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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상보육과 무상급식을 둘러싼 복지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한쪽에서는 비용 부담을 지자체와 중앙정부가 서로 떠넘기는 상황 속에서 복지 수준을 축소해 선별적 복지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대편에서는 한국의 복지 수준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9.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21.7%)의 절반에 못 미치기 때문에 확대해나가야 한다고 반박한다. 이런 대립은 복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팽팽하다. 하지만 ‘보편 vs 선별’ 복지 논쟁이 오히려 한국의 복지 사회를 향한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보가 복지 전문가 30명에게 의견을 물은 결과, 30명 중 28명은 “보편적 복지냐, 선택적 복지냐 하는 정치이념 논쟁의 프레임을 깨야 미래 한국 복지를 향한 생산적인 논의가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왜일까. 》○ 보편 vs 선별 논쟁 프레임을 깨자 한국의 복지 시스템은 이미 분야별로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가 혼재돼 있다. 이는 유럽의 복지 선진국도 비슷한 실정이다. 보육, 건강보험 등은 보편적 복지인 반면 기초생활보장제는 선별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금융보험학)는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이미 보편과 선별이 타협 지점을 찾아 현재의 복지 시스템이 갖춰졌다”면서 “정치권이 이를 무시하고 다시 논쟁을 펴는 것은 국력 낭비다”라고 지적했다. 복지 전문가들은 거대담론 위주의 논쟁이 또 다른 복지 사각지대를 양산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한국의 복지 시스템은 보육과 급식에 논쟁이 집중되면서 기초생활보장 대상자와 차상위계층, 아동 청소년에 대한 복지가 취약한 상황이다. 윤희숙 한국경제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정치권이 복지를 통으로 늘리자 줄이자 논쟁을 하는 것은 핵심이 아니다”라며 “복지의 우선순위를 다시 고민하고 분야별로 세밀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육 0∼2세와 3∼5세 다른 접근이 필요 비용 갈등이 가장 심한 무상보육의 경우 0∼2세와 3∼5세를 구분해서 해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아동학계에 따르면 0∼2세는 엄마가 가장 필요한 시기다. 맞벌이 부부, 한부모가정 등 일하는 엄마들에게는 전폭적인 보육 지원이 필요하지만, 전업주부들에겐 가정보육을 장려해야 한다. 국내 여성취업률이 약 50%에 불과한데, 모든 계층에 종일보육을 보장하는 것이 과잉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성은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스웨덴도 0∼1세의 경우 보육시설 이용률이 10% 미만이다”라며 “소득 상위그룹의 전업주부에게까지 보육 지원을 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3∼5세 누리과정의 경우 초등학교처럼 전 계층에 무료로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하지만 지원 시간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3∼5세 교육과정을 도입한 유럽 국가들도 4∼5시간만 지원하는데, 한국은 사실상 8시간을 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상급식은 지자체의 재정 상황에 맞게 대상자 수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인회 서울대 교수(사회복지학)는 “복지의 우선순위를 정할 때 급식은 그리 급한 것이 아니다. 대상자를 50% 수준으로 줄였다가 장기적으로 확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대상자를 줄이더라도 제대로 된 급식의 질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경기도는 무상급식용 음식물 쓰레기 처리량이 2010년 4만9138t에서 지난해 7만6164t으로 1.5배 늘어났다. 같은 기간 무상급식 참여 학교가 1.1배 늘어난 것에 비하면 버려지는 음식물이 지나치게 많다는 이야기다.○ 아동청소년, 차상위 지원 확대 절실 복지를 확대할 부분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대표적인 분야가 영유아(0∼5세) 지원에 밀려 복지에서 소외됐던 아동 및 청소년(6∼18세)이다. OECD 국가들은 GDP 대비 평균 아동복지지출을 1990년 1.6%에서 2009년 2.3%까지 늘렸다. 하지만 한국은 0.8%에 불과하다. 이봉주 서울대 교수(사회복지학)는 “OECD 국가들과 비교해도 아동 청소년 복지가 노인 장애인 등에 비해 열악한 편이다”라며 “정치권이 부모 표심에 영향을 미치는 영유아 복지에 비해 아동 청소년 복지에는 무관심하다”고 지적했다. 복지가 가장 절실한 계층인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 대한 지원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진수 연세대 교수(사회복지학)는 “한국의 기초생활보장제는 전체 인구의 3%밖에 지원하지 않는데, 선진국(6%)의 절반 수준이다”라며 “복지가 가장 필요한 계층이 어디인지 우선순위를 두고 다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감세 철회해 기업들도 고통 분담을”… “사회 전체가 증세 필요성 공감해야” ▼전문가 “증세 불가피”… 대상엔 이견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증세를 논의하자”고 언급하면서 눈치만 보던 정치권이 본격적으로 증세 논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복지 전문가들은 ‘증세 없는 복지는 없다’는 명제에는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증세의 대상과 시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이명박 정부에서 이뤄진 기업 감세만 철회해도 증세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백종만 전북대 교수(사회복지학)는 “이명박 정부에서 다양한 기업 감세 조치를 했지만 과연 투자, 고용이 얼마나 늘었는지 의문이다. 오히려 기업의 사내 유보금이 늘지 않았느냐”며 “증세를 할 때는 기업도 일반 국민과 함께 고통을 분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어느 한 계층이 세금 부담을 떠안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석재은 한림대 교수(사회복지학)는 “복지를 하려면 증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사회 전체가 체감해야 장기적으로 복지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즉각적인 증세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여론이 우세하다.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금융보험학)는 “지방에 가보면 사람이 별로 다니지 않는 도로도 너무 잘 포장돼 있다. 사회간접자본(SOC) 과잉 투자, 군납 비리 등 세출 구조 조정이 절실한 상황이다”라며 “내가 낸 세금이 나에게 돌아온다는 신뢰가 깨진 상황에서 증세는 어렵다”고 말했다.강혜규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 복지서비스연구실장, 구인회 서울대 교수, 김미숙 보사연 연구위원, 김양균 경희대 교수,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김원식 건국대 교수, 김윤태 고려대 교수, 김종숙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장, 김진수 연세대 교수, 김형용 동국대 교수, 김희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노대명 보사연 연구위원, 박능후 경기대 교수, 백종만 전북대 교수, 서문희 육아정책연구소, 석재은 한림대 교수,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윤희숙 KDI 연구위원, 윤홍식 인하대 교수, 이금룡 상명대 교수, 이봉주 서울대 교수, 이성호 중앙대 교수, 이용하 국민연금연구원 연금제도연구실장,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공공정책연구실장, 조흥식 서울대 교수, 최병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 최성은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 최창렬 용인대 교수, 홍성걸 국민대 교수, 황명진 고려대 교수유근형 noel@donga.com·전주영 기자}

《 술을 하루에 10잔 이상 마시는 사람이 2잔 이하로 줄이면 건강에 얼마만큼 좋은 영향을 끼칠까? 여기에 담배까지 끊는다면…. 정부가 금연 프로그램, 절주 운동, 건강검진 등 건강예방 관련 투자를 늘리면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를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본보가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만성질환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하는 50대 중장년층 20만 명의 빅데이터 100만 건을 시뮬레이션한 결과다. 》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술을 하루 평균 10잔 이상 먹고 흡연을 하는 사람(건강고위험군)들이 만성질환에 걸릴 확률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50대 건강고위험군의 고혈압 발생률은 29.7%로 2009년(21.6%)의 1.4배로 늘었다. 당뇨병 유병률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해 50대 건강고위험군의 당뇨병 유병률은 12.6%로 2009년(8.3%)의 1.5배로 증가했다. 건강고위험군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관리하면 만성질환 유병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건강예방 예산을 늘려 건강고위험군을 관리할 경우 50대 당뇨병 환자는 최대 35.9%, 고혈압 환자는 최대 13.6%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질환자 수의 감소는 건강보험 재정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 2012년 고혈압, 당뇨병, 비만환자에게 쓰인 건강보험 지원액은 총 3조9173억 원. 건강예방 투자를 늘리면 이 금액의 21.5%인 8454억 원을 아낄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은 “건강예방 사업 확대의 효과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입증됐다”며 “현재 보건의료 예산이 주로 말기 중증질환 환자에게 투입되고 있는데, 예방 투자를 확대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의 건강예방 투자는 걸음마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이 보건의료 서비스에 투자하는 총 비용(국민의료비) 중 예방에 투자하는 비율(예방의학 예산)은 3%. 하지만 이 수치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 국내 예방의학 예산은 국민건강증진기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국민건강증진기금의 64.9%는 건강보험 재정을 보조하기 위해 쓰였다. 건강예방보다는 병을 치료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이 높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면 실제 예방의학 예산은 1.7%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캐나다(5.6%), 핀란드(5.8%), 스웨덴(3.6%), 미국(3.0%) 등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예방보다 치료에 초점을 맞춘 의료비 패러다임’으로는 건강보험 적자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고령의 만성질환자에게 쓰이는 의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체 건강보험 지출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에게 쓰인 것은 13.5%. 이 비중은 2017년 24.4%, 2026년에는 62.5%까지 증가한다. 만성질환자에게 쓰이는 비용도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12년 건강보험 지출 중 만성질환자에게 투입되는 비율은 38.8%(14조 원)로 2007년(8조 원)의 1.75배로 증가했다. 이 비율은 2020년까지 42.1%로 증가할 예정이다.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경우 건강보험 재정은 2020년 7조2168억 원, 2030년 28조6242억 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학계에서는 이미 예방 투자의 효과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세계적인 의학저널 ‘랜싯’에 따르면 매일 1인당 1∼2달러를 건강예방에 투자하면 연간 3200만 명의 사망자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창현 질병관리본부 만성질환관리과장은 “의료비 지출의 무게중심을 예방에 두지 않으면 미래 노인과 만성질환자의 의료비를 감당하지 못할 우려가 높다”며 “국민의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라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정부와 시도교육청이 누리과정 어린이집 보육료 예산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는 사이 부모와 어린이집 운영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6일 2, 3개월분의 예산을 긴급 편성하기로 하면서 내년 1월부터 보육료 지원이 끊기는 초유의 사태는 막았지만 내년 3월 이후 언제든지 보육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내년에 만 3∼5세가 되는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 부모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만 0∼5세 아이를 둔 부모들은 매월 약 30만 원의 보육료를 지원받고 있다. 특별활동비, 체험실습비 등의 추가 비용을 제외하면 사실상 무료로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 셈. 하지만 보육료 지원이 끊기면 각 가정은 30만 원가량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서울 송파구에서 30개월 아들과 10개월 딸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 송모 씨는 “보육료 지원이 끊길 경우 자녀 두 명을 어린이집에 보내려면 특별활동비까지 매월 80만∼90만 원이 들 텐데 너무 부담스럽다”며 “자녀를 맡길 수 없는 엄마들은 직장을 그만두라는 거냐”라고 말했다. 전업주부들의 경우 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내는 것을 포기할 가능성도 높다. 시도교육청 부담인 보육료 지원을 받지 못할 거라면 정부가 주는 양육수당(3∼5세 10만 원)이라도 받겠다는 생각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경기 남양주시에서 28개월 아들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 정모 씨는 “남편 월급 약 180만 원으로 빠듯하게 살아가고 있는데 보육료 지원이 없어지면 아들을 더이상 어린이집에 보내기 어렵다”며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다가 못 가게 되면 정신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을까 봐 걱정이다”고 말했다. 자녀를 어린이집에서 유치원으로 옮기려는 시도가 속출할 가능성도 있다. 만 3∼5세 자녀를 어린이집이 아닌 유치원에 보낼 경우 안정적으로 보육료 지원을 계속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남양주시에서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함께 운영하는 안모 씨는 “최근 3일 동안 어린이집에서 유치원으로 옮기는 문제에 대해 묻는 전화를 수십 통 받았다”며 “하지만 유치원 수요가 한정돼 있어 옮기는 인원은 일부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부모들의 동요가 커지면서 어린이집 운영자들의 불만도 증폭되고 있다. 경기 구리시에서 민간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이모 씨는 “원생이 줄어들 수도 있어 화장실 수리 같은 투자를 보류했다”며 “원생이 10% 이상 감소하면 보육교사를 1명 내보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은혜 한국보육실천어린이집연합회장은 “누리과정 보육료가 지원되는지에 부모들의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며 “누리과정은 국가가 교육과정을 통폐합하기 위해 국민에게 한 약속인데 끝까지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정부와 시도교육청이 지방채 발행 등 예산을 마련하기 위한 대안을 찾고 있다. 현재로서는 보육료가 끊길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유근형 noel@donga.com·최지연 기자}

올해 1월 한국에서 제대혈 줄기세포로 무릎 관절염 치료를 받았던 거스 히딩크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0개월 만에 완치 판정을 받았다. 제대혈 줄기세포는 세계적으로 유일한 관절염 줄기세포 치료제다. 히딩크 전 감독의 완치가 한국 줄기세포 기술을 세계로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치료를 총괄한 송준섭 서울제이에스병원장(브라질 월드컵 축구 국가대표팀 주치의)는 “2일 최종 무릎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했는데 줄기세포가 잘 자라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무릎 연골도 100% 재생돼 완치 판정을 내렸다”고 4일 밝혔다. 무릎 치료에는 줄기세포 무릎연골 재생 치료제 ‘카티스템’을 사용했다. 전 세계적으로 줄기세포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지만 무릎연골 분야 치료제는 이 약이 유일하다. 카티스템은 홍콩에서 시판 중이고,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기 위한 임상시험 1∼2단계가 진행되고 있다. 히딩크 전 감독이 처음부터 한국에서 수술을 받을 생각을 한 것은 아니다. 히딩크 전 감독은 독일 미국 등의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하지만 병원들이 ‘인공관절 수술’을 권했다. 이 수술을 하면 테니스 골프 등 좋아하는 운동을 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았다. 고민을 해결해준 것은 제2의 고향 한국이었다. 2013년 11월 서울에서 열린 한 축구인 모임에서 송 원장을 만난 히딩크 전 감독은 그 자리에서 한국에서 수술받기로 마음먹었다. 줄기세포 수술을 받으면 재활 치료 결과에 따라 운동도 할 수 있다는 한국 의료진을 믿었다. 1월 서울제이에스병원에서 진행한 정밀진단 결과는 예상보다 심각했다. 관절염이 심해져 연골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아 다리를 쩔뚝거렸다. 무릎 뒤쪽 뼈에 골극(종아리 근육을 당기는 튀어나온 뼈)이 자라 무릎이 완전히 펴지지 않았다. 히딩크 전 감독은 1월 7일 무릎 관절 손상 부위에 카티스템 3바이알을 이식받았다. 무릎 쪽 뼈의 골극을 제거했다. 관절내시경으로 무릎 연골 청소와 연골판 절제술도 받았다. 히딩크 전 감독은 1월 수술, 검사, 입원 치료에 3600만 원을 지출했다. 시중에서 카티스템 1바이알을 이식받는 데는 프로그램에 따라 1500만 원(2주 입원 기준) 내외가 든다. 송 원장은 “연골 표면이 깊게 파이거나 연골이 없어져 뼈가 드러날 정도(국제 기준 3, 4등급)의 환자는 줄기세포를 이식받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연골에 약간의 상처를 입은 정도의 환자에겐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수술 이후에는 한국과 네덜란드를 오가며 재활 치료를 받았다. 송 원장은 3개월의 재활 운동 계획표와 시범 동영상을 함께 건네줬다. 네덜란드 현지 트레이너와 원격으로 환자 상태를 체크했다. 히딩크 전 감독은 수술 3개월 후부터 골프 라운드를 시작했다. 6개월이 지난 7월 무릎 연골이 80%까지 회복됐고, 11월 완치 판정을 받았다. 히딩크 전 감독은 “1년 전만 해도 다시 운동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 이제는 골프 카트를 타지 않고도 18홀을 돌 수 있어 행복하다”며 “한국이 나를 다시 살게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히딩크 전 감독의 완치 소식은 무릎 관절염 환자들의 기대감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손여원 식품의약품안전처 바이오생약심사부장은 “그동안 한국 줄기세포 치료제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허가가 잘 나지 않았는데, 한국 줄기세포 기술이 세계로 뻗어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무엇보다 관절염 환자들이 희망을 갖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암 진단에 이용되는 양전자단층촬영(PET) 검사의 건강보험 적용 범위를 두고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12월 1일부터 신장암, 전립샘암, 방광암, 고환암, 자궁내막암 등의 환자가 PET 검사를 받을 때 건강보험 혜택을 주기로 했다. 이럴 경우 본인부담금이 1회 70만 원에서 4만 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에는 간암 갑상샘암 등의 암 환자에게만 건보 혜택을 줬다. 단 복지부는 초음파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 다른 영상검사만으로 치료 방침을 결정하기 어렵거나 불충분할 때만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로 했다. 특히 암이 재발했다는 의심 증상이 없는 상황에서 정기적으로 하는 PET 검사에는 건강보험 혜택을 주지 않기로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PET 검사는 기존 CT에 비해서 방사선 노출이 높은데, 암이 재발했는지를 확인할 때마다 PET 검사를 받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학계의 의견이 있다”며 “실제로 2006년 이후 PET 장비 수와 검사 건수가 급격히 늘고 있는데, 병원들이 수익 창출을 위해 과잉 검사를 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간암 간 대장항문 두경부종양 방사선종양 부인종양 외과 폐암 유방암 핵의학 등 10개 학회는 지난달 30일 공동 의견서를 내고 “암 환자의 건강을 해치고 부담을 늘리는 조치다”라고 지적했다. PET가 CT와 MRI 검사에서 발견되지 않은 작은 암을 찾아내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핵의학회 관계자는 “조건부로 건강보험을 적용하면 PET 검사를 선택하지 않는 환자가 늘 것이고, 암 재발을 발견하지 못하는 환자가 나올 수도 있다”며 “복지부가 관련 고시를 재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고 신해철 씨가 지난달 22일 심정지 상태로 서울아산병원에 실려 올 당시 소장에 지름 1cm의 구멍(천공)이 나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신 씨가 17일 서울 S병원에서 대장 복강경 수술을 받으면서 천공이 생겼거나 17일 직전에 생긴 천공을 의료진이 발견하지 못해 초기 대처에 실패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천공 발생 시점은 신 씨의 사망이 의료사고인지를 밝히는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천공을 통해 음식물 찌꺼기와 이자액 등 소화액이 흘러나가면서 심장 등 장기에 염증을 유발했고, 제대로 된 조치를 받지 못해 심정지까지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17일 S병원에서 수술을 받는 과정에서 천공이 생겼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보고 있다. 위에서 분비된 소화액이 가장 먼저 통과하는 십이지장 부근의 경우 궤양으로 천공이 생기는 경우가 있지만 소장은 외부 자극 없이는 잘 터지지 않는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A 씨는 “소장 아래 70∼80cm 지점은 십이지장과는 거리가 있는 장 중간 지점이라 궤양에 의해서는 잘 터지지 않는 곳”이라며 “복강경 수술 과정에서 소장에 상처가 났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만약 17일 수술 이전에 천공이 생겼어도 이를 발견하지 못한 의료진의 과실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 가정의학과 B 교수는 “천공이 생기면 3∼5일 안에 염증이 장기에 퍼져 쇼크에 이를 수 있기에 상당한 고통이 따른다. 17일 이전에 천공이 생겼다면 환자가 통증을 호소했을 텐데 상식적으로 천공을 발견하지 못한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의료진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사를 진행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장 수술 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S병원의 진료기록지에 따르면 신 씨는 17일 수술 후 고통이 심해 소리를 지르며 “진통제를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통증을 낮추려는 약, 주사 처방에 집중했지만 통증의 근본 원인을 찾거나 상급병원 이송 등에 대한 검토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가정의학과 C 교수는 “복강경 수술 후 3∼5일은 입원시켜 지켜보는 것이 기본”이라며 “환자가 퇴원을 강력하게 원했다지만 위중한 상황에서 퇴원을 허용해 음식까지 먹게 했고, 음식물이 결국 염증을 가속화했다”고 말했다. S병원이 신 씨의 증상을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신 씨의 S병원 진료기록부에는 신 씨의 진단명이 장이 막히는 장폐색으로 적혀 있다. 하지만 S병원 측은 유가족에게 장폐색의 전 단계인 장협착(장 내부가 좁아지는 현상)으로 설명해왔다. 신 씨의 소속사 관계자는 “유족은 S병원이 환자 상태의 심각성을 축소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송파경찰서는 신 씨가 사망 전 장수술을 받았던 서울 송파구의 S병원을 1일 압수수색했다. 신 씨의 부검은 3일 서울 양천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이뤄진다. 유근형 noel@donga.com·정윤철·최지연 기자}

정부가 다음 달 서아프리카 에볼라 발생 국가에 국내 의료진 20명을 파견할 예정인 가운데 파견 의료진은 물론이고 국내 에볼라 관련 의료시설에 대한 안전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에볼라 국내 발병에 대비한 국가 지정 격리병원은 전국에 17곳. 전문가들은 에볼라 의심환자가 치료받게 될 국내 격리병상들의 시설 수준에 대해 “세계 최고 수준은 아니지만 충분히 안전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격리병원들은 호흡기 전파 감염병 환자를 관리할 수 있는 음압병실을 갖추고 있다. 음압시설은 공기 중 미세입자를 빨아들여 병원균을 없애 의료진의 감염을 막아주는 장치다. 격리병상은 공기가 문 쪽에서 병실 안쪽으로 흐르게 설계됐다. 의료진이 병실에 들어갈 때 병원균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병실 가장 안쪽에 위치한 필터는 공기를 계속 빨아들이고 신선한 공기는 다시 주입한다. 병실에는 공기 중 미생물을 죽이는 UV라이트도 설치돼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국내 격리병상은 최신식은 아니지만 호흡기 전파 가능성이 낮은 에볼라 환자를 치료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운영 경험과 교육은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사표를 낸 국립중앙의료원 간호사들은 방호복 탈착 훈련이 부족하다는 점을 병원 측에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간호사들이 방호복에 묻은 에볼라 환자의 체액을 통해 감염된 사례에서 보듯 감염 예방을 위해 방호복의 탈착 훈련은 매우 중요하다. 이런 점을 알았던 간호사들이 “훈련이 부족해 매번 실수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국립중앙의료원에서는 방호복 탈착 훈련을 지난달 에볼라 태스크포스가 구성된 이후 한두 차례만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간호대학 교수는 “주사를 놓고 환자의 용변을 처리하는 등 간호사는 의사보다 감염 확률이 더 높다”며 “에볼라 같은 고위험 감염병에 대비해 방호복을 능숙하게 벗을 수 있으려면 최소 2주 이상 집중 훈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측은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간호사들이 사표를 낸 이유는 그동안 누적된 피로감과 (예정된) 타 부서 파견에 대한 부담감이 더해진 종합적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의료원 측은 에볼라 관련 근무를 한 간호인력들에 대해서는 적절한 포상을 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한편 다른 격리병원에서는 의료진의 별다른 동요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격리병동 시설을 갖춘 서울의 한 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때보다 전파력이 낮고, 병원들도 매뉴얼을 준수하고 보호 장비를 착용하면 문제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의 한 의료원은 “의료진들 사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환자 때문에 불안해하는 기류는 아직 없다”며 “얼마 전 자체적으로 에볼라 대비 모의훈련도 하는 등 철저히 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전염병 발병 때마다 책임을 떠맡는 공공의료원에 대한 처우와 시설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간호사들에게 의료인으로서의 윤리를 강조하기에 앞서 공공의료원의 일원으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일할 수 있게끔 낡은 시설을 보완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했다.김수연 sykim@donga.com·유근형·최지연 기자}

대한적십자사의 23일 국정감사가 김성주 총재(사진)의 불출석 문제로 파행을 거듭하며 끝내 열리지 못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김 총재가 국감 시작 시간인 오후 3시까지 나타나지 않자 설전을 벌이다 국감을 열지 않기로 했다. 김 총재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국제적십자사연맹 아태지역 회의 참석차 출국해 이날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보건복지위 야당 간사인 김성주 새정치연합 의원은 “김 총재가 중국 출장이 있다고 해서 출국 전이나 귀국 후 국감을 받으라고 했는데도 답이 없었다”며 “적십자사가 할 일 다 할 테니 국회가 거기에 일정을 맞추라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여야 의원들의 설전이 계속되자 복지위 위원장인 김춘진 의원은 “국감을 진행할 것인지를 논의하고 이후에 어떻게 할 것인지도 여야 간사와 위원 간 협의로 결정하겠다”며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보건복지위는 이날 김 총재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를 의결했고 새정치연합은 동행명령도 따르지 않으면 국회증언감정법에 따라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국가 지정 격리병원인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내과 소속 간호사 4명이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해 사표를 제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간호협회는 22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관련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옥수 대한간호협회 회장은 “에볼라 공포로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내과 소속 간호사 4명이 사표를 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에볼라 감염 환자가 발생할 경우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치료받게 될 것으로 예상해 사표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에볼라 환자를 격리 입원시킬 수 있는 18개 응압병상을 운영하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에 따르면 감염내과 간호사들은 일주일 전쯤 사표를 제출했다. 8일 시에라리온 국적의 17개월 남자아이가 고열 증세로 국립중앙의료원에 격리돼 에볼라 출혈열 감염 검사를 받으면서 담당 간호사들의 공포가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이는 에볼라 감염은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더욱이 에볼라 환자를 돌보던 미국 간호사들이 감염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간호사들의 우려가 더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복 국립중앙의료원 진료부원장은 “처음에는 두려워했던 것이 사실이고, 미국에서 간호사들도 걸렸다니까 공포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100% 그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 이유가 작용하기는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에볼라 바이러스 발병국에 대한 의료진 파견을 앞두고 안전대책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보호장구 등급을 한 단계 높이기로 했다. 질병관리본부는 22일 기존 ‘레벨 D플러스’ 등급 보호장비 대신 ‘레벨 C’ 등급 전신 보호복을 서아프리카 에볼라 유행국에 파견되는 의료진에게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같은 수준의 보호복은 국가 지정 격리병상에도 배포될 예정이다. 레벨 C는 D에 비해 방수성이 더 뛰어난 전신 보호복이다. 레벨 D의 경우 마스크를 착용해 공기에 의한 감염을 차단하는 데에 한계가 있지만, 레벨 C는 방독면을 장착해 호흡기 감염을 막는 데도 탁월하다. 의협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아프리카 의료진 파견과 관련해 “무엇보다 의료진 안전이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재욱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장은 활동을 마친 의료진의 송환에 대한 정부 대책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11월 파견 예정인 의료진이 귀국할 때 제3국에서 잠복기(21일) 동안 머문 뒤 한국 땅을 밟게 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대해 최 소장은 “어느 나라에서 선뜻 감염 의심자를 받아들이겠냐”며 “과거 사스(SARS) 사례를 살펴봐도 의료진을 통한 2차 감염 문제가 심각한 만큼 의료진 송환 대책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김수연 sykim@donga.com·유근형 기자}

정부가 다음 달 초부터 에볼라 바이러스 발생 지역인 서아프리카로 보건인력을 파견하기로 했다. 에볼라 위협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주축 국가로서 적절한 결정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서두르면 낭패를 볼 수 있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16일 박근혜 대통령 발표 뒤 정부가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작 의료진 안전 대책이 부실하기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미국처럼 현지 의료진 감염뿐 아니라 국내로 에볼라가 유입되는 실패를 답습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까지 에볼라 바이러스는 호흡기를 통해서는 전파되지 않는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처럼 체액을 통해서만 감염되므로 확산 우려가 적다고 여겼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호흡기 전파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가설이 나오고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계 각국의 의료진은 방호복, 고글, 입자가 5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분의 1m) 미만인 병원균까지 걸러주는 보호마스크 ‘N95’를 착용한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에서 파견되는 의료진들의 방호장비는 호흡기 전파 가능성이 없다는 전제하에 착용하는 ‘D플러스’ 등급의 장비다. 전신 보호복, 보호두건, 장갑, 고글(D등급)에 방수용 앞치마와 안면 보호구가 추가로 지급된다. 하지만 얼굴이 공기와 완전히 차단되는 수준(C등급)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에볼라 환자를 직접 보는 의료진의 경우 호흡기 전파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최재욱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장은 “필터가 장착된 보호구를 지급해 온몸이 외부와 차단되는 수준(C등급)은 돼야 안전하다”고 말했다. 국민 건강을 생각하면 예산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다. C등급의 보호장비는 약 30만 원. D플러스(약 5만 원)의 6배 수준이다. 의료진 20명이 방호장비를 하루 하나씩 6주 동안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약 2억 원의 예산이 더 들어간다. 의료진 파견은 군대 파병과는 다른 차원의 위험부담이 뒤따른다. 파견 의료진이 감염되면 당사자의 불행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국내로 이송됐을 경우 국내 의료진 등의 감염 가능성도 생기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의 의료시스템을 자랑하는 미국이 그랬다. 미국 내 두 번째 사망자는 에볼라 환자를 치료하던 간호사였다. 미국의 사례를 잊지 말고, 의료진 안전대책에 만전을 기해야 할 때다. 유근형·정책사회부 noel@donga.com}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우려를 낳은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는 기니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등 서아프리카 에볼라 발생 3국 참가 예정자 35명이 불참하면서 일단 걱정을 덜었다. 하지만 보건 당국은 에볼라 잠복기가 3주에 이르는 만큼 행사 기간 동안 대비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보건복지부는 ‘ITU 에볼라 상시대응 태스크포스(TF)’ 요원 21명을 대회장에 상주시켜 의심환자 발생에 대비하고 있다. 국립부산검역소장을 팀장으로 하는 TF는 의사 2명, 간호사 1명, 역학조사관 1명, 방역요원 2명 등으로 구성됐다. 의심환자 이송 시 요원들은 방호복, 보호두건, 보호신발, 입자가 5μm(마이크로미터) 미만인 병원균까지 걸러주는 보호마스크 ‘N95’, 안면을 차단하는 고글을 착용하게 된다. 의심환자가 발생하면 부산의 병원 3곳에 있는 음압 격리병상에 격리돼 치료를 받는다. 이 시설은 병실 안의 공기 중 미세입자를 빨아들여 외부로 배출해 세균의 증식을 막는다. 문정림 새누리당 의원은 “부산에 국가지정 음압 격리병상이 1곳도 없어 에볼라 의심환자가 발생하면 80km 떨어진 경남 진주까지 가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김영택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장은 “국가지정이라는 행정적인 절차를 밟은 병상이 없을 뿐이지, 부산에도 음압 격리병상이 있고 이번 ITU 행사에 대비해 격리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에볼라 발생 3국의 인접 국가 참가 예정자들(약 140명)에 대한 특별관리가 필요하다는 우려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인접 국가인 나이지리아와 세네갈은 에볼라 환자가 사라진 지 42일(잠복기의 2배)이 지난 퇴치국이고, 콩고민주공화국은 오지에서만 환자가 발생해 에볼라 외부 유출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접 국가 참가자까지 특별관리를 한다면 사망자 2명이 발생한 미국 참가자도 모두 관리해야 한다”며 “다소 무리한 주장이며 전체 참가자에 대한 발열검사를 하고 있고, 특별관리에 따른 인권 문제 등이 있어 인접 국가 참가자까지 별도로 관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는 에볼라 바이러스 퇴치를 돕기 위해 ‘유엔인도지원조정국(UN OCHA)’에 스마트폰 2000대를 기부한다고 20일 밝혔다. 해당 스마트폰은 유엔이 아프리카 지역에 파견하는 보건 인력 및 아프리카 현지 의료진이 사용할 예정이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감기라고 생각했는데….” 강원 평창군에 사는 정은정 씨(59)는 일교차가 심해지기 시작한 9월 말부터 편도샘이 부어올랐고 이후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을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다. 환절기마다 으레 찾아오는 감기라고 생각해 종합감기약을 사서 먹었지만 며칠 뒤 찾은 이비인후과에서 폐렴 진단을 내렸다. 결국 정 씨는 일주일 가까이 입원치료를 받아야 했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면역력이 약한 노인, 만성질환자, 영유아를 중심으로 폐렴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폐렴은 ‘독감보다 약간 심한 수준의 병’이라고 여기기 쉽지만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질환이다. 실제로 폐렴은 지난해 국내 사망 원인 질환 중 6위에 오를 정도로 치명적인 질환이다. 감염병 중에서는 단연 1위다. 증가세도 가파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폐렴으로 사망한 사람은 전체 사망자 10만 명당 21.4명꼴로 2003년(5.7명)에 비해 4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폐렴 감염병 중 사망률 1위 폐렴 중에는 폐렴구균에 의한 세균성 감염이 가장 흔하다. 폐렴구균은 평소에도 코와 목의 점막에 상주하고 있다. 우리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면 활동을 시작해 폐, 뇌, 혈관, 귀까지 침투해 염증을 유발한다. 이 때문에 독감 등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폐렴에 걸릴 확률이 크다. 특히 기침을 많이 하면 기관지와 폐점막이 손상을 입는데, 그 틈을 타고 폐렴구균이 침투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정 씨의 사례와 같이 초기 증상이 일반 감기와 비슷하다는 점. 하지만 폐렴구균이 활동을 시작하면 고열, 가슴통증,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숨이 가빠지면서 호흡수가 분당 20회를 넘기도 한다. 호흡에 어려움을 겪으면 혈액의 산소 운반 능력이 떨어진다. 이로 인해 입술이 푸르게 변하는 청색증이 생길 수 있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들은 폐렴을 주의해야 한다. 건강한 성인은 항생제 치료와 적당한 휴식만 취하면 쉽게 나을 수 있다. 하지만 노인은 폐 기능과 면역력이 크게 떨어져 있기 때문에 한번 폐렴에 걸리면 중증질환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로 희극인 배삼룡 씨, 디자이너 앙드레 김 씨도 최종 사망 원인은 폐렴이었다. 전문가들은 예방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폐렴의 유일한 예방책으로 폐렴구균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대한감염학회는 2012년 폐렴구균 백신을 여러 백신 중 최우선 권고 등급으로 정한 바 있다. 국내에도 1회 접종으로 폐렴구균에 의한 폐렴 및 뇌수막염·패혈증 등을 예방할 수 있다. 정부도 폐렴 예방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1월부터 만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무료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시행했고, 올해 5월부터는 소아에게 확대했다. ○ 폐렴구균 백신 효용 논란 문제는 폐렴 치료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인의 높은 항생제 내성으로 치료 효과가 낮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병원에 입원하는 폐렴환자의 6∼15%는 초기 항생제에 반응하지 않았다. 국내 항생제 소비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 감기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은 55%에 달한다. 항생제 오남용은 항생제 내성률로 이어진다. 2013년 기준으로 항생제 내성률은 미국 24%, 유럽 43%인 데 비해 한국은 64%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항생제 내성이 생기기 이전인 소아기 때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장은 “폐렴구균 백신을 맞은 만성질환자의 65∼84%는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또 접종하지 않은 사람과 비교했을 때 치사율과 중환자실 입원율이 40%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예방 접종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임동규 자연치유 전문가(가정의학과 전문의)는 “백신을 맞기보다는 스스로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폐렴을 둘러싼 다양한 논란은 20일 오후 7시 20분부터 방송되는 채널A 교양프로그램 ‘닥터지바고’에서 확인할 수 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혈관에 염증세포나 콜레스테롤 덩어리가 쌓여서 혈액의 흐름에 영향을 주는 ‘죽상경화증’ 환자가 2008년 이후 5년 동안 55%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진료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죽상경화증 환자는 15만9000명으로 2008년(10만2000명)보다 55% 증가했다. 죽상경화증을 치료하기 위해 쓰인 진료비도 지난해 1442억 원으로 2008년(1128억 원)보다 30% 가까이 늘었다. 죽상경화증은 동맥혈관의 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이고 염증 세포 등이 붙으면서 혈관이 비좁아지는 질환이다. 고혈압 이상지질혈증(고콜레스테롤혈증 등) 당뇨 등의 지병을 가지고 있을 경우 더 쉽게 발병한다. 죽상경화증이 악화되면 협심증, 심근경색 뇌중풍(뇌졸중) 등이 유발될 수 있다. 이상인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죽상경화증은 주로 60대 이상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금연 및 규칙적 운동을 통해 30∼40대부터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19일 신라의 ‘천년고도’ 경북 경주는 마라톤 세상이 된다. 오전 8시 경주시민운동장에서 출발해 경주 시내를 돌아오는 풀코스와 하프코스, 10km, 5km 코스에서 동아일보 2014 경주국제마라톤(경상북도 경주시 대한육상경기연맹 동아일보 공동주최)이 열린다. 케냐와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의 건각 27명과 국내 엘리트 104명(남자 64명, 여자 40명)이 기록과 순위 싸움을 펼친다. 마라톤을 사랑하는 마스터스 마라토너 1만여 명(풀코스=2195명, 하프코스=2539명, 10km=3247명, 5km=2081명)은 역사의 유물이 가득한 경주를 달리며 가을 속의 마라톤 축제를 벌인다. 경주 코스는 3월 열리는 서울국제마라톤 코스와 함께 평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에겐 ‘펀런(즐겁게 달리기)’의 명소로 꼽히고 있다. 2012년 오르막 코스를 없애는 등 시내코스로 바꾸면서 엘리트는 물론이고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의 기록 풍작을 낳고 있다. 평탄한 코스 덕에 2012년 대회 기록(2시간6분46초)이 바뀌었고 지난해에도 조엘 켐보이 키무레르(24·케냐)가 2시간7분48초의 좋은 기록으로 우승하며 가을철 최고의 마라톤 대회로 자리를 굳혔다. 국제부에서는 개인 최고기록 2시간6분14초로 참가자 랭킹 1위인 길버트 키프루토 키르와(29·케냐)와 지난해 챔피언 키무레르, 2시간7분11초의 최고기록을 가진 22세의 신예 벨레이 아세파 베다다(에티오피아) 등이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다. 국내 남자부에서는 2시간9분28초의 정진혁(24·한국전력)과 2시간17분28초의 은동영(26·구미시청), 2시간16분50초의 권영솔(25·구미시청) 등이 경쟁하고 국내 여자부에서는 2시간32분43초의 최보라(23·경주시청)가 대회 3연패에 도전한다. 마스터스 참가자들의 즐거운 레이스를 위해 경주시육상연합회 회원 22명이 풀코스와 하프코스에서 기록대별 페이스메이커로 나선다. 한편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경주 시내 일부 교통이 통제된다. ▼ “세계적 대회 명성 걸맞게 최고의 준비” ▼김관용 경북도지사“경주마라톤이 스포츠 저변 확대에 크게 기여하는 명품 대회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사진)는 “어려운 여건에도 훌륭한 대회를 열고 있는 대한육상경기연맹과 동아일보의 아낌없는 노력 덕분”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회는 동아국제마라톤 시절인 1994년 국내 처음으로 마스터스 부문을 도입해 관심을 모았다. 2000년 서울국제마라톤과 분리되며 마스터스 축제로 열리다가 2007년 다시 국제 대회로 승격했다. 김 지사는 “천년 고도 경주가 세계적인 마라톤 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점이 정말 자랑스럽다. 한국 마라톤의 새 지평을 열고 있는 동아일보에 다시 한 번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늘이 드높아지고 신선한 계절 가을에 경주마라톤 코스를 달리면 천년 문화의 향기를 만끽하는 최고의 경험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마라톤뿐 아니라 경북과 경주의 멋과 매력을 듬뿍 담아 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매년 발전하는 대회 명성에 걸맞게 모든 면에서 최고가 되도록 하겠다. 마라토너 모두 그동안 닦은 기량을 마음껏 발휘해 좋은 성적을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참가자 모두 완주하고 신라 혼 느끼길” ▼최양식 경주시장“가을 정취 물씬 풍기는 경주에서 마라톤 대회를 열게 된 것을 뜻 깊게 생각합니다.” 최양식 경주시장(사진)은 “매년 가을이면 잊지 않고 경주를 찾는 세계적인 마라토너와 국내 동호인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경주시 직원 200여 명은 올해도 10km를 달릴 계획이다. 매년 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개최 도시로서의 자부심 때문. 최 시장은 “2010년 취임 후 처음 맞았던 대회라서 특별하게 느낀다. 당시 시민과 함께 뛰면서 경주의 미래를 구상했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말했다. 최 시장은 “20여 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이 대회는 깊은 가을에 물든 경주의 고적을 벗 삼아 달리는 게 큰 매력”이라며 “코스마다 천년 역사 속에서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는 신라인의 혼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마라톤은 다른 사람과의 경쟁보다는 자신과의 싸움이 중요한 종목”이라며 “목표에 맞춰 무사히 완주하면 모두 승리자가 되는 아름다운 스포츠”라고 강조했다. 이어 “참가자들이 승리의 기쁨과 함께 경주의 명소도 찾아보면서 가을 추억을 만들어 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교통 취약지 경찰 집중배치” ▼곽생근 경주경찰서장“세계적 대회인 만큼 선수 보호와 교통 관리도 최고라는 평가를 받도록 하겠습니다.” 곽생근 경주경찰서장(사진)은 “경주마라톤이 아무 사고 없이 잘 마무리되도록 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참가 선수와 동호인들은 오로지 경기에만 집중해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곽 서장은 13일부터 경기 코스를 직접 점검하는 한편으로 17일에는 순찰차 등의 장비를 동원해 돌발 사태에 대비한 훈련을 할 예정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경주 경찰관 460여 명과 시청 직원 200여 명이 함께 통제 구간 우회도로 안내 등에 나서 시민과 관광객들의 교통 불편을 최대한 줄일 방침이다. 앞서 주요 교차로 주민에게 교통 통제 안내문 2만3000여 장을 배부했고 현수막 60여 개, 입간판 50여 개도 설치를 완료했다. 곽 서장은 “신호등이 많은 지역과 골목 입구, 우회도로 등 교통 취약지에 경찰관을 집중 배치해 교통 흐름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말에 경주를 찾는 방문객이 많아 불편이 예상되지만 경주의 대표적 가을 행사인 만큼 모두 응원하며 즐기는 축제 분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심평원 발간 건강마라톤 지침서… 19일 대회 현장서 3000권 배포 ▼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한국달리는의사들, 대한스포츠한의학회와 함께 건강 마라톤 지침서인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를 제작했다. 심평원은 이 책 3000권을 19일 ‘동아일보 2014경주국제마라톤대회’ 현장에서 참가자들에게 무료 배포할 예정이다.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는 아마추어 마라토너인 의사와 한의사 20여 명이 직접 만든 책이다. △100세까지 건강하게 달리기 비법 △달리기와 정력의 관계 △달리기와 지능 지수 △여성 골다공증과 마라톤 △사상체질과 마라톤 등의 내용을 담았다. 손명세 심평원장은 “이번 경주국제마라톤 참가자들도 이 책과 함께 건강한 달리기를 즐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경주=장영훈 기자 jang@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지난달 25일 대전에 위치한 유한킴벌리 대전공장. 공장에서는 볼 수 없을 것 같은 다양한 패션의 여성들이 눈에 띄었다. 형형색색 배낭을 메고 소풍을 나선 것 같은 30, 40대 여성 20여 명이 공장에 북적였다. 이들은 유한킴벌리가 개최한 ‘대전공장 공개 행사’에 참여한 여성이다. 유한킴벌리는 각종 특허 기술로 무장된 하기스 아기물티슈 생산 공정 전체를 고객에게 전격 공개하고 있다. 최근 물티슈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면서 더 적극적으로 제품의 안전을 알리기 위해서다. 고객들은 제품 생산 과정을 직접 확인하고 싶어한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해외 엄마들이 현지에서 판매되는 유한킴벌리 기저귀 제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대전공장에 견학을 올 정도”라며 “현장 공개로 인해 방문자 안전, 위생 등 고려해야 할 점이 있지만 고객 신뢰를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라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기자도 이날 행사에 동참해 대전공장 구석구석을 돌아봤다. 대전공장은 원단부터 생산, 판매까지 전 공정을 갖췄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국내에서 이런 책임생산체계를 갖춘 곳은 없다”고 설명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제품이 만들어지는 공장 구역과 사무직 근로자들이 근무하는 행정 구역이 한 건물에 위치한다는 점. 통상적으로 제조업 공장은 사무동과 분리된 경우가 많다. 박성호 유한킴벌리 부직포공장장은 “공정이 이뤄지는 공간도 사무직들이 머무는 공간처럼 깨끗하게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고 설명했다. 물티슈 공정이 이뤄지는 공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여러 차례 위생 절차를 밟아야 했다. 위생모, 위생보호 가운을 착용하고 위생신발을 신은 뒤 공기가 나오는 에어워시 공간까지 통과한 뒤에야 들어갈 수 있었다. 공장 구역에 들어서자 마치 병원에 들어온 듯한 착각이 들었다. 하얀색 외벽을 만들어 청량감을 더했고, 바닥에서는 먼지 하나 발견하기 어려웠다. 1시간가량 공장을 둘러본 엄마들의 표정은 밝았다. 경기 여주에서 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이선영 씨(34)는 “그동안 아기물티슈 제품은 여러 가지 이슈로 불안했는데, 철저한 위생환경 속에서 화장품 기준에 맞추어 제품을 만드는 현장을 직접 보고 신뢰가 생겼다”며 “견학 당일 때마침 어린이집 엄마 모임이 있어 궁금해 하는 엄마들에게 보고 듣고 느낀 점들을 직접 설명해 주기도 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유한킴벌리 아기물티슈의 청결 수준은… 화장품에 준해 품질-위생 철저하게 관리▼대전공장, 방문 여성들과 Q&A 행사대전공장 공개 행사 말미에는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Q&A 시간도 있었다. 이날 나온 소비자들의 우려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풀어봤다. Q. 최근 언론에 보도된 물티슈 논란은 어떤 내용인가. A. 아기물티슈 등 대부분의 생활 용품에는 제품을 유지시켜주는 보존제가 들어간다. 보존제를 넣지 않을 경우 제품을 유지 보관할 수가 없다. 하지만 최근에 논란이 된 물티슈 제품에는 검증되지 않은 보존제가 들어가 문제가 됐다. 예를 들어 메칠이소치아졸리논, 크림바졸, 세트리모늄브로마이드 등의 물질이 문제가 됐다. Q. 이런 논란이 생기는 이유는… A. 현재까지 아기물티슈에 대한 보존제 사용 규제가 사실상 없는 실정이다. 아기물티슈가 공산품으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일부 업체들이 논란이 된 보존제를 피하기 위해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다른 보존제를 사용하면서 ‘무보존제 제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 뿐만 아니라 일부 제품은 지나치게 보존력이 약한 원료를 사용함으로써 부패나 세균감염의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Q. 그렇다면 어떤 물티슈를 선택해야 하는가. A. 2015년 하반기부터 물티슈 제품이 공산품에서 화장품으로 분류돼 안전 기준이 강화된다. 이미 유럽연합(EU), 미국, 일본 등에서는 물티슈를 화장품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럴 경우 현재 문제가 되는 보존제들이 엄격하게 제한되므로 문제가 상당 부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단 2015년 하반기 전까지는 아기물티슈 공정이 화장품 수준으로 이뤄지는 회사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Q. 안전 강화 조치에 대한 국내기업 반응은… A. 일부 기업들은 안전 강화 조치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설비 투자를 다시 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한킴벌리는 국내 물티슈 안전기준은 물론이고 아기물티슈를 보다 엄격한 아기화장품 기준으로 관리하고 있는 미국, EU, 일본 등 주요 국가의 아기물티슈 안전기준까지 부합하도록 생산하고 있다. Q. 유한킴벌리 대전공장의 강점은… A. 대전공장은 국내는 물론 해외 고급 물티슈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원단 품질, 안전성, 제조환경 등 3가지 측면에서 차별화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유아아동용품 전용 공장’인 대전공장에 535억 원을 투자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천연펄프를 주원료로 한 신소재 ‘소프트쿠션 원단’ 생산설비를 구축했다. 대전 공장은 이미 화장품에 준해 품질, 위생 관리를 시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전공장의 물티슈 가공라인은 최근 국제적 우수 화장품 제조 및 품질관리 인증인 ISO22716 인증을 획득했다. Q 대전공장의 위생 관리법은… A. 하기스 물티슈는 항온항습 미립자를 99.7% 제거하는 클린룸에서 생산되고 있다. 공장 안에서 지게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은 흰색 위생복과 위생부츠로 중무장하는 것도 모자라 현장 출입과 동시에 수중에 잔류해 있을 수 있는 미생물을 검사한다. 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출입 자체가 가능하지 않을 정도로 철저하게 위생을 관리하고 있다.대전=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건강 서적 시장에 척추관절 관련 책이 쏟아지고 있다. 아마도 독자들의 궁금증이 가장 많기 때문일 것이다. 같은 증상에도 어떤 의사는 수술을 권하고, 어떤 의사는 재활 치료만 해도 괜찮다고 한다. 그 때문에 환자들은 ‘어떻게 하면 통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해 왔다. 척추관절 치료 서적의 홍수 속에 참누리병원 남문식 병원장이 20년 임상 노하우를 담은 ‘척추관절 통증 없애는 바른 체형 비법’을 출간했다. 남 원장이 꺼내든 키워드는 ‘근본 원인을 잡자’이다. 남 원장은 “많은 사람이 통증을 없애기 위해 표면적인 증상을 완화하는 데 매몰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남 원장은 오랜 기간 척추관절의 통증치료를 통해 얻은 체형교정의 노하우를 ‘추나요법치료’와 ‘재활운동요법’의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특히 독자들이 알기 쉽도록 기존의 전문적이고 딱딱한 형식을 탈피해 구체적인 사례와 체형교정 운동법, 자가진단 테스트 등 형식을 다변화했다. 남 원장은 이 책을 통해 체형 교정을 강조하고 있다. 근본적인 통증 치료를 위해서는 약물이나 물리치료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통증을 유발하는 신체의 구조적 변형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얘기. 특히 거북목과 일자목, 어깨불균형과 굽은등, 척추측만증과 골반틀어짐, 휜다리와 평발까지 전신 체형에 대한 관절 질환의 원인과 증상, 치료법과 예방법에 대해서 쉽고,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뚱뚱한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가 그렇지 않을 때보다 비만 가능성이 최대 6.6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영양정책팀이 17일까지인 비만예방주간을 맞아 12일 발표한 분석 결과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6∼18세 아동 청소년 4553명과 그 부모의 2008∼2012년 신체영양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상 체중인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에 비해 부모 모두 비만인 경우 초등학생(6∼11세)은 6.6배, 청소년(12∼18세)은 4.7배 등으로 비만 위험도가 높아졌다. 연령 구분 없이는 비만 위험도가 평균 5.5배 높았다. 부모의 생활 습관이 자녀의 비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수치로 입증된 것이다. 부모 가운데 한 사람만 비만이어도 자녀의 위험도는 2배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아버지보다는 어머니의 생활 습관이 자녀에게 더 많은 영향을 끼쳤다. 아버지만 비만일 경우 자녀의 비만 위험은 2.2배 증가했지만 어머니가 비만일 경우엔 2.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아 청소년의 비만 기준은 몸무게(kg)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이거나 연령별 기준에서 상위 5%인 경우다. 유근형 noel@donga.com·최지연 기자}

《 기자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처럼 100kg가 넘는 초고도 비만은 아니다. 그처럼 스위스제 에멘탈 치즈를 즐겨먹지도 않는다. 그런데 한 달 전부터 아프기 시작했다. 통풍에 걸리면 아프다는 그곳. 엄지발가락이 시작되는 뼈 부근이다. 40, 50대 중년에게 주로 찾아온다는…. 정말 통풍일까? 통풍이 30대 초반인 기자에게 왔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민망한 기분을 떨치기 힘들었다. 통풍 의심 증세는 2, 3일에 한 번씩 찾아왔다. 한 달가량을 참다 통풍을 완치한 회사 선배에게 물었다. “선배 왼쪽 엄지발가락이 아픈데 선배도 그랬나요? 지난 건강검진 때 통풍과 연관이 깊다는 요산 수치도 높았는데….” 선배의 답은 이랬다. “엄지발가락 아프고 요산 수치 높으면 통풍이 맞을 거야. 너는 통풍에 안 좋다는 맥주도 좋아하잖아. 빨리 병원 가봐.” 》 ○ 엄지발가락 아프면 통풍? 국내 통풍 치료의 대가인 한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전재범 교수와 2일 만났다. 진료실에 들어가 의자에 앉자마자 전 교수는 차분하지만 단정적인 어조로 말했다. “슬리퍼가 아니라 신발 신었네요. 더구나 잘 걷고요. 통풍이 아닐 겁니다.” 설명은 이랬다. 통풍은 조금씩 통증이 심해지는 병이 아니다. 주로 화산이 터지듯 어느 날 갑자기 엄지발가락 뼈(뿌리) 부근이 부어오르며 극심한 통증이 생긴다. 통증이 쓰나미처럼 한 번에 밀려온다는 것. 통풍이 일단 발병하면 신발을 신기 어려울 정도로 아프다고 했다. 바람만 불어도 아프다는 의미에서 통풍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도 비슷한 맥락. 전 교수는 “유 기자처럼 엄지발가락이 아프다고 통풍이라며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오해”라며 “실제로 나를 찾아오는 환자 10명 중 한두 명은 통풍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잘못된 상식 때문에 전 교수는 해프닝도 많이 겪었다. 자신이 통풍에 걸렸다고 확신하는 환자에게 “통풍은 아닌데,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으니 검사를 좀 해보자”고 하면 “이상한 검사 해서 진료비 나오게 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라고 반발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뾰족 구두를 많이 신어서 생기는 무지외반증(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 쪽으로 휨)을 통풍으로 오인하고 병원을 찾는 여성도 적지 않았다. 한 번은 당뇨병 합병증으로 발이 썩어가는 환자가 찾아와 통풍이라고 우겨 실랑이를 한 적도 있다. 전 교수는 통풍이 아니라도 좋으니 검사는 꼭 받으라고 했다. 요산 수치 등 통풍과 연관된 건강지표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통상 발가락 부위가 부은 환자가 오면 염증 물질을 주사기로 추출해 편광현미경을 통해 통풍 결정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하지만 기자는 염증 부위가 없어 다른 검사를 해야 했다. X선검사, 초음파검사 등 영상장비와 피검사, 소변검사 등을 진행했다.○ 현대인 요산 수치 관리 필요 6일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다시 병원을 찾았다. 예상대로 통풍은 아니었다. 하지만 요산 수치가 8.0mg/dL로 통풍환자(10 이상)보다는 낮지만 정상(7 이하)보다 높게 나왔다. 요산을 방치할 경우 통풍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무증상 고요산혈증’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요산 수치가 높으면 콩팥 기능이 떨어지고 혈압은 높아진다. 요산 수치가 높을 경우 심혈관계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급증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특히 한 번 통풍에 걸린 환자들에게 요산 관리는 필수다. 통풍에 걸렸다가 완치됐더라도 요산 수치가 9 이상일 경우 재발 확률이 70%, 8 이상일 경우는 55%가량 된다. 반면 요산 수치를 6 이하로 유지하면 재발 가능성은 18%대로 떨어진다. 전 교수는 “혈압, 당수치, 콜레스테롤 등에 비해 요산 수치에 대한 인식이 낮은데, 현대인이 반드시 체크해야 하는 지표”라며 “현재 국민건강보험 건강검진에 요산검사가 의무적으로 포함돼 있지 않은데, 선진국처럼 요산검사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산 수치를 낮추기 위해서는 요산을 만드는 푸린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 푸린은 음료수의 액상과당, 고기류, 새우, 술(맥주) 등에 많이 들어있다. 하지만 식이요법만으로는 요산 수치를 1∼2 이상 떨어뜨리기 어렵다. 전 교수는 “통풍 환자나 그전 단계인 사람들은 약을 복용하는 것이 요산 수치를 떨어뜨리는 데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진료가 끝나갈 즈음 마지막으로 궁금한 점이 생겼다. 그렇다면 김정은은 진짜 국내외 언론들의 추측처럼 통풍에 걸렸을 확률이 얼마나 되는 걸까. 전 교수는 알 듯 모를 듯한 미소를 지으며 기자에게 말했다. “화면상으로 김정은은 절뚝거리지만 잘 걸었습니다. 진짜 통풍이라면 얼굴을 찡그리지 않고는 걸을 수조차 없을 겁니다.” [주치의 한마디]“소주도 요산 늘리는 주범… 절주해야”유근형 기자는 다행스럽게도 통풍은 아니었다. 발가락 통증은 운동을 하다 생긴 인대 또는 관절의 염증일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 요산 수치가 높아 방치할 경우 다양한 질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산 수치가 높으면 통풍 위험만 높아지는 건 아니다. 혈압이 올라가고 신장 기능도 떨어져 향후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더 큰 문제는 일주일에 두세 번 10잔 이상 마시는 유기자의 폭음 습관이다. 맥주와 소주를 함께 먹는 것도 문제다. 혹자는 통풍 환자는 맥주만 안 먹으면 된다고 하는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소주 등 증류주에는 요산을 만드는 푸린이 맥주보다 상대적으로 적지만 요산은 알코올이 분해되는 과정에서도 생성된다. 주종과 관계없이 술은 요산을 늘리는 주범인 셈. 이번 진료가 술을 줄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전재범 한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8일 오후 국내에 입국한 시에라리온 국적의 17개월 남자아이가 고열 증세를 보여 에볼라 바이러스 관련 격리 검사를 받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시에라리온 프리타운에서 EK(아랍에미레이트)322편으로 8일 오후 4시 42분 한국에 입국한 17개월 남자아이가 입국 검역 단계에서 38.3도 고열 증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시에라리온은 에볼라 바이러스 발생 국가다. 보건당국은 이 남자아이의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한 뒤 관련 검사를 진행 중이다. 또 이 남자아이의 인접 좌석에 탑승했던 승객 2명도 모니터링 중이다. 검사 결과는 9일 나올 예정이다. 보건당국은 “국립인천공항검역소 역학조사 결과 이 남자아이는 현지에서 에볼라 의심 또는 진단받은 환자의 혈액이나 체액에 노출된 적은 없었고, 3주 전 감기 증상으로 현지 병원을 방문한 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현재 고열증상으로 격리 입원 중”이라고 밝혔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는 치약에 들어가는 보존제인 파라벤과 트리클로산의 유해성 논란이 재연됐다.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과 김용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시중에서 팔리는 치약을 갖고 나와 유해성을 지적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트리클로산과 파라벤 성분이 들어간 치약은 이미 외국에서 판매가 금지됐다”며 “전문가들은 양치 후 입 안을 7, 8번 물로 헹구라고 하는데 국민이 겁나서 양치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의원들의 지적이 과도하다는 것이 학계의 중론이다. 국내 치약의 파라벤 함량 제한 비율은 0.2% 이하다. 이는 유럽, 일본(0.4%)보다 엄격한 수준. 미국은 파라벤 규제조차 없는 상황이다. 트리클로산의 경우 미국 미네소타 주가 치약 내 사용을 금지했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규제조차 없다. 국내에는 화장품의 경우 최대 허용치가 0.3%로 설정돼 있으나 치약에는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 식약처 관계자는 “파라벤과 트리클로산이 암을 유발하려면 엄청나게 많은 양을 먹어야 한다. 이 정도 양으로는 인체에 무해하다”며 “이 정도의 보존제도 사용을 하지 않으면 치약의 보존 자체가 어렵다. 썩은 제품을 사용하면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승 식약처장은 “치약 안의 파라벤과 트리클로산은 매우 안전하다. 하지만 내년에 안전성을 재평가하겠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