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이헌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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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중요하지 않은, 하지만 누군가에겐 재미있을지도 모를 스포츠의 뒷담화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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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9~202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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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야구] LG, 매 경기가 결승전

    9년 만에 '가을잔치' 진출을 노리는 LG는 요즘 매 경기가 결승전이다. 4위권과의 승차는 5경기 이상 벌어져 있어 한 경기 승패에 따라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가 오갈 수 있다. 28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 3회까지는 답답한 흐름이었다. 1회 말 선제점을 내준 데다 한화 선발 김혁민의 구위에 눌려 한 명의 타자도 1루를 밟지 못했다. 불안감이 엄습할 무렵 구세주가 등장했다. 무릎십자인대 부상을 딛고 23일에야 1군에 합류한 '작은' 이병규(24번)였다. 0-1로 뒤진 4회 2번 타자 이병규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6구째 가운데 높은 직구를 맞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동점 1점 홈런을 쳐 냈다. 그러자 이번엔 4번 타자 '큰' 이병규(등번호 9번)가 뒤를 받쳤다. 이택근의 내야 안타로 만든 1사 1루에서 김혁민의 가운데 높은 직구를 통타해 우중월 역전 2점 홈런으로 연결시킨 것이다. 두 이병규가 한 이닝 동명이인 동반 홈런 진기록을 세운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5월 1일 SK전에서 글로버를 상대로 똑같은 순서로 동반 홈런을 쳤다. 당시 LG는 3-21로 크게 졌지만 28일 한화전에서는 LG는 두 이병규의 홈런에 힘입어 천금같은 승리를 낚았다. 5-1로 승리한 LG는 한화와의 3연전에서 2승 1무로 선전하며 4강 희망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한편 이날 경기에선 순위가 크게 요동쳤다. KIA는 광주 경기에서 9회 말 터진 안치홍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SK에 승리하며 열흘 만에 2위에 복귀했다. 안치홍은 2-2로 팽팽하던 9회 말 무사 1, 2루에서 송은범을 상대로 좌익수 키를 넘기는 적시타를 쳤다. 3연패에 빠진 SK는 전날 2위에서 단숨에 4위로 순위가 밀렸다. 최근 급상승세를 타고 있는 롯데는 넥센을 상대로 6-3으로 승리하며 SK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롯데 선발 송승준은 7이닝 1실점 호투로 10승 고지에 오르며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두산은 김동주의 2점 홈런 2방에 힘입어 선두 삼성을 7-2로 꺾고 6위에 복귀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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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육상/주목! 이 선수]내일 男 1만m 베켈레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가 단거리 황제라면 장거리에는 케네니사 베켈레(29·에티오피아·사진)가 있다. 볼트가 단거리 최고 스타에 오른 것은 2008년부터다. 하지만 베켈레는 2003년부터 남자 5000m와 1만 m를 주름잡으며 장기집권하고 있다. 특히 1만 m는 2003년 파리 세계선수권을 시작으로 2005년 헬싱키, 2007년 오사카, 2009년 베를린 대회까지 금메달을 휩쓸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도 그의 차지였다. 2008년 올림픽과 2009년 세계선수권에서는 5000m와 1만 m를 동시에 석권하며 사상 최초로 올림픽, 세계선수권 장거리 2관왕에도 올랐다. 베켈레는 28일 오후 7시 30분 열리는 남자 1만 m 결선에서 세계선수권 트랙 사상 첫 5회 연속 우승의 대기록에 도전한다. 세계선수권 최다 연속 우승 기록은 세르게이 붑카(우크라이나)가 남자 장대높이뛰기에서 세운 6연패다. 변수가 있다면 부상 회복 여부다. 베켈레는 지난해 1월 오른쪽 종아리 근육이 파열된 뒤 계속 재활에 매달려 왔다. 올해는 공식 대회에 한 차례도 출전하지 못했다. 베켈레는 1만 m 세계기록(26분17초53)을 보유하고 있지만 시즌 랭킹 1위인 모하메드 파라(28·영국)의 도전을 이겨내야 한다. 파라는 올해 26분46초57을 기록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스포츠레저부=양종구 차장 이승건 이종석 김동욱 유근형 기자 ▽사진부=김경제 부장 변영욱 기자▽사회부=이권효 차장 장영훈 김태웅 고현국 기자▽산업부=유덕영 기자▽교육복지부=한우신 기자▽전문기자=김화성 부국장}

    • 2011-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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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육상/주목! 이 선수]내일 男 20km 경보 김현섭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한국인 개인 종목 최초로 세계육상선수권 메달을 목에 거는 꿈을 이룰 기회 말이다. 28일 오전 9시 시작되는 남자 20km 경보에 출전하는 김현섭(26·삼성전자·사진) 얘기다. 객관적인 전력만 놓고 보면 쉽지 않은 목표다. 김현섭이 3월 세운 한국기록(1시간19분31초)은 올 시즌 랭킹 7위다. 미국 육상잡지 트랙앤드필드는 이번 대회 김현섭의 순위를 9위로 예상했다. 한국 선수단 중 유일하게 톱 10에 꼽혔지만 메달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경보 대표팀 이민호 코치는 “메달 후보라는 국내 언론의 보도가 부담스럽지만 후회 없는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육상계는 김현섭의 성장속도와 홈그라운드 이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현섭은 한국인 최초로 1시간20분대를 깬 뒤 한국기록을 연거푸 갈아 치운 기록 제조기다. 살인적인 여름 훈련으로 지구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대구 시민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레이스를 펼치는 이점도 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중국과 러시아의 양강 구도를 깰 다크호스로 김현섭을 지목한 이유다. 김현섭은 “올 시즌 랭킹보다 한 단계라도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며 “시민들의 응원을 받으며 열심히 걷다 보면 메달 획득이 불가능한 목표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구=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스포츠레저부=양종구 차장 이승건 이종석 김동욱 유근형 기자 ▽사진부=김경제 부장 변영욱 기자▽사회부=이권효 차장 장영훈 김태웅 고현국 기자▽산업부=유덕영 기자▽교육복지부=한우신 기자▽전문기자=김화성 부국장}

    • 2011-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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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롯데 만나는 팀은 불행이야”

    “지금 롯데를 만나는 팀은 불행한 팀이죠.” 25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만난 각 구단 관계자들에게도 후반기 롯데의 상승세는 큰 화제였다. 요즘 롯데는 누구를 만나도 질 것 같지 않다. 선발 투수는 잘 던지고 불펜은 든든하며 타자들은 잘 친다. 뭐 하나 약점을 잡기 힘든 팀이다. 요즘 가장 뜨거운 팀인 롯데가 KIA를 제물로 3위로 올라섰다. 전날까지 4위였던 롯데는 이날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6-0으로 완승을 거두며 KIA를 끌어내리고 3위가 됐다. 롯데는 55승 3무 47패(승률 0.539)로 KIA(61승 53패·승률 0.535)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 앞섰다. 순위에 큰 의미가 없는 시즌 초반을 제외하고 롯데가 3위에 오른 건 제리 로이스터 감독 시절이던 2008년 10월 4일 이후 2년 10개월 20일 만이다. 날짜로 따지면 무려 1055일 만의 일이다. 롯데는 6월 30일 이후 KIA전 7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상대 전적에서도 12승 6패로 압도적인 우위에 섰다. 반면 한때 선두 싸움을 하던 KIA는 이번 사직 3연전을 모두 내주는 등 최근 10경기에서 1승 9패의 부진을 보이며 4위로 추락했다. KIA가 4위가 된 건 6월 1일 이후 85일 만이다. 같은 기간 동안 롯데에 6패를 헌납했다. 롯데는 이날 선발 장원준이 7이닝 무실점으로 KIA 타선을 꽁꽁 묶는 동안 찬스 때마다 착실히 점수를 뽑으며 낙승했다. 1회 선두 타자 전준우가 우중간 3루타를 치고 나가자 손아섭이 2루수 땅볼을 쳐 선취점을 뽑았다. 4회 1사 만루에서는 문규현이 2타점 중전 적시타를 쳤고, 6회에도 3점을 보탰다. 장원준은 시즌 11승째. 잠실에서는 넥센이 LG를 8-4로 꺾고 LG전 6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넥센은 상대 전적에서도 10승 5패로 크게 앞섰다. LG는 4위 KIA에 6.5경기 차로 벌어지며 4강행이 더욱 힘들어졌다. 선두 삼성은 한화에 9-3으로 역전승을 거두고 최근 4연패에서 벗어났다. SK는 홈런 4방을 앞세워 두산에 10-4로 역전승하며 이만수 감독 대행에게 첫 연승을 선물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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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육상 D-2]남녀가 유별한 육상 종목들

    육상은 47개 종목이다. 남자 종목이 24개로 여자 종목(23개)보다 1개 많다. 여자에겐 없고 남자에게만 있는 종목은 50km 경보다. 왜 그럴까. ○ 남성 우월 경보는 두 발이 동시에 땅에서 떨어지면 안 된다. 발이 지면에 닿을 때 무릎을 굽혀서도 안 된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선천적으로 무릎이 약하다. 여성이 무릎을 곧게 편 채 50km를 걷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에 종목 자체가 없다. 혼성 경기도 남녀 차별이 공공연하다. 남자는 10종(100m, 멀리뛰기, 포환던지기, 높이뛰기, 400m, 110m 허들, 원반던지기, 장대높이뛰기, 창던지기, 1500m)이다. 여자는 7종(100m 허들, 높이뛰기, 포환던지기, 200m, 멀리뛰기, 창던지기, 800m)만 한다. 역시 남녀의 신체 차이와 운동 수행 능력을 고려해서다. 혼성 경기는 몸을 망치기 쉬운 종목이다. 종목 사이마다 최소 30분의 휴식을 취한다고 하더라도 높이뛰기를 한 뒤 포환을 던지고, 다시 멀리뛰기를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종목마다 쓰는 근육이 달라 몸에 엄청난 무리가 온다. 윤종관 혼성 대표팀 코치는 “남자 선수가 이틀에 걸쳐 10종목을 소화하고 나면 많게는 체중이 5kg이나 빠진다. 여자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10종을 해낸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허들도 남자는 110m를 뛰지만 여자는 100m만 뛴다. 남자 선수들은 허들 사이를 세 걸음이면 간다. 그런데 여자 선수는 남자보다 보폭이 좁다. 그래서 10m를 줄여 100m가 됐다. 허들 개수는 10개로 똑같다. ○ 여성 우월여성의 기록이 남성의 기록을 넘어서는 종목도 있다. 바로 원반던지기다. 동독의 가브리엘레 라인슈가 세운 여자 원반던지기 세계기록 76.80m는 남자기록(74.08m)보다 2.72m나 앞선다. 여자 원반의 무게(1kg)나 직경(181mm)이 남자(2kg, 220mm)보다 유리하긴 하다. 그런데 다른 투척 종목(해머, 포환, 창) 역시 여자용 기구가 남자용보다 가볍다. 이에 대해 문준흠 투척 대표팀 코치는 “덩치 큰 유럽 여자 선수들은 1kg 정도의 무게는 쉽게 이겨낸다. 4kg을 쓰는 해머나 포환과는 다르다. 또 원반은 표면적이 넓어 공기저항을 많이 받는데 이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 남녀평등남성과 여성의 기록 차는 언젠가는 극복되기 마련이다. 마라톤만 해도 고 손기정 선생이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세운 당시 세계 최고기록(2시간29분19초)은 권은주가 보유한 여자 한국기록(2시간26분12초)보다 뒤진다.여성에게는 너무 위험하다는 이유로 1999년 세비야 세계선수권이 돼서야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여자 장대높이뛰기와 해머던지기는 어느덧 굳건히 자리를 잡았다. 특히 장대높이뛰기는 세계기록 제조기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의 등장 이후 대표적인 인기 종목이 됐다. 지역 대회나 자체 평가전에서 여자 10종 경기를 여는 나라도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 여자 경보 50km도 정식 종목으로 등장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퀴즈 당첨자 발표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관련 퀴즈 이벤트(본보 22일자 A2면)가 성황리에 끝났습니다. 응모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동아닷컴과 트위터 및 페이스북을 통해 많은 분이 응모해 주셨습니다. 당첨자 ID를 알려 드립니다. 동아닷컴 sdkim59, ysggkim, jeonmjin, tpwhdrks 트위터 @shinsein, @ssi13, @fayefree99, @alschtkfkd페이스북 이민규 장승연 신은정 이선엽}

    • 2011-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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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야구]기세등등 거인

    지난 3년간 롯데 지휘봉을 잡았던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3년 연속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3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에서 패해 한 번도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했다. 재계약에 실패한 것도 그런 이유가 크다. 로이스터 감독의 후임 양승호 감독이 이끄는 롯데는 어떨까. 전반기만 해도 하위권이 익숙했지만 후반기 들어 180도 달라졌다. 이맘때는 각 팀이 부상 선수나 지친 선수들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때다. 그렇지만 롯데는 투수와 타자가 톱니바퀴처럼 절묘하게 맞아 들어간다. 2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도 그랬다. 선발 투수 고원준이 7이닝을 4실점으로 막는 동안 타선은 홈런 4방 등으로 쉽게 점수를 뽑았다. 2회 강민호의 1점 홈런을 시작으로 4회와 5회 홍성흔과 황재균이 각각 솔로 홈런을 쳤다. 8-4로 앞선 7회에는 이대호가 KIA 투수 차정민을 상대로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8월 들어 첫 홈런을 친 이대호는 시즌 23호로 공동 선두였던 삼성 최형우(22개)를 1개 차로 앞섰다. 12-4로 승리한 롯데는 후반기 들어 16승 6패의 파죽지세를 이어갔다. 8개 구단 최고 승률이다. 24일 현재 순위는 4위지만 최근 10경기에서 2승 8패로 부진한 3위 KIA와의 승차는 1경기에 불과하다. 2위 SK와도 1.5경기 차밖에 나지 않는다. 한편 김성근 전 SK 감독의 중도 퇴진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한 가운데 신영철 사장은 이날 두산과의 경기에 앞서 “이만수 감독 대행에게 문건이나 구두로 감독 자리를 약속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SK는 9회말 조동화의 끝내기 번트 안타로 5-4로 승리하며 이 감독 대행에게 2승(3패)째를 안겼다. 한화는 선두 삼성을 5-4로 꺾고 6위로 올라섰다. 삼성은 시즌 첫 4연패. 넥센은 갈길 바쁜 LG를 연이틀 꺾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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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야구 감독들 수난시대, 이기는 건 기본이고 화끈한 승부로 구단-팬 비위까지 맞춰야

    김재박 감독은 현대 시절 4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다. 그는 무사에 주자가 나가기만 하면 번트를 지시했다. “왜 그렇게 재미없는 야구를 하느냐”고 누가 물으면 명쾌하게 답했다. “관중은 이기는 경기를 보러 온다. 지면 나도 잘린다.” 2007년 LG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엔 이기는 날보다 지는 날이 더 많았다. 결국 2009시즌 뒤 재계약에 실패했다.몇 년 안 된 얘기지만 돌이켜 보면 감독들에게는 그때가 참 좋은 시절이었다. 당시에도 감독들은 “우린 파리 목숨”이라고 자조하긴 했다. 그래도 성적만 좋으면 잘릴 걱정은 별로 없었다.그런데 시대가 바뀌었다. 야구 인기가 높아지면서 구단에 돈을 대는 그룹의 관심도 높아졌다. 이기는 건 기본이다. 그런데 그냥 이기기만 해선 안 된다. 깨끗하게, 화끈하게, 팬들이 즐겁게 이겨야 한다.지난 시즌 후 조짐이 나타났다. 선동열 감독이 이끈 삼성은 우승권 전력이 아닌데도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그런데 한국시리즈에서 SK에 힘 한 번 못 써보고 4전 전패한 게 문제였다. 형식은 자진 사퇴였지만 선 감독은 한 방에 날아갔다. 선 감독이 누군가. 선수 시절 국보 투수였고, 삼성에 우승컵을 2번이나 안기며 지도자로서 능력을 발휘하던 사람이었다. 계약 기간은 4년이나 남아 있었지만 구단은 개의치 않았다.18일 SK에서 전격 경질된 ‘야신(野神)’ 김성근 감독도 마찬가지다. 성적으로만 보면 그만한 사람이 없다. 한 번도 우승 못 해 본 팀에 지난 4년간 3번이나 우승컵을 안겼다. 그렇지만 구단은 우승 이상을 기대했다. 이기되 안티 팬을 만들지 않아야 했고, 우승하되 그룹 이미지에 도움이 돼야 했다. 겉으로는 재계약을 둘러싼 갈등 끝에 물러난 모양새였지만 김 감독과 프런트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강이 놓여 있었다.팬들의 열기도 무시할 수 없다. 4강 다툼 중인 LG 박종훈 감독은 18일 두산전에서 패한 뒤 중앙 출입구를 막아선 팬들 앞에서 확성기를 들고 공개 사과를 해야 했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일부 팬들의 계속되는 협박에 휴대전화 번호도 바꿨다. 또 다른 명장 김경문 전 두산 감독은 성적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6월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놨다.한 야구 관계자는 “아마 한국에서 가장 행복했던 감독은 지난 3년간 롯데를 맡았던 제리 로이스터 감독일 것”이라고 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한국말을 잘 못 알아들었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어쨌건 김성근 감독을 마지막으로 지난해 한국 프로야구 4강 감독은 모두 현장을 떠났다. 살벌하고 무서운 바닥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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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리 목숨 야구 감독들을 위한 변명

    김재박 감독은 현대 시절 4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다. 그는 무사에 주자가 나가기만 하면 번트를 지시했다. "왜 그렇게 재미없는 야구는 하느냐"고 누가 물으면 명쾌하게 답했다. "관중들은 이기는 경기를 보러 온다. 지면 나도 잘린다." 2007년 LG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엔 이기는 날보다 지는 날이 더 많았다. 결국 2009시즌 뒤 재계약에 실패했다. 몇 년 안 된 얘기지만 돌이켜보면 감독들에게는 그 때가 참 좋은 시절이었다. 당시에도 감독들은 "우린 파리 목숨"이라고 자조하긴 했다. 그래도 성적만 좋으면 잘릴 걱정은 별로 없었다. 그런데 시대가 바뀌었다. 야구 인기가 높아지면서 구단에 돈을 대는 그룹의 관심도 높아졌다. 이기는 건 기본이다. 그런데 그냥 이기기만 해선 안 된다. 깨끗하게, 화끈하게, 팬들을 즐겁게 이겨야 한다. 지난 시즌 후 조짐이 나타났다. 선동열 감독이 이끈 삼성은 우승권 전력지만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그런데 한국시리즈에서 SK에 힘 한 번 못 써보고 4전 전패한 게 문제였다. 형식은 자진 사퇴였지만 선 감독은 한 방에 날아갔다. 선 감독이 누군가. 선수 시절 국보 투수였고, 삼성에 우승컵을 2번이나 안기며 지도자로서 능력을 발휘하던 사람이었다. 계약 기간은 4년이나 남아 있었지만 구단은 개의치 않았다. 18일 SK에서 전격 경질된 '야신(野神)' 김성근 감독도 마찬가지다. 성적으로만 보면 그만한 사람이 없다. 한 번도 우승 못해본 팀에 지난 4년 간 3번이나 우승컵을 안겼다. 그렇지만 구단은 우승 이상을 기대했다. 이기되 안티 팬을 만들지 않아야 했고, 우승하되 그룹 이미지에 도움이 돼야 했다. 겉으로는 재계약을 둘러싼 갈등 끝에 물러난 모양새였지만 김 감독과 프런트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강이 놓여 있었다. 팬들의 열기도 무시할 수 없다. 4강 다툼 중인 LG 박종훈 감독은 18일 두산전에서 패한 뒤 중앙출입구를 막아선 팬들 앞에서 확성기를 들고 공개 사과를 해야 했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일부 팬들의 계속되는 협박에 휴대전화 번호도 바꿨다. 또 다른 명장 김경문 전 두산 감독은 성적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6월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놨다. 한 야구 관계자는 "아마 한국에서 가장 행복했던 감독은 지난 3년 간 롯데를 맡았던 제리 로이스터 감독일 것"이라고 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한국말을 잘 못 알아들었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 어쨌건 김성근 감독을 마지막으로 지난해 한국 프로야구 4강 감독은 모두 현장을 떠났다. 살벌하고 무서운 바닥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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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팀 맡아 6번 해고… ‘野神 잔혹史’

    일본에서 태어난 그는 ‘조센징’ 소리를 들으며 야구를 했다. 한국에 와선 ‘쪽발이’로 불렸다. 어느 곳에서도 그는 환영받지 못하는 이방인이었다.믿을 건 실력뿐이었다. 실력을 갖추려면 남들보다 더 노력해야 했다. 학연도 없고, 지연도 없었다. 야구에 자신의 전부를 걸어야 했다. 그런 열정 덕에 그는 ‘야신(野神·야구의 신)’이 될 수 있었다. 지난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3번 우승했다. SK 김성근 감독이 18일 전격 경질됐다. 스스로 “올해 계약이 끝나면 감독을 그만두겠다”고 선언한 지 하루 만이다. 구단은 “이런 상태로 남은 시즌을 운영하면 파행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김 감독 대신 이만수 2군 감독을 감독대행으로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거센 후폭풍김 감독은 이날 오전 인천 문학구장에서 민경삼 단장에게서 해고 통지를 받았다. 김 감독은 곧바로 미팅을 소집해 선수단과 작별 인사를 나눈 뒤 구장을 떠났다. 김 감독은 “야구 선수로서 자존심을 잃지 말라. 남은 시즌 잘 치르고 아시아시리즈까지 가 꼭 이겨 달라”고 당부했다.‘김성근 사단’으로 불리던 코치들도 줄줄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홍범 수석코치와 다시로 도미오 타격코치가 즉시 그만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2군에서도 코치 4명(이광길, 박상열, 후쿠하라 미네오, 고바야시 신야)이 사의를 나타냈다. 이들은 SK의 젊은 유망주들을 키운 핵심 코치들이다.선수들도 할 말을 잃었다. 이날 삼성과의 홈경기에 앞서 더그아웃엔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한 선수는 “어제부터 잠을 제대로 못 잤다. 이전처럼 선수단이 힘을 낼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팬들은 김 감독을 경질한 구단에 대해 분노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여성 팬은 “존재감 없던 SK는 김 감독이 온 뒤 명문 구단이 됐다. 역사적인 명장을 이렇게 놓쳐도 되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타협은 없다김 감독은 한국 프로 스포츠 사상 가장 많은 팀의 사령탑을 맡았다. 1984년 OB(현 두산)를 시작으로 태평양, 삼성, 쌍방울, LG, SK를 거쳤다. 거꾸로 말하면 그만큼 많이 잘렸다. SK가 6번째 팀이었으니 프로에서만 6번째 해고다. 아마추어까지 치면 12번째다. 참고로 김 감독은 재계약에 실패한 것도 해고당했다고 얘기한다.김 감독은 LG를 한국시리즈에 진출시켜 준우승한 2002년에도 “지도 스타일이 LG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질됐다. 몸담는 구단마다 갈등을 빚은 끝에 경질되거나 재계약에 실패하기 일쑤였다.하지만 정작 그는 자신을 “참 다루기 쉬운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냥 내버려두면 알아서 한다는 거다. 문제는 그를 내버려두는 구단이 한 곳도 없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발간된 자서전 ‘꼴찌를 일등으로’에서 그는 이렇게 썼다. “구단은 야구를 이용하려고만 들었지 존중할 줄 몰랐다. 감독을 우습게 보는 건 야구를 우습게 보는 거다. 야구를 우습게 보는 것은 절대 참을 수 없다. 그래서 나는 구단과 부딪힌다. 이것이 내가 까칠한 이미지를 마다하지 않는 이유다. 야구는 결코 얕잡아볼 운동이 아니다.” 김 감독은 지옥훈련과 벌떼야구, 데이터야구 등으로 대변되는 자신만의 야구를 해왔다. 김성근식 야구는 감독이 전권을 갖고 움직이는 야구다. 프런트가 간섭하면 성립할 수 없는 야구다.○ 야구는 계속된다김 감독은 다시 야인으로 돌아갔다. 그렇지만 야구와의 질긴 인연은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그를 따른다. 지옥훈련을 시킬 때면 선수들은 뒤에서 그를 욕한다. 하지만 결국 그게 자신들을 위한 것임을 깨닫고 존경하게 된다. 김 감독은 겉으론 티를 내지 않아도 속정이 깊다. 은퇴 등 인생의 기로에 선 많은 선수가 마지막으로 찾는 이는 김 감독이다. LG에서 잘린 직후인 2002년 말 그의 회갑연 때 그가 거쳤던 팀들의 제자 수십 명이 자리를 함께한 것도 그런 이유다.예전에도 그랬듯 그를 찾는 구단은 또 나올 것이다. 팀 재건에 그만한 적임자는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 구단과 갈등을 빚어서 잘리면 또 다른 구단이 그를 찾을 수도 있다. 그것도 아니라면 그는 어딘가에서 대학생이나 고등학생을 가르치고 있을 것이다. 그에게 야구는 죽는 날까지 함께할 인생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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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근 감독 “올해 끝으로 물러나겠다”

    창단 후 팀에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안긴 감독, 그것도 최근 4년간 3번의 우승을 차지한 명장. 그의 선택은 자진 사퇴였다. SK 김성근 감독(69·사진)이 올해를 끝으로 SK 사령탑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김 감독은 17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를 앞두고 “올해 SK와의 계약이 끝나면 감독을 그만두겠다. 재계약과 관련해 일이 더 커지기 전에 지금이 사퇴 발표의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시즌 중 사퇴 선언이다. 그것도 선두 싸움 중인 팀의 수장이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프로야구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SK에 대체 무슨 일이2007년 SK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 감독은 팀을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며 2009년부터 올해까지 3년 재계약을 했다. 지난해에도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계약 마지막 해인 올해도 시즌 중반까지 선두를 달리는 등 성적으로만 보면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김 감독과 구단의 갈등은 오래전부터 조짐을 보였다. 구단은 김 감독의 야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감추지 않았다. “재미없는 야구를 한다” “깨끗하지 못하다” “그룹 이미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들이 끊이지 않았다. 김 감독이 폭발한 직접적인 계기는 올 초 구단 최고위층이 재계약 의사를 전한 이후 계속 시기를 미뤄온 탓이 크다. 김 감독은 올 초 구단으로부터 일찌감치 재계약 의사를 통보받았다. 하지만 이후 구단은 “재계약 관련 결정은 시즌 후로 미루자”며 말을 바꿨다. 그 과정에서 김 감독은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선 “내가 더는 필요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구단은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김 감독은 “한 야구 후배의 이름을 꺼내면서 ‘그 사람에게 양해를 구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들었다. 감독 선임은 구단의 권한이다. 그러나 내게 그런 이야기를 꺼낸 것은 실례 아닌가. 5년간 고생했던 시간이 떠올랐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 야구 후배는 이만수 SK 2군 감독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SK 구단은 김 감독의 전격 사퇴 발표에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다. 당혹스럽다”는 입장만 밝혔다.○ 아름다운 이별은 없다김 감독의 시즌 후 사퇴 선언으로 지난해 4강 사령탑이 모두 물러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지난 시즌 후 삼성 선동열 감독과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경질됐고, 두산 김경문 감독은 올 시즌 도중 성적 부진의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자진 사퇴했다. 김성근 감독은 “현재 다른 계획은 없다. 내가 나가야 구단이 움직이기 좋을 것 아닌가. 시즌이 끝날 때까지는 할 생각이다. 마지막까지 잘하는 것이 팬에 대한 예의인 것 같다”고 말했다. 주변에서 사퇴 의사를 번복할 것을 요청한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물음에는 “난 생각보다 고집이 세다. 안 한다면 안 한다”고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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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근 SK 감독 “올시즌 끝으로 그만두겠다”

    창단 후 팀에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안긴 감독, 그것도 최근 4년 간 3번의 우승을 차지한 명장. 그의 선택은 자진 사퇴였다. SK 김성근 감독(70)이 올해를 끝으로 SK 사령탑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김 감독은 17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를 앞두고 "올해 SK와의 계약이 끝나면 감독을 그만두겠다. 재계약과 관련해 일이 더 커지기 전에 지금이 사퇴 발표의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시즌 중 사퇴 선언이다. 그것도 선두 싸움 중인 팀의 수장이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프로야구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 SK에 대체 무슨 일이 2007년 SK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 감독은 팀을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며 2009년부터 올해까지 3년 재계약을 했다. 지난해에도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계약 마지막 해인 올해도 시즌 중반까지 선두를 달리는 등 성적으로만 보면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김 감독과 구단의 갈등은 오래 전부터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구단은 김 감독의 야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감추지 않았다. "재미없는 야구를 한다" "깨끗하지 못하다" "그룹 이미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들이 끊이질 않았다. 김 감독이 폭발한 직접적인 계기는 올 초 구단 최고위층이 재계약 의사를 전한 이후 계속 시기를 미뤄온 탓이 크다. 김 감독은 올 초 구단으로부터 일찌감치 재계약 의사를 통보받았다. 하지만 이후 구단은 "재계약 관련 결정은 시즌 후로 미루자"며 말을 바꿨다. 그 과정에서 김 감독은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내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구단은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김 감독은 "한 야구 후배의 이름을 꺼내면서 '그 사람에게 양해를 구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들었다. 감독 선임은 구단의 권한이다. 그러나 내게 그런 이야기를 꺼낸 것은 실례 아닌가. 5년간 고생했던 시간이 떠올랐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 야구 후배는 이만수 SK 2군 감독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SK 구단은 김 감독의 전격 사퇴 발표에 대해 "너무 갑작스런 일이다. 당혹스럽다"는 입장만을 밝혔다. ● 아름다운 이별은 없다 김 감독의 시즌 후 사퇴 선언으로 지난해 4강 사령탑이 모두 물러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지난 시즌 후 삼성 선동열 감독과 롯데 로이스터 감독은 경질됐고, 두산 김경문 감독은 올 시즌 중 성적 부진의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자진 사퇴했다. 김 감독은 "현재 다른 계획은 없다. 내가 나가야 구단이 움직이기 좋을 것 아닌가. 시즌이 끝날 때까지는 할 생각이다. 마지막까지 잘하는 것이 팬에 대한 예의인 것 같다"고 말했다. 주변에서 사퇴 의사를 번복할 것을 요청한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물음에는 "난 생각보다 고집이 세다. 안 한다면 안 한다"고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분명해 했다.이헌재기자 uni@donga.com}

    • 2011-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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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태환은 대구로, 김연아는 평창으로

    ‘마린보이’ 박태환(22·단국대)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성공을 위해 팔을 걷어붙인다. ‘피겨 여왕’ 김연아(21·고려대)는 2013년 평창 겨울스페셜올림픽의 글로벌 명예 홍보대사를 맡는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는 열흘 앞으로 다가온 대회를 앞두고 막바지 붐 조성을 위해 수영 스타 박태환을 홍보대사로 위촉했다고 16일 밝혔다. 위촉식은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박태환은 지난달 중국 상하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따 세계선수권 2연패를 달성한 수영 영웅이다. 박태환은 홍보대사 자격으로 30일 열리는 남자 육상 400m 결선을 참관할 예정이다. 조직위는 연세대 의대 외래교수인 황수관 박사도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김연아는 국제스페셜올림픽위원회(SOI)와 2013년 평창 겨울스페셜올림픽 조직위원회로부터 2013년 평창 겨울스페셜올림픽 글로벌 명예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김연아는 18일 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인 서울 노원구 하계동 동천학교에서 열리는 위촉식에 참석해 글로벌 홍보대사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스페셜올림픽 글로벌 홍보대사로는 미국 수영 스타 마이클 펠프스(26)와 미국프로농구에서 은퇴한 야오밍(31), 영화배우 장쯔이(32) 등이 활약하고 있다. 스페셜올림픽은 지적발달 장애인들이 참가하는 국제 스포츠 이벤트로 평창 겨울스페셜올림픽은 2013년 1월 26일부터 2월 6일까지 강원 평창 일대에서 열린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1-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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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의 눈/이헌재]4위 싸움 한창인데 벌써 LG 청문회?

    광주 원정을 위해 8일 서울 잠실구장에 모인 프로야구 LG 트윈스 선수단 앞에 10여 명의 팬이 나타났다. 이들은 후반기 들어 슬럼프 조짐을 보이고 있는 선수단을 향해 분발을 촉구했다. 깜짝 시위는 몇몇 선수와의 언쟁으로 번졌고 험한 말이 오가는 감정싸움으로까지 비화됐다. 일명 ‘LG 청문회 사건’의 시작이었다. 14일엔 규모가 더욱 커졌다. 4강 경쟁 상대인 롯데와의 잠실 경기에서 1-4로 패하자 성난 LG팬 수백 명이 잠실구장 중앙 출입구를 막아섰다. ‘LG의 가을야구는 또 내년입니까’라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이들은 박종훈 감독과 주장 박용택 등 주전 선수와의 면담을 요구했다. 선수들이 나오지 않자 팬들은 구호를 외치며 질타 수위를 높였다. LG 선수단은 다른 통로를 통해 겨우 야구장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팬들은 LG 구단 관계자가 사과를 한 뒤에야 자리를 떠났다. 열성적이기로 유명한 LG 팬들의 분노는 사실 이해가 된다. LG는 2002년 한국시리즈 진출을 마지막으로 지난해까지 8년간 한 번도 ‘가을 잔치’에 나가지 못했다. 8개 구단 중 가장 오랫동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올해는 시즌 초반 1위까지 올랐고 중반까지만 해도 상위권을 지키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주전 선수들의 잇단 부상 속에 최근 5위로 추락하자 팬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팬들은 무기력한 경기를 펼치는 선수들의 근성을 문제 삼고 있다. 한 LG 팬은 “승패를 떠나 이기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고 있다. 오죽했으면 팬들이 시즌 중에 나섰겠느냐”라고 했다. 열성 팬은 LG를 한국 프로야구 최고 인기 구단으로 만든 원동력이다. 그렇지만 도가 지나친 관심은 부작용으로 작용할 수 있다. 요즘 가장 힘든 사람들은 LG 감독과 선수들이다. 일부러 지려고 하는 선수는 없다. 성적에 대한 부담만으로도 이들은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아직 시즌은 40경기 가까이 남아 있다. 4위 롯데와는 2.5경기 차여서 역전 가능성도 충분하다. 청문회 같은 팬들의 단체행동은 선수들의 플레이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LG 관계자는 “안 그래도 힘든 선수들에게 이런 일까지 벌어져 안타깝다”며 “문책은 시즌 후에 해도 늦지 않다”고 했다. 트레이드로 LG를 떠난 뒤 맹활약하는 KIA 김상현이나 넥센 박병호는 “LG에선 큰 부담을 느꼈는데 현재 팀에선 마음 편히 경기장에 나간다”고 입을 모은다. 살얼음판 4강 싸움을 하고 있는 LG 선수단에 따끔한 질책보다 따뜻한 응원이 필요한 게 아닐까.이헌재 스포츠레저부 uni@donga.com}

    • 2011-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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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대호 3루타 쳤다… 그게 결승타 됐다

    LG와 롯데의 경기가 열린 14일 오후 1시부터 2시 사이 서울에는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폭우가 쏟아졌다. 비는 경기 개시 시간인 오후 5시가 가깝도록 내리다 그치다를 반복했다. 그렇지만 치열한 4강 다툼을 벌이고 있는 두 팀의 대결을 보려는 팬들의 발걸음을 막을 순 없었다. 오후 4시 30분에 잠실구장엔 2만7000석 전 좌석이 매진됐다.궂은 날씨에도 야구장을 찾은 보람이 있었다. 몸무게가 130kg을 넘는 거구 이대호(롯데)가 여유 있게 3루타를 치는 진기한 광경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대호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발이 느린 선수로 꼽힌다. 홈런은 자주 쳐도 3루타는 언감생심이다. 올 시즌 22개를 포함해 이대호는 전날까지 통산 220개의 홈런을 쳤다. 하지만 3루타는 4개밖에 없었다. 2005년에 2번, 2007년과 2009년에 각각 1번 있었다.이날은 운이 따랐다. 이대호는 1회초 2사 2루에서 우익선상 타구를 날렸다. 그런데 LG 우익수 이진영이 이를 다이빙캐치로 잡으려다가 뒤로 빠뜨리고 말았다. 타구가 펜스까지 굴러가는 사이 이대호는 걸어서 3루에 안착했다.롯데가 4-1로 승리하면서 이대호의 3루타는 결승타가 됐다. 이대호는 3-1로 쫓기던 9회 2사 2루에서도 좌중간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날리는 등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롯데는 5위 LG에 2.5경기 차로 앞섰다.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로 관심을 모은 대구 경기에선 선두 삼성이 2위 KIA에 6-2로 역전승했다. 두 팀의 승차는 3경기로 벌어졌다.삼성이 1-2로 뒤진 4회초 2사 1, 2루에서 류중일 감독은 선발 정인욱을 빼고 승리 계투조인 안지만을 등판시켰다. 역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동시에 이 경기를 꼭 잡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안지만이 7회 1사까지 KIA 타선을 무실점으로 꽁꽁 막아내는 동안 삼성 타자들도 힘을 냈다. 4회 정형식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고, 5회에는 조동찬의 솔로 홈런으로 3-2로 역전했다. 4-2로 앞선 7회에는 채태인이 쐐기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SK는 문학에서 18안타를 퍼부으며 넥센을 11-0으로 대파했다. 9일 롯데전에서 18연패의 사슬을 끊었던 넥센 투수 심수창은 4회 권용관에게 만루 홈런을 허용하는 등 3과 3분의 2이닝 7실점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한화는 1-2로 뒤진 6회 대거 7득점하며 두산에 8-2로 역전승했다.이날 4개 구장에는 6만608명의 관중이 입장해 시즌 누계 502만3897명이 돼 역대 최소인 382경기 만에 5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종전 기록은 지난해의 446경기였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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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 만에 1군 마스크 쓴 SK포수 허웅 “이등병 때 방출됐어요… 호프집도 해봤어요”

    포수의 전력질주를 본 적이 있는가. 요즘 SK 경기를 유심히 지켜보면 가슴보호대와 무릎보호대에 마스크까지 쓴 포수가 공수 교대 때마다 있는 힘을 다해 뛰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야생마’로 불렸던 투수 이상훈(전 LG)이 한때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마운드에 오른 적이 있다. 야수들 역시 힘차게 뛰어 자기 수비 위치로 간다. 그런데 포수의 전력질주라니. 이유는 그만큼 절실했기 때문이다. 그에게 1군 포수는 “한 번은 밟아봐야 여한 없이 야구를 그만둘 수 있을 것 같던” 자리였다. 10년 만에 꿈을 이룬 주인공은 SK의 ‘1군 포수’ 허웅(28)이다.○ 10년 기다려 핀 꽃 부산고 시절 그는 추신수(클리블랜드)와 배터리를 이룬 유망주였다. 2002년 신인 지명에선 현대로부터 2차 2순위(전체 18순위) 지명도 받았다. 그의 꿈은 박경완(SK) 같은 명포수가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막상 현대에 입단하니 당시 현대 소속이던 박경완은 도저히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박경완이 SK로 팀을 옮기자 김동수(넥센 코치)라는 또 다른 산이 앞을 가로막았다. 2군에서만 몇 년을 보내다 상무에 지원을 했으나 이번엔 정상호와 박노민에게 밀려 탈락했다. 어쩔 수 없이 2006년 현역으로 군에 입대했고 서러운 이등병 시절 팀으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그래도 그는 운동을 떠나지 못했다. 방망이를 구해 틈날 때마다 거울을 보며 스윙을 했고 동료들과 캐치볼도 했다. “1군 무대에서 한 번이라도 공을 받고 싶다”는 꿈을 버릴 수 없었다. 2008년 제대 후에는 고향인 부산 인근 경남 김해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일본 간사이 독립리그에도 진출했다. 희박한 가능성을 믿고 준비해 온 그에게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다. SK 금광옥 원정기록원의 추천으로 테스트를 받아 SK에 신고 선수로 입단한 것이다. 기약 없는 2군 생활이 이어졌지만 그는 참고 기다렸다. 박경완과 정상호 등 주전 포수들이 잇달아 부상을 당하자 김성근 감독은 지난달 29일 그를 마침내 1군에 불러올렸다. 4일 LG전에서 처음 선발 출장한 뒤 10일 두산전까지 줄곧 포수 자리를 지키고 있다. ○ 긍정의 힘을 믿었다 현재까지 평가는 긍정적이다. 타격은 그리 강하지 않지만(10일 현재 타율 0.211) 투수 리드와 경기 운영은 안정적이라는 평이다. 투수난에 한숨을 쉬던 김 감독은 “투수를 편하게 해주는 포수”라고 칭찬했다. SK 관계자는 “투수의 제구가 흔들리자 몸을 쭉 펴서 몸이 크게 보이도록 하더라. 1군에 처음 올라온 선수답지 않았다. 투수를 배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도 했다. 허웅은 “10년을 기다리면서 힘들 때가 참 많았는데 그럴 때일수록 일부러 더 밝게 말하고 행동하려 했다. 그러자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성격이 그렇게 되더라.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을 요즘 실감하고 있다. 긍정적인 생각이 없었다면 오늘 이 자리에 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지금의 이 초심을 잃지 않을 것이다. 항상 열심히 뛰고, 파이팅 외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선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1군에서 뛰는 매 순간이 행복하다”는 허웅이 내뿜는 행복 바이러스가 SK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을까.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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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야구]한 회에 12점이나 내다니…

    KIA와 LG의 경기가 열린 10일 광주구장. 전광판 내 7회초 LG의 스코어 칸에 숫자 대신 영어 대문자 ‘C’가 새겨지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전광판 스코어 칸은 한 자릿수만 기입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두 자릿수 이상의 득점이 나면 숫자 대신 영어 대문자를 쓴다. 10점이면 A, 11점이면 B 하는 순서로 나간다. 이날 C가 새겨진 것은 LG가 12득점을 했다는 의미다. 9일 KIA와의 경기에서 영봉패를 당했던 LG 타선이 전날 수모를 분풀이라도 하듯 무섭게 폭발했다. 1-3으로 뒤진 7회 김태완의 좌전 안타로 포문을 연 LG는 무려 17명이 타석에 들어서면서 12점을 올렸다. 손인호의 2점 홈런을 포함해 장단 9개의 안타를 터뜨렸고, 4개의 볼넷을 골랐다. 박용택은 2차례 타석에 들어서 모두 안타를 쳐 타점을 올렸다. KIA는 손영민을 시작으로 유동훈 차정민에 이어 홍건희까지 4명의 투수를 투입했지만 한껏 달아오른 LG 방망이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한 이닝 12득점은 올 시즌 한 이닝 최다 득점이자 역대 통산 두 번째 기록이다. 종전 전광판에 D자를 새긴 한 이닝 13득점 경기는 1992년 4월 23일 LG가 OB를 상대로 기록한 것을 포함해 모두 4차례 있었다. 롯데와 치열한 4강 싸움을 벌이고 있는 5위 LG는 13-4로 승리하며 이날 넥센을 4-3으로 꺾은 4위 롯데와 1.5경기 차를 유지했다. SK는 연장 10회 접전 끝에 두산을 11-5로 꺾었고, 선두 삼성은 한화를 4-2로 이겼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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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핀 포인트]LG-두산 ‘잠실 가을축제’ 들러리 되나…

    “들러리로 축제를 지켜보는 심정은 안 당해 본 사람은 몰라요.” 프로야구 LG 직원들은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해마다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렸다. LG가 8년간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하는 동안 서울 잠실구장을 함께 홈으로 쓰는 두산은 거의 매년 ‘가을 잔치’인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한 직원은 “두산의 포스트시즌 경기가 열리는 날엔 일부러 일찍 퇴근한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한데 올가을에는 잠실구장이 아예 남의 잔치를 위한 무대가 될지도 모르겠다.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두산과 LG의 동반 4강 탈락이 점쳐지기 때문이다.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두산은 좀처럼 예전의 위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롯데에 3연패를 당한 것을 시작으로 후반기 2승 7패로 부진하다가 8일 현재 47경기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4위 롯데에 6.5경기 차로 뒤져 사실상 뒤집기가 힘들다. 5위 LG의 상황도 썩 좋지 않다. 롯데와 1.5경기 차이지만 전반기 막판부터 계속 하향세에 허덕이고 있다. 분위기 쇄신을 위해 김기태 2군 감독을 수석 코치로 데려왔고 트레이드 마감 시한인 지난달 31일 넥센에서 송신영과 김성현을 영입해 마운드를 강화했지만 아직 약효는 별로 없다. 송신영은 2일 SK전에서는 1점차 승리를 지켜냈지만 이튿날 1점차 승부에서는 이호준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았다. 고질이던 마무리 불안이 해소되지 않은 데다 타선도 예전과 같은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LG는 이번 주 KIA, 롯데와 운명을 건 6연전을 벌인다. 선두 다툼에 한창인 2위 KIA와의 싸움도 부담스럽지만 롯데와의 맞대결은 더욱 중요하다. 만약 두산과 LG가 동시에 4강에 오르지 못한다면 2006년 이후 5년 만의 일이 된다. 올해 대회요강에 따르면 2만5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구장을 가진 SK와 롯데가 맞붙는 경우를 제외하면 한국시리즈 5∼7차전은 잠실구장에서 치르도록 되어 있다. 두 구단 관계자들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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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팬과 함께 춤을]기록의 사나이 양준혁과 유쾌한 수다

    《경기장 안전그물 너머나 TV 화면 등 먼발치에서 바라보던 스포츠 스타들이 바로 팬 곁으로 다가갑니다. 평소 직접 대하기 힘들었던 팬들과의 만남에 스타들의 가슴도 설렌답니다. 본보는 독자들과 쌍방향 소통하는 시리즈 ‘팬과 함께 춤을’을 새롭게 시작합니다. 스타와 팬들의 이색 데이트, 궁금증 풀이 등 맛깔스러운 메뉴를 준비했습니다. 팬들을 위한 문도 활짝 열어놓을 생각입니다. 첫 회 주인공은 ‘양신(梁神)’으로 이름을 날린 야구스타 양준혁입니다. 은퇴 후에도 현역 때 못지않게 더욱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양준혁과 한번 만나보시죠.》야구에서 잘나갔던 이 남자. 은퇴하더니 더 잘나간다. 몇 달 전 SBS-ESPN 야구해설위원 명함을 받았는데 이번에 만났을 땐 야구재단 이사장 명함을 건넨다. KBS 인기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의 일곱 번째 멤버로 고정 출연하고 있고, 명강사로 전국의 대학과 기업을 누빈다. 얼마 전엔 SK텔레콤의 트윗 자키(TJ)로 변신해 팬들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뛰어라! 지금이 마지막인 것처럼’이라는 책을 냈고, CF도 여러 편 찍었다. 바쁜 시간을 쪼개 영남대 스포츠과학 대학원도 다닌다. 야구인 ‘양신(梁神)’에서 대학원생 ‘준혁 학생’까지. 하루가 다르게 변신을 거듭하는 그는 기록의 사나이 양준혁(42)이다. 그는 “야구 할 때 수비, 주루는 못하고 방망이만 잘 쳤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멀티플레이어가 됐네요”라고 농담을 던진다. 전화해도 한 번에 받은 적이 없을 정도로 바쁜 척(?)하던 그가 팬들이 만나자는 요청에는 순순히 응했다. 하긴 지금 하는 모든 일들이 “팬들로부터 받은 사랑을 돌려주는 일”이라는 그다. 팬들과 함께 그동안 궁금했던 인간 양준혁을 파헤쳐 봤다. 팍팍∼. ○ 양신과 사랑돈 많지, 몸 좋지, 미남은 아니지만 호남형 얼굴이지. 장가를 ‘못간’ 건 아닐 터였다. “TV에서 보면 참 귀여워요. 실제로 보니 피부도 생각보다 좋네요”라는 하나 님의 말에 양신은 “대체 그동안 절 어떻게 생각하셨기에…”라며 허허 웃는다. 환희 님이 거든다. “이상형이 뭔가요.” 이쯤 되면 다음 말은 보나마나다. 기자들이 물었으면 뾰로통하게 반응했을 결혼 얘기다.“좀 착하고, 대화 잘되고, 친구 같기도 하고”라고 말을 꺼내더니 “근데 유명해진 후에는 소개해주는 사람이 없네요”라며 푸념이다. 그는 결코 독신주의자가 아니다. 인연만 된다면 곧장 결혼을 향해 전력 질주하겠다는 각오다. 특히 부모에게는 죄송한 마음뿐이다. 양신은 “작년 은퇴식 때 시구자로 아버지를 모셨어요. 아버지가 ‘다른 선수들은 이런 행사에 아내와 아이들을 초청하는데 준혁이는 다 늙은 애비를 오라고 하네’라고 푸념하셨어요. 기왕 늦은 거 서두르진 않겠지만 저도 이제 아내가 생겼으면 좋겠네요”라고 했다. ○ 양신과 돈KB투자증권 압구정PB센터에서 근무하는 환희 님은 강남 큰손들의 자산관리 전문가. “주식 하세요”라는 물음에 양신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예전에 한 번 해 봤는데 시기가 안 좋을 때 해서 손해를 봤습니다. 그때 느꼈죠. 주식은 내가 할 게 아니라고요.”자유계약선수(FA) 계약 등으로 번 목돈은 집과 땅에 투자했다. 또 하나 그는 미래에 대비해 독특한 부업을 한다. 바로 수산업이다. 양신은 “낚시 다니면서 알게 된 분의 소개로 전복 양식 사업을 하고 있어요. 경북 포항 구룡포에 야구장만 한 바다를 방파제로 막아 전복을 키우죠. 양식이지만 바다에 뿌려서 키우기 때문에 자연산에 가까워요. 개당 5000∼1만 원을 받습니다. 나중에 부모님하고 대구에 전복식당을 낼까 해요”라고 했다. 환희 님은 “사업도 하시고 재단도 하시잖아요. 돈을 많이 버는 분들은 세금 문제가 중요해요. 재테크와 세테크가 시급해 보여요. 지금이라도 가까운 금융기관에서 도움을 받으시는 게 좋을 거 같아요”라고 조언했다. ○ 양신과 예능“남자의 자격(남격)에서 보면 보기와는 달리 요리도 잘하시고 자상해 보여요. 개그맨들 사이에서도 꿀리지 않고 재치 있으세요”라는 하나 님의 칭찬. 양신은 “일단 멤버들이 좋아요. 야구할 땐 28세부터 항상 왕고참이었어요. 그런데 남격에서는 형이 3명, 동생이 3명이에요. 야구할 때 선배 모시는 기분으로 하고 있어요. 형들이 있으니까 너무 좋아요”라고 말했다. “이러다 강호동처럼 되는 것 아니냐”는 찬수 님의 질문에는 “다행히 제가 주제 파악을 잘하는 편이에요. 강호동은 20대 초반에 운동 그만두고 이 바닥에서 열심히 해 최고가 됐잖아요. 전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도전할 뿐이에요”라고 한다. 그는 또 “예전 선배들은 팬들로부터 도망 다녔어요. 이제 시대가 바뀌었죠. 팬들에게 먼저 다가가서 소통해야 해요. 배용준, 이병헌급이면 신비주의로 갈 만하죠. 근데 내가 그 정도는 아니잖아요.(웃음)”○ 양신과 도전양신 이전 스타 선수들은 은퇴 후 진로가 대개 정해져 있었다. 해외 연수 후 코치, 감독으로 이어지는 지도자 복귀였다. 엄마 배 속에서부터 삼성 팬인 찬수 님은 양신이 야구에서, 또 삼성에서 멀어질까 봐 걱정이다. “이만수(SK 2군 감독)처럼 프랜차이즈 스타가 삼성이 아닌 다른 곳에 있는 게 아쉽다”는 것이다. 양신은 “코치나 감독은 저 아니라도 할 사람이 많아요. 그런데 야구 재단을 설립하고 새로운 길을 가는 사람은 많지 않죠. 몸은 고생스럽지만 솔직히 마음은 좀 더 편해요”라고 말한다. 야구를 그만두자 새로운 길이 열렸다. 은퇴 선언 다음 날 곧바로 방송 출연 섭외가 들어왔다. “은퇴 후 일이 없었으면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을 거예요. 근데 방송과 강연 등으로 저를 찾아주는 분이 많았어요. 선수 시절에는 매일 성적이 나오니 전쟁을 치르듯이 긴장하면서 살았어요. 야구를 즐기지 못했죠. 지금은 하루에 4시간밖에 못 자도 내 의지에 따라 움직이고 있어요. 마음이 편하고 보람도 커요”라고 한다.양신은 자신이 신으로 불리는 게 부담스럽다. 단지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사회 초년병으로 바라봐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열심히 뛸 겁니다. 제가 잘하는 건 그것밖에 없으니까요.”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담당기자가 본 양준혁▼선수때도 은퇴 후에도 그는 언제나 전력질주양준혁과 처음 인연을 맺은 건 2000년이었다. 당시 LG 담당 기자로서 해태(현 KIA)에서 트레이드돼 온 양준혁을 처음 만났다.첫인상은 좋은 편이 아니었다. 언젠가 강호동이 방송에서 “양준혁은 매를 부르는 얼굴”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모르는 사람의 눈에는 당연히 그렇다. 우락부락한 얼굴에 말투는 거칠었고, 타석에서는 거만해 보였다.잘 치는 타자였지만 ‘영양가가 없다’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팀 배팅보다 자기 타율을 관리하는 이기적인 배팅을 한다는 거였다. 당시 양준혁 타격의 영양가를 알아보기 위해 매 경기가 끝날 때마다 그의 주자 상황별, 스코어별 타격 성적을 몰래 분석했다는 고백을 해야겠다. 6개월가량 분석했는데 영양가가 없다는 기사는 결국 쓰지 못했다. 의외로(?) 영양가가 나쁘지 않아서다. 양준혁을 좋아하는 사람이건, 싫어하는 사람이건 입을 모아 인정하는 게 하나 있다. 바로 땅볼을 치고 1루까지 가장 열심히 뛰는 선수였다는 것이다. 전력질주는 야구의 기본 중 기본이다. 하지만 매 타석 이 기본을 지키는 선수는 많지 않다. 그런데 양준혁은 프로에서 18년간 야구를 하면서 한 번도 이 원칙을 어긴 적이 없다. 결과는 엄청나게 달라졌다. 그가 때린 2318안타 중 내야안타는 156개였다. 이 모두가 전력질주 때문은 아니겠지만 상당수는 열심히 뛰어서 나온 안타다. 그의 통산 타율은 0.316인데 내야안타가 없었다고 가정하면 0.295가 된다. 매 타석 열심히 뛴 덕분에 그는 영원한 3할 타자가 된 것이다. 전력질주가 없었다면 기록의 사나이 양준혁은 없었을 것이다. 그랬던 그가 은퇴 후 제2의 인생에서도 전력질주를 하고 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힘닿는 대로 부딪치고 있다. 방송도, 강연도, 야구 재단도 그 누구도 가지 않았던 길을 묵묵히 가고 있다. 그런 양준혁을 어떻게 응원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양준혁은… ▼△생년월일: 1969년 5월 26일 △출신지: 대구 △체격: 188cm, 95kg △가족: 2남 1녀 중 셋째, 미혼 △출신교: 남도초-경운중-대구상고-영남대 △소속팀: 1993년 삼성-1999년 해태(현 KIA)-2000년 LG-2002∼2010년 삼성 △주요 수상: 신인왕(1993년), 타격왕(1993, 1996, 1998, 2001년), 타점 1위(1994년), 최다안타 1위(1996, 1998년), 골든글러브(1996∼1998, 2001, 2003, 2004, 2006, 2007년) △주요 기록: 최다경기(2135경기), 최다홈런(351개), 최다안타(2318개), 최다타점(1389개), 최다득점(1299개), 최다타수(7332타수), 최다루타(3879루타), 최다4사구(1380개)}

    • 2011-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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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kg 거구도…팔 깁스한 선수도… 온몸 던졌다

    한여름 태양이 내리쬐는 대구는 뜨거웠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날씨에 학생들은 치고 달렸다. 표정은 한없이 밝았다. 그들은 야구를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31일 경북 경산시 영남대에서 열린 제2회 양준혁 청소년 야구 드림 페스티벌. 지난해 삼성에서 은퇴한 ‘기록의 사나이’ 양준혁(42)이 설립한 양준혁 야구재단이 주최한 이 행사에는 전국 중고교 48개 클럽 팀의 1000여 선수가 참가했다. 프로를 지망하는 선수가 아니라 취미로 야구를 하는 선수들만 모였다.하지만 열기만큼은 프로 선수 못지않았다. 100kg이 넘는 거구의 선수도, 한쪽 팔에 깁스를 한 선수도, 오른 어깨를 다쳐 왼손으로 던지는 선수도 마음껏 운동장을 내달렸다. 경기에 나가지 못하면 더그아웃에서 열심히 응원을 했다.양준혁 SBS-ESPN 해설위원은 “유소년 야구는 야구 원로들의 도움으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성인들 역시 자기 힘으로 사회인 야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청소년들은 야구에서 소외돼 있다. 미래의 주역인 우리 청소년들이 야구를 즐기면서 공부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 대회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큰 보람을 느낀다. 야구는 단순한 놀이가 아니다. 야구는 규칙의 스포츠다. 그 속에서 선수들은 질서를 지키고 사회성도 익힌다. 희생 번트도 있고 홈런도 있다. 선진국에서는 야구 같은 팀 스포츠를 통해 리더가 배출된다. 앞으로 우리 교육도 공부에만 매몰되지 않고 전인적 인간을 양성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지난해 1회 대회만 해도 양준혁은 대회 경비 전액을 자비로 부담했다. 2회째인 올해는 코오롱 등 기업들이 적잖은 후원을 했다. 하늘도 도왔다. 개막 하루 전인 지난달 29일 비가 많이 내려 새벽부터 운동장을 정비해야 했지만 행사 기간 내내 날씨가 좋았다. 양준혁 야구재단은 앞으로 야구 캠프와 방과 후 야구교실 등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갈 예정이다. 또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함께 다문화가정 자녀들로 구성된 야구팀도 창단할 계획이다. 대구=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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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저를… 잊지 않으셨죠?… 박세리 8언더 공동2위

    브리티시여자오픈이 열리고 있는 스코틀랜드 앵거스의 커누스티 링크스는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코스 중 하나로 꼽힌다. 변화무쌍한 날씨에 강한 바람, 항아리 벙커와 개울 등 골퍼를 괴롭히는 장애물이 너무 많아 ‘야수(The Beast)’란 별명도 있다. 브리티시오픈(디 오픈)을 7번 개최했지만 여자프로대회에 문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1999년 디 오픈은 많은 세계 골퍼의 가슴에 잊지 못할 상처를 남겼다. 당시 19세의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1, 2라운드에서 각각 89타, 83타를 친 뒤 곧바로 집으로 달려가 엄마 품에 안겨 울었다. 무엇보다 가슴 아픈 사람은 장 방 드 벨데(프랑스)였다. 최종 라운드 18번홀까지 2위 폴 로리(스코틀랜드)에게 3타 앞선 벨데는 더블보기만 해도 우승할 수 있었다. 그런데 벨데는 트리플 보기를 했고 연장 끝에 우승컵을 로리에게 내줬다. 무려 10타 차의 열세를 극복하고 우승한 로리의 최종 스코어는 6오버파였다. 타이거 우즈(미국)는 당시 10오버파를 치고도 공동 7위를 했다. 파71에 7400야드가 넘었던 그때에 비해 올해는 여자대회이긴 하지만 파72에 6490야드밖에 되지 않는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여기가 과연 커누스티가 맞는가 싶다. 가장 어려운 코스라는 악명이 무색하게도 1라운드에서 47명이 언더파를 쳤다.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았고 약간의 비까지 내려 그린이 부드러웠기 때문이다. 29일 계속된 2라운드에서도 그랬다. 바다에 면한 링크스 코스로는 보기 드물게 연일 좋은 날씨 속에서 대회가 치러지면서 언더파가 속출했다. 한국 낭자군단의 맏언니 박세리의 선전이 눈부시다. 1라운드에서 이븐파를 쳤던 박세리는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8개로 64타를 치며 합계 8언더파 136타(오후 11시 현재)로 공동 2위에 올랐다. 박세리는 대회 전 “후배들이 잘해 주고 있어 한국 선수들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100승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같다. 이왕이면 내가 우승해 100승의 이정표를 직접 쓰고 싶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세리와 같이 이날 8타를 줄인 박인비는 10언더파 134타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이미나(KT)는 7언더파로 공동 4위를 달리고 있고, 최나연과 김송희는 5언더파로 공동 10위에 자리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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