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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구 수색동에서 충남 논산시로 이전하는 국방대의 이전 장소가 양촌면 거사리 일원으로 확정됐다. 논산시는 국방대가 29일 학교운영위원회를 열어 국방대 이전지를 거사리 일원으로 최종 확정해 통보해왔다고 30일 밝혔다. 국방대는 내년 초부터 기본설계 및 실시설계, 토지보상 등에 나서 2012년 말 이전을 마칠 계획이다. 국방대 이전지의 면적은 112만 m²(총 건축면적 18만8112m²), 인원은 3318명(교직원 518명, 학생 2800명)이다. 논산시는 거사리 일원에 각종 개발행위를 제한할 방침이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KAIST는 30일 ‘2009년 올해의 KAIST인상’ 수상자로 기계공학과 이대길 교수(사진)를 선정했다. 이 교수는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제조공정에 이용되는 작업용 로봇 팔의 소재인 ‘고강성 탄소섬유 복합재료’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공로를 인정받았다.}
지난 크리스마스를 훈훈하게 만든 대전중앙고 학생들의 선행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학교 2학년 고영석 군은 24일 8시 반경 서점에 가기 위해 대전 서구 탄방동 소재 아르누보팰리스 앞을 지나다 현금 550만 원을 비롯해 1억여 원이 든 예금통장과 도장이 들어있는 핸드백을 발견해 대전중부경찰서에 신고했다. 경찰은 내용물을 확인해 주인에게 돌려주는 한편 고 군에게 경찰서장 표창장을 수여했다. 담임 엄선용 교사는 “고 군은 지난해에도 졸업을 앞두고 수업료를 내지 못하는 어려운 선배들을 위해 자신의 장학금 100만 원을 기탁한 적이 있다”며 “이런 선행이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이 학교 1학년 김도연, 김동영, 박현재, 주종일, 홍종화 군 등은 같은 날 중구 어남동 노인전문요양원 실버랜드와 중구 용두동의 성락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아 각각 50만 원씩 100만 원의 성금을 기부했다. 이날 기부한 성금은 이들이 8월 열린 2009학년도 대한민국 학생창의력올림피아드 구조물 부문에서 금상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과 장영실상을 차지해 받은 상금이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우정도 재확인했다. 올림피아드 2주 전에 갑자기 팀원 중 한 명인 주 군이 급성맹장염으로 입원하는 난감한 일이 발생한 것. 하지만 나머지 팀원들은 자체적으로 구조물 실험을 완성하는 한편 주 군이 호전되자 병실에서 같이 연습에 매진해 결국 좋은 성적을 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충남도가 내년 1월 1일자로 단행한 4급(서기관) 이상 인사에서 청탁을 하지 않은 사람을 골라 승진시키는 ‘청탁불리(請託不利)’의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인화 충남도지사 권한대행(행정부지사)은 30일 오전 충남도청 기자실을 찾아 인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토목직 서기관 전보 인사에서 대상자 5명 가운데 전혀 청탁을 하지 않은 이긍익 서기관을 선임 보직인 종합건설사업소장에 임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머지 4명의 경우 ‘청탁을 하면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여러 번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반칙’을 범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았다”며 “이번 사례는 앞으로 인사 청탁에 매달리는 공무원들에게 좋은 경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충남도는 이날 김석중 보령시 부시장을 3급으로 승진시켜 서해안유류사고대책지원총괄본부장(직대)으로 임명하고 박윤근 문화체육관광국장을 자치행정국장으로 전보하는 등 4급 이상 인사를 단행했다. 주요 보직 인사는 다음과 같다. △자치행정국 총무과 임헌용 △문화체육관광국장 이성호 △농림수산국장 서용제 △지방공무원교육원장 구삼회 △자치행정국 총무과(중앙공무원교육원 교육파견) 조소연 △행정도시지원 및 도청이전추진본부장 전병욱 △행정안전부 김용찬 △자치행정국 총무과(공로연수) 지영애 △공주시 부시장 김갑연 △보령시 부시장 이홍집 △논산시 부시장 김영인 △계룡시 부시장 권오인 △예산군 부군수 최운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충남 홍성과 예산 지역에 들어설 도청 이전 신도시(도청 신도시)에 2012년까지 충남도와 충남도의회, 충남도교육청, 충남지방경찰청 등 도 단위 4대 행정기관이 동시에 입주한다. 충남도는 29일 도청 회의실에서 이인화 도지사 권한대행과 강태봉 도의회 의장, 김종성 충남도교육감, 박종준 충남지방경찰청장, 김광배 충남개발공사 사장, 성증수 한국토지주택공사 대전충남지역본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협약에 따라 이들 4개 기관은 도청신도시에 2012년 말 동시 입주를 추진하며 충남개발공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는 해당 기관의 청사가 원활하게 건립될 수 있도록 터 확보 및 매각 등의 지원에 적극 나선다. 이와는 별도로 충남도와 충남개발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는 홍성에 있는 혜전대(총장 이재호)와 글로벌 영어유치원 설립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혜전대는 이에 따라 2012년 말까지 도청 신도시에 글로벌 영어유치원을 설립한 뒤 이듬해 3월 개교할 예정이다. 6월 16일 첫 삽을 뜬 도청 신도시는 홍성군 홍북면과 예산군 삽교읍 일원 993만8000m²(330만여 평)에 2020년까지 1조9859억 원이 투입돼 인구 10만 명(3만8500가구)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조성된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2010년 1월 1일 오전 7시 31분. 독도에 이어 두 번째로 해가 뜨는 울산 울주군 간절곶에서는 ‘화호점정(畵虎點睛)’ 행사가 열린다. 호랑이해인 경인년(庚寅年)을 기념해 관광객의 소망 글 2010개로 가로 5.5m, 세로 3.5m의 모자이크 호랑이를 만든 뒤 마지막으로 눈동자를 붙이는 행사다. 31일 일몰 시간인 오후 5시 25분. 인천시는 중구 을왕동 왕산해수욕장 해변에서 시민 1만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기축년(己丑年) 해넘이 카운트다운을 한다. 전북 부안 채석강과 함께 낙조가 가장 아름답다는 부산 다대포해수욕장에서도 해넘이 축제가 열린다. 올해도 해맞이 해넘이 축제가 전국을 달군다. 자치단체들은 이 행사들을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의 화두를 공유하고자 부심하고 있다.○ 염원 담은 해맞이 강릉시는 1일 오전 7시 반경 강원 지역 대표적 해맞이 명소인 경포해변에서 2018개의 연 날리기 대회를 열고 이를 기네스북에 올릴 계획이다. 강릉시 관계자는 “2018년 평창겨울올림픽 유치를 기원하는 행사”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5시 반∼8시 동해안 최북단 고성군 통일전망대에서는 통일기원 해맞이 행사가 열린다. 통일전망대 출입증을 무료로 배포한다. 행정구역 자율통합이 추진되고 있는 경남 창원 마산 진해시 등 3개 자치단체는 첫 공동 해맞이 행사를 마련했다. 1일 오전 6시 반 진해시 속천항 진해루 일원에서 3개 지역 시장과 국회의원, 시민 등 5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원활한 통합 등을 기원한다. 전남 영암군 삼호읍 호텔현대 야외광장에서 열리는 전국 유일의 호수 해맞이 축제는 F1 코리아 그랑프리 대회의 성공 염원을 담는다. 전남도와 영암군은 F1 성공 연날리기 행사 등을 통해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이 대회의 성공을 다짐할 계획이다. 충남도는 당진군 석문면 왜목마을에서 해맞이 행사를 ‘2010 대전충청 방문의 해 선포식’으로 연다. 충남도는 내년 세계대백제전, 보령머드축제 등 174개 행사와 24개 방문의 해 사업을 통해 1억700만 명의 방문객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등대, 선상, 산 정상에서… 해맞이 해넘이 행사는 다양한 곳에서 다채롭게 열린다. 1903년 한국에서 처음으로 등대가 세워진 인천 팔미도에서는 ‘등대 해맞이’가 열린다. 팔미도등대(해발 71m)는 6·25전쟁 당시 연합군 소속으로 대북 첩보공작을 맡았던 켈로부대(대북첩보부대) 대원들이 등댓불을 밝혀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할 수 있도록 길잡이 구실을 했다. 1일 오전 7시 45분 해맞이에 이어 민간인 출입통제구역이었던 팔미도 일대를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전남 목포에서는 씨월드 퀸메리호 선상에서 해맞이 축제가 펼쳐진다. 1월 1일 오전 5시부터 9시까지 관광객과 시민 3000여 명을 태우고 삼호현대조선소 앞바다까지 왕복 운항한다. 전남 영광군 백수해안에서 목포까지의 드라이브 코스는 서해안 일몰 감상의 최적지로 꼽힌다. 백수해안도로 동백마을에서 칠산 앞바다로 지는 해를 볼 수 있고 함평 돌머리에서는 해제반도로 지는 해넘이를, 무안 도리포에서는 일출과 일몰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신안군 지도와 증도 방축리 해안에서 서해로 지는 해는 국내에서 가장 장엄한 해넘이로 꼽힌다. 전북 무주군의 무주리조트에서는 덕유산 일출과 함께 새해 소망을 비는 ‘해맞이 관광곤돌라’를 운행한다. 제주도 세계유산관리본부는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등산객을 위해 새해 1일 0시부터 야간 산행을 허용한다.○ 전철을 타고 송구영신 나들이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은 전철노선 주변의 해넘이 해맞이 명소를 추천했다. 코레일공항철도를 이용하면 인천 중구 을왕동 마시란 해변에서 서해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31일까지 하루 3차례 마시란 해변의 해넘이 감상 열차를 운행한다. 서울 근교의 해맞이 명소인 경기 양평 두물머리는 중앙선 전철을 타고 양수역에 내려 걸어서 10분이면 갈 수 있다. 또 지하철 1호선이나 7호선 도봉산역에서 내려 1시간 10분 정도 걸어서 오르면 새해 첫날 해맞이 축제가 열리는 도봉산 마당바위에 갈 수 있다. 코레일 박형태 광역철도본부 광역영업팀장은 “전철 해넘이 해맞이 나들이는 경비를 절약하고 환경도 살리는 일석이조 여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당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강릉=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진해=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충남도는 서산시 해미읍성 병영체험축제와 부여군 서동연꽃축제, 홍성군 내포축제 등 3개 축제를 ‘2010 충남 대표축제’로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충남도는 올해 도내에서 열린 20개 축제의 관광객 유치 실적 및 축제기획 전문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이 가운데 해미읍성 병영체험축제를 최우수 축제, 서동연꽃축제를 우수 축제, 내포축제를 유망 축제로 각각 선정했다. 또 통합축제로는 예산군 옛 이야기 축제가 선정됐다. 대표축제의 전 단계인 예비축제에는 보령시 무창포 신비의 바닷길 축제와 당진군 상록문화제, 서천군 동백꽃 및 주꾸미 축제, 태안군 어살문화축제, 천안시 판페스티벌, 공주시 마곡사 신록축제, 아산시 온양온천문화예술제, 청양군 칠갑산 장승문화제 등을 선정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충남 천안시 안서동 단국대 천안캠퍼스 주변 PC방은 학기 초면 인터넷으로 수강신청을 하려는 학생들로 붐빈다. 그 가운데에서도 교양과목인 ‘현대인과 애완동물’ 수강 희망자들은 특별히 성능 좋은 PC를 확보해야 한다. 이 과목은 수강신청을 시작한 지 불과 1분 만에 정원(250명)이 넘쳐 버리기 때문이다. 이 과목은 동물자원학과 김인호 교수(44)가 2000년 개설했다. 애완동물에게 관심 있는 사람이 많은 데다 유머와 재치가 넘치는 강의 덕분에 폭발적인 인기를 끈다. 김 교수는 지난해 학생들이 뽑은 ‘베스트 티칭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모교인 단국대에서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치고 미국 캔자스주립대에서 양돈사료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김 교수는 곳곳에서 뚜렷한 업적을 세우고 있다. 그는 2000년 교수 임용 이후 정부와 지자체, 기업 등에서 196개의 연구 과제를 수주했다. 김 교수는 동물사료의 탄수화물 가공 공정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연구로 교육과학기술부가 뽑은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이달 초 선정됐다. 옥수수, 대두박 등 동물사료 원료의 동물 체내 흡수율을 70%에서 90%로 높인 이 연구로 전부 수입에 의존하는 사료 원료 소비량이 크게 줄었다. 낮은 체내 흡수율 때문에 배변에 질소와 인 성분이 남아 퇴비로 사용할 수 없었던 폐단도 개선됐다.양돈사료 분야 최고 권위수강신청 1분 만에 마감“최고 브랜드 돼지 개발할 것” 그의 연구실에서는 지금까지 모두 54건의 과학기술논문색인(SCI)급 논문이 나왔다. 김 교수는 “지난해 13건, 올해 15건으로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며 “이제 우리 연구실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으려면 SCI급 논문은 필수가 됐다”고 말했다. 제자들과 동고동락하는 김 교수의 스타일이 이런 성과를 만들어 냈다고 학생들은 전한다.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이제현 씨(28)는 “교수님은 거의 매일 저녁 연구실 대학원생들과 함께하고 오후 11시까지 연구과제와 논문에 대해 토론한다”며 “그러다 보니 국제저널에 게재되는 논문이 늘고 학위를 받고 나면 전원 원하는 직장에 취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석·박사 과정 학생(26명 안팎)으로 중국 유학생을 5명 정도 받는다. 제대로 공부할 사람을 뽑기 위해 매년 자매대학인 중국 쓰촨(四川)농대를 방문해 학생들을 직접 인터뷰한다. 학교의 외국인 학생 장학금과 김 교수의 프로젝트 인건비로 중국인 유학생들은 전액 장학금을 받으면서 공부한다. 김 교수는 “중국은 세계 돼지고기 소비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양돈 대국”이라며 “유학생들이 양돈 정책의 지도자로 성장하면 중국 시장 진출에 중요한 인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최근 학교 내 비교적 넓은 장소에 그룹으로 사육하고 과학적인 데이터를 활용해 먹이를 공급하는 시험 양돈사육장을 만들었다. 스트레스가 적고 질병에 강하며 육질이 좋은 돼지를 생산하기 위해서다. 겨우 서거나 누울 수 있는 공간에서 사육하는 현재 시스템의 단점을 보완한 미래형 사육장이다. 또 연구책임을 맡은 같은 대학의 심호섭 교수(나노바이오의과학과)와 함께 내년 1월에 ‘바이오장기 수정란 이식센터’를 세운다. 이는 장기이식용 무균돼지 개발을 위한 시설이다. 김 교수는 “무항생제 사료 연구와 청정 사양관리 체계의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며 “이를 통해 세계 최고의 브랜드 돼지를 생산할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성매매로 연간 150억 원대 매출을 올려온 기업형 안마시술소가 경찰에 적발됐다. 대전지방경찰청은 안마시술소를 운영하면서 여성들에게 성매매를 강요한 혐의(성매매특별법 위반)로 허모 씨(45) 등 4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고 21일 밝혔다. 또 속칭 여종업원 관리책인 이모 씨(42)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허 씨 등은 2007년 4월부터 2009년 5월까지 대전 유성구 봉명동 H안마시술소에서 평균 40여 명의 여종업원을 두고 성매매로 300억 원의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다. 이들은 유흥주점을 돌아다니면서 빚이 있는 20, 30대 여성을 데려다 1인당 하루 7차례의 성매매를 강요해 하루 평균 4700여만 원, 월평균 14억 원가량의 매출을 올려온 것으로 드러났다. 인권 유린과 금품 갈취 사실도 밝혀졌다. 경찰조사 결과 여종업원들이 업소 내에서 숙식하고 외부로 나갈 때 속칭 감시자가 동행하며 폐쇄회로(CC)TV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등 사실상 감금 상태를 유지했다. 하루에 손님 7명을 받지 못하면 퇴근을 못하게 하고 생리 중에도 5명 이상의 손님을 받도록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외투 깃을 세우고 생각에 잠겨 연못과 갈대숲을 지난다. 눈 내린 주변 산림에서 60여 종의 새가 후루룩 날아오른다. 서해안 명소인 충남 태안의 천리포수목원에 관광객을 사로잡을 산책길이 생겼다. 천리포수목원(원장 이보식)은 태안군에서 2억1000만 원을 지원받아 원내 목련원에 ‘밀러의 사색길’을 개설해 일반에 개방했다고 21일 밝혔다. ○ 450m 관찰코스 일반에 개방 미국에서 귀화해 천리포수목원을 설립한 고 민병갈 원장의 영문 이름(칼 페리스 밀러)을 딴 이 사색길은 나무 데크로 만든 폭 1.8m, 길이 450m의 관찰코스. 사색길이 들어선 목련원도 민 전 원장이 살아생전 가장 좋아하던 곳이다. 수목원은 구근류를 비롯한 초화류를 밀러의 사색길에 심어 향기원, 호스타원, 라일락원, 튤립원, 무스카리원, 아이리스원, 노루오줌원, 수선화원 등 테마 정원으로 만든 뒤 내년 4월 ‘제1회 목련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2013년까지 차례로 공개 밀러의 사색길은 천리포수목원의 ‘비밀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목원은 1단계인 밀러의 사색길을 시작으로 4단계로 나누어 데크를 조성하면서 아직 공개하지 않은 수목원 지역을 2013년까지 차례로 공개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회원제로 운영하다 올해 3월 개방한 천리포수목원은 전체 62만 m²(약 18만7000평) 가운데 6만9000m²(약 2만900평)만 공개했다. 비공개 지역은 단풍나무와 침엽수 등 다양한 수목이 산재해 종합원으로 불린다.○ 33개국 식물 1만3000종 서식 수목원은 이와는 별도로 최근 바다와 인접한 천리포수목원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 관람객들이 바다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데크 2개와 총연장 500m의 탐방로를 설치했다. 국내 최초의 민간 수목원인 천리포수목원에는 450여 종의 목련과 400여 종의 호랑가시나무 등 토종식물과 33개국 315개 기관 등에서 들여온 식물 1만3000여 종이 자라고 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도굴 등 우여곡절을 겪었던 한명회(1415∼1487) 지석(誌石)이 고향인 충남 천안으로 돌아왔다. 천안시는 조선 전기 문신인 한명회의 일대기를 새긴 지석(가로 25cm, 세로 30cm, 두께 2.5cm) 24점을 후손들이 기탁해 19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천안박물관으로 옮겼다고 20일 밝혔다. 이 분청사기 지석에는 한명회의 가계도, 조선 전기 계유정난 때 왕권을 바꾸는 데 중심 역할을 한 행적, 부관참시 후 새로 예장한 풍습 등이 담겨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 천안시 수신면 속창리 한명회 분묘에 묻혀 있던 이 지석들은 2000년 2월 도굴돼 이리저리 거래되다가 수사에 나선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올해 6월 되찾아 종친회에 인계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지난해 12월 15일 수도권 전철이 연장 운행되면서 충남 아산시가 온천관광지로서의 옛 명성을 되찾고 있다. 신혼여행의 추억을 안은 수도권 노인들이 삼삼오오 전철을 타고 아산시를 찾는 것은 이제 익숙한 풍경이 됐다. 17일 아산시에 따르면 올해 1∼9월 온천 관광객은 534만여 명으로 지난해 409만여 명에 비해 125만여 명이 늘어났다. 특히 온양온천역 주변 온천 관광객은 71만8000여 명이나 증가했다. 아산시가 최근 파악한 도심 음식점 이용객 현황을 보면 온천1동의 식당들은 전철 개통 직전보다 주중 하루 손님이 40∼100명 늘었다. 온양온천역에서 100m 안팎에 있는 4곳의 온천탕은 전철 개통 전보다 50∼100% 손님이 증가했다. 온양민속박물관과 영인산 휴양림 등 아산지역 12개 관광지의 관광객도 9월 말 현재(분기별 집계) 68만4688명으로 개통 전인 지난해 같은 기간(62만6201명)에 비해 9.3% 증가했다. 볼거리, 먹을거리, 체험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풍물 5일장과 보양온천으로 지정된 도고온천, 도고산, 도고꽃식물원 등 주변 관광문화자원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아산시는 산세가 수려한 설화산, 광덕산, 봉수산, 도고산을 잇는 ‘설광봉도 둘레길’을 만들어 등산도 하고 온천도 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온천 도시이면서 공연까지 즐길 수 있는 문화 도시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테마관광 코스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장항선 철도 직선화 사업으로 생긴 15km의 폐철도를 활용해 ‘트레인 테마파크’를 만들기로 했다. 아산시 김영중 관광마케팅 팀장은 “수도권 전철로 관광객이 많이 늘면서 관광객을 받는 업소와 시민들의 의식도 크게 달라졌다”며 “앞으로 전 국민이 찾고 만끽할 수 있도록 도시 전체를 새롭게 바꾸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대전CBS 보도제작국 이태헌 부장(47·사진)이 17일 제3기 대전충남아나운서협회 회장에 취임했다. 이날 오후 대전 스파피아 호텔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그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책 낭독 녹음 사업’ 등 불편한 사람들과 지역사회를 위한 활동을 활발히 전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1991년 청주CBS에 아나운서로 입사한 이 회장은 ‘시사매거진 917’ 등 주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공주영상대 방송아나운서과 겸임 교수도 맡고 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윤보선(尹潽善·1897∼1990) 전 대통령을 기리는 기념전시관이 충남 아산시에 들어섰다. 아산시와 윤보선대통령기념사업회는 19일 아산시 둔포면 신항리 윤 전 대통령 생가에서 김수한 전 국회의장, 강희복 아산시장, 윤 전 대통령 유족 및 친지 등 7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윤보선 전 대통령 기념전시관’ 개관식을 갖는다. 아산시는 2007년 11월부터 5억 원을 들여 윤 전 대통령 생가 건물 중 안채 및 대문채, 사랑채를 보수했다. 이 가운데 사랑채 건물(93.19m²)을 기념전시관으로 꾸몄다. 생가는 윤 전 대통령 부친이 1907년 지은 기와집(안채 사랑채 행랑채 대문채 화장실)으로 1984년 12월 국가지정 중요 민속자료 제196호로 지정됐다. 기념관에는 윤 전 대통령의 유년기, 청년기, 임시정부 활동기, 대통령 시절, 하야 후 활동상 등이 20여개 패널로 만들어져 연대순으로 전시된다. 그의 개화사상과 민주화를 위한 활약, 민주주의의 신념 등에 대한 동영상 자료를 상영하는 벽걸이TV도 설치했다. 한편에는 윤 전 대통령이 즐겨 썼던 중절모와 서신, 서류 등 유물을 전시한 코너도 마련됐다. 아산시는 내년에는 생가에 대한 조경사업을 벌이고 생가 주변을 윤 전 대통령의 삶을 조명하고 되새기는 역사교육장으로 개발해 나가기로 했다. 윤 전 대통령 장남인 윤상구 기념사업회장은 “평생 조국의 민주화를 염원했고 불의에 저항했던 선친의 삶을 기리는 기념관을 역사적 명소로 가꾸어 나가겠다”고 말했다.아산=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딱딱한 동양고전?… 그가 옮기면 팔린다그가 모처럼 “소주 한잔 하자”고 전화를 걸어오면 기자는 인터넷에 ‘김원중’이라고 쳐 넣어 본다. 그러면 어김없이 그가 최근 펴낸 책의 이름이 나온다. 신간 소식이 없으면 탈고 직후 전화를 걸었기 때문이다. 건양대 중국언어문화학과 김원중 교수(46)는 국내 최고 수준의 동양고전 번역가다. 1989년 ‘허사(虛辭) 사전’을 펴낸 이후 최근까지 한 해에 한두 권씩 모두 25권의 번역서(18권)와 저서(7권)를 펴냈다. 이 기간 50편 안팎의 논문을 썼다. 이 가운데 20편은 국내외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이런 결과물을 내놓으려면 대부분의 시간을 연구실에서 보내야 한다. ‘종달새’라고 불릴 정도로 대표적인 아침형 인간인 그는 오전 2시 반에 일어난다. 출근 전까지는 집에서, 학교에 가면 강의시간을 제외하고는 오후 9시까지 연구실에서 번역과 저술을 한다. 토, 일요일에도 이런 생활엔 변함이 없다. 다만 “가정을 버렸느냐”는 학생들의 성화에 최근 일요일 작업장을 자택인 대전 서구 관저동 인근 도서관으로 바꿨을 뿐이다. 김희수 총장은 일에 파묻힌 그를 위해 보직까지 면제해 주고 있다. 그는 베스트셀러 제조기다. 그동안 번역서와 저서가 75만 부가량 팔렸다. 그 가운데 방송프로그램(MBC 느낌표)에 소개된 ‘삼국유사’(2002년)는 45만 부, 교수신문이 우수 번역서로 선정한 ‘사기열전’(1999년)은 20만 부를 넘었다. ‘정관정요’, ‘고사성어’, ‘한비자’ 등 다른 책들도 수만 부씩은 기본으로 팔리고 있다. 2007년 펴낸 ‘정사 삼국지’(4권)는 국내 최초 완역본이다. 평론집 외우며 다듬은 문체로무리한 해석 없이 현대적 번역‘삼국유사’ ‘사기열전’ 등번역-저서 25권 75만부 팔려 “동양고전의 영향력은 정말 크지만 번역서 중엔 일반 독자들이 읽어내기 어려운 것들이 적지 않았죠. 번역이나 문체에 문제가 있어 뜻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거나 읽기를 꺼리게 만들었어요.” 번역에 뛰어든 이유를 이렇게 말하는 김 교수는 스스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겸손해 한다. 하지만 학계와 출판계에서는 ‘정통 번역가’로 통한다. “역자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무리한 해석을 하지 않으며 현대적인 문체로 번역한다”는 평가다. 그는 문체를 다듬기 위해 200권가량의 평론집을 외울 정도로 읽었다고 한다. 민음사, 현암사, 을유문화사 등이 김 교수에게 번역을 맡기는 이유이다. 김 교수는 “고전은 역자의 생각이 많이 들어간 편집본보다 완역본을 읽어야 하고 논어, 맹자, 사기 등 필독서를 먼저 보아야 하며, 하루 종일 생각해볼 만한 구절이 산재한 만큼 방학동안 한 권을 읽는다는 기분으로 정독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장 논란이 많은 역서는 ‘정사 삼국지’였다. “있는 그대로 번역했을 뿐인데 유비와 관우, 장비가 도원결의를 하지 않았다, 제갈공명이 그다지 신출귀몰한 전략가는 아니다 등의 내용을 보고 항의가 적지 않았어요. 소설 삼국지에 대한 독자들의 ‘끔찍한 애정’을 반영하는 대목이지요.” 가장 보람 있는 역서는 ‘사기열전’이었다. 동양 역사서의 백미이기도 하고 영향력도 가장 큰 고전이기 때문이다. 저자인 사마천은 번역과 저술을 하는 김 교수가 평생의 사표로 삼은 인물이다. “사마천은 궁형을 당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혼을 담아 사기를 저술했죠. 이 책을 번역하면서 카타르시스 같은 것을 느꼈어요. 동양고전이 주는 메시지를 사마천은 인생을 통해 실천했어요. ‘인간은 아무리 어려운 역경을 당해도 죽을 때까지 희망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충남도청 이전 신도시 조성사업과 2010세계대백제전 준비 등을 착실히 추진하겠습니다.” 이인화 행정부지사 겸 충남도지사 직무대리(사진)는 15일 “도정 방향과 기조는 종전과 변함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완구 전 충남도지사의 사임으로 14일부터 직무대리직을 맡았다. 이 직무대리는 “이 전 지사가 민선 4기 들어 역점적으로 추진해온 외자유치와 지역 균형발전사업에 박차를 가해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며 “직원들은 도지사가 없다고 위축되지 말고 도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앞으로 정부가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국민의 갈등과 혼란을 통합하고 개선하는 데 지혜를 모으자는 제안을 해오면 자연인 신분으로 충청민의 뜻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겠습니다.” 세종시 원안 수정에 반발해 사퇴한 이완구 전 충남도지사(사진)는 15일 충남 연기군청과 충남도청 기자실을 찾아 “지금 국론 분열과 국민 갈등이 심하고 충청인의 상처가 너무 깊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에서 어떤 제안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전 지사는 “국가와 충청을 위하는 목표는 원안을 주장하는 사람이든, 수정을 주장하는 사람이든 똑같은 것 아니냐”며 “세상 사는 이성과 감정이 혼재돼 있는 만큼 두 가지가 적절히 조화를 이뤄 지혜롭게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발언을 두고 이 전 지사가 여전히 ‘원안 고수’ 입장이지만 다소 유연해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 전 지사는 이날 “밖에서 보니 충청권 여론이 조금은 옆으로 갔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원안 유지 여론이 다소 누그러진 것을 시사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자 “유지 여론이 강화됐다”는 얘기라고 해명했다.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파도치는 환경을 축소판으로 조성해 놓은 수조안. 인공적으로 발생시킨 파도로 인해 모바일하버와 컨테이너 선박은 비교적 심하게 흔들렸다. 하지만 화물을 집어 올리는 '스프레더(spreader)'는 오차 없이 컨테이너 하역작업을 수행했다.15일 오전 11시 대전 유성구 KAIST 기계공작실에서 열린 'KAIST 모바일하버(움직이는 항구) 사업 공개시연회'. 조마조마하면서 하역 작업을 지켜보던 초청객들은 "와~"하는 탄성을 일제히 터뜨렸다. KAIST는 이날 '온라인전기자동차'와 함께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모바일하버 사업의 중간 결과를 언론에 공개했다. 육상에서 실시된 8월의 1차 시연회에서 "12월에는 실제와 같이 수조안에서 시연회를 하겠다"고 약속한데 따른 것이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일부 의원들이 최근 KAIST의 모바일하버 사업의 가능성과 원천기술 확보 여부에 대해 제기한 의문을 해소하는 의미도 있었다. KAIST는 이번 시연을 위해 실제 조건과 같은 환경을 구현했다. 컨테이너와 컨테이너 선박, 모바일하버, 수조(가로 10m, 세로 15m, 깊이 2m)의 환경을 모두 25분의 1 규모로 만들었다. 인위적으로 2~3m 높이 파도를 만들어 실제 바다의 환경과 다르지 않도록 했다. 시연이 시작되자 우선 모바일하버가 커다란 컨테이너 화물선에 접근한 뒤 로봇 팔을 이용해 밀착 도킹했다. 이는 '로봇 팔 접안기술'로 KAIST 모바일하버사업단이 이미 특허를 출원해 놓았다. 모바일하버의 하역장치인 크레인과 물건(컨테이너)를 집는 스프레더는 모두 흔들리는 환경에 적응하도록 고안됐다. 마치 사람이 흔들리는 갑판 위에서 균형을 유지하면서 물건을 집을 때처럼 적절한 힘의 분배로 균형을 유지하면서 컨테이너를 하나하나 정확하게 옮겨 나갔다. 컨테이너를 목표로 한 위치에 정확하게 하역하지 못한 경우 근접 센서를 통해 자동으로 제 위치를 다시 찾아가는 모습도 보여줬다. KAIST는 이번 시연회를 성공적이라고 자평했다. 모바일하버의 원천기술을 검증하는 한편 기술실현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고, 실용화를 위해 한걸음 더 내디딜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보고 있다. 곽병만 KAIST 모바일하버사업단장은 "2~3m 높이의 파도가 치는 바다 한가운데서도 모바일하버가 컨테이너 화물선에 접선해 안정적으로 하역작업을 해 낼 수 있음을 이번 시연회를 통해 확실히 증명해 냈다"고 말했다. 그는 "불안정한 상태를 안정화된 평형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크레인 장치인 '제로 모멘트 안정화 크레인'(Zero Moment Stabilized Crane)으로 시간당 30개씩 하역작업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KAIST는 7월 푸에르토리코의 최대 무역항인 폰세(Ponce)항의 항만운영사로부터 모바일하버 구매의향서를 접수하는 성과를 올렸고 9월에는 기계부품 업체인 현대위아, 해양 플랜트 전문회사인 대우조선해양과 각각 75억원과 200억원을 투자하는 내용의 약정서와 투자의향서를 맺은 바 있다. 장순흥 교학부총장은 "모바일하버의 성공 여부는 기술과 사업성 두 가지에 달려 있다"며 "구매의향서 접수와 투자 의향서 체결은 모바일하버에 대해 사업성을 입증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메이저리거인 박찬호(필라델피아 필리스·사진)는 올 2월 국내에서 소송을 제기했다. 고향인 충남 공주시에 사 놓은 임야 1만3300m²(약 4000평)가 국민임대주택 용지로 수용되면서 받은 보상금 29억1500여만 원이 적다며 사업 주체인 대한주택공사(현 한국토지주택공사)를 상대로 토지 보상소송을 낸 것. 박찬호 측은 “곧바로 대지 전용이 가능하고 민간업자도 개발 의사를 타진할 정도로 조건이 좋은데 보상액이 너무 적다”고 주장했다. 소송 결과가 14일 나왔다. 이날 대전지법 행정부는 “토지주택공사는 박찬호에게 1460여만 원을 더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날 판결로 박찬호가 받는 총 보상액은 29억3054여만 원으로 늘어났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박찬호가 소송을 제기한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수백억 원대 자산가로 알려진 박찬호가 고작 1400여만 원을 더 받으려고 소송을 진행한 이면에는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것. 하지만 소송 관계자들은 별다른 이유가 없다고 전하고 있다. 소송을 담당한 명을식 변호사는 “박 선수가 은퇴하면 후학을 위해 체육공원을 조성하려 한 토지였다는 것이 박 선수 가족의 말”이라며 “토지의 주변 여건을 보면 당초 감정가도 잘못 책정됐다”고 말했다.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한국에서의 첫 직업은 아니지만 저 자신과 동료들의 문제를 다루는 정책연구기관에서 일하게 돼 의미가 깊다고 생각해요.” 이달 중순부터 대전 우송대 한국다문화가족정책연구원에서 일할 중국(한족) 출신의 결혼이주 여성인 김춘매 씨(37·사진). 그는 최근 대전대 인적자원개발원(원장 임상일)과 교육과학기술부 대전 동구가 지원한 결혼 이주여성 취업을 위한 외국어강사과정 졸업생 33명 가운데 첫 취업자이다. 외국어강사 과정은 결혼 이주여성에게 4개월간 370시간의 교육을 시킨 뒤 성적 우수자를 취업시키는 프로그램. 인적자원개발원의 노력으로 김 씨에 이어 23명이 잇달아 취업을 확정했다. 대부분 어학 특기를 살려 사설학원이나 대학 시간강사, 초등학교 방과 후 교사, 지역아동센터 교사 등으로 취업이 됐지만 김 씨는 다문화 가족에 대한 실태 분석과 조사, 정책대안을 마련하는 기관에 일자리를 잡았다. 김 씨의 한국에서의 직업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01년 결혼과 함께 충남 부여에 정착한 뒤 문화관광해설사로 일했다. 고교 시절부터 고향인 중국 랴오닝(遼寧) 성 성도인 선양(瀋陽)에서 아르바이트로 한국 기업가의 통역을 담당한 그는 한국어 실력이 수준급이고 백제문화에 대한 지식도 풍부하다. “삼국유사나 삼국사기에도 낙화암에서 몸을 던진 궁녀가 3000명이라는 말은 없어요. 3000은 궁녀의 수가 아니라 그만큼 많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에 불과해요. 문화관광해설사로서 자국 국민들이 모르는 내용을 설명해줄 때 자부심이 느껴졌어요.” 김 씨는 “앞으로 일할 다문화가족정책연구원에서의 업무는 연구 보조이지만 제가 다문화 가족이기 때문에 도울 수 있는 일이 많을 뿐 아니라 보람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