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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성교육이 “어떻게 임신을 피하나”에서 “어떻게 임신하냐”로 전환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9일 보도했다. 낮은 출산율과 경제성장률로 고전하고 있는 유럽이 10대 성교육 커리큘럼에도 손을 대고 나선 것이다. NYT에 따르면, 10대 학생을 대상으로 성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덴마크의 비영리단체 ‘성(性)과 사회(Sex and Society)’는 최근 성교육 커리큘럼을 수정했다. 피임 방법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임신에 대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교육 내용이다. NYT는 안전한 피임에서 안전한 임신으로 교육방침을 전환하는 추세가 유럽 국가 전반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덴마크의 경우 경제적 위기와 낮은 고용률이 기존에 낮았던 출산율을 더욱 악화시키며 경각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UN에 따르면 유럽은 20~64세 100명 당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8명이다. 미국은 24.7명인 것에 비하면 높은 수치다. 21세기 말이 되면 50명에 육박할 것으로 UN은 전망하고 있다. 마리안느 롬홀트(Marianne Lomholt) ‘성과 사회’ 국장은 “수년 동안 우리는 안전한 성, 임신을 피하는 방법에 대해서만 얘기해 왔다. 그러다 갑자기 어떻게 임신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학생들에게 말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앞으로 이 방향이 유럽의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NYT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창의적인 캠페인도 소개했다. 일례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08년을 ‘가족의 해’로 정하고 남녀 커플이 미끄러져 붙어 앉을 수 있는 휘어진 공원의자를 만들었다. 싱가포르의 경우 래퍼가 등장해 “나는 애국적인 남편, 너는 나의 애국적인 아내. 호텔을 예약해서 아기를 만들어내자”라며 랩을 하는 사탕 브랜드 멘토스 광고가 화제가 됐다고 소개했다. 덴마크의 경우 성직자가 공개적으로 성과 에로티시즘에 대해 글을 쓰거나 영화배우가 아이를 가지고 싶어 하는 남녀를 위한 데이트 웹사이트를 만드는 등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사회적 활동이 늘고 있는 추세다. 덴마트의 한 여행회사는 지난해 “덴마크를 위해 하세요!Do It for Denmark!)”라는 프로모션 캠페인을 열었는데 이 캠페인 광고가 화제가 됐다. 광고는 프랑스 파리의 한 호텔에 들어가는 젊은 덴마크 커플이 등장하며 “덴마크 사람들은 휴가 때 46% 더 성관계를 가졌습니다. 성관계가 덴마크의 미래를 구할 수 있을까요?”라는 물음으로 끝난다. 이에 대해 크리스틴 안토리니(Christine Antorini) 덴마크 교육부장관은 “정부는 지금 건강과 성생활에 대한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부와 사회단체들의 노력으로 지난해 덴마크는 출생 수가 2013년보다 1000여 명 더 많이 집계됐다. 4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한 수치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노동시장 개혁 추진에 따라 일본 기업들이 근로시간을 단축시켜 직장인의 야근 문화가 줄어들 것이라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 보도했다. 일본 종합상사인 이토추(Itochu)는 일을 일찍 시작하고 일찍 마친다는 장점을 내세우며 신입사원을 모집하고 있다. 복사기 제조업체 리코(Richo)는 오후 8시 넘어서 일하는 것을 금지하기로 했다. 유니클로의 패스트 리테일링(Fast Retailing)은 4시간 탄력근무 도입을 검토 중이다. 야나이 다다시(柳井正) 패스트 리테일링 회장은 “근무 시간이 짧더라도 생산성이 높은 직원들에게 더 많은 보수를 지급할 것”이라며 “오랜 시간 동안 근무하는 게 반드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로봇 생산업체 화낙(Fanuc)은 후지산 기슭에 자리 잡아 접근이 불편한 본사 사옥에 체육관을 두 배로 늘리고 테니스장과 야구장을 짓고 있다. FT는 “정부의 개혁이 기업들의 노력을 떠받치고 있다”며 공무원들도 근무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후생노동성 공무원들은 10월부터 오후 10시 이후로는 일을 할 수 없다. 당초 후생노동성은 사무실 불을 꺼 직원들이 일찍 퇴근하도록 하는 방법을 써봤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와 별개로 일본 정부는 1년에 최소 5일간의 유급휴가를 의무화하도록 하는 법안을 지난주 제출했다. 이 법안은 은행이나 증권사 등의 고소득 연봉자들에게 근무시간보다는 성과에 따라 보수를 주도록 했다. 하지만 이 법안은 성과를 위해 장시간 근무를 하게 만들 것이라는 반대론에 부딪혔다. 지금까지 추진해온 일본의 노동여건 개선 노력들은 대체로 실패했다고 FT는 지적했다. 일본의 과로사 비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아베 내각의 새 정책들은 회사에 대한 충성 등 일본의 오랜 기업문화를 없애고 일에 대한 태도를 바꾸고 있다고 FT는 보도했다. 또 특히 젊은층에게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에서 ‘평생 직장’ 개념이 없어짐에 따라 대학 졸업 후 취업한 신입사원 가운데 3명 중 1명은 3년 안에 직장을 바꾸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영국 여행업체 익스피디아(Expedia)가 지난해 11월 공개한 세계 24개국 785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일본 직장인들은 20일의 휴가 중 절반을 사용해 한국 다음으로 휴가를 적게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독일, 프랑스 근로자들은 휴가 30일을 모두 이용했다. 영국 직장인들은 26일 중 25일을 썼다. 한국 직장인들은 15일의 휴가 중 7일을 써 가장 짧은 휴가를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전주영기자 aimhigh@donga.com}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빚은 밀로스 제만 체코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을 봐도 악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7일 말했다. 체코 CTK 통신에 따르면 제만 대통령은 라디오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2차 대전 때 숨진 장병을 추모하기 위해 모스크바를 방문하는 것이지 군사 퍼레이드를 보러 가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에 대해서도 “악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제만 대통령이 김정은을 외면하기로 결정한 배경에 대해서는 자세히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제만 대통령이 모스크바 방문을 놓고 논란이 일자 김정은은 만나지 않겠다며 미리 선을 그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금까지 미국을 포함한 서방 지도자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 합병에 항의해 모스크바에 방문하지 않기로 했다. 5일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러시아의 태도를 이유로 불참 결정을 내리며 러시아 주재 자국 대사가 행사에 대신 참석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등 서방 주요국 정상이 잇따라 불참 의사를 표시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불참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군사 퍼레이드에는 참석하지 않고 10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하는 타협안을 택했다. 하지만 제만 대통령은 유럽연합 회원국 정상 중 사실상 유일하게 종전 기념식에 참석하기로 결정한 상황이다. 체코 주재 미국 대사가 이에 대해 “어색할 것”이라고 밝히자 제만 대통령은 미국 대사에게 체코 대통령궁 출입 금지를 통보하는 등 갈등을 벌이기도 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쯔엉 떤 상 베트남 국가주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등은 러시아 측에 참석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이 다음 달 모스크바를 방문하면, 권력 승계 후 첫 외국 방문이 된다.전주영기자 aimhigh@donga.com}
미국 대중문화 잡지 ‘롤링스톤’이 지난해 보도했던 버지니아대 집단 성폭행 사건 기사에 대해 5일 오보라고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이 기사는 지난해 큰 파문을 일으켰지만 이날 취소됐다. 롤링스톤의 윌 다나 편집장은 지난해 11월 보도한 ‘캠퍼스 내 강간’이라는 제목의 기사와 관련해 ‘독자와 모든 관련자, 버지니아대 당국과 재학생에게 사과한다’는 글을 이날 웹사이트에 올리고 이 기사를 공식적으로 취소한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기사는 버지니아대 남학생 사교클럽 ‘파이 카파 사이’ 회관에서 집단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신입생 재키의 증언을 토대로 썼다. 재키는 대학교 1학년이던 2012년 동아리 파티에 참가했다가 동아리 건물에서 남학생 7명으로부터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기사는 명문대에서 발생한 폭음과 성폭행, 숨겨진 문화까지 묘사해 논란이 됐다. 하지만 4개월간의 경찰 조사 결과 성폭행 증거를 찾지 못했으며 사건 당일 어떠한 파티도 열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재키가 성폭행범으로 지목한 남학생의 이름도 실제 존재하는 인물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여기에다 재키는 경찰 조사에 협조하지 않아 사건의 실체가 확인되지 않았다. 오보 논란이 불거지자 롤링스톤은 컬럼비아대 언론대학원에 객관적인 조사를 의뢰했다. 조사를 마친 대학원 측은 이 기사에 대해 ‘피할 수 있었던 저널리즘의 망신’이라는 분석 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는 ‘수십 년 경력의 기자들이 보도에 대해 공개적으로 토론하거나 동료들의 사실 확인 요구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등 취재 방법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CNN에 따르면 기사에서 교내 집단성폭행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파이 카파 사이는 6일 “롤링스톤에 대해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롤링스톤의 보도는 사실 확인을 게을리하고 우리 회원이 가담하지 않은 범죄에 대해 우리의 책임이라고 오보를 냈다”며 “저널리즘의 규범이 크게 추락한 슬픈 사례”라고 비판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상냥하고 특별한 유머 감각을 갖췄으며 동료들보다 자신이 우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 화를 내거나 낙담하지 않는 사람. 자신의 집을 가져 본 적이 없으며 해외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 이런 지도자는 매우 드물겠지만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은 5일 웹사이트에 전격 공개한 최고 지도자 무하마드 오마르(사진) 전기에서 이런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2001년 미군의 아프간 침공 이후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은둔의 지도자’로 불리는 오마르. 미군이 1000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걸고 뒤를 쫓았지만 흔적을 찾는 데 실패했다. 그동안 숱한 ‘사망설’과 ‘실종설’이 잇따랐지만 생사가 확인되지 않던 오마르가 잠적 14년 만에 5000자 분량의 전기를 통해 자신을 둘러싼 비밀 중 일부를 세상에 공개했다. 전기를 발간한 대외적인 명분은 최고 지도자 등극 19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옛 소련의 아프간 침공 당시 무자헤딘으로 싸웠던 오마르는 1996년 탈레반을 이끌고 수도 카불을 점령한 뒤 아프간 이슬람국을 세웠다.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후원해 온 그는 9·11 테러 이후 미국의 빈 라덴 신병 인도 요구를 거부했다. 결국 2001년 미군의 침공을 받아 정권이 붕괴됐고 그는 도망자 신세가 됐다. 오마르는 그동안 파키스탄 접경 지역 등에 피신한 채 탈레반을 지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고 지도자 등극 19주년은 명분일 뿐 진짜 노림수는 따로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 세력을 확장 중인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아프간 쪽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오자 이를 막기 위해 베일에 싸인 ‘은둔의 지도자’의 생활상 일부를 전격 공개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기는 오마르가 △이교도 침략자들에 대항하는 지하드 활동을 꼼꼼히 챙기고 있고 △아프간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일어나는 그날그날의(day-to-day) 일들을 파악하고 있으며 △적들의 추적에도 일상적인 업무가 단절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탈레반 전문가 아흐메드 사예디는 이와 관련해 “오마르 전기 발간은 IS의 영향력과 위상을 깎아내리기 위한 전략적 의도가 숨겨져 있다”고 말했다. 한편 탈레반이 스스로 공개한 이번 전기를 통해 탈레반 연구자 사이에서 의견이 갈렸던 오마르의 출생과 혈통 등의 궁금증이 해소됐다. 전기에 따르면 오마르는 1960년에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 주 카크레즈의 한 마을에서 호타크 부족의 톰지 지파 가문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친은 오마르 출생 후 5년 만에 사망했다. 오마르가 한쪽 눈을 잃은 것은 1983∼91년 옛 소련군과의 전투 중 오른쪽 눈에 파편이 들어가자 스스로 눈알을 빼내고 눈꺼풀을 꿰맸기 때문이라고 전기는 밝혔다. 전기는 또 오마르가 여러 무기 가운데 RPG-7 대전차 로켓포를 가장 선호한다고 언급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희귀병인 선천성 조로증 때문에 ‘신체 나이 100세’ 판정을 받은 영국 소녀 헤일리 오카인스가 2일 17세의 나이로 숨졌다. 오카인스의 모친 케리는 3일 “우리 아이가 내 품 안에서 마지막 숨을 쉰 후 더 좋은 곳으로 떠났다”며 페이스북에 사망 소식을 전했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오카인스의 아버지 마크는 “내 딸이 폐렴을 앓아 병원에 입원했다가 잠깐 집에 돌아온 날 세상을 떠났다”며 “한 시간 동안 키우던 강아지들과 동생들을 봤다. 자신이 하늘나라로 갈 것임을 이미 알고 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살 때 선천성 조로증 진단을 받은 오카인스는 자신의 외모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100세 몸의 10대 소녀’라고 세상에 알려왔다. 선천성 조로증은 일반인보다 노화속도가 8배 빨라지는 병이다. 병에 걸리면 성장이 느려지고 심장질환이 생기며 체내 지방과 머리카락이 빠지는 증상을 보이다가 보통 13세 전후로 사망한다. 현재 전 세계에 조로증 환자는 124명이다. 의사는 오카인스가 사춘기를 넘기지 못할 것이라고 했지만 그는 삶을 비관하지 않았다. 미국에서 조로증 치료를 위한 임상실험에 앞장서 참여하다가 예상 수명 13세를 극복한 이듬해인 14세 때는 자서전 ‘나이보다 일찍 늙기(Old Before My Time)’를 출간했다. 16세였던 지난해에는 대학에 진학하며 환자들에게 희망을 전했다. 미국 조로증연구재단은 페이스북에 ‘모든 조로증 환자 가족들이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그는 똑똑하고 아름다우며 활발한 영국 장미였다’는 글을 올렸다. 이 재단의 오드리 고든 이사는 “그의 인내는 치료약 임상실험과 연구에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3일로 85세 생일을 맞는 헬무트 콜 전 총리를 축하하는 글을 일간지에 실었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 최대 발행부수인 빌트지 2일자에 콜 전 총리를 향해 “당신은 독일의 축복이었습니다. 독일 통일과 유럽 통합이라는 독일 현대사의 두 성취를 이룬 당신에게 많은 독일인들이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실었다. 그의 글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과거 범상치 않았던 두 사람의 인연 때문이다. 동독 마지막 정부 부대변인이었던 메르켈 총리는 첫 통독 조각 때 콜 전 총리의 발탁으로 36세 나이에 일약 여성청소년부 장관에 발탁된다. 한때 콜이 키운 ‘정치적 양녀(養女)’로까지 불린 메르켈은 1998년 콜 전 총리가 기독교민주당(CDU) 당수 시절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추문에 휘말리자 이듬해 12월 일간지에 “이제 콜의 시대는 갔다. 당은 이제 (콜 없이도) 혼자 걷는 법을 배워야 한다”며 실명으로 콜 전 총리를 비난하는 글을 실었다. 기민당은 발칵 뒤집혔다. 이후 콜은 정치 무대에서 사라졌고 메르켈은 2000년 2월 기민당 전당대회에서 당수에 선출되면서 당내 최고 권력자가 된다. 그로부터 14년이 지난 지난해 10월 콜 전 총리는 회고록 ‘유산-콜의 구술기록’이라는 책에서 메르켈 총리에 대해 “(과거에) 심지어 포크와 나이프도 제대로 사용할 줄 몰랐다” “(국가 간) 정상 만찬 때 테이블 주변을 서성거려 내가 차분하게 굴라고 자주 말해줬어야 했다”고 메르켈 총리를 비하하는 듯한 표현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세월은 서로 앙숙이던 정치적 관계도 눈 녹듯 사라지게 하는 것일까. 메르켈 총리가 콜 전 총리에게 보낸 공개 축하 글은 많은 독일인에게 변화된 세태를 느끼게 한다고 외신은 전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극심한 가뭄에 직면한 미국 캘리포니아 주가 물 사용을 25% 줄이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캘리포니아 주가 강제 절수 명령을 내린 것은 167년 역사상 처음이다. 제리 브라운 주지사는 1일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소도시 필립스의 적설량 관측소를 찾아 “겨울 가뭄이 4년째 이어지면서 물 부족이 위기 수준에 도달했다. 집 앞의 잔디밭에 매일 물을 주던 시절은 지났다. 역사적인 가뭄을 겪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면서 행정명령 발동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 주 산하 지방자치단체들은 물 사용량을 25% 이상 줄여야 한다. 주 정부는 캘리포니아 전역에 물을 공급하는 400개의 통제소별로 물 사용량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일일이 감시할 계획이다. 캘리포니아 주민의 90%가 영향을 받게 되는데 물 사용량 강제 감축분은 앞으로 9개월간 1조8500억 L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극심한 가뭄에 직면한 미국 캘리포니아 주가 물 사용을 25% 줄이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캘리포니아 주가 강제 절수 명령을 내린 것은 167년 역사상 처음이다. 제리 브라운 주지사는 1일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소도시 필립스의 적설량 관측소를 찾아 “겨울 가뭄이 4년째 이어지면서 물 부족이 위기 수준에 도달했다. 집 앞의 잔디밭에 매일 물을 줬던 시절은 지났다. 역사적인 가뭄을 겪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면서 행정명령 발동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 산하 지방자치단체들은 물 사용량을 25% 이상 줄여야 한다. 주 정부는 캘리포니아 전역에 물을 공급하는 400개의 통제소별로 물 사용량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일일이 감시할 계획이다. 캘리포니아 주민의 90%가 영향을 받게 되는데 물 사용량 강제 감축분은 앞으로 9개월 간 1조8500억 리터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대학 캠퍼스, 골프장, 묘지 관리업체 등은 일반 가정보다 물 사용량을 더 크게 줄여야 한다. 물 낭비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 잔디밭 중 465만㎡는 가뭄에 잘 견디는 내건성 잔디로 교체된다. 도로에 설치된 화단에 물을 주는 행위도 금지되며 화장실 변기와 수도꼭지 관련 규제 기준도 상향 조정된다. 각 가정이 세탁기와 식기세척기를 물 절약형으로 교체할 경우 교체비용의 일부를 보전해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캘리포니아 주는 지난해 초 가뭄 비상을 선언하며 자발적 절수를 요청했지만 물 사용량 감축 목표치 20%를 달성하지 못했다. 행정명령 발동에 따라 이번에는 감축 목표치 25%를 맞추지 못한 지역별 수도 사업자에 대해 주정부가 벌금을 매길 방침이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카메라가 총인 줄 알고는 떨리는 눈망울로 렌즈를 바라보며 두 손을 번쩍 들어올린 네 살배기 시리아 난민 소녀의 사진(사진)이 누리꾼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시리아 아이들의 상처를 그대로 보여주는 이 사진은 지난주부터 일주일간 영어권 누리꾼 사이에서 1만1000번 리트윗됐다. 댓글도 1000개가 넘는다. ‘이 사진을 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슬프다’, ‘인간애(Humanity)는 죽었다’…. 이를 두고 조작된 사진이라는 말이 나돌자 이 사진을 찍은 터키 사진기자 오스만 사으를르 씨가 직접 사연을 밝혔다. 사으를르 씨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 사진은 지난해 12월 시리아의 아트메 난민 캠프에서 찍었다. 남자 아이같이 보이지만 이 아이는 후데아라는 네 살 소녀”라고 설명했다. 사진 속 아이 후데아는 엄마, 두 형제와 함께 터키 국경에서 난민 캠프까지 10km를 걸어왔다고 한다. 아이의 고향은 시리아 중부 도시 하마로, 난민 캠프로부터 150km나 떨어져 있다. 터키 국경과 가까운 아트메 난민 캠프에는 안전한 곳을 찾아 모여든 시리아 실향민 7만여 명이 모여 살고 있다. 시리아 내전은 이제 4년째에 접어들었다. 사으를르 씨는 “망원렌즈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소녀가 카메라를 총이라 생각했다는 것을 사진을 찍고 나서야 알았다. 사진을 보니 소녀가 입술을 깨물곤 살려달라고 손을 번쩍 들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진 한 장에는 아이들의 순수함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숨김없이 투영돼 난민들이 겪는 비극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독일 저가항공 저먼윙스 여객기 추락이 부조종사의 정신질환에 따른 행동 때문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각국 항공사들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원격조종 여객기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고, 유럽과 아시아권 항공사들은 조종실 내에 항상 두 사람이 머물도록 의무화하는 ‘조종실 2인’ 규정을 서둘러 도입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2001년 9·11테러를 계기로 이 규정을 도입했다. 29일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여객기 원격조종 도입론자들은 여객기가 급격하게 고도를 낮추는 등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보일 때 조종사 의사와 관계없이 여객기를 특정 위치로 이동시키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투기의 경우 무인 조종이 이미 현실화돼 있어 여객기에도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항공업계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여객기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조종사이고, 원격조종 시스템이 해킹을 당한다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항공당국은 가장 현실적인 대책으로 꼽히는 ‘조종실 2인’ 규정 도입을 권고하고 나섰다. 저먼윙스 추락사고 이후 유럽항공안전청(EASA)이 항공기 운항 내내 조종실에 2명의 승무원이 함께 있도록 권고한 데 이어 중국 민용항공국도 ‘조종실 최소 2명 근무’ 규정을 각 항공사에 긴급 통지했다고 중국 신화통신이 28일 보도했다. 대만의 푸싱항공과 에바항공도 규정을 고쳐 조종실 최소 2명 근무를 적용하고 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신병력이 있는 직원들에게 일을 맡겨도 되는지를 놓고 항공사는 물론이고 원자력발전소 등 공공안전 관련 시설을 운영하는 고용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인의 27%, 미국인의 25%가 알코올의존증이나 우울증 등 다양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지만 법적으로 의료기록은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철저히 비밀이 보장되고 있어 기업들의 고민이 깊다는 것이다. 현재 유럽과 미국은 기업들이 채용 때 정신병력 여부를 물어보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일부에서는 조종사나 경찰 등 특정 직군의 정신병력 공개를 의무화하면 오히려 치료를 꺼리는 등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한국과 발전 기회를 공유하고, 더욱 활발한 교류를 기대합니다.” 경제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한 중국 장쑤 성 롄윈강(連雲港) 시 양성스(楊省世·사진) 당서기는 25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5 롄윈강 경제무역간담회’에서 한국과의 교류 활성화를 희망했다. 양 서기는 “롄윈강은 유라시아 대륙 간 철도의 동쪽 교두보”라며 “한국과 바다를 사이에 두고 있지만 거리는 400해리에 불과하다”고 지리적 이점을 역설했다. 한국 기업들이 이미 롄윈강에 3억6000만 달러를 투자해 한국이 롄윈강의 네 번째 무역파트너라는 점도 설명했다. 또 그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신경제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와 관련해 롄윈강이 뉴 유라시아 경제지역의 첫 번째 중추도시로 선정됐다며 롄윈강의 발전 가능성을 강조했다. 중국 8대 항구 중 하나인 롄윈강은 인구 510만 명 규모로 중국 고전 ‘서유기’에 나오는 손오공의 고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양 서기는 “롄윈강은 목포시, 평택시, 군산시, 광양시와 자매도시, 우호교류도시 관계를 맺을 만큼 인연이 깊다. 한국의 부산항, 인천항, 광양항, 평택항과 카페리 항선을 개통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양 서기는 “2월에 롄윈강에서 출발하고 중국 신장을 거쳐 중앙아시아에 도달하는 국제 철도선도 개통돼 동아시아와 중서아시아, 유럽 지역을 관통하는 물류 통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 서기는 한중 간 물류, 산업, 관광 분야의 협력을 강조했다. 양 서기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은 한중 협력사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베트남 정부가 대리모를 통한 출산을 합법화한 이후 불임 부부들의 시술 신청이 잇따르고 있다. 19일 베트남 일간지 뚜오이쩨 등에 따르면 대리모 방식의 출생을 허용하는 혼인가족법 개정안이 이달 15일 시행된 이후 하노이 병원 등 정부 지정 시술병원 3곳에 불임 부부들의 시술 신청이 100여 건 접수됐다. 이 개정안은 선천적으로 자궁이 없거나 질병으로 자궁을 적출한 여성, 반복된 유산으로 임신을 못하는 여성에 한해 대리모를 통한 출산을 허용한다. 대리모는 친척으로 제한되며 대리모와의 상업적 거래는 허용되지 않는다. 베트남에서는 매년 500∼700쌍의 불임 부부가 대리모를 원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베트남 정부는 국내에서 대리모를 활용한 1회 시험관 시술 비용이 2000∼3000달러(약 224만∼336만 원)로, 해외 시술비용 8000∼1만2000달러(약 896만∼1344만 원)를 크게 밑돈다고 설명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17일 실시된 이스라엘 총선에서 강경 보수파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이 중도좌파 성향의 시오니스트연합을 누르고 제1당 자리를 지켰다. 18일 오전 개표가 거의 끝난 상황에서 리쿠드당은 전체 의석 120석 중 30석을 확보했다. 단일 정당으로는 가장 많은 의석이다. 이는 이달 13일 발표된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20∼22석을 얻어 제2당이 될 것이라는 예상보다 최대 10석이나 더 얻은 것이다. 반면 여론조사에서 1위(24∼26석 예상)였던 시오니스트연합은 24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4선에 도전하는 네타냐후 총리가 사실상 재집권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리쿠드당이 단독으로 과반인 61석을 넘기지 못했기 때문에 연립정부 구성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막판 우파 진영의 표를 결집시키며 선거 승리를 이끈 네타냐후 총리가 우파와 중도파를 아우르는 연정 구성을 그리 어렵지 않게 마무리지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네타냐후가 연정 구성에 성공하면 임기를 최장 13년까지 늘릴 수 있어 이스라엘 역사상 최장수 총리가 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선거가 끝나자마자 연정 구성에 대한 의욕을 내비쳤다. 그는 투표 종료 직후 텔아비브의 지지자들을 향해 “이미 다른 우파와 중도 성향 정당 대표들에게 지체 없이 새 연정을 구성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모든 역경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대승을 거뒀다”며 “강하고 안정된 국가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연정 구성의 열쇠는 중도 성향 정당 쿨라누가 쥐고 있다. 이번 총선 결과 정치적 성향이 비슷한 정당끼리 연정을 구성해도 좌·우파 모두 과반석(61석 이상)이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10석을 확보한 쿨라누가 어느 쪽에 합류할지가 관건이다. 쿨라누를 이끄는 모셰 카흘론 당수(사진)가 네타냐후 총리에게 힘을 보탤 경우 쉽사리 우파 연정이 구성될 수 있기 때문에 ‘킹 메이커’ 역할을 할 수 있다. 한때 리쿠드당에서 장관까지 지냈던 카흘론 당수는 아직 누구를 지지할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선거일 당일 저녁 “가장 큰 두 정당(리쿠드당, 시오니스트연합)이 포함된 연립정부가 구성됐으면 좋겠다”며 ‘대연정’ 희망을 피력했다. 하지만 두 정당 모두 “서로의 세계관 차이가 너무 크다”는 이유를 들어 곧바로 거부해 현실성은 떨어진다. 확률은 떨어지지만 최다 의석수와 관계없이 시오니스트연합이 중도 성향과 아랍계 정당연합을 끌어들여 연정 구성을 주도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네타냐후 총리가 재집권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중동 전체에 더욱 암운이 감돌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해 7월 팔레스타인에 대한 무차별 공격을 결정한 데 이어 유세 과정에서도 “재집권하면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는 없다”고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CNN은 “△미국과의 관계 회복 △이란과 팔레스타인 문제 △이스라엘의 국제적 고립 등 차기 총리가 해결해야 할 일들이 쌓여 있다”고 지적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사람들은 못생긴 전쟁고아였던 나를 원하지 않았지만 그게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어요.”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의 전쟁고아에서 세계적인 발레 스타가 된 미케일라 드프린스 씨(20·여)의 이야기가 감동을 불러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 흑인 여성이 드문 발레 무대에서 촉망받는 발레리나로 성장한 드프린스 씨가 “악몽에서 벗어나 꿈을 이뤘다”고 보도했다. 드프린스 씨는 시에라리온 내전 시기였던 1995년에 태어났다. 당시 내전은 11년간 이어져 사망자만 5만 명이 발생했다. 아몬드 광산 노동자였던 아버지는 드프린스 씨가 세 살 때 반군에게 살해됐다. 아버지를 잃은 드프린스 씨는 삼촌 집에서 살았지만 삼촌의 박대로 어머니가 굶어 죽자 보육원에 맡겨졌다. 드프린스 씨는 보육원에서 “악마의 자식”이라는 말을 듣고 자랐다. 어린 시절 앓은 피부병인 백반증(피부탈색증) 때문에 목과 가슴에 흰 얼룩이 덕지덕지 생겼기 때문이다. 친구들은 그에게 “너는 너무 못생겨서 아무도 데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놀렸다. 하지만 네 살이던 1999년 그는 분홍색 튀튀(주름이 많은 발레용 치마)를 입고 토슈즈를 신은 채 발끝으로 서 있는 발레리나의 잡지 커버 사진을 보게 됐다. 발레가 무엇인지조차 몰랐지만 그는 “언젠가 저런 모습이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같은 해 그는 미국 가정에 입양돼 양어머니의 도움으로 발레를 배울 수 있었다. 발레학교에서 동작을 익히며 15세가 되었을 때 ‘미국 청소년 그랑프리’ 발레대회에 출전할 기회를 얻었다. 그는 이 대회에서 최종 결선에 진출해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에 장학금을 받고 입학하는 자격을 얻었다. 드프린스 씨는 이 학교를 졸업한 뒤 지난해 8월 네덜란드국립발레단에 입단했고 혼자 공연할 수 있는 솔로이스트 자리로 올랐다. 소속 발레단에서 흑인 무용수는 그가 유일하다. 그와 양어머니가 함께 지난해 10월 출간한 자서전 ‘비행기를 타다: 전쟁고아에서 스타 발레리나까지’는 베스트셀러가 됐다. 신문 방송 등 언론에도 출연하며 명성을 얻었다. 드프린스 씨는 “어렸을 적 이야기를 꺼내는 것을 좋아하진 않지만 나의 이야기가 누군가를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을 최근 깨달았다”며 “발레단의 주역 무용수가 된 후 40세 때 고향인 시에라리온에 발레학교를 열겠다”고 말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지난 주말 초강력 사이클론(태풍)의 강타로 대부분의 주택이 붕괴돼 국민 대부분이 노숙인으로 전락한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바누아투의 재앙이 기후 변화에 따른 온난화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제3차 유엔 세계 방재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 중이던 바누아투 볼드윈 론스데일 대통령(사진)은 16일 재난 소식을 접하고 난 뒤 한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바누아투는 해수면이 상승해 왔고 평균보다 많은 양의 비가 내리는 등 기후 패턴이 바뀌어왔다”며 “기후 변화가 이번 비극의 원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사이클론 같은 단일 사건을 기후 변화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맞지 않다는 입장이라고 AP는 지적했다. 지치고 눈이 충혈된 상태로 인터뷰에 나선 론스데일 대통령은 “지금까지 한 모든 개발사업이 물거품이 됐다”며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국제사회를 향해 간절하게 호소했다. ‘팸’이라는 이름의 이번 사이클론은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75m를 기록하면서 바누아투를 구성하는 65개 섬을 강타해 거의 모든 통신을 끊었다. 수도 포트빌라 가옥의 90%가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피해 상황조차 집계되지 않고 있다. 사망자는 10명 안팎이자만 통신이 복구되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론스데일 대통령은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아 그들의 안위도 알 수 없는 상태”라며 이재민 구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론스데일 대통령과 수행원들은 이날 귀국길에 올랐다. 한편 수도 포트빌라 공항이 다시 문을 여는 등 하늘길이 열리면서 국제사회의 구호물품이 속속 도착하고 있다. 호주는 위생용품과 담요, 침낭 등 최대 5000명분의 생필품을, 뉴질랜드는 군 헬리콥터로 8t 규모의 보급물자와 구조인력을 각각 보냈다. 영국도 200만 파운드(약 33억 원)를 지원했다. 바누아투 전역에 전기, 물 공급이 중단되고 통신이 두절된 것도 구호활동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국제 구호단체 월드비전은 많은 섬으로 이뤄진 이 나라의 가장 외딴 지역에 도달하는 데 몇 주일이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영국 런던 도심 한복판에 인도 독립의 아버지 마하트마 간디의 동상이 세워졌다. 14일(현지 시간)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 앞 의회 광장에서는 인도 전통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인도 전통의상 도티를 입고 고개를 조금 숙인 모습으로 사색에 잠긴 듯한 얼굴을 한 청동상이 모습을 드러냈다. 높이 2.74m의 청동상은 스코틀랜드 태생 조각가 필립 잭슨이 1931년 인도 독립을 논의하기 위한 런던 원탁회의에 참석한 간디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아룬 자이틀레이 인도 재무장관이 동상을 덮고 있던 주황색 천을 벗기자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등 500여 명의 참석자들이 일제히 박수를 쳤다. 캐머런 총리는 동상을 향해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였다. 간디의 친손자인 인도 정치인 고팔크리슈나 간디 씨의 모습도 보였다. 2015년인 올해는 비폭력저항운동의 상징인 간디가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변호사로서 인종차별 반대운동을 하다 1915년 고향인 인도로 돌아간 지 100년 되는 해. 캐머런 총리는 축사에서 “동상 제막은 세계 정치사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 가운데 한 명에 대한 헌사”라며 “생전에 간디는 인도가 아닌 곳에 산다면 런던에서 살고 싶다고 했다. 오늘 우리는 그에게 런던의 영원한 집을 선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너 자신부터 바꿔라’는 간디의 명언을 낭독하기도 했다. 간디의 동상은 생전에 간디를 비하하며 인도의 독립을 막으려 했던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동상과 불과 수십 m 거리에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자이틀레이 장관은 축사에서 “생전에 처칠 전 총리는 간디를 향해 ‘총독부 청사 계단을 반나체로 성큼성큼 걸어 오르는, 흔해 빠진 유형의 고행 수도사 노릇을 하는 선동적인 미들 템플(영국 법학회)의 변호사’라는 말까지 했었다”며 “그랬던 처칠 전 총리와 함께 간디 동상이 서다니 (역사의) 아이러니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처칠 전 총리는 단식투쟁하는 간디를 향해 “굶어 죽었으면 좋겠다”고 막말을 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런던 의회 광장에는 두 사람의 동상 외에도 에이브러햄 링컨과 넬슨 만델라 동상이 함께 서 있다. 동상 제작에는 100만 파운드(약 17억 원) 넘게 들어갔으며 간디동상기념재단에서 기부금을 모아 마련했다고 한다. 한편 간디 타계 60년 만에 동상이 선 것에 대해 BBC는 “영국 정치인들이 인도 유학생과 대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구애를 하고 있다”고 비꼬기도 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내년 미국 대선의 유력한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재임 당시 개인 이메일 사용 논란에 대해 “편의 때문이었다”며 적극 해명에 나섰다.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아 대선 가도에 악재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은 10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여성 인권 연설을 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재임 시절(2009∼2013년) 편의를 위해 한 개의 휴대전화와 한 개의 이메일 계정을 이용했다”며 “돌이켜 생각해보면 (관용과 개인) 이메일 계정을 각각 따로 썼어야 더 현명했다”고 말해 간접적으로 실수를 인정했다. 2일 뉴욕타임스(NYT)가 ‘재임 기간에 관용 이메일 계정을 만들지 않은 채 개인 이메일만 사용했으며, 개인 이메일을 국무부 서버에 저장해야 하는 연방기록법을 위반했다’고 보도한 지 8일 만에 클린턴 전 장관이 처음 입을 연 것이다. 그러나 클린턴 전 장관은 “규정을 충실히 준수했다”며 “당시 법에 따라 내가 개인 이메일을 사용하는 것이 허용됐다는 사실은 반박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연방기록법에는 정부 관리들이 관용 이메일만 써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그의 개인 이메일 서버는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위한 것으로 보안기관의 보호를 받고 있고 해킹이 되지 않았다는 점도 덧붙였다. 클린턴 전 장관은 “개인 이메일을 통해 국가 기밀 정보를 주고받거나 내용을 감출 의도가 아니었다”며 “업무와 관련된 이메일은 국무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논란이 일자 4일 국무부에 이메일 6만2320건 중 3만490건을 공개하라고 요청했다. 공개하지 않은 절반에 대해 그는 “딸의 결혼, 모친의 장례, 요가 일정 등 개인적인 내용이어서 삭제했고 이해해 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무부가 이메일 내용을 검토한 뒤 온라인에 공개하는 데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오히려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공화당은 클린턴 전 장관의 해명 직후 “그가 믿을 수 없는 사람이란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2012년 클린턴 전 장관 재임 때 일어난 리비아 벵가지 미국영사관 피습 논란을 조사 중인 위원회의 트레이 가우디 위원장(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은 “개인 메일 서버를 직접 볼 수 없으면 공개돼야 할 모든 문서를 국무부가 얻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 “클린턴 전 장관이 정말 일과 관련된 이메일을 모두 넘겼는지 알 수 없으며, 왜 재임 시절 일찍이 국무부 서버에 저장하지 않았는가”라고 지적했다. NYT도 “후회와 방어적인 모습을 보이는 와중에도 메일의 전부를 공개하지는 않겠다는 태도는 여전했다”고 비판했다. 이메일 논란에도 클린턴 전 장관의 지지도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발표된 NBC방송과 WSJ 공동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호감도 44%, 비호감도 36%로 1월 조사(호감도 45%, 비호감도 37%) 때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내년 미국 대선의 유력한 민주당 후보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재임 당시 개인 이메일 사용 논란에 대해 “편의 때문이었다”며 적극 해명에 나섰다.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아 대선 가도에 악재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은 10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여성 인권 연설을 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재임 시절(2009~2013년) 편의를 위해 한 개의 휴대전화와 한 개의 이메일 계정을 이용했다”며 “돌이켜 생각해보면 (관용과 개인) 이메일 계정을 각각 따로 썼어야 더 현명했다”고 말해 간접적으로 실수를 인정했다. 2일 뉴욕타임스(NYT)가 ‘재임 기간에 관용 이메일 계정을 만들지 않은 채 개인 이메일만 사용했으며, 개인 이메일을 국무부 서버에 저장해야 하는 연방기록법을 위반했다’고 보도한지 8일 만에 클린턴 전 장관이 처음 입을 연 것이다. 그러나 클린턴 전 장관은 “규정을 충실히 준수했다”며 “당시 법에 따라 내가 개인 이메일을 사용하는 것이 허용된다는 사실은 반박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연방기록법에는 정부 관리들이 관용 이메일만 써야한다는 규정은 없다. 그의 개인 이메일 서버는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위한 것으로 보안기관의 보호를 받고 있고 해킹이 되지 않았다는 점도 덧붙였다. 클린턴 전 장관은 “개인 이메일을 통해 국가 기밀 정보를 주고받거나 내용을 감출 의도가 아니었다”며 “업무와 관련된 이메일은 국무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논란이 일자 4일 국무부에 이메일 6만2320건 중 3만490건을 공개하라고 요청했다. 공개하지 않은 절반에 대해 그는 “딸의 결혼, 모친의 장례, 요가 일정 등 개인적인 내용이어서 삭제했고 이해해 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무부가 이메일 내용을 검토한 뒤 온라인에 공개하는 데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오히려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공화당은 클린턴 전 장관의 해명 직후 “그가 믿을 수 없는 사람이란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2012년 클린턴 전 장관 재임 때 일어난 리비아 벵가지 미국 영사관 피습 논란을 조사 중인 위원회의 트레이 가우디(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위원장은 “개인 메일 서버를 직접 볼 수 없으면 공개돼야 할 모든 문서를 국무부가 얻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 “클린턴 전 장관이 정말 일과 관련된 이메일을 모두 넘겼는지 알 수 없으며, 왜 재임시절 일찍이 국무부 서버에 저장하지 않았는가”라고 지적했다. NYT도 “후회와 방어적인 모습을 보이는 와중에도 메일의 전부를 공개하지는 않겠다는 태도는 여전했다”고 비판했다. 이메일 논란에도 불구 클린턴 전 장관의 지지도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발표된 NBC방송과 WSJ 공동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호감도 44%, 비호감도 36%로 1월 조사(호감도 45%, 비호감도 37%) 때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한국 시장을 잡아야 일본, 중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습니다. 특히 패션, 관광 등 소비자 영향력이 큰 업계에서는 한국 시장의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경제사절단 80여 명을 이끌고 방한한 스페인 카탈루냐 주정부의 페라 토레스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사진)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이렇게 표현했다. 스페인의 17개 자치주 중 하나인 카탈루냐(주도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가장 부유한 주이다. 카탈루냐의 자동차 회사들이 스페인 자동차의 90%를 생산하고 있고, 한국인에게 친숙한 패션 브랜드인 망고, 쿠스토 바르셀로나 등도 카탈루냐 기업들이다. 토레스 차관은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 부띠크모나코의 한 갤러리에서 카탈루냐 패션전시회를 가졌다. 또 이튿날에는 카탈루냐의 앞선 제약·바이오 기업을 소개하는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이번 대규모 사절단에는 자동차, 패션, 제약·바이오, 관광 분야 기업 52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등이 포함됐다. 그는 이번 방한에 대해 “유럽이나 중남미에 치우친 카탈루냐의 경제교류를 아시아로 돌리기 위한 첫 단추”라며 “사절단이 한국 업체와 교류해 향후 협력관계를 맺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광분야에서 한국 여행사와 여행 패키지를 개발할 계획”이라며 “제약 업체들도 한국 업체와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탈루냐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지역이다.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고자 하는 열망이 크기 때문. 역사적으로 이 지역은 스페인과는 별개 국가였지만 300년 전 전쟁에서 패배하면서 스페인에 통합됐다. 지난해 11월 분리 독립 여부를 묻는 비공식 주민투표에서 독립 지지 의견이 81%였다. 토레스 차관은 “카탈루냐 주민이 내는 세금의 무려 40%는 다른 주들을 위해 사용된다”며 “독립을 추구하는 열망이 크기 때문에 독립할 경우 에너지 전기통신 등을 자급자족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긴축 반대 주장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스페인 급진좌파 정당 ‘포데모스’ 돌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토레스 차관은 “스페인 국민들은 국가가 국민을 버렸다는 상실감으로 포데모스를 지지하지만 구체적인 정책이 없기 때문에 결국 국민들은 등을 돌릴 것”이라며 지적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