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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6개월 동안 1249개. 하루 평균 약 2.3개.’ 광주에 사는 유명자 씨(70)가 2010년 여름부터 뜬 털모자 수다. 손바닥만 한 크기의 털모자는 아프리카로, 아시아로 보내져 그 개수만큼 생명을 구했다. 이 모자가 신생아의 저체온증을 막아 목숨을 지킨 것이다. 유 씨는 2007년 시작한 세이브더칠드런의 신생아 모자뜨기 사업에 참여한 14만여 명 중 가장 많이 모자를 떴다. 그런 그가 지난해 12월 모자뜨기 사업 5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건강 때문이었다. “중환자실에만 4개월을 있었어요. 침대에 계속 누워 있을 때 제일 부러운 게 병원 자원봉사자들이었어요. 늘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기만 했었죠.” 2000년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다 은퇴한 유 씨는 2004년 11월 갑작스러운 심장 대동맥 파열로 대수술을 받았다. 기적적으로 생명은 건졌지만 3년 동안 수차례 합병증을 겪고 수술을 두 번 더 하고서야 병원 문을 나설 수 있었다. 유 씨의 소원은 ‘죽기 전까지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수술 뒤 조금만 무리해도 숨이 가빠오는 탓에 외출이 어려워 기회를 찾지 못했다. 아프기 전에는 인라인스케이트를 즐기고 매일 요가를 할 정도로 활동적이었던 유 씨였다. 그러다 TV에서 우연히 맑은 눈망울의 아기들을 만났다. 유 씨는 “가난한 나라의 신생아들에게 저체온증을 막아주는 털모자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듣고 눈이 번쩍 뜨였다”고 했다. 방을 떠나지 않고도 봉사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처음 50개를 뜨고 나니 자신감이 붙었다. 식사 시간과 자는 시간 외 대부분을 뜨개질로 보내다 보니 올해 여름에는 병상에 있을 때도 걸리지 않던 습진으로 고생하기도 했다. 지금은 따로 ‘뜨개질 방’을 만들어 털실을 보관하는 창고로 활용한다. 유 씨는 “단순히 많이 뜨는 게 아니라 아기들 피부색이나 그 나라 전통의상 색깔을 참고해 예쁘고 산뜻하게 만들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털실에서 나는 먼지가 건강에 좋지 않지만 유 씨의 고집을 아는 남편은 집안 청소를 하며 말없이 돕고 있다. 코바늘을 쥔 그는 “모자뜨기 덕분에 우울증에 걸리지 않은 것 같다”며 “요즘 제 또래 노인을 보면 재미있게 살아야 한다며 놀러 다니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는데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비결이 꼭 물질적인 것에만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건강한 두 손이 있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고 했다. 유 씨는 오늘도 기대에 찬 얼굴로 새 털실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사전선거운동을 금지한 공직선거법 조항이 한정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오자 트위터와 인터넷 게시판에서는 일제히 환영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트위터리안들은 헌재 결정 소식을 퍼나르며 “트위터의 자유, 트위터의 힘! 보람있네요”(hee****) “당연한 판결, 환영합니다”(heezukhe****) “표현의 자유가 승리했다”(Dark****)라며 환영했다. 일부에서는 “위헌 판결이 났다 하더라도 인터넷을 통한 흑색선전은 여전히 불법행위다. 사실에 대한 풍자와 음모론 유포는 구분해야 한다”(vitam****)는 주장도 나왔다. SNS를 통한 사전선거운동이 허용되더라도 인터넷이나 SNS를 통해 허위사실이나 음모론이 유포되는 현상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이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 52개 단체로 이뤄진 ‘유권자자유네트워크’(유자넷)는 이날 헌재 결정이 나온 뒤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사회의 문제제기를 받아들인 진일보한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고계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은 “선거 시기에 유권자들이 자유로운 의사 개진과 온라인 토론으로 좋은 후보를 선택하는 자유롭고 바람직한 선거 분위기를 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적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의 전희경 정책실장은 “법률 자체가 명확성을 띨 필요는 있었지만 SNS를 통한 비난이나 허위 정보 유포에 대비할 만한 조치도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검찰청 공안부는 헌재 결정이 나오자 즉각 후속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검찰은 우선 헌재의 결정이 온라인상의 무제한적 선거운동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인터넷이나 트위터 등 뉴미디어 등을 통해 정치적 지지 의사를 표명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허위사실 유포 등과 같은 선거범죄는 여전히 공직선거법을 통해 규제할 수 있다는 점을 검찰은 강조하고 있다. 검찰은 헌재 결정문과 공직선거법 관련 조문을 검토하면서 공직선거법 개정과 온라인상의 선거사범 단속 방향을 설정할 계획이다. 인터넷상의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를 허용해야 한다는 헌재 결정의 취지를 반영하되 온라인상 선거운동을 어느 정도 허용할 것인지를 검토해 내년 4월 총선 이전에 공직선거법을 개정할 방침이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

박세형(가명·14) 군은 초등학교 때 특목고 진학을 꿈꾸던 우등생이었다. 중학교에 입학한 후 성적이 떨어지자 부모의 잔소리도 늘기 시작했다. 사춘기에 접어든 박 군은 부모가 강요하는 학원 대신 PC방에서 온라인 게임을 했다. 맞벌이를 하는 부모는 매도 들고 용돈도 주지 않으며 게임을 하지 못하게 하려 했지만 박 군의 게임 중독은 날로 심해졌다. 어느 날 어머니가 게임에 빠져 있는 박 군에게 잔소리를 하며 컴퓨터를 끄려 하자 박 군은 엄마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의 또 다른 가해자는 ‘온라인 게임’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평범한 청소년들이 게임 중독에 빠지면서 이성을 잃고 일탈을 일삼는 경우가 급격하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 중학생 사건의 가해 학생들도 학교에서는 지극히 평범한 학생이었지만 온라인 게임에 빠지면서 A 군에게 강제로 게임을 시키며 폭력까지 휘둘러 결국 자살로 내몰았다. 대구 사건 가해학생이 A 군에게 강요했던 게임은 다중접속온라인게임(MMORPG) ‘메이플스토리’다. 성윤숙 청소년정책연구원 상담위원은 “온라인 게임은 사용자가 직접 자기 캐릭터를 레벨업하고 아이템을 획득하기 때문에 게임 속 세계에 집착하게 된다”며 “상담사례 중에는 시험 기간에 자녀가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부모가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레벨업을 시켜주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A 군이 가해 학생으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에도 “집에 가서 적어도 2시간 반 동안 해라” “나보다 낮던 애가 벌써 (레벨이) 125”라며 압박하는 내용이 여러 건 있었다. ‘리니지’ ‘던전앤파이터’ 등도 중독성이 강한 온라인 게임으로 꼽힌다. 나이가 어릴수록 중독률이 높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정부가 올해 3월 만 9∼49세 7600명(청소년 2457명, 성인 514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0년도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에서 청소년 인터넷 중독률은 12.4%로 성인 중독률 5.18%의 2배 이상이었다. 고등학생 중독률은 10.0%, 중학생 중독률은 12.2%, 초등학생 중독률은 13.7%로 나이가 어릴수록 중독률도 높아졌다. 서보경 한국정보화진흥원 선임연구원은 “인터넷 중독의 80% 이상은 게임 중독”이라며 “특히 남학생은 대부분 게임을 하기 위해 인터넷을 쓴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게임의 폭력성보다 중독성이 더 큰 문제를 불러온다고 지적했다. 배주미 한국청소년상담원 인터넷중독대응팀장은 “성숙하지 못한 청소년들은 하루 종일 게임에 빠지고 싶은 유혹에 사로잡히게 된다”며 “게임에 과몰입하게 되면 무엇이 잘못인지 무감각해져 범죄를 저지르기도 쉽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11월 시행된 ‘셧다운제(16세 미만 청소년 대상으로 밤 12시∼오전 6시 온라인 게임에 접속할 수 없도록 하는 제도)는 최소한의 장치일 뿐 중독이 의심될 경우 부모가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

서울대가 법인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초대 이사 후보 명단을 22일 발표했다. 서울대는 이날 학외 이사후보로 김정배 전 고려대 총장(사진), 박용현 서울대 총동창회 부회장(두산 회장), 변대규 휴맥스 대표이사, 안병우 전 충주대 총장, 이길여 가천대 총장, 송광수 전 검찰총장 등 6명을 선임했다. 김창경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과 류성걸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서울대 법인화법에 따라 당연직 인사로 포함된다. 학내 이사후보로는 임지순 서울대 석좌교수, 노정혜 생명과학부 교수, 박명규 사회학과 교수(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장), 이준규 물리천문학부 교수(전 평의원회 의장) 등 4명이 선임됐다. 초대 이사장을 맡는 오연천 총장, 박명진 교육부총장, 임정기 연구부총장도 당연직으로 이사가 된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21일 오전 수도권에 내린 눈이 곳곳에 쌓였다.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을 찾은 어린이들이 즐겁게 스케이트를 배우고 있다.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은 2월 12일까지 운영된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자유북한운동연합 등 30여 개 탈북자단체로 구성된 ‘독재자 김정일 추모 반대를 위한 탈북단체 비상대책회의’가 21일 경기 파주시 문산읍 마정리 임진각 망배단에서 대북전단 20만 장을 풍선에 달아 북쪽으로 날려 보내고 있다. 전단에는 아랍권 민주화 운동에 대한 설명과 북한 3대 세습을 비난하는 내용이 적혀 있다. 파주=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인추협)는 21일 춘천 산사태로 숨진 인하대 발명동아리 ‘아이디어뱅크’ 소속 학생 10명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인추협 측은 “해당 동아리는 2002년부터 매년 ‘아이디어뱅크 발명캠프’ 행사를 진행하는 등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왔다”며 “희생 학생들의 봉사정신과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숨진 학생들은 7월 27일 초등학생 대상 과학체험 봉사활동을 위해 강원 춘천시 신북읍 민박집에 머무르던 중 사고를 당했다. 이들 학생은 22일 한국과학창의재단 ‘대한민국인재상’에서 특별상도 받을 예정이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21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제강점기 일본의 군위안부 동원에 항의하는 1001번째 수요집회가 열렸다. 집회 참가자들이 지난주 1000회를 기념해 세워진 소녀 형상의 평화비에 털모자, 목도리, 무릎담요 등을 씌웠다. 평화비 옆에는 크리스마스트리도 가져다 놓았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임의(任意)로 진술한 게 맞습니까?" "그거 다 소설입니다. 내가 알지도 못하는 내용 그냥 사인만 한 겁니다." 21일 오후 9시경 서울 동부지법 15호. 검찰 쪽 증인으로 나온 최모 씨(55)가 입을 열자 법정에는 잠시 정적이 흘렀다. 2009년 4월 경기 부천 한 금은방에서 일가족을 흉기로 위협해 금품을 훔친 혐의로 기소된 '대도(大盜)' 조세형 씨(73)의 국민참여재판이 형사11부(부장판사 설범식) 심리로 열리고 있었다. "서울지방경찰청에서 2번, 광진경찰서에서 한 번 제가 복역하는 교도소로 찾아왔습니다. 광진경찰서에서 왔을 때도 제가 분명 조서 내용이 틀리다고 부인했는데 협조 안 하면 반대급부가 있을 수 있다는 식으로 얘기하더군요. 붙잡고 놔주질 않아 별 수 없이 사인했습니다." 최 씨는 2008년 경기 성남 분당구 구미동에서 있었던 특수강도 사건을 저질렀다는 혐의를 받는 인물로 2008년 당시 조 씨와 함께 범행했다고 진술했었다. "도둑질은 해도 강도짓은 안 한다"며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하는 조 씨가 실은 예전에도 강도 행각을 벌인 적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검찰 측이 내세운 증인이었다. 하지만 최 씨가 진술을 번복하고 나선 것이다. 최 씨는 "나 같은 잡범이 형님(조 씨)같은 사람과 범행을 저지르겠나. 날 지목한 사람을 무고죄로 고소하겠다"며 "조 씨가 당시 범행에 가담했다고 진술한 권모 씨는 아파트 털이로 수십 억을 모았는데 이 돈을 지키기 위해 경찰에 협조했다는 얘기를 교도소 동료에게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최 씨가 이 같이 진술하자 검사는 재차 그런 얘기를 어디서 들었는지 추궁했으나 최 씨는 "자꾸 질문해서 나를 끌고 들어가려 하지 마라"고 말할 뿐이었다. 뒤이어 나온 검찰 측 증인 권 씨는 "2008년 조 씨가 범행을 먼저 제안해 함께 범행 현장으로 답사가기도 했다"며 "2010년 초 다시 만나 조 씨에게 범행을 어떻게 했는지 얘기를 듣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이날 재판은 오전 11시 반경 시작돼 약 12시간 동안 이어졌다. 가장 오랫동안 증언대에 선 인물은 조 씨가 부천 사건에 가담했다고 처음 진술한 공범 민모 씨(47)였다. 부천 사건 이후 또 다른 범행을 저지르고 도주하던 중 다쳐 하반신불수(지체장애 1급)가 된 민 씨는 이날 누운 채 질문을 받았다. 부천 사건 범행 현장에서는 민 씨의 DNA 외에는 아무런 물증도 나오지 않은 상황. 재판 향방을 결정짓는 증인인 만큼 민 씨에게 오후 1시 45분부터 6시경까지 집중적으로 질문이 이어졌다. 증언 도중 불편한 듯 몸을 뒤척이기도 했지만 화장실에 가기 위해 약 20분간 휴정한 것 외에는 계속해서 질문에 응했다. 다만 변호인이 계속해서 현장 사진을 보여주며 질문하자 "한 부분만 찍은 사진으로 어떻게 알겠느냐. 변호사님이 범행 장소 사진을 너무 못 찍었다"며 퉁명스레 답하기도 했다. 20~40대 남성 7명, 여성 5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들은 변호사와 민 씨 사이 공방이 길어지자 눈을 감고 증언을 듣는 등 지루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배심원 질문은 나오지 않았다. 조 씨는 이날도 재판 초반 "범행 장소에 없었다. (공소내용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하며 범행을 전면 부인했다. 그 순간 방청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와 법원 경위가 제지했지만 조 씨와 2년 전 이혼한 아내 이모 씨(49)가 "(검사가) 제가 알고 있는 것과 전혀 다른 사실을 말하잖아요"라고 말해 판사의 경고를 받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승복을 입고 승모를 쓴 이 씨는 휴정 중 기자와 만나 "얼마나 답답하면 머리 깎고 스님이 됐겠느냐"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오후 6시경 "빨리 끝내자"는 배심원 요청에 따라 30분간 저녁식사를 한 뒤 재판은 속개됐다. 부천 사건의 피해자 유모 씨(53)는 이날 증인심문에서 "조 씨를 사실 존경했는데 실망했다"고 말해 배심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비록 검찰 측 증인인 최 씨가 진술을 번복했지만 최 씨가 자신의 범행 혐의를 부인하기 위해 조 씨와의 공동 범행 여부를 부인했을 가능성도 크다. 남은 쟁점은 조 씨가 부천 사건 당시 돈이 필요했는지 등 범행동기의 진위 여부다. 22일 오전 다시 열리는 재판에서는 조 씨의 전처 이 씨와 조 씨의 동업자, 조 씨의 측근이라고 주장하는 김모 씨 등이 증인으로 출석하며 이날 평결도 내려진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 1000만 원 투자하세요.”직장인 송모 씨(29)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소식 발표 이후 19, 20일 이틀 동안 캐피털사에서 보낸 문자메시지를 세 통이나 받았다. 모두 ‘김정일 사망 소식으로 주가가 떨어지니 서둘러 투자하라’고 권유하는 내용이었다.김 위원장 사망 소식이 발표된 지 이틀째인 20일 한국 경제는 안정을 되찾아 가고 있다. 소폭이지만 주가가 올랐고 환율도 안정됐다. 김 위원장 사망을 새로운 기회로 보는 투자자도 적지 않았다.○ 증권사에 투자 문의 늘어이날 낮 12시 반 서울 영등포구 대신증권 여의도점. 점심식사를 끝낸 개인투자자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는 시간이다. 주식을 사러 객장을 찾았다는 개인투자자 이모 씨(60)는 “미국·유럽 재정위기 등 주식시장이 놀랄 일이 여러 번 있었기 때문에 김정일 사망사건은 사실 큰일이 아니다”라며 “어제 오히려 주식을 사고 싶었는데 여유자금이 없어 사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직장인 최모 씨(26·여)도 “어제 주식을 샀어야 했는데 돈이 없어 못 샀다. 친구들과도 계속 주식 사는 얘기만 했다”고 말했다.한국투자증권 강남센터 신동익 팀장은 “여유자금이 있는 VIP 고객들이 ‘낙폭이 커지면 우량주를 매수하면 어떻겠느냐’고 문의해왔다”며 “유럽 재정위기가 가시지 않아 분할매수를 권했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우리은행 종로구청지점 이지호 대리는 “소규모 점포라 평소 신규 계좌 개설이나 추가 입금이 하루 한두 건 정도였는데 김정일 사망 소식이 나온 어제는 신규 가입이 2건, 추가 입금이 3건 정도 있었다”며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 기회로 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원-달러 환율 12.6원 하락전날 김 위원장 사망 소식으로 휘청거리던 국내 금융시장은 하루 만에 안정을 되찾았다. 20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6.13포인트(0.91%) 오른 1,793.06, 코스닥지수도 12포인트(2.51%) 오른 489.61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도 전날보다 12.60원 떨어진(원화 가치는 상승) 1162.20원에 마감됐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4% 하락했다. 한국의 신용부도 위험을 반영하는 한국물 신용부도스와프(CDS)프리미엄도 전날 밤 미국 뉴욕 장외시장 거래에서 19일 고점 대비 0.04%포인트 떨어졌다.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직후 비상경영 구상에 고심했던 기업들도 금융지표가 안정을 되찾자 크게 안도하는 분위기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우리는 원유를 100% 수입하기 때문에 밤새 국제 금융시장과 유가 움직임을 점검했다”며 “글로벌 금융시장도 크게 동요하지 않고 국내 금융지표도 위기라고 하기에는 거리가 먼 것 같다”고 평가했다. 기업들은 “외부 위험에 대한 한국 경제의 체력이 상당히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과거 학습효과가 한몫이 같은 분위기는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와는 사뭇 다르다. 당시에는 생활필수품 사재기가 등장했고 금융시장도 더 출렁였다. 관련 소식을 알리고 안부를 묻는 국제전화가 폭주하기도 했다.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김 위원장 사망은 분명 기존 사건과는 다른 중대 사안이지만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수십 년간 지속되면서 이런 종류의 악재는 오래가지 못한다는 학습효과가 생겼다”고 설명했다.전영선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원 교수는 이 같은 ‘온도차’의 이유로 김 주석 사망 당시와 현재의 북한 위상 차이를 지적했다. 전 교수는 “이미 현실 공간에서 북한은 냉철한 외교적·국제정치적 관계에서 논의되는 대상이고 국민도 북한을 실용적 현실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1994년과 달리 ‘민족적 주체성을 함께 지켜 나가기 위한 동지’라거나 무조건 두렵고 신기한 대상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국민도 큰 충격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2010년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이 124만 원으로 남한의 19분의 1 수준에 머무르는 등 남북한 경제력 차가 커지면서 남한 측의 ‘체제 자신감’이 높아진 것도 이유 중 하나로 지적된다. 김석호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 국민이 1994년 당시와 달리 북한을 경쟁 내지는 적대적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며 “민주화 수준이나 경제발전 수준 등에서 봤을 때 이미 북한은 우리를 위협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현택수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1994년 당시와 지금은 북한 관련 정보의 양과 내용에 큰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 주석 사망 당시에는 북한 내부 사정이 한국 사회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고 사회구성원 상당수가 북한과의 전쟁을 직접 경험했거나 반공교육을 받은 이들이었다는 것. 현 교수는 “최근에는 북한 관련 소식에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노출되다 보니 오히려 관련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편”이라며 “사람들이 무조건 두려워하거나 불안해하는 대신 다양한 정보를 접하고 객관적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19일 접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소식에 시민단체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우파 단체들은 “김 위원장 사망을 계기로 북한이 개혁개방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촉구한 반면 중도·좌파 단체들은 “북한을 자극하는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며 신중론을 폈다. 우파 단체인 대한민국어버이연합과 납북자가족모임 등 6개 단체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세종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정일의 죽음을 계기로 북한 지도부가 개혁과 개방의 길을 걷기를 권한다”고 밝혔다. 한국자유총연맹은 “북한 동포들이 지난 60여 년간 이어져 온 철권통치를 뛰어넘어 자유와 인권이 보장되는 체제를 향한 첫걸음을 내딛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중도·좌파 단체들은 정부에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다. 참여연대는 이날 성명에서 김 위원장의 사망에 조의를 표한 뒤 “한국 정부를 포함한 주변국은 북한 주민의 선택을 존중하면서 한반도 평화 유지를 최우선 목표로 차분하고도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무엇보다 정치적 안정과 장기적인 통일 준비를 위해 북한과 교류·협력을 지속해 나가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16일 서울 청계천 오간수교 부근에 산속 계곡에서나 볼 수 있는 고드름이 열렸다. 이날 서울 지역 최저기온이 영하 8.6도까지 떨어지는 등 전국적으로 올 들어 가장 낮은 기온을 나타냈다. 기상청은 17일에도 서울 지역 최저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떨어지는 등 최저기온 영하 14도∼영하 2도, 낮 최고기온 영하 1도∼영하 6도 등 16일보다 추울 것으로 예보했다. 한편 16일 국내 전력사용량이 이번 겨울 들어 처음으로 7000만 kW를 넘어 전력예비율은 8.01%(예비전력량 613만 kW)까지 떨어졌다. 전력업계는 예비전력이 400만 kW 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위기 상황으로 본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방송통신위원회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심의를 조롱하는 글을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올렸던 서울 북부지방법원 서기호 판사에 대해 북부지법원장이 우려와 함께 신중한 처신을 당부했다. 16일 북부지법 측에 따르면 박삼봉 북부지법원장은 8일 법원 운영위원회를 열어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한 뒤 서 판사를 불러 신중한 처신을 당부했다. 박 법원장은 서 판사에게 “법관도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필요하지만 대외적으로 표명될 때는 사회적 파장이 클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 표현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 판사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부터 SNS 검열 시작이라죠? 방통위는 나의 트윗을 적극 심의하라’며 ‘앞으로 분식집 쫄면 메뉴도 점차 사라질 듯. 쫄면 시켰다가는 가카의 빅엿까지 먹게 되니’라는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가카’는 인터넷 게시판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가리키는 은어이고 ‘빅엿’ 역시 ‘골탕 먹이다’라는 뜻의 속어 ‘엿 먹이다’를 변형시킨 인터넷 은어다. 서 판사는 이날 트위터에도 ‘방통위는 나의 트윗을 적극 심의하라. 심의하면 할수록 감동과 훈훈함만 느낄 것이고 촌철살인에 감탄만 나올 것이다’라고 적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청에서 열린 대학생 행정도우미 공개추첨에서 지원 대학생이 눈을 가리고 당첨 번호표를 고르고 있다. 75명 모집에 560명이 지원해 7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당첨되면 내년 1월 9일부터 2월 13일까지 하루 6시간 동안 구청과 주민센터 등에서 근무한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서울 종로경찰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시위에서 박건찬 종로경찰서장을 폭행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 치상)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가 기각된 김모 씨(54)에 대해 13일 구속영장을 재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채증 동영상을 다시 분석해 김 씨가 박 서장을 때린 것은 물론이고 경찰관과 기동대원까지 폭행한 부분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지난달 26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한미 FTA 비준 무효 촉구집회에 참석했다 박 서장을 때려 전치 3주의 부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앞서 검거됐을 당시 경찰에서 “박 서장의 모자를 빼앗은 것은 사실이지만 때리지는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박 서장을 수행하던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공무집행방해)를 받고 있는 또 다른 김모 씨(44)도 쫓고 있다.}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묘 정전에서 조선왕조도서 환수고유제 ‘100여 년 만에 돌아온 우리의 혼’이 열렸다. 봉안관이 가마에서 환수도서를 조심스럽게 꺼내 제단에 안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2일 오전 서울 중구 충무로 서울중앙우체국 직원들이 산타 복장으로 고객을 맞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달 말까지 경기 의정부, 경남 창원, 충남 공주 등 9개 우체국에서 이 같은 ‘사랑의 산타우체국’을 운영한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대가리’를 ‘대가리’라 불렀을 뿐인데….” 영화 ‘친구’ ‘두사부일체’ 등에 출연해 이름을 알린 배우 정운택 씨(36)가 폭행 사건에 휘말렸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2일 오전 6시 40분경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감자탕집에서 멱살을 잡고 주먹다짐하며 서로 폭행한 혐의(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상 공동상해)로 이모 씨(38·남)와 정 씨, 정 씨의 일행 김모 씨(38·남)를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와 함께 식사를 하던 여성 A 씨가 정 씨에게 싸인을 요청하자 정 씨가 이를 거부해 일행 간에 시비가 붙었다. 화가 난 A 씨가 정 씨에게 “연예인 대가리”라며 욕을 해 시비가 시작됐다. ‘대가리’는 영화 ‘두사부일체’에서 조직폭력배로 출연한 정 씨의 배역 이름이다. A 씨 역시 폭행당했으며 A 씨의 또 다른 일행 김모 씨(35·남)는 입술이 터지는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다툼은 주변 시민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한 뒤에야 끝났다. 경찰 관계자는 “정 씨는 경찰 조사에서 폭행 혐의를 부인했으나 정 씨의 일행 김 씨는 폭행 혐의를 인정했다”며 “모두 취한 상태에서 주먹다짐을 한 것으로 부상 정도는 심하지 않다”고 밝혔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1등 해라. 명문대에 들어가라.”좋은 성적만을 강요하는 한국 사회의 병폐가 또다시 패륜범죄를 불렀다. 대학 입학을 앞둔 고3 수험생이 “왜 1등을 못하느냐”며 자주 체벌을 가하고 폭언하는 친어머니를 살해했다. 전문가들은 “범행을 저지른 아들과 좋은 성적을 강요한 어머니 모두 성적 지상주의 풍조의 희생양”이라고 분석했다.서울 광진경찰서는 올 3월 13일 오전 11시경 서울 광진구 구의동 한 다세대주택 안방에서 어머니 박모 씨(51)를 부엌에서 가져온 칼로 찔러 살해한 혐의(존속살인 등)로 K고 3학년 지모 군(18)을 24일 구속했다. 지 군은 이후 약 8개월 동안 시신을 방안에 방치하고 부패해 냄새가 나자 공업용 본드로 방문을 밀폐하는 등 범행 사실을 숨겨온 혐의도 받고 있다.○ 잠 안 재우며 “공부 왜 더 잘 못하나”24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지 군의 아버지(52)는 “아내가 아들이 어릴 때부터 말을 듣지 않으면 심하게 잔소리를 하고 체벌을 했다”고 말했다. 지 군은 경찰에서 “아버지가 집을 나가 별거하기 시작한 2006년부터 어머니의 완벽주의와 성적 집착이 더 심해졌다”고 진술했다. “너는 의지가 약하다”며 밥을 주지 않거나 잠을 못 자게 했다. 지 군은 사건 전날 밤에도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경까지 약 10시간 동안 엎드려뻗친 채 골프채로 맞으며 밤새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지 군은 밤새 자신을 꾸짖은 뒤 안방에서 잠든 어머니를 흉기로 살해했다.사건 다음 날인 14일로 예정된 학부모회가 범행의 결정적인 이유였다. 학교에서 어머니가 자신의 진짜 성적을 알게 되면 큰일이 날 것으로 생각한 지 군은 조급해졌다. 지 군은 중학교 때부터 성적표를 위조해 왔다. 중상위권 성적으로는 어머니의 질책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 군 진술에 따르면 전국 모의고사에서 5000등 안팎의 성적이 나와 이를 전국 62∼67등으로 고쳤을 때도 어머니는 “전국 1등을 해 서울대 법대를 가라”며 꾸짖었다고 한다. 지 군은 경찰에서 “어머니가 학교에서 성적표를 위조했다는 사실을 알면 더 심한 체벌과 잔소리를 할까 두려웠다”고 진술했다.지 군 아버지에 따르면 지 군은 중학교 1, 2학년 때 해외유학을 다녀오고 한때 구청장상을 받을 정도로 모범생이었다. 그러나 학교 측에 따르면 고등학교 1학년 1, 2등급이었던 지 군의 내신등급은 2학년 3, 4등급, 범행 이후인 3학년 때는 6, 7등급으로 떨어졌다. 이번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은 가채점 결과 전체 9등급 가운데 3등급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사실 8개월간 숨겨와지 군은 범행 후 방안에 시신을 방치한 뒤 정상적으로 학교생활을 했다. 시신은 냄새가 밖으로 새어나오지 않도록 밀폐해 아무도 범행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 이웃주민 A 씨는 “담배를 피우러 밖으로 나오면 베란다에서 엄마가 아들을 혼내는 소리가 늘 들렸다”며 “어느 날엔가 지 군이 집에서 나올 때 퀴퀴한 냄새가 확 풍겨 의아해했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K고 관계자는 “3월경 지 군이 담임교사와 상담을 하며 ‘어머니와 성적 문제로 갈등이 심하다’고 한 적이 있다. 자주 무단결석을 했지만 그 외에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 따로 조치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주변 주민들에 따르면 지 군은 범행 뒤 거의 매일 친구들을 집으로 불러 함께 놀았으며 여학생이 드나들기도 했다. 지 군의 아버지는 “엄마가 어디 갔느냐고 물었을 때 ‘(범행 당일인) 3월 13일에 싸우고 더는 같이 살지 않기로 했다’고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 “죽고 싶었지만…”지 군의 범행이 드러난 것은 사건 발생 뒤 약 8개월이 지난 11월 22일. 이날 저녁 집을 찾아온 아버지는 “어머니는 어디 가셨냐”고 물었다. 아들이 제대로 답변을 못하는 데다 안방에서 이상한 냄새까지 풍겨 나오자 지 씨는 이를 수상히 여겨 인근 소방서와 지구대에 신고했다. 지 군은 오후 11시경 현장에 도착한 경찰이 안방 문을 왜 밀폐해 뒀는지 추궁하자 그제야 범행을 시인했다.지 군의 아버지는 “아들이 범행이 드러난 뒤 ‘아빠까지 날 버릴까봐 두려워 말 못했다’고 하더라. 아내와의 불화를 견디지 못하고 집을 나온 내 탓이다”라고 말했다. 지 군 역시 경찰 조사를 받으며 “제가 잘되라고 그랬던 어머니 마음은 이해했지만 두려웠다. 수없이 악몽을 꿨고 죽고 싶다는 생각도 수차례 했지만 뻔뻔스럽게 살아있었다”며 후회한 것으로 전해졌다.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성적 지상주의 풍조와 부모 자식 간 소통 부재로 인해 벌어진 일이라고 진단했다. 신종호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에서는 교육이나 공부가 남보다 더 큰 것을 가지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된 상태”라며 “사회의 왜곡된 가치를 부모가 그대로 학습해 자녀에게 강요하면서 이 같은 극단적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이유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예전에는 아이들이 부모와 갈등을 겪을 때 자살 쪽을 많이 선택했다면 요즘은 부모를 가해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김태웅 기자 pibak@donga.com 정윤식 기자 jys@donga.com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3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청송사과 페스티벌에서 참가자들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빨간 사과 풍선을 잡기 위해 두 손을 벌리고 있다. 24일까지 열리는 페스티벌에서는 사과 많이 먹기, 사과 길게 깎기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