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

양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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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4-04-18~2024-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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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육상 유망주’ 양예빈, 한국청소년체육상 최우수선수상 수상

    ‘육상 유망주’ 양예빈(충남 용남고1)이 제24회 한국청소년체육상 최우수선수상을 받았다. 양예빈은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이날 시상식에서 상패와 상금 150만 원을 받았다. 한국청소년체육상은 (사)한국체육인회가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후원을 받아 주는 상이다. 양예빈은 지난해 7월 전국시도대항육상경기대회 여중부 400m 결선에서 55초29를 기록해 1990년 김동숙의 여중부 최고기록(55초60)을 29년 만에 경신했다. 2003년 이윤경(울산시청)이 세운 한국기록(53초67)에도 근접했다. 그는 올 7월 KBS배 전국육상선수권 여고부에서 56초65(1위)로 주춤했지만 조만간 1990년 박종임이 세운 고등부 최고기록(54초60)을 넘어설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우수선수상은 배드민턴 전설왕(인천 청람초교 6), 꿈나무상은 근대5종 성승민(대구체고 2), 김성집상은 레슬링 박민영(강원고 2)과 육상 멀리뛰기 장성이(경북 북삼중 3)가 받았다. 우수 지도자상은 여자복싱 박지선 코치(전남기술과학고)가 수상했다. 한국체육인회는 1969년 국가대표 등 체육인의 복지를 위해 만든 단체다. 강성태 전 상공부 장관이 초대 회장을 맡았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신도환 전 신민당 총재도 회장을 역임했다. 2006년부터는 장주호 전 대한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20-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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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리두기 실천 가능한 ‘업힐 라이딩’으로 코로나 블루 극복”[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일명 ‘코로나 블루’를 서울 북악스카이웨이 업힐 라이딩으로 극복하는 사람들이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우울감을 사이클을 타고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며 떨쳐내고 있는 것이다. 사이클 등 자전거는 최근 비대면 ‘홀로 스포츠’로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0일 오후 8시30분. 회사원 김영석 씨(40)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북악팔각정에 올랐다. 서울 정릉에서 출발해 4km가 넘는 산길 도로를 단 한번도 쉬지 않고 올랐다. 얼굴에선 굵은 땀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이렇게 사이클을 타고 산을 오르면 뭔가를 정복했다는 느낌, 성취감을 느끼죠. 근육이 끊어질 듯하고 심장이 터질 것 같지만 그 상황을 이겨내면 뭐든 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깁니다.” 2015년 삶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철인3종에 입문하면서 사이클을 타기 시작한 김 씨는 매일 새벽 혹은 저녁에 사이클을 타고 북악스카이웨이를 오르며 스트레스도 날리고 건강도 챙기고 있다. 집이 정릉이고 회사가 보문동이라 아침 출근길, 저녁 퇴근길에 사이클을 타고 북악스카이웨이를 오른다. 새벽에 타면 저녁엔 쉬고, 새벽에 안 타면 저녁에 타는 식이다. 한번 올라가면 창의문에서 북악팔각정까지 2.5km 코스를 2~3회 왕복한다. 많이 탈 땐 왕복 10회를 하기도 한다. 그는 “힘든 코스이지만 뒤로 밀리지 않고 페달을 밟으면 쉽게 오를 수 있다. 평지에선 속도감을 느낄 수 있고 오르막에선 정복감을 느낀다. 근육을 많이 쓰고 호흡도 가쁘지만 오르고 나면 그 희열은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며 웃었다. 운동과 큰 인연이 없었던 김 씨는 철인3종을 시작하면서 바로 두각을 나타냈다. 2015년 초여름 열린 나라사랑 철인3종 올림픽코스(수영 1.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에 출전해 2시간31분 33초에 완주했다. 초보자로선 대단한 기록이다. 그는 2016, 2018년 전국 듀애슬론대회(마라톤 5km+사이클 40km+마라톤 10km)에서 우승했다. 지난해 9월 열린 제7회 ‘은총이와 함께 하는 철인3종 대회’ 올림픽코스에서는 2시간4분26초로 2위를 했다. 김 씨의 강점은 사이클과 마라톤. 2015년 마라톤 입문 첫해 서울국제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해 3시간5분대에 완주했다. 풀코스 개인 최고기록은 2017년 세운 2시간 57분대로 마스터스 꿈의 기록인 ‘서브스리(3시간 이내 기록)’도 몇 차례 달성했다. 사이클을 타면서 약했던 허리도 좋아졌다고 했다. 그는 “사이클 타기는 사실상 전신 운동이다. 하체와 코어, 상체 근육이 함께 좋아지다 보니 약했던 허리도 강해졌다”고 말했다. 김 씨는 운동 시작부터 철인3종 철인코스(수영 3.9km, 사이클 180.2km, 마라톤 42.195km)를 10시간 이내 뛰는 것을 목표로 한 동호회 ‘텐언더(10 under)’에 가입해 함께 운동했다. 하지만 코로나 19 이후엔 혼자 훈련한다. 그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할 수 있는 최고의 운동이 사이클인 것 같다. 친구들하고 함께 타고 싶지만 사회 분위기에 맞춰 사람들이 없는 새벽이나 저녁 늦게 타고 있다”고 말했다. 업힐 라이딩 마니아들은 한강에서 모여 한남동으로 해서 국립극장을 거쳐 남산을 오른 뒤 광화문 경복궁 청와대를 지나 북악스카이웨이, 혹은 사직단으로 해서 인왕스카이웨이와 북악스카이웨이를 함께 정복하는 게 관례였다. 하지만 한강공원 출입도 자제하라는 분위기에 따라 각자 사회적 거리를 두며 라이딩하고 있다고 김 씨는 전했다. 김 씨는 당초 9월초 열릴 예정이었던 철인3종 철인코스 참가등록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됐다. 그는 “아직 철인코스 쉽게 완주할 정도 실력은 안 된다. 하지만 꾸준히 노력해 꼭 완주하고 10시간 이내 기록에도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9시 쯤 한 여성도 힘차게 북악팔각정에 올랐다. 서울 광장동에서 식당을 하고 있다는 최자민 씨(39)였다. “장사도 안 되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한강공원을 거처 남산을 오른 뒤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최 씨도 ‘코로나 블루’를 사이클을 타며 떨쳐내고 있었다. 육아에 전념하던 2013년 건강을 위해 시작한 사이클은 그의 인생을 바꿨다. 자전거는 ‘신세계’였다. 차를 타고 다니며 보던 것과는 다른 세계. 걷거나 달리며 볼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고 차를 타고 달리면 자연을 제대로 볼 수 없는데 자전거는 그 두 부족한 점을 극복할 수 있다. 초창기엔 눈 뜨면 사이클 타고 수도권 일대를 돌아다녔다. 알고 보니 그는 한때 ‘업힐 라이딩 여제’로 군림하기도 했다. 사이클을 탄지 1년여가 지난 2014년. 춘천 배후령과 대관령, 미시령 업힐크라임 대회를 정복했다. 춘천 배후령 힐클라임 22km에서 56분48초로 우승했고 대관령 국제업힐클라임 대회 25km 여자 45세이하부에서도 44분20초로 정상에 올랐다. 미시령 20km 업힐클라임 여자(통합)에서도 54분 35초로 우승. 최씨는 미시령 대회에서는 2016년까지 3연패를 이루기도 했다. 식당을 운영하면서는 대회 출전은 잘하지 못하고 있고 코로나19로 힘들지만 혼자 업힐 라이딩으로 스트레스를 날리며 건강도 챙기고 있는 것이다. 최 씨의 업힐 능력은 대단했다. 웬만한 산은 단숨에 오른다. 이날도 한강공원 한남동 쪽에서 나와 국립극장 쪽으로 올라 남산을 단숨에 올랐다. 보통 국립극장 100m 위 쉼터에서 10~20분 쉬고 오르는데 그는 바로 오른다. 광화문을 지나 경복궁역 쪽 경복궁 돌담길을 따라 청운중학교, 윤동주문학관, 창의문으로 해서 오를 때도 자하손만두 위에서 잠시 쉬는 게 관례. 그런데 최 씨는 쉬지 않고 북악팔각정까지 오른단다. 청와대인근부터 북악팔각정까지는 3.5km 정도 되며 고비고비 급격한 경사가 있는 난코스다. “개인적으론 산을 오르는 게 더 좋다. 정복한다는 느낌, 산을 오를 때 개인적으로 정해놓은 기록을 넘어설 때 느끼는 쾌감도 짜릿하다. 자기와의 싸움을 하기에 서울에서는 가장 좋은 코스가 남산, 북악스카이웨이다.” 최 씨는 사이클을 탄 뒤 몸이 ‘어마무시하게’ 달라졌다고 했다. “허벅지가 튼튼해지며 다리 전체가 좋아지고 허리, 등 근육이 발달하니 건강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잔병치레도 안하고, 피부까지 좋아졌다. 살이 근육으로 바뀌다보니 몸무게는 조금 늘었다. 하지만 비만이 아닌 건강한 체중증가라 어떤 옷도 잘 받는다.” 그는 “여성분들이 허벅지가 두꺼워질까봐 자전거를 안 타려고 하는데 절대 허벅지가 두꺼워지지 않는다. 근육질로 바뀌어 단단해지고 건강해질 뿐이다”고 강조했다. 최 씨의 몸매는 정말 군살 하나 없이 탄탄했다. 플루트를 전공한 아티스트였던 최 씨는 사이클에 입문해 ‘스포츠 마니아’들과 인맥을 쌓으면서 ‘스포츠인’이 됐다고 했다. 그 인맥의 도움으로 식당운영하게 됐고, 매일 사이클을 타며 즐겁고 건강하게 인생을 살고 있다.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틈틈이 사이클을 타는데 주당 최소 2회는 남산과 북악스카이웨이를 오르고 있다. “이렇게 산을 오르고 나면 기분도 좋고 잠도 잘 온다. 스트레스도 날아간다. 야외에서 하는 가장 좋은 스포츠가 자전거 타기다. 요즘처럼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할 땐 더 자전거가 좋다. 2m 이상 떨어져 탈 수 있고, 새벽이나 밤에 타면 사람도 없어 더 안전하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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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라톤은 아이를 낳는 과정…이 맛에 달립니다”[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경남 진주교도소 남창우 교도관(57)은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달린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과음을 했어도 달리기는 멈추지 않는다. 교도행정에 더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오는 스트레스를 1시간에서 1시간 30분 달리면서 털어낸다. 땀을 흠뻑 낸 뒤 샤워하고 아침을 먹고 출근한다. 그는 “마라톤이 나를 지켜주는 최고의 명약”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2005년 어느 날 그냥 달리고 싶어 밖으로 나가 달렸다. 살도 쪘고 스트레스도 날릴 겸해서 무작정 달렸다. 그런데 기분이 너무 놓았다. 그 짜릿함을 잊지 못한다. 그래서 계속 달렸다. 산도 달리고 운동장 트랙도 달리고…. 그 땐 들개처럼 동네 들녘을 뛰어 다녔다.” 이렇게 몇 개월을 달린 뒤 그해 10월 경북 경주에서 열린 동아일보 2005경주오픈마라톤(현 동아일보 경주국제마라톤)에서 42.195km 풀코스를 처음 완주했다. 3시간 45분. 아쉽게도 이 기록이 개인 최고기록으로 남아 있다. “너무 무리를 했었나보다. 경주오픈마라톤을 마친 뒤 무릎 장경인대염으로 운동을 하지 못했다. 1년을 쉬었다. 그러니 67kg 이던 체중이 77kg으로 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한두 달 열심히 치료하면 됐는데 그냥 쉬면된다고 생각하고 쉬어서 역효과가 왔다. 허송세월을 보낸 셈이 됐다. 그 때부턴 천천히 무리하지 않고 달리고 있다. 그래도 최소 주 5회 이상, 매일 달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남 교도관은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 천천히 체계적으로 달릴 것을 권유한다. “마라톤은 시작이 중요하다. 짧지만 달린다는 게 중요하다. 처음엔 운동장 한바퀴로 시작하지만 계속 달리면 느는 게 달리기다. 모든 행위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하는 행동은 자주 하면 실력이 늘게 돼 있다. 천천히 걷듯이 달리면 되고 그러다 보면 5km, 10km, 하프코스, 결국 풀코스도 완주할 수 있다.” 남 교도관은 키 168cm에 체중 80kg로 다소 과체중이다. 그래서 주위에서 “그 몸을 하고 달려도 되냐?”는 질문을 많이 한다고. “솔직히 개인적으로 좀 많이 먹는 편이다. 술도 좋아한다. 그래서 이렇게 매일 달리는데도 살이 잘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렇게 달리기 때문에 몸엔 전혀 이상은 없다. 고혈압, 당뇨 등 성인병은 하나도 없다. 달리기가 내 몸을 지켜주고 있는 것이다.” 1989년 10월 대전교도소로 임관한 남 교도관은 2016년 8월 8일 대전교도소에서 ‘사형수 도주 미수’ 사건에 대한 문책으로 진주교도소로 옮겨오면서 술을 더 많이 마시게 됐다. 당시 ‘희대의 살인마’ 정두영이 탈옥을 시도하다 잡혔는데 이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었다. “처음엔 유배 온 느낌이라 술을 많이 마셨다. 또 요즘은 교도관이 수용자 눈치를 보는 시대다. 좀만 강압적으로 하면 문제를 삼는다. 수용자들이 ‘갑질’하는 세상이다. 우리도 경찰도 그런 스트레스를 풀어 가면서 살아야 한다. 난 달리며 그 스트레스를 풀고 있다. 이젠 제2의 고향이라고 생각하고 진주 들녘을 달리고 있다.” 남 교도관은 마라톤을 ‘운동의 끝판왕’이라고 생각한다. 간단한 운동 복장에 운동화만 있으면 어디든 달릴 수 있다. 특히 요즘 같이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릴 때 새벽에 달리면 아무도 없어 맘껏 달릴 수 있다. 그는 ‘새벽 형 인간’이다. 새벽에 일어나 달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면 그 자체로 세상 모든 것을 얻는 듯한 기분이다. 그는 “달리는 시간은 오롯이 사색의 시간이 되기도 한다. 글쓰기 구상도 하며 달린다. 달리면서 글의 얼개를 짜는 것이다. 달리면 복잡했던 생각들이 잘 정리 된다”고 말한다. 남 교도관은 최근 ‘마라토너와 사형수’라는 책을 섰다. 2010년부터 10년간 각종 마라톤대회를 달리며 느낀 소회를 책으로 엮었다. “마라톤에 대해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무릎이 절단 난다고 하고 너무 많이 달리면 몸에 좋지 않다고 하고. 우리 가족도 나보러 ‘제발 마라톤 하지 말고 걸어라’고 한다. 하지만 마라톤은 절대 우리 몸을 망치지 않는다. 올바른 방식으로 달리면 무릎도 더 좋아진다. 마라톤의 긍정적 효과를 세상에 알리고 싶어 책을 썼다.” 그는 항간의 ‘마라톤 오해’에 대해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쓴 ‘내가 달리기를 하면서 배운 것들’을 인용했다. “간혹 달리기와 관련해 흔한 오해를 하는 분들이 있다. 무릎이 상할까 봐 달리기를 못 하겠다고 이야기하는 경우다. 의사 입장에서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런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아도 된다. 요즘 사람들의 무릎은 오히려 너무 안 써서 상하는 것이다. 무릎을 보호하겠다고 가만히 있으면 그게 무릎을 상하게 만드는 지름길이다. 적당히 쓰고 달리는 정도의 충격을 줘야 더 튼튼해지는 게 무릎이다. 물론 너무 무리하면 무릎도 상하겠지만 천천히 달리기 정도의 운동으로 상하는 건 아니니 걱정하지 말고 달려도 된다.” 책 끝 부분엔 대전교도소에서 집행된 ‘마지막 사형’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 3명에 대한 사형집행을 묘사한 것이다. 이후 대한민국에선 사형집행을 하지 않아 ‘실질적 사형 폐지국’이 됐으니 마지막 ‘목격자’로 현장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풀코스 32회, 하프코스 185회, 10km 10회를 달렸다. 요즘은 풀코스는 4시간 30분 페이스로 천천히 달린다. 코로나19로 각종 대회가 열리지 않지만 혼자 달리고 있다. 그는 피트니스센터에서 근육운동도 꾸준히 한다. 상체 하체 근육이 골고루 발달해야 잘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남 교도관은 “마라톤 풀코스는 아이를 낳는 과정이라고 말하고 싶다. 풀코스를 뛸 때 30km 이후에는 철저하게 사투를 벌이면서 달리다가 골인 지점을 통과하는 순간 천하를 얻은 듯 짜릿한 희열을 맛본다. 이 맛에 중독 돼 자꾸 풀코스를 달리는 것이다. 극심한 고통이 끝나는 순간 짜릿한 희열이 찾아온다는 점에서 마라톤과 아이 낳는 것은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분들이 ‘아이도 낳아본 적이 없는 사람이 그런 말을 하다니 참으로 무엄하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풀코스를 32번 뛰었으니 난 아이를 32명 낳은 셈이다. 앞으로도 아이를 30명은 더 낳고 싶다. 지금까지 15년간 4만 km를 달렸고 앞으로 남은 인생 9만 km를 더 달리겠다. 13만km를 다 달릴 때쯤 내 인생도 끝나갈 것이다. 그때가 90세 정도 일 것이고 그 땐 마라톤에서 은퇴할 예정이다. 하지만 은퇴하고도 달리기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말했다. “마라톤을 하면서 ‘이런저런 운동을 해봤지만 마라톤이 최고였다’고 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사실이 그렇다. 운동도 되고, 사색도 하고, 극한의 상활을 넘기도 하고, 결국 얻는 것은 짜릿한 쾌감과 자신감, 그리고 건강…. 세상에 이런 좋은 운동이 어디 있나? 단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달려야 한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20-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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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년 전 친구 딸 정신상담 하다 ‘탈모치료’ 나선 이유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노인체육 전문가 김설향 서울시립대 스포츠과학과 교수(63)와 남편인 백명기 명동백명기의원 원장(67)은 ‘100세 시대 건강 전도사’다. 김 교수는 일찌감치 노령화 시대에 대비해 노인체육을 연구해 다양한 운동법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고, 백 원장은 탈모치료로 다양한 연령대의 자신감을 키워주고 있다. 신경정신과 전문의로 탈모로 고민하는 사람들을 상담하다 탈모치료 전문가가 된 백 원장은 “두발은 젊음과 자신감의 표상이다. 나이 들수록 두발도 건강해야 몸과 마음도 건강하다”고 강조한다. 김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노령층에 대한 운동 보급에 더 적극적이다. 그는 “노령화에 따른 체력 감퇴로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어르신들이 활동제한으로 움직일 수 없어 더 건강이 악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와 싸우려면 체력을 바탕으로 한 면역력이 중요한데 사회 분위기에 휩쓸려 집에서만 지내다보면 신체적 심리적으로 더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럴 때 일수록 어르신들에게 몸을 움직일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노령화 시대를 대비해 일찌감치 노인체육에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연구를 해왔다. 2009년 서울시립대에 도시노인건강연구소를 만들었다. 노인인구가 급격하게 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부족한 상황에서 도시 노인의 건강을 증진하고 삶의 질을 높여 ‘노인도 행복한 도시’를 만드는 게 목적이었다. 그해 99세까지 팔팔하게 살자는 뜻에서 ‘9988체조’를 만들었다. 1년 뒤에는 ‘허약체조’를 선보였다. 여기서 허약한 노인이란 특정한 질병이 없다 해도 부정적인 사고나 스트레스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분들로 심리적으로 신체적으로 허약한 어르신들이다. 노년이 되면 자연스럽게 신체 능력이 떨어진다. 근육량이 줄고 근력이 감소돼 운동능력이 현저히 저하된다. 등이 굽고 자세가 나빠져 거동하기 어려워지기도 한다. 정서적으로도 우울하고 불안해 화를 잘 낸다. 기억력도 감퇴한다. 이런 노화 증상 자체를 없앨 순 없지만 운동으로 늦추거나 증상을 완화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게 과학적으로 증명됐다. 김 교수는 어르신들에게 2015년부터 보급하고 있는 근력저축운동을 틈나는 대로 하는 것을 권했다. 매일 기본 동작을 따라하다 보면 저축하듯 근육이 차곡차곡 쌓인다고 해서 근력저축운동이다. 김 교수는 “일본 노인체육 전문가가 만든 것으로 함께 검증하며 국내에도 보급했다. 누구나 집에서도 쉽게 할 수 있으니 코로나19 시대를 이기는 방법으로 활용해도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근력저축운동은 기둥 세우기(허리를 곧게 세우는 동작으로 척추를 강화해 허리 디스크를 예방), 까치발 들기(종아리 근육이 강화되며 혈액순환에도 도움), 반올림 다리 들기(의자 혹은 땅에 앉아서 다리 들기, 복근과 허벅지 근육 강화), 가지뻗기(다리를 쭉 펴고 발끝을 밀고 당기는 동작, 무릎 질환 예방), 담장 넘기기(주먹 쥔 손을 가슴 높이에서 마주 댄 뒤 팔꿈치를 최대한 뒤로 밀었다가 제자리로 오는 동작, 등 근육 강화), 반달 기울기(앉아서 한쪽 팔을 들어 반대쪽으로 넘기는 동작, 옆구리 근육 복근 강화) 등 6가지가 기본 동작. “간단한 동작이지만 다양한 임상실험 결과 30%이상 근력량이 늘어나는 등 효과도 검증됐다”고 김 교수는 전했다. 김 교수는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25개 자치구에 한 팀씩을 선정해 근육저축통장을 만들어 운동시키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근육저축운동 세트를 매일 해 통장 한 페이지를 다 채우면 운동밴드, 아령 등을 포상으로 주는 이벤트였다. 김 교수는 “10주 프로그램이었는데 어르신들의 반응이 좋았다. 서울 중구청 보훈회관은 계속 해달라고 해 지난해까지 진행했다. 올해는 코로나 19로 못하고 있지만 한 상이용사가 지팡이를 짚고 왔다가 운동에 지속적으로 참여해 지팡이를 버리고 혼자 걷게 된 게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이런 성과에 대한체육회는 지난달 김 교수를 생활체육담당 부회장에 임명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의 고령화가 세계 유래 없이 빨리 진행되고 있어 100세 시대를 대비하는 정책이 시급하다. 의학은 병이 나면 고치는 학문이지만, 체육은 스포츠활동 등 운동을 통해 사전에 병을 예방하는 예방의학이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전 생애를 통한 맞춤 운동을 실시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요즘 매일 2시간씩 남편 백 원장과 운동을 하고 있다. 일과를 마친 오후 9시 아파트 피트니스센터에서 달리기와 좌식사이클 등 유산소 운동, 그리고 웨이트트레이닝을 해왔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인 요즘은 피트니스센터가 폐쇄돼 집에서 근력저축운동을 하거나 서울 남산을 걷는 것으로 대체하고 있다. 살이 부쩍 찐 백 원장의 다이어트를 위해 27년 전 운동을 함께 하기 시작했다. 김 교수는 “이제 운동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코로나19는 장기간 함께 가야할 전염병이다. 집에만 있으면 우울해진다. 집에서도 운동하고 가급적 움직여야 한다. 운동으로 면역력을 높여 싸워야 한다. 특히 나이 들수록 더 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국제적으로 운동과 코로나19에 대한 상관관계 연구결과가 많이 나오고 있다. 운동=면역력 강화이기 때문이다. 정부 차원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도 질병에 취약한 노령층에 운동을 어떻게 보급할지 고민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백 원장은 15년 전 친구 딸 정신상담을 하다 ‘탈모치료 전문가’가 됐다. “23살 된 친구 딸이 전두탈모로 자살하려고 한다고 했다. 친구가 제발 우리 딸 좀 살려 달라며 데려 왔다. 탈모치료가 아니라 정신상담이었다. 알아보니 미국 유학 중 진로를 고민하다 원형탈모가 왔고 전두탈모로 진행한 것이었다. 가장 확실한 것은 머리가 나게 해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피부과 후배에게 치료법을 배워 상담하면서 치료했더니 다 나았다.” 백 원장은 이 사례에서 ‘신세계’를 경험했다. 머리카락이 인간의 삶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고 탈모치료에도 몰두하기 시작한 것이다. “젊어서 탐스럽던 머리카락이 나이가 들면 노화와 스트레스, 영양부족으로 인해 자고나면 수북이 빠진다. 그것을 보는 순간 상쾌한 아침은 온데간데없고 울적한 맘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된다. 100세 시대를 맞아 몸과 마음이 건강하기위해서는 운동을 꾸준히 해 몸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머리카락도 잘 관리해야 한다.” 백 원장은 “머리는 젊음의 상징이자 자존심이다. 앞에서 친구 딸 사례에서 소개했듯 여자들에게 머리는 목숨만큼 소중한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노총각에게 여자 소개 시켜준다면 ‘뚱뚱하진 않죠?’라고 하고 노처녀에게 남자 소개 시켜준다면 ‘대머리는 아니죠?’란 답이 온다. 노총각 중에서 대머리는 여자친구가 없는 경우가 많다. 이성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 다 치료 되지는 않지만 민 대머리가 아니라 모발이 남아 있다면 다시 머리가 날 가능성이 높다. 연구 결과 3분의 1은 잘 나고 3분의 1은 조금 나고, 3분의 1은 아예 나지 않는다. 그만큼 탈모 치료는 어렵지만 요즘은 새롭게 개발된 모낭주사로 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탈모는 유전과 노화, 각종 질환이나 약물의 부작용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 백 원장은 특히 스트레스에 의한 탈모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스트레스가 쌓이게 되면 모낭조직의 신호전달 체계가 무너져서 모낭세포의 움직임이 둔화돼 탈모가 발생하게 된다. 또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게 되면 모근에 혈류공급이 줄어들고 영양분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서 탈모가 생기게 된다. 따라서 탈모 치료를 위해서는 스트레스에 대한 정신적 상담과 함께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백 원장은 두피발모주사를 개발해 치료하는데 효과가 좋다고 했다. “누구나 다 아는 연예인이 찾아왔다. 모발이 없어서가 아니라 더 풍성하게 해달라고 했다. 몇 번 치료했더니 15명을 소개해줬다. 그만큼 효과가 있었다. 15명 중에 또 다른 연예인이 있었는데 그 친구도 효과를 보고 15명을 소개시켜줬다.” 백 원장은 무엇보다 머리는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탈모치료는 우울증을 극복하게 해주고 정신건강을 되찾게도 해준다. 신경정신과의사로서 탈모치료에 나선 이유다. 아무리 근육 자랑하는 멋진 몸을 가졌다고 해도 머리가 없으면 자신감이 상실된다. 패션의 완성은 머리다. 좋은 몸에 좋은 옷을 입는 것도 중요하지만 멋진 머리카락이 있어야 패션은 완성된다. 건강하면서 즐겁게 살려면 탈모도 관리해야 한다.” 백 원장은 “노인이 되어서 자신이 늙었음을 가장 많이 느끼게 될 때가 바로 탈모가 진행될 때라고 한다. 이러한 노년기 탈모 치료에서도 유산소운동, 근력운동, 식이요법이 필요하다”고 강조 한다. “운동하게 되면 혈액순환이 잘 되어서 두피에 있는 모세혈관에 영양소와 산소가 원활히 공급되어서 모근이 활성화되어 모발을 빨리 굵게 하는 데 도움 될 수 있다. 또한 탈모 치료에 있어서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몸의 모발과 손톱 등의 부속기관이 주로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탄수화물을 줄이고 단백질과 야채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배가 나오지 않고 모발을 풍성하게 하는 식이요법이다.” 백 원장은 “매일 운동하며 단백질을 풍부하게 섭취하고 모발도 관리하면 100세 시대를 자신감 넘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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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팔다리 쭉 뱃살은 쏙… 집에서도 날씬하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무서운 속도로 다시 확산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를 검토할 만큼 심각한 상황. 다중시설을 이용하는 게 두렵기까지 하다. 외출을 삼가고 집에 머무는 것이 감염을 막는 방법이다. 다만 운동 부족이 걱정이 된다. 오래 집 안에만 머물면 비만을 비롯해 각종 생활습관 병에 걸리기 쉽다. 만성질환자들 또한 증세가 악화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슬기로운 집콕 운동생활’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선신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교수는 “집에서도 헬스클럽 못잖은 운동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단, 운동하겠다는 마음을 먹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와 창용찬 대한보디빌딩협회 코치아카데미 원장의 도움을 받아 효과적인 집콕 운동법을 정리한다.》○ 운동 원칙을 지켜라면역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운동을 해야 한다. 크게 △유연성 운동(스트레칭) △근력 운동 △유산소 운동으로 나눈다. 세 분야의 운동을 모두 할 수 없다면 스트레칭부터 시작한 뒤 종목을 늘려 나간다. 자신만의 ‘운동 루틴’을 만드는 게 좋다. 가급적 매일 동일한 시간대에 운동하자는 뜻이다. 집에서 운동하다 보면 느슨해지고 그 결과 2, 3일 운동했다가 슬며시 포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를 막기 위해 운동 시간과 종목을 미리 정해두고 매일 이행하라는 것. 처음부터 여러 운동을 하겠다고 욕심내는 건 금물이다. 꾸준함이 더 중요하다. 일단은 스트레칭을 포함해 30분 정도로 시작하되 차차 운동 시간을 늘리자. 운동 후 통증도 살펴야 한다. 통증이 2일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는 게 좋다.○ 스트레칭은 충분히몸이 굳어 있는 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인대, 건, 관절, 근육 등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심하면 심장마비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 스트레칭을 할 때는 동작마다 10초 정도를 유지하고 3회 세트로 하는 게 좋다. 효과를 높이려면 20∼30초로 늘리도록 한다. 아무런 도구 없이 할 수 있는 운동 하나. 왼발로 선 상태에서 왼팔을 앞으로 쭉 뻗는다. 오른발은 뒤쪽으로 빼고 오른손으로 붙잡는다. 이렇게 하면 등과, 들고 있는 발의 허벅지 안쪽 근육을 효과적으로 풀 수 있다. 팔을 길게 뻗으면 어깨도 부드러워진다①. 이 밖에 △양손을 머리 위에서 잡고 좌우로 몸을 굽히거나 △양발을 벌린 채로 상체를 굽혀 팔을 땅에 닿게 하거나 △양발을 벌리고 팔을 하늘로 들어올린 후 머리를 뒤로 젖히는 동작도 좋은 유연성 운동이다. 의자를 이용할 수도 있다. 의자에서 1m 정도 떨어진 상태에서 의자 등받이를 잡는다. 이어 상체를 90도 접으면서 몸을 쭉 늘려준다. 팔과 어깨, 등배가 펴진다. 허벅지 뒤쪽의 근육과 힘줄인 햄스트링도 충분히 풀어줄 수 있다.○ 근력 강화 운동우리 몸에는 ‘파워존(Power Zone)’이라는 게 있다. 무릎부터 어깨까지 우리가 힘을 쓸 때 가장 힘을 많이 내는 곳이다. 이 부위를 단련시키면 일상 생활은 물론이고 스포츠 활동을 즐기는 데도 무리가 없다. 런지, 스쾃, 플랭크는 하체와 함께 척추 주변의 코어 근육을 강화하는 대표적인 운동이다. 런지는 선 자세에서 한 발을 앞으로 쭉 뻗어 굽혔다 되돌아가는 운동이다. 물병을 손에 쥐고 하면 운동 강도는 더 커진다②. 스쾃을 할 때는 발을 어깨너비로 벌리고 엄지발가락이 15도 정도 바깥을 향하게 한다. 천천히 무릎을 굽혀야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보통은 무릎을 90도까지 굽히는데, 초보자는 45도만 굽히거나 한쪽 벽을 짚고 해도 된다. 플랭크는 팔꿈치를 땅에 대고 엎드려 버티는 동작을 말한다. 보통 30∼60초 이상 지속해야 운동 효과가 커진다. 팔굽혀펴기는 팔과 가슴 근력을 키우는 대표적 운동이다. 초보자라면 무릎을 땅에 대거나 의자에 팔을 대고 하면 된다. 발을 의자에 올리고 팔굽혀펴기를 하면 강도가 커진다. 벽에 물구나무 선 채로 팔굽혀펴기를 하면 상당히 강도가 높아진다. 윗몸일으키기도 여러 형태로 변형이 가능하다. 강도를 높이려면 상체를 들어올릴 때 발도 같이 든다. 초보자라면 의자 끝에 앉아서 다리만 펴서 들어올리는 식의 응용 동작도 해볼 만하다. 어떤 종목이든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15∼20회를 1세트로 하되 가급적 3세트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다. 다만 윗몸일으키기는 1세트를 30∼50회로 정한다. 물론 처음에는 어려울 수도 있다. 그 경우 횟수와 세트 수를 줄여 시작하고, 차차 늘리도록 한다.○ 유산소 운동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 대표적 유산소 운동을 집에서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공간이 협소한 탓도 있지만 층간소음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층간소음을 내지 않으면서도 집 안에서 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첫째, 하버드 스텝이다③. 무릎 높이의 의자를 준비하자. 그 위에 올라섰다 내려가기를 반복한다. 왼발과 오른발을 번갈아가면서 오르내린다. 속도를 낼 필요는 없다. 천천히, 오래 하는 게 효과적이다. 10분 이상 하면 숨이 살짝 가쁘다. 숨을 고른 후 이어가면 된다. 다만 운동 효과를 내려면 속도를 낮추고 지속한다. 둘째, 스쾃 동작을 응용할 수 있다. 발을 어깨너비로 벌리고 팔은 머리 위로 올린다. 무릎을 굽힐 때 팔을 휘둘러 등 뒤로 뻗는다. 이때 무릎은 30도 정도만 굽혀도 좋다. 이른바 ‘PT 체조’의 동작과 비슷하다. 이 동작 또한 10분 정도 하면 이마에 땀이 맺힌다. 셋째, 달리기 동작을 응용하는 방법이 있다. 땅에서 발은 떼지 않고, 무릎 위만 달리는 동작을 취한다. 이 경우 상체를 많이 써야 하기 때문에 허리 운동 효과도 있다. 15∼20분 정도 해 주는 게 좋다.  김상훈 corekim@donga.com·양종구 기자}

    • 2020-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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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ood&Dining]부평-창원 스마트 공장, 맥심 커피 생산 본격가동

    국내 대표 커피전문기업 동서식품이 국내 최초 커피 공장인 인천 부평과 경남 창원 공장에 총 418억 원을 투자해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앞으로 부평·창원 공장에서 생산되는 맥심 카누, 맥심 모카골드, 맥심 티오피 등 동서식품 주요 커피 제품은 스마트한 제조공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2015년부터 스마트팩토리 도입을 추진한 동서식품은 마스터플랜에 따라 생산 관리, 설비 관리, 에너지 관리, 통합 운전 등 크게 4개 시스템으로 나누어 단계적으로 구축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원두 로스팅, 추출, 농축, 동결, 건조 등 개별적으로 운영되던 공정을 통합해 자동 제어 및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해졌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의 기호가 다양해짐에 따라 생산하는 제품 종류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2017년 이후 원두 제품은 10종 이상, 카누 제품은 한정판을 포함해 10종 이상 추가 출시됐고 믹스와 커피음료는 각각 2종, 4종으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품목별로 사용하는 원두 종류와 블렌딩, 로스팅 방식 등이 각각 다르다 보니 제조 공정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고, 최적의 운전 조건하에 다품종 커피를 만들어내고자 스마트팩토리를 짓게 됐다”고 설명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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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르신 ‘집콕’ 근력저축운동을 아시나요?[양종구의 100세 건강]

    노인체육 전문가 김설향 서울시립대 스포츠과학과 교수(63)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격상으로 고령층이 피해를 볼 것을 우려했다. 고령화에 따른 체력 감퇴에다 활동 제한으로 움직이지 못해 건강이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와 싸우려면 체력을 바탕으로 면역력을 키우는 게 중요한데 집에서만 지내다 보면 신체적, 심리적으로 더 약해질 수 있다. 김 교수는 “이런 때일수록 어르신들에게 몸을 움직일 기회를 더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고령화시대를 대비해 일찌감치 노인체육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2009년 서울시립대에 ‘도시노인건강연구소’도 만들었다. 노인 인구가 급격하게 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부족하다고 판단해서다. 연구소는 도시 노인의 건강을 증진하고 삶의 질을 높여 ‘노인도 행복한 도시’를 만드는 게 목적이다. 그해 99세까지 팔팔하게 살자는 뜻에서 ‘9988체조’도 만들었다. 1년 뒤에는 ‘허약한 노인’을 위한 ‘허약체조’도 선보였다. 허약한 노인이란 특정한 질병이 없다고 해도 부정적인 사고나 스트레스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겪는 분들이다. 한마디로 심리적, 신체적으로 허약한 어르신이다. 노년이 되면 자연스럽게 신체 능력은 떨어진다. 근육량이 줄고 근력이 감소돼 운동 능력이 현저히 저하될 수밖에 없다. 등이 굽고 자세가 나빠져 거동하기도 불편해진다. 정서적으로도 우울하고 불안해 화를 잘 낸다. 기억력도 감퇴한다. 이런 노화 증상 자체를 없앨 순 없다. 하지만 운동으로 늦추거나 증상을 완화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게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김 교수는 2015년부터 보급하고 있는 ‘근력저축운동’을 적극적으로 권한다. 근력저축운동은 매일 기본 동작을 따라 하다 보면 저축하듯 근육이 차곡차곡 쌓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김 교수는 “일본 노인체육 전문가가 만든 것으로 함께 검증하며 국내에도 보급했다”며 “누구나 집에서 쉽게 할 수 있으니 코로나19 시대를 이기는 방법으로 활용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근력저축운동은 6가지 기본 동작으로 구성돼 있다. △허리를 곧게 세우는 동작으로 척추를 강화해 허리 디스크를 예방해주는 ‘기둥 세우기’ △종아리 근육이 강화되며 혈액순환에도 도움을 주는 ‘까치발 들기’ △의자 혹은 땅에 앉아 다리 들기, 복근과 허벅지 근육을 강화해주는 ‘반올림 다리 들기’ △다리를 쭉 펴고 발끝을 밀고 당기는 동작으로, 무릎 질환 예방 효과가 있는 ‘가지 뻗기’ △주먹 쥔 손을 가슴 높이에서 마주 댄 뒤 팔꿈치를 최대한 뒤로 밀었다가 제자리로 오는 동작으로, 등 근육 강화에 도움을 주는 ‘담장 넘기기’ △앉아서 한쪽 팔을 들어 반대쪽으로 넘기는 동작으로, 옆구리 근육 복근 강화 효과가 있는 ‘반달 기울기’ 등이다. 김 교수는 “모두 간단한 동작이지만 30% 이상 근력량이 늘어나는 등 효과를 검증받았다”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25개 자치구마다 한 팀씩 선정해 근육저축통장을 만들고 운동하게 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근육저축운동 6가지 동작을 매일 수행해 통장 한 페이지를 다 채우면 운동밴드나 아령 등을 포상으로 주는 이벤트였다. 김 교수는 “10주 프로그램이었는데, 어르신들의 반응이 좋았다”고 자랑했다. 특히 서울 중구 보훈회관은 계속 해달라고 해서 지난해까지 진행했다. 김 교수는 “올해는 코로나19로 못 하고 있지만 한 상이용사가 지팡이를 짚고 왔다가 지속적으로 운동에 참여해 지팡이를 버리고 혼자 걷게 된 게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요즘도 매일 2시간씩 남편 백명기 명동백명기의원 원장(67)과 운동을 한다. 일과를 마친 오후 9시 아파트 피트니스센터에서 달리기와 좌식 사이클 등 유산소 운동, 그리고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인 요즘은 피트니스센터가 폐쇄돼 집에서 근력저축운동을 하거나 서울 남산을 걷는 것으로 대신한다. 김 교수는 “이제 운동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특히 나이가 들수록 운동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는 장기간 함께 가야 할 전염병이고, 운동으로 면역력을 높여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최근 국제적으로 운동과 코로나19에 대한 상관관계 연구 결과가 많이 나오고 있다. 운동=면역력 강화이기 때문”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면서도 질병에 취약한 고령층에 어떻게 운동을 보급할지 고민할 때가 됐다”고 거듭 강조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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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0대가 눈앞이지만…2030 즐기는 ‘극한 크로스핏’ 정복[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77세에 크로스핏(Cross Fit)을 시작한다고? 주위 사람들은 말렸지만 개의치 않았다. 막내아들의 권유에 시작했고 1년 5개월이 지난 지금은 무려 30세 이상 젊게 살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에서 한약재상 백설물산을 운영하는 이문규 씨(78)는 80세를 눈앞에 뒀지만 누구보다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 그 배경엔 ‘2030’ 젊은이들이 즐기는 크로스핏이 있었다. 크로스핏이 무엇인가? 여러 종목의 운동을 섞어서 훈련한다는 뜻의 크로스 트레이닝(Cross-training)과 신체 단련을 뜻하는 피트니스(Fitness)를 합친 운동. 크로스핏의 핵심은 ‘크로스 오버(Cross Over)’다. 파워리프팅의 최대근력, 역도의 파워, 육상의 스피드, 기계 체조의 협응력…. 서로 다른 영역을 한 데 모아 종합적으로 하는 운동이다. 기구도 다양하다. 아령과 역기 이외에도 케틀벨, 우드링, 샌드백, 타이어, 밧줄…. 특정 부위가 아닌 전신의 운동 능력을 고루 발달시킨다. 크로스핏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지만 소방관이나 군인이 주로 애용할 정도로 거친 운동이다.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최대의 능력을 발휘해야 하는 직업상의 특수성 때문이다. 최근에는 종합격투기 선수들의 훈련법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이런 운동을 ‘노익장’ 이 씨가 즐기고 있는 것이다. “3년 전부터 헬스클럽에 등록해 근육운동을 시작했다. 유연성을 위해 요가도 시작했다. 그런데 막내아들이 크로스핏을 해보라고 권했다. 운동을 좋아하는 막내 여동생 등 주위에서 ‘그러다 다친다. 절대 하지 마라’고 했다. 그런데 막내아들이 틀림없이 큰 문제없을 테니 시작하라고 해서 일단 시작은 했다.” 이 씨는 평생 운동이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다. “학창 시절 달리기도 못했고 운동회 때 축구는 단 한번도 못해본 ‘몸치’였다. 공부 잘하는 애들은 안 부러웠는데 운동 잘하는 애들은 부러웠다”고 했다. 그런데 나이 들어서도 노력하니까 됐다. 이 씨는 60세를 넘기면서 운동에 관심은 갖기 시작했다. 피트니스센터 등에 등록을 하지 않았지만 아령과 덤벨 등을 갖추고 집과 사무실에도 틈틈이 운동했다. 동호회를 만들어 자전거(사이클·MTB)도 탔다. 해동검도와 합기도도 했다. 모두 건강을 위해서였다. 그러다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하기 위해 3년 전 헬스클럽에 등록한 것이다.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크로스핏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3월. 1시간 정규수업을 받고 1시간 따로 운동했다. ‘세상’이 달라졌다. “솔직히 처음엔 줄넘기를 30회도 못해 숨을 헐떡였다. 지금은 100회를 넘게 해도 거뜬하다. 심폐능이 좋아진 것이다. 근력도 좋아졌다. 게다가 유연성도 요가를 할 때보다 좋아졌다. 60세를 넘기며 여러 가지 운동을 해봤지만 크포스핏이 가장 좋다고 느끼고 있다.” 외관이 달라졌다. 굽었던 어깨도 펴졌고 휘었던 다리도 제 모양을 찾아가고 있다. 주위의 반응도 좋다. 함께 운동하는 ‘젊은이들’이 그가 동작 하나 할 때마다 박수를 치며 환호한다. 무엇보다 개인적인 만족감이 크다. 그는 “땀을 흠뻑 흘리고 나면 자신감이 넘치고 행복감이 찾아온다. 이런 운동 더 일찍 시작했어야 한다”며 웃었다. 물론 젊은이들처럼 강도 높게 운동을 하지 않는다. 이 씨는 “젊은이들이 팔굽혀펴기 등 특정 운동을 20개 한다고 내가 그렇게 할 순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한다. 2개, 3세, 5개씩 하다보면 나중엔 10개, 20개까지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크로스핏 웨일 미아점의 코치들도 이 씨에게 강조하는 게 “절대 무리하지 말라”는 것. 천천히 꾸준하게 하면 몸은 변화한다는 스포츠 과학적 원리에 따라 세밀하게 지도하고 있다. 특히 부상 당하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 이렇게 운동한 결과 이 씨는 턱걸이를 1회에 10개를 넘게 한다. 역기를 땅에서 들어올리는 데드리프트는 85kg까지 소화한다. 85kg은 웬만한 사람은 들지도 못하는 무게다. 이 씨를 지도하는 윤민식 크로스핏 웨일 미아점 코치(42)는 “어르신 같은 경우 신체 능력이 운동하지 않은 30대 체력, 운동 열심히 하는 40대 체력 수준이다. 정말 대단하다. 운동하지 않은 20대도 당하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씨는 7월 11일 강원도 동해 망상해수욕장에서 열린 2020 스파르탄 레이스 스프린트 5km를 완주하고 왔다. 스파르탄 레이스도 젊은이들이 즐기는 ‘극한 레이스’다. 스파르탄 레이스는 5km부터 10km, 21km까지 달리며 다양한 난이도의 장애물을 정복해나가는 레이스다. 달리는 장소도 도로가 아닌 모래해변이나 산길 등 쉽지 않는 곳이다. 5km는 장애물 20개, 10km는 장애물 25개, 21km는 장애물 30개를 넘는 식이다. 장애물은 넘는 것, 건너는 것(물, 밧줄), 드는 것, 던지는 것 등 다양하다. 이 씨는 망상해수욕장 해변 모래를 달리며 다양한 장애물을 넘었다. 그는 “창던지기 등 일부 종목은 내가 도저히 소화를 못했다. 하지만 즐거운 경험이었고 내년에 꼭 다시 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9월 열리는 2020 스파이더 얼티밋챌린지에도 도전한다. 2016년부터 진행된 얼티밋챌린지는 체력을 극한까지 끌어내는 운동인 크로스핏을 즐기는 사람들이 모여 ‘체력왕’을 가리는 것이다. 장애물(허들) 달리기를 하는 사이사이에 턱걸이와 팔굽혀펴기, 토스투바(Toes to bar·철봉에 매달린 채 두 발끝을 동시에 바에 닿게 하는 동작), 바터치버피(Bar touch burpee·바닥에 바짝 엎드렸다 일어나 머리 위 바를 터치한 뒤 푸시업) 등을 일정 횟수 한 뒤 가장 빨리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순위를 가리는 방식이다. 규정대로 동작을 하지 않으면 카운트를 하지 않는다. 짧은 시간이지만 엄청난 체력이 소모되기 때문에 ‘3분 마라톤’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다. 이 씨는 특별 초청 케이스로 출전한다. “코치들이 나가보라고 해서 출전을 결심했다. 솔직히 토스투바가 안 돼 고민을 했는데 계속 연습을 하니 지금은 잘 된다. 이렇게 얼티밋챌린지 등 대회에 출전하는 게 운동을 더 열심히 하게 되는 동기부여가 된다. 내가 나가서 순위에는 못 들겠지만 나 같은 사람도 열심히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씨는 요즘 만나는 사람들에게 모두 “크로스핏을 하라”고 권유한다. 그는 “내가 해본 최고의 운동이다”고 설득한다. 하지만 “친구 등 주위 사람들에게 얘기하면 ‘다치니 그만하라’고 하면서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요즘 약재를 팔면서도 운동을 해야 효과가 좋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운동을 병행하는 사람들은 약효를 받아 금세 건강해졌다고. “운동은 행복이다. 행복하려면 운동을 해야 한다. 오래 살아도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 의미가 있다. 자리보전하고 누워 있으면 무슨 의미가 있나? 나이 들수록 잘 걸어 다녀야 한다. 난 걸을 수 있는 한 운동할 것이다. 혹 내가 운동하지 않는다면 걷지도 못하는 폐인이거나 아마도 이 세상에 없는 것일 것이다.” 크로스핏을 즐기는 이 씨에게 나이는 의미 없는 숫자에 불과했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20-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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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컴프레션’ 과학을 아시나요?

    ‘컴프레션(Compression) 과학을 아시나요?’ 몸에 딱 달라붙는 레깅스에 근육의 모양까지 세세히 드러내는 셔츠. 요즘 스포츠 마니아들 사이에선 ‘보여주기 위해 가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몸 라인을 그대로 드러내주는 스포츠웨어가 유행하고 있다. 그 결과 ‘레깅스가 대세 패션’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시각적인 이미지가 중시되는 시대 흐름을 반영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여기에는 놀라운 과학이 숨어 있다. 일반인에게 조금 낯설지만 ‘컴프레션’이라는 것이다. 이는 효과적인 혈액 순환과 빠른 회복을 위해 심장에서 가장 먼 발목에서부터 점진적으로 근육을 압박하는 기술이다. 몸을 꽉 조여 주는 레깅스는 점진적인 근육 압박을 통해 근육의 산소 공급량을 증가시킨다. 이로 인해 혈액 순환은 빨라지고, 몸의 예열 및 회복 속도도 높아진다. 2013년 스포츠생리학 및 운동수행 관련 국제저널에 발표된 논문 ‘사이클링 운동 실험 중 하체 컴프레션 의류 착용 효과에 대한 연구(메튜 드릴러, 쇼나 할슨·호주국립스포츠과학연구원)’에 따르면 경기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지만 피로 회복에 더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컴프레션은 근육을 잡아주는 역할도 한다. 특정 부위별 근육을 지지하고 잡아주게 되면 근육 좌상 등의 부상 위험과 통증이 줄어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다. 운동선수들이 부위별 특정 근육에 테이핑이나 매핑을 하는 이유는 스포츠 활동에 따라 사용하는 근육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5km를 달릴 때 10.6초 기록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런 연구 결과에 따라 나이키, 아디다스, 스파이더 등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들은 레깅스나 스타킹 양말, 팔 토시, 상의 셔츠 등 컴프레션 기술을 활용한 스포츠웨어 제작에 나서고 있다. 이른바 ‘컴프레션 웨어’(압박 기능성 의류)로 최첨단 기능성 운동복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젊은 스포츠 마니아들에게 주목받고 있는 투엑스유(2XU)도 이런 스포츠 브랜드 가운데 하나다. 2005년 호주의 세계적인 트라이애슬론 선수 출신 제이미 헌트가 설립한 이 회사는 호주국립스포츠과학연구원(AIS)과 함께 운동량이 많은 엘리트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과 부상 위험 감소, 회복 속도 증대를 겨냥한 제품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이 제품은 코리안 메이저리거 추신수(텍사스)가 즐겨 착용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스포츠 마니아들 사이에 인지도를 높였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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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역하면서 축구도 계속해야… 국내 스포츠팀 지속 후원”

    “어려운 결정을 해준 전북 현대 프로축구단에 정말 고맙다.” 스포츠용품 전문업체 험멜코리아(㈜대원이노스)의 변석화 회장(58)은 “(전북 현대가) 어려울 때 함께한 정을 잊지 않은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험멜코리아는 덴마크의 스포츠 브랜드 ‘험멜’의 국내 판권을 보유한 전문 스포츠용품 업체다. 현재 K리그1의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 K리그2의 수원 FC와 경남 FC 등 4개 프로축구단의 공식 후원을 맡고 있다. 변 회장이 인사말을 건네자마자 전북 현대에 대한 고마움을 꺼낸 건 후원사 계약을 둘러싸고 최근 적잖은 마음고생을 한 탓이다. 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업체가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전북 현대에 후원 계약을 제안했다. 지난해까지 K리그1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전북 현대는 험멜코리아가 2007년부터 후원을 맡아왔고, 현대와 험멜의 계약 기간도 남아 있는 상태였다. 그동안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업체들은 한국 프로축구가 인기가 낮다고 보고 후원을 꺼려왔다. 하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K리그1 경기가 전 세계로 중계되는 등 국내 프로축구의 인지도가 높아지자 전북 현대에 후원을 제안했다. 다행히 전북 현대가 “험멜코리아와 계속 함께하겠다”고 정리함으로써 논란은 일단락됐다. 변 회장은 “후원 조건이 우리보다 좋았을 텐데 어려운 결정을 내려준 전북에 정말 고맙다”고 거듭 말했다. 험멜코리아는 한때 국내 프로축구팀 7곳을 후원할 정도로 국내 축구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가 후원 가치가 낮다며 외면할 때 K리그 팀들의 버팀목이 돼 준 것이다. 이런 이유로 국내 축구 전문가들 사이에선 “평소 돈 안 된다고 떠났던 글로벌 브랜드들이 K리그가 다시 인기를 끌자 계약이 끝나지 않은 팀에 후원 계약을 논하는 것은 상도의에 어긋난 일”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험멜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변 회장의 ‘축구 사랑’의 뿌리는 매우 깊다. 1974년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서 공 좀 찬다는 소년 20여 명이 모여 축구클럽을 만들었는데, 그게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월계축구회’다. 이 축구회의 핵심 창립 멤버가 변 회장이다. 이후 사회인이 돼 중소기업에 다니던 변 회장은 축구에 대한 사랑을 끊지 못해 1994년 7월 직장을 그만두고 축구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다. 축구 유니폼을 만들고 축구용품을 판매하는 회사 ‘월계스포츠(대원이노스 전신)’가 그 시작이었다. 동대문운동장 인근 지하상가에 5m² 크기의 사무실 겸 매장을 차리고 시작한 일이었지만 실패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하고 싶어 한다는 즐거움이 컸다. 즐거워서 하는 일인 만큼 열심히 매달렸고, 사업은 성장을 거듭했다. 회사가 커질 때마다 월계축구회 회원들을 한 명 두 명씩 채용했다. 그 결과 현재 험멜코리아의 핵심 직원 중 상당수가 월계축구회 출신으로 채워졌다. 사업이 커지면서 인지도 높은 브랜드의 필요성을 느낀 변 회장은 해외시장에 눈을 돌렸고 1998년 8월 험멜과 독점 판매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에는 외국 브랜드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사업적으로 꾸준히 성장을 이어간 변 회장은 농구 핸드볼 하키 등 다양한 국내 스포츠 발전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 중심에 늘 축구가 있었다. 북한 축구대표팀을 후원하고, 직접 프로축구팀(충주 험멜)을 운영하기도 했다. 2003년부터는 한국대학축구연맹 회장직을 맡아 대학축구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한축구협회를 설득해 추계대학축구연맹전을 개최하도록 이끌었다. 대한축구협회는 당초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대학입시를 앞둔 고교 3학년이 참가할 수 있는 대회만 치를 계획이었다. 이에 변 회장은 “대학 졸업을 앞둔 선수들도 대회에 출전해야 프로팀의 지명을 받을 수 있다”고 설득했다. 12일부터 28일까지 강원 태백에서 열리는 추계대학축구연맹전은 올해로 56회를 맞는다. 코로나19 여파로 험멜코리아도 매출이 크게 줄어드는 등 고통을 겪고 있다. 하지만 각종 스포츠 팀 후원은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변 회장은 “이제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시대가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다”며 “이젠 함께 가야 하는 시대로 받아들이고, 각자 방역을 잘하면서 축구도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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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동이 성기능에 어떤 영향 미치는지 알아봤더니…[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운동이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개선할 수 있는 게 많다. 건강 증진과 다이어트는 물론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성기능 개선 및 불임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2015년 미국의 명문 듀크대학은 운동이 남성의 발기기능과 성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연구해 성의학지(Journal of Sexual Medicine)에 발표했다. 논문 제목은 ‘흑인과 백인에 있어 발기능력 및 성기능에 미치는 운동의 연관성(The association of Exercise with Both Erectile and Sexual Function in Black and White Man)’이다. 운동이 발기능력과 성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295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실험참여군은 평균나이 62세, 68%는 백인, 32%는 흑인이었다. 평균 체질량지수(BMI)는 30.5kg/㎡로 평균적으로 비만이었고 39%는 당뇨를, 36%는 심장질환(관상동맥질환)을 앓고 있었다. 운동은 각각을 군별로 나누어 여러 강도의 운동을 시켰다. 가장 약하게 운동을 한 그룹은 주당 3METS(시속 4.5Km 정도로 걷기) 이하의 운동을, 중간이하의 운동은 3~8.9METS (일반적 가벼운 조깅이 7METS), 중간정도 운동 그룹은 9~17.9 METS, 가장 강하게 운동을 한 그룹은 18METS 이상의 운동을 수행케 했다. MET(Metabolic Equivalent of Task, 보통 Metabolic Equivalent로 쓰임)는 체중 1kg이 1분 동안 사용하는 산소소비량 ml를 의미한다. 우리 근육 세포는 근수축을 위해 에너지를 소비할 때 산소를 쓴다. 신체가 특정 활동을 할 때 산소를 많이 소비하면 그만큼 에너지를 태우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리 몸은 산소 1L를 소비할 때 5kcal의 에너지를 태운다. 1MET는 3.5ml다. 보통 속보인 시속 5~6.4km로 걸으면 4METS 운동이다. 이 논문에서 사용한 MET는 주당 운동량이다. 3METS는 일상적인 움직임 외에는 거의 운동이 없는 상태다. 3~8.9METS는 가벼운 조깅을 주 1,2 차례 한 것이다. 18METS는 주당 수영과 조깅보다 빠른 달리기 같은 강도의 운동을 2시간이상 운동을 3시간 반 이상 하거나, 가벼운 운동을 6시간 이상 하는 것을 말한다. 연구결과 18METS 이상의 운동에서 발기기능과 성기능의 향상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발기기능과 성기능에 대한 조사는 EPCIC(Expanded Prostate Cancer Index Composite sexual assessment) 설문으로 진행됐다. 이 설문은 발기기능과 전반적 성기능에 대한 질문으로 이뤄져 있다. 발기·성기능 점수를 백점 만점으로 했을 때 높은 강도의 운동을 한 그룹은 가장약한 운동을 한 그룹에 비해 17.3점의 향상이 있었다. 중간이하운동, 중간정도운동도 효과는 있었지만 고강도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백인과 흑인의 차이는 없었다. 평균 나이가 62세인 점에 주목하면 나이 들어서도 운동을 하면 성기능을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윤진환 한남대 생명나노과학대학 스포츠과학과 교수(59) 팀은 2017년 한국체육학회지에 ‘트레드밀 운동이 수컷 흰쥐의 혈중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 정자의운동성 및 고환조직 CatSper 1,2 단백질 발현에 미치는 영향’이란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정상적인 부부관계에도 불구하고 15%가 불임이라는 보고에 따라 불임을 치료하기 위해 운동을 활용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알리기 위해 연구한 결과였다. 실험을 통제(운동 안함)와 저강도, 중간강도, 고강도 운동그룹 4개로 나눠 진행했다. 각 그룹엔 쥐 10마리씩이 투입 됐다. 저강도는 1~6주는 분당 8m 속도로 30분 달리는 운동(8m/min)을 주당 5일하게 한 뒤 7~12주에는 분당 10m 속도로 30분 달리는 운동을 주당 5일 시켰다. 중간강도는 1~6주 12m/min, 7~12주 14m/min을 30분 씩 주당 5일 시켰다. 고강도는 1~6주 20m/min, 7~12주 22m/min 운동을 30분씩 주당 5일 시켰다. 연구 결과 중간강도 운동이 혈중 테스토스테론 수치, 정자 수, 정자운동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CatSper2 단백질 발현에서도 중간강도 운동의 효과가 컸다.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은 생체의 성장 및 발달을 촉진하는 내인성 호르몬으로 성기관 뿐만 아니라 신체 전반과 삶의 질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친다. 테스토스테론은 연령의 증가, 대사증후군, 당뇨, 비만, 음주, 흡연 약물, 스트레스 등에 감소될 수 있다. 테스토스테론 농도는 정자의 운동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정자의 운동성은 정자가 난관을 거쳐 난자에 도달하기까지 이동에 필수적이며 난자를 둘러싼 난구 세포층과 투명대를 뚫고 난자 세포막까지 도달하기 위한 물리적 힘을 제공한다. CatSper2 단백질은 수정과정에서 정자의 과활성 운동성(Sperm Hyper-activation Motility)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모두 성공적인 임신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2014년 미국 텍사스 대학교 심리학과에서는 ‘운동이 항우을증약을 복용하는 여자들의 성기능을 향상 시킨다: 무작위 크로스오버 시험 결과(Exercise Improves Sexual Function in Women Taking Anti-depressants: Results From A Randomized Crossover Trial)’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항우을증약을 복용하는 여성들에게서 성기능 장애가 나타났는데 운동이 그 장애를 해소시켜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논문은 성행위 하기 바로 전에 운동할 때 가장 효과가 크다고 지적했다. 평균 연령 32.4세 여성 52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2018년엔 국제성의학회(International Society of Sexual Medicine)에 ‘여성에 있어 운동이 성기능에 미치는 영향(The Effects of Exercise on Sexual Function in Women)’이란 논문이 발표됐다. 이 논문은 격렬한(Acute) 운동과 지속적(Chronic) 운동이 여성 성기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결과물들을 리뷰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운동을 하면 심혈관계 기능이 향상되고 몸매가 좋아져 자신감이 생기고, 피로감이 줄기 때문에 여성들의 성적매력을 높여준다는 것이다. 운동이 남녀의 성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는 이유는 심혈관계 기능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운동생리학적으로 운동을 하면 남녀 모두 신체에서 성을 담당하는 기관에 혈액 침투량이 많아진다. 이는 그 기관 모세혈관은 물론 성적 흥분을 유발하는 신경계도 자극하게 돼 성적 민감도가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신경계 자극은 운동으로 남녀 성호르몬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윤진환 한남대 교수는 “솔직히 운동과 성기능에 대한 연구는 남성에 집중돼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운동을 하면 심혈관계 기능이 좋아지고 성기능이 활성화된다는 결과는 이미 검증됐다. 여성의 경우는 운동이 폐경을 늦춰주고 갱년기도 늦추거나 느끼지 못하고 지나가게 한다. 운동이 몸을 젊게 만드니 결국 오래 동안 성생활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20-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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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편 사고후 화나고 우울할 때마다 운동 집착…웨이트로 새 인생[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아픈 허리를 위해 시작했던 웨이트트레이닝이 남편의 갑작스런 교통사고 사망으로 찾아온 우울증을 달래주는 친구가 됐다. 사고 처리를 하면서 끓어오르는 화와 슬픔 잊기 위해 더 운동에 매달렸고 어느 순간 20대 부럽지 않은 몸매로 탈바꿈됐다. 올 7월 12일 서울 임피리얼 펠리스 호텔에서 열린 ‘제5회 월드스포츠탑모델 선발대회(WSTMS)’ 시니어부문(45세 이상)에서 3위를 차지한 김경미 씨(47)는 운동으로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고 있다. “2010년 2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뒤 무료하기도 했고 허리 디스크 3개가 파열돼 통증이 있었어요. 수술보다는 근육운동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생각에 혼자 근육운동 프로그램을 올려주는 블로그와 유튜브를 보며 근육을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허리 통증에 수영을 하면 좋다는 의사의 권고에 따라 수영을 했는데 평영을 할 때 유독 통증이 크게 느껴졌다. 수영을 하면서 허리주변 근육을 키워주니 통증이 덜했다. 그 때부터 근력을 본격적으로 키운 것이다. 20명 정도가 함께 하는 헬스클럽 GX(Group Exercise·그룹운동)로 매일 1시간 씩 운동하며 몸을 만들었다. 다양한 정보를 획득해 개인적으로도 운동을 했다. 1년 정도 하니 허리 통증은 사라졌고 몸도 달라졌다. “운동을 하다 피부관리사 자격증을 딴 뒤 활동하느라 잠시 쉬었어요. 3년 새 몸무게가 74kg까지 늘었죠. 피부관리사가 적성에 맞지 않아 포기하면서 다시 운동에 매달리게 됐습니다.” 2014년부터 다시 차근차근 몸을 만들었다. 김 씨는 “첫날 맨몸 스쿼트 10개씩 3세트, 다음 날 11개씩 3세트 등 하루 200개까지 늘려갔어요. 몸이 좋아지면서 런지를 추가했고 나중엔 다시 GX에 들어가 상체를 포함한 다양한 근육을 키웠습니다”고 말했다. 그는 무게(웨이트)를 사용하기 보다는 맨몸으로 하는 보디웨이트(Body Weight Training)에 집중했다. “주로 혼자 운동하다보니 무게를 사용하면 부상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어요. 그래서 가급적 맨몸으로 근육을 만들었습니다”고 했다. 보디웨이트는 자신의 신체 무게를 활용해 하는 운동이다. 스쿼트, 런지,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등 몸만을 활용해 다양한 근육을 키울 수 있다. 운동이 지속되자 페스츄리빵이 겹겹이 쌓이듯 근육의 결이 한 층 한 층 쌓여가며 복부라인, 어깨라인, 하체라인이 정리돼 갔다. 정말 신기했다. 이렇게 몸을 잘 만들어가던 2017년 말 청천벽력 같은 일이 벌어졌다. 남편이 하루아침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것이다. 하늘이 무너지는 충격에 슬퍼하다보니 갱년기가 더 빨리 진행돼 우울증이 찾아왔다. 슬플 때, 화가 날 때마다 운동에 집착했다. 하루 최대 4시간을 한 적도 있다. 우울증 탈출을 의도하진 않았지만 몸을 한껏 움직이면 마음이 차분해졌다. 더 운동에 매달렸다. 김 씨처럼 운동으로 우울증을 극복한 사례는 많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우울증 치료를 위해 운동처방을 할 정도로 운동이 우울증 완화에 효과가 있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운동은 정신건강을 지키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우울증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운동 기간이 길수록 우울증을 낮추는 효과가 높아진다. 운동기간이 21주에서 24주 정도면 4주 이하에 비해 효과크기가 약 30배 높다. 즉 운동은 한 달 하다가 중단할 것이 아니라 6개월 이상은 해야 정신건강을 뚜렷하게 개선시킨다”고 말했다. “운동을 하다보니 어느 순간 20대 젊었을 때 보다 더 멋지고 건강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 때부터 ‘이 좋은 운동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수해주는 일을 하자’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김 씨는 지난해 3월 피사프코리아(FISAF KOREA)에서 퍼스널트레이너(PT) 자격증을 획득했다. 피사프는 피트니스 전문가를 양성하는 국제기관. 김 씨는 피사프코리아에서 골격과 근육에 대한 해부학을 공부하며 더 근육운동에 집중할 수 있었다. “특정 근육을 어떻게 움직여야 더 효과적인지에 대해 알게 되니 운동의 집중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대한보디빌딩협회 코치아카데미에서 재활트레이닝과 식품영양학 등도 공부할 계획이다. 몸이 달라지고 자격증을 획득하니 주변의 친구들과 지인들이 지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 씨는 지난해부터 지인들과 집에서 함께 운동하는 ‘홈 트레이닝(Home Training)’을 하고 있다. 김 씨는 “내 몸도 좋아졌지만 함께 하는 사람들 몸도 바뀌고 있어요. 다들 만족하고 있습니다”고 했다. 김 씨는 근육을 만들면서 ‘보여지는 성취감’을 만끽하고 있다. 좁은 어깨를 넓게 키우면 허리는 얇아 보이고 얼굴은 작아 보인다고. “몸이 완전히 변했어요. 몸매가 바뀐 뒤 옷 입는 것도 달라졌어요. 과거 못 입었던 옷도 입고, 이젠 아무거나 걸쳐도 몸이 소화해요. 솔직히 50세가 다 돼 가는 나이에 이러기 쉽지 않잖아요. 제 몸을 거울로 보면서 달라지는 것을 느끼는 성취감이 웨이트트레이닝의 묘미입니다. 운동은 노력한 만큼 얻는다는 점도 좋아요. 우리 사회는 내 노력보다 남 때문에 결과가 좌우되는 게 많잖아요. 운동은 내가 어떻게 마음먹느냐에 따라 결과물을 낼 수 있어요. 운동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김 씨는 “전 학창 시절엔 전혀 운동과 상관없는 삶을 살았어요. 솔직히 처음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작할 때 ‘잘할 수 있을까?’란 의구심도 들었죠. 그런데 차근차근 노려하니 되더라고요. 누구나 몸을 멋지게 만들 수 있습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올 초부터는 개인 PT를 받으며 피트니스 대회를 준비했다.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 “이젠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했다. 결국 7월 초 피트니스대회인 아마추어코리아오픈 슈퍼맘 부분에서 입상했고 WSTMS 시니어부분에서 3위를 하게 된 것이다. 김 씨는 WSTMS 50명의 모델과 함께 8월부터 본격적으로 모델 수업을 받는다. 그리고 9월 중순 WSTMS 패션쇼에 모델로 서게 된다. “세상을 살다보면 누구나 다양한 어려움에 봉착하는 것 같아요.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중요하죠. 전 운동으로 남편 사망으로 찾아온 슬픔과 우울증을 극복했어요. 제가 난관을 극복했듯 건강한 방법으로 사람들이 세상을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본보기가 돼 선한 영향력을 주고 싶은 게 꿈입니다.” 키 172cm, 몸무게 58kg의 탄탄한 몸매를 자랑하는 그는 “100세 시대에 운동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몸을 만들며 ‘운동전도사’가 된 그는 “100세 시대로 보면 저도 50년 이상을 더 살아야 합니다. 짧지 않은 시간이죠. 그 기간 건강하게 꼿꼿하게 걸어 다녀야 인생이 즐겁지 않을까요? 그러기 위해선 운동은 꼭 해야 합니다”며 활짝 웃었다.※별첨=운동이 왜 우울증에 효과가 있을까? 김병준 인하대 교수는 운동의 우울증 효과에 대한 가설을 다섯 가지로 설명했다. 첫째, 인류학적 가설. 인간은 유전적으로 운동을 하도록 만들어져 있는데 운동을 안 하면 우울증을 포함한 여러 정신건강 문제가 발생한다. 둘째, 모노아민 가설. 세로토닌, 노에피네프린,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감정을 조절하는데 관여하는데 운동을 하면 이 물질의 분비와 수용이 촉진된다. 셋째, 사회적 상호작용 가설. 운동을 할 때 다른 사람을 만나는 기회가 생겨 고립감을 버릴 수 있어 우울증이 개선된다. 넷째, 자아상 개선 가설. 운동을 하면 근육이 발달하고 외모에 대한 자신감이 생겨 자기존중감이 좋아져 궁극적으로 정신 건강이 개선된다. 다섯째, 자신감 가설. 우울증이 있으면 무력감이 생기는데 운동을 하면 삶에 대한 통제감이 커진다. 운동을 할 수 있다는 느낌은 삶의 여러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삶에 대한 희망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건강상태가 나쁜 사람일수록 운동을 하면 우울증 개선 효과가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특히 다른 연령층에 비해 중년(25-64세)에 운동을 하면 우울증을 이기는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난다고 한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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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젠 공공체육시설 개방해 ‘면역력’을 키울 때[양종구의 100세 건강]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 회장(64)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뒤에도 거의 매일 테니스를 친다. 지도자로 일할 때도 테니스를 자주 즐겼지만 요즘처럼 매일 치기는 선수 생활 이후 처음이다. 무리한 탓에 오른쪽 무릎에 염증이 생기고 오른팔엔 ‘테니스 엘보’가 오기도 했지만 테니스장 찾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운동을 했던 사람이라 격렬하게 몸을 움직여 땀을 흠뻑 흘려야 스트레스가 해소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에게 정부가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우려해 공공 테니스장을 폐쇄한 조치는 아쉽다. 그는 “사설 테니스코트를 돌며 지인들과 공을 치는 것으로 해소한다”고 말했다. 성기춘 한국테니스진흥협회(KATA) 회장(70)도 매주 3, 4회 테니스를 치며 건강을 다지는 ‘테니스 마니아’다.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30대 초반 간 질환으로 죽음의 문턱을 경험한 그에게 테니스는 삶을 되찾아준 희망이었다. 이후 2007년 KATA 회장을 맡은 그는 연간 50개 이상의 대회를 개최했고, 10만여 아마추어 테니스 동호인들에게 대부로 불린다. 성 회장은 “코로나19로 대회를 열지 못하고 있는 데다 공공 스포츠시설 폐쇄로 테니스를 치지 못해 스트레스 받는 동호인들이 많다”며 관계기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사실 테니스는 요즘 같은 시기에 할 수 있는 ‘대면(對面) 스포츠’ 중 가장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국 정부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며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스포츠로 테니스를 꼽았을 정도다. 네트를 사이에 두고 펼쳐지는 테니스 경기 중에 선수들이 2m 이내로 만날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도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공공 체육시설 개방을 권고했지만 이를 따르지 않는 지방자치단체가 적잖다. 주 전 회장은 “공공 테니스장이 문을 닫았을 때 동호인들이 사설 테니스코트로 몰리면서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은 더 높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운동 전후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 등 위생 관리만 철저히 하면 테니스는 전혀 문제될 게 없다”며 “테니스코트 등 야외 공공 체육시설은 완전히 개방해야 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축구와 야구 등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다른 스포츠 동호인들도 마찬가지 생각이다. 46년 전통의 월계축구회를 이끌고 있는 변석화 한국대학축구연맹 회장은 “(축구 동호인들이) 공공 운동장이 폐쇄되자 지방 사설 운동장으로 한꺼번에 몰리면서 오히려 코로나19 감염 위험성만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운동이 심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다. 운동은 체력을 향상시켜 면역력을 키운다. 특히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로 받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푸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운동을 하면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다. 심박수가 높아지기 때문에 딴생각을 할 수가 없다. 번거로운 일상에서 탈출해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시간을 통해 안정감과 침착함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포츠심리학에서 인간의 뇌는 습관과 실제 행동이 부조화를 보이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이는 매일 운동을 하던 사람들이 운동을 못 하게 되면 정신적 스트레스를 느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이유로 걷기와 등산, 마라톤, 사이클 등 야외에서 즐기는 비대면 스포츠 인구가 코로나19 이후 크게 증가했다.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 공원이나 산에 가면 혼자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로 넘친다. 특히 비대면 스포츠로 가장 안전하다는 평가가 나온 자전거의 인기는 치솟고 있다. 국산 자전거 업체 ‘위아위스’의 박경래 대표(64)는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30%가 성장했다”며 “생산능력이 주문량을 따라 주지 못해 소비자들이 1, 2개월 이상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귀띔했을 정도다. 전염성이 강한 코로나19는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공공 체육시설 폐쇄가 코로나19 확산 대책으로 사용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코로나19는 장기 유행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생활체육으로 면역력을 키우고 이를 극복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국민들이 맘껏 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공공 체육시설을 개방하는 게 ‘슬기로운 코로나19 극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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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故 박영석과의 약속 지켜 기뻐…1%의 가능성만 있으면 달린다”[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세계 최고봉 히말라야 14좌를 올랐던 고 박영석 대장은 1%의 가능성만 있어도 결코 포기하지 못 한다고 했습니다. 저도 1%라도 달릴 수 있다면 끝까지 달리겠습니다.” 산악인이자 마스터스마라토너인 이영균 전 박영석탐험문화재단 이사장(72)은 19일 장대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서울 도림천 일대에서 열린 공원사랑마라톤에서 42.195km 풀코스를 210회째 완주했다. 공식 대회에서 달린 거리만 8860.95km로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8848m의 1000배인 8848km를 넘겼다. 그는 “생전 박영석 대장과 한 약속을 지켜 기쁩니다. 박 대장이 하늘에서 축하해줬을 것이라고 믿습니다”며 “이젠 박 대장이 평소 말했던 1%의 가능성만 있어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을 실천할 겁니다”고 말했다. 2006년 초였다. 2005년 히말라야 14좌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박 대장은 중국에서 네팔로 넘어가는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횡단 등정을 준비하고 있었다. 동국대 산악회부터 박 대장의 후원자였던 이 전 이사장은 어떻게 응원할까 고민하다 ‘박 대장 인터넷 응원창’에 8848km를 달리며 응원겠다고 선언했다. ‘(박)영석아. 네가 다시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8848m 고지를 오른다니 난 수평으로 8848km를 달리며 너를 응원할게.’ ‘형님, 그 목표를 달성하는 날 피니시라인에서 기다리다 제가 업어 드리겠습니다.’ 박 대장이 2011년 10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신 루트 개척에 나섰다 눈사태로 실종되는 바람에 이 전 이사장을 업어주겠다는 약속은 지키기 못했다. 하지만 박 대장의 아내 홍경희 씨는 이날 이 전 이사장의 레이스를 지켜보며 “(남편이 생전에) 완주 지점에서 업고 들어온다고 말씀하셨다는데, 그 약속을 못 지켜 대신해서 마음이 너무 아프다. 하지만 하늘에서 남편이 좋아했을 것이다. 정말 대단한 일을 하셨다”고 말했다. 박 대장이 1983년 동국대에 입학해 산악회에 가입하면서 이 전 이사장과의 인연은 시작됐다. 동국산악회가 졸업생과 재학생의 끈끈한 우정을 이어 가고 있어 자연스럽게 친하게 지냈다. 이 전 이사장은 동국산악회 회장을 맡아 박 대장의 히말라야 14좌 등정을 직접 후원하기도 했다. 그는 “학번 차이가 15년이라 함께 등정할 수는 없었지만 베이스캠프까지는 함께 가는 등 박 대장의 등반을 늘 응원했었다”고 말했다. 평소 조깅을 즐기던 이 전 이사장은 2003년 말 지인을 따라 마라톤 풀코스에 입문했다. “산을 같이 다니던 후배가 ‘형님 저 풀코스 완주했습니다’고 하기에 ‘그래? 나도 한번 달려볼까’하며 달리면서 마라톤에 빠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솔직히 풀코스를 완주할 수 있을까 염려되기도 했다. 하지만 평소 산을 자주 올랐기 때문에 도전정신과 체력에서는 자신이 있었다. 2003년 춘천마라톤 대회 참가신청을 하고 10km 대회에 출전하는 등 준비를 했다. 풀코스 완주를 하고 나니 자신감이 붙었다. 산에 오르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이 전 이사장은 지난해 춘천마라톤을 17년 연속, 동아마라톤을 16년 연속 완주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동아마라톤 등 주요 대회가 취소되는 바람에 요즘은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에 열리는 공원사랑마라톤에 출전하고 있다. 산과 마라톤, 이루는 과정은 다르지만 성취감을 준다는 점에선 비슷하다. “산은 수직으로 오르고, 마라톤은 수평으로 달린다. 하지만 산 정상에 올랐을 때와 마라톤 결승선에 도달할 때 느끼는 만족감은 똑같다”고 말했다. 이 전 이사장은 “영석이는 갔지만 내가 먼저 꺼낸 약속을 저버릴 순 없었다. 평소에도 풀코스를 계속 달리고 있었는데 인터넷 응원창에 내가 했던 약속을 기억한 친구가 다시 얘기하기에 더 열심히 달렸다. 지금 이 자리까지 오는 게 쉽지는 않았다. 돌이켜보면 영석이 때문에 내가 더 건강해진 것 같다. 70세를 넘겨서도 그 약속을 지키려 매일 달렸기 때문”이라고 했다. 마라톤에 입문하며 1년에 풀코스를 2,3회 완주하던 그는 2011년부터 완주 횟수를 크게 늘렸다. 그해만 38회를 완주했다. “2011년 10월 춘천마라톤에서 풀코스 100회를 완주했다. 그런데 그 바로 2주 전에 박 대장이 안나푸르나에서 실종됐다. 안타까웠다. 그 때부터 더 마라톤 풀코스 완주에 집중했다.” 고관절 부상으로 잠시 쉬는 기간도 있었지만 박 대장과의 약속을 위해 그는 ‘105리의 고행’을 멈추지 않았다. “솔직히 풀코스를 달리는 게 쉽지는 않다. 30km을 넘어서면 ‘내가 왜 이런 고행을 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밀려온다. 그런데 피니시라인만 통과하면 ‘다음 주는 어떤 마라톤대회에 나가지?’를 고민한다. 그게 마라톤이다. 영석이도 고산을 오르며 이런 고민을 했을 것이다. 마라톤과 등산은 통한다.” 그는 30년 넘게 새벽에 달리기, 수영, 웨이트트레이닝을 번갈아 하며 몸을 관리하고 있다. 코로나 19로 요즘은 평일 7~12km를 달리며 거의 매주말 풀코스 마라톤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마라톤을 시작할 땐 풀코스를 3시간 30분대에 완주했지만 지금은 4시간30분에서 5시간 안쪽에 완주하고 있다. “나이를 먹으니 달리는 게 점점 힘들어진다. 그래도 목표가 있으니 달린다”고 했다. 이 전 이사장은 박 대장의 ‘1%의 가능성만 있다면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말을 후배들에게 전해주며 실천하고 있다. 모교 동국대에서 박 대장의 도전정신을 기리는 교양강좌를 하고 있는 그는 마라톤에서도 1%의 가능성을 직접 보여주고 있다. 그는 “주위에서 ‘약속을 지켰으니 이젠 그만해라’라고 한다. 하지만 걸을 수 있으면 달릴 수도 있다. 영석이가 그랬듯 1%의 가능성이 있다면 달릴 것이다. 210회로 8848km를 넘겼지만 300회 완주를 향해 달리겠다. 300회를 넘기면 다시 또 다른 목표를 만들 것이다”며 활짝 웃었다. “마라톤을 모르는 사람들은 나보러 무릎을 위해 이제 그만 달리라고 한다. 안 뛰어본 사람들 얘기다. 아프면 달리지 못한다. 난 아직 멀쩡하다. 달리니 오히려 무릎이 더 강해졌다. 주변 근육도 단련돼 아무리 달려도 안 아프다.” 마라톤과 등산 뭐가 더 좋을까? “솔직히 산을 오르는 게 더 좋다. 하지만 마라톤도 매력적이다. 산을 잘 오르면 하체가 강화돼 마라톤도 더 잘 즐길 수 있다.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산도 오르고 마라톤대회에도 출전하겠다.” 한편 재단법인이었던 박영석탐험문화재단은 사단법인 박영석탐험문화진흥원으로 바뀌었고 이사장은 박 대장의 아내인 홍경희 씨가 맡게 됐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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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 완주 거리 8848㎞… 故 박영석과의 약속 지켜 기뻐”

    “(박)영석아. 네가 다시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8848m 고지를 오른다니 난 수평으로 8848km를 달리며 응원할게.” “형님, 그 목표를 달성하는 날 피니시 라인(finish line)에서 기다리다 제가 업어 드리겠습니다.” 히말라야 14좌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고 박영석 대장은 2006년 중국에서 네팔로 넘어가는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횡단 등정을 준비하고 있었다. 박 대장의 후원자였던 산악인이자 마스터스 마라토너인 이영균 전 박영석탐험문화재단 이사장(72)은 어떻게 응원할까 고민하다 박 대장 인터넷 응원창에 “8848km를 달리겠다”고 선언했다. 이 전 이사장은 이달 19일 장대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서울 도림천 일대에서 열린 공원사랑마라톤에서 42.195km 풀코스를 210회째 완주하며 8848km를 넘었다. 공식 대회에서 달린 거리만 8860.95km. 그는 “박 대장과 한 약속을 지켜 기쁩니다. 박 대장이 하늘에서 축하해줬을 것이라고 믿습니다”라고 말하며 울먹였다. 박 대장이 2011년 10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새 루트 개척에 나섰다 눈사태로 유명을 달리하는 바람에 이 전 이사장을 업어주겠다는 약속은 이뤄지지 못했다. 그 대신 박 대장의 아내 홍경희 씨가 대회에 참석해 “(남편이 생전에) 완주 지점에서 업고 들어온다고 말씀하셨다는데, 그 약속을 못 지켜 대신해서 마음이 너무 아프다. 하지만 하늘에서 남편이 좋아했을 것이다. 정말 대단한 일을 하셨다”며 이 전 이사장을 축하해줬다. 두 사람의 인연은 박 대장이 1983년 동국대에 입학하고 산악회(동국산악회)에 가입하면서 시작됐다. 이 전 이사장은 산악회 회장을 맡아 박 대장의 히말라야 14좌 등정을 직접 후원하기도 했다. 그는 “학번 차이가 15년이라 함께 등정할 기회는 없었지만 베이스캠프까지 함께 가기도 했고, 박 대장을 늘 응원했다”고 말했다. 평소 조깅을 즐기던 이 전 이사장은 2003년 말 지인을 따라 마라톤 풀코스에 입문했다. “산을 같이 다니던 후배가 ‘형님, 저 풀코스 완주했습니다’라고 하기에 ‘그래? 나도 한번 달려볼까’ 하고 시작했다가 마라톤에 빠지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30년 넘게 새벽에 달리기, 수영,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며 몸을 관리하고 있다. 요즘도 평일에는 매일 7∼12km를 달리고, 주말이면 풀코스 마라톤대회에 출전한다. 산 등정과 마라톤은 이행 과정은 다르지만 성취감을 준다는 점에선 같다는 게 이 전 이사장의 지론이다. 그는 “산은 수직으로 오르고, 마라톤은 수평으로 달린다. 하지만 산 정상에 올랐을 때와 마라톤 결승선에 도달할 때 느끼는 만족감은 똑같다”고 말했다. 마라톤에 입문하며 1년에 풀코스를 2, 3회 완주하던 그는 2011년부터 완주 횟수를 크게 늘렸다. 그해만 38회를 완주했다. 2011년 10월 춘천마라톤을 뛰며 풀코스 100회 완주 기록도 세웠다. 안타까운 건 이 기록을 세우기 2주 전 박 대장이 안나푸르나에서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후 그는 마라톤 풀코스 완주에 더 집중했다. 고관절 부상으로 잠시 쉬는 기간도 있었지만 박 대장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105리(42.195km)의 고행’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영석이는 갔지만 내가 먼저 꺼낸 약속을 저버릴 순 없었다”며 “평소에도 마라톤 풀코스를 꾸준히 달렸지만 인터넷 응원창에 내가 했던 약속을 기억한 친구가 다시 얘기를 꺼내 더 열심히 달렸다”고 덧붙였다. 이 전 이사장은 박 대장의 ‘1%의 가능성만 있다면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말을 후배들에게 전해주며 실천하고 있다. 모교 동국대에서 박 대장의 도전정신을 기리는 교양강좌를 하고 있는 그는 마라톤에서도 1%의 가능성을 직접 보여주고 있다. 그는 “주위에서 ‘약속을 지켰으니 이젠 그만해라’라고 한다. 하지만 걸을 수 있으면 달릴 수도 있다. 영석이가 그랬듯 1%의 가능성이 있다면 달릴 것이다. 210회로 8848km를 넘겼지만 300회 완주를 향해 달리겠다. 300회를 넘기면 다시 또 다른 목표가 생길 것이다”며 활짝 웃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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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ood&Dining]캔으로 페트로 컵으로… 맥심 티오피의 거침없는 약진

    국내 대표 커피전문기업 동서식품(대표 이광복)이 프리미엄 커피음료 ‘맥심 티오피(Maixm T.O.P)’를 내세워 RTD(Ready To Drink) 커피음료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맥심 티오피’는 콜롬비아, 케냐, 브라질 등 해발 1000m 이상의 고지에서 재배한 최고급 아라비카 원두 100%를 사용해 동서식품이 자체 노하우로 개발한 에스프레소 추출 방식으로 커피 본연의 맛과 향을 그대로 담았다. 맥심 티오피는 철저한 소비자 조사와 분석으로 캔커피, 컵커피, 페트형 커피 등 다양한 형태의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이 중 소비자들에게 가장 처음으로 얼굴을 알린 ‘맥심 티오피 캔커피’는 올 6월 패키지 디자인을 새롭게 바꾸며 한층 활력을 더했다. 5년 만에 새로워진 맥심 티오피 캔커피는 더블랙, 스위트 아메리카노, 마스터 라떼(200mL, 275mL, 380mL) 등 총 9종이다. 패키지는 ‘트렌디&심플’ 콘셉트를 바탕으로 기존 대비 디자인 요소를 최소화해 한층 젊고 감각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다. 커피전문점과 동일한 방식으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고 콜롬비아, 브라질, 케냐산 원두를 다크 로스팅해 진한 커피 맛이 특징인 맥심 티오피 제품의 특징을 잘 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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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 달리자’ 요청 쇄도”…안철수 대표, ‘마라토너’ 된 이유는?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58)가 4일 서울 도림천 일대에서 열린 공원사랑마라톤대회에서 21.0975km 하프코스를 1시간 46분 42초에 완주했다. 안 대표는 지인인 마스터스마라토너 정희순 씨의 마라톤 풀코스 200회 완주를 축하하러 나와 부인인 김미경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57)와 하프코스를 달렸다. 요즘 안 대표는 ‘정치인’이라기보다는 ‘마스터스마라토너’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21대 총선 기간 전남 여수에서 서울 광화문광장까지 435km 국토 종주 레이스하며 선거운동을 한 뒤 전국의 마라톤 동호회가 그를 초청해 달리는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국토종단을 한 뒤 발톱에 피멍이 드는 등 부상을 입어 의사가 한 달 정도 달리지 말라고 했어요. 그래서 5월 중순부터 다시 달렸는데 전국의 동호회에서 ‘함께 달리자’는 요청이 쇄도했어요. 한 달 전부터 매주 토요일 지방으로 달리러 갑니다.” 벌써 경북 구미, 충북 제천, 강원도 홍천, 강원도 강릉을 찍었다. 2일에는 서울 여의도의 달리기 동호회와 함께 여의도를 한바퀴 돌았다. 대회 참가가 아니라 동호인들과 함께 훈련하는 것이다. 안 대표는 “약 10km를 함께 달린 뒤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지금 이 시간이 참 행복합니다”고 말했다. 달리기 전까지 ‘숨쉬기 운동’ 외에 해본 적이 없다는 안 대표는 딸 설희 씨(31) 때문에 달리기에 입문했다. “2015년 여름휴가 때였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달리기를 좋아했던 딸이 새벽에 달리러 나간다기에 따라 나섰죠. 100m도 못 가서 숨을 헐떡였습니다. 그날 딸의 운동에는 방해가 됐는데 제겐 달리기를 하게 된 계기가 됐죠.” 5km 정도를 취미삼아 달리던 안 대표는 2018년 9월 독일 뮌헨의 막스플랑크연구소 방문연구원으로 가면서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는 “집 근처에 한바퀴에 5km인 베스트파크라는 곳이 있었어요. 아내와 함께 매일 달렸어요”라고 했다. 한 달 뒤 뮌헨마라톤에서 10km를 완주한 그는 지난해 4월 오스트리아 비엔나시티마라톤에서 하프코스를 처음 완주했다. 그리고 7월 독일 퓌센 마라톤에서 풀코스 데뷔전을 치렀다. 10km와 하프코스, 풀코스 데뷔전을 모두 부인 김 교수와 함께 했다. 안 대표는 김 교수가 학교로 돌아간 뒤 지난해 9월 베를린마라톤에서 3시간 46분 14초로 완주하며 개인 최고기록을 세웠다. 50대 후반에 마스터스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해 세운 기록으론 수준급이다. 이날 안 대표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한 ‘마스터스마라토너’ 김영아 씨(46·하나은행)는 “대표님은 자세만 조금 바꿔도 더 쉽게 달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직 마라톤 자세가 잡히지 않아 다소 엉성한데도 페이스가 흐트러지지 않고 계속 달리는 것을 보면 의지력이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지난해 12월 하프코스 달린 뒤 7개월만의 대회 출전이라 “엄청 힘들었다”고 했다. 이날 기자도 하프코스를 달렸다. 안 대표보다 17분 이상 늦은 2시간 3분 57초에 들어왔다. 안 대표는 “주변에 달리기 지도를 해줄 사람이 없어서 스마트폰에서 어플을 받아 달렸어요. 풀코스를 완주하기 위해서 해야 한다는 것은 다 했습니다. 월 평균 200km를 달렸고 대회를 앞두고는 월 250~300km를 달렸습니다. 주 50km이상을 주 4~5회로 나눠 달렸으니 많이 달린 땐 하루 20km 정도는 달렸죠”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그해 11월 뉴욕시티마라톤도 3시간 59분 14초에 완주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김 교수는 마스터스마라톤 고수 정희순 씨의 페이스메이킹을 받으며 지난해 춘천마라톤과 올해 여수마라톤을 완주했다. 부부가 이날 정 씨의 풀코스 200회 완주를 축하하기 위해 나와 하프코스를 달린 이유가 이런 인연 때문이다. 두 부부는 나란히 풀코스를 3회 씩 완주했다. 안 대표는 ‘달리기 전도사’가 됐다. “달리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달릴 때 모든 잡념이 사라지고 본질만 남아요. 평상시 과거의 일을 후회하거나 가까운 미래를 걱정한다면 달릴 땐 오로지 그 순간에 집중하게 됩니다. 달릴 때 현재를 사는 것입니다.” 안 대표는 마라톤을 통해 많이 배운다고 했다. 지난해 출간한 ‘안철수, 내가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이란 책에서 정치가로서 역경이 많았지만 달리면서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매번 출발선에 서는 일은 내면의 게으름과의 싸움이었고, 불안함과의 사투였고, 몸과 마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도전이었다. 달리기는 앞으로 어디로 가야할지 고민하며 바닥에 웅크리고 있던 나를 일으켜 세우고, 다시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이끌어주었다.’ “마라톤은 인생하고 같아요. 1km 앞에서 경련이 일어나 도저히 못 뛰는 상황이 올 수도 있죠. 갑자기 하늘에서 폭우가 쏟아질 수도 있고. 그래도 출발선에 서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완주할 수 있을까? 실패하면 어떨까? 하지만 시도하지 않으면 뭣도 이루지 못합니다. 바꿀 수도 없습니다. 배울 수도 없어요. 도전하면 실패하더라도 배울 게 있어요. 그래서 용기를 가지고 매번 출발선에 서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힘들지만 도전하는 마음으로 정치도 인생도 살 겁니다. 이젠 평생 달릴 겁니다.” 달리며 건강해졌다. 5kg이 빠져 30년 전 체중으로 돌아갔다고 했다. 허리 치수가 3인치나 줄었다고. 안 대표는 요즘은 한달에 150km를 달린다. 주 3~4회 매번 10km를 달린다. “즐겁게 재밌게 달리는 게 좋다”고. 그는 “언제 어디서나 신발만 있으며 할 수 있는 운동, 아주 쉽게 할 수 있어 좋다”며 웃었다. ‘의사’ 안철수가 보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에 대한 전망은 어떨까? “결국 백신이 나와야 극복이 됩니다. 보통 백신 개발엔 5년이 걸립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총동원해 힘을 합쳐 개발하고 있어 1년 반 정도로 단축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전 세계 77억 명 분을 생산해 각국에 배분해 모든 사람들에게 투약하기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그 때까지 관리를 잘 하면서 가야 합니다. 힘들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슬기로운 거리두기 생활이 필요합니다.” 이날 공원사랑마라톤대회를 처음 달려본 안 대표는 “한꺼번에 출발하지 않고 새벽부터 뛰고 싶은 시간에 개별적으로 참석해 달리는 대회 방식이 사회적 거리두기에 맞는 대회”라고 말했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20-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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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분한 단백질 섭취가 노년 근육 손실 막는다[양종구의 100세 건강]

    1982년 미스터코리아 남자부 80kg급 챔피언 출신 창용찬 대한보디빌딩협회 코치아카데미 원장(65)은 최근 웨이트트레이닝을 다시 시작했다. 100세 시대를 맞아 비슷한 연령층에게 근육의 중요성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자신의 체험기를 담은 책도 쓰고 있다. 그는 “60세 이상 나이 먹어서 꼭 키워야 할 게 근육이다. 30세부터 매년 근육이 줄어드는데 나이 들면 그 감소 폭이 더 커지기 때문에 잘 관리하지 않으면 노년의 삶이 불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창 원장의 지적처럼 30세 이후 근육량이 매년 1∼1.3%, 근력이 2.6∼4.1% 감소한다. 50세 이후에는 근육량과 근력 감소율이 더 높아진다. 특히 근력의 경우 50세 이후에는 매년 15% 이상 떨어진다.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80세에는 최대 50% 수준으로 근육량이 떨어진다. 근육은 당 수치를 떨어뜨리는 등 다양한 신체 대사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1990년대 말부터 마라톤과 트레일러닝(산악마라톤), 트레킹, 사이클 등을 즐기던 그는 현재 매주 3회 이상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며 근육을 키우고 있다. 다만 선수로 활약하던 한창 때와 달라진 게 있다면 주기적으로 단백질 보조제를 섭취한다는 것이다. 적당하게 단백질을 섭취해야만 근육이 더 잘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창 원장은 “내가 운동할 때도 단백질이 중요한지는 알았지만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는 없었다. 선배들이 주기적으로 닭을 삶아 먹는 것을 따라 했고 대두를 볶아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먹었다. 쇠고기는 비싸서 엄두도 내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닭 가슴살, 계란 흰자가 근육 생성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1990년대에 들어서야 보편화됐다. 국제대회에 출전해 단백질 파우더를 접하긴 했지만 구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제 시대가 달라졌다. 지금은 다양한 단백질 보조제가 나와 있다. 창 원장은 순수 단백질 파우더를 주기적으로 먹는다. 그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하루 단백질 섭취량은 체중 1kg당 0.8∼1g이다. 체중이 70kg이라면 하루 56∼70g을 섭취해야 한다. 가급적 음식을 통해 단백질을 섭취하려 하지만 쉽지 않다. 그래서 보조제로 보완한다”고 말했다. 마라톤 마니아로 국내에서 최초로 단백질 보조제를 제조 판매하는 이윤희 ㈜파시코 파워스포츠과학연구소 대표(62)는 “운동 후 빠른 회복과 오래 운동을 즐기기 위해 단백질을 잘 섭취해야 한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이라면 체중 1kg당 1.5∼2g을 먹어도 된다”고 말했다. 송홍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스포츠과학연구실장(운동생리학 박사)은 “운동 후 1시간 이내 단백질을 섭취하면 피로 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운동을 하면 근육이 미세하게 파열된다. 심하게 운동하고 나면 근육이 아픈 이유다. 단백질을 섭취해야 빨리 복구된다. 단백질이 부족하면 회복 기간이 길어진다. 우리 몸 세포 변화의 사이클을 빠르게 돌려야 피곤하지 않고 건강하다. 단백질이 필요한 이유다. 단백질 보조제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유제품 업체인 매일유업도 2018년 말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출산율 감소로 분유 판매가 저조하자 ‘100세 시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매일유업은 사코페니아(근육감소증)연구소를 만들어 50세에서 80세 사이의 장노년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마케팅을 하고 있다. 아미노산인 류신과 단백질 등으로 구성된 영양식을 충분히 섭취하면 근육량과 힘이 모두 향상된다는 실험 결과도 활용하고 있다. 가장 좋은 단백질 섭취 방법은 자연식품을 먹는 것이다. 육류와 어류, 식물성을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어떤 단백질도 완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식물성 단백질이 동물성에 비해 체내 염증 유발 인자가 적어 피로 해소와 지구력 강화에 좋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영양학적으로 매끼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고는 하지만 일상생활을 하면서 단백질을 매번 먹기가 쉽지는 않다. 그때 단백질 보조제를 먹으면 좋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WHO 권장량은 먹어야 단백질 대사의 균형을 이루고 근 손실을 최소한으로 막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근육운동을 함께 하면 더욱 좋다. 특히 창 원장의 지적처럼 노년으로 갈수록 저작 능력 저하로 음식을 통한 단백질 섭취량은 감소하는 데다 근육감소증이 진행되기 때문에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물론 단백질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할 경우 통풍 등 부작용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충분한 단백질 섭취가 100세 시대를 행복하게 만든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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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풀뿌리 클럽팀 키워야 축구시장이 큰다”

    “지역민들이 응원할 수 있는 클럽 축구팀을 만들어야 축구 시장이 커집니다.” 이규준 한국열린사이버대 축구부 감독(55)은 “지역민의 사랑을 받으며 자란 축구 클럽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같은 유럽을 대표하는 잉글랜드 프로축구팀이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한국 청소년 축구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 중심에 이 감독이 있다. 그는 2011년 말 한국 최초의 중고교 클럽 축구팀 ‘하남FC’를 창단해 대한축구협회에 정식 등록했다. 이전까지 재능이 있는 유소년 축구 선수는 축구 명문 학교에 진학해야만 축구 선수 생활을 계속할 수 있었다. 그가 시작한 방식은 학교 팀 위주로 운영되던 국내 축구계에선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이후 많은 지역 클럽 축구팀이 생겨났고, 현재 18세 이하 고교생들이 뛸 수 있는 클럽팀만 73개(2019년 기준)나 된다. 축구 명문 서울 동북중고교를 거쳐 국민대를 졸업한 이 감독은 1990년 동북중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2003년 서울 장훈고 창단 사령탑으로 취임한 뒤 9년간 지도했다. 두 팀에서 수확한 우승컵이 20개가 넘고, 그가 키워낸 프로 선수도 김은중(23세 이하 대표팀 코치), 양동현(성남FC), 문선민(상주 상무), 이영재(강원FC) 등 60명을 넘는다. 이 감독이 클럽 축구팀을 고집한 이유는 유럽식 축구 문화를 국내에 심기 위해서였다. 2002년부터 10여 년간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으로 활동했던 그는 “유럽을 방문할 때마다 지역 클럽 축구팀에 대한 지역민들의 열렬한 사랑에 감동받았다”며 “팀이 잘하든 못하든 응원하고 박수를 보내는 지역민들의 사랑이 지금의 유럽 축구를 만든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에선 학교 팀에 매몰돼 같은 학교 출신만 관심을 갖는 ‘동네 축구팀’ 수준에 머물렀다. 그는 “하남FC 때 우리 경기가 있으면 하남고 학생은 물론이고 지역민들도 찾아와 응원했다”고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지역 공동체 형성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이런 선순환이 이뤄지면 지역 클럽 축구팀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감독은 초등학교인 12세 이하 축구를 예로 들었다. 현재 12세 이하 지역 클럽 축구팀은 192개로 수적으로 학교 팀(133개)을 압도한다. 그는 “이전에는 초등학교 4, 5학년 때 축구를 시작했다면 요즘에는 유치원 때부터 집에서 가까운 클럽에서 축구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아직까지는 대학 입시와 연계돼 중고교로 넘어가면서 명문 학교 축구팀들이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하지만 합숙 금지 등 교육 방침이 바뀌면서 학교 팀보다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축구하는 지역 클럽 축구팀들의 실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조만간 둘의 영향력이 뒤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감독은 3년 전부터 한국열린사이버대를 맡은 뒤 또다시 새로운 실험을 진행 중이다. 열린사이버대 축구팀의 운영 방식을 바꾼 것이다. 축구팀 운영에 대한 대학측의 배려로 고교 졸업 후 대학과 프로에 가지 못한 선수들에게 다시 도전 기회를 줬다. 대학 팀이지만 ‘야신’ 김성근 전 프로야구 한화 감독이 프로에서 밀린 선수들을 위해 만들었던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를 모델 삼아 축구 선수들 재도전의 장을 마련한 것이다. 열린사이버대 팀은 1년 만에 전국대회 16강에 올랐고 2018, 2019년 연속 8강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U리그에서는 강호 고려대를 2-1로 꺾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감독은 또 3년 전 경기 하남에서 남양주로 하남FC의 본거지를 옮기고, 팀 이름도 ‘진건 KJ FC’로 바꿨다. 하남에 신도시가 생기고 학생 수가 많아지면서 클럽 팀이 늘어나자 하남종합운동장을 필요한 때 사용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그는 “인구가 밀집된 수도권은 경기장이 턱없이 부족하고, 건물 지하에 인조잔디를 깔고 축구를 하는 상황이라 제대로 된 연습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가 매일 오후 6시 이후엔 생활체육팀에 경기장 우선 사용권을 주는 것도 걸림돌이 됐다. 그는 “교육부는 학교 수업을 마친 뒤 훈련을 하라고 하지만 정작 저녁엔 경기장을 사용할 수 없다”며 “이런 상황이 바뀌어야 한국 스포츠가 성장한다”고 강조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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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시대부터 내려온 건강 관리법 ‘식치(食治)’를 아시나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좋은 음식으로 건강을 다스려 전염병을 예방하는 식치(食治)를 아시나요?” 신성미 영주 식치원 원장(55)은 식치를 실천하며 후대에 전수하려 노력하고 있다. 식치는 음식으로 건강을 다스리는 것으로 조선시대 때부터 내려온 건강관리법이다. 조선시대 때도 요즘 전 세계를 흔들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같은 전염병이 돌았는데 미리 좋은 음식으로 면역력을 높여 대비했다고 전해진다. “음식은 문화입니다. 조선시대 왕실의 음식 문화가 선비들에게 흘러갔고, 다시 서민들에게 영향을 미쳤죠. 왕실에선 식의(食醫)가 왕의 무병장수를 위해 노력했어요. 식의는 약보단 음식으로 병을 막고 다스렸습니다. 일단 식치를 먼저 하고 실패 했을 때 탕약을 썼습니다. 당시 식의들은 음식과 약은 동일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신 원장은 2009년 안상우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장이 영주 제민루(濟民樓·조선의 지방 의국)의 유학자이자 의사인 ‘유의(儒醫)’ 이석간 선생이 지은 ‘이석간경험방’을 국역한 것을 바탕으로 식치를 연구하며 재현하고 있다. 이석방경험방에는 115개 병증에 대한 다양한 예방 및 치료법이 망라돼 있는데 신 원장은 그중 식치방에 천착해 현대적으로 해석해 레시피를 만들고 있다. ‘이석간 경험방상(上) 죽과 밥을 이용한 식치방’이란 책도 펴냈다. 그에 따르면 식치는 예방의학이다. 평소에 좋은 식자재로 만든 음식을 먹어 면역력을 키우는 데 집중한다. 그는 “왕실의 식의는 선대왕이 가진 질병을 연구하고 현 왕의 체질을 살펴, 음식으로 병을 예방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줬다”고 했다. 식치는 그동안 알려진 궁중음식과는 달리 담백하고 자연적인 음식으로 몸을 기를 채운다. 과식을 해도 속이 편하다. “면역력을 높여 예방이 치중했지만 열이 나면 녹두로 죽을 쑤어 내렸고, 잠을 못 이룰 땐 야생대추씨죽을 처방했다”고 했다. 식치의 가장 특별한점은 이렇듯 인체의 증상에 대응하는 처방적 성격의 일상식이라는 것이다. 몸의 허한 곳이 있으면 보해주고, 체질에 따라 해가 되는 것은 못 먹게 한다. “이석간 선생은 무엇보다 조선시대 왕실 식치 문화를 민간으로 전파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이석간경험방을 남겼습니다. 조선시대에 각도의 관찰사나 지방수령들이 구급방성격의 김정국의 촌가구급방 같은 백성들을 위한 의서를 남기기도 했지만 왕실 의서를 짜깁기하는데 그쳤습니다. 이석간경험방은 민간인들이 쉽게 쓸 수 있게 설명해 식치의 민간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됐습니다.” 신 원장에 따르면 이석간경험방은 지역 식자재를 활용한 식치방이 주를 이루는 경북 북부의 지방색을 강하게 나타냈다. 또 구하기 쉬운 밥이나 죽 또는 찬류, 찜, 김치 등 다양한 형태로 증상에 대응하는 처방했다. 경남 창원 출신 신 원장은 1992년 경북 예천 출신 박석진 한국폴리텍 영주캠퍼스 산학협력단 단장(56)과 결혼하면서 경북 지역 종가 음식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신 원장은 남편이 영주캠퍼스에 자리를 잡던 1999년 영주로 이사해 본격적으로 지역 음식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2002년 무궁화요리학원을 열어 지역 음식 전수에도 나섰다. 지난해 경북 영주시의 도움을 받아 식치를 체험하는 식치원을 개원했다. 음식을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 위덕대학교 외식산업학과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2018년)를 따기도 했다. “가장 영주스러운 게 무엇일까를 고민했습니다. 솔직히 경북은 유학의 본고장인 안동의 영향을 받아 ‘안동문화권’으로 분류되고 있었죠. 그래서 제민루와 연계한 식치 콘텐츠로 영주를 알리고 싶었습니다. 음식체험관을 추진한 영주시와 뜻이 맞아 식치원을 개원하게 된 이유입니다.” 신 원장은 “영주 선비들 식치의 뿌리는 조선초기인 1418년(태종 18년) 전국 최초로 건립된 의국 제민루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했다. 제민루는 공립의료기관으로 지방의 제약구민(劑藥救民)의 중심 역할을 했다. 영주 소백산 지역은 예로부터 풍부한 약용 식물이 자생했고 제민루가 이를 채취해 한양은 물론 전국으로 보내는 역할을 했다. 신 원장은 “조선시대 때는 중앙정부가 백성들이 굶주리고 전염병에 쓰러지는 것을 두려워했다. 민란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백성을 치료하는 혜민서를 만들고 전국에 의국을 설치해 백성을 돌봤다”고 말했다. 제민루에서 채집한 약재는 중앙의료기관에 모아서 다시 각 지역으로 보내졌다. 이런 지방의국이 전국에 6~7개 정도 있었는데 제민루는 최초로 만들어져 다른 지방의국 운영의 본보기 역할을 했다. 제민루는 약재 공급을 뛰어 넘어 의생과 향촌의 성리학자들이 의학적 지식을 쌓는 공간이었다. 퇴계 이황 선생도 제민루에서 이석간 선생과 함께 공부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신 원장은 “지방 향리인 선비들도 백성들이 병들지 않게 하기 위해 예방의학을 공부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지방에서 선비는 백성의 리더역할을 해야 한다. 서민은 물론 노비와 천민까지 식치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신 원장은 “조선시대 때는 음식이 아녀자의 전유물이 아닐 수도 있다. 식자재의 효능을 알고 있는 사람들, 즉 왕실의 어의와 식의, 그리고 선비들이 식치를 알고 있었고 기록으로 남겼다. 이석간 선생도 영주 지역의 특산물을 연구해 최초의 민간 의서를 남기게 된 것이다”고 말했다. 조선 왕 중에서는 세조와 정조, 영조가 식치에 관심이 많았다. 세조는 우리나라 최초의 식의서인 ‘식료찬요’의 서문을 섰다. 정조는 식치를 제대로 알고 몸이 안 좋을 땐 직접 특정 음식을 올리라고 지시까지 했다. 영조는 5끼를 먹던 왕의 식사법에서 3끼만 먹고 장수했다. 특히 영조는 엄청난 양의 인삼을 드신 것으로 전해진다. 신 원장은 “세종과 문종, 세조 때 의관 전순의는 의학서인 의방유취 편찬에 참여했고 산가요록, 식료찬요 등 식의서를 남겼다. 이게 선비들에게 전해졌고 민간에까지 흘러갔다”고 했다. 의방유취는 동양최대의 의학 백과사전으로 그중 식치방은 안상우 박사팀이 국역본을 2018년 12월에 발간했다. 의방유취는 의림촬요와 함께 동의보감의 모태가 된다. 신 원장은 “선비들은 궁극적으로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을 추구했다. 일찍 병드는 것에 수치심을 느끼기까지 했다. 그게 식치고 인간의 근본적인 욕망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이런 좋은 미덕이 일본의 식민지배와 6·25전쟁을 통해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힘든 시기 인간 이하의 삶 속에서 먹고 살기에 바쁘다보니 식치 문화가 사라졌다. 그저 배를 채우는 데 급급했다.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식치를 다시 되새겨 생활화한다면 코로나19를 넘어 어떤 전염병도 거뜬히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식치를 재현하며 세미나를 여는 등 식치를 세상에 알리고 있다. “그동안 알려진 궁중음식이 한 축이라면 이렇게 몸을 음식으로 다스려 건강해지려는 식치도 한 축입니다. 그동안 식치가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일제의 침탈과 6·25 전쟁도 있었지만 유학과 한의학까지 통달해야 이해할 수 있었기에 연구가 부족한 측면도 있었죠. 식치의 전통은 의료문화속에 이어져 상대적으로 음식문화속에 보편화되기 어려웠습니다. 식치가 의료문화든 음식문화든 세상 밖으로 나와 국민건강에 더 이롭게 다가간다면 한식의 폭넓은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신 원장은 조선시대의 의학에 관심이 많은 안상우 단장은 물론 김호 경인교대 사회과교육과 교수와도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김 교수는 조선왕실의 의료문화란 저서를 내기도 했다. 신 원장은 “두 분을 스승으로 모시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식치를 알려면 유학 사상도 잘 알아야 하고 한의학에도 능통해야 한다”고 다시 강조했다. 지난해 국회 식치 재현 및 학술대회도 함께 열었다. 신 원장은 장기적으로 제민루의 복원을 꿈꾼다. 사실 제민루가 조선시대 의국으로 재조명 받은 것도 신 원장의 노력 때문이었다. 이석간경험방을 공부하다 보니 이석간 선생이 어렸을 때부터 제민루에서 공부했다는 것을 알았고 제민루가 의국에서 다른 시설로 변용되면서 잊혀졌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신 원장은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서 다시 문을 열어도 되겠다는 판단에 다양한 학술대회를 통해 제민루를 조명하고 있다. 신 원장은 “제민루가 현대적의미의 의국으로 다시 태어난다면 그 안에서 식치방을 만들어 후대에 식치를 전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기자도 현장 취재한 6월 19일 영주 식치원에서 ‘중풍을 예방하는 동마자율무죽이 포함된 식치’를 체험했다. 이석간경험방에 이 식치로 몸을 다스릴 경우 ‘노인이 18세 청년처럼 뛰어 다닌다. 흰 머리도 검게 된다’고 돼 있다. 식전주인 ‘동아약주’를 시작으로 동마자율무죽, 오랄초로 맛을 낸 수정냉도회(돼지껍데기와 돼지고기 허구리살에서 콜라겐을 추출해 수정처럼 맑게 만든 묵), 황자계혼돈(꿩고기와 누런 암탉을 이용한 석이콩가루피 만두), 천초 영주한우 육회, 가마보코(해삼, 전복, 석이, 귤홍을 감싼 숭어어묵), 설하멱적(어간장을 이용한 쇠고기 구이), 진주면(임자를 갈아 넣은 청포기장면), 어만두 길경탕(죽순과 도라지로 맛을 낸 어만두탕), 치유 부빔밥(모점이법, 백두옹과저, 자소엽, 배추침채, 방풍 매실육 등이 들어간 비빔밥), 돌쌈씨 우무쥐눈이콩불과 상심자 무스(디저트). 음미하며 먹다보니 2시간이 금방 흘러갔다. 모든 음식을 장시간 익히고 달이고를 반복해서인지 속이 편안했다. 신 원장은 “죽을 예로 들면 쌀을 싸라기로 만들어 쪄서 다시 불리고 찌고를 반복해서 죽을 쑨다. 위에 전혀 부담이 없다. 양념도 된장을 쓰니 몸에 나쁠 수가 없다”고 했다. 설하멱적도 좋은 쇠고기를 두드려 부드럽게 만든 뒤 간을 하고 참기름으로 버무려 굽고 얼음물에 담그기를 반복해 만드니 많이 먹어도 탈이 나지 않는단다. 기자는 난 12시부터 오후 2시까니 식사를 한 뒤 취재를 하고 오후 4시 버스를 타고 동서울로 올라와 오후 9시에야 평창동 집에 도착했다. 그때까지 허기를 느끼지 못했다. 식치는 자연식이면서도 배를 든든하게 채워줬다. 신 원장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죽을 권했다. “선조들은 계절에 맞는 한 가지 혹은 두 가지 식재료로 죽을 쒀서 틈나는 대로 먹었다. 앞에서 얘기했듯 찌고 불리고를 반복해 쑤기 때문에 전혀 탈이 나지 않는다. 하루 5회 장복하면 체질이 면역성으로 바뀐다. 바쁘다고 샌드위치에 우유를 마시는 것보다 훨씬 우리 몸에 좋다”고 했다. 눈이 안 좋을 땐 돼지간죽, 불면증엔 야생대추씨죽, 감기 예방엔 근시(곶감)죽…. 식치 법은 수 백 가지나 됐다.영주=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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