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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의 일종인 ‘프리패키지드 플랜(P플랜·사전회생계획안 제도)’에 돌입하면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의 신규 지원 규모가 3조3000억∼3조9000억 원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의 P플랜 준비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대우조선 운명의 키를 쥔 국민연금공단이 정부의 채무조정안에 대해 사실상 반대 의견을 발표했다. 국민연금은 11일 보도자료를 내고 “사전 협의, 실사도 없이 사실상의 손실(채무조정안)을 선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대주주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대우조선의 P플랜에 대비한 사전회생계획안을 이번 주말까지 완성하기로 했다. 통상 법정관리에서는 법원이 개시 결정을 내린 후 회생계획안을 만든다. 반면 P플랜은 법정관리 신청 전에 사전회생계획안을 작성하기 때문에 회생작업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사전회생계획안에는 산은과 수은이 3조3000억∼3조9000억 원의 신규 자금을 절반씩 지원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실사 결과 자율 구조조정안에 필요한 자금(2조9000억 원)과 비교해 P플랜에서 더 필요한 신규 자금이 최대 1조 원을 넘기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현재 채권단은 돈이 얼마나 부족한지를 추산하기 위해 수주 잔량 114척에 해당하는 선주 측과 일일이 접촉하며 계약 취소 및 공정 지연 등에 따르는 위험도를 계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전회생계획안에는 대우조선이 P플랜에 돌입하더라도 은행들이 선수금환급보증(RG)을 자율 구조조정안과 동일한 5억 달러 한도로 우선 발급해주는 내용도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반대 뜻을 밝혔지만 국민연금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당초 11일로 예상됐던 투자위원회는 13일 또는 14일에 열기로 했다. 11일 정용석 산은 부행장과 국민연금 측은 전북 전주시 국민연금 본사에서 회동했지만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국민연금 측은 “4월 만기사채를 동결한 뒤 7월 만기사채 일정에 맞춰 추가 논의를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채권단은 “대우조선의 유동성이 바닥을 드러내 사채권자 집회를 미룰 상황이 아니다. 산은의 추가 손실 분담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의 사전 협의와 실사, 대주주 결단 등의 요구에 대해 국민연금이 P플랜에 반대표를 던지기 위한 명분 쌓기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이날까지 신한·IBK기업·NH농협은행 등은 자율 구조조정에 동의하는 확약서를 산은에 제출했다.강유현 yhkang@donga.com·이건혁·박창규 기자}

대우조선해양의 앞날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의 일종인 ‘프리패키지드 플랜(P-플랜·사전회생계획안제도)’의 먹구름이 어른거리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10일 서울시내 모처에서 리스크관리위원회를 열고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제시한 대우조선 출자 전환 방안을 논의했지만 참석자들의 강한 반대 기류만 확인했다. 산은 등 채권단도 이날 “4월 만기 회사채부터 상환해라” “대주주의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라(산은 감자)”는 국민연금의 수정 요구안을 최종 거부해 양측이 벼랑 끝에 서서 맞서고 있는 분위기다. 국민연금은 일정을 앞당겨 이르면 11일경 투자위원회를 열고 최종 입장을 결정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이 반대 방침을 확정하면 대우조선의 P-플랜 돌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산은, 국민연금 수정 요구 ‘거부’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조선과 채권단은 국민연금에 “4월 21일 만기사채 상환은 대우조선의 상환 능력상 가능하지도 않다. 이후 만기가 도래하는 사채와의 형평성 및 여타 이해관계자와의 공정성 측면에서 수용할 수 없다. 경제적 실익에 따라 판단해 달라”는 최종 입장을 전달했다. 앞서 국민연금은 대우조선과 채권단에 4월 회사채 상환과 대주주 책임을 강조하면서 이후 회사채에 대해서는 손실 비율 및 출자전환 가액 조정, 추가 자료 제공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정용석 산은 부행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산은 감자는 차고 넘칠 정도로 했다”며 명확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만약 17, 18일 열리는 사채권자 집회에서 자율 구조조정안이 부결되면 채권단은 21일 전후 P-플랜을 신청할 계획이다. 10일 대우조선과 채권단이 산은 본점에서 32곳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연 ‘경영 정상화 추진 방안 설명회’도 맥 빠진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이날 채권단 측에서는 이동걸 산은 회장과 최종구 한국수출입은행장이 나섰지만, 기관투자가 측에서는 임원급 인사의 대부분이 불참했다. 회의에 참석한 국내 증권사 관계자는 “사채권자들이 입장을 바꿀 만한 ‘혹하는 내용’이 없었다”며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떠났다. 또 다른 참석자는 “2000억 원에 이르는 기업어음(CP)에 대해서는 마땅한 대책이 없는 것 같다”며 불만 섞인 목소리를 냈다. 국민연금 분위기도 “더 기대할 게 없다”며 강경해졌다. 국민연금은 애초 이번 주 후반까지 산은 및 대우조선 등과 논의를 진행하고, 추가 자료를 분석한 뒤 결론을 내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산은이 국민연금의 제안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자 기류가 강경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핵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데) 다른 제안을 하며 논의 기간을 연장하는 게 무의미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우조선이 발행한 1조3500억 원 회사채 중 국민연금은 3900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4400억 원 규모의 4월 만기 사채 중 1900억 원어치(43.2%)를 들고 있다.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지면 가결 요건에 미달해 대우조선은 P-플랜으로 직행한다.○ 산은 “P-플랜 가도 시중은행에 RG 발급 동참 요구”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P-플랜 가능성이 높아지자 사전회생계획안을 포함해 돌입 이후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산은과 수은은 대우조선이 P-플랜에 들어가면 3조3000억 원 이상의 유동성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자금은 협력사들에 대금을 지급하거나 원자재를 구매하는 등 사업 활동을 지속하는 데 쓰인다. 홍성준 태평양 변호사는 “P-플랜은 사전회생계획안을 미리 짠 뒤 법정관리 기간에 채무조정을 시키고 재빨리 졸업시키는 구조여서 법정관리 기간이 짧고 기업의 회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이 P-플랜에 들어가면 사채권자와 시중은행들의 출자전환 비율은 90% 이상으로 올라간다. 특히 사채권자들은 투자액의 6.6%밖에 건지지 못하게 된다. 이에 따라 출자전환 규모는 자율 구조조정 시 2조9000억 원에서 3조5000억 원 이상으로 증가한다. 그만큼 대우조선 입장에서는 빚이 줄어들어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P-플랜에 돌입할 경우 예상되는 계약 취소와 불확실성이다. 현재 채권단은 P-플랜에 갔을 때 계약 취소 가능성이 높은 선박은 전체 수주잔량 114척 중 해양플랜트를 중심으로 8척 정도로 보고 있다. 하지만 조선 시황이 장기 불황에 빠진 데다 국제유가가 오를 조짐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국제적 신인도를 잃은 대우조선의 신규 수주가 가능할지 의문이다. 게다가 P-플랜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기 때문에 선박 취소 물량, 향후 수주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될 것인지 가늠하기도 어렵다. 정 부행장은 “P-플랜 시에도 시중은행들이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에 동참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강유현 yhkang@donga.com·박창규·이건혁 기자}
요즘 부모들에게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언제 사 줄 것이냐’라는 질문은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하는 얘기만큼 답하기 어려운 문제다. 현대생활에서 스마트폰은 생활필수품에 가까운 존재이지만 스마트폰 중독과 같은 부작용이 염려된다. 올바른 스마트폰 사용법에 대한 교육도 부모의 걱정거리다. 학교에서 이에 대한 사용법을 가르치지 않고 있어서다. 최근 초등학교 4학년짜리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사 준 A 씨는 “학교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 윤리나 스마트폰을 활용한 교육이라도 해 준다면 스마트폰을 사 줄지 말지에 대한 고민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자는 대한민국의 교육 시스템이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시대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대학 입시를 정점으로 하는 현 교육 체계는 창의성 개발 효과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정답이 하나뿐인 수업, 질문을 허용치 않는 문화, 실력보다 실수로 판가름 나는 성적 등이 대표적이다. 정보기술(IT) 강국이라고 하는데 코딩과 같은 컴퓨터의 기초, 검색 엔진 활용법조차 가르쳐 주지 않는 나라가 한국의 교육 현실이다. 단순 노동에 가까운 학습의 결과 한국 학생들은 세계에서 가장 공부를 많이 하지만 창의성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저자는 현 교육 체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입 시험을 새롭게 바꾸자”고 제안한다. 학생들의 사고력과 창의성을 측정하는 ‘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 같은 시험 시스템 도입도 주장한다. ‘4차 산업혁명’에 맞춘 인재를 키워 내기 위해 과감한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요구에 맞춰 시스템을 바꾸기에는 학생이나 교사, 국가 어느 누구도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난색을 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시작됐으며, 한국은 뒤처지고 있다는 우려가 많다. “아이를 당신의 학습 스타일에 가두지 마라. 아이는 당신과 다른 시대에 태어났다.” 인도 시성(詩聖) 라빈드라나트 타고르의 격언을 새겨야 할 시점이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 대기자금 성격의 대차잔액이 올해 4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최고 수준의 대차잔액이 유지되면서 공매도에 의한 주가 하락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7일 기준 대차잔액이 67조9545억 원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 2일 48조1031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1.27% 늘어난 것이다. 대차잔액은 3월 초 사상 처음으로 60조 원을 돌파했고, 지난달 24일에는 68조3933억 원까지 늘어난 뒤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대차잔액은 투자자가 주식을 빌린 뒤 갚지 않은 물량이다. 대차잔액이 많다는 건 주가 하락을 기대해 공매도에 나선 투자자가 많다는 뜻이다. 코스피는 지난달 21일 연중 최고점인 2,178.38까지 오르며 상승세를 탔으나, 이달 들어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코스피는 2,133.32까지 하락하며 이달에만 1.2% 떨어졌다. 다만 지난달 27일 도입된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제’ 시행 이후 공매도가 다소 완화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올해 3629억 원이던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지정제 시행 2주간 3185억 원으로 12.2% 감소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항공모함에서 초고속 스마트 함정으로.’ 삼성전자의 최근 전략 선회를 한 문장으로 요약한 것이다. 7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1분기(1∼3월) 잠정 매출액 50조 원은 전년 동기(49조7800억 원)와 큰 차가 없다. 그 대신 영업이익은 9조9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조6800억 원)보다 50% 가까이 늘어났다. 과도하게 덩치를 키우지 않으면서 최대한 이익을 남기는 전략을 선택한 결실이다.○ ‘몸집’ 대신 ‘효율성’ 선택 삼성전자는 창립 40주년을 맞은 2009년 10월 ‘2020년 글로벌 10대 기업 도약’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이때 세웠던 목표가 2020년 매출액 4000억 달러(약 452조 원)였다. 그해 136조 원이던 매출액 규모를 11년 만에 3.3배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이었다. 실제 2013년 매출액 229조 원을 기록할 때만 해도 이 계획은 유효했다. 하지만 2014년 ‘갤럭시 S5’의 실패로 매출액이 206조 원으로 뒷걸음질하면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삼성전자는 2014년 9만9400명, 2015년 9만6900명, 지난해 9만3200명으로 국내 직원 수를 줄였다. ‘연간 200조 원 매출액’에 맞는 몸집을 유지하면서 글로벌 시장 변화에 좀 더 긴밀하게 대응하겠다는 경영진의 판단이 반영됐다. 반면 영업이익은 빠르게 회복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7∼9월) ‘갤럭시 노트7’ 단종으로 인한 직접 손실 규모가 3조5000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4분기(10∼12월)에도 2조5000억 원의 간접 기회 손실을 입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도 연간 영업이익을 29조2000억 원까지 끌어올렸다. 갤럭시 노트7 여파로 인한 간접 손실은 올 1분기에도 1조 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영향만 없었다면 2013년 3분기의 최대치(10조1600억 원)를 경신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1분기 영업이익률 19.8%는 전년 동기 대비 6.4%포인트나 뛰어오른 것이다. 삼성전자의 효율성 극대화 전략이 제대로 먹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분기 전망도 장밋빛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0.57% 하락한 208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차익 실현 매물을 쏟아낸 투자자가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15.4% 올랐다. 금융투자업계는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2분기(4∼6월)에 사상 최고치를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뿐 아니라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 모든 부문에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2분기 영업이익을 13조4000억 원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2013년 36조8000억 원을 넘어 새 기록을 쓸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갤럭시 S8’과 ‘갤럭시 S8플러스’가 앞에서 끌고 반도체가 당분간 뒤를 든든하게 받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갤럭시 S8 시리즈의 연간 판매량은 갤럭시 S7과 S7엣지가 1년간 팔린 5000만 대를 훌쩍 넘어 6000만 대까지 이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갤럭시 S8 예약판매 첫날인 7일 국내 이동통신 판매점에는 고객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난해 노트7 때(2주일간 약 40만 대)보다 1.5배쯤 열기가 높다”고 했다. 반도체의 경우 초미세 공정 기술 개발에 대대적으로 투자해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벌린 ‘초격차 전략’이 산업 호황기와 만나 빛을 발하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부문은 18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급 D램과 48단 3차원(3D) 낸드플래시 등으로 압도적 세계 1위의 지위에 흔들림이 없다. 비(非)메모리반도체 부문도 2015년 14나노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공정을 상용화한 데 이어 올해는 10나노급으로 경쟁력을 강화했다. 한편, 삼성촉진펀드는 최근 골드만삭스, 델파이, 미디어텍 등과 함께 이스라엘의 반도체 스타트업 발렌스에 6000만 달러(약 678억 원)를 투자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대규모 기업 인수합병(M&A)에서는 오너 리스크가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대형 M&A 등 투자 적기를 놓친다면 4차 산업혁명 선도 경쟁에서 점차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김창덕 drake007@donga.com·이건혁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프리패키지드 플랜(P-플랜·초단기 법정관리)’에 돌입할 수 있는 준비를 모두 마쳤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사진)은 6일 서울 영등포구 63로 63스퀘어에서 열린 ‘핀테크 데모데이’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임 위원장은 “자율적 합의에 의한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P-플랜으로 들어가는 것은 불가피하다. 대우조선이 어떤 식으로 정리될 것인가, 어떤 식의 정상화 목표를 갖고 있는지 방법이 다 제시돼 있다”고 강조했다. ○ “경제적 실익 따져보라” 배수진 임 위원장이 ‘P-플랜 준비 상황’까지 거론한 것은 사채권자 집회를 앞두고 대우조선 정상화 방안에 동참하도록 국민연금을 압박하기 위한 배수진을 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 등 사채권자들이 경제적 실익에 따라 판단하라는 주문이다. 임 위원장은 “채권자 간에는 형평성이 중요하다”고 말해 국민연금이 빠져나갈 틈을 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채권단과 대우조선은 10일 32개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대우조선 정상화 계획에 대한 설명회를 연다. 이 자리에는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최종구 한국수출입은행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모두 참석해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다. 임 위원장은 “32개 기관 중 27곳에 대해서는 면담을 실시했고 개인투자자 1998명에 대해서는 대우조선에서 직접 찾아가 설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이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등 사채권자들을 설득하는 데는 난항을 겪고 있지만 시중은행의 채무 조정, 대우조선 노사의 고통 분담 등 나머지 전제 조건은 합의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산은은 6일 NH농협·KEB하나·신한·KB국민·우리은행 등 시중은행들에 이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수정된 자율 구조조정 합의서를 발송했다. 시중은행들이 요구한 △수은의 영구채 인수 금리를 3%에서 1%로 인하 △상환전환우선주로 출자전환 △시중은행이 서기로 한 5억 달러 규모의 선수금환급보증(RG)에 대해 산은의 우선 보증 등이 수용돼 이번 주 내 합의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 노조 임금 10% 반납, 국민연금은 결정 미뤄 대우조선 노사도 고통 분담에 동참했다. 노사는 회사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전 직원이 임금 10%를 반납하고, 현재 진행 중인 임금 및 단체협상을 잠정 중단하기로 이날 합의했다. 노조는 수주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지난해 약속한 쟁의행위 중단과 자구계획 동참이 담긴 확약서도 승계하기로 했다. 회사 측은 올해 흑자 전환에 실패할 경우 정 사장이 사임하고 전 임원이 연대책임을 지기로 했다. 정 사장은 “대승적 차원에서 결단을 내려준 노조와 임직원에게 감사드리고 사즉생의 심정으로 회사를 정상화시켜 국가 경제와 고용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우조선 경영 정상화 방안의 성패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은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이날 국민연금은 전날 3시간 동안 열린 투자위원회 결과를 설명하며 “대우조선의 재무 상태와 기업 계속성에 등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의사 결정 시한을 사채권자 집회(17, 18일) 직전인 다음 주말로 미뤘다. 대우조선과 채권단이 제공한 자료만으로는 채무 조정안이 실제 효력을 발휘할지 검증하기 어렵다며 추가 자료를 내놓으라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다음 주 리스크관리위원회를 열고 투자위원회를 한 차례 더 연 뒤 최종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강유현 yhkang@donga.com·이건혁·정민지 기자}
대우조선해양의 ‘초단기 법정관리’(프리패키지드 플랜·P플랜)행을 좌우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투자위원회가 5일 개최됐다. 이 위원회는 당초 이르면 6일에나 소집될 것으로 예상됐다. 대우조선의 최종 운명은 다음 주로 예정된 리스크관리위원회에서 윤곽이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이날 오후 4시 금융당국이 제안한 대우조선 출자전환안에 대해 찬반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회의를 진행했다. 강면욱 기금운용본부장 이하 간부들은 대우조선 회사채의 출자전환에 따른 손실 규모, 대우조선 자구책의 실현 가능성 등을 검토했다. 투자위원회 소집은 당초 예상보다 빨랐다. 국민연금 안팎에서는 이날 오전에 대우조선 실사 보고서가 확보돼 6일에나 위원회 소집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추가 자료를 기다리며 시간을 낭비할 수 없었고, 다음 주로 예정된 리스크관리위원회 이전에 사전 논의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따라 회의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종 결론은 다음 주에 내려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사안의 중대성 때문에 투자위원회를 한 차례 추가로 여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 회사채의 28.9%(3900억 원어치)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출자전환에 반대하면 대우조선은 사실상 P플랜을 피할 방법이 없다. 국민연금의 결정을 우정사업본부, 사학연금 등 다른 기관투자가들도 따라 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대우조선이 4일 2억5000만 달러(약 2800억 원) 규모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3척을 수주했지만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RG는 계약이 파기됐을 때 선수금 일부를 돌려주겠다는 약속으로, RG가 발급돼야 수주 계약도 완료된다.이건혁 gun@donga.com·강유현 기자}
지난해 세계 자동차 관련 회사들의 인수합병(M&A) 규모가 사상 최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5일 삼정KPMG회계법인이 발행한 ‘M&A로 본 자동차산업’에 따르면 지난해 블룸버그에 취합된 글로벌 자동차 관련 기업들의 M&A 거래 건수는 598건, 거래 금액은 875억 달러(약 98조 원)로 나타났다. 이는 2015년보다 건수로는 14%, 금액은 40% 증가한 규모다. 삼정KPMG 측은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 등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자 자동차 제조사들이 새로운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M&A를 선택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자동차 기업과 정보기술(IT), 소재 등 이종업종의 결합이 활발히 이루어졌다고 평가했다. 자동차 관련 회사 M&A는 미국 등 북미 지역에서 활발하게 진행됐다. 이 지역의 M&A 거래 금액은 전체의 65%인 572억 달러(약 64조 원)를 차지했다. 반면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업들의 M&A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특히 한국 기업이 관여한 M&A 금액은 전체의 약 3.7%에 그쳤다. 여기에는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 금액(약 87억 달러)이 반영되지 않았다. 삼정KPMG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은 자동차 관련 M&A 시장에서 거의 존재감이 없었다”고 평가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으로 한 달에 100만 원을 간신히 벌어요. 어차피 잠만 자는 공간인데, 집은 무조건 싸야 해요. ‘지옥고’(반지하, 옥탑방, 고시원)면 어때요.” 대학 4학년 김선하(가명·26·여) 씨의 서울살이 6년은 늘 혼자였다. 처음 5년간은 동작구 상도동의 보증금 500만 원, 월세 30만 원의 4평짜리 반지하에서 보냈다. 요즘은 관악구 봉천동의 보증금 3500만 원짜리 옥탑방에서 산다. 학자금 대출과 생활자금 대출로 2700만 원의 빚이 쌓였다. 이자는 하릴없이 불어 간다. 그는 낮엔 학업과 취업 준비를 하고, 저녁엔 돈을 번다. 편의점, 주점, 심야 콜센터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일한다. 언젠가 취업에 성공해 지긋지긋한 ‘지옥고’를 탈출하는 꿈을 꾸면서. 그의 목표는 올해 취업에 성공해 ‘바퀴벌레 없고, 편안히 샤워할 수 있는 화장실 딸린 집’으로 이사 가는 것이다. 김 씨처럼 정부 청년 정책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행복 사각지대’에 방치된 청년이 적지 않다. 이들이 다시 일어서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정교하게 설계된 ‘청년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지옥고’를 헤매는 1인 가구 청년들 김 씨와 같은 20대 청년 1인 가구는 행복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청년 1인 가구의 빈곤율(중위 소득 50% 미만)은 2015년 19.5%에 이른다. 부모와 같이 살거나 혼인한 청년층의 빈곤율이 5%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크게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이런 청년 1인 가구를 위한 맞춤형 주거 지원 정책이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태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원은 “행복주택, 공공임대주택 같은 주요 청년 주거 지원 정책이 신혼부부 등을 주된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1인 청년 가구에는 실질적 혜택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25∼29세 청년층의 주거 형태 중 월세 비중은 2000년 13.2%에서 2012년 35.3%로 늘었다. 소득이 적은 상황에서 다달이 지출해야 할 주거비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생활비와 학자금 때문에 불어난 빚은 청년들의 어깨를 짓누른다. 한국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층의 1인당 부채는 4000만 원으로, 4년 전보다 1200만 원 불어났다. 늘어난 빚을 갚으려면 취업을 해야 하지만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고 있다. 인턴으로만 4개 회사에서 2년의 경력을 쌓은 이모 씨(27·여)는 “인턴으로만 전전하다 보니 ‘부장 인턴’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인턴 경력만 많은 게 오히려 취업에 독이 될까 두렵다”고 말했다. 15∼29세 청년들의 실업률은 2012년부터 5년 연속 상승하며 지난해 9.8%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8월 현재 15∼24세 임금 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은 남성은 52.5%, 여성은 47.1%다. 2003년과 비교했을 때 비정규직 비율이 증가한 연령대는 청년층과 60대 이상 노년층밖에 없다. 취업난에 최저임금으로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근근이 살아가는 청년이 많다는 뜻이다. ○ 행복 사각지대, ‘청년 투자’로 줄여 나가야 정치권에서는 청년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최저임금 인상, 중소기업 임금 보전, 청년 복지 수당 지급 등의 대안을 거론하고 있다. 하지만 행복 사각지대의 빈곤 청년들을 일으켜 세우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저임금 수혜자의 약 70%가 중산층 이상 가구에 속하기 때문에 최저임금을 받으며 홀로 살아가는 빈곤 청년을 핀셋으로 골라 지원할 수 있는 정교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윤희숙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빈곤 완화를 위한 최저임금 상승은 비효율적”이라며 “근로장려금(EITC) 등이 적은 비용으로 청년 빈곤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일자리 지원금이 청년이 아닌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의 인건비 보조금 등으로 새 나가는 경우도 많다. 지난해 1000억 원가량의 예산이 책정된 고용촉진지원금을 받은 기업의 절반이 5인 미만의 영세 사업자이며, 이 중 36%가 반복적으로 지원받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일자리 시장이 급변하면서 취업 정보 제공과 상담 등 고용 서비스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전체 일자리 예산의 4%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청년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떨칠 수 있도록 시장이 원하는 기술과 구직자의 직무 역량 간의 격차인 ‘스킬 갭(Skill gap)’을 줄이기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 지난해 17개 부처가 55개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각각 운영했지만 제대로 된 성과 비교 평가도 없는 실정이다. 중소 정보기술(IT) 회사에 취업한 이모 씨(27)는 “프로그래밍 관련 기술을 배워 자격증을 땄는데 업무에는 별 도움이 안 됐다”라며 “기업이 원하는 기술과 수준을 공개하고 학생들이 이를 배울 수 있게 지원하면 취업 확률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철선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원은 “현재의 청년 정책은 당장의 고통을 줄여 주는 진통제 수준”이라며 “청년들이 미래를 개척할 수 있도록 중장기적으로 지원하는 ‘청년 투자’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건혁 gun@donga.com·이지훈 기자}
청년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편성된 예산의 대부분이 기업이나 학교 등으로 흘러가는 소모성 사업이나 학자금 대출에 소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 2020행복원정대 취재팀이 5일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과 공동으로 2017년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올해 청년 예산은 11조7984억 원으로 집계됐다. 청년 예산의 49.5%가 장학금과 학자금 대출에 편성됐다. 기업과 학교 등에 지원금 형태로 배정된 예산도 28.0%를 차지했다. 이철선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청년이 직접 수혜를 받지 못하는 연구개발(R&D), 대학사업 지원 예산은 청년에게 직접 이익을 제공한다고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특히 기업이나 대학이 아닌 청년들을 직접 지원하는 ‘청년 투자’ 예산은 전체의 1.5%인 1810억 원에 불과했다. ‘청년 투자’는 △19∼34세 청년을 대상으로 △기업이나 학교가 아닌 청년을 직접 지원하며 △장학금 이외에 청년의 ‘미래 소득’을 위해 투자하는 정책으로 정의했다. 이 같은 요건에 해당하는 ‘청년 투자’ 예산은 문화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한 인건비 지원(1010억 원) 등에 그쳤다. 정부는 2015년 7월 청년 고용절벽 해소 종합대책, 지난해 4월 청년 여성 취업 연계 강화방안 등을 내놓았지만, 청년 실업률은 5년째 증가하며 지난해 말 9.8%로 치솟았다. 신 의원은 “정부에서 ‘청년’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진행하는 사업이 여러 부처에 산재해 있는 데다 중복되는 것도 많아 청년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서비스업 규제 완화와 신사업 육성으로 청년 일자리를 늘리고, 직무 역량 강화를 통해 청년들의 취업 가능성을 높이는 ‘청년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한다.이지훈 easyhoon@donga.com·이건혁 기자}

“여기 화면에 ‘현재 펀딩 추진 중’이라고 쓰여 있죠? 뭔가 있어 보이게 써놨는데, 사실 돈이 별로 없다는 뜻이에요. 하지만 매일 밤 잠들 때 내일이 더 기다려집니다.” 음악인을 위한 에이전시 플랫폼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스테이지랩스의 백명현 대표(36)의 농담에 곳곳에서 웃음이 터졌다.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확신이 있고, 일을 하며 행복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죠.” 이어진 백 대표의 말에 청년들의 눈이 반짝였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와 채널A, 현대카드가 함께 마련한 ‘청년행복 위크’ 첫 행사가 3일 서울 서초구 현대카드 ‘스튜디오블랙’에서 열렸다. 미리 신청한 20명가량의 청년들은 스튜디오블랙에 입주한 스타트업을 견학하고, 청년 창업가 3명으로부터 ‘창업을 통해 찾은 일의 의미와 행복’을 주제로 한 강연을 들었다. 청년 창업가들은 한 목소리로 자신이 하고 싶은 것과 직업이 일치됐을 때의 행복에 대해 이야기했다. 청소년을 위한 컴퓨터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테크트리스페이스의 신건 대표(37)는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 주변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 세 가지가 일치하는 삶을 살고 싶어서 창업을 했다”고 말했다. 전자파를 이용한 우울증 치료기기를 개발한 이기원 와이브레인 대표(34)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꿈꿔왔고, 지금 4년간 창업을 준비하며 그려왔던 순간을 살아가고 있다”고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청년 창업가들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에 뛰어든 공통점이 있었다. 이들은 바쁜 삶 속에서도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일을 찾겠다는 욕심을 버리지 않았기에 창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백 대표는 “‘음악인인 동생이 편하게 음악을 하며 돈도 벌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고민을 한순간도 멈춘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신 대표와 이 대표 역시 대기업 직장인으로 살아가면서 창업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시간을 쪼개고 밤잠을 줄여가며 준비했던 경험을 털어놨다. 이들은 최근 창업을 일종의 유행처럼 여기는 현상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력서에 한 줄 쓰기 위해, 또는 취업이 안 되니까 창업을 한다는 태도로는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시간과 돈, 모든 것이 예상을 초과하게 된다. 일에 대한 사명감 없이 이를 견디기는 어렵다”고 조언했다. 백 대표는 “타인에게 등 떠밀려 창업하지 말라”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학생들은 창업과 일, 행복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묻자 청년 창업가들은 “두려움은 성공을 위한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극복해냈을 때 그만큼 성취감과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창업과 취업 사이에서 고민한다는 내용의 질문을 받자 “회사원, 공무원 등이 맞는 사람도 있다. 창업이 맞는 옷인 사람이 행복한 것이다. 창업하면 누구나 행복하다는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강연이 끝난 뒤에도 청년들은 청년 창업가를 찾아가 창업과 일, 행복에 대해 추가 질문을 하고 연락처를 받았다. 참석자들은 막연했던 창업에 대해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대학생 이미지 씨(20·여)는 “취업난을 이야기하는 주변 사람들 때문에 꿈을 포기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이날 강의를 듣고 끝까지 도전해야겠다는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상장지수증권(ETN) 투자로 연 5% 정도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30대 투자자 박모 씨는 지난달 말 새로 나온 ‘손실제한 ETN’ 투자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원금을 지킬 수 있는 안전장치가 마련된 점은 매력적이었다. 다만 언뜻 봐서는 이해되지 않는 투자 구조와 초기 거래량이 많지 않아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라면 ETN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TN은 개별 종목, 원자재 등 다양한 자산을 활용해 지수를 만들고, 거래소에 상장돼 일반 주식처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다는 점에서 상장지수펀드(ETF)와 비슷하다. 만기(1∼20년)가 정해져 있다는 점은 주가연계증권(ELS)과 닮았다. 금융당국은 ‘손실제한 ETN’이 ELS 대신 ‘중위험 중수익’ 대표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길 희망하고 있다. ELS와 구조는 비슷하지만 주식시장에서 실시간으로 사고팔 수 있기 때문에 손실 회피가 쉽다는 장점도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거래를 시작한 ‘손실제한 ETN’은 총 15종이다. 7개 유형 모두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한다.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4개 증권사가 새로 내놨다. 5개 종목이 ‘콜 스프레드’ 구조를 갖고 있다. NH투자증권이 내놓은 ‘QV K200 C-SP 1804-01 ETN’이 이런 구조를 가진 대표 상품이다. 만기가 1년인 이 상품은 코스피200의 283을 기준으로 주가가 98∼110%(277.34∼311.3) 사이에 머물 때 기준가(1만 원)의 98∼110% 수익을 보장한다. 즉 주가가 아무리 오르고 떨어져도 ETN 한 주의 가격이 9800∼1만1000원을 벗어나지 않는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코스피200이 277 근처에 있을 때 사고 311에 도달했을 즈음 팔면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 4개 종목이 채택하고 있는 ‘풋 스프레드’ 구조는 ‘콜 스프레드’와 반대로 하락장에서 수익이 나는 상품이다. 주가가 상승하면 제한적인 손실을 본다. 삼성증권이 내놓은 ‘콜’ 구조 ETN은 주가가 상승하는 대로 수익을 내고, 지수가 하락해도 손실을 5%로 제한한 상품이다. ‘콘도르’ ETN과 ‘버터플라이’ ETN은 지수가 특정 구간에 머물러 있을 때 수익을 낸다. 손실제한 ETN은 전체적으로 ‘중위험 중수익’에 근접해 있다. 중도 환매가 불가능한 ELS에 불만을 가진 투자자라면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 일부에서는 적은 거래량을 우려하지만 ETN은 거래량보다 ETN을 관리하는 증권사의 능력이 더 중요하다. 임상백 삼성증권 ETN 파트장은 “거래가 없어 당장 체결가가 변동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항상 적정 가치 근처에서 거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ETN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상품이라는 점이다. 일단 이름이 복잡하다. 예를 들어 ‘삼성 K200 C-SP 1803-01 ETN’은 삼성증권이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콜 스프레드 구조 ETN으로, 만기가 2018년 3월인 1회차 상품이란 뜻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ELS도 복잡한 상품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졌다. 손실제한 ETN도 상품 구조에 익숙해지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연금펀드는 10년 이상 한 그루의 나무를 키우는 것과 같습니다. 태풍 한두 번을 겪어도 쓰러지지 않는 튼튼한 펀드가 ‘타깃데이트펀드(Target Date Fund·TDF)’입니다.” 미국 볼티모어에서 날아온 ‘티로프라이스(T.Rowe Price)’사의 펀드매니저 와이엇 리 부사장은 시종일관 신중했다. 지난달 3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투자신탁운용 본사 사무실에서 만난 리 부사장은 질문에 대해 오랜 시간 생각한 뒤 천천히 말했다. 정확하고 확실한 언어를 선호하는 성격이 리 부사장이 대표 펀드매니저로 있는 TDF에 반영돼 있었다. 리 부사장이 꼽은 TDF의 매력은 ‘올인원(All in one) 솔루션’이다. 또 소중한 노후자금을 장기간 방치했다가 수익률을 높일 기회를 잃고, 심지어 원금을 까먹는 경우도 적지 않은 개인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 리 부사장은 “생업에 종사하는 개인투자자들은 자신의 퇴직연금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고, 행동심리학적으로 봐도 일반인들은 2개 이상 상품의 수익률을 동시에 관리할 때 평균 수익률을 깎아먹는 쪽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TDF를 통해 일반인들의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고, 평균 수익률을 낮추는 선택의 오류를 교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에 TDF가 소개된 건 지난해부터다. 은퇴 시점(Target Date)을 정해주면 그때를 기준으로 펀드가 알아서 계획을 세우고 자산을 운용하는 방식의 금융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이 미국 캐피털그룹과 손잡고 ‘한국형 TDF’를 내놨으며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올해 3월부터 ‘한국투자TDF 알아서 펀드 시리즈’를 판매하고 있다. 리 부사장은 투자 주기가 짧고, 단타 투자를 선호하는 한국의 투자 문화도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2003년 미국에서 TDF가 첫선을 보였을 때 투자자들은 반신반의했지만 장기 투자로 만족할 만한 수익이 난다는 걸 확인하면서 퇴직연금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TDF 시장 규모는 2016년 말 기준 1조600억 달러(약 1187조 원)에 이르며 2020년에는 배가 넘는 2조3020억 달러(약 2578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인공지능(AI)이 단기 성과는 뛰어날지 몰라도, 통찰력과 혁신에 대한 영감은 부족하다”며 “특히 장기 투자가 필요한 상품들일수록 인간 펀드매니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대우조선해양과 채권단이 대우조선 기업어음(CP)을 보유한 우정사업본부 등의 기관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정상화 방안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설득에 나섰다. 대우조선 발행 CP의 약 3분의 1을 쥐고 있는 우본의 결정에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우본 측은 “구체적인 자료가 없어 입장을 정하기 곤란하다”며 결정을 미루고 있다. 국민연금 등 회사채 투자자 설득에 난항을 겪는 대우조선과 채권단은 ‘CP 출자전환’이라는 또 다른 난제도 안게 됐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조선과 채권단은 최근 대우조선 CP를 보유한 기관 명단을 모두 파악하고 일대일 설득에 나섰다. 대우조선이 발행한 CP는 총 2000억 원으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에 100억 원 단위로 팔려 나갔다. 일부 금융사들은 우본 등과 같이 여유 자금을 굴리려는 법인투자자 등으로부터 위탁을 받아 이를 운용하고 있다. 우본이 단일 투자자 중 가장 많은 700억 원어치의 대우조선 CP를 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동부증권과 KB증권이 각각 200억 원, 부산은행과 유안타증권이 각각 100억 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교보증권과 SK증권은 신탁 형태로 100억 원어치의 CP를 운용 중이다. KB자산운용, 하나UBS자산운용 등도 100억∼200억 원 규모의 CP를 운용한다. 금융권은 대우조선 CP 발행 규모가 회사채(1조3500억 원)보다 작지만, 동의를 얻기는 더 까다로울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채는 사채권자 집회를 열어 가결 요건(전체 채권액의 3분의 1 출석, 출석 채권액의 3분의 2 동의 등)을 만족하면 된다. 반면, CP는 사채권자 집회가 열리는 17일 전까지 모든 채권자들에게 일일이 동의서를 받아야 한다. 1명이라도 ‘50% 출자전환, 나머지는 만기 3년 연장’안에 동의하지 않으면 대우조선은 ‘프리패키지드 플랜(P-플랜)’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우본 측은 “근거가 부족해 대우조선 측에 추가 자료를 요구했으나 아직까지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우본은 다음 주 우체국금융투자심의회를 열고 채무 조정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A기관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대우조선의 분식회계를 모르고 CP를 샀기 때문에 출자전환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더 큰 문제는 고객 자금을 굴리는 회사들이다. 금융사들이 신탁 형태로 CP를 굴리고 있는 경우 실제 돈을 투자한 전주(錢主)에게 일일이 동의를 받아야 한다. B기관 관계자는 “산은의 감자(減資)와 같은 고통 분담이 없는데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떠안으라고 어떻게 설득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강유현 yhkang@donga.com·이건혁 기자}

#1난 틀렸어…ID: 대한민국 20대#220대에게 물었습니다.“나의 자존감 상태는?”낮다 40.6%ID kk******인생이 재미없어요#3‘번 아웃(Burn out·탈진) 지수’를 조사 분석한 결과, 대한민국 20대는 4단계인 ‘탈진 증후군’ 구간에 해당됐습니다.전 연령대 중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전문가의 상담이 필요할 정도로 지쳐있는 상태입니다.#4모두가 비슷한 목표를 향해 죽어라 뛰다 보니 어린 시절부터 누적된 경쟁의 피로를 이기지 못하고 일찍부터 ‘번아웃’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5ID 소***학생땐 입시지옥, 졸업후 취업지옥,취업후 결혼지옥, 결혼후 육아지옥,육아후 노년지옥, 노년후 진짜지옥#6탈진으로 인해 성취로 인한 기쁨조차 느끼지 못하는 20대도 적지 않습니다.ID si******너무 열심히 하지마ㅋㅋ 어차피 대주주들 배불리는데 쓰이는 소모품 삶이야ㅎㅎ 그냥 많이 사랑하고 많이 느끼고 한번 세상 왔다가소ㅋㅋ#7위험한 수준에 처해 있지만 청년들은 번 아웃 대처에도 서툴렀습니다. 20대의 26%는 ‘음주, 수면, 폭식 등 본능적 욕구 해결’로 번 아웃을 이겨낸다고 응답했죠. ‘그냥 견딘다’는 답변도 19.5%를 차지했습니다.ID yul8****그냥 견디는 이유= 너만 힘드냐는 얘기를 가족들한테 들은 순간그냥 버티기로 했다.#8“한국에선 학생들에게 선택을 강요한다. 선진국처럼 학생들이 학교 교육을 통해 진로탐색, 진로체험, 진로선택의 과정을 일찍부터 경험하게 해야 ‘조기 번 아웃’을 막을 수 있다”- 안시준 한국갭이어 대표2017.04.03원본 | 김재희·이건혁 기자기획·제작 | 김아연 기자·김한솔 인턴}

외국어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명문대에 진학한 이모 씨(28·여)는 아직도 대학 문을 나서지 못했다. 그는 “친구 딸(엄친딸)은 말이야”로 시작하는 엄마들의 대화에 자주 등장하던 모범생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고장 난 자동차처럼 도로에서 이탈해 비틀대고 있다. “중학교 때부터 새벽 2시까지 공부해 외고에 들어갔어요. 뒤처지지 않으려고 더 독하게 공부했죠. 대학만 가면 모든 게 끝날 줄 알았는데, 공부하는 내용만 달라졌을 뿐 똑같은 경쟁이 또 시작됐어요.” 1등을 놓치지 않았던 그는 대학 입학 후 공부를 놓았다. 결국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며 아직도 대학생이다. 남미 여행 등으로 탈출구를 찾아봤지만, 돌아온 현실엔 취업이라는 ‘경쟁의 무한궤도’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 씨는 “적성에 맞는 일이 뭔지 모르겠다. 자포자기 심정으로 전과(轉科)를 할 것인지, 학교를 그만둘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육상 트랙’에 늘 올라 있는 것처럼 긴장하며 살아가는 건 이 씨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정도와 분야만 달랐지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청년들 대부분이 공감하는 고민이다. 모두가 비슷한 목표를 향해 죽어라 뛰다 보니 어린 시절부터 누적된 경쟁의 피로를 이기지 못하고 일찍부터 ‘번 아웃(BURN OUT·탈진)’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다. ○ 트랙 위를 달리다 탈진한 청춘들 우종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학박사)는 “대한민국의 20대는 ‘탈진 증후군’에 해당할 정도로 일상에서 활력을 잃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학업이나 일에 쫓겨 성취로 인한 기쁨조차 느끼지 못해 전문가의 상담이 필요한 20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대학에서 관광학을 전공한 문유진 씨(26·여)는 전공을 살려 여행사에 취직했지만 석 달의 수습 기간이 끝나자 회의감이 밀려 왔다. 일이 적성에 맞지 않았고 흥미가 없는 일을 하다 보니 성과도 나지 않았다. 자신감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는 “1년째 되자 아무것도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무작정 사표를 냈다”고 말했다. 치열한 취업 경쟁을 뚫고 직장에 들어가도 자신이 원하던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자포자기 심정이 되는 청년이 적지 않다. 중고교 시절과 대학 시절 진로에 대한 탐색 없이 직업을 선택한 결과다. 심각한 취업난 속에서도 신입사원의 조기 퇴사가 늘어나는 기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다. 최성구 국립정신건강센터 의료부장은 병원에 찾아온 이런 20대 환자들을 ‘경주마’에 비유했다. 좋은 대학, 사회적 지위가 있는 직업 등 기성세대가 정해 놓은 기준에 맞춰 앞만 보고 달리다가 제풀에 지쳐 쓰러지고 만다는 것이다. 최 부장은 “모두가 같은 답을 갖고 달리니 경쟁이 치열해지고, 원하는 것이 아닌데도 부모 등 주위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하니 스트레스가 극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음주 폭식 잠만이 해결책인 청춘들 위험한 수준에 처해 있지만 청년들은 번 아웃 대처에도 서툴렀다. 동아일보 2020행복원정대 취재팀이 사회여론조사회사 마크로밀 엠브레인과 10대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대의 26%는 ‘음주, 수면, 폭식 등 본능적 욕구 해결’로 번 아웃을 이겨낸다고 응답했다. ‘그냥 견딘다’는 답변도 19.5%를 차지했다. 최 부장은 “일부 청년은 폭식, 폭주, ‘인형 뽑기 게임’처럼 있는 돈을 다 써버리면서 재미를 찾는 ‘탕진잼’ 등 눈앞에 보이는 쾌락에 열중한다”며 “이는 일종의 우울증 증상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20대의 38%가 번 아웃을 해결하기 위해 ‘여행, 휴학·휴직 등 장기간의 재충전’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지만 8%만이 행동으로 옮겼다. ‘뒤처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 휴식조차 맘껏 갖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청년은 학업이나 일을 중도에 포기하고 자신의 적성을 확인해주고 진로를 찾아주는 ‘갭이어’ 프로그램 등에 참여하기도 한다. 한국갭이어 프로그램 참가자는 2013년 991명에서 2016년 4507명으로 3년 사이 약 4.5배로 늘었다. 퇴사를 고민하는 직장인들을 위해 퇴사 원인 분석과 진로 상담을 해주는 ‘퇴사학교’도 생겼다. 지난해 5월 설립된 퇴사학교에 지금까지 3500여 명의 수강생이 다녀갔다. 우 박사는 “번 아웃을 개인의 문제로만 봐선 안 된다”고 말한다. 청년들이 일찍부터 번 아웃 되지 않도록 하려면 교육 제도 개선과 경쟁에 대한 인식 변화 등이 필요하다. 안시준 한국갭이어 대표는 “한국에선 진학이나 취업 직전 학생들에게 선택을 강요한다. 선진국처럼 학생들이 학교 교육을 통해 진로탐색, 진로체험, 진로선택의 과정을 일찍부터 경험하게 해야 ‘조기 번 아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고려대 이화여대 한동대 등에서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인턴, 봉사활동, 창업 등의 체험을 하면 이를 최대 12학점까지 인정해주는 ‘자유학기제’를 운영하고 있다. 박남주 한동대 교무지원팀 과장은 “교수, 전문가, 기업, 정부 등이 협업을 통해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직무체험보다 취업을 위한 스펙으로 인식되고 있는 인턴 프로그램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바뀔 필요가 있다. 대학 2, 3학년생을 대상으로 한 조기 인턴 프로그램 등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김재희 jetti@donga.com·이건혁 기자}
삼성전자 ‘갤럭시 S8’의 국내 판매 가격이 90만 원대 초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자존심 회복이라는 특명을 부여한 만큼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선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분석이다. 갤럭시 S8이 호평을 받고 있고 반도체 시장 호황이 지속되면서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1분기(1∼3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8 제품 공개 하루 만인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AT&T, 버라이즌, T모바일 등 미국 주요 이동통신사들을 통해 사전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통신사별 가격은 S8이 720∼750달러(약 81만∼84만 원), S8플러스는 840∼850달러(약 94만∼95만 원)다. 국내 가격은 미국에서 부과하지 않는 부가가치세 10%를 더해야 한다. 갤럭시 S8 공식 출시일은 3주 후인 이달 21일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7의 경우 지난해 2월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에서 공개한 뒤 2주가 지나 예약 판매에 들어갔다. 지난해 10월 갤럭시 노트7 단종 사태로 삼성전자가 제품 안전 공정을 강화하면서 갤럭시 S8 출시는 예년보다 한 달 늦춰졌다. 삼성전자는 신제품을 기다리다 지친 고객들을 한 명이라도 더 붙잡기 위해 예약 판매를 앞당겼다. 이달 7일 예약 접수를 하는 국내에서 전국 3500여 개 사전체험존을 통한 분위기 몰이에 나서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초기 판매량이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밴드왜건 효과’를 노린 전략이다. 갤럭시 S8 시리즈에 대한 반응은 일단 뜨겁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리코드는 “(삼성이) 디자인 강자 애플을 추격자로 만들었다”며 전면을 가득 채운 인피니티 디스플레이와 홈버튼을 없앤 디자인을 높게 평가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의 웨인 램 이사는 “갤럭시 S8은 올해 스마트폰 혁신을 위한 ‘슈퍼 사이클’의 시작을 알렸다”고 치켜세웠다. 국내 금융투자업계는 삼성전자의 실적 상승을 내다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3개 증권사의 삼성전자 1분기 실적 추정치(평균)는 매출액 55조7809억 원, 영업이익 11조5407억 원이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역대 최고치였던 2013년 3분기(7∼9월) 10조1600억 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갤럭시 S8 시리즈의 연간 판매량이 최대 6000만 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2분기(4∼6월) 실적 상승도 기대된다. 갤럭시 S7과 S7엣지는 출시된 후 1년간 약 5000만 대가 팔렸다. 반도체 사업은 올해도 삼성전자의 효자 노릇을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성장률 전망치를 5%에서 11%로 올려 잡았다. 삼성전자가 시장점유율 1위인 D램(48.0%)과 낸드플래시(35.4%) 판매는 각각 39%, 2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8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모바일칩도 공급하고 있어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선전도 전망된다. 국내 증권사들이 내놓은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 평균치는 현재 245만 원이다. 외국계 증권사인 맥쿼리증권은 290만 원을, JP모건은 270만 원을 각각 제시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31일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전날보다 1.86% 떨어진 206만 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만 14.3%나 오른 삼성전자 주가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신동진 shine@donga.com·이건혁 기자}

침체됐던 소비가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내수·수출이 회복되는 것과 달리 기업의 생산·투자는 감소하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심해지면서 경기 회복 전망엔 여전히 물음표가 붙어 있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 자료에 따르면 2월 소비(소매판매)는 전달보다 3.2% 늘었다. 월별 소비가 증가한 것은 지난해 11월(―0.3%) 이후 3개월 만이다. 승용차 소비가 4.9% 늘며 전체적인 증가세를 이끌었고 화장품 등 비내구재(3.1%), 의류 등 준내구재(3.3%) 소비도 회복세였다. 주환욱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2월 수출액이 1년 새 20% 이상 느는 등 수출도 호조세여서 전체적으로 경기가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내수가 반등 기미를 보이면서 기업 실적과 증시 상황도 개선되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주식시장에는 외국인 자금이 몰리고 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외국인 거래가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 연속 32%를 넘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외국인 투자자의 매매는 역대 가장 활발한 시기”라며 “기업 이익이 개선되는 신호가 뚜렷하고, 한국 경제 상황이 나쁘지 않다는 판단이 외국인 투자가 몰리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런 변화만으로 경기 전망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여전히 많다. 소비가 반등한 것은 전달 감소 폭이 컸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끼어 있다는 것이다. 1월 소비는 2.0%나 줄었다. 내수 회복이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도 있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관련 경제 보복을 앞두고 중국 소매상들이 화장품 등을 사재기하는 현상이 연초에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 판매 역시 신차 출시에 따라 단기적으로 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의 생산·투자가 위축된 점도 우려스럽다.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0.4% 줄었다. 광공업생산이 한 달 새 3.4% 줄어든 영향이 컸다.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2월(―10.6%) 이후 8년여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통계청은 “지난해에 비하면 2월 수출이 많이 늘었지만 전달 대비로는 증가 폭이 미미하다”며 “반도체 자동차 등의 세계적인 업황이 안 좋아지며 주력 품목의 생산량은 오히려 줄었다”고 말했다. 생산·투자가 내수 개선효과를 상쇄하는 현상이 이어질 경우 수출 여건이 올해 한국 경제의 희비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중국 미국의 무역 보복 움직임과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 등을 주된 변수로 꼽는다.세종=천호성 thousand@donga.com / 이건혁 기자}

한화투자증권 임직원은 24일 서울 동작구 대방동에 있는 아동교육기관 ‘디모데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에게 전통문화예술 교육을 제공했다. 이는 2009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한화투자증권의 사회공헌 사업 ‘한화 예술 더하기’의 3월 프로그램 ‘서예 민화편’의 한 부분이다. 한화 예술 더하기는 매년 아동 청소년 교육기관과 연계해 예술 교육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아동 및 청소년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활동은 한화투자증권 임직원이 전문 예술 강사를 도와 아동들에게 서예와 민화 등 전통문화예술 교육을 제공하고, 교육 모습을 찍어주는 형태로 진행됐다. 한화투자증권은 사단법인 한국표현예술문화협회와 함께 아동들이 전통문화를 습득해 창의성과 인성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서예를 응용한 ‘캘리그래피’를 배워 자신만의 글씨를 만들도록 돕는 등 아동들에게 다양한 문화예술 체험활동을 제공할 계획이다. 한화 예술 더하기는 한화그룹과 한국메세나협회가 공동으로 운영해 온 저소득층 아동 대상의 문화예술 교육사업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해 한화의 기업 이념인 ‘함께 멀리’를 구현하는 데 목적이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서울시립 문래청소년수련관과 협약해 사회공헌활동을 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8월 한화자산운용과 공동으로 ‘한화와 함께하는 아트 & 클래식, 미술관에 간 피아니스트’ 공연을 준비해 7회 연속으로 진행했다. 예술 공연 관람 기회가 많지 않은 지역의 학교 또는 복지기관으로 예술가가 직접 찾아가는 프로그램으로, 지역 학생들의 열띤 호응을 얻었다. 특히 일반적인 클래식 공연과 다르게 곡마다 관련 명화를 함께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쉽고 재미있는 해설도 곁들여 진행했다. 지난해 말에는 형식적인 납회식 대신 모든 임직원이 어려운 이웃을 찾아가는 ‘자원봉사의 날’을 진행했다. 소외되기 쉬운 이웃에게 물품을 기증하고, 꼭 필요한 일을 도와줌으로써 함께 한 해를 마무리하자는 취지에서다. 여승주 한화투자증권 대표 등은 저소득층 가정 200여 곳에 직접 쌀, 김치, 생필품 등을 배달했다. 또한 필요한 가구를 직접 만들거나 무료 급식, 영아 돌봄, 목욕 봉사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한종석 한화투자증권 경영지원본부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해 임직원과 지역사회가 ‘함께 멀리’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16만 명. 2000년 5월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젊은이들의 희망이 되겠다”는 포부를 안고 시작한 장학사업의 수혜 학생 인원이다. 1997년 창립된 미래에셋은 비교적 젊은 회사지만, 출발 때부터 미래 인재 육성과 사회공헌을 위해 노력했다. 박 회장은 2008년 직원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2010년부터 배당금 전액을 이 땅의 젊은이를 위해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7년 동안 약 200억 원을 재단에 기부했으며, 이 돈은 장학생 육성 및 사회복지 사업에 쓰이고 있다. 미래에셋 박현주재단의 설립과 올해까지 18년을 이어 온 경제교육과 장학사업은 한국의 대표적인 인재육성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미래에셋 사회공헌의 핵심 이념은 ‘배려가 있는 자본주의’의 실천이다. 2000년 5월 시작된 미래에셋의 장학사업은 국내외 대학생을 지원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장학 프로그램이다. 국내 장학생 2522명, 해외 교환 장학생 4017명, 글로벌 투자전문가 장학생 122명 등 현재까지 총 6661명의 학생을 선발, 지원했다. 선발된 학생들은 세계 시장에서 글로벌 리더로 활약하며 미래에셋에서 진행하는 ‘청소년 멘토링 캠프’와 ‘집짓기 봉사활동’ ‘연탄나눔’ 등의 사회공헌 활동에도 동참해 나눔의 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이 장학생 중 일부는 미래에셋을 통해 성장과 도전의 발판을 마련했던 경험을 수기집으로 출간했다. 올해 2월 발간된 이 수기집은 미래에셋 해외교환 장학생 선발 10주년을 기념하고, 전 세계를 무대로 활약한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아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미래에셋이 펼치고 있는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 중 경제 교육 프로그램은 투자자들의 높은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2006년 8월부터 미래에셋의 펀드 상품인 ‘우리 아이 펀드’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해외 탐방 기회를 주기 위해 ‘우리 아이 글로벌리더 대장정’을 실시하고 있다. 2010년에는 대상을 전국 초등학생으로 확대해 ‘우리 아이 스쿨투어’ ‘우리 아이 경제교실’ 및 ‘우리 아이 경제박사 캠프’를 선보였다. 총 1만2070명이 ‘우리 아이 글로벌리더 대장정’에 참가했으며 ‘우리 아이 스쿨투어’ 및 ‘우리 아이 경제교실’에서는 각각 5만3377명, 5만8416명이 교육을 받았다. 그 밖에도 미래에셋 박현주재단은 결식아동 및 저소득층 청소년 지원사업, 사회복지시설 지원 등 사회복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