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글로벌 관세전쟁 쇼크에 투자자들이 역대급 투매에 나서면서 한국, 일본, 중국,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증시가 쑥대밭이 됐다. 2020년 3월 팬데믹 이후 최악의 폭락장이다. 미국, 중국, 유럽연합(EU)의 ‘강 대 강 대치’에 시장의 공포가 팬데믹 쇼크 수준에 달한 것이다. 미국에서도 관세발 ‘경제 핵전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7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37.22포인트(5.57%) 빠진 2,328.20에 거래를 마쳤다. 오전 9시 12분쯤 코스피의 낙폭이 커지면서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으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사이드카는 증시 급변동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로, 코스피200 선물 지수가 5% 이상 변동하면 기관투자가나 외국인이 주식을 대량으로 사고팔 때 쓰는 프로그램 매매를 5분간 중단하게 된다. 중국의 관세 보복전 참전 선언 이후 첫 개장일인 이날 중국이나 홍콩 등 중화권 증시 낙폭은 더 컸다. 중국 본토 주요 상장사로 이뤄진 홍콩H지수는 14%가량 빠졌고, 상하이종합지수는 7%대, 선전종합지수는 10%대 내림세를 나타냈다. 역시 4일 휴장했던 대만 자취안지수도 장 시작과 동시에 20,000 선이 무너졌는데,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이다. 일본의 닛케이평균주가도 7.83% 내린 31,136.58엔에 거래를 마감해 아시아 증시가 초토화됐다. 비트코인, 국제 유가나 원자재 가격도 추락하는 등 주요 투자 자산들도 맥을 추지 못했다. 관세 폭격의 진원지인 미국 증시가 무너지며 확산된 공포가 아시아 증시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4, 5일 이틀간 10.5% 하락한 것은 2거래일 기준 1987년 10월 ‘블랙 먼데이’(―26.4%), 2020년 3월 팬데믹 발발(―13.9%), 2008년 11월 세계 금융위기(―12.4%)에 이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4번째로 큰 하락률이다. 친트럼프 성향인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회장은 “미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경제 핵전쟁’을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글로벌 관세 전쟁 쇼크에 투자자들이 역대급 투매에 나서면서 한국, 일본, 중국,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증시가 쑥대밭이 됐다. 2020년 팬데믹 이후 최악의 폭락이란 평가가 나온다.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의 ‘강 대 강 대치’에 시장의 공포가 팬데믹 쇼크 수준에 달한 것이다.7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37.22포인트(5.57%) 빠진 2,328.20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첫 개장일인 1월 2일(2,398.94) 이후 3개월여 만에 2,400 선을 내줬다. 오전 9시 12분쯤 코스피의 낙폭이 커지면서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으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하기도 했다. 사이드카는 증시 급변동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로, 코스피200 선물 지수가 5% 이상 변동하면 기관투자가나 외국인이 주식을 대량으로 사고팔 때 쓰는 프로그램 매매를 5분간 중단하게 된다. 코스닥도 이날 5.25% 하락한 651.30에 마감했다.중국의 관세 보복전 참전 선언 이후 첫 개장일인 이날 중국이나 홍콩 등 중화권 증시 낙폭은 더 컸다. 4일 청명절 연휴로 휴장한 만큼 미국의 관세 인상 악재가 한꺼번에 반영된 영향이 컸다. 중국 본토 주요 상장사로 이뤄진 홍콩H지수는 14% 가량 빠졌고, 상하이종합지수는 7%대, 선전종합지수는 10%대 내림세를 나타냈다. 역시 4일 휴장했던 대만 자취안지수도 장 시작과 동시에 20,000 선이 무너졌는데,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이다. 최종적으로 9.70% 내린 19,232.35에 장을 마감했다. 일본의 닛케이평균주가도 7.83% 내린 31,136.58에 거래를 마감하는 등 아시아 증시 전반적으로 약세를 나타냈다.주요 투자 자산들도 맥을 추지 못했다. 최우선 안전자산으로 주목받으면서 고공 행진하던 금 현물 시세는 1온스(oz)당 2000달러대까지 떨어지는 등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4% 넘게 빠졌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도 폭락세를 보였고, 산업 활동을 반영해 글로벌 경기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국제 유가나 원자재 가격도 추락해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를 반영했다.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관세 인상에 대한 충격과 이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주요 자산 가격이 모두 하락했다”라며 “당장 주요국 간의 관세 협상 가능성도 높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조정 또는 약세장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 거래가 전면 재개된 지 일주일 동안 6조 원 이상의 공매도 거래가 이뤄졌지만, 기대했던 외국인의 투자금 유입은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으로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강화되면서 공매도 재개 효과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4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에서의 공매도 거래 금액은 총 6조482억 원으로 일평균 공매도 거래금은 1조2816억 원에 달했다. 금융당국이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2023년 11월 6일 직전 일주일(10월 30일∼11월 3일) 동안의 일평균 공매도 거래금(7685억 원)보다 66.78% 늘었다. 투자자별로 보면 공매도 재개 후 외국인의 공매도 거래 금액이 5조7286억 원으로, 공매도 금지 직전 일주일간 거래금액(2조8134억 원) 대비 2배 이상으로 늘었다. 거래 비중도 같은 기간 73.22%에서 89.39%로 16.17%포인트 상승했다. 기관투자가의 공매도 비중은 24.91%에서 9.76%로 줄었으며, 개인투자자의 비중도 1.86%에서 0.85%로 하락했다. 외국인투자가들의 공매도 거래는 늘었지만, 신규 자금 유입은 없었다. 당초 증권업계에서는 공매도 전면 재개 조치로 매수와 매도 전략을 동시에 취하는 롱쇼트 투자가 가능해지면서 해외 헤지펀드 등 외국인 자금이 시장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순유입은 고사하고 역대급 자금 유출이 일어났다. 지난 한 주간 외국인투자가들은 코스피에서만 5조8625억 원을 순매도했는데, 이는 주간 기준으로 2021년 8월 13일(7조262억 원) 이후 3년 7개월여 만에 최대치였다.코스피·코스닥 지수는 같은 기간 각각 3.62%, 0.92% 하락했다. 과거 2009년과 2021년 공매도 재개 당시 외국인 매수세가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 정책으로 인해 공매도 재개 효과가 묻혔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고관세 정책에 따른 무역 분쟁, 경기침체 가능성으로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강해지면서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글로벌 자금이 이탈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나 유럽 등이 미국 관세 인상에 따른 보복 조치에 나서는 등 글로벌 통상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분간 국내 증시가 내림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에 짓눌려 있다”며 “공매도 전면 재개는 이미 나왔던 이슈이기 때문에 새로운 주가 상승 재료로 여겨지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경제가 제로(0) 성장으로 들어서고 있다는 사실을 정치권이 깊이 깨달아야 한다.”(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89) “가장 시급한 과제는 양극화 해소.”(오연천 울산대 총장·74) “한국에만 있는 규제는 다 털어야 할 때다.”(최중경 국제투자협력대사·69)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122일간 이어진 정국 혼란이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선고로 일단락된 가운데 4일 동아일보가 인터뷰한 경제 원로들은 이제는 경제 위기 극복에 사회적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안으로는 저성장 고착화, 밖으로는 글로벌 통상전쟁이라는 위기에 직면해 있는 만큼 대내외 불확실성을 해소할 미래지향적인 정책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 원로들은 우선 헌재의 선고 결과에 대해 한국의 민주적 질서와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대외 신인도를 높인 계기라고 평가했다. 오 총장은 “우려됐던 소요 사태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시민의식의 기본적인 성숙도를 우리 사회가 확인했다”며 “그 자체가 우리의 대내외적인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지식경제부 장관을 지낸 최 대사 역시 “지난달 미국에 가서 주 정부 인사들을 만나고 왔지만 한국의 정국 혼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탄핵 정국 당시에도 한국의 민주적 제도에 대한 국제적 신인도가 흔들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 전 총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관세 정책으로 세계 경제를 불황으로 몰아넣고 있고 대내적으로는 정치적 불안으로 기업들이 갈팡질팡 흔들리고 있다”면서도 “이번 헌재 결정으로 (정치적) 위기가 단기간에 그칠 수 있게 된 점은 다행”이라고 짚었다. 경제 원로들은 정치적 혼란이 일단락된 만큼 ‘미국발(發) 통상전쟁 대응’과 ‘성장동력 회복’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전쟁에 대해 “예외 국가가 없을 거라는 얘기를 미국에서도 하더라”며 “특히 자동차를 비롯해 연관된 전후방 산업에 타격이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전 총재 역시 “한국이 장기 침체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다”며 “최대 과제는 어떻게 하면 성장 활력을 되살리느냐인데,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기업의 활력을 불어넣고 산업 경쟁력을 복돋우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인 정책 과제로는 부동산 가격 안정화를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오 총장은 “이전 정부에선 주택 공급 확대가 크게 화두가 되지 않았지만 20, 30대의 가장 큰 관심은 주택가격 안정”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총재 역시 “경기 순환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범위에서 부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면서도 “이 과정에서 부동산이 살아나선 안 된다. 집값이 오르는 게 한국 경제 발전의 최대 위험 요소”라고 지목했다. 정치가 경제 안정을 위한 민주적인 질서 유지의 토대를 굳건히 하고, 고질적인 규제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오 총장은 “이번 헌재 선고의 메시지는 정부뿐만 아니라 입법부 역시 헌법 정신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정치권은 승리-패배라는 이원적인 구도로 볼 것이 아니라 (정치권의) 민주적인 질서 유지 책무를 상기시켜 준 것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 대사는 “중대재해법이나 경직적인 주 52시간, 과도한 상속세로는 기업이 유지될 수 없다. 한국에만 있는 산업 규제는 이제는 다 털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국내 증시에서 지난달 31일 공매도가 전면 재개된 이후 일주일간 6조 원 이상의 공매도 거래가 이뤄졌다. 해외 헤지펀드 등 외국인 수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미국 행정부의 관세 인상 폭탄에 해외 투자자는 순매도를 이어갔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4일까지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공매도 거래금액은 6조482억 원이었다. 일평균 공매도 거래금액은 1조2816억 원으로, 금융당국이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2023년 11월 6일 직전 한 달간(10월 4일∼11월 3일) 일 평균 공매도 거래액(7884억 원)보다 63%가량 증가했다. 투자자별로 보면 전체 공매도 거래 중에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90%, 코스닥에서 87%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기관은 코스피 9%, 코스닥 12%였다.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재개를 통해 매수와 매도 전략을 동시에 취하는 롱숏 투자가가 가능해지면서 해외 롱숏 헤지펀드 등 외국인 자금이 시장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미 행정부의 관세 인상으로 인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화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한 주 내내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순매도했다. 코스피에서만 5조8625억 원의 자금 순유출이 있었는데, 이는 주간 기준으로 지난 2021년 8월 13일(7조262억 원) 이후 4년 7개월여 만에 최대치였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부진을 겪는 등 투자자들의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지난 2009년과 2011년, 2021년 공매도 재개 이후와는 다른 분위기가 연출됐다고 분석했다. 2009년 공매도 재개 이후 6개월간 외국인 비중이 16.0%에서 21.8%로 5.8%포인트 늘었다. 2011년에는 16.7%에서 21.8%, 2021년에는 17.2%에서 21.0%로 증가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에 짓눌려 있다”며 “공매도 전면 재개는 이미 나왔던 이슈이기 때문에 새로운 주가 상승 재료로 여겨지기엔 무리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한 달 만에 1430원대로 하락했다. 국내 증시는 등락을 거듭하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펼치다가 미국의 반도체 관세 인상 우려에 1% 가까이 하락했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32.9원 내린(원화 가치 상승) 1434.1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오후 3시 30분 종가 기준으로 2월 27일(1433.1원) 이후 한 달여 만에 1430원대로 진입한 것이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달러화 가치가 하락한 가운데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인용하면서 환율이 더 내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일 대비 2% 넘게 떨어지면서 101.26까지 하락한 바 있다. 코스피는 미국의 관세 폭탄 여파로 외국인들이 순매도에 나서면서 전일 대비 1.46% 내린 2,450.49에 출발했다. 하지만 헌재 판결을 앞두고 오름세로 전환하더니, 헌재 판결 중에는 2,500 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에도 조만간 품목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영향에 외국인 매도세가 강해져 헌재 판결 이후 1%대로 하락 폭이 커졌다. 장 막판에는 하락 폭이 줄어 전일 대비 0.86% 내린 2,465.42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0.57% 오른 채 마감했다. 한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에 이어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소집했다.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향후 두 달간 경제 부처가 원팀이 돼 경제를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국가신인도를 사수하는 데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며 4월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국회 통과에 힘쓰겠다고 밝혔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정 전후 금융시장도 요동쳤다. 코스피는 탄핵 심판 중에 2,500선을 탈환하는 등 오름세를 나타내다가, 탄핵 인용 이후엔 떨어지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원-달러 환율도 미 달러화 약세와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로 2%대 내림세를 보였다.4일 코스피는 이날 오전 11시36분 기준 전일 대비 0.51% 내린 2,474.02에 거래 중이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의 관세폭탄 여파에 전일 대비 1.46% 내린 2,450.49에 출발했다. 장 초반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규모 순매도에 나선 영향이 컸다. 하지만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전후로 급격한 변동성을 나타냈다.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앞두고 오름세로 전환한 이후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선고문을 읽기 시작하면서 더 요동쳤다. 0.80% 오른 2506.71까지 올라갔던 코스피는 탄핵 선고 발표 이후 다소 하락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탄핵 심판 결과가 나오면서 정치적 불활실성이 다소 해소된 것으로 평가한다. 원-달러 환율도 달러 약세 등의 영향 등이 겹쳐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거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2% 넘게 떨어진 1436.9원에 거래 중이다. 지난 2월 말 이후 한 달여만에 1430대로 진입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트럼프, 韓에 26% 상호관세 폭탄… FTA 무력화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전례 없는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이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 온 아시아 무역벨트에 특히 높은 관세 폭탄을 던지면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가별 분업으로 번성했던 글로벌 자유무역 80년 질서가 사실상 무너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미 무역 파트너십의 상징이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발효 13년 만에 백지화 수순을 밟게 됐다.2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미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이것은 우리의 경제적 독립 선언”이라며 “2025년 4월 2일은 미국 산업이 다시 태어난 날, 미국의 운명을 되찾은 날, 그리고 우리가 다시 미국을 부유하게 만들기 시작한 날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세계 무역 질서 재편 의지를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에 고관세를 부과 중인 태국, 인도, 베트남 등을 언급하다 갑자기 “어쩌면 최악(worst of all)은 한국, 일본 등 여러 나라가 부과하는 비(非)관세 장벽”이라고 지적하며 한국을 정조준했다. 한국은 FTA를 기반으로 대미 관세율이 0% 수준이고, 비관세 장벽이 타국 대비 특별히 높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한국의 대미 흑자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들고나온 패널에는 한국에 대한 관세율이 25%로 표기됐지만 나중에 백악관이 공개한 행정명령 부속서에는 26%로 적시되는 혼란도 빚어졌다. 26% 관세율은 수출 경쟁 지역인 유럽연합(EU·20%), 일본(24%)보다도 높아 경제계가 우려하던 ‘최악의 시나리오’보다 더 최악이라는 평가다.그나마 자동차, 철강, 반도체 등이 상호관세에선 제외된 것은 ‘불행 중 다행’으로 꼽히지만 정부가 내부 목표로 세웠던 ‘수출 경쟁국 대비 불이익 방지’라는 목표 달성에 실패하면서 예상보다 큰 대미 수출 타격이 우려된다. 앞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최악을 20% 관세로 상정해 올해 수출이 448억 달러(약 65조 원)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보다 더한 관세율을 맞게 된 것이다.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한미 FTA 재협상을 총괄했던 유명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한미 FTA가 무력화된 셈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추후 관세율 협상이 가능하다고 밝힌 만큼 미국 측과 하루빨리 논의를 계속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韓 관세율, 美와 FTA 20개국중 가장 높아… “0%대 성장 우려”[트럼프, 26% 관세폭탄] 수출 중심 한국 경제 빨간불기본관세 10%에 개별관세 16% 부과… 韓, 20개국 평균 13.6%의 2배 육박멕시코-加와 달리 면제 품목도 없어美상무 “관건은 우리 농산물 수입… 과거 프렌치프라이 수입 못하게 해”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한국에 부과한 26%의 관세율은 미국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20개 국가 중 가장 높은 세율이다. 게다가 유럽연합(EU)이나 일본 등 수출 경쟁국보다도 한국 관세율이 높아 수출에 직격탄이 예상된다.● FTA 체결 상대국 평균 관세율은 韓의 절반 수준미국은 이날 미국 기업이 받는 불공정한 대우를 해소한다는 명분으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상호관세를 발표했다. 관세 부과 방식은 5일 시행되는 기본관세와 미국의 무역적자가 큰 ‘최악 국가’를 대상으로 한 개별관세(9일 시행)로 나뉜다. 모든 국가에 10%의 기본관세를 매기고, 미국이 교역에서 적자를 보는 한국 등 57개국에는 최고 40% 세율의 개별관세를 추가로 더하는 개념이다.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 발표 이후 공개한 설명자료에서 “중국, 독일, 일본,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들은 수출 제품의 경쟁력을 인위적으로 강화해 왔다”며 특히 “한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 적자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 3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국과 일본이 미국산 자동차가 자국에서 잘 팔리지 않도록 각종 규제를 적용했다고도 주장했다.한국의 대미 수출이 늘어난 것은 한국 자동차와 반도체 경쟁력 강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혀 왔지만 미국은 이를 ‘비관세장벽’ 문제로 본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 10%의 기본관세에 더해 16%의 개별관세를 부과받아 총 26%의 관세율을 적용받게 된다.이는 미국이 FTA를 체결한 20개국에 매긴 평균 관세율(13.6%)의 2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FTA 체결국 중 싱가포르와 호주, 바레인, 칠레 등 14개국에는 기본관세 10%만 부과된다. 이스라엘(17%)과 니카라과(18%), 요르단(20%) 등 개별관세가 부과된 국가의 세율도 한국에 미치지 못한다. 이미 25%의 관세 부과가 발표돼 상호관세에선 제외된 캐나다와 멕시코 역시 한국보다 관세율이 낮다. 그나마도 캐나다와 멕시코는 북미 국가 간 FTA격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서 합의된 품목은 면제된다.다만 백악관은 앞서 관세 부과가 발표된 철강·알루미늄, 자동차 등의 품목에는 상호관세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도체나 의약품, 구리 등은 상호관세 적용에서 제외됐지만 향후 부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116년 만 최대 관세율에 “韓 성장률 0.9% 전망”이번 관세 폭탄으로 미국 평균 관세율은 11.5%포인트 상승한 22.5%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일대 예산 연구소는 분석했다. 이는 1909년 이후 116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기업들의 비용 부담과 물가 상승으로 세계적인 수요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이는 광복 후 80년 동안 한국의 경제성장을 이끈 수출 주도형 모델에 대한 직격탄을 의미한다. 게다가 한국에 적용한 관세율은 EU(20%)나 일본(24%) 등 주요 수출 경쟁국과 비교해도 높다. 2012년 한미 FTA 발효 후 EU나 일본 자동차 대비 가격 경쟁력 우위를 점할 수 있었지만 이 같은 이점이 사라진 것이다.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 인도 등 아시아 글로벌 생산기지에 고율 관세를 매겨 ‘세계의 공장’을 아시아가 아닌 미국으로 옮겨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중국은 기존 20% 관세에 이날 34% 세율이 더해져 최종 54%의 관세 폭탄을 떠안게 됐고 베트남(46%)과 태국(37%), 인도네시아(32%) 등 한국 기업의 생산기지인 동남아시아 국가에도 높은 세율이 적용됐다. 미국에 대한 우회 수출까지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전문가들은 미국발(發) 관세 폭탄의 위력이 예상을 넘어서면서 우리 경제를 사실상 ‘나홀로’ 이끌던 수출 실적 악화 우려도 커졌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날 JP모건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0.9%로 전망했다. 기존 전망치(1.2%)에서 0.3%포인트 낮춘 것이다. JP모건은 보고서에서 “미국 행정부의 산업별 관세 조치로 한국의 연간 수출 증가율도 1.3%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향후 관세율을 낮추기 위해 미국산 농산물이나 자동차 에너지 등의 수입 증대 압박도 커질 전망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3일(현지 시간) 미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산 제품을 얼마나 더 많이 수입하는지가 향후 관세율 인하에 고려될 것임을 시사했다. 러트닉 장관은 “관건(key)은 그들이 우리 농산물을 수입하고 우리를 공정하게 대우할 것인지”라면서 “(한미 FTA 발효로) 2012년에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를 수입하고, 대신에 한국은 우리 농산물을 수입하기로 합의했다. 그런데 맥도날드가 (미국산) 프렌치프라이를 가져오려고 하자 원산지 증명을 이유로 어렵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세종=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키움증권의 홈트레이딩서비스(HTS)와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에서 투자자들의 주문 체결이 지연되는 사태가 3일 발생했다. 이날 증시 개장 직후인 오전 9시 5분부터 50분가량 키움증권의 HTS와 MTS를 통한 매수·매도 주문 체결이 정상 작동하지 않았다. 키움증권은 오전 10시 5분에 “현재 주문 불안정 현상은 정상화됐다”며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정확한 오류 원인 등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이날 코스피가 새벽 미국의 관세 인상 발표 여파로 급락 출발할 것이 예상되면서 장 초반에 평소보다 주문량이 많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코스피는 개장과 함께 2.7% 빠지는 등 급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일부 주식 커뮤니티 등에서는 키움증권의 HTS·MTS 먹통 사태 때문에 제때 주식을 팔지 못해서 손실을 봤다는 불만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 투자자는 “관세 폭탄이라는 대형 악재가 터져 주식을 팔려고 했는데, 주문 체결이 되지 않아 피해가 크다”고 밝혔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거래량이 평소보다 많았지만, 이 때문에 주문 체결이 되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은 고객들에 대해서는 보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으로 미국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자금이 ‘더 안전’하고, ‘덜 오른’ 자산을 찾아 대이동에 나섰다.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값이 올해 들어서만 19% 넘게 올랐고, 미국 투자자들이 유럽 증시 상장지수펀드(ETF)에만 106억 달러(약 15조 원) 이상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 금 선물 가격, 올해 들어 19% 넘게 올라2일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1일 국제 금 선물(6월 인도분)은 1온스(oz)당 3146.00달러(약 461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 돈으로 환산하면 61만 원 정도다. 전일 사상 최고치(3150.30달러)를 기록한 뒤 소폭 내렸지만, 올 초 대비해서는 19.12% 오른 수준으로 금은 글로벌 주요 투자자 자산 가운데 최상위권의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관세 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은 물론, 최근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증시와 달러화가 동시에 하락하는 등 ‘미국 자산 예외주의’에 대한 믿음이 흔들린 것도 금 투자 쏠림 현상을 가속화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금 사재기에 나선 가운데 개인이나 기관투자가들도 올해 들어 막대한 자금을 금 관련 상품에 쏟아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탠다드차타드는 올해 1분기(1∼3월)에만 금을 담보로 하는 ETF에 192억 달러(약 28조 원)가량의 자금이 몰렸다고 밝혔는데, 이는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이후 분기별 최대 규모다.반면 미 증시나 가상자산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고공행진을 했던 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올해 들어서 4월 1일까지 4.23% 빠졌다. 나스닥 지수(―9.64%), 다우존스산업평균(―1.30%)도 함께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고 수혜주로 꼽히던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 가격도 같은 기간 10% 넘게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올해 초 110 넘게 올랐지만,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짙어지면서 이달 초 104.26까지 내려왔다. ● 유럽 증시에 미 투자금 쏠려 상대적으로 덜 올랐던 유럽 증시가 도리어 매력적인 투자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정책이 되려 ‘메가(MEGA·유럽을 다시 위대하게)’로 변질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투자자들이 올해 1분기 동안 유럽 증시 관련 ETF에 106억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 대비 7배나 투자금이 늘어난 셈이다. 최근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이 재정 확대 정책을 펼친 것도 투자금 확대의 원인으로 꼽힌다. 로널드 템플 라자드 최고시장전략가는 “미국의 정책 변화가 마비 상태였던 유럽을 깨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투자금이 미국에서 금이나 유럽 등 다른 투자처로 이동하는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금 가격이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올랐고, 유럽 경기가 아직 확실하게 반등하지 않았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유동성이 풍부한 가운데 미국이라는 핵심 투자처가 위기를 맞으면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며 “미국의 경기침체 위기가 커지면서 미국 장기채에 투자했던 글로벌 국가 등도 자금을 빼내고 있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공매도가 17개월 만에 재개된 직후 이틀 동안 공매도 거래가 2조60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나 롯데지주, 카카오 등에 공매도 거래가 몰리면서 3월 31일 하루에만 공매도 과열 종목이 43종목이나 속출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 거래금액은 8852억 원(잠정)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가 전면 재개된 3월 31일(1조7289억 원)보다 줄었지만, 공매도 금지 직전인 2023년 11월 3일(7723억 원)보다 1000억 원 이상 많은 규모다. 공매도 재개 직후 외국인 중심으로 공매도 거래가 늘어나면서 거래소는 전날(31일) 코스피 14종목, 코스닥 29종목을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했다. 코스피에서는 SK하이닉스, 롯데지주, 카카오, 한미반도체 등이 과열 종목에 이름을 올렸고 코스닥에선 HLB, HLB제약, JYP엔터테인먼트, 위메이드맥스 등이 과열 종목으로 지정됐다.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 제도는 공매도 거래가 비정상적으로 급증해서 가격이 급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됐다.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되면 하루간 공매도 거래가 중지된다. 이후 5% 이상 주가가 하락할 경우 공매도 금지 기간은 연장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다음 날부터 공매도 거래가 가능하다. 금융당국은 공매도 전면 재개에 따른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해당 제도를 5월 31일까지 2개월간 한시적으로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공매도 지정 요건을 강화하기 위해 코스피에서 이번 달 공매도 거래 비중을 기존 30%에서 20%로 낮추고, 코스닥에서는 거래대금 증가배율을 5배에서 3배로 떨어뜨렸다.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된 상장사들은 1일 대부분 오름세를 나타냈다. SK하이닉스(3.30%)와 카카오(7.93%)는 이날 주가가 급등하면서 전날 하락분을 대부분 만회했다. HLB(5.26%), JYP엔터테인먼트(3.21%) 등도 상승 전환했다. 공매도 재개 후 이틀간의 공매도 거래대금 총 2조6142억 원 중 외국인투자가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2조3266억 원으로 전체 89.00%에 달했다. 기관투자가는 2633억 원(10.07%), 개인투자자는 243억 원(0.93%)이었다. 금융 당국에서는 공매도 제도 개선 등을 통해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자의 간격을 좁히겠다고 밝혔지만, 전면 재개 후 이틀간 개인 비중은 공매도 금지 직전(2.21%)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관세 발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 확정 등이 우리 증시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도 공매도 여파로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달부터 코스피 중심으로 대차잔고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차잔고는 주식을 빌린 물량을 뜻하는 것으로, 공매도의 선행 지표로 간주된다. 조창민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과거에 비해 대차잔고 비중의 상승 속도가 빠른 편”이라며 “대차잔고 비중이 높은 종목은 공매도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공매도 전면 재개 하루 만에 공매도 과열 종목이 속출했다. SK하이닉스, 롯데지주, 카카오 등 총 43종목에 대해 공매도가 1일 하루 동안 금지된다. 한국거래소는 전날(31일)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코스피 14개 종목, 코스닥 29개 종목이 지정됐다고 밝혔다. 코스피에선 SK하이닉스, 카카오, 한미반도체, 엔씨소프트, 롯데지주, 롯데쇼핑 등이 과열 종목에 이름을 올렸고, 코스닥에선 HLB, HLB제약, JYP엔터테인먼트, 위메이드맥스, 엔켐 등이 과열 종목으로 지정됐다.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제도는 공매도가 비정상적으로 급증하고 가격이 급락하는 종목에 대해 투자자 주의를 환기하고 주가 하락 가속화를 방지하기 위해 도입됐다. 과열 종목으로 지정되면 다음 날 공매도가 제한된다. 앞서 금융당국은 공매도 재개에 따른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해당 제도를 오는 5월 31일까지 2개월간 한시적으로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공매도 거래가 금지된 종목들은 대부분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50분 기준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1.57% 올랐으며, 카카오도 5.75% 상승한 채 거래 중이다. HLB(50.8%), JYP엔터테인먼트(2.70%)의 주가도 전일 대비 상승 중이다. 공매도가 전면 재개된 3월 31일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 거래 대금은 총 1조7284억 원으로 전체 거래금액의 11.4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별로 외국인 투자자의 거래대금은 1조 5435억 원으로 전체 공매도 거래의 89.30%를 차지했다. 기관 투자자는 1708억 원(9.88%), 개인 투자자는 142억 원(0.82%)이었다.금융 당국에서는 공매도 제도 개선을 통해 기관과 개인 간 접근성 격차를 줄였다고 했지만, 17개월 만에 공매도 전면 재개를 실시한 전날 하루 동안은 오히려 더 벌어졌다. 공매도 금지 직전인 2023년 11월 3일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거래 비중은 2.21%였다. 한편, 공매도 거래대금이 가장 많았던 종목은 삼성전자(1조 2668억 원)였으며, 공매도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종목은 동양철관(511만9052주)으로 나타났다. 두 종목은 전날 각각 3.99%, 7.57%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1.73% 오름세를 나타내는 반면, 동양철관은 2.76% 내림세를 보인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퍼펙트 스톰’급 대내외 악재로 코스피가 두 달여 만에 2,500 선을 반납했다. 원-달러 환율도 금융위기 이후 1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상호관세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탄핵 정국 장기화, 공매도 전면 재개 등이 겹쳐 시장 심리가 급속히 냉각된 결과다. 31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 하락한 2,481.12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가 2,500을 밑돈 것은 2월 4일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투자가들이 1조5755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코스닥지수도 전일 대비 3.01% 하락한 672.85로 마감하며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3.99%), SK하이닉스(―4.32%) 등 시가총액 상위 30개 종목 중 26개 종목이 전일 대비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국내 증시뿐 아니라 아시아 주요 증시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일보다 4.05%, 대만 자취안지수는 4.20%씩 각각 내렸다.미국의 상호관세 발표를 이틀 앞두고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 자금 이탈이 두드러진 것으로 풀이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아시아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한 건 주말에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이슈에 따른 영향으로 추정된다”며 “시장이 당초 예상한 수준보다 관세율이 높을 것으로 보여 투자자들의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한국은 여기에 더해 탄핵 정국 장기화라는 불확실성이 더해져 원-달러 환율이 1,472.9원으로 16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장을 마쳤다. 5년 만에 공매도가 전면 재개된 점도 증시 변동성을 키운 요인이었다. 대차거래 잔액 비중이 높아 공매도 재개 시 주가 하락 가능성이 점쳐졌던 포스코퓨처엠(―6.38%), 엘앤에프(―7.57%), 셀트리온(―4.57%), 유한양행(―4.21%) 등 이차전지·바이오 대형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코스피 시총 톱10중 9개 줄하락… 환율,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美 상호관세 D―1]美관세 공포-공매도 재개 겹악재… 코스피 3% 떨어져 2481선 후퇴日-대만 주가도 4% 넘게 급락… 안전자산 선호에 금값은 치솟아“최악땐 환율 내달 1500원 갈수도”코앞으로 다가온 상호 관세에 대한 공포와 1년 반 만의 공매도 재개라는 ‘겹악재’가 맞물리며 국내 증시가 미끄러져 내렸다. 최근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던 삼성전자를 비롯한 이차전지 종목들의 주가가 내리막을 타면서 두 달여 만에 코스피는 2,500 선을 내줬다. 탄핵 정국이 4월까지 장기화될 가능성에 불확실성 우려까지 더해져 원-달러 환율은 1472.9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원화 가치 최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4월 2일로 예정된 상호 관세 부과를 ‘모든 국가’에 적용하겠다고 다시 한 번 못 박음에 따라 일본 대만 등의 증시도 4% 넘게 고꾸라졌다. ● 공매도 재개 첫날 코스피 3%대 급락 31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3.00% 내린 2,481.12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500 선이 무너진 것은 2월 4일 이후 두 달여 만이다. 공매도 전면 재개일인 이날 코스피는 2,513.44로 출발했으나 이후 낙폭이 확대됐다. 코스닥도 전일 대비 3.01% 하락했다. 공매도 재개로 해외 헤지펀드 등 외국인투자가들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오히려 외국인들이 코스피에서만 1조5000억 원 넘게 순매도하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이 순매수에 나섰으나 주가 방어에는 역부족이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시가총액 10위 종목 중 KB금융을 제외한 9개가 하락하는 등 대형주들이 약세를 보였다. 특히 실적 반등에 어려움을 겪던 이차전지 종목의 주가가 대거 내렸다. LG에너지솔루션(―6.04%), SK이노베이션(―7.11%), 삼성SDI(―5.47%), 에코프로비엠(―7.05%), 에코프로(―12.59%) 등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이에 공매도 재개가 당분간 국내 증시를 끌어내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 여파가 향후 최대 한 달가량 이어지면서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면서도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면서 올 하반기(7∼12월) 무렵부터는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원-달러 환율,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날 증시 하락을 두고 공매도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예고 영향이 더 컸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4월 2일부터 자동차 등 개별 품목 외에도 국가별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 같은 전방위적 ‘관세 전쟁’이 투심을 짓눌렀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한국 증시뿐만 아니라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일본이나 대만 등의 증시도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일본의 닛케이평균주가는 이날만 4.05% 빠졌으며, 대만 자취안지수도 4.20% 내렸다. 반면 미국과의 무역 전쟁 이후 내수 비중을 높여 왔던 중국 기업들의 경우 피해가 적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0.46% 하락하는 데 그쳤다.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 침체) 위험이 커지면서 아시아 증시 등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의 영향으로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질 확률이 기존의 20%에서 35%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대비 0.2%포인트 낮은 1.0%로 내렸지만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3.5%로 0.5%포인트 올려잡았다. 정치적, 경제적 불확실성 속에 안전자산인 금의 가치는 치솟고 있다. 31일 국제 금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3100달러를 넘어섰다. 반면 위험회피 심리까지 겹치며 원화 가치는 하락했다. 지난주 내내 1460원대에 머물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3시 30분 종가 기준 전일 대비 6.4원 오른 1472.9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중 최고점이자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가 전일 대비 0.44% 내린 103.87로 약세를 보였지만 원화 가치 하락 폭이 더 컸던 셈이다. 외환 전문가들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연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재탄핵 추진론 등 국내 정치권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원화 약세가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원은 “미국의 관세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불확실성 증가와 미국 경기 침체, 국내 정치 불안 등이 겹치면서 원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며 “최악의 경우 다음 달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가입자 수가 출시 9년 만에 600만 명을 돌파했다. 31일 금융투자협회는 지난달 말 기준 ISA 가입자 수가 604만3000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가입금액도 36조5408억 원에 달한다. ISA는 국내상장주식,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 예적금 등 금융상품을 한곳에서 관리·투자하는 절세형 계좌다. 국민의 종합 자산 관리를 돕자는 취지에서 정부가 2016년 처음 도입했다. ISA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계좌 내 이익과 손실을 합해서 순이익 기준으로 최대 200만 원(서민형은 최대 400만 원)까지 비과세된다. 비과세 구간을 넘는 금액에 대해서도 9.9% 저율의 분리과세 혜택이 적용된다. 금투협은 정부가 ISA 세제 혜택을 확대하는 방침을 밝힌 만큼 가입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초 정부에서는 비과세 한도를 500만 원(서민형 1000만 원)까지 높이고, 납입 한도도 연간 2000만 원(1억 원)에서 4000만 원(2억 원)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이환태 금투협 산업시장본부장은 “세제 혜택이 늘어나고, 가입연령도 미성년자로 확장되면 국민 재테크 활성화와 자본시장 선순환 구조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공매도 재개 첫날 코스피가 장중에 2500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일제히 내림세를 보였다. 미국 관세 전쟁 우려까지 겹치면서 전 업종에 파란불이 들어왔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10시 20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21% 내린 2,501.37에 거래 중이다. 코스피는 장 중 한때 2,487.08 떨어졌는데, 장중에 2,500선이 깨진 것은 지난달 10일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시총 상위 종목들이 대다수 하락하는 등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2.33%), SK하이닉스(―3.46%), LG에너지솔루션(―5.76%), 삼성바이오로직스(―2.38%), 현대차(―2.88%) 등이 내림세를 보였다. 다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0.95%), HD현대중공업(1.25%), 한화오션(1.79%) 등 방산, 조선 업종은 오름세를 나타냈다. 미국발 관세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공매도 재개로 인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주가가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공매도 대상 종목으로 가능성이 높은 에코프로(―8.98%)나 포스코퓨처엠(―6.54%), POSCO홀딩스(―4.45%), SK이노베이션(―4.46%), 삼성SDI(―4.36%) 등 이차전지 종목들이 일제히 급락했다. 업종별로도 기계·장비(―3.27%), 의료·정밀(―3.48%), 제약(―2.78%), 화학(―3.0%) 등의 낙폭이 큰 가운데 전 업종이 내림세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매도 재개와 미국 정부의 관세 인상 여파로 국내 증시가 일시적으로 흔들린다고 진단했다. 다만 관세 인상 폭이 예상보다 낮고, 올해 1분기(1~3월) 실적이 양호할 경우 증시 반등 가능성도 전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국내 증시 하락은 공매도 재개보다는 미국의 상호관세 인상 여파가 더 큰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행정부의 상호 관세 등의 이슈가 있지만 이미 불안감이 먼저 반영됐고, 걱정한 것보다 더 강화된 정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증시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이번 주 국내외 금융 시장에 영향을 미칠 이벤트를 미리 알아보는 동아일보 경제부의 D’s 위클리 픽입니다. 국내 증시에서는 약 17개월 만에 공매도가 전면 재개됩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라는 중대 변수가 투자자들을 긴장케 하고 있습니다.금주 주요 이벤트3월 31일(월요일)공매도 전면 재개통계청, 2월 산업활동 동향 발표4월 1일미국 공급관리협회(ISM),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발표4월 2일미국 정부, 상호관세 발표 ●공매도 전면 재개2023년 11월 전면 금지됐던 공매도가 약 17개월 만인 31일에 재개합니다. 공매도 금지가 풀리면서 투자자들의 촉각이 곤두서 있습니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 하락 시 싼값에 사서 갚아 이익을 남기는 기법으로, 통상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 기업입니다. 적정 주가를 찾아주고,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점도 존재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로 인한 증시 변동성 확대와 주가 조작에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공매도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해왔습니다. 공매도가 전면 재개되면서 해외 헤지 펀드 등 해외 자금이 국내 증시에 다시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존재합니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순매도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말부터 연기금이 순매수를 이어왔지만, 이달 들어 순매수 폭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증권업계에서는 국내 증시 상승을 위해 외국인 등 신규 수급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반면, 공매도로 인해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특히 최근 주가가 급등한 방산이나 조선, 바이오 등의 종목들이 공매도의 타킷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됩니다. 이에 일찌감치 관련 업종의 종목들이 일부 조정을 받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최근 주가가 급등했다고 모두 공매도의 타킷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중장기적으로 실적이 오름세에 있거나, 미국 정부의 정책 방향성과 연관성이 높은 종목들의 경우 추가 상승 가능성 있는 종목들의 경우 공매도 제외 종목이 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과거 해외 헤지펀드들이 이차전지에 대해 공매도를 실시했다가 크게 손해를 본 사례도 있기 때문에 무차별적으로 공매도를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2일 상호 관세 발표미국의 상호 관세 발표도 다음달 2일(현지시간)로 예고되어 있습니다. 미국과의 무역에서 흑자 폭이 큰 국가들이 주요 타킷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해방의 날’이라고 예고한 가운데 국내외 기업들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상호 관세에 앞서 국내외 자동차 기업들은 이미 주가 내림세를 경험했습니다. 상호 관세가 증시에 불러올 영향을 두고, 예상보다 상호관세율이 적은 국가의 증시는 반등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상호 관세에 대해 “관대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습니다. 이 외에 각국의 주요 경제 일정도 짚어봅니다. 3월 마지막날인 31일 국내 통계청에서는 2월 산업활동 동향을 발표합니다. 1월 산업활동 동향에서 생산·소비·투자 등 주요 지표가 모두 내림세를 기록했던 가운데 2월 반등이 있을지 주목됩니다. 다음달 1일에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에서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를 발표합니다. 2월에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강행으로 인해 소비와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전월(50.9)보다 0.6포인트 내린 50.3을 기록했습니다. 이에 뉴욕 3대 증시가 모두 하락했습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공매도 전면 재개와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를 앞두고 금융시장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 증시 하락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제기됐다. 28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3.22% 내린 2,557.98에 마감했다. 4주 만에 내림세를 나타내면서 2,600 선을 내줬다. 코스닥도 같은 기간 3.57% 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2일(현지 시간)부터 수입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상호관세 인상을 강행키로 한 여파가 컸다. 미국의 상호관세 적용 등이 기업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고조됨에 따라, 최근 미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주가가 급등하던 현대차 역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여기에 2023년 11월 이후 중단됐던 공매도가 31일 약 17개월 만에 전면 재개되는 것도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증시 상승세를 주도했던 방산이나 조선, 바이오 등의 업종이 해외 헤지펀드들의 공매도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가 지연되면서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불안한 대외 환경이 조성되면서 투자자들도 관망세에 돌입했다. 지난주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7조5300억 원으로 전주(12조4100억 원) 대비 40% 가까이 줄어들었다. 원-달러 환율 역시 국내외 변수로 인해 당분간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원화 가치는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이후 달러화 대비 6% 넘게 떨어졌다. 지난주에도 환율이 1460원을 웃돌면서 기업과 가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기업들은 환율 상승과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해 실적 압박이 커졌으며, 가계 역시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자물가 급등을 우려해야 하는 형편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상호관세 도입과 윤 대통령의 탄핵 선고 시기가 겹칠 경우 환율이 단기적으로 1500원 이상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국내 외환 전문가는 “국내외 불확실성이 급격하게 커지면서 원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며 “상호관세 도입 시기와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 시기가 겹친다면 외환 당국에서 환율 방어를 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를 추진한다고 밝히자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현대차나 도요타뿐 아니라 포드나 제너럴모터스(GM) 등 해외 생산 비중이 높은 미국 기업 역시 수익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가 부진을 보였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의 주가는 전날 대비 4.28% 떨어진 21만2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24일(현지 시간) 대규모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오름세를 나타냈지만, 미국 정부의 관세 인상 후폭풍을 피하지 못했다. 기아도 3.45% 내린 9만7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6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3일부터 미국 외 지역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키로 하면서 내림세를 보인 것이다. 이번에 부과키로 한 관세는 기존 자동차 관세(2.5%) 대비 10배 이상 높은 것으로, 가격 상승에 따른 판매 부진이나 실적 악화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일본 자동차 기업들도 트럼프 관세 충격에 주가가 출렁였다. 도요타는 장중 4% 넘게 빠지다가 최종적으로 2.04% 내렸다. 마쓰다자동차(―5.99%), 혼다(―2.48%). 닛산자동차(―1.68%) 등도 주가가 내림세를 나타냈다. GM(―3.12%)이나 지프와 크라이슬러 브랜드를 보유한 스텔란티스(―3.55%) 등 미국 자동차 회사는 정규장에 이어 시간 외 거래에도 4% 넘게 떨어졌다. 이들 역시 아시아를 비롯한 캐나다, 멕시코 등 해외 공장에서의 자동차 생산 비율이 높아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관세 인상으로 인한 물가 상승으로 고금리가 장기화할 경우 자동차 판매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포드는 정규장에서는 0.10% 올랐지만, 시간 외 거래에서는 4% 이상 빠졌다. 다만, 상하이자동차나 비야디(BYD) 등 미국 수출 비중이 낮은 중국산 자동차 기업들의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트럼프의 관세 전쟁에 구리 등 원자재 가격도 급등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구리 선물 가격은 장중 파운드당 5.374달러를 기록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t(톤)당 가격으로 환산 시 1만2000달러를 넘어서는 수치다. 올해 들어서만 30% 넘게 상승했다. 최근 인공지능(AI) 혁명으로 구리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다 관세 인상 가능성에 미국을 중심으로 구리 사재기에 나서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구리 가격이 t당 1만3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한국거래소는 미래에셋증권을 2024년도 유가증권시장 우수 투자은행(IB)으로 선정해서 시상했다. 이번 시상식은 기업공개(IPO) 우수 대표 주관사를 선정하고 포상함으로써 적극적인 신규 상장 기업 발굴을 유도하고 충실한 기업 실사를 장려하고자 마련됐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코스피 상장 실적 등 시장 기여도와 IPO 업무 수행의 적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미래에셋증권을 우수 IB로 꼽았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2020년 우수 IB에 선정된 이후 5년 연속 수상에 성공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7월 알짜 기업인 변압기 생산업체 산일전기의 IPO 단독 대표 주관사를 맡아 상장에 도움을 줬다. 산일전기의 시가총액은 1조656억 원이었고 공모 금액은 2660억 원이었다. 산일전기는 최근에도 6만 원대 이상의 주가를 유지하면서 공모가(3만5000원)를 크게 웃돌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외에도 현대힘스, 이노스페이스, 전진건설로봇 등 중소형 IPO의 대표 주관을 맡으면서 실적을 쌓았다. 시상식에는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비롯해서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 담당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도 수상자로 참여했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우수 IB에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을 선정했다. 코넥스 우수 IB에는 IBK투자증권이 이름을 올렸다. 정 이사장은 “녹록지 않은 시장 여건에도 불구하고 IB 업계의 노력으로 첨단 전략 산업 분야 기업의 증시 입성 등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하며 “거래소는 시장과 긴밀히 소통하며 수요 예측 과열을 정상화하고 의무 보유 확약 확대 등 IPO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지난해 IPO 시장 공모 금액은 3조9000억 원이었다. 이는 전년(3조3000억 원)과 비교하면 16.4% 증가한 규모다. 전체 IPO 기업 수는 77곳으로 전년보다 5곳이 줄었다. 공모 금액 기준 1조 원 이상의 초대형 IPO는 2023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없었다. 지난해 공모 금액 기준 최고액은 HD현대마린솔루션의 7423억 원이었다. 특례상장기업은 41곳으로 2023년(33곳)보다 24.2% 늘어나면서 역대 최대였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내 최대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는 소식에 한화그룹의 상장사들이 동반 하락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자금 조달 방식으로 주주가치 희석이 동반되는 유상증자를 택한 데 대해서는 아쉽다는 반응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0분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는 전날보다 10.66% 내린 64만5000원에 거래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날 주당 60만5000원에 총 3조6000억 원 규모의 유증을 하겠다고 공시했다. 국내 최대 규모 유증으로, 회사 측은 해외 공장 설립을 비롯해 타법인 지분 인수 등에 자금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통상 유상증자가 주주가치 희석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주가는 내림세를 보였다. 금융권 차입이나 회사채 발행 등의 자금 조달 수단이 있는데도 최근 주가 상승에 기대서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대규모 유상증자 후폭풍이 다른 한화그룹 상장사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주사인 ㈜한화(―10.63%)를 비롯해서 한화시스템(―6.06%), 한화솔루션(―4.74%), 한화비전(―3.92%), 한화엔진(―2.48%), 한화오션(―2.14%) 등의 주가가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다. 한화 금융그룹사인 한화생명(―1.50%), 한화손해보험(―0.72%), 한화투자증권(―0.72%) 등도 소폭 내림세다. 증권업계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투자 방향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자금 조달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택한 데 대해서는 의문을 제시했다. NH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증자 자금 중 1조6000억 원은 해외 생산 체제의 강화에 쓰이는데, 유럽·중동·미국 등 시장 확대를 위해 현지 생산 거점의 구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타당한 판단”이라고 했다. 하지만 회사 내에 현금 흐름이 충분한데 주주가치 희석이 동반되는 유상증자를 택한 데 대해서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제기됐다. 삼성증권은 “회사의 손익과 현금흐름이 최근 급격히 개선되고 있었음을 고려할 때 이번 증자를 예상한 투자자는 많지 않았을 것”이라며 “회사 주가가 연초보다 121% 급등한 만큼 이번 증자가 투자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