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LA 달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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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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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중계권료 年 3000억원… 타임워너와 협상 타결 임박
류현진 등 영입 ‘든든한 돈줄’

미국 프로야구 뉴욕 양키스는 1990년대 후반부터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좋은 선수들을 싹쓸이했다. 번번이 선수를 빼앗기던 라이벌 보스턴의 래리 루치노 회장은 2002년 말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양키스를 ‘악(惡)의 제국’이라 불렀다.

양키스는 2005년 사상 처음으로 선수 연봉 총액이 2억 달러(약 2132억 원)를 넘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사치세(연봉 총액이 일정액을 넘긴 팀에 부과하는 세금 개념의 벌금)를 부과해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 양키스는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15년 연속 메이저리그 연봉 총액 1위를 지키고 있다.

그런데 올해 양키스를 능가하는 새로운 ‘큰손’이 나타났다. ‘괴물 투수’ 류현진(26)을 데려간 서부지역 명문팀 LA 다저스다. 지난해 농구스타 매직 존슨 등이 인수한 다저스는 요즘 말 그대로 돈을 물 쓰듯 하고 있다.

자유계약시장(FA) 최대어 잭 그레인키(투수)를 6년간 1억4700만 달러(약 1567억 원)에 데려왔고, 류현진에게도 포스팅 입찰 금액을 포함해 6년간 6170만 달러(약 658억 원)를 투자했다. 또 1억 달러를 들여 다저스타디움을 보수하고 있다. AP 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선수단 연봉으로 9500만 달러(약 1013억 원)를 썼던 다저스의 23일 현재 선수단 연봉은 2억1400만 달러(약 2281억 원)를 넘어섰다. 지난해보다 2배 이상으로 늘어나 올 시즌 연봉 총액에서 양키스를 제치고 1위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다저스가 이처럼 과소비(?)를 하는 데는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현재 거의 합의 단계에 이른 중계권료. 블룸버그와 AP 통신 등 미국 현지 언론들은 23일 다저스와 지역 케이블 타임워너의 중계권료 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고 보도했다. 금액은 당초 예상됐던 25년간 60억 달러를 넘어 70억∼80억 달러(약 7조4620억∼8조528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70억 달러로 잡아도 매년 2억8000만 달러(약 2985억 원)를 받게 된다. 전체 선수단 연봉을 넘는 거액으로 올해까지 받았던 연간 중계료(4500만 달러)의 6배가 넘는다.

여기에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ESPN, 폭스, 터너스포츠 등과 맺은 전국 방송 중계권료 일부를 따로 받는다. 2014년부터 3개 사와 8년간 총액 124억 달러(약 13조2184억 원)에 이르는 대형 계약을 맺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필요 경비를 제외한 금액을 매년 30개 구단에 균등분배 한다. 다저스도 연간 5000만 달러 이상 받는다.

최근 몇 년간 메이저리그의 인기 상승에 따라 중계권료가 폭등하면서 각 팀은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 돈 중 일부는 좋은 선수를 데려오는 데 쓰인다. 폭스와 2015년부터 20년간 16억 달러(약 1조7040억 원)에 계약한 텍사스가 다루빗슈 류를 데려오고, 역시 폭스와 17년간 25억 달러(약 2조6650억 원)에 사인한 LA 에인절스가 앨버트 푸홀스를 영입한 게 대표적이다. 양키스와 보스턴, 뉴욕 메츠 등은 아예 지역 케이블을 직접 설립해 돈을 벌고 있다.

메이저리그 전문가인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미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는 미식축구다. 그런데 미식축구는 일주일에 한 경기만 열리고 경기 수 자체도 적다. 이에 비해 야구는 3월부터 10월까지 매일 경기를 하고 이닝 교체 등에 수시로 광고를 할 수 있어 광고주들의 호응도 높다.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등 큰 시장을 가진 팀들의 호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다저스#양키스#중계권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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