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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홍 포항공대 전자전기공학과 교수(47)가 세계 의생명공학 분야 최고 권위 기구인 국제 의생명공학아카데미(IAMBE) 석학회원으로 선정됐다. IAMBE 석학회원은 국제의생명공학연맹이 의학·생명공학 분야에서 탁월한 학문적 업적과 국제적 리더십을 보인 연구자에게 수여된다. 김 교수는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 국내 현역 교수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김 교수는 광음향 및 초음파 융합 영상 분야를 개척한 연구자로, 피부·혈관 질환과 암 진단에 활용되는 비침습적 정밀 영상 기법 연구의 석학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을 통한 쇼핑 시대가 열리고 있다. AI 성능 강화를 위해 막대한 투자를 지속해온 빅테크들이 이제 수익화를 위해 너 나 할 것 없이 확실한 ‘캐시카우’ 쇼핑 영역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기 때문이다. 오픈AI, 구글, 퍼플렉시티 등 빅테크들의 AI 쇼핑 경쟁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챗GPT 젊은층 타깃한 ‘즉시 결제’ 기능 도입오픈AI는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자사 AI 챗봇 ‘챗GPT’에 채팅창에서 바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즉시 결제(Instant checkout)’ 기능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 기능은 미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엣시’에서 판매되는 제품에 먼저 적용되며, 캐나다의 ‘쇼피파이’ 거래 제품들에도 곧 적용될 예정이다. 쇼피파이는 1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의 MZ세대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뷰티 브랜드 ‘글로시에’와 속옷 브랜드 ‘스킴스’ 등도 입점돼 있어 젊은층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챗GPT가 사용자의 쇼핑을 위해 맞춤형 제품을 추천하긴 했지만, 최종 구매는 소비자가 웹사이트로 이동해 진행해야 했다. 새로운 시스템하에서는 챗GPT 채팅창에 ‘100달러 이내 생일 선물을 하고 싶은데 추천해줘’라고 질문하면 추천 제품들이 나열되고, 그중 엣시나 쇼피파이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외부 사이트로 이동하지 않고도 챗GPT 내에서 결제가 가능해진다. 오픈AI는 챗GPT를 통해 이뤄진 거래 건에 대해 수수료를 받게 된다. 회사는 향후 온라인 쇼핑몰 내 장바구니처럼 여러 품목을 담을 수 있는 ‘다중 품목 카트’ 기능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오픈AI가 쇼핑 기능을 도입한 것은 챗GPT 구독 매출 외 또 다른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챗GPT 주간 이용자가 7억 명에 달하지만 상당수가 무료로 챗GPT를 이용하고 있는 가운데 쇼핑·결제 기능으로 새로운 매출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픈AI는 향후 다양한 지역의 판매자와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빅테크 ‘캐시카우’ 사냥 쇼핑에 AI를 활용하는 소비자는 늘어나는 추세다. 프랑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캡제미니 리서치 연구소가 2024년 북미, 유럽, 아시아 지역 12개국에서 소비자 1만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68%의 소비자가 AI가 추천한 제품을 실제 구매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3년 52%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성장세를 반영하듯 오픈AI뿐만 아니라 구글, 퍼플렉시티도 AI 챗봇에 쇼핑 기능을 도입했다. 퍼플렉시티는 오픈AI보다 한발 앞서 글로벌 전자 거래 시스템인 ‘페이팔’과 협력해 즉시 결제 기능을 도입했다. 구글의 ‘제미나이’도 ‘자동 결제’ 기능을 개발했다. ‘매주 금요일에 우유를 배달해줘’와 같은 명령을 내리면 AI가 자동으로 결제 과정을 처리해주는 것. 제미나이는 현재 일부 협력사와 해당 기능 도입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만큼 이커머스 시장에서 빅테크들의 수익화 경쟁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오픈AI의 연간 매출은 약 130억 달러(약 18조2600억 원)로 추정된다. 전년 대비 약 3.5배 성장했지만, 대규모 투자로 인해 적자 폭 역시 약 50억 달러(약 7조200억 원)에서 약 80억 달러(약 11조2300억 원)로 1.6배가량 늘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누리호의 네 번째 발사가 11월 27일 오전 1시경에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발사는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의 첫 단추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발사에는 처음으로 중형급 위성인 차세대 중형위성 3호가 탑재돼 발사될 예정이다. 우주항공청은 26일 ‘누리호 4차 발사관리위원회’를 개최하고 누리호의 발사 예정일을 11월 27일로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만약 발사 준비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발사 예비일은 11월 28일부터 12월 4일까지로 설정했다. 발사 예정 시간은 27일 0시 54분부터 오전 1시 14분 사이로 정해졌다. 정확한 발사 시간은 발사 전날 발사관리위원회를 통해 최종 확정된다. 누리호가 새벽 시간에 발사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발사에서는 처음으로 중형급 위성인 차세대 중형위성 3호가 실릴 예정이다. 차세대 중형위성 3호는 고도 600km에서 지구 오로라, 우주 자기장 측정 등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해당 고도에 진입하기 위해서 발사 시간을 새벽 시간으로 설정했다는 것이 우주청의 설명이다. 4차 발사에는 주탑재 위성인 차세대 중형위성 3호 외에도 산학연이 개발한 큐브 위성 12기가 부탑재 위성으로 실린다. 현재 발사 전 위성의 최종 점검인 ‘선적전검토회의’가 완료됐고, 위성들은 10월 말까지 전남 고흥의 나로우주센터로 입고될 예정이다. 이번 4차 발사 운용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주관하지만 누리호의 제작과 조립은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주관했다. 이번 발사를 시작으로 남은 5, 6차 발사 역시 한화가 주관할 예정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을 통한 쇼핑 시대가 열리고 있다. AI 성능 강화를 위해 막대한 투자를 지속해온 빅테크들이 이제 수익화를 위해 너 나 할 것 없이 확실한 ‘캐시카우’ 쇼핑 영역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기 때문이다. 오픈AI, 구글, 퍼플렉시티 등 빅테크들의 AI 쇼핑 경쟁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챗GPT 젊은층 타깃한 ‘즉시 결제’ 기능 도입오픈AI는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자사 AI 챗봇 ‘챗GPT’에 채팅창에서 바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즉시 결제(Instant checkout)’ 기능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 기능은 미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엣시’에서 판매되는 제품에 먼저 적용되며, 캐나다의 ‘쇼피파이’ 거래 제품들에도 곧 적용될 예정이다. 쇼피파이는 1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의 MZ세대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뷰티 브랜드 ‘글로시에’와 속옷 브랜드 ‘스킴스’ 등도 입점돼 있어 젊은층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그간 챗GPT가 사용자의 쇼핑을 위해 맞춤형 제품을 추천하긴 했지만, 최종 구매는 소비자가 웹사이트로 이동해 진행해야 했다. 새로운 시스템하에서는 챗GPT 채팅창에 ‘100달러 이내 생일 선물을 하고 싶은데 추천해줘’라고 질문하면 추천 제품들이 나열되고, 그중 엣시나 쇼피파이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외부 사이트로 이동하지 않고도 챗GPT 내에서 결제가 가능해진다. 오픈AI는 챗GPT를 통해 이뤄진 거래 건에 대해 수수료를 받게 된다. 회사는 향후 온라인 쇼핑몰 내 장바구니처럼 여러 품목을 담을 수 있는 ‘다중 품목 카트’ 기능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오픈AI가 쇼핑 기능을 도입한 것은 챗GPT 구독 매출 외 또 다른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챗GPT 주간 이용자가 7억 명에 달하지만 상당수가 무료로 챗GPT를 이용하고 있는 가운데 쇼핑·결제 기능으로 새로운 매출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픈AI는 향후 다양한 지역의 판매자와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빅테크 ‘캐시카우’ 사냥쇼핑에 AI를 활용하는 소비자는 늘어나는 추세다. 프랑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캡제미니 리서치 연구소가 2024년 북미, 유럽, 아시아 지역 12개국에서 소비자 1만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68%의 소비자가 AI가 추천한 제품을 실제 구매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3년 52%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이 같은 성장세를 반영하듯 오픈AI뿐만 아니라 구글, 퍼플렉시티도 AI 챗봇에 쇼핑 기능을 도입했다. 퍼플렉시티는 오픈AI보다 한발 앞서 글로벌 전자 거래 시스템인 ‘페이팔’과 협력해 즉시 결제 기능을 도입했다. 구글의 ‘제미나이’도 ‘자동 결제’ 기능을 개발했다. ‘매주 금요일에 우유를 배달해줘’와 같은 명령을 내리면 AI가 자동으로 결제 과정을 처리해주는 것. 제미나이는 현재 일부 협력사와 해당 기능 도입을 추진 중이다.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만큼 이커머스 시장에서 빅테크들의 수익화 경쟁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오픈AI의 연간 매출은 약 130억 달러(약 18조2600억 원)로 추정된다. 전년 대비 약 3.5배 성장했지만, 대규모 투자로 인해 적자 폭 역시 약 50억 달러(약 7조200억 원)에서 약 80억 달러(약 11조2300억 원)로 1.6배가량 늘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누리호의 네 번째 발사가 11월 27일 새벽 1시경에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발사는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의 첫 단추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발사에는 처음으로 중형급 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가 탑재돼 발사될 예정이다.우주항공청은 26일 ‘누리호 4차 발사관리위원회’를 개최하고 누리호의 발사 예정일을 11월 27일로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만약 발사 준비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발사 예비일은 11월 28일부터 12월 4일까지로 설정했다.발사 예정 시간은 27일 새벽 12시 54분부터 새벽 1시 14분 사이로 정해졌다. 정확한 발사시각은 발사 전날 발사관리위원회를 통해 최종 확정된다. 누리호가 새벽 시간에 발사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번 발사에서는 처음으로 중형급 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가 실릴 예정이다. 차세대중형위성 3호는 고도 600km에서 지구 오로라, 우주 자기장 측정 등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해당 고도에 진입을 하기 위해서 발사 시간을 새벽 시간으로 설정했다는 것이 우주청의 설명이다.4차 발사에는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 외에도 산학연이 개발한 큐브위성 12기가 부탑재위성으로 실린다. 현재 발사 전 위성의 최종 점검인 ‘선적전검토회의’가 완료됐고, 위성들은 10월 말까지 전남 고흥의 나로우주센터로 입고될 예정이다.이번 4차 발사 운용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주관하지만 누리호의 제작과 조립은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주관했다. 이번 발사를 시작으로 남은 5, 6차 발사 역시 한화가 주관할 예정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동아일보 IT사이언스팀 기자들이 IT, 과학, 우주, 바이오 분야 주목할만한 기술과 트렌드, 기업을 소개합니다. “이 회사 뭐길래?” 기술로 세상을 바꾸는 테크 기업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세상을 놀라게 한 아이디어부터 창업자의 요즘 고민까지, 궁금했던 그들의 모든 것을 파헤칩니다.세계적인 패스트푸드 기업인 맥도날드, 글로벌 대표 결제 브랜드 마스터카드의 연매출보다 더 많이 팔리는 의약품이 있다.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다. 키트루다는 지난해 약 295억 달러(약 41조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키트루다 개발사인 미국 머크(MSD)의 총 매출인 642억 달러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하지만 2028년 키트루다의 미국 특허가 만료된다. MSD는 특허 방어를 위해 정맥주사(IV) 제형이던 키트루다를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변경하고 나섰다. 이것이 세계 3대 글로벌 제약사인 MSD와 한국 대전에 있는 바이오 기업 알테오젠이 만나게 된 계기다. 최근 MSD와 알테오젠이 개발한 SC 제형 ‘키트루다 큐렉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 승인을 받았다. 전태연 알테오젠 부사장을 만나 승인 이후 알테오젠의 변화와 향후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오랜 개발 끝에 ‘키트루다 큐렉스(이하 큐렉스)’가 FDA 승인을 받았다. 기분이 어떤가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고 해서 그게 항상 상업화까지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 기술이 가지고 있는 강점이 MSD의 사업 방향과 잘 맞았던 것 같다. 이제 큐렉스의 판매가 시작되면 문제는 없는지 환자들에게 잘 맞는지 등을 꼼꼼히 모니터링 해야 한다. 승인을 받아서 홀가분해진 면도 있지만 긴장되는 면도 있다.큐렉스에 적용된 알테오젠의 SC 플랫폼 기술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에 대해 설명해달라히알루로니다제는 피부 구조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히알루론산’을 분해하는 효소다. 피하에 있는 히알루론산은 세포와 세포를 끈끈하게 연결하고 있어 약물이 혈관까지 도달하는 것을 방해한다. 특히 항체처럼 상대적으로 크기가 큰 바이오의약품은 더더욱 어렵다. 히알루론산을 분해하면 고용량의 바이오의약품도 혈관까지 전달될 수 있다. 즉 SC 제형으로 투여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히알루로니다제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ALT-B4는 인간의 정자에서 발견되는 ‘PH20’과 또 다른 히알루로니다제를 재조합해 새롭게 만든 물질이다. 단백질 재조합 기술을 활용해 약 300개의 변이체를 만들었고, 그 중 ALT-B4는 가장 안정성이 높고 수율이 높은 물질이었다. 물질의 안정성은 상업화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피하지방을 ‘뚫어주는’ 역할을 하는 SC 물질이 쉽게 부서져버리면 그만큼 투여하는 의약품의 용량이 커진다. SC 물질이 불안정한 경우 4~5배까지 용량을 높이는 경우도 있다. 큐렉스의 경우 IV 방식의 키트루다보다 약 2배정도 높은 용량을 투여한다. 그만큼 안전성이 뛰어나다는 의미다. 키트루다의 미국 특허가 2028년 만료되면 많은 바이오시밀러가 시장에 뛰어들게 된다. 큐렉스가 경쟁력이 있을까IV 제형을 맞는 것이 환자에게는 꽤 부담이 된다. 수 시간동안 주사를 맞고 있어야 하는데, 암 환자 중 여러 개의 주사를 맞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럼 2개만 맞더라도 반나절이 다 지나가는 거다. 미국은 종합병원뿐만 아니라 IV 제형의 주사를 맞으러 가는 ‘인퓨전 센터’가 있다. 병원은 물론이거니와 센터를 예약하는 것도 쉽지가 않다. 항상 대기 시간이 길고 예약 시간을 잘못 잡으면 제 때 주사를 맞기도 어렵다. SC 제형은 1~2분이면 투여가 가능하니 환자나 의료진의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수 있기 때문에 경쟁력이 분명히 있다고 본다. 2028년에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되더라도 그 전에 SC제형으로 약을 바꾼 환자는 다시 IV 제형으로 돌아가기 어렵다. MSD는 특허가 만료되기 전까지 최대한 IV에서 SC로 전환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마일스톤이 1조4000억 원대다. 큐렉스의 판매가 시작되면 로열티는 어느 정도 수준으로 예상하나MSD랑 로열티 계약을 맺을 때 마일스톤에 해당하는 1조4000억 원도 로열티 방식으로 받기로 했다. 로열티로 받는 총 금액이 1조4000억 원이 되면 마일스톤을 모두 수령하는 셈이고, 이후부터는 진짜 로열티에 따른 매출이 발생하게 된다. 내부적으로는 3~4년 정도면 마일스톤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11월 즈음에는 유럽에서도 큐렉스가 승인될 가능성이 높다. MSD 내부적으로는 2027년까지 전체 환자의 40%가 SC 제형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큰 문제없이 이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보고, 이 비율이 유지된다면 상당한 로열티가 발생할 것으로 본다. 특허가 만료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많다. 눈여겨보고 있는 의약품이 있나공개할 순 없지만 여럿 있다(웃음). 현재 글로벌 매출 상위 10위 안에 드는 제약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한 바로는 단일항체, 이중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 리보핵산(RNA) 등 여러 가지 종류의 의약품에 ALT-B4 적용이 가능하다. 그만큼 논의할 수 있는 제약사의 범위나 의약품 폭이 넓어진 것이다. 현재 경쟁사인 미국의 할로자임과 특허 소송을 진행 중이다. 진행 상황이 어떤가?※세계적으로 SC 플랫폼 기술을 확보한 곳은 알테오젠과 할로자임 두 곳 뿐이다. 지난해 11월 MSD는 할로자임의 SC 플랫폼 기술인 ‘엠다제’의 특허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다는 이유로 특허무효심판(PGR)을 청구했다. 할로자임은 올해 4월 큐렉스가 엠다제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MSD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MSD가 청구한 특허무효심판 14건 중 현재 5건이 개시가 된 상황이다. (통상 미국의 특허심판원은 특허 무효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경우 PGR을 개시한다.) 미국에는 특허청장의 재량권으로 PGR 개시를 거부할 수 있는 ‘재량적 거절(Discretionary Denial)’이라는 제도가 있다. 할로자임이 이 제도를 활용해 MSD의 PGR 개시를 거절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모두 기각된 상황이다.만약 할로자임이 임시금지명령을 신청하면 큐렉스의 판매 일정이 지연되지 않나그럴 가능성도 있지만 높다고 보지는 않는다. 법원이 임시금지명령을 내리려면 할로자임이 큐렉스의 판매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피해,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입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하지만 이 과정이 쉽지 않다. 아직 할로자임이 엠다제를 활용해 제품화한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도 엠다제 특허에 대한 분석을 광범위하게 했고, ALT-B4는 엠다제와는 별개의 물질이기 때문에 특허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네이버는 검색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 3월부터 ‘인공지능(AI) 브리핑’ 기능을 도입했다. AI 브리핑은 사용자의 검색 의도에 맞는 핵심적인 정보들을 보기 쉽게 요약하고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하는 서비스다. 사용자는 AI가 요약한 답변뿐 아니라 창작자 및 원본 콘텐츠의 출처까지 탐색할 수 있다. 정리된 답변을 제공하는 검색 기능, 다양한 장소 정보를 제공하는 ‘플레이스’, 지금 화제가 되고 있는 트렌드를 소개하는 ‘숏텐츠’ 등 각 유형별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특히 AI 브리핑은 국내 사용자들의 콘텐츠 생산 및 소비가 활발한 주제에 대한 정보 제공에 강점을 보인다. 최근 큰 화제가 되고 있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에 대한 정보 제공이 대표적인 사례다. ‘케데헌 서울 명소’에 대한 질의가 많아지며 AI 브리핑으로 영화에 등장한 서울의 주요 장소들을 요약해 보여주거나 ‘케데헌 국립중앙박물관’ 질의에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인기 상품 구매부터 방문 정보를 정리해 제공했다. 여행지나 맛집을 검색할 때도 블로그에서 자주 언급되는 해당 지역 정보를 요약해 제공하거나 식당이나 카페에 대한 사용자 리뷰를 분석해 정보를 제공한다. 해당 식당의 대표 메뉴, 공간 분위기, 예약 방법 등 사용자들이 공통적으로 궁금해하는 특징을 요약해 보여준다. 네이버는 텍스트 검색을 넘어 이미지 검색에도 AI 브리핑을 확인할 수 있도록 기술을 고도화했다. 올해 7월 출시된 ‘렌즈xAI 브리핑’은 네이버 스마트렌즈로 촬영한 이미지를 AI가 분석해 관련성이 높은 문서를 찾아 핵심 내용을 요약해 제공하는 서비스다. 가령 와인 라벨을 찍으면 품종과 생산지 등 여러 정보를 요약해 보여준다. AI 브리핑이 도입된 이후 6월 기준 클릭률(CTR)은 기존 대비 8%, 최상단 영역 체류시간은 20%가량 증가했다. 플레이스 영역에서도 8월 기준 평균 체류시간은 10.4%, 추가 탐색 클릭률은 27.4% 늘었다. 네이버는 연말까지 AI 브리핑이 적용되는 분야를 전체 검색 질의의 2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통합검색 옆 별도 공간에 ‘AI 탭’을 신설하고 커머스, 금융 등 서비스와 연동하는 ‘통합 에이전트’로 발전시킬 예정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기업인 맥도널드, 글로벌 대표 결제 브랜드 마스터카드의 연매출보다 더 많이 팔리는 의약품이 있다.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다. 키트루다는 지난해 약 295억 달러(약 41조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키트루다 개발사인 미국 머크(MSD)의 총 매출인 642억 달러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하지만 2028년 키트루다의 미국 특허가 만료된다. MSD는 특허 방어를 위해 정맥주사(IV) 제형이던 키트루다를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변경하고 나섰다. 이것이 세계 3대 글로벌 제약사인 MSD와 한국 대전에 있는 바이오 기업 알테오젠이 만나게 된 계기다. 2008년 LG화학 출신인 박순재 대표가 창업한 알테오젠의 핵심 기술은 IV를 SC 제형으로 바꾸는 기술이다. SC 제형으로 변경하면 수시간이 걸리는 약물 투여 시간이 1∼2분으로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이 기술의 중심에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로 불리는 플랫폼 기술이 존재한다. 히알루로니다제는 피부의 수분을 채워 주는 물질로 잘 알려져 있는 ‘히알루론산’을 분해해주는 효소다. 히알루론산은 세포와 세포 사이를 끈끈하게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 연결을 끊어야 약물이 피부 조직을 통과해 혈관까지 도달할 수 있다. 즉 SC 제형으로 투여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히알루로니다제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알테오젠은 인간의 정자에서 발견되는 ‘PH20’과 또 다른 효소를 선택했다. 회사는 두 효소를 재조합한 새로운 물질인 ‘ALT-B4’를 개발했다. PH20은 정자가 난자와 만날 때 히알루론산을 분해해 난자의 세포막에 구멍을 내는 역할을 한다. 29일 대전 알테오젠 사무실에서 만난 전태연 알테오젠 부사장은 “두 효소를 재조합해 약 300개의 변이체를 만들어 더 안정성이 높고 수율이 높은 물질을 획득했다”고 설명했다. 알테오젠의 ALT-B4를 적용한 SC 제형의 ‘키트루다 큐렉스’는 2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승인을 받았다. 큐렉스의 판매가 시작되면 알테오젠은 매출에 따라 로열티를 받게 된다. 로열티 비율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약 4∼5% 수준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MSD는 2027년까지 키트루다 전체 환자의 40%가 SC 제형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전 부사장은 “11월께 유럽에서도 큐렉스 허가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알테오젠은 큐렉스의 미국 판매 및 유럽 승인에 따른 마일스톤 등을 고려하면 올해 2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SC 플랫폼 기술을 확보한 곳은 알테오젠과 미국의 할로자임 두 곳뿐이다. 특허가 만료되는 모든 블록버스터 약물에 적용이 가능한 기술이기 때문에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다. 올해 4월에는 할로자임이 MSD의 ‘키트루다 큐렉스’를 상대로 자사의 SC 기술 ‘엠다제’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전 부사장은 “이미 엠다제에 대한 특허 분석을 완료했고, ALT-B4는 엠다제와는 별개의 물질이기 때문에 특허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애플이 내년 인공지능(AI) 비서 시리(Siri)의 대대적 개편을 앞두고 이를 시험하기 위해 챗GPT와 유사한 앱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현지 시간) 애플의 AI 부서가 이 앱을 통해 시리의 새로운 기능을 평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 앱의 내부 코드명은 ‘진리’를 뜻하는 라틴어에서 따온 ‘베리타스(Veritas)’로, 현재 애플 내부용으로만 사용되고 있다. 노래나 이메일 같은 개인 데이터 검색, 사진 편집과 같은 작업 수행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챗봇들과 유사하게 다양한 주제의 여러 대화를 관리할 수 있고 과거 대화를 저장·참조하고, 이전 질문을 이어가며 장문의 대화도 지원한다.애플은 이 앱을 외부에 공개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블룸버그 통신은 해당 앱을 두고 “시리 개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새 단장한 시리는 당초 지난해 말 출시될 예정이었지만 여러 차례 지연된 끝에 내년 3월 공개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성공할 경우 애플의 AI 경쟁력 회복에 도움이 되겠지만 실패 시 구글 등 다른 경쟁사에 더 뒤처질 위험이 큰 것으로 본다. 애플은 최근 아이폰 17을 공개했지만 AI 플랫폼에 대해서는 크게 강조하지 않았다. 새로운 시리는 화면에 표시된 정보에 직접 작동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이를 통해 사용자가 기기를 더 자연스럽게 탐색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한편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직원들과의 회의에서 “AI는 수십 년 만의 가장 큰 변화”라며 “우리가 반드시 이겨야 할 분야”라고 강조했다. 또 “이 기회를 잡을 것이며 필요한 투자를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15년 만의 대규모 개편에도 불구하고 혹평을 받고 있는 카카오톡이 결국 친구탭·숏폼탭을 개선하기로 했다. 카카오톡 개편 후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대거 쏟아지고 있다. 28일 소프트웨어 기업 피엑스디가 카카오톡 개편이 있었던 23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및 앱스토어에 달린 카카오톡 리뷰 1000개를 분석한 결과 업데이트 전반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리뷰가 42%를 차지했다. 앱의 만족도를 평가하는 ‘별점 평가’에서도 업데이트 이후 5점 만점에서 1점으로 평가한 리뷰가 크게 늘었다. 특히 이번 업데이트로 목록형에서 격자형으로 바뀐 ‘친구탭’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격자형으로 바뀌며 마치 인스타그램처럼 원하지 않는 친구의 소식과 광고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새롭게 만들어진 숏폼탭을 두고도 미성년자가 숏폼에 무제한 노출된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결국 카카오는 숏폼탭의 경우 기존에는 고객센터를 통해 설정이 가능했던 미성년자보호조치를 숏폼탭에서 바로 신청할 수 있도록 개선을 완료했다. 친구탭에 대해서도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내주 초 개선 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카오 관계자는 “친구탭과 숏폼탭 모두 개선 방안을 적극 논의 중”이라며 “최대한 빠르게 업데이트 하겠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26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주요 정부 전산 시스템이 멈추는 초유의 국가 전산망 마비 사태가 벌어졌다. 전국에서 온라인 민원, 증명서 발급, 우편·예금 서비스 등이 중단돼 시민 불편이 이어졌다. 복구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여 29일 오전부터 각종 공공기관 민원 처리와 금융 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월요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화재는 26일 오후 8시 15분경 대전 유성구 국정자원 5층 전산실에서 비상전원인 무정전 전원장치(UPS)를 이전하기 위해 리튬이온 배터리를 분리하던 중 불꽃이 튀며 발생했다. 약 21시간 45분 만인 27일 오후 6시에 모두 진화됐다. 단 1개 층이 불에 탔지만 740대 전산장비가 전소하면서 647개 정부 전산 시스템 가동이 중단됐다. 이 중 96개 시스템은 직접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배터리 노후화 문제, 작업자 과실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사고 이틀이 지난 28일까지 온라인 민원 서비스 ‘정부24’와 ‘국민신문고’ 등 주요 정부 부처 홈페이지는 먹통인 상황이다. 공무원 업무에 필수적인 ‘온나라시스템’도 가동이 중단돼 다수의 국가 업무가 차질을 빚을 우려가 커졌다. 인터넷 우체국 우편·택배 서비스와 예금·보험 등 금융 서비스가 중단되며 추석 연휴를 앞두고 현금 인출과 택배를 이용하려는 시민들 사이에서 불편이 컸다.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 노동포털 ‘노사누리’, 교육행정정보시스템 나이스(NEIS) 등도 먹통이 됐다. 행안부는 통신·보안 인프라 복구가 진행됨에 따라 28일 오후부터 직접 피해를 받지 않은 551개 시스템을 대상으로 순차적 재가동에 들어갔다. 행안부는 28일 오후 10시 기준 모바일신분증, 우체국 인터넷 예금 등 30개 서비스가 복구됐으며, 대전 본원 전체 네트워크 장비와 핵심 보안장비는 100%가 정상 작동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불에 타는 등 직접 피해를 입은 96개 시스템은 정상화까지 최소 2주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사태로 정부 전산망의 취약성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화재 발생 시 다른 지역 센터에서 시스템을 이어받아 가동하는 ‘이중화’ 체계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는 것이다. 정부는 2023년 전산망 마비 사태 이후 다중 지역 동시 가동 체계를 만들겠다고 발표했지만, 현재 일부 시스템에서만 시범 운영 중이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국가 정보 안보에 치명적인 약점이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경기 고양시에 사는 이모 씨(37)는 27일 집 근처의 음식점에 외식을 하러 갔다가 주거래 은행인 우체국의 체크카드 사용이 중지돼 30분간 곤욕을 치렀다. 이 씨는 “인터넷 뱅킹도 안 되고 카드 결제도 안 돼 결국 집에 있는 가족을 불러 계산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26일 발생한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우체국의 우편 및 금융 서비스가 마비되며 시민들의 불편이 초래됐다. 우체국 금융은 주말 동안 입출금 및 이체,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이용, 보험료 납부·지급 등 모든 서비스가 중지됐다. 우편 서비스도 27일 배송 시스템을 오프라인 체계로 전환했으나 배송 지연 등 차질이 속출했으며, 온라인 택배 접수도 막혀버렸다.이에 28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대출 이자를 내야 하는데 우체국 금융 서비스가 모두 마비돼 걱정이다” “명절이라 월요일에 우체국 택배를 부치려고 했는데 대기 시간이 상당할 것 같다”는 걱정스러운 의견이 쏟아졌다. 특히 택배 물량이 몰리는 추석 연휴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라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요금이 저렴한 우체국 택배를 이용하는 소상공인들이 많아서다. 경남 남해군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정모 씨(40)도 추석 명절을 앞두고 우체국 택배 접수가 중단돼 애를 태우고 있다. 그는 당초 이달 29, 30일 이틀간 1000건 넘는 떡 선물 세트를 우체국 택배를 통해 보낼 계획이었지만 대체 수단을 급하게 찾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우본)는 28일 오전부터 금융 및 우편 시스템을 재가동하고 서비스 점검을 시작했다. 그 결과 우체국 금융 서비스는 28일 오후 9시부터 정상 재개됐다. 택배 등 우편 서비스는 시스템 복구에 시간이 조금 더 걸리는 상황이라 만약 정상화에 실패할 경우 29일은 우편물의 접수와 배송을 전면 오프라인 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우본은 금융 서비스 중단에 따른 피해와 관련해 신용 하락 시 원상복구 지원, 연체 및 지연 이자 배상 등의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김다연 기자 damong@donga.com}

26일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1개 층에서 발생한 화재로 정부 수백 개 전산 시스템이 사흘 넘게 먹통이 되면서 정부의 데이터 관리·복구 체계에 큰 구멍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태로 ‘정부 전산은 재난 상황에서도 3시간 이내 복구된다’던 정부의 기존 설명이 무색해졌고, 비상시 즉시 대체할 시스템도 사실상 없다는 점이 공개됐다.● 데이터 ‘이중화’ 체계 미비국정자원은 중앙행정기관과 지자체의 주요 전산 시스템과 데이터를 통합 운영·관리하는 정부 정보기술(IT) 인프라 총괄 기관이다. 대전·광주·대구 3곳에서 1600여 개 전산 시스템을 분산 운영한다. 대전 본원에 전체 국가 정보시스템의 3분의 1 이상이 집중돼 있다. 이번 화재로 정부24, 국민비서, 인터넷우체국, 119 신고 시스템 등 647개 시스템이 동시 중단됐다.광주 분원은 경찰 112 신고·법무부·특허청·국세청 시스템을, 대구 분원은 ‘민생지원 소비쿠폰’ 등 복지 시스템을 담당하고 있어 일부 서비스는 유지됐다. 그러나 대전 본원이 멈추자 다른 센터가 실시간으로 이를 대신하지 못해 1개 층 화재로 전국 대민 서비스가 마비되는 취약성이 드러났다. 정부는 “대전·광주 간 상호 복구 시스템은 최소 규모로, 시스템 구성이 제각각이라 순차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완전한 ‘쌍둥이 서버’로 설계되지 않아 즉각 전환이 어려웠다는 것이다.이번 사태로 ‘데이터 이중화’와 ‘재난복구(DR) 이중화’ 모두 불완전했다는 점이 드러났다. 데이터 이중화는 데이터를 여러 장소에 복사·보관해 한쪽 서버에 문제가 생겨도 다른 지역에서 데이터를 불러올 수 있게 하는 조치다. DR 이중화는 데이터뿐 아니라 서버·네트워크·운영 환경까지 통째로 복제해 한쪽이 멈추면 다른 쪽이 즉시 서비스를 이어받는 체계다. 국정자원은 일부 데이터는 백업해 두고 있었지만, 운영 시스템 전체를 즉시 전환할 DR 이중화는 갖추지 못했다. 데이터 손실은 피했으나 복구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된 이유다.2022년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당시 ‘카카오톡 먹통’ 사태에서도 데이터 이중화 부실이 문제로 지적됐다. 2023년 11월에도 정부 행정전산망이 대규모로 마비되자 정부는 DR 체계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발표하며 “앞으로는 3시간 이내 복구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번 화재로 여전히 미비한 체계가 드러난 셈이다. 이재용 국가정보관리원장은 “지난해 (DR 이중화) 컨설팅을 마쳤고 올해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본격 전환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13년째 멈춘 ‘공주 DR 센터’… 예산도 축소충남 공주에 대전 본원을 보완할 DR 전용 클라우드 센터 건립 계획은 2012년 착수 이후 13년째 지지부진하다. 애초 2023년까지 개소할 예정이었지만 예산 문제로 올해 하반기로 개소 시점이 미뤄졌다. 2024년 편성된 251억5000만 원 예산도 집행되지 못했고, 올해는 16억1400만 원만 배정돼 사실상 ‘명맥만 유지’하는 수준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국가 1등급 정보만이라도 다른 지역 센터에 실시간 백업해 두는 공간적 이중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업무 영향, 사용자 수 등을 합산해 90점 이상이면 1등급 정보다.전문가들은 정부 전산망의 안정성을 근본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명예교수는 “사회적 혼란으로 인한 비용을 생각하면 국가 1등급 정보는 즉시 전환 가능한 이중화 체계로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도 “화재나 해킹 등으로 서버가 취약할 때 실시간으로 백업 서버가 동기화되는 액티브-액티브 방식이 아니면 데이터 손실을 막기 어렵다”며 “민원 서비스는 민간 클라우드까지 활용해 가용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를 두고 여러 면에서 3년 전 있었던 ‘카카오 먹통’ 사태와 닮은꼴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당시 재난복구 시스템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카카오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하던 정부가 정작 정부 전산망 마비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것이다.카카오 먹통 사태는 2022년 10월 15일 오후 3시 19분 경기 성남시 분당에 있는 SK C&C 데이터센터 화재에서 비롯됐다. 서버 셧다운을 방지하기 위해 구축한 무전원 공급장치(UPS) 리튬이온 배터리에 불꽃이 일며 대규모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해당 데이터센터를 사용하던 카카오의 여러 서비스들은 일시 중지됐다. 특히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의 경우, 다음 날인 16일 오전 1시 31분까지 약 10시간 동안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아 많은 불편을 야기했다. 자영업자의 매출과 직결된 카카오T, 카카오페이 등 여러 서비스들이 이후 순차적으로 복구됐지만 모든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돌아온 건 5일 만인 20일이었다.당시 정부는 카카오, 네이버 등 플랫폼 기업들이 국민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며 방송통신발전기본법상 재난관리 의무 대상을 이동통신사에서 부가통신사업자 및 데이터센터 사업자까지 크게 확대했다. 이에 네이버, 카카오, 삼성전자, 구글, 메타, 쿠팡 등 여러 기업들이 새롭게 포함됐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넷플릭스도 재난관리 의무 대상이 됐다.이들은 매년 서비스가 연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고, 재난관리 대응 방법 등을 포함한 ‘통신재난관리계획’을 매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제출해야 한다. 이에 따라 카카오의 경우 경기 안산시, 하남시, 성남시 등에 있는 여러 데이터센터에 서버, 냉각시스템, 운영 설비 등 전 시스템 이중화를 완료한 상태다.앞선 2018년 KT 아현국사 지하 통신구에서 발생한 화재 당시에도 이중화 체계 필요성이 거론됐다. 정부는 화재 이후 망 이중화 의무화 등의 내용을 담은 ‘통신 재난 방지·통신망 안정성 강화대책’을 내놓았다.업계에서는 정부를 두고 “솔선수범해야 할 정부가 민간 기업보다 못한 재난복구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의 한 보안 전문가는 “같은 인프라를 똑같이 다른 곳에 만들려면 예산이 두 배로 필요하다”며 “기업 입장에서 작은 지출이 아니지만 안전을 위해 감행하고 있는 것인데, 정부가 예산을 핑계로 이를 미루고 있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27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건물 5층은 뿌연 연기가 여전히 가득했다. 전날 저녁 발생해 이날 새벽 간신히 초진을 마친 불은 오전에 재발화했고, 소방관들은 다시 분주히 진화 작업에 나섰다. 5층 창문은 곳곳이 깨진 상태였고, 소방대원들이 열기와 연기가 빠져나가도록 환기 작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건물 앞에서는 소방대원들이 불에 탄 배터리를 하나씩 수거해 대형 수조에 담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한 소방대원은 “새까맣게 탄 리튬이온 배터리를 완전히 소화하려면 물에 담가야 한다”고 말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직원들과 국정자원 관계자들도 현장에 나와 배터리를 확인하고 사진을 찍는 등 원인 조사 준비에 분주했다.● 화재 22시간 만에 완진… 수습도 지연 이번 화재는 26일 오후 8시 15분경 발생했다. 국정자원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작업자들은 전산실에 설치됐던 무정전 전원장치(UPS)를 지하로 이전하기 위해 리튬 배터리를 분리하던 과정에서 배터리 1개에서 불꽃이 튀며 불이 났다고 진술했다. 국정자원은 2022년 ‘카카오톡 먹통’ 사태를 부른 경기 성남시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이후 유사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전산실 내 리튬 배터리를 분리하는 작업을 단계적으로 진행해 왔다. 화재를 피하려고 배터리를 옮기다 되레 화재가 난 셈이다. 불은 27일 오전 6시 30분경 잡혔으나 오전 8시 40분 다시 발화했다. 잔불 제거와 냉각 작업을 이어간 끝에 최종 진화가 이뤄진 시각은 오후 6시경. 화재 발생 후 21시간 45분 만이었다.한번 껐던 불을 다시 끄는 등 진화가 긴 시간 이어진 것은 리튬 배터리 화재의 특성 때문이다. 배터리 내부와 외부의 온도가 급상승해 폭발적 연소를 일으키는 ‘열폭주’ 현상이 발생하면 불길이 쉽게 꺼지지 않는다. 단순히 겉불만 끄면 다시 발화할 수 있어 배터리를 통째로 물에 넣어 식히거나 대량의 물을 부어야 한다. 하지만 국정자원은 국가 주요 전산 서버가 밀집한 곳이라 물 사용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소방 당국은 가스 소화 설비를 활용해 천천히 불길을 잡는 한편, 다른 전산 장비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냉각 작업을 병행했다. 김기성 대전 유성소방서장은 26일 현장 브리핑에서 “물로 배터리를 식히면 더 빨리 끌 수도 있었지만, 서버 장비가 침수될 수 있어 기체(가스)로 불을 껐다”고 설명했다. 진화 후에도 전산실 내부는 뜨거운 열기와 연기로 가득 차 있었다. 행안부 관계자는 “전산실 내 온도와 연기를 외부로 빼내야 했고, 배터리와 케이블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스파크로 인한 2차 화재 가능성도 높아 반출 작업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밝혔다. 결국 불이 난 배터리 384개를 모두 서버에서 분리해 외부로 옮긴 시각은 오후 9시 36분이었다. 불이 완전히 꺼진 지 3시간이 더 지난 뒤였다. 소방대원들은 이 배터리를 대형 수조에 넣어 완전 냉각을 마쳤다. 최초 발화로 의심되는 배터리는 국과수에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이번 화재로 5층 7-1 전산실에 있던 전산장비 740대가 전소했으며, 국정자원이 관리하던 647개 전산 시스템 전체가 가동을 멈췄다. 2∼4층 전산실에 있는 3000여 대 장비도 일시적으로 꺼졌다가 점검 후 재가동됐다.● 배터리 관리 문제, 작업자 과실 여부 모두 조사 소방·경찰·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28일 오전 10시 30분부터 합동 현장감식에 착수했다. 감식팀은 전산실 배선과 배터리 잔해, 분리 작업 당시의 케이블 연결 상태 등을 집중적으로 살피며 화재 원인을 조사했다. 우선 배터리 노후화가 화재 원인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불이 난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당시 LG화학)이 2012∼2013년 생산해 LG CNS에 납품한 뒤, 별도 제조업체를 거쳐 UPS 시스템에 조립돼 2014년경 국정자원에 설치됐다. 제조사가 보증하는 내구 연한(10년)을 이미 1년 넘긴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국정자원 인프라 안전 점검에 참여한 민간 기업들이 배터리 교체 시점이 도래했다며 교체를 권고했다고 한다. 국정자원은 지난해 교체 권고를 받은 것은 사실이나 올해는 없었고, 올 6월 점검에서 외관상 이상이나 전압·성능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작업자 과실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각에선 배터리 분리 작업을 맡은 인력이 배터리 제조사나 유지보수 전문 인력이 아닌 제3의 업체 직원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성이 부족한 작업자가 분리 과정에서 실수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화재 초기에는 전원을 끄지 않은 상태에서 배터리를 분리하다 불이 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에 국정자원 측은 “전원을 끊고 40분 뒤 불꽃이 튀었다”고 설명했다. 작업자들이 서버 전원을 차단한 상태에서 분리를 진행했다는 의미다.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정확한 원인을 신속히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대전=김태영 기자 live@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경기 고양시에 사는 이모 씨(37)는 27일 집 근처의 음식점에 외식을 하러 갔다가 주거래 은행인 우체국의 체크카드 사용이 중지돼 30분간 곤욕을 치렀다. A 씨는 “인터넷 뱅킹도 안 되고 카드 결제도 안 돼 결국 집에 있는 가족을 불러 계산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26일 발생한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우체국의 우편 및 금융 서비스가 마비되며 시민들의 불편이 초래됐다. 우체국 금융은 주말 동안 입출금 및 이체,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이용, 보험료 납부·지급 등 모든 서비스가 중지됐다. 우편 서비스도 27일 배송 시스템을 오프라인 체계로 전환했으나 배송 지연 등 차질이 속출했으며, 온라인 택배 접수도 막혀버렸다.이에 28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대출 이자를 내야 하는데 우체국 금융 서비스가 모두 마비돼 걱정이다” “명절이라 월요일에 우체국 택배를 부치려고 했는데 대기 시간이 상당할 것 같다”는 걱정스러운 의견이 쏟아졌다.특히 택배 물량이 몰리는 추석 연휴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라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요금이 저렴한 우체국 택배를 이용하는 소상공인들이 많아서다. 경남 남해군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정모 씨(40)도 추석 명절을 앞두고 우체국 택배 접수가 중단돼 애를 태우고 있다. 그는 당초 이달 29, 30일 이틀간 1000건 넘는 떡 선물 세트를 우체국 택배를 통해 보낼 계획이었지만 대체 수단을 급하게 찾고 있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우본)는 28일 오전부터 금융 및 우편 시스템을 재가동하고 서비스 점검을 시작했다. 그 결과 우체국 금융 서비스는 29일 오후 9시부터 정상 재개됐다. 택배 등 우편 서비스는 시스템 복구에 시간이 조금 더 걸리는 상황이라 만약 정상화에 실패할 경우 29일은 우편물의 접수와 배송을 전면 오프라인 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우본은 금융 서비스 중단에 따른 피해와 관련해 신용 하락 시 원상복구 지원, 연체 및 지연 이자 배상 등의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김다연 기자 damong@donga.com}

26일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1개 층에서 발생한 화재로 정부 수백 개 전산 시스템이 사흘 넘게 먹통이 되면서 정부의 데이터 관리·복구 체계에 큰 구멍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태로 ‘정부 전산은 재난 상황에서도 3시간 이내 복구된다’던 정부의 기존 설명이 무색해졌고, 비상시 즉시 대체할 시스템도 사실상 없다는 점이 공개됐다.● 데이터 ‘이중화’ 체계 미비국정자원은 중앙행정기관과 지자체의 주요 전산 시스템과 데이터를 통합 운영·관리하는 정부 정보기술(IT) 인프라 총괄 기관이다. 대전·광주·대구 3곳에서 1600여 개 전산 시스템을 분산 운영한다. 대전 본원에 전체 국가 정보시스템의 3분의 1 이상이 집중돼 있다. 이번 화재로 정부24, 국민비서, 인터넷우체국, 119 신고 시스템 등 647개 시스템이 동시 중단됐다.광주 분원은 경찰 112 신고·법무부·특허청·국세청 시스템을, 대구 분원은 ‘민생지원 소비쿠폰’ 등 복지 시스템을 담당하고 있어 일부 서비스는 유지됐다. 그러나 대전 본원이 멈추자 다른 센터가 실시간으로 이를 대신하지 못해 1개 층 화재로 전국 대민 서비스가 마비되는 취약성이 드러났다. 정부는 “대전·광주 간 상호 복구 시스템은 최소 규모로, 시스템 구성이 제각각이라 순차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완전한 ‘쌍둥이 서버’로 설계되지 않아 즉각 전환이 어려웠다는 것이다.이번 사태로 ‘데이터 이중화’와 ‘재난복구(DR) 이중화’ 모두 불완전했다는 점이 드러났다. 데이터 이중화는 데이터를 여러 장소에 복사·보관해 한쪽 서버에 문제가 생겨도 다른 지역에서 데이터를 불러올 수 있게 하는 조치다. DR 이중화는 데이터뿐 아니라 서버·네트워크·운영 환경까지 통째로 복제해 한쪽이 멈추면 다른 쪽이 즉시 서비스를 이어받는 체계다. 국정자원은 일부 데이터는 백업해 두고 있었지만, 운영 시스템 전체를 즉시 전환할 DR 이중화는 갖추지 못했다. 데이터 손실은 피했으나 복구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된 이유다.2022년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당시 ‘카카오톡 먹통’ 사태에서도 데이터 이중화 부실이 문제로 지적됐다. 2023년 11월에도 정부 행정전산망이 대규모로 마비되자 정부는 DR 체계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발표하며 “앞으로는 3시간 이내 복구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번 화재로 여전히 미비한 체계가 드러난 셈이다. 이재용 국가정보관리원장은 “지난해 (DR 이중화) 컨설팅을 마쳤고 올해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본격 전환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13년째 멈춘 ‘공주 DR 센터’…예산도 축소충남 공주에 대전 본원을 보완할 DR 전용 클라우드 센터 건립 계획은 2012년 착수 이후 13년째 지지부진하다. 애초 2023년까지 개소할 예정이었지만 예산 문제로 올해 하반기로 개소 시점이 미뤄졌다. 2024년 편성된 251억5000만 원 예산도 집행되지 못했고, 올해는 16억1400만 원만 배정돼 사실상 ‘명맥만 유지’하는 수준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국가 1등급 정보만이라도 다른 지역 센터에 실시간 백업해 두는 공간적 이중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업무 영향, 사용자 수 등을 합산해 90점 이상이면 1등급 정보다.전문가들은 정부 전산망의 안정성을 근본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명예교수는 “사회적 혼란으로 인한 비용을 생각하면 국가 1등급 정보는 즉시 전환 가능한 이중화 체계로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도 “화재나 해킹 등으로 서버가 취약할 때 실시간으로 백업 서버가 동기화되는 액티브-액티브 방식이 아니면 데이터 손실을 막기 어렵다”며 “민원 서비스는 민간 클라우드까지 활용해 가용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송진호 기자jino@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27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건물 5층은 뿌연 연기가 여전히 가득했다. 전날 저녁 발생해 이날 새벽 간신히 초진을 마친 불은 오전에 재발화했고, 소방관들은 다시 분주히 진화 작업에 나섰다. 5층 창문은 곳곳이 깨진 상태였고, 소방대원들이 열기와 연기가 빠져나가도록 환기 작업을 이어가고 있었다.건물 앞에서는 소방대원들이 불에 탄 배터리를 하나씩 수거해 대형 수조에 담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한 소방대원은 “새까맣게 탄 리튬이온 배터리를 완전히 소화하려면 물에 담가야 한다”고 말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직원들과 국정자원 관계자들도 현장에 나와 배터리를 확인하고 사진을 찍는 등 원인 조사 준비에 분주했다.● 화재 22시간 만에 완진…수습도 지연이번 화재는 26일 오후 8시 15분경 발생했다. 국정자원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작업자들은 전산실에 설치됐던 무정전 전원장치(UPS)를 지하로 이전하기 위해 리튬 배터리를 분리하던 과정에서 배터리 1개에서 불꽃이 튀며 불이 났다고 진술했다. 국정자원은 2022년 ‘카카오톡 먹통’ 사태를 부른 경기 성남시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이후 유사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전산실 내 리튬 배터리를 분리하는 작업을 단계적으로 진행해왔다. 화재를 피하려고 배터리를 옮기다 되레 화재가 난 셈이다.불은 27일 오전 6시 30분경 잡혔으나 오전 8시 40분 다시 발화했다. 잔불 제거와 냉각 작업을 이어간 끝에 최종 진화가 이뤄진 시각은 오후 6시경. 화재 발생 후 21시간 45분 만이었다.한번 껐던 불을 다시 끄는 등 진화가 긴 시간 이어진 것은 리튬 배터리 화재의 특성 때문이다. 배터리 내부와 외부의 온도가 급상승해 폭발적 연소를 일으키는 ‘열폭주’ 현상이 발생하면 불길이 쉽게 꺼지지 않는다. 단순히 겉불만 끄면 다시 발화할 수 있어 배터리를 통째로 물에 넣어 식히거나 대량의 물을 부어야 한다.하지만 국정자원은 국가 주요 전산 서버가 밀집한 곳이라 물 사용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소방 당국은 가스 소화 설비를 활용해 천천히 불길을 잡는 한편, 다른 전산 장비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냉각 작업을 병행했다. 김기성 대전 유성소방서장은 26일 현장 브리핑에서 “물로 배터리를 식히면 더 빨리 끌 수도 있었지만, 서버 장비가 침수될 수 있어 기체(가스)로 불을 껐다”고 설명했다.진화 후에도 전산실 내부는 뜨거운 열기와 연기로 가득 차 있었다. 행안부 관계자는 “전산실 내 온도와 연기를 외부로 빼내야 했고, 배터리와 케이블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스파크로 인한 2차 화재 가능성도 높아 반출 작업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밝혔다.결국 불이 난 배터리 384개를 모두 서버에서 분리해 외부로 옮긴 시각은 오후 9시 36분이었다. 불이 완전히 꺼진 지 3시간이 더 지난 뒤였다. 소방대원들은 이 배터리를 대형 수조에 넣어 완전 냉각을 마쳤다. 최초 발화로 의심되는 배터리는 국과수에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이번 화재로 5층 7-1 전산실에 있던 전산장비 740대가 전소했으며, 국정자원이 관리하던 647개 전산 시스템 전체가 가동을 멈췄다. 2~4층 전산실에 있는 3000여 대 장비도 일시적으로 꺼졌다가 점검 후 재가동됐다.● 배터리 관리 문제, 작업자 과실 여부 모두 조사소방·경찰·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28일 오전 10시 30분부터 합동 현장감식에 착수했다. 감식팀은 전산실 배선과 배터리 잔해, 분리 작업 당시의 케이블 연결 상태 등을 집중적으로 살피며 화재 원인을 조사했다.우선 배터리 노후화가 화재 원인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불이 난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당시 LG화학)이 2012~2013년 생산해 LG CNS에 납품한 뒤, 별도 제조업체를 거쳐 UPS 시스템에 조립돼 2014년경 국정자원에 설치됐다. 제조사가 보증하는 내구 연한(10년)을 이미 1년 넘긴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국정자원 인프라 안전 점검에 참여한 민간 기업들이 배터리 교체 시점이 도래했다며 교체를 권고했다고 한다. 국정자원은 지난해 교체 권고를 받은 것은 사실이나 올해는 없었고, 올 6월 점검에서 외관상 이상이나 전압·성능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작업자 과실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각에선 배터리 분리 작업을 맡은 인력이 배터리 제조사나 유지보수 전문 인력이 아닌 제3의 업체 직원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성이 부족한 작업자가 분리 과정에서 실수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화재 초기에는 전원을 끄지 않은 상태에서 배터리를 분리하다 불이 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에 국정자원 측은 “전원을 끊고 40분 뒤 불꽃이 튀었다”고 설명했다. 작업자들이 서버 전원을 차단한 상태에서 분리를 진행했다는 의미다.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정확한 원인을 신속히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대전=김태영 기자 live@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를 두고 여러 면에서 3년 전 있었던 ‘카카오 먹통’ 사태와 닮은꼴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당시 재난복구 시스템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카카오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하던 정부가 정작 정부 전산망 마비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것이다. 카카오 먹통 사태는 2022년 10월 15일 오후 3시 19분 경기 성남시 분당에 있는 SK C&C 데이터센터 화재에서 비롯됐다. 서버 셧다운을 방지하기 위해 구축한 무전원 공급장치(UPS) 리튬이온 배터리에 불꽃이 일며 대규모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해당 데이터센터를 사용하던 카카오의 여러 서비스들은 일시 중지됐다. 특히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의 경우, 다음 날인 16일 오전 1시 31분까지 약 10시간 동안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아 많은 불편을 야기했다. 자영업자의 매출과 직결된 카카오T, 카카오페이 등 여러 서비스들이 이후 순차적으로 복구됐지만 모든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돌아온 건 5일 만인 20일이었다. 당시 정부는 카카오, 네이버 등 플랫폼 기업들이 국민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며 방송통신발전기본법상 재난관리 의무 대상을 이동통신사에서 부가통신사업자 및 데이터센터 사업자까지 크게 확대했다. 이에 네이버, 카카오, 삼성전자, 구글, 메타, 쿠팡 등 여러 기업들이 새롭게 포함됐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넷플릭스도 재난관리 의무 대상이 됐다. 이들은 매년 서비스가 연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고, 재난관리 대응 방법 등을 포함한 ‘통신재난관리계획’을 매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제출해야 한다. 이에 따라 카카오의 경우 경기 안산시, 하남시, 성남시 등에 있는 여러 데이터센터에 서버, 냉각시스템, 운영 설비 등 전 시스템 이중화를 완료한 상태다. 이번에 문제가 된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도 당초 공주 백업센터에 클라우드 재난복구 시스템을 마련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23년까지 개소할 예정이었던 해당 센터는 예산 문제로 올해 하반기(7~12월)로 개소가 미뤄졌다. 업계에서는 정부를 두고 “솔선수범해야 할 정부가 민간 기업보다 못한 재난복구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의 한 보안 전문가는 “같은 인프라를 똑같이 다른 곳에 만들려면 예산이 두 배로 필요하다”며 “기업 입장에서 작은 지출이 아니지만 안전을 위해 감행하고 있는 것인데, 정부가 예산을 핑계로 이를 미루고 있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또 “(공주 백업센터를) 만약 예정대로 개소하고 실시간 백업 시스템을 갖췄다면 행정망이 모두 마비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존 리 우주항공청 초대 우주항공임무본부장(사진)이 사의를 표명했다. 리 본부장은 내달 24일까지 근무한 뒤 본부장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25일 입장문을 통해 그는 “지난 1년여간 우주항공청 출범과 안착을 위해 노력해 왔다”며 “우주청에 오면서 1년 정도 근무하는 것을 고려했고, 개인적으로 당초 계획한 목표를 모두 달성해 사의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우주청 안팎에서는 리 본부장이 3년 임기의 절반도 채우지 않은 시점에 사의를 밝히자 매우 갑작스럽다는 반응이다. 우주청 고위 관계자는 “일신상의 사유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리 본부장은 본보의 연락에도 “미국에 돌아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계 미국인인 리 본부장은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29년간 일하며 NASA 산하 고더드우주비행센터 위성통합본부장을 지내고, 백악관 행정예산국에서 예산관리자로도 일한 우주 전문가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