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종

김윤종 부장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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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먼 나라’ 같지만 한국의 미래상이 담겨있는 ‘이웃나라’입니다. 저와 함께 뉴스의 ‘배낭여행’을 함께 떠나실까요?

zozo@donga.com

취재분야

2026-03-02~2026-04-01
칼럼94%
행정3%
인사일반3%
  • [책의 향기/이 책, 이 저자]‘혼자만 깨우치면 뭣 하겠는가’ 펴낸 진오 스님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왜 법당 대신 길을, 목탁 대신 운동화를 선택하셨나요?” “‘돈’ 때문입니다.” 속세를 떠난 스님이 돈을 운운하다니…. 오해하지 말란다. 이주노동자 등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후원금이라고 했다. 경북 구미 대둔사 주지인 진오 스님(51)은 2011년 4월부터 3년간 혼자서 수천 km를 달렸다. 마라톤 과정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하고 ‘km당 100원’의 후원금을 모아 이주노동자를 지원해 왔다. 그 과정을 엮은 ‘혼자만 깨우치면 뭣 하겠는가’란 책을 최근 냈다. “2010년 7월이었죠. 스물여섯 살 베트남 청년을 만났는데 머리의 3분의 1이 훼손됐더군요. 오토바이를 타다 불법U턴한 자동차에 치였죠. 합의금으로 700만 원을 받았어요. 한국 사람이 교통사고로 뇌를 잘라내는 수술까지 했으면 700만 원으로 합의했겠습니까? 복원 수술을 위해 108km 후원금 마련 마라톤을 뛰었습니다.” 그는 현재까지 국내에서 3500km, 베트남 독일 일본 등 해외에서 총 2200km를 달렸고 그 후원금으로 이주노동자, 폭력피해 다문화여성을 지원했다. ‘철인스님’이란 별명도 얻었다. “다문화가족 쉼터 후원금을 위해 강화도에서 강릉까지 308km를 65시간 동안 뛸 때였어요. 전봇대가 다가오더군요. 지쳐서 어지럼증이 생긴 거죠. 다리가 안 움직여 허벅지를 꼬집다 보니 눈물이 났어요. ‘왜 사서 고생을 하느냐’는 사람들의 만류를 못 이기는 척 따를걸…. ‘달리지 않으면 이주노동자가 도움을 못 받는다’란 생각으로 참았어요.” 진오 스님은 1990년대부터 사찰이 아닌 구미 시내 금오종합사회복지관에서 거주하며 봉사활동을 해왔다. “어려운 사람이 있는 곳이 부처가 있는 곳입니다. 산속에서 염불을 외워서는 중생을 구제할 수 없어요. 1987년 공군 군법사로 활동할 때였죠. 당시 스물여섯인 저는 제 잘난 맛에 살았어요. 그러다 교통사고로 왼쪽 눈을 실명하게 됐죠. 자살까지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군 병원에서 양 다리가 절단된 사람을 만나면서 저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보게 되는 마음의 눈을 얻었습니다.” 진오 스님은 지금도 은행으로부터 이자 독촉 전화를 받는단다. 2005년 이주노동자 쉼터, 2008년 가정폭력 이주여성 쉼터를 세우느라 2억 원의 빚을 진 것. 그는 “상황이 힘들어도 이주노동자들의 고마움이 담긴 눈빛을 보면 다시 힘이 난다”고 말했다. 진오 스님은 최근에도 108km를 달렸다. 세월호 침몰 때문이다. 그는 “미안한 마음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도 베트남 내 108개의 해우소 설치를 위해 1700km를 뛸 계획이다. “석가모니께서 6년 동안 갖가지 고행을 하고 깨달음을 얻은 후에는 그런 고행의 무익함을 역설했잖아요. 저 역시 남을 위해 뛴다는 생각으로 몸을 혹사했는데 이 역시 집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한된 시간 내에 수백 km를 뛰기보다는 다른 분들과 함께 릴레이로 뛸 생각도 해요. 함께 달리며 화합과 소통을 보여주고 싶어요.”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4-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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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취학前 아이들은 도서관 데려가지 말라”

    ‘한국인은 독서량이 적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해 1년간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은 사람이 10명 중 3명으로 조사됐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뭐, 책 열심히 읽으라는 뻔한 소리겠지’라는 생각을 가졌다. 편견이었다. 경기 용인시 느티나무 도서관의 북 큐레이터(독자가 찾는 주제에 맞춰 적절한 책을 추전해주는 전문가)인 저자는 ‘책을 읽는 법’보다는 ‘삶을 읽는 법’을 강조한다. 저자는 도서관의 의미와 활용법, 어떻게 책을 읽은 것인가에 대한 철학을 ‘위대한 유산’, ‘기억 전달자’, ‘해리포터’ 등 다양한 책과 함께 소개하면서 곳곳에서 다음과 같은 파격적인 조언도 서슴지 않았다. “초등학교 취학 전의 아이들은 도서관에 데려가지 마세요.” 호기심이 한창 많을 아이가 부모의 조급한 마음에 억지로 읽기 교육을 받으면 오히려 책과 멀어진다. 시각보다는 촉각 후각 청각 등 다른 감각을 먼저 훈련해야 한다. 그래야 아이가 커서 시각 정보도 잘 받아들이게 된다. 이는 ‘책 읽기의 의미’와도 연결된다. 저자는 인간이 삶을 통해 터득한 원리를 담은 모든 것이 넒은 의미에서 책이라고 강조한다. CD, 전자책, 노래, 숲과의 교감까지도 하나의 책이 될 수 있다. 또 Library(도서관)의 기원 역시 고대 그리스어 ‘libr(기록을 남기는 천)’와 ‘ary(공간)’가 합쳐진 단어라고 설명한다. 즉 기록이 있는 모든 공간이 도서관이다. 책 읽기와 도서관을 특정 개념에 가둬두지 말고 확장시켜야 한다는 메시지로 들린다. ‘정보’를 넘어선 ‘가치’를 읽는 법도 소개된다. 일단 책을 바로 읽지 말아야 한다. 먼저 제목을 보면서 연상되는 이미지를 떠올려 본다. 목차를 보면서 저자가 견지하는 바를 파악한 후 읽기 시작한다. 이런 훈련을 하다 보면 책 읽는 속도를 높일 뿐 아니라 책의 본질적 의미도 알게 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4-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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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식의 재구성]美어린이들이 흥얼거리는 캠핑송의 후렴구

    TV를 틀면 귀에 착 감기는 CM송을 자주 듣게 된다. 아웃도어 의류업체인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의 CM송인데 특히 반복되는 ‘요상한’ 후렴구가 귓가를 맴돈다. “붐디야다∼ 붐디야다∼ 붐디야다∼ 붐디야다∼.” 상당수 시청자는 이 후렴구를 “웅비하라∼ 웅비하라∼”로 듣고 일부는 “움디아라∼ 움디아라∼”로 새기기도 한다. 인터넷에는 이 후렴구가 ‘나는 지구를 사랑해’란 뜻의 아프리카 언어라는 설명도 나돈다. 이 후렴구의 정체는 무엇일까.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에 따르면 이 후렴구의 정확한 표기는 ‘Boom de ya da’로 ‘붐디야다’로 발음된다. 이 노래의 원형은 미국 어린이들의 캠핑송이다. ‘아이 러브 ○○○’ 식으로 그때 그때에 적합한 목적어를 붙여 부르는 돌림노래다. 자연 다큐멘터리를 방송하는 디스커버리채널이 2008년 ‘I love the whole world’(나는 세상을 사랑해)라는 캠페인 송으로 활용하면서 전 세계로 확산됐다. ‘문제없어∼ 문제없어∼’를 반복하는 AIG생명의 CM송 역시 같은 노래를 개사한 것이다. 한국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관계자는 “붐디야다가 아프리카 토속부족의 말로 ‘나는 세상을 사랑해’란 뜻으로 알고 있지만 정확히 어느 지역 어떤 부족 언어인지는 모른다”고 답했다. 미국의 디스커버리채널 본사 측에 문의하자 “관련 자료가 현재 남아 있지 않아 정확한 답변은 어렵지만, ‘붐디야다’는 별 뜻 없이 흥얼거리는 의성어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외국어대 아프리카어과의 장태상 교수는 “아프리카 내에는 수백 개의 종족과 수천 개의 언어가 있어 ‘붐디야다’란 한 단어만으로 어느 부족의 말인지, 뜻은 무언지 알 순 없다”고 설명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4-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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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禁 로맨스 소설 ‘e북 시장’ 점령

    회사원 이모 씨(37·여)는 출근길에 ‘은밀한 즐거움’이 생겼다. 지하철을 이용해 출근하는 그는 태블릿PC로 19금 로맨스 소설을 즐긴다. 그는 “전자책(e북)은 어떤 책을 읽는지 남들이 모르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 씨처럼 e북으로 ‘통속소설(장르소설)’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성인 여성을 겨냥한 ‘로맨스 소설’이 대세다. ○ 도서대여점 속 통속소설 작가들 ‘e북’ 이주 동아일보가 4월 1일∼5월 9일 e북 종합베스트셀러 1∼10위를 분석한 결과 교보문고의 경우 ‘가까이 더 가까이’ ‘황태자의 매혹’ 등 성인용 로맨스 소설이 70% 이상을 차지했다. 예스24도 같은 기간 ‘은밀한 포획자’ ‘태양의 연인’ 등 80%가량이 로맨스 소설이었다. 이 책들은 ‘19로설’로 부린다. ‘19금(성인용) 로맨스 소설’을 줄인 말이다. 출판계에 따르면 ‘19로설’의 저자 중 상당수는 2000년대 초중반 도서대여점을 통해 유통됐던 통속소설 작가들이다. 인터넷 내려받기가 활성화된 2005년 이후 도서대여점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활동 무대를 잃었던 로맨스, 무협, 추리 등 통속소설 작가들이 e북 시장으로 옮겨온 것. 반디출판사 김정희 과장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로맨스, 무협 작가들이 시장 변화로 어려움을 크게 겪었는데 2012년 e북이 활성화되면서 살길이 열렸다”고 설명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따르면 e북 매출은 2011년 450억 원에서 2012년 800억 원, 2013년 1200억 원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성인용 로맨스 소설이 e북을 점령한 배경엔 여성 독자층이 있다. 예스24의 2013년 e북 구매 연령층을 분석한 결과 30, 40대 여성 비율이 전체의 41.4%로 나타났다(표 참조). 예스24의 e북 담당 이민정 MD는 “여성은 무협, 판타지는 잘 읽지 않는 데다 자신이 무슨 책을 읽는지를 드러내기를 꺼린다”며 “e북은 이런 성향과 맞아떨어진다”고 말했다.○ 선정성은 문제… e북도 다양성 확보돼야 출판계는 e북 시장에서 성인 로맨스 소설이 더욱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일반서적은 물론이고 같은 통속소설 장르인 무협, 판타지에 비해 스토리가 복잡하지 않고 길이가 짧아 ‘쉽게 읽고 빨리 버리는’ 스낵 컬처(snack culture)에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짧은 시간 내에 바로 출판되기 때문에 작품에 트렌드를 반영하기 쉽다. 회사원 김정령 씨(32·여)는 “로맨스 소설 주인공의 대화에는 항상 최근 유행어가 나온다. 그만큼 공감하기 쉽다”고 했다. 종이책 제작비의 5분의 1밖에 들지 않는 데다 가격도 권당 2000∼4000원으로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에 따르면 e북 로맨스 소설 작가는 현재 5만 명으로 추산된다. 10년간 로맨스 소설을 쓴 이수림 작가는 “대여점에서는 수백 번 대여돼도 한 권 인세를 받았지만 e북에서는 판매가의 50%를 받는다”며 “연 수입 1억 원대 작가도 나왔다”고 말했다. 문제점도 지적됐다. 로맨스 소설 중 상당수는 “엉덩이에서 미끄러져 내려간 손이 하얀 허벅지에 닿았다”란 식의 적나라한 표현이 들어가 있다. 출판사 관계자는 “비슷한 내용이라도 제목이 야하거나 야한 장면이 들어가면 판매량이 훨씬 높아진다”며 “작가들에게 야한 장면을 몇 회 이상 넣으라고 구체적으로 요구하는 출판사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이상현 전자출판팀장은 “작품성보다 선정성을 내세우는 것은 문제”라며 “e북 이용자가 다양한 책을 접할 수 있도록 일반 서적에 대한 e북 출판을 독려 중”이라고 밝혔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4-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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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好통]‘기분좋은 날’에 기분 잡친 출판계

    “아니! 우리가 범죄자입니까?” “드라마 보고 속이 뒤집어졌어요.” 최근 만난 출판사 대표들에게 자주 듣는 말이다. 출판계를 ‘뿔나게’ 한 것은 최근 방영된 SBS 드라마 ‘기분 좋은 날’. 지난달 27일 방영분에는 출판인들이 입 밖에도 내길 싫어하는 ‘도서 사재기’가 소재로 쓰였다. 극중 작가인 송정(김미숙)은 자신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돼 크게 기뻐하며 인세를 달라고 출판사에 요구한다. 그러자 출판사 대표는 송정을 데리고 자신의 방으로 간다. 그곳에는 송정의 책이 쌓여 있었다. 출판사 대표는 말한다. “아직도 모르겠어? 베스트셀러 내가 만들었어!” 지난해 5월 소설 ‘여울물 소리’의 사재기 논란이 제기되면서 저자 황석영 씨가 책의 절판에 이어 출판사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내는 등 출판계 일각의 사재기가 사회적 논란이 됐다. 이후 베스트셀러가 되면 ‘사재기 한 것이 아니냐’며 색안경을 끼고 보는 분위기가 생겼다. 이제 출판인들은 사재기란 말만 나와도 질색할 정도다. 그런 차에 파급력이 큰 드라마에서 ‘베스트셀러가 사재기로 이뤄졌다’는 내용이 나오다니…. 발끈할 만했다. 한 출판계 인사는 “사재기 탓에 출판인들은 웃음거리밖에 안 된다”고 했다. 출판담당인 기자 역시 안타깝다. 국내 성인 연평균 독서량은 2004년 11권에서 2013년 9.2권으로 줄었다. 지난해 1년간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은 사람이 10명 중 3명일 정도로 ‘읽지 않는’ 풍조가 만연한 상황에서 사재기 의혹은 독자들로 하여금 책을 더욱 읽지 않게 만들 수 있다. 이슈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베스트셀러를 구입하던 30, 40대 독자층마저 베스트셀러를 믿지 못해 책 구매를 꺼린다는 출판계의 진단도 있다. 하지만 되돌아보면 결국 사재기 문제는 출판계 스스로 풀어야 할 숙제다. 사재기가 드라마 소재로 쓰이게 된 원인은 결국 출판사 탓이다. 최근에는 불법 유출 개인정보를 사들여 무작위로 책을 발송하는 신종 사재기 수법 소문도 들리고 있다. 책 만들기를 천직으로 살아온 출판인들은 드라마 내용이 아쉬울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불만 표출보다는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정 노력을 계속할 때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4-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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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 나온 책]다빈치와 최후의 만찬 外

    다빈치와 최후의 만찬(로스킹 지음·세미콜론)=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가 그린 ‘최후의 만찬’은 그 제작과정에 의문점이 많았다. 1977년부터 22년간의 복원 작업을 거친 탓에 어디까지 다빈치가 그린 것인지도 알기 어려웠다. 저자는 다빈치의 습작과 메모를 통해 ‘최후의 만찬’의 완성과정을 생생하게 추적했다. 2만5000원. 인간 정도전(문철영 지음·새문사)=1395년 10월 자신이 세운 나라 조선의 새 정궁 경복궁에서 자신이 작곡한 문덕곡이 연주되는 가운데 웃통을 벗고 한판 춤을 췄던 정도전의 인간적 면모를 그가 남긴 시문의 정신분석학적 접근을 통해 풀어냈다. 1만2000원.향대기람(공성구 지음·태학사)=1928년 4월 30일∼6월 10일 42일간 동아시아를 돌며 홍삼을 판매한 개성상인들의 기록. 이들이 부산, 시모노세키, 대만, 홍콩, 마카오, 상하이를 돌며 홍삼 판로를 개척하는 모습을 통해 근대 동아시아를 투영해 볼 수 있다. 1만2000원. 한잔 술이 특별해지는 안주 예찬(한명숙 지음·스타일조선)=요리연구가 한명숙 씨가 일생 동안 맛보았던 전국 대표 맛집의 안주 86가지를 꼼꼼히 소개한다. 삼선짬뽕탕, 닭모래집볶음, 해물파전 등 상황에 따른 안주 선택법도 알려준다. 1만5000원. 데리다를 읽는다 바울을 생각한다(테드 W 제닝스 지음·그린비)=신학자인 저자는 바울은 교회 율법 속에서 무조건적 신앙을 전파한 인물로, 데리다는 윤리와 정치를 배제한 허무주의자로 오해받고 있다고 설명한다. 두 사상가가 강조한 복음의 메시지와 사회적 믿음에서 현대적 정의의 개념과 사유를 끌어낸다. 2만7000원.명성황후 최후의 날(김영수 지음·말글빛냄)=1895년 10월 8일 오전 5시 45분경 명성황후 시해 상황을 직접 관찰해 ‘유일한 서양인 목격자’로 알려진 러시아 건축가 사바틴의 기록을 토대로 당시 상황을 적나라하게 소개한다. 1만3000원. 미국의 목가 1, 2(필립 로스 지음·문학동네)=유대계 미국인 스위드는 성공한 삶을 즐길 즈음 딸이 베트남전 반대운동에 참가해 폭탄 테러를 벌였다는 소식을 접한다. 역사적 광풍 속으로 휘말려든 스위드의 고민이 시작된다. 퓰리처상 수상작. 각 권 1만3000원.이런 이야기(알레산드로 바리코 지음·비채)=자동차로 상징되는 물질문명을 처음 맞이한 20세기 초를 배경으로 한 자동차 정비소 집 아들 울티모의 이야기. 아버지의 사고, 전쟁, 친구의 배신, 어긋난 사랑을 겪는 소년의 인생이 펼쳐진다. 1만3500원.}

    • 2014-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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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별별 예쁜 책]딸바보 아빠의 포복절도 ‘사진 육아일기’

    육아는 고되다. 아기가 아무리 예뻐도. 특히 ‘아빠’에게는 말이다. TV 예능프로에는 홀로 육아를 척척 해내는 아빠들도 나오지만 공감하는 아빠는 드물다. 출연료 받고 일하는 연예인으로 보일 뿐. “저 돈 받으면 나도 육아 잘할 수 있다.” 초보 아빠들은 이렇게 속으로 외치리라. 이런 아빠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사진언론학 전공자이자 초보 아빠인 저자가 딸의 탄생부터 918일까지의 성장 과정을 위트 넘치는 글과 함께 100여 장의 사진에 담았다. 사진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흔히 보는 옆집 아이 사진과 차원이 다르다. 방독면을 쓰고 똥 기저귀를 가는 아빠와 아빠가 못마땅한 딸, 아이의 두뇌발달을 핑계로 산 게임기를 신나게 즐기는 아빠와 이를 시크하게 보는 딸의 표정은 생생하다 못해 살아 숨쉰다. 아이에게 옷을 입히는 사진과 함께 저자는 “20개월 된 아이에게 옷을 입히는 일은 태풍이 몰아치는 바다에서 사나운 원숭이 무리를 피해 갑판 위를 구르며 소금 통에 소금을 넣는 것과 비슷하다”고 외친다. 동질감을 느끼는 부모가 많을 것이다. 저자는 주한미군 출신의 아내 때문에 한국에 1년간 체류했었다. 이에 책 속 사진 곳곳에는 신라면, 강남스타일과 같은 한국 문화가 담겨 있어 보는 맛을 돋운다. 간혹 사진의 연출이 작위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사진 속 유머는 아빠들로 하여금 ‘나라고 왜 즐겁게 육아를 못하겠는가’라는 자신감을 심어주기엔 충분하다. 육아, 피할 수 없다면 즐기자.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4-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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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先인세 최소 10억원?… 하루키 흥행불패 이번에도 통할까

    “최소한 ‘한 장(1억 엔·약 10억 원)’은 줘야 한다.” 최근 출판계에 떠도는 말이다. 베스트셀러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65·사진)의 신작 ‘여자가 없는 남자들’의 번역 출판권을 둘러싼 국내 출판사의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선(先)인세를 둘러싼 소문이 무성하다. 선인세는 인세 가운데 계약금 성격으로 미리 지급하는 금액을 뜻한다. ‘여자가 없는 남자들’은 하루키가 9년 만에 내놓은 단편소설집. 지난달 18일 일본에서 출간됐다. 6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된 이 책은 연인과 아내에게 버림받은 남자들을 다뤘다. 이 책의 판권을 확보하려는 국내 출판사들은 선인세 조건뿐 아니라 하루키의 마음을 살 만한 마케팅 방안까지 고심하고 있다. ‘1Q84’(2009년)를 출간한 문학동네는 ‘중국행 슬로보트’ 등 여러 편의 하루키 단편소설 개정판을 지난달부터 연달아 출판했다는 점을 부각할 계획이다. 신작과 단편소설 개정판으로 ‘시너지 효과’를 강조하겠다는 것. ‘상실의 시대’(1989년)를 낸 문학사상사도 국내 에이전시에 의뢰해 신작을 입수하고 분석 중이다. 문학사상사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하루키 작품을 출간한 점을 내세울 생각이다. 김영사의 문학 임프린트인 비채 역시 “앞으로 어떤 하루키 작품을 출판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며 “‘도쿄기담집’ 새 번역본과 하루키 대담집을 7월에 낸다는 점을 내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출판계의 최대 화제였던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를 펴낸 민음사가 이번에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시각이 많다. ‘여자가 없는 남자들’에 수록된 단편 중 한 작품(드라이브 마이 카)이 민음사가 발행하는 계간지 ‘세계의 문학’에 실렸기 때문이다. 민음사는 “계간지 계약과 단편소설집 계약은 별개”라면서도 “출판계 전망처럼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하루키 작품은 저작권 거래를 대행하는 일본 사카이 에이전시가 번역출판 입찰제안서를 공고하면 국내 출판사가 입찰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사카이 에이전시는 이달 말까지 입찰제안서를 받을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엔 ‘색채가 없는…’의 입찰 경쟁이 과열된 지난해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문학사상사의 윤혜준 해외문학담당 팀장은 “‘지르지 말자’는 의견이 많다. 과도한 경쟁은 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출판인회의 고흥식 사무국장은 “일본에 한국 출판사는 봉”이라며 “정작 국내작가 선인세는 많아야 5000만 원인 점을 생각해 자중하자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하루키 파워가 예전 같지 않을 것”이란 예측도 경쟁을 누그러뜨릴 요소다. 은행나무의 주연선 대표는 “‘상실의 시대’로부터 시작된 하루키 세대가 이제 40, 50대가 돼 소설 주 독자층에서 멀어진 반면 주 소설구매층인 20, 30대에게 하루키는 과거만큼 어필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비채의 장선정 편집장은 “막판에 의외의 출판사가 큰 액수를 베팅할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4-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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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키 복권’

    하루키의 신간이 그간 국내 출판사들 사이에서 ‘복권’으로 통했던 까닭은 높은 선인세를 내더라도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의 판매량을 기록해왔기 때문이다. 출판계에 따르면 하루키 작품의 선인세는 1990년대 초중반만 해도 작품당 300만∼500만 원에 그쳤다. 하루키 책을 펴냈던 한 출판사 관계자는 “1990년대 말까지도 선인세는 1000만 원을 넘지 않았다. 그러다가 2000년대에 들면서 2억∼3억 원대로 껑충 뛰었다”고 말했다. 2008년 ‘해변의 카프카’ 출간 때는 선인세가 약 5억 원까지 치솟았다. 그럼에도 이 책은 80만 부 이상 팔리면서 출판계에는 “하루키 작품은 내기만 하면 돈방석에 앉는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졌다(표 참조). 권당 1만 원 기준으로 계산하면 10만 부만 팔려도 10억 원의 매출을 올리게 되기 때문. 하루키 판권 경쟁이 불붙으며 가격이 폭등한 건 2009년 ‘1Q84’ 출간 때부터다. 그전까지 하루키 작품은 일본 사카이 에이전시로부터 국내 에이전시 ‘북포스트’를 거쳐 문학사상사에서 주로 출간됐다. 오랜 거래 관계를 중시하는 일본 출판계 관행이 이어진 것. 그러나 ‘1Q84’부터 사카이 에이전시는 국내 출판사 간 경쟁을 유도했고 이후 신간이 나올 때마다 판권 경쟁이 과열됐다. 지난해 7월에 국내에 출간된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의 경우 선인세가 15억 원 이상이라는 소문이 출판계에 파다했다. ‘색채…’를 펴낸 민음사는 “계약상 액수를 공개할 수 없다”고만 밝혔다. 출판계에선 “‘색채…’는 사실상 실패”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출판사 편집자는 “소문처럼 15억 원이 넘는 선인세를 주고, 여기에 제작비와 광고비, 그리고 구매자에게 영화예매권을 주는 대규모 마케팅 비용까지 썼는데 겨우 43만 부만 팔렸으면 밑지는 장사”라며 “‘여자가 없는 남자들’에는 ‘세게 지르지 말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색채…’의 학습효과 때문”이라고 말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4-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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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이 책, 이 저자]‘동대문 외인구단’ 쓴 정신과 전문의 류미 씨

    “김기태 감독은 왜 사임한 건가요? 제가 LG팬이라…. 야구 기자에게 물어봐 주세요.” ‘야구를 정말 좋아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남 창녕군 국립부곡병원의 신경정신과 전문의 류미 씨(40)의 첫인상이다. 류 씨는 지난해 5월에서 12월까지 서울 동대문경찰서가 관내 청소년을 위해 만든 ‘푸르미르 야구단’의 멘털 코치로 일했다. 이후 아이들의 치유 과정을 담은 ‘곧 죽어도 풀스윙, 힘없어도 돌직구, 동대문 외인구단’을 냈다. “지난해 2월 코치를 맡아달라는 동대문경찰서의 부탁을 받았어요. 동대문서는 문제아를 입건하지 않고 교육, 훈방해주는 프로그램을 실시하는데 실행이 쉽지 않았나 봐요. 아이들을 선도하기 위해 청소년야구단을 운영하기로 했고, 멘털 코치로 저를 찾은 겁니다.”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류 씨는 고3때 사고로 양쪽 발목을 크게 다치면서 박리성 골연골염으로 10분 이상 서 있기 힘들었다. 주말마다 서울까지 휠체어로 이동하기도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코치직을 허락했다. 야구가 좋아서였다. “야구단 면접을 봤어요. 입단 조건은 선도가 필요한 청소년, 사회적 배려가 절실한 탈북 청소년이었죠. 근데 면접 30분 앞두고 청량리경찰서에서 전화가 왔어요. 면접 볼 아이들이 패싸움에 휘말려 잡혀와 있다는 거였죠. 살짝 걱정됐습니다.” 류 씨는 면접을 거친 20명의 아이들과 매주 청량리중학교에서 연습을 했다. 초기에는 자괴감을 느꼈다고 한다. “아이들을 보면서 휠체어를 탄 제가 초라하게 느껴졌죠. 한 아이에게 ‘너는 나를 보면 무슨 생각이 드니’라고 물었어요. 아이는 웃으며 ‘아름다우시다고 생각했다’고 하더군요. 제가 ‘너는 몸이 불편하면 어떻게 할 것 같니’라고 묻자 지체 없이 ‘상관없이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할 거예요’라더군요. 아이들은 편견이 없어요. 오히려 제가 배우는 순간이었습니다.” 이후부터 류 씨는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치기보다는 ‘충분히’ 들어주려 노력했다. 야구팀 소속 학생에게 문제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 ‘문제아’라고 보는 어른들의 시각 자체가 문제였다. 그러자 아이들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탈북 청소년인 명광(가명)이는 외톨이였어요. 열여섯 살인데도 학년은 중1이었고 키는 또래보다 머리 하나가 작았어요. 항상 주눅 들어 있고 ‘예’, ‘아니요’로만 말했죠. 야구도 잘 못해 후보였어요. 그런데 어느 날 경기 도중 주전 2루수가 다쳐 대신 투입됐는데 어려운 타구를 다 병살 처리하는 거예요. 뒤에서 꾸준히 연습했던 거죠. 야구가 명광이를 바꾼 거예요. 이제는 ‘의사가 되고 싶다’는 꿈까지 당당히 밝히는 멋진 남자가 됐습니다.” 저자는 아이들은 변한 것이 아니라 ‘본래의 모습’을 찾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께 땀 흘리고 대화를 나눴더니 아이들 마음을 덮던 것이 벗겨지고 원래의 밝은 마음이 나왔습니다. 입시 스트레스에 짓눌린 아이들, 불편한 몸과 싸워온 저…. 그라운드에서는 누구도 타인의 상처를 건들지 않았어요. 헛스윙하고, 땅볼을 놓치면서 상처가 자연스레 아물었습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4-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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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好통]물 건너갈 뻔했던 도서정가제의 大반전

    ‘오보’를 냈다. 속이 쓰렸다. 한편으로는 ‘안심’이 됐다. 오보를 낸 ‘못난’ 기자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다니…. 보도 내용이 틀려 국내 출판문화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도서정가제’ 이야기다. 앞서 기자는 ‘신간과 구간을 가리지 않고 도서 할인 폭이 15%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한 도서정가제가 올해 시행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본보 23일자 A20면에 보도했다. 당시 세월호 침몰 사고로 21일로 예정됐던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 전체회의가 무산되면서 도서정가제 관련 출판문화산업진흥법 개정안 심의가 무기한 미뤄졌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9월 국회 본회의에서나 개정안이 다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과도한 할인경쟁으로 공멸 위기를 느끼던 출판계는 울상이 됐다. 시행령을 제정하는 데 6개월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빨라야 내년 상반기에나 도서정가제가 도입될 것으로 예상됐던 탓이다. 예상하지 못한 반전이 일어났다. 안전 문제가 부각되면서 국회 교문위 전체회의가 24일 갑자기 열린 것이다. 여기서 ‘학교 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법’ 개정안과 함께 도서정가제 관련 개정안도 통과시켰고 29일엔 본회의까지 통과했다. 출판계 인사들은 결과적으로 오보를 낸 기자에게 “동아일보 보도로 오히려 출판계에서 4월 국회에 반드시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돼 국회를 압박한 결과”라는 위로의 말을 건넸다. 실제 도서정가제 실시는 시행령까지 마련되는 올해 11월 이후가 될 것이다. 그때까지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 성미희 총괄실장은 “새 책을 중고 책으로 탈바꿈시켜 할인 판매하는 편법도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시행령을 세밀하게 다듬어야 한다”고 말했다. 자칫 책값 거품이 빠지지 않아 도서정가제가 독자에게 오히려 손해를 줄 수도 있다. 문체부 정향미 출판인쇄산업과장은 “정가제 적용으로 가중되는 학부모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참고서 가격 안정화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출판계와 독자가 모두 상생 가능한 구체적 방안에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4-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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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古事 통해 성찰의 메시지 전달… 중국 자기계발서 “좋아요”

    공자가 아끼던 제자 ‘안연’이 사라졌다. 안연은 한참 뒤에 나타났다. “죽은 줄 알았다.”(공자) “스승님이 계신데 제가 어찌 감히 죽겠습니까?”(안연) 공자의 말에는 ‘너는 나를 버리고 먼저 죽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있고 안연은 스승의 마음을 정확히 읽어 답한 것이다. 현대 대화법인 ‘TPO’가 적용된다. Time(시간), Place(장소), Occasion(상황)에 따라 적절히 말해야 한다는 이론…. 최근 베스트셀러 1위가 된 자기계발서(‘말공부’)의 한 대목이다. 출판계에 따르면 이 책처럼 중국 저자가 직접 쓰거나 중국 고전을 소재로 한 자기계발서가 독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 자기계발서 급부상 동아일보가 4월 둘째, 셋째 주 ‘자기계발·처세’ 부문 베스트셀러를 분석한 결과 중국 관련 자기계발서의 강세가 드러났다. 교보문고에서는 ‘느리게 더 느리게’ ‘말공부’ ‘나를 지켜낸다는 것’이 자기계발 분야 베스트셀러 4, 5, 7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예스24 자기계발서 베스트셀러 톱5에는 ‘말공부’가 1위에, ‘나를 지켜낸다는 것’이 5위에 위치했다. 이 책들은 논어, 사기, 십팔지략, 유가경전 같은 중국 고전을 통해 처세술을 알려준다. 판매량도 만만치 않다. 교보문고 진영균 브랜드관리팀 대리는 “중국 자기계발서는 일주일에 약 1000부, 누적 판매량은 2만, 3만 부 정도다”며 “대부분 2월 중순 이후 발간된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늑대의 도 여우의 도 인간의 도’ ‘오자서병법’ 같은 중국 자기계발서가 지난달을 기점으로 앞다퉈 출간되고 있다. 대형 서점에선 중국 자기계발서를 세트로 묶어서 판매하고 있다.○ 중국 자기계발서 인기 왜? 이런 현상에 대해 출판평론가들은 “기존 자기계발서에 대한 독자들의 피로감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독자의 피로감이란 무엇일까. 동아일보가 예스24와 함께 2000∼2014년 자기계발 분야의 연간 베스트셀러 1∼10위를 분석해보니 자기계발서는 ‘동기 부여’와 ‘긍정적 사고’를 강조한 미국식→매뉴얼 위주의 일본식→국내 스타 강사 순으로 인기를 얻어 왔다. 자기계발서가 주요 베스트셀러가 된 시점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인 1999년부터. 당시 ‘사오정’ ‘오륙도’란 말이 횡행하면서 ‘남보다 한 발 앞서 가라’는 서구식 자기계발서가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선택’ ‘백만불짜리 습관’이 대표적인 예. 2000∼2007년 이와 유사한 책들이 베스트셀러 톱10의 60%가량을 차지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서구식 자기계발서 인기가 감소했다. 신자유주의적 서구 모델의 한계가 드러난 상황에서 미국식 자기계발서는 사회 모순을 외면하고 개인의 변화만을 강조한다는 비판이 제기된 탓이다. 2010, 2011년에는 고이케 류노스케의 ‘생각 버리기 연습’과 ‘화내지 않는 연습’ 같은 매뉴얼형의 일본 자기계발서가, 2012, 2013년에는 김난도 김미경 같은 국내 스타 강사를 앞세운 자기계발서가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 자기계발서들 역시 ‘읽고 나면 남는 게 없다’는 지적이 많아지면서 지난해 중순부터 인문서적 붐이 일었고, 중국 자기계발서 붐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출판계의 해석이다. 흐름출판의 김세원 편집장은 “중국 자기계발서는 구체적 사례를 통해 메시지와 성찰을 동시에 전달한다. 인문서적과 자기계발서가 합쳐진 형태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짧게 글을 쓰는 문화가 확산된 점도 중국 자기계발서의 인기를 키웠다”며 “스토리텔링을 갖춘 중국 고전만큼 SNS 글쓰기에 적합한 소재는 없다”고 말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4-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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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이 책, 이 저자]‘기후 불황’ 펴낸 김지석씨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최근 기후변화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만들었어요. 아널드 슈워제네거, 제시카 알바, 맷 데이먼이 특파원으로 나와서 북극의 빙하가 줄어든 현장이나 시리아 가뭄을 르포 하는 거죠. 13일부터 미국 내에서 방송되고 있습니다. 캐머런 감독은 왜 ‘아바타’ 후속편보다 다큐멘터리를 먼저 만들었을까요?”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난 ‘기후 불황’의 저자 김지석 씨(39)는 대뜸 영화 ‘타이타닉’, ‘아바타’를 만든 감독 이야기부터 꺼냈다. “다큐멘터리를 보면 미국 매사추세츠 주 내 플레인빌이란 마을에서 이상고온으로 인한 가뭄으로 농장이 문을 닫는 모습이 나옵니다. 보통 환경 문제라고 생각하죠.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마을 사람들이 농장에서 해고된 데 있어요. 인구 2만 명인 곳에서 2000명이 해고되면서 마을이 초토화됩니다.” 미국 예일대에서 환경경영학을 전공한 저자는 현대자동차에서 친환경 자동차 관련 업무를 맡았으며 현재 주한 영국대사관 선임기후변화에너지 담당관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책을 쓴 이유에 대해 “너무도 절실했다”고 밝혔다. “기후변화는 먼 미래의 환경 문제가 아니라 현재의 경제 문제예요. 오일쇼크나 금융위기와 같은 불황과 직결됩니다. 2012년 슈퍼태풍 샌디로 뉴욕 시는 600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어요. 복구하는 과정에서 보험사들은 비용이 많이 들어 파산 위기에 놓였고 정부에 구제금융을 요청했을 정도죠. 마이애미는 해수면이 높아져 도로에 물이 고입니다. 당장 개인의 집값이 떨어집니다. 영국에서는 수해가 잦은 지역은 유령마을이 될 위기에 처해 있어요.” 이 책은 기후변화와 지구 온난화로 인해 발생하는 세계 곳곳의 경제 피해를 다룬다. 저자는 “기후변화 전문가들은 몇 년 안에 해수면이 몇 cm 오르고 몇십 년 뒤에는 인류가 멸망한다는 식으로 설명한다”며 “그러나 그 중간 과정에서 국가와 개인의 경제와 삶이 어떻게 나빠지는지를 다루지 않았다. 이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도 다르지 않아요. 지난해 울산 지역에 폭설이 내렸죠. 지구 온난화로 대기 중 습기가 5%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폭설로 울산 자동차 부품회사들의 지붕이 무너졌고 당장 공장이 안 돌아가니 사람들이 해고됐어요. 울산시도 복구비로 1200억 원 정도 썼고요. 가족이 아파 자꾸 병원비가 들면 그 가정의 가계가 골병드는 것과 같아요.” 그는 기후 불황을 막기 위해 ‘탄소 중심 경제체제’부터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석탄, 천연가스, 석유 사용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줄여야 한다는 것. “개개인이 기업이나 정부에 저탄소 경제 체질로 전환할 것을 요구해야 합니다. 최근 하버드대 교수와 학생 100명이 석유를 쓰는 기업에 학교 자금을 투자하지 말라고 학교 측에 요구했어요. 자녀들이 살 미래를 생각하자는 거죠. 앞으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한국 제품은 수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국가도 나올 수 있죠. 이제는 대비해야 합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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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 나온 책]에로틱 그로테스크 넌센스 外

    에로틱 그로테스크 넌센스(미리엄 실버버그 지음·현실문화)=1920, 30년대 일본에선 ‘에로 그로 넌센스’, 즉 에로틱, 그로테스크, 넌센스(난센스)라는 세 가지 단어가 합쳐진 말이 유행했다. 당시 일본 대중문화의 이면에 숨은 집단적 분열증세를 분석한다. 3만 원.위험한 자신감(토마스 차모로 프레무지크 지음·더퀘스트)=성격 심리학자인 저자는 사회 구조의 문제를 개인 책임으로 전가하기 위해 ‘자신감’을 강요한다고 비판한다. 최신 심리학 이론과 실험을 토대로 직업, 학업, 연애, 인간관계, 건강에 스며든 헛된 자신감 신화를 비판한다. 1만3000원.고종과 메이지의 시대(신명호 지음·역사의 아침)=1876년 강화도조약부터 1905년 을사조약까지 조선과 일본을 통치한 동갑내기 지도자 고종과 메이지의 리더십을 비교했다. 대부분은 고종에 할애되고 메이지 일왕에 대한 분석은 참고용으로만 그친 점이 아쉽다. 2만 원.기업의 시대(CCTV 다큐멘터리 제작팀·다산북스)=유럽과 아시아, 아메리카를 돌며 기업의 본질을 탐구했다. 수백 년간 번영을 누린 기업 50곳, 120명의 경제전문가의 생생한 현장 이야기도 소개된다. 1만8000원.조희룡과 골목길 친구들(설흔 지음·한국고전번역원)=조선후기 화가이자 비평가였던 조희룡이 쓴 ‘호산외기’에 기록된 42인의 인물 중 14명을 등장시킨 소설. 신분이 낮아 역사에 기록되지 못했지만 빛나는 성취를 이룬 예술인들의 삶이 펼쳐진다. 1만2000원.그 길 끝에 다시(함정임 외 지음·바람)=함정임 한창훈 이기호 백용옥 등 소설가 7명이 각각 부산, 여수, 원주, 춘천 등 우리나라 7개 도시를 배경으로 집필한 여행 소설을 묶었다. 해외 도시를 다룬 여행소설집 ‘도시와 나’의 국내편에 해당하는 소설집이다. 1만2800원.귀거래(한사오궁 지음·창비)=중국의 문화대혁명 이후 ‘신시기’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한사오궁(韓少功)이 1970, 80년대에 쓴 중단편 9편을 묶었다. 문혁기 과오를 반성하면서 현대화 과정에서 중국 민족의 정체성을 고민한 작품들이다. 1만6000원.한국의 여성들(다나 레이몽 카펠리앙 지음·눈빛)=주한프랑스문화원 직원인 남편을 따라 한국에 온 프랑스 사진작가가 1920년생부터 1990년생까지 세대별 한국 여성의 자연스러운 모습과 인터뷰를 담았다. 세대별로 외모만큼 생각도 다양한 한국 여성을 만날 수 있다. 4만 원.}

    • 201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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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난서 살아남는 법, 책 한권 사둬야하나”

    세월호 침몰 참사로 사회 전반에 ‘나의 안전은 내가 지킨다’는 심리가 퍼지고 있다. 서점가에선 생존기술 관련 서적의 판매량이 증가했고 인터넷 게시판에는 ‘사고 시 살아남는 법’에 대한 정보 공유가 늘고 있다. 24일 인터넷서점 예스24가 세월호 침몰(16일) 전후 일주일간 재난·사고 생존 매뉴얼 서적 6종의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판매량이 120%가량 증가했다. 침몰 전 일주일간 팔린 책은 불과 7권이었는데 사건 발생 후 92권으로 늘어난 것. 같은 기간 교보문고에서도 ‘생존 지침서’의 판매량이 3배가량 늘었다. 6종의 책은 ‘생존 지침서’를 비롯해 ‘세상의 종말에서 살아남는 법’, ‘위기탈출 생존교과서’, ‘SAS 서바이벌 가이드’, ‘재난이 닥쳤을 때 필요한 단 한 권의 책’, ‘거의 모든 재난으로부터 살아남는 법’이다. 예스24 최성렬 마케팅팀장은 “세월호 사건 후 생존기술 매뉴얼을 가정에 상비하고자 하는 사람이 늘어난 흐름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출판사들은 이 같은 사회 심리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출판사 푸른숲은 ‘생존 지침서’를 비롯해 기존 출판된 생존 매뉴얼 관련 서적을 휴대가 가능한 얇은 분량의 페이퍼백 형태로 재편집해 학생용으로 저렴하게 내놓을 예정이다. 한편 SNS나 인터넷 게시판에는 “침몰하는 배나 전복된 대형버스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알고 싶다” 같은 내용의 글이 자주 올라온다. “여행 갈 땐 꼭 손전등도 챙겨라”, “배가 침몰하면 밖으로 나와서 꼭대기에서 버티다가 최대한 마지막에 물에 빠져라. 처음에 빠지면 체온이 떨어진다” 같은 댓글도 수시로 달린다. 김혜숙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는 “그만큼 국민들의 충격이 컸고 우왕좌왕하는 정부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는 것”이라며 “정부가 안전에 대한 불안을 보듬을 구체적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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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 ‘내가 사랑한 유럽 TOP 10’ 돌풍 비결

    ‘내가 사랑한 유럽 TOP 10’(이하 유럽 TOP 10·사진)이 종합 베스트셀러(한국출판인회의 집계)에서 3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여행자가 선정한 유럽 여행지 100곳을 다룬 이 책은 1월 15일 발간 후 현재까지 21만 권이나 팔렸다. 출판계에서는 최근 출판 불황 속에, 특히 여행서적인 점을 고려하면 더욱 이례적인 판매부수라는 평가와 함께 성공 원인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여행 못 가는 사람’이 ‘여행 책’을 사본다 ‘유럽 TOP 10’이 성공한 이유 중 하나로 ‘방콕 회사원’이 꼽힌다. 주말과 휴가 때 방에만 콕 박혀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여행서적을 잘 사본다는 것이다. 회사원 장한선 씨(35·여)는 “여행은 못 가도 여행서적은 자주 읽는다”며 “여행 책으로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을 달래고 ‘힐링’을 하는 동료가 주변에 많다”고 말했다. 실제 ‘유럽 TOP 10’ 독자는 20대(26.3%)보다 30대(37.2%)가 많다. 40대도 22.1%나 된다(표 참조).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해외여행 자율화(1989년) 이후인 1990년대 학번들은 일주일의 시간만 생겨도 해외여행부터 생각하는 세대”라며 “30, 40대 직장인이 된 후에는 여행서적을 통해 욕구를 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도 영향을 미쳤다. 애플리케이션으로 여행지 정보를 실시간 검색하는 상황에서 정보 가이드 성격의 기존 여행책의 수요가 대폭 줄었다. 이에 여행서적이 여행지와 연관된 감성적 스토리 중심으로 제작되면서 여행을 안 가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 된 것. ‘유럽 TOP 10’ 역시 감성 에세이 형식이다. 교보문고의 올해 1분기 여행서적 판매 1∼10위를 분석해 봐도 가이드성 여행 책은 절반에 불과하다. 1∼5위 중 4권은 스토리텔링 여행서다.○ 출판계 꼼수와 TV광고 연계 후광 효과 ‘유럽 TOP 10’의 성공은 출판계의 고질적 꼼수의 결과란 비판도 적지 않다. 신간이 나오면 국립중앙도서관으로부터 국제표준도서번호(ISBN·책 종류 분류 코드)를 부여받는다. 이때 ‘문학(교양)’으로 지정되면 할인율이 10%로 제한되지만 ‘실용서’로 분류되면 할인 제한이 없다. ‘유럽 TOP 10’은 문학서의 성격이 더 강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지만 실용서로 분류된 탓에 최대 50% 할인된 가격에 판매됐다. 대한출판문화협회 관계자는 “‘유럽 TOP 10’은 작가인 정여울 씨가 문학평론가인 데다 책 내용도 감성 에세이라고 생각하는 출판인이 많다”며 “국립도서관에서 인력 부족으로 출판사가 제출한 분류코드와 책 내용을 꼼꼼히 대조하지 못하는 점을 이용한 꼼수”라고 말했다. 게다가 이 책은 ‘유럽여행 랭킹쇼’라는 대한항공 TV 광고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홍익출판사가 광고를 보고 대한항공과 공동 기획한 책이다. 이후 대한항공은 꾸준히 이 책을 구매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국출판문화진흥원은 사재기 조사까지 벌였다. 정관성 출판유통팀장은 “조사 결과 사재기는 드러나지 않았다”며 “대한항공이 출판사를 통해 일괄 구매하면 수백 권을 사도 한 권으로 치기 때문에 베스트셀러 집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한항공 측에서 직원들을 지원해 개개인이 책을 구매했다면 ‘간접적 사재기’로 볼 수 있다고 진흥원은 설명했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최근 베스트셀러는 대부분 영상매체에 노출된 콘텐츠와 관계된 책”이라며 “당장은 팔리겠지만 책을 안 보는 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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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인폭 15%’ 도서정가제 연내 도입 사실상 무산

    신간과 구간을 가리지 않고 도서 할인 폭이 15%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한 ‘도서정가제’가 올해에도 시행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도서정가제 관련 출판문화산업진흥법 개정안은 16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21일 열릴 예정이었던 교문위 전체회의가 무산되면서 4월 임시국회 내 통과가 불가능해졌다. 모든 법안은 상임위 법안심사소위→전체회의→법제사법위를 거쳐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돼야 시행된다. 세월호 침몰사고로 국회 일정이 상당 부분 중지된 것이 원인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출판인쇄산업과 관계자는 “9월 정기국회에서나 도서정가제가 다뤄지게 될 것”이라며 “정기국회 때 개정안이 통과돼도 시행령을 제정하는 데 6개월 정도 소요된다”고 밝혔다. 빨라야 내년 상반기에나 도서정가제가 도입될 수 있다는 의미다. 6월에도 임시국회가 열린다. 하지만 다음 달부터 국회 각 상임위가 재구성되는 데다 6·4지방선거로 6월 국회에서는 민생법안을 제외한 법안은 논의가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도서정가제 개정은 출판계의 숙원사업이다. 인터넷서점을 중심으로 반값 할인 같은 무차별적 할인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출판계 공멸의 위기의식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이에 2월 25일 대한출판문화협회, 출판사 및 유통 관계자, 소비자단체가 모여 모든 도서 할인 폭이 ‘15%’를 넘지 못 하도록 하는 데 합의했다. 이를 토대로 한 법안개정이 성사단계까지 갔다가 다시 제동이 걸린 것이다. 23일 ‘세계 책의 날’을 맞아 열릴 예정이던 관련 행사와 다음 달 초 ‘어린이 책 잔치’가 세월호 침몰 사고 여파로 취소되거나 연기된 가운에 도서정가제마저 연내 도입이 어려워지자 출판계의 한숨소리는 커졌다. 한국 출판인회의 고흥식 사무국장은 “개정안이 9월 정기국회 때 통과되면 시행령은 3개월 이내에 제정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4-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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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 나온 책]토니 블레어의 여정 外

    토니 블레어의 여정(토니 블레어 지음·알에이치코리아)=2010년 발간돼 화제를 모았던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의 회고록. 9·11테러와 이라크 침공을 둘러싼 영국 입장, 미국 대통령들에 대한 솔직한 평가, 다이애나 왕세자비 사망에 얽힌 뒷이야기가 담겼다. 4만5000원.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살림)=르네상스 시대 정치철학자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을 쓰고 7년여 뒤 죽기 직전에 내놓은 책. 조국 피렌체를 궁지로 몰아넣은 카스트라카니에게서 군주론의 현실적 모델을 찾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1만1800원.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방황(정유정 지음·은행나무)=소설 ‘7년의 밤’ ‘28’의 작가 정유정의 네팔 히말라야 트레킹 체험 에세이. 생애 최초의 해외여행으로 안나푸르나 트레킹에 도전했다가 닥친 고난과 실수를 특유의 입담으로 풀어내며 세상과 맞설 용기에 대해 말한다. 1만4000원.아이웨이웨이 블로그(아이웨이웨이 지음·미메시스)=2009년 폐쇄된 중국 설치예술가 아이웨이웨이의 블로그 글 중 110여 개를 추렸다. 쓰촨 성 대지진 당시 사망자 이름을 직접 조사한 ‘시민조사’나 중국인 1001명을 독일 카셀로 이동시켰던 ‘동화’ 프로젝트도 이 블로그에서 시작됐다. 2만5000원. 인삼반가사유상(배우식 지음·천년의시작)=고교 국어교과서에 실린 시 ‘북어’를 쓴 시인이 펴낸 시조집. 표제작 인삼반가사유상을 포함해 힘겹고 고통스러운 삶의 경험을 섬세한 미학으로 승화시킨 시조 80편을 수록했다. 9000원.생각 정원(장현갑 지음·나무의마음)=50년간 신경심리학을 연구해온 저자는 마음과 뇌의 상관관계를 분석한다. 증오나 행복, 자비와 사랑과 같은 마음 상태에 따라 뇌의 각기 다른 부위가 활성화된다. 마음을 다스리면 뇌 구조도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한다. 1만4800원.}

    • 2014-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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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육아 퍼즐, 포기하면 지는 거야

    계모에게 맞아 숨진 어린 의붓딸 소식에 많은 이의 가슴이 먹먹했다. 게임을 하기 위해 두 살배기 아들의 코를 막아 살해한 아버지에 모두가 폭발했다. “인간의 탈을 쓰고 어떻게….” 혀를 차며 인간 같지 않은 인간들의 패륜으로 치부해 버리기엔 가슴에 돌덩이 하나가 걸린다. 무언가 더 있는 것 같다. 갈수록 떨어지는 출산율이 떠오른다. ‘육아가 힘들다’며 출산을 포기하는 이들도 흔한 세상이다. ‘부모’라는 단어의 의미 자체를 이 시대가 잃어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그럼에도 세상은 ‘아이’만을 이야기한다. 육아서는 수천 종에 이르지만 정작 아기가 부모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는 별로 없다. 이 책은 ‘부모가 되는 것’에 대한 철학적 부재가 사회 전체의 퇴행으로 이어지고 있는 현실에 강렬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뉴욕 매거진 기자인 저자는 아이와 육아가 아닌 ‘부모가 되어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풀어냈다. ‘왜 부모는 육아를 싫어하나’라는 주제로 2010년 뉴욕 매거진에 게재된 기획기사를 보강한 것으로 올해 1월 출간되자마자 아마존 종합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가 아니라 아이가 부부 생활, 내면의 자아에 영향을 미칠 때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다뤄 화제가 됐다. 저자는 우선 부모들을 안심시킨다. ‘육아가 왜 힘들까? 내가 모자란 엄마(아빠)라서 그럴까’라며 걱정하는 부모들에게 ‘아이는 성인의 삶에서 맞이할 수 있는 가장 극적이며 고통스러운 변화’라고 위로한다. 2004년 텍사스 여성 909명에게 ‘어떤 활동이 가장 큰 즐거움을 주는가’를 조사한 결과 육아는 전체 19개 항목 중 16위에 그쳤다. 132쌍의 결혼 만족도를 조사해 보니 90%는 아기가 태어난 후 만족도가 감소했다. 아이가 생기면 섹스 횟수도 3분의 1로 준다. 저자가 만난 부모들은 결혼 전의 일, 취미, 낭만은 아이가 생기면서 모두 사라졌다고 외친다. “10개월 동안 화장실에서도 단 한 번도 혼자 있어 본 적이 없습니다.” 저자는 아이는 ‘미치광이’와도 유사하다고 말한다. 사고를 조직화하는 뇌의 전전두엽 피질이 발달하지 않은 탓에 이 피질이 발달된 부모는 당연히 상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또 아이 키우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설명한다. 과거 부모들은 아이를 몇 명, 언제 낳을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사치를 누리지 못했다. 반면 요즘 부모들은 아이를 인생의 소중한 성취로 생각한다. 주요 인생 목표를 대하듯 계획을 가지고 육아에 임하다 보니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크다. 어른과 아이의 관계가 오늘날의 모습이 된 것도 수십 년밖에 되지 않았다. 2차대전 이전에는 아이들은 부모를 돕고 공장에서 일하는 경제적 자원이었다. 인권 의식이 강화되면서 가족 경제의 일원이던 어린이는 보호의 대상으로 변했고, 돈 벌기와 보살핌은 온전히 부모의 몫이 됐다. 책은 딱딱한 연구 결과만을 늘어놓지는 않는다. 미국 전역의 육아교육 프로그램 현장에서 만난 학부모 125명의 고충을 날것 그대로 전달한다. 부모와 아이의 대화를 소설 형식으로 맛깔 나게 풀어내 주제의 몰입을 높였다. 이쯤이면 아이를 포기하고 싶어질 것이다. 그 순간 저자는 “아이들이 주는 선물도 많다”고 달랜다. 아이들의 미치광이 같은 행동은 부모에게 좌절감을 주지만 역설적으로 부모를 일상에서 벗어나게 한다. 아이와 함께 뛰놀면서 사회적 규칙, 의무에서 벗어나 자신이 어릴 때 가졌던 원초적인 격렬함, 최초의 광기를 재경험한다. 아이 덕분에 머리로만 세상을 받아들이는 경향에서 벗어나 직접 몸으로 소통하는 가장 인간적인 모습으로 되돌아간다는 얘기다. 궁극적으로 아이는 ‘기쁨’이라고 말한다. 기쁨은 재미나 쾌락과는 달리 타인과의 연결에서 나온다. 기쁨을 온전하게 경험하려면 자녀에게 상처받고 훌쩍 커서 떠나버리는 자녀에게 상실감도 느껴야 한다. 기쁨만 계속되면 기쁨이 아니기 때문이다. 상실의 고통을 걱정하지는 말자. 저자는 “사람들은 ‘경험하는 자아’보다 ‘기억하는 자아’를 중시한다”고 덧붙인다. 장성한 아이를 보면 그간의 경험(육아의 고통)은 사라지고 기억(행복)만 남는다는 것이다. 책은 샤론 할머니의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미네소타에 사는 샤론은 아들이 열다섯 살 때 자살하는 끔찍한 일을 겪었다. 딸 미셸은 손자만 남긴 채 자궁암으로 죽었다. 샤론은 말한다. “부모로 산다는 것은 행복만 있는 것도 아니고 슬픔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부모 노릇을 다한다는 것, 부모로 산다는 것이 있을 뿐이죠. 아이는 내가 나 자신이 될 수 있게 하는 가장 큰 부분입니다.” 이 책이 부모로 사는 ‘모든’ 것에 대한 해답을 주진 못한다. 그러나 책을 덮는 순간 “우리의 아이들은 우리와 묶인 하나”라는 생각만큼은 꼭 간직하게 된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4-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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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촬영 어벤져스 책으로 읽어볼까”… 원작만화 판매 42% 급증

    “이게 ‘캡틴 아메리카’ 원작인가? ‘어벤져스2’ 촬영이 있던 날(5일)에 강남역에 간 것도 크리스 에번스(캡틴 아메리카 역)를 보고 싶어서였는데.” 11일 오후 7시 12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30대 회사원들이 서점에 마련된 슈퍼히어로 원작 코너 앞에서 수다를 떨더니 3권을 집어 들고 계산대로 향했다. 슈퍼히어로 원작만화는 미국 출판사인 마블코믹스와 DC코믹스가 발행하는 그래픽노블(Graphic Novel) 단행본을 말한다. ○ ‘어벤져스’ 특수에 출판계 “꺅” 지난달 30일부터 영화 ‘어벤져스2’ 국내 촬영이 계속되면서 슈퍼히어로 원작만화도 덩달아 인기를 얻고 있다. 16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1∼3월 이들 만화 판매량은 전년 대비 6%가량 감소했지만 ‘어벤져스2’ 국내 촬영이 시작된 30일 이후부터 이달 15일까지 판매량이 42% 늘어났다. 예스24 측도 “이달 1∼9일 슈퍼히어로 원작 판매량은 3, 4개월간 팔릴 양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대형 오프라인서점, 인터넷 서점마다 슈퍼히어로 코너를 따로 개설했을 정도다. 출판계에서는 기대치 못한 특수를 두고 다양한 이야기가 떠돈다. 영화 ‘다크나이트’(배트맨)가 뜨면 세미콜론 웃고, ‘아이언맨’이 인기면 시공사가 웃는다는 말이 대표적인 예. 캐릭터마다 국내 판권 계약을 한 출판사가 다르기 때문이다.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 같은 마블코믹스 책은 시공사가, 배트맨과 같은 DC코믹스 책은 세미콜론 출판사가 국내 판권을 갖고 있다.○ 독자들은 “어렵다”… 국내 출판만화시장 판도 바꿀지는 미지수 특수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독자 중 상당수는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인 탓이다. ‘콕’ 집어 설명할 수는 없지만 뭔가 읽기가 수월치 않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슈퍼히어로 만화의 서술 구조가 한국 독자에겐 낯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슈퍼히어로 원작만화는 1930년대 미국의 한 비누회사가 판촉물로 나눠주면서 시작됐다. 판촉물이 인기를 얻으면서 30∼60쪽 잡지 형태의 만화가 발행됐다. 이런 잡지 6∼12개가 합쳐진 것이 현재의 ‘슈퍼히어로 단행본’이다. 잡지 여러 개를 하나로 묶다 보니 당연히 전체 이야기가 뚝뚝 끊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더구나 슈퍼히어로의 원조인 슈퍼맨이 1938년 처음 등장한 이래 대부분 슈퍼히어로물은 40∼70년간 연재돼 왔다. 당연히 일부 에피소드만 추려낸 국내 단행본만 봐서는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어렵다. 미국만화 전문번역가 이규원 씨는 “슈퍼히어로물은 캐릭터 소유권을 지닌 해당 출판사가 특정 작가를 고용해 작품을 만들기에 같은 아이언맨이라도 작가에 따라 그림체, 작품 분위기, 세계관이 달라지다 보니 국내 독자는 헛갈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슈퍼히어로 원작만화는 각 컷의 연결성보다는 개별 컷의 이미지와 대사를 중시한다. 박석환 한국영상대 만화창작과 교수는 “한국인은 스토리 위주로 만화를 보지만 슈퍼히어로 만화는 장면 연출이 길고 심리적 대사가 많아 지루하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원작만화의 주요 저자인 마크 밀러(‘시빌 워’)와 앨런 무어(‘배트맨’)도 40, 50대의 중장년층으로, 작품을 통해 슈퍼히어로의 인식론적 세계, 슈퍼 파워가 주는 중압감을 다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판사들은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 시공사의 조광환 대리는 “어차피 젊은이들은 책을 안 사기 때문에 30, 40대 위주로 마니아 소비자군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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