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원

사지원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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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편견을 허물 수 있는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4g1@donga.com

취재분야

2025-11-07~2025-12-07
인사일반22%
연극18%
문화 일반18%
문학/출판15%
사회일반9%
음악6%
검찰-법원판결3%
대통령3%
만화3%
무용3%
  • 30주년 맞은 뮤지컬 ‘명성황후 ’주연 맡은 김소현 손준호 부부

    “손준호 씨가 연기할 때 흔들림 없는 고목나무 같은 점이 부러워요.” (뮤지컬 배우 김소현)“자신의 직업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꼽으라면 김소현 씨를 꼽고 싶어요.” (뮤지컬 배우 손준호)올 1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개막한 뮤지컬 ‘명성황후’에서 각각 명성황후와 고종 역을 맡은 두 사람이 서로에게 건넨 덕담이다. 8살 연상 연하 커플인 두 사람은 2011년 결혼한 뮤지컬계의 잉꼬부부로 통한다. 2018년과 2021년, 올해까지 세 차례에 걸쳐 무대에서 실제 부부의 찰떡 호흡을 보여주고 있는 두 사람을 13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국내 창작 뮤지컬의 전설올해 30주년을 맞은 명성황후는 국내 창작 뮤지컬의 전설로 통한다. 명성황후 시해 100주기였던 1995년 초연된 후 22번째 시즌을 맞았고, 한국 대형 창작 뮤지컬 중에선 처음으로 누적 관객 200만 명을 돌파했다. 미국 뉴욕과 LA, 영국 런던 등 해외 주요 도시에서도 공연됐다. 두 주인공은 “실제 부부끼리 연기하니 장점이 더 많다”고 입을 모았다. 김소현은 “2015년 20주년 공연에 제가 먼저 캐스팅된 뒤 2018년 손준호 씨와 동반 출연을 제의받았을 때 처음엔 부담이 될까 봐 거절했다”라면서도 “함께 연기할 때 서로서로 잘 알기 때문에 실수가 있을 때 커버를 해주는 등 안정감을 많이 느낄 수 있어서 좋다”라고 말했다. 손준호는 “듀엣을 부를 때 소현 씨가 저음으로 음을 끌면 제가 끊어주는 것처럼 상대를 (섬세하게) 배려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했다.회차를 반복하다 보니 처음 연기할 때보다 캐릭터 해석의 깊이도 깊어졌다. 김소현은 “20주년 공연 때는 제가 ‘황후’보다는 ‘공주’ 같은 이미지라는 이유로 ‘미스캐스팅’이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라며 “처음엔 내가 어떻게 더 강하고 카리스마 있게 연기할지 고민했다”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명성황후의 섬세한 감정을 느끼는 ‘숲’을 보게 됐다고 한다. “10년의 세월과 함께 저도 명성황후와 함께 ‘농익었다’고 할까요. 특히 제 아들이 고종의 세자 시절 나이 또래다 보니 명성황후와도 더 가깝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손준호도 “첫 시즌엔 혼자 고종이란 캐릭터의 개성을 살려보려고 연구했다”라며 “그런데 ‘강인한 고종’을 연기했을 땐 ‘유약해 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반대로 ‘유약한 고종’을 표현할 때는 ‘강인해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웃었다. 이번 시즌에는 자연스레 뮤지컬에 녹아들자는 결심을 했다고. 그는 “명성황후와 고종의 부부로서의 실제 생활, 조선 시대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 등 종합적인 것들을 바라보게 됐다”고 했다. ●말하지 않아도 아는 ‘우리 역사’명성황후의 ‘롱런’ 비결로는 말하지 않아도 아는 ‘역사의 이심전심(以心傳心)’을 꼽았다. 엔딩곡 ‘백성이여 일어나라’는 일본 낭인들에게 시해된 명성황후가 혼백으로 나타나 백성들을 위로하는 노래다. “망국의 수치 목숨 걸고 맞서야 하리.”김소현은 “우리나라 역사를 (머리로) 생각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흘리게 되는 눈물이 있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마음이 있기에 30년간 사랑받은 것 같다”고 했다. 손준호는 “30년 동안 들어도 구식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잘 만들어진 음악도 큰 역할을 한 것 같다”고 했다.기성세대에 비해 역사를 ‘먼 옛날의 이야기’로 느끼기 쉬운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공연일까. 두 사람에 따르면 할머니 손에 끌려왔던 손녀가 이제는 자신의 손녀를 데리고 명성황후를 보러 오는 ‘세대교체’도 이뤄지고 있다고. “역사에 관심 없는 분들이 오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아픈 역사를 모르면 그걸 반복하게 된다고 하는데,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꼭 보러 와주시면 좋겠어요. 이 공연을 계기로 우리나라 역사의 뿌리에 관심을 갖게 되는 아이들이 한 명이라도 더 있다면 작품의 의미가 커지지 않을까요.” (김소현) 10년 동안 네 시즌에 걸쳐 명성황후로 살아온 김소현에게는 올해 공연은 더욱 특별하다. 16일 200회 공연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한 배우가 단일 공연으로 달성하기 쉽지 않은 숫자다. 김소현은 “뮤지컬 배우는 선택하는 게 아니라 (제작사로부터) 선택받는 입장이다. 10년 동안 ‘이번에도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듣는 게 감사하다”며 “매 공연, 매 시즌을 마지막인 것처럼 열심히 해나가겠다”고 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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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케스트라 없는 ‘특별한 뮤지컬’… 배우들이 직접 16개 악기 연주

    “당신은 청소기 고쳐주고 난 음악으로 돈 내요. 도장 꾹?” 지난달 19일부터 서울 강남구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원스’는 2007년 개봉했던 원작 영화 덕에 팬층이 무척 두꺼운 작품이다. 길에서 기타 소리에 반해 이뤄지는 러브스토리는 당시 미국 아카데미 주제곡상을 받았던 ‘폴링 슬롤리(Falling Slowly)’로 더욱 마음 깊이 새겨졌다. 하지만 뮤지컬 원스를 보면 사랑에 빠진 남녀 외에도 또 다른 주인공이 있다는 걸 눈치챌 수 있다. 바로 ‘악기’다. 오케스트라가 음악을 연주하는 보통 뮤지컬과 달리, 원스는 배우 전원이 직접 악기를 연주한다. 피아노나 기타부터 만돌린, 아코디언, 카혼까지 모두 16개의 악기가 무대에서 연주된다. 다채로운 악기의 매력과 이를 음미할 보물 같은 노래를 중심으로 작품을 살펴봤다.● 만돌린의 체코 감성원스에는 다른 뮤지컬에선 보기 힘든 역할이 하나 있다. ‘악기 테크니션’이란 포지션이다. 한마디로 공연에 쓰이는 악기들의 컨디션을 관리하는 역할이다. 원스에서 악기 테크니션을 맡고 있는 건 기타리스트 이중민 씨(35)다. 6일 공연장에서 만난 이 씨는 “기타 줄이 끊어지는 등 아슬한 상황에도 침착함을 발휘해야 한다”고 했다. 배우가 악기를 들고 퇴장할 때마다 튜닝 또는 악기를 교체해 주는 것도 그의 일이다. 원스는 아일랜드 더블린을 배경으로 청소기 수리공으로 일하며 꿈을 포기한 기타리스트 ‘가이(Guy)’와 딸을 부양하기 위해 꽃을 파는 체코 이민자 ‘걸(Girl)’이 주인공. 기타리스트가 주역이다 보니 작품엔 만돌린과 밴조, 우쿨렐레 등 수많은 기타류가 등장한다. 특히 만돌린은 맑고 카랑카랑한 소리로 무대의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가이가 걸의 식구들을 처음 만났을 때 나오는 노래 ‘엘 파다 파다(Ej Pada Pada)’에서 걸의 친구 ‘스벡’이 연주하는 소리가 일품이다. 이국적이고 흥겨운 음색은 관객을 곧장 체코 펍으로 안내한다. 이 씨는 “체코 하면 바로 떠오르는 매력적인 느낌을 만돌린이 잘 구현한 노래”라고 했다.● 첼로와 바이올린의 구슬픈 협연 피아노도 특별한 역할을 한다. 무대에 등장하는 피아노는 배우들이 서로 눈 맞추며 노래 부르는 장면을 위해 헤드를 낮게 주문해 제작했다. 공연 중에 자유자재로 무대 위를 누빌 수 있도록 바퀴도 달았다. 가이의 기타와 어우러지는 ‘Falling slowly’는 물론이고, 걸의 솔로 넘버 ‘더 힐(The hill)’에서도 피아노는 서정적인 멜로디를 이끌어 간다. “언덕 길을 걸으며 떠난 널 생각해.” 피아노 선율은 엇갈리는 사랑을 더욱 애절하게 토해낸다. 무대 위 뜨거운 조명을 받으면 튜닝이 풀리는 등 예민하기 그지없는 ‘현악기’들도 독특한 매력을 발산한다. 가이가 걸에게 사랑을 고백했다가 거절당한 뒤 부르는 ‘슬리핑(Sleeping)’ 도입부에선 첼로와 바이올린의 협연이 펼쳐진다. 이 씨는 “홀로 남아 바다를 보며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노래하는 장면”이라며 “악기 소리에 집중하면 노래가 더욱 슬프게 느껴진다”고 했다. 이색적인 악기들도 눈길을 끈다. 상자 모양의 타악기 ‘카혼’이 대표적이다. 드럼이 많이 활용되는 곡인 ‘웬 유어 마인즈 메이드 업(When Your Mind‘s Made Up)’에선 ‘4분의 5박자’로 진행되는 독특한 리듬이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는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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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가요 휘성, 멋진 목소리 잊지 않을게

    ‘안 되나요’ ‘위드 미(With me)’ 등으로 2000년대 리듬앤드블루스(R&B) 장르를 대중에게 각인시켰던 가수 휘성(본명 최휘성)이 10일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20대 초반부터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솔풀한 감성으로 ‘실력파 보컬’의 진면모를 선보였던 그의 목소리는 이젠 유작으로 남게 됐다.1982년생인 휘성은 연예계에서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가수로도 꼽힌다. 아버지가 택시기사였던 그는 서울 중랑구 면목동 단칸방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집안에 우환이 이어지면서 형편이 어려워 대학 등록금도 마련하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한다.하지만 휘성은 음악에 대한 꿈을 한 번도 포기하지 않았다. 중학생 때부터 댄스팀 ‘ING’에서 백댄서로 활동했고, 1999년 4인조 아이돌 그룹 ‘A4’로 데뷔했다가 이듬해 해체했다. PC통신 서비스 나우누리의 유명한 흑인 음악 동호회 ‘SNP(Show N Prove)’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당시 데프콘과 버벌진트 등도 SNP 멤버였다.‘해외파냐’란 소릴 들을 정도로 감성적이던 가창력은 결코 타고난 게 아니었다. A4 해체 뒤 보컬 학원에 등록해 6개월간 매일 10시간씩 노래 부르는 ‘연습벌레’였다. 휘성은 과거 “같이 학원에 다니던 이영현(빅마마)과 임정희보다 실력이 떨어진다는 생각에 연습에 더 매진했다”고 떠올리기도 했다. 이후 2000년 강변가요제에 출전해 심사위원이던 가수 이상우에게 발탁되며 다시 가수의 길을 걸었다.만 스무 살이던 2002년 발표한 솔로 1집 ‘라이크 어 무비(Like a movie)’부터 휘성은 남달랐다. 연인과의 애달픈 이별을 노래한 타이틀곡 ‘안 되나요’는 R&B 발라드의 정수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해 한일 월드컵 열풍 속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고, 훌륭한 보컬 실력에 ‘서태지가 극찬한 가수’로도 주목받았다.2003년 발매한 2집 ‘이츠 리얼(It‘s real)’의 타이틀곡인 ‘위드 미’는 세련된 감성과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더욱 돋보이는 노래였다. 당시 앨범 판매량 40만 장을 넘기고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에서 6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2004년 발표한 3집 ‘포 더 모멘트(For the Moment)’는 보컬리스트로서 휘성의 전성기를 보여준 앨범. 타이틀곡 ‘불치병’은 기존 음색을 한층 탄탄하게 유지하면서도 뛰어난 기교가 밴 고음까지 들려줬다. 이후로도 ‘인섬니아(Insomnia)’ ‘결혼까지 생각했어’ 등 내놓는 노래마다 화제를 모았다.작사가와 작곡가로도 성과가 적지 않다. 윤하의 ‘비밀번호 486’과 티아라의 ‘너 때문에 미쳐’, 오렌지캬라멜의 ‘마법소녀’ 등 개성 있으면서도 대중적인 곡들의 노랫말을 만들었다. 린의 ‘이별살이’와 에일리의 ‘노래가 늘었어’ 등은 휘성이 작곡한 곡이다. 보컬 트레이너로도 명성이 높았다. 빅뱅과 비스트 장현승, 소녀시대 써니 등이 휘성에게 배운 ‘제자’들이다.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휘성은 이전까지 ‘외국 감성’으로 여겨졌던 R&B 문법을 국내 가수도 소화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가수다. 한국 R&B의 대중화에 큰 공을 세웠다”며 “후학들을 꾸준히 양성하려 노력했다는 측면에서 ‘가요계의 좋은 귀감’으로 인정받을 만하다”고 평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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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돌에서 R&B 실력파 가수가 되기까지…故 휘성의 삶

    ‘안 되나요’ ‘위드 미(With me)’ 등으로 2000년대 알앤비(R&B) 장르를 대중에게 각인시켰던 가수 휘성(본명 최휘성)이 10일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20대 초반부터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소울풀한 감성으로 ‘실력파 보컬’의 진면모를 선보였던 그의 목소리는 이젠 유작으로 남게 됐다.1982년생인 휘성은 연예계에서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가수로도 꼽힌다. 아버지가 택시기사였던 그는 서울 면목동 단칸방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집안에 우환이 이어지면서 형편이 어려워 대학 등록금도 마련하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한다.하지만 휘성은 음악에 대한 꿈을 한번도 포기하지 않았다. 중학생 때부터 댄스팀 ‘ING’에서 백댄서로 활동했고, 1999년 4인조 아이돌 그룹 ‘A4’로 데뷔했다가 이듬해 해체했다. PC통신서비스 나우누리의 유명한 흑인 음악 동호회 ‘SNP(Show N Prove)’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당시 데프콘과 버벌진트 등도 SNP 멤버였다.해외파냐는 소릴 들을 정도로 감성적이던 가창력은 결코 타고 난 게 아니었다. A4 해체 뒤 보컬 학원에 등록해 6개월간 매일 10시간씩 노래 부르는 ‘연습벌레’였다. 휘성은 과거 “같이 학원에 다니던 이영현(빅마마)과 임정희보다 실력이 떨어진단 생각에 연습에 더 매진했다”고 떠올리기도 했다. 이후 2000년 강변가요제에 출전해 심사위원이던 가수 이상우에게 발탁되며 다시 가수의 길을 걸었다.만 스무살이던 2002년 발표한 솔로 1집 ‘라이크 어 무비(Like a movie)’부터 휘성은 남달랐다. 연인과의 애달픈 이별을 노래한 타이틀곡 ‘안 되나요’는 알앤비 발라드의 정수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해 한·일 월드컵 열풍 속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고, 훌륭한 보컬 실력에 “서태지가 극찬한 가수”로도 주목 받았다.2003년 발매한 2집 ‘잇츠 리얼(It‘s real)’의 타이틀곡인 ‘위드 미’는 세련된 감성과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더욱 돋보이는 노래였다. 당시 음반 판매량 40만 장을 넘기고 지상파 음악프로그램에서 6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2004년 발표한 3집 ‘포 더 모멘트(For the Moment)’는 보컬리스트로서 휘성의 전성기를 보여준 앨범. 타이틀곡 ‘불치병’은 기존 음색을 한층 탄탄하게 유지하면서도 뛰어난 기교가 배인 고음까지 들려줬다. 이후로도 ‘인섬니아(Insomnia)’, ‘결혼까지 생각했어’ 등 내놓는 노래마다 화제를 모았다. 작사가와 작곡가로도 성과가 적지 않다. 윤하의 ‘비밀번호 486’과 티아라의 ‘너 때문에 미쳐’, 오렌지캬라멜 ‘마법소녀’ 등 개성 있으면서도 대중적인 곡들의 노랫말을 만들었다. 린의 ‘이별살이’와 에일리의 ‘노래가 늘었어’ 등은 휘성이 작곡한 곡이다. 보컬 트레이너로도 명성이 높았다. 빅뱅과 비스트 장현승, 소녀시대 써니 등이 휘성에게 배운 ‘제자’들이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휘성은 이전까지 ‘외국 감성’으로 여겨졌던 알앤비 문법을 국내 가수도 소화 가능하다는 걸 증명한 가수다. 한국 알앤비의 대중화에 큰 공을 세웠다”라며 “후학들을 꾸준히 양성하려 노력했다는 측면에서 ‘가요계의 좋은 귀감’으로 인정받을 만 하다”고 평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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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수 휘성, 자택서 숨진채 발견… 경찰 “사망 원인 조사중”

    가수 휘성(43·사진)이 10일 오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휘성의 소속사 타조엔터테인먼트는 “휘성이 우리 곁을 떠났다. 서울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이날 밝혔다. 경찰과 소방 등에 따르면 휘성은 이날 오후 6시 반경 자택인 서울 광진구의 한 아파트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가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지만, 이미 사망한 지 상당한 시간이 흐른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유서 여부를 포함해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며, 정확한 사인은 부검을 통해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휘성은 15일 대구 엑스코 오디토리움에서 가수 KCM과 합동 콘서트 ‘더 스토리(The Story)’를 열 예정이었다. 그는 지난 6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다이어트 끝. 3월 15일에 봐요”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2002년 1집 ‘라이크 어 무비(Like a Movie)’로 가요계에 데뷔한 휘성은 ‘안 되나요’, ‘위드 미(With me)’, ‘사랑은 맛있다’ 등의 곡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당시 생소했던 리듬앤드블루스(R&B) 장르를 널리 알린 가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작사가로도 활발히 활동하며 윤하의 ‘비밀번호 486’, 이효리의 ‘Hey Mr. Big’ 등 여러 히트곡을 탄생시켰다. 휘성은 2019년 9∼11월 12차례에 걸쳐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로 기소돼 2021년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타조엔터테인먼트는 “갑작스러운 비보에 유가족을 비롯한 소속사 동료 아티스트 및 임직원 모두 비통한 심정으로 고인을 애도하고 있다”며 “휘성이 편안히 쉴 수 있도록 명복을 빌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조승연 기자 cho@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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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인 4색’ 솔로 매력… 블랙핑크 멤버들의 ‘음악 MBTI’

    최근 잇따라 솔로 활동을 시작한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들이 ‘4인 4색’ 매력을 뽐내고 있다. 지난해 가장 먼저 솔로 활동에 나섰던 로제가 ‘아파트(APT.)’ 열풍을 일으킨 데 이어, 지난달에는 리사와 지수가 각각 정규 앨범을 발매했다. 여기에 제니가 이달 첫 정규 앨범으로 컴백하며 대미를 장식했다. 뭉치면 강력하고 조화롭지만 흩어져도 짙은 매력을 뽐내는 블랙핑크 멤버별 솔로 활동의 특징을 살펴봤다. 요즘 유행하는 ‘성격유형지표(MBTI)’에 빗대어 분석했으나, 멤버들의 실제 MBTI와는 무관하다.● 대담한 제니 & 열정적인 로제 7일 첫 정규 앨범 ‘루비(Ruby)’로 컴백한 제니는 ‘대담한 통솔자(ENTJ)’ 유형에 가깝다. 선공개곡 ‘만트라(Mantra)’ ‘엑스트라엘(ExtraL)’ 모두 당당한 여성의 연대를 상징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특히 ExtraL의 “여성들이 이 판을 지배해(My ladies run this)” 같은 가사는 과감한 여성 리더십이 짙게 배어 있다. 힙합 베이스의 타이틀곡 ‘like JENNIE(라이크 제니)’도 “AI도 따라 할 수 없어(AI couldn‘t copy)”, “여러 셀럽들 속에 내 DNA” 등 가사에서 ‘K팝의 아이콘’이란 자신의 정체성을 강하게 드러내는 제니의 자신감이 묻어난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제니는 리사처럼 댄스팝과 힙합을 지향하면서도, 좀 더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려 하는 작가주의적 면모를 보인다”고 평가했다. 감성적인 보컬을 가진 로제는 모든 MBTI 중 가장 자유롭게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성향인 ‘열정적인 중재자(INFP)’에 안성맞춤이다. 지난해 12월 나온 로제의 첫 번째 정규 앨범 ‘로지(Rosie)’는 인간 로제의 내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스토리텔링’ 앨범이다. 지난해 10월 발매한 선공개 싱글 ‘아파트’와 달리, 서정적이면서도 깊은 감정을 담은 노래들이 많다. 로제는 전곡 작사 및 작곡에 참여해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특히 전 연인과의 관계로 겪는 감정 소모를 다룬 ‘톡식 틸 디 엔드(Toxic Till the End)’처럼 상상력을 자극하는 내밀한 이야기가 눈에 띈다. 일각에선 테일러 스위프트 등 자신의 연애 이야기를 노래로 써내는 미 팝가수의 ‘성공 공식’을 잘 반영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유로운 리사 & 재주꾼 지수 퍼포먼스에 강한 이미지의 리사는 에너지가 넘치는 ‘자유로운 영혼의 연예인(ESFP)’이 잘 어울린다. 리사는 특히 해외의 큰 무대에 많이 선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10월 6년 만에 부활한 미국의 ‘빅토리아 시크릿 쇼’ 무대에 오른 것에 이어, 이달 K팝 가수 중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공연을 펼쳤다. 상대적으로 국내 활동에 주력하는 모양새인 지수는 연기와 노래 등 다방면의 재주를 펼치는 ‘만능 재주꾼(ISTP)’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달 발매한 첫 번째 미니앨범 ‘아모르타주(Amortage)’의 타이틀곡 ‘어스퀘이크(Earthquake)’는 전형적인 K팝 댄스곡. 동시에 지난달부터 좀비 코미디물 ‘뉴토피아’에 출연하는 등 연기와 노래를 병행하는 아이돌의 활동 공식을 따르고 있다. 박희아 대중음악평론가는 “지수는 팝을 지향하는 다른 멤버들과 달리 전형적인 K팝을 안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평단에선 아이돌 그룹이 각자 솔로로 나서면서 블랙핑크처럼 다양한 색깔로 고루 성과를 내는 건 매우 이례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는 멤버 개개인이 모두 노래와 춤, 작사 작곡 등 다방면으로 재능을 갖췄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박 평론가는 “블랙핑크는 탄탄한 국내외 인기를 기반으로 멤버 네 명이 각각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스스로를 잘 프로듀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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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수 휘성, 자택서 숨진 채 발견

    가수 휘성(43)이 10일 오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휘성의 소속사 타조엔터테인먼트는 “휘성이 우리 곁을 떠났다. 서울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이날 밝혔다.경찰과 소방 등에 따르면 휘성은 이날 오후 6시 반경 자택인 서울 광진구의 한 아파트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가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지만, 이미 사망한지 상당한 시간이 흐른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유서 여부를 포함해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며, 정확한 사인은 부검을 통해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휘성은 15일 대구 엑스코 오디토리움에서 가수 KCM과 합동 콘서트 ‘더 스토리(The Story)’를 열 예정이었다. 그는 지난 6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다이어트 끝. 3월 15일에 봐요”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2002년 1집 ‘라이크 어 무비(Like a Movie)’로 가요계에 데뷔한 휘성은 ‘안 되나요’, ‘위드 미(With me)’, ‘사랑은 맛있다’ 등의 곡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당시 생소했던 리듬앤드블루스(R&B) 장르를 널리 알린 가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작사가로도 활발히 활동하며 윤하의 ‘비밀번호 486’, 이효리의 ‘HEY MR.BIG’ 등 여러 히트곡을 탄생시켰다.휘성은 2019년 9~11월 12차례에 걸쳐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로 기소돼 2021년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타조엔터테인먼트는 “갑작스러운 비보에 유가족을 비롯한 소속사 동료 아티스트 및 임직원 모두 비통한 심정으로 고인을 애도하고 있다”며 “휘성이 편안히 쉴 수 있도록 명복을 빌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조승연 기자 cho@donga.com}

    • 2025-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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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전체’ 예고한 블랙핑크, 음악 ‘MBTI’는?

    인기 걸그룹 블랙핑크가 올 여름 월드투어로 ‘완전체 활동’을 예고한 한편 컴백한 멤버 4명은 솔로 활동으로 제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고 있다.지난해 ‘아파트 열풍’의 주역인 로제가 솔로 활동의 스타트를 끊은 데 이어, 지난달에는 리사와 지수가 각각 정규 앨범을 발매했다. 제니도 이달 첫 정규 앨범으로 컴백했다. ‘4인 4색’을 선보이는 이들의 음악 스타일은 어떻게 다를까. 뭉치면 조화롭지만, 흩어지면 특색 있는 블랙핑크 솔로 활동의 특징을 ‘성격유형지표(MBTI)’에 빗대어 분석해 봤다. 멤버들의 실제 MBTI와는 무관하다.7일 첫 정규 앨범 ‘루비(RUBY)’로 컴백한 제니는 ‘대담한 통솔자(ENTJ)’에 가깝다. 타이틀곡 ‘LIKE JENNIE(라이크 제니)’는 자신의 캐릭터를 소개하는 힙합 베이스의 곡이다. “AI도 따라할 수 없어(AI couldn‘t copy)”, “여러 셀럽들 속에 내 DNA” 등에서 ‘K팝의 아이콘’으로 부상한 제니의 자신감이 엿보인다.수록곡 만트라(MANTRA)의 ‘여자들은 가끔 그냥 즐기고 싶어진다(Sometimes girls just gotta have fun)’, 엑스트라엘(EXTRAL)에서 ‘여자들이 이 판을 주도한다(My ladies run this)’ 등 당대 여성들의 당당함을 독려하는 메시지를 담은 것도 과감한 리더십을 연상케 한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제니는 리사처럼 댄스팝과 힙합을 지향하지만 조금 더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려 하는 작가주의적 면모를 보인다”고 말했다.특유의 감성적인 보컬을 선보이는 로제는 창의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한 ‘열정적인 중재자(INFP)’에 비유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나온 로제의 첫 번째 정규앨범 ‘로지(ROSIE)’는 인간 로제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로제가 전곡 작사 및 작곡에 참여했다. 전 연인과의 관계 때문에 겪는 감정 소모를 다룬 ‘톡식 틸 디 엔드(Toxic till the end)’ 등 내밀한 스토리를 담았는데, 이는 테일러 스위프트 등 자신의 연애 이야기를 노래로 써내는 미국 팝가수의 ‘성공 공식’을 철저히 따랐다는 분석이 나온다.퍼포먼스에 강한 이미지의 리사는 에너지가 넘치는 ‘자유로운 영혼의 연예인(ESFP)’이 어울려 보인다. 리사는 블랙핑크 멤버 중에서도 유난히 해외의 큰 무대에 많이 선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10월 6년 만에 부활한 미국의 ‘빅토리아 시크릿 쇼’ 무대에 오른 것에 이어 이달에는 K팝 가수 중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공연을 펼쳤다. 와이어에 매달려 공중에서 등장한 리사는 ‘007 시리즈’ 주제곡 중 하나인 ‘리브 앤 렛 다이(Live and Let Die)’를 불러 화제가 됐다.해외를 주로 겨냥하는 세 멤버와 달리 국내 활동에 주력하고 있는 지수는 연기와 노래 등 다방면의 재주를 펼치는 ‘만능 재주꾼(ISTP)’이다. 지난달 발매한 첫 번째 미니앨범 ‘아모르타주(AMORTAGE)’의 타이틀곡 ‘얼스퀘이크(Earthquake)’는 전형적인 K팝 댄스곡이다. 이와 동시에 좀비 코미디물 ‘뉴토피아’에 출연하는 등 연기와 노래를 병행하는 K팝 아이돌의 활동 공식을 따르고 있다. 박희아 대중음악평론가는 “지수는 팝을 지향하는 다른 멤버들과 달리 안정적인 K팝을 잘 보여주고 있다”라며 “네 명이 자신이 보여지고 싶은 이미지대로 스스로를 잘 프로듀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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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위프트 기타, BTS 의상… 팝의 역사 한눈에

    ‘테일러노믹스(Taylornomics).’ 미국 팝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가 공연 등의 활동을 할 때마다 몰려드는 팬들 덕에 지역 경제가 부양된다는 뜻이다. 21세기 ‘팝의 여왕’으로 불리는 스위프트의 영향력을 잘 보여주는 신조어다. 이처럼 대중음악계에 큰 족적을 남긴 뮤지션들의 소장품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회가 서울에서 열리고 있다. 이랜드뮤지엄의 전시회 ‘위대한 뮤지션 100인전 Vol.1’이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지난달 15일 개최됐다. 이번 전시는 2011년 롤링스톤이 선정한 ‘역대 위대한 아티스트 100인’과 ‘역대 위대한 기타리스트 100인’에 포함된 인물 등 모두 67명의 소장품 13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이랜드뮤지엄 관계자는 “MZ세대에게는 새롭고 신선한 음악을 경험하는, 중장년층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전시 도입부 ‘아메리카 퀸’ 섹션은 스위프트의 소장품을 전시한 공간. 스위프트가 직접 연주한 기타도 만나볼 수 있다. 온 벽이 붉은 스팽글로 장식된 방 중앙에 놓인 붉은 기타가 강한 인상을 준다. 그의 4번째 정규 앨범 ‘RED(레드)’의 친필 사인 CD, 친필 사인 투어 프로그램 책도 함께 전시돼 눈길을 사로잡는다. ‘디바’ 섹션에서는 현대 팝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뮤지션들의 소장품을 전시했다. 쇼룸처럼 꾸며진 전시장에는 마돈나의 헤어피스,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실제 착용한 벨트, 레이디 가가가 뮤직비디오에서 착용한 선글라스 등을 만날 수 있다. 2003년 공연에서 ‘키스 퍼포먼스’를 선보여 세계를 놀라게 한 마돈나와 스피어스 등 연관성이 있는 뮤지션들의 소장품을 마주 보게 배치한 점도 흥미롭다. 대중음악 뮤지션들의 상징적인 순간도 만끽할 수 있다. 마이클 잭슨이 1983년 ‘빌리진(Billie Jean)’을 부르며 처음 문워크를 선보였을 당시 입었던 무대 재킷이 대표적이다.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의 기타도 전시돼 있다. 마지막 코너인 ‘그래미&BTS’에서는 2021년 한국 가수 최초로 그래미 무대에 오른 BTS의 ‘다이너마이트(Dynamite)’ 공연 의상도 감상할 수 있다. 5월 11일까지. 입장료 성인 기준 1만5000원.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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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일러 스위프트의 기타, BTS 그래미 의상…이랜드 뮤지엄 ‘위대한 뮤지션 100인전’

    ‘테일러노믹스(Taylornomics)’. 미국 팝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가 공연 등의 활동을 할 때마다 몰려드는 팬들 덕에 지역 경제가 부양된다는 뜻이다. 21세기 ‘팝의 여왕’으로 불리는 스위프트의 영향력을 잘 보여주는 시조어다. 이처럼 대중음악계에 큰 족적을 남긴 뮤지션들의 소장품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회가 서울에서 열리고 있다. 이랜드뮤지엄의 전시회 ‘위대한 뮤지션 100인전 Vol.1’가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지난달 15일부터 개최됐다. 이번 전시는 2011년 롤링스톤즈가 선정한 ‘역대 위대한 아티스트 100인’와 ‘역대 위대한 기타리스트 100인’에 포함된 인물 등 모두 67명의 소장품 13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이랜드뮤지엄 관계자는 “MZ세대에게는 새롭고 신선한 음악을 경험하는 시간을, 중장년층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했다.전시 도입부 ‘아메리카 퀸’ 섹션은 스위프트의 소장품을 전시한 공간. 스위프트가 직접 연주한 기타도 만나볼 수 있다. 온 벽이 붉은 스팽글로 장식된 방 중앙에 놓인 붉은 기타가 강한 인상을 준다. 그의 4번째 정규 앨범 ‘RED(레드)’의 친필 사인 CD, 친필 사인 투어 프로그램 책도 함께 전시돼 눈길을 사로잡는다.‘디바’ 섹션에서는 현대 팝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뮤지션들의 소장품을 전시했다. 쇼룸처럼 꾸며진 전시장에는 마돈나의 헤어 피스,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실제 착용한 벨트, 레이디 가가가 뮤직비디오에서 착용한 선글라스 등을 만날 수 있다. 2003년 공연에서 ‘키스 퍼포먼스’를 선보여 세계를 놀라게 한 마돈나와 스피어스 등 연관성이 있는 뮤지션들의 소장품을 마주보게 배치한 점도 흥미롭다. 대중음악 뮤지션들의 상징적인 순간도 만끽할 수 있다. 마이클잭슨이 1983년 ‘빌리 진(Billie Jean)’을 부르며 처음 문워크를 선보였을 당시 입었던 무대 재킷이 대표적이다.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의 기타도 전시돼 있다. 마지막 코너인 ‘그래미&BTS’에서는 2021년 한국 가수 최초로 그래미 무대에 오른 BTS의 ‘다이너마이트(Dynamite)’ 공연 의상도 감상할 수 있다. 5월 11일까지. 입장료 성인 기준 1만5000 원.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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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진, 데뷔 60주년 전국 투어… “감사의 무대”

    가수 남진(79)이 데뷔 60주년을 맞아 전국 투어를 펼친다. 공연 기획사 엠스텐은 5일 “남진은 이달 15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을 시작으로 ‘데뷔 60주년 기념 공연―2025 남진 전국 투어’(사진) 공연을 펼친다”고 밝혔다. 이어 22일 경기 광명시민체육관과 29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다목적홀, 4월 12일 제주 한라체육관, 26일 서울 세종대 대양홀, 6월 1일 인천 송도컨벤시아 등에서 60주년 기념 콘서트를 갖는다. 1965년 1집 ‘서울 플레이보이’로 데뷔한 남진은 ‘님과 함께’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내놓았다. 가수 나훈아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원조 ‘오빠 부대’를 이끈 가수로 평가받는다. 남진은 콘서트를 앞두고 “60년 동안 변함없이 사랑해 주신 팬들 덕분에 지금까지 무대에 설 수 있었다”며 “이번 전국 투어는 저의 음악 인생을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을 위한 감사의 무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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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빠부대 원조’ 남진, 데뷔 60주년 전국 투어 나선다

    가수 남진(79)이 데뷔 60주년을 맞아 전국 투어를 펼친다. 공연 기획사 엠스텐은 5일 “남진은 이달 15일 전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을 시작으로 ‘데뷔 60주년 기념공연 - 2025 남진 전국투어’ 공연을 펼친다”고 밝혔다. 이어 22일 광명시민체육관과 29일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 다목적홀, 4월 12일 제주 한라체육관, 26일 서울 세종대 대양홀, 6월1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 등에서 60주년 기념 콘서트를 갖는다.1965년 1집 ‘서울 플레이보이’로 데뷔한 남진은 ‘님과 함께’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내놓았다. 가수 나훈아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원조 ‘오빠 부대’를 이끈 가수로 평가 받는다.남진은 콘서트를 앞두고 “60년 동안 변함없이 사랑해 주신 팬들 덕분에 지금까지 무대에 설 수 있었다”며 “이번 전국투어는 저의 음악 인생을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을 위한 감사의 무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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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선+친숙함… ‘가상 아이돌 시대’ 이끄는 플레이브

    하얀 정장 차림의 꽃미남이 외계와 지구를 잇는 포털(관문)에서 등장한다. 손에 마이크를 든 그는 트로트 가수 영탁의 ‘니가 왜 거기서 나와’를 구성지게 부른다. 5인조 가상 아이돌 ‘플레이브’의 막내 하민이다. 하민의 노래에 맞춰 나머지 네 명도 포털에서 등장한다. 지난해 5월 공개된 플레이브의 자체 제작 콘텐츠(자콘) ‘라쓰고 플레이브’ 1화의 첫 장면이다. 이후 매주 화요일 오후 공개됐는데, 벌써 38화까지 나왔다. 라쓰고 플레이브는 “외계인 최초의 자콘”이란 콘셉트지만, 일반 K팝 아이돌만큼 내용이 풍성하다. 회당 1시간 내외 영상에서 멤버들은 먹방과 파자마 파티, 체육대회 등 다양한 볼거리를 선보인다. 그간 국내에서 가상 아이돌이 등장한 건 플레이브가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이만큼 성공을 거둔 건 거의 유일하다. 최근 K팝 아이돌 전체 성적을 살펴봐도 놀라운 성과라 할 수 있다. 플레이브가 한계를 극복하고 기존 아이돌과 동등한 위치로 올라선 저력은 어디서 나온 걸까.● 신선함에 친숙함 더한 아이돌 공식 지난달 3일 세 번째 미니앨범 ‘칼리고 파트1’으로 컴백한 플레이브의 힘은 다름 아닌 여느 K팝 아이돌 못지않은 탄탄한 팬덤이다. 앨범 발매 1주일 만에 판매량 100만 장을 넘겼고, 타이틀곡 ‘대시(Dash)’를 포함한 수록곡 5곡이 음원 차트 1∼5위를 차지하는 ‘줄 세우기’도 성공했다. 지난달 16일 방송인 김신영이 “가상 아이돌 문화를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했다가 강한 항의를 받고 사과했을 정도로 팬덤의 화력이 막강하다. 플레이브는 이처럼 가상 아이돌의 ‘신선함’에 K팝 아이돌의 성공 공식이란 ‘익숙함’을 결합시킨 게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가상 세계 멤버들이 지구 개발자에 의해 지구와 소통한다는 세계관이 신선하면서도, 영상통화 팬 사인회나 라이브 방송 같은 전형적인 아이돌 활동으로 친근하게 다가선다. 실제 사람의 움직임을 포착해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동작으로 구현한 ‘모션 캡처 기술’을 적용해 거리감을 줄인 점도 돋보인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전 가상 아이돌은 차가운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플레이브는 기술을 활용해 인간적인 면모를 많이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결국은 인간적 호감이 관건 플레이브는 팬들이 가상 캐릭터 자체는 물론이고 캐릭터 뒤에 있는 ‘인간’에 주목하게 만들었다는 대목도 장점이다.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플레이브 오류 모음’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초창기 영상을 보면 기술 인식 오류로 멤버들이 감전당한 듯 동작하는 장면 등이 연출되는 경우들이 있었다. 그런데 그런 실수가 오히려 팬들에게 호감을 줘 그들의 ‘입덕 계기’가 됐다. 박희아 대중가요평론가는 “아이돌을 좋아하지 않던 이들도 플레이브의 친근한 모습을 쇼츠 등을 통해 접하며 관심을 가지게 된 경우들이 많다”고 했다. 실제 멤버들이 직접 작곡, 작사, 프로듀싱에 참여하는 점도 플레이브의 인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요즘 K팝 팬들은 단순히 ‘퍼포머’를 넘어 ‘아티스트’로서의 정체성을 가진 아이돌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최근 플레이브의 인기가 많아지면서 다른 기획사들도 가상 아이돌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플레이브의 성공이 새로운 K팝의 영역을 열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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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07 주제가로… 리사, K팝 가수 첫 오스카 공연

    그룹 블랙핑크의 리사가 2일(현지 시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축하 공연을 했다. 케이팝 가수가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사는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래퍼 도자 캣, 영국 싱어송라이터 레이와 함께 2부의 축하 무대에 등장했다. 이들은 원래 최근 함께 작업한 리사의 신곡 ‘본 어게인(Born Again)’을 부를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대신 영화 ‘007 시리즈’의 주제가를 연이어 불렀다. 리사는 배우 마거릿 퀄리가 ‘007’ 사운드트랙에 맞춰 탱고 공연을 선보인 뒤 등장했다. 반짝이는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와이어에 매달려 공중에서 내려온 리사는 ‘007 죽느냐 사느냐’(1973년)의 주제곡인 ‘리브 앤드 렛 다이(Live and Let Die)’를 열창했다. 붉은색 드레스 차림의 무용수들과 함께 선보인 댄스도 시상식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했다. 도자 캣은 리사에 이어 ‘다이아몬즈 아 포에버(Diamonds are Forever)’를, 레이는 ‘스카이폴(Skyfall)’을 불렀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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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스카 풍자 단골’ 트럼프 이름 한번도 언급 안돼

    “미국인들이 강한 러시아인에게 맞서는 장면을 보게 돼 신난 것 같네요.” 2일(현지 시간) 제97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서 사회자 코넌 오브라이언은 영화 ‘아노라’를 이렇게 소개했다. ‘아노라’는 뉴욕 스트리퍼가 러시아 재벌과 결혼한 뒤 시부모의 압박으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작품. 현지에선 최근 러시아와 밀착하고 우크라이나를 압박하는 듯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꼬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이전 아카데미에선 자주 비난과 풍자의 대상이던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이날은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다. 그나마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분위기를 끌어올린 건 올해 처음으로 사회를 맡은 오브라이언이었다. 특히 ‘에밀리아 페레즈’의 주인공인 트랜스젠더 영화배우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이 소셜미디어에 각종 인종차별적 혐오 발언들을 올려 논란이 된 점을 대놓고 조롱했다. 그는 “이 영화(아노라)에 (욕설이) 479번 나온다. 가스콘의 홍보 담당자가 가스콘에게 욕한 것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했다. 또 가스콘을 힐끗 쳐다보며 “오스카 관련 글을 트위터에 올리고 싶다면 기억하라”며 “내 이름은 지미 키멀”이라고 말한 것도 좌중을 웃겼다. 미 ABC방송 ‘지미 키멀 라이브’의 진행자인 키멀은 지난해 오스카 사회자였다. 최근 세상을 떠난 배우 진 해크먼에 대한 추모도 눈길을 끌었다. 연기파 배우인 해크먼은 1956년 데뷔 뒤 ‘프렌치 커넥션’(1971년), ‘용서받지 못한 자’(1992년)에서 오스카상을 받았다. 무대에 오른 모건 프리먼은 “(해크먼과)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 등 두 편을 함께 찍었다”며 그와 함께 촬영한 모든 사람이 그렇듯 그가 관대한 연기자이자 재능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별세한 음악 프로듀서 퀸시 존스에 대한 추모의 시간도 마련됐다. 존스는 오스카에 7번 후보로 올랐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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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이홉, ‘군백기’후 첫 솔로 월드투어

    “오랜만에 하는 공연인데 열기와 응원이 이 정도일 줄 몰랐어요. 역시 아미(ARMY·방탄소년단 팬클럽)가 최고야!”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 방탄소년단(BTS) 멤버 제이홉(사진)의 월드 투어 ‘호프 온 더 스테이지(HOPE ON THE STAGE)’가 시작되자 객석을 가득 채운 1만2500명의 함성에 공연장이 들썩거렸다. ‘군백기’(군 복무 공백기)를 가졌던 BTS 멤버의 단독 월드 투어는 처음인 만큼 세계에서 몰려온 아미들은 어느 때보다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제이홉이 지난해 3월 발표한 스페셜 앨범 ‘호프 온 더 스트리트 VOL.1(HOPE ON THE STREET VOL.1)’의 수록곡 ‘록 / 언록(lock / unlock)’을 부르며 스트리트 댄스인 ‘로킹(locking)’ 안무를 선보이자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스트리트 댄서였던 그가 “(콘서트에) 나의 뿌리를 제대로 담고 싶었다”며 정성껏 준비한 무대였다. 이날 무대는 ‘BTS가 제대 이후에도 여전할까’라는 일각의 의구심을 단박에 씻어내는 자리였다. ‘왓 이프(What if)’와 ‘판도라스 박스(Pandora’s Box)’ ‘방화’ 등 2022년 발표한 솔로 1집 ‘잭 인 더 박스(Jack in The Box)’에 수록된 노래들은 에너지가 넘쳐흘렀다. BTS를 기다린 팬들의 기대에 모자람이 없었다. 7일 발표되는 디지털 싱글 ‘스위트 드림스(Sweet Dreams)’를 미리 공개한 무대도 팬들을 기쁘게 했다. 그동안 제이홉이 시도하지 않았던 부드럽고 로맨틱한 R&B 장르라 더 관심을 모았다. 제이홉은 “제대로 된 사랑 노래를 한 적이 있나 싶다”며 노래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후 ‘마이크 드롭(MIC DROP)’과 ‘뱁새’ 등 BTS 노래들도 혼자 소화하며 ‘반전미’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날 무대는 제이홉이 가수로서의 인생 전체를 물 흐르듯 보여준 느낌이었다. 제이홉은 “무대에 있을 때 살아 있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시고 사랑해 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발광다이오드(LED)가 설치된 메인 무대 리프트 25개가 오르락내리락하며 계단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된 무대 장치도 인상적이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사흘간 열린 서울 공연은 매진되며 모두 3만7500명이 관람했다. BTS 멤버 진과 방시혁 하이브 의장 등도 공연장을 찾아 제이홉을 응원했다. 제이홉의 월드 투어는 서울을 시작으로 6월까지 미국과 일본, 멕시코, 필리핀 등 세계 15개 도시에서 총 31회 펼쳐질 예정이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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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랙핑크 리사, K팝 가수 최초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

    그룹 블랙핑크 리사가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007’ 시리즈 헌정 무대를 꾸몄다. 케이팝 가수가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 선 것은 처음이다. 리사는 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2부 축하 무대 공연자로 나섰다. 이 무대는 007 시리즈의 5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이었다. 반짝이는 검은 드레스를 입고 와이어를 매단 채 등장한 리사는 ‘007’ 시리즈 주제곡인 ‘리브 앤 렛 다이(Live and Let Die)’를 불렀다. 리사에 앞서 배우 마가렛 퀄리도 붉은 드레스를 입고 댄서들과 춤을 추며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했다.리사는 미국 래퍼 도자 캣, 영국 싱어송라이터 레이와 함께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원래 협업한 리사의 신곡 ‘본 어게인(Born Again)’을 선보일 것으로 전해졌지만, 대신 007 주제가를 연이어 부르며 헌정 공연을 꾸몄다. 도자 캣은 리사에 이어 ‘다이아몬즈 아 포에버(Diamonds are Forever)’를, 레이는 ‘스카이폴(Skyfall)’을 불렀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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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트릿 댄스부터 로맨틱한 노래까지…BTS 제이홉 “모든게 완벽, 아미 최고”

    “오랜만에 하는 공연인데 열기와 응원이 이정도일줄 몰랐어요. 그야말로 모든게 완벽했습니다. 아미(ARMY·방탄소년단 팬클럽 이름)가 최고야!”BTS 제이홉이 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에서 열린 첫번째 월드투어 ‘홉 온 더 스테이지(HOPE ON THE STAGE)’ 무대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사흘간 열린 공연에는 회당 1만2500명, 모두 3만7500명의 팬들이 함께했다. BTS 멤버 진과 방시혁 하이브 의장 등도 공연장을 찾았다.이날 제이홉은 입대 후 BTS 무대를 줄곧 그리워 해온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듯한 에너지를 보여줬다. 붉은 의상과 선글라스 차림으로 힘차게 등장해 ‘왓 이프(What if)’, ‘판도라스 박스(Pandora’s Box)’, ‘방화’ 등 2022년 발표한 솔로 1집 ‘잭 인 더 박스(Jack in The Box)’에 수록된 노래들을 연달아 불렀다. 오프닝 무대가 끝난 뒤 마이크를 잡은 제이홉은 “‘심플’한 공연 타이틀대로 내 모든 것을 쏟아부어 무대를 만들겠다”고 했다.데뷔 전 스트릿 댄서로 활동했던 그의 과거를 연상시키는 듯한 무대도 강렬하게 다가왔다. 지난해 3월 발표한 스페셜 앨범 ‘호프 온 더 스트리트 VOL.1(HOPE ON THE STREET VOL.1)’의 수록곡 ‘락 / 언락(lock / unlock)’을 통해 전문 댄서에 밀리지 않는 파워풀한 락킹(스트릿댄스의 한 종류)을 보여줬다. 제이홉은 “(스트릿 댄서였던) 나의 뿌리를 제대로 담고 싶었다”고 했다.구름 위를 떠다니는 듯 연출한 무대에선 7일 발표될 디지털 싱글 ‘스윗 드림즈(Sweet Dreams)’를 공개했다. 그동안 제이홉이 시도하지 않았던 부드럽고 로맨틱한 R&B 장르의 곡이다. 직후에는 ‘마이크 드롭(MIC DROP)’, ‘뱁새’ 등 와일드한 BTS의 노래도 혼자 소화해 내 ‘반전미’를 보여줬다.전체적으로 BTS 멤버이자 솔로 제이홉으로서의 가수 인생을 물 흐르듯 보여주는 짜임새 있는 무대였다. 4면에 발광다이오드(LED)가 설치된 메인 무대 리프트 25개가 오르락 내리락하며 계단, 박스, 열차 등 무대를 꾸미는 요소가 된 점도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앞으로 컴백할 BTS가 보여줄 진정성 넘치는 무대의 예고편을 본 느낌이었다. “저는 무대에 있을 때 살아있음을 느껴요. 앞으로도 계속 무대 위에서 노래하고 춤출 테니까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시고 사랑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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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악의 평범성’ 개념, 나치 확신범의 민낯을 놓쳤다

    독일 나치의 간부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들을 학살한 주범 아돌프 아이히만(1906∼1962)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유대인 정치 철학자 한나 아렌트(1906∼1975)가 1963년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주장한 ‘악의 평범성’ 논쟁이 대표적이다. 1961년 4∼12월 예루살렘에서 열린 아이히만 재판을 참관한 아렌트는 “아이히만은 선량한 관료였지만, 상관의 지시를 무비판적으로 따르는 ‘생각의 무능’이 그를 악마로 만들었다”고 분석한다.신간은 아렌트에 대한 50여 년 만의 반박이라 할 수 있다. 독일 철학자인 저자는 수십 년간 추가로 누적된 아이히만에 대한 방대한 자료와 연구를 검토한 끝에 아렌트와 다른 결론을 낸다. 아이히만은 잔혹한 학살자인 동시에 자신이 하는 일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는 주장이다. “포로였다가 탈주자가 된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생존이었다. 아이히만은 감각의 전부를 살아남는 데 집중시켰다.”이 책은 2011년 독일 출간 당시 서구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책이다. 14년 만에 국내에 번역 출간됐다. 출판사에 따르면 2015년에 국내 출간 계약을 맺었으나, 공동 번역 과정 등을 거치면서 출간이 늦어졌다. 저자는 아이히만이 예루살렘 법정에 서기 전까지 그의 일생을 추적한다. 아이히만은 나치 친위대 소속 중령으로서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600만 명을 학살하는 실무 책임자였다. 그러나 패전 뒤 전직 나치 조직의 도움으로 오스트리아로 이주해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된다. ‘오토 헤닝거’라는 새 이름을 부여받은 직후에 삼림 감시원으로 일하다가 양계장 운영자가 됐다. 그는 “자신이 히틀러 아래에서 경력을 쌓은 것은 우연일 뿐”이라며 무해함을 주장한다. 이웃들도 그가 선량한 사람이라고 믿는다.만일 과거와 단절된 채 전원생활을 유지했다면 아이히만의 이후 인생은 평탄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전원생활에서 비롯된 ‘익명성’을 견딜 수 없어 했다. 나치 친위대원 시절 유대인 절멸로 이름을 떨치던 과거를 그리워했던 것이다. 결국 1950년 ‘리카르도 클레멘트’라는 이름으로 아르헨티나에 정착한 그는 친나치 인물들과 접촉한다. 특히 네덜란드 출신 언론인 빌럼 사선과 1957년 4∼10월 주기적으로 나눈 대담에서 그는 독일의 유대인 학살을 옹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저자는 1300쪽에 이르는 대담 녹취록을 꼼꼼히 분석해 ‘악의 평범성’에 힘입어 둔탁해졌던 아이히만의 잔혹함을 입체적으로 되살린다.900쪽 가까운 분량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책은 간혹 우리가 악을 ‘사유의 결핍’으로 단순화시키기도 한다는 사실을 되돌아보게 한다. 저자는 “독일의 학술 연구와 도서는 (나치의 행동에 대한) 침묵을 지키는 데 활용돼 왔다”며 “아렌트의 주장이 많은 범죄자들에게 변명거리가 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두께에 압도되지 않는다면, 역사 속 국가적 과오에 대한 솔직한 자기반성과 치열한 사유를 만끽할 수 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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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버멘쉬’로 돌아온 지드래곤… “날 넘어서겠다” 거침없는 포부

    ‘왕의 귀환.’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지드래곤(G-DRAGON·GD)’의 컴백이라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K팝 신은 솔로보다 그룹이 훨씬 큰 주목을 받지만, 그만은 예외다. 2000년대 후반 한류를 이끈 아이돌 ‘빅뱅’일 때만큼 솔로 GD의 존재감은 강력하다. 솔로 1집 ‘하트브레이커’(2009년)와 2집 ‘쿠데타’(2013년)를 통해 아티스트로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25일 발매된 3집 ‘위버멘쉬(Übermensch)’는 그래서 더 관심이 컸다. 11년 5개월 만에 내놓은 정규 솔로 앨범. GD는 무려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가 제시한 ‘초인(超人)’에서 앨범 제목을 따왔다. “자신을 초월하는 존재가 되겠다”는 메시지에서 묻어나듯, 그에겐 자기 자신만이 라이벌이라 규정하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초인의 재림에 대중은 열광했다. 이날 오후 2시 앨범이 발매되자 3집 앨범 전곡이 주요 음원 사이트를 ‘올킬’했다. 그 뜨거운 열기만큼 GD는 ‘위버멘쉬’와도 같은 음악적 성과를 이뤄냈을까. 앨범 전곡을 꼼꼼히 들어봤다.● GD는 역시 GD 일단 확실히 ‘트렌디(trendy)’하다. 앨범에 맞춤한 8곡이 모두 GD답다고나 할까. 선공개된 1, 2번 트랙 ‘파워(Power)’와 ‘홈 스위트 홈(Home Sweet Home)’이 K팝을 지배하던 빅뱅의 향수가 물씬했다면, 3번 트랙이자 타이틀곡인 ‘투 배드(Too Bad)’는 아주 투 머치(too much)하게 팝적이었다. ‘투 배드’는 한국계 미국인 싱어송라이터 앤더슨 팩의 세련된 목소리와 GD의 래핑이 무척 조화롭다. 퍼렐 윌리엄스나 브루노 마스를 처음 접했을 때 기분마저 느껴진다. 임희윤 평론가는 “국내보다 해외 시장을 겨냥한 앨범으로 보인다”며 “최근 해외 팬들이 한류의 근원을 거슬러 2NE1이나 빅뱅 등 레전드 가수에게 관심을 갖는 경향이 영향을 미친 게 아닐까 싶다”고 평했다. 하지만 세련된 멜로디에 비해 펀치라인은 아쉽다. “MBTI가 SEXY TYPE 하니 내 색시나 해” 같은 가사는 솔직히 올드하다. 뮤직비디오에서 ‘에스파’ 카리나와 춤추는 모습도 눈길은 가지만 ‘강남 스타일’스럽다. 정민재 평론가는 “위트로 받아들이기엔 재미가 없고, GD만의 매력적인 ‘말장난’으로 들리지도 않는다”며 “앨범 전체적으로 GD의 장기는 고스란히 담겼지만 전작을 뛰어넘는 새로움은 안 보인다”고 했다. 4번 트랙 ‘Drama(드라마)’는 셀린 디옹과 머라이어 캐리의 노래로 유명한 작곡가이자 기타리스트 다이앤 워런이 작곡했다. ‘Black(블랙)’이나 ‘무제’와 같은 GD표 발라드가 떠오르는 서정적 피아노 연주가 곡을 이끈다. 갈등 없는 관계를 지겨워하는 연인에 대한 분노를 표현한 구절인 “극에 달한 희비가 갈마드는 드라마”는 귀에 쏙 박힌다. 다만 영어나 중국어, 일본어 가사들은 맥락 없이 들어간 느낌이 없지 않다.● GD는 GD를 넘어섰을까 전자음 없이 기타 리프에 의존한 7번 트랙 ‘보나마나(BONAMANA)’는 숨겨진 보물 같은 곡. 격한 래핑 대신 저음을 주로 활용해, 물 흐르듯 흘러가던 트랙을 환기시키는 재미가 있다. “내가 이상한 걸까. 보나 마나. 내가 잘못한 걸까? 뻔하잖아.” 금지된 사랑을 암시하는 가사도 상상력을 자극한다. “별이 빛나는 이 밤, 가슴속 떨리는 마음.” 연인과의 달콤한 사랑을 노래한 6번 트랙 ‘Take Me(테이크 미)’의 중독성 있는 멜로디 라인도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온다. 밴드 시크(Chic)의 프로듀서이자 기타리스트인 미국 뮤지션 나일 로저스의 연주도 만족스럽다. 8번 트랙 ‘GYRO-DROP(자이로드롭)’은 GD의 날카로운 래핑이 되살아나 반가움을 선사한다. 하나하나 준수하지만, 이번 앨범이 전작을 뛰어넘는 ‘초인’인지는 살짝 머뭇거려진다. 강태규 평론가는 “월드 스타에 걸맞은 퀄리티”라며 “안정적인 래핑과 도전적 시도가 어우러진 수작”이라고 했다. 반면 박희아 평론가는 “음악 산업에서 GD만이 가진 유일무이함을 재확인시켜 준 앨범”이라면서도 “비장한 메시지에 비해 새로운 음악적 시도는 잘 눈에 띄지 않았다”고 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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