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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컬럼비아대 저널리즘스쿨 졸업생인 캐서린 버니크 씨는 요즘 매일 글을 쓴다. 언론사에 취직한 것은 아니다. 그가 일하는 곳은 미국 최대 규모의 소셜커머스 업체인 ‘그루폰(Groupon)’. 버니크 씨는 이곳에서 그루폰이 50% 할인가에 제공하는 각종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소개 글을 쓰고 있다. 그루폰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소비자를 끌어모은 뒤 대량구매로 상품을 50% 이상 낮은 가격에 이용하도록 해주는 일종의 쿠폰 공동구매 중계 업체. 최근 급성장하는 이런 소셜커머스 회사가 사실상의 언론인 양성소가 되고 있다고 월간 애틀랜틱 인터넷판이 21일 보도했다. 그루폰이 올리는 글은 대개 자유로운 형식으로 제품 홍보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화려하고 풍부한 수식어와 감각적인 표현이 동원된다. 제품 정보와 평가도 빠져서는 안 된다. ‘오늘의 거래(Today's Deal)’ 형식으로 거래되는 상품은 고급 음악회나 미술전 입장표에서부터 컵케이크 같은 소소한 상품까지 다양하다. 이에 대한 소개의 글은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주된 힘으로 작용한다. 그루폰은 최근 6개월간 작가 40명을 새로 고용했다. 현재 작가 59명이 에디터 16명, 이미지 디자이너 15명 등과 함께 작업하고 있다. 작가의 40%는 기자 경력이 있다. 이 회사는 글쓰기를 교육하는 ‘그루폰 아카데미’를 두고 강도 높은 훈련도 시킨다. 지난해 로욜라대 저널리즘스쿨을 졸업한 에디 슈미드 씨는 “그루폰은 정말 신문 같은 기능을 하고 있다”며 “정확하면서도 재미있는 글을 쓰기 위해 회사의 여러 팀이 집중해서 일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글에 대한 이용자의 반응을 온라인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그루폰은 최근 미 경제전문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뽑은 올해의 가장 혁신적인 대안언론 매체 중 하나로 뽑혔다. 유에스에이투데이나 뉴욕타임스 같은 전통적인 언론 매체와 함께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것. e메일 정보 서비스업체 ‘스릴리스트’의 벤 레러 최고경영자(CEO)는 “그루폰은 뉴스 사이트가 아닌데도 최근 가장 많이 읽히는 대중매체 글일 것”이라고 말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를 옥죄려는 정치적 음모냐, 성범죄에 대한 정당한 사법절차냐.’ 위키리크스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 씨(39·사진)가 성폭행 등 혐의로 유럽 사법 당국과 법정 공방을 벌이면서 ‘그날 밤의 진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가디언은 18일 스웨덴 경찰이 어산지 사건을 조사하면서 작성한 68쪽의 보고서를 입수해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 유출된 보고서에는 어산지 씨가 올해 8월 스톡홀름에서 미스 A(31), 미스 W(25)라는 두 명의 여성을 만나 성관계를 갖기까지의 과정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이에 따르면 좌파 운동가로 알려진 A 씨는 어산지 씨의 스웨덴 강연을 주최한 사민당 내 조직에서 일하면서 그를 만났다. A 씨는 출장 온 그에게 자신의 집을 숙소로 제공했고 8일간 함께 지내며 성관계를 맺었다. 하지만 이때 어산지 씨가 목걸이와 옷을 거칠게 벗기며 불편한 성관계를 요구했고 콘돔을 집으려고 손을 뻗치는 A 씨의 팔과 다리를 잡아 눌러 이를 막았다는 것. 스톡홀름 박물관에서 일하는 W 씨는 평소 위키리크스 활동을 강하게 옹호했고 주변에도 “(언론에 보도된) 어산지가 용감하고 존경할 만한 흥미로운 남자”라고 말해 왔다고 한다. 그는 어산지 씨의 강연 행사 후 저녁식사 때 옆자리에 앉았고 급속히 친해지자 그를 자신의 집에 데려갔다. 콘돔을 사용해 성관계를 한 뒤 잠이 들었는데 잠결에 어산지 씨가 콘돔을 쓰지 않고 자신을 상대로 다시 성관계를 하는 것을 발견했다고 W 씨는 경찰에 진술했다. 두 여성은 W 씨가 A 씨에게 어산지 씨의 행방을 묻는 과정에서 같은 경험을 하게 된 것을 알았다고 한다. 에이즈 등 성병 가능성을 우려한 두 여성은 어산지 씨가 성병 테스트를 거부하고 떠나버리자 상담을 위해 경찰서를 방문했고 상담한 여성 경찰관이 이를 성범죄 혐의로 판단해 상부에 보고했다. A 씨가 사건 이후에도 어산지 씨와 한 집에 묵으며 파티에 같이 참석한 점과 W 씨가 성관계를 맺은 다음 날 아침식사를 함께 한 점, 사건 직후 고소 의사가 없었던 점 등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법률 전문가들은 “스웨덴에서는 30년 넘는 여권 투쟁을 통해 확립된 여성의 권리보호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어산지 씨의 체포 결정이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클라에스 보그스트롬 변호사는 “스웨덴 법에서 여성의 의사에 반해 콘돔 없이 성관계를 맺는 행위는 성적 존엄성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강간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스웨덴에서 이는 징역 4년까지 처해질 수 있다. 최근 보석으로 풀려난 어산지 씨는 18일 “나와 (위키리크스의) 동료들이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최대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위키리크스에 대한 금융거래 업무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새로운 ‘비즈니스 매카시즘’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한편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미 정부가 어산지 씨에게 간첩법을 적용하려는 시도와 관련해 이런 사건에서 정보 공개자를 처벌한 전례가 없다고 지적했다. 과거 사례들을 검토한 결과 기밀정보를 외국 정보기관 등에 건넨 사람에게는 간첩법 적용이 가능하지만 이를 받아 보도(폭로)한 자에게는 적용된 사례가 없다는 것이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세계의 주요 외신은 우리 군이 계획 중인 연평도 해상 사격훈련을 둘러싸고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을 주요 기사로 보도했다. AP, AFP, 로이터 등 주요 통신사는 19일 사격훈련이 실시될 연평도에 취재진을 파견해 현지발로 관련 기사를 타전했다. AFP통신은 이날 “연평도 상공을 한국 공군 전투기가 비행하며 해병대 장병들이 병영 인근에서 경계근무를 하고 있다”며 긴장된 연평도의 모습을 전했다. AP통신도 이날 현지발로 “소총으로 무장한 해병대원들이 일상적인 경계근무를 하고 있으며 240명의 주민과 공무원, 취재진이 연평도에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이 통신은 일부 불안해하는 주민 반응도 전했다. 뉴욕타임스, BBC방송을 비롯한 주요 외신은 사격훈련을 둘러싸고 긴장이 고조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긴급히 소집됐다는 내용도 부각했다. 외신은 한국의 사격훈련에 대해 북한이 “사격훈련이 실전이 될 수도 있다”며 자위적 타격을 경고하고 중국과 러시아가 훈련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사실에도 무게를 뒀다. 그럼에도 한국 군 당국은 “기상만 좋으면 훈련을 한다”며 단호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서울이 북한의 위협에 이례적으로 직접 맞서야 하는 테스트에 직면했다”며 “이 시험은 까다로운 남북 관계에 결정적 순간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국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는 표현도 썼다. 한편 중국중앙(CC)TV, 홍콩 펑황(鳳凰)위성TV 등은 18, 19일 종일 머리기사로 한반도 소식을 반복 보도했다. 중국 언론은 “연평도 인근 해역에서 한국군의 포격 훈련은 북한의 반격을 불러와 한반도에서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내보내고 있다. 또 바이두(百度)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도 머리기사로 관련 소식을 전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전남 순천시 모 중학교에 다니던 1학년 여중생은 50대 여교사와 ‘머리채 싸움’을 벌였다. 강원 강릉시 모 중학교 3학년 남학생은 40대 여교사에게 욕설과 함께 침을 뱉었다. 충북 제천시 모 중학교 1학년 남학생은 40대 여교사의 등과 가슴을 때렸다. 교사들은 “교실이 무너진다”고 호소한다. 준비 안 된 ‘체벌금지’를 원인으로 꼽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데…. ■ 윤봉길 의사 순국 장소는윤봉길 의사가 십자가 의자에 묶여 일본군의 총탄에 쓰러진 장소가 78년 만에 확인됐다. 광복 직후 윤 의사의 유골은 가까스로 찾아 효창공원에 안치됐지만 최후를 맞은 장소는 일본군의 거짓 발표로 그동안 확인되지 않았다. ■ 어산지 성폭행 진실 공방그날 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정치적 음모냐, 정당한 사법적 절차냐에 대한 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스웨덴 경찰 수사보고서의 상세한 내용이 언론에 공개됐다. 이 보고서엔 성관계에 이르게 된 과정과 두 여인과 줄리언 어산지 씨의 관계가 자세히 기술돼 있는데…. ■ 움직이는 수묵화의 세계수묵화가 움직인다. 그 수묵화는 동영상이 되어 영화관과 미술관에서 상영된다. 4분짜리 영상을 위해 그는 3000장의 그림을 그린다. 수묵화의 새로운 실험에 도전하고 있는 작가 황선숙 씨. 동양화가, 실험영화 감독, 비디오아트 작가 그 무엇으로 규정하기 어려운 그의 작업에 대해 들어봤다.}

‘스웨덴 패러독스(Swedish Paradox)’라는 말이 있다. 과학기술 강국인 스웨덴에서 막상 연구개발(R&D) 투자만큼의 생산성이 나오지 않아 경제성장이 뒤처지는 모순을 뜻한다. 다이너마이트와 몽키스패너, 볼베어링, 테트라팩 등 많은 과학 발명품을 탄생시킨 ‘노벨상의 나라’로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비아냥거림이다. 스웨덴은 요즘 이 패러독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기초과학 연구를 약화시키지 않으면서도 응용과학 및 기술 상업화를 진전시켜야 하는 과제를 놓고 다양한 전략을 시도 중이다. 노벨상 시상식(10일)을 전후로 일주일간의 ‘노벨 위크(Nobel Week)’에 찾은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는 이런 분위기를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미래 수요에 철저하게 맞춰진 기술 스톡홀름의 과학클러스터 단지 ‘시스타(Kista)’에 자리 잡은 에릭손 본사. 입구에 들어서자 ‘말하는 나무’가 기자를 맞았다. 잎을 살짝 만지니 “안녕하세요”라고 말하고, 두 팔로 안아주자 “기분이 좋네요” 등의 감정도 표현했다. 화분 밑에 감춰진 센서가 나무의 움직임과 강도를 인지하고 이를 주변 오디오에 무선으로 연결해 주는 기술을 적용한 결과다. 주변에는 최첨단 정보통신 기술을 적용한 단말기와 의료기기, 자동차 등 여러 제품을 시연해 볼 수 있는 각종 코너도 있었다. 울프 월베르그 R&D 담당 부사장은 “성장세가 더 가파르게 치솟을 정보통신 분야에 미래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이 ‘스웨덴 패러독스’에 맞서는 핵심 원칙은 높은 수익성이 예상되는 기술에 R&D 역량을 집중하는 것. 에릭손의 경우 연간 매출액의 16%(약 30만 유로)에 이르는 R&D 투자의 상당 부분을 하드웨어가 아닌 정보통신 기술과 서비스 연구에 배분하고 있다. 특히 차세대 이동통신망 ‘LTE’ 시장 선점을 목표로 10년 이상의 장기 목표를 수립했다. 보에리크 달스트롬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고객의 수요와 눈높이에 맞춘 기술이 수익으로 이어진다”며 “소비자연구소(Consumer Lab)를 운영하며 기술개발에 앞서 소비자의 요구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웨덴의 또 다른 대표적 R&D 기업으로 손꼽히는 군수업체 사브도 시장의 수요에 맞춘 기술 및 제품 개발에 더 많은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해외 고객을 끌어와 수출을 늘릴 수 있는 기술개발을 위해 대학 연구소들과의 협력도 강화했다. 나라마다 다른 국방 시스템에 쉽게 조정, 적용이 가능한 모듈화 작업을 통해 수출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렸다. 폰투스 데 라발 최고기술경영자(CTO)는 “기초과학과 응용과학을 구분하는 것은 이제 어리석은 접근”이라며 “미래 수요를 파악해 아주 구체적으로 산학협동 전략을 짠 뒤 그 기술과 제품 개발에 강도 높게 집중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장 없는 R&D는 잊어라” 스웨덴 정부는 2008년 ‘성장분석연구소’를 신설해 R&D를 포함한 각종 투자의 효율성과 결과를 분석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 연구소의 엔리코 디아코 국장은 “R&D 규모와 국내총생산(GDP)만 놓고 봤을 때는 큰 상관관계가 없다는 분석 결과를 얻었다”며 “경제성장에는 다른 여러 요소가 두루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스웨덴 기술혁신청(VINNOVA)도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자금을 집행하고 있다. 기술혁신청이 지원하는 과학기술 연구 프로젝트는 연간 1500여 개. 예란 마크란드 기술혁신청 전략개발 담당 대표는 “정부 R&D 자금의 50% 이상은 여전히 기초과학에 들어가지만 우리는 비즈니스 임팩트가 있는 기술 연구, 산업적 잠재력이 큰 부분에 투자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의약과 제약 등 바이오 기술에 투자가 집중되는 추세다.스톡홀름=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 씨가 16일 영국 항소법원에서도 보석을 최종 허가받아 풀려나게 됐다.영국 항소법원의 덩컨 우슬리 판사는 이날 “어산지 씨가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려는 의지가 강해 도주할 우려가 없어 보인다고 판단해 보석 신청을 받아들이겠다”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어산지 씨는 보석금 24만 파운드(약 4억3000만 원) 중에서 우선 현금으로 20만 파운드를 내면 곧바로 석방될 예정이다. 석방되더라도 전자태그를 부착한 채 거주지 제한 조치를 받게 된다. ○ 신병 둘러싼 ‘1라운드’ 승리 위키리크스의 활동을 지지하는 사람들과 기자, 변호사들이 가득 찬 이날 영국 항소법원의 법정. 우슬리 판사가 1시간 반가량 계속된 심리 끝에 어산지 씨에 대한 보석을 최종 허가하는 결정을 내리자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짙은 회색 정장을 입은 어산지 씨는 한쪽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며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응답했다. 어머니 크리스틴 씨는 “모든 지원에 감사한다”고 말했다.최근 미국 외교전문 25만 건을 공개한 이른바 ‘케이블 게이트’로 논란의 핵심에 선 어산지 씨는 이로써 일단 열흘간의 수감 생활에서 풀려나게 됐다. 보석금은 런던에 소재한 언론인 클럽 ‘프런트라인 클럽’의 설립자이자 위키리크스 운영을 도와 온 본 스미스 씨 등 그의 지인과 후원자들이 마련해 이날 오후 납부할 것으로 알려졌다.다만 어산지 씨에 대한 보석에는 거액의 보석금 외에도 전자발찌 부착, 거주지 제한, 통금 등의 엄격한 조건이 달려 있다. 어산지 씨는 석방된 뒤 스미스 씨의 집에서만 머물며 다음 사법 절차를 기다려야 한다. 8월 스웨덴에서 여성 2명의 의사에 반해 성관계를 가진 혐의를 받고 있는 그는 이번 수사가 정치적인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미국의 외교 기밀을 폭로한 것에 격분한 미국 등 주요국 정부가 자신과 위키리크스의 명예를 깎아내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자신을 성범죄 혐의로 엮었다는 것. “여성들과의 성관계는 상호 합의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해온 그는 7일 런던 경찰에 자진 출석해 체포, 수감됐다. 1심에서 보석 허가 결정을 받았지만 영국 경찰이 “도주 우려가 있다”며 항소해 석방이 늦춰졌다.어산지 씨는 앞으로도 자신의 스웨덴 송환을 막기 위해 길고 지루한 법정 공방을 벌여야 한다. 신병이 스웨덴으로 인도될 경우 그의 국가기밀 공개행위에 대해 간첩죄 적용을 검토 중인 미국으로 다시 인도돼 중범죄로 처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스웨덴 검찰의 송환 요청에 대한 첫 심리는 내년 1월 11일 열릴 예정이다.○ 어산지 씨 노리는 미국 정부미 연방검찰은 어산지 씨에 대한 법적 대응을 본격화하고 있다. 검찰은 기밀문건 유출 혐의로 당국에 구금된 브래들리 매닝 미 육군 일병과 어산지 씨가 공모한 증거를 찾고 있다. 어산지 씨가 매닝 일병이 국방부와 국무부 기밀문건 파일을 내부전산망에서 빼내도록 부추겼거나 도움을 줬을 개연성을 염두에 두고 사법당국이 정황을 찾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15일 전했다.사법당국은 또 위키리크스의 국무부 외교문건 폭로에 어떤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를 놓고 1917년 제정된 간첩법과 형법 등 다양한 법률 조항 검토에 착수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제자인)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정기적으로 만나 경제 정책을 의논해야 할 것이다. FRB는 미국의 경제 회복을 위해 정말 열심히 일하고 있고 나도 이를 도우려 한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피터 다이아몬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FRB의 이사로 선임될 경우 버냉키 의장의 스승으로서 자신이 일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의 이사 선임안은 최근 미 은행위원회를 통과해 상원의 최종 인준을 앞두고 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7일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에서 열린 노벨상 수상자(물리, 화학, 경제학)의 공동 기자회견에 앞서 본보와 가진 짧은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의 실업 문제는 내가 연구한 구인, 구직 사이의 탐색 마찰(search frictions) 때문이라기보다는 경기침체로 일자리 자체가 너무 없는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고실업 문제를 해결하려면 (경기 부양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6000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의 2차 양적 완화정책을 포함해 정부의 공격적인 경기부양 정책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통화정책 전문가가 아니다”라는 점을 내세운 공화당의 반대에 부닥쳐 4월 FRB 이사 선임안이 한 차례 부결된 적이 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이를 의식한 듯 이번 연준 이사 선임안의 최종 통과 여부에 대해 “모르겠다”며 말을 아꼈다. 그가 반대해온 공화당의 부자 감세 연장안을 이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받아들인 것에 대해서는 “워싱턴의 정치를 통해 나온 결과”라며 “이런 문제는 경제 이론과는 별개로 때로 정치적 타협을 통해 합의안이 도출되는 것으로 안다”고 대답했다. 그는 노동시장에 대한 연구로 데일 모텐슨 미 노스웨스턴대 교수, 크리스토퍼 사리데스 영국 런던정경대(LSE) 교수와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이론은 노동시장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에서부터 배우자를 찾는 구혼 시장까지 다양하게 적용됐고 그만큼 오랜 기간 연구가 계속돼 왔다”며 “그런 점에서 학자가 문득 깨달음을 얻어 연구를 진전시키는 ‘아하!’의 순간(aha! moment)은 ‘아하!’의 10년(aha! decade)이라고 불러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스톡홀름=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노벨 문학상 수상자를 어떻게 결정했는지 전혀 모르기 때문에 다른 후보들에 대해서도 뭐라 드릴 말씀은 없네요. 아직도 내가 수상자로 선정된 것이 ‘(내 작품에 대한) 세계적인 오해’ 때문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요(웃음).”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74)는 유력한 수상 후보였던 한국 고은 시인과의 경쟁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내 수상은 어쩌면 실수” “나에게도 미스터리”라며 농을 섞어가며 겸손함을 표현했다. 시상식(10일)을 앞두고 5일 스웨덴 한림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편안하고 쾌활한 모습으로 때로 농담을 섞어가며 내외신 기자 50여 명이 쏟아낸 질문을 여유 있게 받았다. 국내 언론으로는 본보가 유일하게 참석했다. 바르가스 요사는 “한림원의 공식 발표 후 직접 소식을 듣기까지 14분 동안 거짓말일 수 있다고 경계했다”고 말했다. 실제 과거 한 이탈리아 작가가 한림원 관계자라고 속인 동료 작가로부터 거짓말로 노벨상 수상 소식을 전해들은 것을 진짜로 믿는 바람에 곤욕을 치른 사례가 있었다면서 말이다. 그러나 그는 “노벨상 수상이 내 삶에 짜릿한 전류를 흘려준 것은 사실이지만 내 인생을 바꿀 정도의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시상식이 끝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집필 활동을 계속할 것이다. 우리 인생의 숙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페루 출신인 바르가스 요사는 1982년 콜롬비아의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이후 남미에서 28년 만에 나온 노벨 문학상 수상자. 그의 작품은 억압적 체제와 구조에 대한 비판, 부조리에 놓인 개인의 고뇌와 저항 등을 밀도 있게 그려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작품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메시지가 아닌 문학 자체를, 사회와 인간의 삶에 대해 문학이 갖는 감성 자체를 전달하려 한다”고 말했다. 작품의 소재로는 “개인적인 경험과 기억, 상상력, 열정”을 들었다. 자신에게 영감을 주는 대표적인 문학가로는 프랑스 작가인 귀스타브 플로베르를 꼽았다. “플로베르는 광적인 열정과 인내심, 끊임없는 훈련과 집필을 통해 작품 활동 초기보다 시간이 갈수록 문학적 재능을 만들어 나간 대표적인 작가다.” 자신의 작품 곳곳에 녹아 있는 유머와 풍자에 대해서는 “좋은 작품이 꼭 유머를 갖춰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유머는 인간의 삶을 즐기게 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답변했다. 노벨상 수상 이후 가장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그의 정치 참여 여부. 그는 1990년 대선에 출마한 적이 있고 경쟁자였던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에게 패배한 이후 그의 부정부패를 강하게 비판했다. 페루는 내년 4월 10일 대선 1차 투표를 앞두고 있다. 그는 이날 “나는 정치인이 아니다”며 대선 출마 가능성을 일축했다. “1990년에는 조국이 처한 특수상황 때문에 선거에 나갔던 것일 뿐”이라며 “마오이스트 극단주의자들의 잇단 테러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제적 위기, 민주주의의 파괴 등 어려움에 처한 나라를 위해 정치 참여를 시도했지만 이제 그 경험을 되풀이하지는 않겠다”고 못 박았다. 최근 위키리크스의 미국 외교 전문 공개 파장에 대해서는 “긍정적, 부정적인 측면을 동시에 갖고 있다”며 “정부의 투명성을 높이려는 시도는 지지하지만, 그런 식의 유출은 때로 국가에 요구되는 은밀한 활동과 사생활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한 접근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또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중국의 반체제 운동가 류샤오보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서는 “마땅히 상을 받을 인물”이라면서 “나는 모든 독재정권에 반대한다. 중국은 독재국가다. 우리는 때로 그것을 잊고 있는 것 같다”고 일침을 날리기도 했다. 정보기술(IT)의 발달이 가져온 전자책 및 영상 자료의 확산에 대해서는 “정말 멋진 진보이지만 적어도 문학의 영역에서는 우리 시대의 (종이책)문학이 주류가 돼야 한다고 믿는다”며 “IT 첨단기술이 만들어낸 문학은 주된 목적이 엔터테인먼트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인간 삶에 대한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성찰이 사라지게 된다. 이런 변화는 미래에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이정은 lightee@donga.com}

유네스코 서열 2순위인 게타추 엔기다 사무부총장(54·사진)은 업무 출장차 세계 각국을 수없이 돌아다닌다. 지난달 29일에는 서울을 처음 방문해 한국과 유네스코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2010 유네스코 전략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국적인 그에겐 ‘특별한 개인 목적’도 있다. 6·25전쟁 참전군인인 부친에게서 수없이 들어온 한국을 직접 경험하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올해 89세인 그의 부친은 6·25전쟁 60주년 기념행사에 초청받았지만 건강 문제로 방문을 포기했다. 엔기다 부총장은 “북한의 이번 공격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논의할 것인지는 이사국들이 결정할 문제지만 1950년과 같은 전쟁 상황이 절대로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쟁은 인권 유린 등 견딜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온다”며 “언젠가 남북이 경제 통합을 바탕으로 통일을 이뤄내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유네스코 활동에 대해 한마디로 “환상적(fantastic)”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이 교육과 문화 과학의 많은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해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 한국이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개발 이슈를 제기한 것도 의미 있는 지원이라고 설명했다. 엔기다 부총장은 그러면서도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성장한 한국이 앞으로도 해야 할 일이 많다”며 더 많은 협력을 당부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적으로 교육과 문화 빈곤의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며 “특히 아프리카 지역의 어린이와 여성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한국의 유네스코 분담금은 약 317만 달러(전체 2.26%)로 세계 11위. 그는 “유네스코가 쓰는 돈은 지출되는 비용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라며 “이 투자를 할 시기는 경제위기를 극복해 경제적 여유가 생길 때가 아니라 바로 지금”이라고 강조했다. 또 “유네스코의 투자가 열매를 맺은 대표적인 사례는 한국”이라며 “이제 그 경험을 어려움을 겪는 다른 나라에 제공해 결실을 보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아일랜드가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 등으로부터 총 850억 유로(약 130조 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게 됐다. EU 재무장관들은 2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이 같은 안을 승인했다. 앞서 열린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 이어 EU 전체 차원에서 구제금융을 사실상 확정한 것.구제금융 자금 중 450억 유로는 EU가, 225억 유로는 IMF가 각각 지원하고 나머지 175억 유로는 아일랜드 정부가 보유한 현금과 연기금을 통해 충당키로 했다. 자국의 구제금융에 일부 책임을 지도록 한 조치다. 막판까지 협상 쟁점으로 남아 있던 구제금융 금리는 연 5.8%로 올 초 1450억 유로를 지원받은 그리스(5.2%)보다 높게 책정됐다.구체적인 자금 집행내용을 살펴보면 350억 유로는 자금난에 직면한 아일랜드 은행 지원 및 향후 부실을 대비한 예비자금으로, 나머지 500억 유로는 앞으로 4년간 정부 재정적자를 메우는 데 투입된다.EU 재무장관들은 이와 함께 구제금융이 완료되는 2013년 이후 발생하는 부실에 대해서는 민간 영역인 투자자들도 채무재조정 등의 방법을 통해 책임을 분담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된 유럽은행들의 ‘스트레스 테스트’(재무 건전성 심사)도 다시 실시할 예정이다. 비유로존 국가인 영국과 스웨덴, 덴마크는 아일랜드와의 직접 양자계약에 의한 차관 제공 형식으로 아일랜드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하지만 이번 구제금융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시킬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29일 지적했다. 특히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 정부재정이 취약한 나라들로 위기가 연쇄적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가라앉지 않으면서 이들 국가의 국채금리는 불안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파이낸셜타임스는 “그리스에 이은 아일랜드의 구제금융으로 안전자산인 국채에 대한 믿음이 깨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제 ‘리스크 제로(0)’로 여겨지는 국채는 미국과 영국 독일 국채 등 소수밖에 남지 않은 데다 이들 국가마저 국가 신용등급이 흔들리는 상황이어서 글로벌 투자지형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Y2K(2000년을 인식하지 못하는 컴퓨터 오류)’ 우려 속에 조심스럽게 출발했던 21세기. 이후 10년간 전 세계는 예상치 못한 각종 재난과 테러, 전쟁, 경제위기 등을 겪으며 숨 가쁘게 달려왔다. 어떤 사건은 크고 오랜 영향력을 미쳤고 어떤 일은 불필요한 법석과 소동으로 판명나기도 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2010년을 마무리하는 12월 최신호에서 역동적이었던 21세기 첫 10년의 주요 사건을 되짚었다.○ “과거를 모르면 실패를 반복한다” 첫해인 2000년을 가장 시끄럽게 만든 사건은 11월 미국 대통령선거의 재검표 사태였다.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와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가 빅빙의 승부를 겨루던 중 빚어진 이 사건으로 미국은 오랫동안 국론 분열의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다. 이듬해인 2001년에는 9·11테러가 발생했고 사건현장인 ‘그라운드제로’에서는 재건사업이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 미 역사상 가장 중요하고도 복잡한 건축 프로젝트로 기록될 이 건물은 48층까지 올라간 상태다. 또 타임은 9·11테러 이후 미국의 대(對)이라크전쟁을 주요 사건으로 꼽고 “전쟁 초기 미국인과 이라크인 사이의 소통, 이해의 부족으로 너무 많은 희생과 비용을 치러야 했다”고 지적했다. 음악이나 영화 같은 파일 공유 프로그램의 개발도 21세기를 바꾼 사건으로 꼽았다. 무료 음악 다운로드업체인 냅스터를 만든 숀 패닝 등 4명의 젊은이는 자신들도 감당하지 못할 인터넷상 ‘해적질(저작권 침해)’을 확산한 셈이기도 하다. 이 밖에 미 사상 최악의 인재(人災)로 기록된 2005년 뉴올리언스의 허리케인 카트리나 사건, 경제적 정치적 영향력이 급성장한 중국의 부상 등도 언급했다. 타임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정치 △환경 △종교 △시대의 트렌드 등으로 분류한 과거 기사를 볼 수 있도록 했다. 그러면서 “과거를 이해하지 못하면 실패를 반복한다. 21세기의 속도에 맞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과거를 돌아보는 것”이라고 기획 취지를 설명했다.○ 지난 10년을 말해주는 사람들 또 타임은 격동의 사건현장을 대표하는 인물 5명을 꼽기도 했다. 1999년 이혼한 엄마와 함께 미국으로 밀입국하려다 조난당한 쿠바 소년 엘리안 곤살레스(당시 6세)의 송환 여부와 양육권 문제는 미-쿠바 간 외교분쟁까지 촉발했다. 그는 2000년 생부가 있는 쿠바로 돌아간 뒤 현재 군사학교에 다니는 청년으로 성장했다. 이라크에서 전쟁포로로 잡혔던 제시카 린치 미 육군 일병은 2003년 영화 같은 미군의 구출작전으로 귀환한 뒤 영웅으로 떠올랐다. 이후 그는 국방부가 자신의 활약상을 과장했다는 솔직한 증언으로 파문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지금은 세 살 된 딸의 엄마로 교사가 되기 위해 막바지 대학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이 밖에 이라크전 전사자의 어머니로 반전운동의 상징이 된 신디 시핸 씨, 허리케인 카트리나 사건의 늑장 대처로 국민의 비난을 받았던 마이클 브라운 전 연방재난관리청(FEMA) 청장 등이 꼽혔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경제위기로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게 된 아일랜드가 대대적인 재정 감축안을 발표했다. 앞으로 4년간 150억 유로를 줄이는 아일랜드 사상 최대 규모의 긴축안이다. 24일 발표된 긴축안에 따르면 아일랜드 정부는 2014년까지 100억 유로의 정부 지출을 줄이고, 50억 유로의 세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모두 150억 유로를 충당할 계획이다. 이는 아일랜드 국내총생산(GDP)의 4% 가까이 되는 규모다. 이 중 내년 한 해에만 60억 유로의 감축을 목표로 정했다. 세부적으로는 의료와 교육, 농업, 국방 등의 예산을 30억 유로 줄이고 복지 분야에서도 28억 유로의 예산을 감축하게 된다. EU 회원국 중 상위 두 번째로 높았던 최저 임금은 시간당 8.65유로에서 7.65유로로 12% 낮추고, 공무원 임금도 10% 삭감한다. 반면에 소득세 부가 대상을 확대하고 소득세와 재산세 등도 늘려 세수는 늘리게 된다. EU 회원국으로부터 인상 압력을 받아온 법인세의 경우는 현재의 세율(12.5%)을 유지하기로 했다. 해외 기업의 투자를 견인해온 아일랜드의 낮은 법인세는 나라의 경제를 키운 근간이자 국제적인 ‘브랜드’로까지 자리 잡은 만큼 변경하지 않겠다는 것. 브라이언 카우언 아일랜드 총리는 “이번 감축안은 미래 경제 회복의 신뢰와 번영을 위한 것”이라며 국민적 협조를 촉구했다. 하지만 야당이 반대하는 이 감축안이 의회를 통과해 제대로 시행될지는 알 수 없다. 더구나 카우언 총리는 경제위기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는 요구가 높아지자 내년 초 의회 해산 및 총선 실시 의사를 밝힌 상태다. 정부에 대한 불신을 토로하고 있는 국민들의 대규모 시위와 파업도 예상된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향후 경기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계속되는 고실업 등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낮아진 결과다. FRB가 23일 공개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FRB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2.4∼2.5%로 전망했다. 앞서 6월 열린 FOMC 회의 당시 내놨던 전망치인 3.0∼3.65%보다 크게 낮아졌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3.0∼3.6%로 기존치(3.5∼4.2%)보다 낮췄다. 경제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한 주된 이유는 실업률이다. 미국의 실업률은 올해 9.5%, 내년에도 8.9%로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FRB는 내다봤다. 내년쯤 실업률이 8.3%까지는 떨어질 것으로 봤던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실망스러운 수치다. 주택시장 경기가 이례적으로 크게 취약한 점, 소비심리가 더 위축된 점, 아일랜드의 경제위기로 촉발된 유럽 및 세계 금융시장의 동요 등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은 전했다. 미국의 3분기(7∼9월) 경제성장률(2.5%)은 다소 회복됐지만 2분기(4∼6월) 경제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1.7%에 그쳐 1분기의 3.7%보다 크게 떨어졌다. 다만 FRB는 2010년 경기 전망치는 3.6∼4.5%로 기존(3.5∼4.5%)과 비슷하게 유지했다. FRB가 발표한 제2차 양적완화 정책이 그때부터 서서히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논리에 따른 것. 이번에 처음으로 제시한 2013년 전망치는 3.5∼4.6%였다.한편 의사록에 따르면 이달 3일 열린 이 FOMC 회의에서는 총 6000억 달러 규모의 양적완화 조치를 놓고 이사들 사이에 격론이 오갔다. 일부 이사는 FRB가 대규모 국채매입을 추가 시행하더라도 효과가 제한적이고 달러가치 하락과 인플레이션 등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찬성파 이사들은 “경제의 ‘잃어버린 10년’을 경험한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공격적인 부양책이 필요하다”며 맞섰다. 결국 벤 버냉키 FRB 의장이 설득에 나서 양적 완화 시행안은 10 대 1로 가결됐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전 세계 극빈곤층이 연말까지 6400만 명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세계은행이 경고했다. 1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2008년 시작된 경제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2009∼2010년 806억 달러를 풀었지만, 그때 이후로 늘어난 빈곤층은 앞으로도 주요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발 경제위기 여파로 하루 생계비가 1.25달러 이하인 극빈곤층이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6400만 명이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경제위기 때문에 이미 극빈곤층으로 전락한 7100만 명은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더라도 2020년까지는 빈곤상태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보고서는 “이번 금융위기는 지난 10년 동안 빈곤층이 감소해 오던 추세를 뒤집었다”며 “세계은행은 그 위기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고 분석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 연봉 10만달러 마케팅 중역서 월수입 1000달러 배달원 신세로 취직은 안되고 통장은 텅텅… 막막한 미래, 신앙마저 흔들린다 ” 》 흑인 여성 크리샌더 워커 씨(50)는 요즘 새벽부터 일어나 요리를 한다. 주문받은 음식을 아침식사 시간에 맞춰 배달하려면 시간에 쫓긴다. 수시로 시계를 들여다보면서 닭고기 요리가 타지는 않았는지, 푸딩 모양이 망가지지는 않았는지 신경을 써야 한다. 워커 씨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1년에 10만 달러를 벌던 중산층이었다. 대학에서 보건복지학을 전공한 뒤 플로리다 주 포트마이어스의 한 재활 및 간병 전문기관에서 일해 온 전문직 여성이었다. 2007년에는 마케팅, 재정, 인사와 홍보까지 책임지는 중역으로 선임됐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를 피할 수 없었다. 해고된 뒤 수없이 직장을 알아봤지만 일자리를 얻지 못했다. 결국 정장 대신 앞치마를 둘렀다. 올해 초부터 한 접시에 10달러 안팎의 돈을 받고 음식을 만들어 배달하고 있다. 연 수입은 1만1000달러로 쪼그라들었다. 그동안 저축은 바닥이 났고, 건강보험의 방패막이도 사라졌다. 싱글맘이기도 한 워커 씨는 순식간에 직면한 빈곤의 문턱에서 발버둥치는 흑인여성의 대표적 사례다. 18일 워싱턴포스트의 취재에 응한 그는 “내가 연기 자욱한 주방에서 이런 처지에 놓이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며칠 전에는 등에서부터 발끝까지 타고 내리는 갑작스러운 통증 때문에 응급실에 가기도 했다. 스트레스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왔다고 했다. 그녀의 18세 고등학생 딸은 엄마의 음식 배달을 도우며 집 근처 대형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에너지 회사에서 은퇴한 70세 친정아버지도 생계를 위해 트랙터 운전수로 다시 일을 시작했다. 경제적으로 힘들다 보니 가정을 지탱해주던 독실한 기독교 신앙도 흔들리고 있다. 워커 씨는 “친구들이 ‘주님의 음성을 들어보라’고 조언해줄 때 나는 ‘싫어, 각종 고지서부터 처리해야 해’라고 응수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쯤이면 다시 일터로 돌아갔어야 했다. 내 이력서가 자격이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느냐”며 고개를 숙였다. 워커 씨의 실업수당은 다음 달로 기한이 끝난다. 워커 씨처럼 중산층에서 빈곤층으로 떨어지는 미국인이 계속 늘고 있다. 최근 미 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빈곤층 비율은 14.3%로 50년 내 최고치로 증가했다. 플로리다 주에서만 지난 한 해 32만3000명이 빈곤층으로 전락해 전체 빈민이 270만 명으로 늘어났다. 흑인을 비롯한 유색인종의 삶은 더 빠른 속도로 추락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흑인의 평균 수입은 4.4% 감소했다. 백인보다 3배나 줄어든 것. 4인 가정 기준으로 수입이 빈곤층 기준(연 2만1756달러 이하)에 못 미치는 흑인 가정은 지난 한 해에만 7%가 늘어났다. 이들에게 ‘아메리칸 드림’은 이제 깨어진 꿈이다. 전미도시연맹(NUL)의 마크 모리얼 대표는 “흑인들의 삶은 달리는 기차의 맨 끝 화물칸에 탄 신세”라며 “(경제)기차가 빠르게 달릴 때는 문제없지만 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떨어져 나간다”고 말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는 ‘집단 지성’의 성공 사례라는 평가와 함께 정확성과 공정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비난을 함께 받아왔다. 실제로 위키피디아에 수록된 역사적 사실에는 수많은 오류가 있었다. 전직 대통령들의 행적을 왜곡하고 명예를 훼손했으며, 북한을 ‘강성대국’으로 묘사하고 김일성 김정일을 찬양했다. 어떤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사실관계에서 오류가 있는지 논란이 되는 부분을 살펴봤다. ■ 참여정부 시절 軍장성비리 조직적 은폐노무현 정부 당시인 2004∼2005년 군검찰이 해군참모총장 등 해군 장성들의 비리 혐의에 대해 수사를 해 일부 혐의 사실을 확인했지만 그냥 덮어 버린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당시 청와대는 이를 알고 있었을까. 영구히 비밀로 묻혀 버릴 뻔했던 별들의 비리 내용을 공개한다. ■ ‘청소년 골초’가 늘고 있다매일 담배를 피우는 청소년 ‘골초’. 학생 조례 도입으로 학교에서 흡연을 말리기도 어렵게 됐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면 많은 수험생들도 하얀 연기의 유혹에 빠져들기 쉽다. 학교 주변 편의점 안에 설치된 광고판도 그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청소년 흡연율이 증가한 이유와 대책을 짚어봤다. ■ 英 윌리엄 왕손 약혼까지 숨은 뒷얘기영국 왕실에 또 하나의 드라마가 탄생했다. 윌리엄 왕손이 어머니인 다이애나비의 약혼반지를 끼워주며 여자친구 케이트 미들턴 씨에게 마침내 청혼한 것. 8년간의 연애 끝에 이뤄진 이들의 약혼 소식에 전 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두 사람의 사랑이 이뤄지기까지는 에피소드도 많았다는데…. ■ “황병기를 위하여” 예술가 52인의 헌정공연 그의 음악은 복잡하지 않다. 가야금 독주이거나 여기에 장구 장단을 얹은 정도다. 하지만 함축적이고 간결한 소리의 울림은 한국을 넘어 세계인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1951년 가야금을 잡기 시작한 황병기 명인의 국악 활동 60년을 맞아 음악, 무용, 미술계 후배들이 헌정 공연을 연다. ■ 伊명품 ‘페라가모’ 창업자 장손의 꿈은 ‘살바토레 페라가모.’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의 창업주 이름이자 창업주 장손의 이름이기도 하다. 동아일보와 만난 살바토레 페라가모 씨(사진)는 장손이지만 가계의 서열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와인 비즈니스에서 묵묵히 뛰고 있다. “오너일수록 황무지를 일궈야 한다”는 게 그의 말이다.}
어머니가 받았던 청혼반지로 여자친구에게 청혼한 왕손, 미모의 약혼녀. 350년 만에 이뤄지는 왕실과 평민 가정의 혼인…. 16일 영국 세인트 제임스 궁에서 이뤄진 윌리엄 왕손과 여자친구 케이트 미들턴 씨의 약혼 발표는 동화 같은 극적 분위기를 연출했다. 영국은 벌써부터 축제 분위기다.○ 8년 만에 이뤄진 청혼윌리엄 왕손은 이날 약혼 발표 직후 영국 ITV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이 (결혼할) 적기”라며 “(장인이 왕실과의 결혼을 꺼릴까 봐) 미들턴에게 청혼을 먼저 할지 장인에게 먼저 허락을 받아야 할지 고민했다”고 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때는 2001년 세인트앤드루스대의 예술사 수업 시간. 미들턴 씨는 대학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학업 중단을 고민하는 윌리엄 왕손을 격려하며 큰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이후 다른 친구 2명과 숙소를 함께 쓰며 급속히 가까워진 두 사람은 2003년 크리스마스경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2007년 한때 결별했으나 몇 주 뒤 함께 있는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다시 포착됐다. 당시 결별 원인은 윌리엄 왕손의 미온적인 태도와 그의 군 복무로 인한 관계 유지 어려움, 언론의 관심에 대한 부담 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윌리엄 왕손은 이날 연애 기간이 8년이나 된 것에 대한 질문에 “그녀가 원할 때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청혼은 최근 함께 여행을 갔던 케냐에서 했다고 한다. 그는 “3주 동안 배낭에 반지를 넣고 다니면서 기회를 노렸다”고 했다. 반지는 어머니인 고 다이애나 비가 1981년 찰스 왕세자로부터 받았던 것. 윌리엄 왕손은 “비록 이 모든 기쁨과 즐거움을 돌아가신 어머니와 함께 나눌 수는 없지만 반지를 통해 함께하고 싶었다”면서 “미들턴에게 어머니와 비교되는 압박감을 주기 싫다. 그녀는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날 인터뷰에 함께 응한 미들턴 씨는 대학 시절 자신의 벽에 윌리엄 왕손의 사진을 10장 넘게 붙여놨던 일, 윌리엄 왕손이 요리를 해주려다 몽땅 태워버린 에피소드, 자신들끼리 서로 놀리는 습관들을 이야기하며 웃기도 했다. 또 청혼이 “아주 로맨틱했다”고 소개했다. 미들턴 씨는 대학 졸업 후 패션 액세서리 회사에서 일했으나 최근 파티용품과 장난감 주문 제작으로 큰돈을 번 아버지의 사업에 동참하기 위해 일을 그만뒀다.○ “나라의 경사” 영국이 들썩영국의 왕위 계승 예정자가 평민 여성과 결혼하는 것은 1660년 제임스 2세가 앤 하이드와 결혼한 이후 350년 만이다. 특히 비운의 주인공인 어머니의 죽음을 딛고 잘 자라준 윌리엄 왕손에 대한 애정에다 미들턴 씨가 생전의 다이애나 비를 연상시키는 세련되고 우아한 미모와 패션 감각을 지닌 인물이라는 점에서도 국민들이 보내는 관심은 남다르다. 텔레그래프와 가디언 등 영국 언론들은 미들턴 씨가 “새로운 패션 아이콘”이 될 것이라고 했다. 벌써부터 결혼식장, 웨딩드레스, 예복에 관한 추측이 넘쳐난다. 왕실이 다시 조명받으면서 관광 수입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도 윌리엄 왕손에게 전화로 축하 인사를 전하며 “정부가 도울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약속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최근 아시아 순방을 통해 노린 ‘재개입(reengagement)’ 전략. 그러나 중간선거 이후 동아시아 정책 수정은 불가피하다는 분석. 미국 내에선 아시아 개입을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중·대북 정책의 향방은?(station.donga.com) ■ 서울에 생긴 거대한 한옥식 빌딩 황룡사 9층탑을 본떠 만든 웅장한 한옥식 건물. 서울 양천구 신정동 지상 7층, 지하 3층 규모의 ‘조계종 국제선센터’다. 외국인을 상대로 사찰 요리 전수 등 한국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etv.donga.com) ■ 아마존에 7000년 전 그림이…브라질을 덮친 가뭄이 고고학자들에게 큰 수확을 안겼다. 수위가 심각한 수준으로 낮아진 덕분에 브라질 북부 마나우스 지역의 바위에 새겨진 고대의 그림이 발견된 것. 네그로 강물 아래 숨겨져 있었던 이 그림은 7000년 전에 그려진 것으로 보인다.}

아일랜드에 이어 포르투갈 경제에도 빨간불이 켜지면서 유럽 전체에 다시 비상이 걸렸다. 올봄 그리스발(發) 경제위기를 간신히 막아낸 지 6개월 만이다. 추가 지원자금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유로존의 다른 경제 취약국가로 여파가 번질 경우 세계 경기회복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버티는 아일랜드, 속 타는 포르투갈 페르난두 테이셰이라 두스산투스 포르투갈 재무장관은 16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포르투갈 경제의) 위험이 커졌고 정부가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하게 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아일랜드에 이어 포르투갈도 경제위기에 처해 있음을 시인한 것. 포르투갈의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8.3%로 아일랜드의 9%와 별 차이가 없다. 그는 “아일랜드가 유로존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며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유로존 전체에 위기가 퍼질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유럽 경제의 동반추락 우려가 확산되면서 아일랜드를 향한 이웃 국가의 구제금융 수용 압박도 거세졌다. 비토르 콘스탄시우 유럽연합중앙은행(ECB) 부총재는 “유럽이 아일랜드를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ECB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제 선택은 아일랜드 정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이틀간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아일랜드와 포르투갈 위기 대응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아일랜드는 여전히 거부 의사를 표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국가 차원의 구제금융이 아니라 개별 은행을 지원하는 것으로 충분하며 내년 봄까지는 버틸 자금도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구제금융을 경제 주권에 대한 굴욕적 개입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강하다. 그럼에도 시장은 아일랜드 구제금융이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부동산과 금융 산업의 거품 붕괴로 인한 아일랜드 금융권의 손실 규모는 현재 800억 유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재정적자는 GDP의 9%, 실업률은 13.2%에 이른다. 구제금융 규모는 최대 1000억 유로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돌고 도는 유럽 경제위기 폭탄 그리스의 재정 상황도 다시 나빠질 조짐이다. 유로스타트는 15일 그리스의 올해 재정적자 규모를 당초 알려진 수치(GDP의 13.6%)보다 악화된 15.4%로 내놨다. 또 다른 위기의 뇌관으로 지목됐던 스페인의 국채금리도 최근 독일과의 격차가 2.3%포인트로 벌어졌다. 이런 변동은 4월 유럽 경제위기 당시와 유사한 패턴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처럼 유로존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취약한 국가들이 차례로 문제를 일으키고 이것이 유럽은 물론이고 세계 경제를 흔드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잠잠해지는가 싶던 유럽 경제위기가 또 불거질 조짐을 보인다. 아일랜드에 이어 포르투갈 그리스 스페인 경제까지 휘청거리며 위기 확산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아일랜드는 막상 구제금융을 거부하며 버티고 있다. 유럽의 이웃 국가들은 위기가 번질까봐 초조해하는데…. ■ G20 비즈서밋이 남긴 것누군가는 ‘무모한 도전’이라 했다. 다른 누군가는 “그거 해서 뭐하냐?”고 물었다. 하지만 8개월의 치열한 준비 끝에 결국 성공했다. 최대의 경제 포럼, 민관 공조의 장이라는 칭찬까지 받았다.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한국 주도로 성사된 비즈니스 서밋 이야기다. ■ 조폭이 시민단체 간부를경기 평택시의 폭력조직이 시의원 선거 입후보자를 비판하는 시민단체 간부의 입을 막기 위해 룸살롱으로 유인한 뒤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는 등 약점을 잡아 사회적으로 매장시켰다. 교도관을 매수해 교도소에서 대포폰으로 조직원도 관리했다. 무서운 조폭들의 실상은…. ■ 수능 보는 74세 할머니“입학했을 때는 ‘중학교만 잘 졸업해야지’ 했고, 고교 들어가서는 ‘수료만 해도 행운’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대학 문턱을 넘보네요. 이렇게 재미있는 공부를 왜 이제야 알았는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이틀 앞둔 74세 박봉월 할머니는 10대 수험생들과 함께 시험을 볼 생각에 ‘10대 소녀’처럼 가슴이 뛴다고 했다. ■ 두 번째 소설집 낸 박민규 앨범 속지를 연상시키는 일러스트 화집, 상·하권이 아니라 side A, side B로 나눈, LP판 더블앨범 같은 책. 박민규 씨(사진)의 새 소설집 ‘더블’이다. 형식만 별난 게 아니다. 정통소설의 깊은 사색과 SF의 환상성을 자유롭게 오가면서 독자의 기대를 다시 한 번 뛰어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