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이란산 원유 수입 금수조치를 비롯한 추가 제재가 1일 발효됐다. 동시에 유럽 역내 보험사·재보험사의 이란산 원유 수송선박 보험이 금지되면서 이란 경제에 적신호가 켜졌다. 관심의 초점은 원유 수출량 감소 여부다. 이란은 평소 수출물량인 250만 배럴보다 약간 줄긴 했지만 여전히 하루 210만∼220만 배럴을 수출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2일 AFP통신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미 5월부터 평소 물량보다 40%나 줄어 하루 평균 150만 배럴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이란의 1일 원유 수출 규모는 2010년 기준 사우디아라비아(763만 배럴)와 러시아(501만 배럴)에 이어 세계 3번째다.
외신들은 제재에 따른 살인적인 인플레이션과 높은 실업률로 고통 받는 이란 시민의 삶을 집중 조명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일 “시민들이 육류와 과일, 설탕도 구매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슬람혁명수비대와 같은 군인과 공무원의 임금이 체불되면서 정부에 대한 원성이 자자하다.
이란리알화의 가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0% 하락했다. 소비자물가도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번 주 비공식 이란리알 환율은 달러당 2만1000이란리알로 18개월 전(1만1000이란리알)의 약 2배에 이른다. 이란리알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달러 사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하지만 이란 당국은 제재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마무드 바흐마니 이란 중앙은행 총재는 “외환 보유액이 충분하다”며 제재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EU의 제재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영국 BBC방송은 “EU의 제재는 미국의 제재만큼 강력하지 않다”며 “경제에 타격을 줘도 정치 체제를 뒤흔들 정도는 아니다”라고 1일 분석했다. 한편 이란은 2∼4일 실시되는 혁명수비대 지상군 훈련에서 단거리, 중거리, 장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과 이스라엘이 자국 핵시설을 공격하면 이스라엘에 보복 공격을 하겠다며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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