로 정한 급여를 말한다. 기존 통상임금의 요건에는 소정근로대가성,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이 포함돼 있었다. 다만 이번 판결에서 통상임금 요건 중 ‘고정성’ 개념을 제외함으로써 정기상여금과 명절 상여금, 휴가비도 통상임금에 포함되게 됐다. 고정성이란 근로자에게 지급 여부나 지급액이 ‘사전에 확정된’ 임금을 말한다. 월 근무 일수처럼 추가적인 조건을 충족해야 지급되는 임금이나 임금액이 변동되는 것은 고정성을 갖춘 것이라고 볼 수 없었다.이번 판결로 인한 통상임금 지침 변경으로 ‘월 15일 이상 근무 시 상여금 지급’, ‘한 달간 만근 시 추가 수당 지급’과 같은 방식의 임금 체계도 모두 통상임금의 범주에 들어가게 됐다. 또한 명절 상여금, 휴가비 등도 전부 통상임금으로 간주된다. 예를 들어 매년 회사에서 명절 직전 달 급여일에 명절 상여금이 지급되거나 매년 7월 여름 휴가비를 지급했다면 정기성과 일률성을 갖춘 통상임금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운전기사의 무사고 시 인센티브’처럼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지 않거나 격려금 등 정기적이지 않은 급여의 경우에는 통상임금으로 인정되진 않는다.고용부는 대법원 판례를 바탕으로 학계와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노사지도 지침으로 현장에서의 혼란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지침에는 통상임금의 정의부터 판단기준에 대한 해설, 현장에서의 문의가 많은 사례를 Q&A로 정리해 빠르게 현장 상황과 대조해 볼 수 있도록 했다.다만 통상임금으로 인정되는 급여 기준이 확대되면서 기업들은 총인건비 증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통상임금 범주가 늘면서 통상임금을 바탕으로 계산하는 연장, 야간, 휴일 근로수당과 육아휴직 급여, 연차유급휴가 수당 등도 모두 오르기 때문이다. 불경기에 경영 상황이 좋지 않은 기업들은 통상임금 지침 변경으로 인한 인사 관리 및 인건비 증액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노조의 사측에 대한 통상임금 소송도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기아 노동조합은 사측을 상대로 통상임금 소급분 요구 소송을 이달 28일 제기하기로 했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 2025-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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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폭 21년만에 최저…워크넷 구직 1명당 일자리 0.28개

    건설산업분야 경기 침체 등으로 지난달 고용보험 상시가입자 수가 2004년 1월 이후 2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고용노동부가 10일 발표한 ‘2025년 1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 가입자 수는 1517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1만5000명 늘었다. 다만 지난해 12월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 가입자 수는 1531만 명이라 오히려 감소한 수치이며, 전년 대비 증가폭도 둔화 추세다.특히 전년 대비 증가폭은 지난 2004년 1월 7만3000명 증가 이후로 21년 만에 최저 증가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1월에는 전년 대비 34만1000명이 증가했다. 외국 인력 도입 확대로 외국인 근로자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3만1000명이 늘어나 25만2000명으로 집계됐다.업종 별로는 건설업의 경우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18개월 연속 줄었다. 지난달 말 기준 건설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75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만1000명 줄어 2.7% 감소세를 보였다. 사업장 규모 별로도 전년 동월 대비 300인 미만 사업장에서 2.2% 감소,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도 5.5%가 줄어 전체적으로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불경기로 인한 건설산업 전반의 침체가 길어지면서 취업자 수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제조업의 경우 1만1000명의 고용보험 가입자가 늘어났지만 외국인 근로자 증가폭을 제외하면 오히려 1만7000명 줄었다. 고용허가제 외국인의 89.8%가 제조업에 집중돼 내국인 가입자 기준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지난해 10월부터 16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연령 별로는 인구 감소 탓에 29세 이하와 40대 고용보험 가입자 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29세 이하 고용보험 가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0만7000명(-4.5%) 줄어 229만6000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231만9000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인구 감소 외에도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 부진, ‘쉬었음 청년’ 증가 등이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40대의 경우 349만7000명을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5만1000명(-1.4%) 줄었다. 29세 이하 가입자 수 감소는 2022년 9월 이후 29개월째이며 40대도 지난해 11월 이후 15개월 연속 감소세다. 구직급여 신청자 수와 워크넷을 통한 신규구인인원도 급감했다. 1월 말 기준 구직급여 신청자 수는 18만6000명으로 전년 대비 1만6000명(-7.9%) 줄었다. 워크넷을 통한 신규구인인원도 13만5000명인데 이는 전년대비 10만1000명이 줄어 거의 절반 수준(-42.7%) 줄었다. 워크넷 구인배수(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는 0.28로 전년도 같은 달보다 낮으며 이는 1월 기준 1999년 1월 이후 가장 낮다. 전세계적인 경제 침체로 기업들의 구인 수요가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 2025-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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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실시공 막을 감리, 지자체 직접 선정… 기능등급제 도입해 건설 숙련공 키워야”

    “이제는 현장이 바뀌어야 합니다. 숙련공을 어떻게 양성할 것인지, 어떻게 공사 품질을 높일 것인지 고민할 시기입니다.”6일 국회에서는 정부, 국회, 건설 전문가들이 모여 건설 현장의 부실 시공을 막고 경쟁력을 높일 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현장 전문가로 참석한 김용학 한국건축시공기능장협회장은 숙련공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 ‘누락: 당신의 아파트는 안녕하신가요’에 보도된 부실시공 사례를 언급하며 “건설기능인 스스로 철근을 어떻게 엮어야 무너지지 않는지 알아야 한다”며 “건설근로자 기능등급제를 도입해 외국 기능 인력까지 관리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는 맹성규 국회 국토교통위원장 주최,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주관으로 진행됐다. 박성우 국토교통부 장관, 한승구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장, 교통위 소속 여야 의원들, 업계 및 학계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했다. 토론회에선 부실시공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부실 감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의견도 오갔다. 지금은 건물을 올리는 건축주가 감리를 선정하는데, 법을 바꿔 지방자치단체 등 허가권자가 감리를 선정하도록 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원정훈 충북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감리 제도는 ‘비정상적’인 걸 ‘정상적’으로 돌리면 된다”며 “감리의 본래 취지대로, 독립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동주 국토부 건설안전과장은 “국가인증 감리제도를 도입해 감리 등급제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지금은 건설과 거의 관련 없는 경력도 감리 등급 산정에 인정해주고 최고 등급인 ‘특급’을 부여하기도 한다. 군 복무 경력을 건설 경력으로 간주해 반영해주는 식이다. 박 과장은 “전문성 중심으로 개선하겠다”고 했다. 현장 작업자들이 복잡한 공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스마트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박환용 가천대 명예교수는 “2023년 인천 검단 아파트 붕괴 사고는 철근 공사 같은 복잡한 시공을 미숙련공이 했기 때문”이라며 “건축정보모델링(BIM)’ 등 스마트 기술을 현장에 적극적으로 도입해 미숙련 근로자나 외국인 근로자들도 활용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고 전했다. 전인재 국토부 건설산업과장은 “지난해 6월부터 기능인등급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기술력을 갖춘 사람이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도록 구조 개선 중”이라며 “앞으로 청년 입직 교육도 확대해 청년 인력의 건설업 유입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본보 23∼27일자에서 연속 보도된 ‘누락: 당신의 아파트는 안녕하신가요’에서는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의 철근 누락과 부실시공 문제를 다뤘다. 이후 국토부는 감리 제도와 불법 하도급 문제 등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5-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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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임금체불 사상 첫 2조 넘겨…건설업이 4780억원 ‘불경기 직격탄’

    지난해 임금체불액이 2조 원을 넘어선 2조448억 원으로 집계돼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다. 임금체불액이 2조 원을 넘어선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2023년 임금체불액은 1조7845억 원이었다. 1년 만에 14.6% 증가했다. 최근 임금체불 총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시기인 2020년 1조5830억 원, 2021년 1조3505억 원, 2022년 1조3472억 원으로 감소세를 보였지만 2023년과 지난해 체불액이 증가세로 바뀌었다. 고용노동부는 집중 단속 및 계도에도 불구하고 체불액이 늘어나는 이유를 건설업을 중심으로 한 경기 위축과 일부 대기업의 대규모 집단체불(대유위니아 1197억 원, 큐텐 320억 원 등)로 분석했다. 건설업의 경우 지난해 임금체불액이 4780억 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9.6% 늘었다. 건설업종 임금체불액은 전체 임금체불 총액의 23.4% 수준이다. 건설업종의 임금체불액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로는 건설 불경기에 따른 건설사의 경영 환경 악화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등 노조의 교섭력이 악화 등이 꼽힌다. 우리나라 경제 규모 자체가 커지면서 임금 총액이 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임금총액에서 체불임금 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들었다. 임금체불 총액이 늘어난 만큼 청산액도 역대 최대액을 기록했다. 고용부는 근로감독관 지도와 대지급금 지원 등으로 체불임금 청산을 적극 지도해 지난해 1조6697억 원의 체불임금을 청산했다. 전년도 청산액(1조4112억 원) 대비 2585억 원 증가한 수치다. 청산율도 81.7%로 지난해 대비 2.6% 늘었다. 다만 정부가 체불임금 사업주를 대신해 먼저 체불임금을 청산하는 대지급금 제도의 회수율이 30%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매년 줄어들고 있다는 한계도 있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임금체불로 인한 대지급금 누적 지급액은 7조6482억9000만 원을 기록했는데 누적회수액은 2조2977억1300만원으로 회수율은 30%에 그쳤다. 2019년(34.3%)과 비교하면 5년간 4.3% 떨어진 수치다. 고용부는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체불액이 계속 늘어나자, 임금체불 사업주에 대한 강제 수사 확대 추진 등 ‘임금체불 집중 관리 방안’을 전 지방고용노동관서와 함께 시행할 예정이다. 올해 10월부터는 명단공개 임금체불 상습 사업주의 출국을 금지하고 반의사불벌죄 적용을 배제하는 내용을 담은 임금체불 사업주에 대한 경제적 제재 강화 방안도 도입된다.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 2025-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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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거리 진학 저소득층 대학생에 月20만원 주거안정 지원

    정부가 올해부터 집에서 통학하기 어려울 만큼 먼 거리의 학교에 다니는 기초생활수급 및 차상위계층 대학생에게 주거안정장학금을 지급한다. 4일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은 이날부터 다음 달 18일까지 주거안정장학금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올해 예산은 총 344억3500만 원으로 학생 1인당 연간 최대 240만 원을 지원한다. 다만 소속 대학이 해당 장학사업에 참여하는 대학(총 255개교)이어야 지원 가능하다. 원거리 진학은 대학 소재지와 부모 주소지가 달라야 인정받을 수 있다. 부모와 떨어져 자취·하숙 등을 하는 저소득층 학생 지원이 장학금 신설 취지이기 때문이다. 주거안정장학금 대상자로 확정되면 첫 달에 2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후에는 영수증 등 증빙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주거안정장학금은 △전월세 등 임차료 △수도·전기료 △공동주택 관리비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주거안정장학금은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신청 가능하다.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 2025-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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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직장내 괴롭힘 신고 1만2253건, 法시행후 최다

    지난해 고용노동부에 접수된 직장 내 괴롭힘 신고 건수는 1만2253건으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이후 가장 많았다. 업무 일수가 246일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하루 평균 50건에 육박하는 수치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실이 4일 고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 신고 건수는 1만2253건으로 2023년 1만1038건보다 1215건 늘었다. 연도별 직장 내 괴롭힘 신고 건수는 5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연도별로는 2019년 2130건, 2020년 5823건, 2021년 7774건, 2022년 8961건, 2023년 1만1038건, 2024년 1만2253건이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후 5년 새 신고 건수가 6배 가까이로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징계를 받은 공무원도 전년 대비 3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징계를 받은 공무원은 전년보다 29.7% 증가한 144명이었다. 2019년 7월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해 도입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 우위를 이용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정의한다. 해당 행위를 인지한 사용자는 객관적 조사 실시 의무와 피해 근로자에 대한 보호조치 의무, 가해자에 대한 조치 의무를 갖는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 2025-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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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보 ‘히어로: 누락’ 보도에… 건설 종사자 “비 오면 철근 다 부식, 결국 주민들 비용”

    지난달 말 동아일보 히어로스쿼드팀이 보도한 ‘누락, 당신의 아파트는 안녕하신가요’를 읽고 누리꾼들은 ‘신축 아파트에서 불안해 어떻게 사나’, ‘감리제도부터 아파트 건설 과정의 모든 걸 개혁해야한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건설업계 종사자부터 일반 시민들까지 우리나라 거의 대부분이 거주하는 아파트의 안정성에 대해서 우려하며 후속 대책을 요구했다. 건설 현직자들의 공감도 이어졌다. ‘내가 보고 느낀 현장 그 자체다’, ‘있는 그대로를 묘사했다’는 반응이었다. 현장 건설근로자부터 감리, 구조 엔지니어까지 다양한 관계자들이 본보 보도에 댓글을 달았다. 한 누리꾼은 “현장 25년 경력자로서 도면대로 한다는 것은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어려운 문제”라며 “관리자의 철저한 체크가 답”이라고 했다. 자신을 구조 엔지니어라고 밝힌 다른 누리꾼은 “철근이 설계된 개수보다 적어지면 결국 5~10년 뒤 콘크리트에 눈에 띄게 균열이 많이 생긴다”며 “비가 오거나 했을 때 균열 사이로 빗물이 들어가 철근도 부식되고, 건물에 고스란히 데미지를 주게 되는데 결국 5년 뒤 주민들에게 비용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양한 관계자들도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공감을 나타냈다. 자신을 감리의 아내라고 소개한 한 누리꾼은 “정말 꼼꼼하게 취재하셨네요. 제가 감리 남편을 두었는데 가끔 듣던 현장 모습 그대롭니다. 감리만 제대로 되어도 부실 공사에 브레이크 걸 수 있는데 실제 현장선 권한이 없습니다”라고 했다. 본보가 지적한 발주처와 시공사 눈치를 보느라 감리를 제대로 볼 수 없는 감리업계의 구조적 모순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하는 취지였다. ‘무너지지는 않지 않았느냐’는 지자체의 무책함에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누리꾼도 있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저도 1년 반 전 준공아파트의 입주자협의회장을 했었는데 당시 통신이 연결이 하나도 안 돼있는데 통신감리보고서에 문제없다고 나와있었다”며 “지자체 공무원들 직접 데리고 현장가서 확인 시켜줬는데 돌아온 답변은 감리보고서가 맞다고하면 허가를 내줄 수 밖에 없다는 것 뿐이었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특히 아파트 철근 누락 실태가 드러난 부분에 대해 누리꾼들은 ‘온 가족이 매일 거주하는 아파트에서 철근을 빼먹을 발상을 하다니’라며 분노하기도 했다. ‘불안해서 신축 아파트에는 못 살겠다’, ‘후속 대책을 철저히 마련해야 한다’며 불안과 대책 강구를 강조하는 반응도 많았다. 히어로 팀이 7개월 간 직접 아파트 기둥 주철근을 탐사하고, 182명의 건설 관계자를 심층 인터뷰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최근 봤던 언론 기사 중 가장 기사다운 기사’, ‘수개월에 걸쳐 직접 현장 속으로 들어가 쓰신 기사 너무 좋았다’, ‘들인 노력이 보이는 꼼꼼한 취재’라며 호평이 이어지기도 했다. 한편 국토부는 본보 보도 이후인 지난달 25일 숙련 외국인력(E7-3비자) 도입 추진 및 불법 하도급 과징금을 현행 하도급액의 30%에서 40%로, 처벌 수준 역시 징역 3년에서 5년 이하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27일에는 본보의 감리제도 지적 기사에 대해 ‘국가인증 감리제’ 도입 추진 및 매년 400명 규모의 우수 건설사업 관리자를 선발하겠다고 추가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또 6일 국회에서는 맹성규 국회 국토교통위원장 주최로 ‘건설산업 경쟁력 강화와 2025 건설안전을 위한 토론회’가 열린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야 의원들, 건설업 전문가들이 모여 건설 현장 실태를 분석하고 숙련공 인력 양성 체계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방수 기능공 김용학 씨는 “24일 국토부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싶으니 국회에 와서 의견을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건설 현장 숙련공 확충의 필요성들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5-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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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지에서 자취하는 저소득층 대학생에 月 20만원 장학금

    정부가 올해부터 집에서 통학하기 어려울 만큼 먼 거리의 학교에 다니는 기초생활수급 및 차상위 계층 대학생에게 주거안정장학금을 지급한다. 4일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은 이날부터 다음달 18일까지 주거안정장학금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올해 예산은 총 344억 3500만원으로 학생 1인당 연간 최대 240만원을 지원한다. 다만 소속 대학이 해당 장학사업에 참여하는 대학(총 255개교)이어야 지원 가능하다. 교육부 관계자는 “무상 기숙사 등 저소득층 학생에 대한 자체 장학 제도를 운영하는 대학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학교가 이번 장학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원거리 진학은 대학 소재지와 부모 주소지가 달라야 인정받을 수 있다. 부모와 떨어져 자취·하숙 등을 하는 저소득층 학생 지원이 장학금 신설 취지기 때문이다. 주거안정장학금 대상자로 확정되면 첫달에 2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후에는 영수증 등 증빙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주거안정장학금은 △전·월세 등 임차료 △수도·전기료 △공동주택 관리비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주거안정장학금은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신청 가능하다. 한편,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은 주거안정장학금 신청 기간에 국가장학금 2차 신청도 받는다.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 2025-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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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 아이파크’ 붕괴 3년, 원청-하청 네탓만… “6명 죽음에도 바뀐게 없어”[히어로콘텐츠/누락 번외편]

    “HDC현대산업개발은 ‘동바리(임시 거치대)’ 해체를 지시한 적이 없습니다.” (시공사 현대산업개발)“하청업체는 동바리 해체 과정을 절대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없습니다”(하청업체 가현) 지난해 11월 4일 오후 2시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 201호. 2022년 1월 11일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 사고의 1심 결심 공판 최후 변론이 이어졌다. 시공사 현대산업개발(현산)’과 하청업체 ‘가현’은 서로 책임을 미뤘다. 붕괴의 직접적 원인으로 꼽힌 동바리 해체를 누가 지시했는지를 둘러싼 대립이었다. 법정 밖 ‘재판 안내 게시판’에는 현산, 가현, 감리업체인 건축사무소 ‘광장’을 포함해 관계자와 법인 등 총 20명이 ‘피고인’으로 적혀 있었다. 당시 사고로 총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사고 책임자들에 대한 1심 선고는 사고 발생 3년 만인 지난달 20일 내려졌다.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고상영)는 원청인 현산과 하청인 가현 모두에 사고의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며 양측 현장소장 2명에게 최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다만 기소된 이들 중 경영진은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은 1심 결심 공판을 참관해 피고인들의 최후 변론을 들었다. 붕괴 사고 이후 책임자들은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 안전한 건설 현장을 만들겠다는 정부와 정치권의 약속은 지켜졌는지 사고 3년 후의 상황을 추적했다.● ‘동바리 해체’ 경위 명확한 진술 없어 법원의 선고 전 검찰 구형 이후 피고인 최후 변론이 시작됐다. 그 누구도 건물이 어쩌다 무너졌는지 명확히 설명하는 사람은 없었다. 3년 전 사고 당일, 원청 현장소장은 부임한 지 일주일도 안 된 시점이었다. 안전 총괄 담당자는 사고 나흘 전부터 가족 휴가를 떠나 현장을 비웠다. 붕괴된 201동의 담당 감리는 개인 사정으로 다른 감리에게 일을 부탁하고 현장을 비운 사이 일이 벌어졌다.‘동바리 해체’를 누가 지시했는지, 잘못된 지시를 막을 수는 없었는지에 대해서도 대답하는 사람이 없었다. 피고인 중 한 명인 원청 계약직 사원은 “현장을 감독해야 할 직원이 충원되지 못해 현장에서 채용했다”며 “정신없이 돌아가는 현장에서 당연히 있어야 하는 서포트(지지대)가 정말 ‘제대로’ 있는지 확인할 시간이 있었을까”하고 말했다. 하청 현장소장은 “어느 하나라도 제 역할을 제대로 했다면 이 사고는 막을 수 있지 않았겠냐”고 말했다.1심 법원은 권순호 현산 전 대표이사 등 경영진들에게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추상적인 지휘 감독의 책임’은 있지만 직원의 과실에 대한 직접적인 주의의무가 없다는 설명이었다. 감리업체 ‘광장’ 소속 감리들은 징역 1년 6개월~3년에 집행유예 3~5년을 선고받았다. ‘원청과 하청이 공사 정보를 제대로 주지 않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집유 선고 이유였다. 현산, 가현, 광장 각각 법인에는 5억 원, 3억 원, 1억 원의 벌금형이 내려졌다.광주지검은 항소했다. 1심이 원청과 하청 경영진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은 사실오인과 법리 오해의 위법이 있어 다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서로 책임을 전가하며 진지하게 반성하지 않았다”며 “피해 규모가 컸음을 고려하면 더 무거운 형이 선고되어야 한다”고 했다.● “여섯 명이 죽었지만 바뀌는 것 없어”히어로팀은 지난해 11월 4일 오후 2시 광주 북구 ‘경동택배’ 창고에서 아이파크 붕괴 사고 희생자가족협의회 대표인 안정호 씨를 만났다. 인테리어 일을 하는 안 씨는 작업 일정과 대금 등을 조율하느라 분주했다. 휴대전화는 쉴 새 없이 울리는데 창고로 배송된 매트리스, 합판, 카펫 등 택배 물품도 정리해야 했다.그 시간 광주지법에서는 1심 재판이 진행 중이었지만 안 씨는 가지 않았다. 당시 붕괴로 안 씨는 매형 유모 씨를 잃었다. 매형은 안 씨에게 태권도를 가르쳐준 사범이자 함께 체육관을 운영했던 인생의 동반자였다. 사고 날, 안 씨는 일을 하다가 변고를 접했다.안 씨는 검찰이 구형하는 결심 공판에 안 갔다. 다른 유가족들도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안 대표는 “유가족들은 재판이 시작될 무렵만 해도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은 처벌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다”며 한동안 재판도 꾸준히 참관했다고 했다. “혹시라도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책임을 지는 모습이라도 보여주지 않을까 생각했어요.”하지만 재판은 다르게 흘러갔다. 현산과 가현은 붕괴의 책임 소재를 두고 긴 공방을 벌였다. 지켜보던 유가족들은 “이러다 재판이 ‘꼬리 자르기’ 식으로 결론 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안 씨는 “우리나라에서 대기업이 처벌받는 일이 정말 어렵다는 걸 깨달았어요. 어느 정도 지켜본 뒤 ‘이미 끝났구나’ 생각했습니다.”안 씨는 결심 공판에 불참하며 “여섯 분의 죽음 이후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잖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노가다하는 사람들의 죽음은 슬프지도, 억울하지도 않은 일이 됐다”며 “누구 하나만 잘못해서 발생한 사고가 아닌데 유족들은 누구를 붙잡고 원망해야 하냐”고 했다.● 시공사-감리사는 아직 영업 중사고 이후 2022년 3월 국토교통부는 서울시 측에 현산에 대해 ‘등록 말소 또는 영업정지 1년’의 엄중 처벌을 요구했다. 하지만 현산은 여전히 영업 중이다. 처분 권한이 있는 서울시는 이달 3일 현재까지 영업 정지 등 어떤 행정 처분도 내리지 않았다. 감리업체 광장은 화정 사고 이후 2022년 9월 경기도로부터 영업 정지 1년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제기한 행정취소소송 가처분 신청이 인용돼 영업을 재개했다. 광장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인천 서구 검단 아파트 공사 감리와 설계를 맡았다. 2023년 4월 29일 오후 11시 반경 검단 아파트는 공사 도중 지하 주차장이 붕괴됐다. 유력한 원인은 ‘철근 누락’이었다.〈히어로콘텐츠팀 ‘누락’ 시리즈 모음〉동아일보는 창간 100주년을 맞아 2020년부터 히어로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히어로콘텐츠팀의 ‘누락: 당신의 아파트는 안녕하신가요’는 2023년 발표된 국토교통부 민간 아파트 조사 결과의 진실성, 이와 관련된 철근 등 부실 시공 문제를 7개월간 파헤쳤습니다. 아래 QR코드를 스캔하면 콘크리트 속 감춰진 ‘누락’을 디지털로 구현한 ‘아파트 철근탐사 보고서’로 연결됩니다. 4부작 다큐도 동아일보 유튜브 채널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팀장: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취재: 김수현 이문수 주현우 기자▽프로젝트 기획: 위은지 기자▽편집: 양충현 기자 ▽그래픽: 김충민 기자▽사진: 홍진환 기자▽인터랙티브 개발: 임상아 임희래 ND▽인터랙티브 디자인: 정시은 CD 윤서영 안태광 인턴▽영상: 김지희 안정용 PD광주=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광주=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 2025-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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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리핀 가사관리사, 수요 적고 예산 없어 전국확대 안갯속

    고용노동부와 서울시의 필리핀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이 이달 말 종료된다. 지난해 9월 도입된 이후 6개월 만이다. 당초 고용부와 서울시는 시범사업 종료 이후 본사업에서 외국인 가사관리사 규모를 늘리고, 서비스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각 지방자치단체의 수요가 적은 데다 고용부 역시 올해 관련 예산을 편성하지 않아 재원 확보가 불투명한 상태다. 지난해 12월 고용부가 지자체별 외국인 가사관리사 수요 조사를 실시한 결과 서울 900명, 부산과 세종에서 각각 20명 이하를 제출했다. 3개 지역 외 14개 지자체 수요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각 지자체들은 사업 자체에 국비 지원이 없다는 점에서 가사관리사 관리 및 교육 등에 부담이 크다고 지적한다. 서울시는 지난해 가사관리사의 숙소, 교통, 통역비에 예산 1억5000만 원을 투입했다. 고용부와 서울시는 시범사업 종료 이후 본사업에서 운용 인원을 현행 100명에서 1200명으로 늘리고 베트남, 캄보디아 등지에서도 가사관리사를 추가 선발할 계획이었다. 다만 예상보다 지자체 수요가 적어 서울시를 중심으로 하는 시범사업을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필리핀 가사관리사 서비스 이용료는 시간당 1만3700원으로 내국인 가사관리사보다 저렴하다. 서울시와 고용부에 따르면 현재 공공 아이돌보미보다 9.2%, 민간 가사관리사 평균보다 20% 이상 저렴한 수준이다. 서비스 특성상 민간업체가 인력 공급 과정에 참여하는데, 이 업체들은 홍보 효과 외에는 현재 경제적 이윤을 거의 보지 않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고용부는 지원책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용부 관계자는 “사업 지속성 차원에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에 공감한다”면서도 “다만 부처 차원의 관련 예산이 없어 재원 조달 방법을 놓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 2025-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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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N수생 20만명 안팎, 25년만에 최대”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응시하는 N수생(대입에 2번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이 20만 명 안팎에 이르며 2001학년도 이후 25년 만에 최대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게다가 2026학년도는 출산 붐이 일었던 2007년 ‘황금돼지띠’에 태어난 고3 현역 수험생 수(45만3812명)가 전년도(40만6079명) 대비 4만7733명(11.9%) 더 많다는 점에서 입시업계는 “올해 대학 입시에서 유례없는 경쟁률이 예상된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2일 종로학원은 연도별 재수생 유입 추세 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 2026학년도 수능 지원 N수생 예상 수는 20만276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의대 증원 여파로 N수생 응시자 수(18만1893명)가 2004학년도 이후 21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된 2025학년도 대비 11.5% 늘어난 규모다. 2025학년도 수능 접수자 현황을 살펴보면 고3 수험생이 34만777명, N수생은 18만1893명으로 각각 65.2%, 34.8% 비율이었다. 종로학원은 2026학년도에도 이들 비율이 비슷하다고 가정했을 때 2026학년도 수능 접수자는 고3 수험생 38만5593명, N수생 20만2762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종로학원 관계자는 “1994년 수능 도입 이래 고3 수험생과 N수생의 비율은 대체로 7 대 3 수준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N수생이 20만 명을 돌파한다면 2001학년도 26만9059명 이후로 최대 규모가 된다. 수능 도입 이후 N수생이 20만 명을 넘긴 건 1994∼2001학년도 총 8번이었다. 그중 역대 최대는 31만3828명을 기록한 1996학년도였다. 2002학년도부터 2025학년도까지 N수생 규모는 10만 명대를 유지했다. 입시업계에서는 의대 증원을 비롯해 현재 방식의 수능이 2026학년도, 2027학년도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도 N수생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2028학년도부터는 대입 개편으로 수능에서 국어·수학·탐구 영역의 선택과목이 사라지고,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치러야 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최근 취업난 여파로 상위권 대학 선호가 뚜렷한 상황에서 정시 지원에서도 상향 지원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며 “대학 진학 후에도 반수 등을 통해 상위권 대학에 재도전하는 심리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정원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정원 조정 변수가 N수생 규모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입시업계에 따르면 의대 증원이 이뤄진 2025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전국 98개 의·치·한·약대 등 이른바 메디컬 학과의 정시 탈락 인원은 전년도 대비 3112명(18.9%)가량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25학년도 정시 4년제 대학 202곳의 모집 인원 대비 지원자 수를 살펴보면 탈락자는 전년도 대비 3.0% 증가한 1만1763명으로 예상된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 2025-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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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경비용 늘면 철근서 빼…‘쪽대본 드라마’ 찍듯 아파트 지어”[히어로콘텐츠/누락④-하]

    서울 강남에서 공사 중인 총 17층 규모의 소형 A아파트. 2019년 책정된 공사비는 53억3500만 원이었다. 하지만 공사 초기 건설사 부도로 한동안 공사가 중단됐다. 이후 물가 인상 탓에 공사비는 지난해 79억4000만 원으로 늘었다. 5년 새 150% 증액됐다.●눈에 보이는 외장재 위주로 공사비 올려5년새 타일-유리 ‘외장재’ 4배↑철골 등 안전비용은 사실상 삭감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은 A아파트 전체 공사 비용 자료를 입수해 항목별 증감을 분석했다. 가장 많이 늘어난 항목은 부대 공사 비용으로 613% 올랐다. 타일 공사(448%), 미장 공사(443%), 유리 공사(425%) 등 주로 외부 마감재 항목도 많이 올랐다. 고급 대리석 마감재 비용은 152% 올랐다.반면 아파트 전체 구조나 안전과 연관된 비용은 증액 폭이 작거나 일부는 사실상 삭감됐다. 철근콘크리트 공사비는 120%, 골재비는 128% 올라 외장재보다 증가 폭이 작았다. 철골 공사비는 5년 전의 83%로 줄었다. 총 18개 항목 중 유일하게 감액된 항목이다. 건축 구조 설계비는 총 840만 원으로 5년 전과 똑같았다. 총 공사비의 0.01%. 물가 인상률을 고려하면 사실상 삭감됐다. 김지상 한국구조기술사회 부회장은 “발주처가 요구하는 건설비에 맞춰야 하니 겉에서 잘 보이는 마감재 비용을 늘리고, 눈에 잘 안 보이는 철골 구조체 물량은 줄인다”고 설명했다.현장 관계자들은 “건설사는 속은 부실한데 겉은 화려한 아파트를 지어 이윤을 남기고, 입주자는 외관과 브랜드에 만족해한다”고 지적했다. 한 건설 전문가는 “마치 예쁜 사치재를 구입하듯 집을 산다”며 “현재 한국의 아파트는 ‘사는(living) 곳’이 아니라 ‘사는(buying) 것’”이라고 비판했다.●안전보다는 대리석… “쪽대본 드라마처럼 지어”안전 외면한 설계 변경 비일비재주민들 “집값 떨어질라” 하자 쉬쉬“아휴, 우리 아파트 아무 문제없다니까. 이런 거 물어보시면 집값만 또 떨어져요.”지난해 8월 히어로팀이 찾은 서울 강동구의 한 아파트 단지. 입주민에게 ‘추가 하자가 발생하지 않았냐’고 묻자 힐난이 돌아왔다. 2023년 이 아파트의 한 동에서는 철근 다발이 외벽을 뚫고 나오는 사건이 발생했다. 시공사는 안전진단을 거쳐 문제의 철근이 주철근이 아닌 ‘잉여(남는) 철근’으로 확인됐다며 하자 보수를 완료했다고 했다. 사고 직후 입주민들은 오히려 시공사를 두둔했다. 이 문제가 처음 제기된 아파트 매매 관련 애플리케이션(앱) 게시판에는 “전문가들이 문제없다네요” “이런 걸로 안 무너져요” 등의 입주민 글이 올라왔다. ‘부실 아파트’라는 오명이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서다.구축 아파트를 신축으로 재건축하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도사리고 있었다. 소유자들로 이뤄진 재건축 조합이 시공사에 무리한 단가 인하, 공기 단축을 요구하거나, 부실 공사를 ‘쉬쉬’ 하기도 한다.히어로팀은 현재 시공사 선정 작업이 한창인 서울의 대규모 재개발 사업과 관련된 국내 5대 대형 건설사의 사업 제안서 일부를 입수했다. 각 건설사는 ‘가장 낮은 물가지수 적용’ ‘물가 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 없음’ 등 돈과 관련된 공약을 앞세웠다. 공사 기한에 대한 확약성 문구도 다수 등장했다. 하자 보수나 안전 관련 내용은 드물었다. 한 대형 건설사 제안서에는 “공사 기간을 43개월로 단축해 가장 빠른 입주를 실현시키겠다”며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적인 사유 등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경우에도 공사를 정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 다른 건설사는 “공사비 증액 없는 확정 지분제”를 앞세웠다.이를 본 현장 시공 전문가들은 “원자재값이 오르는데 공사비 인상을 안 한다는 것은 사실상 ‘거짓말’”이라며 “공사비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손해를 안 보는 방법은 구조물 설계를 변경하는 것”이라고 했다. 국내 10대 대형 건설사의 한 아파트 재건축·재개발 사업 담당자는 “조합이 공사비를 줄여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며 “그러면서 마감재, 외장재는 ‘고급화’ ‘화려한 조경’ 등을 요구한다”고 했다. 그는 “그 요구를 들어주려면 안전 구조 비용에서 빼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신은영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원은 “조경이나 외부 마감재 변경을 둘러싼 조합과 시공사의 논의가 길어지면 공사가 시작된 뒤에도 설계를 변경하는 현장이 많다”며 “쪽대본 드라마처럼 아파트를 짓는 셈”이라고 비유했다.부실시공의 가장 큰 피해자인 아파트 주민들도 ‘집값 걱정’에 부실을 덮는다. 송주열 아파트비리척결본부 대표는 “입주민이 부실시공 문제를 제기하면 입주자대표협의회가 ‘외부에 알리면 집값이 떨어진다’며 보수 보강을 못 하게 하는 사례들이 많다”며 “협의회 쪽이 건설사 편을 드니 문제를 제기한 입주민도 지쳐서 포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한국 아파트는 투자 자산 개념이 강해 눈에 보이지 않는 안전 비용에는 그동안 소홀했다”며 “초고층 아파트가 즐비해진 만큼 미관도 중요하지만 구조 설계비 등 안전 관련 비용을 늘려야 할 시점이 됐다”고 강조했다.●국토부 퇴직하면 건설사-협회에 재취업정부 안전대책 19개중 시행은 7개뿐전관들, 협회 등 포진해 ‘법안 로비’정부나 국회에서 발의된 건설 안전 관련 법안은 상당수가 제대로 논의도 되지 못한 채 폐기됐다. 히어로팀은 2022년 1월 광주 화정 아파트 붕괴 사고 직후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19가지 부실시공 근절 대책의 이행 여부를 전수 분석했다. 그 결과 현재 시행된 대책은 7개에 불과했다.전문가들은 건설업계에 포진한 ‘국토부 전관’들의 문제를 지적한다. 지난해 12월 기준 국토부에 따르면 2018년 이후 7년간 국토부 출신 퇴직공무원 107명 중 25명(23%)이 건설·주택 관련 협회나 건설업체에 재취업했다. 이 중 23명은 4급 이상 고위직이다. 국회 국토위 소속 한 야당 의원 보좌관은 “각종 건설협회에 소위 ‘국토부 카르텔’이 많다. 건설사에 불리한 법안을 막기 위해 국회나 관계 부처에 일종의 ‘로비’를 하는 것이 이들의 주 업무”라고 전했다.대규모 주택 공사는 지역 현안과 밀접해 국회의원도 안전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다. 공사 지연을 막으려는 지역구 의원들이 표를 의식해 안전 규제 법안을 반대하는 경우도 많다. 국토위 소속 한 여당 의원 비서관은 “(국토위) 법안 소위까지 올라가려면 여야 합의가 필요한데 여기서부터 막히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건설사 입김에 의원 1명이라도 반대하면 본회의에도 오르지 못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전문가들은 2015년 대법원이 철근 누락이 발견된 인천 청라푸르지오 아파트의 시공사 직원과 감리에게 무죄를 선고한 판결도 부실 확산에 결정적이었다고 지적했다. 당시 시공사는 일부 구조물에 철근을 설계보다 적게 넣었다. 대법원은 “시공사 측이 지키지 않은 기준은 ‘설계도서’가 아닌 ‘시공상세도면’”이라며 “사건 직후 철근 보강 공사를 진행해 안전진단 결과 안전성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판단했다. 건설 전문가들은 “부실시공의 ‘촉매제’가 된 판결”이라고 지적했다. 최명기 서울디지털대 건설시스템공학전공 객원교수는 “법원은 부실시공이 있어도 전면 재시공보다 일부만 보강하라는 판결을 낸다”며 “건설사도 부실시공에 대한 큰 부담을 느끼지 않아 왔다”고 비판했다.〈히어로콘텐츠팀 ‘누락’ 시리즈 모음〉(https://www.donga.com/news/Series/70000000000703)[④-상] “부실 지적한 감리사 교체 당해…2시간 철근검사 10분에 끝내”[④-하] “조경비용 늘면 철근서 빼…‘쪽대본 드라마’ 찍듯 아파트 지어”동아일보는 창간 100주년을 맞아 2020년부터 히어로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히어로콘텐츠팀의 ‘누락: 당신의 아파트는 안녕하신가요’는 2023년 발표된 국토교통부 민간 아파트 조사 결과의 진실성, 이와 관련된 철근 등 부실 시공 문제를 7개월간 파헤쳤습니다. 아래 QR코드를 스캔하면 콘크리트 속 감춰진 ‘누락’을 디지털로 구현한 ‘아파트 철근탐사 보고서’()로 연결됩니다. 27일 오전 9시부터 4부작 다큐도 동아일보 유튜브 채널()에서 순차 공개됩니다.▽팀장: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취재: 김수현 이문수 주현우 기자▽프로젝트 기획: 위은지 기자▽편집: 양충현 기자 ▽그래픽: 김충민 기자▽사진: 홍진환 기자▽인터랙티브 개발: 임상아 임희래 ND▽인터랙티브 디자인: 정시은 CD 윤서영 안태광 인턴▽영상: 김지희 안정용 PD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 2025-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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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실 지적한 감리사 교체 당해…2시간 철근검사 10분에 끝내”[히어로콘텐츠/누락④-상]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감리는 부실을 막는 최후의 보루이자 레드팀이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시공사, 시행사의 압박에 철근 누락을 못 본 척 넘긴다. 어쩌다 문제를 제기한 감리는 해고되고, 때론 감리사 전체가 교체되기도 한다. 완공된 아파트에 부실 시공 논란이 불거지면 모든 화살은 감리에게 돌아온다. 제 역할을 못 하는 감리와 그로 인한 부실의 실체를 파헤쳤다.“황 씨 말은 알겠어요. 그런데 책임질 수 있어요?”2023년 9월 황우진(가명) 씨가 LH 아파트 A건설현장 감리단장으로 일할 때 시행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담당자가 “철근 누락 사실을 절대 입 밖에 꺼내선 안 된다”며 경고 섞인 당부를 했다.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이 무너진 게 불과 5개월 전 일이었다. 사건을 들은 황 씨는 자신이 감리를 맡은 A아파트 외벽 철근 시공 상태를 다시 조사했다. 한쪽 벽에 철근이 70%나 빠져 있었다.●‘철근 70% 누락’ 지적, 돌아온 건 ‘해고’공사중단 권한, 소송 우려에 못쓰고시공사는 문제 생기면 “감리 탓”인건비 아끼려 인원 기준도 안지켜“3개동에 주차장까지 혼자 감독열심히 일하고 싶어도 못하는 구조”황 씨는 LH에 알렸다. 하지만 LH는 공사를 강행하려 했고 황 씨는 “안 된다. 이러다 무너진다”고 버텼다. 시공사는 ‘재시공’ 대신 ‘일부 보강’을 절충안으로 제시했다. 비용 때문이었다. LH 담당자는 “당신이 재시공 비용을 낼 거냐. LH 아파트가 또 문제가 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황 씨는 이 사실을 언론에 제보했고 그 여파로 공사가 중단됐다. 황 씨는 소속 건축사무소에서 잘렸다. 업계에서는 ‘내부 고발자’로 낙인찍혔다. 황 씨는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을 만나 “그때는 자살을 생각할 만큼 힘들었다”고 말했다.건설 현장에서 감리는 부실 시공을 막을 ‘최후의 보루’다. 공사 기간 내내 문제점을 찾아내 지적하고 바로잡아야 한다. 건설 현장의 감독관이자 레드팀이다. 설계 도면에 따라 철근이 제대로 설치됐는지, 콘크리트 강도가 적정한지 확인하고 문제점을 찾아 지적해야 한다. 감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아파트는 ‘제멋대로’ 지어진다. 감리가 시행사, 시공사 등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롭게 독립적으로 일할 수 있어야 하는 이유다.그런데 현실은 다르다. 아파트 완공 전에는 시공사, 시행사의 눈치를 보며 ‘적당히’ 부실을 덮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완공 뒤 문제가 불거지면 “제대로 감독하지 않았다”는 비판에 시달리고 소송, 수사에 직면하는 경우도 있다. 히어로팀이 인터뷰를 시도한 감리들 대부분은 “부정적인 말을 하면 업계에 금방 소문이 퍼져 일하기 어렵다”며 고사했다.그럼에도 오랜 설득 끝에 히어로팀은 30년 차 베테랑 감리부터 업계 4년 차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여성 감리까지 총 10명의 감리를 만났다. 그들을 심층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감리가 소신대로, 원칙대로 일할 수 없는 현장 시스템과 그 결과가 어떤 부실을 낳는지 들을 수 있었다.●시공-시행사, 마음에 안 드는 감리사 통째로 교체현재 경기 지역에서 건설 중인 대규모 오피스텔 현장 관리 감독을 맡은 김모 감리는 부실시공 문제를 제기했다가 교체당했다. 김 감리는 지반(땅) 공사에 사용된 콘크리트 말뚝 강도, 말뚝이 지하에 묻히는 깊이 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히어로팀이 접촉한 이 건설 현장의 다른 시공 관계자들도 똑같이 우려했던 부분이다.하지만 시공사는 감리의 문제 제기 때문에 공사가 지체되자 감리사 전체를 교체했다. 아파트 감리 선정은 지방자치단체가 담당하지만 오피스텔 등은 시행사(발주처)가 선정하기 때문에 맘대로 바꿔버린 것. 히어로팀은 해당 지자체에 제출된 김 감리의 교체 사유 문건을 확보했다. 주 교체 사유는 ‘권한 남용’, ‘월권행위 빈번’이라 적혀 있었다. “설계자와 발주자 의견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검측을 중단했다”는 내용도 있었다.같은 현장에서 부실시공 문제를 제기한 시공 관계자 박명훈(가명) 씨는 “감리원 교체는 건설 현장에서 자주 봤던 일이지만 공사 중 감리사를 통째로 바꾸는 건 이례적”이라며 “감리가 완강히 버티며 두 달 넘게 공사가 지체되자 마음이 급해진 시공사가 ‘트집’을 잡아 조치를 취한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히어로팀이 6개월간 살펴본 건설 현장에서는 이같이 감리가 소신대로 제 일을 하기 어려운 상황들이 많았다. 감리들은 스스로를 ‘심부름꾼’, ‘귀찮은 존재’, ‘부실공사의 총알받이’라며 자조했다. 30년 차 임모 감리는 “열심히 일한 감리는 다음 현장에서 보이지 않는다”며 거수기 노릇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털어놨다. 일을 열심히 할수록 ‘너무 깐깐하다’ ‘횡포를 부린다’며 다음 일을 할 수 없도록 하는 역설적인 구조가 숨어 있었다.●‘공사 중단’ 권한 있어도 소송 우려에 행사 어려워감리에게는 ‘공사 중단’ 권한이 있다. 하지만 공사를 중단했다가는 송사에까지 휘말릴 수 있다. 예정보다 공사가 늦어지면 시공사는 입주 예정자에게 입주가 늦어진 만큼 금전적 배상을 해야 하는데, 감리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다. 장모 감리는 “시공사에서 ‘감리가 공사 진행을 방해한다, 사업적으로 큰 손해를 봤다’며 민사 소송을 건 적이 있었다”고 했다. 30년 경력 유모 감리는 “문제를 발견해 공사 중단을 요구하면 시공사로부터 손해배상 등 민사 소송이 들어온다. 이를 피하려 문제를 눈감고 넘어가서 붕괴 사고라도 나면 형사 책임을 져야 한다. 우리한테 자폭 버튼을 준 셈”이라고 말했다.감리는 ‘돈’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감리사는 발주처 용역을 수행해 받은 돈으로 소속 감리에게 월급을 준다. 공사 발주처는 근본적으로 아파트나 건물을 빨리 올려 이익을 남기는 게 목적인데, 감리가 자꾸 문제를 제기하면 ‘눈엣가시’로 여긴다. 25년 경력의 이모 감리는 “발주처가 감리사를 선정할 때 소속 감리가 검사를 깐깐하게 했다는 평을 들으면 용역 계약을 안 하려 한다”며 “용역을 못 딴 감리사는 업체 유지가 어려워지고 감리도 월급을 못 받게 된다”고 말했다.시공사는 감리사를 선정하고 나서도 감리들이 까다로운지 ‘뒷조사’에 나선다. 과거 시공사와 갈등을 빚은 감리는 다음번 같은 시공사 현장에 선임되기 어렵다. 유 감리는 “감리사에서 (시공사가 원하지 않아) 해당 감리를 현장에 배치하지 않고 재택근무를 시켜 월급을 절반만 주거나 눈치를 줘서 쫓아내기도 한다. 일을 열심히 할수록 급여를 제대로 못 받거나 일자리를 잃을 우려를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2시간 걸릴 철근 검사, 10분에 마쳐감리 투입 인원은 건설기술진흥법상 공사비, 공사 종류 등에 따라 기준이 정해진다. 기준 인원을 지키지 않으면 공사를 시작할 수 없고, 계획대로 실행하지 않으면 과태료 2000만 원을 부과한다.하지만 현실은 법과 다르다. 법적 기준대로 감리를 투입해도 인력이 충분치 않은데, 현장에서는 인건비와 공사비를 아끼려 이마저 지키지 않는다. 감리 기준 인원을 서류상으로만 충족시키기 위해 투입되지 않은 감리를 ‘가라(가짜)’로 명단에 넣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감리 10명이 필요한 현장에 절반이 투입되는 것도 쉽지 않다. 품질 관리에 집중해야 할 감리 1명이 안전, 공무, 자재 관리, 환경, 민원, 사무실 관리까지 겸임한다. 유 감리는 “부산의 한 아파트 단지를 지을 때 34층 2개 동, 51층 1개 동, 지하주차장 1∼3층 건축 감리를 나 혼자서 했다”며 “아파트 1개 층 철근 간격을 제대로 검사하려면 최소 2시간은 봐야 하는데 10분만 봤다”고 말했다.감리 업무가 너무 많다 보니 검측, 감독은 현장 관리자나 작업반장 보고에 의존해 다음 공정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눈에 잘 띄는 주철근과 띠철근 간격 정도만 빠르게 훑고 넘어가는 식이다. 이 감리는 “감리 적정 인원은 아파트 180가구당 1명 정도지만 실제로는 1000가구에 2, 3명인 게 현실”이라며 “공사 마감 기한이 있으니 다른 현장 작업자들이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완벽하게 설치됐다’고 보고한다는 걸 알지만 모른 척 넘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문제 생기면 ‘감리 탓’… “내가 업을 잘못 택했나”시공사와 시행사는 부실시공 논란이 불거지면 많은 경우 감리에게 책임을 미룬다. 임모 감리는 “전문성은 인정받지 못하고 시키는 일만 하는 ‘심부름꾼’, 책임질 일이 생기면 ‘총알받이’로 쓰인다”고 말했다. 장 감리는 “구조적 문제는 그대로인데 정부는 감리 책임을 늘리는 법만 만들면 된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살기 위해 어떻게든 책임에서 빠져나가게끔만 점검해야 하는 현실이 슬프다”고 말했다. 감리 고모 씨도 “감리가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14년 차 최호민(가명) 감리는 여전히 회사에서 ‘막내’다. 요즘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감리는 이미 ‘리스크는 큰데 보상은 적고 욕은 욕대로 먹는 직업’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신입이 들어오지 않는다.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동기 가운데 유일하게 감리를 지망했습니다. 안전을 지켜낸다는 자부심이 있었죠. 하지만 금세 깨달았습니다. 감리는 건설 현장의 책임 회피용 직책일 뿐이라는 걸요. 책임은 너무 큰데 권한은 없습니다. 자괴감이 듭니다. 제가 이 업을 선택한 게 잘못이라면 잘못이죠.”〈히어로콘텐츠팀 ‘누락’ 시리즈 모음〉(https://www.donga.com/news/Series/70000000000703)[④-상] “부실 지적한 감리사 교체 당해…2시간 철근검사 10분에 끝내”[④-하] “조경비용 늘면 철근서 빼…‘쪽대본 드라마’ 찍듯 아파트 지어”동아일보는 창간 100주년을 맞아 2020년부터 히어로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히어로콘텐츠팀의 ‘누락: 당신의 아파트는 안녕하신가요’는 2023년 발표된 국토교통부 민간 아파트 조사 결과의 진실성, 이와 관련된 철근 등 부실 시공 문제를 7개월간 파헤쳤습니다. 아래 QR코드를 스캔하면 콘크리트 속 감춰진 ‘누락’을 디지털로 구현한 ‘아파트 철근탐사 보고서’()로 연결됩니다. 27일 오전 9시부터 4부작 다큐도 동아일보 유튜브 채널()에서 순차 공개됩니다.▽팀장: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취재: 김수현 이문수 주현우 기자▽프로젝트 기획: 위은지 기자▽편집: 양충현 기자 ▽그래픽: 김충민 기자▽사진: 홍진환 기자▽인터랙티브 개발: 임상아 임희래 ND▽인터랙티브 디자인: 정시은 CD 윤서영 안태광 인턴▽영상: 김지희 안정용 PD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 2025-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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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역까지 있어야 하는 공사현장… 철근이 지시대로 박히지 않았다[히어로콘텐츠/누락③-상]

    지난해 11월 서울 도심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 바닥, 벽, 천장 등 사방에 거미줄처럼 철근 가닥들이 시공되고 있었다. 작업자들이 분주하게 오가는 가운데 철근을 담당하는 철근공들은 대부분 외국인이었다. 기자가 다가가 국적을 묻자 서툰 한국어나 짧은 영어로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몽골,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등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10명 중 9명꼴로 외국인이었다.철근 시공을 지휘하는 한국인 ‘철근 부장’은 이들에게 작업 지시를 내릴 때마다 멈칫하며 누군가를 불렀다. 외국인 중 조금이나마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임시 통역 담당’ 철근공이었다. 언어별로 1, 2명가량이 이런 역할을 했다. 철근 부장이 도면을 손에 들고 한국말로 지시 사항을 쏟아내면 통역 담당이 동료들에게 모국어로 옮겨 손짓하며 설명했다. 그래도 몇몇 외국인 철근공은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기자가 직접 본 철근 시공 현장은 뭐가 뭔지 분간하기가 어려웠다. 사방에 깔리고 박힌 철근마다 지름, 모양, 길이, 형태, 종류가 모두 달랐다. 설계 도면은 그보다 더 복잡했다. 관리자와 철근공 사이에 정교한 의사소통 없이는 시공 오류가 생길 가능성이 커 보였다. 철근 소장 진모 씨는 “도면은 까다로운데 소통은 안 되니 한국인과 외국인이 서로의 말을 이해하지 못해 철근이 누락되는 등 부실이 생긴다”고 했다. 히어로팀은 지난해 11월 수도권 아파트 공사장에서 철근공 보조, 신호수, 잡부 등으로 취업해 일하며 현장을 살펴봤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근로자 증가가 어떻게 철근 시공 오류로 이어지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히어로팀이 만난 철근공 등 건설 관계자 47명은 저마다 ‘누락’의 경험들을 털어놨다.히어로팀은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기간에 ‘철근 부장’과 베트남 등 외국인 철근공들이 의사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여러 번 목격했다.한국인 임모 작업반장은 “철근 쪽은 요즘 대부분이 불법 체류 외국인이다. 한국인 철근공은 점점 줄고 외국인 철근공이 90%인데 말이 잘 안 통하다 보니 현장에서는 시공 오류가 늘어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촉박한 공사 기한 안에 빨리빨리 아파트를 올려야 하는데 철근 공정은 복잡하다”며 “의사소통이 잘 안 되니 시공해야 할 철근 개수나 간격을 틀리거나, 위치를 다른 곳으로 오해하거나, 엉뚱한 철근을 박는 경우도 종종 나온다”고 말했다.● 철근 작업 지시는 복잡한데 의사소통은 ‘버벅’철근공 10명 중 9명 꼴 외국인외국어 뒤섞인 현장 서로 말 안통해“복잡한 철근 공사 작업지시 어려워”건설 현장에 점심시간이 되면 외국인 철근공들은 같은 국적끼리 모여 밥을 먹으며 왁자지껄 떠들었다. 곳곳에서 중국어, 러시아어, 베트남어를 비롯해 분간이 어려운 외국어로 대화하는 소리가 들렸다. 한 베트남 철근공은 “어디서 오셨습니까. 이름이 뭔가요”라고 묻는 기자의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고 웃기만 했다. 스마트폰으로 번역 애플리케이션(앱)을 켜서 한국말을 베트남어로 번역해서 보여주자 그제야 자기 이름을 “풍반탕”이라고 대답했다. 기본적인 의사소통도 어려운 상황이라 복잡한 철근 시공 지시는 전달되기가 더욱 어려워 보였다.외국인이 없으면 현장이 돌아가지 않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관리자나 현장소장이 애를 먹기도 한다. 형틀 소장 최모 씨는 “천장 마감 작업을 제대로 안 했길래 담당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뜯고 다시 시공하라고 지시했더니 거절해 버렸다”며 “문제를 지적하면 ‘우리 없으면 현장이 돌아가기나 하는 줄 아냐’고 나온다”고 했다. 철근 소장 신모 씨는 “떠난 외국인들이 다시 일하게 하려면 사정사정해서 돈을 올려줘야 한다”며 “우리도 내키지 않지만 그렇게라도 비위를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건설 현장에서 외국인의 ‘세(勢)’가 커지면서 국가별 근로자 조직도 생겨났다. 과거 건설 현장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과 비(非)노조가 일자리를 놓고 다퉜다면 최근에는 조선족팀, 베트남팀, 동남아팀 등이 각자 뭉쳐 일자리를 얻어내기 위해 ‘국가 대항전’을 벌인다.● 상당수는 불법 체류자… 교육 없이 바로 투입시공 오류와 현장 갈등에도 불구하고 시공사가 외국인을 계속 쓰는 이유 중 하나는 ‘돈’이다. 한 건설 관계자는 “임금이 한국인보다 저렴하니까 시공사는 이윤을 많이 남기려고 외국인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히어로팀이 일한 현장에서 한국인 일당은 25만 원, 외국인 일당은 19만 원이었다. 6만 원이 저렴하다. 이 현장은 약 400명의 근로자가 작업 중이었다. 절반만 한국인 대신 외국인을 고용해도 시공사는 하루 1200만 원, 한 달에 3억6000만 원의 인건비를 아낄 수 있다. 아파트 건설에 3∼4년이 걸리기 때문에 총 130억∼170억 원가량을 아끼는 셈이다.문제는 현장 외국인 근로자 중 상당수가 불법 체류자라는 점이다. 지난해 건설근로자공제회에 따르면 건설 현장의 외국인 42만2765명 중 24만2913명(57%)이 불법 체류자로 추정됐다. 히어로팀이 외국인 근로자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을 때 대부분은 “내가 불법 체류자 신분이라 인터뷰를 하기 어렵다. 발각되면 잡혀가 추방될지도 모른다”고 답했다. 외국인이 정식으로 E-9(비전문 취업) 비자를 받고 한국에 오면 현장 관련 교육을 3∼5일 정도 받는다. 최소한의 사전 지식을 습득하는 셈이다. 하지만 불법 체류자는 이런 교육을 안 받고 바로 현장에 투입된다. 말은 잘 안 통하는데 철근 시공법은 갈수록 복잡해진다.● 공사 기한 압박도 문제… 철근 안 묶고 매립기한 압박에 “철근 한두개 빠져도 뭐”철근 고정 결속선 안묶는 경우 허다지연비용 시공사 떠안아 대충대충“콘크리트 치면 진실도 묻히는거죠”히어로팀이 만난 한국인 철근공 이민형(가명) 씨는 외국인에게 ‘몸값’이 밀려 지난해부터 일자리를 잃었다. 그는 4년간 철근공으로 일하면서 설계보다 훨씬 얇은 철근을 깐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당시 철근 반장은 지름 22∼25mm 바닥(슬래브) 철근이 들어갈 자리에 10mm대 철근을 넣으라고 지시했다. 철근이 두껍고 무거우면 비싸고, 가늘고 가벼우면 싸다. 이 씨는 “소시지 같은 철근을 넣어야 하는데 이쑤시개를 깐 거죠. 속으로 욕이 나왔지만 생계가 있으니 다른 방법이 없어요”라고 말했다.외국인 근로자 증가 외에도 철근 부실시공을 초래하는 또 다른 중요한 원인이 있었다. 이 씨는 ‘공기(공사 기한) 압박’을 문제로 꼽았다. 그는 특히 철근과 철근을 고정시키는 ‘결속선’을 안 묶는 경우가 현장에선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결속선은 콘크리트를 부었을 때 철근이 휘거나 이탈하는 것을 막아주는데 이를 묶지 않는 것이다. 이 씨는 “10곳을 묶어야 하면 그중 1곳만 묶고 끝낸다”며 “하루에 정해진 할당량이 있으니 일일이 묶다 보면 기한 내 일을 못 마친다”고 말했다. 결속선이 없는 철근은 덜렁덜렁 흔들린다. 이 씨는 “저는 건설 현장 내막을 알잖아요. 아무리 싸게 나와도 제가 지은 아파트엔 솔직히 살고 싶지 않아요”라고 말했다.히어로팀이 취재한 건설 현장 역시 공기를 맞추기 위해 폭우나 함박눈이 내리는 날에도 야외 공사를 강행했다. 한 날은 오전 작업이 늦어지자 하청업체 반장이 팀장과 심각한 얼굴로 상의하며 “오후 3시에 콘크리트 타설 감리 검사가 있는데 진행 속도가 나지 않아 큰일인데요”라며 안절부절못했다. 이날 콘크리트 타설 검사를 못 하면 전체 공정이 하루씩 밀린다는 설명이었다.콘크리트는 빗물이 섞이거나 매우 추운 날 작업하면 나중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콘크리트가 굳기도 전에 추위 탓에 얼었다가 기온이 올라간 뒤 녹는 현상을 ‘동결융해(凍結融解)’라고 한다. 콘크리트 속 수분이 얼면 그 부피가 9%가량 팽창한다. 이 얼음이 녹으면 콘크리트는 골다공증 환자의 뼈처럼 약해진다.이런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건설사, 시공사는 공기를 맞추려 공사를 강행한다. 수분양자들의 입주가 늦어지면 지연 비용은 고스란히 시공사 몫이기 때문이다. 철근공 김모 씨는 “위에서 공사 기한을 맞춰야 해 빨리빨리 하라고 압박한다”며 “‘철근 한두 개쯤이야 빠져도 괜찮겠지’ 하고 넘어가게 된다”고 했다. “월급쟁이 입장에서 뭘 어쩌겠어요.”● 부실 철근은 시멘트로 덮어… “저 말곤 몰라요”아파트를 짓는 과정에서 부실시공하는 것을 넘어, 다 지은 아파트의 부실을 감추기도 한다.30년 차 방수 기능공 김용학 씨는 2023년 11월 충청 지역의 신축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밖으로 돌출돼 심하게 휘어 있는 철근 더미를 한 작업자가 시멘트로 덮어 버리는 광경을 목격했다. 당시는 국토교통부가 현장 점검을 나오기 3일 전이었다. 이를 미리 전해 들은 건설사는 문제 부분을 재시공하는 대신에 시멘트로 덮어 버렸다. 김 씨는 히어로팀에 “부실시공의 ‘마지막 증거’를 몰래 사진으로 남겨 놓고 있다”고 했다. 그는 “보강 공사 없이 시멘트로 덮은 철근은 나중에 부식돼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사람들은 번지르르한 겉모습만 보고 좋은 아파트라고 생각하면서 비싼 돈을 대출까지 끌어 지불해요. 하지만 이런 감춰진 부실이 있다는 건 저나 작업자 말고는 알 수 없죠. 공구리(콘크리트) 치면 결국 ‘진실’도 같이 묻혀 버리는 거니까요.”〈히어로콘텐츠팀 ‘누락’ 시리즈 모음〉(https://www.donga.com/news/Series/70000000000703)[④-상] “부실 지적한 감리사 교체 당해…2시간 철근검사 10분에 끝내”[④-하] “조경비용 늘면 철근서 빼…‘쪽대본 드라마’ 찍듯 아파트 지어”동아일보는 창간 100주년을 맞아 2020년부터 히어로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히어로콘텐츠팀의 ‘누락: 당신의 아파트는 안녕하신가요’는 2023년 발표된 국토교통부 민간 아파트 조사 결과의 진실성, 이와 관련된 철근 등 부실 시공 문제를 7개월간 파헤쳤습니다. 아래 QR코드를 스캔하면 콘크리트 속 감춰진 ‘누락’을 디지털로 구현한 ‘아파트 철근탐사 보고서’()로 연결됩니다. 27일 오전 9시부터 4부작 다큐도 동아일보 유튜브 채널()에서 순차 공개됩니다.▽팀장: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취재: 김수현 이문수 주현우 기자▽프로젝트 기획: 위은지 기자▽편집: 양충현 기자 ▽그래픽: 김충민 기자▽사진: 홍진환 기자▽인터랙티브 개발: 임상아 임희래 ND▽인터랙티브 디자인: 정시은 CD 윤서영 안태광 인턴 ▽영상: 김지희 안정용 PD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 2025-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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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는 것 거의 없는 4차 하청… 금 간 기둥 알면서도 썼다”[히어로콘텐츠/누락③-하]

    “모르는 척 균열이 있는 기둥을 그냥 박았습니다.”지난해 11월 아파트 건설소장인 정민호(가명) 씨는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을 만난 자리에서 울먹였다. 침묵 뒤에 나온 고백이었다. 그를 처음 만난 건 지난해 9월 말이었다.정 씨는 자신이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균열이 간 기둥을 그냥 설치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원래대로라면 품질 문제가 있는 기둥은 돌려보내고 정상 기둥을 설치해야 하는 게 맞다”며 “그런데 원청에서 약속과 달리 돈을 다 떼어 가고 모른 척했다”고 말했다. 정 씨는 “이미 제 돈으로 적자 메워 일하고 있었다”며 “올바른 기둥을 다시 받아서 설치하려면 손해가 너무 막심하니까 그럴 여력이 안 됐다”고 했다.불법 하도급 문제는 우리나라 건설 현장에서 사라지지 않는 고질병으로 꼽힌다. 실제 투입되는 공사비가 줄어들면서 부실 공사로 이어지는 원인이 된다. 그 핵심에 불법 하도급 업체들이 있다. 히어로팀은 4차 불법 하도급사 직원이었던 정 씨와 서른네 번의 통화, 세 번의 대면 인터뷰를 거쳤다. 정 씨가 대기업 건설사부터 1차, 2차, 3차 하도급사들과 나눈 320건, 총 18시간 44분 분량의 통화 녹음을 모두 살펴봤다. 거기에는 불법 하도급이 초래한 아파트 부실 공사의 실체가 담겨 있었다.● 재하청도 불법인데 ‘4차 재하청’까지‘하청의 하청의 하청의 하청’ 불법 구두 계약에 공사대금 못받기 일쑤 1, 2, 3차 업체서 수수료 떼가면 발주액의 30% 쥐꼬리 공사비 남아“불량 자재 돌려보내는 게 맞지만기둥 운송비-추가 인건비 부담적자 보며 공사… 부실유혹 빠져”정 씨는 건설업 경력 30년 차 베테랑이다. 현재 경기 지역 모 아파트 건설 현장의 기둥 설치를 담당하고 있다. 그의 회사는 대기업 건설사에서 ‘하청의 하청의 하청의 하청’을 받은 불법 하도급 업체다. 우리나라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원칙적으로 ‘하청의 하청’, 즉 재하청(재하도급)은 위법이다. 그런데 그의 업체는 재하청도 아닌 네 번째 하청 업체였다.지난해 3월 정 씨는 한 건설업체 대표에게서 “아파트 기둥을 설치하고 3억7000만 원을 받는 조건으로 일해 보지 않겠냐”란 제안을 받았다. 건설업계가 불황인 데다 설치 공법도 어렵지 않아 일을 받았다.불법 하도급이었기 때문에 서면 계약서는 없었고, 모두 구두 계약으로 이뤄졌다. 물론 정 씨도 정식으로 계약서를 쓰고 일하고 싶었지만 ‘계약서를 쓰자’고 말하는 순간 “너 말고 할 사람은 많아”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일거리가 사라진다.정 씨 회사의 하도급 관계는 이러했다. 대기업 원청 종합건설업체 A사는 전문건설업체에 1차 하청을 맡겼다. 1차 업체는 2차 업체에, 2차 업체는 3차 업체에 맡겼다. 3차 업체는 정 씨 업체(4차 불법 하도급 업체)에 일을 줬다. 결국 일은 정 씨 회사가 하는데 앞의 업체들은 일을 주는 대가로 수수료를 떼어 간다.건설 현장에서는 정 씨를 ‘3차 업체’로 알고 있었다. 정 씨에게 일을 준 3차 업체 대표가 다른 업체에 재하청 사실을 알리지 않고 몰래 일을 줬기 때문이다. 3차 업체 대표는 정 씨와의 통화에서 “내가 하도급 줬다는 얘기는 절대로 하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다. 정 씨도 익숙했다. “하루이틀 하나요. 걱정 마세요.”현장 출근 첫날, 당황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사전에 구두로 계약한 기둥이 아닌 다른 시공 방식의 기둥을 설치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설치가 훨씬 까다롭고 설치 비용도 1.5배가량 더 드는 방식이었다. “시공법이 다른 기둥인데 어떻게 된 겁니까.” 정 씨가 따졌다. “아, 그래? 잘못 알았나 보네.” 3차 업체 대표의 대답은 그뿐이었다. 이대로 공사를 맡으면 정 씨 회사가 오히려 손해를 볼 상황이었다. 정 씨는 “업계가 워낙 좁아 신용이 중요하기 때문에 앞으로 다른 일을 하려면 ‘못 하겠다’고 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추가 인건비 등 5000만 원가량을 손해 볼 상황이었지만 3차 업체는 달랑 1000만 원만 보전해 줬다.● 내려갈수록 공사비 줄어… 하자 있어도 방치정 씨는 일을 시작한 지난해 3월 초부터 5월까지 약 두 달 치의 ‘기성’(결제대금)을 받기로 했다. 그런데 3차 업체는 기존에 없던 청구서를 내밀었다. 지난해 1, 2월 정 씨가 일을 맡기 이전에 다른 업체가 사용한 중장비 대여료 1800만 원을 정 씨에게 줄 돈에서 공제한다는 것이었다.정 씨는 참다 못해 2차, 3차 업체와 통화를 했다. “내가 일하기 전 다른 업체가 사용한 중장비 대여료를 왜 내가 내야 하느냐”고 따졌다. 하지만 두 업체의 공통된 대답은 “어쩔 수 없다”는 말뿐이었다. 1차 업체에도 연락했지만 “우리는 3차 업체가 있는 줄도 몰랐다. 이번 일로 공사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한순간에 다른 업체의 중장비 대여료를 ‘꼬리’인 정 씨가 떠안았다.그는 2024년 3월부터 지금까지 일한 돈을 제대로 못 받고 있다. 시공비, 인건비 등 받아야 할 돈만 7000여만 원인데 그중 5000만 원가량을 못 받았다. 3차 업체는 지난해 5월부터 지급을 미루고 있다. 전화 통화에서 3차 업체는 정 씨에게 “2차 업체가 돈을 안 주니 우리도 못 주는 거다. 2차도 돈이 없나 봐. 나도 집 내놨다.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했다. 그래서 2차 업체로 전화했다. 그러자 2차 업체는 “우리는 3차 업체에 돈을 지급했다. 3차는 소장님한테 돈 줬다고 하던데?”라고 했다.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대금을 못 받은 지 8개월째. 당장 협력업체에 줘야 할 대금 결제가 위태로웠다. 이미 정 씨 앞으로 날아온 내용증명도 한가득이었다.현장에서 공사를 직접 진행하는 정 씨에게 돈이 없으면 이는 자연스레 부실시공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균열이 간 기둥 등 문제가 있는 요소를 확인하고 바로잡으려면 비용이 드는데, 그러려면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결국 금이 간 기둥은 그대로 아파트에 설치됐다. 겉에 칠을 하고 외장재를 덮으면 수분양자는 기둥에 금이 갔는지, 하자가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말단 업체는 공사비의 30%만 가지고 시공”히어로팀은 ‘4차 하청’ 정 씨의 사례에서 계약서 미작성, 공사 대금 미지급 등 불법 하도급에서 비롯된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가장 큰 위험은 이런 불법 하도급이 부실시공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정 씨도 “공사 대금을 주지 않아 기둥 운송비와 추가 인건비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다”며 “문제가 있는 기둥도 돌려보내지 못하고 그냥 설치한 것”이라고 고백한 이유다.취재 결과 2차, 3차, 4차 업체는 모두 불법 하도급에 해당했다. 대형 건설사가 전문건설업체(1차)에 기둥 설치 공사를 맡겼는데 허락 없이 2차, 3차, 4차까지 일을 떠넘겼기 때문이다. 건설산업기본법상 발주처 동의 없이 재하도급을 하거나, 하청 받은 공사 전체를 재하도급하면 불법이다.2차, 3차 업체는 현장에서 직접 공사를 하지 않고 일정 부분의 공사 대금만 수수료로 챙겼다. 실제 공사를 맡는 마지막 업체를 제외한 중간 업체들이 일을 넘기고 돈은 받는 일종의 ‘브로커’ 역할을 한 셈이다. 건설 현장의 불법 하도급 업체는 전국에 1만 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23년 5월부터 8월까지 국토교통부가 실시한 불법 하도급 집중 단속 결과 현장 508곳 중 35.2%(179곳)에서 불법 하도급 업체가 적발됐다. 건설 현장 10곳 중 4곳은 불법 하도급 업체가 시공 중인 셈이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하도급까지 포함하면 훨씬 높은 비율로 불법 하도급이 현장에 만연한 것으로 추정된다. 법무법인 공정 황보윤 변호사는 “최종 하도급사에는 발주 금액의 극히 일부만 떨어지니 공사 비용을 맞추려 부실 공사 가능성이 커진다”며 “심지어 발주 금액의 30% 정도만 갖고 최하단 업체가 시공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히어로콘텐츠팀 ‘누락’ 시리즈 모음〉(https://www.donga.com/news/Series/70000000000703)[④-상] “부실 지적한 감리사 교체 당해…2시간 철근검사 10분에 끝내” [④-하] “조경비용 늘면 철근서 빼…‘쪽대본 드라마’ 찍듯 아파트 지어”동아일보는 창간 100주년을 맞아 2020년부터 히어로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히어로콘텐츠팀의 ‘누락: 당신의 아파트는 안녕하신가요’는 2023년 발표된 국토교통부 민간 아파트 조사 결과의 진실성, 이와 관련된 철근 등 부실 시공 문제를 7개월간 파헤쳤습니다. 아래 QR코드를 스캔하면 콘크리트 속 감춰진 ‘누락’을 디지털로 구현한 ‘아파트 철근탐사 보고서’()로 연결됩니다. 27일 오전 9시부터 4부작 다큐도 동아일보 유튜브 채널()에서 순차 공개됩니다.▽팀장: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취재: 김수현 이문수 주현우 기자▽프로젝트 기획: 위은지 기자▽편집: 양충현 기자 ▽그래픽: 김충민 기자▽사진: 홍진환 기자▽인터랙티브 개발: 임상아 임희래 ND▽인터랙티브 디자인: 정시은 CD 윤서영 안태광 인턴▽영상: 김지희 안정용 PD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 2025-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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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토부 ‘부실시공 0건’ 오류 시인…“철근 누락 보고서 오판독”

    국토교통부가 2023년 10월 ‘부실시공 0건’이라고 발표한 전국 민간 무량판 아파트 중 1곳에서 시공 하자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앞서 같은 해 4월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이후 국토부는 전국 민간 무량판 아파트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이후 부실시공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는데, 1년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시공 하자가 있었다고 인정한 것이다. 24일 국토부는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국토부 산하) 국토안전관리원이 해당 단지를 조사한 점검업체에 직접 확인한 결과 측정지점 1개소에서 시공 하자 우려가 있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자료에 언급된 단지는 경기 A아파트로, 안전진단 보고서상 지하 주차장 천장 부근에서 철근 누락이 1건 확인됐다. 이후 입주민 측의 자체 조사 끝에 천장에서만 총 33개의 철근이 빠진 것이 뒤늦게 발견됐다(본보 24일자 A1면 <철근 누락 알리자, 지자체 “무너진 건 아니잖아요”>),A아파트 입주자협의회 측에 따르면 보고서상 철근 누락이 발견된 후 이를 국토안전원에 알렸으나 “오타일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이후 입주자 측이 직접 조사 업체를 추궁한 끝에 철근 누락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이에 국토부 측은 “국토안전원이 점검업체의 현장조사 보고서를 재확인하는 과정에서 보고서상의 탐사결과 사진을 오판독하여 초기에 잘못된 답변이 안내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국토부는 “국토안전원이 해당 내용을 (입주민 측에) 추가로 설명했다”며 “시공사가 하자보수 공사를 실시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A아파트 입주자협의회 측은 “국토안전원으로부터 ‘전수조사 대상은 전단보강근과 콘크리트 강도 뿐’이라는 해명만 들었다”고 반박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 2025-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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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근 누락 알리자, 지자체 “무너진 건 아니잖아요”[히어로콘텐츠/누락②-상]

    “검단 아파트처럼 무너진 건 아니잖아요?”지난해 1월 경기 A아파트에 사는 이동민(가명·입주자협의회장) 씨는 관할 지방자치단체 공무원과 통화하다 돌아온 답변에 말문이 막혔다. 앞서 이 씨는 A아파트의 국토교통부 안전진단 보고서를 받아 살펴봤다. 지하 주차장에 시공된 철근 개수가 도면보다 부족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아파트에 다녀간 국토부 정밀안전진단업체 관계자는 ‘화재 시 물을 가득 실은 소방차가 못 들어올 수도 있다’며 위험성을 구두로 경고했다. 이 씨는 사용 승인을 내어준 지자체에 전화를 걸었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별문제 없지 않냐’는 투였다. 국토부, 국토부 산하 국토안전관리원에도 전화를 걸었지만 “보고서가 오타일 거예요”란 답변이 돌아왔다. 부실 시공 가능성을 일축했다.그로부터 열 달 뒤인 11월 27일.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이 찾아간 이 씨의 아파트는 지하 주차장 천장 전면 보수작업이 한창이었다. 입구에는 ‘보수 공사로 이용 불가’ 팻말이 붙어 있었다. 곳곳에 설치된 사다리 사이로 인부들이 철근 누락 지점마다 보강 작업을 했다.이 씨는 철근 누락을 찾아내고 보강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우리 정부와 지자체의 안전 인식이 어떤 수준인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 씨의 아파트는 2023년 4월 검단 아파트 붕괴 사고 이후 같은 해 10월 국토부가 ‘전국 민간 무량판 아파트 안전점검 조사 결과’를 발표할 때 ‘문제없다’고 한 아파트 중 하나였다. 발표대로면 A아파트에 부실시공은 없어야 했다. 하지만 이 씨의 문제 제기에서 시작된 민간전문업체와 시공사의 재조사 결과, 지하 주차장 철근이 33개나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시공사조차 부실을 인정했다. 이 씨는 “정부나 지자체의 말을 믿고 내 아파트가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 씨는 정부 발표에 대한 불안감과 의문점에서 시작해 홀로 ‘누락’을 추적해 온 지난 1년 4개월을 떠올렸다.“여기가 맨 처음 철근 누락이 발견된 기둥입니다.”지난해 11월 27일 경기 A아파트 지하 주차장. 입주자협의회장 이동민(가명) 씨가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을 한 기둥이 있는 곳으로 데려가더니 말했다. 주차장은 2주 전부터 철근이 누락된 자리가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탄소보강섬유를 덧대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기존 천장 콘크리트를 뜯어내고 보강섬유를 시공했다. 누락된 철근 33개를 대신해 건물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서다. 이 씨는 ‘누락’을 찾아내기 위해 홀로 정부, 지방자치단체와 맞서 고군분투한 1년 4개월을 돌아보며 생각에 잠겼다.●“화재 때 소방차가 못 들어올 수도 있어요”〈의심〉“주차장 하중 계산 잘못, 붕괴 위험”구조기술사 말에 가슴이 철렁했다국토교통부의 민간 무량판 아파트 1차 조사(설계 도면 검증) 직후였던 2023년 8월 16일. A아파트를 조사하러 온 건축구조기술사는 도면을 살펴보더니 이 씨와 입주민들에게 심각하게 말했다. “지하 주차장의 하중(무게) 계산이 잘못된 것 같습니다.” 그는 “물을 가득 실은 소방차가 주차장 위 1층에 진입하면 붕괴 위험이 있을 수 있다” “20층 이상 건물은 불이 나면 소방굴절사다리차가 들어와야 하는데 그 차가 무겁다. 이 아파트는 그 차가 못 들어올 구역들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 씨와 입주민들은 가슴이 철렁했다.3주 뒤 국토부 2차 조사(주차장 전단보강근 조사)가 시작됐다.마침 지자체에서 아파트 사용승인을 담당하는 책임자가 현장에 온 것을 본 이 씨는 다급하게 다가가 설명했다. “전문가가 말하는데 여기 붕괴 위험 때문에 소방차가 못 들어올 수도 있답니다. 불나면 고층에 있는 사람들은 다 죽을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어떻게 좀 해주세요.” 이를 들은 책임자는 태연하게 말했다. “그분(구조기술사)이 잘 모르고 하는 소리일 거예요. 아니 진짜 설계 문제가 있었다면 아파트 사용승인이 안 나왔겠죠.” 말이 안 통하자 이 씨는 현장에 온 국토부 산하 국토안전관리원 수도권지역본부장에게도 다가갔다. “여기가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는데요. 어떡합니까.” 이를 들은 본부장은 이 씨를 안심시키듯 “아 네네, 주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공유하겠습니다”라고 말하곤 자리를 떴다. 이후 그는 소식이 없었다. 이 씨의 우려는 점점 절박함으로 변해갔다.●‘부실시공 없다’는데 보고서가 이상하다〈누락〉국토부 조사 “문제없다”지만 찜찜보고서 뒤져보니 ‘철근 부실’ 명확두 달 뒤인 10월 23일, 국토부는 ‘전국 민간 무량판 아파트 조사 결과 부실시공 없어’라는 발표를 했다. 그때까지도 A아파트 조사 결과는 이 씨에게 오지 않았다. 기다리다 못한 이 씨는 관할 지자체에 아파트 조사 보고서를 요구했지만 ‘우리도 없다’는 답변이 왔다. 국토부는 여전히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 씨는 재차 지자체에 보고서 입수 방법을 수소문했고, 이에 지자체 주무관이 업체에서 보고서를 받아 이 씨에게 건네줬다.마침 같은 아파트에 건설 전문가가 살고 있었다. 이 씨는 그와 함께 국토부 보고서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구조도면은 구조계산서와 일치한다. 구조체 보강공사는 필요 없다….’ 별다른 문제 없이 넘어가던 와중에 이상한 점이 눈에 들어왔다. 설계도면에는 천장 주철근(건물을 지탱하는 직선 모양의 핵심 철근) 시공 간격이 165mm였다. 그런데 조사업체가 측정한 실제 간격은 320mm였다. 간격이 약 2배였다. 이 씨와 함께 보고서를 분석한 전문가가 “이건 중간에 박혀 있어야 할 철근이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그런데 국토부 보고서 말미의 철근 탐사 결론은 ‘적정’(문제 없음)이었다. ‘뭔가 잘못됐다. 이 보고서의 결론은 거짓이다.’●“오타”라는 국토부-“안 무너졌잖아”란 지자체〈방관〉누락 찾으려 1년4개월 고군분투국토부도 지자체도 ‘나몰라라’만이 씨는 보고서에서 찾아낸 문제를 국토부, 국토부 산하 국토안전원에 알렸다. “아 그거, 아마 오타일 거예요 오타.” 허무한 답변이 돌아왔다. 믿을 수 없었던 이 씨는 조사업체에 직접 연락해 “철근이 누락된 게 맞습니까. 국토부는 오타라고 합디다” 하고 물었다. 업체는 이틀 뒤 고심 섞인 답변을 보내왔다. “엔지니어의 양심으로 말하자면 안타깝게도 오타가 아닙니다.” 국토부 해명과 달리 철근이 누락됐다는 말이었다. 국토부 보고서의 결론이 거짓이었고, 국토부의 해명도 거짓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된 순간이었다. 동시에 ‘우리 아파트가 정말 위험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었다.국토안전원에 이 사실을 알리자 국토부는 바빠졌다. 내부 회의를 거치더니 ‘우리는 전단보강근, 콘크리트 강도를 조사했지 천장 주철근은 조사하지 않았다. 천장 주철근이 없는 건 맞지만 우리 판정에는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보내왔다. 주철근은 조사를 안 했으니 안전을 책임질 수 없다는 뜻이었다. 불과 두 달 전 ‘부실시공은 없다’고 발표한 것과는 다른 태도였다.2023년 7월 31일 원희룡 당시 국토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천장의 판, 바닥이자 천장을 이루고 있는 이 판에 여러 층으로 철근이 가로세로로 다 들어가 있다. 그것을 빼먹은 것이라면 우리나라가 정말 대한민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철근을 빼먹으면 대한민국이 아니다’라는 뜻이다. 그 주철근이 이 씨의 아파트에는 빠져 있었다. 이 씨는 “본인들(국토부)이 철근 누락 사실을 문서에 써놓고, 전단보강근만 조사했으니 문제가 없다고 하는 건 궤변 아니냐”고 말했다.●“아파트가 무너져야 공무원들이 후회할까요”〈인정〉철근 33개 누락 확인 후 보강공사“우리 아파트는 운이 좋았어요”정부와 지자체에서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한 A아파트는 결국 지난해 2월부터 민간 안전진단업체를 선정해 넉 달간 재조사를 진행했다. 시공사, 국토부의 간섭을 우려해 일부러 지방 업체를 골랐다. 이 업체가 철근 탐사 장비로 지하 주차장의 천장을 검사한 결과 철근 2000여 개 중 총 33개가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다. 시공사도 와서 살펴본 뒤 자신들의 부실시공을 인정하고 보강 공사비를 전액 지불했다.이 씨는 히어로팀에 “우리 아파트는 운이 좋았다”며 “국토부 보고서에서 철근 누락 1개를 찾아내지 못했다면, 단순 오타라는 말을 믿었다면 계속 안전하다고 믿고 살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철근 누락은 오타가 아니라 진짜라고 알려준 조사업체의 양심고백 덕분에 보강공사까지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국토부가 ‘부실시공이 없다’고 밝힌 아파트는 전국 민간 무량판 아파트 427곳(준공 기준 288곳) 전부다. 이 씨는 “우리 아파트처럼 철근이 빠진 아파트가 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모든 아파트 입주민들이 이 씨처럼 철근 누락을 직접 밝혀내기는 쉽지 않다. 일부 아파트는 국토부에 조사 보고서 공개를 요청했지만 ‘영업상 비밀침해’를 이유로 비공개 처리됐다.이 씨는 국토부와 지자체가 문제를 외면했다는 사실을 안타까워했다. “검단 아파트처럼 또 다른 아파트가 무너진 뒤에야 정부가, 공무원들이 후회할까요?”〈히어로콘텐츠팀 ‘누락’ 시리즈 모음〉()[④-상] “부실 지적한 감리사 교체 당해…2시간 철근검사 10분에 끝내”[④-하] “조경비용 늘면 철근서 빼…‘쪽대본 드라마’ 찍듯 아파트 지어” 동아일보는 창간 100주년을 맞아 2020년부터 히어로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히어로콘텐츠팀의 ‘누락: 당신의 아파트는 안녕하신가요’는 2023년 발표된 국토교통부 민간 아파트 조사 결과의 진실성, 이와 관련된 철근 등 부실 시공 문제를 7개월간 파헤쳤습니다. 아래 QR코드를 스캔하면 콘크리트 속 감춰진 ‘누락’을 디지털로 구현한 ‘아파트 철근탐사 보고서’()로 연결됩니다. 27일 오전 9시부터 4부작 다큐도 동아일보 유튜브 채널()에서 순차 공개됩니다.▽팀장: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취재: 김수현 이문수 주현우 기자▽프로젝트 기획: 위은지 기자▽편집: 양충현 기자 ▽그래픽: 김충민 기자▽사진: 홍진환 기자▽인터랙티브 개발: 임상아 임희래 ND▽인터랙티브 디자인: 정시은 CD 윤서영 안태광 인턴 ▽영상: 김지희 안정용 PD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 2025-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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