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새샘

이새샘 차장

동아일보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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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책과 시장에 대한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부알못’과 ‘부잘알’ 사이, 보통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부동산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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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5~2025-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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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고동학]조선 선비들 지리산 유산기 번역하는 ‘두류고전연구회’

    “선현 체취 따라 산 오르니 역사가 절로…” 조식-김종직 등 영호남 대학자지리산 자주 찾아 내면 성찰천왕봉 → 호연지기, 청학동 → 신선관심사 따라 등반 목적지 달라“선생님, 사진 많이 찍으셨어요?” “어, 여기 보기 힘든 유물이 꽤 있네. 쌍계사 고승들 초상화 같은 건 일부러 찾아가서 보여 달라고 하지 않으면 보기 힘든 건데….” 7일 오후 4시 반, 경남 진주시 진주성 내 국립진주박물관 앞에 ‘두류(頭流·지리산의 다른 이름)고전연구회’ 회원이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디지털렌즈교환식(DSLR) 카메라를 멘 최석기 경상대 경남문화연구원장은 일찌감치 도착해 박물관의 ‘지리산’ 전시를 한 차례 둘러본 뒤였다. 두류고전연구회는 최 원장이 경상대 한문학과 출신 학자들을 모아 1998년 시작했다. 80여 편에 이르는 15∼20세기 지리산 유산기(遊山記)를 모두 번역해 책으로 펴내는 게 목표다. 회원은 8명이다. 2001년 첫 책 ‘선인들의 지리산 유람록’(돌베개)을 낸 뒤 ‘용이 머리를 숙인 듯 꼬리를 치켜든 듯’ ‘선인들의 지리산 유람록 3’(보고사)을 냈다. 전체 유산기 중 40여 편이 담겨 있다. 유산기는 산을 유람한 동기와 목적, 보고 들은 것, 감상 등을 기록한 기행문학을 가리킨다. 유교에서 ‘요산요수(樂山樂水)’를 강조한 만큼 주로 조선시대 때 유학자들이 많이 남겼다. “지리산은 우리나라 제일의 산일 뿐만은 아니다. 비록 이 세상의 그 어떤 큰 산이라 할지라도 이 산과 대등할 만한 산은 없을 것이다.”(송광연 ‘두류록’ 중에서) 지리산의 경우 남명 조식, 점필재 김종직 등 전라도와 경상도의 여러 유학자가 유산기를 남겼다. 남명은 지리산 덕천동(지금의 경남 산청군 시천면)에서 은거하기도 했다. 당대의 산행은 단순히 경치를 즐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다. 특히 지리산의 경우 당쟁의 와중에 낙향하거나 좌천된 재야인사들이 내면의 갈등을 해소하고 자신을 성찰하기 위해 자주 올랐다. 최 원장은 “지리산이 유교, 불교, 도교 등 다양한 세계관을 품고 있기 때문에 유산기에서 당대 유학자들의 내면세계가 잘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관심사에 따라 등산의 목적지가 달랐어요. 천왕봉에 올라서는 ‘높은 곳에 오르면 천하가 작아 보인다(登泰山小天下)’는 공자의 가르침과 호연지기(浩然之氣)를 되새겼고 청학동에서는 신선세계를 유람한다고 생각했죠.” 유산기에는 불교나 무속신앙에 대한 비판이 등장하는가 하면 지리산 인근 백성들의 힘든 삶을 보고 안타까워하는 ‘경세제민(經世濟民)’의 정신을 담기도 한다. 강정화 경상대 HK연구교수는 “다양한 사상이 등장하고 지리산 신선이라 불렸던 신라시대 최치원 등 역사적 인물에 대한 언급도 많아 한문 번역 외에도 당대의 사상이나 역사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며 “국어나 한자사전은 물론이고 당대 유학자들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찾아봐야 하기 때문에 연구실이 아닌 다른 곳에서는 모임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모임은 촉석루에서 경상대 남명학관으로 옮겨 내년 여름에 출간할 예정인 지리산 유산기 4권에 관한 논의로 이어졌다. 이 책은 유산기 각각의 등산 경로를 그린다. 필자들이 직접 산에 올라 사진을 찍어 싣는다. 실제로 ‘지리산 아흔아홉골’(www.jiri99.com)이라는 인터넷 등산모임은 책에 나오는 유학자들의 경로를 따라 지리산에 오르기도 한다. 최 원장이 이 모임과 함께 산을 오르며 강의를 하기도 했다. 최 원장은 “번역에 그칠 게 아니라 책을 내야 학자들의 역량도 높아지고 일반인들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유산기를 보고 지리산을 오르면 그냥 등산을 하는 게 아니라 그동안 지리산이 어떻게 변했는지 그 역사를 체험할 수 있죠. 선조들의 기개와 정신세계도 느낄 수 있고요. 이렇게 우리 역사와 문화를 좀 더 풍부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데 저희 번역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진주=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09-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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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일보 속의 근대 100景]김익상 의거

    中서 日장교 총격투사가 된 선생님《“내가 한번 그러한 일을 한 이상에는 엇더한 형벌이든지 사양치 아니할 터이며 나의 수령과 동지자는 말할 수 업스나 이후로 뎨이 김익상 뎨삼 김익상이가 뒤를 이어 나타나서 일본 대관암살을 계획하되 어대까지든지 조선독립을 이루기까지는 긋치지 아니할 터이라 아모리 문화정치를 한대야 그것을 찬성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업스며 이번 일에 대하야는 조금도 뉘우침이 업다.”―동아일보 1922년 5월 9일자》 1922년 3월 28일 오후, 중국 상하이의 세관부두에서 조선인 청년 두 명이 일본 육군대장 다나카 기이치(田中義一)를 권총으로 쏘고 폭탄을 던졌다. 그러나 총알은 빗나가고 폭탄도 불발에 그치고 만다. 경찰에 붙잡힌 두 사람 중 한 명은 신문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을 밝혔다. 자신이 바로 1921년 9월 조선총독부에 폭탄을 투척한 범인이라는 것이었다. ‘섬약한 톄질’(1922년 4월 5일 동아일보)로 의거를 두 번이나 일으킨 이 청년은 바로 김익상(사진)이었다. 1921년 9월 12일 조선총독부 폭탄투척 의거는 일제에 충격을 줬다. 대낮에 총독부 건물 내에서 폭탄 공격이 성공한 데다 범인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김익상은 당시 조선총독부에 전기공 차림으로 잠복해 폭탄을 던졌으나 총독 집무실을 잘못 아는 바람에 사이토 마코토 총독 암살에는 실패했다. 그 뒤 철공원으로 변장해 중국으로 피신한 뒤 두 번째 의거를 계획했다. 김익상 의사는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어려운 환경에서 평양 숭실학교를 다녔다. 졸업한 뒤 기독교계 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다 서울의 광성연초공사에 취직했다. 1920년 중국 펑톈(奉天)지점으로 전근을 간 뒤 의열단장 김원봉을 만나 독립운동, 특히 요인 암살에 뜻을 두게 됐다. 1922년 4월 6일 동아일보에 실린 ‘김익상의 본가는 시외 공덕리로 판명’ 기사는 김익상의 집을 찾아가 취재한 그의 평소 모습을 전했다. 김익상의 주변 인물은 그에 대해 ‘키는 적고 얼골은 검으며 성질이 매우 강렬’ ‘가세는 매우 빈한’하다고 전했다. 가족으로는 부인과 세 살 난 딸이 있었다. 두 번째 거사를 함께한 오성륜이 탈옥에 성공하면서 김 의사만 혼자 일본 나가사키에서 재판을 받았다. 9월 20일 동아일보에 실린 재판 기사는 제목이 ‘민족적 견지로 당연’이었다. 기사는 “피고의 행위는 대개 조직0이라 매우 두려운 일”이라는 검사 측 주장과 “‘그 행위가 개인0이 아니오 조선독립을 도모한 바’임을 고려해야 한다”는 변호사 측 입장이 대립했다고 전했다. 1923년 11월 김 의사는 사형을 선고받았지만 이후 무기징역으로, 다시 20년 징역으로 감형돼 복역 21년 만에 석방됐다. 그러나 그는 귀향 직후 종적을 감췄다. 미행하던 일본인 형사에게 살해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김익상 의사가 총독부에 폭탄을 던진 것은 총독부 건물이 경복궁으로 옮기기 전으로 현재의 서울 중구 예장동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인근이다. 이곳에는 현재 김 의사의 뜻을 기리는 기념비가 서 있다. 김 의사에게는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이 추서됐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09-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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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사고뭉치 고양이 스플랫 큰선물 받을수 있을까

    ◇고양이 스플랫은 큰 선물이 좋아/롭 스코튼 지음, 그림·이정아 옮김/36쪽·9500원·살림어린이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무슨 선물을 받을까. 고양이 스플랫에게는 이만큼 큰 고민이 없다. “오빠, 정말 착한 일 많이 했어?” 스플랫은 여동생 시모어의 말에 덜컥 걱정이 된다. 급히 착한 일을 찾은 스플랫. 엄마가 크리스마스 파티를 준비하는 것을 돕겠다고 나선다. 하지만 깨끗한 그릇을 다시 설거지하고, 장식이 다 된 크리스마스트리에 또 장식물을 다는 사고뭉치 스플랫. 눈을 청소하겠다고 나섰다가 오히려 눈을 모조리 뒤집어쓰기도 한다. 자신이 없어진 스플랫은 산타 할아버지에게 ‘내가 얼마나 착한 일을 많이 했는지’ 직접 말씀드리기로 결심한다. 과연 스플랫은 ‘커다란 선물’을 받을 수 있을까. 선물 때문에 고민하고 걱정하는 스플랫의 모습이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아이들 모습을 닮았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09-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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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사회]역사속의 그들, 역사를 얼마나 악용했나

    ‘원폭 피해자’ 부각시키며전쟁 배상책임 회피한 日“미국 남부엔 노예 없었다”19세기말 백인중심 교과서◇역사사용설명서/마거릿 맥밀런 지음·권민 옮김/288쪽·1만5000원·공존《“역사는 인간의 가치관, 두려움, 염원, 사랑, 미움을 형성했다. 우리는 그것을 깨닫게 될 때 비로소 과거의 힘을 이해하게 된다. 심지어 사람들은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할 때조차 주로 과거에서 전범(典範)을 가져온다.” 영국 옥스퍼드대 세인트앤터니스칼리지 학장인 저자는 이 책에서 인류가 역사를 이용해 온, 혹은 악용해 온 사례를 통해 때로는 ‘역사관’이 역사 그 자체보다 더 역사의 이해에 개입한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저자는 자신을 피해자로 설정하는 것을 역사를 이용하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로 꼽는다.》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세르비아 대통령은 “우리(세르비아)는 언제나 짓밟히고 억압 받았다”고 말하곤 했다. 그의 결론은 늘 “보스니아의 끔찍한 이슬람인들에게 맞서 싸워야 한다”였다. 이 주장은 세르비아인을 집결시켰고 밀로셰비치의 집권을 연장시켰다. 그러나 이 민족주의적 역사관은 결국 인종청소라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중국은 ‘치욕의 세기’라는 용어를 통해 ‘피해자 중국’을 강조하며 현재 중국이 직면한 문제를 비켜가기도 한다. ‘치욕의 세기’는 1840년 1차 아편전쟁부터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수립까지의 시기를 가리킨다. 이러한 역사를 내세우며 중국은 “서양 국가들은 근대 중국이 겪은 각종 불평등과 피해에 책임이 있다. 그러니 중국 내 인권 문제나 티베트 문제에 대해 왈가왈부할 자격이 없다”고 말한다. 일본도 제2차 세계대전 때 입은 원폭 피해를 부각시켜 자신을 전쟁의 피해자로 설정한 뒤 아시아 국가에 대한 배상책임을 회피하기도 했다. 때로는 역사가 신화로 변하기도 한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전반까지 미국 남부에서는 백인이 역사교육을 장악했다. 이들에게 남부는 신사와 숙녀의 고장이었다. 이 시기 남부의 아이들은 노예제도와 인종주의가 거의 없다고 묘사된 남부의 역사를 배우며 자랐다. 1960년대 평등권 운동이 일어난 뒤에야 이 신화는 깨지기 시작했다. 신화로 변한 역사는 민족과 국가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데 이용된다. 2차 세계대전 직후 프랑스의 지도자였던 샤를 드골은 나치에 동조했던 비시 정권과 관련해 “없었던 일이고 의미도 없다”고 선언했다. 전쟁에 대한 반성은 ‘극소수의 프랑스인’에 대한 처벌로 끝났다. 드골의 군대와 레지스탕스가 진정한 프랑스의 대변자로 부각됐다. 프랑스 경찰이 유대인 체포에 적극적이었고 비시 정권의 관리들이 1945년 전쟁이 끝난 뒤에도 자리를 보전했다는 사실은 잊혀졌다. 그 대신 프랑스는 전쟁의 상처를 묻고 국가의 재건을 위해 단결할 수 있었다. 프랑스는 20세기 말이 돼서야 홀로코스트에 부역했다는 것을 인정했다. 호주의 케빈 러드 총리는 2008년 원주민들에 대한 차별정책을 사과했다. 사과를 끝까지 거부한 존 하워드 전 총리가 낙선한 뒤였다. 그러나 실업, 알코올의존증, 아동학대, 문맹 등 현재 원주민들이 겪는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없었다. 한 원주민 지도자는 이 사과를 두고 “원주민은 말이나 듣고, 백인은 돈을 틀어쥔다”고 냉소적으로 평했다. 그렇다면 역사를 전혀 모르는 것이 차라리 나을까. 저자의 답은 “아니요”다. 저자는 냉전기의 갈등이 극한까지 치달았던 것은 서로의 역사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러시아는 역사적으로 수도를 보호하기 위한 완충지대를 확보하는 데 골몰해왔다. 스탈린도 실질적으로는 방어에 초점을 두고 있었다. 미국이 이런 역사를 알았다면 세계를 지배하겠다는 옛 소련의 화법은 과장이라는 점을 알 수 있었다는 게 저자의 말이다. 저자가 말하는 역사사용법은 역사를 이용하고 즐기되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 역사가들도 이를 위해 통념에 도전하고 대중에게 정확한 역사 지식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집단의 입맛에 맞는 억측에 이의를 제기하는 역사는 고통스럽다. 하지만…이것은 성숙함의 징표이기도 하다”는 저자의 말은 역사의 남용이나 오용을 막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다. 원제는 ‘The uses and abuses of history’(2009년).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09-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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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사회]오바마는 어떻게 대통령이 됐나

    ◇오바마의 신화는 눈물이었다/김성수 지음/272쪽·1만2000원·열린책들 “미국 전역에서 눈물을 훔치는 흑인들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3900만 흑인들은 감격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선거 과정을 미국에서 직접 지켜본 저자는 당선이 확정되던 당시 분위기를 ‘눈물’로 요약한다. 오바마 대통령의 시작에도 눈물이 있었다. 정체성 혼란, 아버지의 이른 죽음, 부모의 이혼 등. 그런가 하면 유세 중이던 2008년 11월 정신적 지주인 외할머니의 죽음으로 눈물을 쏟는 모습은 그의 인간적 모습을 부각시켰다. 저자는 선거 과정을 생생하게 전달하며 정치가 오바마의 면모를 담아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희망과 변화’라는 시대의 요구를 읽어낸 탁월한 지도자이자 힐러리 클린턴과 존 매케인 등 과거의 적을 포용할 줄 아는 능력을 지닌 지도자라고 저자는 평가한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09-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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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法典’…50년 현암사 첫 출간 법령집 초판 간행 땐 3년 걸려

    “백성은 법을 믿고 산다! … 법을 믿고 또 법에 의지해서 살고 있는 법치국가의 국민으로서 손쉽게, 그리고 온전한 법전을 가질 수 있었느냐에는 한 가닥의 불만이 없지 않았다.”(초판 ‘법전’ 창간사 중에서) 한국 최초의 법령집 ‘법전’(현암사)이 올해로 창간 50주년을 맞았다. 그 전까지 법령집을 가리키는 단어는 일본의 ‘육법전서’밖에 없었다. 지금은 국어사전에 ‘법전’이 올라 있다. ‘법전’이 법전이라는 단어를 만든 셈이다. 1959년 처음 나온 ‘법전’은 매년 개정판을 내 올해까지 51판을 찍었다. 1999년과 2000년 책을 나눠 낸 적이 있어 총 권수는 54권. 1957년 현암사에 입사해 10여 년간 ‘법전’ 편집자로 일했던 정철진 종이나라 고문(71)은 “초판 출간 당시 회사에 조판작업을 할 만한 사람은 토목과 출신인 나밖에 없었다”며 “직접 손으로 줄을 그어가며 작업하느라 하루 작업량이 1, 2쪽에 불과해 조판을 마치는 데 꼬박 3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법전’ 한쪽에 들어가는 글자 수는 보통 책의 3배에 달했다. 물자가 부족하던 시절이라 얇은 종이를 구하기도 힘들었다. 이렇게 나온 최초의 ‘법전’은 가로 12cm, 세로 15cm 크기에 1000여 쪽 분량이었다. 정확도를 위해 관보와 하나하나 대조하며 1차 교정을 본 뒤 법제처로 보내 2차 교정을 받았다. 초판 ‘법전’은 발매 하루 만에 품절돼 정가 5000환짜리 책이 6000환에 거래되기도 했다. 정 씨는 “다른 출판사에서도 법령집을 많이 펴냈지만 독자들에게 정확도를 인정받았던 ‘법전’만이 50년간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법전’이 50년을 이어온 데는 사용자 중심의 편집도 한몫을 했다. 첫 ‘법전’에서는 편집자가 각 조문에 제목을 붙였다. 당시 일본 법령집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편집 방식이었다. 법전마다 ‘참조조문’을 넣고 ‘단어로 조문 찾기’ ‘사례별 조문 찾기’ 등 색인을 두는 편집방식은 편집저작권 제471호로 등록돼 있다. 어려운 일본식 법률용어를 순화하기 위해 1987년에는 ‘순화용어편람’이 나와 ‘법전’의 부록으로 배포되기도 했다. 현암사는 창간 50주년을 기념해 19∼2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 2층에서 ‘법전 전시회’를 연다. 초판 ‘법전’부터 2009년판 ‘법전’까지 모두 전시한다. 조미현 현암사 대표는 “다양한 시도로 디지털 시대에 맞는 ‘법전’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09-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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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동아일보]기초수급자에서 사장님 된 ‘자활명장’ 外

    한없이 사람 좋은 웃음을 지었지만 ‘자활명장’ 3인은 비온 뒤의 땅처럼 굳건하다. 이들이 꾸린 회사도 작지만 탄탄한 게 이들과 꼭 닮았다. 회사가 부도난 뒤 아내마저 잃었던 정승화 씨는 자활공동체 ‘일과 나눔’의 사장님이 됐다. 한때는 죽고 싶었던 심정이었지만 지금은 살아가기에 무척 바쁘다. 10일 자활나눔축제에서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에게 ‘자활명장’ 표창을 받은 세 사람을 만났다. 정부 지원금 수급권자였던 이들은 이제 어엿한 사장님으로 홀로서기에 성공했다.한미정상회담 FTA 동상이몽?19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두 나라는 북핵 문제에 대해선 한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이명박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진전된 입장을 받아내야 하고, 오바마 대통령은 미 노동계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인데…. 4대강 4개보 착공… 현장 가보니4대강 살리기 사업의 본격적인 추진을 알리는 낙동강 합천, 달성, 구미보와 영산강 승촌보 설치 공사가 10일 시작됐다. 현장에서는 보 진입로 공사와 임시 물막이 작업이 동시에 이뤄졌다. 정부가 4대강을 재탄생시키기 위해 첫 삽을 뜬 셈이다. 이번 사업이 4대강을 어떻게 바꿔놓을까. 단속 피하려… 車번호판 요지경 불법개조교통법규위반이나 속도위반 과태료를 피하기 위한 자동차 번호판의 변신은 계속된다. 빛을 반사해 이동식 카메라 촬영을 방해하는 ‘반사필름’은 옛말이다. 발광다이오드(LED)를 부착한 자체발광 ‘일지매’ 번호판에서 스스로 꺾고 돌고 방해전파를 쏘는 번호판, 단추만 누르면 검은 천이 덮이는 번호판…. 정식 특허까지 획득한 불법개조 번호판들의 진화는 놀라운 수준이었다. 日, 총련에는 지방참정권 안 준다재일동포의 숙원인 지방참정권 획득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일본 민주당이 영주외국인에게 지방참정권을 부여하는 법안의 골격을 마련해 조만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납치 문제로 여론이 좋지 않은 북한 때문에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재일동포에게는 주지 않을 방침이라는데…. “아리랑 세계화, 이래서 가능하다”‘컬처 코드’의 저자이자 문화 마케팅 전문가인 프랑스의 클로테르 라파유. 그가 방한해 ‘아리랑’의 세계화에 관해 강연을 펼쳤다. 그는 “문화와 언어가 사라져가는 시대에 역경에 맞서 싸워온 한국은 세계의 모범”이라며 “한국의 성공에는 아리랑이 숨어 있고 그 아리랑은 세계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서비스 R&D로 혁신 이룬 기업들하루에 수백만 명이 보는 네이버의 초기화면은 이용자의 눈동자 움직임을 포착하고 클릭 패턴을 분석하는 실험을 통해 만들어졌다. 시각적 아름다움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 과학적 접근을 통해 구성한 것이다. 이러한 서비스 혁신을 위한 연구개발(R&D) 사례를 발표하는 콘퍼런스가 10일 서울에서 열렸다.}

    • 2009-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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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슬픔과 恨을 승화시킨 아리랑… 재즈처럼 세계인 마음 흔들 것”

    ‘아리랑 세계화’ 심포지엄 참석클로테르 라파유 박사 인터뷰한국의 문화코드 찾으려면아리랑 더 철저히 연구해야 “아리랑에서 한국인들이 고난과 역경에 대처하는 자세를 엿볼 수 있습니다. 세계는 한국이 힘들었던 역사를 극복하고 어떻게 성공했는지 알고 싶어 하죠. 아리랑에 그 답이 있습니다.” 국내에도 번역됐던 ‘컬처 코드’의 저자인 클로테르 라파유 세계원형발견(Archetype Discoveries Worldwide) 연구소 회장(69). 그는 10일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린 ‘아리랑 세계화 심포지엄’에 참석해 ‘아리랑을 활용한 한국문화의 세계화’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라파유 회장은 프랑스 소르본대에서 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이후 문화인류학을 활용한 마케팅 방안을 세계 곳곳에서 조언해 주고 있다. 기조 강연에 앞서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L타워에서 만난 라파유 회장은 이정면 미국 유타대 교수의 ‘아리랑: 한국의 노래’ 영문판을 들고 있었다. 그는 아리랑의 세계화가 가능하냐고 묻자 곧바로 “그렇다”고 명쾌하게 답했다. “문화와 언어가 사라져가는 시대입니다. 세계화로 자신의 문화와 언어가 일반화될까 두려워하는 이들이 많죠. 힘든 역사를 겪으면서도 전통을 잃지 않은 한국의 불사조 같은 정신은 분명 전 세계와 공명(共鳴)할 수 있습니다.” 라파유 회장은 아리랑이 고통받았던 민중의 음악이라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미국 뉴올리언스의 재즈는 흑인 노예들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담고 있기 때문에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울릴 수 있었다”며 “아리랑 속에도 슬픔과 그 슬픔을 승화시키는 한국인의 영혼이 담겨 있다”고 평했다. 그의 책 ‘컬처 코드’는 각 문화권 사람들의 의식 속에 잠재돼 있는 코드를 찾아 상품 개발과 마케팅에 적용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라파유 회장은 아리랑의 코드로 ‘음과 양’ ‘슬픔과 기쁨’ ‘사랑과 미움’ 같은 대립적 요소들이 함께 등장한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서로 대립되는 요소들을 조화롭게 이야기하는 문화는 드물다”며 “태극기에서 음양의 조화를 형상화했듯 한국인은 이 같은 삶 속의 긴장을 다루는 데 독특한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라파유 회장이 제시하는 아리랑 세계화의 첫 번째 방안은 바로 아리랑 학교나 아리랑 대학 등 아리랑을 보급하고 사람들을 모을 수 있는 기관을 만드는 것이다. 그는 “여기에는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어떤 기업이든 그 기업이 탄생한 문화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풍요와 넓음, 일본은 품질, 프랑스는 고급스러움을 자신들의 문화코드로 만들어 상징적 가치를 창출했죠. 문화코드 없는 상품은 텅 비어 있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의 문화코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를 알아내기 위해서라도 아리랑을 연구해야 합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아리랑의 세계화’ 이래서 가능하다▼보편성다양한 사람 화합시키는 코드개방성쉽게 부를 수 있는 ‘열린 구조’한국성전통문화-역사까지 담겨 있어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국제인재개발센터 주관으로 10일 열린 ‘아리랑 세계화 심포지엄’에선 이정면 미국 유타대 명예교수, 키스 하워드 호주 시드니대 부학장, 재즈보컬리스트 잉거 마리 씨가 주제발표를 했다. 이들은 아리랑이 세계화될 수 있는 주된 특징으로 보편성, 개방성, 한국성을 꼽았다. ○ 아리랑 속의 보편성 이 교수는 발표문 ‘아리랑: 화합의 코드’에서 “한국 역사 속의 아리랑은 다양한 사람을 화합시키는 효과적인 문화적 상징”이라고 말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 2002년 한일 월드컵, 2008년 2월 평양 뉴욕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을 거치며 아리랑이 화합과 평화 등 보편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노래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마리 씨 역시 “아리랑은 치유의 음악”이라고 말했다.○ 아리랑 속의 개방성 하워드 교수는 ‘아리랑: 열정의 코드’에서 “‘아리랑’의 멜로디는 5음계이기 때문에 쉽게 노래하고 연주할 수 있다”고 평했다. 특히 서울 경기지역의 본조아리랑은 4분의 3박자로 외국인들도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다. 이미 1950년대 6·25전쟁을 거치며 오스카 페티퍼드, 엘리 윌리엄스, 피터 시거 등 해외 뮤지션이 아리랑을 부른 적이 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토론에 참여했던 김기현 경북대 교수는 “선창과 후창, 따라 부르기 쉬운 후렴구 등 아리랑은 세계 민요에서 보기 드문 열린 구조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리랑 속의 한국성 아리랑의 가사는 5000여 소절에 이른다. 이 안에는 한국의 전통문화는 물론이고 한국의 역사까지 담겨 있다. 진용선 정선아리랑연구소장은 “그동안 국악으로서의 아리랑만 강조하다 보니 정작 아리랑이 한국의 노래인지, 어떤 내용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며 “아리랑을 그릇으로 생각하고 그 속에 담긴 한국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했다.}

    • 2009-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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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나온 책]‘행복을 좇아 가지마라’ 外

    ◆ 행복을 좇아 가지마라(김상백 지음·운주사)=경북 영주에서 ‘욕쟁이 스님’으로 불리기도 하는 자유분방한 봉철선사와 저자가 주고받은 선문답을 책으로 엮었다. 생명, 행복, 참 나(我) 등 불법의 가르침을 쉽고 짧은 글로 풀어냈다. 9500원.◆ 운주사로 날아간 새(이노근 지음·서연)=전남 운주사를 소재로 한 소설 형식의 기행 에세이다. 저자는 이 책 집필을 위해 10여 차례 현지를 답사했다. 운주사의 천불천탑, 대웅전, 칠성바위 등에 얽힌 이야기를 다양한 삽화와 함께 실었다. 1만 원.◆ 문호리 지똥구리네(김수영 지음·동아일보사)=시인인 저자는 5년 전 경기 양평군 문호리로 이사했다. 아이들의 천식과 아토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을 감행한 것. 북한강의 자연과 소통하며 소박하게 살아온 이야기를 담았다. 1만2000원.◆ 한국 자본주의의 선택(백종국 지음·한길사)=정치경제학자인 저자는 자본주의를 공동체의 복지 증진을 위한 매개체로 보고 한국 자본주의의 역사를 매개체와 본질 간의 관계, 즉 ‘매개의 변증법’을 통해 살핀다. 저자는 결론에서 한국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공동체적 자본주의’를 제시한다. 3만 원.◆ 비교 문학의 도전(박성창 지음·민음사)=오늘날의 비교문학은 비교문화, 비교학으로까지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문학평론가인 저자가 비교문학의 개념과 전개 과정을 통해 한국 비교문학의 역사와 과제를 짚었다. 2만5000원. ◆ 알 수 없는 내일1·2(문순태 지음·다지리)=1929년 11월 3일 벌어진 광주학생운동을 소재로 한 소설. 항일운동 역량을 자발적으로 키워가고 있던 학생들을 중심으로 학생독립운동이 퍼져나가게 된 과정을 사실적으로 재현했다. 각권 1만1000원. ◆ 동양철학 스케치1·2(김선희 지음·풀빛)=고대 중국 공자의 철학부터 근세 조선의 실학에 이르기까지 한 시대를 이끈 철학 사상들이 어떤 시대적 배경에서 발생했는지를 추적했다. 철학적 개념이나 이론뿐만 아니라 당대 철학자들이 무엇을 고민했는지, 어떤 방법으로 사유의 구조를 형성했는지 쉽게 풀이해 담았다. 각권 1만2000원.◆ 돈 꼴레오네의 문제해결 방식(최복현, 오정화 지음·책든사자)=영화와 소설 ‘대부’에 나오는 그 돈 코를레오네의 모습에서 리더십의 원칙과 문제 해결 방식을 보여주는 독특한 책이다. 작은 약속을 최선을 다해 지키며 신뢰를 쌓았고 ‘노’라고 말하면서 ‘예스’처럼 들리게 한 협상가로서의 면모를 분석했다. 1만2000원.◆ 물질, 생명, 인간-그 통합적 이해의 가능성(장회익 지음·돌베개)=학문의 통합과 소통에 관심을 갖고 과학자의 시선으로 인문학적 주제를 연구해 온 저자가 40년에 걸친 학문 여정을 담았다. 물리학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공부했던 칸트 철학에 대한 논의로 시작해 물질 생명 인간에 관한 현대 과학의 논의를 전개한다. 1만2000원.}

    • 2009-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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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사회]세계지도 위 타원형 경계선의 의미

    세계지도 위에 선을 그어 보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분리장벽, 터키계 북키프로스를 그리스계 남키프로스로부터 봉쇄하는 ‘그린라인’, 남한과 북한 사이의 휴전선, 오스트레일리아와 북인도네시아 사이의 바다를 한 선으로 이어 보면 거대한 타원형이 된다. 저자는 이 안쪽은 중심부, 바깥쪽은 주변부로 구분한다. 분리장벽이나 그린라인 등은 모두 주변부 주민들이 중심부로 이동하는 것을 막고 있다. 주변부 인구는 주로 주변부와 중심부의 경계선 주변에 모여 산다. 주변부는 대부분 경제력이 낮고, 자신들의 고유 언어 외에 다른 언어를 공식 언어로 채택하는 경우도 많다. 지리학자인 저자는 책에서 다양한 지도와 통계를 통해 전 세계에 존재하는 불균형과 차별의 양상을 확인한다. 이를 바탕으로 저자는 여전히 울퉁불퉁한 세계가 존재하고 있으며, 이 차이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일깨운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09-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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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만날 먹는 쌀, 그안에 담긴 비밀은…‘쿵덕쿵 우리 쌀 이야기’

    매일 밥상에 오르는 쌀. 하지만 서양 음식에 밀려 잊혀가는 쌀의 소중함을 다양한 사진과 세밀화, 쉽게 쓴 글을 통해 전달한다. 고혈압을 예방해주는 펩타이드, 노화를 막아주는 비타민E처럼 쌀 속에는 몸에 좋은 성분이 듬뿍 들어 있다. 쌀은 환경보호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나무를 많이 심은 것과 마찬가지로 홍수 조절과 지하수 공급에 도움을 주고, 맑은 산소를 내뿜는다. 우렁이, 오리, 미꾸라지 등 유기농법을 이용해 생태계의 보고(寶庫)로 만들 수도 있다. 벼농사의 특징과 장점, 벼의 종류 등과 함께 농사짓는 과정도 상세히 소개했다. 못자리 내기, 모내기, 피사리(잡초 제거), 물떼기 같은 과정을 전통 농기구, 관련 속담, 농사 때 부른 민요 등을 통해 입체적으로 구성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09-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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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문제아-모범생, 밴드로 통하다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 세 번째로 맞이한 엄마. “나아질 건 없다”고 말하는 고등학교 1학년 문제아 강호의 삶이다. 모범생 도윤은 어떨까. 엄마의 대학진학 프로젝트에 숨 쉴 틈도 없는 ‘공부 기계’가 된 지 오래다. 초등학교 시절 절친했던 둘은 “너희는 서로 부류가 다르다”는 어른들의 논리에 상처를 입은 채 멀어지고 말았다. 고등학교 같은 반이 된 둘의 접점은 바로 밴드부 ‘달리는 파랑 치타’다. 유일한 해방구로 선택한 밴드부 활동으로 둘은 그들만의 꿈을 키우기 시작한다. 제목의 ‘파랑 치타’는 강호가 자신의 바이크에 붙인 이름이기도 하다. 청소년문학상인 제3회 블루픽션상 수상작으로 작가는 고등학교에서 문예창작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09-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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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사회]평생을 바친 유물사랑… 한국 박물관의 사람들

    순종은 1909년 11월 창경궁에 제실박물관을 열며 ‘여민해락(與民偕樂·백성들과 함께 즐거움을 나누다)’이라는 말을 내세웠다. 왕족이나 귀족들만 향유하던 문화를 일반 시민들도 누릴 수 있도록 한다는 뜻이다. 그로부터 100년, 한국 박물관 역사의 산증인 11명을 인터뷰했다. 1990년 작고한 고 김재원 국립박물관 초대 관장의 인터뷰는 딸이자 미술사학자인 김리나 홍익대 명예교수가 대신했다. 올해 3∼5월 동아일보에 연재한 ‘한국 박물관 100년의 사람들’ 시리즈에 내용을 보충해 책으로 엮었다. 6·25전쟁 당시, 북한 인민군은 서울 점령 뒤 당시 경복궁에 있던 국립박물관의 유물을 북한으로 가져가려 했다. 그러나 박물관 직원들이 낮에는 유물을 포장했다 밤에는 도로 풀어놓는 일을 반복하며 시간을 지연시킨 덕에 북한 이송을 막을 수 있었다. 1·4후퇴 때는 유진 크네즈 부산 미국공보원장이 김재원 관장에게 미리 귀띔을 해줘 아슬아슬하게 유물을 부산으로 옮길 수 있었다. 1963년 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전남 강진에 갔을 때의 일이다. 당시에는 마을 주민이 청자 파편을 외국 학자나 여행객에게 파는 일이 잦았다. 정 전 관장과 일행은 당시 마을 사람들이 팔려고 가져온 파편 중 청자기와를 발견한다. 청자로 지붕을 덮은 건축물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데다 청자기와는 당시까지 국내에서 서너 점밖에 출토된 적이 없을 정도로 귀한 것이었다. 그 뒤 20여 년간 강진 발굴조사가 진행돼 막새 완형을 비롯한 기와 수백 점을 발굴했다. 이때 발굴된 청자기와는 올해 한국 박물관 개관 100주년 상징물 ‘청자정(亭)’ 건립의 모델이 됐다. 부족했던 문화재 보존 인식과 장비, 인력 문제로 후회를 남긴 일도 있었다. 1971년 당시 백제 무령왕릉 발굴은 사흘 만에 ‘해치운’ 발굴이었다. 막판에는 바닥에 흩어진 유물을 삽으로 긁어내 자루에 쓸어 담다시피 했다. 당시 발굴에 참여했던 지건길 문화재위원회 부위원장(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이 일을 “차마 고고학 발굴이라고 내세울 수 없는 우를 범했다”고 회상한다. 그러나 이 경험을 바탕으로 1973년 경주 천마총 발굴은 철저한 계획 아래 신중히 진행할 수 있었다. 6·25전쟁이 일어나자 신문지로 유물을 둘둘 말아 급히 피란을 가야 했고(진홍섭 국립박물관 개성분관 초대 관장) 민속박물관 개관 때는 마을 장승을 몰래 가져와 전시하기도 했다(장주근 전 경기대 교수). 이처럼 평생 박물관과 생사고락을 함께해 오면서도 “다시 태어나도 박물관 사람이 되고 싶다”(이난영 전 국립경주박물관장)고 말하는 데서 한국 문화와 박물관에 대한 이들의 무한한 애정을 느낄 수 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09-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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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토크쇼 제왕’이 말하는 76년 인생과 방송 철학

    유대인 이민자의 자식으로 태어나 아홉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생활보호대상자가 됐다. 7명의 여성과 8번 결혼했다. 심장마비로 수술을 받은 뒤 심장재단을 설립하기도 했다. O J 심슨, 모니카 르윈스키 같은 화제의 인물뿐만 아니라 리처드 닉슨 이후의 모든 미국 대통령을 만났다. 이 흥미진진한 인생이 바로 CNN ‘래리 킹 라이브’의 진행자, 래리 킹의 삶이다. 올해로 76세인 저자는 책에서 허심탄회하게 인생 이야기를 풀어놓는가 하면, 방송 진행자로서의 철학을 들려주기도 한다. 미국 마이애미에서 처음 라디오 방송 진행자로 일하게 된 그는 한 식당에서 PD도 없이 혼자 생방송을 진행하는 일을 맡는다. 그는 여기서 웨이터, 휴가 중인 손님, 배관공 등 일반인을 무수히 인터뷰하며 자신만의 진행 방식을 세운다. “나는 평범한 사람이고 나의 인터뷰는 평범한 사람을 끌어들인다. 그러나 특별할 수 있는 사람들 속에서 평범한 사람의 모습을 끌어내기도 한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추천사와 저자의 가족, 친구들이 말하는 그의 모습도 함께 실렸다. 저자는 책의 마지막을 “이제 토크쇼에 들어갈 시간이다. 그만 가야겠다”고 마무리한다. ‘래리 킹 라이브’는 지금도 평일 오후 9시(미국 동부시간 기준) 전 세계를 향해 전파를 타고 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09-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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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뇌-인지-마음과학 융합의 길은…

    한국 훔볼트회(회장 이영준·사진)는 독일 훔볼트재단의 장학금을 받은 한국 학자와 예술가 등이 모인 한국과 독일 간 학술 문화교류 모임이다. 1970년대 초에 생겨 현재 회원은 200여 명에 이른다. 훔볼트회는 2년에 한 번씩 국제 학술문화 포럼을 열고 있다. 올해는 6, 7일 서울대 엔지니어하우스와 교수학습센터에서 ‘뇌-인지-마음에 관한 학문융합 연구와 미래사회의 윤리’를 주제로 국제 학술문화 포럼을 연다. 6일엔 의료법학자인 독일의 안드레아스 슈피크호프 괴팅겐대 교수가 ‘이른바 환자의 지시와 법적 안전장치’라는 발표를 통해 최근 독일에서의 존엄사를 둘러싼 법적 문제와 논쟁을 소개한다. 7일에는 독일의 인공지능공학자인 이프케 박스무트 빌레펠트대 교수가 ‘인간처럼 행동하는 기계들’, 김기현 서울대 철학과 교수가 ‘인지과학의 함축과 한계’, 마에다 료조 일본 릿쿄대 교수가 ‘미래 학문 지형도에서의 인문학’을 발표한다. 7일 오전 10시엔 기젤라 야네츠케 독일 훔볼트재단 부사무총장이 재단의 장학금 및 학문 정책에 관한 소개도 함께 할 예정이다. 02-880-6130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09-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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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박찬부-서대석 교수 제2회 우호학술상 수상

    이종묵 서울대 국문과 교수, 박찬부 경북대 영문과 교수, 서대석 서울대 명예교수가 제2회 우호 학술상 수상자로 3일 선정됐다. 수상작은 이 교수의 ‘우리 한시를 읽다’(한국문학 부문), 박 교수의 ‘기호, 주체, 욕망: 정신분석학과 텍스트의 문제’(외국문학 부문), 서 명예교수의 ‘한·중 소화의 비교’(비교문학 및 문화학 부문). 상금은 각 1000만 원이며 시상식은 13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20층에서 열린다.}

    • 2009-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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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 속 동아시아의 정체성은? 3국 3색 진단

    “한자와 유교 등 동아시아에도 유럽과 같은 아이덴티티를 구성하는 역사적 기반이 존재한다.”(부핑 중국사회과학원 근대사연구소장) 그러나 전쟁, 식민지 지배 등 동아시아의 근현대사는 동아시아의 공통된 정체성 형성에 균열을 만들고 있다. ‘국경을 뛰어넘는 역사 인식의 구축’이 필요한 대목이다. ‘역사적 관점에서 본 동아시아 세계의 아이덴티티와 다양성’을 주제로 한 국제학술회의가 동북아역사재단과 동아시아연구포럼 주최로 6, 7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다. 근현대기 한중일 3국이 동아시아 세계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었는지 비교해볼 수 있는 자리다. 중국은 근대 이후 서구 열강과의 갈등을 거치며 ‘동아시아 세계’를 재인식했다. 레이이(雷신) 중국사회과학원 근대사연구소 연구원은 ‘대동아의 상상-근대 중국의 담론을 중심으로’에서 19세기 말∼20세기 초 쑨원(孫文) 등 중국 지식인들의 ‘아시아주의’ 담론을 소개했다. 주로 일본의 아시아주의에 영향을 받은 이들은 초기 중국과 일본이 단결해 중국, 나아가 동아시아의 개혁과 자주를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후 일본의 군국주의에 실망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나카무라 마사노리(中村政則) 일본 히토쓰바시대 교수는 러일전쟁을 다룬 일본의 시대소설 ‘언덕 위의 구름’을 통해 일본의 대외관을 분석했다. 나카무라 교수는 “이 소설은 러일전쟁을 침략적인 러시아에 대한 ‘조국 방위 전쟁’, 아시아의 황색인종이 백인 제국주의를 무찌른 최초의 전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후 일본 제국주의에 명분을 제공하는 ‘대동아 공영권’과 같은 동아시아 인식으로 발전했다. 최덕수 고려대 교수는 ‘근대 한국 동아시아 인식의 기원과 전환’을 통해 한국의 동아시아관을 소개한다. 최 교수는 고종이 당시 왜양일체론에 대해 “왜와 양은 다르다”는 견해를 고수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고종이 ‘동아시아는 서구와 다르다’는 나름의 동아시아 인식을 보였다는 뜻이다. 이는 이후 동양평화론 등 한국의 동아시아 인식으로 이어졌다. 쉬슈리(徐秀麗) 중국사회과학원 근대사연구소 연구원은 “한국은 중국과 일본을 통하지 않으면 세계와 직접 연결될 수 없었기 때문에 19세기 중엽부터 자연스럽게 동아시아 의식을 갖게 됐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최근 한국에서 동아시아 담론이 논의되는 것과 관련해 그는 “중국 일부 학자는 한국이 경제 발전과 더불어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에 이 같은 논의가 활발해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09-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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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명기-요람기-도약기… 한국 과학 100년 총정리

    한국에 서양식 과학기술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것은 20세기 들어서면서다. 이때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쳐 2000년대까지 한국 과학 100년사를 정리한 ‘우리 과학, 그 백년을 빛낸 사람들’(전 4권·과학사랑)이 최근 출간됐다. 1900∼1945년을 여명기, 1945∼1971년을 요람기, 그 이후를 도약기로 분류해 한국의 과학기술자들이 어떤 업적을 남겼는지를 정리했다. 별책부록 ‘일만 명의 한국과학기술 인명록’에는 전국 70여 개 공대 졸업생들의 이름과 약력을 간추려 실었다. 저자 현원복 씨(80)는 연희전문학교 생물과를 나와 광복 직후부터 통신사 외신기자, 국내 언론의 과학전문기자 등으로 일했다. 이 책 집필에는 4년이 걸렸다. 특히 1권 ‘여명기’에서는 조선총독부의 관련 기록과 일본인이 만든 당대 과학자 연감을 통해 당시 공학계열 졸업생들의 출신 학교별 사회 진출 현황을 정리했다. 3권에서는 과학기술 관련 법률의 정비, 중화학공업화 정책, 한국과학재단 설립 등 1970년대부터 시작된 한국 과학의 도약 과정을 소개했다. 이와 함께 정부 출연 공공연구기관과 민간연구기관, 산업계 등의 연구인력과 현황 등을 자세하게 다뤘다. 현 씨는 자신의 경험을 살려 과학의 대중화와 과학저널리즘에 관한 장을 따로 엮기도 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09-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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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기술 모르곤 사회현상 파악 못해”

    “한 사회가 질병에 대처하는 방식을 보면 그 사회의 성숙도를 알 수 있죠. 신종 인플루엔자A(H1N1)의 경우 그 과학적 내용을 정확히 알기보다는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 좀 아쉽습니다.” ‘연세 과학기술과 사회 연구포럼’의 대표를 맡고 있는 송기원 연세대 생화학과 교수는 3일 과학기술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과 이해 부족을 이렇게 설명했다. 연세 과학기술과 사회 연구포럼은 과학기술과 사회의 관계를 연구하는 연세대 교수들의 모임이다. 포럼 회원들이 2008년 시작한 연세대 강좌 ‘과학기술과 사회’의 강의 내용을 정리해 ‘멋진 신세계와 판도라의 상자’(문학과지성사)를 출간했다. 생명과학, 기후변화, 정보기술 등 여러 과학 분야를 간략히 설명하고 분야별로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를 덧붙이는 형식으로 꾸몄다. ‘과학기술 발전과 정부의 역할’ ‘언론의 과학보도’ 등의 주제도 있다. 송 교수는 “해외에서는 이미 1970년대 초반부터 ‘과학기술과 사회’가 독립적인 전공 분야로 인정받아 따로 프로그램이 있을 정도”라며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일반인과 인문·사회 과학자들이 과학기술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유학 시절 미 정부의 ‘인간 유전체 프로젝트’를 보며 과학기술의 사회적 영향력을 느낀 송 교수는 2007년 관심을 같이하는 교수들과 이 포럼을 만들었다. 김도형 사학과 교수, 방연상 연합신학대학원 교수, 김왕배 사회학과 교수, 김희진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조한혜정 문화인류학과 교수 등 인문·사회 계열 학자들과 박희준 정보산업공학과 교수, 김응빈 생물학과 교수 등 이공계 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1년에 걸쳐 세미나를 한 뒤 2008년 학부생을 대상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송 교수는 과학기술에 대한 사회적 이해가 중요한 이유를 2008년의 광우병 사태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당시는 조류 인플루엔자와 광우병이 거의 동시에 사회 문제가 됐어요. 사실 과학적으로는 조류 인플루엔자의 위험성이 훨씬 컸는데도 광우병 문제가 더 부각되면서 신드롬을 만들어냈죠.” 과학기술과 사회 프로그램은 과학자의 사회적 책임이나 윤리를 교육하는 것 외에도 경제, 행정, 언론 등 다양한 분야를 포괄한다. 송 교수는 “예를 들어 미국 하버드대는 정책대학원에 과학기술과 사회 프로그램이 개설돼 있어 졸업생들이 과학기술 정책 수립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며 “학과 별로 나뉘어 커리큘럼을 짜는 한국의 대학교육 환경에서는 아직 ‘과학기술과 사회’처럼 여러 분야를 포괄하는 학문이 발전하기에 어려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09-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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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고]학술원 회원 우형주 서울대 교수

    대한민국 학술원 회원인 우형주 서울대 명예교수(사진)가 1일 타계했다. 향년 95세. 고인은 1914년 평양에서 태어나 1938년 연희전문학교 수물과와 1941년 일본 교토대 전기과를 각각 졸업한 뒤 1952∼80년 서울대 공대 교수를 지냈다. 서울대 전력연구소장과 대한전기학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전기자기학’ 등의 저서를 남겼다. 유족으로 부인 한순탄 씨와 아들 영남 씨(전 한양대병원장), 영렬 씨(한국스와이코 대표이사)가 있다. 빈소는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이며 발인은 4일 오전 7시 반. 02-3010-2295}

    • 2009-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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