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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에이스 손민한(36·사진)이 돌아왔다. 손민한은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2이닝을 깔끔하게 막으며 명예 회복을 향한 힘찬 시동을 걸었다. 6회 등판한 손민한은 전성기에 비견하는 투구를 선보였다. 6회 최준석 이성열 양의지를 땅볼로 잡았고 7회에도 세 타자를 뜬공과 땅볼로 요리하며 2이닝을 잘 막았다. 최고 구속도 부상 전에 버금가는 시속 144km을 찍었다. 2009년 10월 오른쪽 어깨 수술 이후 줄곧 재활에 매달려온 지 1년 5개월 만이다. 손민한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복귀를 저울질했지만 통증이 가시지 않아 눈물을 머금고 다음 시즌을 기약해야 했다. 이후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못하고 재활군에 편성돼 김해 상동구장에서 겨울을 났다. 손민한은 “투구 내용에 만족한다. 부상에 대한 우려를 떨쳐냈다. 본궤도에 오른 느낌이다”라고 첫 투구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양승호 롯데 감독은 “20일 한화와의 경기에 손민한을 투입해 30개 정도 던지게 할 계획이다. 선발에는 6월쯤 합류가 가능할 것이다”라며 손민한의 회복세에 만족감을 표시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정규 시즌과는 완전히 다른 빠른 농구로 승부를 걸겠다.”(신한은행 임달식 감독) “하은주보다는 스몰맨들을 잡아야 승산이 있다.”(신세계 정인교 감독) 16일 안산에서 시작된 신한은행과 신세계의 여자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는 골리앗 대결이 승부를 가를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국내 최장신인 신한은행 센터 하은주(202cm)를 신세계의 강지숙(198cm), 김계령(190cm), 허윤자(183cm) 등이 얼마나 잘 막느냐가 관건이라는 것. 프로 스포츠 사상 최초가 될 신한은행의 5년 연속 통합우승을 막을 팀으로 센터 자원이 풍부한 신세계가 주목됐던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양 팀 사령탑의 생각은 달랐다. 임 감독은 “하은주는 지능적으로 팀에 기여하는 선수다. 상대 수비가 집중될 때 생기는 공간을 김단비, 이연화, 최윤아 등이 잘 이용할 것을 주문했다”며 빠른 농구를 암시했다. 임 감독의 판단은 적중했다. 신한은행은 속공을 앞세워 101-82로 대승을 주도했다. 김단비는 1쿼터부터 신세계의 골밑을 적극적으로 파고들며 임 감독의 작전을 100% 소화했다. 최윤아, 이연화 등과의 빠른 패스 플레이를 바탕으로 전반에만 17점을 쓸어 담으며 52-35의 리드를 이끌었다. 김단비는 후반에도 연달아 슛을 성공시키는 등 이날 양 팀 최다인 27점을 올렸다. 김단비는 “정선민 언니가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결장했기 때문에 한 발이라도 더 뛰자고 생각했다. 자신 있게 골밑 슛을 쏘면 언니들이 리바운드해 줄 것이라 믿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김단비뿐 아니라 강영숙(19득점), 전주원(11득점) 등 고참들이 제몫을 해 이번 시즌 처음으로 100점을 넘었다. 임 감독은 “경기 초반 강영숙을 싱글 포스트로 놓고 단신 4명을 투입해 스피드로 승부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플레이오프 2차전은 18일 부천에서 열린다.안산=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신한은행의 5년 연속 통합 우승이냐, 새로운 챔피언의 등극이냐. 14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여자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는 신한은행의 독주를 저지하려는 삼성생명, KDB생명, 신세계 등 4팀의 ‘설전의 장’이었다. 프로 스포츠 사상 전무후무한 5년 연속 통합 우승에 도전하는 신한은행의 임달식 감독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임 감독은 “정규시즌에선 3쿼터부터 투입했던 전주원, 하은주를 충분히 가동할 수 있게 준비했다”며 “4강 상대인 신세계의 공격 농구를 막을 비책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정규시즌 4위로 4강 플레이오프에서 거함 신한은행을 만난 신세계 정인교 감독은 “하은주가 나오는 시간만큼 센터 강지숙을 투입하겠다”며 고공 농구에 대한 대비책을 밝히는 한편 “베테랑 김지윤이 책임감을 가지고 경기를 풀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놓고 맞붙는 정규시즌 2위 삼성생명과 3위 KDB생명의 신경전은 점입가경이었다. 특히 삼성생명을 만나면 유독 맥없는 경기를 펼쳤던 KDB생명 선수들은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삼성생명 이호근 감독이 “부상에서 회복 중인 이종애는 무리하지 않게 챔피언전을 준비시키겠다”고 말하자 KDB생명 주장 신정자는 “종애 언니가 테이프를 감고 나오게 하겠다. 지지 않기 위해 꼬리를 바짝 들겠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양 팀 주전 가드의 설전도 이어졌다. KDB생명의 이경은은 “(이)미선 언니보다 어리기 때문에 한 발 더 뛰는 농구로 승부를 걸겠다. 부숴 버리겠다”고 자극했다. 삼성생명의 이미선도 “나이에 비해서 제가 동안이다. 막내 박태은 선수에게 기를 받아서 제가 박살내도록 해보겠다”고 받아쳤다. 여자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는 16일 안산에서 신한은행과 신세계의 대결로 시작된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스포츠센터에서 어른들과 했는데 학교에서 당구를 하게 되다니 꿈만 같아요.” 자욱한 담배 연기, 취객들의 고성, 내기 당구…. 당구라면 부정적인 이미지부터 떠오르는 사람들이라면 눈여겨봐야 할 소녀들이 있다. 서울시에서 최초로 당구부를 창단한 상명중고에서 미래의 차유람, 보람 자매를 꿈꾸는 류지형(16), 지원(15) 자매다. ○ 취미에서 꿈으로 이 당구 자매는 학원 스포츠의 테두리 안에서 명실상부한 엘리트 당구 선수의 길을 걷게 된 1세대다. 상명중고가 당구부를 창단하기 전까지 서울에는 대회를 관장할 협회도, 중고교 팀도, 전문 선수도 없었다. 차유람 같은 엘리트 당구 선수가 되기 위해선 학교를 그만두고 사비를 들여 당구의 꿈을 키워야 했다. 지형, 지원 자매도 올림픽공원 내 스포츠센터에서 지난해 여름부터 당구를 취미로 배웠다. 동호인 대회에 나가선 또래 선수보다 주로 중장년 동호인 고수들과 실력을 겨뤘다. 체계적으로 가르쳐 줄 지도자를 찾기 어렵고 학업 부담도 늘자 당구를 포기할 생각도 했다. 지원 양은 “당구가 쇼핑이나 인터넷 게임보다 좋다. 30대 아저씨랑 겨뤄 한 점 승부를 할 때의 짜릿함을 느낀 뒤 당구 선수가 꿈이 됐다”고 말했다. 때마침 상명중고 당구부 창단 소식은 당구 자매에게 단비였다. 지형, 지원 양의 어머니 문은정 씨(39)는 “아이들의 실력이 나날이 늘어도 당구를 계속 시켜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공부도 하면서 엘리트 선수의 꿈도 키울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미래의 차유람, 보람 취미로 시작한 당구가 인생의 목표로 자리하게 된 데에는 차유람, 보람 자매의 영향이 컸다. 지형 양은 “차유람 언니가 공에 집중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다. 꼭 세계적인 선수가 돼서 대결을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당구 요정’ 차유람(24)도 “나는 당구에 전념하기 위해 학교를 그만둬야 했는데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지형, 지원이가 부럽다. 꼭 나를 능가하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며 격려했다. 당구 국가대표 출신인 상명고 당구부 김웅대 코치(42)는 “차유람도 14세에 당구를 시작했다. 지형, 지원이는 1년 배운 것 치고는 기본기가 탄탄해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말했다. 류지형, 지원 자매가 안정적인 보금자리를 마련하게 된 데에는 상명고 배용숙 교장의 결단이 있었다. 배 교장은 “선수로서 성공도 중요하지만 생각하는 당구 스타로 성장하길 고대한다. 한국에 제대로 된 여성 당구 지도자가 없는데 국제기구 국제심판 등 진로 탐색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형, 지원 자매가 꿈을 키워나갈 상명중고 당구부는 15일 창단식을 연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제2의 당구요정’ 자매 꿈꾸는 류지형-지원 양}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박찬호(38)가 실전 피칭에서 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11일 일본 동북부 대지진 여파로 시범경기가 전면 취소된 가운데 13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팀 자체 청백전에 선발 등판한 박찬호는 6이닝 동안 2홈런을 포함해 5안타를 맞고 4실점했다. 투구 수는 93개였고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6km였다. 이에 따라 25일 개막전 선발 등판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박찬호와 함께 A팀 1루수 겸 4번 타자로 나선 이승엽은 3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 KT 우승 주역 박상오광신중고 시절 최강 포워드로 통했지만 중앙대 입학 후 김주성, 송영진에게 밀려 식스맨을 전전했다. 벤치 신세로 전락한 것을 참지 못하고 자원입대해 육군 보급병으로 복무했다.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농구부로 돌아와 2007년 KT의 전신인 KTF 유니폼을 입었지만 프로의 벽을 절감하며 평범한 세 시즌(평균 8.1득점)을 보냈다. 올 시즌 환골탈태하며 13일 KT의 정규 시즌 우승을 이끈 박상오(30·사진) 얘기다.○ 정규시즌 강력한 MVP 후보 박상오는 올 시즌 팔방미인으로 통한다. 지난해까진 ‘힘은 좋지만 농구에 대한 이해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전창진 감독의 조련으로 확 달라졌다. 타고난 힘과 저돌적인 돌파에 수비, 외곽슛, 농구 센스까지 좋아졌다. 상대팀 감독들도 “거의 외국인선수 수준이다. 어떻게 막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푸념을 털어놨다. 전창진 감독은 “올 시즌 특유의 힘을 잘 활용하는 방법에 눈을 떴다”고 말했다. 13일까지 평균 15.2득점, 5.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KT 국내 선수 중 최고 활약을 펼친 박상오는 정규 시즌 최우수선수(MVP) 강력한 후보에 올라 있다.○ 결혼은 나의 힘 박상오의 일취월장엔 아내 김지나 씨(27)의 내조가 결정적이었다. 박상오는 시즌 내내 “안방, 방문 경기를 가리지 않고 현장에 나와 응원을 보내는 아내와 장인 장모의 사랑이 내 플레이의 원천이다. 결혼 후 인생 역전한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이들의 결혼 뒷이야기는 더 애틋하다. 박상오는 2008년 5월 부산 사직구장 사인회에 갔다가 첫눈에 반한 김 씨를 무작정 수소문해 만났다. 번번이 거절당한 끝에 2009년 가을 김 씨의 마음을 얻은 그는 곧장 운동복 차림으로 장인어른을 찾아가 “지나 씨 없인 농구가 안 된다”며 결혼을 선언했다. 저돌적인 돌파가 주특기인 박상오가 결혼에서도 장기를 발휘해 지난해 7월 단숨에 아내를 얻었다. 전창진 감독의 조련과 아내의 사랑을 밑거름으로 대기만성을 이룬 박상오는 다음 달 4일부터 시작되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도 활약이 기대된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박찬호(38·오릭스)가 실전 피칭에서 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11일 일본 동북부 대지진 여파로 시범경기가 전면 취소된 가운데 13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팀 자체 청백전에서 박찬호는 6이닝 동안 5안타를 맞고 4실점했다. 지난달 25일 청백전(3과 3분의 2이닝 4실점)과 5일 주니치와의 시범경기(4이닝 1홈런 7안타 5실점)에 이어 계속된 난조다. 93개의 공을 던졌고 최고 구속은 시속 146km을 찍었다. 박찬호는 "볼넷과 홈런을 허용한 체인지업을 다음 등판 때까지 더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25일 시즌 개막전 선발 등판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오릭스 관계자들은 "제구력이 흔들려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오릭스 에이스 가네코 지히로의 팔꿈치 수술로 선발진에 구멍이 생긴 가운데 개막전 선발 후보인 박찬호까지 부진에 빠지면서 오카다 아키노부 오릭스 감독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찬호와 함께 A팀 1루수 겸 4번 타자로 나선 이승엽은 3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유근형기자 noel@donga.com}

20초 남짓한 짧은 작전 시간. 벌겋게 상기된 감독이 선수들을 불러 모은다. 중계 카메라가 자신을 찍고 있다는 사실도 잊은 채 열변을 토한다. 쉽게 흥분이 가라앉지 않는다. 방금 지시한 작전이 실패할 땐 피가 거꾸로 쏠리는 기분이 든다. 프로농구 감독 얘기다.○ 잠 1시간 자고 버텨… 시즌 내내 목감기 다른 종목에 비해 농구 감독들은 순간 스트레스가 유달리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임아웃 때마다 호통을 치기 때문만은 아니다. 점수가 많이 나고 동점과 역전이 유난히 많은 경기 특성 때문이다. 동부 강동희 감독은 “축구나 야구처럼 느긋한 경기가 아니다. 24초 공격제한 시간 동안 10가지도 넘는 지시가 오가다 보니 주름살이 늘어간다”고 말했다. 팀당 54경기를 치르는 정규 시즌이 막바지를 향하면서 감독들의 몸과 마음은 그야말로 천근만근이다. 두 달 넘게 1위를 고수하며 정규 시즌 우승을 앞두고 있는 KT 전창진 감독도 마찬가지. 전 감독은 “잠을 1시간 정도밖에 못 자며 버티고 있다. 목감기를 시즌 내내 달고 다녀도 줄담배를 피우다 보니 나을 기미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또 전 감독은 “가끔 시간 날 때 당구를 쳤는데 요즘은 당구 큐를 잡아도 농구 생각만 맴돌아 관뒀다”고 덧붙였다. 피 말리는 마지막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사령탑들은 어떻게 심신을 다스릴까. 프로농구 감독이 가장 선호하는 스트레스 퇴치 방법은 다름 아닌 등산이다. KT와 우승을 다투는 2위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새벽 산행 마니아다. 잠까지 줄여가며 평소엔 인천대공원 부근 관모산을, 지방 방문경기를 가선 해당 지역 명산을 찾는다. 유 감독은 “올해도 계룡산, 소백산, 가야산 등을 찾았다. 숨이 턱까지 찰 때는 복잡한 농구 생각을 잊을 수 있다”며 등산 예찬론을 폈다. SK 신선우 감독도 가슴이 답답할 때마다 경기 용인의 숙소 주변 덕조봉에 주 1회 이상 오른다.○ 선수들과 목욕탕 알몸 미팅 사우나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사령탑도 있다. 6강행을 확정한 LG 강을준 감독은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마다 선수단과 목욕탕 알몸 미팅을 갖는다. 혼혈선수 문태영과 외국인선수 크리스 알렉산더도 반바지 차림으로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 강 감독은 “팀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소통의 시간을 갖는 데 목욕만큼 좋은 게 없다. 문태영이 팀에 융화될 수 있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체력 보조제도 인기다. 동부 강동희 감독은 “여유가 없다 보니 운동은 꿈도 못 꾼다. 홍삼 진액이나 헛개나무 알약으로 체력을 보충하고 있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마스터스 황제’의 정상 복귀가 이뤄질까. 20일 열리는 2011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2회 동아마라톤대회 마스터스 부문에서는 남자부의 김창원 씨(33)가 3년 만의 정상 복귀를 노린다. 김창원은 아프리카 브룬디 출신 버진고 도나티엔의 한국 이름.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 하프 마라톤 출전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뒤 난민 신청을 한 그는 지난해 11월 귀화시험에 합격해 한국 국적을 얻었다. 김 씨는 2006∼2008년 대회 3연패를 이룬 마스터스 부문의 지존이다. 2007년에는 2시간18분39초의 기록으로 국내 대회 마스터스 부문에서 처음으로 2시간 20분대 벽을 허물었다. 2009년과 지난해에는 대회를 3주가량 앞두고 발목을 다쳐 출전하지 못했다. 그는 “한국 국적을 얻고 처음 풀코스를 뛰는 대회다. 개인적으로도 의미 있는 대회여서 꼭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김 씨에 맞설 주자로는 2009년과 2010년 대회에서 각각 우승한 이용희 씨(41)와 장성연 씨(35)가 꼽힌다. 이 씨의 최고 기록은 2009년 우승 때 작성한 2시간28분33초. 지난해 2시간27분7초의 기록으로 우승한 장 씨는 2006년 마라톤에 입문한 뒤 이듬해부터 각종 대회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린 강자다. 그는 “도나티엔이 출전한다니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머릿속에 우승하겠다는 생각이 있다”며 2연패에 대한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여자부는 지난해 2시간53분39초의 기록으로 2위에 머물러 대회 5연패 달성에 실패한 이정숙 씨(46)가 정상에 오를지가 관심거리다. 지난해 2시간54분51초의 기록(4위)으로 2년 연속 서브스리(풀코스를 3시간 안에 달리는 것)를 달성해 50대 나이를 무색하게 했던 정기영 씨(53)도 주목해야 할 마라토너다.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마라톤서 욕심내면 절대 결승점 통과 못해”▼오늘도 달리는 60대 CEO 마라톤과 경영은 닮은 점이 많다. 한계를 넘어야 성장이 가능하다. 과유불급을 잊어서도 안 된다. 마라토너가 체력을 적절히 안배하지 못하면 완주하기 어렵듯 경영인도 조직을 효과적으로 운영해야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다. 그런 이유 때문일까. 유독 마라톤 사랑을 외치는 기업인이 많다. ‘마라톤 경영’이라는 용어가 이를 대변한다. 마라톤 동호회를 육성하는 수준을 넘어 사내 정규 프로그램으로 만든 기업도 있다. 다음 달 20일 열리는 서울국제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 출전하는 마라톤 경영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신헌철 SK에너지 부회장(66)은 마라톤에서 얻은 배움을 경영에 접목했다. 신 부회장은 “너무 욕심을 내고 달리면 절대 결승점을 통과할 수 없다. 기업도 마라톤처럼 철저한 계획을 세우고 투자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1998년 퇴행성관절염을 고치려고 남부순환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2002년부터 동아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한 뒤 10년 연속 완주에 도전한다. 그는 “극심한 고통을 느끼는 35km 지점부터 참가자들을 독려하기 위해 호루라기를 불며 뛴다”며 “4시간 15분대 이내로 골인해 보스턴 마라톤 출전권을 따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민계식 현대중공업 회장(69)도 동아마라톤의 단골손님이다. ‘백발의 마라토너’로 불리는 민 회장은 칠순을 앞둔 나이지만 풀코스를 거뜬하게 완주해내는 강철 체력을 지녔다. 풀코스 완주만 200회가 넘었고 700명이 넘는 사내 마라톤 동호회원의 후원자로도 알려져 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태극마크보다는 소속팀 웰컴론코로사의 플레잉 감독직에 전념할 생각입니다.” 24일 발표된 핸드볼 대표 명단에는 반가운 이름이 여럿 있었다. 1월 스웨덴 예테보리 세계선수권대회에 빠졌던 윤경신(38·두산), 강일구(35·인천도시개발공사), 백원철(34·웰컴론코로사·사진). 하지만 부동의 왼쪽 공격수 백원철은 대표팀 합류를 고사했다. 웰컴론코로사의 플레잉 감독이란 중책을 맡은 뒤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다. 감독 겸 선수는 여자 핸드볼 임오경 서울시청 감독(40)에 이어 두 번째다. 백 감독은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하는 아쉬움은 없다”며 “팀에서 어려운 결정을 내려주셨는데 보답하고 싶다. 지난해까지 ‘슈퍼리그’라는 이름으로 치러졌던 4월 리그 전까지 팀을 궤도에 올리려면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웰컴론코로사는 2002년 일과 운동을 병행하는 클럽팀으로 시작해 국내외 16회 우승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2008년 이후 하락세를 겪으며 27일 결승전이 열리는 코리아컵에선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자체 연습경기조차 진행하기 빠듯한 13명의 선수가 전용 체육관도 없이 여러 곳을 전전할 정도로 팀 사정이 어렵다. 백 감독은 “훈련장을 청주에서 대전으로 옮겨야 하는 등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예전 명성을 반드시 되찾겠다”고 말했다. ‘핸드볼의 마라도나’로 불렸던 백 감독은 장기인 저돌적인 돌파와 빠른 공수전환을 팀 체질 개선의 핵심 과제로 정했다. 또 강인하고 따뜻한 형님 리더십으로 침체된 남자 핸드볼에 바람을 일으킨다는 복안이다. 그는 “플레잉 감독으로 경기에 출전하기 때문에 얼마 전까지 함께 뛰었던 선수들이 어색해할까 봐 걱정이다. 형처럼 친근하지만 강인한 지도자가 되고 싶다”며 “풀타임 출전은 어렵겠지만 30분 정도 뛰면서 선수들을 끌어주는 코트 위의 조언자가 되고 싶다. 2년 정도는 거뜬하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수비만 보면 리그 최고인데, 공격은 글쎄요.” 강동희 감독은 4라운드부터 떨어진 동부의 득점력이 걱정이다. 24일 경기 시작 전까지 동부의 한 경기 팀 평균 득점은 최하위인 74점. 짠물농구의 진수를 보여줬던 11일 전자랜드전(52-49 승)부터 5경기에서 평균 66.4득점밖에 하지 못했다. 강 감독은 “로드 벤슨과 김주성의 막강 트윈타워는 제 몫을 하고 있지만 다소 기복이 있는 외곽이 아쉽다. 박지현 황진원 등이 두 자릿수 득점을 꾸준히 해주면 무서운 팀이 될 수 있다”며 분발을 촉구했다. 감독의 고민을 덜어주고 싶은 동부 선수들의 투지 때문이었을까. 동부가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방문경기에서 모처럼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이며 SK에 96-63으로 올 시즌 최다점수차(33점) 승리를 거뒀다. 동부는 1쿼터부터 속공과 패스 플레이를 앞세운 빠른 농구로 25-9로 앞서갔다. 2쿼터엔 3점포(5개)까지 터지며 50-18까지 도망갔다. 반면 SK는 올 시즌 전반 최소 득점의 수모를 당했다. 후반 2진들이 나선 동부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이어가며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 윤호영은 14분 33초만 뛰며 16점을 올렸고 식스맨 안재욱은 3점슛 3개를 포함해 13점을 기록하며 승리에 보탬이 됐다. 4위 동부는 3위 KCC와의 승차를 1경기 차로 좁혔다. 삼성은 역전승을 거두며 전자랜드의 6연승을 저지했다. 삼성은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방문경기에서 74-71로 승리했다. 5위 삼성은 4위 동부와 4경기 차를 유지했고 전자랜드는 선두 KT와 1.5경기 차로 벌어졌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사활을 건 LG의 절실함이 정규시즌 우승을 노리는 KT보다 더 간절했기 때문일까. 선두 KT만 만나면 작아졌던 6위 LG가 다섯 번째 대결 만에 첫 승을 올리며 6강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을 지켰다. LG는 20일 창원 안방 경기에서 KT에 81-68로 이겨 이날 승리를 거둔 7위 SK와 승차를 2경기로 유지했다. 일격을 당한 KT는 2위 전자랜드에 1경기 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경기는 양 팀의 절실함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이번만은 KT를 잡고 6강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LG의 정신력은 KT보다 한 수 위였다. 승리의 일등 공신은 더블더블을 기록한 문태영(20점 14리바운드)이었다. 문태영은 39-39로 맞선 3쿼터에서 양 팀 최다인 6득점을 집중시키며 승부를 갈랐다. 13일 전자랜드전 퇴장 이후 “심판 판정에 신경 쓰지 않겠다”고 했던 문태영은 KT의 밀착 수비에도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골밑을 장악한 크리스 알렉산더(16득점)와 중요한 순간마다 3점슛 3개를 성공시킨 조상현(10득점)도 승리에 힘을 보탰다. 반면 KT는 지난 시즌 최고 외국인 선수 제스퍼 존슨(24득점 8리바운드)에만 의존하며 선두의 위용을 보여주지 못했다. 7위 SK는 서울 라이벌 삼성에 75-69로 역전승을 거두고 6강의 희망을 이어갔다. 전반을 28-37로 끌려갔던 SK는 4쿼터 막판 신인 변기훈의 3점포와 테렌스 레더(22득점)의 연속 득점에 힘입어 역전극을 펼쳤다. KCC는 데뷔 후 개인 최다 득점을 기록한 하승진(30득점)과 강병현(25득점)의 활약을 앞세워 모비스를 96-86으로 이겼다. KCC는 2위 전자랜드를 2.5경기 차로 뒤쫓았다. 모비스는 7연패 수렁에 빠졌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녹화테이프를 수십 번 돌려봐도 계속 가슴이 뛰었다. 내 경기의 장면도 아닌데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김선주(26·경기도스키협회)의 겨울아시아경기 2관왕 장면을 지켜본 스키 신동 이현지(17·청주여고)의 마음이 그랬다. 전국겨울체육대회 4관왕에 오르며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김선주가 한국 알파인 스키의 현재라면 이현지는 미래다. 5세 때 스키를 타기 시작한 이현지는 청주 대성초 4학년 때 이미 초등 무대를 평정했다. 청주 중앙여중 2학년 때인 2009년에는 전국겨울체육대회 중등부 4관왕에 오르며 대회 MVP에 선정됐다. 이후 출전하는 모든 중등 대회를 휩쓸며 ‘설원의 김연아’로 불렸다. 올해 회장배 전국스키대회 슈퍼대회전에서는 처음으로 김선주를 0.01초 차로 이기기도 했다. 17일 전국겨울체육대회 알파인스키가 열린 강원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이현지와 간판스타 김선주를 함께 만났다. 또래에서는 경쟁 상대가 없는 이현지에게 김선주는 선망의 대상이자 라이벌이다. 이현지는 “선주 언니를 보면 부럽기도 하지만 언젠가는 꼭 이기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고 말했다. 김선주도 “싹싹하고 배우려는 자세가 보기 좋다. 경험만 쌓으면 곧 나를 능가할 것”이라며 칭찬했다. 고교 1학년인 이현지는 이번 대회 고등부 대회전에서 3학년 언니들을 5초가량 따돌리고 2분0초78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일반부에서 우승한 김선주(1분59초85)에게 0.93초밖에 뒤지지 않았다. 이현지는 “선주 언니의 스키 바깥쪽에 힘을 싣는 기술을 배우고 싶다. 약점인 회전을 보강해 국가대표에 뽑히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스키 세계랭킹인 국제스키연맹(FIS) 포인트에서 역대 한국 여자 최고인 341위에 오른 김선주는 “FIS 포인트는 상대평가라 상위 랭커가 많이 참가할수록 포인트를 따기에 유리하다. 내가 열심히 해야 현지 같은 후배들도 함께 출전해 포인트를 많이 딸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현지도 “언니가 포인트가 높으니 일본 상위 랭커들도 국내 경기에 많이 온다. 설원에서 눈을 치우고 길을 만들어주는 선배”라며 고마움을 표시한 뒤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언니와 함께 출전하는 꿈이 꼭 이뤄지길 바란다”며 각오를 밝혔다.평창=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18일 경기 시작 전까지 6위 LG(18승 23패)와 7위 SK(17승 24패)는 한 게임 차의 피 말리는 6강 전쟁을 펼치고 있었다. 이날 잠실 맞대결에 앞서 양 팀 사령탑은 고심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SK 신선우 감독은 “그동안 LG 문태영과 알렉산더를 의식하다 외곽에서 당했다. 오늘은 외곽부터 잡겠다”며 지역방어를 강조했다. 이런 신 감독의 고민을 알고 있었던 것일까. 최근 4경기에서 3승 1패를 기록한 LG 강을준 감독은 “센터 알렉산더에게 더블팀 수비가 들어올 때 생기는 공간을 역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두 감독 모두 외곽 수비에서 승부가 날 것을 예상한 것이다. 경기 내용은 예상대로 치열했다. SK가 2쿼터까지 48-46으로 앞서갔지만 3쿼터에만 8점을 몰아넣은 문태영이 살아난 LG가 65-62로 전세를 뒤집었다. 승부는 양 팀 감독의 생각대로 외곽에서 갈렸다. 신 감독의 특별 주문에도 불구하고 SK는 LG에 10개의 3점슛을 내줘 올 시즌 평균(5.5개)보다 두 배 가까이 허용했다. 기승호(11득점)와 무명 슈터 박형철(13득점)이 고비마다 3점슛 3개씩을 적중시켰다. 문태영도 25점을 올리며 제 몫을 했다. SK 지역방어의 허점을 노려 외곽을 뚫은 LG는 4쿼터에는 적극적인 골밑 공격까지 위력을 떨치며 경기를 89-80으로 마무리했다. LG는 7위 SK와의 승차를 2경기로 늘리며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한발 더 다가섰다. 주희정(SK)은 역대 최초로 통산 700경기 출전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강 감독은 “박형철 김용우 등 식스맨들이 활약해 편하게 경기했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나보다 부상이 심했는데 재기한 걸 보면 현수 오빠는 정말 대단해요.”(진선유) “선유는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전성기로 돌아갈 수 있어요. 아직 은퇴할 때가 아니죠.”(안현수) 2006년 토리노 겨울올림픽에서 나란히 3관왕에 오르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남녀 쇼트트랙 영웅이 갈림길에 섰다. ‘황제’ 안현수(26·성남시청)는 지긋지긋한 부상을 털고 국가대표 재도전을 선언한 반면 ‘여제’ 진선유(23·단국대)는 은퇴 의사를 밝혔다. 남는 자와 떠나는 자로 나뉜 이들을 전국겨울체육대회가 열린 춘천 의암빙상장에서 만났다.○ 아쉬운 은퇴 진선유 마지막 대회를 대학부 1500m 4위, 3000m 3위로 마친 진선유의 얼굴은 담담했다. 진선유는 “지난해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뒤 의욕 제로였다. 은퇴하기엔 이르다는 말이 많았지만 처음부터 짧고 굵게 하기로 마음먹고 있었다.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아쉬움이 없지는 않다. 세계선수권 4연패에 도전했던 2008년 발목 부상을 당해 지난해 밴쿠버 겨울올림픽에 나서지 못했다. 부활을 노렸던 지난해 타임레이스(오픈레이스가 아닌 개인 기록경기) 대표선발전에선 1500m와 3000m에서 1위를 했지만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4종목 순위를 점수화해 가장 낮은 선수가 발탁되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500m(10위), 1000m(7위)에서 부진하며 종합 5위(19점)에 머물렀다. 부상을 극복하고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알마티 겨울아시아경기에서 선수 생활의 화룡정점을 찍으려던 바람은 수포로 돌아갔다. 진선유는 “점수 방식에 아쉬움이 있었다. 1위와 2위가 1점 차밖에 나지 않았다. 한 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제도였다”고 말했다.○ 부활 서막 알린 안현수 안현수는 이번 대회 일반부 3000m에서 전매특허인 폭발적인 레이스를 재연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파벌 논란에 이어 세계선수권 6연패를 노렸던 2008년 무릎 부상 등 날개 없는 추락을 계속했던 그가 부활의 신호탄을 쏜 것이다. 안현수는 “주변에서 전성기 때 기량이 나온다고 하니 기분이 좋다. 4월 대표 선발전에서 반드시 복귀해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시상대의 가장 높은 자리에 다시 한 번 오르고 싶다”며 각오를 밝혔다.○ 변함 없는 쇼트트랙 사랑 2011년 다른 길을 선택했지만 두 선수의 쇼트트랙 사랑엔 차이가 없었다. 인터뷰 내내 진선유는 경기장 안에서 환호가 터져 나올 때마다 “잠시만요”를 외치고 경기 결과를 확인했다. ‘이렇게 좋아하는데, 아직 그만둘 때가 아닌 것 같다. 복귀 가능성은 몇 %냐?’고 묻자 “현재로선 10%다”고 답했다. 안현수는 “저도 하는데…. 선유는 충분히 할 수 있다.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홍보 동영상 찍고 나니 2018년까지 뛰고 싶다. 스피드 이규혁 형도 있잖아요”라며 웃었다.춘천=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한국 여자 크로스컨트리 스키 지존 이채원(30·하이원)과 바이애슬론 1인자 문지희(23·전남체육회)가 맞붙으면 누가 이길까. 이채원은 10년 동안 한국 크로스컨트리를 호령하다 아스타나-알마티 겨울아시아경기에서 감격의 금메달을 따냈다. 문지희는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50위 벽을 허물며 월드컵 37위에 오른 기대주다. 서로 경쟁할 일이 없을 것 같던 이들이 전국겨울체육대회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사격과 크로스컨트리가 결합된 바이애슬론 선수인 문지희가 경험 삼아 크로스컨트리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첫 만남은 16일 평창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경기장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 클래식 5km에서 이뤄졌다. 이채원은 1위에 오르며 클래식 주법에 익숙하지 않아 6위에 그친 문지희에게 완승을 거뒀다. 하지만 자유 주법으로 열리는 17일 경기에선 사정이 달라졌다. 크로스컨트리 프리 10km 경기를 앞두고 문지희는 “평소 어깨를 짓누르던 총이 없으니 날아갈 것 같아요. 채원 언니 긴장 좀 해야 할걸요”라며 웃었다. 이채원도 “아시아경기 금메달까지 땄는데 지면 안 되는데”라고 맞받았다. 경기는 중반까지 접전이었다. 이채원이 2바퀴(5km)까지 문지희에게 20초 정도밖에 앞서지 못했다. 하지만 이채원은 후반 스퍼트를 펼치며 27분46초6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채원은 전날 클래식 5km와 이날 결과를 합산한 복합에서도 우승하며 전국겨울체육대회 역대 최다 금메달 기록(48개)을 이어갔다. 문지희는 이채원을 제외한 전문 크로스컨트리 선수를 모두 제치며 30분0초7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땄다. 그는 “바이애슬론은 사격할 때 한 템포 쉴 수 있는데 크로스컨트리는 그러지를 못하니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채원도 “지희가 이렇게 잘 탈 줄 몰랐다”며 흡족해했다. 스피드스케이팅 간판 이상화(22·한국체대), 아스타나-알마티 겨울아시아경기 금메달리스트 김선주(26·경기도스키협회)와 정동현(23·한국체대) 등은 2관왕에 올랐다. 평창=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난도를 높인 새 프로그램을 완성했어요.”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7·세종고)가 러시아 전지훈련 40여 일 만에 성과를 알려 왔다. 손연재는 그동안 새 프로그램을 완성하기 위해 인터뷰조차 사양하고 훈련에 매진해 왔다. 국내 언론과 첫 e메일 인터뷰를 한 손연재는 “예브게니야 카나예바, 다리야 콘다코바 등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과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게 꿈만 같다. 하지만 훈련 시간에는 서로 말 한마디 하지 않는다. 긴장감이 흐른다”고 훈련장 분위기를 전했다. 손연재는 전담코치 옐레나 리표르도바(러시아)와 1년 계약을 하고 러시아 노보고르스크에서 훈련 중이다. 안무가 루시 드미트로바(루마니아)와 함께 지난해보다 난도를 높인 프로그램을 완성한 뒤 표현력 높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손연재는 “올해부터 정식 종목에서 줄이 빠지고 곤봉이 추가됐다. 곤봉 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요즘 흐름에 맞는 프로그램을 짜려고 노력했다. 지난해보다 우아하고 표현력을 강조한 기술을 선보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손연재는 최고 수준의 노보고르스크 리듬체조 훈련장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그는 “습도나 온도 변화에 따라 기구의 방향과 높이 등이 많은 영향을 받는다. 이곳에선 습도 조절이 잘되고 있다”며 “한국에 있을 때보다 훨씬 다양한 물리치료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손연재는 최근 모스크바 월드컵에 출전한 쇼트트랙 대표팀과 시간을 보내며 고국의 정도 나눴다. 손연재가 머물고 있는 노보고르스크 훈련장은 시내에서 3시간가량 떨어져 있다. 그동안 한국 음식을 먹으러 다니기 어려웠다. 손연재는 “조해리 언니가 라면과 비타민을 챙겨줘 눈물이 날 뻔했다”고 말했다. 손연재는 올 시즌 유럽에서 벌어지는 월드컵 시리즈에 계속 출전할 계획이다. 지난해보다 국제체조연맹 포인트를 더 쌓고, 국제 심판들에게도 눈도장을 찍기 위해서다. 3월 열리는 이탈리아 월드컵은 손연재의 러시아 훈련 효과에 대한 첫 시험무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손연재는 “한국이 그립기도 하지만 이곳 생활을 최대한 즐기려 노력하고 있다”면서 “세계 수준으로 도약하는 한 해로 만들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한두 해는 우승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5년 연속은 다릅니다.” 여자 프로농구 5시즌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지은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은 ‘레일 신한’이라는 평가가 늘 불편했다. 정선민 전주원 하은주 김단비 등 쟁쟁한 선수들을 독점한 신한은행에 대한 견제가 못내 서운했단다. 하지만 5년 연속 우승을 확정지은 임 감독의 표정엔 자부심이 넘쳤다. “구단, 선수, 코치가 삼위일체 해야 하고 운까지 따라야 가능한 결과입니다. 프로야구 해태가 아무리 강했어도 5년 연속 우승은 못했습니다. 질적으로 다른 우승을 일궜습니다.” 신한은행이 14일 천안 인재개발체육관에서 국민은행을 67-62로 이기고 정규리그 5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10연승을 달린 신한은행은 26승 3패를 기록하며 다음 달 10일까지 이어지는 남은 경기와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5연패는 이번이 처음이다. 프로야구에서는 해태가 1986년부터 한국시리즈를 4연패했다. 우승 0순위로 꼽혔던 신한은행이지만 어느 해보다 어려운 시즌을 보냈다. 임 감독은 “정선민 전주원 최윤아가 줄부상을 당해 어렵겠다 싶었다. 하지만 코치진이 김연주 이연화 같은 선수를 잘 키워 우승이 가능했다”며 공을 코치진에게 돌렸다. 신한은행이 손쉽게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14일 경기는 혼전이었다. 안방에서 우승을 허용하지 않으려는 국민은행은 끈끈한 수비와 적중도 높은 중거리포를 앞세워 2쿼터까지 36-33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3쿼터 막판 전주원의 3점포를 앞세워 51-50으로 추격의 불씨를 댕긴 신한은행은 4쿼터 하은주-전주원의 고공 농구와 김단비(13득점)의 잇단 속공으로 승부를 갈랐다.천안=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장애인에게 ‘레포츠’는 먼 나라 얘기다. 이동하거나 장비를 사용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장애를 딛고 매주 아이스링크에 모여 파워와 스피드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절단 장애, 소아마비, 척추 손상 등의 장애를 넘어 “운동을 통해 방 안에서만 살던 나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했다”고 말하는 아이스 슬레지하키 선수들이다. 기자가 직접 장비를 착용하고 그들의 레저 세계에 동참해 봤다.》○ 가장 격렬한 장애인 스포츠 “각오하세요. 제가 매운맛을 보여 드릴게요.” 경기 성남종합운동장 아이스링크에서 만난 아이스 슬레지하키 연세 이글스의 신경문 씨는 대뜸 겁부터 줬다. 강력한 보디체크, 시속 100km에 이르는 총알 강슛 등 실제 아이스하키에 맞먹는 힘을 보여주겠단다. 슬레지하키는 장애인을 위해 아이스하키를 변형한 경기지만 일반 하키의 보호장구를 사용할 만큼 격렬하다. 소아마비로 한쪽 다리가 불편한 신 씨는 “사이클, 스키 등 썰매를 이용한 스포츠를 해봤지만 이처럼 남성적인 매력을 지닌 스포츠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연습에 앞서 장비를 챙기기 시작했다. 어깨, 팔꿈치, 정강이, 낭심 보호대, 글러브 등 보호대만 5가지가 넘었다. 겹겹이 장비를 착용하자 움직이기 버거울 정도로 몸이 두툼해졌다. 뚱청년에서 벗어나려고 다이어트에 매진해 왔건만, 스케이트를 신고 헬멧을 쓰니 영락없는 한 마리 곰처럼 보였다.○ 직진은 OK! 턴은 No! 10kg이 넘는 육중한 장비들을 착용하고 링크에 나섰다. 직진은 가능했지만 문제는 턴. 썰매를 틀려고 시도하자 여지없이 고꾸라졌다. 처음 서너 번은 픽을 지렛대 삼아 일어섰지만 횟수가 거듭되면서 일어날 힘조차 없었다. 빙판에 얼굴을 부딪치기를 거듭하면서 정신마저 몽롱해졌다. 기자의 일일코치로 나선 연세 이글스 하진헌 감독은 “지금 경기장에서는 기자님의 몸이 가장 불편해 보인다”고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이곳이 내 방 침대였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꽝’ 하는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퍽을 치는 소리였다. 예비군 훈련장에서 듣던 실탄 사격 소리에 맞먹을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 균형 잡느라 강슛은 꿈도 못 꿔 슈팅 도전의 가장 큰 장애는 폴을 잡은 두 손 중 한 손을 떼야 한다는 것. 땀이 흘러내려도 균형을 잡기 위해 손을 쓸 수 없었다. 슈팅을 하기 위해 오른손을 들자 몸의 균형은 흐트러졌다. 가까스로 퍽을 건드려도 제대로 된 슛은 불가능했다. 슛이라기보다 땅볼 패스만 연발했다. 결국 다시 주행 훈련을 해야만 했다. 선수들과 몸을 부딪는 체험은 포기해야만 했다. 이처럼 슬레지하키는 처음에는 일반인이 하기도 힘든 고난도 스포츠다. 하지만 4회 정도 강습을 하면 연습경기도 할 수 있다. 하 감독은 “처음엔 휠체어에서 일어나지도 못했던 장정호 선수를 1년 만에 국가대표로 만들었을 때가 가장 보람 있었다”며 “집에만 있는 장애인들이 제2의 장정호에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과 함께 몸을 부딪치며 희열을 느끼고 싶다면 대한장애인아이스하키협회(www.kihad.com)를 방문하면 된다. 장애를 넘어 2014년 소치 패럴림픽 국가대표팀의 주전 선수가 되고 싶다면 말이다.성남=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아이스 슬레지하키 ::장애인을 위한 아이스하키로 북유럽과 미주 지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스포츠. 양날이 달린 슬레지(썰매)를 타고 움직이며 경기를 한다. 한국은 등록 선수가 40여 명에 불과하다. 실업팀 강원도청과 동호인팀 연세 이글스, 레드불스가 전부다.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으로 척추 부상을 당해 장애인이 된 이성근 씨가 1999년 일본에서 썰매 1대를 기증받은 게 한국 슬레지하키의 시초다. 한국은 지난해 밴쿠버 패럴림픽에서 6위에 올랐다.}

“글쎄요. 감독님께서 아직 아무 말씀이 없네요.” (이승훈) “설마 하루는 쉬겠죠. 떡국도 못 먹었는데….” (모태범) 7일 오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국제공항 출국장. 귀국행 비행기를 기다리며 이후 일정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짧은 수다가 오갔다. 설 연휴까지 반납하며 열흘 남짓한 아스타나-알마티 겨울아시아경기를 마쳤지만 휴식을 꿈꿀 수 없는 선수들의 속내가 느껴졌다. 역대 최다 메달을 수확한 선수단 본진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하지만 한창 시즌 중인 겨울 스포츠 스타들은 쉴 수가 없다. 여름 종목 선수들이 국제대회 직후에는 일정 기간 휴식기를 갖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어떤 사정이 있는 것일까.○ 훈련만이 살길 겨울아시아경기 3관왕 이승훈 등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은 귀국 직후 집이 아닌 태릉선수촌으로 이동해 짐을 풀었다. 이날 단 하루의 외박이 주어질 뿐 8일 오후부터 다시 훈련을 시작한다. 이승훈은 “3월 독일에서 열리는 종목별 세계선수권에서 시드 배정을 받아 정상급 선수들과 경쟁하려면 포인트가 더 필요하다. 훈련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리는 7차 월드컵 출전을 위해 다음 주 중 출국할 예정이다. 조기 귀국한 빙속 단거리 선수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500m 은메달리스트 이강석은 “가족과 함께 쉬고 싶었지만 귀국 다음 날부터 순발력 훈련에 돌입했다. 아스타나에서 부족했던 점을 보강하려면 시간이 없다”며 의지를 다졌다.○ 이어지는 대회 강행군 귀국하자마자 경기에 나서는 대회 강행파도 있다. 스키 2관왕 김선주와 정동현 등 알파인스키 선수들은 9일 용평스키장에서 열리는 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16일부터는 용평 일대에서 열리는 겨울전국체전에서 국내 팬을 만난다. 김선주는 “귀국한 날 가족, 친구들과 파티를 했지만 그게 전부였다. 고교 이후 못해 본 전국체전 4관왕을 위해 용평에 여장을 풀었다”고 말했다. 쇼트트랙 선수들은 고국 땅을 밟지도 못한 채 러시아로 이동했다. 11일부터 시작되는 모스크바 월드컵 5차 대회와 18일 열리는 독일 드레스덴 월드컵 6차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아스타나=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