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

양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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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 빠져 사는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건강해야 100세까지 즐겁게 살 수 있습니다.

yjongk@donga.com

취재분야

2024-04-18~2024-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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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니스가 차별 견디게 해줬죠…美선 스포츠 잘하면 무시 안해”[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주형민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38)는 아버지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 회장(66)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테니스를 쳤다. “집안 분위기상 테니스를 안 치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솔직히 테니스를 치기는 했지만 아주 좋아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해요”라고 했다. 하지만 어릴 때 배운 테니스 덕택에 미국 유학생활도 잘 마쳤고, 지금은 테니스를 치며 건강도 지키고 스트레스도 날리고 있다. 주 변호사는 금요일 저녁엔 서울 잠원동, 토요일엔 구로동, 일요일엔 개포동에서 지인들과 어울리며 테니스를 친다. 평일 저녁에도 코트를 구했다는 소식이 들리면 ‘번개’로 모여 2~3시간 라켓을 휘두르며 땀을 흘린다. 테니스가 소송 건이 있을 경우 하루 3,4시간 밖에 못자서 오는 체력문제를 해결해주고, 일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 등으로 오는 스트레스도 날려주고 있다고 했다. “솔직히 저는 기억이 없는데 아버지 말씀에 따르면 제가 말도 배우기 전에 비닐봉지에 바람 넣어 던져주면 라켓으로 쳤다고 해요. 테니스 지도자였던 아버지 때문에 테니스를 일찍 배웠죠. 사실 어릴 땐 아버지를 테니스에 뺏겼다고 생각하며 자랐어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런 아버지의 열정이 있었기에 대한민국 테니스가 발전했다고 봅니다.” 주 전 회장은 한국 테니스계의 ‘미다스의 손’이다. 1990년대 초반 당시 중1이던 박성희를 발굴해 사재를 털어가며 가르친 끝에 세계여자테니스(WTA) 랭킹 57위까지 끌어올렸다. 삼성증권 테니스팀을 창단해 윤용일 이형택 전미라 조윤정 등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을 키웠다. 이형택은 2000년과 2007년 US오픈에서 사상 최초로 16강에 올랐다. 주 전 회장은 선수들을 키우면서도 자녀에게도 테니스를 강조했다. 주 변호사는 “아버지는 공부 잘 하는 것보다 테니스 잘 치는 것을 더 좋아하셨다”고 했다. 그는 “어릴 때 아버지께서는 ‘윗몸일으키기 20번에 500원 줄게’라고 하시는 등 몸을 쓸 기회를 많이 주셨어요. 그 때 몸 쓰는 즐거움을 알게 됐고 계속 운동할 수 있었습니다”고 말했다. 주 변호사는 테니스 덕을 많이 봤다고 했다. 테니스 선수생활을 하지는 않았지만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레슨을 받으며 실력을 키웠다. “중학교 1학년 때였어요. 초등학교 때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 갔다 왔고, 혼자서도 잠깐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아버지께서 ‘미국 가서 공부할래?’라고 하시기에 ‘네’했더니 바로 미국으로 보내셨죠. 그 때 테니스가 저에게 큰 힘이 됐습니다.” 중학교 1학년을 마치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을 땐 테니스가 타향살이의 외로움과 외국인 차별을 견디게 해준 친구였다. 그는 “기숙학교에 들어갔는데 전교생의 절반이 한국 사람이었죠. 학교폭력도 있었어요. 그 때 테니스가 절 버티게 해줬습니다”고 회상했다. 테니스팀에 들어가서 테니스를 잘 치니 백인들이 무시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실제로 백인들이 한국 아이들을 괴롭히기에 그러지 말라며 무엇을 집어 던졌는데 테니스 부원 중 한명이 ‘쟤는 건들지 마라’며 그만두고 간 적이 있어요”라고 했다. 미국에서는 운동을 잘하면 인정해주는 문화가 있다고 했다. “미국에서는 특정 스포츠에서 잘하면 절대 무시하지 않습니다. 인정해준다고 할까요. 스포츠를 잘하면 다른 것도 잘 한다고 판단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실제로 스포츠를 중시하는 문화가 미국 사회 전체에 ‘평생건강의 선순환 사이클’을 만들고 있다. 미국의 명문 하버드대는 신입생을 뽑을 때 학업 성적 외에도 과외활동, 품성 및 인성, 운동 능력 등 4가지 분야를 평가한다. 특히 중고교 시절 스포츠 선수로 활동하며 주장을 맡은 학생에게 후한 점수를 준다. 리더로서 갖춰야 할 기본을 스포츠를 통해 습득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다른 명문 사학들도 리더십과 협동심, 성실성, 사회성, 인내력 등을 스포츠를 통해 얻을 수 있다고 보고 학생 선발 때 활용하고 있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스포츠에서 나오는 다양한 상황이 인간을 변화시킨다. 경기 중에는 용기를 발휘해 밀고 나가야 할 때와 과감히 포기해야 할 때가 있다. 서로 협력해야 할 때도 있다. 상황에 따라 선택을 하고 결정을 해야만 한다. 이런 게 리더십 등 인성을 키워준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연구결과 스포츠 유능감과 근력, 지구력, 건강한 외모가 신체적 자존감을 상승시켜 결국 전체적인 자존감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미국 명문 사립대가 스포츠를 중시하다보니 명문 고교들도 스포츠를 필수 과목으로 정해 인성교육의 한 축으로 활용한다. 이런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사회에 나와서도 스포츠를 즐긴다. 미국 명문 컬럼비아대를 졸업한 그는 조지타운대 로스쿨을 마치고 미국 변호사가 됐다. 그는 2014년 7월 한국으로 돌아오며 테니스 동호회를 만들었다. “당시 유명 로펌에서 어떤 분이 과로사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운동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지인 5,6 명을 모아 매주 테니스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되면서 잠시 쉬기도 했지만 이젠 틈만 나면 치고 있습니다.” 주 변호사는 실제로 일을 해보니 미국 사회에서 왜 스포츠를 잘 하는 사람을 중용하는지를 알겠다고 했다. “일을 하다보면 업무 능력이 좀 떨어져도 체력이 좋은 변호사들의 결과물이 좋습니다. 하루 14시간 일한다면 마지막 1시간이 중요한데 그때 체력이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스포츠 경기에선 기 싸움도 하고 눈치도 보고 상대방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하죠. 법정에서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책에선 배울 수 없는 능력들입니다. 미국사회에서는 성적이 좀 떨어져도 스포츠팀 주장했다면 선택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스포츠를 통해 다양한 자질을 키웠다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주 변호사는 “한국이었다면 ‘오늘의 나’가 없었을 수도 있다”고 했다. 입시교육에 휘둘리며 각급 학교에서 스포츠 및 운동을 경시하는 분위기에서 잘 버틸 수 없었을 것이란 얘기다. “고등학교 시절 학교 끝나면 테니스를 칠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 행복했어요. 오후 2시45분 수업이 끝나면 3시부터 남자들이 먼저 테니스를 칩니다. 4시30분까지 치면 여자들이 6시까지 치죠. 그럼 전 친구들하고 옆 잔디밭에서 한 숨 자다가 여자들 다 치고 나면 다시 테니스를 더 치고 숙소로 돌아갔어요. 한국에서 학교를 다녔다면 절대 할 수 없었던 생활이었죠.” 요즘은 일요일 ‘망도회’와 테니스 치는 시간이 가장 즐겁다. 2011년 김앤장에서 인턴을 할 당시에 테니스로 친해진 친구와 이런저런 모임을 하다 2018년도에 만든 테니스 동호회다. 아버지하고도 가끔 친다. 주 변호사는 “아버진 여전히 잘 치십니다. 클래스가 다르다고 할까요. 제가 범접하지 못 합니다”며 웃었다. 그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테니스를 일찍 배운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체력적인 건강도 중요하지만 살다보면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 하느냐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테니스의 장점을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일하다보면 밤새는 날도 많아 스트레스가 쌓이는데 라켓 들고 코트에 나가 공을 치다보면 다 날아가요. 테니스가 없었다면 술 등 건강하지 않은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풀려고 했을 겁니다.” 주원홍 전 회장은 “몸이 건강해야 공부도 잘 할 수 있습니다. 전 애들에게 공부 잘하라는 얘기는 안했습니다. 늘 테니스 등 운동을 하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아이들이 다 잘 자라더라고요. 첫째 딸도 테니스를 일찍 시작했고 미국 명문 브라운대를 졸업했어요. 국내에선 입시에 밀려 스포츠가 경시되고 있는데 어릴 때부터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훨씬 더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습니다”고 강조했다.양종구 논설위원 yjongk@donga.com}

    • 2021-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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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릴 적 배운 테니스가 내 인생의 자산”[양종구의 100세 건강]

    주형민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38)는 요즘 어렸을 때 테니스를 배운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일이 바쁠 때 하루 3, 4시간밖에 못 자서 오는 체력 문제를 해결해주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스트레스도 날려주기 때문이다. 그는 금요일 저녁엔 서울 잠원동, 토요일엔 구로동, 일요일엔 개포동에서 지인들과 어울려 테니스를 친다. 평일 저녁에도 코트를 구했다는 소식이 들리면 ‘번개’로 모여 2, 3시간씩 땀을 흘린다. 주 변호사는 아버지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 회장(66)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테니스를 접했다. 주 전 회장은 1990년대 초반 당시 중1이던 박성희를 발굴해 사재를 털어가며 가르친 끝에 세계 57위까지 끌어올렸고, 삼성증권 테니스팀을 창단해 윤용일 이형택 전미라 조윤정 등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을 키운 인물이다. 주 변호사는 “아버님 말씀으로는 제가 말도 배우기 전에 비닐봉지에 바람 넣어 던져주면 제가 라켓으로 쳤다고 합니다”라고 했다. 엘리트 선수로 활약은 안 했지만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레슨을 받았다. 그가 중학교 1학년을 마치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을 땐 테니스가 타향살이의 외로움과 외국인 차별을 견디게 해준 친구였다. 그는 “기숙학교에 들어갔는데 학교폭력이 있는 곳이었어요. 그때 테니스가 절 버티게 해줬습니다”라고 회상했다. 테니스팀에 들어가서 테니스를 잘 치니 백인들이 무시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실제로 백인 아이들이 한국 애들을 괴롭히기에 그러지 말라며 무엇을 집어 던졌는데 테니스 부원 중 한 명이 ‘쟤는 건들지 마라’며 그만두고 간 적이 있죠”라고 했다. 미국에서는 운동을 잘하면 인정해주는 문화가 있다. 미국 명문 컬럼비아대를 졸업한 그는 조지타운대 로스쿨을 거쳐 변호사가 됐다. 주 변호사는 2014년 7월 한국으로 돌아오며 테니스 동호회를 만들었다. 그는 “당시 유명 로펌에서 어떤 분이 과로사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운동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지인 몇 명을 모아 매주 테니스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이젠 틈만 나면 치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왜 미국에서 운동 잘하는 사람들을 인정해주는지 직접 일해 보니 알겠다고 했다. 업무 능력이 좀 떨어져도 체력이 좋은 변호사들의 결과물이 좋았다. 하루 14시간 일한다면 마지막 1시간이 중요한데, 그때 체력이 중요한 요소가 된다. 그는 “스포츠 경기에선 기 싸움도 하고 눈치도 보고 상대방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하죠. 법정에서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책에선 배울 수 없는 능력들입니다”라고 말했다. 스포츠를 중시하는 문화가 미국 사회 전체에 ‘평생건강의 선순환 사이클’을 만들고 있다. 미국의 명문 하버드대는 신입생을 뽑을 때 학업 성적 외에도 과외 활동, 품성 및 인성, 운동 능력 등 4가지 분야를 평가한다. 특히 중고교 시절 스포츠 선수로 활동하며 주장을 맡은 학생에게 후한 점수를 준다. 리더로서 갖춰야 할 기본을 스포츠를 통해 습득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스포츠 전문가들은 스포츠에서 나오는 다양한 상황이 인간을 변화시킨다고 본다. 경기 중에는 용기를 발휘해 밀고 나가야 할 때와 과감히 포기해야 할 때가 있다. 서로 협력해야 할 때도 있다. 상황에 따라 선택을 하고 결정을 해야만 한다. 이런 게 리더십 등 인성을 키워준다는 것이다. 미국 명문 사립대가 스포츠를 중시하다 보니 명문 고교들도 스포츠를 필수 과목으로 정해 인성교육의 한 축으로 활용한다. 이런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사회에 나와서도 스포츠를 즐긴다. 주 변호사는 “한국에서 학교를 다녔다면 ‘오늘의 나’는 없었을 수도 있다”고 했다. 입시교육에 휘둘리며 각급 학교에서 스포츠 및 운동을 경시하는 분위기에서 잘 버틸 수 없었을 것이란 얘기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어렸을 때 운동 경험이 있으면 성인기에도 운동을 실천할 가능성이 높다. 어릴 때부터 운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보하면 개인 삶의 질 향상은 물론이고 의료비 절감 등 국가 전체적으로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100세 시대, 어릴 때부터 스포츠와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이 대한민국을 건강하게 만든다. 양종구 논설위원 yjongk@donga.com}

    • 2021-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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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악마라톤 ‘트레일러닝’, 코로나 시대 최고의 운동”[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올해로 환갑을 넘긴 김동해 씨(61)는 무등산 달리는 재미에 빠져 있는 트레일러닝(산악마라톤) 마니아다. 1999년 마라톤에 입문한 뒤부터 산을 달리며 심폐 지구력과 체력을 키웠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창궐 이후에는 면역력을 키우며 스트레스를 날리고 마음의 안정을 찾고 있다. “제가 사는 광주에서 무등산은 저의 힐링 장소입니다. 매주 2회 이상 무등산에 올라 20km 정도를 달립니다. 5시간 안팎 산을 달리다보면 몸에 에너지가 넘치고 온갖 스트레스가 날아갑니다.” 김 씨는 트레일러닝이 코로나19 시대 최고의 운동이라고 강조한다. “전 코로나19가 무섭지 않아요. 코로나19는 산을 못 올라옵니다. 코로나19가 밀폐된 곳, 지하에서 힘을 발휘할지 몰라도 야외에선 맥을 못 춥니다. 산을 달리는 사람 치고 아픈 사람 있나요? 운동하면 면역력이 좋아지잖아요. 체력은 물론 정신력도 좋은데 어떻게 코로나19가 산에 오르는 사람 곁에 있을 수 있겠습니까?” 김 씨는 산을 통해서 많은 것을 얻는다고 했다. 선물을 많이 받는다고 했다. 에너지도 받고 아름다운 비경도 볼 수 있고, 스트레스 날릴 기회도 갖는다고. 달릴 때마다 새롭다고 했다. 그는 주로 새벽에 산을 달린다. 해가 떠오르기 전에 산을 타기 시작해야 자신의 에너지도 분출하고 산의 신선한 기운도 받을 수 있단다. 빨리 올라가서 산을 지배해야 좋은 광경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산봉우리에 올라섰을 때 해가 떠오르는 광경 본 적이 있나요? 그야말로 장관입니다. 어떨 땐 온 천지가 눈꽃으로 덮여 있고 구름바다로 넘칠 때도 있죠. 다시 달릴 때 제 발 아래서 구름이 출렁거릴 땐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김 씨는 1990년대 말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정리해고로 동료를 잃은 슬픔을 달래기 위해 산에 오른 게 계기가 마라톤에 입문했다. “제가 불혹의 나이가 돼 가던 시기에 동료들이 구조 조정되는 아픔이 있었습니다. 남은 자의 미안함이라고 할까요. 심적으로 괴로웠습니다. 그래서 무턱대고 뒷동산에 올라 달렸죠. 땀을 흠뻑 흘리고 나니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도 날아갔습니다. 산에서 내려오다 벤치에 누가 보다 두고 간 신문이 있었는데 ‘여러분도 인간 한계에 도전해보세요’란 문구가 제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서울 한강변에서 열리는 서울마라톤 소개 기사였습니다. 그래 이거다 하며 신문을 오려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1998년 겨울이었다.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 마라톤의 ‘마’자도 몰랐다. 그는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을 떨쳐내고 3명의 아빠인 가장으로서 흔들림 없이 나가려면 체력과 정신무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달리기 시작했다”고 했다. “처음에 초등학교 운동장을 60바퀴 달리는데 자꾸 중간에 까먹어 콩 60개를 볶아 한바퀴 돌 때마다 하나 씩 먹으며 달렸어요. 뭐 아무 것도 모르고 그냥 무턱대고 달렸습니다.” 그리고 1999년 3월 제2회 서울마라톤에 출전했다. 42.195km 풀코스에 처음 도전해 3시간35분에 완주했다. 첫 도전치고는 아주 좋은 기록이다. 이 때부터 물 만난 고기마냥 마라톤대회를 섭렵하기 시작했다. 2003년 10월 춘천마라톤에서 2시간 45분대 개인 최고기록을 세웠다. ‘서브스리(3시간 이내 기록)’는 마스터스마라토너들에겐 꿈의 기록이다. 이듬해 3월 서울국제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 2시간47분대, 한 달 뒤 함평나비마라톤대회에서 2시간48분대로 남자부 정상에 올랐다. “마라톤 풀코스 2시간30분대 기록을 세워보려고 했는데 너무 힘들어 포기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쯤 누가 철인3종(트라이애슬론)을 해보라고 하더라고요. 수영과 사이클, 마라톤. 재밌을 것 같아 바로 시작했죠.” 2005년 8월 북한 금강산에서 열린 금강산트라이애슬론 대회에 출전했다. 철인3종을 시작해 처음 출전한 대회였다. 올림픽코스(수영 1.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만 열린 대회에서 2시간40분대로 완주했다. 그는 “해금강에서 수영하고 외금강 김정숙 별장 앞을 자전거 타고 달렸죠. 우리를 지키는 인민군들이 갤러리였습니다. 잊을 수 없는 대회”라고 회상했다. 돌아와서 얼마 안 돼 제주도 트라이애슬론 철인코스(수영 3.3km, 사이클 180km, 마라톤 42.195km)에 출전해 12시간 12분에 완주했다. 거칠게 없었다. 영락없는 ‘철인’이었다. 마라톤을 시작하면서 울트라마라톤도 병행했다. 2001년 9월 제1회 한반도 횡단 울트라마라톤 311km를 완주했다. 2008년 성지순례울트라마라톤 111km에선 우승도 했다. 2000년 중반쯤 트레일러닝 붐을 일면서는 트레일러닝 대회에 집중했다. “평소 산을 달리는 것을 좋아하고 있는데 트레일러닝 대회가 생겼습니다. 딱 저를 위한 대회 같았습니다. 마라톤 하는 사람들이 트랙에서 훈련할 때 전 산에서 훈련했으니 저에게 안성맞춤 대회였죠.” 국내 트레일러닝대회는 거의 다 출전했다. 한 대회 우승 상품으로 2015년 인도양 프랑스령 레이뇽에서 열린 트레일러닝대회 164km 등 해외 대회에도 출전했다. 2016년 5월에 지리산 화대종주(화엄사에서 대원사까지) 47km에서 7시간35분으로 국내 최고기록으로 우승하기도 했다. 2017년엔 고비사막마라톤 225km, 2018년엔 핀란드 국토종단 225km를 완주했다. 가장 최근엔 코로나가 터지기 전인 지난해 1월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128km 트레일러닝을 다녀왔다. 환갑을 넘겼어도 웬만한 젊은이들보다 잘 달린다. 5년 전부터는 20대에서 40대 달림이들에게 산을 잘 다리는 법을 전수하고 있다. 여자 제자 중에서 지난해 화대종주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그는 이론보다 실전에 강하다. 산을 함께 달리며 노하우를 전수한다. 산을 잘 달리는 법은 무엇일까? “트레일러닝에서는 오르막을 잘 공략해야 합니다. 근성이 중요하죠. 언덕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사람들은 언덕을 만나면 심적으로 큰 부담을 느끼고 걸으려고 하죠. 힘들다고 미리 선을 긋는데 언덕을 잘 달려야 기록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힘들 때 일수록 시간과 싸워야 합니다. 쉽지 않지만 도전해야 합니다. 전 오르막 훈련에 시간을 많이 할애 합니다. 내리막은 몸을 풀고 가는 구간에 불과합니다.” 김 씨는 천천히 달려도 힘드니 가급적 빨리 달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30분에 달리는 것보다 5시간에 달리는 게 더 힘듭니다. 오르막을 만났다고 겁먹으면 몸이 무거워집니다. 가파른 오르막이라면 두 팔까지 활용해 네 발로 고릴라 주법으로 올라야 쉽게 오를 수 있습니다”고 말했다. 20년 넘게 달렸지만 단 한번의 부상도 입지 않았다. 무릎도 생생하다. 그는 “돌부리, 나무부리에 걸려 넘어져 찰과상을 입은 적은 있지만 발목이나 무릎을 다치는 중상을 입은 적은 없다”고 했다. 마라톤 하면서 근육 쏠림 현상으로 통증을 느낀 뒤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코어 근육을 강화한 게 부상을 막았다. 주 5회 이상 근육운동으로 전신의 근육을 고르게 키우고 있다. 그는 “코어를 강화하면 힘든 순간에도 힘을 낼 수 있다”고 했다. 김 씨는 버킷리스트(bucket list·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나 하고 싶은 일들에 대한 리스트)도 하나 씩 이뤄하고 있다. 2019년엔 킬리만자로 정상을 찍었다. 올해가 정년의 해라고 한다. 그는 “솔직히 다양한 운동을 열심히 해서인지 헬스클럽에서도 몸이 좋다고 평가합니다. 은퇴한 뒤에는 실버 몸짱 대회에 나가서 우승하는 게 또 하나의 버킷리스트입니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의 트레일러닝대회인 울트라트레일몽블랑(UTMB) 완주도 목표다 UTMB는 세계 최고 권위의 트레일러닝 대회로 170km(UTMB), 101km(CCC), 119km(TDS), 290km(PTL), 55km(OCC) 등 5개 종목이 열린다. UTMB에 가려면 각종 트레일러닝대회에 출전해 점수를 따야 한다. 그는 “지금 코로나 때문에 포인트를 못 쌓고 있어요. 모든 게 정상화 되면 당장 포인트를 쌓아 UTMB로 향할 겁니다”며 웃었다. 그는 평생 산을 달릴 것이라고 했다. 그의 모토는 ‘한계를 만날 때까지 한계는 없다’는 것이다. 아직 한계를 만나본 적이 없다고 했다. 한계를 만나고 싶다고 했다. 살면서 약간의 좌절은 있었지만 또 다른 도전의 자극제였을 뿐이다. 그에게 삶 자체가 도전의 연속이다. 그 삶의 중심에 트레일러닝이 있다.양종구 논설위원 yjongk@donga.com}

    • 2021-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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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내업종은 마스크 쓰고 인원 규제… 9시 영업제한 근거 뭐냐”[논설위원 현장 칼럼]

    대한피트니스경영자협회(KFMA)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 19개 중소상인·실내체육시설 단체들은 2일 서울 중구 브라운스톤서울 앞에서 ‘영업시간’ 확대 등을 요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이곳은 이날 보건복지부 주최로 거리 두기 체계 개편을 위한 공개토론회가 열리는 곳인데 자영업자들은 초청받지 못했다. 지난달 3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가 현행 사회적 거리 두기 2주 연장 조치(수도권 2.5단계·비수도권 2단계)를 하면서 다시 한번 자영업자들이 분개하고 있다. 정부가 일주일 뒤 상황을 보고 방역조치 조정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하면서 여러 협회, 단체 등과 만나 방역수칙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논의할 예정이라면서도 소통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코로나19 3차 유행에 따라 지난해 11월 24일부터 수도권에 2단계, 12월 8일부터 2.5단계, 12월 18일부터 2.5단계+α, 그리고 이후 2주씩 거리 두기를 연장하면서 조금씩 방역수칙에 변화를 줬다. 그때그때 과학적 기준에 근거하지 않고 특정 단체가 요구하면 들어주는 식으로 방역수칙을 바꾸면서 반발도 심했다. 자영업자들은 “이해할 수 없는 방역수칙이다. 현장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방역을 최우선으로 하는 방역당국으로서는 중구난방 현장의 목소리를 다 반영할 수 없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들어본 자영업자들의 목소리에는 현장을 제대로 파악하고 방역수칙을 세웠더라면 자영업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배어 있었다. “자영업자들 현장 목소리 반영해야” 방역당국은 이번에 거리 두기를 연장하며 모든 업종에 오후 9시 영업제한을 유지하되 스키 등 겨울스포츠 시설은 오후 9시 이후에도 허용해 또 논란이 됐다. 서울 강남에서 헬스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손공순 대표(61)는 “실내체육시설에 음식점과 같은 기준을 적용하더니 이젠 스키 등 겨울스포츠만 허용하는 이유가 뭐냐”며 의아해했다. 손 대표는 “음식점의 경우 술을 마시다 보면 방역수칙을 어길 수 있으니 오후 9시로 영업을 제한한다고 하지만 헬스클럽에까지 적용하는 것은 현장을 모르는 조치”라고 말했다. 그는 “9시 제한 때문에 오히려 빨리 운동하고 가려고 회원들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차라리 시간제한이 없었다면 더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코로나 이후 회원들이 사람들이 몰리지 않는 시간에 와서 운동하려는 경향이 강했기 때문에 분산 효과가 더 컸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키 등 겨울스포츠 9시 이후 영업 허용에 대해 “벌써 해야 했다. 우리는 왜 안 해줬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오후 9시 영업제한에 대해선 발레 태권도 학원과 필라테스 등 다른 실내 업종 관계자들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경기 화성시에서 무용학원을 운영하는 신모 원장(40)은 “9명 이하로 인원수도 제한했고 마스크도 쓰고 교육하는데 왜 음식점과 똑같이 9시로 제한하는지 모르겠다.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킨다면 9시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오후 9시 운영 제한의 가장 큰 이유로 특정 시간의 측면보다 가급적 개인 간 접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라고 한다. 오후 9시까지는 저녁식사 등이 대부분 마무리되는 시간이며 그 이후로는 2차, 3차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오후 9시는 통상 술자리 등의 사적 모임이 활성화되는 시간대로 술을 마시는 경우 마스크 착용률이 95%에서 45%로 떨어진다는 통계를 대며 9시 영업 제한이 코로나19 확산세를 꺾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보고 있다. 실내체육 관계자들이 억울해하는 부분이다. 마스크를 벗고 식사하는 음식점과 달리 마스크를 착용하고 1명당 8m²로 규정했으면 그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 되는데 영업시간 제한은 이중 규제라는 항변이다.“목소리 크면 우리도 허용?” 지난달 28일 당구장과 독서실, 호프, 스크린골프, 카페, 코인노래연습장 등 자영업자들로 구성된 17개 중소상인시민단체 대표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노래방과 실내체육시설 등에 내려졌던 영업금지 조치는 해제됐지만 또다시 거리로 나온 이유는 현장 목소리를 들어달라는 것이다. 이날 자영업자들은 “업종별 특성에 맞는 방역과 개인별 방역수칙을 강화하고 최소한 0시까지는 영업을 허용해야 한다. 업종별 방안 마련과 관련해 중소 상인의 목소리가 전달될 수 있도록 민·관·정 협의체를 구성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동안 방역당국은 자영업자들의 집단행동에 번번이 행정조치를 완화했다. 학원, 실내체육시설, 노래방, PC방, 실내스탠딩공연장…. 줄줄이 해제해주면서 떼를 쓰면 허용해준다는 의미의 ‘떼법’이라는 비난도 받았다.“희생만 강요하고 보상은 너무 적다”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강화된 조치에 따라 피해를 본 업주들에게 200만∼300만 원씩 보상해줬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지금까지 입은 손해에 비해 턱도 없는 수준이란 반응이다. 수도권에서 실내체육시설을 운영하려면 시설 투자비 등 최소 5억 원에서 최대 20억 원의 자금이 들어가고 매달 임차료도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씩 들어간다. 서울 강남이라면 한 달 임차료만 3000만∼4000만 원에 이른다. 학원도 마찬가지다. 서울 외 지역도 중심가라면 임차료만 월 200만 원이 넘는다. 헬스클럽의 경우 관장 1명이 일정 금액의 회비를 받고 시설을 운영하던 과거 방식과 달라졌다. 지금은 대개 회비를 낮춘 대신 5∼10명의 트레이너가 회원들 PT(Personal Training)를 해주는 시스템이다. 헬스클럽 하나가 문을 닫으면 관장은 물론 트레이너들까지 일자리를 잃는다. 헬스트레이너들은 야간 택배 알바는 물론 건설현장 막노동까지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식당 등 음식점도 심각하다. 지난달 28일 오후 6시 반 서울 종로의 한 식당. 코로나가 없었다면 줄서서 먹는 곳이었는데 세 테이블 정도에만 손님이 있었다. 오후 7시 이후엔 아예 손님이 사라졌다. 식당 주인 이모 씨(76)는 “거리 두기 강화 이후 손님이 확 줄었다. 직원도 4명에서 2명으로 줄이고 그것도 시간제로 바꿨다. 그래도 임금을 제대로 주지 못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임차료도 몇 달째 밀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국가에서 하라고 해서 따르기는 하는데 이러다 식당을 접기 전에 빚더미에 앉을 것 같다”고 했다. 종로3가의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오후 9시 이후 영업제한과 5인 이상 집합금지로 식당이 다 힘들다. 아직은 매물로 내놓지 않고 버티고는 있는데 조만간 매물이 쏟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종로3가에서 작은 식당의 경우 임차료가 월 150만∼200만 원, 좀 크면 300만∼400만 원인데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유흥음식점은 아예 영업을 못 하고 있다.“세심한 방역수칙으로 피해 줄여야” 이번 거리 두기 연장 조치 발표에 앞서 생활방역위원회(생방위)는 오후 10시까지 영업시간 연장을 제안했지만 방역당국이 거부했다는 후문이다. 한 생방위 관계자는 “사실 중대본이 이번에 방역수칙을 완화하려고 했는데 집단감염이 계속 발생해 못 한 것 같다. 그냥 거리 두기 유지만 하기 뭐하니 실내체육시설 샤워, 스키 등 겨울스포츠 오후 9시 이후 영업 등을 허용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이유에 대한 설명은 없다. 최근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코로나 감염 상황을 분석한 결과 식당이 카페와 헬스장보다 4배나 위험하다는 논문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식당은 제한적이나마 허용하고 헬스장은 사실상 금지했던 우리나라 방역조치와는 정반대의 결과다. 거리 두기 단계 조치와 집합금지 업종 설정은 정부가 전문가집단의 의견을 취합해 결정한다. 감염병 전문가와 경제학자, 사회학자,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생방위가 전문가 집단이다. 중대본이 생방위 의견을 구하고 이를 참고해 방역 제한을 결정하는 구조다. 생방위 내에서도 “업종별 자영업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결정해야 한다”고 권유했지만 무시했다고 한다. 코로나 시대에 방역이 최우선이다. 현장에서는 희생을 감수하고 방역수칙을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만 업종별로 좀 더 세심하게 방역수칙을 정하면 손해를 줄일 수 있는데 그렇지 않기 때문에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방역당국은 방역수칙을 정하면 그만이지만 소상공인들은 그 수칙에 따라 생사가 엇갈리고 있다. 양종구 논설위원 yjongk@donga.com}

    • 2021-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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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년 무릎’을 위한 노르딕워킹…100세시대 최고의 운동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노르딕워킹, 한마디로 얘기하면 100세 시대에 가장 잘 맞는 운동입니다. 몸의 균형을 잡아주고, 치매도 예방하고, 다이어트에도 최고죠.” 김경태 (사)노르딕워킹 인터내셔날코리아 대표(49)는 ‘노르딕워킹(Nordic Walking)’ 전도사다. “노르딕워킹은 일반 걷기에 비해 에너지 소모량이 두 배가량 됩니다. 보통 1시간 걸을 때 280Cal을 소비한다면 노르딕워킹으로 걸으면 460Cal을 소비합니다. 다이어트에 좋다고 할 수 있죠.” 김 대표는 노르딕워킹의 장점에 대해 계속 이야기 했다. “폴(Pole)을 잡고 걸으려 하는 순간 가슴이 펴집니다. 가슴을 펴지 않으면 폴을 잘 사용할 수 없어요. 자세교정에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죠.” 어르신들이 노르딕워킹을 하면 통증완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걸을 때 무릎, 허리, 고관절 등에 통증이 있는 분들이라면 폴을 짚고 걸으면 통증완화를 할 수 있습니다. 상체를 이용해 폴로 지면을 압박하기 때문에 몸 무게를 분산시켜 줍니다. 앞에서 설명했듯 자세 교정에 따른 통증완화도 됩니다. 특히 고관절이 틀어져 있는 분들에게 효과적입니다.” 노르딕워킹은 노르딕 스키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걷기 방법으로 ‘폴 워킹(Pole walking)’이라고도 한다. ‘노르드(Nord)’는 ‘북방(北方)’을 뜻하는 말로서, 노르딕 스키는 노르웨이를 비롯한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국가에서 발달했다. 스칸디나비아의 산지는 알프스 산악지방의 가파른 지형과는 달리 대부분 낮은 언덕과 평지로 이루어져 있는데, 긴 겨울에 눈이 많이 쌓인 지역을 이동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스키가 발달했다. 노르딕 스키는 낮은 언덕과 평지가 대부분인 발원지의 지형 특성이 반영되어 평지와 언덕을 가로질러 긴 코스를 완주하는 거리 경기 등으로 나뉘는데, 평지와 언덕을 걷는 것으로 발전시킨 것이 노르딕워킹이다. 노르딕워킹은 1990년대 중반 핀란드 등 북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국내에도 2000년대 초중반 들어와 한 때 반짝 인기를 끌고 일부 마니아층에서 즐기는 운동이 됐다. 김 대표는 노르딕워킹이 국내에 들어올 때부터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기 시작했다. “대학에서 체육을 전공했습니다. 군복무를 마치고 1994년 복학하면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남들과 다른 것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김경태 만의 브랜드’를 찾았습니다. 그 때 국내에서도 걷기가 뜨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워킹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고려대에서 운동생리학으로 석사 박사 과정을 밟으면서도 연구했다. 당시 걷기관련 단체가 많이 만들어졌는데 사무국장, 간사 등을 하면서 걷기 대회 현장을 돌아다녔다. 워킹 문화가 발달한 일본 대회에도 직접 참가했다. 1998년 정부수립 50주년 기념사업으로 사단법인 한국체육진흥회가 주최하고 동아일보가 후원하는 ‘조선통신사 옛길 도보탐사’ 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조선통신사가 걸어갔던 옛길을 좇아 1천3백리(514km)를 걸어서 답사하는 행사였다. 하지만 걷기는 너무 단순했고 뭔가 새로운 느낌을 주지 않았다. 그러고 있을 때 노르딕워킹이 국내에 들어왔다. “저도 노르딕워킹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핀란드에서 석사를 마치고 돌아온 한 지인이 노르딕워킹 할 때 쓰는 폴 사업을 할 요량으로 폴 30세트를 준 것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연구하고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건강관련 프로그램을 보급하던 보건소 등을 돌아다니며 폴을 잡고 걷는 법을 시범 보이며 강연을 했습니다.” 노르딕워킹은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 초반까지 다이어트 열풍을 타고 잠깐 주목을 받았다. 당시 김 대표는 독일 등산 스틱을 전문으로 수입하는 레키코리아(LEKI KOREA)를 만났다. 레키코리아의 도움을 받아 독일에 가서 노르딕 워킹 헤드코치 자격증도 따왔다. 그리고 2013년부터 노르딕워킹 협회 만들기에 돌입했다. “노르딕워킹을 통해 평소 알고 지내던 강지원 변호사님께 협회를 만든다고 하니 ‘적극 도와주겠다’며 만들라고 하셨습니다. 사모님인 김영란 대법관님도 도와주셨어요. 정관 등 법률적인 부분에서 많이 힘써 주셨습니다. 그렇게 2015년 5월 노르딕워킹 인터내셔날코리아를 만들게 됐습니다.” 강 변호사와 김 전 대법관은 사회활동을 하면서도 건강에도 관심이 많았다. 푸르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강 변호사는 청소년과 여성, 장애인등 주로 사회적 약자를 돕는 활동을 하고 있다. 김 전 대법관은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시절 일명 ‘김영란법’으로 알려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을 발의했다. 둘 모두 건강을 위해 노르딕워킹을 즐기고 있다. 김 대표는 다양한 단체 강연을 통해,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와 연계를 통해 노르딕워킹 보급에 나섰다. 2001년 4월 만든 남산워킹클럽을 2007년 남산노르딕워킹클럽으로 바꿨다. “서울 국립극장에서 만나 남산을 걷는 모임이었는데 회원들이 나이가 드시니 무릎이 아프고 자세도 구부정해 힘들어 하셨어요. 그 때 폴을 제공해 걷게 했는데 효과가 아주 좋았죠. 그래서 아예 노르딕워킹클럽으로 바꿨습니다. 요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잠시 쉬고 있지만 매주 토요일 새벽에 만나 남산을 걸었습니다. 회원이 60여분인데 매주 20명 이상이 나올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습니다. 지금도 삼삼오오 모여서 걷고 있기는 합니다.” 김 대표는 2011년부터 서울 성동구청과 함께 매년 봄 가을로 노르딕워킹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때 지난해 말 대한노인회 수장에 오른 김호일 회장(79) 부부와도 인연을 맺었다. 김 회장 부부는 그동안 노르딕워킹이 건강에 효과적이라는 것을 체득하고 있었다. 김 회장은 취임한 뒤 김 대표를 대한노인회 정책위원으로 영입해 노르딕워킹 보급에 나설 뜻을 비쳤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남 도지사 이던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전남 고흥군 팔영산 편백 치유의 숲에 노르딕워킹 코스를 개발했다. 2018년부터 전남 완도군에도 노르딕워킹 코스를 개발하고 있다. “산에서는 항암 물질인 피톤치드가 나옵니다. 공기 좋은 바다에서도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가 에어졸로 나와 건강에 도움을 줍니다. 그래서 산과 바다에 다양한 노르딕워킹 코스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지난해 10월 말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사무실 겸 교육센터를 마련했다. “마곡지구를 돌아다니다 노르딕워킹 보급에 최적지라는 판단을 했습니다. 서울식물원이 있고 호수가 있는 공원까지 갖춰져 있습니다. 주변에 LG그룹 등 회사도 많이 있고요. 그래서 노르딕워킹 보급의 메카로 만들기 위해 마곡지구로 들어갔습니다.” 김 대표는 노르딕워킹은 몸을 조화롭게 발달시킨다고 강조했다. “우리 몸은 큰 근육을 잘 써야 에너지 소비가 잘 됩니다. 걸을 때 허벅다리 장딴지가 가동하는데 폴을 잡고 밀면서 걸으면 대흉근과 견갑근, 광배근, 척추기립근 등 상체의 큰 근육도 힘을 쓰게 됩니다. 몸 전체 근육의 90% 이상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에너지 소비가 극대화 됩니다. 다이어트에 좋은 이유입니다. 하지만 최소 3주 이상해야 운동의 효과가 나타납니다. 한달 정도 하면 체중 변화는 크게 없지만 몸이 균형 있게 변합니다. 전체적으로 근육량이 늘고 지방이 없어집니다. 몸의 탈바꿈이라고 할까요. 3개월 이상 하면 다이어트 효과가 크게 나타납니다. 최소 하루 60~90분은 해야 합니다.” 김 대표는 운동을 싫어하는 사람도 흥미를 느낄 수 있다고 했다. “폴을 잘 사용하면 어느 순간 어른들의 장난감이 될 수 있습니다. 노르딕워킹 할 때 폴은 준비운동부터 본 운동, 정리운동까지 함께 합니다. 치매 및 우울증 예방 효과도 있습니다. 폴을 밀 때 잠깐 폴을 놓았다 앞으로 잡아 끌 때 다시 잡아야 합니다. 걸으면서 이 동작을 해야 하니 한 손으로 동그라미를, 다른 한 손으로 삼각형을 그리는 효과가 생깁니다. 뇌의 전두엽을 자극해 치매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걷기만이 아닌 노르딕 러닝도 가능하다고 했다. “노르딕워킹에 익숙해지면 달릴 수도 있습니다. 운동효과도 더 올라갑니다. 요즘 산악마라톤인 트레일러닝이 인기인데 폴을 들고 뛰면 더 좋습니다. 운동효과도 높이고 부상도 막아주는 일석이조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그는 노르딕워킹이 비대면 야외 운동으로 최고라고 강조 했다. “노르딕워킹은 폴이 있어 자연스럽게 거리두기가 됩니다. 앞뒤 2m, 좌우 1m 이상 떨어져야 걸을 수 있습니다.” 노르딕워킹이 왜 관심을 받지 못했을까? 그는 말했다. “노르딕워킹은 인기라고는 할 수 없을 정도로 잠깐 주목을 받았습니다. 왜 그런지 분석해보니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이목을 받는 것을 싫어하는 것 같습니다. 폴을 2개 들고 걸으면 눈에 띄는데 이것을 이겨내는 사람들은 계속 노르딕워킹을 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지금도 노르딕워킹을 하다보면 ‘너 어디 아프냐? 지팡이를 2개씩이나 들고 걷게’라는 전화가 온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젠 누가 보든 건강에 좋으면 다 하는 시대다. 김 대표는 “노르딕워킹의 효과는 과학적으로 검증이 됐기 때문에 잘 활용하면 100세 시대 최고의 운동이 될 수 있습니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매일 사무실 근처에서 틈나는대로 노르딕워킹을 한다. 운동이자 홍보다. 주말에는 20~30km까지 노르딕워킹을 한다.◆노르딕 워킹 바른 자세는 ‘알파(ALFA) 테크닉’A(Attention) : 올바른 상체자세 =척추를 곧게 세운 자세로 걷는다. 배꼽을 등쪽으로 당기면 명치와 배꼽 사이의 간격이 넓어지면서 자연스럽게 가슴이 펴지고 허리를 곧게 세울 수 있게 된다. 특히 이 자세가 익숙해지면 잘못된 자세에서 오는 척추질환을 예방 할 수 있고, 각종 관절통증이 감소한다.L(Long arms) : 팔꿈치 곧게 펴기 =팔은 최대한 길게 뻗는다. 단, 팔을 움직일 때 배꼽 높이 이상 올리지 않아야 하며, 앞으로 뻗을 때와 뒤로 뻗을 때 팔의 각도는 같게 한다. 길게 뻗은 팔은 운동 시 추진력을 발생시켜 워킹을 수월하게 도와준다.F(Flat sticks) : 스틱과 다리의 수평 유지 =스틱의 각도는 바닥과 55~65도를 이루게 한다. 또한 스틱은 뒤에 선 다리와 수평을 이루어야 하며 90도로 세워서는 안 된다. 보행 중에도 뒤에 선 다리와 스틱은 같은 각도를 유지하도록 한다.A(Adapted steps) : 적당한 보폭 =보폭은 항상 일정하고 적절한 간격을 이루어야 한다. 너무 좁거나 넓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지형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다. 예를 들어 산을 오를 때나 내려올 때 또는 평지에서의 보폭은 상황에 맞게 변할 수 있다.◆폴(Pole) 고르는 방법은 체형에 따라 다르지만 키에 0.66이나 0.68을 곱한 길이의 폴이 좋다. 키가 170cm 이라면 112~115cm의 폴이 적당하다. 폴을 잡았을 때 팔 굽혀짐이 90도보다 약간 더 펴지는 게 좋다. 처음엔 짧은 게 좋고 동작에 익숙해지면 좀 길어도 충분히 소화가 가능하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21-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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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한데도 불안하다면…“자신감 높여주는 근육운동을”[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근육을 키우는 웨이트트레이닝이 ‘코로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을까? 그동안 유산소운동이 우울증에 도움이 되고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많이 나왔지만 근육운동이 정신적인 도움이 된다는 결과는 흔치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11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 창궐로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웨이트트레이닝이 불안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Weight Training May Help Ease Anxiety)’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지난해 10월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된 ‘불안과 걱정 증후를 가지고 있는 젊은 성인을 위한 저항운동(근육운동)(Resistance exercise training for anxiety and worry symptoms among young adults :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이란 연구 논문 결과를 보도한 것이다. 또 다른 매체는 최근 뉴욕타임스 기사를 그대로 인용하며 ‘무게를 들어올리는 게 당신의 기분도 상승시킬까(Can lifting weights also lift your mood?’라는 기사를 전했다. 결론은 규칙적인 웨이트트레이닝이 불안감을 현저하게 감소시킨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건강하지만 불안증세가 있는 젊은 남녀 28명을 선발해 14명 씩(각 남자 5, 여자 9) 두 그룹으로 나누어 실험을 진행했다. 한 그룹은 평상시대로 일상생활을 하도록 했고 다른 그룹은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켰다. 근육운동은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스포츠 의학회가 권장하는 주 2회에 따라 실시했다. 운동 종목은 런지와 스쾃, 크런치, 그리고 기구(무게)를 들고 하는 것 등으로 구성했다. 실험 전 불안감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고 주기적으로, 그리고 실험을 마친 뒤에도 실시했다. 8주간 실기한 결과 운동을 하지 않은 그룹은 불안감이 그대로였는데 운동을 한 그룹은 20%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그동안 유산소 운동이 불안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에서보다 근육운동이 더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왔다. 이 논문은 근육운동이 불안감을 낮추는 이유로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강인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했다. 근육운동을 하면 할수록 건강해지고, 더 많은 무게를 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불안감을 낮췄다는 분석이다. 이 논문의 주 저자인 브렛 고든(Brett Gordon) 박사는 “사람들이 내가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면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대처할 능력이 좋아진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운동생리학적으로도 근육운동이 근육과 뇌의 분자들에 영향을 미쳐 기분을 좋게 만든다고 했다. 이는 운동을 하면 뇌신경전달 물질 BDNF(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가 생긴다는 연구결과와 일맥상통하는 얘기다. 운동, 특히 유산소운동을 하면 BDNF의 영향으로 머리가 좋아지고 치매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오래전부터 나왔다. 이 연구는 고든 박사를 포함해 매튜 허링(Matthew Herring), 실리언 맥도웰(Cillian McDowel), 마크 라이온스(Mark Lyons) 박사 등이 공동 연구한 것이다. 이들은 2017년부터 각종 논문을 리뷰하며 근육운동도 정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고 결국 구체적인 실험으로 연구를 발전시켰다. 다만 연구자들은 “단순 비교라는 한계는 있을 수 있다”며 “이 연구에서도 웨이트트레이닝이 어떻게 불안에 영향을 미치는 지를 알아낸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실험 대상이 건강한 남녀라 더 나이든 사람들에게 그대로 적용하긴 힘들다고도 했다. 또 8주간의 실험 기간이 있었기 때문에 단순하게 하루 헬스클럽에서 근육운동을 했다고 정서적으로 좋아진다고 할 수도 없다. 하지만 고든 박사는 “요즘과 같이 코로나19란 스트레스 탓에 너무 긴장하거나 기분이 좋지 않을 때 근육운동으로 건강해진다는 것은 아주 의미 있는 목표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꼭 기구를 들지 않고 우리 몸을 활용해서 할 수 있는 푸시업(팔굽혀펴기), 스쾃, 윗몸일으키기 등 ‘보디 웨이트(Body Weight) 트레이닝’ 방법도 있으니 지금 바로 운동을 시작해보자”고 조언했다. 송홍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연구실장은 “근육운동은 내외적으로 자신감과 자존감을 높여준다”고 말했다. 다음은 송 실장의 설명이다. “운동생리학적으로 근육운동을 많이 하면 남성 호르몬이 많이 나온다. 자신감이 올라가는 것이다. 서양은 오래전부터 이런 것을 높이 사 왔다. 최근 우리나라도 ‘몸짱’으로 승화돼 운동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또 기능적으로도 자신감을 높여준다. 벤치프레스로 50kg 들던 사람이 100kg을 든다고 해보자. 얼마나 자신감이 올라가겠는가. 그리고 근육운동을 열심히 하면 몸이 달라진다. 옷맵시가 달라지고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이것도 자신감과 자존감을 올려준다.” 늦은 나이에 근육운동을 시작해 ‘시니어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임종소 씨(77)도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자신감이 높아졌다. <> 임 씨는 2018년 5월부터 경기 용인 메카헬스짐에서 웨이트트레이닝(WT) 개인레슨(PT)을 받기 시작하면서부터 삶이 완전히 달라졌다. 당초 허리 협착(요추 3, 4번)을 고치기 위해 시작했는데 몸이 달라지니 자신감도 급상승했다. 그는 “한 6개월 했을 땐 내가 거울을 봐도 놀랄 정도로 몸이 좋아졌다. 어깨도 펴지고 자세도 좋아지고…. 정말 기분이 날아갈 듯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9년 보디빌딩 및 피트니스대회에 출전해 상위권에 입상해 화제를 모았다. 근육운동으로 몸이 달라지면서 지금은 시니어 모델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역시 시니어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권영채 씨(66)도 근육운동으로 자신감을 키웠다고 했다. <> 정년퇴직하고 모델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권 씨는 근육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몸도 정신도 업그레이드됐다고 했다. 그는 2019년 9월 모델 대회에서 입상을 하긴 했지만 더 몸을 잘 만들어야 모델로 성공할 수 있다는 판단에 웨이트트레이닝 PT를 체계적으로 받았다. 그 결과 지난해 4월 열린 WNC 시그니처 피지크 시니어 부문에서 2위를 했고, 그해 10월 열린 WBC 피트니스 시니어 부문에서도 2위를 차지하는 등 보디피트니스 시니어 부문에서 큰 두각을 나타냈다. 모델로도 돋보였다. 지난해 5월 열린 모델 대회(GOLD CLASS By Queen of the Asia 2020)에서 대상을 받았다. 그해 9월엔 전통시장 모델 대회에서도 입상했다. 몸이 달라지고 각종 대회에서 상을 받으니 광고주들로부터 ‘러브 콜’도 와 광고도 찍었다. 그는 “몸이 달라지니 자신감이 생겼다. 모델로 런웨이를 걸을 때도 그런 자신감이 자연스럽게 흘러 나왔다. 근육운동으로 체력이 좋아지면서 새로운 도전의식도 생겼다”고 말했다. 운동은 코로나는 이길 수 있는 면역력을 높여준다. 근력운동이 ‘코로나 블루’까지 해소시켜준다니 코로나 시대에 꼭 해야 할 운동이 아닐까. 그렇다면 쉽게 할 수 있는 근육운동은 뭐가 있을까? 헬스클럽에 가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코로나 시대에 맞게 꼭 바벨 등 중량을 들지 않아도 집에서 홈트레이닝으로 근육을 키울 수 있다. 최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자기 몸을 이용한 ‘보디 웨이트’ 트레이닝 방법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자기 몸을 활용해 쉽게 할 수 있는 웨이트트레이닝 방법을 소개한다. 참고로 팔굽혀펴기와 스쾃만을 매일 주기적으로 해도 근육이 잘 잡힌다. ①팔굽혀펴기(Push-Up) 양손을 어깨너비보다 약간 더 넓게 벌리고 양발을 가까이 모은 채 몸을 발뒤꿈치에서 머리까지 일직선으로 유지한다. 팔이 몸과 45도 각도를 이루도록 하고 손을 팔꿈치 바로 아래에 위치시키고 둔근과 복근을 수축시키고 전신을 긴장시킨 채 팔을 굽혀 가슴이 지면과 닿도록 한다. 이를 반복한다. 팔굽혀펴기는 팔 근육만 키우는 게 아니다. 가슴(대흉근)과 어깨(승모근, 전삼각근), 팔(상원삼두근), 복근(복직근), 둔근(엉덩이 근육) 등을 발달시킨다. 팔굽혀펴기를 할 때 허리를 펴고 엉덩이가 밑으로 처지지 않게 버티기 때문에 허벅지, 장딴지에도 힘이 들어가 사실상 전신운동이 될 수 있다. 초보자(노약자 포함)는 고정식 의자에 비스듬히 서서 손을 대고 하거나 무릎을 땅에 대고 하면 좋다. 이 마저도 어렵다면 벽에 45도 각도로 비스듬히 서서 손을 대고 하는 것도 방법이다. 횟수는 1회에 15~20회가 적당하다. 하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능력에 맞게 하면 된다. 첫 시작이 5개면 5개씩 5~20세트를 하면 된다. 우리 근육은 자극을 받으면 힘도 세지고 굵어진다. 횟수는 차근차근 늘려가서 20회를 5세트씩 할 수 있을 때까지 하면 된다. 이 때부터는 세트 수는 더 늘려도 된다. 매일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 ②스쾃(Squat) 양발을 어깨너비로 벌린 채 선다. 발을 15~30도 정도 여는 게 좋다. 이는 개개인의 엉덩이 해부구조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팔짱을 낀 채 무릎과 엉덩이를 동시에 접고 직하방으로 내려앉는다. 발전체에 체중을 싣고 가슴을 올린 상태를 유지하며 앉을 때 무릎이 발의 정중앙으로 가도록 한다. 그래야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등 하부를 곧게 유지하면서 가능한 깊이 내려간 다음 다시 일어난다. 이를 반복한다. 앉았다 일어나기 운동인 스쾃은 풀 스쾃, 90도, 45도 스쾃이 있다. 천천히 바른 자세로 해야 효과가 높다. 풀 스쾃이 좋지만 힘들면 90도, 45도만 앉았다 일어서기를 해도 좋다. 초보자(노약자)는 의자에 앉았다 일어서는 동작으로도 운동효과를 볼 수 있다. 스쾃도 하체만 발달시키는 것이 아니다. 주로 허벅지 앞뒤 근육(대퇴사두근, 햄스트링)을 발달시키지만 둔근(엉덩이 근육)과 척추기립근(극근, 최장근, 장늑근)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엉덩이 근육과 바로 위 등 근육 강화도 하는 것이다. 역시 1세트에 15~20회를 하면 좋다. 힘들면 횟수는 낮추고 세트수를 높이면 된다. 이렇게 3개월 이상 하면 달리진 몸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운동생리학적으로 모든 운동은 3개월 이상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③복근운동 윗몸일으키기(싯 업)와 V자 싯 업. 윗몸일으키기는 달 알고 있는 그대로 하면 된다. V자 싯업은 누워서 발을 들어 올리며 상체도 함께 들어 올려 팔로 발을 대 V자 형태로 만들기의 반복하는 것이다. 초보자는 의자 끝에 앉아서 다리 펴서 들어올리기를 해도 좋다. ④등배운동(슈퍼맨) 지면에 엎드려 양팔을 몸 앞쪽에 놓고 손바닥을 아래로 향하게 하며 무릎을 펴 어깨 너비로 벌린다. 몸과 다리를 동시에 지면에서 올리고 척추만이 아니라 엉덩이 근육에 힘을 가한다. 잠깐 멈춘 뒤 내려온다. 이를 반복한다. 초보자는 엎드려 발을 고정하고 가슴 들어올리기 반복하거나 엎드려 손으로 지지대를 잡고 다리를 들어올리는 동작도 좋다. ⑤전면 플랭크(Front Plank)·전신 운동 엎드린 자세에서 양발과 전완만을 지면에 대어 몸을 지지함으로써 기둥 또는 교각자세를 취한다. 팔꿈치를 어깨 바로 아래 놓고 양손을 바닥에 평평하게 대거나 서로 잡으며 머리가 아래를 내려다보는 상태에서 몸을 일직선으로 유지사면서 대퇴사두근과 둔근을 강하게 수축시킨다. 이 동작은 30초~1분씩 하는 게 효과적. 적응이 되면 시간을 계속 늘리면서 시행한다. 이 운동은 코어근육을 발달시킨다. 일반적으로 자신의 몸을 이용한 웨이트트레이닝은 15회에서 20회를 1세트로 한 동작을 3~5세트 정도 하면 좋다. 윗몸일으키기(Sit-Up)의 경우엔 30~50회를 1세트로 하면 좋다. 하지만 무리하다 싶으면 횟수 및 세트 수는 줄이되 틈나는 대로 반복해서 하면 된다. 보디빌딩 선수가 아닌 한 근육운동을 매일 할 필요는 없다. 주 2~3회만 해도 효과적이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21-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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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동화 골라주는 남자’가 말하는 좋은 신발 선택법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신발은 기능보다 발에 딱 맞는 게 중요합니다.” 정민호 러너스클럽 이대점 대표(52)는 열정적인 스포츠 마니아이면서 달리는 사람들에게는 ‘맞는 신발 골라주는 남자’다. 1990년대 말부터 마라톤과 트레일러닝(산악마라톤), 철인3종(트라이애슬론)을 즐기며 직접 경험하고, 주위로부터 들은 신발 관련 불평불만을 바탕으로 다양한 신발을 연구해 소비자들에게 편안한 신발을 골라주고 있다. 최근 족저근막염과 아킬레스건염 등 운동 관련 질환이 늘고 있다. 너무 무리하게 운동한 게 가장 주된 원인이지만 맞지 않은 신발에서 기인한 경우도 많다. 2006년 KPI(Korea Pedorthic & Podiatry Institute·한국족교정(足矯正) 및 족학 연구소)에서 신발교정자격증을 획득했고, 2011년 한국페도틱협회에서도 실력을 인증한 정 대표로부터 알맞은 신발 고르는 법을 들어봤다. “운동 초보자나 고수나 신발을 고를 때 브랜드나 기술, 기능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브랜드는 다 기능적으로 뛰어납니다. 과학적 테크놀로지보다 내 발에 맞느냐가 최우선 돼야 편하게 걷거나 달릴 수 있습니다.” 정 대표는 펑션(Function)보다 핏(Fit)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발이 편해야 하고자 하는 운동도 즐겁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매일 신고 다니는 구두 및 운동화, 42.195km를 달리는 마라톤화, 4~6시간 산을 오르내리는 등산화 등이 불편하면 얼마나 짜증이 나겠는가. “나에게 좋은 신발 선택법은 ‘볼궁뒤’라는 3박자가 맞아야 합니다. ‘(발)볼’과 ‘(족)궁’, ‘뒤(꿈치)’가 조화롭게 맞을 때 가장 편합니다. 발볼은 너무 조이지도 너무 헐렁해도 안 좋아요. 아치로 불리는 족궁과도 밀착감이 좋아야 하죠. 족궁 밑에 빈 공간이 있어도 안 좋고, 나무 빡빡하게 받쳐주는 느낌이 들어도 좋지 않아요. 자기 발의 형상에 맞게 빈틈없이 메워주는 느낌이 나야 합니다. 뒤꿈치가 들썩거리거나, 헐렁하지 않게, 잘 잡아주는 느낌의 신발이 좋습니다.” 정 대표는 어찌 보면 당연하게 고민해야 할 요소인데 사람들은 이런 점을 간과하고 브랜드와 기능에만 관심을 가지다 탈이 나고서야 진정한 고민을 한다고 한다. 신발 고를 때 기준은 발 모양이다. 볼이 두꺼우면 볼이 넓은 신발, 얇으면 얇은 신발이 기본이라는 것이다. “신발의 크기는 실제 발 크기의 8mm~15mm 커야 합니다. 그동안 임상적으로 보면 볼이 얇은 사람은 8mm, 볼이 두꺼운 사람은 15mm를 신어야 편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발수치가 얼마인지도 모르죠. 일반적으로 오른손잡이는 왼발, 왼손잡이는 오른발이 조금 더 큽니다. 습관적으로 신발을 사지 말고 구체적으로 재보고 그 수치에 맞게 사야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요즘 신발 수치를 직접 재어보고 권하는 매장이 많으니 꼭 그런 곳을 찾아서 신발을 사는 게 좋습니다.” 그는 “부득이 직접 신발을 고를 때는 앞에서 얘기한 조건을 잘 따져보고 양발 중 큰 발에 사이즈를 맞춰 구매해야 하라”고 조언한다. 양발의 사이즈 차가 커 작은 쪽 신발이 너무 헐거울 경우 양말을 두장 겹쳐 신거나 그것도 어려울 경우 양발의 중간 크기에 맞추어 신발을 고르는 것이 좋다고 했다. 요즘 걷는 사람들이 많다. 어떤 신발이 좋을까? “기준은 똑 같아요. 다만 오래 걸을 땐 신발 앞쪽이 중요합니다. 앞으로 밀고 나갈 때 발등하고 발가락이 꺾이는 부분이 같이 꺾여주는 신발이 편합니다. 앞볼 쪽이 부드러운 신발을 고르면 됩니다. 그리고 바닥이 평평한 신발보다 앞볼 쪽이 약간 위쪽으로 굽은 게 좋아요. 앞으로 나갈 때 발이 잘 굴어가는 느낌이 들어야 편하기 때문입니다. 너무 평평하면 쉽게 발이 피곤해져요.” 등산화를 고를 때도 똑 같은 조건으로 고르면 된다. 등산화 자체가 산을 오를 수 있게 발판이 튼튼하기 때문에 자기 발 모양에 잘 들어맞는 것을 고르면 된다. 양말은 어떨까? “양말은 두껍고 얇고 보다는 면 소재가 아닌 게 중요해요. 요즘 다 기능성 양말로 나오기 때문에 면만 피하면 됩니다. 면은 땀이 차면 마찰계수가 높아져 피부가 쓸리고 물집이 잡힐 수 있죠. 겨울엔 동상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정 대표는 “신발은 오후 늦게 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발은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가장 작고, 저녁 무렵에는 5~10mm 커지는 경향이 있다. 오전 중에 신발을 구입하면 작은 것을 고르게 돼 발의 혈액순환이 나빠질 뿐만 아니라 통증이 올 수도 있다. 신발을 시험 삼아 신어볼 때는 선 상태에서 신어보는 게 좋다. 의자에 걸터앉았을 때와 서 있을 때의 발의 사이즈가 다르다. 서 있을 때가 앉았을 때보다 발이 10mm까지 커질 수 있다. 엘리트 선수는 아니었지만 학창 시절 육상 단거리 및 멀리뛰기 학교 대표로 활약했던 경험이 정 대표를 자연스럽게 달리기로 이끌었다. 대학에 들어가면서 학교 축제 때 단축마라톤에 참가했고 사회생활하면서는 마라톤을 즐기게 됐다. “1997년 1988년 올림픽 기념 마라톤대회에서 하프코스를 처음 달렸어요. 1시간 57분. 힘들었습니다. 하프코스도 이렇게 힘든데 감히 풀코스는 엄두도 못 냈죠. 1999년 서울마라톤에서 풀코스를 처음 완주했습니다. 4시간37분. 죽는 줄 알았어요. 하지만 해냈다는 자신감이 불끈 솟았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훈련해야겠다는 각오도 다지게 됐습니다.” 그 때부터 제프 갤러워이가 쓴 ‘마라톤’ 등 책을 읽으며 체계적으로 훈련했다. 매일 새벽 1시간 이상 달리고 출근했다. 주 5~6일을 달렸다. 그리고 꾸준히 마라톤 풀코스에 출전했다. 2004년 10월 춘천마라톤에서 마스터스마라토너들의 ‘꿈의 기록’인 서브스리(3시간 안쪽 기록)를 달성했다. 2시간 59분 30초. 그해 중앙마라톤, 다음해 서울마라톤, 서울국제마라톤 겸 동아마라톤까지 4회 연속 서브스리를 기록했다. 동아마라톤에선 2시간 57분 40초로 ‘동아마라톤 명예의 전당’에도 이름을 올렸다. 6차례 서브스리를 기록한 뒤엔 3시간대로 천천히 즐기면서 달리고 있다. 그는 마라톤과 함께 시작한 트레일러닝도 즐겼다. 거제 100km, 코리아 50K, 트렌스 제주, 지리산 화대종주 등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대회를 포함해 웬만한 국내 대회는 다 출전했다. 그에게 2018년 유럽 트렌스알파인 대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독일 남부에서 출발해, 오스트리아를 관통해 이탈리아로 넘어가는 273.8km 산악마라톤입니다. 알프스산맥을 하루 평균 38km씩 1주일을 달리는데 환상적이었죠. 해발 3200m까지 올라야 하니 힘들기도 하지만 화려한 경관에 빠지다보니 금세 1주일이 지나 갔습니다.” 선배 권유로 2009년부터 철인3종을 시작했다. 철인코스(수영 3.8km, 사이클 180km, 마라톤 풀코스)를 10시간 안에 달린다는 모토의 ‘텐언더(10 under)’에 가입해 운동했다. 텐언더 훈련부장을 6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철인코스를 완주하지는 못했다. “2013년인가 제주도 킹코스(철인코스)에 출전했다가 실패했어요. 사이클 타고 100km 지점인 돈내코에서 진이 빠져 주저앉았죠. 철인이 되려면 운동을 더 많이 해야 하는데 사회생활하면서는 쉽지 않아 킹코스는 포기했습니다. 그래도 ‘철인을 꿈꾸는’ 텐언더에서 열심히 훈련하고 있습니다.” 그는 주로 올림픽코스(수영 1.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와 하프코스(킹코스 절반)를 달린다. 올림픽코스 최고기록은 2시간30분대, 하프코스는 6시간30분대다. 정 대표는 좋아하는 일하며 돈 벌겠다며 2001년 대기업 과장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마라톤 마니아였던 그는 “마라톤 전문 용품 매장을 하는데 유통에 대해 아는 사람을 소개시켜 달라는” 선배의 부탁에 “제가 하겠다며” 러너스클럽 영업팀장으로 일하기 시작했고 2015년 독립했다. 러너스클럽 초기부터 편한 신발을 소개시켜주는데 주력했고 반응이 좋아 발교정을 연구하며 전문적인 피팅도 해주고 있다. 직접 다양한 운동을 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 바로 알아차리고 맞는 신발을 골라주고 있다. 정 대표의 신발 골라주는 서비스는 이제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도올 김용옥 선생(73)과 ‘달리는 정치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59)도 직접 찾아 맞는 신발을 신고 돌아갔다. “발을 잘 체크해서 가장 잘 맞는 것을 소개시켜주고 있습니다. 깔창 등으로 미세 조정해주기도 합니다. 권해준 신발을 신고 소비자가 만족할 때 가장 기쁘고 뿌듯하죠. 신발이 편해야 운동도 즐거운 법입니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21-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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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인이 건강해야 대한민국도 건강하다[양종구의 100세 건강]

    김영달 씨(86)는 올해부터 30년 전쯤 시도했다가 그만둔 한라산에서 백두산까지 종주에 다시 도전한다. 그는 당시 한라산을 오른 뒤 남도에서 임진각, 강원도 고성까지 국토 종주를 4번이나 했다. 휴전선이 가로막고 있어 백두산까지 가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언젠간 갈 수 있다는 꿈이 그를 달리게 했다. 그는 5월부터 매일 10∼15km씩 한라산에서 백두산까지 달리고 걸을 계획이다. 몸이 건강해지면서 다시 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69세까지 풀코스만 180회 완주한 마라톤 마니아였던 그는 “이젠 달릴 만큼 달렸다”며 운동을 그만둔 뒤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는 악몽을 겪고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3년 전 플랭크(Plank)란 운동을 만나 새 인생을 살고 있다. 플랭크는 팔꿈치를 바닥에 대고 전신을 지탱하는 운동으로 몸통에 근육을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다. 하루 10분 플랭크 운동으로 건강을 되찾은 그는 매일 스쾃(앉았다 일어서기) 100개씩 3회를 추가해 하며 다시 달릴 준비를 하고 있다. 양만석(84) 김정자(79) 씨 부부는 올 새해 첫날 서울 도림천 일대에서 열린 공원사랑마라톤에 출전했다. 당초 10km를 함께 달릴 예정이었지만 출발 당시 영하 6도라 위험하다는 주최 측의 권유에 따라 천천히 3∼4km를 걸었다. 부부는 마스터스마라톤계에서 ‘달리는 잉꼬부부’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한 해 코로나19 여파로 2∼5월 대회 출전을 하지 못한 가운데서도 10km만 77회를 함께 달렸다. 2002년부터 약 500회의 대회를 함께했다. 김 씨는 “마라톤 때문에 우리는 제2의 인생을 즐겁게 살고 있어요. 늘 함께 대회를 준비하고 출전하기 때문에 심심할 틈이 없어요”라고 말했다. 부부는 “달릴 수 있을 때까지 함께 달릴 것이다. 우리 나이에 건강하게 사는 것 외에 무슨 낙이 있겠나. 달리기와 걷기는 우리 부부에게 최고의 건강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11월 대한노인회 수장에 오른 김호일 회장(79)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장수 시대를 맞았는데 대한민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노인 자살률 1위다. 노인이 건강해야 대한민국이 건강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내놓은 해법은 노인들이 즐겁게 밖으로 돌아다닐 수 있게 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선 노인만의 일자리 창출 등 국가의 적극적인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노인이 집에 있으면 운동을 안 한다. 밖에 나가 지하철 및 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면 하루 1만 보는 걷는다. 그게 노인 건강으로 이어진다. 몸이 건강해야 정신도 건강하다. 자살률도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노인이 건강하면 노인 의료비에 들어가는 재정을 아낄 수 있고 이를 노인복지 비용으로 상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19년 만 65세 이상 노인 진료비는 35조7925억 원으로 국민 전체 진료비의 41.6%에 달했다. 행정안전부가 3일 발표한 주민등록인구 현황에 따르면 사상 처음 출생자가 사망자보다 적어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인구 데드크로스’ 현상이 나타났다. 60세 이상이 약 1244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4%에 달했다. 2040년엔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현재의 2배 수준인 1666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인구 100명이 부양할 노인 인구를 뜻하는 노년부양비도 2020년 21.7명에서 2067년 102.4명으로 증가해 46년 뒤 생산인구 1명이 노인 인구 1명을 부양하게 된다고 한다. ‘100세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이제 웬만하면 100세는 사는 세상이다. 그렇다면 이에 따라 국가 시스템도 바뀌어야 한다. 청년실업도 중요하지만 노인실업도 큰 문제이다. 무엇보다 노인 건강은 대한민국의 건전한 발전을 막을 수 있는 폭탄이 될 수 있다.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 등도 노인정과 복지관 등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등 고령화에 대비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 없인 바뀐 세상에 질질 끌려다닐 공산이 크다. 김 회장의 주장처럼 이제 노인을 경제의 한 축으로 봐야 한다. 청년고용을 위해 희생하는 존재가 아닌 상생의 주역으로 봐야 한다. 노인들이 건강해야 일도 할 수 있고 의료비도 아낀다. 김영달 씨와 양만석 씨 부부는 부단한 개별적인 노력으로 건강하게 살고 있다. 현실엔 그렇지 못한 노인이 더 많다.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이 44%(2017년 기준)로 OECD 회원국 중 1위라는 통계도 있다. 국가가 노인 건강을 위해 적극 나서지 않으면 ‘100세 시대’는 축복이 아닌 지옥이 될 수 있다. 양종구 논설위원 yjongk@donga.com}

    • 2021-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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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야를 달릴 때 가장 행복 “코로나 시대 가장 안전한 운동”[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회사원 신은미 씨(28)는 새해 첫 일요일인 3일 북한산을 달렸다. 우이령탐방로에서 시작해 도봉산역까지 26km. 가파른 능선을 오르내리고 소나무 잣나무 참나무 떡갈나무 등 다양한 나무와 바위, 개울을 지나 달리다 보면 4~5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산야를 달리는 트레일러닝(Trail-running)으로 몸에 있는 에너지를 완전히 소진하면 밤에 꿀맛 같은 잠에 빠져들고 다음날부터 일주일을 활기차게 보낼 수 있다고 했다. 신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서 오는 온갖 스트레스를 트레일러닝으로 날리며 즐겁고 건강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여러 운동을 해봤지만 트레일러닝을 할 때 가장 행복했어요. 지금 같은 상황에서 트레일러닝이 없었다면 무슨 재미로 살지 막막했을 것 같아요.” 그는 코로나19 시대에 가장 안전한 운동이 트레일러닝이라고 했다. “산은 완전히 열려 있어요. 사람들 마주칠 때만 조심하면 코로나19와는 전혀 상관없어요. 또 사실 산에 오는 모든 사람들은 다 건강한 사람들입니다. 아프면 못 와요.” 코로나19로 재택 근무중인 신 씨는 사람들이 왜 ‘코로나 블루(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우울증)’라고 말하는지를 몸소 느꼈다. 그는 “하루 종일 집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 일하다보면 하루 1000보도 걷지 못해요. 그러다보면 몸이 찌뿌드드하고 결국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죠. 달리니까 좋아 지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컨디션이 안 좋을수록 몸을 움직여야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다는 것이다. 운동을 열심히 해야 삶도 활기차고 회사일도 활력적으로 할 수 있다고 했다. 신 씨는 주로 새벽에 달리는데 요즘은 날씨가 추워 점심 저녁 짬을 내서 달린다. “원래 새벽에 일어나 달려야 하루를 활기차게 시작할 수 있어요. 하지만 늘 같은 패턴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더라고요. 일찍 잠에서 깨면 달리고, 아니면 점심, 저녁에 달려요. 그래도 달리지 않고 지나가는 날은 없어요.” 그는 거의 매일 달린다. 집 주변이나 공원에서 3, 4일 달리고 주 2회는 산으로 간다. 일요일에는 무조건 20~30km 장거리 트레일러닝을 한다. 주로 서울둘레길, 북한산둘레길, 한양도성길 등을 달린다. 대회 출전을 앞둘 땐 주당 70km 이상을 달린다. 코로나19로 대부분 대회가 취소돼 요즘은 건강도 챙기고 기쁨을 찾기 위해 주당 40~50km를 달리고 있다. 신 씨는 어려서부터 몸 쓰는 재미를 알았다고 했다. “중학교 때 엄마 따라 다니며 요가를 배웠어요. 그 때 제 몸에 대해 깨닫게 됐죠. 호흡법과 근육 움직임에 따라 몸이 활력적으로 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죠. 대학에 입할 때까지 했으니 한 5년 넘게 했을 거예요.” 대학에 들어간 뒤에는 친구들과 노는 재미에 운동을 등한시 했다. 술도 자주 마시고 친구들과 파티하며 밤새도록 놀기도 했다. 밤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등 생활 패턴이 깨지다보니 살도 쪘다. 호르몬에 이상도 생겨 다시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 때 크로스핏(Cross-Fit)이 찾아왔다. “크로스핏을 하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스포츠브랜드 회사에서 데이터분석 업무를 맡아 일하고 있는데 직원들에게 크로스핏을 무료로 가르쳐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했어요. 그래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2018년 말 2019년 초 무렵이었다. 오랫동안 운동다운 운동을 하지 않았지만 크로스핏은 신 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크로스핏은 여러 종목의 운동을 섞어서 훈련한다는 뜻의 크로스 트레이닝(Cross-training)과 신체 단련을 뜻하는 피트니스(Fitness)를 합친 운동. 크로스핏의 핵심은 ‘크로스 오버(CrossOver)’다. 파워리프팅의 최대근력, 역도의 파워, 육상의 스피드, 기계 체조의 협응력…. 서로 다른 영역을 한 데 모아 종합적으로 하는 운동이다. 짧은 시간에 엄청난 힘을 써야 한다. 특정 부위가 아닌 전신의 운동 능력을 고루 발달시킨다. 웬만한 사람들은 따라하기 힘들다. “시간은 짧지만 여러 명이 함께 시간을 정해서 누가 더 많이, 더 빨리 하는지 경쟁을 하는 게 좋았어요. 경쟁하다보니 혼자 할 때는 안 나오는 파워도 나오더라고요. 그렇게 순간적인 파워를 내는 재미가 쏠쏠 했어요.” 한 6개월 정도 했을까. 눈이 좋지 않아 라식 수술을 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안압이 올라가면 눈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의사가 당분간 무게 드는 운동을 하면 안 된다고 했기 때문이다. 수영도 못했다. 크로스핏에 막 흥미를 붙일 때 쯤 그만두게 된 것이다. 그 때 찾아온 게 달리기였다. “의사 선생님이 달리기를 권유했어요. 원래 활동적인 성격에 운동을 좋아한다고 하니 달리라고 하셨어요. 구기운동도 눈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어요.” 달리면 숨이 차고 힘들 것 같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반전 매력이라고 할까. 한껏 달리고 나면 상쾌했다. 그는 “숨이 차지만 참고 끝까지 달리고 난 뒤엔 뿌듯한 성취감을 느낀다”고 했다. 달리기를 하다보니 살이 너무 빠지는 느낌이 왔다. 유산소운동이라 당연한 결과지만 근육까지 빠지는 것 같아 새로운 운동을 찾았는데 주변에서 “트레일러닝을 하면 하체 웨이트트레이닝을 별도로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 바로 시작했다. “등산은 취미로 하고 있었지만 산을 달린다는 생각을 못했는데 해보니 제게 딱 맞은 운동이었습니다. 트레일러닝은 저를 정말 행복하게 만들어줘요.” 트레일러닝의 매력은 ‘정글 탈출’과 같은 극한과의 싸움이다. “산을 달려야 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물과 간식만 가지고 20~30km를 달려야 합니다. 쉽지는 않아요. 가다가 길을 잃어도 어떡하든 완주를 해야 합니다. 도전의 연속이죠. 그게 저를 산으로 이끌고 있어요. 도시에서만 살다 자연 속에서 다양한 장애물을 넘으며 살아남는다는 즐거움도 컸어요. 가지고 있는 에너지 다 쓰고 행복하게 잠을 잘 수 있는 즐거움도 있고요.” 뭔가에 제대로 집중하는 것도 트레일러닝의 매력이라고 했다. “산을 달리다보면 발을 헛디디면 큰 부상을 당할 수 있어요. 도로나 공원을 달리는 것과는 또 달라요. 육체적으로도 잘 준비해야 하지만 고도로 집중해야 합니다. 산을 달릴 땐 다른 생각 없이 온전히 달리는 것에만 집중해야 합니다. 그게 저를 트레일러닝에 푹 빠지게 했어요.”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고 했던가. 산 달리기를 즐기던 신 씨는 트레일러닝에서 무한한 잠재력을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열린 하이트레일 나인피크 울주에서 상위권에 입상한 것이다. 하이트레일 나인피크는 경남 울주군의 영남알프스 9개 산의 9봉을 완주하는 대회다. 신 씨는 5개봉을 완주하는 44km부분 여자부에서 3위를 했다. 기록은 8시간 52분 4초. 목표도 생겼다. “지난해엔 대회 출전 자체가 목표였는데도 좋은 결과를 얻었어요. 올해는 메이저 대회에서 1, 2등으로 올라서고 싶어요. 작은 목표지만 이것을 이루기 위해 사는 게 너무 즐겁고 재밌어요. 달리다보니 건강해졌고 자신감도 생겼어요. 이젠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국내 트레일러닝 메이저대회는 거제 100km, 코리아 50K, 트렌스 제주, 지리산 화대종주 등이 있다. 5년 안에 세계 최고의 트레일러닝 대회인 울트라트레일몽블랑(UTMB)에도 도전하겠다고 했다. UTMB는 세계 최고 권위의 트레일러닝 대회로 170km(UTMB), 101km(CCC), 119km(TDS), 290km(PTL), 55km(OCC) 등 5개 종목이 열린다. UTMB에 가려면 각종 트레일러닝대회에 출전해 점수를 따야 한다. “매일 무엇인가에 도전한다는 것에서 제가 살아 있음을 느껴요. 산을 달리는 것도 도전이고 대회 출전도 도전이죠. UTMB도 그런 도전의 하나입니다. 차근차근 도전하겠습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1-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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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부가 함께 100세까지 달린다…‘잉꼬 마라토너’의 사연[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평생 이렇게 함께 달릴 겁니다.” 신축년 소띠 해 첫날인 1일 서울 도림천 일대에서 열린 공원사랑마라톤에 양만석-김정자 씨 부부가 등장했다. 양 씨는 호적엔 1938년 생으로 돼 있지만 실제론 1937년 생으로 올해 만 84세가 된다. 김 씨는 1942년 생으로 79세다. 두 부부는 2000년대 초반부터 함께 마라톤을 하며 건강하게 부부의 정을 쌓고 있다. 평소 새해맞이는 대관령해돋이마라톤을 달리며 했는데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모든 대회가 취소되는 바람에 공원사랑마라톤을 찾은 것이다. 공원사랑마라톤은 새벽부터 참가자들이 자신들의 시간에 맞춰 따로따로 출발해 달리기 때문에 사람들과 마주칠 가능성이 적어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에 열려 코로나19로 대회가 최소 되는 가운데서도 골수 마라톤마니아들이 자주 찾고 있다. 양 씨 부부는 이날 2021년 신년일출마라톤으로 열린 공원사랑마라톤이라 참석했지만 달리지는 않고 천천히 걸었다. 그들이 출발하려고 했던 오전 8시30분에 섭씨 영하 6도로 추웠기 때문이다. 양 씨는 “우리는 영하 3도 이하면 달리지 않는다. 건강도 좋지만 너무 추우면 역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해 첫날이라 추워도 각오를 새롭게 하기 위해 나와서 천천히 걸었다”고 했다. 공인회계사인 양 고문은 고려투자신탁 사장과 증권감독원 부원장보 등을 역임한 뒤 이젠 아내와 건강하고 즐겁게 사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두 부부는 2020년 한해 10km만 77회 달렸다. 코로나19가 퍼지던 2월부터 5월까지 잠시 쉬었지만 매주 2회 공원사랑마라톤을 함께 달렸다. 평생 함께 출전한 마라톤 횟수가 500회 정도 된다. 양 씨는 2002년 11월부터 마라톤을 시작해 풀코스 6회, 하프코스 103회, 10km 396회, 10km이하 17회 등 523회를 달렸고, 김 씨는 하프코스 4회, 10km 473회, 10km 미만 19회 등 496회를 달렸다. 김 씨가 달릴 땐 늘 양 씨도 달렸다. 두 부부가 마라톤의 시작한 계기는 건강 때문이었다. 양 씨의 말이다. “의사의 권유로 살을 빼고 있을 때인 2002년이었다. 회계사로 일하며 감사를 하던 업체인 (주)영국전자의 대표가 마라톤을 권했다. 다이어트에도 좋지만 건강에 아주 좋다고 했다. 달리는 것을 싫어했던 터라 정중히 사양했다. 그런데 그해 11월 말 여의도에서 열리는 마라톤대회 10km 코스에 신청해 놨다고 연락이 왔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달렸다.” 반강제로 출전한 마라톤에서 양 씨는 예상 밖으로 잘 달렸다. “사람들은 헉헉거리는데 난 힘든 걸 못 느꼈다. 주변에서 잘 뛴 거라고 띄워 주고, 아 그게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김 씨는 남편이 달리며 좋아하는 것을 보고 4개월 뒤 마라톤에 입문했다. 선천적으로 몸이 약했던 김 씨는 남편과 함께 마라톤대회에 출전하며 건강이 아주 좋아졌다고 했다. 1년여 지나 ‘고양시 마라톤클럽’에 가입했다. 오가며 회원모집 플래카드를 봤는데 일산호수공원이란 좋은 환경에서 회원들과 격려하며 달릴 수 있어 좋았다. 초창기엔 양 씨도 욕심을 냈다. 2003년 9월 하프코스를 처음 완주했다. 2006년 서울국제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 첫 풀코스에 도전해 4시간 31분 58초를 기록했다. 세계 최고의 보스턴마라톤대회 출전자격(70대 기준)을 1분58초 넘어선 기록이지만 주최 측의 배려로 이듬해 보스턴마라톤에도 출전했다. 그해 11월 100km 울트라마라톤을 14시간 24분 5초에 완주했다. 하지만 욕심을 버렸다. “마라톤을 하다보니 성취욕을 이기지 못해 100km까지 달렸다. 하지만 1회로 끝냈다. 즐겁게 달리는 게 건강에 가장 좋았다.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할 때도 늘 결승선을 통과하며 힘들었던 기억밖에 없다. 그래서 어느 정도 달린 뒤 풀코스와 하프코스에는 더 이상 출전하지 않고 있다.” 2010년 김 씨가 고관절을 다쳐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수술을 한 뒤부터 부부는 10km만 달리고 있다. 김 씨의 말이다. “마라톤 때문에 우리는 제2의 인생을 즐겁게 살고 있어요. 늘 함께 대회를 준비하고 출전하기 때문에 심심할 틈이 없어요. 고관절 인공관절 수술한 뒤 의사가 달리지 말라고 했지만 천천히 즐기면서 달리니 전혀 문제없어요. 건강도 좋아요. 남편이나 저나 독감주사 한번 맞지 않을 정도로 건강해요. 우리 나이 때 제대도 걷지도 못하는 사람도 있지만 우린 달리며 건강과 행복을 함께 챙기고 있어요.” 남편과 천천히 즐겁게 달린다고 하니 의사도 “그럼 절대 넘어지진 않도록 조심하며 달리세요”라고 했단다. 넘어져 고관절을 다시 다치면 위험한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초창기 땐 훈련도 했지만 요즘은 주 2회 공원사랑마라톤 10km 대회에 출전하는 것과 걷기로 건강을 다지고 있다. 양 씨는 대회에 출전하지 않으면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을 찾나 둘레길 10km를 2시간가량 걷는다. “난 움직여야 살아 있는 것을 느낀다. 가만히 앉아있으면 좀이 쑤셔 힘들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만 서울대공원을 182회 돌았다. 김 씨는 처음엔 마라톤 10km를 주 1회 달리는 것도 버거웠지만 요즘은 남편과 2회를 달릴 정도로 체력이 좋아졌다. 그래도 체력을 감안해 서울대공원 걷기는 가끔 함께 하고 있다. 부부는 모든 관절이 정상이며 아픈 곳 전혀 없다고 했다. 부부는 새벽 4시에 일어나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하루를 시작하고 저녁 8시면 잠자리에 드는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부부는 2006년 함께 작사한 곡들을 모아 결혼 40주년 및 고희 기념 음반도 내놓기도 했다. 앨범 타이틀은 ‘인생은 마라톤’. 2002년부터 건강을 위해 시작한 마라톤에서 얻은 느낌과 생각들을 곡으로 표현했다. 이들의 노래가 마라톤 관계자들에게 알려지면서 각종 마라톤 행사에 단골로 초대되기도 했다. 함께 노래 부르는 마라톤찬가 자원봉사도 165회나 했다. 부부는 소(남편 띠)와 말(아내 띠)이라고 새겨진유니폼을 맞춰 입고 함께 달리며 마라톤도 즐기고, 노래를 부르며 인생을 함께 즐기고 있다. 양 씨는 말한다. “달릴 수 있을 때까지 달릴 것이다. 우리 나이에 무슨 즐거움이 있겠나? 건강을 위해 노력하고 즐겁게 행복하게 사는 것 아니겠나. 달리기와 걷기는 우리 부부에게 최고의 건강법이다.” 양 씨는 달리는 사람들에게 당부를 했다. “마라톤하면 풀코스라며 무리하게 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혹자는 아픈데 주사를 맞으면서까지 달린다. 그러면 몸을 망친다. 건강하고 즐겁자고 하는 마라톤으로 몸이 망가지면 얼마나 억울한가. 제발 무리하지 말고 즐겁게 펀런을 해야 오래오래 달릴 수 있다. 풀코스 수 백 번, 1000번을 넘게 달리면 뭐하는가, 100세에도 10km를 달리는 게 더 중요하지 않겠나. 난 100세에도 달리기 위해 무리하지 않고 즐겁게 달린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1-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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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인당 月 60만원 벌 수 있는 휴일 노인 사원제도 도입을”

    “대한민국은 OECD 가입국 중 노인 자살률 1위다. 노인이 건강해야 대한민국이 건강하다. 노인들이 건강하기 위해선 최소한의 돈이 필요하다.” 지난달 제18대 대한노인회 수장으로 취임한 김호일 회장(78)은 “임기 동안 노인들이 월 100만 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또 “노인 대상 여론조사를 해보면 최소한 하루 1만 원의 용돈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가정에서 30만 원씩 두 부모에게 월 60만 원을 주기는 힘들다”며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무턱대고 모든 노인에게 돈을 주자는 얘기는 아니다. 노인 일자리를 만들자는 것이다. 김 회장은 “휴일 노인 사원제도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정부와 공기업, 기업들이 쉬는 날에 관공서 민원센터를 운영하고, 기업들도 휴일에 꼭 해야 할 업무를 퇴직 사원에게 이어가게 하자는 것이다. 김 회장은 “최저임금으로 계산해 휴일 노인 사원제도를 운영하면 60만 원을 벌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 대신 “병약해서 일을 할 수 없는 노인에게는 최저생계비인 30만 원을 정부가 지원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국회의원 출신 김 회장은 대한민국이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7.2%로 고령화사회로 진입하던 2000년부터 노인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 3선 의원이 되던 2000년 국회 노인복지정책연구회를 만들었다. 그리고 올 10월 2전 3기 끝에 4년 임기의 대한노인회 수장 자리에 당선됐다. 김 회장은 중소도시 버스 무상승차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현재 정부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양승조 충남도지사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이미 노인 대중교통 무상 운영을 시행하고 있다. 그는 “대중교통을 무상으로 이용하고 종교 단체와 적십자, 로터리클럽 등 자선단체들이 벌이는 무상급식을 강화하면, 노인들이 하루 1만 원을 온전히 문화 체육 활동에 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환경이 조성되면 노인들이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서 영화도 보고 온천도 하고 등산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노인들이 집에 있으면 운동을 안 하지만 지하철 및 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면 하루 1만 보는 걷는다”며 “그게 노인 건강으로 이어지고 자살률도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회장에 따르면 노인이 건강해지면 노인 의료비로 투입되는 재정을 아낄 수 있고, 이를 노인복지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2019년 만 65세 노인 진료비는 35조7925억 원으로 국민 전체 진료비의 41.6%에 달한다. 김 회장은 “노인이란 단어부터 바꿔야 한다며 지혜로운 사람인 ‘혜인(慧人)’으로 부르는 범국민 캠페인을 벌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영국에서는 노인이 별세하면 도서관 하나가 불타 없어진다고 한다”며 “노인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누구나 언젠가 노인이 되는 만큼 절대 따로 봐선 안 된다”며 “모두가 행복하게 살려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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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라산서 백두산까지 종주…‘85세’ 나이에도 도전하는 이유[양종구 기자의 100세 시대 건강법]

    “플랭크는 최고의 운동입니다. 그것을 널리 알리기 위해 다시 도전에 나섭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했던가. 올해로 85세인 김영달 씨는 내년부터 약 30년 전 시도했다 남북분단 상황에 따라 성공하지 못한 한라산에서 백두산까지 종주에 나선다. 김 씨는 2019년 11월 2일 ‘양종구 기자의 100세 시대 건강법’에 소개했던 인물이다. 마라톤광에서 플랭크(Plank) 운동 전도사가 된 그는 최근 앉았다 일어서기인 스쾃 운동과 팔 벌려 뛰기로 몸을 만들고 있다. 다시 달리기 위해서다. “약 30년 전에 한라산을 오른 뒤 남도에서 임진각, 고성까지 종주를 4번 했습니다. 백두산까지 가려고 했는데 휴전선이 가로 막아 이루지 못했습니다. 플랭크 운동으로 다시 몸이 좋아지니 재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남북 관계가 원활하지 않아 역시 한반도에서 백두산까지 가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내년 5월부터 매일 10~15km씩 한라산에서 백두산까지 달리고 걸을 계획이다. 나이를 감안해 ‘거북이 마라톤’으로 천천히 도전한다. 그리고 매년 도전할 생각이다. 도전해야 살아 있음을 느끼기 때문이다. “제가 유럽 여행하며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갔을 때 북한 대사관을 찾아 간 적이 있어요. 한라산에서 백두산까지 도전했던 사람이라고 하니 알고 있더라고요. 제 스토리가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거든요. 뭐 이렇게 계속 도전하면 북한에서 길을 열어줄 수도 있지 않을까요.” 김 씨가 이렇게 다시 도전에 나선 이유는 최근 당뇨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당뇨를 이기기 위해 더 운동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고 한라산에서 백두산까지 도전에도 다시 나서게 된 것이다. “열흘 전 쯤 제가 건강검진에서 당뇨병 판정을 받았습니다. 의사가 약을 먹여야 한다고 했는데 제가 자연치유를 위해 노력해보겠다고 했죠. 그러니 허벅다리를 키우는 것이 당뇨병에 좋고, 스쾃이 허벅다리를 키우는데 좋다는 조언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스쾃을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과거 가끔 스쾃을 20번 정도 해봤는데, 이번에 해 보니까 100번 정도는 큰 힘을 들이지 않고 할 수 있었습니다. 이게 모두 플랭크 덕분입니다. 플랭크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새로이 느꼈습니다.” 송준섭 강남제이에스병원 원장은 “아마도 김 선생님이 당뇨 판정을 받는 것은 유전적인 이유일 것으로 보인다. 유전적인 당뇨는 운동으로도 막지 못한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 스쾃으로 허벅다리 근육을 키우는 것은 아주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다만 무릎 상태가 양호해야 하며 자세도 좋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열흘 전부터 매일 아침 점심 저녁으로 플랭크 5분씩 3회, 스쾃 100번 씩 3회를 하고 있다. 팔 벌려 뛰기도 시도하고 있다. 팔 벌려 뛰기는 심폐 기능과 연관돼 있어 아직 한번에 100번은 채우지 못하지만 조만간 채울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김 씨는 69세까지 풀코스만 180회 완주한 마라톤 마니아였다. 어느 순간 그 정도면 됐다고 운동을 그만둔 것이 화근이 됐다. 75세 이후 급격히 체력이 떨어진 것이다. 할 만큼 했으니 이제 여생을 즐기며 살자고 생각한 게 잘못이었다. 76세부터 다시 운동을 시작했고 그게 플랭크였다. “나이 먹는 것을 겪어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체력이 어느 순간 떨어지는데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급격히 떨어집니다. 체력이 떨어지다 보니 조금만 움직여도 어지럽고…. 불평불만에 짜증도 많았습니다.” 동네 뒷산은커녕 계단도 못 오를 정도였다. 김 씨는 다시 운동을 하려고 노력했다. 유튜브를 보고 좋다는 운동은 다 따라서 했다. 그런데 힘들어 제대로 따라서 하지 못했다. 근육을 키우는 게 좋다고 해서 보디빌딩하는 친구들을 따라하기도 했다. 일주일도 못했다. 그러다 한 젊은 친구가 “어르신 운동은 종류가 중요한 게 아니라 꾸준하게 할 수 있는 게 좋습니다. 플랭크 한번 해 보세요”라고 했다. 플랭크는 팔꿈치를 바닥에 대고 전신을 지탱하는 운동. 최근 코어로 불리는 몸통에 근육을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다. 바로 따라서 해봤다. 3개월만 해보자고 시작했다. 3개월 해보니 근육이 미세하게 생겼고 힘줄도 보이기 시작했다. 벌써 3년이 넘었다. 김 씨는 몸으로 다리 놓듯 엎드려 있는 플랭크를 ‘다리 놓기 운동’으로 부른다. 그는 ‘하면 된다 다리 놓기 운동’이라며 나이 지긋한 남녀분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10분만 투자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집니다”며 설득한다. 김 씨는 매일 아침 플랭크 운동을 10분 하고 하루를 시작했다. 이젠 아주 건강하다. 계단도 맘 놓고 오른다. 4시간 동안 쉬지 않고 걸어도 끄떡없다. 한 다리를 한 손으로 잡고 외다리로 서 있어도 흔들리지 않고 균형을 잡을 수 있다. 자리에 양발개고 앉아 있다 손을 땅이나 지지대를 잡지 않고 발힘만으로도 거뜬하게 일어설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상태에서 당뇨가 찾아와 스쾃 운동을 시작했고, 다시 달리기 위해 팔 벌려 뛰기 운동까지 추가해 하고 있는 것이다. “운동은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합니다. 멈춤이 없어야 합니다. 지금같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 시대엔 플랭크와 스쾃이 아주 좋은 운동입니다. 그리고 운동 전 준비운동과 운동 후 정리운동을 잘해야 부상이 없습니다.” 김 씨는 한때 ‘마라톤 중독자’였다. 역사학 교환 교수로 1987년 미국 메인주 주립대학에 갔을 때 마라톤을 시작했다. 당시 1m65의 단신에 81kg까지 살이 쪄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숨이 차고, 늘 피곤에 시달렸다. ‘달리기 천국’ 미국에서 자연스럽게 달리기 시작했다. 1988년 마라톤 풀코스에 첫 도전했다. “마지막 5km를 거의 기다시피 해서 들어왔고 엄청 힘들었지만 해냈다는 자신감이 날 다시 마라톤으로 이끌었다”고 했다. 이후 세계 최고 대회인 보스턴 마라톤에만 2회 참가하는 등 풀코스만 125회 뛰었다. 국토 종단, 국토 횡단, 호남선, 경부선, 중앙선 등 기타 대회까지 하면 180회를 달렸다. 한창 때 풀코스 최고 기록이 3시간25분이었다. “이젠 풀코스를 달리기는 힘듭니다. 천천히 걷는 듯 달리는 듯 하루 10~15km를 달리면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언젠간 목적지까지 가지 않겠습니까? 한라산에서 백두산까지. 북한에서 막는다면 다시 시도하면 됩니다. 그렇게 계속 도전해보겠습니다.” 나이를 잊은 그의 도전이 결국 100세를 사는 건강법이 아닐까.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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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예종예술실용전문학교, ‘하이컨디션 자격증 취득 과정’ 개설

    남예종예술실용전문학교(대표이사 백승렬)가 하이컨디션 국민운동본부(총재 황설)와 함께 ‘하이컨디션 자격증 취득 과정’을 개설한다. 1,2급 강사 양성 프로그램으로, 이론과 실기 등을 종합적으로 교육한다. 자격증을 따면 전국 센터 및 지부, 자방자치단체, 노인정, 요양원, 여성단체 등에서 일할 수 있다. 교육은 내년 1월 8일 서울 동대문구 보문로 6에 위치한 남예종예술실용전문학교 아트홀에서 시작된다. 하이컨디션은 “황금똥을 누어 몸의 컨디션을 최고로 만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2010년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좋은배설문화실천운동본부를 만든 황설 총재가 ‘황금똥을 누자’는 캠페인을 통해 국민들에게 황금배설의 중요성을 알리며 시작됐다. 이후 기업, 대한노인회 지부 등 단체에 황금똥의 중요성과 하이컨디션 황금똥 댄조(댄스+체조)에 대한 강연이 이어지면서 알려지게 됐다. 하이컨디션 황금똥 댄조로 건강을 찾은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최근 여러 방송에 소개 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20-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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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금똥이 만병통치약” 7가지 ‘변’건강 체크포인트[양종구의 100세 건강]

    1990년대 중반 고시공부 한다고 경기도 양평 산속에서 살았다. 당시 ‘고시생들’은 공부한다는 핑계로 산속 고시원에 틀어박혀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끼리끼리 모여 술도 마시고 놀았다. 공부를 더 잘한다며 운동도하고 산책도하고…. 어느 순간 공부보다는 운동을 더 많이 해 ‘운동선수’로 불리는 고시생도 있었다. 황설 하이컨디션(HiCondition)국민운동본부(이하 하이컨디션) 총재(53)도 그렇게 됐다. 10년간 고시 공부를 했지만 성과는 없었고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것은 안 해 본 게 없다. 그러다 ‘황금똥’을 발견했다. 하이컨디션은 ‘황금똥’을 누어 몸의 컨디션을 최고로 만든다는 의미다. “어느 날 산속을 산책하다 변의를 느꼈어요. 구석에서 시원하게 일을 봤는데 황금 막대 2개가 멋지게 나왔죠. 너무 상쾌했습니다. 신기해서 이쪽저쪽으로 굴려 봤어요. 막대기에 묻지도 않았어요. 상쾌함을 넘어 컨디션도 아주 좋았어요. 이런 기분을 매일 느끼고 싶어 연구를 했습니다.” 자연그대로의 섭생이 답이었다. 연구하다보니 야생 동물들을 관찰하게 됐고 그들의 변을 살펴보니 깔끔했다. 단순하게 먹어서 그랬다. 황 총재는 “산속에서 밥하고 나물 등 자연식으로 먹다보니 그랬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6개월간 계속 실천하자 몸이 아주 가볍고 날아갈 것 같았다. 고시에 패스하지 못하고 시간만 때우고 있자 사업으로 큰 돈을 번 성균관대 행정학과 동기인 친구가 불렀다. 그래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친구 사업이 흔들려 나오게 됐고 어느 순간 잘못된 길로 들어 집 두 채를 날리기도 했다. 2000년대 초중반이었다. 그 즈음 구성애 씨가 진행하는 ‘아우성(아름다운 우리 아이들의 성을 위하여)’이 한창 인기를 끌고 있었다. 그 때 성(性)도 중요하지만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본능인 배설도 중요하다는 생각에 황금똥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본명 김성호도 황금배설의 줄임말 황설로 바꿨다. “현대인도 가끔씩 황금똥을 볼 때가 있죠. 하지만 어쩌다 우연히 본 것입니다. 그동안 건강을 위해 잘 먹고 운동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지 잘 누는 것엔 무관심했어요. 전 한순간 ‘이거다’며 환소성을 질렀고 황금똥을 건강의 시금석으로 삼고 연구해보자는 생각을 다시 했습니다.” 황금똥은 조선시대 임금의 건강 징표였다. 조선시대 왕의 주치의였던 어의를 다른 말로 ‘상분직(嘗糞職)’이라고 했다. 매일 임금의 매화(똥) 맛을 보며 건강을 살피는 직책이라는 의미다. 궁중에서는 대변을 매화라고 했고 임금의 대변기를 매화틀이라고 했다. 임금님이 매화를 만드실 때마다 매화를 꼼꼼히 체크하는 것이다. 어의는 왕의 똥 변화를 살핀 뒤 그 내용을 내시부 수장인 상선에게 알리고 왕의 수라를 만드는 사옹원에 수라상 요리 재료를 조절하도록 권유했다. 똥을 통해 건강 체크와 식단 관리를 했다. 똥이 쓰거나 지독한 냄새가 나지 않으면 건강하다는 것이고, 회색 흰색처럼 색이 이상하거나, 맛이 달면 외관으로는 눈치 채지 못한 병이 생겼음을 나타낸다. 건강한 사람의 몸은 단 성분, 즉 영양분을 배출시키니 않기 때문이다. 황 총재는 농사는 물론 모든 산업에서 인풋이 있고 과정이 있고 아웃풋이 있듯 인간에도 이 시스템을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몸에 좋다고 잘 먹긴 했는데 결과는 잘 확인하지 않았다. 결과인 변을 반드시 확인해야 잘 먹었는지 소화가 잘 됐는지를 알 수 있는 법이다. 그리고 피드백을 주면 먹는 것을 조심해 소화를 잘 시킬 수 있는 것이다. “황금똥을 누기 위해선 습관이 중요합니다. 매일 변을 보고 유심히 살펴봐야 하죠. 7가지 판단 기준(배설 횟수, 색깔, 냄새, 모양, 무게, 굳기(점도). 상쾌감)에 따라 더 잘 보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 노력에 먹는 것과 운동이 포함된다. 냄새가 없고 물에 뜨는 황금색이 가장 건강하다. 황 총재는 “기름도 완전 연소돼야 매연이 덜 나오듯 음식도 완전히 소화시켜야 합니다. 그러려면 식단을 단순화 시켜야 해요. 영양소는 골고루 하되 1식 3찬, 1식 5찬 등 간단하게 먹어야 합니다. 특히 양념이 많이 들어간 음식은 위와 장에 부담을 줍니다”고 했다. 닭볶음탕보단 닭백숙을 먹어야 좋다는 것이다. 그는 “매일 변을 살피다보면 황금색을 위해 더 조심해서 먹게 됩니다”고 했다. 모든 기준이 변이다. 결과를 기준으로 인풋을 달리하는 것이다. “변의 질을 12단계 급수로 나눴어요. 앞에서 얘기한 7가지 판단 기준으로 매일 자신의 변을 기록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판단하고 사진을 찍어 보내면 점수화해 피드백을 줍니다. 휴지에 묻지 않고 냄새도 없고 물에 둥둥 뜨는 것을 기준으로 80점 이상이면 골드바를 줍니다. 골드 실버 브론즈 메달 올림픽 메달같이 상징적인 것이죠. 80점 이상 30회를 하면 한 급수 올라갑니다. 변은 쉽게 바뀌지는 않습니다.” 이론상 가장 빨리 올라가는 사람은 한달이면 올라간다. 하지만 조금만 관리에 소홀하면 변은 변한다. 설사를 할 수도 있다. 1년 만에 1급수 올라가는 사람들도 있다. 황 총재는 2010년 서울시 지원을 받아 좋은배설문화실천운동본부를 만들어 ‘황금똥을 누자’는 캠페인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국민들에게 황금배설의 중요성을 알리 시작했다. 처음엔 잘 배설하기 위해서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에 포인트를 뒀지만 약 5년 전 산속에서 배운 단전호흡 동작을 활용해 ‘황금똥 누기 운동법’을 만들었다. 그게 하이컨디션 황금똥 댄조(댄스+체조·이하 댄조)다. 댄조는 호흡법과 괄약근 조이기가 섞여 있다. 황 총재는 산속에서 단전호흡 도사들로부터 배운 호흡법과 동작을 변형시켜 2000곡이 넘는 음악에 맞춰 쉽게 출수 있는 댄조로 만들었다. 황 총재는 “호흡을 들이 마시고 내쉴 때 단전에 힘을 주며 괄약근을 조이면 된다. 댄조에 팔과 골반을 흔드는 동작이 많은데 장을 활성화 하고 괄약근을 조이는 동작이다”고 설명했다. 댄조로 건강을 찾은 사람들이 늘면서 최근 방송을 타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변비로 40여년 고생한 이경자 전 한국폴리텍대학 귀금속공예과 교수(58)는 지난해 7월 집에서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서핑을 하다 ‘쾌변’이라는 단어에 이끌려 하이컨디션을 찾아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댄조를 배우고 음식을 조절해 10개월 만에 변비의 고통에서 해방된 것이다. 이 전 교수는 변비 탈출을 위해 안 해본 게 없었다. 약은 물론 알로에, 쑥물, 고구마 등 변비에 좋다는 음식은 다 먹어봤다. 심지어 들기름이 좋다고 먹었다 속이 뒤집어지기도 했다. 화장실에 들어가 ‘씨름’할 땐 가족들에게 “내가 쓰러지면 앰뷸런스를 불러 달라”고 할 정도로 고통의 나날이이 이어졌다. 20~30분 많게는 ·1시간 넘게 씨름해 겨우 콩 한 톨 만하게 ‘일’을 보는 날이 허다했다. 늘 신경 쓰였고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박자에 맞춰 항문의 괄약근을 조이고(케겔 운동) 장을 활성화 시키는 댄조는 쉽고 재밌었다. 하이컨디션에는 주 1회 갔지만 집에서 하루 1~2시간 댄조를 췄다. 하지만 바로 고민이 해결되지는 않았다. 황금똥을 보기 위해선 먹는 것도 중요했다. 잘 먹어야 잘 누는 법이다. 단순하지만 섬유질이 많이 들어간 식단, 유산균 등을 함께 먹어주니 어느 순간 뻥 뚫렸다고 했다. 이 전 교수는 요즘 매일 일을 본 뒤 똥을 유심히 바라보며 “너 미쳤나보다. 어디 갔다 이제 왔냐?”고 대화를 하기도 한다고 했다. 그만큼 즐겁고 행복하다. 이 전 교수는 황금똥을 보기 위해 식단을 조절하고 댄조를 추면서 체중이 6kg이나 빠졌다. 최주연 씨(60)는 10년 전 남편이 암 판정을 받은 뒤 건강에 관심을 가지면서 하이컨디션을 만났다. 폭식에 술, 담배까지 했던 남편과 비슷하게 음식을 즐기고 있었던 그는 “이래선 안 되겠다”며 건강법을 찾다 하이컨디션을 만난 것이다. 최 씨는 “고혈압 당뇨 등 온갖 성인병이 있었는데 황금똥을 보기 위해 음식을 조절하고 댄조를 추면서 몸아 확 바뀌었어요. 65kg이던 체중이 49kg으로 줄었어요. 살이 너무 빠지자 얼굴이 쭈글쭈글해져 보기 민망했는데 좀 지나니 탱탱해졌고 지금은 빛이 난다고 해요”라고 말했다. 장 관리를 위해 하이컨디션을 찾았는데 다이어트까지 돼 지금은 에너지 넘치는 삶을 살고 있다. 주변에선 10년은 젊어 보인다고 한다. 고질적인 허리 통증을 없애기 위해 운동으로 댄조를 시작한 지 5년이 넘은 가정주부 설지원 씨(57)는 “황금똥을 보면서 체중이 8kg 빠졌고 허리 통증이 사라졌다. 어느 순간 감기에도 안 걸리고 피부에도 윤기가 흘렀다. 내겐 황금똥이 만병통치약”이라고 말했다. 설 씨는 허리가 아파 젊었을 때부터 건강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운동을 했는데 황금똥을 보기 위해 먹는 것을 조절하고 댄조를 추면서 몸이 바뀌었다고 했다. 황 총재는 “자연식에 가깝게 먹고 댄조를 하면 황금똥이 나오고 무병장수 할 수 있습니다”고 장담했다. 그는 “밤똥잠숨, 즉 밥을 잘 먹고 똥을 잘 누고 잠을 잘 자고 숨을 잘 쉬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습니다. 이게 인간이 건강하기 위한 필수 생활습관입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잘 관리해 황금똥을 누게 되면 면역력도 좋아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도 이겨낼 수 있다고 했다. 황 총재는 기업 등 단체, 노인정 등에 황금똥과 댄조 관련 강연을 많이 했는데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잠시 쉬고 있다. 그는 “몸이 건강하면 면역력이 높아지는 법이다. 변 관리를 잘하면 건강도 챙기고 면역력도 높여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라고 다시 강조했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20-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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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환경 생활용품점 ‘프레딧’ 출범

    종합유통기업 한국야쿠르트가 온라인몰 ‘프레딧(Fredit)’을 출범시켰다고 16일 밝혔다. 프레딧은 유제품, 신선식품, 건강기능식품뿐만 아니라 화장품, 리빙, 유아용품 등 친환경 생활용품을 다루는 종합쇼핑몰이다. 한국야쿠르트가 온라인 플랫폼에 역량을 집중하며, 유제품과 신선식품 등 주력 상품의 판로를 새롭게 개척하는 동시에 다른 생활 품목까지 범위를 확장한 것이다. 프레딧은 ‘정직한 신선·유기농 선별 숍’이라는 모토로 천연, 유기농, 비건, 친환경 인증상품 등만을 엄선해 취급한다. 모든 제품은 전 성분과 관련 인증서를 투명하게 공개한다. 프레딧 라이프(Life)와 프레딧 푸드(Food)로 나뉘며, 기존 온라인몰 ‘하이프레시’는 프레딧 푸드에 통합했다. 전체 품목은 총 650여 종에 이르며, 신규 입점 상품은 직매입 방식으로 운영한다. 모든 제품은 주문 수량과 금액에 관계없이 프레시 매니저가 무료로 전달한다. 고객 편의를 위한 무료 반품 서비스도 제공한다. 황규환 한국야쿠르트 멀티CM팀장은 “프레딧은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고객이 믿고 이용할 수 있는 제품들과 서비스로만 엄선했다. 앞으로도 고객의 친환경 가치 소비를 응원하는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야쿠르트는 내년 1월 31일까지 프레딧 ‘신규회원 가입 이벤트’를 실시한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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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컨디션 황금똥 댄조’를 아시나요?[양종구의 100세 건강]

    변비로 40여 년을 고생한 이경자 전 한국폴리텍대 귀금속공예과 교수(58)는 지난해 7월 집에서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서핑을 하다 쾌변이라는 단어에 이끌려 ‘하이컨디션(HiCondition)국민운동본부’를 찾았다. 하이컨디션은 ‘황금똥’을 누어 몸의 컨디션을 최고로 만든다는 의미다. 이후 그는 ‘하이컨디션 황금똥 댄조’(댄스+체조)를 익히고 음식 조절을 통해 10개월 만에 변비의 고통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이 전 교수는 변비 탈출을 위해 안 해본 일이 없다. 전문의사의 처방약은 물론이고 알로에, 쑥물, 고구마 등 변비에 좋다는 음식은 모두 찾아 먹었다. 심지어 들기름이 좋다고 해서 들이켰다 속이 뒤집어지기도 했다. 화장실에 들어가 ‘씨름’을 해야 할 땐 가족들에게 “내가 쓰러지면 구급차를 불러 달라”고 말할 정도로 고통의 날들이 이어졌다. 20∼30분, 길게는 1시간 넘게 씨름해 겨우 콩 한 톨만 하게 ‘일’을 보는 날이 허다했다. 늘 신경이 쓰였고, 스트레스는 쌓여갔다. 박자에 맞춰 항문의 괄약근을 조이고(케겔 운동), 장을 활성화시키는 댄조는 쉽고 재밌었다. 하이컨디션본부에는 주 1회 정도 갔지만 집에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1, 2시간씩 댄조를 췄다. 이와 병행해 식이요법도 했다. 황금똥을 누기 위해선 먹는 것도 중요했기 때문이다. 섬유질이 많이 들어간 식단에다 유산균 등을 함께 먹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말 그대로 ‘뻥 뚫렸다’는 말을 실감하는 순간이 왔다. 꾸준한 식단 조절과 댄조 추기를 통해 체중도 6kg이나 줄였다. 이 전 교수는 요즘도 매일 화장실에서 일을 끝낸 뒤 변을 보며 “너 미쳤나 보다. 어디 갔다 이제 왔냐?”고 대화를 한다. 그만큼 즐겁고 행복하기 때문이다. 고질적인 허리 통증을 없애기 위해 운동으로 댄조를 시작한 지 5년이 넘은 전업주부 설지원 씨(57)는 “황금똥을 보면서 체중이 8kg 빠졌고, 허리 통증이 사라졌다. 어느 순간부터는 감기에도 안 걸리고, 피부에 윤기가 흐르기 시작했다. 내게 황금똥은 만병통치약”이라고 말했다. 건강을 찾았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최근 댄조는 방송을 타는 등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10년 서울시 지원을 받아 좋은배설문화실천운동본부를 세우고, ‘황금똥을 누자’ 캠페인을 시작한 황설 하이컨디션본부 총재(53)는 “우리는 그동안 잘 먹고 운동하는 것에만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원인과 과정, 결과가 있다. 인체에선 결과인 똥이 건강해야 몸도 건강하다”고 강조했다. 1990년대 중반 고시 공부를 위해 경기 양평 산골에서 살았던 황 총재는 컨디션 관리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다 황금똥을 눈 뒤 느껴지는 상쾌함을 유지하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 이름도 김성호에서 황금배설의 줄임말인 황설로 개명했다. 그에 따르면 냄새가 없고 물에 뜨는 황금색이 가장 좋다. 이런 황금똥을 누기 위해선 평소 습관이 중요하다. 매일 변을 보고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7가지 기준(배설 횟수, 색깔, 냄새, 모양, 무게, 굳기·점도, 상쾌감)에 따라 더 잘 누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 과정에 먹는 것과 운동도 포함된다. 그는 간단하고 소박하게 먹는 것을 강조한다. 기름도 완전 연소돼야 매연이 덜 나오듯이, 음식도 완전히 소화시키는 게 좋다는 뜻이다. 그러려면 식단을 단순화시켜야 한다. 그는 “영양소는 골고루 섭취하되 1식 3찬, 1식 5찬 등 간단하게 먹어야 한다. 특히 양념이 많이 들어간 음식은 위와 장에 부담을 준다”고 지적했다. 이런 의미에서 닭볶음탕보단 닭백숙을 먹는 게 몸에 좋다. 댄조는 호흡법과 괄약근 조이기가 섞여 있다. 황 총재는 산속에서 단전호흡 전문가들로부터 배운 호흡법과 동작들을 변형시켜 다양한 음악에 맞춰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댄조를 만들었다. 황 총재는 “호흡을 들이마시고 내쉴 때 단전에 힘을 주며 괄약근을 조이면 된다. 댄조에 팔과 골반을 흔드는 동작이 많은데 장을 활성화하고 괄약근을 조이는 동작이다”라고 설명했다. 조선시대 왕의 주치의인 어의는 매일 임금의 매화(똥) 상태를 보면서 건강을 살폈다고 한다. 예컨대 변이 쓰거나 지독한 냄새가 나지 않으면 건강하다는 뜻이다. 반대로 회색이나 흰색처럼 색이 특이하거나 물똥 등 정상적이지 않은 형태, 단맛 등이 나는 상태라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병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식이다. 냄새 없는 황금똥은 건강의 상징이다. 잘 먹고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하지만, 잘 배설하는 것도 100세 시대 건강에 중요한 요소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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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젊을 땐 근육 탄탄해 버티지만…” 운동하다 아프면 어떻게 해야할까?[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1. 등산 마니아인 윤종빈 크로스 커뮤니케이션스 이사(54)는 올 7월 오른쪽 발목에 통증이 와 정형외과를 찾았다. 아킬레스건염. 약을 복용하고 조심했더니 괜찮아졌다. 하지만 지난달 다시 통증이 생겨 다른 정형외과를 찾았는데 역시나 아킬레스건염 진단을 받았다. 과도한 운동이나 과체중이 원인이라고 했다. 의사는 보통 아킬레스건염은 건에 생기는데 건과 뼈의 접합부에 염증이 있는 것으로 봐 경사도가 있는 곳을 오르는 등산을 많이 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로 윤 이사는 주 2~3회 회사에서 집까지 12km를 걸어서 퇴근하고 매주 주말 북한산을 찾아 6~7km를 걷는다. 많이 걸을 땐 하루 3만보 이상은 걷고 있다. 윤 이사로선 아킬레스건염 탓에 산에도 못 가고 많이 걷지 못해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2. 축구마니아인 회사원 김모 씨(51)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때 축구를 즐기지 못하다 1단계로 낮아진 10월 다시 축구를 시작했는데 발목 뒤쪽에 통증이 왔다. 처음에는 참고 뛰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심해지며 걷는 것조차 힘든 상황에 이르렀다. 뒤늦게 병원을 찾아 진단했더니 아킬레스건염이었다. 지금은 코로나 19로 사회적 거리두리 2.5단계라 축구도 하지 못하지만 치료에만 집중하고 있다. #3. 회사원 양모 씨(38)는 군대에서 다친 발목 인대가 체중이 불어나며 악화돼 고생하고 있다. 그는 2000년대 초반 군대에서 천리행군 때 왼쪽 발목 인대를 다쳤다. 하지만 군의관의 치료를 받고 복귀하면서 깁스를 뺄 수밖에 없어 악화됐다고 했다. “부대에선 낙오자가 없어야 한다는 불문율 같은 게 있었다. 그래서 천리행군 중 두 차례 아파서 치료를 받고도 부대로 복귀할 땐 깁스를 떼 내야 했다. 깁스를 하고 들어가면 정신력이 부족하다고 얼차려나 구타를 당할 수 있었다. 당시 초기 치료를 잘 하지 못해 이 고생이다”고 했다. 제대한 뒤 쉬면서 좋아졌지만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결혼하면서 체중이 불었고 최근 다시 탈이 나 깁스를 하고 다닌다. 결혼한 뒤 체중이 12kg이나 불었다. 발목 연골 만성 염좌로 평소 즐기던 축구와 농구는 아예 생각도 못하고 통증 없이 걷는 것만 신경 쓰고 있다. 운동을 심하게 하거나 체중이 늘어 발목이나 무릎이 손상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무릎 통증 및 부종, 족저근막염, 아킬레스건염 등 관절 질환이 많다. 아킬레스건염은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서 종종 나타나는 질환이다. 물론 운동을 좋아하는 이들이 모두 아킬레스건염을 앓는 것은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아킬레스건염은 운동을 좋아하지만 잘못된 운동습관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족저근막염, 무릎 통증도 잘못된 방식으로 운동하거나 무리해서 나타나는 증상들이다. 전문가들은 “통증은 더 이상 움직이지 말라는 몸이 주는 신호”라며 경종으로 알고 조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송준섭 강남제이에스병원 원장(51)은 “스트레칭 체조 등 충분한 준비운동 없이 운동을 하거나 과도하게 운동할 경우 우리 몸은 움직이지 말라는 신호를 준다. 그게 통증이다. 통증이 오면 쉬면된다. 그런데 진통제를 먹고 참고 운동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런 행위는 몸을 망치는 것이다”고 말했다. 송 원장은 “우리 몸은 준비되지 않는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운동을 하면 방어기제가 발생한다. 운동 부하를 못 이기면 쪼그라든다. 족저근막염은 발바닥에 근막이 4개가 깔려 있는데 무리하면 쪼그라들어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운동을 못하게 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아킬레스건염도 무리하게 걷거나 뛰면 아킬레스건과 연결된 뼈끝에 골득(뼈까시)을 돋게 해 아킬레스건을 자극해 염증을 유발한다. 이도 운동을 쉬게 하려는 몸의 반응이란 것이다. 무릎에 물차는 것, 무릎 통증도 다 마찬가지다. 아킬레스건염과 족저극막염은 자기 몸에 맞지 않은 과도한 운동, 하루 1~2만보 걷는 사람들 중에 많이 나타난다고 한다. 송 원장은 “쉬면 낫는다. 다만 더 빨리 낫게 하려면 병원을 찾아 치료 받고 약물 요법을 쓰면 된다”고 말했다. 송 원장은 “젊었을 땐 근육이 탄탄해 버틸 수 있었지만 나이 들면서 근육이 빠지면 관절 및 관절 주위 인대가 버티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 때 도시에서 관절염이 많이 나왔을 때 역학조사를 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 때 나이 든 분들 중 엘리베이터가 없는 5~6층짜리 건물을 지어서 아래 층 세주고 제일 꼭대기 사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관절에 무리가 가 염증이 생긴 것이다. 나이 들면서 근육이 빠지면서 뼈와 연골에 스트레스가 가중돼 나타나는 증상이었던 것이다. 송 원장은 “통증은 몸에서 보내는 위험 사인이다. 절대 무시하지 말고 원인을 찾아내 고쳐야 한다”고 다시 강조했다. 송 원장은 “100세 시대를 맞아 건강하게 오래 운동하려면 몸 상태를 잘 파악한 뒤 운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운동할 때 이런 통증을 유발하지 않으려면 각 관절상태가 어떤지를 체크하고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오다리인데 달리기를 하면 100% 관절염에 걸린다. 슬개골이 바르지 않는데 자전거를 타거나 웨이트트레이닝인 스¤을 하면 무릎이 다 나간다. 건강해지려고 운동하는데 운동하다 망가지는 사람들이 많다”고 아쉬워했다. 송 원장은 운동을 하기 전 ‘운동부하검사’ 하듯 ‘관절건강검진’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운동부하검사는 우리 몸이 특정 운동을 했을 때 심폐적으로 잘 적응할 수 있는 지를 알아보는 검사다. 부하는 운동량으로 일종의 스트레스의 양이다. 몸이 얼마나 스트레스를 견딜 수 있는지 점차 강도를 높여가며 신체의 반응을 보는 것이다. 운동이 좋은 스트레스라고는 하지만 강도 높은 스트레스를 이겨낼 몸이 아니라면 아예 하지 않는 게 큰 부상을 방지하고 생명을 보호하는 길이다. 스포츠과학에 운동부하검사와 운동처방이라는 것이 있다. 신체가 운동 강도에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를 체크하는 게 운동부하검사고, 이 결과에 따라 적당한 운동을 제시해주는 게 운동처방이다. 송 원장은 “운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관절 건강도 살핀 뒤 운동해야 100세까지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무릎 및 발목 MRI(자기공명촬영)를 찍어보고 연골, 인대, 건 등에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고 몸 상태(체중, 키, 자세 등)에 따라 맞은 운동을 해야 부상을 막고 운동을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오늘날 스포츠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너도나도 각종 스포츠에 참여하고 즐기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렇게 즐거워야 할 스포츠가 불행을 가져오는 경우도 많다. 스포츠에 대한 잘못된 지식 때문에 스포츠 상해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운동이라고 해도 다치고 죽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한때 건강했다고 해서 계속 건강하다는 보장은 없다. 나이가 들면 쇠약해지는 게 자연의 섭리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젊었을 때를 생각하고 무작정 스포츠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바로 이게 스포츠 상해나 사망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몸 상대를 제대로 알고 운동해야 평생 즐길 수 있다. 그렇다면 아프면 어떤 운동을 해야 할까? 대체 운동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이 즐겼던 운동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아 대체 운동을 잘 찾지 않는 경향이 있다. 발목, 무릎이 아프면 과감하게 그 부위에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을 찾아서 하면 된다. 달리기나 걷기를 하다 무릎 발목에 통증이 온다면 자전거를 타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통증이 오는 이유가 관절의 질병이 아닌 과도한 활동 때문이라면 자전거 타기는 무릎과 발목에 가는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수영도 좋은 대체운동이다. 몸이 물에 떠서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모든 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다만 어깨를 많이 써 부담이 될 수 있는데 준비운동을 잘 하고 주변 근육을 키우면서 운동하면 탈이 나지 않는다. 운동의 즐거움을 더하고 부상을 예방할 수 있는 크로스트레이닝(Cross-Training)이라는 것도 있다. 종목 다변화다. 한 종목만 계속 하면 흥미가 떨어지고 어느 순간 운동이 스트레스가 돼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크로스 트레이닝의 정의는 스포츠나 피트니스 현장에서 다양한 운동으로 몸의 다양한 부위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특정 운동은 특정 근육만 향상시키기 때문이다. 크로스 트레이닝은 이런 불균형을 막기 위한 훈련법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마라톤과 사이클을 하게 되면 마라톤이 잘 안될 땐 사이클을 타고, 사이클이 잘 안 될 땐 마라톤을 하면 된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다양한 종목을 하게 되면 지루함에서 오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고 성취감이 배가 된다. 운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할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사이클을 타다보면 어느 순간 마라톤을 할 때 안 되던 것이 될 수 있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특정 종목에 얽매이다보면 해결 되지 않는 문제가 다른 종목을 할 때 해결될 수도 있다. 이렇게 하다보면 마라톤과 사이클 두 종목 모두에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마라톤과 수영의 경우 쓰는 근육이 다르다보니 마라톤 할 땐 수영 때 주로 쓰는 근육이 회복하게 되고 수영할 땐 마라톤 할 때 쓰는 주 근육이 회복하다보니 종목을 바꿀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일종의 테이퍼링(Tapering) 효과다. 테이퍼링 효과는 강도 높은 훈련을 하다가 대회를 앞두고 점진적으로 훈련 강도를 낮춰주면 어느 순간 ‘초과 회복(평소 회복보다 더 많은 회복)’이 일어나 경기력을 향상시킨다는 이론이다. 마라톤이 힘들고 지겨워 수영을 하다보면 마라톤에서 테이퍼링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김용권 전주대 운동처방학교 객원 교수(전주본병원 본스포츠재활병원 대표이사)는 “같은 종목을 부위별로 훈련을 달리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웨이트트레이닝의 경우 하루는 상체, 하루는 하체, 하루는 복근 및 등배로 하면 지루하지도 않고 역시 일종의 ‘테이퍼링 효과’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용권 교수는 “부상 방지를 위해서도 종목 다변화 운동법이 좋다. 운동을 할 땐 긴장을 해야 하는데 늘 하던 운동을 반복적으로 하면 무의식적으로 하다 다칠 수 있다. 긴장감을 키우기 위해서도 여러 종목을 하면 좋다. 근육도 한 동작만 계속 할 경우 파열될 수 있다. 물론 자기 체력에 맞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라톤에 빠진 사람이 사이클을 타고 결국 수영까지 해 철인3종을 하게 되는 사례가 많다. 이 현상도 일종의 종목다변화로 보면 된다. 운동의 즐거움이 배가 되고 부상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종목을 다변화하는 것이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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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동은 매일의 도전…자연서 즐기는 사이클은 기쁨 100배”[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17년이나 다니던 외국계 회사를 3년 전 그만두고 한옥호텔 ‘청연재(淸緣齋)’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우연히 한눈에 들어오는 한옥집이 매물로 나오자 덜컥 사들여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집이 있는 서울 강남에서 청연재가 있는 북촌까지 오가며 365일 일하는 게 버거웠다. 건강을 위해 오래전부터 요가와 필라테스 등을 했지만 급격히 떨어지는 체력을 막지는 못했다. 그래서 결단을 내렸다. 더 강해지기로. 2년 전부터 매일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이지혜 청연재 대표(46)는 이젠 ‘철인’을 꿈꿀 정도로 강한 체력으로 중무장해 즐겁고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 이 대표는 주 2회 웨이트트레이닝 퍼스널트레이닝(PT)을 받는다. 주 2회 사이클 라이딩 혹은 마라톤…. 수영도 주 2회 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 이후 감각만 유지할 정도로 하고 있다. 이 대표의 운동 스케줄은 월요일에서 토요일까지 꽉 차 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피트니스센터로 가거나 같이 운동하는 사람들을 서울 잠실대교 밑에서 만난다. 사이클 타고 경기도 양수리나 양평을 갔다 오거나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달린다. 일요일은 가급적 쉬려고 노력한다. 운동선수도 아니고 너무 심한 것 아닌가? 이 대표는 “한달에 사이클 600km까지 타봤어요. 달리기는 250km까지 했죠. 사실 솔직히 제가 이렇게까지 운동에 매진할 줄은 몰랐죠. 체력이 좋아지고 건강해지다보니 뭔가 새로운 도전을 계속 하고 싶어 졌어요”라고 했다. 그는 “매일 도전하는 기분으로 운동을 합니다. 5km를 달리고, 양수리를 사이클 타고 다녀오고, 운동 하나 하나를 마치면 해냈다는 자신감에 가슴이 뿌듯합니다. 이 쾌감을 느끼기 위해 매일 새벽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고 했다. 2년 전까진 이 대표도 삶의 고된 사이클에 밀려 힘겹게 살았다. “회사 다닐 때도 매일 운동하긴 힘들었지만 주말에는 요가나 필라테스로 스트레스를 풀 수 있었어요. 그런데 호텔 운영은 더 힘겹고 지쳤어요. 숙박업이다 보니 365일 돌아가야 합니다. 오히려 주말에 더 바빠졌어요. 운동을 못하다보니 체중도 불었습니다. 이러다 안 되겠다는 생각에 웨이트트레이닝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과체중은 아니었지만 평소보다 찐 살을 빼기 위해 PT를 받았다. 다이어트의 효과를 높이 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과 유산소운동을 함께 했다. 근력운동을 하고 5km, 10km를 러닝머신에서 달리는 식이다. 달리는 게 좋았다. 이 대표는 “체력이 좋아지면서 20~30세 때보나 체력이 더 좋아졌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렇다보니 계속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죠”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서울달리기에서 21.0975km 하프코스를 달렸다. 2시간 1분 53초. 5km와 10km는 수없이 달렸다. 훈련 삼아 35~38km까지도 달렸다. 42.195km 풀코스를 완주하려면 30km 이상 달리는 LSD(Long Slow Distance)를 해줘야 한다. 올 3월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기 위해 지난겨울 한 달에 250km를 달릴 정도로 강 훈련을 했다. 하지만 코로나 19 탓에 모든 마라톤 대회가 취소되는 바람에 풀코스 완주 기회를 잡지 못했다. “올해 철인3종에도 입문하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수영도 열심히 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모든 마라톤대회가 취소됐고 수영하는데도 제한을 받으면서 당초 목표를 수정해야 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실내스포츠가 제한을 받게 되면서 자전거가 ‘코로나 19시대 최고의 스포츠’로 떠올랐다. 비대면 스포츠이면서 2m 이상 떨어져 달리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적기 때문에 ‘자전거 열풍’이 불 정도로 사람들이 몰렸다. 이 대표도 사이클에 눈을 돌렸다. “그동안 피트니스센터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마치고 유산소 운동으로 고정식 자전거를 많이 탔지만 로드 사이클은 처음이었습니다. 너무 좋았어요. 신세계였습니다. 4월에 사이클을 구입해 11월까지 사이클에 집중했죠. 6월부터 월 300km, 7월부터는 월 600km를 탔어요. 주중에는 짧게 달리고 주말에 100km를 달렸죠.” 사이클 라이딩은 근육을 키우고 달리고 수영하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서울 북악스카이웨이와 남산, 한강공원, 인천 아라뱃길, 통일동산, 임진각은 물론 양수리, 양평, 동부 5고개, 춘천 등 사이클을 타고 가지 못하는 곳이 없었다. “사이클을 안 탔으면 이런 곳을 어떻게 알았을까”라며 즐겁게 페달을 밟았다. “운동을 더 열심히 하려고 동호회를 찾다보니 철인3종을 하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철인들이 끌어주는 페이스에 맞춰 사이클을 타고 100km를 시속 35km로 달리다보면 눈물 콧물 다 나오지만 제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에 뿌듯합니다.” 이 대표는 사이클 타는 게 다른 운동보다 기쁨 100배라고 했다. “자연과 내가 하나 된다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두 바퀴에 의지해 페달을 밟으면 도시, 산, 강변 못 가는 곳이 없다. 가는 느낌이 봄에 다르고 여름, 가을에 다르다. 그는 “지금은 추워서 스마트롤러에 즈위프트를 연결해 집에서 타기도 합니다”라고 했다. 자전거 시뮬레이션 앱인 ‘즈위프트’는 스마트롤러를 장착한 자전거에 센서를 달고 컴퓨터나 모니터에 연결한 뒤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 전 세계 이용자들과 온라인으로 경쟁을 펼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실내서 타지만 혼자서 탈 때의 심심함을 전혀 느낄 수 없고 달리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평가다. 요즘은 다시 달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날씨가 추워진 점도 있지만 달리기와 사이클 라이딩은 쓰는 근육도 달랐고 주는 재미도 달랐다. 사이클도 업힐라이딩을 하면 숨이 목까지 차지만 달리면서 숨이 목까지 차는 느낌과는 또 다르다. 기구 없이 온 몸으로 자유럽게 힘껏 달린 뒤 느끼는 쾌감이 짜릿하다. 이 대표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하면서 ‘운동 친구’와 함께 하고 있다. “혼자 하는 것보다 함께 하는 게 더 즐겁고 재밌기 때문”이라고 했다. 동호회에서도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을 만났지만 운동하는 모습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 올리자 친구가 되면서 조우한 운동친구도 많았다. “지난해 몽골 고비사막마라톤 250km를 완주하고 온 강윤영 이란 친구를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만났습니다. 함께 달리는 등 운동도 함께 하고 생각도 공유하고 있죠. 그 친구는 세계 6대 마라톤도 완주했습니다.” 강윤영 씨(41)는 2019년 8월 17일 ‘양종구 기자의 100세 시대 건강법’에 소개된 인물로 사막마라톤에 도전하고 있고 세계 6대 마라톤도 완주했다. 지난해까지 보스턴 베를린 시카고 도쿄 뉴욕을 완주했고 올해는 런던이 코로나 19로 취소됐지만 버추얼레이스(Virtual Race)로 달려 완주 메달 6개를 모았다. 이 대표는 운동친구들과 남산을 한바퀴 도는 트레일러닝과 북한산과 도봉산 18km를 달리는 트레일러닝 등 산악마라톤도 함께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만 없었다면 벌써 사막이나 세계의 도시를 달렸을 것입니다. 코로나 19가 빨리 종식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사라지면 사막도 달리고 세계 6대 마라톤에도 차근차근 출전하겠다고 했다. 산티아고 순례길도 갈 계획이다. 철인3종(트라이애슬론) 올림픽 코스(수영 1.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를 찍고 킹코스(철인코스·수영 3.9km, 사이클 180km, 마라톤 42.195km)를 17시간 이내 완주하는 것도 꿈꾸고 있다. 이 대표는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5000명이 넘는 ‘속칭’ 인플루언서다. “운동한 뒤 제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올립니다. 그럼 팔로워들이 ‘나도 그렇게 할 수 있나요?’라고 물어요. 그럼 ‘제가 할 수 있으면 다 할 수 있습니다’고 합니다. 미력하지만 저 때문에 운동하는 사람들이 늘면 좋겠습니다.” 그는 SNS 상에서 “운동은 내가 스스로 움직이지 않으면 효과를 볼 수 없습니다. 직접 본인이 스스로 해야 합니다”고 강조하고 있다. 운동의 효과가 좋지만 직접 땀 흘리지 않으면 절대 건강해질 수 없는 게 진리기 때문이다. 운동은 삶에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 “운동은 하루의 귀중한 시간을 할애에서 해야 합니다. 그래야 더 집중할 수 있고 더 잘하고 싶기도 합니다. 열심히 하면 건강해져 아파도 잘 견뎌낼 수 있습니다. 정신력도 좋아집니다. 몸과 정신은 함께 갑니다. 호텔 운영도 잘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코로나19로 호텔 운영이 힘들지만 운동 때문에 잘 버티고 있습니다. 2년 전 제 정신 상태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용감해지고 과감해졌죠. 더 커졌다고 할까요.” 이 대표에게 운동은 100세 시대를 즐겁고 건강하게 사는 ‘필수품’이다. “다치지 않고 오래오래 운동하는 게 목표입니다. 운동을 안 하면 몸이 아파요. 아프지 않기 위해 운동을 합니다.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면 종일 활력이 넘칩니다. 삶도 즐겁습니다. 평생 이렇게 건강하고 즐겁게 살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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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슬퀸 등극’ 서울대 출신 변호사 “가장 힘들었던건…”[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어릴 때부터 스케이트도 탔고 수영도 했다. 테니스도 쳐봤다. 부모님이 “시간을 내 운동해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건강을 잃으면 아무 소용없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운동을 즐기기 시작한 것은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2012년도부터였다. 대학입시 위주의 대한민국 교육시스템에선 마음 놓고 운동을 즐기기가 쉽지 않았다. 대학에 들어간 뒤 홀가분하게 헬스클럽에 등록했고 요가원도 찾았다. 즐기며 체계적으로 운동을 하자 어느 순간 남들이 부러워하는 ‘몸짱’이 돼 있었다. 근력운동으로 삶의 활력소를 찾고 있는 송서윤 변호사(27) 이야기다. “운동은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바꿨어요. 운동을 하려면 스케줄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자기 관리를 잘해야지만 꾸준히 할 수 있죠. 운동을 통해 내 자신을 이겨내려는 노력을 했고 이게 공부도 더 열심히 하는데 도움이 됐어요. 자존감도 더 높아졌습니다.” 송 변호사는 학부를 3년 만에 조기 졸업하고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에 갈 정도로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도 운동하는 것은 잊지 않았다. 지난해 초 변호사가 된 뒤에도 최소 주 2~3회는 근육운동을 하고 있다. 올 7월이었다. 송 변호사 어머니 유효숙 씨(54)가 보디피트니스 대회인 머슬마니아에 출전한다고 했다. 어머니는 둘째(26)와 막내(14) 남동생까지 4남매를 키우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 특히 막내를 낳고 몸조리를 제대로 못해 몸이 많이 아팠다. 두 번이나 기절하며 쓰러지고 이석증이 와서 병원에 실려 가기도 했다. 막내를 초등학교에 보내면서 여유가 생겼다. 집 근처 요가원에 다니며 몸을 추스르기 시작했고 열심히 해 지도자 가격증도 땄다. 건강을 되찾자 근력운동도 병행하게 됐다. 어머니는 몸이 건강하다는 것을 머슬마니아 입상으로 보여주고 싶다며 가족들에게 공표한 것이다. 머슬마니아 입상이 어머니의 ‘버킷리스트(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들을 적은 목록)’라고 했다. 송 변호사는 여동생 서현 씨(23·서울대 소비자학과)와 함께 동참하기로 결정했다. 어머니의 목표를 이뤄드리기 위해 힘을 합친 것이다. 활발한 성격의 서현 씨는 민족사관학교 시절부터 농구 등 다양한 운동을 즐기고 있었다. 세 모녀 모두 평소 운동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너나 할 것 없이 함께 하게 됐다. 세 모녀의 ‘의기투합’인 셈이다. 바로 전문 피트니스센터에 나란히 등록하고 운동을 시작했다. 세 모녀는 3개월간 집중 훈련을 받아 10월 25일 열린 머슬마니아 코리아챔피언십에서 모두 입상하며 화제를 모았다. 어머니는 피규어 부문 2위, 시니어 모델 1위, 송 변호사는 미즈비키니 미디움 2위, 커머셜모델 미디움 4위, 동생은 미즈미키니 미디움 1위, 커머셜모델 그랑프리를 차지했다. 두 자매는 특별상인 비너스상까지 받았다. 준비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매일 퍼스널트레이닝(PT) 1시간에 개인 웨이트트레이닝 30분, 유산소운동 1시간 등 2시간 30분을 운동에 투자해야 했다. 대회를 앞두고서는 워킹과 포즈까지 3~4시간을 쏟아 부었다. 식단 관리는 고통스러웠다. 근육이 선명히 드러나도록 탄수화물을 줄이고 단백질과 야채 위주의 식사를 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송 변호사는 “힘들었지만 정말 멋진 추억이었습니다. 운동도 힘들었지만 식단 관리도 중요했는데 서로 의지하며 ‘이번에 참고 다음에 이것 먹자’며 힘을 냈어요. 대회 끝나고 먹자는 리스트가 수 십 개나 됐죠. 배가 너무 고팠지만 함께 하니 참을 수 있었죠. 함께 인내하고 운동하며 정도 많이 들었어요”라고 말했다. 송 변호사는 3개월간 사실상 일과 운동만 했다. 근무를 해야 했기 때문에 저녁시간만 낼 수 있었다. 일이 많아 야근도 해야 했는데 모든 운동을 끝내고 다시 돌아가 일하기도 했다. 그는 “주말에도 모든 약속을 포기하고 일과 운동에만 매진했어요”라고 했다. 그래서 세 모녀 모두 좋은 성과를 냈지만 송 변호사는 미련이 좀 남았다. 3달 넘게 처절하게 땀 흘렸던 게 못내 아쉬웠다. 한번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성격. 그래서 운동을 2주 더하고 11월 7일 열린 머슬마니아 제니스 챔피언십에 출전했다. 결과는 커머셜모델 그랑프리, 미즈비키니 2위. 그는 “솔직히 딱 한번 출전하고 그만 두려고 했는데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다시 출전해 그랑프리를 차지했죠. 너무 행복하고 만족스러웠습니다”며 웃었다. 송 변호사의 입상 소식이 알려지자 주변에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는 “솔직히 끝까지 할지도 몰라 주변에 알려봐야 웃음거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처음엔 참가에 의의를 뒀는데 하다보니 절대 포기 못하겠더라고요. 그래도 조용히 준비했는데 결과가 좋게 나오자 주변 사람들이 놀랐죠. 그래서 제 수상 소식과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공식화 했죠”라고 말했다. 송 변호사는 근육운동과 요가가 적성에 맞았다고 했다. 그는 “운동 신경이 별로 없어 기술이 필요한 것은 잘 못했어요. 어릴 때 스케이트, 수영, 테니스를 쳤지만 재미가 없었죠. 발레도 도전했다 바로 포기했죠. 그런데 요가와 웨이트트레이닝은 할수록 재미가 있어요”라고 했다. 그는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작하면서부터 PT를 자주 받으며 체계적으로 운동했다. 요가는 지도자 자격증까지 땄다. “요가는 주로 단체 수업을 해요. 선생님이 중간에 제 동작을 잡아주기도 하는데 다른 사람도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저에게만 집중할 순 없어요. 제가 동작을 제대로 잘하고 있는지 궁금했어요. 그래서 직접 공부해 정확한 동작을 하고 싶었어요. 제가 다른 사람을 가르칠 수 있을 정도로 공부하면 더 정확하게 요가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죠.” 운동마니아가 된 송 변호사는 학교공부 때문에 운동을 등한시하는 대한민국 학생들에게 운동을 기회를 줘야 한다고 했다. 몸이 건강해야 공부도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꼈기 때문이다. 다양한 과학적 연구 결과 운동을 하면 근육에서 뇌신경전달 물질 BDNF·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이 생성되고 활성화된다고 한다. 머리가 좋아진다는 뜻이다. 유산소운동을 한 뒤 집중력이 좋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수없이 많다. 하지만 대한민국 교육시스템은 공부만 하게하고 있다. 송 변호사는 “체육 수업을 늘리는 등 제도적으로 어린 학생들에게 운동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해요. 아니면 부모님들이라도 아이들에게 운동을 시켜야 건강하고 밝게 자랍니다”고 조언했다. 송 변호사는 다시 예전처럼 건강을 위해 주 2~3회 2시간씩(웨이트트레이닝 1시간, 유산소운동 1시간) 운동하고 있다. 사실 그는 머슬마니아에 출전하기 전에는 유산소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유산소운동이 힘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다보니 완전히 적응했다. 이제 “유산소운동으로 땀을 흠뻑 흘려야 상쾌해요”라며 “조만간 마라톤에도 도전해보겠습니다”고 했다. “이제 법률가로 전문성을 쌓아야 하기 때문에 대회 출전은 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평생 운동하며 건강하고 즐겁게 살며 법조인으로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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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 출신 변호사, 머슬퀸 깜짝 변신… “배 고픈게 너무 힘들었죠”

    “엄마가 나가는데 우리도 도전해 볼까?” 올 7월, 송서윤 변호사(27)는 어머니 유효숙 씨(54)가 보디 피트니스 대회인 머슬마니아에 출전하겠다고 하자 동생 서현 씨(23·서울대 소비자학과)와 함께 동반 참가를 선언했다. 그는 “어머니의 버킷 리스트(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들을 적은 목록)를 이뤄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후 세 모녀는 나란히 전문 피트니스센터에 등록하고 운동을 시작했다. 어머니 유 씨는 둘째(26)와 막내(14) 남동생까지 4남매를 키우면서 건강이 매우 나빠졌다. 특히 막내를 낳고선 몸조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몸 여기저기가 아팠다. 기절을 두 번이나 하고, 이석증(耳石症)으로 병원에 실려 가기도 했다. 막내를 초등학교에 보낸 뒤에 여유가 생긴 유 씨는 건강 챙기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집 근처 요가원에 다니며 요가 지도자 자격증까지 딸 정도로 열심히 했다. 건강에 자신감이 붙자 근력운동을 병행한 유 씨는 자신의 상태를 머슬마니아 입상으로 확인하고 싶다는 생각에 대회 참가를 결심했다. 이는 세 모녀의 머슬마니아 대회 동반 출전으로 이어졌다. 평소 운동을 즐겼지만 대회를 앞둔 3개월간 집중 훈련을 받은 세 모녀는 10월 25일 열린 머슬마니아 코리아챔피언십 대회에서 모두 입상해 큰 화제가 됐다. 유 씨는 피규어 부문 2위와 시니어 모델 1위, 송 변호사는 미즈 비키니 미디엄 2위와 커머셜 모델 미디엄 4위, 서현 씨는 미즈 미키니 미디엄 1위와 커머셜 모델 그랑프리를 각각 차지했다. 두 자매는 특별상인 비너스상도 받았다. 준비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매일 퍼스널트레이닝(PT) 1시간에 개인 웨이트트레이닝 30분, 유산소운동 1시간 등 2시간 30분을 운동에 투자해야 했다. 대회를 앞두고서는 워킹과 포즈까지 3∼4시간을 쏟아부었다. 식단 관리는 고통스러웠다. 근육이 선명히 드러나도록 탄수화물을 줄이고 단백질과 야채 위주의 식사를 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송 변호사는 “대회 끝나고 먹자는 음식 리스트가 수십 개나 될 정도로 배가 너무 고팠다”며 “서로 의지하며 ‘이번에 참고 다음에 이것 먹자’며 힘을 냈다”고 털어놨다. 세 모녀 모두 좋은 성과를 냈지만 송 변호사는 만족하지 못했다. 석 달 이상 흘린 땀에 비해 자신의 성적이 아쉬웠다. 결국 운동을 2주가량 더 한 뒤 이달 7일 열린 머슬마니아 제니스 챔피언십에 다시 출전했다. 그리고 커머셜 모델 그랑프리, 미즈 비키니 2위를 차지했다. 그는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다시 출전했는데 그랑프리를 차지하게 됐다. 너무 행복하고 만족스러웠다”며 활짝 웃었다. 송 변호사가 운동에 매진하게 된 데에는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건강을 잃으면 아무 소용없다”며 “시간 쪼개서 운동하고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스케이트를 타고, 수영을 배우고, 테니스를 쳤다. 대학에 들어간 뒤에는 헬스클럽에 등록하고, 요가원도 찾았다. 현재 그는 요가 지도자 자격증을 갖고 있을 정도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는 “운동 신경이 별로 없어 기술이 필요한 발레와 같은 것은 잘 못했다”며 “요가와 웨이트 트레이닝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송 변호사는 학부를 3년 만에 조기 졸업하고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에 갈 정도로 공부를 잘했지만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지난해 초 변호사가 된 뒤에도 주 2, 3회 운동을 빠뜨리지 않았다. 이런 노력은 건강뿐만 아니라 그의 생활습관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운동을 잘하려면 스케줄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자기 관리를 잘해야만 꾸준히 할 수 있다”며 “운동을 통해 자기 자신을 이겨내려는 노력을 했고 이게 공부를 더 열심히 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자존감도 더 높아졌다. 그는 “이제 법률가로 전문성을 쌓아야 하기 때문에 대회 출전은 하지 않을 생각”이라면서도 “평생 운동과 함께 건강하고 즐겁게 살며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활짝 웃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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