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찬

황인찬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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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특파원 황인찬입니다. 한일 관계가 더욱 좋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일본에 왔습니다. 일본의 오늘을 보여드립니다.

hic@donga.com

취재분야

2026-03-01~2026-03-31
일본41%
국제일반18%
미국/북미13%
국제정세8%
칼럼5%
인사일반5%
국방3%
러시아3%
중국3%
국제교류1%
  • [300자 다이제스트]癌정복을 위한 인간의 치료법 개발사

    “우리가 해야 할 질문은 생전에 암과 맞닥뜨릴 것인가가 아니라, 언제 마주칠 것인가이다.” 암 발병률이 높아지면서 암이 필수적인 질병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700만 명이 암으로 죽었고, 향후 전 세계인의 15%가 암 때문에 사망할 것으로 전망된다. 암의 역사와 암을 극복하기 위한 치료법 개발사를 풀어냈다. 종양학자이자 의사인 저자는 임상 경험을 곁들여 암 정보를 상세히 소개하지만 일반인에게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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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가방 찾으려 올라탄 신칸센 킬러들이 왜 이리 많은거야

    킬러들의 세계를 다룬 얘기는 많다. 기차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추격전도 이미 낯익다. 하지만 일본 도쿄에서 출발해 모리오카로 가는 시속 200km의 신칸센을 무대로 한 이 작품은 어딘가가 다르다. 서로 정체를 모르는 킬러들이 잠깐 스쳐 지나갈 때 일반인인지 킬러인지 꿰뚫어 본다거나, 함정을 던져놓고 상대방이 걸려들기 바라는 심리전이 팽팽하게 전개된다. 단지 총만 잘 쏜다고 킬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사건은 이렇다. 하는 일마다 꼬이는 킬러 ‘나나오’는 신칸센을 탄 뒤 가방 하나를 갖고 내리라는 청탁을 받는다. 간단한 일인 줄 알았지만 사실 이 가방은 업계에서 알아주는 킬러 듀오인 ‘밀감’과 ‘레몬’이 암흑세계의 거물 ‘미네기시’의 청탁을 받고 운반 중인 가방. 그러나 정작 가방은 신칸센에 타고 있는 중학생 킬러 ‘왕자’의 손에 들어가고, 패닉에 빠진 밀감과 레몬, 그리고 나나오는 이 가방을 찾기 위해 기차를 뒤지기 시작한다. 등장하는 20여 명의 인물이 대부분 킬러인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인물은 영민하고도 사악한 ‘왕자’다. 그가 자신을 죽이려고 신칸센에 탑승한 ‘기무라’를 전기충격기로 제압한 뒤 기무라의 총을 빼앗는 장면. 기무라가 “소리를 지르겠다. 총은 네가 들었으니 곤란한 건 너겠지” 하고 위협하자 왕자는 이렇게 비웃는다. “알코올 중독인 실업자 아저씨랑 평범한 중학생이랑 누가 더 동정을 받을까. 아저씨가 먼저 위협해 권총을 뺏었다고 하면 되지.” 600쪽에 달하는 두툼한 작품이지만 종점인 모리오카로 가기 전까지 사건들이 쉼 없이 터지며 긴장감을 높인다. 특히 가방을 갖고 한시바삐 내리고 싶은 나나오와 이 가방을 지켜야 하는 밀감과 레몬, 그리고 가방을 두고 이들이 허둥대는 상황을 즐기는 왕자의 심리전이 좌석과 화장실, 통로 등 곳곳에서 숨바꼭질처럼 펼쳐진다. 킬러들의 원한 관계 등이 양념처럼 첨가돼 사건과 상황에 대한 흡인력을 높인다. “사람들에게 ‘맘대로 행동을 하라’고 하면 제일 먼저 하는 게 타인이 뭐 하는지 살피는 것”이라는 왕자의 얘기를 비롯해 인간의 행동, 살인, 형법 등에 관한 킬러들의 다채로운 시각을 엿보는 것도 흥미롭다. 킬러들의 죽고 죽이는 혈투는 신칸센이 어느덧 종착역에 도착하며 마무리된다. 숨 막히던 초중반에 비해 마지막은 다소 싱겁다. 중간에 탑승한 노인 킬러들인 ‘기무라 부부’가 객차 내 혼돈 상황을 단번에 정리하고, 거물 미네기시도 ‘너무도 간단히’ 제거된다. 특히 작품 속 갈등을 이끌던 왕자의 행방이 묘연하게 끝나는 점이 가장 아쉽다. 이 작품이 2009년 국내에 소개된 또 다른 킬러들의 얘기 ‘그래스호퍼’의 후속작인 것을 감안하면 ‘3편’을 기대할 수도 있을 듯하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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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술 없이 풍류 없다, 눈으로 취하는 글들

    ‘이 땅 위에 살고 있는 우리가 술을 마시는 이유는 저 하늘의 별들 때문이다.’(소설가 김혁) ‘술과 숨바꼭질을 하며 세월을 보낸 사나이가 있었다. 평생 사랑하는 대상을 가졌다는 점에서 그는 행복했고, 그 사랑이 자신을 망가뜨렸다는 점에서 그는 불행했다.’(소설가 최옥정) 술에 대한 예찬과 낭만만을 노래한 책은 아니다. 작가 21명이 술을 주제로 쓴 다양한 미니픽션(극히 짧은 소설) 52편을 모았다. 소설가 이제하 씨는 ‘비취도’에서 남해의 한 외딴섬에 몰려든 관광객들의 술판을 평정한 관리인 얘기를 꺼내고, 김민효 씨는 ‘탱고를 기다리며’에서 어부들을 상대로 술과 몸을 파는 여자 사연을 풀어냈다. 짧게는 2∼3쪽에 그치는 픽션이지만 저마다 완결된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배우 최불암 씨는 추천사에서 “작가들이 눈으로 취할 수 있는 술집을 만들었다. 술 없이 풍류는 없고, 풍류는 문학과 예술의 바탕”이라고 썼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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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0자 다이제스트]“코고는 남편 있으면 여왕도 안부럽다”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에세이 ‘코고는 소리를 들으며’에서 고 박완서 작가는 남편의 코골이에서 행복을 떠올렸다. ‘(남편의) 규칙적인 코고는 소리가 있고, 알맞은 촉광의 전기 스탠드가 있고, 그리고 쓰고 싶은 이야기가 술술 풀리기라도 할라치면 여왕님이 팔자를 바꾸자고 해도 안 바꿀 것같이 행복해진다.’ 박 작가를 비롯한 20명의 작가, 교수, 목사들이 쓴 행복에 대한 에세이를 묶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으며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새롭지 않은 교훈이지만 진솔한 얘기들이 담겨 울림이 크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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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0자 다이제스트]과장된 작품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동물행동학자인 니코 틴버겐은 ‘초정상 자극’이란 용어를 만들었다. 실물보다 과장된 모조품이 더 강한 매력을 발산한다는 것이 이 이론의 핵심. 뻐꾸기는 뱁새의 둥지에 알을 낳는데, 정작 뱁새는 자신의 알보다 크고 흰 뻐꾸기 알에 앉기를 좋아한다. 사람에게 적용하면 남성들이 실제 섹스보다 더 과장된 관계를 보여주는 포르노에 집착하거나, 여성들이 과장되게 포장된 연애를 보여주는 멜로드라마에 열광하는 것이 모두 ‘초정상 자극’ 현상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한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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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 나온 책]정지된 시간 外

    ○ 학술 정지된 시간(계승범 지음·서강대출판부)=조선왕조에서 명나라 황제를 위해 궁궐 후원에 세운 제단인 대보단(大報壇). 서강대 사학과 대우교수인 저자가 대보단을 통해 조선의 정치와 문화, 조선왕조 지배 엘리트의 이념과 국가통치 질서를 통찰했다. 1만8000원. 나는 보수다(조우석 지음·동아시아)=우리 역사는 실패했다고 믿는 역사 허무주의,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제약할 정도의 강력한 반기업 정서 등을 한국 사회의 다섯 가지 고질병으로 진단하고 이를 톺아봤다. 1만5000원. 위기의 한국사회, 대안은 지역이다(학술단체협의회 기획·메이데이)=사회 변혁의 핵심은 지역사회의 주체성에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18명의 연구자가 지역사회의 노동 공동체 생태 연대에 대한 연구를 한 결과를 엮었다. 1만9000원.○ 문학 철수 사용 설명서(전석순 지음·민음사)=취업도 연애도 도통 되는 일이 없는 남자. 그는 제품으로 치면 불량품에 가까운 자신에 대한 ‘사용 설명서’를 작성하며 인생 반전을 꿈꾼다. 1만1000원. 인어공주 이야기(김종호 지음·허남준 그림·문학과지성사)=동화 ‘인어공주’는 잊어도 된다. 기괴한 6명의 인어공주 자매 이야기들이 그로테스크한 그림들과 함께 펼쳐진다. 1만 원. 야구를 부탁해(오쿠다 히데오 지음·재인)=재기발랄한 소설로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진 저자가 베이징 올림픽 야구장, 일본 후지 록 페스티벌, 세계 최고의 회전수를 자랑하는 롤러코스터 등의 체험기를 익살스럽게 풀어냈다. 1만2800원. ○ 인문·교양 미술, 과학을 탐하다(박우찬 지음·SJ소울)=과학이 발달하면서 미술 작품에도 변화가 생겼다. 15, 16세기에는 수학과 해부학을 바탕으로 삼차원적 공간과 물체를 그리기 시작했고, 19세기엔 사진과 광학의 도움을 받아 빛과 순간을 그린 작품들이 나왔다. 1만4000원. 현대음악강의(이건용 지음·생각하는 사람)=모차르트에서 펜데레츠키까지 약 180년간의 서양 음악사를 거장과 그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풀어냈다. 풍부한 악보와 사진을 추가했고, 구어체로 기술돼 강의를 듣는 듯하다. 1만7000원. 시장의 비밀(배선영 지음·21세기북스)=불확실한 세계 경제 전망에서 한국이 나아갈 길은 무엇인가. 한국수출입은행 감사인 저자는 환율 정책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보유 외환 유지’ ‘고환율 정책 고수’ 등을 주장한다. 2만6000원. 원자력, 대안은 없다(클로드 알레그르 외 지음·흐름출판)=독일이 2022년까지 원자력 발전소를 전면 폐쇄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독일이 대체 에너지원으로 선택한 갈탄 발전소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높여 결국 또 다른 환경 파괴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태양 에너지나 수력 등 대체 에너지의 경제적 비현실성도 꼬집는다. 1만2000원. 로드(테드 코노버 지음·21세기북스)=길이 뚫리면 역사는 변한다. 페루의 아마존 강 유역, 나이지리아의 라고스 등 대형 도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세계 6곳의 현장을 조명해 도로가 생기면서 벌어지는 환경 파괴와 현지인들의 생활변화, 그리고 자본주의 경제의 급격한 유입 등을 살펴본다. 1만9800원.○ 실용·기타 내 마음의 야생화 여행(이유미 지음·송기엽 사진·진선북스)=꿀풀, 분홍하늘꽃, 원추리, 뻐꾹나리, 물달개비…. 계절마다 한국에서 피는 야생화 100여 종에 대한 사진과 해설을 묶었다. 1만3800원. 법의 재발견(석지영 지음·W미디어)=동양인 여성 최초로 하버드 로스쿨 종신교수가 된 저자는 집안에서 벌어지는 부부 간 폭력 등 사적인 문제에 대해 더욱 적극적인 법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1만9800원. 왜, 여성대통령인가?(크리스틴 오크렌트 지음·호미하우스)=영국의 마거릿 대처,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등 권력의 최고위층에 오른 여성 지도자들의 정치력을 소개했다. 1만4000원. 이 세상 살지 말고 영원한 행복의 나라 가서 살자(우명 지음·참출판사)=‘마하트마 간디 평화상’ 수상자인 저자가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빼기’하면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1만2000원.}

    • 2011-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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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창의 환희]강릉 출신 소설가 이순원 씨 특별기고

    2018년 겨울올림픽 개최지가 마침내 평창으로 결정되었다. 이 뜨겁고 가슴 벅찬 감동의 결정을 ‘마침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을 만큼 우리는 이 도전에 이미 두 번 좌절했고, 세 번째 그것을 이루어냈다.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지는 일을 생중계하던 중 아나운서가 한참 말을 끊고 눈물을 흘릴 만큼 감동적인 일이다. 내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지난 몇 년간 나는 주말마다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서울에서 평창을 지나 강릉으로 향하곤 했다. 대관령을 기점으로 2018년 겨울올림픽이 열릴 강릉과 평창지역에 산길과 마을길을 걸어서 여행하는 여러 코스의 ‘강원도 바우길’을 내고 그 길을 찾아오는 여행자들과 함께 걷기 위해서였다. 매주 버스를 타고 봉평을 지나 진부로 가는 길 중간에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 예정지’라고 산 중턱에 화단처럼 가꾸어놓은 시설물을 볼 때마다 참으로 여러 생각이 들곤 했다. 더러 기억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처음 그곳엔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 예정지’라고 쓰여 있었고, 그 다음 어느 시기엔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 예정지’라고 쓰여 있었다. 처음에 경쟁에서 밀렸을 땐 다음에 더 잘하면 되지 하는 마음이었고, 두 번째 다시 똑같은 좌절을 맛보았을 때는 그 길을 지나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난 적이 있었다. 바로 4년 전 7월 평창이 소치에 밀린 다음 자동차가 지나가는 길옆에 써놓은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 예정지’ 중에 누군가 ‘2014년’을 황급하고도 흉물스럽게 지운 흔적이 내 몸의 상처처럼 다가왔던 그날의 서늘한 기억을 지울 수가 없다. 그렇다고 그대로 주저앉으면 지는 것이다. 그때 우리는 지난날의 실패조차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더 착실하게 준비했고, 다시 4년의 시간이 흘렀다. 같은 터전 위에서 두 번의 좌절을 겪은 강원도민의 마지막 희망과도 같은, 그리고 어느 결에 전 국민의 숙원이 되어버린 2018년 겨울올림픽 유치를 위해 대표단과 응원단이 다시 저 멀리 지구 반대편 남아공 더반까지 달려갔다. 프레젠테이션 중 경쟁지역 대표단이 오히려 우리의 착실한 시설 진행을 트집 잡을 만큼 모든 준비가 완벽했으며, 실사단이 둘러본 개최지의 분위기 또한 최상이었다. 지난 경쟁에서는 두 번이나 1차 투표에서는 앞서고 2차 투표에서 안타깝게 뒤로 밀리곤 했다. 그러나 이번엔 최상의 분위기와 최상의 준비로 1차 투표에서 2018년 겨울올림픽 개최지로 우리의 평창을 결정짓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결정 순간 이미 그것은 나라의 자랑이며, 그 축제를 함께 치를 국민들의 긍지인 것이다. 사실 8년 전만 해도 나 역시 내 고향의 부모형제들이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에 거는 기대가 얼마나 큰지 잘 알지 못했다. 그냥 막연하게 내 고향 강원도에서 그런 세계적인 축제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했던 것이다. 그러다 2010년과 2014년 대회 유치에 거듭 밀리며 두 번이나 고향의 눈물과 산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좌절을 옆에서 지켜본 다음 이것이 그냥 단순한 바람이 아니라 내 고향 형제들의 한마음과 같은 염원이라는 것을 알았다. 지난 8년간 지역행사의 크고 작은 모든 일에 겨울올림픽 유치 기원이 함께 있었다. 신년 해맞이 행사도, 천년의 인류문화유산 축제인 단오장에서도, 대관령 스키점프대와 강릉빙상경기장에서 열린 2018명의 대합창 공연에서도, 평창과 강릉을 잇는 대관령 옛길 걷기 행사에서도 단 한 번 겨울올림픽 유치기원제가 빠진 적이 없다. 대관령 눈꽃마을에서 가정마다 복을 부르는 코뚜레를 만들어 나누어줄 때도 2018개, 유치 기원 페넌트를 걸어도 2018개였다. 축제의 열기는 행사에 동원된 사람들이 모여 질러대는 함성이 아니라 그 자리에 한마음 한뜻으로 모여든 사람들이 뿜어내는 대지의 또 다른 기운 같은 것이다. 남아공 더반에서 이루어낸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 역시 그 열기가 세계적으로 확장된 것이다. 오늘 우리가 더반에서 이기고 물리친 것은 경쟁지 뮌헨과 안시가 아니라 지난 8년 동안 연이어 두 번 경험한 실의와 낙담, 그리고 자칫 거기에 또 한 번 빠질 수 있었던 우리 자신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더 자랑스럽고 다행스러우며 가슴 뭉클한 것이다. 이제 남은 일은 차질 없는 대회의 준비다. 평창 겨울올림픽이 2010년과 2014년에 열리지 않고 2018년에 열렸기에 더욱 성공적인 대회였다고 훗날 세계가 그것을 기억하고 우리 스스로 자부할 수 있도록 이제 그 준비에 최선을 다해야 하다. 오늘 마침내 우리는 그 기회를 이루어냈다. 평창 만세. 대한민국 만세.}

    • 2011-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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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단신]제6회 시조의 날 행사 外

    ■ 한국시조시인협회(이사장 한분순)는 21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제6회 시조의 날 행사를 연다. 김학성 성균관대 명예교수의 ‘시조의 절주와 종장 운용의 바람직한 방향’, 홍용희 경희사이버대 교수의 ‘평론가가 본 시조 종장 운용의 평가’ 등의 주제발표와 이우걸 경남문학관 관장의 특강이 마련된다. 제34회 전국시조백일장 공모 수상자 시상식과 오종문 이승현 김선화 이남순 시인 등의 시조 낭송회도 열린다. 02-365-6569■ 한국 천주교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회는 13∼15일 전남 구례군 소재 피아골 피정집에서 가톨릭과 개신교 성직자의 공동 피정을 실시한다. 이번 피정에는 가톨릭에서 위원장인 김희중 대주교와 총무 송용민 신부 등이 참여하며 개신교에서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 목사, 대한성공회 교무원장 김광준 신부 등이 참여한다. ■ 파주출판도시문화재단(이사장 이기웅)은 8일 오후 5시 경기 파주시 파주시청에서 한반도가 그려진 고지도 3점을 파주시에 기증한다. 재단 측 관계자는 9월 30일부터 10월 9일까지 파주출판도시에서 열리는 ‘파주북소리 2011’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영국 고서점을 찾았다가 동해를 ‘COREAN SEA’로 명시한 고지도 3점을 발견해 600여만 원에 구입했다고 밝혔다.}

    • 2011-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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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명훈-서울시향 DG 첫 앨범 들어보니

    그들이 빚어내는 화음은 프랑스 본토의 그 어떠한 오케스트라보다 화사하고 감미롭고 아름다웠다. 4월 유럽 최고의 명문 레이블 도이치그라모폰(DG)과 5년 장기 계약을 해 화제를 뿌렸던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과 서울시향 콤비가 연주한 레코드 제1집이 15일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음원을 미리 입수해 들어보았다. 앨범의 레퍼토리는 드뷔시와 라벨의 관현악. 프랑스 음악의 대가인 정 예술감독이 선호해 평소 즐겨 프로그램에 올리는 작품들로 지난해 5월 2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녹음했다. 라벨의 발레음악 ‘다프니스와 클로에’는 정 예술감독이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을 지휘한 2004년 레코딩(DG)이 있지만, 올해 8월 독일 브레멘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에서 공연할 예정인 본 앨범의 수록곡은 정 예술감독으로서도 음반 형태로는 처음 선보이는 것들이라 더 의미가 있다. 어느 곡 하나 할 것 없이 연주의 완성도가 높다. 첫 곡인 드뷔시 교향시 ‘바다’에서 지휘자는 5년 동안 파트너십을 맞춰온 서울시향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내고 있다. 현 파트는 질감이 곱고 보들보들하며, 관 파트는 향긋하니 싱그러운 내음을 자아낸다. 지휘자의 세심한 셈여림 조절력과 동물적인 색채 감각에 힘입어 오케스트라는 눈부시도록 찬란한 한낮 대양의 풍광과 그늘이 드리운 저녁 해변가 모습을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묘파(描破)한다. 모든 소절의 단위 하나하나까지 살아 숨쉬는 생명감을 부여받은 이 연주를 듣다 보면 시간이 정지된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아기자기한 판타지의 세계를 그려낸 작품인 두 번째 곡 라벨 ‘어미거위’ 모음곡은 또 어떤가. 소리가 따끈한 우유처럼 데워져 있어 목 넘김이 부드럽다. 세 번째 수록곡 라벨 ‘라 발스’도 아주 빼어나다. 정 예술감독과 서울시향은 춤추는 듯 우아한 리듬감과 감칠맛 나는 절묘한 뉘앙스를 연주 내내 유지하면서 가속과 감속을 자유자재로 활용해 거듭될수록 점증하는 음악의 흥분도를 극적인 수법으로 살려내고 있다. 확 부풀어 오르며 시원하게 폭발하는 순간이 짜릿하기 이를 데 없다. 곡이 끝난 뒤 실연을 들은 청중들이 외치는 환호에 음반의 감상자인 당신도 동참하게 될 것이다. 이 작품의 명반 리스트 제일 위쪽에 올려놓기에 부족함 없는 열연이다. 독일 현지에서 제작한 인터내셔널 버전 앨범으로는 사상 최초로 음반 해설지에 한국어가 병기되어 있다. 정 예술감독과 서울시향은 올 하반기 시즌에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비창’을 녹음할 계획이다.이영진 음악 칼럼니스트}

    • 2011-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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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콩쿠르 성악 2위 이응광 씨 19일 대전서 리사이틀

    지난해 ‘LG와 함께하는 제6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성악부문)에서 2위를 차지한 바리톤 이응광 씨(30·독일 한스아이슬러 국립음대 석사·사진)가 19일 오후 7시 반 대전 서구 만년동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열리는 리사이틀 무대로 한국 성악팬들을 다시 찾아온다. 지난달 1일 피아니스트 김규연 씨의 리사이틀에 이은 ‘2011 국제음악콩쿠르 입상자 초청시리즈’ 두 번째 무대다. 이 씨는 2008년 터키 레일라 겐제르 국제 성악콩쿠르 3위, 같은 해 이탈리아 리카르도 잔도나이 국제 성악콩쿠르와 2010년 스위스 에른스트 해플리거 국제 성악콩쿠르에서 1등을 차지하며 널리 실력을 공인받은 바리톤. 폭발적인 가창력뿐 아니라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력도 갖췄다는 게 여러 콩쿠르 심사위원들의 공통적인 평이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중 ‘모두들 눈을 떠 보시오’와 말러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 전곡 등 10여 곡을 부른다. 1만∼2만 원. 1544-1556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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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인 이상화 교수에 대한 연시집 펴낸 고은 시인

    “상화가 없었으면 나는 죽었을 겁니다. 제 작품은 아내와의 합작이고, 아내 없이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고은 시인(78)이 아내 이상화 교수(64·중앙대 영문과)에게 바치는 연시집(戀詩集) ‘상화 시편’과 시집 ‘내 변방은 어디 갔나’(이상 창비)를 나란히 냈다. 지난해 4월 연작시 ‘만인보’를 완간한 지 1년 3개월 만에 발표한 신작들이다. 특히 아내의 이름을 제목에 붙인 ‘상화 시편’은 문단 활동 53년 만에, 160여 편의 시집을 내고서 처음 선보이는 연시집이다. “대개 사랑 노래라고 하면 꿈을 노래하거나 잃어버린 사랑을 얘기한다. 하지만 나에게 사랑은 나날이 진행되는 현재고 일상이다. 사랑은 내 당분이고 탄수화물이고, 내뱉는 질소다. 한 인간이 한 인간에게 지속적으로 받고 있는 감동을 억제할 수가 없었다.” 1983년 5월 5일 결혼한 이들은 결혼 29년차 부부다. 하지만 시인의 아내 사랑은 한창 연애 중인 연인들처럼 열정적이고, 대범하고, 닭살 돋는다. 6일 만난 고은 시인은 “이 시집을 세상에 내보이는 만용을 나는 용기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 ‘자고 나자/나는 나의 아내였다/나의 눈은/아내의 눈이었다//유토피아 여기’(‘상화 시편’ 중 ‘변신’ 전문) ‘상화 시편’에는 아내와의 소소한 일상의 기쁨, 그리고 사랑과 존경의 감정이 가득하다. 시인은 ‘아내는 나에게 정신의 삶을 만들어주고 내 후반의 영감을 이끌어주는 영감의 화산’이라고 토로한다. 아내는 몇 년 전부터 남편의 시집을 영어로 번역하는 일도 돕고 있다. 반려자이자 동업자인 셈이다. 왜 이제야 고마움을 표현할까. “사실 1980년대 후반 (연시집을) 쓰고 싶었는데 아내가 말렸지요. 당시에 사랑을 노래하면 위화감이 생긴다고요. 그때 책이 나왔으면 지금처럼 생활시가 아니라 ‘오, 태양이여’라는 식의 몽환적인 시가 나왔을 거야. 그러면 도종환(‘접시꽃 당신’을 쓴 시인)을 ‘보낼’ 수 있었을 텐데, 하하.” 고은 시인은 아내가 지은 ‘어느 별에서 왔을까’를 몰래 시집에 실었다. 아내의 시도 부창부수(夫唱婦隨)다. ‘어느 별에서 왔느냐고/불쑥 묻지 말아요/어느 별에서 왔기에/우리의 사랑 이리도 끝없고 바닥도 없는 것이냐고/다그치며 묻지 말아요/…’ 고은 시인은 아내가 정년퇴임을 하면 내후년께 시베리아로 함께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했다. 젊은 세대를 향해 “교훈을 주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사랑보다는 서로 존경하며 살았으면 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최근 몇 년 동안 노벨문학상이 발표되는 10월이 오면 고은 시인은 주위의 수상 기대감에 홍역을 치렀다. 그는 올해 수상 가능성에 대해 “(질문을) 못 받은 걸로 하겠다”며 잘라 말했다. “발표 날에는 (경기 안성 집을 떠나) 강원 정선이나 영월 어디쯤 가 있을 것 같은데 정확히는 말 안 해주겠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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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 콩쿠르 잇단 두각, 금호 영재 프로그램은…

    《지난달 30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폐막한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한국의 젊은 음악가 5명이 상위권에 입상한 것을 계기로 ‘금호 영재 프로그램’이 주목받고 있다. 남자 성악 부문 1위인 박종민 씨(25)를 제외한 여자 성악 1위 서선영(27), 피아노 2위 손열음(25)과 3위 조성진(17), 바이올린 3위 이지혜 씨(25) 등 4명이 모두 금호 영재 출신이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1998년부터 클래식 영재를 발굴하고 키워내기 위해 연간 20억 원을 들여 ‘금호 영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3년간 이곳을 거쳐 간 클래식 영재는 1000명이 넘는다.》○ “레슨으로 더 배울 것 없으면 무대로” 음악 교육의 두 축은 레슨과 콘서트 무대다. 손열음 씨를 가르친 김대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어느 순간부터는 레슨을 통해 더 배울 것이 없어지는 시기가 온다. 그 후로는 무대를 통해 관객과 호흡하며 자신의 실력을 향상시킬 수밖에 없다”며 무대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어린 연주자의 경우 연주 기회를 잡기 힘들뿐더러 직접 무대를 마련하기도 쉽지 않다. 독주회 무대로 주로 사용되는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의 경우 1회 공연에 대관료를 포함해 약 1000만 원이 들기 때문에 부모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하지만 금호 영재로 발탁되면 무료로 독주회를 열 수 있다. 금호 영재 대부분은 이를 통해 생애 첫 독주회를 갖는다. 올해 10월 독일 하노버 음대에 입학하는 김정은 양(17·서울예고 1년 중퇴)은 2003년 금호 영재에 발탁돼 이듬해 첫 독주회를 가졌다. 이어 2009년 9월 금호재단의 후원으로 치러진 ‘예술의전당 음악영재&콩쿠르’에서 27명의 참가자 가운데 대상을 받아 큰 기회를 얻었다. 지난해 교향악축제에서 대전시향과 함께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선 것이다. 16세로 그해 최연소 교향악축제 협연자였다. 김 양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이라는 큰 무대에 서는 게 무척 영광스러웠고 많은 관객과 교감하는 방법도 배울 수 있었다”며 “국내에선 학생들에게 큰 무대 연주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금호 영재가 돼 공연에 서는 것은 친구들 사이에서 선망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차이콥스키 성악 여자 1위인 서선영 씨의 어머니 황동숙 씨(54)는 “선영이가 고교 때부터 여러 대회에서 입상해 상금을 받았지만 정작 독주회를 처음 열어준 것은 금호재단”이라면서 “평범한 부모로서 자식의 독주회를 열어주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매년 5, 11월 두 차례 오디션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매년 5월과 11월 두 차례 금호영재콘서트(중학생 이하), 금호영아티스트콘서트와 금호영체임버콘서트(고교생∼26세 이하)에 설 음악 영재를 뽑기 위해 오디션을 실시한다. 올 5월 치러진 오디션의 경우 영재콘서트에서는 응시자 81명 중 15명이 합격해 5 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영아티스트에는 108명이 지원해 24명이 뽑혔고, 영체임버콘서트엔 6팀이 지원해 3팀이 합격했다. 교수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참가자들의 음악성과 장래성, 1시간 이상의 독주회 가능 여부 등을 살펴 선발한다. 합격이 되면 매주 토요일 금호아트홀에서 열리는 ‘금호영재콘서트’ 등의 무대에 선다. 이후에도 재단은 국제콩쿠르 입상 시 홍보를 대행해주거나 추가 협연 기회를 제공하는 등 꾸준히 영재들을 관리한다. 1993년부터 과르네리(바이올린), 마치니(첼로) 등 세계적인 명품 고악기를 구입해 무료로 빌려주는 악기은행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총 22점의 악기가 등록돼 있으며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 신현수 박지윤, 첼리스트 이상은 원민지 씨 등이 악기를 빌려 사용하고 있다. 금호 영재가 돼 지원받는 혜택은 적지 않지만 수혜 대상과 폭이 충분치 않다는 아쉬움의 소리도 있다. 신수정 서울대 교수는 “금호 영재 오디션에 가면 합격자가 한정돼 있어 재주 있는 학생을 놓치는 경우도 많다”고 아쉬워했다. 조영미 연세대 교수는 “유럽의 도이체방크 등 유수의 은행이나 미국의 스트라디바리소사이어티 처럼 구미에선 고가의 악기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동시에 다양한 연주 기회도 제공하는 기업과 단체가 많다. 한국에서도 영재들에게 좀 더 많은 경험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금호 영재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아지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김남윤 한예종 교수는 “금호 영재의 경우 가능성이 있는 새싹을 발굴해 키운다기보다는 이미 실력을 갖춘 영재들을 선발해 연주 기회를 준다는 성격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음대 교수는 “몇 번의 연주 기회를 주고 ‘음악가를 키웠다’는 것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 금호 영재 프로그램 같은 기회가 필요하고 여러 가지 바람직한 기능을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좋은 음악가를 탄생시키는 요인은 체계적인 레슨을 동반한 꾸준한 교육”이라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 2011-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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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접시꽃 당신’ 출간 25년 맞은 도종환 시인

    《“‘접시꽃 당신’이 사랑받는 이유는 작품의 진정성도 있겠지만 죽음과 사랑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공감할 수 있게 다룬 까닭인 것 같습니다. 세대를 넘어 읽어주신 독자들께 감사합니다.” 도종환 시인(57)의 밀리언셀러 시집 ‘접시꽃 당신’이 출간 25주년을 맞았다.》 1986년 발표된 ‘접시꽃 당신’은 1996년 100만 부를 돌파했고 이후 매년 5000부 넘게 판매되며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지난달엔 25주년 기념 한정판 3000부도 나왔다.‘남은 날은 참으로 짧지만/남겨진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인 듯 살 수 있는 길은/우리가 곪고 썩은 상처의 가운데에/있는 힘을 다해 맞서는 길입니다/(중략)옥수숫잎을 때리는 빗소리가 굵어집니다/이제 또 한 번의 저무는 밤을 어둠 속에서 지우지만/이 어둠이 다하고 새로운 새벽이 오는 순간까지/나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 곁에 영원히 있습니다.’(시 ‘접시꽃 당신’에서) 시인은 병으로 잃은 아내를 추억하며 시집을 냈다. 시인의 사연은 많은 이의 눈물샘을 자극했고, 시집은 박철수 감독의 동명 영화로 만들어졌다. ‘접시꽃 당신’은 지고지순한 사랑의 대명사로 불리기도 했다. 요즘 젊은이들의 사랑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시인에게서 조심스러운 답이 돌아왔다. “글쎄요. 너무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뭐든지 깊이 있게 그리고 길게 봐라봤으면 좋겠어요.” 도 시인은 최근 에세이집 ‘도종환의 삶 이야기’와 ‘도종환의 교육 이야기’를 냈다. ‘그때 그 도마뱀은 무슨 표정을 지었을까’(1998년)와 ‘마지막 한 번을 더 용서하는 마음’(2000년)을 개정한 것이다. “개정판을 내면 (마치 신간이 나온 것처럼) 독자들을 속이는 것 같다는 걱정도 했어요.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지금 시기하고는 좀 안 맞는 얘기들이 있어서 그런 것들은 뺐고 전체적으로 문맥들도 다듬어 새로 냈습니다.” 올해 등단 28년째인 시인은 이달 말 시집 ‘세 시에서 다섯 시 사이’(창비)를 선보인다. 1985년 첫 시집 ‘고두미 마을에서’ 이후 꼭 열 번째 시집이다. “어느 날 ‘내가 지금 어디쯤 와 있는가’ ‘하루 시간으로 바꾸면 어디쯤일까’를 생각했어요. 시간으로 따진다면 아마 오후 5시경 와 있는 것 같았죠. 이제 곧 저물 일만 남았지만 그래도 남은 시간에 감사해야죠.” 그의 시는 여전히 어려움 속에서 희망을 찾는다.‘내 인생의 시간은 오후 세 시에서 다섯 시 사이에 와 있다 내 생의 열두 시에서 한 시 사이도 치열하였으나 그 뒤편은 벌레 먹은 자국이 많았다/(중략)어두워지기 전까지 아직 몇 시간이 남아 있다는 것이 고맙고 해가 다 저물기 전 구름을 물들이는 찬란한 노을과 황홀을 한번은 허락하시리라는 생각만으로도 기쁘다/(중략)아직도 내게는 몇 시간이 남아 있다/지금은 세 시에서 다섯 시 사이.’(시 ‘세 시에서 다섯 시 사이’에서)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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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살인-자해 난무하는 번잡한 도시 속 방황

    한 사내가 있다. 이름은 프랑수아 베송. 전직 교사로서 현재는 무직이다. 번잡한 도시에 사는 그가 12일 동안의 방황을 더듬은 것이 이 작품의 골자다. 그가 번잡한 도시를 거닐고, 여러 사람들과 스치는 과정들을 덤덤한 시각으로 보여준다. 살인과 자살, 자해 등이 벌어지지만 오히려 작품은 시종일관 섬뜩하리만큼 차분하다.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소비하며 스스로 인식도 못하는 사이 자신과 사회의 죽음을 앞당기는 현실 속에서 어쩌면 베송이 택한 살인과 자해 등은 삶의 능동적 주체가 되려는 발악처럼 보인다. 작가는 말미에 밝힌다. ‘당신들은 죽음을 모르고 있다.… 당신은 무엇을 상상하기도 전에 유골이자 사체’라고. 2008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저자의 작품으로 이번에 처음 완역됐다. 이렇게 음울하고도 세기말적인 작품을 저자가 10대 때 구상했다는 것이 놀랍다. 다만 난해한 산문시와 같은 내용들이 열거되는 초반 70여 쪽은 읽기에 벅차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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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전쟁공포 잊으려 토하도록 먹었다” 이라크 美軍병사와 가상 편지대화

    ‘친애하는 아멜리 노통브, 나는 미군 이등병입니다. 이름은 멜빈 매플, 그냥 멜이라고 불러주세요.’ 아멜리 노통브가 어느 날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병사에게서 받은 한 통의 편지로 이 작품은 시작한다. 지난해 프랑스에서 초판 22만 부를 찍으며 화제를 일으킨 이 작품은 인기 작가의 실제 사생활을 엿보는 듯한 재미가 쏠쏠하다. 작가가 세계 여러 독자와 편지를 주고받는다는 내용이 논픽션이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작가는 “작품 속 ‘노통브’는 어디까지나 ‘허구 인물’”이라고 선을 그었다. 작품 속에서 인기 작가인 노통브는 미군 병사인 매플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그에게 흥미를 느낀다. 매플은 미국 볼티모어에서 백수로 지내다가 1999년 먹고살기 위해 군대에 지원했으며 2003년 이라크로 파병돼 조지 W 부시 정부의 ‘테러와의 전쟁’ 최전선에 서 있다. 그것만이 아니다. 매플이 편지에 쓰는 상세한 이야기들은 더 충격적이다. ‘로켓포, 탱크, 바로 옆에서 터지는 시체, 내 손으로 죽인 사람들, 나는 처음으로 전쟁을 경험했습니다. … 우리가 쇼크 상태로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얼이 빠진 채, 겁에 질려 전투에서 돌아와서는 바지를 갈아입은 다음,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먹을 것에 달려드는 것입니다.’ 맥주, 햄버거, 감자튀김, 땅콩버터, 사과파이, 아이스크림. 살아 돌아온 미군 병사들은 전투 후 공포와 공허감을 잊기 위해 배가 터지고 토할 만큼 음식을 ‘흡입’한다는 것. 그래서 입대 당시 키 180cm에 50kg으로 말랐던 매플은 이라크에서 6년을 보내며 180kg으로 늘어난다. 작품의 기발한 상상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몸에 100kg 이상의 살이 새로 붙은 것에 대해 매플이 이를 ‘자신이 얼굴도 모른 채 죽였던 이라크 여성이 자신의 몸속으로 들어온 것’으로 여긴다든가, 실의에 빠진 그가 노통브의 편지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불어나는 자신의 몸 상태를 기록하고 사진을 찍어 ‘반전(反戰) 행위예술’로 승화시키고자 하는 것 등이다.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편지로 만나 서로를 알아간다는 서술 방식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작가는 여러 가지 반전과 호흡 조절을 통해 긴장감 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단 노통브가 편지에 대한 자신의 관심이나 사랑을 표현하는 ‘편지 예찬’ 식의 내용들이 두서없이 끼어드는 것은 작품의 흐름을 깬다. 소설 후반부에 매플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면서 이야기는 빠르게 진행된다. 노통브와 매플이 진짜 친구가 되는 말미는 마음을 살짝 짠하게 만든다. 프랑스 인기 작가이자 한국을 포함한 35개국에 자신의 책을 선보인 작가의 대중적 필력을 엿볼 수 있다. “2009년 이라크에 파병된 미군 사이에서 급속히 비만증이 퍼지고 있다는 신문 기사를 읽고, 전쟁과 비만 사이의 상관성을 찾아보기 위해 고민하다 작품을 쓰게 됐다”고 작가는 말한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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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세상 바꾸는 혁신은 디자인에서 나온다

    디자이너 딘 카멘은 한 쇼핑몰에서 휠체어를 탄 남자를 만났다. 그 남자는 보도의 턱을 올라가지 못하거나 선반 위 물건을 집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카멘은 생각했다. ‘휠체어를 탄 사람은 보도를 넘거나 일어서서 물건을 집을 수 없는 걸까?’ 카멘은 연구를 거듭해 대형 바퀴 4개가 달려 보도의 턱을 넘을 수 있고, 의자의 높이를 올릴 수 있는 전동 휠체어를 개발했다. 저자는 기존 상식을 깬 카멘의 ‘바보 같은 질문’이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 냈다고 말한다. ‘글리머(Glimmer)’는 ‘희미한 가능성’ 등을 뜻하는데 이런 가능성에 불을 밝히고 성장과 변화를 이끄는 힘은 디자인이라고 책은 말한다. 디자이너들의 혁신적인 사고를 배워 자신과 기업의 잠재성을 끌어올리자는 제언이다. ‘바보 같은 질문하기’를 비롯해 ‘장애물 뛰어넘기’ ‘파고들기’ 등 8가지 디자인적 사고와 행동 방법을 소개했다. 직역이 많고 배경 설명이 부족한 게 흠이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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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이콥스키가 놀랐다… 한국 젊은 성악가-연주가 5명 차이콥스키 콩쿠르 석권

    한국 젊은 연주가 5명이 ‘모스크바의 별’로 떴다.지난달 30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폐막한 제14회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서 한국의 차세대 음악가들이 성악 부문 남녀 동반 1위, 피아노 부문 2, 3위, 바이올린부문 3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이번 대회 역사상 한국인 최다 수상 기록이다.성악 부문에서는 남자 부문 베이스 박종민 씨(25·독일 함부르크극장 솔리스트)와 여자 부문 소프라노 서선영 씨(27·독일 뒤셀도르프 슈만국립음대)가 동반 우승했다. 1990년 1위를 차지했던 최현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이후 21년 만에 우승자가 나온 데다 남녀 동반 우승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다. 두 사람 모두 한예종 출신으로 최 교수를 사사했다. 박 씨는 인문계 고교 2년 때 성악을 시작했다. 이탈리아 라스칼라극장 아카데미를 거쳐 지난해 10월부터 독일 함부르크극장에서 솔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2008년 스페인 빌바오 국제성악콩쿠르, 2009년 스텔라마리스 국제콩쿠르에서 연달아 1위를 차지했다. 그는 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한국인 2명에게 모두 (1위를) 줄 거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다. 정말 믿을 수가 없다”며 “더 많은 사람에게 내 음악을 펼치라는 뜻으로 알겠다”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여자 부문 1위인 서 씨는 창원 KBS어린이합창단에 들어가면서 노래와 인연을 맺었고 인문계 중고교를 거쳐 2009년 한예종 전문사 과정을 마쳤다.이후 독일 뒤셀도르프 슈만국립음대에서 수학한 뒤 2009년 독일 뮌헨 ARD 라디오방송 국제콩쿠르 2위에 올랐다. 지난해 세계 정상급 성악콩쿠르인 바르셀로나 비얀사 국제콩쿠르에서는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비얀사 콩쿠르가 더 권위 있는 대회여서 ‘이번에 안 되면 어쩌지’ 하는 부담감이 더 컸다. 힘들 때 (조)성진이가 나눠준 홍삼을 먹은 것이 도움이 됐다”며 웃었다. 피아노 부문에서는 손열음 씨(25·독일 하노버음대 재학)가 2위, 조성진 군(17·서울예고 2년)이 3위를 차지했다. 1위는 러시아의 다니엘 트리포노프 씨가 수상했다.손 씨는 세 살 때 피아노를 시작해 한예종 음악원을 졸업했으며 김대진, 아리 바르디 교수를 사사했다. 1997년 러시아 청소년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 2위, 1999년 미국 오벌린 국제콩쿠르 1위, 독일 에틀링겐 국제피아노 콩쿠르 1위, 2009년 미국 밴클라이번 콩쿠르 2위에 올랐고 2004년 로린 마젤 지휘의 뉴욕필하모닉오케스트라 등 유수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그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콩쿠르를 하는 동안 스스로 많이 성장한 느낌이 들어 만족한다”고 소감을 말했다.3위에 오른 조 군은 여섯 살 때 피아노에 입문해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본격적인 피아노 수업을 받았고 신수정 박숙련 교수를 사사했다. 2008년 러시아 쇼팽 주니어 콩쿠르 1위, 2009년 일본 하마마쓰 국제콩쿠르에서 1위와 특별상을 받았다. 지난해 동아일보가 선정한 ‘2020년을 빛낼 100인’에 최연소로 선정되기도 했다.바이올린 부문에서는 이지혜 씨(25·미국 뉴잉글랜드 콘서버토리 재학)가 3위에 입상했다. 이 씨는 한예종 음악원을 졸업했으며 김남윤, 미리암 프리드 교수를 사사했다. 국내 음악계는 “한국 연주가들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에 이견을 달 수 없게 됐다”며 젊은 연주가들이 전해온 낭보를 반겼다. 최현수 교수는 “이번 결과는 국내 클래식계가 세대교체 됐음을 보여준다, 실력 있는 학생들에게 많은 교육과 공연 기회를 주는 시스템을 만들어 이들이 경제적 어려움이 없이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손열음 씨를 가르친 김대진 한예종 교수는 “국제콩쿠르 우승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승 이후”라면서 “한국 대중가요가 국제적으로 관심을 끌기까지는 가수 개인의 기량뿐 아니라 무대를 만드는 기획과 홍보력의 덕이 컸다. 클래식에서도 우수한 젊은 연주가들이 국제무대에 더 많이 설 수 있도록 정부와 사회의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차이콥스키 콩쿠르 ::냉전시대 공산주의권의 문화적 자존심의 상징으로 1958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창설됐다. 벨기에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폴란드 쇼팽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콩쿠르로 불린다. 4년마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남녀성악 부문을 동시 개최한다. 1974년 정명훈 예술감독이 미국 국적으로 이 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 2위를, 1994년 백혜선 대구가톨릭대 석좌교수가 한국 국적으로 3위를 차지했다.  }

    • 2011-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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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피아노부문 한국인이 2, 3위

    30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폐막한 제14회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 피아노부문에서 한국의 손열음 씨(25·독일 하노버음대 재학)가 2위, 조성진 군(17·서울예고 2년)이 3위에 나란히 입상했다. 1위는 러시아의 다니엘 트리포노프가 수상했다. 손 씨는 세살 때 피아노를 시작해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을 졸업했으며 김대진, 아리 바르디 교수를 사사했다. 1997년 러시아 청소년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 2위, 1999년 미국 오벌린 국제콩쿠르 1위, 독일 에틀링겐 국제피아노 콩쿠르 1위, 2009년 미국 밴 클라이번 콩쿠르 2위 등에 올랐으며 2004년 로린 마젤 지휘의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유수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조 군은 여섯 살 때 피아노에 입문해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본격적인 피아노 수업을 받았으며 신수정, 박숙련 교수를 사사했다. 2008년 러시아 쇼팽 주니어 콩쿠르 1위, 2009년 일본 하마마쓰 국제콩쿠르에서 1위와 특별상을 받았다. 2010년 동아일보가 선정한 '2020년을 빛낼 100인'에 최연소 선정(16세)되기도 했다. 차이콥스키 콩쿠르는 1958년 창설됐고 냉전 시대 공산주의권의 문화적 자존심을 상징하며 벨기에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폴란드 쇼팽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콩쿠르로 불려왔다. 1974년 정명훈 예술감독이 미국 국적으로 이 콩쿠르 피아노부문에서 2위를, 1994년 백혜선 대구가톨릭대 석좌교수가 한국 국적으로 3위를 차지했다. 1990년 최현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성악부문에서 1등상을 받은 바 있다. 한편 이번 콩쿠르 바이올린부문에서는 이지혜 씨(25·미국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 재학)가 3위에 입상했다. 이 씨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을 졸업했으며 김남윤, 미리암 프리드 교수를 사사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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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돌 맞은 한국문학번역상, 올 수상자 간담회

    한국문학번역원이 해외에서 번역 출간된 우수 문학 작품에 대해 시상하는 한국문학번역상이 올해로 10회를 맞았다. 격년으로 시상하는 이 상은 1993년 한국문예진흥원(현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관으로 시작해 2001년 한국문학번역원이 맡으면서 2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문학번역원의 지원을 받아 해외에서 출간된 작품뿐 아니라 대산문화재단을 비롯한 민간 기관, 해외 출판사가 자체적으로 출간한 작품까지 모두 심사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이 상의 심사 대상과 수상자를 살펴보면 신경숙 씨의 ‘엄마를 부탁해’ 이후 최근 불고 있는 ‘문학 한류’의 현재를 알 수 있다. 올해 심사 대상은 2009∼2010년 출간된 21개 언어권 175종. 이 가운데 소설가 황석영 씨의 ‘심청’을 프랑스어로 번역한 최미경, 장노엘 주테 씨가 번역 대상을 받았다. 번역상은 김영하 씨의 ‘검은꽃’을 독일어로 풀어낸 양한주 씨와 하이너 펠드호프 씨, ‘한국현대단편선’을 영어로 번역한 존 홀스타인 씨가 받았다. 지정 작품을 정하고 투고를 받아 뽑은 신인상에는 모두 257건이 접수돼 박민규 씨의 ‘아침의 문’을 번역한 김제인 씨 등 8명이 받았다. 30일 서울 중구 태평로 코리아나호텔에서는 올해 수상자들의 간담회가 열렸다. 수년째 번역 활동을 해온 전문 번역가부터 신인까지 모여 한국 문학의 해외 진출 활성화를 논하는 자리였다. ‘한국현대단편선’을 영어로 옮겨 번역상을 받은 미국인 홀스타인 씨는 “번역할 때 유머를 전달하는 게 가장 어려운 것 같다. 그 웃음의 사회적 배경을 모르는 현지 독자에게 설명하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아침의 문’을 영어로 번역해 신인상을 받은 지예구 씨는 “작가의 의도를 정확히 아는 쪽은 한국 번역가이지만 해외 독자를 이해하기에는 한계도 있다. 한국과 외국 번역가의 공동 작업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엄마를 부탁해’의 해외 진출 성공에 이어 한국 문학이 프랑스에서도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프랑스 쥘마출판사를 통해 1995년부터 황석영 씨의 주요 작품을 번역해 오다 이번에 번역 대상을 받은 최미경 씨는 “김훈의 ‘칼의 노래’, 오정희의 ‘새’가 프랑스의 대표적인 세계문학전집 갈리마르에 포함되는 등 프랑스에서 한국 문학을 세계 문학으로 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황 씨의 ‘심청’ 또한 지난해 1월 출간 이후 8000부가 팔리며 프랑스 문학계의 관심을 끌었다. 김주연 한국문학번역원장은 “20여 년 전만 해도 한국 문학 번역은 황무지와도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 문학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높아졌고, 10회를 맞은 번역상은 번역가로서 입지를 굳힐 수 있는 상으로서의 권위도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번역원은 내년부터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김 원장은 “원고지 1200장 분량의 소설 한 편을 번역하는 데 보통 2년이 걸린다. 하지만 지원금은 1600만 원 정도에 그치고 있다”며 “내년엔 지원금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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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평론가가 풀어 쓴 국악 사설의 백과사전

    문학평론가가 국악 사설(辭說)을 집대성한 책을 펴냈다. 출판사 휴먼앤북스 대표이기도 한 하응백 씨(50·사진)가 이 출판사에서 출간한 ‘창악집성(唱樂集成)’. 판소리를 제외한 잡가 시조창 경·서도민요 남도민요 동부민요 등 350여 편의 국악 사설을 모으고 이를 풀이한 1116쪽 분량의 책으로 ‘국악 사설 백과사전’이라 할 만하다. 하 씨는 “기존의 국악 사설집은 현장의 사설을 옮기는 것에만 주안점을 두어 문학적 전문성이 결여되거나 해석이 부정확했다”면서 “이 때문에 정확한 사설의 내용을 모르고 부르는 경우가 허다했고 청중도 가사의 뜻을 이해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하 씨는 5년 동안 사설을 모으고 고문헌과 방언과 전설 등을 참조해 사설을 정리했다. 이를테면 서도민요인 ‘연평도 난봉가’에는 ‘긴작시 강변에 아가씨나무, 바람만 불어도 다 쓰러진다네’란 부분이 있는데 일부에서는 ‘긴작시’를 ‘긴낙시’로도 부르기도 한다. ‘아가씨나무’의 뜻도 불분명했다. 하 씨는 연평도 북쪽 해안에 ‘긴작시’라는 지명이 있다는 것을 찾아냈고, 연평도에 전해 내려오는 임경업 장군 전설에서 ‘가시나무로 낚시를 했다’는 부분에 착안해 아가씨나무는 가시나무가 변해서 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하 씨는 “고문헌 등의 자료를 찾고 해석했지만 이것으로도 부족해 직접 소리하는 분들을 많이 만나 얘기를 들었다. 정확도를 높인 사설집이 나오니 ‘속이 시원하다’고들 하신다”며 웃음지었다. 그는 지난해 10월 서도소리(황해도와 평안도 지방의 민요와 잡가)를 보존하기 위해 사단법인 서도소리진흥회를 출범시키고 이사장을 맡았다. “서도소리는 북한에서 소리의 명맥을 잇지 못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남도소리에 비해 사장돼 있습니다. 중요한 문화유산이 사라지는 게 아쉬워 단체를 만들었죠. 책을 쓰면서 거둔 또 하나의 수확입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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