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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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부터 사회, 경제, 산업 분야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현재 자동차, 조선, 철강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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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 사이클’ 반도체株… 관련 종목도 들썩

     요즘 한국 주식시장에선 반도체를 빼면 할 얘기가 많지 않다.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가 유가증권시장의 쌍두마차로 등극해 연일 사상 최고 주가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세계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슈퍼 사이클(Super cycle)’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면서 관련 종목 주가도 들썩이고 있다.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82% 오른 186만1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SK하이닉스도 이날 3.23% 오르며 사상 최고치인 4만95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 261조8042억 원, 36조725억 원으로 각각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두 회사는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총의 약 22.5%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 강세는 6일 공시된 지난해 4분기(10∼12월)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8조 원 수준으로 예상됐던 전망치를 넘어 9조2000억 원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였다. 지난해 갤럭시 노트7 단종 악재에도 2013년 3분기 이후 13개 분기 만에 9조 원이 넘는 실적을 올렸다. 이는 반도체 덕분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만 5조 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에선 삼성전자 주가가 200만 원을 넘어 250만 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 2위 SK하이닉스의 실적도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5개 분기 만에 1조 원대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추정 영업이익은 1조2552억 원이다. 반도체 주가 강세는 ‘자율주행’ ‘머신러닝’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의 발전에 따른 결과다. 자율주행용 차량에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 낸드플래시가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할수록 저장 용량이 크고 속도가 빠른 고가의 반도체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차량용 반도체 수요는 세계 반도체 시장의 3∼4% 수준에 불과해 성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컴퓨터가 스스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머신러닝은 실시간 정보처리가 핵심이다. 대량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알고리즘을 만들려면 연산 프로세서 속도가 빨라야 한다. 저장장치가 이를 따라잡으려면 속도도 그만큼 빨라져야 한다. 그만큼 고성능 반도체가 필요하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기술에 고성능과 고용량 반도체가 들어가기 때문에 반도체 제조사들의 수익성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두 회사의 협력사들도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반도체는 기판에 빛을 쪼이는 ‘노광(露光)’, 화학용액이나 가스를 이용해 실리콘 웨이퍼 상의 필요한 부분만을 남겨놓고 나머지 물질을 제거하는 ‘식각(蝕刻)’ 등 10단계가 넘는 복잡한 공정을 거쳐 완성된다. BNK투자증권은 식각 전문회사인 테스, 반도체 절단 기술을 보유한 한미반도체, 반도체 성능 검사를 담당하는 유니테스트 등을 반도체 생산 증가로 수혜를 입을 종목으로 꼽았다. BNK투자증권은 “일감이 늘고 설비 투자가 증가한 반도체 제조 공정 관련 회사들의 매출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슈퍼 사이클(Super cycle)특정 산업의 장기적인 가격 상승 주기를 뜻하는 말. 신기술과 산업구조 변화에 맞춰 찾아오기 때문에 5년 이상 수요가 유지된다.}

    • 2017-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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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환율방어 약발 안먹혀… ‘위안화쇼크’ 또 오나

     연초부터 롤러코스터를 탄 중국 위안화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중국 당국이 위안화 가치를 11년 6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절상하며 환율 방어 나섰다. 하지만 외환시장은 ‘위안화 추가 약세’를 점치며 오히려 거꾸로 움직이고 있다. 중국이 그동안 두둑한 외환보유액을 방패로 ‘환율전쟁’에서 승리했지만 이번에는 이 힘이 통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조만간 위안화 환율의 심리적 지지선인 ‘달러당 7위안’과 중국의 주요 통화정책 목표인 ‘외환보유액 3조 달러’ 선이 함께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위안-3조 달러’ 붕괴로 중국 증시가 요동치면 1년 전 세계 금융시장을 질식시킨 ‘차이나 쇼크’가 재연될 수 있다. ○ 中 당국 ‘환율 방어’ 안간힘 7일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12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3조100억 달러로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꼽히는 3조 달러 선을 간신히 턱걸이했다. 이는 2011년 2월(2조9914억 달러) 이후 5년 10개월 만에 가장 적다.  세계 최대의 ‘달러 곳간’을 보유했던 중국은 성장세 둔화에 따라 글로벌 자금 유출이 이어지면서 빠르게 외환보유액이 줄고 있다. 최근엔 중국 당국이 위안화 약세를 방어하기 위해 보유 달러를 팔고 위안화를 사들이면서 외환보유액 감소세가 더 빨라졌다. 2014년 6월 정점(3조9932억 달러)을 찍었던 외환보유액은 현재 25%가량 급감했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해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에 따른 달러 강세의 여파로 7% 가까이 떨어졌다. 1994년 이후 22년 만의 최대 하락 폭이다.  위안화 약세로 외화자본 유출 규모가 커지자 중국 당국은 6일 전격적인 위안화 절상 조치에 나섰다. 런민은행은 이날 위안화 기준환율을 0.92% 내린(위안화 가치 상승) 달러당 6.8668위안에 고시했다. 하루 절상 폭으로 2005년 7월 이후 최대치다.  하지만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가치는 오히려 약세를 보였다. 역내시장의 위안화 환율은 전날보다 0.69% 오른 달러당 6.9241위안에 마감했다. 역외 환율도 1% 이상 뛰었다. 당국의 정책 약발이 위안화 약세에 ‘베팅’하는 시장의 압력을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달러당 7위안-외환보유액 3조 달러’ 깨진다” 시장에서는 중국 당국이 위안화 약세와 자금 유출을 통제하지 못해 이르면 이달 중 외환보유액 3조 달러 선이 무너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럴 경우 ‘위안화 약세→당국 개입→외환보유액 감소→자본 유출 심화→위안화 약세’라는 악순환에 빠져 국제통화기금(IMF)이 권고한 적정 외환보유액 최저선(2조8000억 달러)도 위협받을 수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올해 달러당 7위안 시대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IB 13곳이 예상한 3개월 뒤 위안화 환율 평균치는 7.042위안이다. 일각에서는 연말경 최고 7.65위안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7위안 시대는 중국에 ‘양날의 칼’이다. 해외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수출과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의 증시 이탈과 그에 따른 주가 폭락이 우려된다. 더군다나 지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신행정부가 중국을 겨냥해 환율 조작국 지정과 무역 보복을 주장하고 있어 위안화 절하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예단하기 더 어렵다.  정영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금융팀장은 “달러당 7위안을 넘는다는 건 중국 경제의 불안이 커진다는 것을 뜻하고, 이는 신흥국 전체 불안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위안화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한국 원화의 동반 약세(원-달러 환율 상승)가 이어져 국내 금융시장의 자본 이탈이 심해질 수 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적절한 시장 개입을 통해 이런 부작용을 통제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의 왕서우원(王受文) 상무부 부부장은 6일 외국 기업의 중국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대외 개방 확대, 외자 유인책 강화 등 20개 항목의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4월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가 나오기 전에 위안화 환율이 고점을 찍고 내려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정임수 imsoo@donga.com·이건혁 기자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 2017-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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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석동 前금융위원장, 미래에셋자산 이사회 의장 내정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64·사진)이 미래에셋자산운용 신임 이사회 의장에 내정됐다. 미래에셋그룹이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래에셋은 앞으로 계열사 이사회 의장에 외부 인사를 적극 영입하기로 했다.  미래에셋그룹은 8일 주요 계열사의 의사결정 구조를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제로 이원화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계열사 임원이 겸직하고 있는 이사회 의장을 외부에 개방하겠다는 뜻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신임 이사회 의장에 내정된 김 전 위원장은 2015년부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사외이사 5명과 사내이사 3명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8월 개정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은 올해 3월부터 제2금융권 회사의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 중에 선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이에 따라 이사회를 독립적으로 운용하며 경영의 투명성과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로 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시작으로 미래에셋생명과 미래에셋대우도 외부 인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영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 2017-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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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성기 다시 열려면 근무-거주환경 획기적 개선 필요”

     최근 국내 대형 증권사 2곳이 ‘대한민국 금융 1번지’ 여의도를 잇달아 떠났다. 국내 증권사 자기자본 1위인 미래에셋대우(옛 KDB대우증권)는 지난해 12월 30일 미래에셋증권이 입주한 서울 중구 을지로 센터원 빌딩으로 본점을 옮겼다. 이어 이달 4일 대신증권도 서울 중구 명동에 지은 신사옥인 대신파이낸스센터로 이사했다. 특히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주식 시세판을 운영해 상징적인 의미가 컸던 대신증권이 여의도를 떠난 사실에 증권업계의 속내는 복잡했다. 증권사 고위 임원 A 씨는 “규모가 큰 증권사들이 떠나면 여의도를 ‘금융 1번지’로 부르기도 민망할 것 같다”며 “여의도가 대격변의 시대에 접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한때 ‘아시아의 금융허브’를 꿈꿨고 ‘한국판 월스트리트’로 불렸던 여의도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여의도는 1979년 명동에 있던 증권거래소가 이전하고, 이어 주요 증권사들이 줄줄이 따라오면서 ‘금융 1번지’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 금융 중심지로서의 입지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여유 공간이 많지 않은 여의도의 개발은 더딘 반면 광화문이나 강남 등 도심 개발은 꾸준히 진행되면서 이 지역들로 금융회사들이 옮겨가기 시작한 것이다.  2004년 유안타증권(옛 동양증권)이 본점을 여의도에서 명동으로 옮긴 게 금융투자업계의 ‘탈(脫)여의도 바람’의 시작이었다. 이어 금융 관련 공공기관들이 잇따라 광화문 등지로 이전하면서 바람은 폭풍이 됐다. 2005년 당시 공공기관이던 한국거래소가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에 따라 부산 중구 중앙동(현 부산 남구 문현동)으로 떠났다. 금융 시장을 관리하고 금융 정책을 수립하는 금융위원회는 2012년 광화문으로, 유가증권 예탁업무를 담당하는 한국예탁결제원은 2014년 거래소를 따라 부산으로 각각 둥지를 옮겼다. 2010년 이후부터는 금융투자회사들이 여의도를 떠났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이끄는 미래에셋증권은 2011년 을지로로 본사를 이전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2013년부터 경기 성남시 분당구로, 메리츠자산운용은 2014년 서울 종로구 북촌로로 자리를 옮겼다. 2011년 여의도를 떠나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본관에 자리 잡았던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8월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1995년 여의도를 떠나 종로구에 자리 잡고 있던 삼성증권도 지난해 12월 삼성 서초사옥에 합류했다. 외국계 금융회사에 여의도는 애초부터 그다지 매력적인 곳은 아니었다. 미국계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와 크레디트스위스, JP모건 등 외국계 증권사들의 서울지점은 대부분 광화문 일대에 몰려 있다. 모험자본인 벤처투자회사, 소규모 투자자문사들은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여의도는 2007년 ‘금융중심지의 조성과 발전에 관한 법률’ 제정으로 아시아 금융허브로 거듭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2008년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 계획은 차질을 겪고 있다. 국제금융센터(IFC)와 지하철 9호선은 완공됐지만 다른 인프라 건설이 늦어지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여의도가 미국 월스트리트나 홍콩 센트럴처럼 국제적 금융 중심지로 성장하려면 근무·거주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성유열 대신증권 홍콩법인장은 “글로벌 금융사들이 높은 임대료에도 이 지역들에 둥지를 트는 건 금융 중심지라는 상징성이 있고 쇼핑시설 등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금융산업 육성 전략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말 정부는 그동안 지적됐던 아시아 금융허브 발전계획의 문제를 반영해 퇴직연금을 기반으로 자산운용 시장을 확대하는 등 금융시장 발전 방향을 전면 수정하기로 예고했다.이건혁기자 gun@donga.com}

    • 2017-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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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위안화 11년만에 최대폭 절상

     중국이 하루 만에 위안화 가치를 약 1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절상시키며 위안화 방어 총력전에 나섰다.  6일 중국 런민(人民)은행은 달러당 위안화 환율을 전날보다 0.92% 내린 6.8668위안으로 고시했다(위안화 가치 절상). 하루 절상 폭으로는 2005년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위안화 환율은 지난해 12월 14일 이후 꾸준히 6.9위안 선을 유지해왔다. 이는 중국이 최근 해외로의 자본 유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가운데 자본 유출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03을 넘었던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가 이날 101 선으로 떨어지면서 위안화가 강세를 보일 여지가 생겼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위안화 약세에 베팅하는 국제 투기세력에 대해 중국이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예상을 뒤엎는 환율 하락에 위안화 유동성이 메마르면서 역외 위안화의 하루짜리 대출금리(HIBOR·하이보)가 한때 110%까지 치솟았다.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일종의 화해 메시지를 보냈다는 해석도 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 2017-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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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형 증권사 속속 脫여의도… 무색해진 ‘금융1번지’

     “아예 저 섬을 개발해 버리자.” 1966년 7월 폭우로 잠긴 서울을 헬기로 둘러보던 김현옥 당시 서울시장은 한강 상공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이렇게 결심한다. 장마 때마다 물난리를 겪지 않게 한강을 개발하자. 저 쓸모없는 섬 주위엔 제방을 쌓자. 둑 안쪽으로 생기는 옥토를 개발하면 ‘새 서울’을 만들 수 있다…. 단순한 공상이 아니었다. 그는 ‘불도저’였다. 실제로 일 년 뒤 ‘한강 정복의 구체안’이 나왔다. 버려진 섬엔 당시로선 첨단 도시의 밑그림이 그려졌다. 지금의 여의도(汝矣島)는 50년 전 이렇게 시작됐다. 압축성장한 대한민국에서 상전벽해(桑田碧海)하지 않은 곳이 있겠나만 여의도만큼 이 말이 잘 어울리는 곳이 또 있을까. 버려진 모래톱에 세워진 ‘한국의 맨해튼’ 혹은 ‘한국의 월스트리트’는 그야말로 ‘한강의 기적’이었다. 여의도는 한국 고속 성장의 상징이자 욕망이 응축된 땅이었다. 권력을 꿈꾸는 사람들,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들, 스타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 너도나도 몰려들었다. ‘여의도의 몇 배’라는 표현처럼 개발 규모의 척도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 여의도 위상은 예전 같지 않다. 여의도를 상징하던 방송사도 증권사도 줄줄이 짐을 꾸렸다. 새로운 도약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 됐다. ‘대한민국 최초 신도시’ 여의도 개발의 반세기를 되돌아봤다.모래톱 위에 세운 고층 도시의 꿈 한강의 퇴적작용으로 겹겹이 모래가 쌓여 생긴 섬인 여의도는 황무지였다. 섬 이름이 “너나 가져라”라는 의미의 한자 합성어인 ‘여의도(汝矣島)’로 지어졌다는 설이 있을 정도다. 조선시대에는 말을 기르는 목장으로 이용됐다. 일제강점기엔 우리나라 최초의 비행장이 들어섰다. 여의도가 현재 모습으로 바뀐 것은 1967년 9월 22일 서울시의 ‘한강개발 3개년 계획’부터다. 한강변에 74km의 강변도로를 만들고, 여의도 둘레에 석축 제방을 쌓아 6층 이상의 빌딩만 들어서는 고층 도시를 건설한다는 구상이었다. ‘버려진 한강의 정복’을 내걸고 그해 12월 27일 윤중제 공사가 시작됐다. 1968년 2월 하구를 넓혀 한강 물이 잘 빠지게 하기 위해 밤섬을 폭파했다. 제방 공사는 군사작전을 치르듯 속전속결로 진행돼 그해 6월 끝났다. 윤중제 완성으로 2.9km²의 금싸라기 땅이 생겼다.  1969년 건축가 김수근 씨가 내놓은 개발계획은 어마어마했다. 3개 축으로 나눠 서쪽에 국회와 외교단지, 동쪽에 대법원과 서울시청, 가운데에는 업무·주거시설을 배치했다. 업무지구를 둘러싸고 보행자용 인공 덱을 배치하는 것. 당시로서는 첨단 입체 도시였다.  하지만 이런 도시를 건설하기엔 한국의 재정은 초라했다. 계획은 현실적인 방향으로 수정됐다. 결정적으로 여의도를 동서로 가르는 ‘동양 최대’의 5·16광장(현 여의도공원)이 만들어지면서 계획은 뒤틀렸다. 여의도 개발의 실무 책임자였던 고 손정목 전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의 회고록에 소개된 당시 상황이다. “1970년 10월 말 여의도에 대광장을 만들라는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가 내려졌다. 이 광장이 ‘전시 비행장’임을 알게 된 것은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을 때였다. 그제야 ‘양(택식) 서울시장 이마처럼 훤하게 포장만 하라’는 속뜻을 알 수 있었다.”(손정목·‘서울도시계획이야기2’·한울) 1971년 10월 시범아파트가 건립되면서 본격적인 고층 아파트 시대가 열렸다. 당시 국내 아파트 최고층인 12층으로 아파트 최초로 엘리베이터가 설치됐다. 주택청약 제도가 처음 도입된 1977년 목화, 화랑 아파트 분양은 각각 45 대 1, 70 대 1이라는 경쟁률을 보이며 한국 최고 아파트단지의 명성을 쌓았다. 여의도 서울아파트는 1980년 최초로 ‘억대 아파트’ 시대를 열기도 했다.‘동양 최대’ 뽐내던 정치-경제-문화 1번지 여의도 개발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대규모 아파트단지뿐 아니라 훗날 여의도를 상징하는 건물들이 연이어 들어섰다. 1975년 9월 지하 2층, 지상 6층(높이 70m)에 연면적 8만1443m2의 ‘동양 최대’ 국회의사당이 준공됐다. 민의의 전당이 돼 달라는 기대는 채우지 못했다. 당시 김영삼 신민당 총재는 새 의사당에서 열린 첫 대정부질문에서 “육중한 석조건물의 무게가 우리의 의회정치를 짓누르는 것으로 느껴진다. 오늘의 심각한 정치 부재를 슬퍼한다”고 말했다. 4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비감(悲感)은 여전하다. 1979년 7월에는 증권거래소(현 한국거래소)가 개장하면서 자본시장의 중심이 명동에서 여의도로 옮겨 갔다. 이후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을 필두로 대신·신영·한양증권 등이 잇달아 서울 여의도 34번지에 터를 잡았다. 1990년대 중반에는 여의도공원 쪽으로까지 증권가가 확장되면서 ‘한국의 월스트리트’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1976년 KBS, 1979년 동양방송, 1982년 MBC가 여의도에 자리 잡으면서 방송·문화의 중심지로서의 위상도 얻게 된다. 주부 김하영 씨(40)는 “어릴 때 라디오에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호’라는 말을 들을 때 가슴이 뛰었다”며 “서울에 올라가면 혹 연예인을 볼 수 있을까 싶어 방송국 앞을 기웃거리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광장과 의사당에 이어 동양 최대라는 이름값의 정점은 1985년 5월 완공된 63빌딩(현 한화 63시티)이 찍었다. 지하 3층, 지상 60층, 높이 249m로 일본 도쿄(東京)의 선샤인 빌딩(240m)을 제치고 아시아 최고층 마천루가 됐다. 감히 ‘세계 최고’를 노리기는 버겁던 시절 동양 최고라는 수식어는 한강의 기적을 상징하는 자랑이었다. ‘하늘엔 조각구름 떠 있고 강물엔 유람선이 떠 있는’ 서울의 배경엔 63빌딩이 빠지지 않았다. 이후 1987년 ‘럭키금성트윈타워’(현 LG트윈타워·34층) 등 초고층 건물들이 연이어 올라갔고, 1990년대 중반에는 초고층 재건축 경쟁이 벌어졌다. ‘새 간판’ 필요한 여의도 하지만 1990년대부터 ‘최고’ ‘첨단’의 간판은 여의도에서 강남으로 옮겨 가기 시작한다. 강남은 1988년 삼성동 무역센터빌딩(55층), 2005년 도곡동 타워팰리스 3차(69층) 등으로 고도를 높였지만 여의도는 제자리걸음이었다. 정보통신 및 금융 기업들이 강남구 테헤란로와 경부(京釜) 축 신도시에 자리 잡으며 ‘경제 1번지’ 타이틀도 무색해졌다. 2000년대 중반 다시 여의도에 기회가 왔다. 2007년 ‘금융중심지의 조성과 발전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서울국제금융센터(IFC)를 중심으로 ‘아시아 금융허브’의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2007년 발표된 서울시의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도 여의도 주변 개발에 집중됐다. 상업시설과 교통 등 인프라가 대대적으로 확충돼 여의도의 가치가 치솟을 것이란 기대가 부풀어 올랐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여의도는 다시 빛을 잃어갔다. 5일 부동산업체 교보리얼코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7∼9월) 말 기준 여의도의 공실률은 9.15%로 강남권(7.89%), 종로 을지로 등 도심권(9.08%)보다 높다. 특히 대기업 등이 주로 입주하는 프라임급 오피스 빌딩의 공실률은 15.08%로 도심권(8.45%), 강남권(7.16%)을 크게 웃돌고 있다. 짐을 싸는 금융회사들이 늘어나자 증권업계에서는 ‘모래밭에 바람이 센 땅이라 돈을 모으기 부적합하다’는 풍수적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재물의 기운이 모이는 곳을 골라 여의도가 아닌 을지로를 본사로 정했다’는 소문도 돌았다. 지어진 지 40년 안팎의 아파트 재건축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삼부·시범아파트를 제외하면 용적률이 높아 사업성이 떨어지고 가구별 지분이 천차만별이라 재건축이 지지부진하게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동산업계는 최근 새 빌딩과 복합상업시설이 들어서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박진순 한림건축 대표는 “여의도에 파크원 등 대규모 복합문화공간과 컨벤션센터, 외국인학교 등이 들어서면 아시아 금융허브에 재도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김재영 redfoot@donga.com·이건혁/세종=천호성 기자  }

    • 2017-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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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위안화 환율 12년 만에 최대폭 절상 ‘방어 총력전’

    중국이 하루 만에 위안화 가치를 약 1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절상시키며 위안화 방어 총력전에 나섰다. 달러 강세 흐름이 주춤해지는데다 중국 자본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중국 런민(人民)은행은 달러 당 위안화 환율을 전날보다 0.92% 내린 6.8668위안으로 고시했다(위안화 가치 절상). 하루 절상 폭으로는 2005년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위안화 환율은 지난해 12월 14일 이후 꾸준히 6.9위안 선을 유지해왔다. 이는 중국이 최근 해외로의 자본 유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로의 자본 유출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03을 넘었던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가 이날 101선으로 떨어지면서 위안화가 강세를 보일 여지가 생겼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위안화 약세에 베팅하는 국제 투기세력에 대해 중국이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예상을 뒤엎는 환율 하락에 위안화 유동성이 메마르면서 역외 위안화의 하루짜리 대출금리(HIBOR·하이보)가 한 때 110%까지 치솟았다.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에게 일종의 화해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해석도 있다. 다만 중국이 위안화 추가 절상에 나서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위안화가 비싸진 지금이 위안화를 팔 시점이다. 올해 안으로 달러 당 7위안 선을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이건혁기자 gun@donga.com}

    • 2017-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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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러환율 20원 급락→ 1200원 선 무너져

     원-달러 환율이 20원 넘게 떨어져(원화 가치 상승) 달러당 1200원 선이 무너졌다.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큰 폭으로 끌어 올려 달러 강세 흐름에 제동이 걸렸다.  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0.1원 하락한 달러당 1186.3원에 마감됐다. 지난해 12월 23일 1200원 선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이 약 2주 만에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날 하락폭은 지난해 6월 7일 이후 가장 컸다. 4일(현지 시간) 공개된 지난해 12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미국의 경기 회복을 확신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달러 가치가 하락했다.  여기에다 중국 런민(人民)은행이 위안화 환율을 전날보다 0.31% 내린(위안화 가치 상승) 달러당 6.9307위안으로 고시하면서 달러 약세가 심화됐다. 위안화 가치 상승으로 중국과 밀접한 경제적 영향을 주고받는 한국 원화가 강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달러 강세에 대한 부담 때문에 환율이 일시적으로 떨어진 것이지 달러 강세 분위기가 꺾인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 2017-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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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차 산업혁명 대응 ‘인더스트리 4.0’ 정책… 아디다스 공장도 23년만에 獨 컴백시켰다

     독일 스포츠용품 제조사 아디다스는 1993년 해외로 모든 생산공장을 옮긴 지 23년 만인 지난해 9월 독일에 새 공장을 세웠다. 정보기술(IT)과 로봇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신발을 제작하는 ‘스마트 공장’이다. 올해 본격적으로 가동될 이 공장은 독일 정부가 추진하는 4차 산업혁명인 ‘플랫폼 인더스트리 4.0’의 모범 사례다. 독일 정부는 2011년 제조업에 IT를 결합한 ‘인더스트리 4.0’ 전략을, 2015년 문제점을 보완한 ‘플랫폼 인더스트리 4.0’ 전략을 내놨다. 독일 내 구축한 사물인터넷(IoT)과 사이버물리시스템(CPS) 등 인프라를 활용해 제조업을 혁신하고, 나아가 세계의 4차 산업혁명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었다. 독일 정부는 스마트 공장이 독일 내 제조업 유지에 도움이 되지만 일자리를 줄일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인력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스마트 공장 운영과 관리 기술을 보급하고 새 비즈니스 모델 확대에 나섰다. 지난해 3월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독일 기업인 3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3%가 인더스트리 4.0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했거나 개발 중이라고 응답했다. 이 결과 스마트 공장에 부정적이었던 독일 강소기업 ‘미텔슈탄트’도 변화에 동참하고 있다. 이형준 노동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독일은 하르츠 개혁에 성공하면서 인더스트리 4.0을 추진할 수 있는 신뢰를 쌓았다”고 말했다.:: 인더스트리 4.0 ::2011년 독일 정부가 생산 공정 디지털화와 스마트 공장 도입 등 제조업 혁신을 위해 도입한 정책. 4차 산업혁명을 불러올 것이란 의미에서 붙여졌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동아일보-KDI 공동기획}

    • 2017-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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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IMF졸업 도취해 20년 제자리… 獨 개혁 내달려 실업률 최저

    《 “독일은 일할 사람이 부족해 고통을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독일 기업들이 겪고 있는 인력난을 소개했다. 29년간 경력 단절을 겪은 50대 전직 여성 은행원이 약간의 직업훈련을 거쳐 곧장 업무에 투입될 정도로 요즘 구인난을 겪고 있다는 분석도 곁들였다. 독일은 취업자가 늘면서 세수가 증가했고 사회복지 부담이 줄었다. 실업으로 훼손될 사회 안정성도 지켜내고 있다. 20년 전 외환위기로 고통받던 한국과 통일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던 독일은 각기 다른 길을 걸었다. 한국에선 미완성에 그친 구조개혁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향한 ‘기회의 문’이 닫히고 있다. 한때 ‘유럽의 병자(病者)’라는 한탄이 흘러나왔던 독일은 위기를 극복하고 노동시장 개혁의 토대 위에 ‘4차 산업혁명’의 새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 독일보다 높아진 한국의 청년실업 동아일보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해 12월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일자리 기회가 적다’고 응답한 비율이 67.6%를 차지했다. 앞으로 일자리 구하기가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도 56.6%를 차지했다. 일자리를 통해 중산층으로 나아갈 기회의 문이 좁아져 구직자들의 절망감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회의 문이 좁아져 청년층의 좌절과 분노도 누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1990년대 후반 한국과 독일은 각각 외환위기와 통독 이후 경제난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후 구조개혁의 성과는 달랐다. 1997년 청년 실업률은 독일이 10.2%, 한국은 5.7%였다. 하지만 2013년 한국(8%)과 독일(7.8%)의 상황이 역전됐다. 이후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독일이 고용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중장기 개혁 정책을 실행에 옮긴 반면에 한국은 미완의 개혁에 그친 게 원인으로 꼽힌다. 독일은 2002년 ‘하르츠 개혁’을 통해 기간제, 파견제, ‘미니 잡’(월급 400유로 이하) 등 임시 일자리를 늘려 ‘일자리 기근’에 대응했다. 혹독한 구조조정으로 2005년 실업률이 11.2%까지 치솟았고, 실업자는 530만 명을 넘어섰다. 시간이 흐르자 개혁의 약발이 듣기 시작했다. 일자리가 늘고 실업률이 극적으로 떨어졌다. 2015년 독일의 실업률은 통일 이후 사상 최저 수준인 4.6%로 하락했다. 2016년 11월 현재 독일 기업들이 인력을 구하지 못한 일자리만 70만 개에 이른다. 청년 실업률은 유럽연합(EU)에서 가장 낮다.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질 일자리를 양산했다는 비판도 있지만, 실업률을 잡겠다는 목표는 확실히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 독일 미국 중국은 4차 산업혁명 새 일자리 창출  독일은 하르츠 개혁으로 일자리 기회가 양적으로 늘었지만 질적으로는 하락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독일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2011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산업 패러다임을 바꾸는 ‘인더스트리 4.0’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독일 내에 자동화되고 네트워크로 연결된 ‘스마트 공장’을 만들어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감소와 미국, 중국 등의 추격을 뿌리치겠다는 것이다. 권준화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독일은 국가적으로 직업 재교육에 적극 나서면서 일자리 감소 없는 산업혁명에 한층 다가서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중국 등 경쟁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스타트업 아메리카 이니셔티브’(미국), ‘인터넷 플러스’(중국) 전략을 통해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창업을 지원해 일자리 늘리기에 나섰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해외로 떠난 대기업 공장을 자국으로 불러들이기 위해 법인세를 더 내리겠다고 큰소리를 치고 있다. ○ 미완의 개혁으로 날아간 일자리 기회  한국은 노동개혁부터 발이 묶였다. 2015년 노사정위원회는 ‘9·15 협약’을 통해 고임금 근로자 임금 인상 자제, 임금체계 개편을 통한 고용유연성 확충 등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해줄 입법이 이뤄지지 않았다. ‘최순실 국정 농단’으로 박근혜 정부가 리더십을 상실하면서 노동개혁은 사실상 방치 상태에 놓여 있다.  청년층이 선호하는 ‘괜찮은 일자리’도 제자리걸음이다. 안정적인 대기업 일자리는 해외로 떠났고, 국내에 남아 있는 중소기업의 생산성은 대기업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2015년 말 현재 중소기업 종사자의 평균 급여는 대기업의 62.0% 수준에 불과하다. 1997년에는 이 비율이 77.3%였다. 독일의 인더스트리 4.0과 미국과 중국의 창업 육성 전략처럼 기업가 정신을 자극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낼 ‘창조경제’는 결실도 보기 전에 좌초될 위기에 직면했다.  이헌재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펴낸 공동 저서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어’에서 “2001년 한국의 외환위기가 끝났다고 선언했는데 그게 참 아쉬웠다. 위기 분위기를 좀 더 연장해서 구조개혁을 더 강도 있게 밀고 나갔어야 했다”고 고백했다. 기업 투자와 창업을 활성화해 청년과 서민들이 더 나은 일자리로 나아갈 수 있도록 구조개혁의 새 틀을 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르츠 개혁 ::2002년 독일 노동시장 유연성을 확보하고 장기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행한 노동개혁 정책. 임시직 등 질 낮은 일자리를 양산했다는 비판과 실업을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찬사를 동시에 받고 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동아일보-KDI 공동기획}

    • 2017-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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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락한 내수시장, 그나마 수출이 떠받쳤다

     2016년 병신년(丙申年) 증시를 이끈 종목은 삼성전자를 앞세운 반도체였다.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전기전자 회사를 비롯해 철강 등 수출 관련 업종의 주가는 강세를 보였지만 서비스, 음식료 등 내수 관련 업종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경기 침체 속에서 전자 등의 수출 업종에 기댄 한국 경제의 우울한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 반도체 초강세… 수출 업종 ‘반짝’ 30일 한국거래소가 업종별 대표종목 지수의 올해 등락률을 분석한 결과 반도체 관련 업종 주가가 올해 34.66%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코스피 상승률(3.32%)을 크게 뛰어넘어 가장 돋보이는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대표 종목인 삼성전자가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올해만 43.0% 오른 영향이 컸다. 세계적으로 ‘스마트카’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개발로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가 늘었다. 이 때문에 반도체 업계가 초장기 호황인 ‘슈퍼사이클(Super Cycle)’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것이란 기대감에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KB금융(29.11%), 신한금융지주(14.41%) 등 국내 주요 은행의 주가도 강세를 보였다. 저금리로 인한 순이자마진(NIM)이 악화했지만, 대출이 크게 늘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포스코(54.65%)를 필두로 한 철강회사들은 중국발 공급 축소와 신흥국 경제 회복의 ‘훈풍’에 힘입어 선전했다. 지난해 하락폭(16.02%)이 컸던 만큼 반등도 강하게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내수 침체, 구조조정으로 식음료 조선 해운 ‘우울’ 올해 음식료품 업종(―27.82%), 섬유의복(―22.84%), 서비스(―11.90%), 유통업(―11.30%) 등 내수 관련 업종의 주가가 두 자릿수 이상 하락폭을 보였다. 경기 침체와 소비 부진,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등의 악재가 겹쳐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  올해 자동차와 조선, 해운 등 ‘중후장대’ 업종은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과 한진해운 사태를 필두로 조선업과 해운업 대표업체들은 생존의 기로에 섰다. 국내 해운업 1위였던 한진해운은 법정관리에 이어 청산의 길을 밟고 있다. 주가도 유가증권시장 상장종목 중 최대인 89.9% 하락했다. 살아남은 현대상선의 미래도 아직은 불투명하다. 한진해운의 핵심 자산이 SM그룹이나 외국 회사에 넘어갔고 업황도 충분히 회복되고 있지 않아서다.  조선업 ‘빅3’(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는 올해 초 목표했던 수주 목표치(419억 달러)의 21.9%(91억7000만 달러)밖에 채우지 못하는 등 극심한 ‘수주절벽’에 시달렸다. 이 3사는 연초에 세웠던 수주 목표치를 절반 이하로 낮춰 잡아야 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정부의 지원으로 최악의 상황은 피했으나 과거의 명예를 회복하는 데 꽤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는 완성차 5개사 중 현대·기아자동차를 제외하고 괜찮은 한 해를 보냈다. 현대자동차는 노조의 장기 파업과 태풍 지진 등 자연재해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이건혁 gun@donga.com·김성규·주애진 기자}

    • 2016-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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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현주 회장 “익숙한 것과 결별해야”…통합 미래에셋대우 출범

    "눈길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내가 걸은 발자국은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지니…."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58·사진)이 2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송년의 밤 행사에서 "이전에 하지 못한 새로운 일을 하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백범 김구의 애송시인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의 한 구절을 인용해 미래에셋대우 출범의 포부를 밝힌 것이다. 미래에셋대우는 30일 합병 등기를 마치고 공식 출범했다. 미래에셋증권이 지난해 12월 KDB대우증권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지 1년 만이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대우의 목표로 '글로벌 사업' '인재 육성' '사회공헌활동' '신성장산업 투자'를 제시했다. 직원들에게는 "익숙한 것과 결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래에셋대우는 고객자산 220조 원, 자산규모 62조5000억 원, 자기자본 6조6000억 원으로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덩치가 크다. 점포 수도 국내 168개, 해외 14개로 가장 많다. 미래에셋대우는 옛 미래에셋증권 주주들에게 합병 비율에 따라 배정된 신주를 내년 1월 19일 교부한다. 신주는 1월 20일 상장된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 2016-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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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사다난’ 2016년 국내 유가증권시장, 끝내 2100선 못넘기고 마무리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미국 대선,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까지 다사다난했던 2016년 국내 유가증권시장은 끝내 2,100 선을 넘지 못하고 끝났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는 29일 종가 기준 2,026.49로 지난해 말과 견줘 3.3% 오른 채 마무리됐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1308조 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말보다 65조 원 늘어났다. 연말 결산 기준으로 코스피 시가총액이 1300조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스피 연중 최저점은 2월 12일 장중 기준으로 1,817.97이었다. 연초 발생한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의 폭락, 개성공단 가동 중단 등이 영향을 미쳤다. 최고점은 9월 7일 장중 기준으로 2,073.89였다. 당시 갤럭시 노트7 리콜 사태가 벌어지기 전 삼성전자 효과와 외국인의 매수세로 증시가 상승세를 탄 결과다. 올해 신규 상장사는 16곳(부동산투자회사인 리츠·REITs 포함)으로 지난해와 같았다. 코스닥지수는 700 선 돌파에 실패하며 올해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이날 종가 기준 631.44로 지난해 말 대비 7.5% 감소했다. 시가총액은 201조5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0.1% 줄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17년 경제성장률이 2%대 초반으로 예상되는 등 올해보다 경제 상황이 긍정적이지 않아 주가 상승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건혁기자 gun@donga.com}

    • 2016-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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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문형표, 삼성합병 찬성 보고서 지시”

     지난해 7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당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60)이 어떻게 해서든 국민연금이 합병 찬성 의견을 내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의 보고서 작성을 복지부 간부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국민연금법에 따르면 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의 개별 투자 결정에 개입할 권한이 없다. 특검은 문 전 장관의 지시가 합병 찬성 의결을 압박한 단서이자 국민연금 기금 운영의 독립성을 무너뜨린 핵심 정황으로 보고 있다. ○ 합병 찬성 보고서, 문 전 장관이 작성 지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21일 복지부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복지부 실·국장들이 작성한 합병 찬성 의결 보고서를 압수하고 보고서의 전달 경로를 추적 중이다. 이 보고서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의결에 대한 시나리오를 상정하면서 어떻게든 합병 찬성 의결을 이끌어내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다.  복지부 실무자들은 28일 특검에서 문 전 장관과의 대질신문을 통해 “문 전 장관의 지시로 보고서를 만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홍완선 당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도 “문 전 장관을 비롯해 복지부에서 합병 찬성을 내라는 압력이 심하게 들어 왔다”고 진술했다. 홍 전 본부장은 또 “문 전 장관의 지시에 따랐고, 복지부가 (국민연금의) 예산과 인사권한을 쥐고 있어 어쩔 수 없었다”는 취지로 특검에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문 전 장관은 “보고서를 만들라고 지시한 일이 없다”며 부인했다. 특검은 문 전 장관을 28일 오전 1시 45분경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특검은 28일에 이어 문 전 장관 조사를 계속하며 29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특검은 문 전 장관이 합병 찬성 의견을 이끌어내기 위해 직무 범위에 속하지 않는 일을 주도한 배경에 청와대의 지시가 있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당시 국민연금의 합병 찬성 직후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사이에 최순실 씨(60·구속 기소)의 딸 정유라 씨(20)에 대한 지원 방안이 적극 추진된 점도 특검의 의심을 사고 있다. ○ 재계 “당시 국익 고려한 결정” 의견도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맞물려 있는 동시에 우리 경제에 끼치는 엄청난 영향 때문에 국내외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미국계 투기 자본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합병 비율이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며 합병에 반대하면서 국민연금이 국익을 위해 찬성 의결을 내려야 한다는 여론이 강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 때문에 특검과 박근혜 대통령, 삼성 등 3자 간에 향후 법적 책임 여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국민연금이 민감한 문제를 외부 전문위원회로 넘기지 않고 내부 투자위원회만을 거쳐 의결권을 행사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연금 측은 “의결권 행사는 내부 투자위원회를 우선적으로 거쳐 판단하고 찬반을 결정하기 어려운 사안을 외부 전문위원회에 넘기도록 규정된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재계에서는 국가 경제의 방어막 역할을 하는 연기금으로서 국익을 고려해 합병에 찬성할 수밖에 없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외환은행을 헐값 매입한 론스타, SK그룹을 공격한 소버린자산운용과 칼 아이컨의 사례 등에서 국내 기업은 그간 헤지펀드의 공격에 취약했다. 삼성마저 헤지펀드의 먹잇감으로 전락할 수 있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우리 기업을 공격하는 헤지펀드와 같은 입장에 설 수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하지만 복지부 장관 재직 당시 국민연금 재원 고갈을 우려하면서 “개인이 부담하는 보험료율을 높여야 한다”고 역설했던 문 전 장관이 합병 비율이 국민연금에 불리한데도 찬성 의결을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은 여전히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합병에 찬성한 대가로 국민연금이 수천억 원의 투자 손실을 봤다는 의혹도 있다. 합병 찬성 이전 국민연금의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지분 평가액은 2조3827억 원이었지만 올 9월 30일 기준으로 국민연금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물산 지분 5.78%의 평가액은 1조6337억 원으로 합병 전보다 7400억여 원이 적다. 장관석 jks@donga.com·이건혁·김준일 기자}

    • 2016-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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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대형 IB’ 미래에셋대우-KB증권, 투자업계 새바람 예고

     합병 절차를 마무리한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이 새 간판을 내걸고 정유년 새해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한다. 초대형 투자은행(IB)을 표방하며 몸집을 키운 두 회사가 증권업계에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받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은 내년 1월 2일 주식시장 개장일에 맞춰 첫 영업에 나설 예정이다. 증권업계 1위로 뛰어오르는 미래에셋대우는 증권업의 장점을 살린 공격적인 투자에, KB금융지주를 등에 업은 KB증권은 계열사와 협업 및 조직 안정에 무게를 둘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공격경영’ vs KB증권 ‘조직안정’ 미래에셋대우의 경영 키워드는 ‘투자’ ‘글로벌’ ‘퇴직연금’이다. 전통적으로 IB 업무에 강점을 가진 대우증권 출신 직원들이 합류해 기업공개(IPO), 자기자본 투자, 벤처 투자 등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자기자본 6조7000억 원으로 2위 NH투자증권(4조5785억 원)과 격차를 벌린 미래에셋대우는 규모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1월 국내 증권사 최초로 미국에서 헤지펀드 등 전문 투자자에게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현지 금융당국에 프라임브로커리지(PBS) 자격을 신청했다.  눈길을 끄는 조직은 IB 서비스와 자산관리(WM) 서비스를 융합한 기업 대상 투자자산관리센터(IWC·Investment Wealth Management Center)다. 퇴직연금 업무를 기반으로 확보한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IB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조직이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올해 4월 경영전략회의에서 “퇴직연금 시장을 활용해 다양한 금융상품을 팔 길이 있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 내부에서는 박 회장의 구상이 IWC로 구체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KB증권은 ‘시너지’와 ‘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합병 이후 KB증권은 KB국민은행, KB카드, KB캐피탈 등 KB금융지주 산하 계열사와 협력한 다양한 결합형 상품과 은행과 증권이 결합한 복합점포를 늘리고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은행과 증권 직원들의 자산관리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교육 등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KB증권은 합병 후 자기자본 기준 증권업계 5위로 올라섰다. 규모를 더 늘려 선두권과 몸집 경쟁을 하기보다는 내실을 꾀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KB증권 관계자는 “새로운 사업을 벌이기보다 KB금융지주와 현대증권의 강점을 유지하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영업환경 악화로 ‘합병 피로감’ 커질 수도 두 회사가 안고 있는 과제도 적지 않다. 먼저 인력 운용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는 박현주 회장의 방침에 따라 직원들을 모두 수용했지만 업무 중복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KB증권은 희망퇴직을 통해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을 합쳐 약 220명의 직원을 줄였으나 추가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내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2014년 우리투자증권을 흡수한 NH투자증권이 최근까지도 인력 조정을 했듯이 증권사 간 합병에 따른 구조조정이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증권사를 둘러싼 영업환경 악화도 변수다. 경기 침체로 IB 업무 수요가 부진하고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타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합병 후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합병 피로감’이 고개를 들 수 있다. 다수 대표이사 체제가 위기 때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 2016-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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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우조선 회계사기 가담 ‘안진’ 회계사 3명 기소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 대우조선해양의 5조7000억 원대 분식회계(회계 사기)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상무이사 엄모 씨 등 회계사 3명과 안진회계법인을 공인회계사법 위반 및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들은 대우조선해양을 감사하면서 ‘이중장부’나 매출을 부풀리는 등의 행위를 묵인한 혐의다. 또 감사조서에서 문제 될 내용을 고의로 누락하거나 회계원칙에 반하는 논리를 개발해 제공하는 등 대우조선해양의 회계 사기에 적극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안진회계법인의 파트너 회계사인 엄 씨는 2013년 대우조선해양이 공사 예정 원가를 고의로 축소해 매출을 부풀렸음에도 이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감사보고서에 ‘적정 의견’을 허위로 기재했다.  검찰은 회계법인의 구성원이 법률 위반 행위를 할 경우 법인을 함께 처벌하는 ‘양벌규정’에 따라 안진회계법인도 기소했다. 검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 금융 당국이 징계에 나설 가능성도 커졌다. 금융감독원은 검찰 수사와 자체 감리 결과를 토대로 최고 등록 취소의 중징계를 내릴 수 있다.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측은 “검찰이 법인을 기소한 건 근거가 없다고 믿는다. 대우조선해양 감사 업무에 있어 어떤 위법 사실도 없었다”고 반발했다.김민 kimmin@donga.com·이건혁 기자}

    • 2016-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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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눔경영]13년째 계속되는 사랑의 성금 전달

     대신금융그룹은 19일 이어룡 대신금융그룹 회장(63)이 전남 나주시 삼영동 장애인복지시설 계산원을 방문해 성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2004년 시작된 대신금융그룹의 사랑의 성금 전달은 올해로 13년째를 맞는다. 이 성금은 지체장애인 보육시설과 영·유아 보육시설, 사회복지시설 등 소외계층과 다문화가족지원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대신금융그룹의 성금 전달은 1991년 창업자인 고 양재봉 명예회장이 사재를 털어 시작한 뒤 줄곧 이어져오고 있다. 지금까지 100억 원 가까운 성금이 도움이 필요한 사회 각 계층에 전달됐다. 대신금융그룹 관계자는 “내년 경영계획 수립 등으로 바쁜 연말에도 이 회장이 직접 성금을 전달한 건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을 강조한 창업자의 정신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금융그룹은 매년 장학사업, 국민보건지원사업, 아동지원사업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분기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과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선발해 장학금을 주고 있다. 올해는 대학원생 1명, 대학생 28명, 고등학생 66명 등 총 95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지금까지 4438명의 학생이 장학금을 전달받았다. 1996년부터 이어진 국민보건지원사업도 지속되고 있다. 가정 형편 때문에 수술을 받지 못하는 안면기형 환아, 구순구개열 환아에게 수술비를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416명의 환아가 수술비를 지원받았다. 대신증권 온라인 주식거래 브랜드 크레온은 출범 4주년을 맞아 시각장애 아동에게 점자동화책을 기증하는 ‘크레온 북-릴레이’를 진행했다. 국립서울맹학교, 한빛맹학교, 서귀포 기적의 도서관 등 15곳의 시각장애아동 관련 단체와 시각장애아동들에게 전달됐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 2016-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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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에셋 해외채권형 펀드 2개에 올 들어 1조 몰려

     국내 최대 규모의 해외채권형 펀드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 글로벌다이나믹 펀드’와 ‘미래에셋 글로벌 다이나믹플러스 펀드’에 올해 몰린 돈이 1조 원을 넘어섰다. 26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이 두 펀드에는 올 들어 이달 22일까지 1조351억 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글로벌다이나믹’ 펀드가 2966억 원, ‘글로벌다이나믹 플러스’ 펀드가 7358억 원을 빨아들였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글로벌다이나믹 펀드는 1조5082억 원의 운용 규모로 국내 판매 중인 해외채권형 펀드 가운데 몸집이 가장 크다. 글로벌다이나믹 플러스 펀드는 1조2501억 원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이 펀드들은 세계 50여 개국 600종류 이상의 채권에 투자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평균 신용등급 A- 이상 우량 채권에 자산을 배분하며, ‘시장금리+α’ 수익률을 추구한다. 미래에셋 측은 “펀드 설정 이후 한 해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2009년 설정 이후 누적 67%, 연평균 약 7%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올해 수익률은 평균 4% 수준이나 클래스에 따라 편차가 있다. 미국 금리 인상을 전후해 글로벌 채권 수익률이 하락했지만, 분산 투자를 통해 수익률을 방어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 2016-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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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IB들 “내년 세계성장률 3.2%”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이 3%를 넘어 경제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과 산유국 경제는 성장세를 누리겠지만 한국 중국 독일 등 수출 중심 국가들은 성장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41곳의 2017년 세계 경제 성장률의 중간값이 3.2%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성장률 추정치 중간값(2.9%)보다 0.3%포인트 높다. IB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정책인 ‘트럼프노믹스’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로 인한 국제유가 반등을 내년 세계 경제의 긍정적 요인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이 추진할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감세 정책은 미국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IB들이 추정하는 미국의 내년 성장률 중간값은 2.2%로 올해(1.6%)보다 0.6%포인트 높다. 연초 배럴당 20달러 선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는 OPEC의 감산 합의 후 배럴당 5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저유가로 신음하던 러시아 브라질 등 산유국을 비롯해 신흥국 경제 전반이 살아날 것이란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회복세는 빨라지지만 한국 중국 독일 등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는 혜택을 누리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발(發) 보호무역주의로 무역이 위축되면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노무라증권이 내년 한국의 성장률을 2.0%로 전망하는 등 37개 IB들이 제시한 한국의 성장률 중간값은 2.6%다. 올해는 2.7%. 국제통화기금(IMF)도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3.0%)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도 2%대 성장률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의 성장률 저하와 미국 달러 가치 상승으로 내년 원화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미국계 IB인 모건스탠리는 내년 4분기(10∼12월)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300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 2016-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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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ney&Life]뜨거웠던 ‘핀테크 열풍’… 올 한해 재미 좀 보셨나요

     2016년 금융권은 ‘핀테크 열풍’으로 뜨거웠다. 은행마다 모바일플랫폼을 통해 우대금리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하고, 차별화된 비대면 서비스를 선보였다. 신용카드사들도 핀테크를 활용해 더 많은 혜택과 더 편한 서비스들을 내놨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저금리에 수익률과 안정성을 동시에 노린 상품들이 인기를 끌었다. 올 한 해 각 금융권에서 주목받은 ‘베스트 상품’들을 꼽아 봤다. 간편송금·포인트 통합, 은행권 모바일플랫폼 눈길 올해는 시중은행들이 모바일플랫폼을 통해 선보인 각종 간편 서비스들이 돋보였다. 신한은행의 ‘써니뱅크’에선 다른 보안인증 절차 없이 계좌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하루 최대 50만 원까지 송금할 수 있다. 써니뱅크의 ‘써니 스피드업 누구나 환전’은 ‘환율 알림’ ‘환전모바일금고’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IBK기업은행의 ‘아이원뱅크’의 ‘휙서비스’도 6자리의 비밀번호만 있으면 송금할 수 있다. 휴대전화로 받은 승인번호만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 입력하면 돈을 찾을 수 있다.  모바일플랫폼에서 가입하면 우대금리를 주는 전용상품도 많다. KB국민은행의 온라인 전용상품 ‘KB내맘대로적금’은 각종 우대금리를 적용받으면 1년 만기 최고 연 2.4%까지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모바일플랫폼을 통해 금융그룹 내 다른 계열사의 상품을 한자리에 모은 상품도 눈길을 끌었다. NH농협은행의 ‘올원뱅크’에선 NH농협손해보험의 여행자보험에 가입하고, NH저축은행의 대출상담을 받을 수 있다.  금융그룹별 계열사 통합 멤버십 경쟁도 치열했다. 하나금융그룹이 지난해 10월 선보인 통합멤버십 ‘하나멤버스’는 1년 만에 700만 명이 가입했다. 하나멤버스는 1주년을 맞아 더치페이 기능 등이 추가된 ‘V2’로 업그레이드됐다. 올해 신한금융그룹(신한판클럽), 우리은행(위비멤버스), KB금융그룹(리브메이트)도 연이어 통합멤버십을 내놨다. ‘앱카드’로 결제하고, 보험으로 노후 생활자금까지  신용카드업계에서도 핀테크 서비스들이 돋보였다. KB국민카드는 여러 장의 카드를 한 장에 담아 모든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알파원카드’를 선보였다. 국민카드의 앱카드(K-모션)에 자신이 보유한 카드를 전부 등록하면 플라스틱 실물카드인 알파원 카드로 앱에 등록된 카드들의 혜택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신한카드는 간편결제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신한카드가 2013년 모바일 앱을 통해 앱카드 결제 서비스를 시작한 뒤 누적 결제 규모가 11조 원을 넘어섰다. 올해(1∼11월) 신한카드의 앱카드인 ‘신한판’으로 결제된 금액만 5조 원 이상이다.  보험에선 보장과 투자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변액보험이 주목받았다. 한화생명의 ‘스마트플러스 변액통합종신보험’은 수익률에 상관없이 최저 해지환급금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변액보험의 안정성을 보완해 4개월 만에 45억 원어치가 팔렸다. 삼성생명의 ‘생활자금 받는 변액종신보험’은 은퇴 이후 생활자금을 보장받을 수 있다. 생활자금 자동인출 기능을 통해 가입 시 설정한 은퇴 시점부터 최대 20년간 생활자금을 지급한다. AIA생명의 ‘꼭 필요한 건강보험’처럼 지병이 있거나 나이가 많은 사람들도 간단한 질문으로 가입할 수 있게 한 간편심사보험도 인기를 끌고 있다.  수익률 높이고, 안정성은 낮춘 투자상품 인기  금융투자업계에선 투자 수익률과 안정성이 조화를 이룬 상품들이 많았다.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의 주가연계증권(ELS)은 다양한 장치로 투자 손실 가능성을 낮춰 투자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삼성증권의 ‘1스타(Star) ELS’는 기초자산을 1개로 단순화해 조기 상환 가능성을 높였다. 파생시장협의회가 올해의 최우수 파생상품으로 선정한 신한금융투자의 ‘리자드(Lizard) ELS’는 통상 3년인 ELS의 만기 시점을 1년으로 앞당길 수 있는 조건을 넣었다. NH투자증권의 개인자산종합관리계좌(ISA)인 ‘큐브(QV) ISA’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확보하는 포트폴리오로 주목받았다. 새롭게 선보인 상품들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미래에셋대우의 ‘미래에셋 차이나심천100 인덱스 펀드’는 올 12월 선강퉁(선전과 홍콩 증시 교차 거래)이 개시된 뒤 중국 선전 증시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삼성자산운용이 내놓은 재간접펀드 ‘삼성 타깃데이트 펀드(TDF)’는 생애주기에 맞춰 투자금을 자동 배분하는 새로운 기법을 선보였다. 주애진 jaj@donga.com·이건혁 기자}

    • 2016-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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