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과목별 만점자와 표준점수를 분석한 결과 수학이 가장 변별력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는 쉽게 나온 반면 국어가 예년보다 많이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쉬워진 과목은 수학이다. 가채점 직후부터 변별력 상실 논란이 일었던 수학B형의 만점자 표준점수는 125점으로 지난해(138점)보다 13점이나 떨어졌다. 그만큼 시험이 쉬웠다는 뜻. 만점자 수도 936명에서 6630명으로 크게 늘어남에 따라 당장 대학들은 변별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대와 주요대 의대를 지망하는 자연계 최상위권 수험생 사이에서는 변별력을 잃은 수학B 대신 생명과학Ⅱ가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너무 쉽다는 비판이 일었던 영어는 예상을 깨고 최소한의 변별력은 확보했다. 만점자 비율이 지난해 0.39%(3644명)에서 올해 3.37%(1만9564명)로 크게 늘었지만 1등급 기준인 4%는 넘기지 않았다. 수능 직후 각 입시업체는 가채점 결과를 발표하며 “영어는 한 문제라도 틀리면 2등급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했지만 이런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가장 어려웠다고 평가받은 국어B형은 만점자 표준점수가 139점으로 지난해(131점)보다 8점이나 올랐다. 만점자 비율도 0.09%(280명)에 불과해 올 수능 과목 중 가장 어려웠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자연계와 인문계를 통틀어 국어의 영향력이 가장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탐구영역의 선택과목 간 난이도 격차에 따른 유불리는 올해도 되풀이됐다. 사회탐구가 과학탐구보다 상대적으로 쉽게 출제됨에 따라 사회탐구 상당수 과목의 1등급 비율이 6%를 넘겼다. 과학탐구의 1등급 비율은 대부분 4% 또는 5%대였다. 제2외국어 영역에서는 아랍어Ⅰ이 어렵게 출제돼 변수로 떠올랐다. 아랍어Ⅰ 1등급 커트라인은 65점(표준점수)으로 기초베트남어(76점)보다 11점이나 낮았다. 아랍어 응시자는 1만2356명(19.5%)으로 기초베트남어(43.5%) 다음으로 많다. 인문계에서는 국어와 함께 대입의 중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서울시교육청의 무성의한 유치원 신입생 선발 정책이 학부모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충분한 연구 없이 급조된 제도로 혼선을 일으키는가 하면 보름 정도 남은 추첨일을 갑자기 일주일가량 앞당겨 불편을 가중시킨 것. 이로 인해 학부모들의 불만이 고조되자 시교육청은 유치원 원서 접수일(12월 1일)을 4일 남긴 27일 부랴부랴 긴급회의를 열고 수정안을 발표했다. 당초 시교육청은 내년 서울지역 유치원 신입생 선발을 기존 무제한 지원에서 3회로 제한하는 방식(가나다군 지원제)으로 변경한다고 11일 발표했다. 이 제도는 서울지역 유치원을 ‘가, 나, 다’ 3개 군으로 나눠 군별로 1곳씩만 지원할 수 있도록 한 것. 시교육청이 제도를 바꾼 것은 좋은 유치원을 중심으로 중복 지원이 심해 경쟁률이 몇백 대 1에 이를 정도로 유치원 입학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입생 선발을 앞두고 현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가장 큰 문제는 가, 나, 다군에 배치된 유치원 수가 고르지 않다는 점. 사립 유치원은 3개 군 중 원하는 군을 선택할 수 있고, 공립 유치원은 가, 나군 중에서 선택한다. 유치원에 군을 선택할 자율권을 주다 보니 유치원 입장에서는 먼저 정원을 채우기 위해 가군에 몰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엄마들 입장에서는 자녀를 집과 가깝고 교육 환경도 좋은 유치원에 보내고 싶은데 대부분 유치원이 가군에 몰려있다 보니 선택의 폭이 자연히 좁아질 수밖에 없다. 가군에 원서를 넣었다가 떨어지면 당장 집에서 먼 나, 다군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야 할 판이기 때문이다. 서울 성북구에 사는 한 주부는 “집 주변 종암동 길음동 돈암동의 모든 유치원이 가군”이라며 “인접한 다른 구에 있는 유치원들도 가군이라 떨어질 경우 집에서 최소 1, 2시간 떨어진 곳을 다녀야 한다”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추첨일 변경도 혼선을 가중시켰다. 당초 가군은 추첨일이 다음 달 10일이었으나 시교육청은 이를 다음 달 4일로 변경했다. 나군은 11일에서 5일로, 다군은 12일에서 10일로 당겨졌다. 시교육청은 “가군에 너무 많은 유치원이 몰려 조정하는 과정에서 날짜를 앞당겨 달라는 일부 유치원 측의 요구가 있었다”고 말했다. 유치원 신입생 선발 방식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자 시교육청은 27일 저녁 군별로 총 3회만 지원하던 방식을 4회로 늘리고, 특정 군에 너무 많은 유치원이 몰리지 않도록 조정한 수정안을 발표했다. 수정안에 따르면 공립 유치원은 원래대로 가군(12월 10일)과 나군(12일)에 추첨하고, 사립 유치원은 군별로 숫자를 재조정해 가군(12월 4일), 나군(5일), 다군(10일)에 배치했다. 결과적으로 학부모들은 12월 4일(264곳), 5일(209곳), 10일(305곳), 12일(84곳) 등 총 4회 유치원 원아모집 추첨에 지원할 수 있게 됐다. 내년에 자녀를 유치원에 보내는 김모 씨(35)는 “개선안이 나와서 그나마 다행이지만 아직도 엄마들은 혼란스러워한다”며 “유치원 입학 경쟁이 심하다고 해서 지원 횟수 자체를 제한한다는 게 과연 옳은 일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이은택 nabi@donga.com·김희균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중고교 교사 인사 기준을 바꾸면서 교육감 ‘코드인사’ 논란이 일 수 있는 조항들을 넣은 것으로 드러났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역점 공약에 참여한 교원에게 인사상 이득을 줄 수 있다는 내용도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교육청은 ‘2015학년도 중등학교 교원 및 교육전문직원 인사관리원칙 개정안’을 25일 서울 지역 중고교에 통보했다. 이는 교육청 산하 중학교, 고등학교의 교장과 교사 등의 인사 기준이 된다. 개정된 인사 기준을 보면 조 교육감의 핵심 정책인 혁신학교와 혁신교육에 동참하는 교사들에게 인사상 이익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하는 조항이 포함됐다. 인사관리원칙 제3조 10항은 학교장이 교사에게 인사상 우대를 줄 수 있는 조건을 정하고 있다. 개정 전엔 ‘교사 업무나 학교 교육 개혁사업을 성실히 수행한 교사’에게 인사상 이익을 줄 수 있다고 규정했다. 교육청은 이 규정을 ‘혁신 미래 교육 사업을 성실히 수행한 교사’에게 인사상 우대를 줄 수 있다고 바꿨다. 혁신 미래 교육은 조 교육감의 혁신학교 확대, 일반고 살리기, 자사고 폐지 등의 공약을 총칭한다. 일선 학교에서는 이 기준이 내년 3월 1일부터 시행되면 교사들이 난감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고교 교사는 “개정된 인사 기준이 교사 개인에게 교육청의 방침을 따르도록 압박하는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학교 인사행정을 규정한 조항에 ‘민주적’이라는 표현을 넣은 부분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인사 기준 제2조는 원래 ‘각 학교가 합리적인 인사행정을 하기 위해 교원인사자문위원회를 설치한다’고 규정했으나, 이 문구를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인사행정’이라고 바꿨다. 일부에서는 개별 학교에서 교장과 평교사의 권한에 변화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조 교육감은 이전에도 민주적 학교 운영을 주장하며 “교사가 교장에게 더이상 무조건 순응하지 않는 관계”를 강조해 왔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이번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오류 및 복수정답 인정과 관련해 대규모 소송전이 벌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먼저 영어와 생명과학Ⅱ 과목에서 복수정답을 인정한 것 자체는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법적으로 국가기관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기관의 ‘처분’이 존재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사례는 아직 성적이 통지되지 않았기 때문에 평가원 내부 절차에 불과하고 외부에 내려진 처분 자체가 없다. 쉽게 말하면 소송을 벌일 수 있는 대상 자체가 없는 셈. 만약 성적이 수험생에게 통지된 뒤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성적 통지 자체를 처분으로 봐서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수험생들이 이번 사태로 정신적 피해를 보거나 입시 과정에서 손해를 봤다면 교육부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는 있다. 이 경우에도 수험생들이 자신이 본 피해를 입증해야 하는데 실제 소송에 돌입하면 입증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래 정답을 맞힌 학생들이 ‘복수정답을 인정하지 말라’는 소송을 제기할 수는 있다. 실제로 2003년 수능에서 언어영역 17번 문제에 복수정답이 인정되자 일부 학생이 항의하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오류를 인정하면서 수능 시스템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수년 동안 출제 오류를 지켜본 학교 현장에서는 믿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정부, 대대적 제도 개혁 예고 교육부는 24일 영어와 생명과학Ⅱ 과목의 복수정답을 발표하며 “작년에 이어 또다시 오류가 반복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수능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절감한다”고 사과했다. 교육부는 “수능 업무를 위탁 수행하는 평가원에서 앞으로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근본적으로 개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제도 개선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꾸릴 예정이다. 가칭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및 운영 체제 개선위원회’다. 그동안 교육부와 평가원이 수능 전반의 문제점을 간과했다는 지적에 따라 TF 위원장을 외부 인사로 선임하는 등 외부 전문가를 중심으로 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교육 전문가뿐만 아니라 법조인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참여하게 된다. TF는 현재 수능 출제 시스템의 문제점을 세세히 살필 예정이다. 그동안 교수 중심의 출제와 교사 중심의 검토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교수와 교사의 역할 자체에 변화를 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출제 교수가 일선 고교의 학습과정과 고교생의 수준을 파악하지 못해서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교육부는 12월 중 TF를 구성하고 학교 현장 의견 수렴을 거쳐 내년 3월 새로운 수능 제도를 발표할 계획이다. TF에서 만들어진 새 수능 제도는 현재 고2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는 2016학년도 수능부터 적용된다. 그 전에 치러질 6월 모의평가에도 새 수능 제도가 일부 반영된다. ○ 근본 개혁 필요… 학교 현장은 분노 정부가 대입을 주도하는 현재의 시스템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초중고교 12년의 학력을 단 한 번의 수능으로 정부가 평가하다 보니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 특히 출제를 주관한 교육부와 평가원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한국교육정책교사연대 이성권 대표(서울 대진고 교사)는 “사실상 수능에 대한 사망선고나 다름없다”며 “학생의 평가 권한을 국가가 독점하고 있었다는 게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학생부 전형을 확대하고 고교 교사에게 학생을 평가할 권한을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이날 성명에서 “그동안 수능은 대학입시 변별력 확보라는 명목을 내세워 고교 교육과정만으로는 풀기 어려운 문제들이 출제됐다”며 “그마저도 난이도 조절에 실패해 물수능과 불수능을 반복했다”고 비판했다. 교총은 수능 제도를 절대평가 성격의 문제은행식 국가기초학력평가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교육계와 학교 현장의 분노와 불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날 발표된 대책은 이미 지난해 수능에서 세계지리 출제 오류 논란이 터졌을 때 나왔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고교 교사는 “수능 출제 오류 논란이 수년째 이어져 왔다”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데 소를 잃어도 너무 많이 잃었다”고 비판했다. 고1 자녀를 둔 학부모 양미진 씨(45)는 “어떻게든 자녀들을 좋은 대학에 보내겠다고 엄마들이 초등학교 때부터 학교, 학원 쫓아다니고 입시설명회 쫓아다니는 게 이기적으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엄연한 한국 사회 현실”이라며 “정부의 출제 오류로 인해 학부모들의 노력이 순식간에 무너지는 걸 아느냐”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학생들에게 자기주도적인 봉사를 장려해 창의적인 나눔의 리더십을 배양하게 하는 세종대는 사회봉사 교과목을 필수화하고 문화나눔 봉사, 해외봉사, 재능기부, 고전읽기, 웰빙 레저 스포츠 교과목 설치 등 인성교육을 체계화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신구 세종대 총장은 ‘봉사가 최고의 인성교육’임을 강조하며 다수의 봉사단체가 조직되고 활동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기획 의도대로 몸으로 체험해 보람 커 세종나누리는 세종나눔봉사단 서포터즈의 공식명칭으로 세상의 옛말 ‘누리’와 ‘∼을 나누다’가 합쳐져 ‘나누는 세상’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세종나누리는 보건, 환경, 국제 아동, 장애 멘토링 등 다양한 분야의 봉사프로그램을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기획, 실천할 수 있도록 학내 구성원의 봉사활동 참여를 적극 지원한다. 2013년 1월부터 1기가 활동을 시작해 현재는 세종나누리 3기가 활동 막바지에 있다. 세종나누리에 지원한 학생들은 “동료 선후배들과 함께 활동하며 서로를 알아갈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또 내가 기획한 봉사활동에 참가하는 다른 친구들과 봉사의 즐거움을 함께할 수 있을 것 같아 지원했다”고 지원 이유를 밝혔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불편했던 점들을 개선해보고 싶었다. 또 평소 하고 싶었던 봉사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임하고 싶어서 지원했다”는 학생도 있었다. 이들은 초청 강사의 강의를 듣고 직접 장애를 체험해보는 장애인식개선 캠페인과 장애가정 청소년과 세종대 멘티 학생을 연결해 주고 1 대 1 학습 및 정서 지원을 돕는 장애가정청소년 멘토링을 기획했다. ‘건강한 세종인을 위한 헌혈 캠페인’과 ‘금연 금주 등 보건 캠페인’을 기획하기도 했다. 폐식용류를 이용한 재활용 환경비누와 세이브더칠드런 신생아 모자 뜨기 캠페인을 진행한 학생들도 있었다. 또 세종나누리 학생은 다른 재학생들에게 비누와 모자의 제작 방법을 알려주고 완성품 판매수익금을 아프리카 빨간 염소 보내기 캠페인에 후원하기도 했다. 봉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처음에는 학생들 모두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기 위해 수동적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세종나누리가 기획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스스로 기획한 의도를 몸소 체험하고 보람을 느끼게 된다”고 입을 모았다.유니크, 국제교육원 외국인 학생 도와 세종대 국제봉사동아리 유니크(UNIK)는 중국 ‘하이량 국제고’에 한글을 전해주었다. 동아리 소속 11명이 올 여름방학 중 하이량 국제고에서 한글캠프를 마련한 것이다. 이는 국제교육원 주관하에 진행된 첫 해외봉사 프로그램으로 중국 내 한국어를 가르치는 학교 중 규모가 가장 큰 하이량 국제고에 한글과 한국 문화를 알리기 위해 8월 11일부터 4박 5일간 진행됐다. 유니크는 세종대 국제교육원에서 한국어과정을 수강하는 외국인 학생들의 학업을 지원하고 문화교류를 돕기 위해 결성된 국제 봉사동아리. 외국인 학생들의 한국 정착을 돕고자 만들었는데 이번에는 한국을 사랑하는 외국인 친구들을 직접 찾아가 한글과 한국의 문화를 전하고 왔다. 이번 해외봉사의 인솔자였던 김훈 국제교육원 한국어과정 코디네이터는 “외국에서 유학온 학생들을 위해 진행 중인 프로그램은 많지만 해외봉사의 경우는 처음이다”라며 “앞으로도 매년 외국학생들을 직접 찾아가 한국에 대해 알릴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박병규 유니크 회장(경제통상학과 10학번)은 “한국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어린 중국학생들과 뜻 깊은 시간을 보내 뿌듯하다. 방학 동안 수많은 활동을 해봤지만 이번 해외봉사가 가장 보람이 컸다. 어려운 지역을 돕는 해외봉사도 좋지만 유니크처럼 한국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는 일을 하는 것도 매우 의미 있는 봉사활동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신방과 학생들 참전유공자 영상물 제작 신문방송학과 학생들은 참전유공자를 위한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다. 서울지방보훈청이 정전 6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7월 27일 6·25 참전유공자 45명을 전쟁기념관 뮤지엄웨딩홀로 초청해 감사위로연을 마련했는데, 이날 행사에서 상영된 영상을 박신열, 이혜원, 정상일 씨(신문방송학과14) 등 세종대 학생들이 제작한 것. 신문방송학과 영상학회 ‘가라사대’ 소속의 이 학생들은 참전유공자들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를 전하고자 영상을 기획했다. 영상에는 참전유공자가 직접 겪은 전쟁 당시의 참상을 생생하게 담았다. 전우와 가족의 이야기, 전쟁의 처참함, 참전유공자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인터뷰 등이 감동적으로 전해졌다. 박신열 씨는 “앞으로도 전공 연계 봉사활동을 통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세종대 교육의 기본 방향은 창의와 인성, 세계화다. 그중에서도 배움을 실천해 사회적 인재로 육성하기 위한 인성교육 면에서 남다른 정책을 펼치고 있다. 세종대는 사회봉사 전담 기관인 ‘세종나눔봉사단’을 총장 직속기관으로 만들어 건학이념인 나눔과 봉사 정신의 구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종대 세종나눔봉사단 박현선 나눔봉사부단장(정책과학대학원 교수)으로부터 봉사단의 특징과 비전을 들어봤다. 》―나눔봉사단은 어떤 단체인가. “나눔봉사단은 사회봉사 교과목을 교양필수화하면서 교과목을 체계적으로 관리하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더불어 원래 진행 중이던 교내의 자발적인 봉사활동을 정책적으로 발굴하고 지원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다. 봉사라는 것이 심리적 장벽이 높은 활동이어서 많은 학생들에게 봉사활동 경험 기회를 만들어주고 이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목표 가운데 하나다. 나눔봉사단의 모토는 ‘창의적이고 헌신적인 리더십 배양’이다. 세종대의 창학 이념인 이 모토는 최근 기업에서 강조하는 인재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요즘은 창의성을 갖추고 동시에 사회에 헌신할 수 있는 인재가 주목 받는데, 이런 인재양성을 돕는 것이 나눔봉사단의 궁극적 목표라고 할 수 있다.”―나눔봉사단에서 주로 진행하는 활동은…. “활동은 크게 두 가지 차원에서 진행된다. 첫째는 개인적 수준에 머물던 봉사활동을 끌어올려 양질의 활동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것이다. 즉, 기존 봉사활동처럼 시간을 채우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학교 측에서 특정 기관과 지속적 관계를 맺어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는 ‘참여형 봉사’를 한다. 둘째는 직접 봉사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기획형 봉사’다. 기존의 봉사 활동에 새로운 대상을 적용하거나 방법적 요소를 추가하는 부분기획부터 기존에는 전혀 없던 새로운 형태의 봉사를 만들어내는 완전기획까지 포함한다. 현재 나눔봉사단이 가장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유형이기도 하다. 기획부터 활동, 수행, 평가에 이르기까지 학생이 직접 주도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한 걸음 성장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전공과 연계한 활동, 문화나눔활동 등 봉사와 다른 요소를 결합한 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나눔봉사단이 거둔 성과는. “나눔봉사단의 참여형 봉사활동은 우수사례로 추천받아 타 대학 봉사활동의 모델이 되고 있다. 나눔봉사단이 지원하는 전공연계 소모임 ‘로호스’팀의 경우 외부 공모전에 발탁돼 활동을 지원받기도 했다. 8월에는 TV프로그램을 통해 활동 과정이 소개되기도 했는데 외부로부터 이렇게 좋은 평가를 받아 학교의 위상을 드높이게 되어 매우 기쁘다. 개인적으로는 나눔봉사단 활동을 통해 진로를 바꾼 학생의 사연이 고무적이었다. 처음 폐식용유를 활용하는 봉사 활동에 참여했던 한 학생이 그 과정에서 성장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본격적인 봉사단의 일원이 되어 각종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해외봉사활동에도 참여를 했다. 그 뒤로도 활발한 활동을 통해 서울시 에너지 대책회의에 대학생 대표 중 한 명으로 참석했고 결과적으로 에너지 정책 분야로 진로까지 바꾸게 되었다.” ―요즘 같은 취업난에 봉사활동 경험이 경쟁력이 될 수 있는지.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과 봉사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교육적 효과가 일치한다. 기업은 글로벌 시대에 걸맞은 안목과 소양, 조직에 대한 헌신적인 태도를 갖춘 인재, 그리고 무엇보다 창의적인 인재를 원한다. 그런 측면에서 나눔봉사단이 가장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기획형 봉사가 관련이 깊다. 기획형 봉사를 통해 학생들은 봉사 대상자가 필요로 하는 것을 스스로 고민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 공감 능력과 공동체 의식 발달은 물론 창의력을 극대화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세종대를 지원하는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향후 창의형 봉사활동을 세종대 고유의 중점 모델로 설정하고 저변 확대를 위해 적극 노력할 생각이다. 보다 상세하게는 장애인에 대한 의식 개선을 위해 장애 대학생과 비장애 대학생이 팀을 이루어 외국의 장애인 정책을 탐방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싶다. 선진국의 장애인 정책을 탐방하고 돌아와 널리 알림으로써 의식 개선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세종대의 일원이 되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기획하는 주체적 봉사활동을 경험한다면 이 시대가 바라는 창조적 지성인, 실천적 전문인, 전인적 교양인, 헌신적 사회인으로 커 나갈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서울시교육청이 이르면 이번 주 중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취소 권한이 교육부와 시교육청 중 어느 쪽에 있는지 가리기 위해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23일 “자사고 지정취소 권한을 놓고 교육부와 시교육청 간의 대립이 깊어지고 있어 어떤 방식으로든 가릴 필요가 있다”며 “자사고 신입생 모집이 끝났기 때문에 이르면 이번 주에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법원 단심으로 진행될 이번 소송은 1년 이상, 길게는 2, 3년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자사고 지정취소 정책이 사실상 무산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법제처가 최근 ‘교육감의 자사고 지정취소 시 교육부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유권해석을 내린 데 이어 대법원의 판결도 조 교육감 임기 후반부에나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법원이 교육부 결정을 뒤집고 시교육청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내리지 않는 한 자사고들은 이전처럼 면접권을 활용해 신입생을 선발할 수 있다. 법제처의 유권해석은 대법원의 판결에도 중요한 참고사항이 되기 때문에 시교육청이 소송에서 이길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인터넷 카페 등에서는 “안심하고 자사고에 지원해도 될 것 같다”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또 학부모들이 모이는 카페에도 자사고의 커리큘럼이나 교육과정을 서로 공유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자사고(자율형사립고)와의 전쟁’이 곳곳에서 암초를 만나 표류하고 있다. 1차전은 7월 취임한 조 교육감이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자사고 평가 기준을 변경해 6개 자사고를 지정취소한 것. 하지만 이는 교육부가 18일 서울시교육청의 지정취소를 직권으로 취소하면서 무산됐다. 6개 자사고는 일단 자사고 지위를 회복했으며 승패는 대법원에서 가려지게 됐다. 1차전에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자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내년도 신입생을 모집하는 자사고에 공문을 보내 “신입생 모집 과정에서 20일 오후(마감은 21일 오후 5시)까지 정원의 20% 이상을 채우지 못한 학교들은 학교가 원할 경우 일반고로 긴급전환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1차전이 채찍이었다면, 2차전은 당근으로,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조 교육감은 취임 초 자사고가 자진해서 일반고로 전환할 경우 1억 원의 지원금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본보 취재 결과 원서 접수 이틀째인 20일 오후 7시 현재까지 24개 자사고 중 서울시교육청이 제시한 기준에 미달하는 학교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4곳은 이미 응시자가 정원을 넘겼다. 당초 서울시교육청이 지정취소했던 6개 학교도 세화고, 중앙고는 이미 정원을 넘겼으며, 나머지 4곳도 시교육청의 기준은 넘긴 상태다. 시교육청의 자사고 흔들기에도 불구하고 한때 지정취소됐던 자사고조차 의도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 서울지역의 한 자사고 교장은 “접수가 끝날 때까지 지켜봐야겠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경쟁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자사고 교장은 “내일까지 경쟁률이 0.7∼0.8 대 1을 넘긴 학교들은 이후 진행될 추가모집을 고려하면 이미 정원을 다 채운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자사고 폐지 논란 자체가 자사고의 인기를 낮출 것으로 생각했는데 오히려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서는 ‘올해가 아니면 아예 못 간다’고 생각하게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보수 성향의 학부모단체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주민소환을 추진하기로 했다.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공학련) 이경자 대표는 “조 교육감이 자율형사립고 폐지, 혁신학교 확대, 무상급식 등 진보성향 정책만 추진하느라 학교 현장을 황폐화시키고 있다”며 “학생 안전교육이나 저소득층 지원 등을 도외시하는 행태를 두고 볼 수 없어 주민소환을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또 “주민소환 법률요건에 맞춰 조 교육감 취임 1년이 지나는 내년 7월 이후 소환 서명운동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단체장이나 교육감은 취임 1년이 지난 이후부터 주민소환 대상이 된다. 소환 투표가 성사되려면 유권자 10분의 1 이상의 서명이 필요하다. 서울지역 유권자가 약 844만 명이므로 84만4000명 이상이 서명하면 투표가 실시된다. 단, 투표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서명자의 3분의 1(약 24만1300명) 이상이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개표 결과 투표자의 과반 찬성으로 해임이 결정되면 교육감은 임기와 상관없이 즉시 해임되며, 그 다음 선거에도 출마할 수 없다. 2011년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주민소환 시도가 있었으나 실제 투표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교육계에서는 자사고, 혁신학교 등의 교육문제만으로는 소환투표가 쉽지 않지만 무상급식 사례처럼 정치적 문제로 비화될 경우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올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 홀수형 25번 문항에 대해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복수 정답을 인정하기로 결론을 내림에 따라 중위권 학생들을 중심으로 등급 변동 등 상당한 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또 오류 검토가 진행 중인 생명과학Ⅱ는 복수 정답이나 정답 변경 등의 결정이 날 경우 상위권 학생들을 중심으로 서울대, KAIST, 주요 대학 의대 진학 여부가 갈리는 등 큰 파장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입시전문업체 이투스청솔, 메가스터디, EBSi 사이트에서 이뤄진 수험생 가채점 결과에 따르면 영어 과목에서 원래 정답인 ④번 지문을 선택한 수험생은 응시생의 약 94%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류가 발생한 보기 ⑤번을 선택한 학생은 약 2%로 수험생 수로 환산하면 5800∼6000명 정도가 된다. 전문가들은 “중상위권 학생들은 대부분 평가원이 제시한 원래 정답을 맞혔다”며 “중하위권 학생들 중 상당수가 복수 정답으로 지목된 ⑤번 지문을 선택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이 수험생들을 중심으로 복수 정답 판정의 효과로 원점수가 오르는 등의 현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5800∼6000명의 원점수가 25번 문항의 배점만큼인 2점씩 오르면 등급컷도 그에 따라 상승하는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입시 전문가들은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1등급 컷에도 영향을 미친다면 현재 약 98점인 1등급 컷이 99점이나 100점으로 오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등급 커트라인이 변하면 98점을 받은 수험생이 복수 정답 인정 때문에 1등급에서 2등급으로 하락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수험생들은 영어 복수 정답을 반대하고 있다. ⑤번 지문을 선택하지 않은 중위권 학생들도 복수 정답의 혜택을 받지 못하면서 등급이나 백분위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생명과학Ⅱ 8번 문항은 상위권 학생들을 중심으로 파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대, KAIST, 주요 대학 의대를 목표로 하는 최상위권 수험생들이 주로 선택한 과목이기 때문에 영어에 비해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평가원이 제시한 정답과 수험생, 전문가들이 지목한 정답 사이에 선택률도 차이가 심해 큰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투스청솔, 메가스터디, EBSi의 가채점 정답 선택률을 보면 평가원이 제시한 정답인 ④번이 약 11%, 수험생과 전문가들이 지목한 ②번이 약 74%다. 대다수 수험생이 평가원의 정답을 정답으로 지목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평가원이 ②, ④번을 모두 복수 정답으로 인정하면 정답률은 11%에서 85%로 뛴다. 만에 하나 논란이 있는 ④번을 정답에서 제외하고 ②번만을 정답으로 인정하는 ‘정답 변경’을 할 경우 정답률은 11%에서 74%로 바뀐다. ④번을 선택한 학생들은 정답이 오답으로 바뀌면 이에 불복해 교육부와 평가원을 상대로 소송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1993년부터 시작된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끊임없이 출제 오류 논란이 일어 왔다. 그때마다 미봉책으로 넘어갔지만 지난해 세계지리 문항 오류에 이어 올해 수능에서도 명백한 오류가 발생함에 따라 전반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촉박한 출제 시간과 검토 과정, 출제진과 검토진의 장벽 등은 이번 기회에 수술을 하지 않는 한 반복해서 오류를 양산할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허겁지겁 출제에 검토까지 부실 ‘단기간 내 합숙 출제’ 시스템은 부실 출제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올 수능도 10월부터 한 달 동안 교수와 교사 등 수능 출제위원 316명이 모처에서 합숙을 하며 출제 작업에 들어갔다. 수능을 약 한 달 남기고 문제를 만들기 시작한 것. 출제위원들은 이 기간에 교과 과정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EBS 교재와 문항 연계율 70%를 유지하며 문제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마치면 시중 참고서와 문제집, 학원 교재를 다시 살피며 혹시 유사한 문항이 없는지 확인하는 작업까지 거쳐야 한다. 이는 문제은행식으로 사전에 문제를 많이 만들어 놓는 미국대학수학능력시험(SAT) 체제와 비교하면 시험 전에 문제를 급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년 수능에 임박해서 출제위원들을 구성하고 단기간에 문제를 만들다 보니 오류가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출제뿐만 아니라 시험 이후 검토 과정도 숨 막히게 진행된다. 시험문제가 수험생과 언론에 공개되고 오류 의혹이 제기되면 평가원은 이를 모아 전문가 검토, 학회 자문 등을 거쳐 최종 정답을 확정해야 한다. 평가원 관계자는 “이후 성적 산출과 성적표 배부, 각 대학 정시 전형이 줄줄이 잡혀 있기 때문에 사실상 열흘 내에 검토와 확정을 끝내야 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평가원도 기관인 이상 오류를 인정할 경우 기관장 사퇴 등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이런 부분도 끝까지 오류를 인정하지 않게 만드는 한 가지 이유다. 지난해 수능 세계지리 문제의 경우 1년이나 지나 오류를 인정하는 바람에 더 큰 혼란을 빚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수능과 대입 전형 기간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수능, 성적 산출, 오류 검토, 대입 전형 등 각 단계 사이에 충분한 시일을 주자는 것.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현실적으로 일정이 빡빡하게 잡혀 있기 때문에 제대로 된 검토와 오류 수정이 힘들다”며 “대학 입학 일정을 미루긴 어렵기 때문에 현재보다 수능을 한두 달 앞당기는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수 일색 출제위원이 문제’ 지적도 교수 중심의 출제위원 구성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번 수능 출제를 담당한 출제위원 316명 중 75% 이상은 대학교수, 나머지는 현직 고교 교사들이다. 교수가 주축이 된 출제위원들이 문항을 만들면 검토위원을 맡은 교사들이 문제를 풀어보고 이상 여부를 판단해 문항 수정을 요청하는 식이다. 수능 검토위원으로 참여했던 한 고교 교사는 “교수들이 고교생들의 지적 수준이나 학습 정도에 대해서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번 생명과학Ⅱ 문항에 대해서도 학교와 학원가에서는 “꼬아도 너무 심하게 꼬았다”는 평이 나온다. 서울의 한 학원 강사는 “올해 생명과학Ⅱ 문제를 제한시간(30분) 내 제대로 풀기란 학원 강사들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생명과학Ⅱ 과목은 만점자가 속출할 정도로 쉽게 출제됐다. 그 때문에 이번 출제에 참여한 교수들이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해야 한다는 압박감만 가지고 수험생 실력은 고려하지 않은 채 문제를 냈다는 지적이다. 수능 난이도를 조정하기 위해 매년 6, 9월 수능모의평가를 실시하지만 막상 교수들은 이를 크게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제 교수들이 검토 교사의 지적을 잘 받아들이지 않는 것도 문제다. 수학처럼 풀이와 답이 명확한 경우에는 교수가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만 과학이나 영어처럼 이론의 여지가 있는 경우에는 검토위원인 교사의 의견이 묵살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 교수와 교사라는 신분 차이로 교사가 지적을 할 경우 출제 교수들이 매우 불쾌해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문항 출제와 검토가 평등하게 이뤄지도록 인적 구성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교수 출제-교사 검토’ 식의 체제가 계속되는 한 제대로 된 검증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출제와 검토 모두 교수와 교사를 반씩 구성한다든지, 검토 작업은 아예 평가원이 아닌 제2의 독립기관이나 외부 교육 관련 기관이 맡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이은택 nabi@donga.com·전주영·임현석 기자}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세계지리 출제 오류에 이어 올 수능에서도 영어와 생명과학Ⅱ 문항의 오류 논란이 불거지면서 수능 출제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출제와 검증, 답안 확정까지 모두 주관하는 지금 방식에서는 검증이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복수정답 논란이 일고 있는 영어 홀수형 25번 문항의 경우 평가원의 허술한 문항 검증시스템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퍼센트(%)와 퍼센트포인트(%P)는 중고교 과정에서 기초적으로 구별해 가르치는 개념. 서울 지역의 한 고교 교사는 “대학교수로 이뤄진 수능 출제위원들이 이런 기초적인 오류조차 걸러내지 못했다는 사실에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어이없어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출제와 검증을 엄격히 하기 위해 현재 평가원 단독 체제의 수능 출제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평가원은 총리실 산하 기관으로, 교육부가 예산을 지원하지만 교육부 감사는 받지 않는다. 이 때문에 교육부가 최근 지난해 세계지리 문제 출제 오류를 인정했는데도 이에 대한 책임은 아무도 지지 않았다. 한 입시전문가는 “평가원이 출제와 검증을 함께 하는 지금 시스템에서 스스로 출제 오류를 인정하기란 쉽지 않다”며 “출제와 검증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수험생을 중심으로 영어와 생명과학Ⅱ 문항의 복수정답 인정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영어 25번 문항에서 원래 정답인 4번을 선택한 정모 군(18)은 “개인적으로는 복수정답을 인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문제가 쉬워 상위권에 동점자가 많아질 텐데 복수정답이 인정되면 표준점수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평가원의 수능 문항 이의신청 게시판에도 ‘복수정답을 인정하지 말라’는 학생들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평가원은 17일 오후 6시까지 이의신청을 마감하고 검토 및 전문가 자문 절차를 밟은 뒤 24일 최종 결과를 발표한다. 생명과학Ⅱ 오류 문항에 대해 평가원은 생화학분자생물학회 등 복수의 관련 학회에 문항 검토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회가 문항에 대한 의견을 평가원에 제출하면 평가원 이의신청실무위원회는 이를 참고로 논의한 뒤 정답을 확정한다. 하지만 상당수 학부모와 학생은 벌써부터 “지난해에 이어 같은 오류를 저지른 평가원의 결과 발표를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이은택 nabi@donga.com·임현석 기자}
대학수학능력시험 뒤 치러진 대입 수시전형 논술고사 응시율이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인문계는 떨어지고 자연계는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수능 뒤 첫 논술고사를 실시한 대부분 대학의 응시율이 60∼70%였다. 15일에는 성균관대(인문) 서강대(자연) 숙명여대(자연) 단국대(자연) 세종대(자연) 등 10개 대학이, 16일에는 가톨릭대 의예과, 경희대, 단국대(인문), 서강대(인문), 성균관대(자연) 등이 논술고사를 실시했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대체로 상위권 수험생을 중심으로 인문계는 응시율이 떨어지고 자연계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인문계 상위권 학생들은 수시보다 정시로 옮겨가고 자연계 상위권 학생들은 안정적으로 수시에 지원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수능 난이도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올해 국어 과목이 예상보다 어렵게 출제되면서 변별력이 확보되자 인문계에서는 상위권 학생들을 중심으로 수시합격을 포기하고 정시를 통해 상향지원을 노리는 학생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자연계는 수학B 과목이 변별력을 잃을 정도로 쉽게 출제되면서 고득점자들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이 때문에 수험생들이 정시에서 벌어질 혼란을 피하기 위해 안정적으로 수시에 몰렸고, 그 결과 자연계는 논술고사 응시율도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각 대학의 논술고사는 대체로 평이하게 출제되었다. 서강대(인문)는 개인과 사회, 정의, 노동의 자유화 등이 주제로 주어졌다. 숙명여대는 ‘병맛 문화의 유행’이 출제됐고 성균관대(인문)는 ‘행복의 기준과 유전적 요인의 영향’, ‘빈곤과 사회’ 등의 주제가 출제됐다. 오종운 이투스청솔교육평가연구소 평가이사는 “고교 교육과정 중심의 출제가 강화돼 대체로 평이하게 나왔다”며 “선행학습 금지법과 고교 교육 정상화 등의 방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지난주 치러진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영어와 생명과학Ⅱ 문항의 출제 오류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수능 세계지리 출제 오류 사태로 수험생과 학부모들을 혼란에 빠뜨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또다시 출제 오류를 범했을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가장 큰 논란은 영어 과목에서 불거졌다. 해당 문항은 영어 홀수형 25번으로 미국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 실태에 관한 도표 자료를 보고 틀린 보기를 찾는 것이었다. 평가원이 제시한 정답은 ‘2012년 e메일 주소 공개 비율은 2006년의 3배 정도’라고 설명한 4번 보기였다. 하지만 5번 보기도 내용이 틀렸다는 주장이 잇달아 제기됐다. 통계 중 ‘휴대전화번호 공개 증가율’ 그래프가 2006년은 2%, 2012년은 20%를 나타냈는데 5번 보기는 이 차이를 ‘18%P’가 아니라 ‘18%’라고 설명했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은 “퍼센트(%)와 퍼센트포인트(%P)는 엄연히 다른데 이를 혼동해 출제했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한 현직 영어강사는 “퍼센트와 퍼센트포인트는 수학이나 물리 과목에서 정답과 오답을 가르는 중요한 기준으로 자주 출제된다”며 “평가원이 이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넘어간다면 다른 과목의 체계까지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생명과학Ⅱ 8번 문항에 대한 이의 제기는 218건으로 가장 많았다. 대장균이 젖당을 포도당으로 분해할 수 있는 효소의 생성 과정을 묻는 문항으로, 평가원이 제시한 정답은 4번 보기(ㄱ, ㄴ)였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 ‘ㄱ’은 정답에 속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ㄱ’은 ‘젖당이 있을 때 대장균에서 중합효소가 결합한다’고 설명했지만 한 정부기관 연구원은 “실제 실험을 하다 보면 젖당이 없을 때도 결합이 일어난다”고 반박했다. 노정혜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도 “보기 ㄱ은 상황에 따라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평가원 “24일 최종 정답 확정해 발표” ▼입시 전문업체들이 가채점을 통한 정답률을 분석한 결과 8번 문항의 정답률은 10∼12%로, 생명과학Ⅱ 전체 문항 중 정답률이 가장 저조했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 평가이사는 “자연계열 수험생 중 생명과학Ⅱ 지원자는 3만3221명으로 대부분 서울대나 주요 대학 의대를 목표로 하는 상위권 학생들”이라며 “2008년 수능 물리Ⅱ 복수정답 인정 사례 등을 고려하면 이 문제도 복수정답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16일 오후까지 평가원의 수능 문제 및 정답 이의 게시판에는 총 660건의 이의 신청이 올라왔다. 영역별로는 과학탐구가 305건으로 가장 많았고 사회탐구(193건), 국어(92건), 영어(49건), 수학(13건), 제2외국어 및 한문(6건), 직업탐구(2건) 순이었다. 사회탐구 영역 중 생활과윤리 과목 7번 문항에 대한 이의 제기도 77건에 달했다. 평가원은 17일 오후 6시까지 이의 신청을 받은 뒤 24일 최종 정답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평가원 관계자는 “아직 이의 신청 접수가 다 끝나지 않아 입장을 말할 순 없다”고 밝혔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만 3∼5세 어린이들의 무상보육을 위한 누리과정 지원금이 2016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4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경기 불황 장기화와 전반적인 무상복지 수요 증가로 재원 마련이 여의치 않을 경우 지원 파행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보육대란 우려도 나온다. 동아일보가 7일 단독 입수한 교육부의 ‘2014∼2018년 누리과정 중기추계 총괄’ 자료에 따르면 누리과정 예산은 2016년에 4조652억2200만 원으로 증가한다. 내년도 예산안 3조9640억여 원에 비해 2.6% 증가한 수치다. 누리과정 지원금이 4조 원을 넘게 되는 것은 지원 대상 연령대의 어린이 수가 131만2856명으로 가장 많아지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는 어린이 한 명당 매월 22만 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교육부는 이 규모를 기준으로 향후 지원금 총액을 추산했다. 교육부는 2016년에 예산 총액이 최고점을 찍은 뒤 어린이 수 감소에 따라 2017년 3조9559억2400만 원, 2018년 3조8782억2800만 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정부의 ‘지방교육재정 정보 공개 내용 분석’ 자료에 따르면 전국 시도교육청이 무상급식과 초등 돌봄교실, 방과후학교 등 교육복지에 지출한 예산은 2010년 2조22억 원에서 2013년 3조8797억 원으로 9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교직원들의 복리후생비도 31% 늘었지만, 노후 교실 보수 등을 위한 시설사업비는 8.1% 줄었다. 한편 정부의 누리과정 예산 편성 요구를 거부했던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내년 누리과정 어린이집 보육료 예산으로 3개월분에 해당되는 900억 원을 우선 편성키로 했다.고성호 sungho@donga.com·이현수·이은택 기자}
정부의 누리과정 예산 편성 요구를 거부했던 전국 시도교육감들이 한시적으로 누리과정 어린이집 예산을 긴급 편성하기로 했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는 6일 오후 대전시교육청에서 긴급회동을 갖고 최근 불거진 누리과정 예산 편성 문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교육감들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중 예산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한시적으로 2, 3개월분 정도를 긴급 편성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다만 예산 형편상 편성이 불가능한 지역(경기도 포함 2, 3곳)은 예외로 한다고 밝혔다. 최근 누리과정은 시도교육청의 예산 부족 사태와 맞물려 논란을 불러왔다. 서울시교육청은 6일 오전까지만 해도 내부적으로 누리과정 중 유치원 예산만 편성하고 어린이집 예산은 편성하지 않는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교육청이 내년 누리과정에 투입하는 예산은 약 6172억 원이며, 이 중 어린이집 보육료는 3657억 원에 달한다. 누리과정 확대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으며, 무상급식은 진보 성향 교육감들의 대표적인 정책이다. 이날 교육감들이 사실상 정부의 누리과정 예산 편성 요구를 일부 받아들이는 모양새를 취함으로써 우려됐던 ‘보육대란’은 다행히 당분간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재정난을 호소해 온 교육감들이 한발 물러선 만큼 정부와 교육부의 추가 예산 편성 여부 등에도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임현석 lhs@donga.com·이은택 기자}
누리과정을 둘러싼 쟁점 중 하나는 현행법이 누리과정 예산 부담을 누구의 책임으로 규정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영유아보육법 시행령을 근거로 “시도교육청의 책임”이라고 주장한다. 반대로 야당과 전국 시도 교육감은 상위법인 영유아보육법,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근거로 “중앙정부의 책임”이라고 맞서고 있다. 지난해 2월 개정된 영유아보육법 시행령 제23조 1항은 무상교육의 비용을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른 보통 교부금으로 부담한다고 규정했다. 보통 교부금이란 시도 교육청의 재정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매년 중앙정부가 지급하는 돈을 말한다. 이는 시도 교육청의 예산으로 편성돼 교육청의 주요 정책이나 사업에 쓰인다. 정부는 이 조항에 따라 정부가 매년 교육청에 주는 교부금으로 누리과정 지출을 교육청이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이 조항이 상위법인 영유아보육법 제34조 3항과 배치될 소지가 있다는 것. 3항은 무상교육 실시에 드는 비용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거나 보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국가에 1차적인 예산 부담이나 최소한의 보조 의무를 지우고 있다. 야당과 교육청은 이 조항을 근거로 들며 하위법인 시행령이 상위법을 일탈했다고 주장한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에게 제출한 법 해석에 따르면, 이를 해석한 자문위원 4명 중 3명은 야당과 교육청 손을 들어줬다. 누리과정 예산을 교육청 교부금에서 부담하도록 하는 것은 교부금 본래 사용 목적인 ‘교육’이 아니라 ‘보육’에 쓰는 것이기 때문에 법 위반이라는 해석이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은 교부금의 사용 목적을 ‘교육’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결국 문제는 영유아보육법과 시행령 사이의 괴리가 해결돼야 끝날 것으로 보인다. 교육청 입장에서는 하위법인 시행령이 상위법인 법률에 어긋난다는 점을 들어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헌재의 결정이 언제 나올지 기약할 수 없기 때문에 갈등이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법 사이의 괴리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의견도 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경기 용인시 기흥구의 한 초등학교는 올 2학기 오전 9시 등교제 실시로 등교시간이 30분 늦춰졌다. 1학기보다 아침에 30분 정도 여유가 생긴 학생들은 “좀 더 충분히 자고 아침을 먹으면서 부모님과 이야기도 많이 나눌 수 있어서 좋다”는 반응이 많았다. 경기 성남시의 서현고는 등교 시간이 늦춰지면서 아침 풍경이 달라졌다. 1학기만 해도 8시까지 등교한 학생들이 잠이 덜 깬 모습으로 1교시 수업에 임하곤 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아침마다 자율 동아리 모임이 점점 더 활성화되고 있다. 수업 시작 전까지 함께 모여 신문기사를 읽고 토론을 하거나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공부를 가르친다. 참석 여부는 전적으로 본인의 의사이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택하다 보니 참여율도 높아지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3일 9시 등교제를 전격 발표한 배경에는 경기도교육청의 이런 선행사례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9시 등교제는 6·4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진보 성향 교육감들이 함께 추진한 공약이지만 그동안 서울시교육청은 도입을 망설여왔다. 8월 초 조 교육감이 내부적으로 9시 등교제에 대한 의견을 모았을 때도 일선 장학사들은 “서울은 경기보다 맞벌이 부부들이 훨씬 많고 사정도 다르다”며 대체로 반대 의견을 많이 내놓았다. 하지만 이 제도는 경기지역에서 현재 초중고교 중 90% 이상이 실시하고 있어 일단 정착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관내 초등학교 96.7%, 중학교 94.5%, 고등학교 67%가 시행 중이다. 각 학교들은 다양한 학교 자체 프로그램을 운영해 9시 등교의 이점을 살리고 있다. 안성시 죽산고는 관현악단 모임이나 축구교실을 열고, 과천시 과천여고는 희망자에 한해 요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도 있다. 맞벌이를 하는 ‘직장맘’들 중에는 출근시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여전히 자녀를 일찍 등교시키는 경우도 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김모 씨는 “학교는 아이를 늦게 등교시키라고 하고, 직장에서는 나보고 빨리 출근하라고 한다”며 “고육지책으로 아이를 일찍 등교시키지만 친구들이 오기 전 혼자 시간을 보낼 걸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고등학교는 자녀의 대학입시와 성적에 민감한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여전히 9시 등교제를 반대하는 여론이 많다. 특히 고3 학생들은 모든 생활패턴이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9시 등교제가 혹시나 이를 깨뜨리지 않을까 걱정하는 학부모도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9시 등교제는 경기도교육청의 모델과 방식을 그대로 따를 것으로 보인다. 시교육청이 각 초중고교에 9시 등교제의 장점을 알리고 시행을 권장하면, 최종 시행 여부는 각 학교장이 재량으로 결정하는 방식이다. 경기지역도 현재 학교장과 학부모들이 도입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은 학교는 여전히 9시 등교제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와는 달리 9시 등교제의 경우 교육부도 관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맞벌이 부모들과 자녀의 학력 저하를 걱정하는 학부모들 중심으로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경기에 이어 내년부터 서울에서도 ‘초중고교 9시 등교제’가 추진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3일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 오전 8시∼8시 반인 등교시간을 9시로 변경하는 교육환경 개선안과 새 교육정책을 발표했다. 조 교육감은 이날 회견에서 “내년 9시 등교제를 도입하기 위해 학교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나가겠다”며 “이는 청소년의 신체적 특성에 맞는 적절한 수면과 휴식을 통해 학습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를 위해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의 의견을 수렴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토론회, 공청회 등을 개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늦은 등교시간을 이용해 이른 아침 사교육이 성행하는 것을 막기 위한 관련 조례도 제정하기로 했다. 먼저 9시 등교제를 시행한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관내 학원에서 아침 이른 시간에 학원 수업이 개설되거나, 맞벌이 부부들이 출근에 지장을 받는 등의 부작용이 있었다. 조 교육감은 “서울시의회와 협조해 이른 아침시간 학원 수업 개설을 금지하는 조례를 제정할 계획”이라며 “이와 함께 아침 체육수업을 확보하거나 도서관을 개방하고 학교 자체 프로그램을 만들어 부작용을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이청연 인천시교육감도 이날 “학생들의 건강권과 효율적인 수업을 위해 등교시간을 조정하겠다”며 “인천지역 학생을 대상으로 등교 희망시간 설문조사를 실시해 내년부터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9조는 수업 시작 시간과 끝 시간을 학교장이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올 2학기부터 9시 등교제를 실시하고 있는 경기도교육청도 개별 학교장이 이를 반대할 경우에는 강제하지 못한다. 실제 일부 경기지역 초중고교는 여전히 9시 등교제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서울시교육청도 정책 추진 의사는 이날 밝혔지만 실제 최종 결정은 각 학교에 맡길 것으로 보인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