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2인자’ 엔기다 사무부총장 “한국,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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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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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험’ 다른 나라에 전수를”

유네스코 서열 2순위인 게타추 엔기다 사무부총장(54·사진)은 업무 출장차 세계 각국을 수없이 돌아다닌다. 지난달 29일에는 서울을 처음 방문해 한국과 유네스코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2010 유네스코 전략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국적인 그에겐 ‘특별한 개인 목적’도 있다. 6·25전쟁 참전군인인 부친에게서 수없이 들어온 한국을 직접 경험하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올해 89세인 그의 부친은 6·25전쟁 60주년 기념행사에 초청받았지만 건강 문제로 방문을 포기했다.

엔기다 부총장은 “북한의 이번 공격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논의할 것인지는 이사국들이 결정할 문제지만 1950년과 같은 전쟁 상황이 절대로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쟁은 인권 유린 등 견딜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온다”며 “언젠가 남북이 경제 통합을 바탕으로 통일을 이뤄내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유네스코 활동에 대해 한마디로 “환상적(fantastic)”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이 교육과 문화 과학의 많은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해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 한국이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개발 이슈를 제기한 것도 의미 있는 지원이라고 설명했다.

엔기다 부총장은 그러면서도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성장한 한국이 앞으로도 해야 할 일이 많다”며 더 많은 협력을 당부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적으로 교육과 문화 빈곤의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며 “특히 아프리카 지역의 어린이와 여성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한국의 유네스코 분담금은 약 317만 달러(전체 2.26%)로 세계 11위. 그는 “유네스코가 쓰는 돈은 지출되는 비용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라며 “이 투자를 할 시기는 경제위기를 극복해 경제적 여유가 생길 때가 아니라 바로 지금”이라고 강조했다. 또 “유네스코의 투자가 열매를 맺은 대표적인 사례는 한국”이라며 “이제 그 경험을 어려움을 겪는 다른 나라에 제공해 결실을 보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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