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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무소속 박원순 시장은 20∼40대 젊은층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됐다.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박 시장은 20대 10명 중 7명(69.3%)의 지지를 받았다. 30대에선 75.8%, 40대에선 66.8%라는 폭발적인 지지를 이끌어 냈다. 민주당 등 야권의 지원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박 시장을 당선시킨 동력은 기존 정치권에 대한 20∼40대의 냉정한 심판이었다는 평가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찍은 50, 60대 중 상당수도 대안 부재에 따른 선택이었다는 분석이 많다. 동아일보는 이번 선거에서 기존 정치권을 탄핵한 20∼40대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들어봤다. 》○ 20대 “취업난 - 등록금 고통 하소연 외면한 기성 정치권에 환멸”천정부지로 치솟는 대학 등록금, 갈수록 좁아지는 취업문에 잠 못 이루던 20대들은 그동안 억눌린 분노를 이번 보궐선거에서 표출했다. 기성세대에게 ‘정치의식이 없다’고 손가락질 받던 새내기 직장인은 출근길 짬을 내 투표장에 들렀고 중간고사 시험을 치르던 대학생은 줄을 서서 투표했다.27일 만난 20대 유권자들은 ‘소통이 가능할 것 같은 인물을 뽑고 싶었다’고 입을 모았다. 박원순 후보가 기존 정치권 출신 인물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안철수 서울대 교수와 방송인 김제동 씨 등 그동안 젊은 세대의 고민에 진지하게 귀 기울인 인물들이 지지하는 후보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컸다는 설명이다. 취업준비생인 김지영 씨(27·여)는 “그동안 수많은 대학생이 등록금 부담에 따른 고통을 호소해 왔지만 피켓을 들고 길거리로 뛰어나갈 때까지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다”며 “한나라당은 물론이고 민주당 역시 젊은 세대와의 소통에 소극적이라는 점은 정말 실망스러웠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 출신 후보가 출마했더라면 선거 결과는 지금과 또 달라졌을 것”이라고도 했다. 공무원 이모 씨(27)는 “무상급식이나 반값 등록금을 요구하면 무조건 좌파라고 규정하는 기성세대의 좌우 프레임이 지긋지긋했다”며 “현실에서 우러나오는 젊은이들의 하소연에 공감해줄 리더가 필요했다”고 말했다.기성 정치권은 젊은 세대의 주요 소통 도구인 트위터 활용에서도 일방적으로 밀렸다. 박 후보 측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기존 언론보다는 트위터를 활용해 젊은 유권자들과 수시로 소통했다. 직장인 연승 씨(28)는 “20대는 그동안 SNS를 통해 꾸준히 자신들의 뜻을 전달해왔지만 기존 정치권은 정책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학생 정모 씨(28)는 “140자로 압축해 전달하는 트위터 메시지를 기존 정치인들은 그저 어린애들 말장난 정도로만 받아들인 게 패인”이라며 “변화하는 시대상을 빠르게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도 중요한 정치 능력이 됐다”고 말했다.다만, 20대 가운데 이번 선거에서 큰 역할을 한 SNS의 부작용을 거론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미지’만 남고 정작 ‘정책’은 실종된 선거였다는 것이다. 신아영 씨(22·여·고려대 3년)는 “SNS상에선 박 후보를 지지하면 ‘착한 사람’이고 나경원 후보를 지지하면 ‘보수 꼴통’으로 몰아가는 분위기였다”며 “SNS만큼 정치인의 이미지를 만드는 데 효과적인 게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나 후보를 지지했던 취업준비생 김미희 씨(24·여)는 “나 후보는 오세훈 전 시장의 긍정적인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했지만 박 후보는 모든 걸 다 바꾸겠다고 했다”며 “이런 정책적인 부분에 대한 토론이 이번 선거에선 없었다”고 지적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늘 한쪽 구석 갑갑한 마음… 세상 변화됐으면” ▼“20대는 변화와 소통을 원했습니다.”고려대 2학년 고대신문 학생기자 장용민 씨(21·사진)는 “나와 친구들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투표하며 변화와 소통의 바람을 담았다”고 말했다. 장 씨는 주변에서 권하는 안정된 직업도 갖고 싶고 마음이 맞는 친구와 함께 창업도 하고 싶은 꿈 많은 대학생이다. 비싼 등록금을 마련하려고 아르바이트도 열심히 한다. 장 씨는 “친구들도 미래를 놓고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지만 시원한 해결책이 없어 늘 한쪽 구석에 갑갑한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낮은 취업률, 비싼 등록금을 생각하면 기운이 빠진다는 것이다. 장 씨는 “세상을 바꾸고 우리와 소통할 서울시장을 원했다”고 말했다.20대는 정치인이 자신들만 챙겨주길 바라는 ‘응석받이’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장 씨는 “20대가 기존 정당이 우리를 위한 정책을 내놓지 않았다고 등을 돌린 것이 아니다”라며 “시민과의 소통을 거부한 채 당리당략에 몰두하는 기존 정치권의 모습에 실망했다”고 지적했다. 박원순 시장에게도 당부를 잊지 않았다. 장 씨는 “박원순 시장을 순수하게 지지했다기보다 기존 정치에 대한 싫증이 표로 나타났다”며 “박 시장이 선거운동 때 학교에 찾아와 우리 목소리를 들으며 받아 적은 수첩을 버리지 말고 꼭 소통에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30대 “삶은 팍팍하고 미래는 불안… 뾰족한 탈출구 안보여 분노”30대 유권자들이 이번 재·보궐선거를 통해 던진 메시지는 반칙과 특권에 대한 혐오였다. 이들은 통상 1990년대 초중반 대학에 입학해 1997년 ‘IMF 사태’라 일컬어지는 외환위기로 척박해진 취업시장에서 고군분투하며 어렵게 사회에 자리를 잡은 첫 세대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힘겹게 이룬 결실을 부당한 방법으로 손쉽게 취한 사람에 대한 분노가 어느 세대보다 강하다. 이런 정서를 전문가들은 ‘IMF 트라우마(정신적 충격)’라고 칭한다. 그로 인한 기성 정치권에 대한 환멸이 무소속 후보에 대한 지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년간 ‘취업재수’를 한 뒤 1998년 광고기획사에 입사한 14년차 직장인 이정환 씨(38)는 “나는 직장에서 아등바등하다 이제야 아이 둘 낳고 안정을 찾았는데 정치인들은 온갖 편법으로 제 밥그릇만 챙기고 있어 반드시 심판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최근 저축은행 구조조정 사태로 전세금으로 쓸 5000만 원이 꼼짝없이 묶이게 됐다. 12월 이사를 앞두고 가지급금 2000만 원은 받았지만 나머지 3000만 원은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 이 씨는 “저축은행 사태도 비리를 묵인해준 정부의 부실관리 때문이 아니겠느냐”며 “기득권층의 ‘짜고 치는 고스톱’에 신물이 난다”고 말했다.자동차 영업사원인 이용석 씨(35)는 “매일같이 실적 압박에 시달리는데 이러다가 몇 년이나 더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나경원 후보가 똑똑한 건 알겠지만 정작 서민을 위해선 그동안 무슨 일을 했느냐”고 반문했다.30대 직장인들에게 안철수 서울대 교수는 매력적인 롤모델로 인식되고 있었다. 안 교수 때문에 박원순 시장을 찍었다는 은행원 강현미 씨(33)는 “안 교수는 의사라는 안정적 지위를 버리고 새로운 도전을 해 성공했다”며 “쳇바퀴 돌듯 살아가는 직장인들에게 안 교수는 정신적 탈출구”라고 말했다.박 시장에 대해 “무늬만 서민을 표방한다”며 거부감을 드러내는 30대도 적지 않았다. 중학교 교사인 신재웅 씨(36)는 “250만 원짜리 월세에 살고 백두대간 종단을 한다면서 대기업 ‘스폰’을 받고도 자신을 소박하고 깨끗한 사람처럼 홍보해 황당했다”며 “개혁성은 떨어져도 안정적인 나 후보가 차라리 낫다”고 말했다.사회복지사 김현민 씨(33)도 “박 시장이 선거 막판에 안 교수에게 손을 벌리는 것을 보고 기성 정치인과 다를 게 없다고 느껴 장애인 딸을 가진 나 후보를 찍었다”며 “박 시장은 본인이 표방했던 깨끗한 시정을 펼쳐 시민을 실망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정윤식 기자 jys@donga.com ▼ “특권의식 버리고 헌신해야 2030 마음을 얻을 것” ▼대기업에 다니는 회사원 김현중 씨(31·사진)는 이번 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을 지지했다. 박 시장에 대한 호감이 높았던 것은 아니었지만 한나라당을 특권계층으로 봤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퇴임 후 사저 용지를 둘러싼 논란을 보며 결정적으로 여당에서 마음이 떠났다고 한다. 김 씨는 “수십억 원을 들여 땅을 매입한 과정이 불투명하고 아들 명의로 매입해 증여를 하려 한 의혹까지 있다”며 “결국 여당은 특권층이고 나경원 후보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그는 학비용 대출금 1500만 원을 갚기 위해 대학 시절 레스토랑 접시닦이 아르바이트나 막노동을 했던 기억도 함께 떠올랐다고 했다. 2004년 연 2%대였던 학자금 대출금리는 졸업 무렵에는 7%대까지 뛰었다. 김 씨는 “다행히 군 복무 뒤 곧바로 취직했지만 요즘 또 구조조정 얘기가 돌아 마음이 불안하다”며 “내 처지에는 평생직장도 없는데 특권층으로 비치는 행태를 보면 분노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그는 “박 시장은 특권의식을 버리고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 지지를 얻었다고 본다”며 “정치인들은 앞으로도 20, 30대의 마음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 겸허하고 진지한 자세를 갖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40대 “학부모가 무상급식 막겠나”… “겉보기보다 실질 혜택”40대는 선거 때마다 당락을 결정짓는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세대다. 과거 민주화의 아이콘인 ‘386세대’로 상징되던 40대는 노무현 정부를 출범시키며 절정을 맞았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보수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이는 40대가 ‘생활 정치’를 중요시한 결과다. ‘민주화’ ‘진보’ 등의 가치를 강조하던 40대의 관심사가 ‘실용’으로 옮겨간 것이다. 보수화한 40대는 2007년 대선에서 실용주의를 내세운 현 정권의 탄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그랬던 40대가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다시 변화를 택했다. 보수화하던 40대가 전세난, 물가 상승 등 경제적 불안을 겪으면서 다시 한 번 기존 정치권을 향해 변화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박양순 씨(44·여·세탁소 운영)는 지금까지 모든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찍어 왔지만 이번에 박 시장을 찍었다고 했다. 그는 “서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후보에게 눈길이 갈 수밖에 없었다”며 “초등학생 아들이 무상급식을 받고 있어 참 좋은데 (전면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한나라당과 나경원 후보는 서민생활을 이해 못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나 후보를 지지한 40대도 기존 정치권에 반성과 변화를 요구하는 뜻은 비슷했다. 박모 씨(40·증권회사 직원)는 “정책이나 시정 능력에서 나 후보가 낫다고 판단했다”라면서도 “똑똑한 사람보다는 서민과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나와야 한다. 한나라당과 나 후보는 서민과의 소통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정치에 크게 관심이 없던 40대들도 이번에는 변화를 갈망하며 적극적인 투표에 나섰다. 박원순 후보를 지지한 안철수 서울대 교수도 40대의 마음을 크게 움직였다. 박모 씨(48·대기업 간부)는 “기존 정치권에 물들지 않은 박 시장과 안 교수는 뭔가 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며 “특히 안 교수에게는 올바른 삶을 살아왔다는 믿음이 있었고 나같이 정치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선거에 참여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생활 정치’를 갈망하는 40대는 실생활과 맞닿아 있는 정책을 원했다. 오세훈 전 시장이 강력히 추진했던 한강르네상스사업과 디자인 서울 정책 등이 40대의 호응을 얻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나 후보 역시 오 전 시장과의 차별화에 실패했고, 40대는 이런 나 후보에게 등을 돌렸다. 한세종 씨(41·자영업)는 “이명박 정부와 오 전 시장은 중산층의 붕괴와 복지문제에서 실질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며 “아이디어가 많은 박 시장이 이런 일들을 해주길 기대했다”고 말했다.40대가 박 시장을 완전히 지지한 것은 아니다. 최모 씨(49·건축업)는 “세금을 내는 입장에서 꼼꼼하게 들여다보면 박 시장의 공약은 실효성이 떨어지는 게 적지 않았다”며 “기득권 세력을 물리치고 당선된 박 시장이 다른 정치인처럼 표만 쫓는다면 민심은 금방 이탈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교수는 “민주화의 주역인 40대는 머리는 진보적이지만 삶 자체는 현실적일 수밖에 없다”며 “이번 선거는 경제적 안정을 기대했던 현 정권의 4년에 대한 ‘응징 투표’ ‘못 살겠다 갈아보자’는 분위기가 컸다”고 분석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김태웅 기자 pibak@donga.com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아이 사교육비 허리 휘는데… 헐뜯기 정치 실망” ▼“수박 겉핥기식 사업들은 이제 정말 그만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이번 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을 찍었다는 안경주 씨(44·여·정수기 관리업·사진)는 2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반문했다. 오세훈 전 시장이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정책들이 서민들에겐 실질적인 혜택으로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세빛둥둥섬’을 만드는 게 우리 삶이 나아지는 것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서민이 실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 시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박 시장을 찍은 이유를 설명했다.요즘 안 씨의 가장 큰 걱정은 아이들 사교육비다. 매달 100여만 원을 들여 자녀 2명을 4년간 꾸준히 학원에 보냈던 안 씨는 최근 학원을 보내지 못한다. 그는 “학교에서도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하라고 부추긴다”며 “보여주기 사업에만 치중하고 공교육 붕괴 같은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기존 정치권에 너무 실망했다”고 말했다. ‘헐뜯기 정치’도 안 씨가 기존 정치권에 등을 돌린 이유다. 그는 “이번 선거처럼 네거티브 선거는 제발 하지 않았으면 한다. 민심은 그런 작전에 휘둘리지 않는다”며 “각자의 정책을 정확히 전달하고 정확히 검증받는 선거가 돼야 민심이 등을 돌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피의자에게 범죄 혐의를 줄여 주겠다며 돈을 받은 경찰관이 구속 기소되고 피의자를 풀려나게 해주겠다며 피의자 가족에게 돈을 뜯어낸 전직 경찰관이 법정 구속됐다.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김회종)는 26일 불법대부업체 운영자에게 수사를 축소해 주는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 등)로 전 서초경찰서 신모 경사(42)와 윤모 경사(39)를 구속 기소했다. 지능범죄수사팀 소속인 신 씨와 윤 씨는 6월 불법대부업자 이모 씨(36·불구속 기소)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범죄 혐의를 줄여 주겠다며 5000만 원을 요구해 1000만 원을 받은 혐의다. 신 씨는 또 이 씨의 공범에게 자신과 친분이 있는 사무장이 근무하는 사무실의 변호사를 선임하라고 종용한 혐의(변호사법 위반)도 받고 있다. 윤 씨는 3월 사설 카지노 업자로부터 ‘단속정보를 알려 달라’는 청탁과 함께 현금 200만 원과 시가 35만 원 상당의 휴대전화를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서울동부지법 형사4단독 강상덕 판사는 피의자를 석방되도록 해 주겠다며 피의자의 가족에게 500만 원을 받은 전직 경찰관 송모 씨(60) 등 3명에게 각각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경찰 출신인 송 씨는 “검찰청에 아는 사람을 통해 알아봤다. 기소유예로 석방되도록 해 주겠다”고 속였다.한편 경찰은 경찰관과 장례식장 간의 유착 비리를 막기 위해 무연고 시신을 장례식장에 보낼 때 순번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26일 “경찰관이 장례업체에 변사체 운구를 소개하고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절차적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처리 업체를 순번제로 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그동안 시체 검안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병원과 장례식장이 함께 있는 곳을 주로 이용하다 보니 장례식장만 운영하는 업체들이 불만을 제기해 왔다. 또 형사들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에 장례업소 운구차량이 이미 대기해 있는 등 특정 업체에 정보가 사전 유출된다는 지적도 많았다. 이에 따라 경찰은 유족이 원하는 장례업소로 운구하고 무연고 변사자 또는 유족 확인이 곤란한 경우에는 일정 요건을 갖춘 장례업소를 대상으로 순번을 정해 운구하도록 할 방침이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범야권 후보가 시장으로 당선되자 서울시립대 학생들은 들뜬 분위기다. 박 당선자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시립대 반값등록금 실현’을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박 당선자는 21일 시립대 총학생회와 함께 반값등록금 협약식을 갖기도 했다. 시립대 운영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서울시장은 ‘시립대 운영위원장’인 만큼 서울시장의 뜻에 따라 대학 운영 방향도 달라질 수 있다.시립대 학생이라고 밝힌 트위터리안 ‘ia***’은 “꿈은 이뤄진다. 이제 (시립대가) 우리나라 대학교 중 학비 제일 싸지나?”라는 글을 올렸다. 자신을 시립대 총학생회장이라고 밝힌 트위터리안 ‘26m***’은 “서울시민 여러분 너무 감사합니다. 눈물이 나요. 등록금고지서 100만 원대를 찍게 됐습니다. 시립대를 시작으로 전국 대학생들이 맘 놓고 공부할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박 당선자 측은 선거운동 기간에 “시립대 반값등록금은 올해 계획을 짜서 내년에 지원에 필요한 조례를 만든 뒤 2013년부터 실시할 예정”이라는 공약을 내걸었다. 비용은 첫해 207억 원을 포함해 2015년까지 총 939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혀 연차적으로 지원 범위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반값 등록금 실시에 필요한 지원액을 시 예산에서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2013년도 예산 편성 과정에서 정책 우선순위 논란이 예상된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26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안 의사의 하얼빈 의거 102주년 기념식이 엄수됐다. 역사음악어린이합창단이 안 의사를 기리는 노래를 부르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여중생을 성폭행한 뒤 성매매를 시키며 포주 노릇을 한 명문 사립대 제적생이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24일 서울 Y대 휴학생 이모 씨(26)를 여중생 박모 양(14)을 성폭행하고 성매매를 시킨 혐의(강간 및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달 20일 인터넷 채팅으로 박 양을 만나 “숙식을 제공하겠다”며 관악구 신림동 자신의 자취방으로 불러들인 뒤 성폭행했다. 그 뒤 이 씨는 박 양과 자신의 자취방에서 함께 생활하며 약 3주간 인터넷 채팅으로 남자 50여 명을 모집해 모텔에서 박 양과 성매매를 하도록 알선했다. 이 씨는 이 과정에서 500여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박 양 역시 성매매 대금의 3분의 1을 대가로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행정안전부 산하 재단 이사장 A 씨(59)가 19일 오후 11시경 서울 강남구 도곡동 한 주상복합건물 엘리베이터에서 여고생 B 양(17)을 성추행했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21일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술에 취한 상태였던 A 씨는 학원에서 귀가 중이던 B 양과 함께 엘리베이터에 타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B 양 집이 있는 층까지 따라가기도 했다. 이후 A 씨는 B 양 부모에게 합의를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B 양 부모는 “A 씨가 단둘이 엘리베이터에 탄 상황에서 딸의 목덜미를 만져 공포심을 유발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 씨는 “B 양이 밤늦게 엘리베이터를 타길래 ‘공부하느라 고생한다’며 인사를 건넸다. 팔꿈치 아래쪽을 잡은 일은 있으나 성추행이라고 볼 만한 상황은 아니었다”며 “명예훼손과 무고 등으로 맞고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여름 개봉한 영화 ‘풍산개’의 주인공은 남북을 넘나들며 물건은 물론 사람도 ‘배달’해준다. 그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스토리는 단순히 작가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허구가 아니었다. 동아일보 취재팀의 확인 결과 분단된 한반도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남한과 북한, 중국 국경을 넘나드는 수많은 ‘풍산개’들이 조직적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이들은 어쩔 수 없이 남북으로 흩어진 1000만 이산가족 사이를 이어주는 유일한 민간 연결고리다. 특히 최근에 북한이탈주민이 2만 명을 넘어 2만3000여 명 선까지 늘면서 ‘풍산개’는 점차 남북 간 이산가족을 연결하는 새로운 사업모델로까지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을지로 남북이산가족협의회 사무실에서 만난 김모 씨(64)와 40대 조선족은 남북을 오가며 이산가족 간의 소식을 전달하는 풍산개로 활동하는 인물들이다. 이달 말 중국으로 출국할 예정인 조선족은 “중국 정부에 알려지면 곤란하다”며 신원 공개를 거부했다.혈혈단신 휴전선을 넘는 영화 속 주인공과 달리 이들은 조직을 이뤄 활동한다. 점조직은 보통 4∼6명 정도로 이뤄진다. 한 조직은 남한 조직원 1명과 중국 국경지대 조직원 1명, 북한 국경지대 조직원 1명, 그리고 북한 내에서 활동하는 조직원 1∼3명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1호, 2호, 3호 등으로 불린다. 김 씨는 “북한에선 민간인이 함부로 각 도의 경계를 넘을 수 없기 때문에 의심받지 않으려면 각 지역 말씨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조직원을 여럿 둬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내에서 활동하는 조직원들은 감시의 눈을 피하기 위해 잡화상으로 위장하고 다닌다. ▼ 4단계 점조직… 50만원 내면 北→南 편지 이틀만에 배달 ▼점조직들은 주로 남한에서 북한에 있는 가족에게 전하는 생필품과 의약품을 전달하거나 남북 간 서신 왕래, 돈 전달 같은 일을 한다. 협의회 심구섭 대표(77)는 “물품이나 서신을 전달하는 일은 일단 주소만 확인되면 비교적 수월한 편”이라고 말했다. 다만 생사나 주소를 모를 경우 몇 년이 걸리는 일도 있다고 한다. 이들은 남북의 이산가족 상봉도 주선하고 있다. 상봉은 보통 북한 가족이 북-중 국경을 넘어 중국 국경지대로 나와 미리 대기하고 있던 남한 가족과 만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경우 국경지대 북한군에게 “꼭 다시 북한으로 돌아오겠다”고 약속을 하고 국경을 넘는다고 한다. 드물지만 국군포로나 탈북을 원하는 북한 주민을 빼내는 일에 나서기도 한다.심 대표는 “한때 협의회 내 점조직이 12개에 달했지만 최근에는 민간교류 횟수가 급격하게 줄어 활발하게 활동하는 조직은 6개 정도, 조직원은 30∼40명”이라고 설명했다. 협의회는 1998년 설립 이후 음지에서 물품 및 서신왕래, 이산가족 생사확인, 이산가족 상봉까지 정부에서 하기 힘든 남북 간 민간교류를 맡아 왔다. ○ 이틀이면 가족 소식 전해심 대표와 김 씨는 가장 최근 북한에서 온 편지를 기자에게 보여주며 “물품의 무게나 부피, 발신지에 따라 걸리는 시간은 다르지만 이 편지는 이틀 만에 내용이 전달됐다”고 말했다. 심 대표가 서랍에서 꺼낸 편지에는 ‘주체 100년 10월 9일’이라는 날짜가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협의회 측은 “북한 내 활동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며 발송지는 함구했다.편지 전달 과정은 이렇다. 북한에 살고 있는 조카는 남한의 큰아버지에게 9일 편지를 써 평안도에서 활동하는 조직원에게 건넨다. 편지를 받은 조직원은 북한과 중국의 국경으로 가는 화물트럭 운전사에게 운임으로 중국 돈 150위안(약 2만7000원)을 주고 편지를 국경지역으로 보낸다. 화물트럭을 이용한 이유는 조직원이 직접 편지를 들고 국경으로 이동하다간 당국에 적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경지역에서 조업하는 어선에 편지를 맡기기도 한다.운전사는 미리 약속한 장소에서 기다리던 북한 국경 인근의 조직원을 만나 편지를 전달한다. 이 조직원은 즉시 중국 쪽 국경에서 활동하는 조직원에게 휴대전화를 이용해 연락한 뒤 만날 장소를 정한다. 국경의 조직원들은 주로 중국에서 개통한 휴대전화를 사용한다. 북한 당국의 전파 추적과 국경 인근 북한군인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1, 2분씩 짧게 ‘토막 통화’를 한다. 통화하는 지역은 사방을 관찰할 수 있고 우물 등 물가가 있는 곳이다. 보위부에 발각되면 즉시 휴대전화를 물속에 던져버리기 위해서다. 휴대전화를 이용해 만날 장소와 시간을 정한 국경의 조직원들은 강폭이 좁고 군인들의 감시가 적은 두만강 일대에서 만난다. 북측 조직원은 편지를 돌멩이에 묶어 강 반대편으로 던지는 방법으로 편지를 전달했다. 편지를 건네받은 중국 국경지대의 조직원은 스캐너를 이용해 편지를 이미지파일로 만든 뒤 e메일로 남한의 조직원에게 보낸다. 남한 가족이 9일 발송된 편지를 e메일로 확인한 것은 11일 오후. 이틀 만에 북한에서 남한으로 편지가 도착한 셈이다. 편지 원본은 국제 특급 우편을 사용해 보내는데 보통 4∼7일 걸린다. 편지를 주고받는 비용은 건당 50만 원 정도다.협의회는 최근 음지에서 이뤄지던 민간교류 활동을 공개적으로 알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북오도신문 통일신문 함남일보 등 이산가족과 북한이탈주민이 보는 소식지에 광고를 내겠다는 것이다. 광고문안에 따르면 생필품, 의약품 등 최대 20kg까지 전달이 가능하며 기간은 최장 75일이 걸린다. 비용은 건당 50만 원이다.고현국 기자 mck@donga.com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풍산개 ::김기덕 감독이 제작하고 전재홍 감독이 연출한 영화 ‘풍산개’는 남북을 오가며 이산가족의 편지나 비디오테이프를 포함해 사람까지 배달해 주는 가상의 인물을 둘러싼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에서 북한산 ‘풍산개’ 담배만 피워 ‘풍산’이라고 불리는 남자 주인공은 이산가족의 부탁을 받고 3시간 만에 판문점에서 휴전선을 건너 평양에 가 물건을 전달해준다. }
사회주의 사상으로 철두철미하게 무장돼 있을 것 같은 북한이지만 돈 앞에서는 남한보다 더 부패했다고 탈북자들은 전한다. 말 그대로 ‘돈이면 만사 OK’인 셈이다. 남북 이산가족을 연결하며 서신 물품 돈을 운반하는 ‘풍산개’ 조직 역시 국경경비대 장교 및 각 지역 고위 공직자와 연결돼 있지 않으면 활동 자체가 불가능하다. 절차는 복잡하지만 돈만 주면 처리 속도는 예상외로 빠른 편이다. 남한에서 북한으로 송금하는 절차는 대략 이렇다. 북한과 연결된 중국 환전상을 찾아 돈을 보내면 중국 환전상은 액수를 확인한 뒤 북한에 있는 환전상에게 통보한다. 북한 환전상은 돈을 받을 가족을 대신해 국경을 오가며 심부름하는 브로커에게 수수료를 뗀 나머지를 건넨다. 상황에 따라선 심부름하는 브로커가 돈을 받을 가족을 직접 국경에 데려오기도 한다. 현재 중국과 북한 환전상, 심부름을 하는 북한 브로커가 10%씩을 챙기고 가족에게 70%를 주는 거래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2009년 화폐개혁 이후 국경 일대에 수시로 각종 검열대가 내려와 외부와의 연락선을 색출해 처벌하면서 가족이 70%를 다 챙기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한 탈북자는 “브로커를 찾기 어려워지면서 이제는 환전상이나 브로커가 약속보다 더 많이 챙기고는 오히려 ‘싫으면 딴 선을 찾아보라’며 배를 내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 거래선을 가지고 환전상으로 변신한 북한 주민은 앉은 자리에서 송금 수수료를 챙기면서 돈을 번다. 하지만 그만큼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에 현지 보위부, 보안서(경찰), 검찰, 노동당 등 권력기관을 매수해야 한다. 중앙의 검열이 있을 때마다 일부는 시범 케이스로 체포되지만 대다수는 뇌물을 쓰고 빠져나간다. 이런 과정을 여러 차례 거치면서 지역의 대표적인 거물 환전상으로 발돋움하는 데 성공한 이들은 이제 중앙에서 어떤 검열단이 내려와도 끄떡없다. 사방에서 그를 비호해주기 때문이다. 남북이산가족협의회 관계자는 “철저하게 사상 무장이 된 고위 공무원도 돈만 되면 어떤 일이라도 하는 게 북한의 실상”이라고 귀띔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남북이산가족협의회 등 민간이 주도하는 이산가족 상봉, 서신 교환 등의 남북 교류 건수가 2003년 1632건에서 지난해 38건으로 급격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도 지난달 말까지 20건이 성사되는 데 그쳤다. 민간 차원에서 가장 활발하게 진행됐던 서신 교환은 2003년 961건에서 지난해 15건으로 줄었다. 남북 당국이 주도하는 서신 교환도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단 한 건도 없어 사실상 이산가족 간에 소식을 전할 길이 끊긴 상태다. 2009년부터 우리 정부는 ‘남북 이산가족 생사확인 및 교류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적십자사를 통해 민간에 의한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하는 당사자에게 300만 원, 생사 확인에 최대 100만 원, 서신 교환에 50만 원의 경비를 지원해 민간 교류를 촉진하고 있지만 교류 건수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9월 김정은 후계 세습 체제가 공식화되면서 체제 안정을 위해 북한 당국이 북-중 국경 통제를 강화한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중동 민주화 시위의 북한 내 확산과 탈북자 급증에 대한 우려까지 더해져 경계가 강화됐다고 설명한다. 대북 인권단체인 ‘좋은 벗들’에 따르면 최근 북중 국경 사이의 강을 넘는 사람과 이를 도와준 군인, 휴대전화 이용자에 대한 단속이 강화돼 도강(渡江) 비용이 크게 늘었다. 두만강 접경인 함경북도 무산 회령 온성에서는 휴대전화 사용 적발 시 즉시 보안국으로 넘겨져 10년 전 행적까지 조사를 받을 정도다. 지난해 화폐개혁 이후 북한 내 인플레이션이 심각해져 생활고에 시달리는 북한 조직원이나 북한 군인들이 더 많은 돈을 요구하는 것도 한 원인이다. 한 북한이탈주민은 “2008년경에는 5만∼10만 원 선이던 도강 비용이 많게는 200만∼300만 원으로 올랐다”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

19일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일본인 관광객들이 로봇 도우미가 나눠 주는 선물을 받고 있다. 이날 인천공항 세관은 지식경제부가 보급한 이벤트 홍보 도우미 로봇을 지원받아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이 로봇은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외국인들을 안내하게 된다. 인천=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범외식인결의대회’에서 남은 음식 제로 운동 10만 호점 청해진 점주 이연희 씨(왼쪽)에게 남상만 한국음식업중앙회장이 기념명패를 전달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한국음식업중앙회 소속 전국 음식업주들이 18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종합운동장에서 ‘범외식인 결의대회’ 열어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며 ‘가마솥 시위’를 벌였다. 이날 집회에는 서울 경기 등 수도권과 경북, 제주 등 각 지역에서 모인 음식업주 등 7만5000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 5만 명)이 참석했다. 참석 인원은 당초 목표치의 절반 수준에 그쳤지만 업주들은 수수료 인하에 사활을 건 듯 목청을 높였다. ○ 격앙된 음식업주 중앙회는 촉구문을 통해 “음식업종의 카드 수수료가 1.5% 수준으로 인하돼야 한다”며 “중앙회가 카드사업 인가를 받아 카드를 발행하는 방안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운동장 중앙에 만들어진 무대에서 대형 솥단지 모형에 대형 카드 모형을 잘라 집어던지는 퍼포먼스도 펼쳤다. 제주도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김상우 사장(54)은 “요즘 같은 경기에 수수료로 2.7%를 받아 대기업만 배 불리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수수료를 낮추면 음식값을 내리거나 질을 높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경북 김천시에서 중국음식점을 운영하는 박현수 씨(51)는 “피땀 흘려 일해야 매출의 10%가 남는데 카드사는 가만히 앉아서 2.7%를 떼어가는 게 말이 되느냐”며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데 장사까지 포기하고 왔을 정도로 불만이 폭발하기 직전”이라고 말했다. 여신금융협회 측은 이날 “음식업종은 미용 문구 서점 등 다른 업종에 비해 수수료가 높지 않은 편”이라며 “세액공제까지 고려하면 실제 수수료 부담은 적다”고 주장했다. 카드사들도 음식업 등 특정 업종의 수수료를 내리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 점심대란은 없어 이날 서울시내 중심가인 광화문 종로 여의도 강남역 등 직장인이 밀집한 지역에서 ‘점심 장사’를 주로 하는 음식점들은 대부분 손님을 맞았다. 서초구 서초동에서 참치전문점을 운영하는 김경우 씨(44)는 “마음은 집회장에 가 있지만 현실은 그렇게 안 됐다”며 “단골손님을 모른 체하기 어려워 문을 닫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서 낚지전문점을 운영하는 임모 씨(55)도 “신용카드 수수료를 낮추는 데 힘을 보태기 위해 남편을 집회에 보내고 장사를 하고 있다”며 “하루 문을 닫으면 임차료와 종업원 월급 부담이 더 커져 부득이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눈도장’ 찍은 정치권 서울시장 선거전이 한창인 가운데 18일 열린 ‘범외식인 10만인 결의대회’에 여야 정치권 인사들이 경쟁적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이날 대회에는 한나라당 나경원, 야권 무소속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민주당 손학규 대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여야 국회의원 80여 명이 참석했다. 나 후보는 “서울시민의 직업을 보니 자영업자가 가장 많다. 자영업자가 부자가 돼야 대한민국도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도 손 대표, 문 이사장과 함께 대회 참가자들을 만나 일일이 악수를 했다. 박 후보는 “외식업을 하는 분들이 잘돼야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 서울시장이 되면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사방의 건물이 대부분 이명박 대통령의 자택보다 높아 옆 건물 위층에서 자택 앞마당을 훤히 내다볼 수 있는 구조인데 철통같은 경호가 필요한 사저로 쓰일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서울 강남구 논현동 지구대 경찰관)이명박 대통령이 퇴임 후 살기로 한 서울 강남구 논현동 29번지(새주소 학동로 23길 42) 자택 주변은 청와대의 설명대로 경호에 취약한 환경에 놓여 있었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18일 현장을 둘러본 결과 이 대통령의 논현동 자택은 대로변에서 300m 정도 떨어진 3층짜리 단독주택이었다. 북쪽과 서쪽은 차와 사람들이 오가는 약 2m 너비의 골목에 접해 있었다. 이 골목길은 평소 인근 주민과 차량들이 수시로 오가는 길이다. 자택 정문에는 폐쇄회로(CC)TV 2대가, 10m쯤 떨어진 곳에는 방범초소가 있었다. 자택은 북쪽이 남쪽보다 높은 경사면 지대에 지어졌다. 북쪽의 4층 건물 발코니에선 자택 앞마당을 내려다볼 수 있었다. 자택 서쪽의 골목 건너편 4층짜리 빌라(논현로 139길 29번지)나 자택과 붙어 있는 남쪽 건물(학동로 23길 36)은 모두 맨 위층에서 사저를 내려다볼 수 있었다. 동쪽엔 자택과 비슷한 높이의 건물(학동로 25길 41)이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한 주민은 “경호처에서 자택 인근 건물을 구입하려고 알아보고 다닌다는 소문이 있다”고 말했다. 자택을 둘러싼 담장은 가장 높은 곳이 약 3m, 가장 낮은 곳이 약 2.2m였다. 가장 낮은 곳의 경우 성인 남성이 발판만 있다면 손쉽게 담을 넘을 수 있을 정도의 높이다. 자택에서 남쪽으로 300m 정도 떨어진 학동로 도로변에는 이 일대에서 가장 높은 15층짜리 주상복합 건물도 있었다. 사저 주변을 순찰하던 한 경찰관은 “300m 정도 떨어진 15층짜리 건물은 충분히 저격이 가능한 높이, 거리, 위치에 있다”고 설명했다.이 대통령이 퇴임 뒤 논현동 사저로 돌아온다는 소식에 인근 주민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인근에 사는 주부 우모 씨(58)는 “이 좁은 땅에서 뭘 하겠느냐”며 “경호실이 들어올 자리도 없는데 괜히 무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부 안모 씨(47)는 “오랫동안 빈집이었는데 대통령이 들어온다니 반갑다”라면서도 “사저로 쓰기엔 대지가 좀 좁은 것 아닌가 싶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 자택도 여기보다는 공간 여유가 많다고 들었다”고 말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청부폭행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윤재 피죤 회장(77)이 17일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해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이 회장은 1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출두해 “이제 (최일선에서) 후선으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은욱 전 피죤 사장(55)에 대한 폭행을 지시하고 조직폭력배들을 도피하도록 한 혐의로 13일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이 회장은 자신의 혐의와 관련해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송구하기 짝이 없다.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답했다. 이 회장은 피죤 현직 영업본부 이사였던 김모 씨를 통해 조직폭력배들에게 이 전 사장을 폭행하도록 지시해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히고 일에 가담한 조직폭력배 4명을 도피하도록 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상해교사 및 범인도피)를 받고 있다. 김 씨는 폭행 사주 혐의로, 조직폭력배 4명은 폭행 혐의로 모두 경찰에 구속됐다. 한편 폭행사건을 포함해 해임무효소송, 손해배상청구소송 등 양측의 모든 소송과 관련해 이 회장과 이 전 사장은 12일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노르웨이에서 왔어요. 오늘은 그룹 ‘보이프렌드’를 응원하러 왔어요.”(제시카 닐손 양·18)13일 오후 5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센터 앞. 엠넷 ‘엠카운트다운’ 생방송 녹화장에 입장하기 위해 기다리는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금발머리와 갈색머리의 동갑내기 닐손 양과 아네트 닐센 양도 이들 속에 섞여 있었다. 7일 입국했다는 두 사람은 양손에 비스트에게 전달할 편지와 이들의 음반을 들고 있었다. 핀란드에서 왔다는 마리엔라 헨리에타 양(18)은 “9월 25일 입국해 얼마 전 경북 경주에서 열린 한류문화 페스티벌에도 다녀왔다”며 “‘원타임’이나 ‘빅뱅’ 등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을 좋아해 기획사에도 들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일부 해외 팬들은 아예 컴백 일정이나 콘서트에 맞춰 일정을 짠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요즘 공개방송이나 팬 사인회를 보면 20∼30%는 외국인”이라고 말했다.닐손 양 일행 역시 이날 녹화 현장을 관람하기 위해 오전 4시 반부터 센터 앞에서 12시간여를 기다렸다. 10일에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에서 열린 배우 장근석 씨의 영화시사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14일에는 비스트를 보기 위해 강남구의 큐브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진을 쳤다. 이들의 여행은 온통 아이돌 그룹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한류팬들은 한국의 극성팬 못지않게 적극적이다. 택시를 하루 빌려 아이돌 그룹의 일정을 쫓아다니는 것은 평범한 축에 든다. 일부 외국인은 아예 기획사나 가수 숙소 근처에 방을 잡고 따라다니는 경우도 있다. 외국인 팬들은 케이팝(K-pop) 스타의 일정 정보를 주로 인터넷을 통해 얻고 교류한다. 이리스 씨와 위니 씨는 홍콩 내 유키스 팬클럽에서 만난 사이로 인터넷을 통해 유키스 팬 사인회와 공개방송 일정을 파악해 한국 여행 계획을 짰다. 팬이 운영하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중 가수들의 활동 정보를 영어 한국어 일본어 등으로 올리는 사이트도 이들은 수시로 확인한다. 한편 케이팝 열풍이 거세지면서 국내 여행사 중 인바운드 상품(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여행 상품)을 취급하는 여행사도 케이팝 특화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드라마 촬영지 방문 등으로 채워졌던 한류 배우 관련 투어도 케이팝 열풍에 맞춰 배우의 콘서트를 더한 형식으로 바뀌고 있다. 롯데관광은 다음 달 슈퍼주니어 콘서트 관람을 포함한 2박 3일 일정의 케이팝 여행 상품을 기획해 400여 명을 목표로 고객을 모으고 있다. 한진관광도 7월 가수 비의 일본 팬들을 대상으로 콘서트를 포함한 2박 3일 패키지 상품을 내놔 일주일 만에 1200명을 모았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판사 오인서)는 13일 이은욱 전 피죤 사장(55)을 청부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피죤 창업주 이윤재 회장(77·사진)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회장은 현직 피죤 이사 김모 씨(50·구속)를 통해 조직폭력배 오모 씨 등 4명에게 이 전 사장을 폭행하도록 사주한 데 이어 이들에게 도피하라고 지시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상해교사 및 범인도피)를 받고 있다. 이 회장 구속영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17일 오후 2시 반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소송으로 이어진 ‘저질 드라마’ 이 회장과 이 전 사장의 갈등은 올해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장점유율이 50%대에서 20%대로 급락하는 등 경영에 어려움을 겪던 피죤은 2월 유한킴벌리 영업·마케팅 담당 임원이었던 이 전 사장을 전문경영인으로 영입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이 전 사장이 취임한 직후부터 금이 가기 시작했다. 피죤 관계자에 따르면 이 전 사장이 직원들의 고용안정과 대우개선에 나서자 이 회장이 불만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 회장은 이 전 사장이 5월경 개최한 직원 워크숍을 문제 삼았다. 한 전직 임원은 “워크숍에서 지출된 경비 명세를 10원 단위까지 적어 내라고 하는 등 받아들이기 힘든 간섭이 많았다”고 전했다. 갈등 끝에 6월 해임된 이 전 사장은 함께 해임된 김모 전 상무와 7월 서울중앙지법에 해고무효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이 전 사장 측은 “해고의 직접적인 사유는 이 회장 측이 회삿돈을 전용하는 것을 문제 삼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피죤 측은 해임 사유를 “공동대표이사로 등기하기로 한 임원위촉계약 내용과 달리 각자 대표이사로 등기하고 독단적으로 비용을 지출하는 등 회장의 결재권을 배제하고 경영권을 침탈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 청부폭행도 불사이 회장은 김 이사에게 “이 전 사장이 소송과 언론 보도로 회사에 해를 끼치니 겁을 주든지 해서 문제를 막아보라”라고 지시했다고 경찰 조사에서 시인했다. 김 이사는 광주 무등산파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이 전 사장 자택 앞에서 이 전 사장을 폭행했다.서울 강남경찰서는 이 사건이 접수되자 사고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 화면 1000여 시간 분량을 뒤져 범인들의 얼굴과 차량 번호판이 찍힌 장면을 찾아내 검거했다. 이후 조직폭력배들이 사용한 선불 휴대전화의 배달명세와 통화기록을 중심으로 수사해 김 이사까지 구속했다. 6일 실시된 이 회장 자택과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서는 폭행을 지시한 날짜와 1억5000만 원씩 폭행 대가를 전달한 날짜가 표시된 달력이 나오기도 했다. 조사 과정에서 김 이사의 지시를 받아 조직폭력배들을 움직인 오 씨가 폭행 대가를 갖고 달아나 ‘배달사고’를 낸 사실까지 드러났다.○ 구조적인 문제라는 지적도피죤에는 이 전 사장 외에도 유난히 짧은 기간 재임한 전문경영인과 임원이 많다. 2007년 이후 취임한 피죤 대표이사들의 평균 근속 기간은 4개월에 불과했다. 2007년 1월 1일부터 2011년 6월 10일까지 근무한 임원 38명 중 1년 이상 근무한 사람은 단 1명에 불과했다. 최근 피죤에서 퇴사한 전직 직원은 “부당한 조치를 내린 뒤 돈으로 무마하는 일이 많다보니 임원들이 회장실로 불려 가면 직원들끼리 ‘로또 맞으러 간다’고 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데이비드 콘보이 미8군 부사령관(오른쪽)이 12일 오후 서울강남경찰서를 방문해 김광식 서장(왼쪽) 등 간부들과 만나 최근 잇달아 벌어진 미군의 성폭행 범죄와 카지노 난동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이날 콘보이 부사령관은 “강남경찰서와 미군이 강남지역의 미군 우범지역을 합동순찰하고 정보를 교류하며 상호 협력하자”고 말했다. 서울강남경찰서 제공}
‘K-1 최홍만 씨에게 맞았습니다…. 위로해 주세요.’9일 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글의 제목이다. 이 글을 올린 사람은 20대 여대생 서모 씨. 그는 이 글에서 “최 씨가 운영하는 술집에 갔다가 술값을 어떻게 계산하는지 물었을 뿐”이라며 “최 씨는 살살 때렸을지 몰라도 나는 충격이 컸다”고 주장했다.이 주점은 일명 ‘부킹 클럽’으로 남성 손님이 마음에 드는 여성에게 업소에서 구입한 할인 티켓을 건네주고, 여성은 이 티켓 한 장당 일정 금액을 할인받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할인 폭을 놓고 다투다 맞았다는 서 씨의 주장은 일부 사실로 밝혀졌다.서울 광진경찰서는 8일 새벽 서울 광진구 B주점에서 서 씨를 주먹으로 때린 혐의(폭행)로 11일 최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티켓 할인의 상한선을 정하는 과정에서 시비가 붙어 서 씨가 욕설을 했고 이에 화가 난 최 씨가 서 씨의 머리를 한 차례 때렸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당일 벌인 조사에서 최 씨가 혐의를 인정했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해 검찰로 송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 씨와 술집을 동업하는 박모 씨(31)는 “술에 취한 서 씨가 먼저 욕설을 하고 최홍만의 등을 때려 홍만이가 살짝 밀쳤을 뿐”이라고 말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서울 서초구 내곡동 ‘사랑의 밭’에서 가을 수확철을 맞아 서초구 어린이집 어린이 등 40여 명이 고구마를 수확했다. 수확한 고구마는 관내 저소득 가정 및 사회복지시설에 제공된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