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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가 27일 박근혜 정부 당시 여권(현 야권) 추천으로 임명된 강규형 KBS 이사(명지대 교수) 해임건의안을 의결했다. 강 이사 해임 후 현 정부 성향의 보궐이사가 선임되면 KBS 이사진은 여권 주도로 재편돼 고대영 KBS 사장 등 경영진 교체 수순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방통위는 이날 오전 강 이사의 소명을 듣는 청문 절차를 거친 뒤 오후 5시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고 강 이사의 해임건의안을 의결했다. 전체 방통위원 5명 중 자유한국당 추천인 김석진 위원은 회의 진행 방식에 반발해 퇴장했고 나머지 위원 4명이 강 이사 해임을 제청하기로 합의했다. 강 이사의 임기는 내년 8월까지다. 방통위는 “감사원 감사 결과 강규형 이사는 업무추진비를 사적 용도로 쓴 규모가 크고 KBS 이사로서의 품위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행정절차법에 따라 사전통지와 청문을 거쳐 해임 건의안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지난달 24일 KBS 이사진이 총 1175만4000원을 휴대전화 등 개인물품 구입, 개인동호회 활동, 단란주점 등에서 부당 사용했다고 발표했다. 감사원은 강 이사가 애견동호회 등에서 327만3000원을 사적으로 유용한 것으로 봤다. 대통령이 강 이사에 대해 해임권을 행사하면 방통위는 30일 이내에 보궐이사를 선임해야 한다. KBS 이사는 방통위가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강 이사 해임 후 여권 성향의 보궐이사가 선임되면 KBS 이사진의 야권과 여권 추천이사 비율이 6 대 5에서 5 대 6으로 역전된다. 이사진은 재적 이사 과반수 찬성으로 안건을 의결할 수 있다. 향후 여권 우위로 재편될 KBS 이사회가 이인호 이사장 불신임안을 처리한 뒤 고대영 KBS 사장 해임 절차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는 이날 “늦었지만 방통위가 법이 정한 절차를 지키고 KBS 정상화를 위한 물꼬를 튼 것을 환영한다”며 “고대영 사장은 해임의 길을 걷기보다 이제라도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인호 이사장이 끝까지 자리를 내려놓지 않는다면 새로운 이사회는 이 이사장에 대한 불신임안 처리를 서둘러야 한다”며 “늦어도 1월 중순까지는 고 사장 해임안이 의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 반면 이날 이인호 KBS 이사장은 최재형 감사원장 후보자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올해 10월부터 4주간 진행된 특별감사는 표적감사, 청부감사였다는 인상을 받지 않을 수가 없다”며 “만약 잘못된 방향으로 실시된 특별 감사의 여파로 KBS 이사가 강제 퇴진당한다면 그것은 감사원의 역사에서 영원한 오점으로 남게 될 것임을 감히 지적해 드린다”고 밝혔다.신수정 crystal@donga.com·김민 기자}

“‘여자의 적은 여자’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실은 여자의 적으로 살아온 거 아닌가요?”(tvN ‘비밀의 숲’ 한여진) “오늘부터 1일 하죠. 아니 왜 이렇게 오래 걸려요? ‘네, 아니요’로 빨리 말해요. 아∼ 나 진짜!”(KBS2 ‘마녀의 법정’ 마이듬) 남자보다 멋진 여자들의 멘트에 에이전트28(조윤경)의 동공이 수차례 흔들렸다. ‘나쁜 놈’ 때려잡겠다고 강력계에 지원해 ‘여자는 ○○하다’란 정의에 발끈하고 불의에 타협하지 않으며 진실을 밝혀낸 ‘비밀의 숲’ 한여진(배두나). 단 한 번의 망설임도 없이 사랑도 사건도 적극적으로 주도해 나간 ‘마녀의 법정’ 마이듬(정려원)까지. 누군가가 구해주거나 먼저 안아주길 기다렸던 여주인공이 달라졌다. 에이전트28은 에이전트0(김민)과 함께 올 한 해 지구인들을 설레게 한 드라마 속 여성 캐릭터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 사이다 뛰어넘은 ‘회초리녀’ vs 티 없이 순수한 ‘빨강머리 앤’ ▽에이전트28=2017년엔 나의 일과 감정을 앞세운 적극적인 여성들이 환영받았군. 과거 MBC ‘왔다! 장보리’의 악녀 연민정(이유리)은 ‘사이다녀’라는 별명을 얻으며 주인공 못잖은 인기를 누렸어. 착한 여주인공이 답답했거든. 올해는 ‘아버지가 이상해’의 주인공 중 하나였던 변혜영(이유리)이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꾸짖어 ‘회초리녀’라는 반응까지 나왔지. ▽에이전트0=‘마녀의 법정’의 마이듬이 그런 면에서 독특해. 아예 처음부터 “나는 약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일한다!”고 주장하잖아. 착하고 순진하기만 했던 여주인공들과 달리 대놓고 스스로의 성공을 소중히 여기고 그 가운데서 약자를 보듬게 되는 과정이 신선했어. ▽에이전트28=정반대 캐릭터로 사랑받은 주인공도 있긴 해. tvN ‘도깨비’에서 지은탁(김고은)은 한없이 해맑고 긍정적인 여고생이었잖아. 순수함으로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주는 ‘빨강머리 앤’과 ‘신데렐라’를 결합한 캐릭터랄까. ▽에이전트0=요즘 달라진 건 그런 순수하고 어린 캐릭터에 불쾌함을 느끼는 시청자도 생겼다는 거야. 가수 아이유가 tvN ‘나의 아저씨’에 출연한다고 하자 줄거리도 나오기 전에 “또 40대 남자와 20대 여자의 로맨스냐”며 논란이 됐잖아. 순진한 여성 캐릭터의 인기는 페미니즘의 반대급부로 생겨난 ‘키다리 아저씨 판타지’로 보는 의견도 있어. ○ 흙수저로, 엄마로 살아남기 ▽에이전트0=‘흙수저+청년+여성’ 조합도 눈에 띄어. 드라마 ‘쌈, 마이웨이’나 ‘황금빛 내 인생’의 여주인공들은 가진 것 없는 사회 초년생이야. ▽에이전트28=이영미 대중문화평론가는 “드라마 속 신데렐라가 사라졌다”고 말했어. 실현 불가능한 일에 환상을 갖기조차 힘들단 거야. 백마 탄 재벌 2세가 나타나 부와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이야기는 이제 설득력이 떨어졌다고. ▽에이전트0=난 드라마 ‘고백부부’에서 장나라의 엄마 고은숙(김미경)의 높은 비중도 반가웠어. 딸과 엄마 사이의 특별한 관계를 잘 그려서 ‘보고 나면 친정 엄마에게 전화하는 드라마’라는 얘기까지 나왔잖아. ▽에이전트28=노희경 작가는 “엄마를 위한, 엄마에 대한 드라마가 없다”고 말했지. 기존 엄마들은 주인공의 사랑을 가로막는 장애물이거나 곁에서 조언하는 일종의 플롯을 위한 장치에 불과했으니까. ▽에이전트0=SBS 예능 ‘미운우리새끼’에서도 어머니들이 ‘모(母)벤저스’ 열풍을 만들었지. 가족에 대한 애정 후회 걱정 애증과 같은 보편적 정서를 터치한 것이 사랑받은 이유일 거야.○ 여성들의 목소리는 더 다양해질 것 ▽에이전트28=미국 메리엄웹스터 사전은 올해의 단어로 ‘페미니즘’을 꼽았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우버 내 성희롱을 폭로한 수전 파울러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지. 파울러의 용감한 고발은 성폭력 피해 고발 운동인 ‘미투(Me Too)’ 캠페인을 촉발시켰어. 영미권에서도 여성성이 이슈로 떠오른 거야. ▽에이전트0=한국 드라마에서 여성 캐릭터의 변화는 여성들 스스로도 알지 못했던 정체성을 발견한 결과인지도 몰라. 남성과 가정을 꾸려야만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여성이 사회에 진출하고 중심에 서면서 그 이미지도 더 다양해질 수 있었던 거야. ▽에이전트28=공희정 평론가는 “당분간은 여성이 중심이 된 이야기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지. 내년엔 어떤 여성 캐릭터들이 또 나올지 기대가 되는군.(다음 화에 계속) 조윤경 yunique@donga.com·김민 기자}

암실처럼 어두운 실내에 덩그러니 놓인 테이블. 각진 형광등에서 새어나오는 흰 불빛이 유일한 조명이다. 한 방향에서만 비추는 빛은 인물의 얼굴에 날카로운 각을 지게 만든다. 이 덕분에 분위기는 차갑고 건조하다. 영화 ‘내부자들’의 조국일보 간부회의 장면이다. 21일 찾은 서울 마포구 동아디지털미디어센터(DDMC)의 채널A ‘외부자들’ 세트는 이 회의 장면을 그대로 본뜬 모습이었다. 앞면을 제외한 모든 곳이 벽으로 둘러싸인 세트 내부에는 카메라가 보이지 않았다. 14대의 카메라는 벽면 선반의 책 사이로 출연진을 촬영했다. 내부자들만큼이나 날카로운 시선으로 이슈를 파고든 ‘외부자들’이 27일 방송 1주년을 맞는다. 묵직한 입담과 날 선 풍자로 시청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 준 외부자들 출연진은 그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주제로 국정농단 사건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꼽았다. “탄핵 선고 때 울컥했어요. 박근혜에 대한 미움이 아니라 실패한 보수 진영 논리가 저물고 한국 사회가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간다는 생각이 들어서요.”(전여옥 작가) “안타깝고 짠했어요. 보수가 제대로 된 정체성을 갖지 않고 배제의 정치를 했기에 괴멸 상태에 빠진 것이죠.”(진중권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 “저는 수감생활을 경험했잖아요. 그 덕분에 리얼할 수 있었죠. 감옥에서 어떤 심경 변화를 겪는지 아무나 예측할 수 없거든요.(웃음)”(정봉주 전 의원) “제 얘기를 듣고 사드 배치를 반대한 사람이 입장을 바꿨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내 논리가 시청자에게 통해 뿌듯했죠.”(안형환 전 의원) ‘외부자들’ 제작진은 기획 단계에서 보수·진보와 이론·현실의 네 가지 축을 두고 출연진을 섭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중권(진보·이론), 정봉주(진보·현실), 전여옥(보수·이론), 안형환(보수·현실)이다. 이 때문에 진 교수의 주장에 정 전 의원도 ‘현실성이 없다’고 비판하는 토론이 가능했다. “2012년 대선을 겪고 상대편을 적으로 돌리는 게 올바른지 자문한 적이 있어요. ‘외부자들’로 진영 밖에도 연대할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됐죠.”(진 교수) “일부 극우 경향의 사람들이 세월호 참사를 폄하했을 때 전 작가나 안 의원이 보수가 더 슬퍼해야 한다고 말해줘서 고마웠어요.”(정 전 의원) 전 작가는 ‘외부자들’을 통해 가장 솔직한 자신의 모습을 시청자에게 보여줬다고 했다. “정치를 하면서 남의 인생을 사는 저의 모습이 안타깝다는 얘길 들었어요. 그동안 제 마음을 움켜잡고 살았는데 외부자들 제작진에는 제 마음을 맡겨요. 지금 제 모습에 실망했다는 분에게는 ‘외부자들 꼭 좀 봐주세요’라고 이야기해요.” 안 전 의원은 “52주 동안 결방이 한 번도 없었는데 저도 방송사 근무를 해봤지만 매우 드문 일이고 의미가 있다”고 했다. “많은 사람이 부정적으로 보고 냉소하지만 결코 그것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정치라는 주제에 대해 꾸준히 이야기하고 관심 갖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도쿄제국대 출신 문학 엘리트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담았다. ‘문학부를 둘러싼 병 진료 기록’이라는 부제로 시작하는 책은 문학도들의 순수를 가장한 체제 순응과 왜곡된 출세욕을 다각도로 진단했다. 자각 증상, 병력, 병의 원인, 자기 진단, 증상의 예, 전염, 합병증 등의 소제목으로 구성된다. 책은 특히 1940년대 전후의 일본 근대화와 긴밀히 연관된 독일 문학 수용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타 외국 문학과 달리 독일 문학은 교직으로의 진출이 보장되는 학과였다. 도쿄제국대 독문과 출신 다카하시 겐지(高橋健二·1902∼1998)는 평화주의자 헤르만 헤세를 일본에 소개한 인물이다. 그는 1939년 다툼과 박해를 슬퍼하는 심정을 담은 헤세의 시집을 소포로 받은 기쁨을 에세이로 기고하고는, 같은 해 히틀러의 동방 정책을 높이 평가하는 기사를 다른 잡지에 실었다. 문학 엘리트들은 당시 출세 관문이었던 법학부 등에 진학하지 않고 문학을 택했음에도 지식인으로서의 체제 저항이나 전쟁 반대의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오히려 나치즘을 찬양해 일본의 군국주의화를 떠받친다. 그리고 전쟁이 끝나서는 헤세의 소개자 등 순수한 문학도의 탈을 쓰고 아무렇지 않게 복귀했다. 저자는 이들의 행동 기저에 깔린 출세욕, 순응주의, 여성 혐오와 남성 동맹 등을 꼬집는다. 저자는 1958년 태어나 도쿄대 대학원에서 독일 문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고 현재 모모야마학원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스스로도 아카데미에 속한 저자가 내리는 이른바 ‘순수 학문’에 대한 지적은 현재에도 생각할 거리를 준다. 체제를 향한 모호한 태도, 지식인 특유의 그럴싸해 보이는 발언, 속세의 욕망을 내던진 삶을 보여주려는 허영심에 대한 지적이 날카롭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소상공인연합회는 21일 서울 여의도 웨딩컨벤션에서 ‘2017 올해의 보도대상’ 시상식을 열고 소상공인의 모습을 따뜻하게 담아온 채널A ‘서민갑부’에 종합편성채널 부문상을 수여했다. 2014년 12월 20일 첫 방송을 시작한 서민갑부는 자수성가한 소상공인 157명의 독한 성공 비결을 전해왔다. 자체 최고 시청률(3.751%)을 기록한 108회 ‘노숙자에서 25억 자산가로! 파란만장 남영 씨의 인생 2막’에는 노숙 생활을 하던 김남영 씨(59)가 우연히 잠들었던 폐가를 초가집으로 개조해 추어탕 장사를 시작한 뒤 7년 만에 연 매출 25억 원을 기록한 사연이 공개됐다. 김 씨가 사업 실패로 멀어진 아들과 제주 밤바다를 보며 서로의 마음을 토로한 화해 장면은 시청자들의 눈시울도 붉혔다. 방송을 본 손님들의 “마음이 아파 나도 눈물 흘렸다”는 격려 전화가 가게로 수차례 걸려왔다는 후문이다. 157회까지 제작된 서민갑부는 음식뿐만 아니라 생활 집기, 도배, 한옥 리모델링이나 헌옷 같은 생활 밀착형 아이템, 주부 창업 성공기 등 다양한 소재를 담았다. 맨바닥에서 역경을 딛고 일어난 서민갑부들의 삶은 따뜻한 감동을 안겼으며 지난해 3월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서민갑부를 연출하는 신정호 PD는 “만 3년 동안 제작된 프로그램이 꾸준히 사랑받은 것은 모두 출연해주신 소상공인 덕분”이라며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고객이 원하는 것을 고민하고, 업무 시간 중에는 잠시도 자리에 앉아계시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제가 더 많이 배웠다”고 밝혔다. 서민갑부는 매주 목요일 오후 9시 50분에 방송된다. 이날 소상공인연합회는 올해 7월 발간된 주간동아 1095호의 커버스토리를 통해 최저임금 인상 영향을 보도한 주간동아 김유림 기자에게 종합보도 부문상을 수여했다. 소상공인연합회 측은 “김유림 기자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소상공인의 현실을 집중 조명하며 각국의 현실을 비교하고 향후 닥쳐올 파장 등을 종합적으로 조명해 최저임금과 관련한 사회적 대책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채널A의 서민갑부와 주간동아 김유림 기자 외에도 △일간지 부문(매일경제 서찬동 기자) △주간 및 월간지 부문(시장경제신문 김흥수 기자) △경제전문지 부문(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뉴스통신사 부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등 모두 10개 부문에서 상을 수여했다. 정세진 mint4a@donga.com·김민 기자}
“문 열면 돈 나간다!” 흰 바탕에 커다란 명조체로 적힌 문구가 시선을 잡아끈다. “아시죠? 냉장고는 문을 열 때마다 전기료가 나갑니다.” 1995년 1월 28일 동아일보 16면에 등장한 이 광고는 에너지 효율을 강조한 ‘삼성바이오냉장고 문단속’의 광고다. 1990년대 한국 사회는 소비 수준이 향상되면서 마케팅이 활발해졌고 기발한 광고 카피들이 꽃을 피웠다.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과학’이라는 에이스침대의 카피도 1993년 탄생했다. 정보 전달은 물론이고 소비자의 욕망을 자극하는 광고 카피의 역사는 한국 사회의 흐름을 반영한다. 광고 언어에 관한 연구들에 따르면 1960년대 광고 카피는 비교적 완결된 문장을 많이 사용했다. 1962년 새나라자동차공업주식회사의 자동차 박람회 광고는 ‘자동차의 국산화 시대는 왔다! 앞으로 완전 국산화될 자동차의 실물은 이렇다!’는 카피를 사용했다. 정보 전달에 방점을 뒀기에 구체적 설명조의 문장이 흔하다. 산업화와 경제 성장이 가속되기 시작한 1970년대부터는 직장과 일에 관한 단어가 등장하기 시작한다. 1977년 종근당의 진통제 ‘사리돈’ 광고는 “직장 여성이 웃음을 잃을 때…”라는 카피를 사용했고 1985년 ‘표준전화영어’ 광고는 “직장에서 좋은 대우를 받고 싶은 분―첫발을 헛디디지 말아야 합니다!”라고 강조한다. 1980년대는 돈과 가격에 관한 단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소비자를 중심으로 한 마케팅이 활발해지면서 광고도 욕망에 좀 더 솔직해졌다. 1990년대에는 비주얼 의존도가 증가했고 1994년엔 목욕 제품 신문 광고에 남녀 누드 사진도 등장했다. 외환위기를 겪은 1998년에는 ‘우리는 불황을 몰라요’처럼 불안감에 호소한 광고 카피도 많았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2002년 현대카드의 광고 카피는 여가와 삶의 질을 중시하는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1998년에는 전남 담양 죽녹원을 배경으로 한 ‘또 다른 세상을 만날 땐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라는 SK텔레콤의 광고 카피도 화제가 됐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학교 폭력에 휘말려 우정도 인생도 모두 무너진 고등학생 석동철(OCN ‘구해줘’).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파일럿인 형마저 비행기 사고로 잃은 입양아 김민준(KBS2 ‘매드독’). 배우 우도환(25)은 상처를 품은 역할을 잇달아 연기하며 단숨에 주목받았다. 흔히 배우가 쉽게 주목받는 장르는 시청자도 배우를 사랑하게 만드는 멜로다. 하지만 우도환은 사이비종교, 보험사기, 다단계(영화 ‘마스터’) 등 독특한 주제를 연기해왔다. 18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난 우도환은 첫 주연을 맡았던 ‘구해줘’의 석동철 역에 애정이 많았다. 그는 “‘구해줘’의 김성수 감독님은 동철이가 판타지적 캐릭터라 했는데, 저는 만화책을 많이 봐서 그런지 동철이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지진 않았다”고 말했다. 동철이가 친구에게 배신당해 외톨이가 되는 모습, 알코올 의존증 아버지에 대한 안타까움, 불의에 생각 없이 달려들고 보는 매력에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었다는 것. 그는 “왠지 멋지고 잘생긴 주인공보다는 사연이 있는 캐릭터에 좀 더 끌린다”고 말했다. 문제는 사투리였다. ‘구해줘’는 가상의 시골마을이 배경이지만 인물들은 경북 사투리를 썼다. 우도환은 “동철이 역이 너무 하고 싶어 ‘사투리는 그냥 하면 되겠지’ 하고 덤볐는데 두 달 동안 매일 밤 우는 심정으로 사투리를 연습했다”고 했다. “사투리를 배우려고 혼자 대구도 찾아갔어요. 처음엔 시장에서 말을 엿들었는데 직접 대화를 하고 싶어 점집에 들어갔어요. 그런데 말씀이 하도 빨라 ‘경찰을 하라’는 말밖에는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복채 3만 원을 그냥 날렸구나 싶었죠.” ‘구해줘’가 종영하고 한 달이 안 돼 시작한 KBS2 ‘매드독’의 김민준은 천재 사기꾼이었다. 그의 능글맞은 연기 덕분일까. 우도환은 “매드독 이후 길에서 ‘비행기 동생?’이라고 묻거나 ‘얀 게바우어(극중 독일 이름)!’라고 알아보는 분이 많아졌다”고 했다. 그는 “민준이는 속을 알 수 없는 인물이고 개연성을 위해 어디까지 숨겨야 하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했다. 그는 “동철이와 달리 자신감이 넘쳐 차렷 자세보다 뒷짐 지는 순간이 많았고 안 건축사무소에 잠입할 땐 사회 초년생의 느낌을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우도환은 드라마 촬영을 마친 후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이 만화책을 읽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는 40만 원가량 하는 만화 ‘원피스’ 전권을 최근 자신에게 주는 선물로 구매했다. 그는 “만화책을 집에 쌓아놓는 게 로망이었다”고 말했다. “‘원피스’의 등장인물 중 ‘조로’를 제일 좋아해요. 만화 속 다양한 개성을 지닌 인물들이 각자의 꿈을 갖고 함께 여행을 떠나고, 난관에 부딪혀서 더 강해지는 것을 보고 대리만족을 얻습니다. 공교롭게도 ‘매드독’과 ‘구해줘’도 동료애를 주제로 한 작품이지요.” 그는 드라마 중에 가장 좋아했던 작품으로 ‘추노’를, 가장 인상깊었던 영화로는 ‘아마겟돈’을 꼽았다. 그는 “로맨스가 너무 하고 싶다”면서도 이내 “액션, 스포츠를 좋아해 남성미가 있는 작품도 끌린다”고 했다. 향후 계획을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휴식 계획은 없습니다. 제 마음을 울린다면 어떤 장르든 도전할 생각입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2017년 방송가와 가요계에는 일상, 가족, 참여, 소통에 관한 이야기로 가득 찼다. 연초 드라마 ‘도깨비’ 신드롬이 국내를 달군 뒤 연말에는 방탄소년단의 해외 선전이 빛난 한 해였다.○ 한국형 판타지 멜로 새로 쓴 ‘도깨비’ 김고은, 공유 주연의 tvN 10주년 특별기획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신 도깨비’는 시공간과 생사를 넘나드는 도깨비와 그의 신부 이야기로, 지난해 12월 처음 방송됐다. 한국형 판타지라는 독특한 장르를 표방한 이 드라마는 올해 1월 21일 방송된 마지막 회에선 시청률 20%(평균 20.5%, 순간 최고 22.1%·닐슨코리아)를 넘기며 국민적 화제로 떠올랐다. 도깨비 신드롬은 음악, 출판, 광고 등 다른 분야로까지 이어지며 온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가수 에일리의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를 비롯한 드라마 수록곡들은 여타 가요를 누르고 각종 음원 순위를 평정한 뒤 1년 내내 차트에 머물렀다.○ 범위 확장하며 인기 지속한 관찰 예능 TV 예능과 드라마는 한 해 동안 일상과 가족을 향해 집요하게 카메라를 들이댔다. 이들 프로는 배우자(SBS ‘싱글와이프’)와 부부 생활(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신혼생활(tvN ‘신혼일기’), 연애(채널A ‘하트시그널’), 여행(MBC every1 ‘어서와∼한국은 처음이지?’)으로 소재를 넓혀갔다. 일부 중장년의 취미로 여겨진 낚시에서 보편적 재미 코드를 발굴해낸 채널A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SBS ‘미운 우리 새끼’는 이상민의 ‘궁셔리(궁상+럭셔리)’ 콘셉트로 화제를 모으면서 20% 넘는 시청률을 확보했다. 일각에서는 연예인 가족이 출연하는 예능에 대한 ‘세습 논란’도 제기됐다. KBS2 ‘김생민의 영수증’은 말 그대로 시청자의 영수증까지 공중파로 끌어들였다. 진행자 김생민은 영수증 속 불필요한 소비를 발견하면 ‘스튜핏!’이라 꾸짖고, “안 사면 100% 할인”이라는 기발한 절약 슬로건을 내걸어 공감을 샀다. 김은영 대중문화평론가는 “자연스러움 속에 희소한 것들을 보여주는 형식이 인기를 끌었다”면서 “‘김생민의 영수증’처럼 팟캐스트형 포맷이 지상파에 안착하는 경향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케이팝 역사 경신한 방탄소년단 7인조 남성그룹 방탄소년단은 1년 내내 기록을 경신했다. 5월 빌보드뮤직어워즈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에서 팝스타 저스틴 비버를 제치고 수상했다. 9월 낸 ‘LOVE YOURSELF 承-Her’ 음반으로 빌보드 앨범차트 7위, 11월 신곡 ‘MIC Drop’ 리믹스 버전으로 빌보드 싱글차트 28위까지 올랐다. 11월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축하무대, 12월 NBC ‘엘런 디제너러스쇼’ 등이 TV와 소셜미디어로 전파되며 세계적으로 인기가 확산됐다. 미주 지역의 팬들이 이들의 여러 곡에 걸쳐 한국어 가사를 따라 부르고 한국어로 멤버별 응원구호를 외치는 장면이 미국의 공중파를 강타한 장면은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 신드롬 때도 보지 못한 진풍경이었다.○ ‘오늘밤 주인공은 너야 너’… 워너원과 아이돌 경연 프로 붐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 2’가 배출한 프로젝트 남성그룹 워너원은 평소 아이돌에 관심이 없던 이들의 손에도 응원봉을 들려줬다. 이 프로에서 ‘국민 프로듀서’(시청자) 투표 상위 11위로 구성된 워너원은 서울 고척스카이돔 무대를 데뷔와 동시에 응원봉 물결로 채워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연습생 신분이던 이들의 데뷔음반이 100만 장 이상 팔리며 기존 아이돌의 성과를 넘어섰다. ‘프로듀스 101’ 출신으로 워너원에 합류하지 않은 다른 출연자들이 뭉친 그룹까지 인기를 얻고 유사 프로그램들도 우후죽순 생겼다. 워너원이 청소년을 겨냥한 교복, 치킨뿐 아니라 커피, 맥주, 화장품까지 다양한 상품의 모델로 활약한 것도 이들의 팬덤이 TV를 통해 전 연령대로 확장됐음을 보여줬다. 서정민갑 대중음악평론가는 “워너원, 방탄소년단의 성공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것은, 아이돌과 가수가 선망이나 공감의 대상에서 함께 만들고 공유하는 대상으로 바뀐 것”이라면서 “소셜미디어의 발달 역시 대중문화 전반에 걸친 소비 패턴 변화에 영향을 줬다”고 짚었다. 임희윤 imi@donga.com·김민·조윤경 기자}

YG엔터테인먼트 산하 더블랙레이블 소속 래퍼·프로듀서 쿠시(33·김병훈·사진)가 마약 구매·흡입 혐의로 최근 불구속 입건됐다. 쿠시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2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코카인을 투약한 혐의다. 레게 힙합팀 ‘스토니스컹크’에서 활동한 그는 2009년 2NE1의 ‘I Don‘t Care’, 2014년 자이언티의 ‘양화대교’ 등 다수의 히트곡을 공동 작곡했다. 쿠시는 우울증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YG는 소속 그룹 ‘빅뱅’의 멤버 탑(30·최승현)이 대마 흡연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지 5개월 만에 다시 마약 논란에 휩싸였다. 앞서 2011년에는 빅뱅 멤버 지드래곤이 대마초 흡연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고 2010년에는 2NE1의 멤버 박봄(탈퇴)이 마약류 밀수 협의로 입건유예 처분을 받았다. 연달아 이어지는 논란에 누리꾼들은 “대중문화산업을 이끌고 있는 YG가 가진 사회적 영향력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비판하거나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른 누리꾼은 “개인의 책임을 회사 전체로 돌릴 수는 없다”거나 “다른 소속 아티스트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받고 그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대한언론인회가 원로 언론인들의 취재 뒷이야기를 묶은 ‘취재현장의 목격자들+’(청미디어·사진)을 최근 출간했다. 이 책은 언론인 30여 명이 1964년 도쿄 올림픽을 비롯해 1980년 5·18민주화운동 등의 현장에서 취재하고 기사에 담지 못한 비화와 사연, 중요한 사실들을 소개했다. 대한언론인회는 중앙일간지 또는 방송기자, 통신사 기자로 10년 이상 활동한 언론인 600여 명의 모임이다. 대한언론인회 이병대 회장은 “때로는 위험천만한 취재 현장의 모습들을 통해 남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알려야 한다는 기자들의 사명이 무엇인지 진면목을 보게 한다”며 “언론인들의 애환과 기자 정신이 후배 언론인에게는 공감을, 일반인에게는 재미와 이해의 폭을 넓히길 바란다”라고 밝혔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분홍 저고리에 노란 치마, 가채를 쓰고 미국 필라델피아 거리를 누비며 기타를 연주한다. 미셸 조너(28)의 솔로 프로젝트 밴드 ‘재퍼니즈 브렉퍼스트(Japanese Breakfast)’의 ‘Everybody Wants to Love You’의 뮤직 비디오다. ‘In Heaven’에서는 노래방에서 ‘소맥’을 마시고 한국 마트를 누비며 “너는 천국을 믿니?”라고 노래한다. 서울에서 태어나 아버지 나라인 미국에서 자란 그는 스스로를 한국인으로 소개한다. 밴드 이름은 이질적인 느낌이라 사용했을 뿐 특별한 의미는 없다는 게 그의 말이다. 암으로 한국인 어머니를 잃은 고통을 적나라하게 털어놓는 그는 지난해 4월 데뷔 직후 미국 대중문화 잡지 롤링스톤에서 주목할 신인으로 꼽혔다. 롤링스톤은 “긴장감 넘치면서도 통통 튀는 팝 음악은 깊은 감성을 담는 미셸 조너의 재능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7월 발표한 두 번째 앨범 ‘Soft Sounds from Another Planet’도 롤링스톤 올해의 앨범 50에 선정됐다. 가디언은 “누군가를 잃는다는 절망이 감성을 극대화시켰다”고 평했다. 북미 유럽 공연을 마친 뒤 아시아 투어의 마지막으로 한국을 찾는 조너를 최근 전화로 인터뷰했다. 조너는 “올해 마지막 공연을 태어난 곳에서 하게 되어 무척 기쁘다”며 “엄마가 틀림없이 자랑스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릴 적 여름방학에 한국을 찾았던 그는 “서울에 가면 짜장면과 총각김치, 동치미를 먹고 홍대에서 쇼핑을 잔뜩 하고 싶다”고 했다. 밴드 ‘리틀 빅 리그’에서 활동했던 조너는 2014년 말기 암 판정을 받은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밴드를 그만뒀다. 그러나 어머니는 6개월 만에 세상을 떠났다. “어떤 이유로도 설명되지 않는 죽음이 너무나 충격적이고 화가 나 말을 잃었다”는 그는 슬픔을 벗어나려 음악을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스스로를 위로하려 만든 음악이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다. 그렇게 만든 첫 앨범이 ‘사이코폼프(Psychopomp)’다. 조너가 카를 융의 책에서 발견한 ‘사이코폼프’는 죽은 영혼을 사후 세계로 데려가는 신화 속 존재다. 어머니가 두 번의 화학 치료 끝에 투병을 포기하려 했을 때 딸은 그 선택을 존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자신의 바람을 뒤로하고 엄마의 죽음을 지켜본 경험이 사이코폼프와 같았다. 동명의 수록곡에는 그가 울음을 터뜨렸을 때 생전 어머니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괜찮아 괜찮아. 아가, 괜찮아. 울지 마(It’s okay sweetheart. Don’t cry).” 조너는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웠을 때의 엄마를 기억하기로 했다”고 말한다. 그가 뮤직비디오에서 입은 한복은 그의 결혼식에 엄마가 입은 옷이다. 그는 엄마가 해준 마요네즈 오징어채, 잣죽, 갈비쌈을 만들며 스스로를 위로한다. 엄마는 딸이 반찬을 잘 먹을 때마다 “너는 역시 한국인”이라고 했다. 조너는 “음악을 통해 내 삶이 완전히 바뀌었지만, 음악은 내가 느낀 것을 정리하는 것을 도왔을 뿐 여전히 엄마가 없다는 사실이 혼란스럽다”고 털어놨다. 내년 2월까지 한국에 머무는 그는 한국어와 요리를 배워 책을 내고 싶다고 했다. 그는 팬들에게 “부디 공연에 많이 와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한국에 계신 큰이모가 회사도 없고 월급도 안 받는 내 직업을 이해 못 한다”며 “큰이모에게 북적이는 공연장을 보여줘 루저가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 싶다”며 웃었다. 공연은 14일 오후 8시 서울 마포구 하나투어브이홀. 02-322-2395김민 기자 kimmin@donga.com}

1825년 시작한 영국왕립연구소의 크리스마스 과학 강연은 민스파이(크리스마스이브에 먹는 디저트), 칠면조만큼이나 중요한 영국인의 연례행사라고 한다. 마이클 패러데이, 리처드 도킨스, 낸시 로스웰, 하인츠 볼프…. 수많은 과학 명사가 강단에서 직접 실험도 하며 대중에게 쉽고 재밌게 과학을 보여줬다. 그 내용은 매년 크리스마스 연휴부터 새해가 시작될 때까지 BBC를 통해 방영된다. 전 세계 과학 마니아들이 해마다 손꼽아 기다리는 이벤트가 된 강연의 200년 역사 중 책은 시공간과 천문학을 주제로 한 최고의 강연 13편을 엮었다. 출발은 1881년 로버트 스타웰 볼이 태양계와 별을 설명한 ‘태양과 달, 행성’이다. 볼은 당시 달을 설명하면서 “어떤 탐험가도 달에 가볼 순 없겠지만 대신 망원경으로 여행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100년도 안 돼 인간은 우주선을 타고 달에 첫발을 내디뎠다. 책은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열린 그리니치왕립천문관장 해럴드 스펜서 존스의 강연, 조지 포터의 1969년 ‘타임머신’, 1977년 칼 세이건의 ‘행성’ 강연을 지나 2015년 국제우주정거장을 생중계로 연결한 케빈 퐁 박사의 ‘우주에서 살아남는 법’ 강연 등을 소개한다. 2003년 ‘시간과 공간을 지나는 여행’을 강연한 모니카 그레이디는 “우주 탐사를 하기에 나는 너무 늙었다. 더 많은 시간과 연구가 필요한 탐사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여러분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라”고 말했다. 책에 담긴 19세기부터 계속된 우주를 향한 도전의 역사가 새해를 맞는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줄 선물이 될지도 모르겠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해외 시상식과 유명 TV쇼에 등장해 한국 사회를 깜짝 놀라게 한 방탄소년단이 귀국해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8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되는 ‘방탄소년단 라이브 트릴로지 에피소드 3 더 윙스 투어 더 파이널(2017 BTS LIVE TRILOGY EPISODE Ⅲ THE WINGS TOUR THE FINAL)’의 첫 시작은 방탄소년단의 담담한 고백이었다. 오후 7시부터 시작된 콘서트에서 방탄소년단은 영상을 통해 “(데뷔하고) 우리가 만난 것은 무관심과 외면 냉소였다. 우리는 쓰러지고 주저앉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바다에 다다르기 위해선 사막을 건너야 한다. 또 다른 사막을 찾아 우리는 다시 걷는다”며 새로운 의지를 다졌다. 5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의 ‘톱 소셜 아티스트’상 수상 장면까지 상영이 끝나자 방탄소년단은 무대에 올랐다. 비(非)메이저 기획사에서 출발해 겪었던 설움을 딛고 그동안의 ‘피 땀 눈물’을 비로소 보답받았다는 뿌듯함과 자신감이 엿보였다. 방탄소년단은 히트곡 위주로 공연할 거라는 예상을 깨고 1, 2집이나 정규앨범에 수록되지 않은 곡들을 무대에서 선보였다. ‘We are bulletproof PT.2’ ‘So far away’ 등 초기부터 방탄소년단을 응원했던 팬들에겐 오랜 추억이 담긴 곡들이다. 방탄소년단이 영상을 통해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 아무것도 얻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꿈 열정 노력. 아무 힘이 없는 것 같았다”고 읊조리자 관객석에서는 “아니야!”라는 응원이 나왔다. 이날 분홍색 히잡을 쓰고 말레이시아에서 서울을 찾은 미라 아지즈 씨(25·여)는 “4월 자카르타 콘서트에도 참석했지만 서울에서 콘서트를 보는 건 처음”이라며 설렌 미소를 지었다. 방탄소년단의 매력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음악’을 꼽은 그는 “방탄의 음악을 듣고 용기를 얻고 위로를 받았다는 팬들이 많다”며 눈가를 훔쳤다. 이날 고척돔에는 2만여 명의 팬이 모였다. 방탄소년단은 내년 1월 13, 14일에도 고척돔에서 ‘해피 에버 애프터’라는 타이틀로 팬미팅을 열 예정이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세계적으로 범람하고 있는 ‘가짜 뉴스’를 막기 위해 포털 등 인터넷 사업자가 거짓 콘텐츠를 유포시키는 사이트에 대해서는 광고 게재를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언론중재위원회가 7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가짜뉴스 해법, 어디서 찾을 것인가’ 토론회에서 정세훈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가짜 뉴스의 큰 원인이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가 다량의 트래픽을 유도함으로써 얻는 광고료”라며 “포털 사업자가 가짜 뉴스 유포 사이트나 블로그에 광고 게재를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실제로 구글은 지난해 11월부터 거짓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이트에 광고를 규제하는 방침을 내놓았다”고 소개했다. 미디어 교육을 통해 시민들의 가짜 뉴스 분별력을 키우는 것도 대응 방안으로 제시됐다. 정 교수는 “미디어 콘텐츠 활용 능력을 가리켰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최근에는 미디어의 메시지를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받아들이는 능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개념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매년 ‘학교에서의 언론과 미디어 주간’이라는 행사를 개최하고 있으며, 프랑스 국립미디어센터는 ‘대선과 팩트체크’ ‘정보, 선전, 음모론의 구분’ 등의 주제로 교육 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정 교수는 인터넷 사업자가 언론사와 협업해 가짜 뉴스에 대응하는 해외 사례도 소개했다. 그는 “페이스북의 ‘저널리즘 프로젝트’는 제3자 전문가들과 협업해 가짜 뉴스에 대응하고 언론인과 독자 교육, 뉴스 상품 공동 개발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언론의 신뢰도를 높이고 고품질의 콘텐츠 공급을 도와 궁극적으로 뉴스 이용자들의 뉴스 선별 능력을 높이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10월 세계신문뉴스발행자협회가 개최한 세계출판디지털콘텐츠엑스포(IFRA/DCX)에서 제프 자비스 교수는 ‘가짜 뉴스 문제에서 정부와 정치기관이 주도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사회적 소통이 이뤄질 토양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며 “사회 및 학술기관의 팩트체킹 노력과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는 소통의 구조가 중요하다”고 밝혔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미국 히스토리 채널이 7일부터 각국에서 동시 방영하는 드라마 ‘나이트폴: 신의 기사단’의 사전 시사회가 최근 열렸다. 성(城) 콘셉트의 인테리어를 한 서울 레스토랑에서 열린 시사회에는 뮤지컬 배우와 모델들이 중세 유럽의 왕과 귀족, 기사단 복장을 하고 사람들을 맞았다. 중세 십자군 전쟁 후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는 이 드라마는 종교 권력인 성전 기사단과 프랑스 왕 필리프 4세의 충돌을 그릴 예정이다. 히스토리 채널 특유의 충실한 고증에도 기대가 쏠린다. 중세 모형 칼을 차고 온 참석자도 있었다. 평범한 직장인인 그는 취미로 중세 검술을 연습하고 있으며 칼은 헝가리에서 샀다. 관심 있는 주제의 드라마를 발견하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사회 참석 신청을 해 여기까지 발걸음을 했다는 설명이다. 요즘에는 르네상스 악기인 류트를 연주하는 데 재미를 붙였다고도 귀띔했다. 새삼 서울에도 ‘역사 덕후’ 등 다양한 취향의 사람들이 곳곳에 있다는 걸 깨닫는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스타 야구선수 김제혁(박해수). 한국시리즈 2년 연속 MVP, 골든글러브 3연패의 화려한 기록을 가진 특급 마무리 투수다. 평생 야구만 해온 그는 여동생을 성폭행하려던 범인을 폭행해 중상을 입힌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는다. 교도소에 갇히는 범죄자 신세가 된 그는 감옥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처음부터 다시 배운다. tvN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줄거리다. 김제혁은 파이퍼 채프먼을 떠오르게 한다. 채프먼은 2013년 방영을 시작해 최근 시즌5 방영을 마친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의 주인공이다. 채프먼은 뉴욕 브루클린에서 수제 목욕비누 사업을 시작하려던 31세의 코네티컷 출신 와스프(WASP·앵글로색슨계 백인)다. 미국 사회의 주류였던 그가 철없던 20대 시절 마약 운반에 가담했다는 혐의로 갑자기 교도소에 수감되면서 ‘오렌지’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사회의 주류에서 완전한 아웃사이더로 전락한 주인공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두 드라마는 거의 동일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나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처럼 금기의 공간이나 ‘사회적 죽음’의 공간으로만 그려졌던 감옥 안의 삶은 정말 어떤지 그 속살을 들여다보자는 것이다. ‘오렌지’는 실제 감옥에 수감됐던 파이퍼 커먼의 동명 소설을 토대로 감옥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정치적 올바름(PC)’이나 도덕이 모두 무너진 감옥에선 약육강식만이 유효하다. 채프먼은 점점 그곳에 동화되며 사회의 선입견을 벗겨내고, 동료 수감자들을 같은 눈높이에서 바라보게 된다. 지독한 냉소에서 피어나온 인간에 대한 애정은 ‘오렌지’를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이자 에미상 12개 부문에 후보로 오르고 3개 부문에서 수상한 성공작으로 만들었다. 한편 최근 4회까지 방영을 마친 ‘감빵생활’은 냉소보다 인간적 감동에 초점을 둔 것이 관전 포인트다. 제혁을 오래전부터 알았던 지인들은 모두 ‘감옥에 있는 사람은 결국 범죄자니 아무도 믿지 말라’고 경고한다. 실제로 감옥에서 자신을 도와주겠다던 교도관이 뒷돈을 요구하고, 그를 미워하는 동료 수감자가 칼로 어깨를 찌르기도 한다. 하지만 때로는 조건 없이 자신을 돕는 동료 수감자에게 감동을 받고, 남몰래 어려운 동료를 도우며 제혁은 연대감을 형성한다. ‘응답하라’ 시리즈로 사랑받은 신원호 PD가 블랙 코미디를 들고나온 것은 커다란 모험이다. ‘남편 찾기’도 없고 ‘과거에 대한 향수’라는 매력적인 코드도 없다. 감옥이라는 소재, 낯선 배우, 주인공 중심이 아닌 캐릭터로 전개되는 구성 모두 국내 드라마에서는 새롭다. 남자 교도소가 배경인 만큼 남성 배우의 비중이 압도적이라는 한계도 있다. 하지만 충실한 고증을 바탕으로 한 사실적 묘사와 스타 배우보다 탄탄한 이야기를 무기로 내세운 ‘응답하라’의 성공 요인은 ‘감빵생활’에서도 돋보인다. 스스로의 모험에 대해 신 PD는 이렇게 말했다. “성적 욕심이 안 난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응답하라’와는 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좋은 배우들이 많이 발견되는 드라마였으면 좋겠습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경영학 교수이자 가곡 작곡가인 저자가 예술적인 경영의 방법론과 성공 사례를 소개한다. 예술과 경영을 접목시키는 시도는 지난 30여 년간 진행되어 왔다. 가장 먼저 시도된 것은 과학적 경영의 원리와 방법을 예술 분야에 도입하는 것, 바로 ‘예술 경영’이다. 둘째는 예술을 엔터테인먼트 활동이나 교육용 등 기업 활동의 도구로 활용하는 ‘예술기반경영’이다. 이 책은 두 가지 시도를 넘어 경영 그 자체를 예술로써 행하자고 제안한다. 경영 예술의 핵심은 예술의 특징인 창조성, 공감과 감동, 정체성과 자율성을 기업 문제의 해법으로 추구하는 것이다. 예술이 끊임없는 창의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며 인류를 감동시켰듯, 경영에도 창의적 감동이 필요하다. 수많은 명작 애니메이션과 꿈의 놀이공원을 창조한 디즈니, 제품으로 세상을 바꾼 애플, 블루보틀, 크리스티앙 디오르 같은 기업이 경영 예술을 실천한 기업의 예로 제시된다. 반면 과학적 경영의 대명사였던 노키아는 애플의 ‘예술 작품’이 세상에 나오자 하루아침에 저물어갔다. 이러한 ‘경영 예술’에 대한 통찰은 스탠리 데이비스와 데이비드 매킨토시가 저서 ‘비즈니스의 예술’에서 예견한 바 있다. 두 저자는 경영 컨설턴트이자 보스턴 발레단, 오페라 아메리카의 이사로 활동하며 두 분야 사이의 시너지 효과를 제시했다. 경영 예술을 제안하는 이유는 그것이 금융위기 이후 일어난 불확실성의 시대에 기업의 생존 조건이라 믿기 때문이다. 리더는 물론 기업 구성원 모두가 예술가가 되어 업무에 몰입하고 성취감을 느끼는 경험을 창출해 내지 못하면 기업의 존재 기반이 흔들릴 것이라고 저자는 경고한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KBS가 1일 감사원에 이사들의 업무 추진비에 대해 재심의 요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KBS는 청구서에 “비상임인 KBS 이사들의 업무추진비 감사가 이사회 규정이 아닌 KBS 직원에게 적용되는 회계 규정을 적용해 판단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KBS는 “이사회 규정 제16조에 ‘이사진에게 예산 범위 내에서 업무추진비’를 지급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구체적 집행 기준이나 방법에 관한 규정은 없기 때문에 업무추진비에 관한 규율에 공백이 있다고 봐야한다”며 “일반 직원들의 회계 규정이 이사진에게 그대로 적용되는 것으로 본 감사원의 판단은 부적절하다”고 덧붙였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는 “직원들은 법인카드를 쓰면서 업무 연관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징계를 받는데, 이사들은 수신료를 마구 써도 된다는 규정이나 특권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재심 청구는 고대영 KBS 사장이 자신을 비호해 준 이사들의 해임을 막아보려는 야합”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사들의 수신료 유용을 방조한 이사회 사무국과 법무실 간부를 상대로 법적, 역사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4일 감사원은 KBS 전체 이사 전원의 업무추진비 사적 사용이 의심된다며 이들에 대한 인사 조치를 방송통신위원장에게 요구했다. 또한 고 사장에게 업무추진비 집행 관리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김민기자 kimmin@donga.com}

올해 사랑을 받은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외부자들’ ‘하트시그널’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를 이끈 세 PD. 이들의 공통점은 ‘기다림’이다. ‘외부자들’ 제작진은 긴박하게 흘러가는 이슈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려 기다렸고, ‘하트시그널’ 제작진은 사랑이 오기를 기다렸으며, ‘도시어부’ 제작진은 물고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그 기다림은 뜨거운 관심으로 돌아왔다. 1일 개국 6주년을 맞은 채널A의 ‘젊은 공격수(young forward)’ 프로듀서 3명을 서울 마포구 동아디지털미디어센터(DDMC)에서 만났다. “배를 타고 12시간 촬영을 해요. 물고기가 잡혀야 재미가 있는데 그건 용왕님만 아는 문제예요. 불안해서 힘든 거예요. 종교가 없는데 신앙을 갖고 싶어졌어요.”(장시원 ‘도시어부’ PD) “‘하트시그널’ 초창기에 출연자들이 사랑에 빠지기를 노심초사 기다리는 과정. 그때가 지루하고 초조해요. 저희 정말 대본 없거든요. ‘서로 좋아해야 될 텐데’라고 생각하며 기다리는 때가 힘들긴 하죠.”(이진민 ‘하트시그널’ PD) “국정농단 사건이 한창일 때, 구속영장 심사가 있던 날 결과를 보고 마무리를 짓자며 새벽 2시 반까지 녹화를 끌었어요. 그런데 아침에야 결과가 나와서 정말 허탈했죠.”(조동원 ‘외부자들’ PD) 세 PD는 채널A 콘텐츠의 뒤에 제작진의 경력을 뛰어넘은 노력이 있다고 했다. ‘도시어부’의 장 PD는 “제작진 중 가장 기수 높은 PD가 5년 차밖에 안 된다”며 “육체적으로 힘든 프로그램을 함께 하면서 모두가 5년 차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어 개인적으로도 놀랐다”고 했다. 조 PD도 “외부자들은 가장 먼저 자체제작을 시작한 프로그램인데, 첫 방송부터 시청률이 잘 나왔고 온라인에서도 화제가 됐다”며 “단기간에 빠른 성장을 했고, 이제 색깔이 보이기 시작한 것 같다”고 했다. 이 PD는 새로운 프로그램이 자리 잡을 때까지 기다리는 ‘12회 파일럿’ 제도를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처음에는 1, 2회만 하다가 없어진 프로그램도 많았지만 그러다 보니 프로그램이 어떤 가능성을 가졌을지 가늠할 수 없었다”며 “오히려 12회까지는 계속 할 수 있으니 자극적인 내용도 줄어들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장 PD도 “도시어부도 5회에 이경규의 ‘용왕의 아들’ 캐릭터가 만들어졌고, 이태곤의 ‘카바레 낚시’도 나왔다”고 덧붙였다. 이 PD는 제작진과 함께 ‘하트시그널 2’ 준비에 한창이다. 그는 “연애와 가장 잘 어울리는 겨울의 그림, ‘겨울 연애 눈꽃 멜로’를 보여 드릴 것”이라며 “내년 3월 초로 맞춰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페이스북을 통한 출연자 모집 공고에 너무 많은 지원자가 몰려 공고를 잠시 중단했다고 한다. 그는 “지금까지 100명 이상은 면접을 본 것 같고 심사숙고 중”이라고 전했다. 조 PD는 “새로운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차원에서 ‘외부자들’의 정체성을 변주시킬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도시어부’의 장 PD는 “마이크로닷의 고향인 뉴질랜드로 해외 낚시를 가보려고 생각 중”이라며 “그 전에 깜짝 놀랄 만한 게스트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이우호 전 MBC 논설위원실장, 임흥식 전 MBC 논설위원, 최승호 뉴스타파 PD가 MBC 사장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30일 오후 임시이사회를 열고 서류심사와 표결을 통해 최종 후보자 3명을 정했다. 당초 후보 공모에 13명이 접수했지만 오용섭 청년광개토설립운영자가 중도 사퇴했다. 남은 12명 중 최종 후보는 방문진 이사 1명 당 3표 씩 투표해 선정했다. 이날 이사회에 고영주 전 이사장을 비롯한 야권 이사 4명은 불참했고, 여권 측 이사 5명만 참석했다. 최종 후보자 3인은 1일 열리는 정책 설명회를 통해 방문진 이사와 MBC 시청자에게 경영 계획, MBC 재건 청사진 등을 밝힌다. 설명회는 MBC 홈페이지 ‘iMBC’를 통해 생방송으로 중계되며 방송분이 방문진과 iMBC에 게재된다. 7일 방문진 정기이사회에서는 후보자 최종 면접이 진행된다. 같은 날 전체 이사 9명 중 과반의지지 하에 차기 사장 내정자가 결정된다. 최종 확정은 주주총회를 거쳐야 한다. 신임 사장 임기는 2020년 주주총회 이전까지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