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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우승이 늘어가면서 애꿎게 이름 타박까지 했다. “금별이 아니고 은별이라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어요. 오죽했으면….” 여자 배드민턴 유망주 고은별(화순고 3·사진). 그는 지난해 삼성전기대회와 올해 여름철 대회 등에서 단식 2위에 머물며 속이 상했다. 그런 고은별이 고향에서 2관왕에 오르며 활짝 웃었다. 올해 고교생으로 태극마크를 단 고은별은 22일 전남 화순 하니움문화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이용대 올림픽 제패 기념 화순 빅터 전국학교대항선수권 여고부 단식 결승에서 김예지(대성여고)를 2-0으로 꺾었다. 팀 동료 김주수와 짝을 이룬 복식에서도 이임정-채유정 조(성일여고)를 2-0으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고은별은 “고향 선배인 이용대 오빠를 기념하는 대회에서 홈 팬의 응원 속에 우승까지 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내년 대교눈높이에 입단할 예정인 고은별은 화순 만연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라켓을 잡았다. 상대 선수를 속이는 동작에 강하고 네트 앞에서 절묘하게 떨어지는 헤어핀이 주무기. 남고부 단식 결승에서는 김동훈(화순실고)이 풀세트 접전 끝에 장현석(광명북고)을 2-1로 물리쳤다. 남고부 복식에서는 전봉찬-박세웅 조(진광고)가 우승했다. 길영아 삼성전기 감독의 아들 김원호가 이끈 수원 태장초등학교는 남자 초등부 단체전 결승에서 당진초등학교를 3-0으로 완파하고 올 시즌 3번째 타이틀을 안았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헤어짐의 연속이다. 추락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6·미국) 얘기다. 지난 18개월 동안 그는 이혼을 했고 전담코치 행크 헤이니와 결별했다. 에이전트 회사(IMG), 주요 스폰서 업체(AT&T, 액센추어, 질레트, 펩시)와도 갈라섰다. 이번에는 12년 동안 동고동락해온 전담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뉴질랜드)와 헤어졌다.우즈는 21일 홈페이지에 “스티브에게 깊은 감사를 표한다. 그러나 변화가 필요한 때”라며 결별 사실을 알렸다. “내가 거둔 성과의 많은 부분에 기여한 뛰어난 캐디이자 친구였다”는 우즈의 표현대로 윌리엄스는 특급 도우미였다. 우즈가 거둔 메이저 대회 14승 중 13승을 합작한 것을 포함해 72승을 함께 올렸다. 그의 존재는 캐디 이상이었다. 윌리엄스는 우즈를 위해서라면 악역도 마다하지 않았다. 우즈를 찍던 갤러리의 카메라를 빼앗아 연못에 집어던졌고 사진기자의 카메라를 발로 걷어차기도 했다. 서로의 결혼식에도 참석할 만큼 가까웠다.윌리엄스는 연간 100만 달러 이상을 벌어 캐디 수입 랭킹 1위에 올랐다. 우즈는 2005년 포드챔피언십 우승으로 받은 14만 달러 상당의 스포츠카를 파트타임 카레이서였던 윌리엄스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우즈는 윌리엄스를 위해 뉴질랜드도 자주 방문했다.하지만 2009년 11월 우즈의 성 추문이 불거진 뒤 부상까지 겹쳐 장기간 무관에 그친 끝에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우즈의 세계 랭킹은 20위까지 추락했다. 윌리엄스는 7월 4일 AT&T내셔널 최종일에 우즈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윌리엄스가 잠시 캐디를 맡았던 애덤 스콧(호주)에게 악영향을 줄까 싶어 브리티시오픈 종료 때까지 함구하기로 했다.누구보다 우즈의 비밀을 많이 알고 있을 윌리엄스가 뭔가를 폭로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입을 열 경우 캐디로서 텃밭을 잃을 수도 있다. 윌리엄스는 스콧의 전담 캐디가 됐다. 우즈의 후임 캐디는 알려지지 않았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국산 골프용품업체인 랭스필드는 미국 아메리칸스포츠대(ASU)와 함께 29일까지 ‘제2기 ASU 골프 최고경영자 과정’(사진)에 참여할 수강생 50명을 모집한다. 6개월 연수 과정으로 한국프로골프협회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소속 교수진이 골프 집중 수업과 필드 레슨, 워크숍 등을 통해 맞춤형 교육을 할 계획이다. 입학 특전으로 랭스필드 최고급 수제 드라이버가 무상 제공되며 랭스필드 골프 용품 50% 할인, ASU 골프과정 수료증, 무료 골프 클럽 피팅 서비스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02-544-5820○ 인천 스카이72 골프클럽(www.sky72.com)은 에너지 절약을 위한 카풀 캠페인(사진)을 펼치고 있다. 8월 14일까지 4명 한 팀이 한 대의 차량으로 골프장을 찾으면 인천공항고속도로 왕복통행료 1만5000원과 드림골프레인지 자동타석 60분 무료 이용권 4장(6만 원 상당)을 준다. 또 23일부터 고객이 골프장 적립식 포인트카드의 포인트를 기부하면 골프장도 동일한 포인트의 기금을 내놓는 방식으로 ‘지구 사랑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경기 용인시 글렌로스골프클럽은 9월 2일까지 내장객 1인의 그린피를 면제해주는 ‘서머 서프라이즈’ 이벤트(사진)를 실시한다. 이 기간에 3회 이상 내장하면 이천쌀을, 5회 이상은 타이틀리스트 골프공 1더즌을 증정한다. 내장객 전원에게는 아이스스카프를 나눠준다.○ 스크린골프업체 세븐버디는 게임의 재미를 높이기 위해 ‘OK존’과 ‘마이 컬러볼’(사진) 서비스를 내놓았다. 그린에 올라가면 홀 주변으로 컨시드 라인이 자동으로 그려져 스크린골프에서 어려움으로 지적된 퍼트 거리 계산을 수월하게 하고 집중도를 높였다. 또 골퍼가 자신의 공을 6가지 색깔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 흥미를 높였다.}

수은주가 섭씨 35도까지 치솟아 폭염 경보가 내려진 20일 전남 화순군 하니움문화스포츠센터의 열기도 가마솥처럼 끓어올랐다. 16일부터 22일까지 이용대 올림픽 제패기념 화순 빅터 전국 학교대항배드민턴선수권이 열리고 있어서다. 전국의 초중고교 171개 팀에서 참가한 선수 1120명은 코트에서 쉴 새 없이 셔틀콕을 치고 받으며 함성을 질렀다. 인구 7만 명 남짓한 화순은 대회기간 출전 선수와 관계자 2000명 정도가 몰려들어 10억 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볼 것으로 추정했다. 주요 숙박시설과 식당에는 빈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화순은 대회 유치에 1억5000만 원을 들였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용대와 김중수 전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의 고향인 화순은 최근 셔틀콕의 메카로 떠올랐다. 화순에는 초중고교 실업팀이 모두 있어 선수 저변이 넓고 700명이 넘는 동호인이 배드민턴을 즐기고 있다. 2009년 2730석 규모로 20경기를 동시에 치를 수 있는 매머드급 체육관 완공을 계기로 국내외 주요 대회를 연이어 유치했다. 지방에서는 최초로 챌린저 국제대회를 개최한 데 이어 12월 국제배드민턴연맹이 공인하는 총상금 8만 달러 규모의 그랑프리 골드 국제대회 유치에도 나섰다. 배드민턴 전용 경기장으로 쓰일 이용대 체육관도 용지 확보를 마치고 내년 말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김 전 감독은 “군 단위에서 국제적인 배드민턴 이벤트를 개최한다는 자부심을 느낀다.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모범사례가 된다”고 평가했다. 홍이식 화순군수는 “스포츠와 관광을 접목한 배드민턴이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군 홍보에 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화순=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배드민턴 라켓은 어려서부터 장난감이었다. 네 살 때 셔틀콕을 치기 시작한 그의 스냅과 스텝은 예사롭지 않았다. 그런 아들이 자신의 뒤를 따르게 될 것 같다는 엄마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삼성전기 배드민턴단 길영아 감독(40)과 아들 김원호(12·수원 태장초교 6학년) 얘기다. 길 감독은 19일 이용대 올림픽 제패 기념 화순 빅터 전국학교대항선수권이 열린 전남 화순을 찾았다. 모처럼 짬을 내 아들을 응원하기 위해서였다. 2학년 때 배드민턴 선수가 된 김원호는 국내 초등학교 최강으로 불린다. 올해 여름철 대회 3관왕, 인도네시아 13세 이하 국제대회 우승 등 30경기 이상을 치르는 동안 한 번도 진 적 없이 모두 우승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길영아 감독과 한국전력에서 배구 선수로 뛴 아버지 김상훈 씨(184cm)의 영향으로 타고난 운동 감각과 스피드를 갖췄다. 지고는 못 견디는 승부 근성도 강하다. 길 감독은 “운동선수의 삶이 힘들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에 반대했는데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엄마의 그늘에 가릴까봐 걱정했고 주위에서 길영아 아들이니까 기회가 많다는 얘기를 들을 때 속도 상했는데 스스로 잘해줘 대견스럽다”고 칭찬했다. 김원호는 엄마의 선수 시절 모습을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자주 본다. 그는 “엄마의 네트 플레이는 정말 대단했다. 배울 점이 참 많다”고 말했다. 길영아 감독은 “팀을 맡고 있어 변변히 뒷바라지도 못해줬다. 가끔 잘 먹이는 것 말고는 해준 게 없다”고 미안해했다. 두 살 터울 여동생도 배드민턴 선수인 김원호는 “엄마나 엄마 팀에서 뛰는 이용대 형처럼 올림픽 금메달이 목표다. 체력과 힘을 길러야 한다”고 다짐했다.화순=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최나연(24·SK텔레콤)은 지난주 메이저 골프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예선 탈락했다. 2008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진출 후 두 번째로 겪은 아픔이었다. 당시 미국 콜로라도스프링스 현지에서 만난 최나연은 올랜도 집으로 떠나기에 앞서 “빨리 잊어야죠. 이번에도 작년처럼 쓴 약이 되도록 해야죠”라며 웃었다. 지난해 역시 메이저 대회인 LPGA챔피언십에서 미국 진출 후 63개 대회 만에 처음 컷 통과에 실패한 뒤 바로 다음 대회였던 코닝클래식에서 우승하는 기쁨을 누렸던 기억을 떠올린 것이다.최나연이 부활의 무대로 꼽고 있는 대회는 21일 프랑스 에비앙르뱅의 에비앙마스터스골프장(파72)에서 개막하는 에비앙 마스터스다. 최나연은 지난해를 비롯해 최근 3년 동안 2차례 준우승을 포함해 모두 톱10에 들며 강한 면모를 보였다. 최나연과 동갑내기인 신지애(미래에셋)도 우승 갈증이 크기만 하다. US여자오픈을 공동 10위로 마친 신지애는 올 들어 주춤한 것 같다는 지적에 “지난해에도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첫 승을 거뒀다.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신지애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정상에 올라 알프스와의 악연을 끊은 데 이어 2연패에 도전한다.최나연과 신지애가 에비앙에서 달콤한 우승 축배를 꿈꾸는 가운데 코리아 군단은 이번에 뜻깊은 LPGA투어 통산 100번째 우승 합작에 도전한다. 한국 선수(재미교포 포함)들은 1988년 구옥희가 스탠더드 레지스터에서 첫 승을 거둔 것을 시작으로 유소연의 지난주 US여자오픈 우승까지 총 99번의 승전고를 울렸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북아일랜드는 세계의 골프 수도다.” 로리 매킬로이(22)는 대런 클라크(43)가 브리티시오픈 정상에 오른 뒤 트위터에 이런 글을 남겼다. 인구가 180만 명도 안 되는 북아일랜드 출신들이 메이저 대회 우승을 휩쓸고 있기 때문이다. 매킬로이와 클라크, 그레임 맥도웰(31)은 북아일랜드 삼총사로 꼽힌다. 63년 동안 메이저 챔피언을 배출하지 못했던 북아일랜드는 이들을 앞세워 최근 6개 메이저 대회에서 3승을 휩쓸었다. 맥도웰은 “북아일랜드는 차로 남북을 종단하는 데 90분 남짓 걸리고 2시간이면 동서 횡단을 할 수 있을 만큼 작다. 하지만 뛰어난 골프장과 주니어 프로그램이 있다”고 자랑했다. 클라크는 “매킬로이와 맥도웰 같은 환상적인 선수가 있다는 건 축복이다. 나는 그저 그들을 따르는 퇴물일 뿐”이라고 말했다. 세대별로 포진해 있는 이들은 신구의 조화 속에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브리티시오픈을 앞두고 클라크는 매킬로이와 연습 라운드를 했다. 13년 동안의 런던 생활을 청산하고 지난해 북아일랜드에 돌아온 클라크는 포트러시GC의 강풍 속에서 집중적으로 훈련한 효과를 봤다. 북아일랜드에는 뛰어난 골프 코스가 많으며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는 악조건과 싸워야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어려서부터 이런 환경에서 다양한 기술을 익힐 수 있었다. 주니어 선수들은 연간 100파운드(약 17만 원)를 내면 회원 대우를 받을 수 있어 부담 없이 코스에서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실전 감각을 키우는 클럽 대항전도 많다. 골프장이 바로 놀이터라는 얘기다. 필드를 화려하게 수놓고 있는 북아일랜드와는 대조적으로 최강으로 군림하던 미국 골프는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인구 3억 명을 돌파한 미국은 지난해 마스터스에서 필 미켈슨이 그린재킷을 입은 뒤 역대 최장인 6연속 무관에 허덕였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 도전에 나섰던 간판스타 필 미켈슨과 신예 더스틴 존슨(미국)은 허망하게 무너졌다. 존슨은 14번홀(파5)에서 2번 아이언으로 무리하게 세컨드 샷을 하다 OB를 내 더블보기를 했다. 미켈슨은 11번홀(파3)에서 60cm도 안 되는 짧은 파 퍼트를 실패해 땅을 쳤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천하의 타이거 우즈(36·미국·사진)도 돈 걱정할 일이 있을까. 늘 넘쳐나기만 했던 그의 ‘금고’가 예전 같지 않다. 미국 경제지 포천은 최근 스폰서업체의 격감, 이혼에 따른 거액의 위자료, 주택담보대출 부담 등으로 우즈의 삶이 화려함을 잃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즈가 지난달 일본 기업과 400만 달러 수준의 소염진통제 계약을 한 것도 궁여지책으로 분석했다. 우즈가 일본 업체 광고모델로 등장한 것은 프로 진출 초창기인 1997년 아사히 커피 이후 처음이다. 한때 연간 1억 달러를 넘게 벌던 우즈는 성추문과 이혼, 오랜 부상으로 슬럼프가 길어지면서 스폰서업체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우즈의 메인 스폰서인 나이키로부터 얻는 수입도 2009년 2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1000만 달러로 반 토막 난 것으로 전해졌다. 우즈의 올해 스폰서 수입은 6000만∼7500만 달러로 알려졌으나 실제론 2000만 달러에 그칠 것이라는 게 이 잡지의 분석이다. 우즈를 둘러싼 악재는 이뿐이 아니다. 부상 공백으로 우즈의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상금은 57만1363달러에 그쳤다. 거액을 투자한 두바이 리조트의 수익률이 떨어져 고전하고 있으며 이혼 위자료로 1억 달러를 지불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플로리다 주 주피터아일랜드의 저택을 담보로 5450만 달러를 대출받았다. 2009년 11월 이후 장기간 무관에 그치고 있는 우즈. 위기 극복의 유일한 방법은 필드에서 뭔가 보여주는 게 아닐까.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화순실고가 이용대 올림픽 제패 기념 화순-빅터 전국학교대항배드민턴선수권에서 2년 연속 우승했다. 지난해 우승팀 화순실고는 18일 전남 화순 하니움문화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남자 고등부 단체전 결승에서 광명북고를 3-0으로 꺾었다. 여자 고등부 단체전 결승에서는 성지여고가 청송여종고를 3-0으로 꺾고 2007년 이후 4년 만에 정상에 복귀했다. 여자 중등부에서는 청송여중이 우승했다.}
천하의 타이거 우즈(36·미국)도 돈 걱정할 일이 있을까. 늘 넘쳐나기만 했던 그의 '금고'가 예전 같지 않다. 미국의 경제지 포츈은 최근 스폰서 업체의 격감, 이혼에 따른 거액의 위자료, 주택 담보 대출 부담 등으로 우즈의 삶이 화려함을 잃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즈가 지난달 일본 기업과 400만 달러 수준의 소염 진통제 계약을 한 것도 궁여지책으로 분석했다. 우즈가 일본 업체 광고 모델로 등장한 것은 프로 진출 초창기인 1997년 아시히 커피 이후 처음이었다. 한때 연간 1억 달러를 넘게 벌던 우즈는 성추문과 이혼, 오랜 부상으로 슬럼프가 길어지면서 스폰서 업체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우즈의 메인스폰서인 나이키로부터 얻는 수입도 2009년 2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1000만 달러로 반 토막 난 것으로 전해졌다. 우즈의 올해 스폰서 수입은 6000만~7500달러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2000만 달러에 그칠 것이라는 게 이 잡지의 분석이다. 우즈를 둘러싼 악재는 이뿐이 아니다. 부상 공백으로 우즈는 올 시즌 PGA투어 상금은 57만1363달러에 그쳤다. 거액을 투자한 두바이 리조트의 수익률이 떨어져 고전하고 있으며 이혼 위자료로 1억 달러를 지불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플로리다 주 주피터아일랜드의 저택을 담보로 5450만 달러를 대출 받았다. 2009년 11월 이후 장기간 무관에 그치고 있는 우즈. 위기 극복의 유일한 방법은 필드에서 뭔가 보여주는 게 아닐까.김종석 기자kjs0123@donga.com}

“후배들 뛰는 모습을 꼭 보고 싶었는데…. 그나마 좋은 성적을 거둬 다행이네요.” ‘윙크 왕자’ 이용대(23·삼성전기·사진)는 이번 주 자신의 이름을 건 국내 대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미국과 캐나다 원정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용대는 후배들과 함께할 수 없는 아쉬움을 2관왕에 오른 것으로 대신했다. 17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오렌지카운티에서 끝난 US오픈배드민턴대회. 하정은(대교눈높이)과 짝을 이룬 그는 혼합복식 결승에서 대만의 천훙링-청원싱 조를 2-0으로 완파했다. 내년 런던 올림픽을 목표로 새 파트너가 된 하정은과의 첫 금메달 합작이다. 이용대는 처음 호흡을 맞춘 고성현(김천시청)과 나선 남자복식에서도 미국의 토니 구나완-하워드 바흐 조를 2-0으로 꺾고 우승했다. 이용대는 “올림픽을 앞두고 자신감을 얻었다. 교민 응원이 큰 힘이 됐다. 국내에서도 많은 분이 경기장을 찾아 박수를 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정은도 김민정(전북은행)과 출전한 여자복식에서 우승해 2관왕이 됐다. 이용대의 고향인 전남 화순에서는 16일부터 22일까지 이용대 올림픽 제패 기념 화순 빅터 전국학교대항선수권이 열리고 있다. 이 대회는 초중고교에 걸쳐 169개 팀에서 1100명이 참가하는 셔틀콕 축제. ‘제2의 이용대’를 꿈꾸는 유망주들이 단체전과 개인전 등에서 우승을 다툰다. 남고부에서는 지난해 중등부 3관왕에 오른 최솔규(서울체고)가 주목된다. 여고부에서는 홈코트의 고은별(화순고)이 우승 후보로 꼽힌다. 대회를 유치한 화순의 하니움문화스포츠센터는 동시에 20개 코트에서 경기를 소화할 수 있어 새로운 셔틀콕 메카로 떠올랐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6번홀(파3·169야드)에서 4번 아이언으로 가볍게 티샷한 공이 그린을 한 번 튕기고 컵 안으로 사라졌다. 관중석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티 박스에 서있던 노장 골퍼는 두 팔을 번쩍 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62세의 톰 왓슨(미국)이었다. 왓슨은 15일 잉글랜드 샌드위치의 로열세인트조지스 골프장(파70)에서 열린 브리티시오픈 2라운드에서 홀인원을 낚았다. 1975년 이 대회에 처음 출전해 5차례나 정상에 선 그였지만 홀인원은 통산 115라운드 만에 나온 황홀한 첫 경험이었다. 역대 최고령 홀인원 기록은 진 사라젠이 1973년에 세운 71세. 2년 전 이 대회에서 왓슨은 환갑의 나이에도 연장 접전 끝에 준우승을 차지하며 아낌없는 찬사를 받은 데 이어 다시 한번 노익장을 과시했다. 이날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306야드를 기록한 왓슨은 까다로운 코스와 강풍 속에서도 타수를 잃지 않아 중간 합계 2오버파로 공동 55위에 올라 3라운드 진출이 유력해졌다(오후 11시 현재). 왓슨은 1, 2라운드에 같은 조로 편성된 손자뻘 되는 아마추어 톰 루이스(20·잉글랜드)와의 ‘톰 앤드 톰’ 만남으로도 화제를 뿌렸다. 왓슨을 따라 ‘톰’으로 이름을 지은 루이스는 1라운드에 5언더파로 공동 선두에 나서는 돌풍을 일으켰지만 2라운드에는 샷이 흔들리면서 4타를 잃어 중간합계 1언더파로 공동 15위까지 밀렸다. 루이스는 메이저 대회 6회 우승에 빛나는 닉 팔도와 같은 런던 북쪽의 웰윈가든시티 출신이다. 루이스는 투어 프로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두 살 때 골프채를 잡았다. 그는 16세 때 난독증 때문에 학교를 관두고 골프에만 매달렸다. 메이저 대회에서 아마추어 선수가 선두에 나선 것은 1976년 US오픈에서 마이크 라이드 이후 처음이었다. 일본투어 미즈노오픈 우승으로 출전권을 얻은 황중곤(19)은 14번홀까지 1타를 잃어 중간합계 1언더파를 기록해 루이스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양용은은 2라운드를 1언더파로 마쳐 중간합계 이븐파로 공동 26위. 중간합계 4언더파로 2라운드를 끝낸 대런 클라크(북아일랜드)와 루커스 글로버(미국)는 9번홀까지 치른 토마스 비외른(덴마크), 사이먼 다이슨(잉글랜드) 등과 동타가 되며 공동 선두를 이뤘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천재 골프 소녀 미셸 위(22·사진) 얘기다. 그는 유소연(한화)의 우승으로 끝난 올 US여자오픈에서 본선 진출자 71명 중 공동 55위에 그쳤다. 대회가 열린 미국 콜로라도스프링스 브로드무어골프장(파71)에서 만난 미셸 위는 개막 전부터 논란을 일으켰다. 같은 장소에서 열린 1995년 US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따낸 인연으로 방문한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은퇴·스웨덴)이 논쟁의 불씨를 댕겼다. 소렌스탐은 “만년 유망주였던 미셸 위가 뭔가 보여주려면 학업보다는 골프에 전념하는 편이 낫다”고 지적했다. 미셸 위는 2007년 스탠퍼드대 입학 후 졸업장을 받기 위해 제한적인 투어 생활을 하고 있다. 타이거 우즈는 스탠퍼드대 중퇴 후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전념했다.이런 평가에 미셸 위는 “이제 두 학기 남았다. 내년 봄이면 모든 학점을 이수하게 돼 졸업한다”고 말했다.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하는 그는 “학교 다니면서도 운동을 많이 했다. 공부하느라 성적이 안 나온다는 지적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코스 전장이 7000야드가 넘었기에 장타자 미셸 위는 우승 후보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1라운드에 78타를 쳐 예선 탈락 위기에 몰렸다 2라운드 18번홀에서 10m 버디 퍼트를 넣어 겨우 3라운드 진출 커트라인에 턱걸이했다. 3라운드 38개를 포함해 139개(라운드당 평균 34.75개)까지 치솟은 퍼팅수에 발목이 잡혔다. 유소연의 퍼팅수(121개)보다 18개가 많았다. 미셸 위는 17세 때인 2006년 3개 메이저 대회에서 5위 이내의 성적을 냈다. 최연소 메이저 챔피언을 꿈꿨으나 그 후 한번도 톱 5에 진입한 적이 없다. 미셸 위는 이번 대회에서 동갑내기 청야니(대만)와 자주 비교됐다. 미셸 위는 2004년 US여자아마추어 퍼블릭 링크스 결승에서 2연패를 노리다 뼈아픈 패배를 안았다. 당시 그를 꺾은 건 청야니였다. 7년 후 청야니는 세계 랭킹 1위를 질주하며 최연소 그랜드슬램을 노리는 새로운 골프 여왕으로 떠올랐다. 반면 미셸 위는 10대 때의 천재성을 잃은 채 퇴보한 모습이다. 잦은 성대결 대회와 학업 등도 뒷걸음의 원인으로 지적됐다.10월 국내에서 열리는 LPGA투어 하나은행 챔피언십에 출전할 계획인 미셸 위는 대학 졸업 후 골프에만 전념하기로 했다. 스타 기근에 허덕이고 있는 LPGA 관계자들도 그의 졸업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미셸 위가 우즈처럼 투어를 지배하며 최고 흥행카드로 떠오르기를 기대하고 있다. 미셸 위에게 캠퍼스 생활은 잃어버린 시간이 될 것인가, 아니면 재도약의 발판이 될 것인가. 그 결과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엄마, 밥맛이 이상해.”과년한 딸의 때아닌 투정에 어머니는 잠시 의아해했다. 12일 미국 콜로라도스프링스의 브로드무어골프장 동코스(파71·7047야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유소연(21)과 어머니 조광자 씨(55) 사이에 며칠 전 일어난 일이었다.조 씨는 딸이 해외 대회에 나갈 때마다 늘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뒷바라지에 나섰다. 이번 US여자오픈에도 취사도구와 딸이 좋아하는 오징어채 무침, 김 등 밑반찬을 한 짐 싸갖고 왔다. 호텔에서 싫어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김치는 냄새가 안 나게 볶아서 가져왔다. 숙소도 취사가 가능한 데로 잡았다.하지만 이상하게 밥이 설익었다. 알고 보니 해발 1800m가 넘는 고지대여서 기압이 낮은 영향이었다. “예전에 등산 가서 밥을 해먹으면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게 떠올랐어요.” 그때부터 조 씨는 밥을 지을 때면 책이나 무거운 컵 등을 밥 짓는 코펠 위에 올려 집에서 딸에게 해주던 밥맛을 되찾을 수 있었다.이번 대회는 천둥 번개와 폭풍우 등 잦은 악천후로 경기가 시도 때도 없이 중단되면서 선수들은 제때 식사하기가 힘들었다. 조 씨는 멸치를 넣은 미니 김밥을 말아 출출할 때마다 딸이 먹도록 했다.이런 정성에 보답하듯 유소연은 메이저 챔피언에 등극해 반짝이는 은제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어머니와 감격의 포옹을 나눴다. 유소연은 “밥심인가 보다. 잘 먹어 좋은 결과를 냈다. 앞으로 LPGA투어에 진출할 텐데 엄마도 미리 영어 공부를 하셔야겠다”며 웃었다.어머니는 늘 어리게만 보였던 딸이 대견하기만 했다. 조 씨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 소연이를 낳았을 때 예정일보다 3주 늦었는데도 3kg이 채 안 돼 걱정했는데 잘 자랐다. 늘 밝고 당찼다”고 칭찬했다.유소연이 어려서부터 골프클럽을 잡은 건 아니었다. 고사리손에는 바이올린이 들려 있었다. 유치원에 다니던 5세 때였다. 골프는 서울 세종초교 2학년 때 시작했다. 유소연은 “골프를 시작한 게 수요일이었는데 며칠 후 화요일에 박세리 언니가 US여자오픈에서 처음 우승하는 걸 TV로 보면서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그래도 유소연은 여전히 바이올린 연주가를 꿈꿨다. “바이올린뿐 아니라 플루트, 피아노 등 다양한 악기를 배웠어요. 연주회에 참가도 하고요. 골프는 방과후 취미 활동이었죠.”골프와 음악을 병행하던 그는 서울 오륜중 2학년 때 한 우물을 파기로 결심했다. “바이올린은 듣는 사람마다 다른 평가가 나오잖아요. 반면 골프는 스코어가 모든 걸 말해줘요. 내 실력을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그래도 유소연은 여전히 틈나면 피아노를 치며 운동으로 지친 심신을 달랬다.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을 잘 쳐보려고 연습하고 있는데 쉽지 않네요. 언제 한번 들려드릴게요.” 어려서부터 접했던 음악적 소양은 골프에도 도움이 된다. 코스에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고 섬세한 쇼트 게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단다.어머니의 열성적인 교육열로 유소연은 초등학교 때 2년 동안 서울 용산의 미군 부대에서 토요일마다 영어 수업을 받았다. 조 씨는 “소연이가 외국인들을 접하면서 두려움을 없앴다. 입이 일찍 터졌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는 LPGA투어 진출에 대비하려고 본격적으로 영어 레슨을 받았다. 재미교포와 캐나다 출신 교사를 고용해 일대일 대화와 화상 강의로 영어 실력을 키웠다.유소연은 대회 기간 미국 방송사 NBC, ESPN을 비롯한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 우승 기자회견 등에서 통역을 거의 쓰지 않았다. LPGA투어의 한 관계자는 “조금 실수하더라도 당당하게 영어로 얘기하는 모습이 신선했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을 지닌 것 같다”고 칭찬했다.유소연은 이번 우승으로 58만5000달러(약 6억2000만 원)의 상금에 소속사 한화의 보너스로 3억 원 이상을 받게 돼 10억 원 정도를 벌었다. 그 많은 돈을 어디에 쓰고 싶을까. 의외의 대답이 나왔다. 자신을 대신해 바이올리니스트의 꿈을 키우고 있는 여동생을 위해 쓰겠다는 것이었다. 두 살 터울의 동생은 미국에서 바이올린 유학에 앞서 어학연수를 받고 있다. “동생이 가려는 학교의 학비가 무척 비싼가 봐요. 평소 운동하느라 언니 노릇도 제대로 못했는데 제대로 한번 쏴야죠.”콜로라도스프링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서희경의 눈물을 두 번째 지켜봤다. 처음은 2009년 12월 중국 샤먼에서 열린 2010시즌 국내 투어 개막전인 차이나 레이디스오픈에 취재를 갔을 때였다. 2타 차 선두였던 서희경은 추격을 허용하더니 3차 연장전 끝에 패했다. 그는 “연장전은 처음이라 경험이 부족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당시 우승컵은 유소연에게 돌아갔다. 묘하게도 US여자오픈에서도 서희경은 유소연과 3개홀 연장전을 펼쳐 패했다. 서희경은 18번홀 주변에서 시상식을 기다리며 훌쩍거렸다. 곁에 있던 전담 코치 스티브 맥레이는 말없이 화장지를 건넸다. 4라운드와 연장전에서 603야드로 세팅된 17번홀(파5)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2타 차 선두였던 전날 그는 ‘OK’ 거리의 파 퍼트를 실패하며 유소연에게 1타 차로 쫓겨 동 타의 빌미를 제공했다. 연장전에서도 드라이버 티샷이 오른쪽으로 휘어져 벙커에 빠졌다. “벙커 턱 바로 아래에 공이 떨어져 어쩔 수 없이 레이업할 수밖에 없었어요. 거리 부담이 만만치 않아 세 번째 샷도 뜻대로 안됐고요.” 그래도 기자회견을 마치고 만난 서희경은 트레이드마크인 밝은 표정을 되찾아 “소연이의 샷 감각이 정말 뛰어났다. 축하를 보낸다”고 말했다. 올 시즌 LPGA투어에 뛰어든 서희경은 “요즘 플레이가 만족스럽지 않았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유창한 영어 실력에 미모를 갖춘 그에게 미국 팬들과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비록 우승의 꿈은 날렸어도 서희경은 2위에 오르며 올 시즌 9개 대회에서 받은 상금(11만 달러)의 3배가 넘는 35만 달러를 챙겼다. 메이저 대회는 신인 포인트를 2배로 부여하기에 1위를 달리고 있는 신인상 부문에서도 2위와의 격차를 더 벌리게 됐다. 준우승의 허탈함보다는 앞날을 향한 서희경의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우승 도우미 지은희-유선영▼16번홀 티샷 앞두고 강풍 불자 “미스샷 위험” 두언니 시간 끌어 경기중단돼 다음날 편안히 티샷 골프는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한다. 하지만 4, 5시간 함께 라운드를 하는 동반자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궁합이 안 맞는 파트너를 만나면 골프가 고역이 되는 건 주말 골퍼나 프로 선수나 마찬가지다. 유소연은 우승 후 “같이 돈 언니들에게 한턱 내야겠다”고 고마워했다. 3, 4라운드에 25세 동갑내기인 지은희(사진), 유선영과 같은 조로 돌면서 편하게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유소연과 지은희는 호주 대표팀 지도자 출신인 이언 트리그스 코치 밑에서 동문수학하고 있다. 유선영은 대원외고 선배. 지은희는 2009년 US여자오픈 챔피언 출신이며 유선영은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사이베이스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랐다. 큰 대회 경험이 풍부한 언니들은 우승 기회를 잡은 후배를 위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11일 4라운드 도중 이들은 16번홀 티샷을 앞두고 있었다. 해가 져 경기 중단을 앞둔 상황에서 강한 바람이 불어 자칫 미스샷 가능성마저 있었다. 유소연은 “언니들이 조금만 기다려 보자며 시간을 끌어줬다. 차라리 내일 오전 티샷이 나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잘 맞아떨어졌다”며 고마워했다. 지은희는 “2년 전 내가 우승했을 때처럼 찡했다. 소연이의 쇼트 게임이 워낙 좋았다”며 축하를 보냈다. 희한하게 유소연과 연장 대결을 벌인 서희경도 지은희, 유선영과 1986년생 동갑이다.콜로라도스프링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유소연(21·한화)은 승리를 확정한 뒤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하늘이 도와준 것 같다”는 소감처럼 그의 US여자오픈 정상 등극에는 운도 따랐다. 4라운드 잔여 경기와 연장전을 똑같은 조건의 3개 홀에서 치러 결정적으로 유리했기 때문이다. 유소연은 11일 4라운드를 15번홀까지 마친 뒤 일몰로 중단했다. 3개홀을 남긴 상황에서 서희경에게 1타 뒤졌다. 숙소에서 그는 오후 10시에 누웠으나 잠이 오지 않았다. 머릿속에는 계속 다음 날 첫 번째 티샷을 해야 할 16번홀(파3)이 맴돌았다. 겨우 잠자리에 든 그는 다음 날 오전 8시 16번홀 티박스에 섰다. “하도 얼굴이 굳어 있으니까 캐디가 좀 웃으라고 하더군요. 평소대로 하라고 했어요.” 그래도 이 홀에서 티샷은 벙커에 빠졌다. 위기였다. 절묘한 벙커샷으로 공을 컵에 바짝 붙여 파를 한 뒤 17번홀(파5)에서도 파를 기록했다. 이제 18번홀(파4)에서 꼭 버디를 해야 서희경과 동타를 이룰 수 있었다. 그는 세컨드 샷을 핀 2m 지점에 떨어뜨렸다. “다른 선수들이 싫어하는 슬라이스 라인을 좋아하거든요.” 버디를 낚은 그는 18개 홀 연장전을 떠올렸다. “예전 세리 언니가 그랬잖아요. 그런데 3개홀 연장이라고 하더군요. 그것도 방금 돌았던 바로 그 세 홀에서요.” 티박스와 핀 위치가 똑같았기에 유소연은 한결 편했다. “2년 전 연장전에서 희경 언니를 이겼던 기억도 자신감을 줬어요. 그때처럼 티샷 순서도 제가 뒤였고요.” 유소연은 연장 들어 코스가 훤히 들어오면서 더욱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17번홀 세 번째 샷은 4라운드 때와 똑같은 거리가 남았죠. 그때 친 샷은 10야드가 짧았기에 이번엔 50도 웨지 대신 피칭웨지를 잡아 버디를 낚았어요.” 서희경이 이 홀에서 보기를 해 순식간에 2타를 앞선 유소연은 18번홀 세컨드 샷 지점에서 175야드를 남겼다. “4라운드 때처럼 5번 아이언으로 쳤는데 컵 1.2m에 붙였죠. 그린에 올라가는데 갤러리들의 박수가 쏟아지면서 이젠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LPGA 2년 출전권 획득… “美투어 고민해 볼 것”▼ “화장실 좀 다녀오면 안 될까요?” 우승 직후 쉴 새 없이 몰려드는 일정에 급한 용무를 볼 시간도 없었던 유소연은 서서히 큰일을 해냈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었다. 화장실 앞에는 사인을 받고 싶어 하는 미국인 갤러리 수십 명이 펜과 모자, 종이를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미국골프협회 박물관에 전시할 소장품을 달라는 요청에 쓰고 있던 오렌지색 모자를 벗어줬다. 우승 비결 세 가지를 꼽아달라고 하자 “욕심을 내지 않았고, (신)지애 언니 캐디를 했던 딘 허든과 호흡이 잘 맞았으며 소속사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고 말했다. 캐디 허든은 까다로운 그린과 고도가 높아 거리 계산이 어려운 상황에서 적절한 조언을 해줘 혹독한 러프와 3퍼트를 피할 수 있었다는 것. “골프를 치면서 행복하지 않다면 언제라도 그만두겠다”고 당차게 말한 유소연은 “필라테스와 헬스 등으로 체력을 길렀고 몸통 스윙으로 교정한 효과를 봤다. 이번에 샷감이 너무 좋았고 운도 따랐다. 퍼팅은 내가 봐도 끝내줬다”고 덧붙였다. 이번 우승으로 유소연은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2년 출전권을 보장받았다. 이번 주 안에 신청하면 당장 올해부터 미국 무대에서 뛸 수도 있다. 유소연은 “원래 미국 투어에 가려면 퀄리파잉 스쿨을 거쳐야 한다. 굉장히 힘들고 두려운 과정인데 건너뛰게 됐다. 구체적으로 진로를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영어 공부에도 도움이 되는 미국 드라마 CSI, 보스턴 리걸, 모던 패밀리를 빨리 보고 싶다”는 유소연은 로스앤젤레스에서 며칠 머물다 다음 주 에비앙마스터스가 열리는 프랑스로 떠난다. “로스앤젤레스 근처에 큰 아웃렛 매장이 있대요. 꼭 가보고 싶어요. 호호.” 메이저 챔피언 유소연은 어느새 쇼핑을 즐기는 그 나이 또래가 돼 있었다.콜로라도스프링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화장실 좀 다녀오면 안 될까요?"우승 직후 쉴 새 없이 몰려드는 일정에 급한 용무를 볼 시간도 없었던 유소연(21)은 서서히 큰일을 해냈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었다. 화장실 앞에는 사인을 받고 싶어 하는 미국인 갤러리 수십 명이 펜과 모자, 종이를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미국골프협회 박물관에 전시할 소장품을 달라는 요청에 쓰고 있던 오렌지색 모자를 벗어줬다.우승 비결 세 가지를 꼽아달라고 하자 "욕심을 내지 않았고 (신)지애 언니 캐디를 했던 딘 허든과 호흡이 잘 맞았으며 소속사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고 말했다. 캐디 허든은 까다로운 그린과 고도가 높아 거리 계산이 어려운 상황에서 적절한 조언을 해줘 혹독한 러프와 3퍼트를 피할 수 있었다는 것."골프를 치면서 행복하지 않다면 언제라도 그만두겠다"고 당차게 말한 유소연은 "필라테스와 헬스 등으로 체력을 길렀고 몸통 스윙으로 교정한 효과를 봤다. 이번에 샷 감이 너무 좋았고 운도 많았다. 퍼팅은 내가 봐도 끝내줬다"고 덧붙였다. 이번 우승으로 유소연은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미국LPGA투어 2년 출전권을 보장받았다. 이번 주 안에 신청을 하면 당장 올해부터 미국 무대에서 뛸 수도 있다. 유소연은 "원래 미국 투어에 가려면 퀄리파잉 스쿨을 거쳐야 한다. 굉장히 힘들고 두려운 과정인데 건너뛰게 됐다. 구체적으로 진로를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영어 공부에도 도움이 되는 미국 드라마 CSI, 보스턴 리걸, 모던 패밀리를 빨리 보고 싶다"는 유소연은 로스앤젤레스에서 며칠 머물다 다음주 에비앙마스터스가 열리는 프랑스로 떠난다. "LA 근처에 큰 아웃렛 매장이 있대요. 꼭 가보고 싶어요. 호호." 메이저 챔피언 유소연은 어느새 쇼핑을 즐기는 그 나이 또래가 돼있었다.콜로라도 스프링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끝났다는 사실이 믿어지지가 않네요.” 스코어카드를 제출하고 클럽하우스에 돌아온 신지애(23·미래에셋·사진)는 긴 한숨을 쉬었다. 11일 US여자오픈을 마친 뒤였다. 악천후 속에서 새벽부터 저녁까지 14시간 넘게 대회 장소인 미국 콜로라도스프링스 브로드무어골프장에서 36홀 경기를 치렀다. 미국에서도 열성팬이 생긴 그는 30명이 경기를 마치지 못한 가운데 4라운드에서 뒤늦게 언더파를 치며 공동 10위(4오버파)에 올랐다. 신지애의 표정에는 악전고투를 끝냈다는 홀가분함과 동시에 성적에 대한 아쉬움이 교차했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무관에 그친 그는 앞서 치른 2개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10위 밖으로 밀렸다. 골프 지존으로 불리던 그의 침묵이 길어지면서 이런저런 분석이 쏟아졌다. 시력 교정 수술 후유증이라거나 거리를 늘리려고 바꾼 스윙에 적응을 못했다는 얘기, 정신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시선이 있었다. 신지애는 “지난해에도 7월 말 에비앙마스터스에서 처음 우승했다. 아직 그 대회는 2주 남았다”며 여유를 보였다. 그러면서 “우승이 없었을 뿐이지 경기 내용을 살펴보면 문제될 게 없다. 훈련도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한다. 좀 더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콜로라도스프링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필드에 새로운 신데렐라가 탄생했다. 세계 최고 권위의 메이저 골프 대회인 US여자오픈 트로피에 입을 맞추는 유소연(21·한화)의 얼굴은 파란 하늘만큼이나 밝았다.유소연은 12일 미국 콜로라도 주 콜로라도스프링스 브로드무어골프장 동코스(파71·7047야드)에서 끝난 이 대회에서 최종 합계 3언더파 281타로 국내무대에서 치열한 라이벌 관계였던 서희경(25·하이트)과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유소연은 3개 홀 연장전에서 2언더파를 쳐 1오버파를 기록한 서희경을 3타 차로 제치고 감격적인 승리를 확정지었다.악천후로 대회가 파행으로 진행되면서 유소연은 나흘간의 일정을 치르고도 경기를 마칠 수 없었다. 서희경은 전날 먼저 단독 선두로 마쳐 유소연을 비롯한 남은 30명의 결과를 지켜봐야 했다. 서희경에게 1타 뒤진 2위였던 유소연은 이날 남은 3개 홀의 4라운드 잔여경기에 나서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극적인 버디를 낚았다.지난해 국내투어 상금 랭킹 4위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초청된 유소연은 1998년 맨발 투혼과 연장 사투 끝에 정상에 오른 박세리를 시작으로 한국 선수로는 김주연(2005년), 박인비(2008년), 지은희(2009년)에 이어 이 대회의 다섯 번째 챔피언이 됐다. 유소연은 “전지훈련을 한다는 기분으로 편하게 왔다. 10위 안에만 들면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순간이 올 줄 꿈에도 몰랐다”며 울먹였다. 우승 상금은 58만5000달러(약 6억2000만 원)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5년 출전권까지 확보해 골프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게 됐다. 콜로라도스프링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마치 US여자오픈이 아니라 한국여자오픈 같았다. 하나뿐인 우승 트로피의 주인을 가리기 위해 연장전에 나선 두 얼굴이 반갑기만 했다. 2009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라이벌 관계였던 유소연(21·한화)과 서희경(25·하이트)이었다. 12일 미국 콜로라도 주 콜로라도스프링스 브로드무어골프장 동코스(파71·7047야드)에서 끝난 제66회 US여자오픈. 이 대회는 박세리가 1998년 18홀 연장으로도 부족해 연장 2개 홀을 더 치른 뒤 정상에 섰기에 잊을 수 없는 무대다. 당시와는 달리 3개 홀 연장전에 나선 유소연과 서희경은 양보할 수 없는 자존심 대결을 펼쳤다. 16번홀(파3)에서 열린 첫 번째 연장에서 두 선수 모두 파를 낚아 ‘장군 멍군’을 불렀다. 600야드에 이르는 17번홀(파5)에서 희비가 갈렸다. 서희경의 드라이버 티샷이 오른쪽 페어웨이 벙커에 빠진 뒤 5.4m 파 퍼트를 놓쳐 보기를 했다. 반면 유소연은 철저하게 페어웨이를 지키는 전략으로 버디를 낚아 두 발 앞서나갔다. 18번홀(파4)에서도 유소연은 두 번째 샷을 컵 1m 내외로 바짝 붙인 뒤 버디를 추가해 승리를 결정지은 뒤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흐뭇하게 경기를 지켜보던 박세리와 2009년 이 대회 우승자인 지은희의 축하를 받은 유소연은 “믿어지지 않는다.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최고의 하루”라고 감격스러워했다. 그는 또 “박세리와 지은희는 우상이었다. 그런 선배들과 같은 영광을 누렸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기자는 공교롭게도 2009년 12월 중국 샤먼에서 열린 KLPGA투어 2010시즌 개막전인 오리엔트 차이나오픈에서 이들의 연장을 지켜본 적이 있다. 유소연은 서희경과의 3차 연장전 끝에 승리했다. 당시 역전패에 눈물까지 흘렸던 서희경은 이번에도 품안에 들어온 대어를 놓치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밝은 미소로 후배에게 축하를 보냈다. 대원외고 시절인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 2개를 따며 엘리트 코스를 밟은 유소연은 이듬해 프로에 전향해 강자로 주목받았다. 지난해 슬럼프를 겪었으나 지난달 롯데칸타타오픈에서 18개월 만에 정상에 복귀해 건재를 과시했다. 연세대 3학년인 그는 졸업 후 미국 진출을 노렸던 계획도 바꾸게 됐다.콜로라도스프링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유소연은 누구?△생년월일=1990년 6월 29일 △신체조건=키 168cm △혈액형=A형 △별명=돼지, 망아지△골프 시작 계기=서울 세종초 시절 특별활동으로 골프부에 들었다가 △출신교=대원외고-연세대 △소속팀=한화골프단 △존경하는 선수=박지은, 신지애 △주요 경력=도하 아시아경기 개인·단체전 금메달, KLPGA 통산 7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