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이

김윤이 기자

동아일보 경영전략실

구독 7

추천

안녕하세요. 김윤이 기자입니다.

yunik@donga.com

취재분야

2024-04-21~2024-05-21
사건·범죄32%
사회일반29%
검찰-법원판결11%
사고7%
경제일반4%
국제일반4%
노동4%
정치일반4%
부동산4%
교육1%
  • 입소하자마자 증상 악화… 의료진, 7시간 뒤에 왔다

    “그 환자분은 입소하자마자 두통을 호소하고 기침을 심하게 했어요. 불과 몇 시간 사이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더라고요.” 최근 경기도의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에서 지낸 50대 여성 A 씨는 같은 방을 썼던 B 씨(67)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A 씨가 입소한 지 4일째 되던 19일 입소한 이 환자는 병원에서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하던 중 폐에 이상 소견이 있어 코로나19 검사 후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였다. B 씨는 입소 직후부터 폐 기능 척도인 산소포화도가 기준보다 낮게 나와 두 차례 다시 측정해야 했다. 비대면 진료가 원칙인 생활치료센터에서는 환자 스스로 체온, 혈압 산소포화도 등을 측정한 뒤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이나 인터폰 등을 통해 의료진에 알린다. 의료진은 B 씨에게 “산소포화도를 다시 측정해 보내 달라” “입소 전 찍은 CT 사진을 보내 달라”고 했을 뿐 방으로 오지는 않았다. A 씨는 “B 씨가 오후 4시에 입소했는데 저녁 식사도 못하고 꾸벅꾸벅 졸아 상태가 심각해 보였다. 오후 10시쯤 B 씨 가족에게 연락했다”고 말했다. A 씨는 B 씨의 딸에게 “어머니가 몸이 안 좋다는 얘기를 의료진에 스스로 하지 못하고 있으니 가족들이 센터에 연락해 조치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의료진은 딸의 연락을 받고서야 오후 11시경 찾아왔다. B 씨의 코에 줄을 넣어 산소를 주입하는 등 치료를 시작했지만 증세는 호전되지 않았다. 산소포화도가 기준치 아래인 94% 미만으로 떨어졌다. 결국 2시간 만인 20일 오전 1시경 B 씨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B 씨 가족들은 다음 날 A 씨에게 “이렇게 심각한 상태인 줄 몰랐다. 다행히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A 씨는 “입소자 스스로 몸 상태를 의료진에 정확히 전달하지 못할 수 있어 보다 세심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내가 B 씨 가족들에게 연락하지 않았다면 의료진이 환자 상태를 파악하지 못했을 것 같다”고 했다. 9일 인천의 생활치료센터에서 폐렴을 앓던 50대 여성이 병원으로 옮겨지지 못하고 숨진 데 이어 12일 충남 아산에서도 사망자가 나오면서 센터 내 의료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확진자 폭증으로 입소자가 크게 늘었지만 센터 내 의료 인력은 충원되지 않아 환자에게 필요한 조치가 제때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국 61개 생활치료센터 가운데 의료 인력 권장 기준을 지킨 곳(9일 기준)은 31%(19곳)에 불과하다.고위험군까지 생활치료센터 입소… 의료진 부담 가중 생활치료센터 인력 부족 생활치료센터는 무증상 또는 경증 환자들이 머무는 곳이지만 최근 병원 내 병상이 부족해지면서 65세 이상이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등 고위험군에 속하는 환자들이 센터에 입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생활치료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한 의사는 “요즘엔 중증과 경증의 경계선에 있는 까다로운 환자들이 센터에 들어오고 있어 의료진의 부담이 상당히 가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환자실 등 병상이 부족하다 보니 센터 입소자들의 병원 이송도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다. 9일 인천 연수구 생활치료센터에서 폐렴을 앓다 숨진 정모 씨(58)의 경우 사망 전날 병원 전원이 논의됐지만 이행되지 않았다. 해당 센터와 연계된 병원에선 평소 “병상이 부족하니 증상이 심하지 않은 환자는 가급적 센터에 데리고 있어 달라”고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센터 관계자는 “해당 병원으로부터 ‘임산부가 확진 판정을 받고 왔는데도 병상이 없어 평택으로 갔다’는 얘길 들었다. 환자를 보내지 말라고 한 적은 없지만 웬만하면 센터에 데리고 있어 달라고 하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센터 내 재감염 가능성을 우려하는 입소자들도 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생활치료센터는 재감염 등을 막기 위해 1인 1실이 원칙이었지만 확진자가 대폭 늘면서 최근에는 2인 1실, 3인 1실로 운영하는 곳이 많다. 경기도의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해 있는 한 50대 여성은 “증세가 많이 호전되던 입소 5일 차에 새롭게 확진된 환자와 한 방을 쓰게 됐다. 혹시나 재감염이 될까 걱정됐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원칙적으로는 환자들을 함께 수용해서는 안 된다. 특히 증상이 없는 환자와 기침 및 가래 등이 심한 환자를 함께 두면 드물지만 재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선 병원들도 의료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생활치료센터 내 인원을 당장 늘리기는 쉽지 않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협력 병원 등과 보다 원활한 소통 체계를 구축하고 센터 내 확진자들의 이상 징후를 신속히 파악할 수 있도록 정밀한 현장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 2021-08-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월수익 2000만원? 알바 면접보려던 시민에 딱 걸린 보이스피싱범

    “알바로 월 2000만원을 벌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보이스피싱이 의심돼 제보합니다.”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기로 했던 한 시민은 얼마 전 돈만 출금해주면 월 2000만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이 제안을 수상하게 여기던 그는 보이스피싱 범죄와 관련된 일임을 직감하고 서울강북경찰서에 신고했다. 이 시민의 도움으로 경찰은 보이스피싱 중간책을 검거해 피의자가 갖고 있던 현금 1487만 원과 체크카드 64장을 압수했다. 22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올해 6월 15일부터 2개월간 보이스피싱 등 전기통신금융사기 특별 자수·신고기간을 시행해 총 148명을 검거(구속 11명)했다고 밝혔다. 이들 중 자수자는 75명이다. 이들 중에는 주요 범죄 조직의 콜센터상담원 2명, 대면편취책 40명, 현금인출책 2명 등이 포함돼있다. 자수자 연령대는 20대, 30대 청년층이 51명(68%)이었다. 대부분 무직(42명)이었으나 회사원과 대학생, 자영업자 등도 있었다. 한 피의자는 중국의 전화금융사기 범죄조직에 가담해 은행직원을 사칭하며 콜센터 상담원으로 활동한 사실을 직접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자수했다. 한 시민은 지인으로부터 중계기를 설치해달라는 제안을 받은 후 충남 천안동남경찰서에 제보했다. 경찰은 자수자에 대해서 불구속 수사하고 임의적 감면 규정을 적용했다. 자수자들은 특별 자수·신고기간 소식을 접하고 직접 자수한 경우가 68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민과 은행권의 협조에 감사드리며 특별 신고기간을 매년 운영할 예정”이라며 “이어 전화금융사기 해외 특별 자수·신고기간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김윤이기자 yunik@donga.com}

    • 2021-08-22
    • 좋아요
    • 코멘트
  • 비밀통로-은신처에 고객 숨겨 단속 피하려한 유흥주점 잇따라 적발

    “저희는 불법 영업을 한 적이 없어요. 손님도, 접객원도 아무도 없지 않습니까?” 경찰과 구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 단속에 대비해 은신공간이나 비밀통로 등을 만들어 무허가 영업을 진행한 유흥주점들이 연달아 적발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0일 “전날(19일) 오후 11시 55분경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건물 지하 1층에서 간판 없이 무허가로 영업을 하던 유흥주점을 단속해 업주 이모 씨와 종업원, 유흥접객원, 손님 등 총 43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현장에서 일부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하는 점을 고려해 구청으로 넘기지 않고 곧바로 감염병 예방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했다. 경찰은 구청과의 유흥시설 일제단속 계획에 따라 탐문을 하던 중, 간판 없는 업소에 손님이 출입하는 장면을 목격하면서 해당 업소의 단속을 시작했다. 해당 업소 측은 문을 열어달라는 경찰의 요청에 불응했다. 이에 경찰은 출입문을 강제로 개방한 후에 안으로 진입했지만 업소에는 업주와 종업원들만 남아 있었다. 손님과 접객원은 한 명도 없었고 이들은 영업 사실을 부인했다. 경찰은 각 방마다 술병과 안주가 흐트러져 있고 담배 연기가 자욱한 점을 수상히 여겨 약 20분간 은신 가능 장소에 대해 정밀 수색을 진행한 끝에 방 한 쪽에 교묘히 벽돌 무늬 벽지로 위장된 비밀 출입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손님과 접객원들은 이 비밀 출입구를 통해 좁은 계단으로 이어지는 지하공간에 숨어 있었다. 경찰은 은신해 있던 손님 20명과 접객원 17명을 포함해 총 43명을 모두 입건했다. 하루 전인 서울 서초구 일대에서도 불법 영업을 하던 유흥주점에서 적발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8일 오전 9시경 서초구의 한 유흥주점에서 업주와 종업원, 손님 등 34명을 감염병 예방법 위반 혐의로 검거해 구청에 통보했다. 이들 또한 단속 당시 비밀 통로, 계단, 옥상 등으로 도주하여 단속을 피하고자 했으나 경찰의 계속된 수색 끝에 모두 적발됐다. 경찰은 비밀 통로, 계단에서 숨은 손님 등을 찾았으나 테이블에 놓인 술잔의 개수가 단속된 인원의 수보다 많아 추가 수색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옥상에 6명 정도가 숨어있다”는 옆 건물 주민의 신고를 받았다. 소방 당국의 지원으로 옥상 밀실을 강제로 개방해 건물로 연결된 계단조차 없는 옥상에 숨어있던 손님을 추가로 단속할 수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단속에 대비해 비밀 통로나 공간까지 만들거나 사전에 지인이라고 입을 맞추는 등 수법이 발전하며 단속에 어려움이 느낄 때도 있다”며 “구청 등과의 상시 합동 점검 및 단속체제를 통해 적극적인 단속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 2021-08-20
    • 좋아요
    • 코멘트
  • ‘할인결제’ 머지포인트 서비스 축소… “돈 날리나” 발칵

    “온 가족이 다 같이 가입해 쓰고 있었는데, 환불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20% 할인된 가격에 모바일 상품권을 구매하면 편의점, 식당 등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도록 하는 혜택을 내걸어 가입자 100만 명을 모은 결제 플랫폼 업체 ‘머지플러스’가 최근 상품권 판매를 중단하고 서비스를 대폭 축소하자 13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회사 앞으로 이용자 수백 명이 몰려들었다. 대학생 정모 씨(19)는 “150만 원어치 상품권 포인트를 갖고 있고, 용돈도 포인트로 받아왔는데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몰랐다”고 했다.○ 본사로 몰려든 회원들 “환불 제대로 안 돼” 머지포인트는 이용자가 20% 할인된 가격에 일정액을 충전하면 전국 약 7만 개 가맹점에서 현금과 동일하게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8만 원을 주고 산 상품권을 이용해 10만 원어치를 결제할 수 있다. ‘앱테크’(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재태크)에 관심이 많은 20, 30대에 잘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1000억 원이 넘는 상품권이 발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서비스를 운영하는 머지플러스는 대형마트와 편의점, 카페 등 200여 개 브랜드에서 상품권을 쓸 수 있도록 했지만 11일부터 상품권 판매를 중단했고, 사용처도 20여 개 브랜드로 한정했다. 업체 측은 환불 신청을 받아 순차적으로 충전 금액의 90%를 돌려주겠다는 입장이지만 “회사에 찾아가 따져야 조금이라도 돌려받을 수 있다”는 말이 돌면서 12, 13일 회원들이 몰렸다. 새벽부터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회원들은 환불 절차가 크게 지연되자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은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1000만 원이 넘는 포인트가 묶여 있다고 했다. 주부 손모 씨는 “오늘 오전 3시에 온 사람들은 60% 정도를 보상받았다더라. 90%를 환불해준다던 온라인 공지와 다르다”고 했다. 환불을 받지 못한 일부 회원이 공기청정기 등 회사 집기를 가지고 나가는 장면도 목격됐다. 일부 회원은 아직 결제가 가능한 식당을 찾아 포인트로 수십만 원을 미리 결제하기도 했다. 이후 자영업자 온라인 카페 등에서 “머지포인트는 부도어음이니 절대 받지 말라”는 글이 속속 올라오면서 남아있는 가맹점 중 상당수가 결제를 거부하고 있다.○ 금감원의 영업등록 권고 후 돌연 서비스 중단 이번 사태는 6월 머지플러스가 투자자 유치를 위해 금융감독원에 전자금융업자 등록을 문의하면서 시작됐다. 선불 결제로 포인트를 구매해 다른 가맹점에서 사용하도록 하는 서비스 방식은 선불전자지급 수단에 해당돼 전자금융업 등록을 해야 한다. 하지만 머지플러스는 2018년 2월 상품권 발행업자로만 등록하고 영업해 왔다. 금융감독원은 이 업체가 전자금융업 등록을 하지 않고 영업한 것이 위법하다고 보고 머지포인트 측에 등록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자 머지플러스는 11일 “법적 이슈가 없는 형태로 음식업 전문 서비스로 축소 운영하겠다. 등록 절차를 빠르게 진행해 서비스를 재개하겠다”며 돌연 포인트 판매 일시 중단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용자들 사이에선 서비스가 정상화될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금융당국은 머지플러스를 수사기관에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머지플러스의 창업자는 남매 사이인 권남희 대표(37)와 권보군 최고운영책임자(34)다. 두 사람은 2013년 츄링이라는 ‘해독주스’ 제조사를 창업한 뒤 2016년 츄링의 경영권 지분을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의 자회사인 우아한신선들(배민찬)에 매각하고 이 회사 직원으로 근무한 뒤 퇴사해 2017년 7월 머지홀딩스를 설립했다. 자본금은 30억3000만 원이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1-08-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요즘 동대문 짝퉁시장엔 ‘플렉스’ 열광 2030 북적

    “여기서 파는 건 생수 빼고 다 짝퉁(가품)이에요.” 7일 오후 11시경 서울 중구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앞에서 만난 노점 주인은 ‘짝퉁’ 명품 쇼핑을 하러 온 젊은이들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이곳에선 매일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노란 천막 100여 개가 환한 조명을 켜고 영업한다. 13m²(약 4평) 정도 크기의 천막 안에는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 지갑, 벨트, 시계, 향수 등 가품이 진열돼 있다. 이날 천막 주변은 수백 명의 20, 30대 방문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인근 공영주차장에는 외제차가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외국인들의 필수 관광 코스였던 동대문시장 노란 천막 밀집지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겨 타격을 입었지만 ‘플렉스’(재력을 과시한다는 신조어)에 열광하는 2030세대가 빈자리를 채워주고 있다. 이날 친구와 쇼핑을 온 대학생 이모 씨(22)는 “인스타그램에 명품 ‘인증샷’을 올리는 친구들이 최근 부쩍 많아졌다”며 “해외여행을 가려고 모아둔 적금이 만기가 됐는데 1000만 원짜리 진품 살 돈은 안 돼서 찾아왔다”고 말했다. 스스로를 “명품 애호가”라고 밝힌 김모 씨는 선글라스를 살펴보다 “케이스가 지난 시즌 거네”라고 혼잣말을 했다. 그러자 상인이 잽싸게 달려와 “뭘 좀 아는 분이네요. 그건 샘플이고 이번 시즌 거는 차 안에 있다”고 했다. 상인들도 최근 2030세대가 큰손으로 떠올랐다고 입을 모았다. 상인 A 씨는 “예전에는 외국인들이 많이 찾았는데 요새는 젊은 사람들이 우리를 먹여 살린다. 이제는 그분들 중심으로 애프터서비스 같은 단골 관리도 하고 있다”고 했다. 상인들은 방문객들에게 “단속될 걱정할 필요 없으니 편안하게 쇼핑하라”고 안내했다. 노란 천막은 서울 중구의 정식 허가를 받은 합법적인 노점상이지만 가품 판매는 엄연히 불법이다. 구청에서 주 1회 단속을 나오긴 하지만 실질적인 단속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중구 관계자는 “단속을 강화할수록 가품 판매가 온라인 등으로 더욱 음성화되는 부작용이 있어 딜레마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 2021-08-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관광객 발길 끊긴 동대문 ‘짝퉁 시장’…명품 열광 2030이 큰 손

    “여기서 파는 건 생수 빼고 다 짝퉁(가품)이예요.” 7일 오후 11시경 서울 중구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앞에서 만난 노점상 주인은 ‘짝퉁’ 명품 쇼핑을 하러 온 젊은이들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이 곳에선 매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노란 천막 100여개가 환한 조명을 켜고 영업한다. 13㎡(4평) 정도 크기의 천막 안에는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 지갑, 벨트, 시계, 향수 등 가품이 진열돼있다. 이날 천막 주변은 수백 명의 20, 30대 방문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인근 공영주차장에는 외제차가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외국인들의 필수 관광 코스였던 동대문시장 노란 천막 밀집지는 최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겨 타격을 입었지만 ‘플렉스(재력을 과시한다는 신조어)’에 열광하는 2030 세대가 빈자리를 채워주고 있다. 이날 친구와 쇼핑을 온 대학생 이모 씨(22)는 “인스타그램에 명품 ‘인증샷’을 하는 친구들이 최근 부쩍 많아졌다”며 “해외여행을 가려고 모아둔 적금이 만기가 됐는데, 1000만 원짜리 진품 살 돈은 안 돼서 찾아왔다”고 말했다. 스스로를 “명품 애호가”라고 밝힌 김모 씨는 선글라스를 살펴보다 “케이스가 지난 시즌 거네”라고 혼잣말을 했다. 그러자 상인이 잽싸게 달려와 “뭘 좀 아는 분이네요. 그건 샘플이고 이번 시즌 거는 차 안에 있다”고 했다. 상인들도 최근 2030 세대가 큰 손으로 떠올랐다고 입을 모았다. 상인 A 씨는 “예전에는 외국인들이 많이 찾았는데 요새는 젊은 사람들이 우리를 먹여 살린다. 이제는 그분들 중심으로 애프터서비스 같은 단골 관리도 하고 있다”고 했다. 상인들은 방문객들에게 “단속될 걱정할 필요 없으니 편안하게 쇼핑하라”고 안내했다. 노란 천막은 서울 중구청의 정식 허가를 받은 합법적인 노점상이지만 가품 판매는 엄연히 불법이다. 구청에서 주 1회 단속을 나오긴 하지만 실질적인 단속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중구청 관계자는 “단속을 강화할수록 가품 판매가 온라인 등으로 더욱 음성화되는 부작용이 있어 딜레마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 2021-08-12
    • 좋아요
    • 코멘트
  • 비수도권도 직계가족 모임 4인 제한… 수도권 종교행사 99명 가능

    정부가 현재 적용 중인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22일까지 2주 더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에서는 오후 6시 이후 3명 이상 모이지 못하는 강력한 방역 조치가 계속된다. 지난달 12일 이후 6주 연속이다. 정부는 이번 연장이 8월 말 초중고교 개학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를 줄이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6일 설명했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은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비수도권도 직계가족 모임 ‘4명까지’ 현 거리 두기가 유지되면서 22일까지 수도권은 4단계, 비수도권 대부분은 3단계 거리 두기가 적용된다. 다만 일부 세부 내용이 조정됐다. 대표적인 것이 3단계 지역의 직계가족 모임 인원 제한이다. 그동안 거리 두기 3단계 지역에서는 직계가족에 한해 5명 이상 모일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가족 역시 일반적인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을 받는다. 4명까지만 모일 수 있다. 단, 상견례는 8명, 돌잔치는 16명까지 모일 수 있다. 종교 활동은 다소 완화된다. 그동안 수도권 등 4단계 지역에서 대면 종교 활동은 최대 19명까지 가능했는데, 9일부터는 최대 99명까지 모일 수 있다. 3단계 지역에서는 체육관 등 임시 공연장을 활용해 공연하는 것도 허용됐다. 다만 6m²당 1명, 최대 2000명까지만 입장할 수 있다. 식당 카페처럼 오후 10시까지만 운영할 수 있었던 이용원, 미용실, 네일숍 등 이·미용 업소는 실효성이 낮다는 이유로 영업시간 제한이 사라졌다. 골프장 등 실외체육시설의 샤워실 운영 금지는 정식 방역수칙으로 확정돼 3·4단계 지역에서 적용된다.○ “유행 규모 여전, 반전은 아직”정부가 최고 수준의 거리 두기 단계를 연장한 것은 아직 코로나19 유행이 우려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유행의 확산 속도는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확산 규모가 크고 반전 여부가 모호한 상태”라고 말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 역시 “이번 4차 코로나19 유행은 지금까지 겪은 유행보다 규모가 크고 정점에 도달하는 시기도 오래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50대 이하 대규모 접종과 2학기 개학 전에 확산세를 최대한 줄일 방법으로 거리 두기 유지를 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일주일(7월 31일∼8월 6일) 수도권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915명으로 한 주 전의 960명에 비해 줄었다. 다만, 비수도권에서는 집단감염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날 경남 창원시 남창원농협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관련 확진자는 전날 17명에서 11명이 추가되며 28명까지 늘었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방역의 ‘1차 목표’를 내놨다. 수도권 주간 일평균 국내 확진자 수를 900명 밑으로 떨어뜨리는 게 목표다. 이 제1통제관은 “수도권 확진자 수가 800명대로 떨어지면 (거리 두기) 단계 조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 방역’ 장기화에 자영업자 ‘한숨’6주 연속 4단계 거리 두기에 직면한 자영업자들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인천에서 약 330m² 규모의 식당을 운영하는 이명희 씨(50)는 “4단계 거리 두기가 시행된 7월부터 하루 매출이 10만 원도 나오지 않는 상태”라며 “월 임차료 240만 원을 감당할 수 없어 이미 지난 1년 동안 보증금 3000만 원을 날렸다. 이제 더 나빠질 것도 없다”고 토로했다. 자영업자들이 가입하는 인터넷 카페 등에선 영업점을 문 닫고 ‘임시 아르바이트’를 하겠다는 글이 넘쳐났다. 휴가철에 4단계 거리 두기가 겹치며 장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기 안성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오모 씨(42)는 “가족 행사나 대규모 예약을 못 받으면 가게를 열어도 손해를 본다”며 “차라리 가게 문을 닫고 아르바이트라도 알아봐야 하나 한숨만 나온다”고 말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창원=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 2021-08-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장갑 낀 손으로 흉기 움켜잡아 ‘아내 감금’ 남편 제압한 경찰, 알고보니…

    “경찰 다 집에서 나가. 안 그러면 나 죽어버릴거야!” 5일 오후 3시 30분경 서울 광진구의 한 빌라. “가정폭력 신고합니다. (가해자가 피해자를) 감금하고 있어요. 빨리 와주세요”라는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집에 들어가기 전부터 가해자 A 씨(60)와 대치해야 했다. 오랜 설득 끝에 A 씨의 허락을 받고 단 한 명의 경찰만이 집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광진경찰서 화양지구대 정주엽 경사(34)였다. 어렵게 집 안으로 들어간 정 경사는 커다란 비닐에 온몸이 둘러싸인 채 감금돼 있는 A 씨의 아내를 확인했다. 이후 조치를 취하려던 찰나, A 씨는 부엌에서 식칼을 들고 자신의 목에다 대고는 정 경사에게 “너도 나가지 않으면 나 죽어버릴거야”라며 소리쳤다. A 씨를 안심시키며 현관 쪽으로 물러서던 정 경사는 A 씨가 목에서 잠시 칼을 뗀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즉시 칼날을 한 손으로 덥썩 잡고는 다른 손으로 칼을 쥔 손을 잡아 제압했다. 1대 1 대치 중이었고 정 경사의 뒤 쪽으로는 계단이 있어 더 물러서기는 힘들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었다. 정 경사는 “A 씨가 술에 취한 상태라 정말 자해할 수도 있겠다, 나도 다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또 “감금돼 있는 피해자가 커다란 비닐에 온몸이 둘둘 싸여있어 숨은 쉬고 있는지도 확인이 안 되는 상태라 빠르게 구조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스쳐 빠르게 칼날을 움켜쥐었다고 했다. 다행히 피해자는 생명에 지장이 없었고 정 경사도 방검장갑을 착용하고 있어 다치지 않았다. 정 경사는 특전사 출신으로 어린 시절부터 운동을 좋아해 합기도 3단, 태권도 2단, 특공무술 2단으로 도합 7단을 보유한 무술 유단자다. 무에타이와 킥복싱도 수준급이어서 경찰 무도교관도 겸하고 있다. 정 경사는 “5년 전에도 광진경찰서에서 근무할 때 칼을 든 사람과 대치한 적이 있었는데 그 경험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광진경찰서는 아내를 감금하고 출동한 경찰을 흉기로 위협한 혐의(가정폭력처벌법상 감금 및 특수공무집행방해)로 A 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할 계획이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 2021-08-06
    • 좋아요
    • 코멘트
  • ‘한국판 토플’ TOPIK 접수 또 먹통… “9시간 대기 뜨더니 다음날로 밀려”

    “매번 시험 신청할 때마다 한 번도 예외 없이 전쟁을 치렀어요. 오늘은 대기 시간이 8시간까지 뜨더니 결국 내일로 접수가 밀렸네요.” 한국에 거주하는 베트남 유학생 부이띠하반 씨(30)는 3일 한국어능력시험(TOPIK) 응시 신청을 하려다 접수 홈페이지가 8시간 넘게 마비돼 결국 포기했다. 내년 3월 한국 대학원 진학을 위해 TOPIK 점수가 필요한 부이 씨는 4일 다시 시험 신청을 시도해야 했다. 그는 “원래 TOPIK 신청을 하려면 대기 시간이 늘 오래 걸려 오늘은 아르바이트까지 미루고 도전했는데 종일 아무것도 못하고 내일 하루를 더 써야 해 너무 불편하다”고 했다. 한국 유학이나 취업을 목표로 하는 외국인들이 필수로 치러야 하는 TOPIK 신청 사이트가 접수 때마다 먹통이 돼 외국인 응시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TOPIK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80여 개국에서 시행되며 2019년 약 30만 명이, 지난해에는 약 13만 명이 응시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진행되는 제78회 시험 신청 첫날인 3일 접수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대기 시간 9시간’ 등의 안내문이 뜨는 등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얼마 뒤에는 “시스템 점검 중이어서 4일부터 접수 가능하다”는 공지문이 올라왔다. TOPIK을 주관하는 교육부 산하 국립국제교육원 관계자는 “홈페이지 서버 개편 이후에 처음으로 접수를 하는 것이라 시스템이 미비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용자들은 “문제가 많았던 사이트가 개편돼 이젠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는데 더 악화됐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 A 씨는 “기존에는 2, 3시간 기다리면 여러 번 튕겨도 접수가 가능했는데 이번에는 접수가 아예 하루가 미뤄진 것”이라고 했다. A 씨는 “공인 언어능력시험을 이렇게 부실하게 관리하는 것은 한국어 열풍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며 “시험을 통해 비자 연장, 대학 진학을 해야 하는 외국인들이 억울하게 기회를 잃게 될까 걱정된다”고 했다. 약 5만 명의 베트남 유학생들이 모인 페이스북 계정에도 “밤늦게까지 일하고 2시간 잔 뒤에 신청하려고 일어났는데… 그냥 울고 싶다” “시험 안 볼래. 너네나 해라” 등 불만이 담긴 글이 수십 건 올라왔다. 국립국제교육원 관계자는 “불편을 겪은 학생들에게 죄송하다. 최선을 다해 복구해 4일 오전에는 차질 없이 접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 2021-08-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고독한 안산방’에 지자체 러브콜까지…韓은 안산앓이 중

    “단지 스포츠 선수가 아닌 안산이라는 한 명의 사람에게 많은 것을 배웠죠.” 경기도 광주에 사는 박성은 씨(26)는 ‘2021 도쿄올림픽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지난달 30일 펼쳐진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을 꼽았다. 최근 도전하는 일마다 어려움을 겪으며 자신감이 낮아져 있던 박 씨는 안 선수의 경기를 보며 자신감을 되찾았다고 한다. 박 씨는 “나이나 인종 등과 상관없이 오직 노력만으로 자신을 증명하는 세계무대에서 당당히 자신을 입증한 안 선수가 멋져보였다”며 “덕분에 저도 다시 한 번 도전해볼 용기를 얻었다”고 했다. 안 선수가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하계올림픽 단일 대회에서 3관왕을 달성하자 대한민국은 ‘안산 앓이’에 빠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며 예전처럼 함께 열광하며 응원하는 문화는 사라졌지만, 여전히 많은 시민들이 선수들의 경기를 챙겨보며 저마다의 의미를 찾고 있다. 서울에 사는 신수희 씨(23)도 양궁대표팀의 경기를 하나도 빠짐없이 챙겨봤다. 신 씨는 “저보다 어린 선수가 엄청난 중압감을 떨쳐내고 금메달을 따내는 모습을 보며 응원을 하게 됐다”며 “요즘 청년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분명 안 선수를 보며 힘을 얻었을 것”이라고 했다. 경기도에 사는 김연주 씨(27)는 “올림픽 기간이라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조용한 분위기에서 경기를 지켜봤지만 그래서인지 선수의 눈빛과 호흡 하나하나가 느껴졌다”며 “경기를 마친 안 선수의 밝은 표정을 보며 코로나19 때문에 지친 저의 마음도 ‘힐링’됐다”고 했다. 안 선수를 응원하는 팬층도 두터워지고 있다. 서울에 사는 한지현 씨(24)는 최근 카카오톡 오픈채팅 ‘고독한 안산방’에 들어가려다 실패했다. 익명의 팬들이 모인 이 방에는 이미 1500명이 입장해 있어 새로운 참가자를 받을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이곳에서 팬들은 안 선수의 사진을 공유하거나 경기를 함께 지켜보고 안 선수에 대한 대화를 나눈다. 한 씨는 “안 선수의 경기를 처음 본 날부터 팬이 됐다”며 “유튜브로 경기를 여러 번 돌려 보고 인터넷으로 안 선수와 관련된 정보를 찾아 볼 정도”라고 했다. 양모 씨(52)도 “중년 또래들과 모여도 안산 선수의 이야기가 가장 먼저 나온다”며 “아이돌을 좋아하는 20대처럼 안 선수를 ‘덕질’하고 있다”고 했다. 안 선수 이름과 비슷한 지명을 가진 지자체에서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안산시는 지난달 27일 공식 인스타그램에 “안 선수 이름 한자 표기가 지명 안산(安山)과 같다”며 “안 선수를 시 홍보대사로 임명하면 어떨까요?”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광주 출신인 안 선수는 지난달 25일 인터뷰에서 “안산시 홍보대사가 될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 “안산에 가본 적이 없다”며 “언니 이름은 ‘안솔’, 동생 이름은 ‘안결’이다. 부모님이 소나무 산의 바람결이라는 뜻으로 이름을 지어주셨다”고 설명했다. 서울 서대문구는 지난달 30일 공식 SNS에 “서대문구에도 안산(鞍山)이 있는데 기막힌 우연이네요”라며 축하 메시지를 남겼다. 국립산림과학원도 공식 SNS을 통해 안 선수의 개인전 결승 진출을 축하하며 산 모양 이모티콘과 함께 “우리 장르 최고”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대한양궁협회에 따르면 안 선수 등 양궁 대표팀의 예능프로그램 섭외 요청이 15건에 달하는 등 각종 출연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협회 관계자는 “양궁과 선수들을 향한 뜨거운 관심이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나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 2021-08-01
    • 좋아요
    • 코멘트
  • 한국 축구 이긴 날… 호프집 사장님은 텅빈 가게를 지켰다

    “거리에 사람이 있는지 한 번 봐요. 올림픽 특수는 다 옛말이죠.” 2020 도쿄 올림픽 남자축구 B조 예선 한국과 루마니아의 경기가 한창이던 25일 오후 9시경 서울 중구 을지로 노가리 골목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47)는 혼자 가게에서 축구 중계를 보고 있었다. 김 씨의 호프집은 월드컵과 올림픽 등 국가대표 축구 경기가 열릴 때면 ‘치맥’(치킨과 맥주) 등을 즐기며 경기를 관람하러 온 손님들로 붐볐지만 이날은 테이블이 거의 차지 않았다. 한창 때 최대 수천 명이 몰리던 노가리 골목은 이날 적막과 어둠이 흘렀다. 김 씨 가게 근처에 있는 400석 규모의 대형 호프집에도 손님 40여 명만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애물단지 돼 버린 호프집 대형 스크린 도쿄 올림픽이 한창인 가운데 예년 같으면 ‘올림픽 특수’를 누렸던 자영업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는 ‘거리 두기 4단계’ 조치가 계속되면서 “올림픽 분위기가 전혀 나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올림픽 경기 관람용으로 준비해 둔 대형 스크린은 손님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애물단지가 됐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직전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호프집을 열어 운영하고 있는 이모 씨(54·여)는 비어 있는 테이블을 바라보며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이 씨는 “러시아 월드컵 때는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대박이 났는데, 이번 올림픽 때는 손님이 너무 없다”며 “오늘도 150석 중 40석 정도 찼는데, 그나마 거리 두기 4단계 이후 가장 손님이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배달음식 전문점도 매출이 예전만 못하다는 반응이다.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서 프랜차이즈 치킨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60)는 “축구 경기가 열리기 전 15건 정도 주문이 더 왔지만 딱 그때뿐이었다”며 “10마리 정도 더 판 건데 올림픽 특수라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메달 특수’ 누리던 스포츠클럽·학원 썰렁 “예전 같았으면 올림픽 경기가 끝나자마자 학부모들 연락이 쇄도했는데 요즘은 조용해요.” 26일 서울 마포구에서 탁구장을 운영하는 마포사랑탁구클럽 사장 이인실 씨(56)는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했다. 25일 한국 여자 ‘탁구 신동’으로 불리는 신유빈(17)이 올림픽 탁구 최고령 선수 니샤롄(58·룩셈부르크)에게 극적인 역전승을 거둬 화제가 됐지만 레슨 문의 전화가 한 통도 없었다는 것이다. 이 씨는 “올림픽 같은 큰 대회에서 탁구 경기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 아이 손을 잡고 찾아오는 학부모가 최소 5팀은 됐다”며 “요즘은 신규 회원은커녕 충성 회원들도 절반가량이 재등록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25, 26일 한국 여자, 남자 양궁 대표팀이 단체전에서 연이어 금메달을 따는 등 희소식이 들려오고 있지만 사설 양궁장을 찾는 손님은 거의 늘지 않고 있다. 서울 강남에서 양궁 카페를 운영하는 정모 씨(56)는 “메달을 딴 날에는 영업장 매출이 조금 늘었지만 문의는 많지 않다”며 “6월에는 평소 매출의 80%까지 회복했는데 코로나19 4단계 거리 두기 발표 이후 다시 매출이 반 토막 났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서울 마포구의 펜싱 학원에서 코치로 일하는 서기온 씨(27)는 “펜싱 경기가 열리는 날 문의가 오긴 했는데 직접 찾아오는 사람은 없었다”며 “코로나19 이후 회원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가 연장되거나 강화되면서 자영업자들은 전국적인 시위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전국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자영업자 비대위)는 25일 “정부가 코로나 확진 폭증 책임을 우리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8월 8일 이후에도 현행 사회적 거리 두기가 연장 또는 강화되면 전국 차량시위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 2021-07-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스펙쌓을 기회조차 꽉 막힌 코로나 방학”

    “취업 스펙을 쌓는 데 꼭 필요한 해외봉사는 물론이고 대학생활 4년간 공들여 준비한 대외활동마저 취소됐어요. 이번 여름방학에 전 뭘 해야 할까요.” 대학생 신태용 씨(24)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1년 반 넘게 지속되면서 취업계획이 완전히 어그러졌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국내의 한 대기업 입사를 꿈꾸는 신 씨는 해당 기업의 해외 탐방 프로젝트 참여를 위해 2017년부터 준비해왔다. 프로젝트에서 수상하면 바로 채용되는 만큼 토익 점수를 높이는 등 프로젝트 참여 준비를 갖췄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아예 모집을 하지 않고 있다. 신 씨는 “대외활동이라도 하고 있어야 덜 불안한데… 이젠 스펙 쌓을 기회조차 없다”고 토로했다. ○ 코로나 장기화에 꽉 막힌 스펙 쌓기2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코로나19 4차 대유행과 함께 사회적 거리 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면서 여름방학 동안 각종 ‘취업 스펙’을 쌓으려던 취업준비생들의 계획이 난항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어학연수 등 경력을 쌓을 기회가 중단되고 자격증 시험마저 사실상 중단됐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5월 기준 청년층 취업시험 준비자(취업준비생)는 85만9000명(19.1%)으로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4단계 거리 두기 격상 이후 사적 모임에 제한이 생기면서 만나서 해야 하는 공모전 준비도 차질을 겪고 있다. 또래 3명과 함께 공모전을 준비하고 있는 임모 씨(23)는 최근 모든 회의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팀원 모두 낮 시간대엔 아르바이트나 수업이 있어 저녁 무렵에야 다 같이 모일 수 있는데, 거리 두기 4단계가 적용되면서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모임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임 씨는 “매일 만나 아이디어 회의를 해도 공모전에 입상하는 건 쉽지 않다”며 “마음은 절실한데 상황이 따라주지 않아 답답하기만 하다”고 했다. 코로나19 집합금지로 인해 일부 자격증 시험도 연기되자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선 “인생 계획이 완전히 꼬였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안전관리사를 지망하는 대학생 김은경 씨(23)는“지난해 3월 예정됐던 산업안전기사 시험 일정이 갑작스레 미뤄지더니 지난해 4월에 또다시 두 달이나 연기됐다”며 “자격증 없이는 서류 지원도 못 해 채용 공고가 나와도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고 했다.○ 멀어진 해외 취업의 꿈교환학생과 어학연수 기회가 막히며 외국계 기업 입사를 꿈꾸던 청년들도 자포자기한 상태다. 해외 금융기업 입사를 준비해온 취업준비생 김모 씨(23)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어학연수와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준비했지만 1년 넘게 모집 자체가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그는 “내년 어학연수를 위한 어학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다시 확진자가 폭증해 이마저도 포기했다”며 “외국계 기업 입사 꿈을 포기해야 하나 싶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장기화될 수 있는 만큼 ‘변동성’이 적은 대내활동을 추천한다. 한국취업전문가협회 고요한 대표는 “최근 취업이 어려워지며 이른바 ‘SKY’에 다니는 명문 대학생들조차 ‘취업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는 상황”이라며 “당분간은 대외활동이나 해외연수보다는 대학 내 프로그램이나 연구 활동 등 코로나19 확산세에 지장을 받지 않는 활동을 통해 최대한 직무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유채연 기자 ycy@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 2021-07-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코로나 장기화에…‘취업스펙’ 쌓을 기회조차 없는 취준생들

    “취업 스펙을 쌓는데 꼭 필요한 해외봉사는 물론이고 대학생활 4년간 공들여 준비한 대외활동마저 취소됐어요. 이번 여름방학에 전 뭘 해야 할까요.” 대학생 신태용 씨(24)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1년 반 넘게 지속되면서 취업계획이 완전히 어그러졌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국내의 한 대기업 입사를 꿈꾸는 신 씨는 해당 기업의 해외 탐방 프로젝트 참여를 위해 2017년부터 준비해왔다. 프로젝트에서 수상하면 바로 채용되는 만큼 토익 점수를 높이는 등 프로젝트 참여 준비를 갖췄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아예 모집을 하지 않고 있다. 신 씨는 “대외활동이라도 하고 있어야 덜 불안한데… 이젠 스펙 쌓을 기회조차 없다”고 토로했다. ● 코로나 장기화에 꽉 막힌 스펙 쌓기2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코로나19 4차 대유행과 함께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면서 여름방학 동안 각종 ‘취업 스펙’을 쌓으려던 취업준비생들의 계획이 난항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어학연수 등 경력을 쌓을 기회가 중단되고 자격증 시험마저 사실상 중단됐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5월 기준 청년층 취업시험 준비자(취업준비생)는 85만9000명(19.1%)으로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4단계 거리 두기 격상 이후 사적 모임에 제한이 생기면서 만나서 해야 하는 공모전 준비도 차질을 겪고 있다. 또래 3명과 함께 공모전을 준비하고 있는 임모 씨(23)는 최근 모든 회의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팀원 모두 낮 시간대엔 아르바이트나 수업이 있어 저녁 무렵에야 다같이 모일 수 있는데,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되면서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모임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임 씨는 “매일 만나 아이디어 회의를 해도 공모전에 입상하는 건 쉽지 않다”며 “마음은 절실한데 상황이 따라주지 않아 답답하기만 하다”고 했다. 코로나19 집합금지로 인해 일부 자격증 시험도 연기되자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선 “인생 계획이 완전히 꼬였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안전관리사를 지망하는 대학생 김은경 씨(23)는 “지난해 초 예정됐던 산업안전기사 시험 일정이 미뤄지더니 4월에도 갑작스레 두 달이나 연기됐다”며 “자격증 없이는 서류 지원도 못해 채용 공고가 나와도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고 했다.● 멀어진 해외 취업의 꿈교환학생과 어학연수 기회가 막히며 외국계 기업 입사를 꿈꾸던 청년들도 자포포기한 상태다. 해외 금융기업 입사를 준비해온 취업준비생 김모 씨(23)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어학연수와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준비했지만 전세계적 코로나19 유행으로 해외에 나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는 “내년 어학연수를 위한 어학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다시 확진자가 폭증해 이마저도 포기했다”며 “외국계 기업 입사 꿈을 포기해야 하나 싶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장기화될 수 있는 만큼 ‘변동성’이 적은 대내활동을 추천한다. 한국취업전문가협회 고요한 대표는 “최근 취업이 어려워지며 이른바 ‘SKY’에 다니는 명문대학생들조차 ‘취업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는 상황”이라며 “당분간은 대외활동이나 해외연수보다는 대학 내 프로그램이나 연구 활동 등 코로나19 확산세에 지장을 받지 않는 활동을 통해 최대한 직무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김윤이기자 yunik@donga.com유채연기자 ycy@donga.com}

    • 2021-07-25
    • 좋아요
    • 코멘트
  • 강릉 4단계 되자 양양 몰려가 ‘파티’… 강남 주점선 이틀새 90명 ‘방역위반’

    “해수욕장 주변 술집에선 매일 대규모 파티가 열린다고 보면 됩니다.” 강원 양양군 현북면 하조대해수욕장 인근에서 서핑 강습을 하는 A 씨(23)는 “양양 바닷가의 펜션 등 숙박시설에 딸린 수영장에서 대규모 인원이 술을 마시며 춤을 추는 ‘풀 파티’를 하는 곳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밤이 되면 술집이나 게스트하우스에서 손님을 끌기 위해 시끄럽게 음악을 튼다. 옆 가게에서 트는 음악 소리가 묻힐 정도”라고 말했다. 현재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가 시행 중인 양양군은 18일까지는 8명까지 모임이 가능했고, 19일부터는 5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지만 허용 인원을 초과하는 술자리가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 확진자 역대 최다인데 비수도권 ‘원정 유흥’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1일(0시 기준) 1784명으로 일주일 만에 최다 기록을 경신했지만 방역수칙을 어기는 유흥객들이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우선 수도권 여행객들이 강원도 등 비수도권 피서지로 몰리는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12일부터 수도권에 ‘거리 두기 4단계’ 기준이 적용되면서 이 같은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서핑을 즐기는 20, 30대가 많이 찾는 양양군 일대 바닷가 카페와 술집 등에선 밤마다 클럽 음악과 함께 술 파티가 벌어지고 있다. 강릉시가 19일부터 거리 두기 단계를 4단계로 격상하면서 차로 30분 거리인 양양에는 더 많은 관광객이 모이고 있다. A 씨는 “강릉에 확진자가 많이 나왔지만 양양을 찾는 사람들은 아직 많다. 강릉에 놀러 가려던 사람들 중에 양양으로 행선지를 바꾼 경우도 꽤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는 ‘파티 인증샷’이 매일 수십 건씩 올라온다. 20대 B 씨는 19일 ‘풀 파티’가 이뤄지는 양양의 한 레스토랑 사진을 SNS에 올렸다. 사진에는 수영장 안에 설치된 테이블 등에서 20여 명의 젊은 남녀가 마스크를 벗은 채 술과 음식을 먹는 모습이 담겨 있다. B 씨는 “발열 검사 및 QR코드 확인 등은 있었지만 방역수칙을 안 지키는 이들도 몇몇 보였다. 식당 근처 게스트하우스 등에선 헌팅이 이뤄지거나 남녀가 무리 지어 어울리는 모습도 보였다”고 했다. 같은 날 이곳을 찾은 김모 씨(22)는 SNS에 관련 게시물을 올리며 “2시간 동안 기다려서 겨우 들어왔다”는 글을 남겼다. 직장인 정모 씨(29)는 “28일부터 2박 3일간 친구 2명과 양양에 놀러가기로 했다. 서핑도 하고 ‘풀 파티’에도 가려고 한다. 원래 같이 가기로 한 친구가 코로나19 때문에 안 된다고 해서 급하게 새로 인원을 꾸렸다”고 말했다.○ 강남 일대 불법 유흥주점서 90명 적발 서울 강남 일대에서는 90명이 20, 21일 불법 영업이 이뤄진 유흥주점을 방문해 적발됐다. 21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20일 오후 11시경 서초구의 한 유흥주점에서 업주와 종업원, 손님 등 33명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단속 당시 이들은 경찰의 출입구 개방 요청에도 문을 잠근 채 다른 문으로 도주를 시도했다. 경찰은 출입문을 강제 개방하고 업소 내부에 진입해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업주는 해당 업소가 집합금지 조치된 곳임에도 ‘멤버십’ 형태로 예약 손님들만 입장시키는 방법으로 영업을 지속해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0일 오후 10시 55분경 불법 영업을 하던 강남구 삼성동의 한 일반음식점에서 업주와 손님 등 37명을 적발했다. 송파경찰서는 21일 가락동의 노래방 2곳이 불법 영업 중이라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각각 9명, 11명 등 총 20명을 적발했다. 경찰은 “3일부터 18일까지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유흥시설 불법영업 특별단속을 진행해 215건 1465명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으로 단속했다”고 밝혔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 2021-07-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찜통더위에 마스크까지… 숨 턱턱” 실외근로자들 ‘코로나-폭염’ 이중고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사람들끼리 코로나를 옮겨서 피해 줄 수는 없으니 마스크를 최대한 쓰려고 하는데 너무 더워서 못 쓰겠다 싶을 때도 많아요.” 14일 오후 1시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 신축 공사장에서 만난 근로자 장모 씨(54)는 마스크를 타고 흘러내리는 땀방울을 닦아내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장 씨 등 5, 6명이 굴착기 등을 동원해 땅을 파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 시각 마포구의 체감온도는 33.5도(실제 기온 32.4도). 근로자들은 안전모에 두꺼운 작업용 조끼와 팔 토시 등을 착용한 채 자재를 나르고 땅을 팠다. 장 씨는 공사 장비를 챙겨 들며 말했다. “오늘 같은 날은 소금 성분이 들어있는 알약을 먹으면서 버티죠. 땀을 많이 흘리니까.”○ “폭염에 마스크까지…숨 턱턱 막혀”서울 등 수도권의 낮 최고 기온이 33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본격화되면서 시민들은 힘든 하루를 보내고 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속한 재확산으로 언제 어디서든 마스크를 써야 해 불편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이날 오전 11시경 서울 중구의 한 백화점 주차장 앞에서 방문객 안내를 하는 직원들은 흰색 긴팔 셔츠와 검은색 정장 바지를 입은 채 오가는 차들을 향해 연신 수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이들은 햇볕으로 달궈진 아스팔트 위에서 거의 자리를 뜨지 않고 업무에 열중했다. 차량이 잠시 끊기면 틈틈이 마스크 밖으로 흐르는 땀방울을 손으로 훔쳐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유모 씨(27)는 “오후 1시쯤 잠시 은행 업무를 볼 일이 있어 15분 정도 걸어서 이동했는데 등줄기에 땀이 흥건했다”며 “다음 주부터는 더 더워진다고 해 휴대용 선풍기를 주문했다”고 했다. 서울 동작구에 거주하는 김모 씨(29)는 이날 오후 2시경 집 앞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다가 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택시를 잡았다. 김 씨는 “볼일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도 땀이 쏟아져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사 마시며 잠시 쉬어가야 했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종로3가 탑골공원 인근에서는 어르신들이 더위를 피해 모여 있었다. 노인들은 한 손으로 부채질을 하고 손수건을 쥔 다른 손으로는 땀을 연신 닦아냈다. 고령층을 위한 ‘무더위 쉼터’로 활용되는 서울 시내 경로당이 최근 ‘거리 두기 4단계’ 조치로 대부분 문을 닫으면서 더위 취약 계층인 노년층의 건강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유모 씨(79)는 “며칠 전에 복지관에 확진자가 나와 폐쇄돼 이젠 아무리 더워도 에어컨 바람을 쐴 수 있는 곳이 없다”며 “나는 7월에 2차 백신 접종까지 마쳤는데 접종자에 한해서라도 경로당을 열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폐지를 줍던 이모 씨(73)는 “오후 3시쯤 열이 너무 올라서 그늘에서 잠깐 쉬었다가 다시 나왔다. 안 그래도 더운데 마스크까지 쓰니까 숨이 턱턱 막히는 것 같다”고 했다.○ 부산, 인천서 온열질환 잇따라 엿새째 폭염특보가 내려진 부산에선 온열질환으로 인한 구급 신고가 잇따랐다. 14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12일 오전 11시 30분경 기장군 철마면 논에서 일을 하던 70대 남성이 온열질환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같은 날 오후 3시 40분경에는 해운대구 장산을 등산하던 60대 남성이 억새밭에 쓰러져 소방헬기로 병원에 이송됐다. 14일 인천 강화군에서는 밭일을 하던 A 씨(81)가 “기운이 없다”며 인근 비닐하우스로 이동한 뒤 쓰러졌다. 119 구급대의 응급처치를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진 A 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 2021-07-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거리두기’ 엎친데 ‘최저임금 인상’ 덮쳤다…“장사 접고싶어”

    자영업자들 “엎친데 덮쳐 앞길 막막” “이 정도면 저녁 장사만 접는 게 아니라 영업 자체를 고민해야 할 정도예요.” 서울 여의도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임승식 씨(43)는 최근 2주 사이 손님이 반 토막이 났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달 28일 하루 176명이었던 손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급속히 확산되기 시작한 7, 8일 90명대로 줄었다.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하는 ‘4단계 거리 두기’ 시행 첫날인 12일에는 77명으로 떨어졌다. 2주 만에 손님 수가 56.3% 급감한 것이다. 하루 매출도 절반 이하로 줄었다. 5일에 약 200만 원을 벌었는데 12일에는 약 80만 원에 그쳤다. 임 씨는 1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아르바이트생을 내보내고 가족들끼리 일을 하고 있다”며 “잘될 때는 손님들이 줄을 서는데 어제 저녁에는 겨우 2팀을 받았다. 막막하다”고 말했다. 동아일보가 서울 강남과 여의도 등 식당가에서 매출 공개에 동의한 9곳의 12일 매출을 지난주 같은 요일(5일)과 비교해 보니 평균 6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1%(440원) 인상된 시간당 9160원으로 정해지자 자영업자들은 “이중고를 겪게 됐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최근 2년간 최저임금을 2.9%, 1.5% 인상하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고는 하지만 수도권 자영업자들은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반응이다. 식당 매출 61% 줄고 내년 최저임금은 5% 올라… “장사 접고싶어” ‘거리두기’ 엎친데 ‘인건비 상승’ 덮쳐“오늘 총매출이 77만 원이네요. 지난주 월요일에는 277만 원이었어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36)는 12일 오후 10시경 영업을 마치고 매출전표를 출력하며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취재팀이 이날 오후 9시 50분경 김 씨의 치킨집을 방문했을 때 손님은 없었고 김 씨와 종업원들이 매장을 정리 중이었다. 김 씨는 “평일엔 보통 30, 40팀 정도가 방문했는데 오늘은 18팀뿐이었다. 팀당 인원도 지난주엔 3, 4명이 대부분이었는데 2명으로 줄어 매출이 3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고 했다.○ 서울 식당 9곳 매출 42∼90% 줄어 12일 수도권에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하는 ‘4단계 거리 두기’ 조치가 시행되면서 자영업자들은 “지난주에 비해 매출이 급감했다”고 입을 모았다. 동아일보가 서울 강남과 여의도 등에 있는 식당 중 매출 공개에 동의한 9곳의 12일 매출을 지난주 월요일(5일)과 비교해 보니 적게는 42%에서 최대 90%까지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서울 여의도의 한 오리고기 식당에서 만난 사장 공해영 씨(44)는 전날 저녁 예약 내용이 담긴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보며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공 씨는 “어제 저녁에 예약 손님 2명과 지나가다 방문한 손님 2명을 더해 총 4명이었고, 매출은 15만 원이었다”며 “지난주 월요일 저녁에는 60명이 와서 매출이 150만 원이었다. 우리 집 월세만 해도 1500만 원인데 오늘처럼 팔면 장사를 할수록 손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에서 곱창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53)는 “평일 매출이 250만 원에서 300만 원 정도는 나오는데 12일엔 딱 30만 원어치 팔았다. 이 정도면 거리 두기 4단계 기간에는 문을 닫아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자영업자들로선 문을 닫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자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식당으로 낙인 찍힐 수 있기 때문이다. 여의도의 한 지하상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수정 씨(42)는 “여의도는 최근 몇몇 식당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많이 나와 문을 닫아 두면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문이 퍼지게 돼 있다”며 “안 그래도 죽어가는 상권인데 불 꺼진 곳들이 생기면 손님 발길이 더 끊기기 때문에 우선은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 “최저임금까지 올라 인원 감축 고려” 자영업자들은 매출이 줄어들자 인건비 등 비용 절감 방안을 찾고 있다. 여기에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1%(440원) 오른 시간당 9160원으로 13일 결정되면서 인건비 상승을 우려하는 자영업자가 많다. 서울 서초구의 한 편의점 점주는 “가게를 무인점포로 바꾸기 위해 가맹본부에 관련 문의를 했다. 보안에 취약할 수 있어 그동안 망설였는데 이젠 도입을 늦출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르바이트 직원들과 1년 정도 일하면서 정이 많이 들었지만 두 아들 결혼 때까지 뒷바라지하려면 인건비를 줄이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35)도 “6명이던 직원을 12일부터 3명으로 줄였다. 정이 덜 들고 일한 지 얼마 안 된 직원들부터 내보내고 있다”며 “지난해 11월 오픈했는데 매달 2000만 원씩 적자가 난다. 한마디로 생지옥”이라고 말했다. 구직자들은 일자리가 줄어들까 봐 걱정하고 있다. 서울의 한 고시원에서 주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이수현 씨(29)는 “최저임금이 올라 해고 통보를 받을까 두렵다. 사장이 연락을 할 것 같아 휴대전화만 쳐다보고 있다”고 했다. 법학전문대학원 입학 준비를 하고 있는 이 씨는 학업과 생계를 병행하며 최근 3년간 고시원과 독서실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왔는데, 최저임금이 오를 때마다 해고를 당했다고 한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한동안 일자리 시장은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달 발간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시나리오별 고용 규모’ 보고서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이 5% 인상될 경우(9156원) 최대 10만4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추산했다.유채연 기자 ycy@donga.com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21-07-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매출 61% 줄었는데 최저임금 5% 인상 예고…“한 마디로 생지옥”

    “오늘 총 매출이 77만원이네요. 지난주 월요일에는 277만원이었어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36)는 12일 오후 10시경 영업을 마치고 매출 전표를 출력하며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취재팀이 이날 오후 9시 50분경 김 씨의 치킨집을 방문했을 때 손님은 없었고 김 씨와 종업원들이 매장을 정리 중이었다. 김 씨는 “평일엔 보통 30~40팀 정도가 방문했는데 오늘은 18팀뿐이었다. 한 팀당 인원도 지난주엔 3, 4명이 대부분이었는데 2명으로 줄어서 매출이 3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고 했다.● 서울 식당 9곳 매출 42~90% 줄어 12일 수도권에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하는 ‘4단계 거리두기’ 조치가 시행되면서 자영업자들은 “지난 주에 비해 매출이 급갑했다”고 입을 모았다. 동아일보가 서울 강남과 여의도 등에 있는 식당 중 매출 공개에 동의한 9곳의 12일 매출을 지난주 월요일(5일)과 비교해보니 적게는 42%에서 최대 90%까지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서울 여의도의 한 오리고기 식당에서 만난 사장 공해영 씨(44)는 전날 저녁 예약 내역이 담긴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보며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공 씨는 “어제 저녁에 예약 손님 2명과 지나가다 방문한 손님 2명을 더해 총 4명이었고, 매출은 15만원이었다”며 “지난주 월요일 저녁에는 60명이 와서 매출이 150만원이었다. 우리집 월세만 해도 1500만원인데, 오늘처럼 팔면 장사를 할수록 손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에서 곱창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53)는 “평일 매출이 250만원에서 300만원 정도는 나오는데, 12일엔 딱 30만원 팔았다. 이 정도면 거리두기 4단계 기간 동안에는 문을 닫아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자영업자들로선 문을 닫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자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식당으로 낙인이 찍힐 수 있기 때문이다. 여의도의 한 지하상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수정 씨(42)는 “여의도는 최근 몇몇 식당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많이 나와서 문을 닫아두면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문이 퍼지게 돼 있다”며 “안 그래도 죽어가는 상권인데 불 꺼진 곳들이 생기면 손님 발길이 더 끊기기 때문에 우선은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서울 서초구에서 주꾸미집을 운영하는 한 점주도 “문을 닫아두면 손님들이 확진자가 나온 집으로 오해할 수 있고 영업을 재개한 뒤에도 손님들이 오기 꺼릴 수 있어 선뜻 닫기가 어렵다”고 했다.● “최저임금까지 올라 인원 감축 고려” 자영업자들은 매출이 줄어들자 인건비 등 비용 절감 방안을 찾고 있다. 여기에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1%(440원) 오른 시간당 9160원으로 13일 결정되면서 인건비 상승을 우려하는 자영업자들이 많다. 서울 서초구의 한 편의점 점주는 “가게를 무인점포로 바꾸기 위해 가맹본부에 관련 문의를 했다. 보안에 취약할 수 있어 그동안 망설였는데 이젠 도입을 늦출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르바이트 직원들과 1년 정도 일하면서 정이 많이 들었지만 두 아들 결혼 때까지 뒷바라지 하려면 인건비를 줄이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35)도 “6명이던 직원을 12일부터 3명으로 줄었다. 정이 덜 들고 일한 지 얼마 안 된 직원들부터 내보내고 있다”며 “지난해 11월 오픈했는데 매달 2000만원씩 적자가 난다. 한 마디로 생지옥”이라고 말했다. 구직자들은 일자리가 줄어들까봐 걱정하고 있다. 서울의 한 고시원에서 주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이수현 씨(29)는 “최저임금이 올라 해고 통보를 받을까 두렵다. 사장이 연락을 할 것 같아서 휴대전화만 쳐다보고 있다”고 했다. 법학전문대학원 입학 준비를 하고 있는 이 씨는 학업과 생계를 병행하며 최근 3년간 고시원과 독서실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왔는데, 최저임금이 오를 때마다 해고를 당했다고 한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한동안 일자리 시장은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달 발간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시나리오별 고용 규모’ 보고서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이 5% 인상 될 경우(9156원) 최대 10만4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추산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 2021-07-13
    • 좋아요
    • 코멘트
  • 어둠 내리자 텅빈 거리… 강남 식당엔 손님 단 2명만

    “손님 없는데 문열면 되레 손해”… 노량진 식당 19곳 무기한 휴점 “곧 6시야, 6시. 이제 3명 같이 못 있어.” 12일 오후 5시 59분 서울 강남구의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 매장. 일행들과 삼삼오오 테이블에 앉아있던 손님들이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중년 여성 3명은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매장을 빠져나갔다. 다른 테이블에 있던 직장인 3명은 슬그머니 두 개 테이블로 나눠 앉았다. 이들은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어색한 듯 서로 간격을 두며 따로 매장을 떠났다.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063명 발생하는 등 대규모 확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오후 6시 이후 3명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하는 ‘거리 두기 4단계’ 조치가 수도권에 처음 시행됐다. 저녁이면 퇴근길 직장인들로 가득 차던 광화문, 강남, 여의도 일대 거리는 이날 오후 6, 7시경 거리 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로 한산했다.○ “2명만 받으면 오히려 손해… 차라리 휴업” 이날 광화문, 강남, 여의도 등 번화가는 오후 6시가 되자 풍경이 완전히 달라졌다. 지하철 2호선 강남역은 퇴근하는 직장인들로 붐볐지만 불과 100여 m 떨어진 식당가 골목은 번화가라곤 믿기 어려울 정도로 한산했다. 강남역 일대 길거리를 지나는 사람들 중 3명 이상이 모여서 걷는 경우도 드물었다. 인근 주차장 관리인 김모 씨(64)는 “평소 이 시간이면 3, 4명씩 몰려다니는 사람들도 가득 찬다. 서로 어깨를 부딪치며 걸어야 할 정도로 붐비는 곳인데 사람이 크게 줄었다”고 했다. 오후 6시 1분 여의도한강공원에서는 “3인 이상 집합금지를 지켜주시기 바란다”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고교 동창 2명과 함께 돗자리를 펴고 앉아있던 황모 씨(19)는 주섬주섬 짐을 싸기 시작했다. 황 씨는 “2주를 기다려온 모임이 한 시간 반 만에 끝났다. 1명만 집에 보내기도 뭐해 어쩔 수 없이 다들 귀가할 것”이라고 했다. 자영업자들은 거리 두기 4단계 도입으로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고 입을 모았다. 거리 두기가 풀릴 때까지 가게 문을 닫는 걸 고려하고 있다는 이들도 많았다. 서울 서초구에서 해산물 식당을 운영하는 유모 씨(39)는 “2명씩 오는 손님은 전체의 10%도 안 된다”며 “아르바이트생 인건비, 재료비 등을 고려하면 차라리 휴업을 하는 편이 낫다. 일주일 정도만 장사를 해보고 매출이 안 나오면 한동안 문을 닫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노량진수산시장 내 상차림 식당들은 이날부터 무기한 집단 휴점에 돌입했다. 식당 23곳 중 19곳이 휴점했다. 시장 상인들이 주로 찾는 4곳만 계속 운영된다. 한 점주는 “손님이 시장에서 산 생선회를 가져와 먹는 상차림 식당들은 1인당 발생하는 상차림 비용과 주류 등으로 매출을 내기 때문에 2명 이하 손님만 받게 되면 영업을 하는 게 오히려 손해”라고 했다. 초복(初伏)이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강남의 한 삼계탕집에는 손님이 한 테이블밖에 없었다. ‘초복’이라는 홍보 문구를 붙인 한 찜닭집 사장은 “그나마 복날이라 절반 정도 테이블이 찼지, 다른 식당을 둘러보니 텅 빈 곳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강화된 새 방역지침을 두고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오후 6시 50분경 서울 지하철 신용산역 앞 택시 정류장에선 어린이 둘을 포함한 4인 가족이 택시 운전사와 실랑이를 벌였다. 운전사가 “오후 6시 이후라 2명만 탈 수 있다”고 하자 이들은 “함께 사는 가족이다. 동거 가족은 괜찮다”고 한참 동안 설득해 택시를 탔다. 방역지침에 따르면 동거 가족은 오후 6시 이후 3명 이상이어도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등 모임이 가능하다.○ “출퇴근 외엔 가급적 집에 머물러 달라” 수도권 거리 두기가 4단계로 격상된 이날 정부는 다시 한 번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4단계의 핵심은 야간에만 나가지 말라는 게 아니라 불필요한 모임과 외출을 줄여 달라는 것”이라며 “출퇴근 외엔 가급적 나가지 말고 안전한 집에 머물러 달라”고 말했다. 손 반장은 또 “방역수칙은 최소한의 강제 조치로 2인끼리의 모임이 증가하면 별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유채연 기자 ycy@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 2021-07-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최다 확진자 나온 주말, 한강공원엔 금지된 심야음주 인파 넘쳤다

    “공원에서 술 마시면 안 된다고요? 그런 법이 어디 있어요.” 10일 오후 10시 반경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공원 단속반이 벤치에 앉아 술을 마시던 김모 씨(22) 일행에게 다가가 “오후 10시부터 공원에서 음주하면 안 된다”고 안내하자 실랑이가 벌어졌다. 단속 직원이 7일부터 한강공원 내 음주를 금지한 서울시 행정명령을 설명하며 “자리를 정리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김 씨는 막무가내였다. 김 씨는 맥주 캔을 들더니 “다 마신 빈 캔이다. 공원에 앉아 있는 것도 안 되느냐”며 따지듯 물었다. 김 씨 일행은 단속반이 경고를 하고 떠난 뒤에도 한참 동안 술자리를 이어갔다.○ ‘공원 음주 금지’에도 “3 대 3 마시자” 곳곳 술판 이날 전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378명. 지난해 1월 20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수도권 확진자 비율이 72.7%(806명)에 달해 수도권 방역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한강공원은 12일부터 수도권 거리 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기 전 마지막 주말을 보내려는 인파로 붐볐다. “수도권 확진자 급증에 따라 오후 10시 이후 한강공원 음주를 금지합니다.” 10일 오후 10시 정각. 여의도한강공원에 안내 방송이 흘러 나왔다. 서울시가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공원 내 음주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7일부터 시행한 데 따른 조치였다. 위반 시 1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이 공원에서 술을 마시던 시민 300여 명은 안내방송에 아랑곳하지 않고 곳곳에서 술판을 벌였다. 공원 일대는 ‘헌팅포차’를 방불케 할 정도였다. 오후 10시 20분경 20대 남성 3명은 공원을 빠져나가는 여성 3명을 붙잡으며 “3 대 3으로 술 마시고 놀자”고 말했다. 여성들이 고개를 끄덕이자 이들은 곧바로 공원 잔디밭에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9, 10일 이틀간 5건을 적발하는 데 그쳤다. 본부 관계자는 “서울의 한강공원 11곳에 단속 직원은 22명뿐”이라며 “인력 증원이 이뤄지지 않아 일손이 부족하다”고 했다. 단속 직원은 “단속반이 다가가면 잠시 술병을 치웠다가 다시 꺼내는 시민들이 상당수”라며 “자발적인 방역 참여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12일부터는 한강공원에도 오후 6시 이후 3명 이상 모임을 제한하는 거리 두기 4단계 방침이 적용된다. 본부는 “당분간 경찰 기동대와 협력해 오후 6시부터 오전 2시까지 단속에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 강남 무허가 유흥주점서 손님 등 52명 적발 같은 날 0시 10분경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는 무허가 유흥주점에서 술판을 벌이던 손님과 종업원 등 52명이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9일 오후 11시 30분경 서울 수서경찰서 112상황실에 “접대부로 보이는 여성들이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신고 장소는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평범한 식당. 모든 문이 잠겨 있어 겉보기엔 영업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지만 경찰은 문 틈새로 에어컨 바람이 새어나오는 점을 수상히 여겼다. 소방당국에 협조를 요청해 건물 출입문을 강제로 열어 보니 룸 7곳에서 손님과 종업원 50여 명이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업주 A 씨는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한 식당에 일일 임차료를 내고 ‘불법 유흥주점’을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무허가 유흥주점을 상습적으로 운영한 업주에 대해 철저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8일부터 감염병예방법 시행규칙이 개정돼 중대한 방역수칙을 한 번만 위반해도 열흘간 영업을 정지하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가 시행되고 있다.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 2021-07-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결혼식에 친족 49명 외엔 참석 불가?… 예식 미루겠다” 문의 빗발

    “거리 두기 4단계부터 결혼식장에는 친족만 49명 참석 가능하대요. 그러면 사회자와 축가자, 사진 촬영기사까지 참석이 불가능한 것인가요?” 12일부터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가 2주간 시행되자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방침 이후 결혼 및 휴가 계획을 잡아둔 시민들은 물론이고 관련 업계도 혼란을 겪고 있다. 4단계로 격상되면서 인원 제한이 강화된 결혼식장에는 “결혼을 연기하겠다”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4단계 거리 두기 방침에 따라 2주간 결혼식엔 친족만 49명까지 참석할 수 있도록 변경됐다. 서울 중구의 한 웨딩홀은 “17일 이후 예약은 연기할 수 있지만 당장 12일부터 17일까지는 어쩔 수 없이 49명으로 제한해서라도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예비부부뿐만 아니라 저희 입장에서도 정부의 대응을 예상하기 어려워 혼란이 크다”고 말했다. 결혼 정보를 공유하는 한 커뮤니티에는 예식을 미뤄주지 않는 웨딩홀 때문에 혼란을 겪고 있는 예비부부들의 글이 여럿 올라왔다. 특히 친족 49명만 참석이 가능하다는 방침을 놓고 혼선이 벌어졌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사회자, 사진 촬영기사는 행사필수인력으로 분류돼 외부인이나 지인으로 진행할 수 있다”며 “축가만 외부인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8일 “결혼식 새로운 거리 두기 세부조항 보완이 필요하다”는 글이 올라와 11일 오후를 기준으로 3600여 명의 동의를 받았다. 청원인은 이 글에서 “예비부부로서 너무 속상해서 글을 남긴다”며 “세부사항을 더 촘촘히 상황에 맞게 보완해주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지방자치단체마다 거리 두기 격상 방침이 제각각 달라 휴가 계획을 어떻게 조정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나왔다. 24, 25일 친구들과 강원 춘천 여행을 계획했다는 허모 씨(25)는 “춘천은 12일에야 거리 두기 지침을 발표한다고 해서 지금 당장 여행 계획을 변경하기도 어렵다”며 “가기로 결정했다가 거리 두기가 강화될 수도 있고, 취소했다가 완화되면 아쉬울 것 같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춘천은 수도권과 달리 현재까진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가 적용되고 있다. 휴가를 기대하던 군인들은 기약 없이 순번이 밀리며 한숨을 지었다. 군인 오모 씨(20)는 “백신도 맞았으니 이제 휴가 제한이 풀릴 거라 생각했는데 무기력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추석쯤에는 나가서 부모님께 인사드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제는 기대조차 하지 않게 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 2021-07-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