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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야구부는 2004년 9월 1일 열린 전국대학야구 추계리그 B조 예선에서 송원대를 2-0으로 이겼다. 1977년 창단해 200번의 공식 경기에서 1무 199패를 기록 중이던 서울대가 거둔 역사적인 승리였다. 이 경기 이후 서울대는 “승패에 연연하지 말자”며 승패를 공식적으로 집계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서울대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대는 첫 승리 후 지난해까지 열린 80여 차례의 경기에서 모두 졌다. 한국에 서울대가 있다면 미국에는 캘리포니아공대(칼텍)가 있다. 로스앤젤레스 인근 패서디나에 있는 칼텍은 동부의 매사추세츠공대(MIT)와 쌍벽을 이루는 명문대다. 1891년 개교 이래 노벨상 수상자를 31명이나 배출했다. 미국 내에서는 칼텍 학생들을 가리켜 ‘너드(Nerd·공부 외에는 별 재간이 없는 얼간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최근 칼텍이 스포츠로 미국 언론의 관심을 받고 있다. 칼텍 야구부가 거둔 감격적인 승리 때문이다. AP통신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칼텍은 3일 열린 경기에서 퍼시피카 칼리지를 9-7로 꺾고 228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연속경기로 치러진 이날 1차전에서 칼텍은 0-5로 완패해 올해도 승리는 요원해 보였다. 하지만 2차전에 선발 등판한 신입생 아시아계 대니얼 초우의 역투에 힘입어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초우는 7이닝으로 치러진 이 경기에서 8안타 7실점(5자책)했으나 타선의 지원 속에 소중한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칼텍의 승리는 2003년 2월 16일 이후 10년 만이다. 하지만 칼텍 야구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날 승리는 남캘리포니아대 콘퍼런스(SCIAC) 팀 간의 공식 경기가 아니었다. 콘퍼런스 팀과의 성적으로 따지면 칼텍은 1988년 이후 463연패를 기록 중이다. 이날 모처럼 승리를 맛 본 칼텍은 16일 열리는 휘티어대와의 SCIAC 올해 첫 경기에서 연패 탈출에 도전한다. 한편 칼텍 남자 농구부는 2011년 옥시덴털 칼리지와의 경기에서 46-45로 승리하며 1985년부터 시작된 SCIAC 310연패의 늪에서 벗어났었다. 여자 배구부도 사정은 비슷해 지난해 56연패 후 첫 승을 따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지난달 29일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8·미국)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우승했다. 그의 우승이 더 화제가 된 건 무대가 미국 샌디에이고 인근 토리파인스 골프장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 코스에서만 8차례(US오픈 포함) 정상에 올랐다. 그렇지만 ‘텃밭’은 우즈에게만 있는 게 아니다. 3일 미국에서는 필 미켈슨(43·미국)이, 호주에서는 캐리 웹(39·호주)이 자신의 홈그라운드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 ▼ 미켈슨, 우승 떼논 당상… 최소타 관심 ▼피닉스오픈 3R까지 24언더우즈에게 토리파인스가 있다면 미켈슨에게는 스코츠데일TPC가 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 오픈이 열리는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 인근의 스코츠데일TPC(파71·7216야드)는 미켈슨에게 ‘안방’이나 마찬가지인 코스다. 열광적인 응원이 허용되는 이곳에서 갤러리들은 한목소리로 애리조나주립대를 나온 미켈슨을 응원한다. 3라운드가 열린 3일에는 이 대회 사상 최다인 17만9022명(주최 측 추산)이 골프장을 찾았다. 3라운드까지 3일 동안 갤러리는 46만7030명이나 된다. 4일 최종 라운드가 끝나면 종전 최다 관중 기록(53만8356명·2008년)을 경신할 게 확실시된다. 미켈슨은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날 미켈슨은 버디만 7개를 쓸어 담아 7언더파 64타를 쳤다. 1라운드 11언더파, 2라운드 6언더파에 이어 사흘 연속 맹타다. 3라운드까지 24언더파 189타를 친 미켈슨은 2위 브랜트 스니데커(미국)를 6타 차로 앞서 있어 우승이 유력하다. 특히 4일 마지막 날에는 미켈슨이 PGA 역대 최소타 기록을 깰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4라운드 대회(72홀) 최저타 기록은 2003년 열린 발레로 텍사스 오픈(당시 파70)에서 토미 아머 3세가 세운 254타(26언더파)다. 미켈슨이 최종 라운드에서 64타보다 좋은 스코어를 기록하면 대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이 대회에서 1996년과 2005년 등 두 차례 우승한 미켈슨은 “애리조나는 아내 에이미와 내가 만난 곳이고 두 아이를 낳은 장소다. 여기서 우승하는 것은 내겐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2라운드까지 공동 5위에 올랐던 위창수(41·테일러메이드)는 이븐파를 쳐 중간합계 11언더파 202타로 공동 20위로 밀렸다.▼ 캐리 웹, 단일대회 8번 우승 ‘안방마님’ ▼호주 마스터스 13언더 역전승유럽여자골프투어(LET) 볼빅 RACV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열리는 호주 퀸즐랜드 주 골드코스트의 로열 파인스 리조트에는 ‘캐리 웹 룸’이라는 커다란 방이 있다. 호주의 골프 영웅인 웹의 이름을 따서 붙인 방으로 대회 기간에는 프레스센터로 사용됐다. 3일 열린 올해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자 자격으로 이 방에 들어선 선수는 다름 아닌 웹 자신이었다. 자기 방에서 자신의 우승 기자회견을 연 것이다. 퀸즐랜드 주가 고향인 웹이 안방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젊은 선수들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고 다시 한 번 정상에 올랐다. 웹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 5개로 5언더파 67타의 맹타를 휘둘러 최종 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우승했다. 웹은 이 대회에서만 여덟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샘 스니드와 함께 단일 대회 최다 우승 기록 타이를 이뤘다. 웹은 1998년부터 2001년까지 4년 연속 정상에 올랐고, 2005년과 2007년, 2010년에도 우승했다. 경험과 자신감의 승리였다. 선두에게 2타 뒤진 공동 5위로 라운드를 시작한 웹은 전반 9홀에서 1타를 줄이는 데 그쳤지만 후반 9홀에서 버디 4개를 잡아내는 뒷심을 보였다. 특히 14홀(파3)에서 기록한 칩 인 버디는 경쟁자들의 추격 의지를 꺾기에 충분했다. 한때 단독 선두를 달리던 호주 교포 오수현(17·아마추어)은 12번홀에서 더블 보기를 범하며 아쉽게 공동 2위(11언더파 205타)로 대회를 마감해야 했다. 볼빅 소속 최운정(23)도 이날 3타를 줄이며 공동 2위에 올랐다. 한국 낭자들은 2006년 당시 아마추어이던 양희영의 우승 이후 이 대회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07년부터 올해까지 7년간 준우승만 6차례 했다.골드코스트=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골프공은 타이틀리스트다. 특히 프로선수들이 사용하는 ‘프로 V1’은 비싼 가격에도 한국 주말 골퍼들에게 인기가 높다. 그런데 미국 시장에서 프로 V1보다 더 비싸게 팔리는 골프공이 있다. 컬러 볼을 앞세워 세계 시장 공략에 한창인 국산 골프공 제조업체 볼빅의 ‘뉴 비스타 iV’다. 지난해 미국 총판을 설립하면서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볼빅은 주무기인 ‘뉴 비스타 iV’ 컬러 볼을 프로 V1보다 1달러씩 비싸게 팔고 있다. 1일 유럽 여자 투어 개막전 RACV 레이디스 토너먼트가 열리고 있는 호주 골드코스트 로열파인리조트 골프장에서 만난 문경안 볼빅 회장은 “일종의 ‘의문 마케팅’이다. 미국 소비자들에게 ‘도대체 볼빅 공이 얼마나 좋기에 타이틀리스트보다 비싸게 파는 걸까’ 하는 궁금증을 일으키는 효과가 있다. 품질과 기능에서 외국산 골프공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프로 골퍼들 사이에서 볼빅의 브랜드 이미지는 매우 좋아졌다. 불과 몇 해 전 “컬러 볼을 써 보는 게 어떠냐”는 요청에 고개를 가로젓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골퍼들이 최근에는 먼저 후원 요청을 하고 있다. LPGA에서 18차례나 톱10에 든 린지 라이트(34·호주)는 1월 31일 볼빅과 후원 협약식을 했다. 라이트는 “지난해 볼빅 소속의 최운정과 동반 플레이를 하다가 그가 사용하는 컬러 볼에 관심을 갖게 됐다. 테스트 사용을 해 봤는데 시각적인 효과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그동안 못했던 LPGA투어 첫 승을 볼빅 공으로 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LPGA투어에서 뛰게 될 빅토리아 엘리자베스(21·미국)는 “4라운드 대회에서 볼빅의 네 가지 색깔 볼을 매일 바꿔가면서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빼어난 용모와 실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 그는 볼빅 후원을 받았던 지난해 2부 리그에서 상금랭킹 3위에 올라 LPGA투어 출전권을 따냈다. 또 뽀나농 파뜰룸(23·태국)은 지난해 유럽 투어에서 사상 처음으로 볼빅 공으로 우승했다. 한편 이날 1라운드에서는 최운정(볼빅)이 3언더파로 공동 7위에 올랐다. 선두 앨리슨 월시(6언더파)와는 3타 차.골드코스트=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축구에서 터질 듯 터지지 않는 골에 비유할 수 있을까.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시즌 개막전인 볼빅 RACV 여자 마스터스는 한국 여자선수들에게 안타까움을 남겨 온 대회였다. 지난해만 해도 유소연(23·한화)과 김하늘(25·KT)이 우승 문턱까지 갔다가 함께 공동 준우승에 머물렀다. 2007년 신지애(25·미래애셋), 2008년 신현주(33), 2009년 유소연, 2010년 이보미(25·정관장)도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양희영(24·KB금융그룹)만이 2006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유일하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월 1일부터 사흘간 호주 퀸즐랜드 주 골드코스트의 로열 파인스 리조트에서 열리는 올해 대회는 한국 선수들에게는 더욱 특별해졌다.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국산 골프공의 대명사인 볼빅이 스폰서로 나섰기 때문이다. 한국 업체가 유럽 여자투어를 후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대회에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뛰는 신지애와 유소연을 비롯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양수진(22·정관장) 등이 대거 출전해 새해 첫 우승에 도전한다. 지난해 브리티시오픈 등 2승을 거두며 화려하게 부활한 신지애는 미국에서 샷을 가다듬어 오다가 첫 실전으로 이 대회를 택했다. 지난해 LPGA 신인왕으로 호주에서 훈련을 해온 유소연도 2차례 준우승의 아쉬움을 씻기 위해 이 대회에 나선다. 볼빅 소속 선수들도 대거 참가해 소속사 주최 대회에서 우승을 노린다. LPGA에서 뛰고 있는 최운정과 이일희, 이미향, 뽀나농 파뜰룸(태국) 등이 출사표를 던졌고, 올해부터 볼빅 후원을 받는 린지 라이트(호주)도 홈그라운드에서 우승에 도전한다. 라이트는 “컬러볼에 대한 신기함 때문에 먼저 볼빅에 테스트를 요청했다. 후원을 결정해 준 볼빅에 감사한다. 올해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회에서만 7번 우승한 캐리 웹(호주), 디펜딩 챔피언인 크리스털 불욘(네덜란드),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 소피 구스타프손(스웨덴),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조카인 샤이엔 우즈(미국) 등도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1993년 어느 봄날. 지금은 사라진 서울 동대문야구장에서 한양대와 인하대의 경기가 열렸다. 마운드에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40·전 한화)가 서 있었다. 몇 년 후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는 대투수가 됐지만 한양대 2학년이었던 당시 박찬호는 그저 공만 빠른 투수였다. 변화구는 거의 던지지 못했고 직구 제구도 형편없었다. 악명 높은 박찬호의 나쁜 제구에 희생자가 나왔다. 그의 강속구에 인하대 타자가 왼쪽 팔꿈치를 정통으로 맞은 것이다. 그 타자는 그 뒤 한 달 동안 왼쪽 팔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박찬호와 92학번 동기로 인하대 2학년이었던 송지만(40·넥센·사진)이었다. 메이저리그와 일본 오릭스를 거쳐 지난해 한화에서 뛰었던 박찬호는 지난해 말 마운드를 떠났다. 최근에는 SK에서 방출된 박재홍마저 은퇴를 선언했다. 한국 야구의 ‘황금세대’로 불리는 92학번 가운데 이제 살아남은 선수는 송지만뿐이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팀 훈련 중인 송지만은 29일 “고교 시절만 해도 나나 찬호는 명함도 못 내밀던 선수였다. 각 팀에 좋은 선수가 차고 넘쳤다”며 오랜 기억을 떠올렸다.○ 모든 경기가 치열한 전쟁 92학번이 고3이던 1991년에는 특히 좋은 투수가 많았다. ‘빅3’로 불렸던 임선동(휘문고), 손경수(경기고), 고 조성민(신일고)을 필두로 손혁(공주고) 안병원(원주고) 차명주(경남상고) 염종석(부산고) 정민철(대전고) 등 초고교급 투수가 즐비했다. 송지만은 “정식 경기는 물론이고 연습 경기에서도 에이스 투수들 간에 기 싸움이 대단했다. 서로 자존심을 걸고 지지 않으려고 죽어라 공을 던졌다. (조)성민이 같은 경우엔 방망이도 잘 쳤다. 자기가 던지고 안타 치고 홈런 치고 다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선동이나 성민이한테 안타를 친 적은 있지만 홈런 같은 건 아예 쳐 보질 못했다. 그만큼 좋은 공을 던졌다. 나 같은 타자들은 ‘저런 투수들의 공을 한번 쳐 보고 싶다’는 승부 근성이 생겼다. 그래서 다들 더욱 열심히 운동을 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 선의의 경쟁자이자 자극제 인하대를 졸업한 송지만은 1996년 한화에서 데뷔했다. 92학번 동기로 건국대를 졸업한 이영우도 같은 해 한화에 입단했다. 둘을 포함해 그해 대학을 졸업한 92학번 동기들이 대거 프로로 뛰어들었다. 동기들 간 치열한 경쟁은 프로에 와서도 계속됐다. 송지만은 이영우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하면서 기량이 크게 늘었다. 2000년 송지만은 타율 0.338에 33개의 홈런을 쳤고, 이영우는 타율 0.318에 25홈런을 기록했다. 송지만은 “팀을 불문하고 동기들은 선의의 라이벌이자 좋은 자극제였다. 성적의 목표가 되기도 했고 연봉의 잣대가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동기들은 하나둘씩 은퇴하기 시작했다. 박재홍이 은퇴하면서 이제 그의 동기는 한 명도 남지 않았다. 송지만은 “재홍이가 은퇴 회견에서 눈물을 흘릴 때 너무 안타까웠다. 혼자 남은 요즘은 많이 외롭고 쓸쓸하다”고 했다. ○ 개인보단 팀을 위해 송지만도 지난해 은퇴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발목 골절을 당해 제대로 된 활약을 펼칠 기회가 없었다. 시즌 후 팀은 은퇴를 권했다. 하지만 그는 생각이 달랐다. 이렇게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지 않았다. 2억5000만 원에서 무려 1억7000만 원이 삭감된 8000만 원에 재계약을 하고 유니폼을 계속 입기로 했다. 그는 “처음 프로에 입단했을 땐 딱 5년만 버티자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오랫동안 오게 됐다. 이 나이에 개인 성적에 대한 욕심은 전혀 없다. 팀의 부족한 곳을 메우는 선수로, 후배들에게는 좋은 선배로 팀의 4강 진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주말 골퍼에게도 유독 공이 잘 맞는 코스가 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8·미국)와 찰떡궁합인 코스는 단연 토리 파인스 골프장일 것이다. 우즈가 자신의 텃밭이나 다름없는 토리 파인스 골프장에서 시즌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우즈는 29일 미국 샌디에이고 인근 토리 파인스 골프장 남코스(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합계 14언더파 274타를 쳐 2위 그룹을 4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최경주(43·SK텔레콤)는 7언더파 281타로 공동 9위. 우즈는 1999년 이 코스에서 열린 대회(당시 대회명은 뷰익 인비테이셔널)에서 처음 우승한 것을 시작으로 7차례나 정상에 올랐다. 2008년 같은 장소에서 열린 메이저대회 US오픈까지 포함하면 8승이다. 이날 우승으로 통산 75승째를 거둔 우즈는 샘 스니드(미국)가 보유하고 있는 PGA투어 최다승 기록(82승)에 7승 차로 다가섰다. 우즈는 또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과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도 각각 7승을 거두고 있어 스니드가 갖고 있는 한 대회 최다승 기록(8승)을 바짝 쫓고 있다. 스니드는 그린즈버러오픈에서 8승을 거뒀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아마추어 선수는 프로 대회에서 우승해도 상금을 받을 수 없다. 지난해 말 역대 최연소인 17세 5개월 6일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퀄리파잉(Q)스쿨을 통과한 김시우(18·CJ오쇼핑·사진)도 비슷한 처지다. 만 18세 이전에는 PGA투어 회원이 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김시우는 만 18세가 되는 6월 28일까지 대회 출전과 상금 수령 등에서 제약을 받는다. 김시우가 6월 28일 이전 대회에 출전하려면 대회 주최 측의 초청을 받거나 대회 직전 치러지는 예선전을 통과해야 한다. 6월 28일 이후에는 플레이오프를 제외하면 남아 있는 PGA투어가 몇 개 없다. 이에 따라 김시우가 내년 시즌 출전권을 유지할 수 있는 상금랭킹 125위 안에 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하지만 6월 28일이 김시우에게는 ‘적금 타는 날’일 될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그의 에이전트사인 세마스포츠마케팅 관계자는 27일 “생일 전에 김시우가 벌어들인 상금은 일단 투어 측이 맡아 놨다가 생일이 지나는 순간 김시우의 계좌로 입금해 준다. 상금뿐 아니라 페덱스컵 포인트도 마찬가지다”라고 밝혔다. 따라서 김시우는 생일 이전에라도 꾸준히 대회에 출전해 상금을 벌어놓아야 내년 시즌 출전권을 유지할 수 있다. 관건은 초반 몇 개 대회다. 초청으로 출전한 대회에서 상위권 성적을 얻거나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면 다음 대회의 자동출전권이나 다른 대회의 초청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Q스쿨 최연소 통과라는 희소성 때문에 김시우를 초청하려는 대회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시우는 이미 다음 달 7일 열리는 AT&T 페블비치 내셔널 프로암과 3월 푸에르토리코 오픈에 초청을 받았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미국 프로야구 뉴욕 양키스는 1990년대 후반부터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좋은 선수들을 싹쓸이했다. 번번이 선수를 빼앗기던 라이벌 보스턴의 래리 루치노 회장은 2002년 말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양키스를 ‘악(惡)의 제국’이라 불렀다. 양키스는 2005년 사상 처음으로 선수 연봉 총액이 2억 달러(약 2132억 원)를 넘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사치세(연봉 총액이 일정액을 넘긴 팀에 부과하는 세금 개념의 벌금)를 부과해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 양키스는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15년 연속 메이저리그 연봉 총액 1위를 지키고 있다. 그런데 올해 양키스를 능가하는 새로운 ‘큰손’이 나타났다. ‘괴물 투수’ 류현진(26)을 데려간 서부지역 명문팀 LA 다저스다. 지난해 농구스타 매직 존슨 등이 인수한 다저스는 요즘 말 그대로 돈을 물 쓰듯 하고 있다. 자유계약시장(FA) 최대어 잭 그레인키(투수)를 6년간 1억4700만 달러(약 1567억 원)에 데려왔고, 류현진에게도 포스팅 입찰 금액을 포함해 6년간 6170만 달러(약 658억 원)를 투자했다. 또 1억 달러를 들여 다저스타디움을 보수하고 있다. AP 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선수단 연봉으로 9500만 달러(약 1013억 원)를 썼던 다저스의 23일 현재 선수단 연봉은 2억1400만 달러(약 2281억 원)를 넘어섰다. 지난해보다 2배 이상으로 늘어나 올 시즌 연봉 총액에서 양키스를 제치고 1위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다저스가 이처럼 과소비(?)를 하는 데는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현재 거의 합의 단계에 이른 중계권료. 블룸버그와 AP 통신 등 미국 현지 언론들은 23일 다저스와 지역 케이블 타임워너의 중계권료 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고 보도했다. 금액은 당초 예상됐던 25년간 60억 달러를 넘어 70억∼80억 달러(약 7조4620억∼8조528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70억 달러로 잡아도 매년 2억8000만 달러(약 2985억 원)를 받게 된다. 전체 선수단 연봉을 넘는 거액으로 올해까지 받았던 연간 중계료(4500만 달러)의 6배가 넘는다. 여기에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ESPN, 폭스, 터너스포츠 등과 맺은 전국 방송 중계권료 일부를 따로 받는다. 2014년부터 3개 사와 8년간 총액 124억 달러(약 13조2184억 원)에 이르는 대형 계약을 맺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필요 경비를 제외한 금액을 매년 30개 구단에 균등분배 한다. 다저스도 연간 5000만 달러 이상 받는다. 최근 몇 년간 메이저리그의 인기 상승에 따라 중계권료가 폭등하면서 각 팀은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 돈 중 일부는 좋은 선수를 데려오는 데 쓰인다. 폭스와 2015년부터 20년간 16억 달러(약 1조7040억 원)에 계약한 텍사스가 다루빗슈 류를 데려오고, 역시 폭스와 17년간 25억 달러(약 2조6650억 원)에 사인한 LA 에인절스가 앨버트 푸홀스를 영입한 게 대표적이다. 양키스와 보스턴, 뉴욕 메츠 등은 아예 지역 케이블을 직접 설립해 돈을 벌고 있다. 메이저리그 전문가인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미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는 미식축구다. 그런데 미식축구는 일주일에 한 경기만 열리고 경기 수 자체도 적다. 이에 비해 야구는 3월부터 10월까지 매일 경기를 하고 이닝 교체 등에 수시로 광고를 할 수 있어 광고주들의 호응도 높다.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등 큰 시장을 가진 팀들의 호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한국 프로야구에는 몇 개 팀이 있나요.” 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좋아졌지만 일본 출장 중에 만난 일본인 대다수는 여전히 한국 야구에 대해 잘 모른다. 일본 스포츠지 야구 담당 기자들로부터 한국 프로야구 팀 수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면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한국 야구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시작으로 국제대회에서 연거푸 일본을 이겼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완승을 거뒀고, 2006년과 2009년 두 차례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승패를 주고받았다. 그렇지만 많은 일본 사람들은 일본 리그에서 뛰고 있거나 뛴 적이 있는 한국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한국 야구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다. 그 배경에는 일본이 한국보다 한 수 위라는 우월 의식이 깔려 있다. 한국이 대만 야구를 대하는 태도도 비슷하다. 대만 프로야구 리그에 몇 개 팀이 있는지, 대만의 스타 선수는 누구인지 아는 한국 야구팬은 많지 않다. 대만 정도는 언제 붙어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하지만 대만인들의 생각은 다르다. 한국 팬들이 한일전에 열광하듯이 대만 팬들은 야구에 관한 한 한국을 숙적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을 이기기 위해 최선의 라인업을 짜고 철저한 준비를 한다. 한국의 방심은 종종 참사를 불러왔다. 2003년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은 대만에 역전패하며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출전권을 날려버렸다.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대회에서도 대만에 완패를 당해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삼성은 아시아시리즈에서 대만 챔피언 라미고에 졌다. 3월 열리는 제3회 WBC에서 한국은 또다시 대만과 맞붙는다. 호주 네덜란드와 함께 1라운드에서 같은 조에 포함됐고, 이 중 2개 팀이 올라가는 2라운드에서도 다시 만날 공산이 크다. 대만 대표팀에는 전 메이저리거 왕젠민(전 워싱턴)과 궈훙즈(전 LA 다저스)를 비롯해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에서 뛰고 있는 양야오쉰 등 해외파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아무리 전력이 좋은 팀도 꼴찌 팀에 질 수 있는 게 야구다. 특히 WBC와 같은 단기전에서는 더욱 그렇다.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의 성패는 대만전에서 갈릴 수도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적수가 없다. 2012∼2013시즌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는 이상화(24·서울시청)의 독무대다. 어떤 대회에 나가든 시상대 제일 높은 자리를 놓치지 않는다. ‘빙속 여제’로 군림하고 있는 이상화가 21일 캐나다 앨버타 주 캘거리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6차 대회 여자 500m 디비전A(1부 리그) 2차 레이스에서 세계신기록이라는 또 하나의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 이상화는 이날 36초80 만에 결승선을 통과해 헤더 리처드슨(미국·37초42)을 여유 있게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는 지난해 1월 위징(중국)이 같은 장소에서 열린 세계스프린트선수권 때 작성한 세계기록(36초94)을 무려 0.14초 앞당긴 새 기록이다.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이상화가 절정의 기량을 발휘하면서 내년 2월 소치 올림픽에서 겨울올림픽 2연패를 이룰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 500m의 절대 강자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그는 예니 볼프(독일), 위징, 왕베이싱(중국) 등 쟁쟁한 선수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올 시즌 들어서는 경쟁자들을 저만치 따돌린 채 독주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에서 시작된 월드컵 1차 대회부터 이날까지 열린 4차례의 월드컵 1, 2차 레이스에서 이상화는 8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월드컵 포인트도 800점을 쌓아 2위 볼프(481점)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상화는 경기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이곳에서 세계기록을 세우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다음 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리는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 때 (신기록을) 작성할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 완성형 선수로 발전 초등학교 시절부터 이상화를 키운 김관규 대한빙상경기연맹 전무는 “밴쿠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만 해도 상화는 미완성 단계였다. 그런데 지금은 모든 부분에서 흠잡을 게 없는 완성형 선수가 됐다”라고 평가했다. 대표적인 게 초반 기록의 단축이다. 2009년만 해도 이상화의 초반 100m까지의 기록은 10초40∼10초50을 오갔다. 밴쿠버 올림픽에서 10초20 후반에서 10초30 초반까지 좋은 출발을 보였지만 안정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올 시즌 들어 이상화는 초반 레이스부터 경쟁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세계신기록을 세운 이날 2차 레이스에서는 초반 100m에서 10초26을 기록했다. 김 전무는 “초반 100m 기록이 좋아지면서 전체 레이스에 여유가 생겼다. 초반에 벌어 놓은 게 있으니 안정된 자세로 나머지 400m를 주파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이상화는 예전보다 체중을 2∼3kg 줄이는 대신 근력은 더 키워 폭발적인 레이스가 가능해졌다. ○ 평정심 유지가 관건 현재 추세로는 당분간 이상화의 독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장 조심해야 할 건 부상이다. 또 기록에 대한 욕심은 역효과를 불러오기 일쑤다. 실제로 이상화는 밴쿠버 올림픽 이듬해 열린 2011년 열린 아스타나-알마티 겨울 아시아경기에서 발목 부상으로 동메달에 그친 바 있다. 이상화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올해는 마음을 비우고 레이스에 나서겠다”라고 말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김 전무는 “이번 대회 출발 전 상화와 통화를 했을 때도 전혀 긴장하거나 욕심을 부리는 기색이 없었다. 지금처럼 평정심을 유지하는 게 내년 소치 올림픽 금메달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빙속 여제’ 이상화(24·서울시청)가 새해 첫 대회부터 한국 신기록을 작성하며 금메달 행진을 이어갔다. 이상화는 20일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6차 대회 여자 500m 디비전A(1부 리그) 1차 레이스에서 36초99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위 헤서 리처드슨(미국·37초12)과는 0.13초 차. 이상화는 2009년 12월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자신이 세운 한국 기록(37초24)을 3년 1개월 만에 무려 0.25초나 앞당겼다. 또 위징(중국)이 지난해 작성한 세계 기록(36초94)에도 0.05초 차로 다가가 새로운 기록 작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날 우승으로 이상화는 올 시즌 여자 500m가 열린 월드컵 모든 대회에서 금메달을 휩쓸었다. 1, 4, 5차 대회 1, 2차 레이스를 모두 석권한 데 이어 이날 6차 대회 1차 레이스까지 7연속 우승이다. 이 종목 월드컵 포인트 700점을 쌓은 이상화는 2위 예니 볼프(독일·436점)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며 시즌 종합 우승에도 한발 더 다가섰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대한골프협회가 2011년 국내 골프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아마추어 골퍼의 홀인원 확률은 1만2263분의 1로 나타났다. 주말 골퍼가 파3 홀에서 1만2000번가량을 쳐야 겨우 한 번 홀인원이 나온다는 뜻이다. “홀인원을 하면 3년간 재수가 좋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홀인원은 주말 골퍼들이 평생 한 번 하기도 어려운 ‘행운의 샷’이다. 그런데 온·오프라인상 수많은 골프 동호회 가운데 행운의 주인공들이 모여 만든 이색 동호회가 있다. 지난해 5월 창단한 ‘볼빅 홀인원 동호회’다. 국산 컬러볼의 대명사 볼빅은 2011년 한 해 동안 국내 골프장에서 볼빅 공으로 홀인원을 한 골퍼들에게 기념패 및 푸짐한 골프용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여기에 참가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동호회가 만들어졌다. 처음 30명으로 출범한 이 동호회는 지난해 12월 54명으로 회원이 늘었다. 이들은 매월 넷째 주 월요일에 월례회를 갖고 친목을 다진다. 이 모임에는 무려 9차례나 홀인원을 기록한 여성 주말 골퍼 이영란 씨(54)도 포함되어 있다. 아마추어 골퍼들 사이에서 이미 유명 인사인 이 씨는 8, 9번째 홀인원을 모두 볼빅 공으로 했다고 한다. 또 이정재 씨(58·경기 수원시)는 볼빅 홀인원 동호회 창단식 때 받은 기념 볼로 이튿날 라운드에서 자신의 두 번째 홀인원을 하는 경사를 누리기도 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배경은(28·넵스)도 볼빅 공과 인연이 깊다. 볼빅 공을 사용하는 배경은은 2009년 ADT캡스 챔피언십 1라운드 17번홀(파3·167야드)에서 8번 아이언으로 생애 첫 홀인원을 기록하며 1억8000만 원 상당의 BMW 승용차를 부상으로 받았다. 배경은은 지난해 12월 현대차 차이나 레이디스 오픈 1라운드 16번홀(파3·165야드)에서 또 한 번 홀인원을 기록해 제네시스 승용차를 부상으로 받았다. 전국 어느 골프장에서나 볼빅 공으로 홀인원을 기록한 골퍼라면 누구나 볼빅 홈페이지(www.volvik.co.kr)를 통해 이 동호회에 가입할 수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액땜인가, 아니면 궁합이 안 맞는 건가.’ 올 시즌 골프 클럽을 교체한 슈퍼스타들이 새해 첫 대회부터 줄줄이 컷 탈락이라는 수모를 당했다. ‘새로운 골프황제’ 로리 매킬로이(24·북아일랜드)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유럽투어 HSBC 챔피언스에서 3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매킬로이는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유럽투어에서 동시에 상금왕에 오르며 새로운 황제의 시대를 열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세계적인 스포츠 용품업체 나이키와 10년간 2억 달러(약 2114억 원)에 이르는 대형 계약도 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첫 대회 성적표는 아무도 예상 못한 컷 탈락이었다. 17일 첫날 3오버파 75타를 치더니 18일에도 똑같이 3오버파를 쳤다. 드라이버 샷은 좌우를 오가기 일쑤였고, 아이언 샷의 정확도도 떨어졌다. 예전 같으면 쏙쏙 들어가던 퍼팅도 번번이 홀을 벗어났다. AP는 “가끔씩 주말 골퍼가 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혹평했다. 다급해진 매킬로이는 2라운드에서 나이키 퍼터 대신 지난해까지 사용했던 타이틀리스트의 스카티 캐머런 퍼터를 들고 나왔다. 그러나 참혹한 결과를 피하지는 못했다. 나이키 팀의 일원으로 1, 2라운드에서 매킬로이와 동반 플레이를 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7·미국)도 컷 통과에 실패했다. 세계 골프계의 톱스타 2명을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계획하던 나이키골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매킬로이는 “새 시즌을 맞아 좋은 출발을 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무척 실망스럽다. 하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다. 다음 대회까지 제 모습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킬로이는 2월 20일 시작되는 PGA 투어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액센추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 출전해 명예회복을 노린다. 올해부터 PGA 투어에 본격 참가하는 일본의 슈퍼스타 이시카와 료(22)도 처음 출전한 대회인 휴매너 챌린지에서 컷 탈락했다. 시즌 전 연간 6억 엔(약 70억 원)을 받기로 하고 요넥스에서 캘러웨이로 클럽을 교체한 이시카와는 20일 3라운드까지 3타를 줄이는 데 그쳐 공동 135위로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이 대회는 독특하게 3라운드까지의 성적으로 최종 4라운드 진출자를 가린다. 역시 시즌 전 나이키팀에 합류한 노승열(22)도 휴매너 챌린지에서 컷 탈락했다. 3라운드까지 5언더파 211타를 친 노승열은 공동 125위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4월 발레로 텍사스 오픈부터 이어오던 연속 컷 통과 기록을 ‘17’에서 멈췄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전세기로 이동하는데 비즈니스석을 이용한다. 가방과 장비도 다음 경기가 열리는 곳까지 안전하게 보내준다. 고급 호텔 못지않은 시설의 라커룸에는 뷔페가 차려져 있고 편히 쉴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모든 게 상상을 초월한다. 야구 선수로서 최고의 대우를 받을 수 있다.” 2006년 초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2009년 2회 대회에 참가했던 LG 이진영(33)의 회상처럼 WBC는 야구 선수라면 한 번은 경험하고픈 대회다. 지난 두 대회에 출전했던 이진영은 3월에 열리는 제3회 대회 대표로도 뽑혔다. 한국 대표팀에서 WBC에 세 대회 연속 출전하는 선수는 이진영을 포함해 단 4명. 거포 1루수 김태균(31·한화)과 ‘끝판대장’ 오승환(31·삼성), 잠수함 투수 정대현(35·롯데)이다. WBC에 개근하는 이들에겐 특별한 게 있다. ○ 너무나 낯선 오승환과 정대현 셋업맨 정대현-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지키는 뒷문은 타자들에게는 악몽 같은 조합이다. 하나도 뚫기 힘든데 두 개의 방패가 버티고 있으니 ‘언터처블’이 따로 없다. 구위가 좋은 데다 특이한 투구 폼까지 갖춰 이들을 처음 상대하는 타자들은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오른손 강속구 투수인 오승환은 디딤발인 왼발을 내디딜 때 짧게 땅을 스치듯 하다가 다시 한 번 내뻗는다. 이른바 합법적인 이중 키킹이다. 이 때문에 타자들은 타이밍을 잃어버리기 일쑤다. 정대현은 밑에서 위로 공을 던지는 정통파 언더핸드 투수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투구 폼이다. 정대현은 대학생이던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잠수함 스타일로 10년 넘게 국제대회를 누비고 있다.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은 “한국 선수들도 둘의 공에는 손도 못 대지 않나. 이들을 상대해 본 적이 없는 외국인 선수들은 더할 것”이라고 했다. 관건은 부상이다. 오승환은 2006년 1회 대회 때 4경기에 등판해 단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피칭을 했다. 하지만 팔꿈치가 좋지 않았던 2회 대회 일본과의 2라운드 1, 2위 결정전에서는 연속 안타를 맞으며 패전 투수가 됐다. ○ 공격의 김태균, 수비의 이진영 2009년 제2회 WBC는 김태균을 위한 대회였다. 1회 대회에서 이승엽(삼성) 등에게 밀려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김태균은 2회 대회 때는 4번 타자의 중책을 맡아 타율 0.345에 3홈런, 11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이때의 활약을 발판 삼아 김태균은 시즌 후 일본 프로야구 롯데에 진출했다. 이진영은 전체적인 팀 기여도를 인정받아 세 대회 연속 발탁됐다. 김 위원장은 “1회 대회 일본전에서 보여준 다이빙 캐치와 송구 능력 등 수비의 안정감에서 그만한 우익수가 없다는 결론이 났다. 또 왼손 타자지만 오른손, 왼손 투수를 가리지 않고 한 방을 쳐낼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진영은 1회 대회 때 여러 차례 호수비로 ‘국민 우익수’란 별명을 얻었고, 2회 대회 대만전에서는 만루 홈런을 쳤다. 대표팀을 이끄는 류중일 감독(삼성)도 세 대회 연속 개근이다. 1, 2회 대회 때 코치로 각각 4강과 준우승에 기여했던 류 감독은 3회 대회에서는 사령탑으로 우승에 도전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잘나가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8·미국)의 인생이 삐걱대기 시작한 건 2009년 말 불륜 스캔들 이후다.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3승을 거두며 가까스로 재기에 성공했지만 예전 ‘1인자’로서의 면모는 많이 퇴색했다. 그런 우즈가 전처 엘린 노르데그렌(33·스웨덴)과 재결합한 뒤 제2의 전성기를 열어갈 수 있을까.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폭스스포츠는 17일 대중지 내셔널 인콰이어러를 인용해 “우즈가 노르데그렌과 재결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말 크리스마스 때 무릎을 꿇고 반지를 건네며 다시 청혼했다”고 보도했다. 내셔널 인콰이어러는 2009년 말 우즈가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 자택에서 의문의 교통사고를 냈을 때 우즈의 불륜설을 제기한 매체다. 이 신문은 “노르데그렌 역시 우즈의 청혼을 받아들일지 심각히 고민하고 있으며, 다만 우즈가 다시 바람피울 경우 위자료로 3억5000만 달러(약 3700억 원)를 내야 한다는 단서 조항을 달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우즈의 재산은 6억 달러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익명의 제보자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즈는 노르데그렌과 이혼한 뒤 많은 섹시한 여성과 만났지만 하룻밤 상대 이상의 의미는 없었다”며 “우즈가 최근 노르데그렌의 집에 들러 부부 관계도 가졌다”며 이들의 재결합 가능성을 높게 봤다. 우즈와 노르데그렌은 2001년 처음 만나 2004년 결혼해 딸과 아들을 한 명씩 두고 있다. 둘은 2009년 말 우즈의 불륜 행각이 드러나면서 이듬해 8월 이혼했다. 이혼 이후 노르데그렌도 사업가로 알려진 제이미 딩먼,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선수인 더글러스 머리 등과 만났다는 설이 돌았다. 한편 우즈는 17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골프장(파72)에서 열린 유럽투어 HSBC 챔피언십을 통해 올 시즌 개막전을 치렀다. 우즈는 이날 대회 1라운드에서 이븐파 72타를 치며 무난히 출발했다. 우즈와 동반 플레이를 한 새로운 골프 황제 로리 매킬로이(24·북아일랜드)는 3오버파 75타로 부진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1986년 제7구단으로 프로야구계에 뛰어든 빙그레(현 한화)는 13년 만인 1999년 처음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다. 태평양을 인수해 1996년 1군 무대에 뛰어든 현대는 창단 2년 만인 1998년 한국 프로야구를 제패했다. 17일 열린 한국야구위원회(KBO) 구단주 총회에서 프로야구 제10구단 창단 기업으로 최종 승인을 받은 KT는 과연 언제쯤 첫 우승을 일궈낼 수 있을까. KT 광고에 나오는 것처럼“빠름, 빠름”을 추구할 것 같지는 않다. KT가 이날 배포한 자료집에 따르면 KT는 우승 적기를 2022년 이후로 내다봤다. KT는 2015년 1군 진입 후 3년간은 리그 적응 기간으로 봤다. 이석채 KT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욕심만 앞서면 이르지 못한다(欲速則不達)’는 것을 선조에게 배웠다. 당장 성적보다는 재미있는 경기를 펼치고 팬들이 기억하는 팀으로 만드는 게 우선이다. 성적 지상주의에 사로잡히지 않고 젊은 야구, 재미있는 야구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1군 진입 후 4년∼7년 차는 도약기로 정의했다. 구단의 질적 성장에 신경을 쓰는 시기다. KT가 꼽은 중흥기는 8년∼10년 차다. 1군 데뷔 시기가 2015년인 점을 감안하면 2022년 이후다. KT는 이때쯤이면 우승과 흑자 경영이 가능할 것이라는 청사진을 내놨다. KT는 이를 위해 2015년 1군 진입 후 10년간 총 2000억 원 이상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앞서 1군에 진입하는 2015년까지도 KT는 막대한 돈을 지출해야 한다. 이날 총회 결정에 따라 KT는 가입금 30억 원에 예치금 100억 원을 내야 한다. 이미 내기로 한 야구발전기금은 200억 원이다. KT는 이외에도 1군 진입 때까지 650억 원의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250억 원은 1군 선수단 구성에 사용된다. 경기 수원 인근에 건립할 2군 구장 설립 비용으로는 200억 원을 예상했다. 2014년 2군 리그 출전비용 등 구단 운영비로는 180억 원이 들 것으로 계산했다. 이 밖에 팀 이름과 엠블럼, 유니폼 등 CI 제작에 10억 원, 창단식과 사무실 조성에 1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야구발전기금 등을 포함하면 KT가 프로야구 안착을 위해 쏟아 붓는 돈만 1000억 원에 육박한다. 그룹 고위층의 의지는 물론이고 돈이 없으면 결코 뛰어들 수 없는 게 프로야구 판이다. KT는 지난해 말 현재 연매출 28조7000억 원, 영업이익 2조2000억 원을 달성한 거대 통신기업이다. 한편 KT는 선수단에 주는 포상금을 현금이 아닌 KT 주식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선수들에게 KT 회사에 대한 애착심과 일치감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다. 17일 KT의 주가는 3만6900원이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최고 빅 매치는 역시 한일전이다. 1, 2회 대회에서 양보 없는 혈전을 벌였던 한국과 일본은 3월 8일부터 일본 도쿄돔에서 시작되는 2라운드에서 맞붙는다. 올해 한일전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삼성 라이온즈와 일본시리즈 우승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다. 선수 구성으로 보면 ‘한국 라이온즈’와 ‘일본 자이언츠’의 대결로 부를 수 있을 정도다. 15일 출정식을 가진 한국 대표팀은 28명의 선수 가운데 6명이 삼성 소속이다. 특히 투수진에서 삼성 선수들은 중책을 맡았다. 윤석민(KIA)과 함께 선발 원투 펀치를 구성할 왼손 투수 장원삼은 일본전 선발 후보 0순위다. 장원삼은 2011년 아시아시리즈 소프트뱅크와의 결승전에서 6과 3분의 1이닝 1실점 호투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며 ‘일본 킬러’로 이미 검증을 마쳤다. 한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 오승환과 선발, 중간이 모두 가능한 차우찬이 뒤를 받친다. 대표팀 최고참인 삼성의 진갑용(포수)은 주장으로 임명됐다. 2006년 1회 대회 이후 7년 만에 WBC에 복귀한 ‘국민타자’ 이승엽도 언제든 한 방을 터뜨릴 수 있는 중심타자다. 처음 WBC 대표팀에 발탁된 유격수 김상수도 주전 자리를 노리고 있다. 일본 역시 요미우리 선수가 없으면 팀 구성이 안 될 정도다. 일본은 현재 34명의 예비 명단을 발표했는데 이 중 8명이 요미우리 소속이다. 왼손 원투펀치 스기우치 도시야와 우쓰미 데쓰야, 오른손 선발 투수 사와무라 히로카즈, 왼손 중간 계투 야마구치 데쓰야 등 투수만 4명이다. 여기에 지난해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MVP에 선정된 포수 아베 신노스케, 내야수 사카모토 하야토와 무라타 슈이치. 외야수 조노 히사요시가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아베는 주장 완장까지 찼다. 야마모토 고지 WBC 일본 대표팀 감독은 최근 괌을 찾아 현지에서 자율훈련 중인 아베 등 WBC에 나갈 요미우리 선수 5명을 격려했다. 일본 대표팀이 얼마나 요미우리 선수들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는지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이만하면 걸어다니는 기업이라고 할 만하지 않을까. ‘영건’으로 불리던 로리 매킬로이(24·북아일랜드·사진)와 이시카와 료(22·일본), 노승열(22)이 새 스폰서 계약으로 천문학적인 돈을 벌게 됐다. 세계적인 스포츠용품업체 나이키는 15일 소문으로만 돌던 매킬로이와의 후원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밝히지 않았지만 새로운 골프황제이자 남자 골프 세계랭킹 1위인 매킬로이를 잡기 위해 나이키는 연간 2000만 달러(211억 원) 이상을 지불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추산하고 있다. AP통신 등은 지난해 말부터 10년간 총 2억 달러(2113억 원)가 넘을 것이라고 보도해 왔다. 매킬로이는 17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골프장에서 개막하는 유럽투어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부터 클럽은 물론이고 의류, 신발, 골프공까지 모두 나이키 제품을 사용한다. 이 대회에는 10년 넘게 나이키가 후원하고 있는 왕년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8·미국)도 출전한다. 우즈도 현재 나이키로부터 매년 2000만 달러 수준의 후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이키는 세계 남자 골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두 명의 골프황제를 후원하게 됐다. 올해부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진출하는 일본의 ‘신성(新星)’ 이시카와 료(22)도 돈방석에 올랐다. 요넥스와의 계약이 만료된 이시카와는 최근 세계적인 골프용품 업체 캘러웨이와 연간 6억 엔(약 71억 원)에 다년 계약을 했다. 캘러웨이가 제작하는 클럽과 의류를 사용하는 조건이다. 골프공은 던롭이 만드는 스릭슨을 사용하는데 연간 2억 엔(약 24억 원)을 받는다. 두 회사에서 받는 돈을 합치면 연간 8억 엔(약 95 원)으로 100억 원에 육박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영건’ 노승열도 최근 나이키에 합류했다. 계약조건에 대해 나이키골프 코리아측은 “국내 선수로 따지면 단연 최고 대우이고 세계적 선수와 비교해도 좋은 조건”이라고 밝혔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유니세프 국제친선대사로 활동 중인 ‘피겨 여왕’ 김연아(23·고려대·사진)가 부산에 사는 난치병 어린이 5명에게 1000만 원씩 총 5000만 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다고 유니세프 한국위원회가 15일 밝혔다.}

든든 승엽2006년 열린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이승엽(37·삼성·사진)은 홈런 5개와 10타점을 기록했다. 두 부문 모두 1위였다. 그해는 이승엽이 일본 프로야구 롯데에서 요미우리로 이적한 첫해였다. WBC에서의 맹활약을 발판 삼아 이승엽은 자연스럽게 주전 자리를 꿰찼고 타율 0.323에 41홈런, 108타점을 기록하며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이승엽은 올해 열리는 제3회 대회에 다시 나선다. WBC 출전은 7년 만이다. 이승엽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WBC에 좋은 기억이 많다. 올해도 WBC를 통해 재도약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2009년 제2회 대회에는 요미우리의 요청으로 불참했다. ○ 이승엽은 ‘8회의 사나이’ 이승엽은 숫자 ‘8’과 인연이 깊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8년간 뛴 것도 그렇지만 역대 일본과의 대결에서 주로 8회에 ‘대형 사고’를 쳤다. 시작은 2000년 호주에서 열린 시드니 올림픽. 대회 내내 부진을 보이던 이승엽은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0-0 동점이던 8회 말 마쓰자카 다이스케(전 보스턴)를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결승 2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이 한 방으로 한국은 동메달을 따냈다. 2006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1회 WBC 아시아 예선에서는 1-2로 뒤진 8회 초 이시이 히로토시를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결승 2점 홈런을 쳤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준결승에서는 2-2로 팽팽하던 8회 말 일본 최고 마무리 이와세 히토키(주니치)를 상대로 승부의 균형을 깨는 결승 2점 홈런을 날렸다. 이승엽은 “나이로 봤을 때 내 야구 인생은 8회 초쯤 된 것 같다. 야구할 날이 얼마 안 남은 만큼 모든 경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 대타도 OK…다나카가 경계대상 올해 WBC에서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이승엽은 “대타로 나가 안타를 치는 것”이라고 농담 섞인 답변을 했다. 그는 “1루수 요원에는 나 말고도 이대호(오릭스), 김태균(한화) 등 뛰어난 후배가 많다. 내 역할은 ‘조커’라고 생각한다. 주전이 아닌 대타로 나서더라도 찬스를 살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 열리는 2라운드에서 만날 게 유력한 숙적 일본과의 대결에서 경계해야 할 선수로는 라쿠텐의 에이스 다나카 마사히로를 꼽았다. 이승엽은 “다루빗슈 유(텍사스) 등 해외파가 불참하지만 다나카의 구위는 다루빗슈와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변화구와 제구력 등은 다나카가 더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도 우리가 전력이 좋아서 일본에 이겼던 게 아니다. 몇몇 선수가 부상 등으로 이번 대회에 빠졌지만 일본에 진다는 생각은 전혀 안 한다”고 말했다. ○ 류현진의 ML 성공 확신 이승엽은 올해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에 진출한 ‘괴물투수’ 류현진(26)의 성공도 확신했다. 그는 “일본에서 뛰면서 좋은 투수를 많이 만났다. 하지만 류현진은 일본의 정상급 투수 못지않은 제구력을 갖췄으면서도 시속 150km가 넘는 빠른 공을 던진다. 류현진은 일본에 데려다 놔도 ‘넘버 원’ 투수”라고 했다. “현진이가 미국에 안 가고 남을까봐 내심 조마조마했다”는 이승엽은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두말이 필요 없는 명품 구질이다. 오른손 타자들에게 던져 삼진을 빼앗는 공이지만 나 같은 왼손 타자에게도 곧잘 던지더라. 직구인 줄 알고 방망이가 나가면 눈앞에서 뚝 떨어진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깐깐 희수한국의 대표 타자들이 꼽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대표팀에서 가장 기대되는 투수는 누구일까. 김태균(한화)과 이대호(오릭스)가 똑같은 선수를 꼽았다. 지난해 SK 불펜을 이끈 박희수(31·사진)다. 류현진(LA)과 추신수(신시내티) 등 해외파가 빠진 이번 WBC 대표팀을 역대 최약체로 평가하는 전문가가 많다. 하지만 이대호는 “대표팀 중간 계투가 워낙 좋다. 특히 박희수가 잘 막아줄 걸로 믿는다”고 자신했다. 전문가들의 전망도 이대호의 예상과 다르지 않다. 박희수는 지난해 단일 시즌 최다홀드 기록을 갈아 치웠다. SK 중간 계투로 65경기에 나서 8승 1패 6세이브 34홀드, 방어율 1.32를 기록했다. 박희수의 주무기는 투심 패스트볼. ‘바키투심’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구위는 국내 최고다. 김태균은 “일본에서 상대한 스기우치나 와다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타자들이 타이밍 맞추기가 참 어렵다”며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지난 시즌 타율 0.363으로 타격왕에 올랐던 김태균은 박희수와 지난해 9번 만나 삼진을 5번이나 당했다. 안타는 단 한 개밖에 치지 못했다. 타격 3관왕을 차지했던 박병호(넥센)도 지난 시즌 5타수 무안타로 체면을 구겼다. 김태균은 “체인지업인 줄 알았는데 투심이라고 하더라. 일본의 좋은 투수들이 던지는 포크볼을 보는 듯했다”고 말했다. 박희수는 국제대회 경험이 거의 없다, 그만큼 이번 대회에 나선 다른 투수들에 비해 상대가 알지 못한다는 장점이 있다. WBC에서의 활약에 앞서 박희수의 올해 연봉도 팬들의 관심거리다. 박희수는 지난해 12월 17일부터 구단과 연봉 협상 중이다. 2011년 39경기에 나서 방어율 1.88을 기록한 박희수는 지난해 연봉이 4300만 원 올랐다. 159.3%의 인상률로 팀 내 최고였다. 지난해 SK에서 박희수에게 버금가는 활약을 했던 윤희상(10승 9패)은 189% 오른 1억3000만 원에 올해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 SK 투수 부문 연봉 고과 1위로 평가받는 박희수는 윤희상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인상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박희수의 올해 연봉은 2억 원을 넘어설 수 있다. 박희수는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주 애너하임에서 재활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