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효림

손효림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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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손효림 기자입니다.

aryssong@donga.com

취재분야

2024-05-03~2024-06-02
문화 일반53%
연극17%
문학/출판10%
교육7%
경제일반7%
미술3%
인사일반3%
  • [책의 향기]어느새 훌쩍 커버린 딸에게 전하는 진심

    ‘난 잠시 눈을 붙인 줄만 알았는데 벌써 늙어 있었고 넌 항상 어린아이일 줄만 알았는데 벌써 어른이 다 되었고….’ 절로 양희은 씨의 노래가 귓가에 떠오른다. 가요 ‘엄마가 딸에게’ 가사를 섬세한 그림과 함께 담아냈다. 김창기 씨는 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담은 곡을 만들었는데 양 씨가 부르면서 ‘엄마가 딸에게’로 바뀌었다. 양 씨는 딸의 이야기도 듣고 싶어 2절 가사를 썼다. ‘난 한참 세상 살았는 줄만 알았는데 아직 열다섯이고 난 항상 예쁜 딸로 머물고 싶었지만 이미 미운 털이 박혔고….’ 두 팔에 쏙 안기던 아기가 몸을 가누고 무용발표회를 하더니 어느새 교복을 입은 모습을 찍은 사진들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엄마의 뒷모습이 애잔하다. 잘 해내고 싶지만 생각만큼 되지 않아 속상하고 혼란스러운 딸. 표현하는 데 서툴기에 토닥거리고 때로 상처도 받는 일상이 하나하나 펼쳐진다. 평범하기에 더 공감을 자아낸다. 서로를 꼭 껴안은 엄마와 딸은 체온과 몸짓으로 마음을 전한다. 아담한 집의 지붕 위로 솟아난 풍성한 꽃잎의 두 송이 꽃이 마주하고 노란 나비는 날갯짓을 이어간다. 인생의 파도를 헤쳐 나가면서도 엄마와 딸은 늘 그렇게 서로를 바라보고 있을 테니.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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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날의 칼’ 노벨상… 무게 짓눌리지 않아야[광화문에서/손효림]

    “어려운 연극이라 관객이 얼마나 올지 걱정했어요. 그런데 공연 직전 희곡을 쓴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자 전 회, 전 석이 매진됐어요. 진기록이었죠.” 1969년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초연 때를 떠올리며 임영웅 연출가(83)가 한 말이다. 사뮈엘 베케트(1906∼1989)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에 관객들이 몰려온 것. 올해 50주년을 맞은 ‘고도…’는 노벨문학상의 축복(?) 속에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지난달 10일 올가 토카르추크(57·여)와 페터 한트케(77)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발표되자 예상대로 작품 판매량이 껑충 뛰었다. 올해 1월 출간된 토카르추크의 소설 ‘태고의 시간들’은 9개월간 2000권이 판매됐지만 수상 소식 후 한 달이 채 안 돼 1만5000여 권이 나갔다. 지난달 21일 국내 출간된 ‘방랑자들’은 단 2주 만에 1만5000권 넘게 판매됐다. 난해하기로 유명한 한트케의 작품 역시 수상 후 희곡 ‘관객모독’은 9000여 권, 소설 ‘소망 없는 불행’은 5000여 권이 나갔다. 두 책은 수상 이전에는 올해 월평균 각각 66권, 38권이 판매됐다. ‘관객모독’은 기국서 연출가와 극단76이 1978년 국내에 선보이며 연극계에 신선한 파장을 몰고 왔다. 문학의 위기라고 하지만 노벨문학상의 힘은 여전히 강력하다. 하지만 수상자에게 이 상은 양날의 칼과 같다.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주지만 상의 무게에 짓눌려 좋은 작품을 쓰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강연 요청이 쇄도해 강연만 다녀도 여유롭게 살 수 있는 환경도 작가에게는 독이 된다. 상금 900만 스웨덴크로나(약 10억8000만 원)는 상징적인 숫자일 뿐이다. 2006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오르한 파무크(67)가 ‘순수 박물관’(2008년), ‘내 마음의 낯섦’(2014년)을 발표하자 “노벨상 이후 인생의 역작을 저술한 희귀한 작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는 수상한 다음 글쓰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국내 유명 문학상을 여럿 받은 한 작가는 “첫 책이 크게 성공하면 두 번째 책을 더 잘 써야 한다는 압박감이 엄청나다. 행사에 참석해 달라고 부르는 곳이 많아 집필에 전념하기도 쉽지 않다”고 했다. 국내도 이런데 세계적인 상을 받으면 부담이 얼마나 클지 가늠이 안 된다는 것이다. 파무크만큼 수상 이후 활발하게 집필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는 2008년 수상자인 장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79)다. 한국에 대한 애정이 깊어 자주 방한하는 그는 제주 해녀에게서 영감을 받아 쓴 소설 ‘폭풍우’, 서울 곳곳을 세밀하게 비추며 삶을 통찰한 ‘빛나: 서울 하늘 아래’를 출간하는 등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노벨문학상으로 인한 변화를 묻자 그는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다. 파리의 아파트를 사느라 은행에서 받은 대출금을 다 갚게 돼 좋았다”고 답했다. 일상을 그대로 이어가는 것이 작가로서의 삶에 충실한 길임을 보여준다.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좋은 작품을 계속 쓸 수 있는 비결은 그의 말에 담겨 있다. “노벨문학상은 우연이지 현실이 아닙니다. 현실은 글을 쓰는 책상이죠.” 손효림 문화부 차장 aryssong@donga.com}

    • 2019-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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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뉴스, 아태뉴스통신사기구(OANA) 총회 개최

    연합뉴스가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7, 8일 아시아·태평양 지역 뉴스통신사 교류 협력체인 아태뉴스통신사기구(OANA) 17차 총회를 개최한다. OANA 총회는 중국 신화, 일본 교도, 러시아 타스 등 아태지역 35개국 43개 뉴스통신사 대표들이 모이는 행사로, 3년마다 열린다. 연합뉴스는 이번 총회에서 OANA 의장사로 선출된다. 조성부 연합뉴스 사장을 비롯해 OANA 회원사 대표단은 7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다. 이번 총회에서는 ‘저널리즘이 직면한 새로운 도전들: 기술 혁신과 신뢰성 문제’를 주제로 발표도 진행한다. 7일에는 ‘5G 시대 미디어환경 변화와 기술혁신’을 주제로 이종민 SK텔레콤 테크이노베이션 그룹장 겸 미디어랩스장과 마이클 영 로이터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발표한다. 8일에는 ‘기술혁신에 따른 뉴스룸의 변화’, ‘언론의 신뢰성과 책임감’에 대해 논의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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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병마에 맞서 싸우는 우리 엄마는 해적!

    엄마는 해적이다. ‘무시무시한 게’라는 이름의 배를 타고 보물섬을 찾아다닌다. 엄마는 모험을 시작할 때 말했다. “시간이 걸릴 거야. 우리 해적팀은 똘똘 뭉쳤고 선장님은 프로 해적이란다.” 엄마는 첫 전투에서 가슴 한쪽에 흉터가 생겼다. 창백한 얼굴로 돌아온 엄마는 뱃멀미를 했다며 토한다. 머리에 스카프를 두른 건 해적은 머릿니가 생길까 봐 머리카락을 박박 밀기 때문이란다. 어른 독자라면 눈치챘을 것이다. 엄마가 투병 중이라는 사실을. 네 아이의 엄마인 저자가 유방암 진단을 받았을 때 막내아들은 네 살이었다. 아이에게 엄마가 많이 아프다는 걸 어떻게 얘기해야 할까. 고민하던 저자는 아이가 좋아하는 해적을 등장시켜 직접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아이가 무서운 마음에 울음을 터뜨리지 않고 투병 과정을 쉽게 이해하도록 애쓴 엄마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하얀 가운을 입은 해적들이 괴물에게 알약 포탄을 쏘고 대형 주사기로 액체를 발사하며 싸우는 그림은 의료진과 함께 병에 맞서는 엄마의 모습을 씩씩하게 담아낸다. 저자는 유방을 절제하고 항암 치료를 하며 회복하고 있다. 그림책 속 엄마 역시 보물섬을 찾아낸다. 무거운 상황을 명랑하게 전환시킨 상상력에 짝짝짝 박수가 나온다. 현실 속 많은 이들도 그들만의 보물섬을 찾기를.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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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준 콘텐츠진흥원장 “개인 창작자 지원 초점 맞출 것”

    “콘텐츠 산업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스마트폰, 컴퓨터, TV 같은 디바이스가 결합된 구조로 짜여 있습니다. 한국은 스마트폰으로 콘텐츠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 콘텐츠 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큽니다.” 김영준 한국콘텐츠진흥원장(57)은 국내 콘텐츠 산업을 둘러싼 환경을 이렇게 평가했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은 콘텐츠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기 위해 △정책금융 확충 △선도형 실감 콘텐츠 육성 △신(新)한류로 연관 산업의 성장 견인을 3대 전략으로 발표했다. 콘텐츠진흥원은 이를 최일선에서 구현할 예정이다. 김 원장을 서울 중구 콘텐츠진흥원 사무실에서 24일 만났다. 콘텐츠진흥원은 방송, 음악, 게임,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 콘텐츠 제작자에게 제작비를 비롯해 홍보 및 금융 컨설팅, 멘토링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고 있다. 김 원장은 “지난 10년간 콘텐츠 산업에 국고로 3조 원을 쏟아부었지만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콘텐츠 기업의 90%는 영세 기업이다. 단발성 사업을 지원하는 구조로는 기업이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2022년까지 투자 4500억 원, 보증 7400억 원 등 콘텐츠 산업에 1조 원 이상을 추가 공급하기로 한 것도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들을 키우기 위해서다. “아이디어만으로도 투자가 이뤄질 수 있어야 합니다. 또 음악, 애니메이션, 캐릭터 분야처럼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기업에는 지분 투자를 통해 안정적으로 콘텐츠를 개발하도록 해야 합니다.” 하지만 정부가 나서 기업을 키우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 그도 이를 인정했다. “여러 부처가 협력해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기업은 이를 바탕으로 체질을 개선해 스스로 커 나갈 힘을 길러야 하고요.” 그는 콘텐츠진흥원 차원에서는 개인 창작자에 대한 지원에 집중하고 싶다고 했다. “콘텐츠의 뿌리는 결국 사람입니다. 인재를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춰 적극적으로 자원을 투입할 겁니다.” 효율적인 지원을 위해서는 기관의 역량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콘텐츠진흥원은 직원 한 명당 평균 1.8개 사업을 맡고 있습니다. 개인이 각각 사업을 진행하는 구조로는 상호 견제를 하지 못할뿐더러 관리 감독하는 기능도 약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개인의 역량을 조직적 역량으로 전환시켜 시너지를 내는 작업을 할 예정입니다.” 취임 2년을 앞두고 있는 그는 요즘 공공기관장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매일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공공기관은 담당 사업이 거의 고정돼 있기 때문에 기관장이 새로운 일을 도입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때로 돌파하기 힘든 벽을 만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성과를 국민이 피부로 느끼게 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다시 출발한다는 마음으로 뛸 테니 지켜봐 주십시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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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앞만 보고 질주하는 당신, 행복하십니까

    아침에 두 딸의 도시락을 싸고 스쿨버스에 태워준다. 아내와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오후에는 농사를 짓는다. 40세에 사표를 내고 미국 시골에 사는 저자의 일상이다. 신문 기자를 하며 기러기 아빠로 살던 그는 너무 지쳐 한국 생활을 정리했다. 서울 강북의 아파트를 팔아 미국에서 산 타운하우스 월세로 생활비를 충당하지만 그리 많지 않다. 40대 동양인 남성이 미국에서 취업하기는 쉽지 않았기에 더 가지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TV, 스마트폰, 인터넷 없이 산다. 자신에게 집중하고 가족과 온전히 함께하는 삶은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충만한 하루하루로 채워졌다. 앞만 보고 질주하는 이들에게 저자는 어깨를 톡톡 두드리며 말을 건넨다. 행복하냐고. 문득 멈춰서 삶의 방식을 하나하나 되짚어 보게 된다. 지금 손에 꼭 쥐고 있는 것은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일까.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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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활동, 전과정 지원방식으로 바꿀 것”

    “1년 단기 프로젝트 중심으로 지원하던 것을 다년간 창작활동의 모든 과정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꾸겠습니다. 예비·신진 예술인, 중견·원로 예술인 등 경력에 따른 맞춤 지원을 하겠습니다.” 박종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22일 열린 ‘아르코비전 2030’ 선포식에서 현장과 밀착된 예술 행정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아르코비전 2030’은 변화하는 사회 환경을 반영해 새로운 정책을 실행하는 중장기 전략을 담았다. △예술의 창의성과 다양성 존중 △문화예술 가치의 사회적 확산 △자율과 협력 기반의 기관 운영을 3대 전략 목표로 세웠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창작 지원 예산을 2020년 기준 667억 원에서 2030년 2004억 원으로 3배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세부적으로는 ‘예술가의 친구센터’(가칭)를 만들어 계약과 정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예술인이 겪는 고충을 상담하기로 했다. 장르가 다른 예술 분야의 교류를 지원하고 공유 창작 플랫폼도 신설한다. 예술단체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집중 지원하는 사업도 늘린다. 어린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작품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예술가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방안도 적극 도입할 계획이다. 예술가의 눈으로 사회를 바라보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활동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아르코미술관, 아르코예술극장, 대학로예술극장 인력을 개방형 직위제로 선발해 연륜을 갖춘 이들이 예술 행정에 참여하는 기회를 확대할 예정이다. 배우 배해선 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국악인 전영랑 씨는 “젊은 예술가들은 설 수 있는 무대가 한정돼 있기에 무대가 늘 그립고 관객들의 박수 소리에 목말라 있다. 예술가들이 어디에서 활동하든 늘 만나고 지지해 주는 역할을 문화예술위원회가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행사에선 현대무용단 ‘고블린파티’와 첼리스트 조윤경 씨가 공연을 펼쳤다. 김정배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정책실장은 축사에서 “장르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기술과 예술의 융합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문화예술위원회가 변화를 선도하기 위해 현장과 적극 소통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모든 정책은 예술 현장에서 비롯된다. 해결책 또한 현장에서 찾겠다. 토론과 숙의는 어렵고 느린 길이지만 빠른 길보다는 바르게 가는 길을 선택하겠다”고 강조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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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25전쟁 때 ‘통도사 육군병원 존재’ 자료 확인

    6·25전쟁 때 통도사에 육군병원이 설치된 사실을 입증하는 자료가 나왔다. 통도사는 용화전 미륵불소조좌상의 복장유물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한 후 통도사에 제31육군병원이 설치돼 1952년 4월까지 2년가량 운영된 사실을 기록한 ‘용화전 미륵존불 갱(更) 조성연기’를 발견했다고 21일 밝혔다. 구하 스님이 붓글씨로 쓴 연기문에는 국군 상이병 3000여 명이 입사(入寺)해 퇴거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정확한 명칭은 제31육군병원 통도사 분원이다. 본보는 1951년 10월 24일자 ‘상이군에 양말 이 대통령이 증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승만 대통령이 제31육군병원 통도사 분원에서 치료를 받는 상이장병에게 양말 1600켤레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큰 절의 전각은 물론이고 산내 암자까지 부상병으로 가득 찼다. 일부 시설은 병원 사무실, 치료실, 수술실 등으로 사용됐고 스님들은 부상병들을 간호했다. 방장 성파 스님은 “치료를 받다 숨진 병사가 매일 10명 이상이었다고 선대 스님들에게 들었다. 통도사 다비장에서 전사자들을 화장했다”고 전했다. 주지 현문 스님은 “참전용사의 영혼을 위로하는 수륙고혼천도재를 지낼 예정이다. 또 1000미륵불을 봉안해 이들의 희생을 추모하고 국민의 평안을 기원하겠다”고 밝혔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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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아기와 물고기의 꿈결 같은 여행

    깜깜한 밤이 됐다. 이제 잠 잘 시간. 하지만 동그란 아가의 눈은 감길 줄 모른다. 그때 나타난 커다란 물고기 한 마리. 아가는 물고기와 여행을 떠난다. 고래들 사이를 누비고 투명한 해파리 위에서 폭신폭신 뒹군다. 숲속에서는 나뭇잎을 향해 손을 뻗어본다. 하프, 피아노, 첼로 위에서 노는 것도 근사하다. 신나게 놀다 보니 어느새 스르르 잠이 들었다…. 천진함을 가득 담은 보드라운 그림이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준다. 몽환적인 장면 하나하나는 한참 동안 보고 또 보게 된다. 이런 여행을 할 수 있다면 밤이 너무나 기다려질 듯하다. 예쁜 꿈을 꾼 것 같은 기분을 선사하는 그림책이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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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같은반 친구들보다 온라인 친구가 편해?

    초등학교 4학년 우현이는 늘 검은 마스크를 쓴다. 왼쪽 귀 밑에서 턱까지 이어진 큰 점 때문이다. 아이들은 우현이를 ‘검마’라고 놀리고 우현이의 고개는 점점 내려간다. 누나는 인터넷 친구라도 사귀라며 우현이에게 유령 퇴치 게임을 권한다. 게임에서는 친구들이 먼저 말을 걸고 얼굴이 드러나지 않아 우현이는 차츰 자신감을 얻는다. 빨리 사귀지만 쉽게 헤어지고, 몰랐던 자신의 모습이 튀어나오는 온라인 세계가 실감나게 펼쳐진다. 공룡 박사인 우현이가 학교 친구들과 공룡을 매개로 가까워지며 온라인과 현실 속 친구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는 모습은 관계 맺기에 대해 차근차근 돌아보게 만든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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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라별 문화의 속살 깊이 들여다보는 창, 공연[광화문에서/손효림]

    갑자기 불이 켜졌다. 공연장으로 남성 직원들이 들어오더니 객석 뒤쪽을 향했다. 솔직히 이것도 공연의 일부인 줄 알았다. 연극이 워낙 전위적이었기 때문이다. 두 다리가 완전히 풀린 중년 백인 여성을 직원들이 양쪽에서 부축해 데리고 나간 후에야 공연이 아닌 실제 상황임을 깨달았다. 수년 전 오스트리아 빈 페스티벌에서 여우에 대한 서양의 전설을 다룬 ‘판 덴 보스’를 보다가 겪은 일이다. 극 중 남녀 배우가 유리벽 뒤로 들어가자 영상이 켜지며 바닷가 절벽이 펼쳐졌다. 둘은 키스하는 듯하더니 여성이 이로 남성의 얼굴 살점을 뜯어내기 시작했다. 남성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방금 눈앞에서 본 이들이 커다란 화면에서 이런 행위를 하자 영화에 비해 충격이 배가됐다. 여성 관객이 실신한 건 이 장면 직후였다. 막이 내리자 형식적인 박수가 나왔다. 로비에서는 한 20대 여성이 펑펑 울며 전화하고 있었다. “얼마나 끔찍한 걸 봤는지 넌 상상도 못 할 거야!”라며. 흥미로운 건 벨기에에서 이 작품이 기립박수를 받으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는 것이다. 페스티벌 관계자는 “바다와 접해 무역이 발달한 벨기에는 낯설고 도전적인 작품에 호의적인 반면에 클래식의 본고장인 오스트리아는 지나치게 실험적인 작품은 좋아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현장법사 역의 배우 한 명이 바닥에 깐 대형 종이 위에서 잠자고, 사과를 먹으며 인도로 불경을 구하러 가는 긴 여정을 그린 연극 ‘당나라의 승려’도 마찬가지였다. 관객도 고행길에 오른 듯 인내를 요구한 이 작품 역시 벨기에에서는 뜨거운 환호를 받았지만 빈에서는 관객의 절반 이상이 중간에 나가버렸다. 빈 관객이 기립박수를 거듭 보내는 광경을 본 건 빈 국립오페라극장에서 오페라 ‘노르마’가 끝난 뒤였다. 슈트와 드레스를 입은 이들이 인터미션 때 샴페인 잔을 든 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 빈 사람들은 오페라를 이렇게 즐기는구나! 해외여행이 늘어나면서 각 나라의 문화를 깊이 들여다보려는 욕구도 커지고 있다. 공연 관람은 이를 위한 좋은 방법이다. 현지인이 공연장을 찾는 모습과 작품에 대한 반응을 통해 그 나라의 속살을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리세우 극장에서 공연된 오페라 ‘아이다’의 관객 대부분은 백발의 어르신이었다. 모자를 쓰고 재킷을 입은 할머니, 정장 차림에 지팡이를 든 할아버지 등 멋을 낸 스페인 어르신들을 한 번에 그렇게 많이 보긴 처음이었다. 젊은층이 주요 관객인 한국과 달리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관객이 고령화되고 있다는 해외 연출가의 말에 당시 풍경이 떠올랐다. 이런 점에서 150개가 넘는 소극장이 밀집된 서울 대학로는 한국 문화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지난달 2일 시작해 이달 27일까지 열리는 ‘웰컴대학로’ 페스티벌은 외국인이 뮤지컬, 연극을 즐길 수 있도록 영어 중국어 일본어 자막을 제공하고 야외 퍼포먼스 등을 하는 행사다. 이 축제가 상설화돼 자막 서비스를 하는 공연이 늘어나고 탄탄한 작품을 꾸준히 알린다면 대학로는 외국인의 필수 방문지가 될 수 있다. 공연을 통해 맛보는 세계는 한층 깊고 더 강렬하기에.손효림 문화부 차장 aryssong@donga.com}

    • 2019-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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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정규직 청춘들의 불안과 좌절

    201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루비’로 만든 동명의 영화가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상영되고 있다. 김명진 작가(37·사진)가 시나리오를 쓰고 제작한 ‘루비’는 ‘한국 영화의 오늘―비전’ 부문에 초청됐다. 김 작가와 시나리오 작업을 같이 한 윤형섭 작가(43) 역시 200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희곡 ‘저녁’으로 등단했다. ‘루비’는 방송에 출연한 마술사의 비둘기 ‘루비’가 사라진 사건과 프로그램 폐지로 일자리가 사라진 비정규직 직원을 연결지으며 삶의 불안과 좌절을 그렸다. 방송국 스튜디오라는 현실 세계와 연극 무대라는 환상의 세계를 오간다. 박한진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박지연이 주연을 맡았다. 방송국 작가로 일했던 김 작가의 자전적 경험을 녹인 ‘루비’는 티켓 대부분이 판매됐다. 김 작가는 “희곡이 연극으로 공연된 경험을 추가해 영화에서 내면의 소리는 연극 무대를 통해 표현했다”고 말했다. 영화는 올해 말 공식 개봉될 예정이다. “뭔가 털어내고 싶다는 마음으로 겨우 썼던 희곡 ‘루비’가 연극계, 영화계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했습니다. 스스로 치유되는 느낌도 받았고요.”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한 그는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서 미디어문화연구 박사 과정을 마친 후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그가 작업한 시나리오로 또 다른 영화를 만들고 있고 희곡도 쓰고 있다. “방송, 연극, 영화를 두루 접해 본 만큼 현장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지식을 만들어 현장과 학계를 잇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글쓰기도 계속 해야죠. 하고 싶은 이야기에 맞는 그릇을 찾아 계속 모험을 할 겁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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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가리’ 말고 이제 ‘무산’이라 하세요

    “분빠이는 각자내기로, 함바는 현장 식당으로 바꿔 쓰세요.” 573돌 한글날을 맞아 일상생활과 건설현장에서 자주 쓰는 일본어투 용어를 우리말로 순화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립국어원은 가려 써야 할 일본어투 용어 50개를 선정해8일 발표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일본어투 용어를 우리말로 바꾸는 ‘건설용어 우리말로’ 캠페인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국어원은 2005년 만든 ‘일본어투 용어 순화 자료집’에 실린 1100여 개 단어 가운데 개선이 시급하고 생활 속에서 자주 사용하는 용어를 선별했다. 일본식 한자어로는 종지부, 망년회, 잔고가 꼽혔다. 국어원은 이들 단어를 각각 마침표, 송년회, 잔액으로 쓰자고 제안했다. 모포는 담요로, 고수부지는 둔치, 가처분은 임시처분으로 순화할 필요가 있다. 익일은 다음날, 고참은 선임, 대절은 전세로 쓰는 것이 좋다. 많이 쓰는 일본어 음차어로는 나가리, 쇼부, 가라, 쿠사리가 꼽혔다. 이는 각각 무산, 결판, 가짜, 핀잔으로 바꿔 쓰면 된다. 곤조는 고집 또는 근성, 유도리는 융통성, 나시는 민소매, 무데뽀는 막무가내로 순화하도록 권했다. 간지나다는 멋지다로, 이빠이는 많이 혹은 가득으로 표현하도록 했다. LH는 약 2주간 내부 직원 및 전국 20여 개 현장의 건설종사자 160여 명을 대상으로 사용 빈도가 높은 일본어투 건설용어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20개 단어를 선정했다. 국어원은 ‘나라시’는 ‘고르기 또는 평탄화’, ‘데나오시’는 ‘보완 공사’로 다듬었다. 순화된 용어는 건설현장 근무자들이 보기 쉽게 포스터로 제작돼 전국 LH 공사장 900여 곳의 현장식당, 안전교육장 등에 배포된다. 두 기관은 건설분야의 계약서와 설명서, 각종 기술 서적에 사용되는 어려운 건설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개선해나가기로 했다. 한효덕 LH 건설기술본부장은 “우리말로 쉽게 소통하는 건설현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어원은 건설 분야뿐 아니라 일본어투 용어를 사용하는 빈도가 높은 분야를 대상으로 우리말 순화 작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소강춘 국립국어원장은 “일상생활에서는 일본어 음차어가 일본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재미를 위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의식적으로 우리말로 바꿔 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효림 aryssong@donga.com·유원모 기자}

    • 2019-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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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커다란 배낭을 메고 마을로 돌아온 노인

    마을을 떠난 소년이 할아버지가 돼 돌아왔다. 늘 낡고 커다란 배낭을 멘 채. 배낭에는 죽은 아이들이 가득하다는 소문이 돈다. 눈을 감은 할아버지의 몸이 하늘로 솟아오른다. 사람들은 할아버지를 관에 넣지만 관마저 하늘을 난다. 돌이 가득한 배낭을 넣자 관이 내려앉고, 할아버지는 묘지에 묻힌다. 애니메이션을 그림책으로 만들었기에 장면 장면을 섬세하게 묘사한 그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배낭 속 돌은 삶의 굴레일 수도, 욕망일 수도 있다. 그 의미는 읽는 이마다 제각각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묵직한 생각거리를 던진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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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조선의 평범한 농민들, 관리의 수탈에 맞서다

    경상도 단성현으로 이사 온 복현은 서당에서 검돌이를 만난다. 검돌이는 복현이네가 양반 족보를 사서 상민에서 양반이 된 사실을 귀신같이 알아맞힌다. 어느 날 검돌이의 아버지가 관아로 끌려가 목숨을 잃는다. 관리들의 부패를 고발하려다 발각됐기 때문이다. 신분제가 급속히 무너지고 백성들이 굶주림으로 신음하던 조선 후기 사회상을 생생하게 그렸다. 관리들의 수탈에 맞서 봉기에 앞장선 검돌이는 당시 전국적으로 번졌던 농민 봉기의 이유를 상징한다. 검돌이가 아버지의 죽음이 자살이 아니라 타살임을 밝히는 등 예리한 추리로 사실을 알아내는 과정도 몰입도를 높인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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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엄마가 그리울땐 어떻게 하지?

    초등학교 4학년인 연이는 집에 가도 엄마를 만날 수 없다. 교통사고로 엄마가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수업을 마치고 돌아가면 집은 텅 비어 있다. 아빠는 방문을 닫은 채 소리 죽여 흐느낄 뿐이다. 초등학교 입학 때 엄마가 산에 심은 박달나무를 보러 혼자 산으로 향한 연이. 길을 잃고 헤매다 커다란 흰 개를 만나 하늘을 날고 안개 바다를 건너 한 섬에 이르게 된다. 갑작스레 엄마를 떠나보내고 불쑥불쑥 솟아나는 그리움과 두려움에 혼란스러워하는 연이의 모습이 아프게 다가온다. 하지만 소중한 존재와 헤어져도 삶은 계속돼야 한다는 걸 아슬아슬하고도 신비한 모험을 통해 얘기해준다. 따스하게 손을 내미는 이들도 가까이 있다. 그렇게 상처는 차츰 아물어 가고, 마음은 좀 더 단단해진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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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놀이하듯 박물관 공부하고 안전규칙도 익혀요” 콘진원 창업발전소 튀는 사업들

    미세먼지가 하늘을 뿌옇게 덮은 날, 병아리 삐유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밖으로 나갔다. 시간이 지나면서 하얀 삐유의 얼굴이 점점 노랗게 변한다. 숨쉬는 것마저 답답해진 삐유. 동그란 눈을 뜰 수가 없다. 스타트업 ‘조이컴퍼니’가 어린이 교육을 위해 만든 가상현실(VR) 체험 콘텐츠다. 병아리 캐릭터인 삐유와 놀다보면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마스크를 써야 하고 가급적 외출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최인형 조이컴퍼니 대표(33)는 “VR체험관을 다녀보니 어른보다는 어린이가 더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어린이용 콘텐츠를 만들기로 했다”며 “횡단보도를 건널 때 주의할 점, 불이 나면 지켜야 할 수칙 등을 몰입해 볼 수 있도록 360도 촬영으로 영상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이 놀이하듯 즐기는 교육용 콘텐츠를 다양하게 만들어내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창업발전소 사업을 통해 지원금을 지급하고 스타트업의 성장 단계에 맞춰 멘토링 지원을 하고 있다. 마케팅, 홍보기법도 알려주고 기업으로부터 요청이 들어오면 홈페이지도 제작해준다. 최 대표는 “제작비가 많이 드는데 창업발전소 사업에 선정돼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와이드브레인’은 특정 박물관의 전시품에 대한 문제를 풀며 가상의 마을을 만들어가는 모바일 프로그램인 ‘퀴즈박물관AR’를 제작하고 있다. 정답을 맞히면 레벨이 올라가 건물, 나무, 도로가 생기며 마을의 모습이 점점 구체화된다. 어린이들이 박물관 현장에서 배운 내용을 모바일로 다시 익히며 성취감도 맛볼 수 있게 한 것. 당초 교육 시설 전반에 대한 콘텐츠를 만들려고 했지만 사업화에 대한 멘토링을 받으며 교육시설의 범위를 좁혔다. 정혜원 와이드브레인 대표(37)는 “박물관처럼 특정 시설을 대상으로 해야 차별성을 지닐 수 있어 시장에 진입하는 데 좀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콘텐츠진흥원은 업종이 다른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 간의 교류를 활성화해 참신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도록 할 예정이다. 또 해외로 눈을 돌리는 기업을 위해 글로벌 투자자 및 스타트업 컨설턴트를 초청해 만날 수 있도록 하고, 해외 트렌드도 소개할 계획이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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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될성부른 ‘콘텐츠 스타트업’ 키운다

    “김○○ 할머니, 안녕하세요? 자, 다음 소리(초등학교 운동회)를 잘 들어보세요. 방금 소리는 어떤 곳에서 나는 소리인가요?” 인공지능(AI) 스피커에서 치매를 앓는 할머니에게 질문하는 음성이 나온다. 할머니가 “잘 모르겠다”고 하면 “‘국민학교’ 운동회 소리예요. 어렸을 때 운동회 해 보셨죠?”라며 대화를 이어간다. 답변에 따라 질문은 달라진다. 스타트업 ‘코코넛팡’이 치매 환자를 위해 만든 AI 대화 서비스 프로그램이다. 최동혁 코코넛팡 대표(41)는 “치매 진행을 늦추려면 대화를 많이 해야 하는데 요양사 한 명이 치매 환자 여러 명을 돌보고 있어 쉽지 않다”며 “AI로 환자들이 인지능력 개선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기술력은 좋은데 회사 운영에 필요한 회계 등을 잘 알지 못했던 코코넛팡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도움으로 회계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콘텐츠진흥원은 창업발전소 사업을 통해 올해 콘텐츠 스타트업 40개를 선발하고 각각 최대 5000만 원을 지원했다. 예비 창업팀 19개에는 최대 2500만 원을 지급했다. 마케팅 컨설팅과 맞춤형 멘토링, 온라인 홍보 지원 등도 하고 있다. 2014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235개의 기업 및 창업팀이 선정됐다. 경쟁률은 평균 10 대 1이 넘는다. 반려동물과 함께 갈 수 있는 카페 펜션 식당 테마파크 등을 소개하고 여행 프로그램도 제안하는 앱 ‘엔터독’을 만든 ‘차이의발견’도 올해 창업발전소 사업에 선정됐다. 강아지 두 마리와 고양이 한 마리를 키우는 장선경 차이의발견 대표(42)는 반려동물을 데리고 갈 곳이 마땅치 않은 데다 여행을 가도 식당이나 카페를 이용하기가 쉽지 않아 고민했다. 같은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에 관련 정보를 알려주는 사업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장 대표는 “투자를 받는 방법과 요건, 앱 유지 비용에 대해 멘토링을 받아 실무에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법률 수업이 도움이 됐다고 한다. 장 대표는 “법률 서비스는 문턱이 높아 이용하기가 어려운데 콘텐츠를 공개할 때 법적으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고 약관을 만드는 법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토포로그’는 창덕궁, 종묘, 조선 왕릉 등을 가상현실(VR)로 체험하며 그곳의 건물이나 설치물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알려주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윤종선 대표(54)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마케팅 기법, 브랜드화 작업에 대해 교육받는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데 많은 힌트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콘텐츠진흥원은 스타트업이 안착하고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투자자를 유치하고 파트너 기관과 협업하는 방안을 안내할 예정이다. 박경자 콘텐츠진흥원 기업인재양성본부장은 “현장 경험이 많은 이들로부터 생생한 조언을 듣고 파트너사와 효율적으로 협업해 사업의 성공 확률을 높이겠다”며 “벤처캐피털(VC) 등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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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일곱 개의 호주머니에 무얼 채울까

    새 옷을 입은 윌리는 일곱 개의 호주머니를 갖게 됐다. 윗도리에 3개, 바지에 4개. 호주머니에 뭘 넣을지 골똘히 생각하던 윌리는 각설탕, 손수건을 넣는다. 바닷가로 가 노란 조가비, 코르크 마개, 조약돌도 넣어본다. 집으로 온 윌리는 이들 물건을 하나하나 꺼내 아빠에게 보여준다. 호주머니를 어떻게 채울지 궁리하고 물건을 넣은 뒤 뿌듯해하는 윌리의 모습이 정감 어린 그림에 담겼다. 윌리가 할머니에게 동물 친구를 소개받는 이야기, 할머니 집으로 혼자 걸어서 가는 이야기도 있다. 새로운 상황을 마주한 아이가 하는 생각과 행동을 세밀하게 묘사해 공감을 자아낸다. 윌리가 무엇을 할지 상상해보고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떠올려보면 책장을 넘길 때마다 즐거움이 더 커질 듯하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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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프라노 김반디-윤아르나 20일 조인트 리사이틀 열려

    ‘소프라노 김반디&윤아르나 조인트 리사이틀’이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20일 오후 8시 열린다. ‘여성을 말하다 시리즈 2―여성과 문학’을 주제로 한 음악회로, 셰익스피어의 작품 ‘햄릿’에 등장하는 오필리아를 다룬다. 순수함을 지녔지만 끝내 광기로 치닫는 오필리아의 이야기를 담은 곡들과 함께 셰익스피어의 시로 만든 가곡들, 비극과 희극을 보여주는 오페라 속 두 장면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소프라노 김반디는 서울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보스턴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민대 성악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서울대 성악과 및 동 대학원을 나온 소프라노 윤아르나는 프랑스 부흐라헨 컨서버토리에서 성악 및 실내악,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했다. 피아니스트 오순영이 반주한다. 3만 원.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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