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새샘

이새샘 차장

동아일보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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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책과 시장에 대한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부알못’과 ‘부잘알’ 사이, 보통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부동산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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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레리나가 본 발레소재 영화 ‘블랙스완’

    24일 개봉하는 영화 ‘블랙스완’(사진)은 발레영화지만 여느 발레영화와는 다르다. 무용수 한 명이 백조 오데트와 흑조 오딜이라는 정반대의 역을 오가야 하는 고전발레 ‘백조의 호수’가 모티브가 된 심리 스릴러다. 주인공 니나(내털리 포트먼)는 뉴욕시티발레단의 발레리나다. 순수하고 연약한 니나는 새 시즌 무대에 오를 ‘백조의 호수’ 주역으로 간신히 발탁되지만 흑조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어려움을 겪는다. 설상가상으로 그녀와 정반대의 매력을 지닌 릴리(밀라 쿠니스)가 등장해 더욱 압박한다. ‘무대에서 완벽하고 싶다’는 욕망에 그녀는 점점 변해가고, 자신의 도플갱어(분신)를 목격하며 분열증에 빠지기 시작한다. ‘백조의 호수’ 공연 장면에서 등장하는 화려한 미술과 의상이 눈여겨볼 만하다. 차이콥스키의 음악이 등장인물의 심리를 표현하는 데 적절히 사용됐고 실제 뉴욕시티발레단의 무대 뒷모습도 등장한다. 하지만 순수하고 순결한 발레리나, 엄격한 엄마, 무용수들의 식이 장애나 치열한 배역 다툼 등 발레에 대한 고정관념에 기댄 영화이기도 하다. 실제로 ‘백조의 호수’에서 오데트와 오딜을 함께 연기해 봤던 발레리나들은 ‘블랙스완’을 어떻게 봤을까. 국립발레단 김주원 김지영 씨, 유니버설발레단 강예나 황혜민 한서혜 씨가 별점과 ‘한 줄 평’을 보내왔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1-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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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라도 다함께/1부]보호막 약한 이혼 여성

    2007년 45세 한국 남성과 국제결혼해 인천에 정착한 필리핀 여성 A 씨(당시 23세)는 2008년 말 남편에게서 “이혼하자”는 말을 듣고 억장이 무너졌다. 당시 A 씨는 이미 임신 7개월이었다. 아이를 가진 뒤 필리핀에서 있었던 2번의 출산 경험을 남편에게 말한 것이 화근이었다. A 씨가 처녀인 줄 알고 결혼했던 한국 남성은 “사기를 당했다”며 A 씨를 소개한 국제결혼중개업체를 고소하는 등 심하게 화를 냈다. A 씨는 결국 만삭의 몸으로 집을 나왔고 보호시설에 입소했다 필리핀으로 돌아갔다.국제결혼 부부의 이혼율이 증가하면서 결혼이민자에 대한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3년 이후 국내 총 이혼 건수는 16만6617건에서 11만6535건으로 매년 줄었다. 그러나 국제결혼 부부의 이혼 건수는 같은 기간 2012건(전체의 1.2%)에서 1만1255건(9.7%)으로 늘었다.결혼 후 아직 한국 국적을 받지 못한 이주여성들은 한국을 떠나야 하는 경우가 많다. 국적을 취득한 후라도 생계와 자녀교육 등은 홀몸이 된 이주여성에게는 매우 힘겹다.○ 이혼과 동시에 불법체류자 돼국적법에 따르면 한국인과 결혼한 외국인은 2년이 지나야 귀화 신청 자격이 생긴다. 또 귀화 신청 후 허가가 날 때까지 자녀가 있으면 평균 12개월, 없으면 24개월 정도의 기간이 걸린다. 결혼 3, 4년차가 되기 전까지 이주여성들은 ‘국민의 배우자(F-2)’ 비자를 발급받아 국내 체류 자격을 얻는다. 그러나 F-2 비자는 이주여성이 이혼하게 되면 즉시 말소된다.이주여성 보호를 위해 국적법에서는 이혼한 이주여성에게 본인 귀책사유가 없을 경우 귀화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주여성 보호단체 관계자들은 “이주여성들이 귀책사유가 전혀 없다는 것을 입증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어나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이주여성은 이혼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설명을 듣기도 어렵고 자신의 처지를 증언해 줄 증인을 찾기도 어렵다는 것이다.2005년 경남 창원시로 시집을 온 베트남 출신 옥린(가명·35) 씨는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남편의 손찌검을 참지 못한 끝에 2009년 이혼소송을 제기하고 남편과 별거 생활에 들어갔다. 한국 국적은 아직 취득하지 못한 상태다. 옥린 씨는 “남편 잘못이 아니라는 증언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은 너무 많다”며 “반면 나는 소송을 담당한 변호사가 내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데다 남편에게 맞은 후 병원 진단서도 받아 놓지 못했다”고 말했다. 옥린 씨는 또 “남편의 폭행이 시작된 이후 경찰서에도 여러 번 갔지만 경찰이 내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조금이라도 귀책사유가 있을 경우에는 체류 연장 신청이 아예 받아들여지지 않기도 한다. 2006년 결혼해 2008년 이혼한 베트남인 B 씨(31·여)는 이혼 직후 체류연장 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혼소송 결과 자신의 귀책사유가 절반 정도 인정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B 씨는 “판결문을 베트남어로 볼 수 있는 방법도 없었고 당시 상황을 아무도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B 씨는 F-2 비자를 연장하지 못해 방문동거비자(F-1)를 받아 한국에서 체류해야 했다.○ 아이 두고 ‘국경 분쟁’ 나기도국적법상 아이를 낳아 기르고 있는 이주여성의 경우에는 체류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아이를 기르는 이혼 이주여성에 대한 배려 차원이다. 하지만 이주여성들은 “이 조항에도 부작용이 적지 않다”고 하소연한다.2000년 한국으로 시집 온 벨라루스인 미라(가명·32) 씨는 2001년 아들을 낳았다. 남편이 “아이를 빨리 낳고 싶다”고 재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가 3세 되던 해부터 남편은 툭하면 아이를 발로 차고 머리를 때리기 시작했다. 직장생활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아이에게 풀었던 것. 결국 미라 씨는 2009년 남편과 이혼하고 아이를 직접 키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이의 호적은 아버지에게 올라 있었고 당연히 국적도 한국인이다. 미라 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고향 생각이 나지만 한국인인 아이는 한국에서 키워야 한다는 생각에 참고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자녀 양육을 두고 이혼한 다문화가정에서 일어나는 문제는 이 외에도 다양하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희선 박사는 “양육권을 남편에게 빼앗길 것을 걱정한 이주여성이 아이를 모국으로 몰래 데려가 버리는 경우도 있다”며 “이 경우 전남편과 친권, 양육권을 둘러싼 국제적 분쟁이 생기기도 하고 아이의 입장에서도 정체성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충처리기관 늘려야전문가들은 지금까지 다문화정책이 가정생활을 영위하는 보통 다문화가족을 주 대상으로 하면서 이혼 다문화가정에 대한 정책이나 지원은 상대적으로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이선 책임연구원은 “이혼한 이주여성들은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이주여성보다 경제력도 열악하고 사회성도 크게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정책적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낮은 것도 이들이 목소리를 내기조차 어려운 상황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먼저 이주여성의 조국과 한국의 이혼 절차가 다른 경우가 많은 만큼 정부가 각국 외교당국과 협력해 제대로 된 법적 절차를 밟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시급하다. 가정법원에서 이주여성의 통역을 도와줄 인력 확충도 필요하다. 또 지자체 등에서 운영하는 다문화서비스센터 통역 담당들에게 기초적인 이혼 관련 법률 교육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자녀 양육문제 역시 정부가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적을 취득하지 않은 이주여성이 아이를 낳고 이혼했을 경우 대부분 친권을 남편이 가지게 되고 이주여성은 체류자격을 박탈당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법무부에서 이주여성이 아이를 낳았을 경우 횟수 제한 없이 F-1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천 여성의 전화’ 김성미경 회장은 “한국에 계속 체류할 수 있게 된 이혼 이주여성도 경제적 능력이 매우 낮은 경우가 많다”며 “이들이 안정된 일자리를 가지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책도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 기댈곳 없는 재혼가정 이주청소년들 ▼한국어 몰라 학업 중도포기… 예비학교서 적응교육 절실“현재 국내에 재혼가정의 중도입국 이주 청소년이 얼마나 되는지에 관한 통계는 산출하지 못한 실정이다.”10일 열린 국회 다문화가족 정책연구포럼에서 이재분 한국교육개발원 영재교육센터 소장은 ‘중도입국 청소년 현황 및 교육지원 방안’을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중도입국 이주 청소년은 재혼하기 위해 한국에 이주해 온 외국 여성들이 데려온 자녀들을 가리킨다. 외국 국적이거나 학교에 입학하지 않는 비율이 높아 실태 파악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2009년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제결혼 중 부인 혹은 양쪽 모두 재혼인 가정의 비율은 1990∼1994년 15%에서 2005∼2009년 25.6%로 증가했다. 자연스럽게 현지에서 조부모 등 다른 가족과 살던 부인의 자녀들이 한국으로 오는 경우도 늘어났다.이 소장은 “중도입국 아동, 청소년은 대개 본국에서 어머니가 결혼하기 위해 떠난 후 외조부모와 살며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고, 한국에 온 뒤에도 1년 정도 홀로 집안에 머무르게 돼 결국 오랜 기간 교육 공백을 경험한다”고 말했다. 한국어 능력이 부족해 학교 입학 자체를 망설이거나 입학한 뒤에도 적응이 어려워 학업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실태 파악과 적응을 돕는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이 토론회에서는 2006년부터 외국인근로자 자녀 특별학급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는 경기 안산시 원일초등학교 교사 손소연 씨의 발표도 있었다. 손 씨는 “2006년에만 해도 중학교에서 중학생 연령인 중도입국 청소년들의 입학을 거부해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뒤 상급학교로 진학시킨 경우가 있었다. 최근에는 다수의 공립학교가 중도입국 학생들을 향해 교문을 열기 시작했기 때문에 어떤 교육 지원을 해야 할지 체계화하고 실천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무지개청소년센터에서는 2009년 경기 안산시를 비롯해 파주시와 김포시 등에 사는 중도입국 다문화 청소년 21명과 부모 5명을 대상으로 입국 초기 생활실태를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중도입국 청소년 길잡이 프로그램’을 개발해 시범 운영했다. 일종의 예비학교인 이 프로그램에서는 기초한국어와 학교한국어를 따로 가르치고 지하철과 관공서 이용 등 실생활에 필요한 지식은 현장체험 위주로 습득하도록 했다. 학교 편입학 절차 및 필요한 서류 등을 알려주는 프로그램도 포함됐다. 한국어에 대한 자신감이 향상됐으며 정규학교 과정과 비슷한 교육 과정을 진행해 실제 학교 편입에 대한 두려움을 해소할 수 있었다. 비슷한 배경을 지닌 다문화 청소년들이 만남으로써 또래 관계를 형성하고 정서적 안정을 찾는 효과도 나타났다.대안학교인 안산시 와동 들꽃피는학교에서도 중도입국 청소년을 위한 예비학교 과정인 마중물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이 학교의 윤은정 교감은 “(중도입국 청소년들은) 장기간 부모 품에서 떨어져 자기 성장을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경험을 한다. 이들에 대한 교육 설계는 이주민 교육이라는 특수성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청소년 교육이라는 보편성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1-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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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의 눈/이새샘]이제 시청자도 막말에 안넘어간다

    “이런 애들은 노래방에 가면 2만5000원 주면 밤새워 놀 수 있어요.” “명품 볼 줄 모르는 여자는 게임보다 값어치가 없다고 생각해. 넌 짝퉁이야.” 늦은 밤 유흥가에서 취객들이 주고받는 대사가 아니다. 아이 어른 누구나 볼 수 있는 시간대에 방송사가 내보낸 막말들이다. 케이블 채널 엠넷의 짝짓기 프로그램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는 지난해 12월 20일과 27일 이처럼 저속한 표현을 내보냈다가 9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1000만 원을 부과 받았다. 2009년 7월 방송법에 5000만 원까지 매길 수 있는 과징금제도가 생긴 이후 첫 제재 사례다. 엠넷은 청소년들이 즐겨 보는 음악 채널인 데다 이 프로는 ‘15세 이상 시청가’ 등급이다. 이전에도 막말 방송으로 ‘시청자에 대한 사과’라는 중징계를 받았는데 이번엔 청소년들도 볼 수 있는 시간대인 오후 2시에 비슷한 내용을 내보냈다가 또 중징계를 받은 것이다. 지상파라고 나은 것도 아니다.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뜨거운 형제들’은 출연자들의 막말 발언으로 이번에 ‘시청자 사과’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진행자들은 나이 지긋한 남자 출연자에게 “어머님(부인)을 밤에 심하게 괴롭히신다면서요?”라고 민망한 질문을 던지고, 여자 어린이에겐 “넌 남자를 갖고 놀 수 있는 그런 카리스마를 가져야 돼”라는 한심한 충고도 주저하지 않았다. 출연자들끼리 독설을 퍼붓는 막말 방송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녹화방송에서 이른바 ‘센 발언’이 나오면 방송사는 이를 홍보 자료로 뿌린다. 조회수를 높여 주는 자극적 기사에 목마른 인터넷 매체들은 이 자료를 그대로 기사로 쏟아내고, 연예인들은 주목받기 위해 더욱 자극적인 발언들을 내뱉는다. 시청자들은 막말 방송에 역겨움을 호소한다. 엠넷의 ‘그는…’의 인터넷 게시판에는 ‘듣기 민망할 정도로 저급하다’ ‘방송이 장난인가? 나쁜 남자들이 아니라 개념 없는 남자들 같다’ 등 저속한 표현을 비난하는 글이 올라와 있다. MBC ‘뜨거운 형제들’ 게시판에서 한 시청자는 ‘나쁜 웃음 쓴웃음 비웃음은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기 쉽고 그 웃음 또한 오래가지 못한다는 걸 꼭 알아주길 바란다’고 질책했다. 비판과 제재 조치에도 흔들림 없이 막말 방송을 내보내 온 방송사와 프로그램 제작자들이 ‘첫 과징금 부과’라는 조치에 ‘나쁜 웃음’을 포기할지 지켜볼 일이다.이새샘 문화부 iamsam@donga.com}

    • 2011-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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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보이를 사랑한 소리꾼 “공연하며 결혼식 올려요”

    평생 판소리를 했다. 늘 고운 한복을 입고 무대에 서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역을 도맡았다. 그녀의 삶이다. 늘 힙합댄스를 췄다. 화려한 무대에도 서봤지만 ‘그래 봤자 백댄서’라는 말은 어김없이 따라다녔다. 그의 삶이다. 쪽찐 머리와 노랗게 물들인 머리, 한복과 헐렁한 힙합바지. 그렇게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비보이와 소리꾼이 무대에서 만나 사랑에 빠졌다. 그리고 이제 무대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국립창극단 단원 박애리 씨(34)와 힙합댄서 팝핀현준(본명 남현준·32)씨가 20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결혼한다. 지난해 4월 국립국악관현악단 공연 ‘뛰다, 튀다, 타다’에서 만난 지 약 10개월 만이다. “누나(박 씨)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내가 매니저에게 그랬어요. ‘봐라. 저 여자는 진짜다. 말투나 앉은 모습 전부 진짜다’라고요. 좋은 걸 가려내는 눈은 확실히 있거든요. 근데 매니저의 첫 반응은 ‘아, 형 왜 그래?!’였어요. 평소 주변에 있는 여자들과는 너무 다르니까요.” “만나면 서너 시간씩 얘기했어요. 그러면서 현준 씨 깊숙한 곳에 예술혼을 지닌 예인이 있다는 걸 느꼈죠. 또 자신의 춤을 위해 모든 것을 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 흐르듯 자연스레 결혼까지 생각하게 됐어요.” 8일 오후 서울 국립극장에서 만난 두 사람은 결혼식 주례를 부탁하고 오는 길이었다. 20일 오후 1시 열리는 결혼식은 단순한 결혼식이 아니다. 무대에서 평생 살아온 이들인 만큼 ‘공연 속 결혼식’을 꾸밀 생각이다. 각자의 무대에 서느라 둘은 매일 밤늦게 만나 카페에서 수다 떠는 것으로 데이트를 대신했다. 결혼식 사흘 전인 17일에도 박 씨는 또 다른 공연에 선다. 신혼여행은 4월 현준 씨의 미국 동부 지역 투어가 됐다. 박 씨는 “전 전통문화인 판소리를 했고, 현준 씨는 현대문화인 힙합을 했죠. 그런 두 사람의 결혼인 만큼 ‘전통과 현대가 만났다’는 내용으로 공연을 꾸미고, 그 안에서 두 사람의 결혼 장면으로 결혼식을 대신하려 합니다. 어느 분이나 오실 수 있는 무료 공연이고 열린 결혼식”이라고 말했다. 무대 위의 삶을 살아왔다는 점을 빼면 두 사람은 공통점이 없는 편이다. 결혼 소식을 전했을 때도 “결혼까지 할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 많았다. 현준 씨는 “나는 삼류고 누나는 일류”라고 표현했다. “전 ‘쌈마이’예요. 소리 지르고 욕하고 뒹굴고, 사람들이 체면 때문에 못 하는 걸 무대 위에서 해 보이며 해방감을 주는 거죠. 누나는 달라요. 정말 아름답고 좋은 걸 무대 위에서 보여주며 감탄하도록 만드는 사람이죠.” 하지만 두 사람은 “나를 알아주는 ‘지음(知音)’을 만나 함께 꿈을 꿀 수 있어 행복하다”고 입을 모았다. “다른 건 몰라도 딱 하나는 약속했어요. 누나가 느껴보지 못한 ‘임팩트’ 있는 삶을 살게 해주겠다고요. 지루하지 않고, 즐겁게요.”(현준 씨) “정말 그럴 것 같아요. 누굴 만나느냐에 따라 삶은 달라지잖아요. 결혼으로 연애가 끝나는 게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일 거라는 생각에 너무나 기대돼요.”(박 씨)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1-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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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이광수… 이중섭… 이야기로 풀어낸 현대무용

    현존 국내 현대무용단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김복희무용단의 ‘김복희 무대만들기 40주년’ 공연이 16∼20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김복희 한양대 교수(63)가 이화여대 후배였던 안무가 김화숙 씨와 함께 1971년 서울 중구 명동극장에서 ‘법열의 시’ 등으로 고고성(呱呱聲)을 울린 ‘김복희-김화숙 무용단’이 40년 역사의 출발점이었다. 이 무용단의 70여 개 작품 중 대표 레퍼토리 네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한국적 정서 담은 현대무용 16일에는 최근작인 ‘흙의 울음’, 18일에는 1995년 작품인 ‘꿈 탐욕이 그리는 그림’과 1997년 ‘피의 결혼’, 20일에는 2002년 작품 ‘달과 까마귀’가 공연된다. 네 작품의 공통점은 한국적 정서를 담은 현대무용이라는 것. 이야기가 작품을 끌어간다는 점도 특징이다. 김 교수는 “현대무용은 특별한 이야기 없이 이미지나 움직임만으로 작품을 구성하는 경우가 많지만 관객이 이해하기 쉽도록 이야기를 중심에 놓은 작품을 주로 창작해왔다”고 말했다. ‘꿈…’은 이광수의 소설 ‘꿈’을 무용으로 만든 작품. ‘피의 결혼’은 스페인 작가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희곡을 원작으로 삼으면서 한국의 장례와 혼인문화를 결합했다. ‘달과 까마귀’에서는 요절한 화가 이중섭의 삶을 그렸다. 김 교수는 “10년이 훌쩍 넘은 작품도 있기 때문에 무대나 의상, 안무를 새롭게 바꿔볼 생각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 봐도 전혀 어색하지 않아 첫 모습 그대로 무대에 올릴 계획”이라고 했다.○ 한국 남성 현대무용수 역사를 보다 “한양대 무용과 교수로 재직한 지 35년 정도가 됐다. 남성 무용수가 너무 없던 시절이었는데 남성 무용수를 키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성과를 얻었다.” 이번 공연에도 중견 안무가인 손관중 한양대 교수를 포함해 전체 출연진 33명 중 남성 무용수가 17명이다. 남성 무용수가 출연진의 절반을 넘는 것은 현대무용에서 드문 일이다. 모두 김 씨의 제자로 20대에서 50대까지 연령도 다양하다. 김 교수는 “누구나 40년은 할 수 있다. 하지만 40년 동안 쉬지 않고 꾸준히 해 오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2년에 한 번은 신작을 발표하려 애썼고 실제로 그렇게 해왔다”고 말했다. 2005년부터 한국무용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그는 올해 4월에도 새로운 작품을 발표하고 직접 춤도 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2만 원. 02-2220-1338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1-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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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성우 군 로잔발레콩쿠르 2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한성우 군(18·실기과 2년·사진)이 1∼6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제39회 로잔국제발레콩쿠르에서 2위에 올랐다. 한국인 남자 무용수로는 이 대회 최초 입상이다. 2010년 한예종 무용원에 입학한 한 군은 같은 해 6월 열린 이탈리아 제9회 로마국제무용콩쿠르에서 주니어 부문 공동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2011-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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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춤추는 할머니들 어쩜 이리도 예쁘신지…”

    《“한번은 1000원짜리 쫙쫙 늘어나는 요술버선을 사서 마을회관 계신 노인 분들한테 드렸어요. 그랬더니 할머니 한 분이 허리가 아파서 그걸 발에 신지는 못하시고 양손에 딱 끼시더니, 우리 가는 마당까지 따라 나와서 춤을 추시는 거예요. 그 추운 마당에서! 그게 우리 어머니들이에요. 그런 에너지가 있는 분들요.” 할머니들에 의한, 할머니들을 위한, 할머니들의 공연이 온다. 18∼20일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무대에 오르는 안은미무용단의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 작품의 시작은 ‘춤추는 할머니 1000’ 프로젝트였다. 2010년 10월, 안무가 안은미 씨와 안은미무용단 무용수 네 명이 자전거를 타고 길을 떠났다. 강원도, 전라도, 경상도…. 전국 방방곡곡을 돌고 돌아 3주 동안 할머니 수백 명을 만났고 ‘춤추는 할머니’ 220여 명을 카메라에 담았다.》 “자전거 타고 가다가 할머니를 발견하면 그대로 차 세우고 설득 작전을 시작하는 거예요. ‘할머니 예쁜 모습을 미래의 우리 아기들한테 보여줘야 한다. 춤 한번만 춰달라’고요.”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연습실에서 만난 안 씨는 “할머니 한 분 한 분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는 말을 몇 번이나 했다. “할머니 그 자체가 (프로젝트의) 목적이었어요. 할머니들의 몸에 녹아 있는 그 독특한 리듬감, 동작, 그 모든 걸 담는 거죠. 그 안에 일생을 살아온 힘, 그 역사가 숨어 있거든요. 할머니들 패션도 정말 재미있어요. 눈썹 그려놓으신 걸 보면 그 선 안에 동양화가 숨어 있다니까요.” 마을회관이며 노인정을 찾아가는 것은 물론이고 밭에서 김매던 할머니, 바닷가에서 미역 따는 할머니를 붙잡고 30분이 넘도록 설득하는 일도 예사였다. 하루에 서른 명 넘게 찍는 날이 있는가 하면 한 명밖에 못 찍는 날도 있었다.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는 이렇게 모은 춤을 모티브로 한다. 여행에서 찍은 동영상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경북 영주에서 만난 할머니 스물세 분과 전북 익산에서 만난 김길만, 신점순 씨 부부가 직접 출연한다. 전체 90분 공연 중 마지막 30분에 등장해 ‘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안 씨는 2008년 서울 정동극장 ‘방언’ 공연을 펼쳤던 정덕미 씨(80)가 ‘춤추는 할머니 1호’라고 말한다. 평생 꿈이 무용수였던 정 씨는 희수를 맞아 안 씨의 도움으로 솔로 무대를 펼쳤다. “6개월 동안 안무도 직접 짜셨어요. 감동이었죠. ‘역정의 인생을 산 여자의 몸에서 나오는 저 춤, 저 소리는 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라고 생각했어요.” 그날의 기억은 더 많은 할머니를 만나도록 안 씨를 이끌었다. 그는 할머니들을 직접 만나며 놀랐다고 말한다. “요즘 60대는 예전 30대 같고, 요즘 90대는 예전 60대 같다”고도 했다. 고령화사회를 직접 체험한 셈이다. “노인은 불쌍하다, 돌봐줘야 한다는 시각으로는 이제 안 된다는 거죠. 옆에서 조금만 잘한다 해드리면 ‘허리 아프다’고 하다가도 벌떡 일어나 춤추시는 분들이에요. 스스로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재능을 펴실 수 있도록 해드려야 해요.” 그 같은 발견은 할머니를 온전히 주체로 내세운 이번 공연을 결심한 또 다른 이유이자 “노인 분들이 가족과 함께 공연을 보러 왔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멀지 않은 이웃의 이야기를 보며 ‘나도 저렇게 예쁜 모습으로, 저런 인생을 살 수 있구나’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공연은 시작일 뿐이다. “지금까지 찍은 영상으로 다큐멘터리를 만들 수도 있고 전시회를 할 수도 있어요.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더 많은 할머니 동영상을 올리고, 그런 분들 중에 또 모아서 할머니 무용단을 만들 수도 있고요.”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하다. “할머니 될 때까지 이 일만은 계속하겠다”고 안 씨는 말했다. “예술가보다 훨씬 치열하게, 먹고사는 문제와 싸우며 고독과 적막을 이겨온 분들이에요. 얼마나 대단한 어머니들이에요? 전쟁이나 분단 같은 수많은 사건을 겪은 몸이에요. 우리 시대의 몸과는 다르죠. 어디서 이렇게 많은 20세기의 몸들을 만나겠어요. 우리가 아직 몰랐던 ‘블루오션’이라니까요.” 3만, 4만 원. 만 60세 이상은 50% 할인. 02-708-5001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1-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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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

    "한 번은 1000원짜리 쫙쫙 늘어나는 요술버선을 사서 마을회관 계신 노인 분들한테 드렸어요. 그랬더니 할머니 한 분이 허리가 아파서 그걸 발에 신지는 못하시고 양 손에 딱 끼시더니, 우리 가는 마당까지 따라 나와서 춤을 추시는 거에요. 그 추운 마당에서! 그게 우리 어머니들이에요. 그런 에너지가 있는 분들요." 할머니들에 의한, 할머니들을 위한, 할머니들의 공연이 온다. 18~20일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무대에 오르는 안은미 무용단의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 작품의 시작은 '춤추는 할머니 1000' 프로젝트였다. 2010년 10월, 안무가 안은미 씨와 안은미 무용단 무용수 네 명이 자전거를 타고 길을 떠났다. 강원도, 전라도, 경상도…. 전국 방방곡곡을 돌고 돌아 3주 동안 할머니 수백 명을 만났고 '춤추는 할머니' 220명을 카메라에 담았다. "자전거 타고 가다가 할머니 발견하면 그대로 차 세우고 설득 작전 시작하는 거에요. '할머니 예쁜 모습을 미래의 우리 아기들한테 보여줘야 한다. 춤 한 번만 춰달라'고요."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연습실에서 만난 안 씨는 "할머니 한 분 한 분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는 말을 몇 번이나 했다. "할머니 그 자체가 (프로젝트의) 목적이었어요. 할머니들의 몸에 녹아 있는 그 독특한 리듬감, 동작, 그 모든 걸 담는 거죠. 그 안에 일생을 살아온 힘, 그 역사가 숨어 있거든요. 할머니들 패션도 정말 재미있어요. 눈썹 그려놓으신 걸 보면 그 선 안에 동양화가 숨어 있다니까요." 마을회관이며 노인정을 찾아가는 것은 물론 밭에서 김매던 할머니, 바닷가에서 미역 따는 할머니를 붙잡고 30분이 넘도록 설득하는 일도 예사였다. 하루에 서른 명 넘게 찍는 날이 있는가 하면 한 명밖에 못 찍는 날도 있었다.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는 이렇게 모은 춤을 모티브로 한다. 여행에서 찍은 동영상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 경북 영주에서 만난 할머니 스물세 분과 전북 익산에서 만난 김길만, 신점순 씨 부부가 직접 출연한다. 전체 90분 공연 중 마지막 30분에 등장해 '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안 씨는 2008년 서울 정동극장 '방언' 공연을 펼쳤던 정덕미 씨(80)가 '춤추는 할머니 1호'라고 말한다. 평생 꿈이 무용수로 안 씨의 친구 어머니인 정 씨는 희수를 맞아 안 씨의 도움으로 솔로 무대를 펼쳤다. "6개월 동안 안무도 직접 짜셨어요. 감동이었죠. 역정의 인생을 산 여자의 몸에서 나오는 저 춤, 저 소리는 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 라고 생각했어요." 그 날의 기억은 더 많은 할머니를 만나도록 안 씨를 이끌었다. 그는 할머니들을 직접 만나며 놀랐다고 말한다. "요즘 60대는 예전 30대 같고, 요즘 90대는 예전 60대 같다"고도 했다. 고령화 사회를 직접 체험한 셈이다. "노인은 불쌍하다, 돌봐줘야 한다는 시각으로는 이제 안 된다는 거죠. 옆에서 조금만 잘한다 해드리면 '허리 아프다'고 하다가도 벌떡 일어나 춤추시는 분들이에요. 스스로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재능을 펴실 수 있도록 해드려야 해요." 그 같은 발견은 할머니를 온전히 주체로 내세운 이번 공연을 결심한 또 다른 이유이자 "노인 분들이 가족과 함께 공연을 보러 왔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멀지 않은 이웃의 이야기를 보며 '나도 저렇게 예쁜 모습으로, 저런 인생을 살 수 있구나'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공연은 시작일 뿐이다. "지금까지 찍은 영상으로 다큐멘터리를 만들 수도 있고 전시회를 할 수도 있어요.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더 많은 할머니 동영상을 올리고, 그런 분들 중에 또 모아서 할머니 무용단을 만들 수도 있고요."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하다. "할머니 될 때까지 이 일만은 계속 하겠다"고 안 씨는 말했다. "예술가보다 훨씬 치열하게, 먹고 사는 문제와 싸우며 고독과 적막을 이겨온 분들이에요. 얼마나 대단한 어머니들이에요? 전쟁이나 분단 같은 수많은 사건을 겪은 몸이에요. 우리 시대의 몸과는 다르죠. 어디서 이렇게 많은 20세기의 몸들을 만나겠어요? 우리가 아직 몰랐던 '블루오션'이라니까요."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1-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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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라, 12일 만에 활동 재개

    소속사와 일부 멤버 사이의 분쟁으로 활동을 중단했던 5인조 걸그룹 카라가 12일 만에 활동을 재개했다. 카라의 소속사인 DSP미디어는 1일 “분쟁 전 계획된 스케줄은 소화한다고 (전속계약해지를 통보한 세 멤버의 부모와) 1월 27일 합의한 만큼 활동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카라의 다섯 멤버는 3월 발매 예정인 일본 싱글 재킷을 1월 31일 촬영했다. 3일에는 일본으로 출국해 드라마 ‘우라카라’ 촬영을 재개할 예정이다. 그러나 카라의 한국 활동 재개 여부는 불투명하다. 소속사 측은 “분쟁 전 국내 스케줄이 잡힌 것이 없었고 멤버 중 박규리만 10일 자신이 목소리 출연한 3차원(3D) 애니메이션 ‘알파 앤 오메가’의 시사회에 참석하는 일정이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소속사는 세 멤버 측과 계속해서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라는 멤버 중 정니콜, 한승연, 강지영이 1월 19일 “원치 않는 연예활동을 강요했다”며 소속사에 전속계약해지 통보를 한 뒤 소속사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맞서면서 갈등을 빚어 왔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1-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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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사]환경부

    ◇환경부 △물환경정책과장 나정균 △자원순환정책〃 박미자 △교통환경〃 이규만 △운영지원〃 심무경 △생활환경〃 주대영 △기후대기정책〃 황석태 △기후변화협력〃 이영기 △유역총량〃 정선화 △수생태보전〃 홍정섭 △폐자원관리〃 정진섭 △기획재정담당관 이민호 △해외협력〃 김상훈 △환경산업팀장 박연재 △폐자원에너지〃 김종률 △국립생태원건립추진기획단 부단장 김용진 △국립생물자원관 운영관리과장 김재석 △한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최병권 △원주지방환경청 기획과장 이진용 △전주지방환경청장 이윤택 △뉴미디어홍보팀장 배치호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지원과장 박광호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기획〃 김고응 △4대강살리기사업추진본부 파견 김수찬 △전라남도 환경협력관 이학구 △환경부 조현수 △〃 박웅}

    • 2011-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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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사]농림수산식품부

    ◇농림수산식품부 ▽고위공무원 △국립식물검역원장 여인홍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장 오경태 △국방대학교 파견 백종호 △중앙공무원교육원 파견 홍성재}

    • 2011-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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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 연휴특집/1일 TV프로그램]총각엄마와 탈북자 출신 9형제의 설맞이 풍경

    ▽OBS ‘설날 특집-멜로다큐 가족’(1일 오후 11시 5분)=설날을 맞아 이산(離散)의 아픔과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겨 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가 방송된다. ‘멜로다큐 가족’은 처음으로 함께 새해를 맞은 ‘총각엄마’ 김태훈 씨(36)와 그의 ‘아이들’인 탈북자 출신 9형제가 사는 집을 다시 찾는다. 김 씨가 봉사활동에서 만난 탈북자 출신 아이들과 함께 살기 시작한 지 5년이 훌쩍 넘었다. 지난해 6월과 8월 이들의 사연이 처음으로 방송에 소개됐을 때만 하더라도 8명이었던 김 씨네 가족은 이진철, 억철 형제가 합류해 모두 10명으로 늘었다. 진철, 억철 형제는 지난해 5월 한국 땅을 처음 밟고 국가정보원과 하나원에서 각각 3개월을 보낸 뒤 두 달 전 김 씨네 집에 합류했다. 어머니가 먼저 중국으로 넘어간 탓에 정부의 감시를 받던 형제는 배낭끈 하나로 몸과 몸을 연결한 채 맨몸으로 두만강을 건넜다. 럭셔리, 스타일, 커뮤니케이션 같은 모든 외래어가 낯선 이 형제에게는 햄버거를 주문해서 먹는 것도 어려운 일. 뭘 주문했는지, ‘사이드 메뉴’는 뭔지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 두 형제가 겪은 일은 다른 7형제가 먼저 겪었던 일이다. 이제는 “이게 최선이야? 확실해?” 같은 유행어도 자연스레 따라하며 ‘남한 적응’을 끝낸 이 형제에게 축하할 일이 생겼다. 탁덕수, 김원혁 군이 열심히 공부한 덕에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된 것. 새 식구가 된 진철 군까지 세 사람이 고교 교복을 맞추려고 들른 교복점에서 김 씨는 눈시울을 붉힌다. “한국에서 한국 사람들과 어울려서 잘 자라고, 잘 사는 것”이 소망인 김 씨의 바람이 반쯤은 이뤄진 날이다. 처음 함께 맞이한 설날이 다가오자 총각엄마네에서도 음식 하는 소리가 요란하다. ‘엄마’ 김 씨는 떡국을 차리고, ‘아들’ 김 군과 염하룡 군은 북한에서 특별한 날 먹는 ‘두부밥’을 선보인다. 고향도 핏줄도 다르지만 끈끈한 가족애를 보여주는 김 씨와 9형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1-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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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 연휴특집/3일 TV프로그램]홍어찜··· 무만둣국··· 종가의 차례상을 만나다

    ▽KBS1 ‘설 특집 김치 오디세이’(3일 오전 11시), KBS2 ‘헬로! 뚝배기’(3일 오후 6시 30분), KBS1 ‘한국인의 밥상’(3일 오후 7시 반)=설을 맞아 김치와 떡국, 만둣국처럼 먹음직스러운 한식을 맛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방송된다. ‘김치 오디세이’는 소설가 한창훈 씨와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가 김치의 다양한 맛을 찾아나서는 다큐멘터리다. 순조의 둘째딸 복온 공주의 후손인 김숙년 씨의 어린 시절 추억이 담긴 씨돌이 김치, 눈물콧물 쏙 빼던 시집살이 속에서 나주 나씨 종가에서 200년간 대물림된 강순의 씨의 고추씨 백김치, 며느리와 딸들을 위해 어두운 눈을 비벼가며 한자 한자 써내려 간 영양 석계 종가 정부인 장씨의 ‘음식디미방’에 담긴 400여 년 전 꿩짠지…. 전국 각지의 김치에 담긴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헬로! 뚝배기’는 전통보다는 퓨전을 추구하는 프로그램이다. 리츠칼튼호텔 총주방장을 거쳐 현재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생산팀장을 맡고 있는 레모 베르둑스 씨, 그랜드앰배서더호텔 출신의 장타오 씨, 인터컨티넨탈호텔 인도요리 수석주방장 쇼반 다스 씨 등 외국인 셰프 4명이 각자 한국식 재료를 활용해 신개념 한식을 탄생시킨다. 이들은 1라운드부터 3라운드까지 스튜디오에서 직접 요리를 해 경쟁한다. KBS 2TV ‘남자의 자격’ 멤버 김국진과 이윤석이 공동 MC를 맡고 박준규, 김영철, 윤형빈, 따루, 비앙카 등이 패널로 출연해 심사를 맡는다. ‘한국인의 밥상’(사진)은 종가의 밥상을 소개한다. 반남 박씨 서계 박세당 종가는 서울 인근에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종갓집. 1년에 13번 제사를 지내는 12대 종부 김인순 씨는 국수를 음복상에 올린다. 충북 보은 보성 선씨 종가 21대 종부 김종옥 씨는 홍어찜과 해삼전을 차례상에 올리고, 경북 칠곡 광주 이씨 종가는 만두피 없이 무와 쇠고기를 다져 만든 무만둣국을 제사상에 올린다. 종가 음식 속에 담긴 종가의 역사와 종부의 사연을 엿볼 수 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1-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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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 연휴특집/2일 TV프로그램]재일동포야구단 1956∼1997 ‘전설의 기록들’

    ▽EBS ‘설 특집 다큐멘터리-재일동포야구단’(2일 낮 12시 10분)=고교야구. 옛 야구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그 이름 가운데 조금 특별한 야구단이 있었다. 바로 재일동포야구단이다. 설 특집 다큐멘터리 ‘불멸의 전설 재일동포야구단’은 1956∼1997년 매년 한 번씩 조국을 방문해 한국 고교야구단과 경기를 펼쳤던 이 야구단의 이야기를 다뤘다. 재일동포야구단은 일본으로 귀화하지 않은 재일동포 선수들로 구성됐다. 초창기 전국을 돌며 순회경기를 펼쳤던 이들은 1970년대부터는 봉황기배 대회에 팀으로 출전하기도 했다. 일종의 외인구단인 셈이다. 한재우 전 재일동포야구단 감독은 부상으로 어쩔 수 없이 일본 프로야구 선수생활을 그만둔 뒤 1969년부터 30여 년간 재일동포야구단 감독을 맡아 왔다. 전국을 돌며 선수를 모으고 여권과 비자를 준비하고 후원금을 모았던 야구단 역사의 산증인이다. 한 감독이 일본 고교야구대회의 꽃인 2010년 고시엔 대회에 초청받아 참석하는 장면도 볼 수 있다. 고시엔대회는 촬영 허가를 받기 어려운 대회로 알려져 있다. 일본 프로야구사상 첫 3000안타 기록을 세운 장훈 선수, 한국 프로야구의 거목으로 불리는 김성근 SK 와이번스 감독이 재일동포야구단 출신이다. 한국 프로야구 원년 우승 감독이었던 김영덕 전 OB 베어스 감독, 제9∼11회 아시안대회 우승을 이끌었던 투수 김호중 선수도 재일동포야구단에서 한국 프로야구와 한국대표팀으로 스카우트된 경우다. 현재 일본 한신 타이거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히야마 신지로(황진환) 선수, 가네모토 도모아키(김박성) 선수, 아라이 다카히로(박귀홍) 선수 역시 재일동포야구단 출신. 이들의 인터뷰와 경기 장면도 담았다. 이 야구단과 인연이 있는 야구해설가 허구연 씨(오른쪽)가 처음으로 다큐멘터리 내레이션을 맡았다. 허 씨는 1969년 부산 경남고 타자 시절 재일동포야구단과 맞붙어 그 실력에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회고한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1-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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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시를 그리고… 그림을 읊어… 마음을 채우다

    《 여기 산수화 한 점이 있다. 배경에는 산, 화폭 아래쪽 물가에는 초가지붕을 인 정자가 서 있다. 중앙에 선 나무는 잎이 무성하다. 저자에 따르면 ‘소탈한 붓질로 습작처럼 그려낸 한 점의 문인화 소품’이다. 얼핏 평범해 보이는 이 그림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은 화가가 적은 글 때문이다. 그림을 그리고 글을 적은 이는 조선 후기 문인화가인 허필. 그는 “두보의 ‘봄날 꾀꼬리 대나무 숲에서 울고, 신선집의 개 구름 사이에서 짖는다’라는 시구를 읽고 음미하다 초선(허필)이 장난 삼아 화첩에 그리노라니 나도 모르게 마음이 떨려오더라”라고 썼다. 》 글귀에 나오는 시구 ‘봄날 꾀꼬리…’는 두보의 시 ‘등왕정자(등王亭子)’ 중 한 구절이다. 시가 묘사하는 정경과 달리 그림에는 대나무 숲은커녕 개 한 마리도 등장하지 않는다. 의문은 두보의 시 전체를 읽어야 풀린다. 제목의 ‘등왕’은 당나라 태종의 동생으로 한때 술과 가무를 즐기며 호화롭게 놀았던 인물이다. 두보는 시 첫 구절에서 ‘군왕의 정자가 파산(巴山)을 베고 있으니/만장의 붉은 계단 우러러 오를 만하구나’라고 등왕이 머물렀던 정자 터를 묘사한다. 그 뒤에 등장하는 꾀꼬리 우는 대나무 숲과 신선집은 한나라에서 높은 권력을 누렸던 두 인물, 양효왕과 희남왕의 한창 시절을 의미한다. 이 세 사람은 모두 한때 높은 권력을 누리며 신선놀음을 했지만 그 때문에 백성의 원성을 사거나 모함을 받고 몰락했다. 허필의 그림이 표현한 것은 한때의 향락 뒤 고통과 쓸쓸함, 역사의 굴곡이었던 것이다. 옛 그림은 늘 문학작품과 쌍을 이룬다. 그림 속 글귀가 어떤 의미인지 알면 평범한 그림이라도 새로운 뜻이 생기고, 공인받는 명품이라면 한층 심오한 뜻을 깨칠 수 있다. 국문학과 미술사학을 전공한 저자는 옛 그림 속 문학작품을 알기 쉽게 해설하며 그림과 글 모두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로 독자를 이끈다. 그림 속에 아예 유명한 시인이 등장하기도 한다. 도연명의 시를 표현한 정선의 부채그림 두 폭이 그 예다. 도연명의 ‘음주(飮酒)’ 중 한 구절 ‘동쪽 울타리 아래 국화를 따다가(採菊東籬下·채국동리하)/그윽이 남산을 보노라(悠然見南山·유연견남산)’를 표현했다. 도연명은 마흔한 살에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술에 취해 사는 것이 오히려 옳은 일이라는 뜻을 담아 ‘음주’를 지었다. ‘동쪽 울타리 아래…’는 전체 시 중에서도 경지에 다다른 시인을 묘사한 절창으로 꼽힌다. ‘채국동리하’를 묘사한 첫 그림에서 도연명은 자리에 털썩 주저앉은 모습이다. 주변에는 그가 꺾었을 국화꽃이 널브러져 있고, 술동이와 사발이 나뒹굴고 있다. 화사한 노란색 국화가 인상적이다. 그 다음 ‘유연견남산’을 표현한 그림은 흑백의 수묵화로 더욱 엄정한 분위기다. 손에는 국화 한 송이를 고쳐 쥐고 허리를 곧추세운 채 먼 산을 바라보고 있다. 두 폭의 대비가 절묘하게 시의 의미를 전달한다. 조선 후기 강세황의 ‘지상편도(池上篇圖)’는 수천 년 전 백거이의 ‘지상편(池上篇·못가에서 쓰다)’을 묘사한 그림으로 당대 문인들의 꿈을 엿볼 수 있다. ‘지상편’ 서문에서 백거이는 열일곱 마지기 땅에 3분의 1은 집을 짓고, 5분의 1은 연못을 파고, 9분의 1은 대나무를 심었다고 노래한다. 학과 괴암, 흰 연꽃을 배치해 꾸미기도 했다. 그는 평생을 들여 꾸민 이 정원에서 늙어가리라고 노래한다. 도시문화가 발달하며 정원과 관상용 화훼에 대한 관심이 늘어가던 조선 후기, ‘지상편’은 문인들이 꿈꾸는 정원의 전범이었다. 강세황은 집과 뜰, 다리, 배, 책, 술, 노래 등 ‘지상편’에 등장하는 요소를 세밀히 화폭에 담았다. 이 그림은 처남 유경종을 위해 그린 것이었다. 유경종은 그림 제목 왼편의 발문에서 “이 두루마리는 구성이 매우 좋고 필치의 기세도 빼어나게 자유로우니, 실로 낙천선생(백거이)의 인품과 낙천선생의 시문에 부끄러울 것이 없습니다”라고 적었다. 자신의 심경을 그림 안에 오롯이 담고 또 그 뜻을 글로 펼쳐놓은 그림도 있다. 추사 김정희의 걸작 ‘불이선란(不二禪蘭)’이 대표적이다. 비스듬히 비껴 오른, 특유의 글씨체를 연상시키는 난 옆으로 시문 하나가 적혀 있다. ‘난을 그리지 않은 지 스무 해,/우연히 성(性) 가운데 천(天)을 쳐서 내노라/문을 닫고 찾고 찾은 곳,/이것이 유마거사의 불이선(不二禪)이로다.’ 둘째 구절의 ‘성중천(性中天)’은 김정희가 흠모했던 청나라 예술가 정섭의 예술사상을 표현한 말이다. 정섭은 실내에서 기르는 난 대신 토양과 바위를 배경으로 엉키듯 피어나는 난을 그려 자연이 부여한 난의 천성을 온전히 담아내기를 즐겼다. ‘불이선란’에서 난은 바람이라도 부는 듯 한쪽으로 휘어져 있다. 김정희 역시 ‘천성에 부합하고 본성을 온전히 하는’ 난의 꿋꿋하고 자유로운 정신을 담아내고자 했던 것이다. 셋째 구절의 ‘불이선’은 불교에서 나뉘지 않는 참된 존재, 세상의 모든 경계와 존재를 초월한 경지를 표현한 단어다. 김정희는 이 구절을 통해 자신의 난초 그림이 말을 잊은 지극한 경지를 담고자 한다는 것을 표현한 셈이다. 유배지에서의 비통함이 묻어나는 ‘세한도’와 달리 이 그림에는 노년에 다다른 그의 여유와 경지가 느껴진다. 책은 이처럼 옛 그림 30여 점을 보여주고 문학을 통한 각 그림의 감상법을 제시한다. 소재가 되는 글귀와 간단한 해설을 먼저 소개하고, 그림을 감상한 뒤엔 한층 깊이 있는 긴 해설과 그림의 세부 장면이 뒤따르도록 배치해 자연스럽게 작품에 빠져들도록 배려한 편집이 돋보인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1-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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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낭만발레 ‘지젤’ 9년만에 새모습

    낭만 발레의 걸작 ‘지젤’이 새로운 모습으로 무대에 오른다. 9년 만에 공연되는 국립발레단 지젤이다. 프랑스 안무가의 재안무작으로, 무대와 의상도 바뀌었다. 2002년까지 공연됐던 지젤은 러시아 볼쇼이발레단 버전으로 러시아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가 재안무한 작품을 바탕으로 했다. 이번 작품은 초연작에 바탕을 두고 파트리스 바르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 부예술감독이 재안무했다. 발레단은 “각 나라의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변형된 것이 아니라 장 코랄리와 쥘 페로가 처음 안무한 원작에 좀 더 근접한 버전을 국내에 소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상 무대 해외에서 제작 가장 많이 달라지는 부분은 무대와 의상. 이탈리아 디자이너 루이자 스피나텔리 씨가 참여해 지난해 10월부터 밀라노 현지에서 의상과 무대를 제작하고 있다. 국립발레단 의상담당 스태프 김인옥 씨는 “원단 자체가 한국에서 구할 수 없는 것들이고 세밀한 부분의 수까지 직접 놓았다. 신체 치수 서른 곳 이상을 잰 뒤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의상을 입어본 수석무용수 김주원 씨(지젤 역)는 “시대에 잘 맞게 고증이 됐고 무릎을 넘는 긴 길이의 로맨틱 튀튀(주름이 많이 잡힌 발레용 치마)인데도 춤추기 편하고 훨씬 가볍다”고 말했다. 무대 배경막은 낭만주의 화풍을 살려 그렸다.○ 한층 복잡하고 섬세한 안무 기본 줄거리와 안무는 기존의 지젤과 큰 차이가 없다. 2막 첫 장면에서 처녀귀신 윌리들이 주사위놀이를 하는 등 일부 장면이 바뀌었고 남성 무용수의 독무가 복잡해졌다. 미르타 역으로 무대에 서는 국립발레단원 고혜주 씨는 “동작을 크고 강하게 하는 러시아 버전과 달리 안무가 섬세하다”고 했다. 바르 부예술감독은 “러시아 버전의 지젤은 인물 해석이나 작품의 분위기에서 차이가 있다. 가장 프랑스적인 발레인 만큼 원작을 충실히 되살리되 21세기 관객에게 맞도록 무용수들의 기술이나 마임을 바꾸었다”고 말했다.○ 프랑스 ‘별’들이 온다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에투알 무용수(수석무용수)인 라에티시아 퓌졸, 마티유 가니오 씨가 주역으로 무대에 선다. 가니오 씨는 2005년 브누아 드라당스상을 수상했고 퓌졸 씨는 프랑스 문화예술훈장을 받는 등 발레단을 대표하는 주역이다. 수석무용수 김주원 김지영 씨, 신인 이은원 씨가 지젤로 출연하고 김현웅 이동훈 씨가 알브레히트 역을 맡는다. 2월 24∼27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5000원∼10만 원. 02-587-6181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1-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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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주론-4·19혁명 만화로 읽는다

    재미있고 가벼운 만화와 진지하고 어려운 인문학이 만났다. ‘인문만화교양지’를 표방하는 격월간지 ‘SYNC’(길찾기)가 최근 창간호인 1월호를 냈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마키아벨리 ‘군주론’, 4·19혁명을 둘러싼 한국 근현대사 등 다양한 소재를 다뤘다. ‘인문만화교양지’로서의 면모를 가장 명쾌하게 보여주는 부분은 기획 섹션이다. ‘수유+너머’의 연구원들과 만화가들이 모여 창작한 만화를 수록했다. 박정수(정신분석학) 최진석(문화이론) 정정훈(정치철학) 연구원 등이 만화가 이정익 박민선 이보현 씨와 함께 작업했다. 연구원들이 글을 쓰고 만화가가 그림과 스토리를 짜는 형식이다. 1월호의 주제는 ‘철학적 인간형을 찾아서’. 이수영 수유+너머 연구원은 이에 관한 기고문에서 플라톤의 ‘소크라테스’, 칸트의 ‘판관’, 니체의 ‘차라투스트라’, 프로이트의 ‘오이디푸스’ 등을 예로 들며 “이 개념적 인물과 더불어 철학이 만화라는 형상화 장르와 만날 가능성을 발견한다”고 말했다. 기획에서는 노마드, 오이디푸스, 군주론에 바탕을 둔 정치가 등 세 가지 인간형을 다뤘다. ‘노마드’ 편은 지식도우미를 등장시켜 현대사회의 노마디즘을 설명한 뒤 들뢰즈의 노마돌로지 논의를 담았다. ‘정치가’ 편은 정치가가 되고 싶은 승호가 정치에 대해 공부해 나간다는 줄거리. 작품마다 연구원들의 해설도 실었다. 연재만화는 8편을 실었다. ‘불후의 명작’은 가난한 만화가가 악마와 계약을 맺는다는 내용으로 현대판 파우스트 스토리인 셈이다. 구한말 개화파 홍영식, 고종 황제와 명성황후 등이 등장하는 ‘천상열차’는 순정만화 그림체로 눈길을 끈다. ‘위안부 리포트 2’는 정경아 작가의 작품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뤘다. 1화에는 일본 도쿄전범재판에서 위안부 문제가 어떻게 다뤄졌는지를 담았다. 탁영호 작가의 작품 ‘봄. 봄. 봄’은 4·19혁명을 둘러싼 한국 현대사를 그려냈다. ‘책 읽는 초코비’는 일종의 ‘만화 서평’ 혹은 ‘독후감 만화’다. 사학과 출신의 박민선 작가가 스토리 작업을 하고 선명화 작가가 그림을 그린다. 이번 호에서는 ‘감각의 순례자 카사노바’와 카사노바 회고록인 ‘카사노바 나의 편력’ 1, 2, 3권을 다뤘다. 잡지가 창간되기까지는 1년 반이 걸렸다. 2009년 5월 기획을 시작해 2010년 6월 싱크기획 ‘철학적 인간형을 찾아서’ 부분만 무크지 형태로 발간했다. 그러나 “내용과 이미지가 딱딱하다”는 판단에서 시중에 내놓지 않았고 다시 반년이 지나 이달 격월간지로 창간호를 냈다. 이기진 싱크 편집장은 “단지 활자로 되어 있는 어려운 인문학을 쉬운 만화로 번역하여 읽는 게 아니라, 만화 언어를 통해 이루어진 또 하나의 인문학적 사유의 결과물로서 만화를 읽을 수 있도록 하겠다. 인문학적 만화들이 모이고, 이 분야에서 내공과 역량 있는 작가들이 모이는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1-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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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20년간 한국 인문사회과학 흐름은…

    “한국 학계에서 연구자들은 한국연구재단이 요구하는 시스템과 제도에 종속돼 그 틀 안에서만 연구해야 한다.”(김철 연세대 국문학과 교수) “(한국사의) ‘내재적 발전론’이라는 형태로 정형화되고, 규범화돼 있는 틀 자체에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을 아직도 대다수의 학자들이 굉장히 싫어한다.”(윤해동 한양대 HK교수) 최근 20여 년간 한국 인문 사회과학의 현실에 대해 학자들이 따가운 비판을 쏟아냈다. 1987년 6월 민주항쟁과 1989년 독일 베를린장벽 붕괴를 직간접으로 경험한 이후 변화한 환경 속에서 오늘날까지 한국 학계의 학술연구와 교류 현실을 진단한 ‘인터뷰-한국인문학지각변동’(그린비)이 최근 출간됐다. 김항 HK(인문한국)연구교수와 이혜령 성균관대 HK교수가 다양한 분야의 중견학자 15명에게 학문적 여정과 학계 진단, 앞으로의 연구방향을 물었다. 학자들의 인터뷰에서는 특히 1981년 설립된 한국학술진흥재단(현재 한국연구재단으로 통합) 중심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자주 등장했다. 김철 연세대 국문학과 교수는 “학진에서 어떤 규정을 만들면 (학자들이) 아무 문제 제기 없이 그냥 따라간다”며 학자들의 책임을 물었다. 김진석 인하대 철학과 교수는 “문사철 내부에서 서로 읽지를 않는다. 솔직하게 논쟁은 하지 않고 원론적인 얘기 혹은 아주 사소한 해석 얘기만 자꾸 한다. 인문학의 학문적 성격도 사실은 거의 붕괴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1990년대와 2000년대 한국 학계에서는 식민지 수탈론과 내재적 발전론으로 대표되는 민족주의사관에서 벗어나려는 학술적 시도가 등장한다. 민족주의 자체의 폭력성에 주목한 임지현 한양대 사학과 교수, 사료의 실증성에 주목한 윤해동 한양대 HK교수와 이영훈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일국 중심에서 벗어나 지역 차원의 연구를 펼치는 백영서 연세대 국학연구원장과 이성시 일본 와세대다 문학부 교수 등이다. 그러나 여전히 민족주의사관의 벽은 높다고 학자들은 말했다.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을 엮었던 김철 교수는 “(2006년 출간 당시) ‘보수 우파’ ‘일본 우파 같은 소리’라는 비판을 받았다”며 역사에 대한 선악의 이분법이나 도덕주의가 오늘의 한국 사회에서도 가장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연구 흐름 자체에 대한 비판도 있다. 강내희 중앙대 문화연구학과 교수는 “한국 근대성 연구는 부분적으로 어떤 구체적 사례 하나만 잘라내서 근대성의 형성을 추적하는 방식이었다. 미국식 학문 방식과 세계관으로 과거를 확인하고 돌아오는 정도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1990년대부터 마르크스주의 쇠퇴와 함께 그람시, 알튀세르, 푸코 등 서구의 포스트주의가 부상했다. 이후 페미니즘, 소수성 연구, 문화연구 등으로 인문학 연구 주제가 확장됐다. 이와 관련해 책에는 페미니즘 연구의 조한혜정 교수, ‘문화/과학’을 창간한 강내희 교수 등의 인터뷰가 실렸다. 이 같은 흐름에 대한 비판도 있다. 황종연 동국대 국문학과 교수는 “남의 작품을 베껴 쓰면서 ‘패스티시’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포스트모더니즘이 희극적이고 희화화된 형태로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고 김진석 교수는 ‘한국어 철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1-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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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보 최성연 차장 이달의 편집상

    한국편집기자협회는 제112회 이달의 편집상 스포츠부문 수상자로 최성연 동아일보 편집2부 차장(사진)을 25일 선정했다. 수상작은 2011년 1월 20일자 ‘이런! 또 이란?’ 기사. 이 밖에 종합부문에 서울신문 권혜정 조두천 기자, 사회부문에 조선일보 김주태 차장, 피처문화부문에 경향신문 임소정 기자가 선정됐다.}

    • 2011-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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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무대미술 현장감 생생… 영상 연출은 어색

    정성들여 차린 한 상이었지만 조금만 덜어냈다면 더 만족스러웠을 공연이었다. 21∼23일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된 김선희 발레단의 창작발레 ‘인어공주’(김선희 안무·연출) 10주년 공연은 만족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무대였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발레로서 이 작품은 다양한 장점을 갖췄다. 1막 바닷속 장면에서 주꾸미와 새우, 해파리 등 수중 생물을 표현한 안무는 객석의 웃음을 자연스럽게 끌어냈다. 일렁이는 손짓으로 물결을 표현하거나 물속 무중력 상태를 표현한 움직임도 독창적이었다. 2막 왕궁 장면이나 인어공주와 왕자의 2인무에서는 고전발레의 다양한 기술을 보여 주며 긴장감을 놓지 않았다. 10주년 공연을 맞아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학생들로 구성한 프로젝트 오케스트라는 초반에 다소 불안했지만 곧 안무와 조화를 이뤘다. 특히 오케스트라 피트가 객석과 가깝고 아이들이 가까이에서 발돋움하면 안을 볼 수 있는 높이여서 처음 보는 악기들을 신기해하는 아이들에겐 그 자체로 이벤트였다. 무대미술은 조각가 안규철 한예종 교수가 맡아 실제 바다를 보는 듯한 현실감 있는 무대를 선보였다. 그러나 장점만큼 아쉬운 점도 많았다. 우선 휴식시간을 포함해 약 90분이라는 시간 안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았다. 이 때문에 특히 1막에서 이야기 전개나 인물 감정 전달에 밀도가 떨어졌다. 예를 들어 인어공주가 난파선에서 육지 물건을 보며 좋아하는 장면은 생략이 가능했다. 게다가 용왕이 이를 보고 분노할 때 장면 연결이 매끄럽지 않아 관객들이 언제 박수를 쳐야 할지 머뭇거려야 했다. 공연 도입부에서는 폭풍우 장면을 처리한 영상이 꼭 필요했는지 의문이 들었다. 화면의 크기에 비해 영상 해상도가 낮아 무용수들의 얼굴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영상 연출 자체도 세련되지 않아 오히려 이후 펼쳐질 실제 무대에 대한 기대를 떨어뜨렸다. 무용수들이 대부분 한예종 학생임을 감안했을 때 비교적 완성도 있는 무대였지만 23일 공연에서는 무대 위에서 눈에 띌 정도로 동작이 틀리는 모습도 보여 아쉬움을 남겼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1-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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