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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의 한국인 투수 김무영(27·사진)이 프로 데뷔 2년 11개월 만에 감격적인 첫 승을 거뒀다. 김무영은 23일 후쿠오카 야후돔에서 열린 니혼햄과의 안방경기에서 3-6으로 뒤진 8회초 세 타자를 연속 삼진 처리하는 등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는 소프트뱅크가 8회말 대거 4득점하는 등 7-6으로 역전해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소프트뱅크는 마무리 모리후쿠 마사히로가 9회를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김무영의 첫 승을 지켜줬다. 김무영은 고교시절 일본으로 건너가 대학 졸업 후 독립리그에서 뛰다 2009년 소프트뱅크에 입단해 7월 17일 지바 롯데전에서 데뷔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포. 카. 리. 스. 웨. 트.’ 1993년 광주 무등야구장 외야 담장에는 손바닥 크기만 한 광고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당시 프로 5년차 해태 투수 조계현(현 LG 코치)은 이곳을 수시로 드나들었다. 20m 거리에서 광고판 글자를 하나하나 맞혔다. 그만의 특별 제구력 훈련이었다. 그는 1992년 마무리로 156이닝을 던진 뒤 어깨에 이상을 느꼈다. 시속 150km에 육박하던 직구 구속을 3∼4km 줄였다. 강속구 대신 제구력을 선택한 것이다. 조 코치는 “당시 광고 글자를 맞히는 훈련이 없었다면 제구력 투수로 변신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 투수의 생명은 스피드가 아닌 제구력 2012년. 시속 150km 강속구를 던지는 ‘파이어볼러’는 많아졌다. 하지만 제구력이 좋은 투수는 드물다. 특히 올 시즌에는 ‘투수의 생명은 볼 스피드가 아닌 제구력’이라는 평범한 진리가 재조명받고 있다. 바티스타(한화) 등 제구력이 안되는 파이어볼러들이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키치(LG), 밴해켄(넥센) 등은 직구가 시속 140km대지만 제구력이 안정돼 팀의 중심투수로 자리 잡았다. 제구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역대 프로야구 제구력 도사로 불렸던 대가들에게 명품 컨트롤의 비법을 들어봤다. 이들은 제구력의 3대 요소로 투구 밸런스, 안정된 릴리스 포인트, 정신력을 꼽았다. 한 야구 관계자는 “스프링캠프에서 공을 3000개는 던져야 제구를 잡을 수 있다”고 했다. ○ 제구력 갖추기 위한 비법도 가지가지 칼날 제구력으로 이름을 날렸던 조계현 코치는 50m 이상의 롱토스를 강조했다. 투구 밸런스가 잡혀야 50m 거리에서 일정한 지점에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거였다. 어깨근육과 지구력을 강화하는 데도 필수적이다. 불펜 피칭을 할 때 같은 지점을 향해 10회 이상 반복적으로 던지는 것도 제구력을 잡는 데 효과적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컨트롤 아티스트’로 통했던 서재응(KIA)이 쓰는 방법이다. 정명원 두산 코치는 “불펜 피칭을 할 때 한 곳을 정해 여러 번 던지는 게 릴리스 포인트를 찾는 데 좋다”고 했다. 국내 프로야구 최다 세이브 기록(227세이브)을 갖고 있는 김용수 중앙대 감독은 하체 중심 이동을 강조했다. 그는 현역 시절 낭심과 배꼽 사이에 힘을 주고 상체를 고정한 상태에서 하체만 와인드업을 하는 동작을 반복했다. “나처럼 신체조건(키 176cm 몸무게 72kg)이 뛰어나지 않아도 제구력이 좋으면 롱런할 수 있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제구력을 흐트러뜨리기도 한다. 송진우 코치는 “제구력 난조로 2군에 내려온 바티스타에게 기술적인 부분은 얘기하지 않았다. 바티스타의 문제는 심리적인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복적인 연습과 강한 정신력이 조화를 이뤄야 제구력을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프로야구 △잠실: 넥센 김병현-두산 김승회(MBC스포츠플러스) △문학: 롯데 이상화-SK 김광현(KBSN) △대전: LG 이승우-한화 송창식(SBS-ESPN) △대구: KIA 서재응-삼성 고든(XTM·이상 18시 30분)▽축구 하나은행 FA컵 16강전 △전북-전남(19시·전주) △서울-수원(서울·KBS프라임) △인천-고양(인천·이상 19시 30분)▽사이클 KBS 양양전국선수권(9시·양양 벨로드롬 및 양양군 일대)}
미국 프로야구 클리블랜드 추신수가 시즌 6호 홈런을 포함해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로 맹활약했다. 그는 19일 신시내티와의 안방 경기에 1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전날 큼지막한 2타점 2루타를 날린 데 이어 이틀 연속 ‘장타 쇼’다. 타율은 0.262에서 0.265로 올랐다. 추신수의 방망이는 경기 초반부터 날카롭게 돌아갔다. 0-1로 뒤진 1회말 상대 선발 맷 라토스의 시속 153km 높은 직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동점 솔로포를 터뜨렸다. 15일 신시내티와의 경기 이후 4경기 만의 대포. 6-5로 앞선 4회 2사 3루에선 왼쪽 담장 상단을 맞히는 1타점 2루타를 기록했다. 클리블랜드는 추신수의 맹활약에 힘입어 10-9로 이겨 중부지구 2위를 유지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타자들이 소사의 시속 150km대 강속구를 전혀 무서워하지 않는다. 제구가 안 돼서 몸쪽 승부를 못하기 때문이다.” 선동열 KIA 감독은 새 외국인투수 소사(27·도미니카공화국)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소사가 빠른 볼을 갖고도 컨트롤 난조로 번번이 난타를 당했기 때문이다. 소사는 16일까지 4경기에 선발 등판했지만 평균자책 7.29, 3패로 부진했다. 그러나 17일 군산 LG전에 5번째 선발 등판한 소사는 ‘4전 5기’라는 한국 스포츠계의 전설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 같아 보였다. 이전과는 180도 다른 투구를 펼치며 한국 무대 첫 승을 신고했다. 특히 소사는 선 감독의 근심을 날려 버리려는 듯 적극적인 몸쪽 승부를 펼쳤다. 1회 2번 타자 이병규(7번)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최고 시속 154km의 포심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존 구석 구석을 찌르자 LG 타자들은 속수무책이었다. 소사는 2회 세 타자 연속 삼진을 잡았고 7회 1사까지 안타를 하나도 허용하지 않는 등 위력적인 투구를 펼쳤다. 그는 8이닝 동안 공 119개로 삼진 8개를 솎아내며 3안타 2볼넷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평균자책은 5.28로 낮아졌다. KIA 타선은 장단 12안타를 터뜨리며 6-0 완승에 힘을 보탰다. 세 번째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풍운아’ 최향남은 1353일 만인 이날 9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틀어막았다. 선 감독은 “소사는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가진 투수다. 최향남도 앞으로 불펜에서 1이닝은 충분히 막을 수 있다”며 밝은 표정을 보였다. 넥센은 목동에서 3-3으로 맞선 9회 롯데 유격수 양종민의 끝내기 실책으로 4-3 역전승을 거뒀다. 최하위 한화는 문학 방문경기에서 선두 SK에 5-2 역전승을 거두며 5연패에서 탈출했다. 한화는 올 시즌 SK전 8연패 끝에 첫 승을 거뒀다. 두산은 잠실에서 삼성에 8-2 역전승을 거뒀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올 시즌 프로야구는 시속 150km대 불꽃 직구를 던지는 ‘파이어볼러’가 유독 많다. 하지만 LG 주키치를 빼면 대부분 성적이 신통치 않다. 국내 타자들이 150km대 강속구에 대한 적응을 마쳤기 때문이다. 한화 바티스타 등 제구력이 약점인 파이어볼러들이 고전하고 있는 이유다. KIA와 넥센의 12일 목동경기는 제구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KIA 선발 소사는 평소같이 최고 구속 153km의 강속구를 던졌다. 하지만 빠른 공은 코너워크가 잘되지 않았고 가운데로 자주 몰렸다. 넥센 타자들은 작심한 듯 소사의 빠른 공을 공략해 1회에만 안타 5개를 집중하며 5점을 뽑아냈다. 소사가 2회 넥센 이택근에게 왼쪽 2점 홈런을 맞자 점수 차는 0-7까지 벌어졌다. 소사는 3이닝 동안 9안타(1홈런) 7실점하고 조기 강판됐다. 반면 넥센 선발 밴헤켄의 공은 최고 구속이 143km에 불과했지만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찔렀다. 6이닝 동안 22타자를 맞아 공을 93개만 던졌을 정도로 완급 조절이 뛰어났다. 삼진은 1개밖에 뽑아내지 못했지만 내야 땅볼은 무려 10개나 유도했다. ‘투수의 생명은 스피드가 아닌 제구력’이라는 것을 증명하고도 남는 피칭이었다. 결국 넥센은 KIA를 13-0으로 꺾고 올 시즌 최다 점수차 영봉승을 거뒀다. 넥센 강정호는 시즌 17호 아치를 그리며 홈런 선두를 질주했다. 삼성은 대구에서 한화를 9-3으로 꺾고 다시 5할 승률(26승 26패 1무·5위)을 맞췄다. 삼성 최형우는 3점 홈런과 3루타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6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승리를 이끌었다. 롯데는 사직에서 연장 12회 조성환의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에 힘입어 두산을 4-3으로 잡고 단독 2위가 됐다. 선두 SK는 잠실에서 LG에 8-5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LG와 넥센은 공동 3위가 됐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요즘 한국 프로야구가 뜨겁다. 치열한 순위 다툼 속에 야구장을 찾는 관중이 크게 늘었다. 6일에는 역대 최소인 190경기 만에 300만 관중을 돌파했다. 그라운드 이면의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도 뜨겁다. 바로 ‘제10구단 창단’을 둘러싼 논란 때문이다. 지난해 제9구단 NC가 창단해 내년부터 9개 구단이 1군 리그를 치르게 된 가운데 10구단 창단 여부를 놓고 기존 8개 구단의 견해가 첨예하게 엇갈려 왔다. 12일 이사회는 표결을 통해 10구단 창단 여부를 공식적으로 결정한다. 당초 반대하던 한 구단이 찬성으로 돌아서면서 10구단 창단이 급물살을 탈 것이 유력하다. 하지만 찬성 측은 물론이고 반대 측의 논리도 충분히 일리가 있다. 한국 프로야구의 발전에 10구단은 필수조건일까 아니면 시기상조일까. 》■ SK KIA LG 넥센 “이래서 찬성한다”“10구단 창단을 유예하고 9구단에서 멈추자는 건 이렇게 비유할 수 있다. 에베레스트 산을 등정하자고, 고지가 저기라고 같이 나왔는데 베이스캠프에서 주저앉은 꼴이다. 위험할 순 있지만 다 같이 목표로 했던 것 아닌가. 그러면 가야 한다.”10구단 창단에 찬성하는 4개 구단 사이에도 적지 않은 이견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장석 넥센 사장의 말처럼 지난해 제9구단 NC의 출범은 10구단 창단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는 사실만큼은 모두 공감하고 있다. ○ “10구단 출범은 순리다”지난해 NC가 경남 창원을 연고로 창단하려 할 때 반대표를 던진 구단은 부산을 연고지로 한 롯데가 유일했다. 하지만 10구단 얘기가 나오자 각종 이유를 들어 반대하는 구단이 늘었다. “만약 문제를 제기하고 반대를 하려 했다면 9구단 출범 때 했어야 옳았다”는 것이다. 신영철 SK 사장은 “지난해 제9구단 창단을 결정할 때 현재 우리 야구 시장 규모라면 8개 구단으로 족하지 않으냐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대기업들이 독점해 왔던 한국 프로야구 판에 새로운 자극을 줌으로써 활기를 불어넣어 보자는 의견이 더 우세했다. 전체 파이를 키워 10구단까지 가자는 전제가 깔려 있었다”고 했다. 이어 “반대 구단들의 논리도 공감할 부분은 있다. 그러나 부족한 점이 있다 하더라도 여건이 성숙되기를 기다리기보다는 앞장서서 프로야구 판을 견인해 갈 필요가 있다. 요즘처럼 프로야구의 인기가 높을 때를 놓쳐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장석 사장은 “경기 침체 속에서도 야구는 활황이다. 9개에서 10개 구단으로 가는 건 순리다. 10개 팀이 되면 단기적으로 경기 수준 등이 떨어질 수는 있다. 하지만 경기 수가 늘고 더 많은 선수가 유니폼을 입으면 전체 시장이 커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홀수 구단 체제로 가면 공멸할 수도 있다”홀수 구단 체제인 9구단 체제로 갈 경우 리그 운영이 파행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위기 의식도 있다. 당장 NC가 1군에 참여하는 내년부터 팀당 경기 수가 133경기에서 128경기로 줄어든다. 또 최대 4일까지 경기를 치르지 않는 팀도 생긴다. 이삼웅 KIA 사장은 “짝수 구단 체제로 가지 않으면 모처럼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프로야구가 공멸의 길을 밟을 수도 있다. ‘짝수 구단으로 가야 한다’는 큰 틀에서 10구단 창단에 조건부로 찬성한다”고 말했다. 이장석 사장은 “경기 수의 축소는 리그의 퇴보를 의미한다. 야구는 기록경기인데 경기가 줄면 좋은 기록이 나올 수 없다. 이는 선수들에게도 바람직하지 않다. 경기 수를 늘려야 선수들의 체력과 기술, 나아가 국제 경쟁력까지 좋아진다”고 했다. 전진우 LG 사장은 “야구는 이미 스포츠를 넘어 많은 사람이 보고 즐기는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10구단 창단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야구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다소 어려움이 있겠지만 10구단 창단은 야구 판 전체에 큰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찬성 의견을 밝혔다. ○ “막무가내식 창단은 지양해야 한다”이 4개 구단은 원론적으로 10구단 창단에 찬성표를 던졌지만 ‘무조건 10구단이 생겨야 한다’는 식의 여론몰이는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도 보였다. 신 사장은 “야구인들 가운데는 ‘10구단 반대론자=야구의 적’이라고 공공연히 밝히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구단 입장에서 야구는 많은 돈이 드는 비즈니스다. 무조건적 희생을 강요하는 건 옳은 태도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10구단이 제대로 창단하려면 각 구단은 물론이고 지방자치단체 등 모두 자기가 맡은 역할을 해줘야 한다. 구체적 대안이나 제도적 뒷받침 없이 입으로만 10구단을 부르짖는 건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삼웅 사장도 “10구단 창단을 현행 프로야구계의 다양한 문제를 바로잡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고교 야구 활성화나 지역 연고제 등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롯데 두산 한화 삼성 “이래서 반대한다”“내가 욕먹는 건 상관없다. 그래도 아닌 건 아니다. 분위기에 휩쓸려 프로야구가 망가지는 걸 지켜볼 수는 없다.”프로야구 10구단 창단 반대의 중심에 선 장병수 롯데 사장의 주장은 한결같다. 야구팬의 비판이 쏟아지는데도 장 사장은 십자가를 짊어진 사람처럼 흔들림이 없다. 그가 독불장군처럼 비치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10구단 반대’ 논리를 펴는 이유는 뭘까.○ “중견기업, 프로야구단 운영 감당 못 한다”장 사장의 ‘10구단 시기상조론’은 결국 ‘돈’ 문제다. 중소기업이 오랫동안 프로야구단을 운영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가장 팬층이 두껍다는 롯데도 지난해 모기업에서 120억 원을 지원받았다. 매년 250억 원 이상 지원받는 구단도 있다. 지금 같은 구조에서 신생 구단이 꼴찌에서 벗어나려면 5년의 시간과 1000억 원 이상의 돈이 든다. 신생 구단을 맡는 기업은 자금 압박을 이겨내기 힘들 수밖에 없다. 거기에 1군 무대에서 하위권을 전전하다 보면 팬들도 떠난다. 이러다 10구단이 망할 경우 프로야구 전체가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인구 대비 프로야구 구단 수가 많다는 것도 10구단 반대론의 단골 메뉴다. 인구가 약 3억 명인 미국은 프로야구 구단이 30개, 약 1억2000만 명인 일본은 12개다. 인구 1000만 명당 1개 구단꼴이다. 하지만 인구 약 5000만 명의 대한민국은 이미 9개 구단 체제다. 팬 확보가 쉽지 않을 거라는 얘기다. ○ “야구 저변 확대부터 준비하라”10구단 창단을 반대하는 구단들은 “야구 저변을 확대하는 작업이 더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프로야구의 젖줄인 고교야구의 저변은 나날이 악화되는데 프로야구단 수만 늘리면 수준이 떨어질 게 뻔하다는 주장이다. 정승진 한화 사장은 ‘프로 구단 수가 늘면 중고교 야구팀 수도 늘어난다’는 논리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프로야구 구단의 3군을 확대하는 등 구체적인 선수 수급 구조를 가다듬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고교야구 수준은 갈수록 떨어져 프로 구단에서의 재교육이 절실한 상황이다. 프로 3군 육성은 그래서 중요하다. 3군이 활성화되면 코치진이 필요하기 때문에 고용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다.”장 사장은 기존의 8개 구단이 이미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롯데는 2007년 경남 김해에 상동 2군 전용 야구장을 건립하는 등 대대적인 투자를 했지만 쓸 만한 선수를 키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70명 정도의 2, 3군 선수를 육성하고 있지만 매년 1군에서 뛸 만한 선수를 만들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우리가 이 정도인데 10구단이 제대로 선수 수급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김승영 사장 역시 지역 연고 부활 등 고교야구를 살리기 위한 획기적인 대책이 먼저 나와야 한다고 제안했다. “10구단 창단과 지역 연고 부활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10구단 창단의 전제 조건은 결국 선수 수급이기 때문이다. 현행 전면 드래프트제는 사실상 지역 내 유망주를 방치하게 만든다. 사명감을 갖고 유망주들을 키우기 어렵다. 유망주의 해외 유출도 막을 길이 없다.”○ “10구단 하더라도 결국 한두 구단은 망한다”10구단 반대론을 놓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대기업이어야 프로야구단을 운영할 수 있다는 건 편향된 시각이다”라거나 “제9구단 NC의 1군 진입을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에서 승인해 놓고 10구단 창단을 반대하는 건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라는 견해가 나온다.그런데도 장 사장의 ‘10구단 필패론(必敗論)’은 굳건하다. “짝수 구단 체제로 가야 하기 때문에 10구단을 해야 한다는 주장은 허약한 논리다. 현재 팀 수가 홀수냐 짝수냐를 따지는 건 큰 의미가 없다. 10구단을 창단한다 해도 (어차피 몇 해 뒤 어떤 구단이 망하면) 8구단 또는 9구단 체제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10구단 때문에 프로야구가 다시 퇴보하길 바라는가.”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

“영업 비밀이 유출된 건지…. ‘발야구’ 명맥을 잇기가 쉽지 않네요.” 두산 김민호 코치는 요즘 고민이 많다. 두산의 기동력이 예전만 못한 탓이다. 두산은 2000년대 중반까지 뛰는 야구의 대명사였다. 하지만 주전들이 나이가 많은 데다 부상 선수가 많아 올 시즌 팀 도루가 6일 현재 6위(40개)에 머물고 있다. 김 코치는 “이제 ‘발야구’는 두산의 전유물이 아니다. 다른 팀들도 모두 기회가 되면 뛰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탄했다. 발야구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두산과 SK는 물론이고 최근에는 LG 삼성 KIA 넥센까지 기동력을 살리는 야구를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발이 느린 이승엽(삼성), 김태균(한화), 홍성흔(롯데) 등 장타자들의 도루 장면까지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두산 김진욱 감독의 표현을 빌리면 ‘안 뛰면 살아남을 수 없는 발야구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 넥센 KIA 신흥 발야구 강호 등극 올해 발야구 전쟁에 기름을 부은 팀은 넥센과 KIA다. 넥센은 젊은 선수들을 앞세워 지난해 팀 도루 꼴찌(99개)에서 올해 선두(62개)로 뛰어올랐다. 넥센 염경엽 코치는 “지난해까지 몸을 사렸던 강정호 박병호 유한준까지 뛰다 보니 상대팀들이 정신을 못 차리는 것 같다”며 “느리다고 봐주는 건 없다. 느릴수록 스타트를 더 빠르게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KIA는 선동열 감독이 삼성 사령탑이었을 때 함께했던 김평호 코치를 영입하면서 빠른 팀이 됐다. 김 코치는 2008년 도루 꼴찌(59개)였던 삼성을 지난해 도루 1위(158개)로 탈바꿈시킨 주인공이다. KIA는 2010년 팀 도루 꼴찌(117개)였지만 올 시즌 삼성과 함께 공동 3위(55개)에 올랐다. 김 코치는 “내 파일에는 8개 구단 투수들의 볼 배합, 습관, 킥모션(투구 때 발을 들었다 내려놓는 동작) 등이 저장돼 있다. 뛰는 야구를 하려면 공부는 필수”라고 말했다.○ 뛰는 야구에 적응하라 각 팀마다 발야구를 막기 위한 노력도 한층 강화됐다. 투수들은 투구 폼을 최대한 간결하게 다듬고 있다. LG 김인호 코치는 “벤치에서 투수의 퀵모션 시간을 재 1.3초가 넘으면 어김없이 도루 사인을 낸다”며 “퀵모션이 1.3초가 넘는 투수는 1군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미 노출된 투구 습관을 고치기 위한 노력도 병행되고 있다. 김민호 코치는 “LG의 에이스 주키치는 와인드업을 할 때 다리를 드는 높이에 따라 구질이 달랐는데 올해는 차이가 없어졌다”고 전했다. 반면 ‘마음은 굴뚝같지만 몸이 안 따라주는’ 팀들은 울상이다. SK는 주전들의 부상 재발 방지를 위해 도루 자제령을 내렸다. 이 때문에 팀 도루가 최하위(27개)로 처졌다. SK 이광근 코치의 고민도 깊어졌다. “투수로선 빠른 주자가 누상에 나가면 직구 위주의 투구를 할 수밖에 없다. 타자들이 직구를 노리고 들어오면 투구하기가 어려워진다. 이제 발야구 없이 우승하기 힘든 시대가 됐다.”○8개 구단 코치들이 밝힌 도루 철학“많이 죽어봐야 도루에 눈을 뜬다.” (SK 이광근)“많이 뛰는 게 능사는 아니다. 성공률이 높아야 진짜다.” (롯데 조원우)“도루는 발이 아닌 눈으로 하는 것.” (LG 김인호)“도루에 실패했을 때 감독이 박수를 치는 팀이 강팀이다.” (넥센 염경엽)“도루는 더그아웃에서 시작된다.” (두산 김민호)“순간의 판단이 승패를 좌우한다.” (삼성 김재걸)“8개 구단 모든 투수의 습관과 볼 배합이 내 머릿속에 들어 있다.” (KIA 김평호)“포수 빼고는 모두 뛰게 하겠다.” (한화 최만호)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KIA의 대졸 신인투수 박지훈(23)이 연일 상한가다. 그는 올 시즌 개막 전까지 ‘무명’이었다. 하지만 5일 현재 19경기에서 2승 1패 6홀드 평균자책 1.86을 기록하며 팀 불펜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선동열 감독이 그를 ‘KIA 불펜의 오승환’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그런 박지훈은 경북고 재학시절 평범한 선수였다. 프로의 지명을 받지 못해 단국대에 진학했다. 그는 “만약 고교 졸업 후 바로 프로에 갔다면 살아남지 못했을 것 같다. 대학에서의 4년이 없었다면 오늘의 박지훈은 없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 프로의 벽 넘지 못하는 고졸 신인 박지훈처럼 대졸 신인들이 뒤늦게 빛을 보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반면 억대 계약금을 받은 고졸 대어들의 성공은 줄고 있다. 그 이유는 뭘까. 야구전문가들은 “프로의 벽은 날로 높아지는데 고교야구의 수준은 하향 평준화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고교시절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주목을 받는 선수조차 프로에서 곧바로 두각을 나타내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했다. 실제로 2007년 김광현(SK) 이후 특급 고졸 신인들의 성적은 신통치 않다. 지난해 고졸 신인 최대어 하주석(한화)은 1, 2군을 오르내리고 있다. 2011시즌을 앞두고 7억 원의 계약금을 받고 한화 유니폼을 입은 왼손 투수 유창식(한화)도 지난해 2군을 전전했다. ○ ‘야구수업’ 받은 대졸 신인이 뜬다 제2의 박지훈을 꿈꾸며 대학에 진학하는 고교야구 선수가 늘고 있다. 대학야구는 프로에 비해 경쟁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안정적인 경기 출장 기회도 주어진다. 대졸 신인투수들이 고졸 신인에 비해 경기 운영 능력이 낫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지훈은 “대학 진학 후에는 1학년 때부터 30경기 이상 나갔다. 특히 프로 2군과의 경기 경험은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사회의 축소판인 대학을 경험하며 자기관리 능력, 사회성, 인성을 키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박지훈은 “고졸 신인은 실력에 비해 많은 돈과 관심을 얻으면서 자기관리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대학 선수는 야구와 사회를 경험할 수 있어 프로라는 정글에서도 적응하기가 쉽다”고 했다. 3일 북일고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제66회 황금사자기대회에서 만난 유망주들 가운데 대학 진학을 고려하는 선수가 적지 않았다. 수도권 프로구단의 한 스카우트는 “초특급 선수가 아니라면 무조건 프로에 진출하는 걸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프로에서 2, 3년 안에 생존하지 못할 바에는 대학에서 기본기를 닦고 프로무대에 서는 게 낫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김원길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총재(사진)가 전격적으로 사퇴했다. 김 총재는 31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WKBL 이사회 직후 사의를 밝혔다. 2014년까지 임기를 2년 정도 남겨뒀던 그는 해체를 선언한 신세계 인수 구단 물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퇴 의사를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재는 2000년부터 13년 동안 WKBL 총재 자리를 지키며 국내 최장수 스포츠단체장 타이틀을 갖고 있었다. 김 총재는 여자 농구 일선에서는 물러나지만 신세계 사태 해결에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신세계는 두 달여 시간을 더 갖고 향후 대책을 강구하기로 했다. 다른 5개 구단이 적극적으로 돕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5월 말까지로 돼 있던 선수 훈련장소 제공을 두 달 더 연장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자가 인선될 때까지는 여자 프로농구 5개 구단 가운데 한 팀의 단장이 총재 권한대행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자 농구 관계자는 “신세계 사태도 있기 때문에 총재 공백이 길어져서는 곤란하다. 신임 총재를 찾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인과 원로 농구인 등이 총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김 총재와 함께 김동욱 전무가 동반 퇴진했고 이명호 사무국장도 정년퇴임을 하면서 WKBL은 지도부 공백 상태에 빠졌다. 한편 WKBL은 김일구 기획팀장을 사무국장 대행으로 임명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30일 LG와 롯데의 사직 경기는 다승 1위 주키치(6승)와 공동 2위 이용훈(5승 1패 1세이브)의 선발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경기 초반만 해도 주키치의 7연승이 유력해 보였다. LG가 2회초 이용훈의 난조를 틈타 2-0으로 앞서 나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롯데는 3회까지 1안타만 내주며 호투하던 주키치를 상대로 4회 안타 3개를 몰아쳐 동점을 만들었다. 둘은 결국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마운드에서 내려왔고 이후 전광판에는 0의 행진이 이어졌다. 연장전에서 먼저 기회를 잡은 쪽은 LG였다. 10회 최동수의 안타와 롯데 1루수 조성환의 실책 그리고 정성훈이 볼넷을 얻어 2사 만루를 만들었다. 그러나 서동욱의 기습 번트 타구는 야속하게도 1루수 정면으로 향했다. 위기를 넘긴 롯데는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연장 11회 1사 1, 2루에서 강민호가 상대 5번째 투수 김기표를 상대로 끝내기 안타를 터뜨리며 3시간 46분의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선발로 출전하지 않았던 강민호는 4회 대타로 투입된 뒤 포수 마스크를 썼고 연장전의 영웅이 됐다. 삼성은 대전에서 선발 장원삼의 8이닝 2안타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한화를 3-0으로 꺾었다. 올 시즌 개막 직후 2연패를 당하며 부진했던 장원삼은 어린이날인 5일 한화와의 경기에서 6이닝 5안타 무실점으로 첫 선발승을 챙기며 에이스의 복귀를 알렸다. 그런 장원삼이 다시 한화를 제물 삼아 5연승을 질주한 것. 4월 22일 한화와의 경기에서 거둔 행운의 구원승을 포함하면 올 시즌 한화전 3연승이다. 삼성은 0-0이던 7회 강봉규가 잘 던지던 한화 선발 김혁민을 상대로 결승 솔로 홈런을 터뜨려 팽팽하던 균형을 깨뜨렸다. 두산은 잠실에서 선발 김승회의 7이닝 3안타 무실점 호투를 앞세워 KIA를 4-2로 꺾고 2연승이자 KIA전 4연승을 달렸다. 3승(2패)째를 챙긴 김승회는 “집중해서 던진 게 효과를 봤다. 올해 목표로 했던 10승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K는 목동에서 9회 대거 5점을 뽑아 넥센에 7-3으로 역전승을 거두고 선두를 지켰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제2선발의 힘이 승부를 갈랐다. 28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제66회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대전고와 덕수고의 8강전이 그랬다. 두 팀은 약속이나 한 듯 에이스를 선발 등판시키지 않았다. 에이스를 아끼려는 대의명분은 같았지만 속사정은 사뭇 달랐다. 대전고에서는 고교 투수 빅3로 꼽히는 조상우가 26일 16강전에서 9이닝을 완투하며 공을 135개나 던졌다. 이 때문에 조상우와 기량차가 큰 제2선발 조영빈이 최대한 길게 버텨야 했다. 반면에 덕수고는 8강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 제1선발 안규현을 빼고 제2선발 한주성을 내보냈다. 에이스에 버금가는 한주성의 구위를 믿기에 가능한 여유로운 투수 운영이었다. 투수층의 차이는 경기 결과로 나타났다. 대전고 선발 조영빈은 7과 3분의 1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잡으며 분전했지만 9안타 3볼넷 6실점하며 실력차를 드러냈다. 대전고는 8회 조영빈이 급격하게 무너지며 점수 차가 0-6까지 벌어져 에이스 조상우의 투입 시점을 사실상 놓쳤다. 반면 덕수고 선발 한주성은 9이닝 동안 공 114개로 삼진 14개를 솎아내며 2안타 무실점 완봉승을 거뒀다. 한주성의 호투에 장단 10안타를 몰아친 덕수고는 대전고를 6-0으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덕수고 정윤진 감독은 “에이스 안규현을 아끼면서 한주성의 컨디션도 끌어올려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북일고는 에이스 윤형배를 앞세워 신일고에 9-0으로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두고 4강에 합류했다. 초고교급 투수 윤형배는 평소와 달리 제구가 흔들리며 볼넷 3개를 허용했지만 최고 시속 150km의 돌직구를 앞세워 6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북일고 타선은 1회와 2회 화력을 집중해 8점을 뽑아내며 승부를 갈랐다. 북일고 이정훈 감독은 “결과는 이겼지만 내용적으로 불만족스러운 경기다. 윤형배는 제구가 안 됐고 번트 작전도 번번이 실패했다”며 “아쉬운 부분을 잘 보완해 사실상의 결승인 덕수고와의 4강전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창원=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윤석민의 슬라이더를 따라잡고 싶어요.” 28일 대전고와의 8강전에서 완봉 역투를 펼치며 덕수고의 4강행을 이끈 투수 한주성(사진)의 주무기는 슬라이더다. 대한민국 최고로 평가받는 윤석민(KIA)의 140km대 고속 슬라이더에는 못 미치지만 고교 무대에서는 최고 수준이다. 한주성은 이날 120km 후반의 슬라이더를 앞세워 삼진 14개를 잡아냈다. 그는 “감독님이 대전고 타자들의 변화구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고 강조하셨다. 주무기인 슬라이더를 맘껏 던질 수 있어서 기뻤다”고 말했다. 2학년인 한주성은 동급생 사이드암 투수 안규현과 함께 올 시즌 덕수고의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하지만 황금사자기에서는 안규현의 눈부신 역투에 밀려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경쟁심리나 서운한 감정이 생길 수도 있는 대목이다. 한주성은 “(안)규현이가 너무 잘 던져서 살짝 자극이 됐다”며 “오늘은 뒤에 규현이가 버티고 있어서 마음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덕수고 정윤진 감독은 한주성의 유일한 단점으로 ‘착한 성품’을 꼽았다. 프로야구 선수로 성장하는 데 내적인 강인함을 더 키워야 한다는 얘기였다. 인터뷰 내내 수줍은 미소를 지었던 한주성은 “황금사자기에서 더 강한 상대와 승부하면서 정신적으로도 강해지고 싶다. 초고교급 투수로 평가받는 북일고 윤형배와 결승에서 맞붙어 반드시 이기겠다”고 말했다.창원=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괜찮데이. 마고(마산고의 준말) 니들이 최고데이∼.” 패색이 짙었지만 함성은 오히려 더 커졌다. 제66회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 마산고와 충암고의 8강전이 열린 27일 창원 마산야구장의 홈 관중이 그랬다. 프로야구 제9구단 NC 창단에 이어 ‘고교야구 창원 시대’를 연 야구팬의 열기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돌풍의 팀’ 마산고는 이날 충암고에 4-11, 7회 콜드게임으로 졌다. 하지만 창원(2010년 마산 진해와 통합됨) 야구팬의 뜨거운 응원에 힘입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마산고의 드라마는 0-7로 뒤진 5회부터 시작됐다. 마산고 류승찬은 왼쪽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0m짜리 1점 홈런을 날리며 추격의 불씨를 댕겼다. 관중석에선 승부를 뒤집기라도 한 듯 “최강 마고”를 외쳤다. 마산고는 6회에도 최승수의 3루타와 권현식의 희생플라이로 1점, 7회 김민수의 2타점 3루타로 2점을 뽑으며 4-7까지 따라붙었다. 그러나 마산고의 추격전은 여기까지였다. 얇은 투수층으로 충암고를 막기에는 힘에 부쳤다. 1회전에서 148개, 16강전 152개의 공을 던지며 2연속 완투승을 거둔 에이스 최동우에 이어 노병채가 마운드에서 내려온 7회말부터 마산고는 흔들렸다. 1학년 투수 류재인이 7회 구원 등판했지만 충암고 타선에 4점을 내주며 콜드게임 패를 당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는 고교야구의 파이팅을 보여준 경기였다. 주성로 채널A 해설위원은 “마산고의 깜짝 돌풍이 침체됐던 경남 야구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1, 2학년이 주축인 만큼 내년이 더 기대된다. 마산고 출신인 강병중 넥센타이어 회장이 연 1억 원씩 후원하는 등 동문의 지원이 힘이 됐다”고 했다. 디펜딩 챔피언 충암고는 마산고 돌풍을 잠재우고 4강에 올랐다. 충암고 선발 이충호는 7이닝 동안 5안타 4실점하며 대회 3승째를 챙겼다. 한편 장충고는 장단 11안타를 몰아치며 배재고에 9-2, 7회 콜드게임승을 거두고 4강에 합류했다. 창원=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디펜딩 챔피언’ 충암고의 주장 김태훈(17·사진)의 모자에는 ‘V1’이라고 적혀 있다. 왜 지난해 우승에 이어 ‘V2’라고 쓰지 않았을까. 그는 “지난해의 영광은 잊고 다시 한번 우승을 일구고 싶은 염원을 담았다”고 했다. “올해 충암고가 약해졌다는 평가가 많았다. 오기가 생겼다. 이번 대회에서도 충암고가 여전히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김태훈은 27일 마산고와의 8강전에서 5타수 3안타 4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주장 역할을 해냈다. 8-4로 앞선 7회에는 2타점 3루타를 날리며 장타력을 뽐냈다. 3루 수비에서도 호수비를 펼치며 마산고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그는 “마산고 투수들의 변화구가 뛰어났다. 욕심을 버리고 정확히 맞히는 데 신경을 쓴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김태훈은 롯데의 황재균처럼 수비력과 장타력을 겸비한 선수가 되는 게 꿈이다. 그는 이미 프로야구 스카우트 사이에서도 전천후 내야수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는 3루수지만 유격수와 2루수까지 소화할 능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한 스카우트는 “LG의 오지환을 보는 느낌이다. 수비할 때 파이팅이 넘친다. 타석에 서면 악착같이 투수를 물고 늘어진다. 경험만 쌓으면 대형 내야수로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창원=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박찬호, 박찬호!” 익숙한 이름을 연호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프로야구 한화의 경기 현장이 아닌데 말이다. 관중의 응원을 한몸에 받은 주인공은 ‘코리안 특급’ 박찬호(39·한화)가 아니었다. 25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제66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야탑고와의 16강전에 출전한 장충고 2루수 박찬호(17)였다. 체격, 나이, 외모 등 모든 것이 달랐지만 박찬호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와 이름이 같은 것이 부끄럽지 않을 만큼의 활약을 펼치며 장충고의 8강행을 이끌었다. 박찬호는 신장 177cm 몸무게 66kg의 호리호리한 체격에도 불구하고 매서운 타격을 선보였다. 2회 첫 번째 타석에서는 선취점의 주춧돌을 놓는 왼쪽 안타를 쳤다. 4-0으로 앞선 8회에는 좌익수와 중견수 사이를 가르는 이날 경기의 유일한 3루타를 쳐냈다. 박찬호는 상대 투수 폭투 때 홈을 밟아 쐐기 득점까지 기록했다. 3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 1도루 등 공수에서 만점 활약을 펼친 박찬호는 “박찬호 같은 큰 선수가 되고 싶다. 단, 투수가 아닌 내야수로 성공하고 싶다”는 소감을 남겼다. 장충고는 9회 투수들이 볼넷 2개와 몸에 맞는 볼 2개를 연속으로 내주며 1점을 내줘 5-1로 쫓겼다. 하지만 무사만루 위기에서 구원 등판한 홍경표가 희생플라이로 1점만 내준 뒤 삼진 2개를 연거푸 잡아내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안타 6개로 5점을 뽑는 타선의 집중력을 발휘한 장충고의 5-2 승리. 장충고 선발 조지훈은 8이닝 동안 공 124개로 29타자를 상대해 3안타 4볼넷 2실점 호투를 펼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장충고 송민수 감독은 “겨울훈련을 착실히 한 선발 조지훈이 좋은 공을 던졌다. 9회 위기에는 2학년인 홍경표가 대담하게 잘해줬다. 8강부터는 초반의 승기를 끝까지 가져가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배재고는 부경고를 3-0으로 누르고 8강에 합류했다.창원=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두산이 아닌 LG에 입단하고 싶습니다.” 장충고의 황금사자기 8강행을 이끈 에이스 조지훈(18·사진)의 포부는 당찼다. 장충고 5년 선배인 이용찬(두산)과 당당히 맞서겠다는 뜻을 숨기지 않았다. 조지훈은 “투구 폼이 이용찬 선배와 비슷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황금사자기를 품은 뒤 LG에 입단해 제대로 붙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조지훈은 2학년 때까지는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부임한 송민수 감독의 집중 조련을 통해 뒤늦게 야구에 눈을 떴다. 송 감독은 1998년부터 장충고, 대전고, 덕수고 코치를 거치며 고교 투수 조련에 잔뼈가 굵은 지도자다. 먼저 체중(85kg)을 10kg 가까이 불린 뒤 체중을 실어 시속 130km대에 머물던 직구 스피드를 140km 중반까지 끌어올렸다. 주무기인 슬라이더는 각을 더 예리하게 다듬었다. 이날 슬라이더를 승부구로 삼진을 13개나 잡아냈다. 조지훈은 “야탑고 타자들이 변화구에 약한 점을 잘 알고 있었다. 야수들을 믿고 자신 있게 슬라이더를 던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제구력과 경기 운영 능력은 고교 투수 빅3로 꼽히는 윤형배(북일고), 송주은(부산고), 조상우(대전고)와 견줄 만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지훈은 야탑고 주력 타자에게는 145km 직구를 뿌리는 등 전력투구를 했지만 하위 타선에서는 투구수를 아끼는 등 완급 조절 능력을 보였다. 조지훈은 “빅3보다 제구력 하나만은 자신 있다. 4강이나 결승에서 만난다면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창원=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제66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가 절정을 향해 가고 있다. 25일부터 28일까지 황금 휴일을 맞아 황금 매치들이 고교야구 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25, 26일에는 16강전 여섯 경기가, 27, 28일에는 8강전 네 경기가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펼쳐진다. 4일 개막한 이번 대회는 선수들의 수업권을 보장하기 위해 주말마다 4주째 이어지고 있다. 16강전의 하이라이트는 26일 ‘우승 후보 0순위’ 북일고와 ‘서울의 자존심’ 휘문고의 일전이다. 북일고는 18일 1회전에서 복병 제주고에 4-0으로 승리했지만 당초 기대만큼의 폭발력을 보여주진 못했다. 에이스 윤형배 등 투수진은 제 몫을 했지만 타선이 기대에 못 미쳤다. 황대연 채널A 해설위원은 “북일고의 1회전 콜드게임승을 예상한 전문가도 많았다. 조금 실망스럽게 느낄 수도 있다”며 “하지만 올해 친선경기에서 북일고가 휘문고를 두 차례나 압도했다. 북일고가 타격의 기복을 극복하고 무난히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디펜딩 챔피언 충암고와 돌풍의 팀 마산고의 27일 8강전 첫 경기도 관심사다. 충암고는 지난해 변진수(두산)를 앞세워 우승을 차지했지만 올 시즌 세대교체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20일 16강에서 북일고와 양강으로 평가받았던 부산고를 꺾는 저력을 선보였다. 홈팀인 마산고는 1회에서 인천고, 16강전에서 진흥고를 각각 꺾으며 최대 이변을 일으키고 있다. 주성로 채널A 해설위원은 “창과 방패의 대결이다. 매서운 타격을 선보이고 있는 마산고 저학년 타자들이 충암고 왼손 에이스 이충호를 어떻게 공략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회 주관 방송사인 채널A는 27일 충암고와 마산고의 8강전을 시작으로 주요 경기를 생중계한다. 27일 첫 생중계에는 임호균(인천고 출신·서울경기권역 담당), 주성로(부산고 출신·경상권) 채널A 해설위원이 편파 중계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평소 같으면 홈팀 선수들의 훈련 열기가 뜨거웠을 그라운드가 텅 비어 있었다. 넥센과 LG의 시즌 8차전을 3시간가량 앞둔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이었다. LG 김기태 감독은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경기 전 단체훈련을 취소하고 자율훈련을 지시했다. LG 선수들은 실내 연습장에서 간단히 몸만 풀고 경기에 나섰다. 김 감독은 “상승세의 넥센을 맞아 선수들이 다소 위축됐다. 긴장을 풀고 여유 있게 경기를 준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LG는 올 시즌 23일까지 넥센에 단 1승(6패)에 그치며 ‘자줏빛 공포’에 시달렸다. ‘급할수록 쉬어 가라’는 김 감독의 용병술이 효험을 발휘했을까. 숨을 고른 LG 타자들은 경기 초반부터 작심한 듯 방망이를 돌렸다. 1회 넥센 선발 장효훈을 상대로 선두 타자 양영동부터 4번 정성훈까지 4타자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2득점했다. 5번 지명타자 이병규(등번호 9번)의 병살타 때도 이진영이 홈을 밟아 3-0으로 앞서 갔다. LG는 2회와 3회 이진영과 서동욱이 각각 알토란 같은 희생플라이로 1점씩 보태며 5-0까지 달아났다. LG는 경기 중반 선발 주키치의 제구 난조 속에 넥센에 5-3까지 추격당했다. 하지만 7회부터 구원 등판한 유원상과 봉중근의 철벽 계투를 앞세워 승리를 지켜냈다. LG는 선두 넥센의 9연승을 저지하며 4위로 뛰어올랐다. 주키치는 6이닝 동안 4안타 6볼넷 3실점하며 6승째를 거둬 다승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고 평균자책도 1위(2.36)를 질주했다. KIA는 퇴출 위기에서 기사회생한 외국인투수 앤서니의 호투에 힘입어 한화를 12-3으로 잡고 3연승을 달렸다. 한화는 6연패에 빠졌다. 앤서니는 새 용병 헨리 소사의 영입에 따라 퇴출 1순위로 지목됐지만 선동열 감독의 마음을 가까스로 돌렸다. 결국 앤서니 대신 라미레즈가 KIA를 떠났다. 머리를 짧게 자르고 마운드에 오른 앤서니는 최고 시속 153km를 찍는 등 6이닝 동안 삼진 8개를 곁들이며 5안타 3실점 호투로 시즌 3승(4패)째를 거뒀다. 이승엽이 시즌 8호 홈런을 터뜨린 삼성은 대구에서 롯데를 7-2로 꺾었다. 두산은 문학에서 SK를 11-2로 대파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A고교는 투수진이 엉망이어서 B고교의 상대가 안 될 겁니다.” “무슨 말씀을? B고교는 뜬공도 못 잡는 수준 이하의 팀인데요.” 최근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편파 해설이 고교야구에 상륙한다. 제66회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의 주관방송사인 채널A는 27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시작되는 8강전부터 편파 해설을 곁들인 생중계를 한다. 임호균(전 삼성 코치·인천고 출신), 주성로(넥센 스카우트이사·부산고), 황대연(우석대 감독·대전고), 최해식(CMB 광주방송 해설가·군산상고) 등 입담과 야구 지식을 겸비한 4인방이 각각 서울경기, 경상, 충청, 전라권을 대표해 해설을 맡는다.○ “편파 해설로 고교야구 부활 이끈다” 채널A 야구해설위원 4인방은 편파 해설을 통해 고교야구 팬을 경기장으로 끌어모으겠다는 각오다. 1982년 세계야구선수권에서 평균자책 1위에 올랐던 임호균 위원은 “고교야구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면 프로야구의 질도 떨어진다”며 “편파 해설은 지역정서를 자극해 1970년대 동대문야구장 시절의 향수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황대연 위원은 “한화의 대전 안방경기의 경우 스포츠전문채널보다 지역방송사의 편파 중계가 시청률이 높다”며 재미있는 야구 해설을 기대해 달라고 했다. 최해식 위원은 “심판 판정이 KIA에 불리할 때마다 ‘오십견이 왔나요? 심판이 손을 안 올리네요’라는 멘트를 자주 쓰는데 반응이 폭발적이다. 편파 중계는 야구팬에게 또 다른 즐거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 “편파가 아닌 편애 중계 선보인다” 해설위원 4인방은 고향 팀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주성로 위원은 1998년 방콕 아시아경기에서 한국야구 사령탑을 맡아 금메달을 이끈 명장 출신. 그는 “모교 부산고가 16강에서 탈락해 아쉽지만 최대 이변을 일으키며 8강에 진출한 마산고가 고교야구의 진수를 보여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황 위원은 “‘편파’라는 부정적인 단어보다 ‘편애’라는 표현이 맞다. 프로팀 한화가 올 시즌 최하위로 어려운데 편애 중계로 고향팀 천안북일고와 대전고의 우승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채널A의 황금사자기 편파 생중계는 27일 낮 12시 충암고와 마산고의 8강전부터 만날 수 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