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리

신나리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구독 131

추천

안녕하세요. 신나리 기자입니다.

journari@donga.com

취재분야

2026-01-14~2026-02-13
정치일반27%
남북한 관계20%
대통령17%
국제일반13%
미국/북미7%
외교7%
칼럼3%
중국3%
인물3%
  • 압둘라 2세 이븐 후세인 요르단 국왕 “핵 밀수 차단 글로벌 시스템 서울서 마련”

    "핵 테러 위협에 맞서기 위한 구체적인 협력과 안전한 핵시설 운영, 핵 및 방사능 물질의 불법적인 이동 방지를 약속하기 위해 모두가 모였습니다. 의장국인 한국과 함께 '서울 코뮤니케'를 이끌어내는 게 요르단의 목표입니다." 핵안보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25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동아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가진 압둘라 2세 이븐 후세인 요르단 국왕(50)은 "많은 노력들이 뒤따르는 시급한 현안인 만큼 이번 회의를 통해 핵 안보가 모든 나라의 국익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감색 정장에 다홍색 넥타이를 맨 압둘라 국왕은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동아일보 취재팀을 반겼다. 그의 곁에는 아들 후세인(18) 왕세손과 국왕의 여동생 라이야 빈트 알 후세인 공주(26)도 함께였다. 국왕은 네 번째, 후세인과 동양지역학을 전공해 일본어와 중국어에 능통한 라이야 공주는 두 번째 한국 방문이라고 한다. 압둘라 국왕은 "나의 아버지도 중요한 외교적 행사가 있거나 해외순방을 할 때 나를 무수히 데리고 가셨고 그 때 아버지로부터 많은 것을 직접 보고 들을 수 있는 황금 같은 기회를 얻었다"며 "내 아들에게도 같은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회원국 모두가 핵 밀수 방지에 동참하는 이니셔티브 내놓을 것" 북한의 위성발사와 이란 핵개발 사태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핵 안보에 대한 긴장분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압둘라 국왕은 한국과 공동으로 핵 밀수에 대항하는 이니셔티브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핵 물질이 전 세계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고농축 우라늄과 플루토늄이 각각의 나라들로 흘러들어가는 핵 밀수를 막기 위해 보다 구체적인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르단 정부가 이번 회의에 임하는 가장 큰 목표는 이른바 '핵 밀수 대응팀(Counter-Nuclear Smuggling Team)'의 확대다. 압둘라 국왕은 "이미 요르단 정부는 국립 안보연구소 관계자를 포함해 세관, 인터폴 연락 사무관 등을 포함한 핵 밀수 대응팀을 운영해왔다"며 "요르단은 다년간 쌓인 지식과 경험으로 협력할 것이다. 2014년 다음 핵 안보 정상회의까지 모든 회원국들이 핵 물질의 밀수를 막기 위한 법과 정책들을 개선하고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장을 마련하도록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이번 회의가 방사능 물질의 불법 획득을 막는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기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사능 물질은 종종 보관에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고 연구용, 군사용, 의료용, 산업용 등으로 손쉽게 이용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방사능 테러가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 이를 막기 위해서는 강력한 국제사회의 노력과 공조가 더욱 요구된다고 압둘라 국왕은 강조했다. 핵무기를 제거하기 위해 핵 확산 방지가 가장 먼저 확보돼야 한다는 것이 요르단의 입장이다. 국왕은 "국제사회의 합의와 체제를 지켜야 하며, 핵 시설 공개 및 핵에너지 정보를 제공하는 데 있어 국제 감시단 파견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행위 등을 통해 투명성을 제고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 "요르단은 아랍의 봄 속 '안정의 오아시스'" 요르단은 시리아,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등과 서로 국경을 맞대고 있다. 여러 나라에 둘러싸인 만큼 지정학적으로도 중요한 위치에 있다. 또 지난해 아랍의 봄으로 한차례 격변을 치른 중동 지역에 속해 있으면서도 비교적 변화의 소용돌이를 조용히 넘겨 주목을 받기도 했다. 국왕은 미소를 지으며 "우리는 '안정의 오아시스(oasis of stability)'로 남아 있었다"고 말한 뒤 어깨를 으쓱했다. 요르단이 안정적인 정국을 이끌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국왕은 "요르단은 이미 아랍의 봄이 시작되기 10년도 더 전부터 포괄적이고 진정한 의미의 개혁을 착수했다"며 "일부 개혁은 (국가 구성원의) 광범위한 합의를 도출해 부드럽게 진행됐지만 요르단도 일부 개혁에 대해선 이익단체들의 저항을 받아 시위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시위들은 실업률이나 더딘 경제성장, 혹은 개혁속도나 방향에 대한 좌절감과 불만을 표출하는 데 그쳤지 개혁 그 자체에 대한 반대는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아랍의 봄은 국민과의 대화를 늘릴 수 있었던 기회였다"며 "다른 나라와는 달리 시위 첫날부터 경찰들을 무장해제 시켰고 시민들의 집회나 행진에 대한 통제를 완화했다"고 강조했다. 요르단은 '대화위원회'를 만들고 헌법 수정안에 대해 검토하는 위원회를 설립해 지난해 9월 헌법의 3분의 1을 수정했다. 또 새로운 민주주의 기구들을 출범시키는 등 전반적인 국가정책의사결정과정에서 국민 참여를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국왕은 "요르단이 평화로운 정치 변동과 포괄적인 합의민주주의의 지역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해결에 있어서도 요르단은 중요한 해결사로 자리매김해왔다. 요르단의 끊임없는 협상 중재 노력 덕분에 올 1월 양국의 협상가들을 16개월 만에 처음으로 한 테이블에 앉히는 데 성공했다. 압둘라 국왕은 "중동 지역에는 15~29살에 해당하는 청년들만 1억명이 넘는다. 그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고, 멋진 직업을 갖고 재능을 키우며 끊임없이 그들의 꿈을 실현해나가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평화가 선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의와 국제사회의 합법성에 기초한 실질적인 평화만이 이스라엘과 인근 지역의 진정한 안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 2명 중 1명꼴 페이스북 이용해…소셜미디어 적극 활용국왕의 부인 라니아 왕비는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소셜 미디어(SNS)를 적극 활용하는 편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정책을 수립할 때도 SNS로 접하는 민의가 잘 반영되느냐는 질문에 국왕은 "물론이다. 정부관계자나 지도자와 같은 의사결정자들이 평화나 정의 민주주의 그리고 자유와 같은 가치들에 대해 옳은 결정을 하도록 강력히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얼마 전 요르단의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200만 명이라는 소식을 접했다. 이는 전체 인구(약 600만 명)의 3분의 1정도"라고 말했다. ○ 요르단 청년들이 한강의 기적 배워가길 희망 압둘라 국왕은 이번 회의에 장남 후세인을 비롯해 청년 수행단을 대동했다. 국왕은 "한국은 요르단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에게 롤 모델과 같은 나라다. 이번 기회를 통해 요르단 청년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고 돌아가 한국의 교훈, 한강의 기적 등을 되새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한국전력은 4억6000만 달러를 투입해 요르단 '알 카트라나 가스복합화력 발전소'를 준공하면서 민자발전(IPP) 중동 진출의 첫 시동을 걸었다. 이번 사업은 요르단 정부가 발전전력 구입을 100% 보장하고 전력요금 지급을 보증함에 따라 투자지분 80% 기준으로 25년간 매출액 12억 달러, 순이익 2억2000만 달러의 안정적인 수익창출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발전용량은 요르단 전체 발전설비 용량의 11%를 점유하게 된다. 요르단 정부는 또 최근 코리아 글로벌 에너지(주)(KGEC)와 사해 및 와디 아라바 지역 석유 및 가스 탐사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양국 간 산업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고 있다. 국왕은 "한국은 요르단에게 있어 매우 특별하고 중요한 에너지 파트너"라며 "에너지, 수자원, 인프라 구축 등 수많은 잠재력이 다양한 분야에 펼쳐져 있다. 요르단은 언제나 열려있다"고 말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3-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빙하 녹는 그린란드 ‘희토류 러시’

    지구 온난화로 녹아내리고 있는 그린란드 빙하를 기회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다. 빙하 속에 숨겨져 있는 ‘희토류 러시’를 꿈꾸는 광물업자들이다. 독일 일간 디벨트는 21일 “지구 온난화가 그린란드에 서식하는 곰 등에게는 슬픈 소식이지만 광산개발업자들에게는 새로운 경제적 기회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린란드 정부로부터 시험채취권을 따낸 호주의 ‘그린란드 광물·에너지 탐사(GMEL)’에 따르면 그린란드의 빙하가 없는 남부 크바네피엘의 암석지반에는 약 650만 t의 희토류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빙하 속에는 이보다 더 많은 양의 희토류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크바네피엘은 빙하가 녹아 암석과 자갈이 드러난 높은 언덕배기에 위치한 습지대로 독일 연방지질자원연구소도 이 지대를 ‘지구상에서 희토류가 가장 많이 매장된 지역 중의 하나’라고 밝혔다. GMEL은 “암석에서 희토류를 채취하는 기술 투자비만 약 23억 달러(약 2조6082억 원)로 기술 상용화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수익성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자연계에 매우 드물게 존재하는 금속원소’인 희토류는 휴대전화, 노트북, 액정표시장치(LCD), 발광다이오드(LED) 등 전자제품 생산 과정에 많이 쓰인다. 2010년 미국 지질조사국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매장량은 약 9900만 t이며 최대 매장량 국가인 중국에 이 중 36∼37%인 3600만 t 정도가 매장돼 있다. 특히 중국의 생산량이 전 세계 생산량의 97%를 차지해 사실상 독점체제다. 희토류 외에도 그린란드 빙하 지대에는 아연, 철광석, 우라늄 등 다양한 광물자원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그린란드가 새로운 자원 경쟁의 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디벨트는 “광석의 경우 약 4억5700만 t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돼 최소 25년 정도는 세계 수요량을 끄떡없이 책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셰브런 등 12개 글로벌 석유기업이 7만1000km²에 이르는 서부 해안지역의 탐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독일포츠담기후변화연구소는 지난 500년간 그린란드 빙하의 5분의 1이 사라졌다며 이런 추세라면 그린란드 빙하는 앞으로 2000년 안에 완전히 녹아 사라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3-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맥도널드의 역사’ 스키너 은퇴 선언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널드를 9년 가까이 이끌어 온 최고경영자(CEO) 짐 스키너(67·사진)가 은퇴를 선언했다. 맥도널드는 스키너가 6월 30일까지 근무하고 현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돈 톰프슨(48)에게 CEO 자리를 넘겨줄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스키너는 이사회에서도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11월 CEO에 오른 스키너는 총 41년간 맥도널드에 근무했다. 그는 혁신과 성장을 주도하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매장 신설로 덩치를 키우던 기존 전략을 폐기하고 2003년 도입한 ‘플랜 투 윈’ 프로그램으로 맥도널드를 패스트푸드산업 부문 최고 자리에 올려놓았다. 플랜 투 윈은 다양한 메뉴를 새로 만들고, 양질의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3-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기자의 눈/신나리]‘테헤란의 봄’은 올까

    2009년 6월 테헤란은 부정선거(대선)에 항의하는 시위로 들끓었다. 시위 도중 총탄에 맞아 숨진 여대생 네다 아그하 솔탄(당시 27세)이 민주화 영웅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울분에 찬 시민들은 밤마다 집 옥상에서 하늘을 향해 ‘알라후 악바르’(알라는 위대하다)를 외쳤다. 그 후 3년여가 지난 상황에서 테헤란에서 만난 교민에게 당시 상황을 물으니 “‘알라후 악바르’요? 그 소리 못 들은 지 한 2년 됐어요”라고 한다. 기자가 테헤란 시민들에게 “왜 이란에는 ‘아랍의 봄’ 같은 민주화운동이 일어나지 않느냐”고 물으면 그들은 “우린 아랍이 아니라 페르시아의 후예”라고 잘라 말하면서도 “우리가 조용했던 게 아니고 아랍의 봄이 2년 전 우리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답했다. 겉으로는 이렇게 말해도 시민들의 마음속에는 정권에 대한 반감이 뿌리 깊게 박혀 있다는 인상이 짙었다. 2일 치러진 총선 결과를 두고도 “다음 선거(대선)를 기약해야 한다. 지금은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고 조심스레 답하던 택시 운전사와 “인풋(시민들의 개혁 노력) 대비 아웃풋(정부의 개혁 실천)이 적다 못해 거의 없다”며 속내를 털어놓았던 대학생이 떠오른다. 한 정부 관계자는 “어차피 대통령의 임기는 2013년까지다. 그때까지는 참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체념이라기보다는 때를 기다리는 것처럼 보였다. 이란의 저명한 학자인 파리데흐 파르히 씨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에 아랍의 봄이 더디 올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지금의 이란은 2011년 이집트나 튀니지보다는 1989년 톈안먼 사태 당시 중국과 비슷한 상태”라며 “이란의 현 체제는 미국 제재 같은 외부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고자 내부 결속을 다지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겉으로는 이란 사람들이 통제가 일상화된 생활 속에서 급격한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돼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마음속에 ‘봄’에 대한 갈망은 커 보였다. 야권은 지난해 초에도 반정부 시위의 일환으로 테헤란 중심부와 지역 각지에서 산발적으로 ‘그린 무브먼트’를 일으켰지만 정부군의 발 빠른 대응으로 다시 지하와 인터넷 네트워크로 몸을 숨겼다.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셈이다. 이란에는 ‘이란은 결국 정복자를 길들이고야 만다’는 속담이 있다. 민초들의 힘을 무시하지 말라는 의미다. 테헤란의 침묵은 새로운 변화를 위한 숨고르기가 아닐까.신나리 국제부 journari@donga.com}

    • 2012-03-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전운 감도는 테헤란을 가다 5信]“국제사회 제재보다는 눈앞의 물가 더 걱정”

    “히잡은 어디서 구했어?” 테헤란 르포를 연재하기 시작하자 기자의 사진을 보고 지인들이 전화와 e메일로 많이 물어온 질문이다. 사실 기자가 둘러쓴 것은 진짜 히잡이 아니라 한국에서 가져간 스카프다. 취재비자를 받은 외신 여기자들은 무슬림이 아니라고 해도 이란 문화부에 프레스카드를 신청할 때 히잡을 착용한 사진을 제출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어서 급한 마음에 우선 스카프를 쓴 채 사진을 찍었다. 이란에선 여성은 의무적으로 히잡을 착용해야 한다. 각종 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외국인 관광객도 예외는 없다. 테헤란 공항에 도착하는 순간 여성들에게 히잡을 쓰라는 기내 안내방송이 나온다. 기자는 스카프 밖으로 삐져나오는 뒷머리 때문에 시내 곳곳에 있는 종교경찰에게 끌려갈까봐 걱정하다가 결국 진짜 히잡을 구매했다. 상인은 “아가씨들에게 요즘 ‘핫’한 색”이라며 푸른색 페르시안 히잡을 추천해줬다. 하지만 5일 ‘이란의 바티칸 시티’로 불리는 콤 시를 방문했을 때 따가운 시선과 눈총을 견뎌내야만 했다. 이맘(이슬람 지도자)을 배출하는 신학교가 있는 이곳 여성들은 앞머리가 한 올도 나오지 않는 까만 차도르를 걸치고 다녔다. 동행했던 한 이란 청년은 수시로 “히잡을 똑바로 착용하라”며 주의를 줬고 “당신의 히잡은 (콤에서) 굉장히 불량한 색깔”이라고 지적했다. ‘불량한’ 히잡 때문에 종종 사건사고도 발생한다. 13일 이란 샤레코르드에서 불꽃축제인 ‘차르샨베 수리’를 구경하러 간 이란 여성 3명이 히잡이 불량스럽다는 이유로 경찰에게 체포당할 뻔했다. 주변 사람들이 이를 말리자 화가 난 경찰이 도로를 막고 최루탄을 쏴 2명이 다쳤다. 기자는 만나는 여성마다 ‘히잡이 불편하지 않냐’고 물었지만 현지 여성들은 “패션의 일종”이라며 특별히 거추장스럽거나 불편하다고 느끼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이란 여성들 사이에서도 자유를 향한 바람이 조금씩 표출되고 있다. 한 시민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첫 선거 당시 남성의 복장·두발 자유와 여자들의 히잡 착용 의무화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어 젊은층의 폭넓은 지지를 얻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아 재선 때 표를 잃었다”고 귀띔했다. 이란 여성들의 일상을 지배하는 것은 히잡 같은 이슬람 전통만이 아니다. 국제사회의 경제제재와 이스라엘의 공습위협 등 안보불안이 일상에 미치는 주름을 가장 먼저 피부로 느끼는 이들이 바로 여성들이다. 20일 시작되는 노루즈(페르시안력으로 한 해의 시작)를 앞둔 시장은 손님들의 발길로 붐볐다. 장을 보는 중년 여성들, 금은방이 밀집한 상가에서 만난 젊은 여성들은 “사실 제재보다도 노루즈가 되면 으레 물가가 10% 정도 오르는데 식재료를 양껏 못 살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채소값이 오르고 신혼 반지 금값이 뛰는 것을 걱정하는 이들에게서 문득 서울과 비슷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잠시 그곳이 제재를 받는 특수한 지역이란 사실도 잊을 정도였다. 양파 가격을 흥정하던 주부 라지에 씨(46·여)는 “이란에 오기 전 생각했던 모습과는 많이 다르지 않냐”면서 “우리는 찢어지게 가난하지도, 제재로 핍박받지도 않는다”며 씩 웃었다. 고난 속에서 여성들은 더욱 강해지나 보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3-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전운 감도는 테헤란을 가다 4信]수교50돌 이란에도 한류열풍… 한국인 보면 “주몽” “대장금”

    “쇼마 치니(당신은 중국인입니까)?” “살람(안녕하세요)?” 다음으로 이란에서 많이 들은 말이다. 최근 중국인 관광객이 부쩍 늘다 보니 동양인을 쉽게 구분하지 못하는 이란인들이 한국에서 온 기자를 중국인으로 착각한 모양이다. 하지만 “코레!”라는 대답은 마법과 같은 효력을 발휘했다. 한국에서 왔다는 대답에 시민들은 하나같이 “주뭉(드라마 ‘주몽’)!” “양금(드라마 ‘대장금’)!”을 외쳤다. 이란에서 방영됐던 한국의 인기 드라마 제목들이다. 이란에서 한국 드라마의 인기는 열풍이라고 할 정도로 대단하다. 이란 TV 채널3에서 방영된 주몽에서 주인공을 맡은 배우 송일국 씨가 2009년 이란을 찾았을 때 국빈 대접을 받았다고 한다. 여주인공 소서노로 등장했던 한혜진 씨를 만나러 한국에 가겠다며 아버지와 심각한 갈등을 빚었던 청년의 에피소드를 택시 운전사에게서 전해 듣기도 했다. 이란 영화평론가 모하마드 타키 파힘 씨는 “이란에는 예능 프로그램들이 부족하다 보니 시청자는 주몽 같은 외국 드라마에 열광할 수밖에 없다”며 “(주몽은) 사랑, 전투, 서스펜스를 폭넓게 다룰 뿐 아니라 한국의 기술력 성장을 잘 보여주는 화려한 그래픽으로 이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분석했다.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데에는 한국 기업의 역할도 크다. 장기간의 서방 제재로 독일과 일본의 전자제품들이 이란 시장에서 빠지면서 품질 좋고 가격경쟁력 있는 한국 전자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 자동차시장에서도 기아의 프라이드는 푸조 등 다른 외제 차와 어깨를 견주며 ‘국민 자동차’의 반열에 오르고 있다. 올해로 수교 50주년을 맞은 이란과 한국. 한류 열풍이 한창인 이곳에서 이란인들은 한국이 미국 주도의 석유 금수조치와 금융제재에 동참하는 것을 어떻게 바라볼까? 상당수 시민들은 한국의 제재 동참은 물론이고 미국 주도의 최근 제재 자체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는 표정이었다. 외려 기자에게 무슨 제재인지, 어떤 나라가 참여하는지 묻는 이들도 있었다. 금은방을 경영하는 한 상인은 “석유제재나 금융제재는 그 효과가 제한적이지 않으냐”며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신을 통해 한국의 제재 동참 소식을 미리 접한 일부 지식인층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대학 강사인 알리 아스가르 바라티 씨(38)는 “한국이 안보 등 여러 이해관계를 따져 내린 결론이겠지만 안타까운 게 사실”이라며 “한국인들이 CNN이나 BBC 등 서구의 유력 매체들이 왜곡한 이란 상황만으로 모든 걸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 택시 운전사는 “난 한국이 좋다. 중국과 러시아는 핵 개발을 도와주고 있어서 싫다. 그렇게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이 이란인”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이란 관리는 “비단 한국뿐 아니라 수많은 나라가 미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현실임을 우리도 잘 알고 있다”면서 “숱한 제재 속에서도 이란은 늘 여타 국가들과 긴밀한 경제협력의 끈을 놓지 않아 왔으므로 참여 국가들에 특별히 반감을 갖지는 않는다”고 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3-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전운 감도는 테헤란을 가다 3信]“이란 엑소더스” 중산층에 이민 열풍

    ‘핵개발 제재 와중에 이룬 쾌거!’이란 아스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영화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가 지난해 베를린 영화제에서 금곰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올 2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도 받았다.11세 딸을 둔 30대 여성 씨민은 이란 체제에 염증을 느끼고 딸을 외국에서 교육받게 해야 한다며 이민을 주장한다. 중산층의 삶에 만족하는 남편은 이란에서 자식을 길러야 한다고 맞선다. 부부간 불화는 이혼 소송으로 이어지고 법정은 이혼을 허가한다. 영화는 소송 제기 후 판결이 나오기 전 아내가 친정으로 가 별거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이 주요 줄거리다. 줄곧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라고 묻는 이 영화는 변화하는 이란의 고민과 시대상을 잘 보여준다. 영화 속 씨민이 그랬듯 요즘 이란 중산층 속에서는 통제사회에서 벗어나고픈 욕구가 끓고 있다. 이란 사회의 이민 열풍은 조용하지만 강력하다. 경제적 여력이 뒷받침되는 이들 중 상당수는 기회가 된다면 캐나다, 호주 등 영미권으로 떠나고 싶어 한다. 정권에 대한 반감과 새로운 체제에 대한 갈증도 이민을 꿈꾸게 하는 큰 동력이다. 씨민처럼 “내 아들딸만큼은 더 좋은 곳에서”라고 외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이란 엑소더스’는 청년층 실업과도 맞닿는다. 10일 여권을 위조해 서방세계로 밀입국 하려던 이란 출신 29세 유학생이 공항 당국에 적발됐다. 인도에서 영문학을 공부하던 그는 귀국 대신 덴마크와 캐나다로 몰래 가려다 붙잡혔다. 그는 체포 후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이란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한 이란 교민은 “이란 중앙은행이 발표하는 실업률은 지난 10년간 14∼17%를 오가지만, 실질 실업률은 30%를 훌쩍 넘는다”고 전했다.영화에는 오랫동안 빚을 지고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남편 대신 돈을 벌기 위해 임신한 몸으로 치매 환자인 나데르의 아버지를 간병하는 여성이 등장한다. 저소득층이 겪는 만성적인 일자리 부족이 단적으로 드러난다. 정부기관에서 일하는 사하르 씨(26·여)는 “씨민과 나데르 부부의 갈등이 남의 일 같지 않아 몰입해서 봤다”며 “영화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실제로 이란 사회에서 커지고 있는 문제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 고위관계자나 보수 강경파들의 생각은 다르다. “영화가 그린 이란 사회는 서양이 보고 싶어 하는 ‘왜곡된 이란’”이라는 게 반대의 요지다.영화는 딸이 이혼하는 아빠와 엄마 중 누구와 살 것인지 관객들이 판단하도록 ‘열린 결말’로 끝맺는다. 기자가 만난 상당수 젊은 여성들은 이민 기회를 잡은 엄마를 선택하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빠를 택할 것이라는 대답도 적지 않았다. 경제 제재와 안보 불안, 청년층 실업 등으로 주름진 생활이지만 이란의 전통에 여전히 강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중산층이 살기에 괜찮은 사회라고 여기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게 이란 사회의 현주소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3-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전운 감도는 테헤란을 가다 2信]아마디네자드 개혁, 민심 부글부글

    “이게 다 아마디네자드 때문이야!” 6일 이란 테헤란 시내의 택시운전사 라민 씨(47)가 뒷자리에 있는 한국 손님은 아랑곳없이 혼잣말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그가 화가 난 건 숨 막히는 테헤란의 ‘교통지옥’ 때문만은 아니다. 2010년 11월 이후 석유값이 7배나 올라 택시영업 수지를 맞추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란 국민은 오랫동안 L당 1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석유를 마음껏 사용해왔다. 저렴한 석유가격은 세계 4위의 산유국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란은 정유시설이 부족해 국내 수요분을 인근 국가에서 들여와 충당하고 있지만 정부가 석유 등 생필품 가격 안정을 위해 막대한 간접보조금을 지급해온 덕분에 국민이 부담하는 석유값은 매우 낮았다. 원가가 700원 정도라면 정부가 600원을 보조해주는 셈이다. 보조금은 식품 등에도 적용된다. 길쭉한 빵인 난을 사는 데도 시민들은 제조 인건비 정도인 100원가량만 낸다. 밀가루는 재료비는 모두 정부 예산으로 지급한다. 서민층 밀집지역인 테헤란 남부에 가면 정부 쿠폰을 들고 와 밀가루, 식용유, 쌀 등을 사가는 시민들의 긴 줄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이런 보조금이 연간 50억∼60억 달러(약 5조6000억∼6조7300억 원)였다고 하니 정부가 느끼는 부담이 어땠을지 상상이 된다. 특히 이란 정부에는 석유 수입이 가장 큰 예산 부담으로 작용했다. ‘우리는 산유국’이란 의식과 저렴한 기름값은 사람들로 하여금 물 쓰듯 기름을 낭비하고 더 많이 차를 끌고 나오게 만든 원인이 됐다. 그 결과 오전 6시만 되어도 한국의 설날 민족대이동을 방불케 할 만큼 지독한 교통체증이 만성화됐다. 결국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한 이듬해인 2010년 11월 시민들의 석유 소비를 줄이고 유가를 현실화하기 위해 석유보조금 제도를 전면 폐지했다. 그 결과 이란의 석유 가격은 L당 700원으로 올랐다. 정부는 가구당 석유 사용량을 한 달에 60L로 제한하고 이를 초과하면 일종의 할증료를 물리는 제도도 도입했다. 정부는 그 대신 소득 상위계층을 제외한 인구 97%에 1인당 매월 45달러(약 45만5000리알)씩 현금으로 지급하기 시작했다. 어린이까지도 일괄적으로 45달러가 나오기 때문에 4인 가족의 경우 매월 180달러가 들어온다. 아마디네자드 반대세력은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지만 평소 석유 사용량이 적은 빈곤층은 적지 않은 액수의 보조금에 만족하며 대통령을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 박사과정을 밟는 한 이란 학생은 “중산층 이상은 예전처럼 기름을 마음 놓고 쓸 수 없어 대통령을 비판하지만 빈곤층은 통장으로 현금이 들어오기 때문에 개혁을 반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3월 2일 치러진 총선 결과에도 일부 반영됐다. 빈곤층이 밀집한 코 키로예와 보예 아마드 등의 지역에서는 투표율이 무려 88%였다.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와 안보 불안에 더해 석유값마저 치솟아 중산층은 불만이 많지만 정부에 대한 항의로 직접 이어지진 않고 있다. 아자디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는 코르시드 씨(22·여)는 “2009년 (부정선거 의혹 시위진압에 따른) 학습효과 때문이 아니겠나. 무서워서 말을 못할 뿐 가슴속에 불만은 한가득이다”라고 말했다. 시위를 해도 효과가 없을 것이란 체념도 일부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3-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인터넷-SNS 차단… IT강국의 아이러니

    ‘온라인 가상 대사관을 공격하고 미군 무인기를 나포한다?’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 구상됐거나 현실화된 이란의 해킹 실력이다. 이란은 숨은 정보기술(IT) 강국이다. IT 분야를 공부하는 학생들이 한국이나 인도 등으로 유학을 다녀와 선진기술을 접목시키는 주역으로 자라나고 있다. 하지만 아이로니컬하게도 이란 정부 차원의 인터넷과 전화 통제는 일상이나 다름없다. 시민들은 이런 불편함이 새삼스럽지 않다. “도청이 정말 보편적으로 이뤄지나?”는 기자의 질문에 사람들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모르긴 몰라도 당신도 당하고 있을지 모른다”며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총선 기간이었던 2월에서 3월 초는 더욱 심했다. 야권 및 개혁 세력의 움직임을 제어하기 위해 지난달 9일부터 최장 72시간 동안 인터넷을 통제하기도 했다. 구글과 핫메일, 야후 등 외국 e메일 계정을 통한 메시지 전송이 차단됐다. 레자 아밀자데 씨(39)는 “전산 통제로 인해 최근 들어 현금자동입출금기(ATM)나 은행에서 돈 찾는 게 더 어려워졌다. 이전에는 그래도 60% 정도 운영되던 것들이 지금은 20%도 안 되는 듯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야권의 움직임을 제어하기 위해 정권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차단했다. 실제로 기자가 체류하는 3일 동안 페이스북에 접속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블로킹을 당했다는 메시지만 PC 화면을 채울 뿐이었다. 트위터와 유튜브도 마찬가지였다.테헤란=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3-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전운 감도는 테헤란을 가다 1信]이란 시민들 “이라크와 8년 전쟁도 버텼는데… 두렵지 않다”

    “이란은 북한처럼 굶어죽지도 물자가 부족하지도 않다. 코카콜라도 언제든 마실 수 있고, 말버러 라이트도 언제든 구할 수 있다. 제재 같은 건 두렵지 않다.”이란 테헤란 시내 바자르 시장에서 만난 파히멘 씨(45·여)는 ‘서방의 제재와 이스라엘의 공습 위협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피식 웃으며 답했다. 제재로 인한 고통을 묻는 기자에게 “제재가 뭔가요”라고 묻는 시민도 있었다. 이란의 핵개발 의혹을 둘러싼 중동의 화약고가 점차 가열되고 있다. 서방은 이란에 대한 제재 강도를 높이고 이스라엘은 무력 공습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란은 공습을 당하면 세계 석유 운반선의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맞선다. 전운(戰雲)이 고조되는 가운데 서방과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이란 내부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이란 곳곳을 동아일보가 돌아봤다. 기자가 테헤란에 도착한 4일은 이틀 전 치러진 총선의 윤곽이 드러난 때였다. 번화가로 알려진 도심 엥겔라브(혁명) 거리는 한산했다. 종교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간의 ‘보-보 대결’(보수파 내의 미묘한 노선 차이)로 치러진 총선에서 강경파인 하메네이 측이 압승을 거둬 서방과의 대립 격화가 예상되지만 시민들은 선거 결과에 전혀 관심이 없는 듯 한가로운 일상을 즐기고 있었다. 이른 아침에는 취업을 걱정하는 대학생들이 전공 서적을 고르기 위해 서점을 찾았고, 조금 깊숙한 골목에는 서민들이 주식으로 먹는 큼지막한 빵인 ‘난’을 팔에 끼고 가는 한가로운 모습도 보였다. “쇼마 치니?(당신은 중국인입니까?)” 갓 들여온 과일을 진열하던 노점상 주인은 어설프게 히잡을 둘러쓴 기자를 보고 이렇게 물으며 오렌지 하나를 건넸다. 이처럼 평온한 겉모습 속에서도 이스라엘의 공습 가능성에 대해 물어보면 일반 시민이나 지식인, 관료 모두 굳은 결의를 감추지 않았다. 이스라엘 고위층들이 “단독으로라도 이란을 선제공격하겠다”고 강경 발언을 잇달아 내놓는 데 대해 테헤란 시민들은 “이스라엘의 공격은 불가능하다. 공격을 해온다 해도 이란은 충분히 전쟁을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슬람 교육라디오방송국에서 일하는 알리 아스가르 바라티 씨(38)는 “이스라엘과 이란이 맞붙는다면 그건 개미와 코끼리의 싸움이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물론 여기서 코끼리는 이란을 가리킨다. 엥겔라브 광장에서 만난 호세인 씨(63)는 “우리는 하메네이의 오랜 경험과 지혜를 믿고 따른다. 지도층이 잘 해결해 낼 것”이라며 강한 신뢰를 내비쳤다. 이란의 자신감은 이슬람혁명 이듬해인 1980년 시작된 이란-이라크전쟁에서 미국이 지원한 이라크에 8년간이나 꿋꿋이 맞선 데 따른 자부심이 배경이 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제재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반감도 높았다. 대로변 건물 외벽에 오바마 대통령의 얼굴을 그려 놓고 빨간 글씨로 ‘테러리스트’라고 낙인을 찍은 포스터를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서방의 제재에 대해서도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현지 신문인 ‘이란뉴스’는 “이란에 대한 제재는 효과적이지 않다. 오히려 서방이 이란 제재로 고통 받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자문위원인 알리 아크바르 자반페크르 씨는 “이란을 움직이려면 제재를 가할 것이 아니라 이 정권의 마음을 얻는 것이 우선이다”고 밝혔다. 이란 정부 당국자나 상당수 시민의 ‘제재 무효과론’을 반영하듯 시장에는 저렴한 가격의 과자와 음료가 넘쳐나고 한국산 제품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테헤란 외곽의 콤 시로 가던 중 들렀던 한 휴게소는 규모는 작지만 초코파이 종류만 3가지였고 냉장고에는 한국 해태의 과일 주스가 꽉 채워져 있었다.하지만 이란혁명과 이란-이라크전쟁 등 오랜 투쟁을 겪어온 기성세대와 달리 젊은층에선 이란의 ‘줄타기 외교정책’을 불안해하는 반응이 없지 않았다. 일자리 부족과 부패한 권력에 대한 분노와 회의가 정부의 대결정책 때문에 평화가 깨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대학 입시를 앞둔 니모 군(18)은 “사실 진짜로 전쟁이 날까 봐 겁이 난다”며 “전쟁이 터지면 우리는 모두 군대에 끌려가야 하는데 지금처럼 평화로운 일상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세관 직원인 시아막 씨(40)는 지난해부터 택시 운전을 하고 있다. 제재의 영향으로 세관 통관 물품이 감소해 일거리가 줄면서 수입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의 아버지도 테헤란에서 4년제 대학을 나와 한때 정유시설 엔지니어로 일했으나 수년 전부터 ‘백수’가 됐다. 테헤란대 앞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바르브아일 씨(42)는 “핵 갈등을 외교적으로 풀어야지 무력 충돌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일”이라며 걱정했다.현지 신문이 게재한 한 장의 만화는 핵개발 갈등으로 받은 제재 때문에 늘어나는 서민들의 고통과 대결 외교를 펴는 정부에 대한 비판, 하지만 왜 반미(反美)의식이 높아지는지 등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미국이 발등을 밟자 이란 당국자는 “아야” 하고 가벼운 아픔을 나타내지만 이란 당국자의 구둣발 아래 눌린 서민들은 “우리가 무슨 죄냐”고 하소연하는 장면이다. 이란 정부가 강경 대응 의지를 밝히면서도 한편으로는 외교적 해결을 위한 제스처를 멈추지 않는 것도 제재 장기화에 따라 국민이 느끼는 불안과 서민들이 받을 주름살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3-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외교부 산하 국제대학원 모자파리 교수 “한국의 제재 동참 이해는 하지만… 독자적 파워 길러야”

    “이란의 전력은 이스라엘에 비해 월등히 앞선다.” 6일 이란 테헤란의 정부 청사에서 만난 외교부 산하 국제관계대학원의 모하마드 하산 모자파리 교수(사진)는 이스라엘 국방장관 등이 “시간이 다 됐다”며 무력 공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것에 대해 이렇게 반응했다. 이란의 핵개발 의혹에 대해 미국 등 서방이 한목소리로 반대하며 제재에 나서고 있는 것에 대해 그는 “‘시각의 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말했다. 국책 대학원의 교수인 그는 다소 애매하고 간접적인 방법으로 이란 정부의 입장을 밝힌 것이다. “파도를 타고 수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파도를 거슬러 헤엄치는 사람이 있다. 미국과 이란이 그렇다. 파도를 거스르는 사람은 더 많은 힘과 근육이 필요하듯이 이란의 상황이 힘겹게 보이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이란이 핵무기 개발 의혹을 받는 것이 ‘파도를 거스르는 행동’처럼 국제사회의 기대와 맞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그는 “이란은 도덕 군사 경제 정치 등 모든 방면에서 미국에 비해 잃을 게 없기에 미국이 먼저 공격을 해온다 해도 견딜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방의 이란에 대한 제재가 효과가 없을 것이며 이란의 핵 프로젝트는 평화적인 이용을 위한 것이라는 이란 정부의 공식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란 정부가 시리아의 독재정권을 지원하는 데 대한 의견을 묻자 그는 “이란은 미국과 달리 아랍의 봄 지역의 그 어떤 이해관계에도 관심이 없다”며 “우리는 도덕적으로 묵묵히 도와줄 뿐”이라고 말했다. 이란 제재에 한국이 일부 동참하는 것에 대해 “미국과 안보 문제로 결속돼 있는 건 어쩔 수 없지만 한국도 이란처럼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파워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테헤란=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3-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란 총선 현장을 가다]‘강경’ 하메네이 세력 압승… 이란 核긴장 수위 높아지나

    “서방의 이란 제재가 효과가 없었음을 보여 주었다.” 4일(현지 시간) 이란 일간지 ‘이란 뉴스’는 2일 치러진 총선 초반 집계에서 종교 지도자이자 보수 강경파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지지하는 정당과 후보들이 대거 승리를 거둔 것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4일 테헤란 시내는 막 큰 선거를 끝낸 수도라기에는 평온한 모습이었다. 거리 곳곳에서 만난 시민들은 아직 선거 결과가 미칠 파장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우리의 ‘테헤란로’처럼 서울을 붙인 ‘서울공원’에서 만난 알리 씨(20·대학생)는 “하고 싶어서 투표를 한 것은 아니다. 혹시라도 나중에 취업할 때 불이익이 있을까 봐 했다. 대부분의 대학생은 누가 되느냐에 큰 관심이 없다”고 했다. 과일노점을 운영하는 이스마일리 씨(52)는 “투표율이 64.5%라고 하지만 믿기 힘들다”고 했다. 당국이 부정투표를 자행했다는 의혹도 있었다. 주민들은 “테헤란 내 카라치 구역의 한 후보가 못사는 사람들에게 투표를 안 한 사람의 신분증을 빌려주면 1인당 20만∼50만 리알(4만5350원)씩 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3444명이 출마해 290명을 뽑는 이번 총선의 초기 개표 결과 4일까지 당선이 확정된 197명 중 102명이 친(親)하메네이, 반(反)아마디네자드 인사다. 테헤란에서 동남쪽으로 60km 떨어진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고향 가름사르에서 출마한 그의 여동생 파르빈도 낙선했다고 반관영 메흐르통신이 전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빈민촌 가름사르에서 대장장이의 아들로 태어난 직후 가족과 함께 테헤란으로 이주했다. 이란 내무부는 잠정 집계 결과 이번 총선 투표율이 64.2%로 2009년의 51.0%보다 크게 높아졌으며 하메네이 지지 정당과 후보의 득표율은 75%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서방에 대해 강경 노선을 펴온 하메네이 세력이 승리를 거두면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큰 타격을 받는 등 내부 정국 변화는 물론이고 서방과의 ‘핵개발 제재 국면’에도 긴장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신정 정치’로 정치에 대해 종교가 우위인 이란에서는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당선될 당시 종교 지도자인 하메네이의 지지가 결정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선거가 두 사람 간의 대결 양상으로 바뀐 것은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하메네이의 일부 각료 인사나 강경 핵정책에 반대하며 지난해 중반 이후 ‘도전’하는 모양새를 띠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AP통신은 이번 선거가 하메네이에게 비판적인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에 대한 국민투표의 성격이라고 분석했다. 총선 투표 마감(오후 5시)을 네 차례나 연장해 오후 11시까지 늘려가며 투표를 독려한 것도 이 때문이다. 테헤란의 정치분석가 다부드 헤르미다스바반드 씨는 “이번 총선은 이란 정치에서 아마디네자드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8일 의회에 출석해 경제운용 실패에 대해 추궁당한다. AP통신은 “반아마디네자드 세력이 새 의회를 장악해 이란 핵정책은 더욱 대담하게 나갈 수 있게 됐다. 내년 대선에서도 친하메네이 인물들이 당선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하메네이 등 강경 보수파가 선거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등 서방에 더욱 강경한 태도를 보일 소지가 많아진 것에 대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란의 총선 결과는 ‘치명적 선택’이 될 수 있다”며 대결 격화를 우려했다. 하메네이는 2일 “미국과 동맹국은 이란의 핵개발 야망이 핵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민감한 시기’로 넘어가고 있다”며 서방과의 대립을 강조하며 국민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번 총선은 부정선거 의혹이 일었던 2009년 대통령선거에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후 첫 전국 규모 선거다. 이런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5일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한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반대에도 이란의 핵개발에 대해 무력공격 의사를 거듭 밝히고 있어 어떤 논의가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뉴욕타임스는 3일 미 정치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친이스라엘계 인사들이 오바마 행정부에 이란 핵문제에 대해 강경 대응하라는 압박을 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테헤란=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3-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기자의 눈/신나리]‘이란 核’에 몸 사리는 CIA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4일 이란의 농축 우라늄 생산량 증가와 핵 프로그램의 군사적 전용 가능성을 우려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이란이 110kg가량의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했고 이 양의 절반 이하로 핵탄두를 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나탄즈 인근의 우라늄 농축시설에서 170개의 원심분리기가 들어 있는 장치가 운영되고 있고, 포르도 지하 벙커시설에서 원심분리기 696개가 20% 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고 있다고 IAEA는 전했다. 이는 IAEA가 지난해 11월 보고서를 통해 “이란이 핵탄두에 우라늄을 활용하고 있으며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얻기 위한 노력이 이뤄졌다”고 밝힌 내용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하지만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한 미국의 16개 정보기관은 이란의 핵개발이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는 수준에까지 이르지 못했으며 이란 지도부가 핵탄두 제조 프로그램을 본격화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는 판단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IAEA의 판단은 물론이고 이란 제재조치를 앞장서 시행하고 있는 미 정부의 태도와도 다소 배치되는 것이다. 미 정보기관은 기존에도 이란이 군사적 목적의 핵개발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해왔다. 이번 평가는 2007년 정보기관들의 이란 핵개발 평가모임에서 내린 결론과도 일치하며, 2010년 열린 국가정보평가회의에서 재확인한 결론과도 달라진 게 없다. 물론 이란이 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고 핵보유국이 되는 데 필요한 인프라를 일부 구축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미국이나 이스라엘, 유럽의 국가정보기관들 간에 이견이 없다. 그럼에도 미 정보기관들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 수준 및 의도에 대한 판단에 있어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것은 학습효과 때문이다. 2002년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의혹을 제기하며 이라크전쟁의 명분을 내걸었지만 결과적으로 정보가 잘못됐던 것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것. 이스라엘과 유럽은 미 정보기관의 신중론에 대해 “이란은 핵개발에 있어 가장 큰 고비이자 어려운 단계인 농축우라늄을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은 이를 간과하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이란 핵개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판단이 혼선을 빚을수록 그로 인한 부담은 지구촌 곳곳에서 떠안아야 한다. 석유수급 불안정에 따른 유가 급등 등 파급효과가 세계인의 일상으로 파고들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란 핵문제를 둘러싸고 국제사회가 갈피를 잡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신나리 국제부 journari@donga.com}

    • 2012-02-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파워 안먹혀… ‘중동 두통’ 앓는 미국

    지난해 아랍의 봄 당시 예견됐던 중동에서의 미국 영향력 약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한 국방비 감축까지 겹치며 미국이 중동에서 ‘종이호랑이’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미국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과 시리아의 유혈 사태에 실효성 있는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은 이란에 대한 서방의 경제 제재를 이끌어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목표로 했던 이란의 핵 포기는커녕 외교적 고립마저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은 물론이고 이란으로부터 자국 원유 수요량의 12%를 들여오는 인도도 이란에 대한 금융 제재에는 동참하지 않고 있다. 이란은 미국의 동맹인 파키스탄과도 수십억 달러 규모의 가스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그 덕분에 이란은 이들 국가로부터 생필품과 식료품을 공급받으며 버티고 있다. 시리아에 대해서도 미국은 별다른 처방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유엔 평화유지군 파병 또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차원의 군사 개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고개를 들지만 미국 정부는 아직까지 무력 개입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다. 리비아 내전과 비교했을 때, 시리아는 정부군의 조직력과 무기 성능이 뛰어나며, 인구 밀도가 높아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 재임 시절 미국의 든든한 우방이었던 이집트마저 미국 정부의 호소를 무시하고 미국인들을 자국 법정에 세워 미국의 체면을 구겨버렸다. 이집트는 미국인 19명을 포함한 비정부기구(NGO) 활동가 43명의 공판을 26일 시작하기로 했다. 이들은 이집트 정부 허가 없이 국제기구 지사를 설립하고 불법적으로 외국 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사건으로 1978년 캠프데이비드 협정 후 미국과 이집트의 30년 동맹이 흔들릴 위기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2-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카다피, 친구로 여겼던 유럽 지도자들 연락 안되자 매우 화내”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를 30년 동안 지켰던 심복 만수르 이드하우(56·사진)가 17일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카다피가 최후를 맞기 전 수주간의 비화를 공개했다. 이드하우는 “(반정부 세력과의) 전쟁을 수행하는 데 있어 카다피에게는 의사결정권이 없었고 무타심이나 사이프 알이슬람, 카미스 등 아들들이 실권을 쥐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 카다피 가족을 지키는 보안군에 대해서는 “카다피에 대한 충성심만 있을 뿐, 고도로 훈련받지 못하고 경험도 없는 자원봉사자들이나 다름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카다피가 도주하다 사살된 날) 당초는 나토군의 눈을 피해 오전 4시쯤 도망가려 했지만 당시 보안군 일부는 잠들어 있었고, 어떤 이들은 차를 만들어 마시고 있었다”며 “채비를 마치고 조직을 정비하고 나니 오전 8시가 됐다”고 회상했다. 카다피는 고향 수르트에 숨어 지낼 때 친분이 있던 유럽의 전현직 국가원수들과 연락이 닿지 않아 화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드하우는 “카다피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레제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를 진심어린 친구로 여겼지만 그들이 그를 위해 뾰족한 해결책을 찾는 데 협조하지 않자 매우 실망했다”고 밝혔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2-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아랍연맹 “시리아에 유엔軍 파병” 요청

    유엔 평화유지군이 시리아 유혈 사태를 해결할 돌파구가 될 것인가.아랍연맹(AL)은 12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외교장관 회담을 연 뒤 “유엔과 AL 합동 평화유지군을 시리아에 파병해 줄 것을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요청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AL이 아랍국 문제 해결을 위해 외부 세력의 개입을 요청한 것은 지난해 3월 유엔 안보리에 리비아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요청한 것에 이어 두 번째다. AL이 유엔 안보리의 시리아 제재안이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되자 평화유지군이라는 우회 카드를 뽑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평화유지군 카드가 실현될지는 불투명하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13일 “시리아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하려면 이를 받아들이는 쪽(시리아 정부)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는데 시리아 정부는 “평화유지군 파병에 전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시리아 내의 특수상황도 걸림돌이다. 서방의 군사작전이 수니파와 시아파 간의 극심한 종파 갈등을 격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12일 국제사회가 반군 지원사격에 나서면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은 민간인 공습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또 시리아 반군 쪽으로 무기 유입이 늘어나게 될 경우 리비아식의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카타르 브루킹스연구소 도하센터 살만 샤이크 소장은 13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계속되는 혼란은 결국 알카에다 같은 극단주의자들에게 시리아 뒷문을 열어주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조지프 리버먼 미국 상원 국토안보위원장은 12일 CNN에 출연해 “의료 지원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그 다음에는 시리아 반군에게 훈련과 통신 장비를 제공해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무기를 보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명령을 내리면 움직일 수 있는 계획을 펜타곤(국방부)이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제이컵 루 백악관 비서실장도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알아사드 체제의 종식을 위해 미국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며 “알아사드 정권이 붕괴할 것이라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단지 시간문제다”라고 말했다.한편 4일부터 계속된 시리아 정부군의 공격으로 반군의 거점인 홈스에서만 최소 500명이 숨졌다고 12일 아랍 위성방송 알아라비야가 전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2-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집트서 납치 한국인 3명 무사히 풀려나… 29시간 무슨 일이

    이집트 시나이 반도에서 성지순례를 하다 베두인 무장세력에게 납치됐던 한국인 3명이 29시간여 만에 무사히 풀려났다. 10일 오후 4시 반경(현지 시간) 베두인족 무장 세력에게 납치된 이민성 목사(53)와 장로 이정달 씨(62), 현지 한국인 가이드 모종문 씨(59·여)와 이집트인 여행사 직원 등 4명은 11일 오후 9시 40분경 다른 일행들이 머무르는 현지 캐서린플라자호텔로 돌아왔다. 흰색 지프를 타고 건강한 모습으로 숙소에 도착한 이들은 한목소리로 “폭행을 당하지 않았고 납치범들이 잘 대해줬다”면서 “모두 아픈 곳 없이 건강하다”고 말했다.모 씨는 “(납치범들한테서) 구타를 당하거나 욕설을 듣지 않았다”며 “그들은 이집트 정부와 싸운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한테) 미안하다고도 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피랍 직후 시나이 반도 주지사와 현지 경찰 책임자는 베두인 족장의 중재로 납치범들과 석방 협상을 진행했다. 납치범들은 한국인들을 풀어주는 대가로 최근 시나이 반도 은행 무장 강도 혐의로 체포된 동료 살렘 고마 우다(29)의 석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 당국이 납치범들의 요구를 수용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이에 앞서 이들은 시나이산 인근 유적인 성 캐서린 수도원에서 약 30km 떨어진 곳에서 무장 세력에게 납치됐다. 이집트 경찰에 따르면 성지 순례객을 태우고 버스 3대가 이동하던 중 일부 탑승자가 용변이 급해 1대가 정차했다. 용변을 마친 승객들이 다시 차량에 올라타는 순간 잠복해 있던 소총을 든 베두인족 10여 명이 탄 트럭 두 대가 버스 앞을 가로막으면서 탑승객들에게 버스에서 내리라고 요구했다.외교통상부의 브리핑에 따르면 당시 아무도 버스에서 내리려 하지 않자 무장 부족이 일부 탑승객의 멱살을 잡고 살짝 때리기도 하다가 결국 앞쪽에 탄 가이드 모 씨를 비롯한 한국인 3명과 이집트 현지 직원을 데리고 부족 마을의 한 숙소로 갔다. 부족민은 납치한 한국인과 투옥된 동료의 맞교환을 원했다. 시나이 주지사와 경찰청장의 지휘하에 베두인 족장이 중재하는 협상이 이뤄졌다.피랍자들은 부족민의 거처로 옮겨져 음식을 대접받았으며 그들로부터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납치세력은 특별히 한국 정부에 요구한 사항도 없었다. 협상이 끝난 뒤 이 씨 등 3명은 11일 오후 8시경 부족 마을에서 석방됐다. 이들은 일행과 합류한 뒤 여행을 계속하기 위해 다음 여정인 이스라엘 타바 국경을 넘어 떠났다. 한편 피랍자들과 동행했던 여행객들은 여행지역의 위험성에 대해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한 여행객은 “위험지역인 줄 몰랐다. 이집트 현 상황에 대해 염려는 했지만 최근 미국인 등이 납치됐다는 소식을 이곳에 도착하고 나서야 들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지난달 31일자로 여행자제 경보(2단계)가 홈페이지에 올라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나이 반도는 이번 사건의 여파로 여행객과 순례객의 발길이 끊긴 상태다. 하지만 시나이산은 모세가 하느님으로부터 십계명을 받은 것으로 성경에 기록된 곳으로 한국인 순례객들이 좀처럼 줄지 않을 것으로 보여 우려를 낳고 있다. 시나이반도는 지난해 2월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 퇴진 이후 소요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동영상=석해균 선장, “해적들 용서하고 싶다”}

    • 2012-02-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베두인족, 관광객 볼모로 이집트 차별에 항거

    “그들은 음식을 대접했으며 ‘미안하다’고 했다.”10일 오후 이집트 시나이 반도 순례 중 베두인 무장 세력에 납치됐다 풀려난 한국 관광객들은 납치범들에 대해 이렇게 전했다. 지난주 초 피랍됐던 중국인 노동자 25명과 미국인 관광객 2명도 차와 음식을 대접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전통적으로 낯선 사람을 환대하는 것을 의무로 삼을 만큼 선량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베두인족이 왜 외국인을 납치하는 ‘사막의 범죄자’로 전락한 것일까.외신에 따르면 시나이 반도에 흩어져 사는 베두인족은 대부분 극빈층으로 이집트 중앙정부에 대한 불만을 품고 있다. 최근 관광객 납치가 빈번해지고 가스 송유관 파괴, 경찰 습격 등이 잦은 것도 이 때문이다. 피랍됐던 현지 가이드 모종문 씨는 “납치했던 이들이 ‘우리는 이집트 정부와 싸우고 있다. 그래서 (납치한 것에 대해) 미안하다’고 했다”고 밝혔다.시나이 반도는 이집트의 최고 수익 관광지로 꼽힌다. 이곳의 베두인족이 TV나 휴대전화 등 현대문명을 접하게 된 것도 이곳을 오가는 순례객과 여행객들 덕분이다. 문제는 이들이 느끼는 소외감과 차별이다. 중동전쟁 후 이스라엘이 점령했던 시나이 반도는 1979년 평화협정 때 이집트로 반환됐다. 그 뒤로 베두인족은 이집트 정부에 의해 ‘이스라엘과 협력했던 자’라는 억울한 딱지가 붙어 불신의 아이콘이 됐다.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철권통치 30년간 베두인족은 자신의 소유로 된 농지를 등록할 수 없었으며 정당 결성도 할 수 없었다. 시나이 반도가 최고의 관광지이자 광물자원이 풍부한 지역임에도 고용주들은 베두인족을 채용하지 않는 등 구조적으로 차별하고 있다.그러나 지난해 무바라크 대통령이 퇴진한 후로 이집트 국내 상황이 혼란에 빠지면서 수도로 경찰 병력이 집중되자 치안이 약해진 틈을 타 베두인족은 세력을 키워 왔다. 베두인족은 관광객들을 납치했다가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들어주면 피랍자들을 풀어주는 방식으로 당국을 옥죄고 있다. 이는 관광이 국가 최대 산업이자 주요 수입원인 이집트 정부로서는 여행객의 발길이 줄어들수록 난처한 상황이 된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아랍어로 ‘바다위(Badawi)’, 즉 ‘사막에 사는 자들’이라는 어원을 가진 베두인족은 주로 아라비아 반도와 이스라엘의 네게브 지방, 이집트 시나이 반도 등 반건조 사막지대에서 생활해 왔다. 이들은 보통 흘러내릴 듯한 하얀 디슈다샤(전통 복장) 차림으로 모래를 걷는, 부유하고 선한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부족이다. ‘낙타를 몰고 오아시스를 찾아다니는 우아한 부족’이라는 별칭도 따라다닌다. 이들은 유목생활을 하면서 텐트에 항시 손님이 2, 3일 편히 묵고 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둔다. 따라서 피랍자들이 ‘융숭한 대접’을 받는 것이 전혀 어색한 일이 아닌 것.선조 대대로 유목생활을 해 왔던 베두인족은 1950년대부터 상당수가 아시아 중서부로 이동해 정착하기 시작했다. 당시 시나이 반도에 있던 사람들은 카이로 중앙정부의 유화정책으로 땅을 경작하고 사업을 확장하면서 정착을 시작했다. 자녀들은 카이로나 알렉산드리아 등 대도시 학교로 보내져 도시인이 됐다. 이제는 낙타 대신 도요타 트럭이 물을 길어 온다. 몇몇 베두인족이 고립을 자처하며 전통 생활풍습을 고수하고 있지만 대개는 현대 문물에 젖은 지 오래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2-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몰디브 첫 민선대통령 “국민의 피 원치않아”… ‘3주 시위’에 하야 결정

    세계 최고의 휴양지이자 우리나라에서도 신혼여행지로 인기 있는 몰디브에서 최초로 민주선거에 의해 당선된 모하메드 나시드 대통령(45·사진)이 시위에 밀려 물러났다. 7일 나시드 대통령은 국영TV로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철권으로 국가를 통치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지금 상황에서 가장 올바른 선택은 내가 물러나는 것”이라고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어 “그 어떤 몰디브 국민들도 다치게 하고 싶지 않다. 내가 계속 권력을 갖고 있음으로써 문제를 더욱 키울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2008년 첫 민주선거에서 30년 장기 독재를 한 마우문 압둘 가윰 전 대통령을 누르고 당선됐지만 집권 이후 부패 문제가 불거졌고 지난해에는 환율 조정으로 물가가 급상승하면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번 하야의 계기가 된 결정적 시위는 지난달 형사법원의 수석재판관 압둘라 모하메드의 체포. 나시드 대통령은 모하메드 판사가 가윰 전 대통령 측에 정치적으로 치우쳐 있고 직권을 남용한 혐의가 있다며 체포를 명령했고 이후 항의 시위가 3주 넘게 이어졌다. 시위에는 경찰과 일부 군인들까지 가담했다. 로이터통신은 “시위 주도 세력은 급진적인 가윰 지지자들로 나시드 대통령이 취임하면서부터 줄곧 정치적으로 위협을 가해왔다”고 전했다. 전직 인권·환경운동가였던 나시드 대통령은 영국 유학을 한 언론인으로, 장기독재를 비판하는 글을 써 14번이나 투옥되는 등 반체제 인사로 이름을 날렸다. 2009년 10월에는 잠수장비를 갖추고 바다에 뛰어들어 세계 최초의 해저 내각회의를 여는 등 국제사회에 기후변화 위험을 경고하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인권상인 안나린드상을 수상하고 뉴스위크지가 선정한 ‘2010 존경받는 지도자 10인’에 선정되는 등 국내외로 명성을 떨쳤다. 현재 인구 30만 명인 몰디브에 체류하는 관광객만 90만여 명. 관광객들이 머무는 리조트는 여러 섬에 분산돼 있어 수도 말레와는 떨어져 있으며 300명가량의 한국인 관광객도 피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현지 한국 영사협력원이 전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2-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시리아 무력응징론’ 점점 힘 실린다

    “시리아의 양민학살을 멈출 수 있는 대안을 찾아라.” 러시아와 중국의 거부권 행사로 유엔 차원의 결의안 채택에 실패한 국제사회가 시리아 사태를 해결할 새로운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이 서방국들이 주도하는 글로벌 이슈 해결 과정에서 반대 의견을 고수해 해결책 마련을 무산시킨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북한의 핵개발을 포기시키기 위한 국제사회의 압박도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로 구멍이 생기기 일쑤였다. 그럴 때마다 국제사회는 무기력하게 주저앉곤 했다. 하지만 이번 시리아 사태에 임하는 서방국가들의 태도는 다르다. 21세기 문명사회에선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양민학살을 더는 방관해선 안 된다는 서방국들의 의지가 강해 새로운 대안 모델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안전보장이사회가 무력한 모습을 보였기에 이젠 유엔의 테두리를 벗어나 시리아를 돕기 위해 두 배로 노력해야 한다”며 국제적 연대 결성에 불을 지폈다. 기도 베스터벨레 독일 외교장관은 “‘국제연락그룹’을 결성하자”고 제안했다. 프랑스도 시리아 반정부 세력을 돕기 위한 조직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일부에선 ‘코소보 모델’을 거론하기 시작했다. 1999년 3월 중순∼6월 초 유고연방이 코소보 내 알바니아계 주민을 상대로 ‘인종 청소’를 자행하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수차례 경고한 후 유고연방을 공습한 것처럼 시리아 사태에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당시 공습 초기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3차 대전이 일어날 수 있다”며 유엔 안보리를 거치지 않고 공습을 가한 나토를 비난했다. 또 공습 이후 더 심한 학살을 자행하는 유고연방을 묵인해 줬다. 하지만 결국 학살을 자행하던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정권은 몰락했다. 시리아 반체제 인사로 구성된 시리아국가위원회(SNC)는 5일 웹사이트에 ‘코소보 전쟁의 추억’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SNC는 “당시 러시아 외교장관은 ‘세르비아(유고)에 대한 공격이 발칸의 베트남전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지만 결국 결과(사태 해결)가 수단(안보리의 결의를 거치지 않은 나토의 공습)을 정당화시켰다”고 주장했다. 터키로 망명한 시리아 장군 무스타파 알셰이크도 5일 “러시아 거부권 행사와는 별개로 우리는 코소보 사태 때처럼 조속한 국제사회의 개입을 원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6일 시리아 주재 미국대사관을 폐쇄하고 직원 철수에 들어갔지만 군사 개입에 대해선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6일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외부의 군사개입 없이 시리아 사태를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며 “지난해 미국과 동맹국이 리비아에서 취했던 것과 같은 군사행동이 아무 상황에서나 허용되는 게 아니다. 협상을 통한 해법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2-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