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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속 여제’ 이상화(24·서울시청)가 새해 첫 대회부터 한국 신기록을 작성하며 금메달 행진을 이어갔다. 이상화는 20일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6차 대회 여자 500m 디비전A(1부 리그) 1차 레이스에서 36초99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위 헤서 리처드슨(미국·37초12)과는 0.13초 차. 이상화는 2009년 12월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자신이 세운 한국 기록(37초24)을 3년 1개월 만에 무려 0.25초나 앞당겼다. 또 위징(중국)이 지난해 작성한 세계 기록(36초94)에도 0.05초 차로 다가가 새로운 기록 작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날 우승으로 이상화는 올 시즌 여자 500m가 열린 월드컵 모든 대회에서 금메달을 휩쓸었다. 1, 4, 5차 대회 1, 2차 레이스를 모두 석권한 데 이어 이날 6차 대회 1차 레이스까지 7연속 우승이다. 이 종목 월드컵 포인트 700점을 쌓은 이상화는 2위 예니 볼프(독일·436점)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며 시즌 종합 우승에도 한발 더 다가섰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대한골프협회가 2011년 국내 골프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아마추어 골퍼의 홀인원 확률은 1만2263분의 1로 나타났다. 주말 골퍼가 파3 홀에서 1만2000번가량을 쳐야 겨우 한 번 홀인원이 나온다는 뜻이다. “홀인원을 하면 3년간 재수가 좋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홀인원은 주말 골퍼들이 평생 한 번 하기도 어려운 ‘행운의 샷’이다. 그런데 온·오프라인상 수많은 골프 동호회 가운데 행운의 주인공들이 모여 만든 이색 동호회가 있다. 지난해 5월 창단한 ‘볼빅 홀인원 동호회’다. 국산 컬러볼의 대명사 볼빅은 2011년 한 해 동안 국내 골프장에서 볼빅 공으로 홀인원을 한 골퍼들에게 기념패 및 푸짐한 골프용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여기에 참가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동호회가 만들어졌다. 처음 30명으로 출범한 이 동호회는 지난해 12월 54명으로 회원이 늘었다. 이들은 매월 넷째 주 월요일에 월례회를 갖고 친목을 다진다. 이 모임에는 무려 9차례나 홀인원을 기록한 여성 주말 골퍼 이영란 씨(54)도 포함되어 있다. 아마추어 골퍼들 사이에서 이미 유명 인사인 이 씨는 8, 9번째 홀인원을 모두 볼빅 공으로 했다고 한다. 또 이정재 씨(58·경기 수원시)는 볼빅 홀인원 동호회 창단식 때 받은 기념 볼로 이튿날 라운드에서 자신의 두 번째 홀인원을 하는 경사를 누리기도 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배경은(28·넵스)도 볼빅 공과 인연이 깊다. 볼빅 공을 사용하는 배경은은 2009년 ADT캡스 챔피언십 1라운드 17번홀(파3·167야드)에서 8번 아이언으로 생애 첫 홀인원을 기록하며 1억8000만 원 상당의 BMW 승용차를 부상으로 받았다. 배경은은 지난해 12월 현대차 차이나 레이디스 오픈 1라운드 16번홀(파3·165야드)에서 또 한 번 홀인원을 기록해 제네시스 승용차를 부상으로 받았다. 전국 어느 골프장에서나 볼빅 공으로 홀인원을 기록한 골퍼라면 누구나 볼빅 홈페이지(www.volvik.co.kr)를 통해 이 동호회에 가입할 수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전세기로 이동하는데 비즈니스석을 이용한다. 가방과 장비도 다음 경기가 열리는 곳까지 안전하게 보내준다. 고급 호텔 못지않은 시설의 라커룸에는 뷔페가 차려져 있고 편히 쉴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모든 게 상상을 초월한다. 야구 선수로서 최고의 대우를 받을 수 있다.” 2006년 초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2009년 2회 대회에 참가했던 LG 이진영(33)의 회상처럼 WBC는 야구 선수라면 한 번은 경험하고픈 대회다. 지난 두 대회에 출전했던 이진영은 3월에 열리는 제3회 대회 대표로도 뽑혔다. 한국 대표팀에서 WBC에 세 대회 연속 출전하는 선수는 이진영을 포함해 단 4명. 거포 1루수 김태균(31·한화)과 ‘끝판대장’ 오승환(31·삼성), 잠수함 투수 정대현(35·롯데)이다. WBC에 개근하는 이들에겐 특별한 게 있다. ○ 너무나 낯선 오승환과 정대현 셋업맨 정대현-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지키는 뒷문은 타자들에게는 악몽 같은 조합이다. 하나도 뚫기 힘든데 두 개의 방패가 버티고 있으니 ‘언터처블’이 따로 없다. 구위가 좋은 데다 특이한 투구 폼까지 갖춰 이들을 처음 상대하는 타자들은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오른손 강속구 투수인 오승환은 디딤발인 왼발을 내디딜 때 짧게 땅을 스치듯 하다가 다시 한 번 내뻗는다. 이른바 합법적인 이중 키킹이다. 이 때문에 타자들은 타이밍을 잃어버리기 일쑤다. 정대현은 밑에서 위로 공을 던지는 정통파 언더핸드 투수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투구 폼이다. 정대현은 대학생이던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잠수함 스타일로 10년 넘게 국제대회를 누비고 있다.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은 “한국 선수들도 둘의 공에는 손도 못 대지 않나. 이들을 상대해 본 적이 없는 외국인 선수들은 더할 것”이라고 했다. 관건은 부상이다. 오승환은 2006년 1회 대회 때 4경기에 등판해 단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피칭을 했다. 하지만 팔꿈치가 좋지 않았던 2회 대회 일본과의 2라운드 1, 2위 결정전에서는 연속 안타를 맞으며 패전 투수가 됐다. ○ 공격의 김태균, 수비의 이진영 2009년 제2회 WBC는 김태균을 위한 대회였다. 1회 대회에서 이승엽(삼성) 등에게 밀려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김태균은 2회 대회 때는 4번 타자의 중책을 맡아 타율 0.345에 3홈런, 11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이때의 활약을 발판 삼아 김태균은 시즌 후 일본 프로야구 롯데에 진출했다. 이진영은 전체적인 팀 기여도를 인정받아 세 대회 연속 발탁됐다. 김 위원장은 “1회 대회 일본전에서 보여준 다이빙 캐치와 송구 능력 등 수비의 안정감에서 그만한 우익수가 없다는 결론이 났다. 또 왼손 타자지만 오른손, 왼손 투수를 가리지 않고 한 방을 쳐낼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진영은 1회 대회 때 여러 차례 호수비로 ‘국민 우익수’란 별명을 얻었고, 2회 대회 대만전에서는 만루 홈런을 쳤다. 대표팀을 이끄는 류중일 감독(삼성)도 세 대회 연속 개근이다. 1, 2회 대회 때 코치로 각각 4강과 준우승에 기여했던 류 감독은 3회 대회에서는 사령탑으로 우승에 도전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잘나가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8·미국)의 인생이 삐걱대기 시작한 건 2009년 말 불륜 스캔들 이후다.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3승을 거두며 가까스로 재기에 성공했지만 예전 ‘1인자’로서의 면모는 많이 퇴색했다. 그런 우즈가 전처 엘린 노르데그렌(33·스웨덴)과 재결합한 뒤 제2의 전성기를 열어갈 수 있을까.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폭스스포츠는 17일 대중지 내셔널 인콰이어러를 인용해 “우즈가 노르데그렌과 재결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말 크리스마스 때 무릎을 꿇고 반지를 건네며 다시 청혼했다”고 보도했다. 내셔널 인콰이어러는 2009년 말 우즈가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 자택에서 의문의 교통사고를 냈을 때 우즈의 불륜설을 제기한 매체다. 이 신문은 “노르데그렌 역시 우즈의 청혼을 받아들일지 심각히 고민하고 있으며, 다만 우즈가 다시 바람피울 경우 위자료로 3억5000만 달러(약 3700억 원)를 내야 한다는 단서 조항을 달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우즈의 재산은 6억 달러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익명의 제보자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즈는 노르데그렌과 이혼한 뒤 많은 섹시한 여성과 만났지만 하룻밤 상대 이상의 의미는 없었다”며 “우즈가 최근 노르데그렌의 집에 들러 부부 관계도 가졌다”며 이들의 재결합 가능성을 높게 봤다. 우즈와 노르데그렌은 2001년 처음 만나 2004년 결혼해 딸과 아들을 한 명씩 두고 있다. 둘은 2009년 말 우즈의 불륜 행각이 드러나면서 이듬해 8월 이혼했다. 이혼 이후 노르데그렌도 사업가로 알려진 제이미 딩먼,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선수인 더글러스 머리 등과 만났다는 설이 돌았다. 한편 우즈는 17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골프장(파72)에서 열린 유럽투어 HSBC 챔피언십을 통해 올 시즌 개막전을 치렀다. 우즈는 이날 대회 1라운드에서 이븐파 72타를 치며 무난히 출발했다. 우즈와 동반 플레이를 한 새로운 골프 황제 로리 매킬로이(24·북아일랜드)는 3오버파 75타로 부진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1986년 제7구단으로 프로야구계에 뛰어든 빙그레(현 한화)는 13년 만인 1999년 처음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다. 태평양을 인수해 1996년 1군 무대에 뛰어든 현대는 창단 2년 만인 1998년 한국 프로야구를 제패했다. 17일 열린 한국야구위원회(KBO) 구단주 총회에서 프로야구 제10구단 창단 기업으로 최종 승인을 받은 KT는 과연 언제쯤 첫 우승을 일궈낼 수 있을까. KT 광고에 나오는 것처럼“빠름, 빠름”을 추구할 것 같지는 않다. KT가 이날 배포한 자료집에 따르면 KT는 우승 적기를 2022년 이후로 내다봤다. KT는 2015년 1군 진입 후 3년간은 리그 적응 기간으로 봤다. 이석채 KT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욕심만 앞서면 이르지 못한다(欲速則不達)’는 것을 선조에게 배웠다. 당장 성적보다는 재미있는 경기를 펼치고 팬들이 기억하는 팀으로 만드는 게 우선이다. 성적 지상주의에 사로잡히지 않고 젊은 야구, 재미있는 야구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1군 진입 후 4년∼7년 차는 도약기로 정의했다. 구단의 질적 성장에 신경을 쓰는 시기다. KT가 꼽은 중흥기는 8년∼10년 차다. 1군 데뷔 시기가 2015년인 점을 감안하면 2022년 이후다. KT는 이때쯤이면 우승과 흑자 경영이 가능할 것이라는 청사진을 내놨다. KT는 이를 위해 2015년 1군 진입 후 10년간 총 2000억 원 이상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앞서 1군에 진입하는 2015년까지도 KT는 막대한 돈을 지출해야 한다. 이날 총회 결정에 따라 KT는 가입금 30억 원에 예치금 100억 원을 내야 한다. 이미 내기로 한 야구발전기금은 200억 원이다. KT는 이외에도 1군 진입 때까지 650억 원의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250억 원은 1군 선수단 구성에 사용된다. 경기 수원 인근에 건립할 2군 구장 설립 비용으로는 200억 원을 예상했다. 2014년 2군 리그 출전비용 등 구단 운영비로는 180억 원이 들 것으로 계산했다. 이 밖에 팀 이름과 엠블럼, 유니폼 등 CI 제작에 10억 원, 창단식과 사무실 조성에 1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야구발전기금 등을 포함하면 KT가 프로야구 안착을 위해 쏟아 붓는 돈만 1000억 원에 육박한다. 그룹 고위층의 의지는 물론이고 돈이 없으면 결코 뛰어들 수 없는 게 프로야구 판이다. KT는 지난해 말 현재 연매출 28조7000억 원, 영업이익 2조2000억 원을 달성한 거대 통신기업이다. 한편 KT는 선수단에 주는 포상금을 현금이 아닌 KT 주식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선수들에게 KT 회사에 대한 애착심과 일치감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다. 17일 KT의 주가는 3만6900원이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최고 빅 매치는 역시 한일전이다. 1, 2회 대회에서 양보 없는 혈전을 벌였던 한국과 일본은 3월 8일부터 일본 도쿄돔에서 시작되는 2라운드에서 맞붙는다. 올해 한일전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삼성 라이온즈와 일본시리즈 우승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다. 선수 구성으로 보면 ‘한국 라이온즈’와 ‘일본 자이언츠’의 대결로 부를 수 있을 정도다. 15일 출정식을 가진 한국 대표팀은 28명의 선수 가운데 6명이 삼성 소속이다. 특히 투수진에서 삼성 선수들은 중책을 맡았다. 윤석민(KIA)과 함께 선발 원투 펀치를 구성할 왼손 투수 장원삼은 일본전 선발 후보 0순위다. 장원삼은 2011년 아시아시리즈 소프트뱅크와의 결승전에서 6과 3분의 1이닝 1실점 호투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며 ‘일본 킬러’로 이미 검증을 마쳤다. 한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 오승환과 선발, 중간이 모두 가능한 차우찬이 뒤를 받친다. 대표팀 최고참인 삼성의 진갑용(포수)은 주장으로 임명됐다. 2006년 1회 대회 이후 7년 만에 WBC에 복귀한 ‘국민타자’ 이승엽도 언제든 한 방을 터뜨릴 수 있는 중심타자다. 처음 WBC 대표팀에 발탁된 유격수 김상수도 주전 자리를 노리고 있다. 일본 역시 요미우리 선수가 없으면 팀 구성이 안 될 정도다. 일본은 현재 34명의 예비 명단을 발표했는데 이 중 8명이 요미우리 소속이다. 왼손 원투펀치 스기우치 도시야와 우쓰미 데쓰야, 오른손 선발 투수 사와무라 히로카즈, 왼손 중간 계투 야마구치 데쓰야 등 투수만 4명이다. 여기에 지난해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MVP에 선정된 포수 아베 신노스케, 내야수 사카모토 하야토와 무라타 슈이치. 외야수 조노 히사요시가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아베는 주장 완장까지 찼다. 야마모토 고지 WBC 일본 대표팀 감독은 최근 괌을 찾아 현지에서 자율훈련 중인 아베 등 WBC에 나갈 요미우리 선수 5명을 격려했다. 일본 대표팀이 얼마나 요미우리 선수들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는지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이만하면 걸어다니는 기업이라고 할 만하지 않을까. ‘영건’으로 불리던 로리 매킬로이(24·북아일랜드·사진)와 이시카와 료(22·일본), 노승열(22)이 새 스폰서 계약으로 천문학적인 돈을 벌게 됐다. 세계적인 스포츠용품업체 나이키는 15일 소문으로만 돌던 매킬로이와의 후원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밝히지 않았지만 새로운 골프황제이자 남자 골프 세계랭킹 1위인 매킬로이를 잡기 위해 나이키는 연간 2000만 달러(211억 원) 이상을 지불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추산하고 있다. AP통신 등은 지난해 말부터 10년간 총 2억 달러(2113억 원)가 넘을 것이라고 보도해 왔다. 매킬로이는 17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골프장에서 개막하는 유럽투어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부터 클럽은 물론이고 의류, 신발, 골프공까지 모두 나이키 제품을 사용한다. 이 대회에는 10년 넘게 나이키가 후원하고 있는 왕년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8·미국)도 출전한다. 우즈도 현재 나이키로부터 매년 2000만 달러 수준의 후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이키는 세계 남자 골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두 명의 골프황제를 후원하게 됐다. 올해부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진출하는 일본의 ‘신성(新星)’ 이시카와 료(22)도 돈방석에 올랐다. 요넥스와의 계약이 만료된 이시카와는 최근 세계적인 골프용품 업체 캘러웨이와 연간 6억 엔(약 71억 원)에 다년 계약을 했다. 캘러웨이가 제작하는 클럽과 의류를 사용하는 조건이다. 골프공은 던롭이 만드는 스릭슨을 사용하는데 연간 2억 엔(약 24억 원)을 받는다. 두 회사에서 받는 돈을 합치면 연간 8억 엔(약 95 원)으로 100억 원에 육박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영건’ 노승열도 최근 나이키에 합류했다. 계약조건에 대해 나이키골프 코리아측은 “국내 선수로 따지면 단연 최고 대우이고 세계적 선수와 비교해도 좋은 조건”이라고 밝혔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유니세프 국제친선대사로 활동 중인 ‘피겨 여왕’ 김연아(23·고려대·사진)가 부산에 사는 난치병 어린이 5명에게 1000만 원씩 총 5000만 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다고 유니세프 한국위원회가 15일 밝혔다.}

든든 승엽2006년 열린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이승엽(37·삼성·사진)은 홈런 5개와 10타점을 기록했다. 두 부문 모두 1위였다. 그해는 이승엽이 일본 프로야구 롯데에서 요미우리로 이적한 첫해였다. WBC에서의 맹활약을 발판 삼아 이승엽은 자연스럽게 주전 자리를 꿰찼고 타율 0.323에 41홈런, 108타점을 기록하며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이승엽은 올해 열리는 제3회 대회에 다시 나선다. WBC 출전은 7년 만이다. 이승엽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WBC에 좋은 기억이 많다. 올해도 WBC를 통해 재도약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2009년 제2회 대회에는 요미우리의 요청으로 불참했다. ○ 이승엽은 ‘8회의 사나이’ 이승엽은 숫자 ‘8’과 인연이 깊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8년간 뛴 것도 그렇지만 역대 일본과의 대결에서 주로 8회에 ‘대형 사고’를 쳤다. 시작은 2000년 호주에서 열린 시드니 올림픽. 대회 내내 부진을 보이던 이승엽은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0-0 동점이던 8회 말 마쓰자카 다이스케(전 보스턴)를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결승 2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이 한 방으로 한국은 동메달을 따냈다. 2006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1회 WBC 아시아 예선에서는 1-2로 뒤진 8회 초 이시이 히로토시를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결승 2점 홈런을 쳤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준결승에서는 2-2로 팽팽하던 8회 말 일본 최고 마무리 이와세 히토키(주니치)를 상대로 승부의 균형을 깨는 결승 2점 홈런을 날렸다. 이승엽은 “나이로 봤을 때 내 야구 인생은 8회 초쯤 된 것 같다. 야구할 날이 얼마 안 남은 만큼 모든 경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 대타도 OK…다나카가 경계대상 올해 WBC에서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이승엽은 “대타로 나가 안타를 치는 것”이라고 농담 섞인 답변을 했다. 그는 “1루수 요원에는 나 말고도 이대호(오릭스), 김태균(한화) 등 뛰어난 후배가 많다. 내 역할은 ‘조커’라고 생각한다. 주전이 아닌 대타로 나서더라도 찬스를 살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 열리는 2라운드에서 만날 게 유력한 숙적 일본과의 대결에서 경계해야 할 선수로는 라쿠텐의 에이스 다나카 마사히로를 꼽았다. 이승엽은 “다루빗슈 유(텍사스) 등 해외파가 불참하지만 다나카의 구위는 다루빗슈와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변화구와 제구력 등은 다나카가 더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도 우리가 전력이 좋아서 일본에 이겼던 게 아니다. 몇몇 선수가 부상 등으로 이번 대회에 빠졌지만 일본에 진다는 생각은 전혀 안 한다”고 말했다. ○ 류현진의 ML 성공 확신 이승엽은 올해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에 진출한 ‘괴물투수’ 류현진(26)의 성공도 확신했다. 그는 “일본에서 뛰면서 좋은 투수를 많이 만났다. 하지만 류현진은 일본의 정상급 투수 못지않은 제구력을 갖췄으면서도 시속 150km가 넘는 빠른 공을 던진다. 류현진은 일본에 데려다 놔도 ‘넘버 원’ 투수”라고 했다. “현진이가 미국에 안 가고 남을까봐 내심 조마조마했다”는 이승엽은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두말이 필요 없는 명품 구질이다. 오른손 타자들에게 던져 삼진을 빼앗는 공이지만 나 같은 왼손 타자에게도 곧잘 던지더라. 직구인 줄 알고 방망이가 나가면 눈앞에서 뚝 떨어진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깐깐 희수한국의 대표 타자들이 꼽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대표팀에서 가장 기대되는 투수는 누구일까. 김태균(한화)과 이대호(오릭스)가 똑같은 선수를 꼽았다. 지난해 SK 불펜을 이끈 박희수(31·사진)다. 류현진(LA)과 추신수(신시내티) 등 해외파가 빠진 이번 WBC 대표팀을 역대 최약체로 평가하는 전문가가 많다. 하지만 이대호는 “대표팀 중간 계투가 워낙 좋다. 특히 박희수가 잘 막아줄 걸로 믿는다”고 자신했다. 전문가들의 전망도 이대호의 예상과 다르지 않다. 박희수는 지난해 단일 시즌 최다홀드 기록을 갈아 치웠다. SK 중간 계투로 65경기에 나서 8승 1패 6세이브 34홀드, 방어율 1.32를 기록했다. 박희수의 주무기는 투심 패스트볼. ‘바키투심’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구위는 국내 최고다. 김태균은 “일본에서 상대한 스기우치나 와다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타자들이 타이밍 맞추기가 참 어렵다”며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지난 시즌 타율 0.363으로 타격왕에 올랐던 김태균은 박희수와 지난해 9번 만나 삼진을 5번이나 당했다. 안타는 단 한 개밖에 치지 못했다. 타격 3관왕을 차지했던 박병호(넥센)도 지난 시즌 5타수 무안타로 체면을 구겼다. 김태균은 “체인지업인 줄 알았는데 투심이라고 하더라. 일본의 좋은 투수들이 던지는 포크볼을 보는 듯했다”고 말했다. 박희수는 국제대회 경험이 거의 없다, 그만큼 이번 대회에 나선 다른 투수들에 비해 상대가 알지 못한다는 장점이 있다. WBC에서의 활약에 앞서 박희수의 올해 연봉도 팬들의 관심거리다. 박희수는 지난해 12월 17일부터 구단과 연봉 협상 중이다. 2011년 39경기에 나서 방어율 1.88을 기록한 박희수는 지난해 연봉이 4300만 원 올랐다. 159.3%의 인상률로 팀 내 최고였다. 지난해 SK에서 박희수에게 버금가는 활약을 했던 윤희상(10승 9패)은 189% 오른 1억3000만 원에 올해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 SK 투수 부문 연봉 고과 1위로 평가받는 박희수는 윤희상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인상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박희수의 올해 연봉은 2억 원을 넘어설 수 있다. 박희수는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주 애너하임에서 재활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가장 치열했던 프로야구 제10구단 창단 쟁탈전은 수원과 KT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경쟁자였던 전북-부영의 도전도 만만치 않았다. 11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 직전까지 양측은 치열한 공약(公約) 대결을 벌였다. 하루 전 평가위원 22명을 상대로 열린 양측의 프레젠테이션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양측이 제안한 야구발전 방안을 들으면서 마치 꿈속을 걷는 기분이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미 승부는 사실상 정해졌고, 더 중요한 것은 미래를 향한 준비다. 장밋빛으로만 보기에는 한국 프로야구가 맞닥뜨릴 현실이 그리 녹록지만은 않다. ○ 잘 싸운 전북-부영, 더 잘 싸운 수원-KT 당초부터 유리한 고지에 섰던 쪽은 수원과 KT였다. 인구와 교통 여건, 기업 규모 등에서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전북과 부영이 ‘지역 안배론’을 내세워 유치 당위성을 주장하는 한편 2만5000석의 새 구장 신축 등 대규모 지원책을 내세우며 추격에 나섰다. 전북과 부영 측은 막판 ‘역전 홈런’을 노렸다. 그러나 수원과 KT는 전날 프레젠테이션에서 쐐기를 박았다. 핵심은 야구발전기금이다. 창단 가입금과 별개로 KBO에 내는 야구발전기금으로 부영은 80억 원을 제시했다. 제9구단 NC가 2년 전 20억 원을 낸 것에 비하면 엄청난 액수다. 하지만 KT의 제시액은 무려 200억 원이었다. 수원과 KT는 이 밖에 50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돔구장을 짓겠다는 구상을 발표했고, 경기도 내에 독립구단 5, 6개를 만들어 고양 원더스와 함께 독립 리그를 만들겠다는 공약도 내세웠다. 양해영 KBO 사무총장이 “지속적인 구단 운영 능력과 프로야구가 스포츠산업으로 발전하는 데 기여할 부분 등에서 조금 더 후한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데는 이런 배경이 있었다. ○ KT 참여로 1000만 관중시대 열리나 KT는 30년 동안 아마추어 종목인 사격과 여자하키에 꾸준한 투자를 해오면서 스포츠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 왔다. 농구단을 통해 프로 구단을 운영한 경험도 있다. 총 자산 규모가 30조 원이 넘는 대기업이라 재정적으로도 든든하다. 이런 KT의 참여는 한국 프로야구 흥행에 좋은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작년까지 8구단 체제에서 팀당 133경기, 총 532경기가 열린 프로야구는 9구단 체제가 시작되는 올해는 총 576경기를 치른다. 한 팀이 늘어났지만 팀당 경기 수는 133경기에서 128경기로 줄어들어 관중 감소 및 수입 감소가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KT가 1군 리그에 참여하는 2015년부터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팀당 133경기를 치른다고 가정하면 한 시즌에 665경기가 열린다. 지난해 경기당 평균 관중 수인 1만3451명만 대입해도 894만4915명이 야구장을 찾게 된다. 만약 팀당 144경기씩 720경기를 치르게 되면 968만4720명이 돼 꿈의 1000만 관중시대에 한발 더 가까워진다. 수원과 KT는 홈으로 사용할 수원구장을 2만5000석으로 늘리는 리모델링을 계획하고 있고 KIA와 삼성 등도 새 구장을 지으려 하고 있다. 좌석 수가 늘어나면 관중이 늘어나고 이는 곧바로 구단 수입 증가로 연결된다. ○ 잘나갈 때 미래를 준비해야 한국 프로야구의 미래를 온통 장밋빛으로만 볼 수는 없다. 갑자기 10구단 체제가 되면 우수 선수 부족에 따른 경기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최근의 급격한 관중 증가세가 계속되리라는 보장도 없다.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과제는 10구단 체제를 지탱할 수 있는 야구 저변 확대다. 선수층을 늘리는 것 못지않게 팬 유치에도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한 수도권 팀의 사장은 “9, 10구단 창단으로 양적 성장이 이뤄졌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 부침이 있을 수 있다. 야구단이 망해서 인수 기업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게 불과 몇 해 전이다. 당시보다 관중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인프라나 팀 운영 시스템, 마케팅 등은 거의 발전하지 않고 있다. 잘나갈 때 준비하지 않으면 위기가 왔을 때 극복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에서 지난해까지 504개의 홈런을 친 ‘국민타자’ 이승엽(37·삼성 라이온즈·사진)은 일본에서 뛸 때 2년간 포르셰를 탔다. 스포츠카의 대명사인 포르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스피드다. 하지만 이승엽이 포르셰를 선택한 이유는 달랐다. 예쁜 디자인과 좋은 승차감에 끌렸다. 이승엽은 “포르셰를 아주 조심스레, 천천히 몰고 다녔다. 스포츠카를 나처럼 운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는 분명했다. “저는 무조건 안전이 제일입니다.”○ 모범 선수, 도로에선 모범 운전자 9일 경북 경산시 경산연습장에서 삼성 야구단의 2013년 첫 단체훈련이 열렸다. 오후 4시경 훈련을 마친 이승엽이 차에 올라타 운전대를 잡았다. 기자는 조수석에 앉아 대구 수성구 범어동 이승엽의 집까지 가는 30여 분 동안 운전습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승엽은 인성이나 훈련 태도 등에서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모범 선수다. 야구장에서 보여준 모습은 도로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신호를 지키는 것은 물론이고 차로를 바꿀 때는 항상 깜빡이를 미리 켰다. 고속도로에서는 제한 속도를 단 한순간도 넘기지 않았다. 신호 대기 중 아내 이송정 씨에게서 문자메시지가 왔다. 이승엽은 재빨리 휴대전화에 핸즈프리 이어폰을 연결해 아내와 통화했다. 이승엽은 “20대 초반 아버지에게 처음 운전을 배울 때부터 ‘몸이 재산’이라는 생각으로 안전 운전을 했다. 두 아들을 둔 아빠가 된 요즘은 더욱 조심하려고 한다. 오히려 아내가 운전대를 잡으면 터프해지는 편이다. 그럴 때마다 ‘천천히 운전하라’고 진정시키느라 힘들다”며 웃었다. 야구장에서 이승엽은 악착같다. 찬스 때 기회를 날리거나 좋은 타구가 야수에게 잡히면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머리를 감싸 쥐고 괴로워한다. 스스로도 “야구에 대해서는 욕심을 많이 부리는 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야구장 밖에서는 완전히 달라진다. 조금 손해보고 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운전도 예외가 아니다. 10년 넘게 운전을 하면서 다른 운전자와 단 한 번도 싸운 적이 없다. 싸울 일이 생기기 전에 먼저 양보하기 때문이다. 이승엽은 “지난해 말 송년회에 가던 중 좁은 길인데 반대편에서 오는 차와 마주쳤다. 내가 먼저 진입했기 때문에 상대방 차가 뒤로 빼야 했다. 그런데 그 차 운전자가 ‘왜 차를 안 빼느냐’며 화를 내더라. 순간 울컥했지만 내가 양보를 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8년간 지낸 이승엽은 “일본에서는 대부분 운전자가 ‘내가 먼저 양보하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 깜빡이를 켜고 끼어드는 차를 위협하거나 경적을 울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일본에서 운전을 하면서 나도 그런 문화에 익숙해진 것 같다. 서로 양보하면 싸울 일도, 사고 날 일도 없다”고 말했다. ○ 이승엽이 꼽은 꼴불견 운전자 이승엽은 몇 해 전 절친한 방송인 김제동 씨 때문에 깜짝 놀란 적이 있었다. 서울에서 김 씨를 차에 태우고 운전하던 중 빨간 신호에 차를 멈췄을 때였다. 앞차의 유리창이 내려가더니 운전자가 차 밖으로 담배꽁초를 던졌다. 그 순간 김 씨가 갑자기 차에서 내려 버려진 담배꽁초를 주워 앞차 운전자에게 다시 건넸다. 이승엽은 “원래 제동이 형이 나서길 좋아하는 사람이 아닌데 유독 그런 일을 못 참는다. 저러다 큰 싸움이라도 나는 거 아닐까 하고 조마조마했는데 다행히 그 운전자가 사과하는 것으로 끝났다”며 “다른 운전자들을 조금이라도 배려한다면 절대 담배꽁초를 차 밖으로 버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대구=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안녕하세요, 역도 선수 장미란입니다.” 첫마디부터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곧바로 눈물이 쏟아졌다. 고개를 돌리고 눈물을 닦았지만 한번 터진 울음은 멈출 수가 없었다. 10일 경기 고양시청 체육관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장, ‘역도여제’ 장미란(30·고양시청)이 자신을 ‘역도 선수’라고 소개한 마지막 자리였다. 15년간 정들었던 바벨과의 이별은 쉽지 않았다. “나는 진짜 울지 않고 ‘쿨’하게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이 자리에 앉게 되니까 눈물이 나네요.” 선수 생활에 대한 미련과 동고동락했던 동료 선수, 지도자들에 대한 고마움을 말할 때에는 목이 메어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소감문을 모두 발표한 장미란의 얼굴에 비로소 옅은 미소가 돌아왔다. 장미란은 담담한 어투로 심경과 미래 계획에 대해 말을 이어갔다. 은퇴를 결심한 이유부터 밝혔다. “런던 올림픽과 전국체육대회를 치른 뒤 3개월 넘게 미래에 대한 고민을 했다. 한 번 더 해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마음뿐 아니라 몸이 함께 가야 되는데 그럴 자신이 없었다.” 장미란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은퇴 후엔 학업(용인대 박사과정)과 함께 비인기 종목 유망주 후원을 목적으로 하는 장미란재단 일에 열중할 것이다. IOC 선수위원에도 도전하겠다. IOC 위원이 되면 더 좋은 여건에서 사회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미란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기간에 열리는 선수들의 투표에서 IOC 선수위원에 선출될 수 있다. 8년 임기의 IOC 선수위원은 선수분과위원회 소속이지만 올림픽 개최지와 종목 결정에 대한 투표권을 갖는 등 IOC 위원과 동등한 권한을 행사한다. 올림픽과 아시아경기 금메달, 세계선수권 4연패 등 각종 업적을 남긴 장미란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을까. 장미란은 4위에 그쳐 메달 획득에 실패한 지난해 런던 올림픽을 꼽았다. “이전부터 마음으로 나를 이해해주시는 분들이 많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실패를 맛본 런던 올림픽을 통해 ‘내가 정말 많은 분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구나’ 하고 절감할 수 있었다.” 팬들에 대한 마지막 인사도 잊지 않았다. “은퇴 보도가 나간 뒤 많은 선수로부터 ‘역도했던 것처럼만 하면 뭐든 잘할 수 있을 거야’란 격려를 많이 받았다. 그동안 받았던 과분한 사랑을 돌려드리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하겠다.” 이날 그의 은퇴 기자회견은 끝이 아닌 인생 제2막의 시작이었다. 고양=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지난해 8월, 런던 올림픽 역도 여자 최중량급(75kg 이상급) 경기. 장미란(30·고양시청)은 용상 3차 시기에서 170kg을 들어올리려다 실패했다. 바벨을 목 뒤로 떨어뜨린 뒤 장미란은 항상 그랬던 것처럼 두 손을 모아 기도했다. 그런데 다음 동작이 예사롭지 않았다. 4위에 그친 그는 회한에 젖은 미소를 띠며 바벨을 향해 손 키스를 했다. 평소답지 않은 행동이어서 이튿날 이유를 물었다. 그는 “역기와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어요”라고 답했다. 그때부터 장미란은 ‘은퇴’라는 두 글자를 마음속에 품고 있었던 것 같다. 나이로 보나 기량으로 보나 장미란은 이미 선수 생활의 막바지에 와 있었다. 몸은 성한 곳이 없었고 기록도 예전 같지 않았다. 경쟁자들은 이미 따라잡기 어려울 정도로 앞서 갔다. 문제는 아름다운 마무리였다. 결국 그는 장미란다운 방법을 택했다. 눈앞에 보장된 안정적인 삶보다는 명예로운 퇴장. 장미란은 8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고심 끝에 은퇴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은퇴 기자회견은 10일 오후 2시 고양시청에서 한다. 그가 선수 생활을 이어간다고 해도 뭐라고 할 사람은 없었다. 장미란은 올림픽이 끝난 뒤 열린 전국체전에서 10년 연속 3관왕에 올랐다. 국내 무대에서는 아직 당할 사람이 없었다. 다음 달 고양시청과 계약이 끝나지만 마음만 먹는다면 수억 원을 받고 재계약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주변의 만류에도 미련 없이 은퇴를 선언했다.한 시대를 풍미한 역도 선수로서 그는 많은 기록을 남겼다. 2005∼2009년(2008년은 베이징 올림픽으로 대회가 열리지 않음) 4년 연속 세계선수권을 제패했다. 2008년에는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 2010년 아시아경기에서도 1위에 올라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지금은 모두 깨졌지만 베이징 올림픽 합계(326kg)와 2009년 고양 세계선수권 용상(187kg)에서는 세계기록도 세웠다.장미란은 지난해 기자에게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했다. “은퇴 후 30대에는 그동안 못 했던 공부를 많이 하고 싶어요. 40대엔 많은 돈을 벌고 싶고요. 50대가 되어선 그 돈을 어렵고 힘든 분들과 함께 나눴으면 좋겠어요. 60대 이후엔 마음대로 놀아 보려고요.” 현재 용인대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그는 학업과 함께 지난해 출범한 장미란재단 업무에 전념할 예정이다. 그는 비인기 종목 유망주를 후원하기 위해 설립된 장미란재단에서 이사장을 맡고 있다. 화려했던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전설이 된 그는 제2의 인생에서도 또 다른 전설을 써가기 위해 힘찬 첫발을 내디뎠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고 했다. 야구 선수들은 이게 무슨 뜻인지 잘 안다. ‘잘렸다’는 말을 듣기 좋게 표현한 것이다. 2011년 11월의 일이었다. 그럴 만도 했다. 2004년 LG에 입단해 8년간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그동안 버틴 게 용했다. 더구나 2011년엔 어깨가 아파 1군 경기에는 한 경기도 못 나갔다. 담담히 운명을 받아들일 수밖에. 그런데 왠지 기분은 크게 나쁘지 않았다. 자유의 몸이 된다는 건 더 좋은 기회가 올 수 있는 것 아닐까. 운동이라면 누구 못지않게 열심히 했다. 어느 팀인가는 연락을 해오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도 품었다. 다시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하지만 이미 서른을 채운 ‘유망주’(?) 투수를 불러주는 구단은 없었다. 휴대전화는 끝내 울리지 않았다. ‘패배자’ 민경수(32)는 누구보다 추운 겨울을 맞아야 했다. ○ 힘이 셌던? 힘만 셌던! 그는 타고난 장사였다. 신체조건(키 185cm, 몸무게 94kg)은 나무랄 데가 없었다. 허벅지는 어지간한 여자 허리 사이즈인 28인치나 됐다. 경성대 재학 시절 그는 모든 운동부 선수를 통틀어 가장 힘이 셌다. 투포환을 하던 동기보다 더 많은 무게를 들었다. 스쿼트(역기를 들고 앉았다 일어서는 운동)가 대표적이었다. 예전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에서 뛰었던 일본인 투수 노모 히데오가 스쿼트로 200kg을 들었다는 얘길 듣고 그는 240kg짜리 스쿼트로 하체 운동을 했다. 하지만 문제는 스피드였다. 신인이던 2004년 147km까지 나오던 구속은 2000년대 후반 140km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평범한 속도에 제구마저 불안해 왼손 투수로서의 이점을 살리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07년에는 왼쪽 무릎 인대가 파열됐다. 다음엔 어깨가 아팠다. 야구 선수라기보다는 키 크고 힘센 동네 청년이 돼가고 있었다. ○ ‘저니맨’이 바꾼 인생 그는 누구보다 성실했다. 아침부터 밤까지 쉬지 않고 운동하기로 유명했다. 시즌 중에는 술도 거의 입에 대지 않았다. 이대로 운동을 그만두기에는 너무 억울했다. 운동은 하고 싶은데 운동할 곳이 없었다. 절망에서 건져 줄 마지막 구원의 손길을 찾았다. ‘저니맨’으로 잘 알려진 전 프로야구 선수 최익성(41)에게 전화를 걸었다. 최익성은 ‘저니맨 야구육성 사관학교’ 출범을 준비하고 있었다. 방출 선수나 갈 곳이 없는 선수를 체계적으로 교육시켜 다시 프로야구 선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걸 목적으로 설립된 학교다. 이곳에서 스포츠 재활전문가인 어은실 박사를 만난 그는 민경환 크라제그룹 회장의 아낌없는 지원 아래 무료로 체계적인 재활과 훈련을 받았다. 어 박사와 함께 훈련하면서 그는 그동안의 운동 방법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운동이 왜 필요한지, 공을 던지려면 어떤 근육을 키워야 하는지 전혀 생각하지 않고 ‘무식하게’ 공만 던져 왔던 자신을 볼 수 있게 된 것. 마지막이라는 절실함과 체계적인 훈련 속에서 민경수는 잠재력을 서서히 찾아나갔다. 12년간의 선수생활 동안 6개 팀을 전전하면서도 야구를 포기하지 않았던 최익성의 응원도 큰 힘이 됐다. 마침내 지난해 10월, 예전처럼 쉽고 간결하게 공을 뿌릴 수 있게 됐다.○ 세상을 향해 준비하는 돌직구 방출된 지 1년이 지난 지난해 11월. 그는 이만수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SK에서 테스트를 치렀다. 결과는 합격. 곧바로 팀 훈련에 합류했고 최근 정식 선수로 계약했다. LG 시절 두 번밖에 가보지 못한 전지훈련에도 당당히 참여하게 됐다. 2004년부터 8년간 그의 통산 성적은 148경기 출장에 승리 없이 4패, 21홀드, 평균자책 4.22. 데뷔 10년 만인 올해 그는 첫 승을 노리고 있다. 각오는 이미 섰다. “프로에 입단했을 때 꼭 해보고 싶은 건 선발 등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선발, 중간이 중요치 않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인 만큼 스스로에게 소홀하지 않고 항상 깨어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쓸쓸히 방출의 칼날을 맞았던 민경수는 올 시즌 세상의 편견을 깰 돌직구를 던질 수 있을까.이헌재 기자 uni@donga.com}

6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 ‘꽃비’가 내렸다. ‘피겨 여왕’ 김연아(23·고려대)가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마친 순간 좌석을 가득 메운 4000여 명의 관중은 일제히 은반 위로 꽃과 선물을 던졌다. 화동(花童) 4명이 줍기엔 힘이 부쳤다. 시상식 진행을 위해 경기 운영요원까지 대거 투입돼 꽃과 선물을 챙겼다. 곧바로 심사 결과가 발표됐다. 총점 210.77점. 김연아의 얼굴엔 환한 미소가 퍼졌다. 관중석에선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가 터졌다. ○ ‘피겨 여왕’ 모습 그대로김연아는 2009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07.71점을 받으며 여자 싱글 사상 처음으로 200점을 돌파했다. 그해 10월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210.03점을 받았고,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세계기록(228.56점)을 세웠다. 지난해 12월 NRW트로피에서 201.61점으로 화려한 복귀식을 치른 김연아가 7년 만에 출전한 국내 종합선수권에서 다시 한 번 200점을 넘을지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김연아는 6일 끝난 제67회 전국남녀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시니어 여자 싱글에서 가볍게 200점을 돌파하며 우승했다.김연아는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활주 중 넘어지고 첫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싱글로 처리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며 64.97점을 받는 데 그쳤다. 스스로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아무래도 200점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김연아의 프리스케이팅 연기는 완벽 그 자체였다. ‘레미제라블’에 맞춰 연기한 김연아는 12개의 과제를 모두 무리 없이 소화했고 모든 과제에서 가산점을 받았다. 또 약점으로 지적되던 스핀에서도 레벨4를 받았다. 기술점수(TES) 70.79점에 예술점수(PCS) 75.01점을 더해 145.80점. 쇼트프로그램을 더한 합계 210.77점은 자신의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점수다. 김연아는 또 국내 무대에서 처음으로 200점 고지를 밟은 선수가 됐다. ○ 김연아 ‘제2의 전성시대’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한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김연아는 3월 캐나다 온타리오 주 런던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따냈다. 김연아는 “준비한 것을 다 해낸다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도 무리 없을 것 같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더 깨끗하고 실수 없는 연기를 하고 싶다. 소치 겨울올림픽 티켓을 많이 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연아가 세계선수권에서 1위나 2위를 하면 한국은 이 종목에서 3장의 출전권을 받는다. 3∼10위를 하면 2장을 받을 수 있다. 한층 성숙해진 김연아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아사다 마오(일본), 애슐리 와그너(미국),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하지만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예전의 독주 시대를 다시 열어젖히기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연아는 이미 지난해 12월 초 NRW트로피 대회에서 지난 시즌 여자 싱글 최고점을 받았다. 지난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 우승자들의 점수대는 김연아보다 10∼30점 뒤진 170∼190점대에 불과했고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자인 아사다의 최고 점수도 196.80점이었다. 바야흐로 김연아가 ‘제2의 전성시대’를 여는 분위기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신(新)골프황제’ 로리 매킬로이(24·북아일랜드)는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유럽투어에서 동시에 상금왕에 오르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새해 골프계의 가장 큰 이슈는 매킬로이가 타이거 우즈(38·미국)를 넘어 황제 자리를 확고하게 다질 수 있느냐다. 여기에 하나 더. 매킬로이가 새 클럽으로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까도 관심사다. 타이틀리스트와 결별한 매킬로이는 올해부터 우즈와 함께 나이키 용품을 쓰기로 했다. 계약 조건은 10년간 2억 달러(약 2120억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용품업체들은 스타 잡기에 한창이다. 나이키는 매킬로이 외에 노승열(22)과 카일 스탠리, 닉 와트니(이상 미국) 등과 계약을 마쳤다. 경쟁 업체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테일러메이드는 올해까지 나이키를 썼던 US오픈 챔피언 출신 루커스 글로버와 스튜어트 싱크(이상 미국)를 영입했다. 재미교포 존 허도 핑에서 테일러메이드로 이동했다. 타이틀리스트를 쓰던 크리스 커크와 게리 우드랜드(이상 미국)는 ‘캘러웨이 팀’에 합류했다. 한국 선수 가운데서는 최나연(26·SK텔레콤)이 올해부터 일본 용품업체인 스릭슨 제품으로 바꾼다. 손에 익었던 클럽을 바꾸는 건 선수에게는 도박에 가깝다. 그렇지만 특정 용품을 사용하는 것만으로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업체들이 액수를 밝히진 않지만 초정상급 선수의 경우 연간 수십억 원 이상을 벌어들인다는 것이 정설이다. 업체들로서도 도박이긴 마찬가지다. 자사 제품을 사용하는 선수의 성적에 따라 마케팅 효과는 극과 극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야후스포츠는 3일 “매킬로이가 올해 부진하다면 분명 나이키 클럽 때문이라는 비난이 쏟아질 것이다. 만약 올해도 잘 친다면 ‘역시 매킬로이니까’라는 평가를 들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몇 해 안에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될 것이다.” 지난해 재미교포 나상욱(30·타이틀리스트)을 만난 자리에서 노승열(22·사진)에 대한 평가를 부탁했더니 대뜸 이런 답이 나왔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만 10년 가까이 뛴 베테랑 나상욱은 노승열에 대해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전혀 걱정이 안 되는 후배다. 엄청나게 훌륭한 선수가 될 것을 확신한다”고 했다. 지난해 방한한 벤 커티스(36·미국)도 비슷한 말을 했다. PGA투어에서 4승을 올린 커티스는 “몇 차례 라운딩을 함께했는데 엄청난 비거리에 놀랐다. 경험을 더 쌓으면 많은 우승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의 말은 립 서비스가 아니었다. PGA투어닷컴은 새해 첫날 현장 스태프를 대상으로 “올해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할 선수는 누구일까”란 설문을 실시했는데 가장 많이 거론된 선수가 노승열이었다. 브라이언 웨커 프로듀서는 “노승열의 게임엔 빈틈이 없다. 멀리 치고, 정확하게 치고, 퍼팅까지 잘한다. 우승을 못하기에는 너무 빼어난 실력을 가졌다”고 극찬했다. 라이언 스미슨 프로듀서도 “루키이던 지난해 28개 대회에서 4번만 컷 탈락했다. 훌륭한 ‘퍼팅과 드라이버 샷 조합’을 갖고 있다”고 평했다. 빌 쿠퍼 프로듀서는 “이미 유럽투어에서 우승하지 않았나. PGA투어 우승 역시 시간 문제”라고 단언했다. 노승열은 지난해 신인답지 않은 안정적인 샷을 선보였다. 28개 대회에서 톱10 3차례, 톱25에 13차례 들었고 상금랭킹 49위(162만9751달러·약 17억 원)에 올랐다. 드라이버 비거리 19위(300.4야드), 총 버디 수 8위(357개), 연속 경기 컷 통과 2위(17개 대회) 등 세부 기록 역시 뛰어나다. 그런 노승열이기에 올해부터 세계적인 스포츠용품사 나이키의 후원을 받게 된 것도 그리 놀라운 소식이 아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에게 용품을 후원하는 나이키는 ‘새로운 황제’ 로리 매킬로이(24·북아일랜드)를 비롯해 카일 스탠리, 닉 와트니(이상 미국) 등을 새 고객으로 맞아들였다. 한국 선수로는 이례적으로 노승열도 ‘나이키 팀’에 포함됐다. 2일 나이키에 따르면 노승열은 클럽과 공, 의류, 신발 등 ‘머리에서 발끝까지’ 나이키 제품을 사용하게 된다. 계약금과 계약 기간 등 세부 조건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노승열의 미래 가치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홀수 해인 올해는 올림픽과 축구 월드컵은 열리지 않는다. 그렇다고 국민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줄 스포츠 이벤트가 부족하지는 않다. 올 한 해 한국을 뜨겁게 달굴 스타들의 활약상을 미리 엿봤다. 미리 보는 ‘희망뉴스’다. 추신수(31·신시내티), 류현진(26·LA 다저스), 김광현(25·SK) 등이 줄줄이 불참하며 불안하게 출발한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하지만 위기에서 선수들은 더욱 똘똘 뭉쳤다. 3월 2일부터 대만에서 열린 1라운드를 가볍게 1위로 통과한 대표팀은 일본에서 열린 2라운드에서 일본과 쿠바를 모두 꺾었다. 세 대회 연속 4강 진출. 그러나 대표팀의 종착역은 더 멀리 있었다. 미국에서 열린 최종 라운드 결승에서 세계 최강 미국까지 누르며 사상 첫 우승을 일군 것.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딴 베이징 올림픽의 영광을 4년 반 만에 재현한 쾌거였다. 같은 달 중순 캐나다 온타리오 주 런던에서 열린 세계피겨선수권대회는 복귀한 ‘피겨 여왕’ 김연아를 위한 무대였다. 지난해 12월 NRW트로피에서 201.61점을 받으며 성공적인 복귀식을 치른 김연아는 자신이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세운 세계 기록(228.56점)에 근접한 227점을 받으며 여왕의 재림을 세계에 알렸다. 김연아의 선전으로 한국에 배정된 2014년 소치 올림픽 출전권 3장은 여왕에게 바쳐진 선물이었다. 4월 15일에는 ‘코리안 브러더스’의 맏형 최경주(43·SK텔레콤)가 숙원이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마스터스 우승으로 기쁨은 두 배가 됐다. 대회 관례에 따라 최경주는 지난해 우승자인 버바 왓슨(미국)으로부터 ‘그린재킷’을 받았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6월 11일 서울에서 열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7차전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역사적인 8회 연속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날 경기의 승리로 한국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이어져 온 월드컵 개근을 이어가게 됐다. 7월 27일에는 야구팬들이 설레었다. 미국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신시내티의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올해 다저스에 진출한 ‘괴물 투수’ 류현진과 신시내티로 이적한 타자 추신수의 첫 맞대결이 성사됐기 때문. 결과는 3타수 1안타 1삼진으로 무승부. 하지만 이날 류현진은 막강 신시내티 타선을 상대로 시즌 첫 완봉승을 따냈다. 류현진은 올 한 해 동안 15승 9패, 평균자책 3.70의 성적을 거두며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냈다. 8월 말 충북 충주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에서 열린 세계조정선수권대회는 김예지(19)라는 또 한 명의 깜짝 스타를 탄생시켰다. 지난해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조정 사상 처음으로 결선에 올라 관심을 모은 김예지는 여자 싱글스컬 결선에서 세계적인 수준인 7분 30초대를 기록하며 3위에 올랐다. 국내 선수로는 첫 입상권 진입이었다. 지난해 런던 올림픽에서 개인종합 5위에 오르며 한국 리듬체조 역사를 새로 쓴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9)는 8월 말 우크라이나에서 열린 리듬체조 세계선수권에서 사상 첫 개인 종합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런던 올림픽이 끝난 뒤 표현력과 예술성의 채점 비중을 높인 심사기준이 표정과 동작이 뛰어난 손연재에게 호재가 됐다. 사상 처음 9개 구단으로 경기를 치른 한국 프로야구는 지난해 700만 관중을 넘어선 데 이어 10월 1일 800만 관중마저 돌파하며 새로운 관중 기록을 세웠다. 이헌재·박민우 기자 uni@donga.com}

야구란 게 참 묘하다. 각 팀은 1, 2군을 합쳐 60명이 넘는 선수로 한 시즌을 꾸려간다. 한두 선수 때문에 팀 분위기가 가라앉기도 하지만 뜻하지 않은 선수들의 활약은 엄청난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이런 선수들은 ‘로또’에 비견된다. 새해 각 팀의 ‘희망 메신저’는 누구일까. 먼저 LG는 ‘눈물 왕자’ 이형종(24)의 어깨에 은근한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 이형종은 정식 선수가 아니다. 고교 시절 초고교급 투수로 이름을 날렸지만 프로에 와서는 각종 부상에 시달리며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다. 2010년에는 스스로 팀에서 이탈했고 현재 ‘임의탈퇴’ 신분으로 묶여 있다. 그런 이형종이 최근 마음을 다잡고 LG 재활군에 합류해 훈련을 하고 있다. 신체조건(키 185cm, 몸무게 76kg)이 뛰어나고 좋은 구위를 갖고 있던 선수라 제 모습을 찾기만 하면 상대적으로 허약한 LG 투수진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야구를 떠난 뒤 오히려 야구에 대한 절실함을 느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의욕적으로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협상이 일시 중단되긴 했지만 한때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류제국(30)의 입단 가능성도 있다. 둘은 모두 최고 구속이 시속 150km 이상인 강속구 투수다.두산은 자체 전력 보강이 가장 기대되는 팀이다. 2009년 두산의 1차 지명으로 계약금 5억5000만 원을 받고 입단한 성영훈(23)은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과 함께 공익근무를 하며 군 복무까지 마쳤다. 시속 150km의 직구를 던졌던 그는 중간계투로 시즌을 시작한다. 이 밖에 민병헌(26)과 박건우(23)가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상대적으로 층이 얇았던 외야진도 든든해졌다. 올해 경찰청에서 뛴 민병헌은 퓨처스리그(2군)에서 타율 0.342에 24도루를 기록했다. 한화는 오른손 거포 김태완(29)과 지난해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타격왕 정현석(29)의 복귀가 반갑다. 군 입대 전까지 팀의 중심 타선에 자리했던 김태완이 가세하면 김태균 최진행과 함께 공포의 클린업 트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 포수가 취약했던 넥센은 상무에서 제대한 박동원(23)을 벌써부터 ‘제2의 서건창’이라고 부른다. 지난해 상무에서 4번 타자를 맡았던 박동원은 안정적인 리드와 함께 타율 0.326, 9홈런, 41타점의 수준급 방망이 솜씨를 뽐냈다. 경험만 더 갖추면 주전 포수 자리를 꿰찰 수 있다는 평가다. 롯데는 한때 에이스였던 조정훈(28), SK는 주전 유격수였던 나주환(29)이 각각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다. 삼성과 KIA는 군 제대 선수들인 투수 김현우(25)와 전태현(24)을 각각 즉시 전력감으로 꼽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그는 타격 기계인 것 같았다. 몸쪽, 바깥쪽, 직구, 변화구를 가리지 않았다. 그의 방망이에 맞은 공은 예외 없이 수비수들의 글러브가 미치지 않는 곳으로 날아갔다. 기자는 1999년 TV를 통해 지켜본 한일 슈퍼게임을 잊을 수가 없다. ‘고질라’ 마쓰이 히데키(38)는 두 경기에서 한국 투수들을 상대로 7타수 7안타(1홈런)를 쳤다. 두 번째 경기 마지막 타석은 안타를 못 쳤는데 투수가 그를 고의사구로 걸렀기 때문이다. 그 후 국제대회나 일본 출장 등에서 만난 일본 기자들로부터 마쓰이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들은 마쓰이에 대해 입을 모아 “최고의 선수이자 최고의 인간”이라고 평했다.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심이 남다른 선수라는 것이다. 요미우리 시절 4번 타자였던 그는 단 한 번도 팬들의 사인 요청을 거절한 적이 없다고 한다. 한 기자는 “연장전까지 치른 날이었다. 운동장을 빠져나오는 그를 발견한 팬 수백 명이 몰렸다. 피곤할 만도 한데 그는 전혀 싫은 내색 없이 일일이 사인을 해줬다. 그러고는 ‘더 필요한 분 없으시죠?’라고 묻고선 자리를 떠났다”고 회상했다. 그는 언론을 동반자로 생각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뛸 때 수십 명의 전담 기자가 그를 따라다녔는데 마쓰이는 매년 시즌이 끝난 후 담당 기자들을 모아 친선경기를 열었다. 자신은 투수로 변신해 기자들에게 공을 던졌다. 시즌 중에도 기자들과 자주 식사를 하고 방문경기를 할 때는 구단 버스 대신 기자들의 차를 얻어 타기도 했다. 미국과 일본에서 507개의 홈런을 친 그가 28일 은퇴를 선언하자 곳곳에서 아쉬워하는 탄식이 터져 나오고 있다. 양키스 시절 동료였던 데릭 지터는 “마쓰이는 내가 최고로 생각하는 선수 중 하나다. 진심으로 그를 존경한다”고 했다. 양키스는 그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그와 하루짜리 계약을 맺고 공식 은퇴식을 치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두 페이지에 걸쳐 그의 은퇴 관련 소식을 전했고 NBC스포츠는 29일 “마쓰이가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은 벌써부터 마쓰이가 차기 요미우리 감독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뛰어난 실력을 갖춘 선수는 많다. 훌륭한 인간성을 갖춘 선수도 적지 않다. 하지만 두 가지를 겸비한 선수는 그리 많지 않다. 그동안 마쓰이가 타인에게 베풀었던 배려가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그에게 두고두고 복이 되어 돌아올 것 같다.이헌재 스포츠레저부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