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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사진)은 6.56m²(약 1.9평) 규모의 독거실(독방)을 배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접이식 매트리스와 텔레비전, 1인용 책상 겸 밥상, 세면대, 화장실 등이 갖춰져 있다. 시설은 여러 명이 쓰는 방과 동일하다. 법무부 관계자는 “모든 수용자는 독방에 수용하게 돼 있지만 시설 한계상 범죄 내용이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금까지 경제범죄로 처벌받은 역대 어느 대기업 총수보다 많은 액수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의 혐의는 횡령 1000억 원, 조세포탈 600억 원, 배임 510억 원 등 총 2100억 원대다. 만약 이 회장의 혐의를 법원이 그대로 인정한다면 이 회장은 과거 처벌받은 다른 대기업 회장보다 형량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장은 회삿돈을 사적으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어 재판부가 “회사 자산을 개인 목적으로 활용하지 않았다”고 인정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보다 죄질이 나쁜 것으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일부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개인적 이익을 위해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조세포탈 범죄를 강하게 처벌하는 양형기준이 새로 생겼고 경제민주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점도 변수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양형기준과 다른 총수들의 선고 결과를 볼 때 이 회장은 집행유예를 받기 어려운 건 물론이고 징역 8년 아래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법원이 이 회장의 혐의를 어디까지 인정하느냐에 따라 형량은 유동적이다. 이 회장의 지병인 말기 신부전증이 형량에 영향을 줄지도 관심사다. 회삿돈 530억 원을 빼돌리는 등 총 1400억 원대 횡령과 배임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4년 6개월과 벌금 10억 원을 선고받은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의 경우 항소심에서 “다발성 간암을 앓고 있다. 수술 시기가 늦어지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만큼 재판부가 측은지심으로 바라봐 달라”고 호소했지만 형량이 줄어들진 않았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이재현 CJ그룹 회장(사진)이 회삿돈 1000억 원을 빼돌리는 등 모두 2100억 원대 경제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1일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됐다. 박근혜정부 출범 후 대기업 회장이 구속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김우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10시경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이 있고 기록에 비추어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이 회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혐의를 대부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자신이 30대부터 신부전증을 앓아 왔고 현재 말기라며 불구속 수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이날 심문 때 “신장이식수술이 필요한 상태이고 구속되면 병세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부장판사는 이 회장이 오랫동안 큰 어려움 없이 병세를 관리해 왔고 검찰 수사로 갑자기 악화되지는 않은 점 등에 비춰 구속 수사에 무리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영장실질심사 뒤 서울중앙지검에서 대기하던 이 회장은 오후 10시 53분경 서울구치소로 떠나며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법원 판단을 받아들이는가”라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 회장을 구속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이 회장 구속 수사 기간(최대 20일) 동안 기존 혐의를 보강하는 데 집중한 뒤 기소할 방침이다. 이 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배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중 모두 1000억 원에 이르는 횡령 혐의가 가장 무겁다. 여기에는 이 회장이 △1997∼2004년 CJ제일제당 대표이사로 일하면서 임직원 복리후생비 등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빼돌린 600억 원 △2009년 전후부터 약 4년간 인도네시아법인 등에 근무하지도 않는 임원 하모 씨 등 3명 계좌에 급여 명목으로 조성한 해외비자금 160억∼170억 원 △신모 부사장(구속 기소)과 공모해 2007년 1월 일본 도쿄 아카사카에 있는 CJ일본법인 소유의 빌딩과 용지에 설정한 근저당권 약 254억 원 등이 포함됐다. 이 회장은 또 아카사카의 빌딩 2채를 차명으로 구입하면서 CJ일본법인이 대출금 채무를 연대 보증토록 해 회사에 510억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도 받고 있다.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CJ그룹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전환사채(BW)를 매매하고 국내 차명계좌로 CJ그룹 주식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소득세 600억 원을 고의로 내지 않은 혐의(조세포탈)도 있다. 검찰은 다른 혐의도 보강 수사를 통해 입증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은 2007년 지주회사인 CJ㈜ 설립 당시 그룹 지배권을 다지기 위해 국내외 차명계좌를 이용해 CJ그룹 주식을 사고팔면서 내부자 정보를 이용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이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와 공모해 그룹 임원 명의의 차명재산으로 해외 미술품을 사고팔면서 차명재산을 국외로 빼돌린 혐의(특경가법상 국외재산도피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에 대해서는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이원곤)가 수사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조세조사2부는 올해 초부터 홍 대표를 미술품 거래와 관련된 탈세 혐의로 수사해 왔다. 이 회장이 기소될 경우 이달 1일부터 시행된 새 조세범죄 양형기준을 적용받게 된다. 새 기준은 조세포탈액이 200억 원을 넘으면 징역 5∼9년을 기본으로 한다. 징역 3년 이상이 선고되면 집행유예도 받을 수 없다.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재산을 일부러 숨기고 세금 납부를 피하려고 회사 임원을 시켜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사실까지 드러난다면 가중 처벌을 받을 수 있다.최예나·장선희 기자 yena@donga.com}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회삿돈 1000억 원을 빼돌리는 등 모두 2100억 원 대 경제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1일 구속 수감됐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 대기업 회장이 구속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김우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10시 "범죄 혐의가 소명됐고 기록에 비추어 증거인멸과 도주우려가 있다"며 이 회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대부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자신이 30대부터 신부전증을 앓아 왔고 현재 말기에 있다며 불구속 수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이날 심문 때 "신장이식수술이 필요한 상태이고 구속되면 병세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장판사는 그러나 이 회장이 오랫동안 큰 어려움 없이 병세를 관리해 왔고 검찰 수사로 갑자기 악화되지는 않은 점 등에 비춰 구속 수사에 무리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의 구속에 대해 CJ그룹은 공식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 그러나 이 회장이 혐의를 모두 시인했는데도 구속된 사실에 큰 충격을 받은 분위기다. 그룹 측은 당분간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앤장과 광장으로 꾸려진 이 회장의 변호인단은 지난주부터 이 회장이 구속될 경우에 대비해 대응책을 논의해왔다. 이 회장을 구속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이 회장 구속 수사 기간(최대 20일) 동안 기존 혐의를 보강하는 데 집중한 뒤 기소할 방침이다. 이 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배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중 모두 1000억 원에 이르는 횡령 혐의가 가장 무겁다. 여기에는 이 회장이 △1997~2004년 CJ제일제당 대표이사로 일하면서 임직원 복리후생비 등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빼돌린 600억 원 △2009년 전후부터 약 4년 간 인도네시아법인 등에 근무하지도 않는 임원 하모 씨 등 3명 계좌에 급여 명목으로 조성한 해외비자금 160억~170억 원 △신모 부사장(구속기소)과 공모해 2007년 1월 일본 도쿄 아카사카에 있는 CJ일본법인 소유의 빌딩과 부지에 설정한 근저당권 약 254억 원 등이 포함됐다. 이 회장은 또 아카사카의 빌딩 2채를 차명으로 구입하면서 CJ일본법인이 대출금 채무를 연대 보증토록 해 회사에 510억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도 받고 있다.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CJ그룹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전환사채(BW)를 매매하고 국내 차명계좌로 CJ그룹 주식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소득세 600억 원을 고의로 내지 않은 혐의(조세포탈)도 있다. 검찰은 다른 혐의도 보강 수사를 통해 입증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은 2007년 지주회사인 CJ㈜ 설립 당시 그룹 지배권을 다지기 위해 국내외 차명계좌를 이용해 CJ그룹 주식을 사고팔면서 내부자 정보를 이용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이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와 공모해 그룹 임원 명의의 차명재산으로 해외 미술품을 사고팔면서 차명재산을 국외로 빼돌린 혐의(특경법상 국외재산도피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에 대해서는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이원곤)가 수사를 계속할 전망이다. 금조2부는 올해 초부터 홍 대표를 미술품 거래와 관련된 탈세 혐의로 수사해 왔다. 검찰이 이 회장을 영장 혐의대로 기소한다면 이달 1일부터 시행된 새 조세범죄 양형기준을 적용하게 된다. 새 기준에는 조세포탈액이 200억 원을 넘으면 징역 5~9년이 기본 양형이다. 징역 3년 이상이 선고되면 집행유예도 받을 수 없다. 예전에는 300억 원을 넘어도 징역 5~8년이 기본이었다.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재산을 일부러 숨기고 세금 납부를 피하려고 회사 임원을 시켜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사실까지 드러난다면 가중 처벌을 받을 수 있다.최예나기자 yena@donga.com}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김동오)는 27일 지난해 총선 때 당내 다른 예비후보 지지자를 매수한 혐의로 기소된 민주당 최원식 의원(50·인천 계양을·사진)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게 된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자신의 혐의에 대해 대부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1000억 원이 넘는 회삿돈을 빼돌리는 등 모두 1800억 원대 경제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이 회장에 대해 26일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회장의 구속 여부는 다음 달 1일 오전 11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결정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이 회장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배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혐의를 적용했다. 이 회장은 1997∼2004년 CJ제일제당 대표이사로 일하며 임직원 복리후생비와 회의비 등을 부풀려 600억 원을 빼돌리고 홍콩 인도네시아 등지의 해외법인에서 임원에게 급여를 주는 것처럼 가장해 해외비자금을 조성하는 등 모두 1000억여 원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횡령)를 받고 있다. 또 이 회장은 일본 도쿄 아카사카에 있는 빌딩 두 채를 차명으로 구입하는 과정에서 CJ일본법인 건물을 은행에 담보로 제공해 회사에 230여억 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것(배임)으로 조사됐다. 당초 수사팀은 담보로 제공한 CJ일본법인 건물의 실제 가격인 350억 원을 배임 액수로 봤지만 수사 과정에서 이 건물의 실제 담보가치(채권최고액)를 토대로 배임액수를 재산정했다. 이 밖에 이 회장은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CJ그룹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전환사채(BW)를 매매하고 국내 차명계좌로 CJ그룹 주식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650억 원 안팎의 소득세를 고의로 내지 않은 혐의(조세포탈)도 받고 있다. 검찰이 파악한 이 회장의 국내외 차명재산 규모는 7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오전 9시 35분 검찰에 소환된 이 회장은 17시간가량 조사를 받은 뒤 26일 오전 2시 반경 돌아갔다. 이 회장은 횡령 및 조세포탈 혐의의 상당 부분을 시인하면서도 ‘개인적 이익을 위해 사용하지 않았고 고의성도 없었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검찰청을 떠나기 전 “조세포탈과 횡령 혐의를 인정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고만 답했다. 또 “임직원들을 선처해 달라”는 말도 덧붙였다. 검찰은 이 회장을 구속한 뒤 그가 미술품 거래를 가장해 국내 비자금을 국외로 빼돌렸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할 방침이다.최예나·장선희 기자 yena@donga.com}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25일 횡령 및 조세포탈 혐의 등에 대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박근혜정부에서 대기업 총수가 비리 혐의로 검찰에 불려나온 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이날 오전 9시 35분 이 회장을 소환해 비자금 조성과 횡령 및 조세포탈 등 주요 혐의와 관련해 사전에 이를 계획하고 임직원들에게 실행하도록 지시했는지를 집중 조사했다. 검찰은 빠르면 26일 이 회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이 회장은 800억 원이 넘는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와 회사에 350억 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경가법상 배임), 사기적 방법으로 600억 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를 받고 있다. 횡령 혐의 중에는 그가 1997년부터 2004년까지 CJ제일제당의 대표이사 직을 수행하면서 거짓으로 원자재 거래 비용을 계상하는 방식으로 모두 600억 원을 빼돌린 혐의가 가장 크다. 2007년 CJ재팬 빌딩을 담보로 일본 도쿄 아카사카의 빌딩을 차명 매입하는 과정에선 200억 원대 횡령과 350억 원대 배임 혐의가 포착됐다. 600억 원대로 알려진 이 회장의 조세포탈 혐의는 올해 조세범죄 양형기준이 높아지는 바람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3기 양형위원회가 올해 2월 의결한 새 조세범죄 양형기준은 다음 달 1일 기소되는 사건부터 적용돼 이 회장도 새 기준을 적용받는다. 새 조세범죄 양형기준은 포탈액이 200억 원이 넘을 경우 징역 5∼9년을 기본 양형으로 규정했다. 징역 3년을 초과하는 징역형은 집행유예를 받을 수 없다. 이 회장이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재산을 일부러 숨긴 사실까지 드러나면 8∼12년의 징역형도 가능하다. 세금을 피하기 위해 재무 담당 임원 등을 시켜 계획을 세우고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도 가중 사유가 된다. 횡령·배임 혐의에 대해서도 2009년 7월 시행된 양형기준을 적용하면 횡령·배임 액수가 300억 원 이상인 경우 징역 5∼8년이 기본이다. 법조계에선 이 회장이 횡령과 배임 혐의까지 모두 유죄로 인정받을 경우 징역 10년 안팎의 중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 밖에 이 회장은 2007년 지주회사인 CJ㈜ 지분 매입 당시 내부자 정보를 이용해 주가를 조작했다는 혐의와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와 짜고 해외 미술품 거래를 통해 재산을 국외로 빼돌렸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를 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이 회장은 점심은 야채죽과 주문 도시락, 저녁은 도시락을 먹고 검사의 질문에 성실히 답변했다. 변호를 맡은 이병석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가 조사에 입회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25일 오전 9시 반에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CJ그룹에 따르면 이 회장은 변호인과 함께 정시에 서울중앙지검 1층 로비를 통해 들어갈 계획이다. CJ그룹은 이 회장 소환에 대비해 10여 일 전부터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나와 동선을 미리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검찰에 소환돼 조사받는 건 이번이 5번째지만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기는 처음이다. 이 회장은 1997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 씨 비리사건에 연루돼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2009년에는 박연차 게이트를 수사하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세 차례 조사를 받았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A 씨는 신용불량 때문에 생활고에 시달리다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아무나 죽이기로 마음먹었다. 범행한 뒤 교도소에서 숙식을 해결하자는 생각에서였다. 그는 지난해 8월 전남 목포시 유동로 인근 거리를 지나던 B 양의 목을 팔로 힘껏 조른 뒤 머리채를 잡아 시멘트벽에 들이박았다. B 양은 크게 다쳤다. 이 같은 ‘묻지 마 범죄’는 특정한 직업 없이 현실에 불만이 있거나 정신병을 갖고 있는 이들이 뚜렷한 동기 없이 저지르는 경우가 대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대부분 전과자였고 술을 먹고 칼을 이용해 범행했다. 이는 대검찰청 강력부(부장 김해수 검사장)가 지난해 발생한 묻지 마 범죄 55건을 분석한 결과다. 묻지 마 범죄자들은 무직(63%)이거나 일용직 노동자(24%)가 대부분이었다. 범죄자 가운데 30, 40대가 63%(30대 36%, 40대 27%)를 차지했다. 또 범죄자의 76%는 재범 이상의 전과자였다. 이들 범죄자는 정신질환(35%)을 앓는 경우가 많았고 현실 불만(25%), 약물 남용(9%) 등이 뒤를 이었다. 범행 수단은 과도나 맥가이버 칼 등을 이용(51%)했고, 상당수가 술을 먹고 범행(49%)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대부분은 상해(52%)나 살인(32%) 등 흉악범죄였다. 피해 대상은 여성(58%)이 많았고 연령대는 10∼40대가 74%를 차지했다. 범행 장소는 길거리(51%)나 버스터미널 공원 등 공공장소(16%) 등이었다. 대검 관계자는 “분석 결과를 토대로 경찰과 검찰, 자치단체가 공동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검찰이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25일 소환 조사하고 이르면 26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이 회장 소환은 지난달 21일 CJ그룹에 대한 대대적 압수수색과 함께 공개 수사를 시작한 지 35일 만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이 회장에게 모두 800억 원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와 대주주에게 부과되는 주식 양도소득세 및 배당 소득세 등 600억 원의 세금을 고의로 내지 않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등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회장의 800억 원대 횡령 혐의가 법원의 구속 여부 판단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검찰이 가장 심각한 범죄로 보는 것은 이 회장이 1998년부터 2004년까지 CJ그룹의 모태기업인 제일제당의 대표이사 부회장 및 회장 직을 수행할 당시 600억 원 이상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다. 또 검찰은 2007년 이 회장이 일본 법인장 배모 씨를 내세워 도쿄의 빌딩을 차명으로 사들이기 위해 신한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당시 CJ재팬 빌딩을 담보로 내세운 행위에 대해서는 200억 원대 횡령 및 350억 원 배임 혐의를 모두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조세포탈 혐의는 차명주식 양도소득세 포탈과 배당소득세 포탈 등이다. 1999년부터 해외 금융기관에 숨겨둔 차명 재산으로 CJ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사들여 행사한 뒤 주식으로 차명 보유하다 모두 매각해 1000억 원의 양도차익을 얻은 데 따른 세금 220억 원을 내지 않은 혐의다. 이 회장은 2004년 11월 해외 금융기관을 통해 차명으로 CJ프레시웨이(옛 CJ푸드시스템)의 전환사채(CB)를 사들인 뒤 전환권을 행사해 이 회사 주식을 차명으로 보유하면서 지난해까지 모두 8억 원의 배당소득을 챙겼지만 그에 따른 세금을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회장이 스위스 UBS은행 싱가포르 지점의 페이퍼컴퍼니 명의 계좌에 모아둔 비자금을 이용해 2008년 11월∼2010년 7월 CJ와 CJ제일제당 주식을 거래하고 50억 원의 양도차익을 챙긴 뒤 세금을 포탈한 혐의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회장이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를 통해 2005년부터 최근까지 1100억 원의 국내 차명재산을 세탁한 과정에서 세금을 포탈한 혐의와 국외로 재산을 빼돌린 의혹에 대한 수사를 계속해 구체적인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지난해 12월 11일. 민주당 당직자들이 국정원 여직원 김모 씨의 오피스텔 앞으로 몰려들어 ‘국정원 정치·대선 개입 의혹’을 제기한 과정에는 국정원 전직 간부 김상욱 씨(50·불구속 기소)가 결정적 역할을 했던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만약 유죄로 판명된다면 용서할 수 없는 중대 범죄지만 검찰은 이와 더불어 국정원 직원 정보와 내부 문건이 야당에 흘러들어간 과정도 분명히 밝혀 내 책임을 물어야 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물론 앞으로 야당과 해당자들은 “‘도둑이야’라고 외친 양심적 내부고발”이라고 주장하고 나설 개연성이 크다. 이들의 동기와 행동과정이 양심에 따른 내부고발로 인정될 수 있는 것인지는 앞으로 법원이 판단할 문제다. 검찰은 민주당이 제기한 “권영세 주중국 대사가 경찰 은폐·축소 수사의 몸통”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어서 여야가 각각 제기한 의혹의 실체가 어떤 식으로 가려질지 주목된다. 19일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에 따르면 김 씨는 국정원 직원 정모 씨(49·불구속 기소)의 도움을 받아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 4명의 심리전단 근무 여부와 차량 정보 등을 확인했다. 김 씨는 이후 정 씨가 알려준 심리전단 당직실 전화번호로 세 차례 전화를 걸어 심리전단 직원 3명의 주소지를 알아냈다. 그는 “수사국 김○○이다. 연말 선물을 보내려는데 ×××의 주소를 알려 달라”는 식으로 국정원 현직 직원을 가장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는 국정원 여직원 김모 씨의 주소지 정보도 포함됐다. 김 씨와 정 씨는 직접 만나거나 공중전화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보안을 유지했다. 간혹 다른 사람 명의의 ‘차명폰’을 이용해 통화하기도 했다. 미행도 영화 속 첩보전처럼 은밀하게 이뤄졌다. 정 씨가 국정원 내부에서부터 특정 심리전단 직원을 미행해 밖으로 나오면 두 사람이 번갈아 가며 교차 미행을 하거나 김 씨에게 넘겨주는 방식이었다. 이들이 국정원 여직원 김 씨를 미행한 건 ‘감금 의혹 사건’이 발생하기 전날인 지난해 12월 10일 오후 1시 1분부터였다. 정 씨는 국정원 주차장에 세워진 여직원의 SM3 차량 옆에 자신의 차를 세워 놓고 기다리다 여직원 김 씨가 출발하자 이 사실을 국정원 주변에서 대기 중이던 김 씨에게 알렸다. 김 씨는 여직원의 차를 뒤쫓은 끝에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오피스텔 주차장에 들어가는 것을 확인했다. 김 씨는 곧바로 김부겸 전 의원의 정모 보좌관과 민주당 유모 전 부대변인에게 여직원의 오피스텔 주소와 차량 종류, 색상, 번호 등을 알렸다. 이튿날인 11일 오전 6시 반부터 여직원의 오피스텔 지하 주차장에서 기다리던 김 씨는 여직원이 국정원으로 출근하자 이 사실을 국정원에 있던 정 씨에게 알렸고, 정 씨는 오후 1시경 여직원이 퇴근했다고 김 씨에게 알려줬다. 퇴근 후 오피스텔로 온 여직원이 밖으로 나오지 않자 김 씨는 정 보좌관과 유 전 부대변인에게 전화했다. 이 사실을 전달 받은 민주당 김모 인권법률국장은 오후 6시 반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경찰에 신고했다. 강남구선관위와 경찰이 출동했고 민주당 당직자들과 기자들까지 여직원의 오피스텔 앞에 몰려들었다. 이 사이 민주당은 “국정원이 문 후보 낙선을 위한 사이버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제보를 근거로 민주당이 출동했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최예나·장선희 기자 yena@donga.com}
지난해 10월 처음 만난 소년은 눈도 마주치지 않고 음료수만 들이켰다. “앞으로 나랑 뭘 같이 하고 싶니?”라고 물었더니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 ‘교육받는 것도 귀찮은데 이런 것까지 해야 하나’ 하는 표정이었다. 삼환기업에서 근무하는 한규범 씨(36·대리)가 오토바이를 훔친 혐의로 기소유예된 승준(가명·17) 군을 멘토링하기 위해 처음 만났을 때의 일이다. 승준이는 밴드부 친구들과 길에 세워진 오토바이를 훔쳐 입건됐다. 가슴이 답답해 쌩쌩 달리고 싶었다고 한다. 외동아들인 승준이는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고 엇나가고 있었다. 담배를 연신 피웠고 매일 밤늦게까지 놀았다. 기타 치는 것을 좋아했지만, 부모는 밴드부가 아들을 망쳤다고 생각해 반대했다. 승준이는 부모에게 입을 닫아버렸다. 한 씨는 맛있는 것을 같이 먹고 당구도 치며 승준이와 친해져 갔다. ‘선생님’이라는 호칭은 금세 ‘형’으로 바뀌었다. 승준이는 멘토링 기간 동안 3가지를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오토바이를 타지 않겠다 △집에 늦게 들어가지 않겠다 △반 등수를 10등 이상 올리겠다. 한 씨는 형처럼 승준이를 보살폈다. 시험기간에는 전화나 문자로 공부 진행상황을 체크했다.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해 영화도 보여줬다. 남을 돕는 마음을 키우라고 헌혈을 같이하기도 했다. 승준이는 점차 변해갔다. 웃는 일이 많아졌고 내신은 9등급에서 5등급으로 올랐다. 한 씨 회사에 데려가 사무실 풍경을 보여줬더니 승준이는 대학에 꼭 가겠다는 다짐도 했다. 승준이는 “좋은 회사에 취직하고, 기타는 틈틈이 치겠다”고 했다. 한 씨와 승준이의 만남은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김홍창)가 주선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5월 청소년희망재단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소년범 57명에게 일대일로 멘토를 연결하는 ‘파랑마니또’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청소년희망재단에서 모집한 직장인과 대학생 등 20, 30대 멘토와 범행을 저지른 청소년을 연결해 주는 것이다. 검찰이 기소유예한 소년범에게 멘토링을 실시하는 건 처음이다. 학교폭력 성폭력 절도 등을 처음 저질러 기소유예된 아이들은 6개월 내에 12∼20시간의 교육을 이수해야 하는데 검찰이 멘토링을 교육의 한 과정으로 도입한 것이다. 6개월간의 멘토링이 끝난 뒤 승준이는 말했다. “형이 내 고민을 들어주고, 잔소리하기보다는 조언을 해주니까 정말 좋았어요. 저도 나중에 커서 저 같은 아이들한테 멘토가 되고 싶어요.” 서울중앙지검은 19일 멘토링 프로그램의 1년간 성과를 발표하는 심포지엄을 열었다. 김홍창 부장은 “소년범은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크게 변할 수 있다”며 “초범일 때 바로잡으면 재범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은 또 지금까지 가해자 중심으로 해오던 멘토링 프로그램을 학교폭력 피해자에게로까지 확대할 방침이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여환섭)는 건설공사 인허가 과정에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으로부터 외압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산림청을 17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2009년 원 전 원장이 자신과 친분이 있는 황보건설 황보연 전 대표로부터 청탁을 받고 홈플러스가 인천 무의도에 연수원을 설립할 수 있도록 산림청에 외압을 넣은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17일 산림청 국유림관리과 등 3, 4개 부서에서 컴퓨터 파일과 문서를 확보했다. 검찰은 산림청이 자연 경관 훼손을 이유로 연수원 설립을 반대하다 허락한 배경이 무엇이었는지 집중 분석할 예정이다. 앞서 검찰은 홈플러스 이승한 총괄회장을 불러 연수원 건설 과정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황 전 대표가 2010년 7월 한국남부발전으로부터 삼척그린파워발전소 제2공구 토목공사를 수주한 과정에서 원 전 원장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도 수사 중이다. 황보건설은 지난 3년간 국토교통부와 산하기관의 공사 460억 원어치를 받은 사실도 있다. 검찰은 2008년 63억 원이었던 황보건설 매출액이 2011년 473억 원으로 급성장하는 데 청탁이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월례 부서장회의와 매일 아침 브리핑을 통해 사실상 국내 정치 관여 및 선거 개입 지시를 내렸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수사팀이 국정원이 국내 정치 및 선거에 관여했다는 근거로 제시한 내용은 대부분 이념적 갈등이 첨예한 이슈들이다. 개중에는 북한 대남기구 및 이들의 지시를 받는 국내 세력의 사이버 활동에 대응해야 하는 국정원 업무의 한 영역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도 있어서 앞으로 법원에서 치열한 논쟁이 예상된다.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수사 개입은 그동안 알려졌던 것보다 훨씬 노골적인 양상이었던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국정원 전현직 직원이 내부 정보를 야당에 빼돌린 경위도 밝혀졌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은 14일 원 전 원장을 공직선거법 및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김 전 청장을 직권 남용과 공직선거법, 경찰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① ‘원세훈 국정원’의 허접스러운 인터넷 댓글 작업 검찰에 따르면 원 전 원장은 매달 열리는 전체 부서장 회의에서 각종 지시사항을 전달했다. 각 부서장은 이 지시사항에 대한 세부 이행계획을 세운 뒤 매일 아침 브리핑에서 원 전 원장에게 보고했고, 이후 시행 결과도 함께 보고했다. 원 전 원장이 부서장 회의를 통해 하달한 내용들이 국내 정치 관여 지시에 해당한다는 게 수사팀의 판단이다. 검찰이 예로 든 사례는 이렇다. 원 전 원장은 2010년 1월 “세종시 등 국정 현안에 대해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는 좌파단체들이 많은데 정공법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좌파 교육감들이 주장하는 무상급식 문제에 대해 포퓰리즘적 허구성을 국민에게 적극 홍보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1월엔 “주택시장 침체 등은 지난 정부의 정책 과오에서 비롯됐고 현 정부가 바로잡으려 해도 야당에서 반대하는 상황임을 국민에게 정확히 알려주라”고 지시했다. 수사팀은 선거 개입을 지시하는 발언도 다수 있었다고 밝혔다. 원 전 원장은 “지방선거도 이제 있고 좌파들이 여기 자생적인 좌파도 아니고 북한 지령 받고 움직이는 사람들 아니에요. 그런 사람들에 대한 확실한 싸움을 해서…”(2010년 1월)라거나 “종북좌파들은 북한과 연계해서 다시 정권을 잡으려고 하고…우리 국정원은 금년에 잘못 싸우면 없어지는 거야”(지난해 2월)라고 말하기도 했다. 총선 후인 지난해 6월엔 “종북좌파 척결은 물론이고 그 동조세력도 면밀히 점검하고, 종북좌파 세력이 국회에 다수 진출한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우리 사회에 발붙일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도 했다. 원 전 원장은 2009년 3월 심리전단을 독립 부서로 만든 뒤 이후 4개 팀 70여 명으로 확대 개편했다. 2010년 4월∼지난해 12월 이들이 작성한 게시글과 찬반클릭 수는 각각 5333건과 5169건이다. 게시글 가운데 선거 관련 글은 230건이었는데 이 중 73건이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야당 후보를 반대하는 취지의 글이라고 수사팀은 분류했다. 이 가운데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을 반대하는 글이 각각 37건과 32건이었고, 안철수 후보를 반대하는 글이 4건이었다. 이런 댓글 활동이 수사팀이 주장하는 대로 원 전 원장의 지시에 의해 선거 개입의 의도로 이뤄졌는지는 법원이 판단할 문제다. 하지만 선거 개입인지 아닌지를 떠나 국가 정보기관이 무려 70명에 이르는 인력을 갖고 이런 수준의 활동을 하는 조직을 운용했다는 것 자체가 실망스럽고 한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사팀 관계자는 “원 전 원장은 북한의 동조를 받는 정책이나 의견을 가진 사람과 단체도 모두 종북세력으로 보는 그릇된 인식을 갖고 국정원 직무 범위를 넘어서는 불법적인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이나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 그 외의 심리전단 직원은 모두 원 전 원장의 지시에 따랐다고 보고 기소 유예했다. ② 김용판 전 청장의 은폐·축소 지난해 대선 3일 전인 12월 16일 오후 11시 서울지방경찰청이 ‘(국정원 여직원 김모 씨가) 박근혜·문재인 지지·비방 내용의 게시글·댓글을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한 사실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중간 수사 결과를 갑자기 발표했다. 이 발표가 김 전 청장의 은폐·축소 시나리오에 따른 것이라는 게 수사팀의 결론이다. 당시 사이버범죄수사대 디지털증거분석팀은 국정원 직원 김 씨의 노트북 문서파일을 복구해 ‘오늘의 유머’ 사이트 게시물 운영·관리 방식과 게시물 선정 및 저지 방법, 30여 개의 ID, 닉네임, 비밀번호 등이 담겨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뽐뿌’ ‘보배드림’ ‘SLR클럽’ 등 인터넷 사이트의 이름과 김 씨를 도왔던 이모 씨 명의로 개설된 ID와 닉네임 등도 있었다. 이들 ID가 게시글 작성과 찬반 클릭에 사용된 점도 확인됐다. 분석팀은 김 씨가 ‘오늘의 유머’에 “저는 이번에 박근혜를 찍습니다”라는 글과 ‘목 내놓고 금강산 가기 싫다’는 제목으로 문재인 후보에게 반대하는 취지의 글을 올린 사실도 확인했다. 분석관들은 이 내용을 100여 쪽 분량으로 프린트하고 증거분석 요약은 수기(手記)로 만들어 보고했다. 컴퓨터 기록이 남지 않도록 하라는 김 전 청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김 전 청장은 또 서울지방경찰청 수사부장 등에게 “수서서에 증거분석 결과를 넘겨주지도, 알려주지도 말라”고 지시했다. 또 “국정원의 선거 개입 의혹을 해소해주는 발표 방안을 강구하라”고 했으며 이광석 당시 수서경찰서장에게 축소된 분석 결과가 들어 있는 보도자료를 배포한 후 브리핑하라고 지시했다. 분석관들은 분석 초기, 문제의 ID·닉네임 등을 찾았을 때는 서로 기뻐하다가 김 전 청장이 은폐 지침을 내린 뒤 “실제적으로 이것은 언론 보도에는 안 나가야 하는 것 아냐” “보고를 하더라도 언론 보도에는 포함되지 않게 하자”라는 대화를 나눈 것으로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통해 확인됐다. 일부 분석관은 상부 지시대로 작성된 증거분석 결과 보고서에 서명을 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③ 야당에 정보 빼돌린 국정원 전현직 직원 검찰은 민주당에 심리전단 관련 정보를 누설한 혐의로 국정원 전 간부급 직원 김모 씨와 평직원 정모 씨도 선거법 등을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다. 2009년 국정원에서 명예퇴직한 김 씨는 지난해 총선에서 경기 시흥갑 민주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가 낙천했다. 김 씨는 지난해 11월 민주당 관계자로부터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이 민주당과 문 후보를 비방하는 게시글을 올리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뒤 당시 국정원에서 근무하던 정 씨에게 관련 정보를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 수사팀은 민주당 관계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김 씨가 밝히길 거부해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정 씨는 여직원 김 씨의 신상 정보와 직접 미행해 파악한 집 주소까지 알려줬다. 이 사실이 발각돼 파면 위기에 처한 정 씨는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 일부를 손으로 베껴 민주당에 유출했다. 하지만 원장 말씀자료 중 “선거철이니 개입하지 마라”는 표현 등은 빼고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3월 18일 민주당 진선미 의원의 기자회견은 이 자료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최창봉·최예나 기자 ceric@donga.com}

검찰이 11일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다는 방침을 발표했지만 정치권 공방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민주당은 “선거법 위반 사범을 불구속 기소한 건 황교안 법무장관이 사실상 수사지휘권을 행사했기 때문”이라며 황 장관의 사퇴와 국정조사 조기 실시를 요구하고 나섰다. 일부 언론도 이번 갈등이 ‘황 장관으로 대표되는 정권 상층부와 일선 수사팀이 충돌한 권력의 외압 사건’이었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본보 취재에 따르면 이번 갈등을 ‘황 장관 vs 일선 수사팀’의 대립이었다고 규정하는 건 무리다. 선거법 적용 여부에 대해 검찰 내에서 다른 의견이 있었고, 논쟁이 치열했던 건 사실이다. 원 전 원장이 선거 개입을 지시한 증거가 명확하지 않아 벌어진 당연한 결과였다. 수사팀 내 온건파는 ‘선거법을 적용해 기소하면 나중에 무죄가 선고될 거고, 검찰이 무리해서 수사했다는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고 강경파는 ‘국정원이 선거에 개입한 여지가 있다면 엄히 처벌해야 하고, 선거법을 적용하지 않으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 같은 두 개의 의견을 보고받은 황 장관은 검찰에 ‘선거법은 법리 검토를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수준의 의견을 전했다. 대립하는 두 의견 사이에서 장관이 한쪽 편을 든 모양새가 됐고 이는 오해의 불씨가 된 게 사실이지만 외압으로 규정할 만큼 노골적인 수사 개입은 아니었다. 법리 적용을 놓고 의견 충돌이 벌어지는 것은 검찰 내에서 언제든 있을 수 있는, 어찌 보면 건강한 일이다. 대부분의 경우 이런 의견 차는 내부 토론을 거쳐 조율된다. 그러나 그런 의견 조율 과정이 ‘수사팀 vs 정권을 보위하려는 법무장관’의 대립으로까지 비치게 된 건 일부 수사팀원이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려 한 것이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언론 공식 창구는 서울지검 2차장이었지만 여러 경로를 통해 서로 다른 주장들이 흘러나왔다. 일부 강경파는 온건론에 가까운 2차장을 거치지 않고 “선거법 적용이 불가피하다”며 자신들의 의견이 수사팀 전체의 것인 양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 순발력 있게 대처하지 못한 검찰 수뇌부의 문제도 지적된다. 이번 수사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없어진 뒤 특수-공안 검사들의 연합팀이 진행했다. 앞으로도 태스크포스팀이 구성될 일이 많아질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구성될 팀이 내부에선 치열하게 논쟁해도 외부에는 단일한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면 결국 이번처럼 엉뚱한 불협화음이 일어난 것처럼 비칠 수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검찰은 전 정권 사정(司正) 성격의 여러 대형 수사를 동시에 지휘하고 있다. 원전비리, 원 전 원장 개인 비리, 4대강 담합 사건 등이다. 지금은 순항하고 있지만 결정 과정에서 이번 수사와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각각의 수사 결과는 또 다시 정치 공방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최예나 사회부 기자 yena@donga.com}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이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게 공직선거법 85조 1항 위반 혐의를 적용할지를 놓고 오랫동안 진통을 겪은 것은 원 전 원장이 선거 개입을 직접 지시한 증거가 있느냐는 데 대한 법적 판단이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선거법 85조 1항은 ‘공무원은 그 지위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면서 ‘공무원이 소속 직원이나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선거운동은 그 지위를 이용해 하는 선거운동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수사팀은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이 되려면 직원들에게 관련 활동을 지시한 근거를 특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고민했다. 선거법에 따르면 선거운동은 누군가를 당선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행위다. 단순한 지지·반대의 의견을 개진하거나 그런 의사를 표시하는 경우 선거운동으로 보지 않는다. 즉 선거운동이 되려면 당선이나 낙선을 목적으로 계획적이고 능동적으로 지지·반대 활동을 해야 한다. 수사팀 내에선 ‘이런 법적 해석을 엄격히 적용하면 원 전 원장에게 선거법을 적용하는 건 무리’라는 의견이 나왔다. 일단 원 전 원장이 직원들에게 선거운동을 지시한 정황을 찾지 못했다는 것. 국정원 내부망의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에 “종북 정권이 들어오면 안 된다. 적극 대응하라”는 내용이 있고, 원 전 원장이 직원들에게 “일부 야권 후보들이 종북 성향을 띠고 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것 정도만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이 15개 사이트에서 찾은 게시글과 댓글 중 특정 후보에 관련된 건 아주 소수였다고 한다. 내용도 어떤 후보의 당선이나 낙선을 목적으로 했다고 단정 짓기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이정희 후보가 ‘남쪽정부’라고 했는데 이게 말이 되나요?” “틈만 나면 국보법 폐지하자는 사람들 정말 이상하다”는 식이었다. 문재인 후보에 대해서는 “문 후보는 천안함 폭침이 아니라 침몰이라고 한다. 북한 소행이 아니라는 건지. 말이 안 된다”라고 하는 등 우회적으로 비판한 게 전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검사 일부는 “원 전 원장의 뜻을 오판한 일부 직원이 종북 세력 대응 활동 도중 특정 후보의 발언을 비판한 것 같다”고 봤다. 하지만 수사팀 내에는 “원 전 원장의 발언은 직원들이 선거 개입을 하라는 암묵적 지시로 받아들일 소지가 충분히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들은 국정원 직원들이 “왜 박근혜 후보를 독재자의 딸로 연결시켜 비난하는지 모르겠다”, “안철수 후보는 기부한다더니 왜 빨리 안 해요?”라는 댓글을 쓰거나 특정 후보 관련 글에 찬반 버튼을 누른 것은 명백한 선거 개입이라고 봤다. 수사팀은 결국 원 전 원장에게 선거 개입 의도가 있었다고 결론지었다. 국정원 같은 공적기관의 선거 개입에는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는 판단과 혐의 적용 여부가 애매할 때는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자는 검찰의 평소 논리가 반영됐다. 원 전 원장에게 선거법을 적용하지 않을 경우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발표에 대해 원 전 원장 측 이기배 변호사는 “특정 후보를 언급해 정치 개입했다고 논란이 이는 댓글은 북한과 관계있어 언급했을 뿐 후보를 비방하는 목적이 아니다”며 “원 전 원장이 직원에게 한 말 중에는 ‘선거철이니 개입하지 마라’ ‘중립을 지켜라’라는 내용도 있다”고 반박했다. 국정원은 “정당한 대북심리전에 선거법을 적용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검찰이 원 전 원장에게 선거법을 적용하기로 함에 따라 야권이 대선의 정당성을 문제 삼는 공세를 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오늘의 유머’와 같은 사이트에 게시글과 댓글을 단 것이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야권이 공세 강도를 지나치게 높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최예나·조동주 기자 yena@donga.com}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은 10일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지, 구속영장을 청구할지를 놓고 계속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공소시효(19일)까지 채 열흘도 남지 않은 상태여서 구속영장 청구는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그러나 수사팀에선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원 전 원장에게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되 불구속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수사팀은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 검찰이 이번 사건에 대해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는 원 전 원장의 선거 개입 지시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데다 국정원 직원들의 댓글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를 담고 있는지도 분명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 전 원장의 일부 지시가 선거 개입 의도로 해석할 만한 여지가 있고 ‘국정원이 정치에 개입하는 악습을 끊어야 한다’는 점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무죄 판결이 나오는 것을 감수하고라도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하는 게 옳다는 의견이 수사팀 내부에서 힘을 얻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이재현 CJ그룹 회장(53)이 제일제당 경영 시절 600억∼700억 원대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를 검찰이 포착해 수사 중인 것으로 9일 확인됐다. CJ그룹 수사에서 이 회장의 회삿돈 횡령 혐의가 구체적으로 포착된 것은 처음이다. 검찰은 그동안 2008년 이 회장이 실명 전환한 4000억 원대 차명 재산의 해외 도피 및 탈세 의혹과 2007년 지주회사인 CJ㈜ 설립 당시 이 회장의 지분 확대를 위한 주가 조작 의혹을 중심으로 수사를 벌여 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이 회장이 1998년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CJ그룹의 모태기업인 제일제당의 대표이사 부회장 및 회장 직을 수행할 당시 제일제당의 주요 상품 원재료 거래 과정에서 회계 조작 등으로 최대 700억 원에 이르는 회삿돈을 횡령한 단서를 잡고 수사 중이다. 수사 결과 이 같은 회삿돈 유용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이 회장에게 횡령 배임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검찰은 지난달 21일 CJ그룹 압수수색에서 이 회장의 횡령 의혹을 보여 주는 재무 관련 서류와 당시 빼돌린 돈의 흐름을 보여 주는 문건을 압수해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8일 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혐의 등으로 구속 수감한 신모 부사장(57) 조사 때도 이 회장의 횡령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고 한다. 신 부사장은 이 회장의 고려대 법대 선배로 10년 가까이 이 회장의 해외차명재산 관리를 전담하는 등 오너 일가의 ‘금고지기’로 일해 왔다. 2002년부터 그룹 재무담당 상무와 부사장을 거쳤고 지금은 CJ차이나 법인장도 맡고 있다. 신 부사장의 구속 혐의에는 이 회장과 무관한 70억∼80억 원대 사적인 횡령 혐의도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회장에 대해 200억 원대 차명주식 양도소득세 포탈 혐의도 포착해 조사 중이다. 관련법에 따르면 지분 3% 이상, 시가 총액 100억 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대주주는 주식 양도 차익에 대해 20%의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그러나 이 회장은 본인이 대주주라는 사실을 숨긴 채 그룹 임원 수십 명의 명의로 주식을 차명 보유하고 거래하면서 양도세를 내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결혼을 약속했던 은행원 갑순(가명·33·여) 씨와 한의사 갑돌(가명·34) 씨의 갈등은 상견례 때부터 시작됐다. 둘은 약 7년간 사귀었고 2008년 8월 여행을 다녀온 뒤 아이를 가졌다. 양가는 그해 10월 상견례를 한 뒤 결혼식 날짜를 12월로 잡았다. 하지만 갑돌 씨의 어머니 A 씨(59)는 며느릿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들을 한의사로 키운 만큼 격식 있는 집안의 며느리를 보길 원했는데 성에 차지 않았던 것. 갑돌 씨는 결혼식을 앞두고 갑순 씨에게 “지참금 2억5000만 원을 챙겨 오라”고 요구했다. 어머니의 지시를 받은 거였다. 신혼살림을 갑돌 씨 소유의 서울 양천구 한 아파트(면적 83.23m²·약 25평)에 차리려면 세입자를 내보내야 하니 그 전세금 2억5000만 원을 마련하라는 뜻이었다. 혼수 비용을 7000만 원 정도로 예상했던 갑순 씨 측은 “갑자기 그렇게 큰돈을 마련할 수 없다”며 친정아버지 소유의 아파트(면적 84.44m²)에서 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그러나 갑돌 씨 측은 이를 거절했다. 양가는 결혼식 장소를 두고도 마찰을 빚었다. 당초 갑돌 갑순 씨는 예식장을 한화63시티 국제회의장으로 잡았다. 하지만 A 씨는 “격에 맞지 않는다”며 아들에게 예식장을 취소시키고 서울 강남구 리츠칼튼호텔로 다시 잡았다. 그러나 지참금 갈등 때문에 어느 쪽도 예약금을 내지 않아 예약이 취소됐다. 결국 갑순 씨는 결혼식도 올리지 못한 채 2009년 5월 딸을 낳았다. 육아휴직을 하고 홀로 아이를 키웠다. 하지만 갑돌 씨가 양육비를 주지 않자 법적 대응에 나섰다. 2010년 10월 법원은 갑돌 씨에게 과거 양육비로 1000만 원, 딸이 성인이 될 때까지 매달 50만∼100만 원씩 지급하라고 조정했다. 갑순 씨는 이어 2011년 11월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고법 가사3부(부장판사 이승영)는 이 위자료 소송의 항소심에서 “갑순 씨에게 10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결혼 파탄의 원인이 갑돌 씨와 그의 어머니에게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갑돌 씨는 혼전 임신 때문에 결혼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갑순 씨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돈을 요구하고 양육 책임마저 지지 않았다. A 씨는 갑돌 씨와 갑순 씨 사이에 주도적으로 개입해 결혼을 파탄에 이르게 했다”고 지적했다. 또 “혼인은 독립적인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하나의 가정을 꾸리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부모는 보조적인 역할에 머무르는 게 이상적”이라고 강조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국가정보원의 정치·대선 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공소시효(19일)를 열흘 앞둔 시점까지도 원세훈 전 국정원장(사진)에게 공직선거법을 적용할지 결론을 못 낸 채 고심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9일 다섯 차례나 기자단에 공식 견해를 밝혔다. 오전에는 “원 전 원장의 구속영장 청구 문제에 앞서 선거법 적용이 가능한지를 고민 중”이라고 했다. 오후에는 “오늘(9일)은 결론을 내리기 힘들다”고 밝혔다. 검찰이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는 내부 진통을 하루에 여러 차례 전달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원 전 원장에게 선거법을 적용하는 게 쉽지 않다는 얘기다. 수사팀은 이르면 10일 원 전 원장에게 선거법 적용 및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고, 이번 주 중후반에 수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은 주말 내내 선거법 85조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선거법 85조는 ‘공무원은 그 지위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적용된 사례가 많지 않아 원 전 원장에게 적용하면 이례적인 형사처벌이 된다. 검찰에 따르면 선거법 85조를 적용한 주요한 대법원 판결은 하나뿐이다. 한국관광공사 감사였던 이원형 씨가 2010년 7월 서울 은평을 국회의원 재선거를 앞두고 직원 3명을 사무실에 불러 “내가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와 친하다. 주변에 이 후보에 관해 말을 잘해 달라”고 한 혐의로 2011년에 벌금 150만 원을 확정 받았던 사건이다. 그러나 원 전 원장에겐 이 씨처럼 직원들에게 직접 선거운동을 지시한 증거가 없다. 수사팀은 국정원 직원들이 내부망에 올라온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에 있는 “종북 정권이 들어오면 안 된다. 적극 대응하라”는 내용을 보고 특정 후보에게 비판적인 댓글을 쓰거나 찬반 버튼을 누른 것으로 보고 있다. 원 전 원장은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비방하라고 지시하지 않았지만, 직원들은 종북세력 대응 활동 도중 특정 후보의 발언을 비판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직원들이 지시를 오판한 건데 원 전 원장에게 책임을 지울 수 없다’는 의견과 ‘원 전 원장의 말은 오해할 만하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원 전 원장과 비슷한 사례지만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가 수사를 의뢰하진 않아 검찰 수사로 이어지지 않은 사건도 있다. 2008년 4월 서울시선관위는 교육감선거를 3개월 앞두고 시교육청의 월간 홍보지에 공정택 당시 서울시교육감이 학생 80여 명과 찍은 사진과 정책이 게재되자 공 교육감에게 선거법 85조 위반 혐의로 ‘공명선거 협조’를 요청했다. 공 교육감은 재선 도전 의사를 밝혀온 상태였다. 선관위는 “공 교육감이 사진 게재를 지시했는지는 확인하기 어려워 공명선거 협조 요청만 했다”고 밝혔다. 한편 수사팀은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에겐 선거법 85조를 적용하는 게 상대적으로 쉽다고 보고 있다. 경찰 수사의 결론이 나지 않았는데 갑자기 중간 수사 결과 발표를 지시한 것이 공무원 지위를 이용한 선거 개입으로 볼 수 있다는 이유다. 하지만 ‘여야 모두 수사 결과 발표를 종용한 상황이었음을 고려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CJ그룹이 세금 수백억 원을 탈루하는 데 관여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등으로 CJ차이나 법인장 겸 CJ글로벌홀딩스 대표인 신모 부사장에게 7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신 부사장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국내외 비자금과 차명재산 규모 및 운용 현황을 모두 알고 있는 ‘핵심 금고지기’로 알려졌다. 신 부사장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이 회장 소환 시기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은 6일 오후 신 부사장을 소환해 조사하다가 저녁 늦게 긴급체포한 뒤 7일 오후까지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신 부사장이 2004∼2007년 CJ그룹 재무팀을 총괄하면서 이 회장의 비자금 및 차명재산 운용에 관여하고, CJ차이나 법인장으로 가서도 이 회장의 해외 비자금 관리에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 부사장은 홍콩에 있는 다수의 CJ그룹 특수목적법인 설립을 주도해 이 회장의 해외 법인을 통한 비자금 조성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의 비자금 및 탈세 수사와 관련해 전현직 임직원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검찰이 신 부사장과 이 회장이 공모한 핵심 증거를 잡은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검찰은 이 회장의 다른 비자금 통로로 의심되는 일본 법인 관계자 2명도 최근 소환 조사했다. 홍콩과 싱가포르 등에 차명계좌 정보도 요청해둔 상태다. 신 부사장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8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주로 홍콩에서 근무해 왔던 신 부사장은 검찰이 CJ그룹을 내사하는 사실을 모른 채 최근 입국했다가 출국 금지된 상태였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