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모

김성모 기자

동아일보 경영전략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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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제부에서 글로벌 주요 이슈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2012년 사회부를 시작으로 소비자경제부와 경제부, 산업부 등을 거쳤습니다. 신문과 방송, 매거진(동아비즈니스리뷰)에서 경험을 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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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4-04-06~2024-05-06
국제경제87%
경제일반7%
국제일반6%
  • “백신예약 대란 없었다”…LG CNS, 병목 현상 90% 이상 개선 완료

    LG CNS는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 시스템의 정상화 작업을 마쳤다고 10일 밝혔다. 지난달 23일 만 50~60세를 대상으로 진행된 코로나19 백신접종예약시스템에 1000만 명에 달하는 대상자가 동시에 접속하자, 시스템이 먹통이 되며 큰 혼선을 빚었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국민들의 원활한 백신접종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자, LG CNS에 긴급 지원을 요청했다. 이후 LG CNS 아키텍처 최적화팀은 5일간 면밀한 분석을 통해 예약 서비스 병목 현상 90% 이상을 개선해 시스템 정상화 작업을 끝냈다. 백신예약시스템은 총 1600만여 명을 대상으로 이달 19일까지 진행된다. 생년월일 끝자리 기준의 10부제로 나눠 운영 중이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1-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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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라테 결승 하이킥에 기절… 상대 반칙패로 金

    이란의 가라테 선수가 ‘KO 패배’를 당하고도 금메달을 따냈다. 7일 일본 도쿄 부도칸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남자 75kg 이상급 가라테 겨루기(쿠마테) 결승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타레그 하메디(23)와 이란의 사자드 간자데(29)가 맞붙었다. 이 경기는 이슬람 수니파의 종주국을 자부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시아파 맏형 격인 이란이 외나무다리에서 만나 ‘이슬람 대결’로 불렸다. 이 숨 막히는 라이벌전은 경기 내내 하메디가 우세를 점했다. 경기 시작 9초 만에 3점 공격을 성공시켜 4-1로 앞서 나간 것. 이후 하메디는 간자데에게 ‘하이킥’을 날렸는데, 목을 맞은 간자데는 그 자리에서 뻗어 버렸다. 간자데는 몸을 가누지 못했고, 의료진이 달려 나와 그에게 산소마스크를 씌웠다. 하메디는 승리를 확신한 듯 매트 위를 지켰지만 심판진은 그에게 반칙패를 선언했다. 고공 발차기가 규정을 위반한 반칙 행위로 판정받은 것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첫 올림픽 금메달을 눈앞에서 날렸다. 치열했던 경기와 다르게 두 선수는 시상식에서 서로를 끌어안으며 격려했다. 하메디는 “심판 판정에 동의하지 않지만 내 경기에 만족하고 결과를 받아들이겠다”며 아쉬워했다. 간자데는 “금메달을 따서 좋긴 하지만 이런 식으로 이기게 돼 슬프다”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1-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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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짝반짝 빛난 ‘난민’과 ‘엄마’의 메달

    “당분간 10m도 뛸 생각이 없어요. 커피 한 잔 하고 푹 잘 계획입니다.” ‘난민’ 출신으로 2020 도쿄 올림픽에서만 총 2만4500m를 달린 네덜란드의 시판 하산(28)은 육상 역사상 가장 진기한 기록을 남겼다. 하산은 7일 일본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육상 여자 1만 m 결선에서 29분55초32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달 2일에는 5000m에서 정상에 올랐고, 1500m에서는 동메달을 따냈다. 올림픽 육상에서 전례가 없는 중거리 1500m와 장거리 5000m, 1만 m에서 동시에 메달을 획득한 것이다. 이 ‘트랙의 지배자’는 1500m 예선에서 결승선을 400m 앞두고 넘어지면서 하위권으로 처졌다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드라마 같은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육상에서 중거리와 장거리는 스피드와 지구력을 모두 정상급으로 갖춰야 해 한 선수가 점령하기 힘든 종목으로 꼽혀 왔다. 이를 달성한 하산은 육상계에서 ‘신인류’로 불리고 있다. 하산은 이번 대회에서 5000m 예선을 시작으로 1500m 예선과 5000m 결선, 1500m 준결선, 1500m 결선, 1만 m 결선 등 9일 동안 2만4500m를 달렸다. 피곤했던지 1만 m 결선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어떤 세리머니도 하지 않았다. 그는 “경기를 뛰면서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은 트랙에 눕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산은 1993년 1월 에티오피아 아다마에서 태어나 생존을 위해 2008년 고향을 떠나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정착했다. 하산과 함께 감동으로 트랙을 달군 금메달리스트가 또 있다. ‘스프린터의 전설’로 불리는 자메이카의 셸리앤 프레이저프라이스(35)다. 그는 6일 육상 여자 400m 결선에서 계주 멤버로 출전해 41초02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자메이카는 2004년 아테네 대회 이후 17년 만에 여자 400m 시상대 가장 높은 자리에 섰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이번 올림픽에서 2008 베이징(100m), 2012 런던(100m)에 이어 통산 3번째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역대 올림픽에서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를 따내 총 8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출산하고서 거둔 성과는 더 특별하다”며 “‘서른이 넘은 여자가 출산하면 꿈을 포기해야 한다’고 믿는다. 2017년 임신 소식을 듣고 ‘이제 나도 선수 생명이 끝나는 걸까’라는 두려움에 펑펑 울었다”며 소회를 밝혔다. 이어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고 노력하면 결과가 나온다. 출산한 여성도 남자와 공존하고 같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1-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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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킥이 날린 사우디 첫 金…이란 가라테, KO패 당하고도 금메달

    이란의 가라테 선수가 ‘KO 패배’를 당하고도 금메달을 따냈다. 7일 일본 도쿄 부도칸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남자 75kg 이상 급 가라테 겨루기(쿠마테) 결승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타레그 하메디(23)와 이란의 사자드 간자데(29)가 맞붙었다. 이 경기는 이슬람 수니파의 종주국을 자부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시아파 맏형격인 이란이 외나무다리에서 만나 ‘이슬람 대결’로 불렸다. 이 숨 막히는 라이벌전은 경기 내내 하메디가 우세를 점했다. 경기 시작 9초 만에 3점 공격을 성공시켜 4대 1로 앞서 나간 것. 이후 하메디는 간자데에 ‘하이킥’을 날렸는데, 목을 맞은 간자데는 그 자리에서 뻗어버렸다. 간자데는 몸을 가누지 못했고, 의료진이 달려나와 그에게 산소마스크를 씌웠다. 하메디는 승리를 확신한 듯 매트 위를 지켰지만 심판진은 그에게 반칙패를 선언했다. 고공 발차기가 규정을 위반한 반칙 행위로 판정받은 것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첫 올림픽 금메달을 눈앞에서 날렸다. 치열했던 경기와 다르게 두 선수는 시상식에서 서로를 끌어안으며 격려했다. 하메디는 “심판 판정에 동의하지 않지만 내 경기에 만족하고 결과를 받아들이겠다”며 아쉬워했다. 간자데는 “금메달을 따서 좋긴 하지만 이런 식으로 이기게 돼 슬프다”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1-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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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세대 잔치’ 스케이트보딩, IOC 새바람 전략 통했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첫선을 보인 스케이트보딩이 청소년들의 독무대라도 된 듯하다. ‘가장 젊은 종목’으로 꼽히는 스케이트보딩에서 10대 금메달리스트들이 쏟아졌다. 스케이트보딩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젊은 세대를 올림픽으로 유인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채택했다. 연령 제한도 없다. 스케이트보딩 금메달리스트 4명 중 3명이 ‘10대’다. 5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어번스포츠파크에서 열린 스케이트보딩 남자 파크 결선에서 호주의 18세 소년 키건 파머가 최고 95.83점을 받아 20대 형들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은메달은 페드루 바루스(26·브라질), 동메달은 코리 주노(22·미국)에게 돌아갔다. 스케이트보딩에는 남녀 스트리트, 파크에 총 4개 금메달이 걸려 있다. 남자 스트리트 호리고메 유토(22), 여자 스트리트 니시야 모미지(13), 여자 파크 요소즈미 사쿠라(19) 등 일본 선수들이 금메달을 휩쓸었다. 호리고메를 제외한 3명의 금메달리스트가 10대다. ‘13세 330일’ 나이의 니시야는 역대 최연소 일본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어린 선수들의 역경 스토리도 눈에 띄었다. 4일 여자 파크에서 동메달을 따 영국 최연소 메달리스트가 된 스카이 브라운(13세 28일·사진)은 지난해 5월 훈련 중 두개골이 골절되고 왼쪽 손목까지 부러졌었다. 부모가 만류했지만 부상도 브라운의 열정을 꺾진 못했다. 동메달을 목에 건 그는 “나이가 어려도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내가 소녀들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이길 바란다”며 눈물을 쏟았다. 재치 있는 소감은 이들의 ‘마스코트’다. 니시야는 메달을 받은 뒤 “금메달을 따서 너무 기쁘다. 세상 모두가 알아보는 유명한 사람이 되고 싶다”며 웃었다. 젊은 세대의 눈길을 경기장으로 끌어들이고자 한 IOC의 새바람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케이트보딩 경기장에 등장한 10대 선수들은 개성 넘치는 유니폼을 입고, 귀에 무선 이어폰을 꽂은 채 등장했다. 그렇다고 실력이 뒤처지는 것도 아니었다. 요소즈미는 보드를 손으로 잡지 않고 옆으로 540도 회전하는 고난도 기술을 두 번이나 선보였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1-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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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 코치진도 없던 13세 소녀, 英 최연소 메달리스트로 우뚝

    “사람들은 내가 어려서 안 될 거라고 했지만, 스스로를 믿으면 뭐든지 할 수 있어요.” 영국 스케이트보드 국가대표이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타’인 스카이 브라운(13)이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스포츠 파크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스케이트보드 여자부 파크 종목 결선에서 56.47점으로 동메달을 따냈다. 그가 태어난 지 ‘13년 28일’째 되는 날이었다. 1, 2위는 일본의 사쿠라 요소즈미(60.09점), 히라키 고코나(59.04점)였다. 영국 매체 BBC에 따르면 브라운의 출전으로 영국 올림픽 대표팀 최연소 기록은 93년 만에 깨졌다. 이전 기록은 1928 암스테르담 올림픽에 나갔던 수영 선수 마저리 힐튼(13살 44일)이었다. 영국의 최연소 메달리스트 기록도 깨졌다. 사라 하드캐슬은 15살 113일로 1984 로스엔젤레스 올림픽 수영 종목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딴 바 있다. 그의 인기는 연예인 못지않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숫자만 121만6000명에 달한다.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에서 지원을 받았고, 미국 테니스 선수 세리나 윌리엄스 등과 광고를 찍기도 했다. 브라운을 본뜬 ‘바비 인형’이 있을 정도다. 미국 리얼리티 TV쇼 ‘댄싱 위드 스타:주니어’에서 우승해 춤실력도 과시했다. 선수로서의 능력은 더욱 놀랍다. 그는 아마추어 스케이트보드 선수인 아버지에게 배웠을 뿐, 한 번도 전문 코치진을 둔 적이 없다. 하루 몇 시간씩 유튜브를 보고 연습 영상도 직접 찍는다. 스케이트보드 선수인 동생과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은 누적 조회 수가 5억4000만 회를 넘어섰다. 심지어 서핑 실력도 뛰어나 2024 파리 올림픽 출전을 고민 중이다. 이 어린 나이에 우여곡절이라는 게 있었을까. 브라운은 지난해 5월 훈련 중 두개골이 골절되고 왼쪽 손목까지 부러졌었다. 부모가 만류했지만 부상도 브라운의 열정을 꺾진 못했다. 동메달을 목에 건 그는 “나이가 어려도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내가 소녀들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이길 바란다”며 눈물을 쏟았다. 한편,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젊은 세대들을 끌어 모을 전략으로 이번 올림픽에 처음 도입한 스케이트보드 종목은 실제로 ‘10대 잔치’가 됐다. 총 4개의 금메달 중 3개가 10대 선수에게 돌아갔다. 최연소는 여자 스트리트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일본의 니시야 모미지(13세 330일)였다.김성모기자 mo@donga.com}

    • 2021-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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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구 안볼수가 없잖아” 140만명 동시접속 응원

    오전 9시 경기 시간도, 세계 랭킹 4위의 강한 적수도 ‘식빵 언니’ 김연경(33)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식히지 못했다. 4일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배구 터키와의 8강전에 140만 명(네이버 집계)이 넘는 ‘방구석 관중’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인기만큼은 ‘양궁 천재’ 안산(20)도, 남자 수영 ‘샛별’ 황선우(18)도 넘어섰다.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안산이 3관왕을 달성한 여자 양궁 개인전을 지켜본 동시 접속자는 약 83만 명이었다. 지난달 29일 남자 수영 100m 결선과 31일 남자 축구 멕시코와의 8강전을 실시간으로 본 인원도 각각 70만 명, 68만 명으로 배구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날 오후 7시에 열린 야구 준결승 한일전의 최대 동시 접속자는 약 91만 명이었다. 특히 이날 경기는 직장인 일과 시간이 시작되는 오전 9시에 열렸다. 경기가 치열한 접전 양상을 보이면서 온라인 접속으로 관전하는 인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집관’ 팬들이 많았을 것으로 풀이된다. 한 30대 직장인은 “‘배구계 메시’ 김연경을 국제 대회에서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란 생각에 안 볼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1-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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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킬레스건 다쳤지만… ‘여자 볼트’ 아성은 더 굳건해졌다

    ‘총알 탄 톰프슨헤라’의 시대가 열렸다. 자메이카의 일레인 톰프슨헤라(29)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사상 최초로 육상 여자 100m와 200m에서 2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따내는 ‘더블더블’에 성공했다. 톰프슨헤라는 3일 일본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육상 여자 200m 결선에서 21초53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톰프슨헤라는 지난달 31일 10초61의 올림픽 기록으로 여자 1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100m, 200m를 석권한 톰프슨헤라는 여자 단거리 선수가 두 개 올림픽 연속 100m, 200m에서 금메달을 따낸 전무후무한 기록을 일궈냈다. 은메달은 나미비아의 크리스틴 음보마(18·21초81), 동메달은 미국의 개브리엘 토머스(25·21초87)가 목에 걸었다. 음보마는 선천적으로 남성호르몬이 일반 여성보다 3배 이상 높다. 세계육상연맹은 테스토스테론이 경기력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해 제한 종목을 두고 있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으면 400m, 400m 허들, 800m, 1500m, 1마일(1.62km) 경기에 뛸 수 없다. 그 대신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추는 치료를 받으면 참가할 수 있다. 400m가 주 종목이었던 음보마는 종목을 바꿔 200m에서 올림픽에 출전했고 은메달을 따냈다. 도쿄 무대를 마지막으로 올림픽에서 퇴장하는 자메이카의 셸리앤 프레이저프라이스(35)는 200m 결선에서 21초94를 기록해 4위에 머물렀다. 프레이저프라이스 역시 올림픽에서 메달 7개를 딴 전설적인 스프린터 중 한 명이다. 톰프슨헤라는 도쿄 올림픽 직전까지 육상 선수에게 치명적인 아킬레스건 부상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톰프슨헤라는 이 같은 부상에도 ‘여자 우사인 볼트’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경기 뒤 톰프슨헤라는 “어떤 말로 지금 심정을 표현할 수 있을까. 나도 주체할 수 없을 만큼 크게 소리쳤다”며 “나는 심각한 아킬레스건 부상을 앓았고, 올림픽 출전을 자신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정말 해내지 못할 일은 없다는 것을 이렇게 증명했다”고 덧붙였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1-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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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육상은 나의 피난처” 난민 출신 하산의 무한도전

    ‘달려라 하산.’ 2일 오전 일본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육상 여자 1500m 예선 2조 경기. 결승선을 400m 앞두고 네덜란드의 시판 하산(28)이 케냐 선수와 부딪치면서 넘어졌다. 찰나가 결과를 결정하는 육상 종목. 순식간에 하위권으로 처진 하산은 선두권과 이미 20m 가까이 벌어졌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이내 일어나 다시 달리기 시작해 하나둘 제쳐 나가더니 2위 선수에게 0.11초 앞선 4분5초17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만화 같은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하산은 약 12시간 뒤인 오후 9시 40분 여자 5000m 결선 출발선에 다시 섰다. 그는 양팔을 휘저으며 치고 나갔고,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너무 피곤하다. 커피가 없었다면 나는 올림픽 챔피언이 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하산의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1500m, 1만 m 금메달까지 노리고 있다. 지금까지 이 세 종목을 모두 제패한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는 2019년 도하 세계육상선수권에서 1500m, 1만 m를 동시에 우승한 바 있다. 육상에서 중거리인 1500m와 장거리인 1만 m는 완전히 다른 종목으로 불린다. 스피드와 지구력 모두를 정상급으로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두 종목을 석권한 하산은 이미 육상계에서 ‘신인류’로 불리고 있다. 1993년 1월 에티오피아 아다마에서 태어난 하산은 난민의 설움을 이겨낸 선수다. 2008년 고향을 떠나 난민 신분으로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정착했다. 선수 생활도 늦게 시작한 편이다. 15세 때부터 육상 수업을 받았다. 그러다가 2013년 11월 네덜란드 국적을 취득했다. 이듬해 취리히 유럽선수권에서 1500m 우승을 차지했고, 5000m 2위에 오르는 등 중장거리 선수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하산은 메달을 따는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핵심은 마음에서 외치는 소리를 따르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지금은 몸도, 발도, 다리도 다 아프다. 악몽 같다”며 고단함을 내비쳤다. 하산의 1500m 결선은 6일, 1만 m 결선은 7일에 열린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1-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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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육상계 신인류’ 난민출신 하산, 5000m 金 이어 1500-10000m 도전

    ‘달려라 하산’ 2일 오전 일본 도쿄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월드컵 육상 여자 1500m 예선 2조 경기. 결승선 400m를 앞두고 네덜란드의 시판 하산(28)이 케냐 선수와 부딪히면서 넘어졌다. 찰나가 결과를 결정하는 육상 종목. 순식간에 하위권으로 벌어진 하산은 선두권과 이미 20m 가까이 벌어졌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이내 일어나 다시 달리기 시작해 하나 둘 제쳐나가더니, 2위 선수에 0.11초 앞선 4분05초17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만화 같은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하산은 같은 날 오후 9시 40분 여자 5000m 결선 출발선에 다시 섰다. 그는 양팔을 휘저으며 치고 나갔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뒤 트랙에 누워 환호했다. 5000m는 그가 새로 도전한 종목이었지만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 중 넘어졌을 때 끔찍했다”며 입을 연 그는 “다리에 느껴지는 감각을 믿을 수 없었다. 모든 에너지가 저를 떠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어 “너무 피곤했다. 커피가 없었다면 나는 올림픽 챔피언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모든 카페인이 필요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산의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5000m에 이어 1500m와 1만m 금메달까지 노리고 있다. 지금까지 이 세 종목을 모두 제패한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는 2019년 도하세계육상선수권 1500m, 1만m에서 동시에 우승한 바 있다. 육상에서 중거리인 1500m와 장거리인 1만m는 완전히 다른 종목으로 불린다. 스피드와 지구력 모두를 정상급으로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두 종목을 석권한 하산은 이미 육상계에서 ‘신인류’로 불리고 있다. 하산은 “많은 사람들이 전례 없는 도전에 미쳤다고 말한다. 하지만 날 믿어라. 나도 미친 것 같다”고 했다. 1993년 1월 에티오피아 아다마에서 태어난 하산은 난민의 설움을 이겨낸 선수다. 2008년 고향을 떠나 난민 신분으로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정착했다. 선수 생활도 늦게 시작한 편이다. 15세 때부터 육상 수업을 받았다. 그러다가 2013년 11월 네덜란드 국적을 취득했다. 이듬해 취리히 유럽선수권에서 1500m 우승을 차지했고, 5000m 2위에 오르는 등 중장거리 선수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하산이 남은 1500m와 1만m에서 금메달을 따며 새 역사를 쓸 수 있을까. 하산은 메달을 따거나 승리하는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중요한 것은 마음에서 외치는 소리를 따르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지금은 몸도, 발도, 다리도 다 아프다. 악몽 같다”며 고단함을 내비쳤다. 하산의 1500m 결선은 6일, 1만m 결선은 7일에 각각 열린다.김성모기자 mo@donga.com}

    • 2021-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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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소수자 선수, X자 항의 논란…“메달 박탈하려면 해라”

    자신이 성소수자임을 밝힌 한 은메달리스트가 2020 도쿄 올림픽 시상식에서 두 팔을 ‘엑스(X)’자 모양으로 교차한 것과 관련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조사에 나섰다. 올림픽에서 금지된 정치적 표현으로 메달 박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마크 애덤스 IOC 대변인은 2일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밝히며 “세계육상연맹, 미국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와 접촉 중”이라고 말했다. 해당 선수는 미국 여자 포환던지기 선수인 레이븐 손더스(25). 그는 1일 일본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육상 여자 포환던지기 결선에서 19m79를 던져 중국의 궁리자오(20m58)에 이어 은메달을 획득했다. 손더스는 시상식 사진 촬영 도중에 머리 위로 두 팔을 ‘X’자 모양으로 교차했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출신의 흑인이자 동성애자임을 밝힌 그는 “우리가 무엇인가를 말하거나 우리가 그들을 대변하는지 확인하려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한 제스처였다”고 밝혔다. 지난달 IOC는 정치적·종교적·인종적 선전을 전면 금지하는 올림픽 헌장 50조를 완화해 경기를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개인의 의사 표시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하지만 시상식에서 무릎 꿇기 등의 행동은 여전히 금지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도쿄 올림픽 시상식에서 정치적 의사 표현이 나온 건 처음”이라며 규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NYT는 손더스가 메달을 박탈당하거나 향후 국제대회 출전을 금지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손더스는 이날 늦게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메달을 박탈하려면 해라. 내가 넘을 수 없을지라도 경계를 뛰어넘으려고 했다”며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1-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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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스북 알고리즘’에 승리의 영광 돌린 세단뛰기 선수, 왜?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베네수엘라에 첫 금메달을 안긴 세단뛰기 선수가 ‘페이스북 알고리즘’에 승리의 영광을 돌려 화제다. 1일 일본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육상 여자 세단뛰기에서 베네수엘라의 율리마르 로하스(26)는 세계 기록인 15.67m를 뛰어 오르며 금메달을 따냈다. 우크라이나의 이네사 크라베츠가 1995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세운 종전 세계 기록(15.50m)을 뛰어 넘었다. 로하스는 베네수엘라 사상 첫 여성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그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세단뛰기에서도 은메달을 획득해 베네수엘라에 첫 육상 종목 올림픽 메달을 안겼는데, 이번에는 금메달로 다시 한 번 고국에 기쁨을 안겼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국가대표 선수로 발돋움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페이스북 알고리즘’”이라며 뜬금없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언급해 주목을 받았다. 페이스북이 그와 이반 페드로소 코치를 연결해 줬다는 의미였다. 쿠바 육상 선수 출신인 페드로소 코치는 1997년부터 2001년까지 주요 국제 대회를 석권하며 멀리뛰기의 강자로 이름을 날린 바 있다. 하지만 유독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었다. 19세 나이에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4위에 그쳤고, 이후에도 부상 등이 겹치며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로하스는 “페이스북을 통해 페드로소 코치를 만나 인생의 전환점이 열렸다”며 “도쿄 올림픽 출전해 세계기록을 세운 건 운명이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로하스는 2015년 페이스북 알고리즘을 통해 연결된 페드로소 코치에게 메시지를 보냈고, 페드로소 코치는 자신이 머물던 스페인으로 로하스를 초청해 함께 훈련을 해 왔다. 그는 “‘베네수엘라 최초의 여성 금메달리스트’인 나를 기점으로 더 많은 여성 선수들이 활약하길 바란다”고 밝혔다.김성모기자 mo@donga.com}

    • 2021-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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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민정, 턱걸이로 올라가 銀명중… 전날 아빠에 “자신 있어” 카톡

    30일 도쿄 올림픽에서 깜짝 은메달을 쏜 ‘여자 진종오’ 김민정(24·KB국민은행)은 ‘반전의 여왕’이다. 그의 주 종목은 10m 공기권총이지만 그에게 은메달을 안긴 종목은 25m 권총이었다. 한국 사격 여자 권총에서 올림픽 메달이 나온 건 2012년 런던 대회의 김장미(금메달) 이후 처음이다. 은메달을 따기까지도 ‘반전의 연속’이었다. 2012 런던 올림픽 공기권총 10m 금메달리스트 진종오(42·서울시청)처럼 2019년 이 종목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던 그는 올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3위로 탈락했다. 실망은 잠시, 대신 곧이어 열린 25m 권총에서 1위로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그는 이날 경기 뒤 “다들 내 주 종목이 10m라고 생각하지만 25m도 잘 쏜다”며 “10m에 집중한 나머지 25m를 연습하지 않고 있다가 선발전 공식 훈련 때가 돼서야 훈련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8년 국제사격연맹 뮌헨 월드컵에 번외 선수로 참가해 25m 권총 비공인 세계기록(597점)을 쏜 적이 있다. 가까스로 올림픽 무대를 밟은 뒤에도 위기가 있었다. 본선에서 탈락 직전까지 갔던 것. 김민정은 본선 1일 차 완사에서 291점으로 9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둘째 날 급사에서 293점을 쏴 합계 584점으로 조라나 아루노비치(세르비아)와 동점을 이뤘다. 그러나 이너텐(inner ten·가장 중앙의 원)을 쏜 횟수에서 아루노비치(18회)보다 단 1회 많은 19회를 기록해 8위로 결선행 티켓을 따냈다. 그는 “극적으로 결선에 들어가 기뻤다. 인생에서 올림픽 결선을 한번 경험해 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25m 권총 결선은 급사 50발로 순위를 정한다. 10.2점 이상을 쏘면 1점을 받는다. 시리즈당 5발 단위 사격이며 4시리즈(16∼20발)부터 가장 낮은 순위 선수가 탈락하는 서바이벌 방식이다. 결선에서 그는 금메달을 놓고 비탈리나 바차라시키나(러시아올림픽위원회)와 초접전을 벌였다. 9시리즈까지는 34-33으로 앞섰다. 하지만 마지막 10번째 시리즈에서 동점을 허용한 뒤 슛오프에서 패했다. 그는 “그동안 준비한 대로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하며 다 쏘니 은메달이 된 것 같다”며 “‘내가 조금 부족하구나, 더 채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더 채우고 싶다”고 말했다. 14세 때 사격을 시작한 그는 시력이 0.3∼0.4에 불과해 동그란 사격 안경(교정시력 1.0)을 쓰고 경기에 나선다. 손에 땀을 쥐게 하며 자신의 첫 올림픽 메달을 땄지만 김민정은 다른 생각을 했을지 모른다. 경기 전날 그는 아버지 김태형 씨(53)에게 이런 ‘카톡’을 보냈다. “나는 자신 있어.”도쿄=김정훈 기자 hun@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1-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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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제리 선수에 “낙타몰이꾼들 잡아!”…獨 사이클 코치 결국 조기귀국

    “저 ‘낙타몰이꾼들(알제리, 에리트레아 선수)’을 잡아, 어서.”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인종차별 망언을 한 독일의 사이클 코치가 조기 귀국 조치를 당했다. 독일올림픽연맹은 28일 올림픽 사이클 남자 도로독주 경기 중 인종차별 발언을 한 패트릭 모스터 코치를 조기에 돌려보내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문제의 발언은 전날 일본 도쿄 무사시노노모리 공원에서 열린 사이클 경기 도중 발생했다. 이 코치는 독일 선수 니키아스 아른트에게 앞서있던 알제리 선수 아제딘 라가브와 에리트레아 선수 아마누엘 게브라이그잡히어를 가리키며 “저 낙타몰이꾼들을 잡아, 낙타몰이꾼들을 잡아. 어서”라고 말했고, 해당 발언은 방송 중계를 타고 고스란히 시청자들에게 전달되면서 알려졌다. 이후 국제사이클연맹은 모스터 코치의 직무를 정지했다. 연맹은 “모스터 코치의 발언은 차별을 조장해 규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독일올림픽연맹도 “인종차별적 발언에 대한 그의 공개적인 사과가 진정성이 있다고 확신한다”면서도 “그는 무례한 행동으로 올림픽의 가치를 훼손했다. 페어플레이와 존중, 관용은 협상의 여지가 있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1-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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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뒷마당 수영장에서 금을 퍼올리다

    수영 선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훈련장에서 제대로 훈련을 할 수 없을 때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영국의 2020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는 집 뒷마당에 미니 수영장을 설치했다. 그리고 ‘불굴의 의지’가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28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800m 계영에서 영국이 6분58초58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29일 영국 BBC에 따르면 금메달을 목에 건 ‘영국 4인조’ 중 매슈 리처즈(19·사진)는 18개월 동안 집에 있는 미니 수영장에서 훈련해 왔다. 코로나19로 수영장이 폐쇄됐기 때문이다. 리처즈의 부모는 아들이 훈련하지 못해 기량이 떨어질 것을 우려했다. 결국 가장 안전한 집에 임시로 가로 3m, 세로 5m, 깊이 1m 크기의 미니 수영장을 만들어줬다. 아버지 사이먼 씨는 “뒷마당의 수영장 덕분에 물에 대한 감각을 잃지 않았다”고 했다. 이 작은 수영장에서 제대로 훈련이 됐을 리 없지만 어머니 어맨다 씨의 생각은 달랐다. 어맨다 씨는 “뒷마당 수영장은 정신적으로 큰 도움이 됐다. 금메달은 팀과 가족에게 초현실적인 일”이라며 기뻐했다. 리처즈는 팀의 칼럼 자비스와 함께 1912년 이후 109년 만에 웨일스 출신 수영 금메달리스트가 됐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1-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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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무관중에… 올림픽 ‘마스코트 실종사건’

    ‘폴러베어·헤어·레퍼드’(2014 소치), ‘반다비·수호랑’(2018 평창)…. 역대 올림픽의 재미를 더했던 올림픽 마스코트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아니 실종됐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28일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올림픽이 시작됐는데 공식 마스코트들이 이미 뒷전이 됐다고 보도했다. NYT는 “올림픽에서 마스코트들은 아직 어떤 메달도 따지 못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이번 올림픽 공식 마스코트는 ‘미라이토와’와 ‘소메이티’다. 미라이토와는 미래를 뜻하는 일본어 ‘미라이’와 영원을 의미하는 ‘토와’의 합성어다. 순간이동 능력을 가진 초능력 로봇이다. 소메이티는 벚꽃 종류인 ‘소메이요시노’와 ‘아주 강력한’이란 뜻의 ‘소 마이티(so mighty)’를 합쳐 만든 이름이다. 거창한 이름과는 다르게 이들의 인기는 지방자치단체 캐릭터에 밀릴 정도로 소박하다. 이날 기준 미라이토와 공식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약 1만1200명으로, 일본 구마모토현의 마스코트인 곰 ‘구마몬’(트위터 80만 명)에 턱없이 못 미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폭염 등으로 캐릭터 노출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올림픽이 열리는 도쿄에서 이들의 모습을 찾아보긴 쉽지 않다. 개회식부터 전 경기가 무관중으로 치러지면서 사진 촬영 등 대중의 사랑을 받을 기회가 사라진 것이다. 폭염으로 캐릭터 탈을 쓰고 홍보하기가 여의치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대면 접촉 등을 피하는 분위기가 되면서 시상식 때도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마스코트 인형 선물도 없다. 마스코트 없는 올림픽인 셈이다. 지난해 4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인기투표’에서 ‘흑역사’ 조짐이 있었다. 당시 IOC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역대 올림픽 마스코트 순위를 매기는 토너먼트를 열었는데, 미라이토와는 올림픽을 앞두고도 준결승에서 ‘폴러베어·헤어·레퍼드’에 밀려 탈락했다. 1등은 평창 올림픽의 ‘반다비’와 ‘수호랑’이었다.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처음 도입된 올림픽 마스코트는 올림픽 흥행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올림픽 홍보와 상업적인 측면에서 한 축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직전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마스코트 반다비, 수호랑의 흥행은 미라이토와를 더욱 초라하게 만든다. 반다비, 수호랑 인형은 올림픽 기간에만 65만5000개가 팔려나갔다. 품귀 현상에 일부 제품이 100만 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 마스코트들은 기타 상품까지 합해 올림픽 기간에 총 320억 원을 벌어들였다. NYT는 “미라이토와와 소메이티가 코로나19 속에서 기업 및 지자체의 수천 개 캐릭터와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흥행 면에서 ‘노 메달’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1-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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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빈혈 시달린 34세 철녀, 버뮤다에 첫 금

    영국령 작은 섬나라 버뮤다 출신의 30대 노장 선수가 부상 등을 극복하고 고국에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겼다. 27일 오전 일본 도쿄 오다이바 해변 공원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경기) 여자 개인전에 출전한 플로라 더피(34·사진)는 1시간 55분 36초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6만3000여 명이 사는 버뮤다에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탄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지 버뮤다 출신 메달리스트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클래런스 힐(복싱)이 유일했다. 더피는 이날 강풍과 폭우 영향으로 경기가 15분가량 지연되는 등 악조건 속에서도 2위 영국의 조지아 테일러브라운(27)보다 74초나 앞선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선수 중에 나이가 많은 축에 속하는 더피는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경기를 중도 포기했고, 2012 런던 올림픽에서는 45위에 그쳤다. 2013년에는 운동선수로선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는 빈혈 진단을 받았고, 2018년에는 발 부상으로 경기에 뛰지 못하는 등 반복된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힘겹게 이어왔다. 그는 금메달을 확정 지은 후 “최근 1년은 특히 더 힘들었고 중압감도 있었는데 버뮤다의 첫 금메달을 따내 흥분된다”고 했다. 한편 도쿄 올림픽 트라이애슬론은 경기장이 예상보다 심한 폭염에 전쟁터 같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일부 남자 선수들은 땅에 쓰러져 고통을 호소했고, 일부는 구토까지 하는 등 날씨와의 싸움을 극복하는 게 최대 관건이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1-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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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년을 꿈만 꾸던 금” 필리핀 새 역사 ‘번쩍’

    ‘100년을 기다려 온 금메달.’ 키 150cm의 필리핀 ‘작은 영웅’이 조국에 첫 금메달을 안기자 필리핀 언론들이 일제히 뽑은 제목이다. 어린 시절 지독하게 가난해 은행원을 꿈꾸던 그는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역도 선수로 거듭나며 ‘인간 승리’의 스토리를 썼다. 26일 도쿄 국제포럼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역도 여자 55kg급에서 필리핀의 하이딜린 디아스(30)가 인상 97kg과 용상 127kg을 들어 올리며 합계 224kg으로 중국 랴오추윈을 1kg 차로 이기며 금메달을 따냈다. 1924년부터 올림픽에 참가한 필리핀은 97년 동안 은메달과 동메달을 합쳐 10개의 메달을 획득했지만 금메달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금메달이 확정되자 디아스는 바를 내려놓고 울음을 터뜨렸다. 이를 지켜보던 필리핀 취재진 등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이는 한 편의 소설을 떠올리게 하는 디아스의 ‘인생 스토리’ 때문이다. 6남매 가운데 다섯째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지독하게 가난했다. 아버지는 삼륜차 기사, 농부, 어부를 전전했다. 디아스는 우물에서 40L의 물을 퍼서 집까지 수백 m를 걸어와야만 했다. 어떻게 하면 더 가볍게 물을 들고 올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역도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어 은행원을 꿈꿨지만 운동에 재능을 발견해 역도 선수의 길을 걸어왔다. 선수로서의 길도 험난했다.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지만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말레이시아 전지훈련을 떠났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체육관 출입이 통제되면서 작은 공간에서 외롭게 자신과 싸웠다. 필리핀 내에서 그의 인기는 실로 대단하다. 국민영웅으로 불리는 그의 이야기가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다. 필리핀 정부와 기업은 디아스에게 3300만 페소(약 7억5000만 원)의 포상금과 집을 선물하겠다고 약속했다. 디아스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금메달을 따다니 믿기지 않는다. 필리핀의 젊은 세대에게 ‘당신도 금메달을 꿈꿀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1-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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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성 유니폼’ 13세 소녀, 일본 최연소 금메달

    ‘13세 330일.’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첫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스케이트보드에서 일본 사상 최연소 금메달리스트가 탄생했다. 26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어번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스케이트보드 여자 스트리트 종목에서 니시야 모미지(사진)가 우승을 차지했다. 일본 금메달리스트 가운데 최연소다. 일본 올림픽위원회에 따르면 기존 올림픽 일본 최연소 금메달리스트는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수영 여자 평영 200m에서 ‘14세 0개월’에 우승한 이와사키 교코였다. 역대 여름올림픽에서 개인 종목 최연소 금메달리스트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 3m 스프링보드 다이빙에서 금메달을 따낸 마저리 게스트링. 당시 그의 나이는 ‘13세 267일’이었다. 스트리트 종목은 계단, 난간, 벤치, 벽 등 길거리를 닮은 직선 코스에서 열린다. 선수들은 이곳에서 펼치는 기술 난이도와 높이, 속도, 독창성, 구성 등을 기준으로 점수를 받는다. 니시야는 결선에서 15.26점을 기록해 브라질의 하이사 레아우(13)와 일본의 나카야마 후나(16)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예선을 2위로 통과한 니시야는 결선 한때 꼴찌에 머물렀지만 어린 나이에도 중압감을 이겨내고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금메달을 따서 너무 기쁘다. 세상 모두가 알아보는 유명한 사람이 되고 싶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이길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가장 젊은 종목’으로 꼽히는 스케이트보드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젊은 세대를 올림픽으로 유인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내세운 종목이다. 연령 제한이 없다. 경기장에 등장한 10대 선수들은 귀에 무선 이어폰을 꽂은 채 음악을 듣고, 개성 넘치는 유니폼을 입고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이어폰을 착용한 채 경쟁하는 올림픽 종목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1-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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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들로 선수로 완벽했던 제덕이, 좀 편해졌으면”

    “아들로서, 선수로서 완벽하려고만 했던 제덕이가 이제 좀 편해졌으면 좋겠다.” 스승은 올림픽 금메달을 두 개나 딴 제자를 두고도 안쓰러운 마음이 앞섰다. 어린 나이의 김제덕에게서 절박한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쩌렁쩌렁한 기합을 외치며 과녁 정중앙에 화살을 날린 ‘천재 궁사’ 김제덕(17)을 가르치고 있는 황효진 경북일고 코치(사진)다. 황 코치는 26일 한국 남자 양궁이 도쿄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을 결정지은 후 본보와의 통화에서 “자신감 넘치는 게 제덕이의 강점이긴 한데 예전엔 이렇게까지 (파이팅이라고) 소리치진 않았다”며 “올림픽 가면 긴장할 것 같아서 이렇게라도 풀어보겠다고 한 건데 안쓰럽기도 했다”고 말했다. 황 코치는 김제덕을 애어른에 비유했다. 어리지만 프로처럼 자기관리에 철저했다. 그는 “중학교까지 밤 10시가 될 때까지 하루 1000발씩 쏘곤 했다. 작년에 어깨 부상으로 다치고 나서는 훈련을 꾸준히 하는 방향으로 바꿨지만 끈기가 대단했다”고 전했다. 이어 “장어, 홍삼같이 몸에 좋다는 건 다 챙겨 먹고 다음 날 컨디션 안 좋아질 일은 일절 안 한다”고 덧붙였다. 황 코치는 “작년 초에 제덕이 아버님이 뇌졸중으로 쓰러지셔서 제덕이가 두 달 정도 운동을 쉬고 돌봤는데 힘든 내색을 한 번도 안 했다”며 기특해했다. 이어 “지금은 많이 회복되셔서 금메달 따는 것도 보셨는데 크게 환호하시지는 않으셨다. 제덕이가 아버지 닮아 표현을 잘 안 하나 보다”라며 웃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1-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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