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희

박선희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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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선희 기자입니다.

teller@donga.com

취재분야

2026-01-09~2026-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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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시차의 사회, 혹은 파격의 언어 유희

    ◇ 시차의 눈을 달랜다/김경주 지음/144쪽·8000원·민음사◇ 그녀가 처음, 느끼기 시작했다/김민정 지음/132쪽·7000원·문학과지성사시 동인 ‘불편’에서 함께 활동하는 동갑내기 두 시인이 시집을 나란히 출간했다. ‘불편’은 전통 서정시 편향에 문제의식을 공유한 젊은 시인들이 이른바 ‘불편한 시’를 공유하고, ‘불편한 세상’과 소통을 도모한다는 뜻에서 2002년 결성한 동인이다. 김경주 시인(33)의 ‘시차의 눈을 달랜다’는 그의 세 번째 시집이자 제28회 김수영문학상 수상시집. 장르를 혼종하며 언어실험을 극단까지 몰고 갔던 두 번째 시집 ‘기담’보다 좀 더 편안하고 감각적으로 읽히는 시들을 수록했다. 서문에서 시인이 “여기를 ‘시차(時差)의 사회’라고만 부를게”라고 말한 것처럼 그는 공간과 시간, 기억의 격차에서 오는 그리움과 불안 애도의 감정들을 멀미, 현기증, 여진 같은 ‘시차’의 개념으로 형상화한다. 곳곳에서 시인의 예민하면서도 감성 넘치는 통찰을 접할 수 있다. 김민정 시인(33)의 ‘그녀가 처음, 느끼기 시작했다’는 그의 두 번째 시집이다. 과격하고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들과 비속어를 포함한 거침없는 시어들은 때론 난감하고 때론 불편하게 느껴질 만큼 개성 넘친다. 시인은 외면하고 싶거나 굳이 되새김질하고 싶지 않은 기억과 수치감, 일상의 욕망과 성적 판타지를 언어유희와 농담, 해학을 통해 자유분방하게 펼쳐낸다. 문학평론가 김인환 교수가 ‘해설’에서 지적하듯 그의 시에서는 “복수가 악수가 되고 페니스가 페이스가 되고 남편이 남의 편”이 된다. “파격과 탈격, 파편과 우연”이 가득 찬 시에서 이 시인만의 색다른 사유들을 발견할 수 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09-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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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스페인 내전’… ‘그건 사랑이었네’… 놓치면 아쉬울 또 다른 양서들

    ‘올해의 책’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놓치기엔 아쉬운 책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선정위원들이 공통적으로 추천하거나 거론했지만 근소한 차이로 ‘올해의 책’에 선정되지 못한 책들도 있었다. 성리학의 나라 조선에서 열녀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등장하고 내면화됐는지 추적한 강명관 부산대 교수의 ‘열녀의 탄생’(돌베개), 병자호란으로 무너진 자존심과 사회질서의 회복이란 책무를 가졌던 17세기 조선 지식인들을 소개한 ‘17세기 조선 지식인 지도’(푸른 역사) 등이 아쉬운 책으로 거론됐다. ‘스페인 내전’(교양인)은 영국의 전쟁사학자가 20세기 초 모든 이데올로기의 격전장이자 국제적 전쟁이기도 했던 스페인 내전의 복잡다단한 양상을 정리한 책. 김기봉 경기대 교수는 “특히 저자의 역량이 돋보였다”고 평했다. 일을 해도 가난한 사람들의 현실을 미국사회의 노동 빈곤층의 삶을 통해 면밀히 살핀 ‘워킹푸어’(후마니타스) 역시 의미 있는 책으로 꼽혔다. ‘궁궐의 눈물, 백년의 침묵’(효형출판)은 건축역사 전문가인 저자들이 경복궁을 비롯해 덕수궁 창덕궁 등의 수난사를 세세히 훑어냈다.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는 “근대 100년 동안 진행된 조선왕조 궁궐의 치욕스러운 수난사, 궁궐의 위상을 상실한 역사적 과정을 건축과 인문의 시각으로 잘 파헤쳤다”고 말했다. 리처드 도킨스가 쓴 ‘지상 최대의 쇼’(김영사), 뉴욕 저널리스트의 귀농기를 다룬 ‘굿바이, 스바루’(사계절)도 추천을 받았다. 각각 “진화가 ‘사실’임을 널리 알리기 위해 쓴 최초이자 마지막 책”(동덕여대 장대익 교수) “환경문제에 대한 유쾌하고 생생한 해법을 얻을 수 있는 책”(정은숙 마음산책 대표)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문학 분야에서 아쉬운 책으로는 한비야의 ‘그건 사랑이었네’(푸른숲)가 꼽혔다. 한 씨는 비정부기구(NGO)인 월드비전에서 긴급구호 팀장으로 일하며 오지에서 체험한 일을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등 산문집에 담아내 여러 차례 베스트셀러에 올린 스타 작가. 올 7월 출간 당시 미국 유학, MBC 예능프로그램인 ‘무릎팍 도사’ 출연 등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현장을 누빈 활동가로서의 경험보다는 저자 자신의 열정과 꿈, 사랑 등 내면의 솔직담백한 고백에 초점을 맞췄다. 허병두 ‘책으로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교사들’ 대표는 “한비야의 글과 말은 이제 젊은층에게 분명한 역할 모델로 작동한다”고 말했다. 중장년층 남성 독자까지 폭넓게 확보한 베스트셀러 작가 김훈의 신작소설 ‘공무도하’(문학동네)도 올해 문학출판계의 중요한 수확으로 거론됐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특유의 미학적 단문 대신 건조한 단문을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술, 한국의 술 문화’(선)는 200자 원고지 1만여 장 분량에 1200여 점의 그림을 곁들인 책으로 ‘한국 술 문화에 관한 백과사전’이라고 할 만하다. 술의 어원, 술집의 변천, 술과 민속 등 우리 술의 다양한 면모를 살폈다. 정민 한양대 교수는 “놀라운 자료 섭렵과 탐구욕을 보여준 작품”이라고 평가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09-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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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뮈 전집과 23년간 씨름”

    20권 완역 김화영 교수 “그의 작품 아직도 신선해” “사람들은 늙어 사라져도 카뮈의 작품은 조금도 늙지 않았다. ‘이방인’은 오늘날에 새로이 떠오르는 그 어느 소설 못지않게 젊고 ‘전락’은 그 어떤 첨단의식보다 신랄하다.”(김화영 고려대 명예교수) 프랑스 실존주의 작가 알베르 카뮈(1913∼1960)의 한국어판 전집(책세상)이 50주기(2010년 1월 4일)를 앞두고 완간됐다. 1987년 첫 권 ‘결혼·여름’이 번역 출간된 지 23년 만이다. 불문학자인 김화영 고려대 명예교수(68·사진)가 소설, 희곡, 에세이를 포함해 총 스무 권에 달하는 전집을 홀로 번역했다. 전집의 마지막 책인 ‘시사평론’을 최근 번역 출간한 그는 “처음 ‘결혼·여름’을 번역할 때는 그저 내가 유난히 좋아했던 카뮈의 산문 중 온전한 번역이 나와 있지 않은 책을 번역한다는 즐거움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당초엔 7, 8년 안에 끝낼 계획이었지만 강의와 현장비평을 병행하다 보니 기간이 길어졌다. 김 교수가 번역한 카뮈 전집은 프랑스의 갈리마르 출판사와 독점계약을 하고 국내에 출간한 것. 대표작 ‘이방인’을 비롯해 소설 ‘전락’ ‘행복한 죽음’ ‘페스트’ 산문 ‘안과 겉’ ‘반항하는 인간’, 희곡 ‘정의의 사람들·계엄령’ 등이 포함됐다. ‘젊은 시절의 글’ ‘칼리굴라·오해’ 등 10편은 국내 초역. 국내 독자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은 ‘시사평론’ 2, 3권과 알베르 카뮈·장 그르니에 서한집은 전집에서 제외했다. 김 교수는 카뮈의 목소리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스탈린식 공산주의의 위험을 경고하고 세계화 시대를 예감했던 카뮈의 ‘시사적’인 목소리는 조금도 늙지 않았다”는 것. 그는 “이 전집이 살아 있는 카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마음속의 팡테옹(대신전·위인의 묘지)이 되는 몽상에 잠겨본다”고 말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09-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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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 동아일보 신춘문예 응모작 살펴보니…

    《새해 첫날 동아일보 지면을 장식하며 화려하게 문단에 등장할 주인공은 누가 될까. 201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예심이 14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에서 열렸다. 올해도 국내뿐 아니라 중동과 남미, 동유럽 등 해외 각지에서 응모가 이어졌고 연령층도 10대 중학생부터 70대까지 폭넓었다. 예심위원들은 “그야말로 ‘국민적 문학축제’라는 신춘문예의 특성을 실감했다”고 입을 모았다. 예심에는 우찬제 손정수 조경란 천운영(이상 단편소설 부문), 김동식 한강(이상 중편소설 부문), 박형준 문태준(이상 시 부문), 김미희 김대승(이상 시나리오 부문), 정지욱 씨(영화평론)가 참여했다.》문장력-구성력 수준 향상언어실험-난해한 詩줄어시나리오 소재 다양해지고영화평론 응모작 2배 늘어 올해 응모자는 2278명으로 지난해 2394명에 비해 소폭 줄었다. 분야별로는 단편소설 556명, 중편소설 297명, 시 816명, 동화 276명, 문학평론 11명, 희곡 94명, 시조 79명, 시나리오 111명, 영화평론 38명이 각각 응모했다. 단편소설 중편소설 시 부문 예심위원들은 “문장력이나 글의 구성력 등에 있어서 응모작들의 평균수준이 예년에 비해 향상됐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중편소설을 심사한 소설가 한강 씨는 “시놉시스나 앞부분만 읽고 금방 제외시킬 수 있는 작품이 거의 없어져 심사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작품 소재들은 다문화가족, 신종 인플루엔자, 유아 성폭행, 노무현 전 대통령 자살, 루저 논란, 죽음, 교육 등 사회 이슈를 반영한 응모작이 많았다. 전체적으로 환상적인 경험을 다룬 작품들이 줄어든 반면 현실적인 소재들을 묵직하고 진중하게 다룬 작품이 많았다. 이른바 ‘신춘문예용 소설’들이 줄어든 것도 특징이다. 문학평론가 손정수 씨는 “한동안 신춘문예 등단을 겨냥한 정답 같은 소설이 많았는데 올해는 특정한 형식이나 구성, 주제에 얽매이지 않는 작품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학평론가 우찬제 씨는 “기존 소설문법을 탈피한 개성적인 작품을 등단작으로 선정해온 동아일보 신춘문예의 특성을 감안한 응모자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에서는 서정시의 새로운 실험을 보여주는 작품이 주류를 이뤘다. 시인 박형준 씨는 “과도한 언어실험이나 난해한 시들이 확연하게 줄어든 대신 복고 서정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도시서정과 자연서정을 담은 시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문태준 시인은 “질병, 음식 등을 소재로 현대인의 궁기를 역설적으로 드러낸 작품들도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반면 현실과 주변 사람에 대한 관심, 사회적 상상력을 보여주는 작품은 드물었다. 문 시인은 “한국시가 새로운 감각과 사유를 찾아내는 과도기에 놓인 것 같다”면서도 “현실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는 시들이 지지부진한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시나리오 응모작들은 소재의 다양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받았지만 전체적으로 작품 수준과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왔다. 영화감독 김대승 씨는 “전반적으로 아마추어가 쓴 것 같은 작품들이었지만 유행을 좇아가는 여느 시나리오 공모전과 달리 독창적인 작품이 많아 반가웠다”고 말했다. 김미희 싸이더스 FNH 대표는 “흥행 장르를 따라가지 않는 소신은 의미가 있었지만 응모작 수준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영화평론은 지난해 21명에 비해 응모자가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영화평론가 정 씨는 “‘해운대’ ‘마더’ 등 한국영화를 다룬 작품이 많았지만 논의 대상으로 삼은 영화가 한정돼 있어 아쉬움이 든다”고 평했다. 예심위원들은 이야기 자체는 한층 다양하고 풍성해진 데 비해 새로운 이야기가 부족하다는 문제를 함께 고민하기도 했다. “인터넷 글쓰기, 예능프로의 토크쇼 범람 등 이야기하려는 욕망은 매우 커진 데 반해 새로운 그릇에 담으려는 노력이 부족하다”(소설가 조경란 씨) “기존 소설의 패러다임을 벗어나려고 하는데 새로운 패러다임은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문학평론가 손정수 씨) 등 여러 지적이 나왔다. 신춘문예 심사는 15일 본심에 들어갔다. 예심 결과 시 15명, 단편소설 11명, 중편소설 10명이 본심에 올라갔다. 동화 문학평론 희곡 시조 부문은 예심 없이 본심을 진행한다. 당선자는 25일 이전에 개별 통보하며 내년 1월 1일자 신년호를 통해 발표한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09-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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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동아일보]중국의 품에 안긴 10년… 마카오 어떻게 변했나 外

    1999년 12월 20일 마카오(사진)가 중국에 반환된 뒤 마카오는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과거 카지노로 대표되는 ‘향락의 도시’였던 마카오는 이제 대형 공연과 전시, 축제와 레저 휴양이 어우러지는 ‘복합 엔터테인먼트 도시’로 탈바꿈했다. 일국양제(一國兩制) 아래서 홍콩과 달리 초고속 경제성장을 이룩한 마카오를 현장 취재했다.[관련기사] ■ 개도국-선진국 코펜하겐 합의 이룰까폐막을 사흘 앞둔 코펜하겐 유엔기후변화회의에서 선진국과 개도국 간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개도국이 회의 보이콧을 선언했다가 5시간 만에 철회했고, 온실가스 감축 감시 방법에 대한 중국과 미국 간의 신경전도 날카롭다.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에 낀 한국의 전략은 묘한 파장을 낳고 있는데….[관련기사] ■ 동아 신춘문예 치열했던 예심과정“감 오는 작품 찾으셨어요?”(문학평론가 김동식 씨) “네, 저는 몇 편 발견해서 기분이 좋네요.”(소설가 한강 씨) 14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에서는 예심위원 11명이 신춘문예 단편소설, 중편소설, 시, 시나리오, 영화평론의 예심을 진행했다. 치열했던 예심 과정을 소개한다.[관련기사] ■ 2010학년도 편입학 이렇게 대비하라대학 가는 또 다른 길인 편입학 전형이 19일부터 시작된다. 최대 20번까지 복수지원이 가능한 만큼 합격의 지름길은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 방법을 찾아내는 것. 최근에는 수학을 보는 대학이 늘어나고 있어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관련기사] ■ 헬로그린-LG화학 ‘탄소잡는 별동대’“‘온’전한 공장에서 ‘실’천하기 어려울까요? ‘가’능하겠죠? ‘스’스로 우리 절감해 봐요!” 이런 ‘온실가스’ 4행시를 지은 이들은 LG화학 전남 여수공장 내 프로젝트팀 ‘에너지·기후변화협약 대응 TFT’ 멤버들이다. 공장의 에너지 절감을 위해 노력하는 ‘탄소 잡는 별동대’를 만나 봤다.[관련기사] ■ 日‘녹색 야구’ 경기시간 줄여 CO₂감축경기시간을 줄여 환경을 보호한다? 일본 프로야구는 지난해 ‘그린 베이스볼 프로젝트’를 선언했다. 경기시간 단축으로 전력을 아껴 오존층 파괴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자는 캠페인이다. 지난해에는 6분을 줄였다. 이를 통해 감소시킨 이산화탄소는 얼마나 될까.[관련기사] ■ 간암투병 중 산타 자청한 70대 할아버지3년째 간암과 사투를 벌이면서도 연말이면 산타할아버지로 변신하는 류중금 씨(70). 산타 복장을 하고 홀몸노인 수용시설과 어린이집 등을 찾아다니며 봉사활동을 벌인다. 올해는 산타학교에서 새로 배운 마술을 아이들에게 선보일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는데….[관련기사]}

    • 2009-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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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소년책]청소년들의 性… 정치의식… 어른들은 모르는 충격실상

    ◇ 착한 대화/김종광 지음/202쪽·8000원·문지 푸른문학청소년들의 관심사와 고민은 어떤 것일까. 성장소설 형식을 탈피한 소설가 김종광 씨의 ‘착한 대화’는 어떤 청소년 소설보다 그들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청소년이 바라보는 타율과 자율, 애국심, 정치 현실부터 일탈, 대입 문제, 학원 폭력, 자살, 대중문화, 흡연, 성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루고 있는 주제가 광범위하다. 하지만 그게 무엇이든 이들에겐 당면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작가는 두 청소년이 각각의 주제들을 놓고 대화를 나누는 독특한 형식으로 소설을 구성했다. 마치 청소년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들을 위한 보고서 같기도 하다. 학교 민주주의를 주제로 한 ‘타율과 자율 사이’는 학생회장과 학교 자율화를 요구하는 학생 간의 논쟁을 다뤘다. 진정한 자율은 가능한가, 문화대혁명, 68혁명, 4·19혁명 등을 예로 들면서 청소년의 사회 참여와 대중운동의 가능성 등에 관해 대화한다. ‘피울까 부러뜨릴까’는 흡연 문제를 다루고 있다. 연인 사이인 두 등장인물 중 여학생은 흡연자다. 남학생은 금연과 이별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강요하고 여학생은 둘 모두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한다. 두 사람은 대화를 통해 위선적인 기성세대의 아이러니를 내포하고 있는 청소년 흡연 문제의 실상을 지적해 간다. 작가는 “어쩌면 어른들을 위해 이 책을 썼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청소년이 아니라 어른들의 각성을 촉구하고자 했던 건 분명하다”며 “이 책이 ‘진정으로 착한 것’에 대한 다양한 사유를 촉발하는, 소박한 안내서라도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책 속의 대화들은 비속어와 은어가 난무하기도 하고, 충격적인 실상을 그대로 보여주기도 한다. 제목처럼 착하기만 한 대화는 결코 아니지만 ‘착하다’ ‘착하지 않다’는 판단 역시 청소년에 대한 어른들의 고정관념이나 편견의 반영일 수 있음을 일러준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09-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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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사랑’의 긴 생각 짧은 글들

    ◇ 사랑과 사랑/오스카 브르니피에 지음, 자크 데프레 그림/32쪽·9000원·미래아이 사랑은 무엇일까. 어른들조차 쉽게 정의할 수 없는 알쏭달쏭한 질문이다. 이 책은 사랑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앙증맞은 캐릭터 인형들과 짤막한 글을 통해 쉽게 보여준다. 어떤 사람들은 사랑을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또 다른 사람들은 방법이 다를 뿐 누구나 사랑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들은 주기만하고 받지 못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생각이 맞고 틀린지에 대한 답은 없다. 각자 나름의 이유가 있고 그 모든 생각들이 사랑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09-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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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아버지는 아들에게 어떤 존재인가

    ◇ 한낮의 시선/이승우 지음/160쪽·1만 원·이룸“…같은 지붕 아래 있는 아버지보다 그렇지 않은 아버지가 훨씬 억압적이다. 왜냐하면 같은 지붕 아래 있지 않은 아버지는 온 우주를 자신의 지붕으로 삼기 때문이다.” 소설가 이승우 씨는 기독교적인 세계관을 바탕으로 존재의 근원을 탐색하는 지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작품들을 꾸준히 선보여 왔다. 작가는 이번에 발표한 신작 소설 ‘한낮의 시선’에서 역시 인간에게 숙명적으로 지워진 억압과 결핍 등 관념적인 주제들을 성찰한다. 인문학의 오랜 주제인 아들과 아버지의 관계를 통해서다. 버림받은 아들이 아버지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통해 억압과 집착, 두려움을 떨치고 내면적 성숙을 이뤄가는 과정을 그려냈다. 스물아홉 살의 대학원생인 나는 폐결핵에 걸려 한가로운 외지에서 요양하던 중 은퇴 후 이곳으로 온 한 대학교수를 알게 된다. 심리학을 전공한 그 교수와 대화를 하던 중 주인공은 지금까지 자신이 아버지란 존재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두려움과 집착을 갖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그는 단 한 번도 아버지를 궁금해했던 적이 없다. 굳이 그의 존재를 떠올릴 필요가 없을 만큼 경제적, 정서적으로 전적인 헌신을 다했던 어머니가 있었기 때문이다. 21세기에 좀처럼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결핵균에 감염된 그는 그 병균만큼이나 해묵고 오래된 문제인 ‘아버지’란 벽에 부닥친다. 교수와의 대화를 통해 의식의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된 그의 꿈이나 환영 등은 마음 한편에서 간절히 아버지를 찾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그는 아버지를 찾아 한 도시로 떠난다. 휴전선 근처 인구 3만의 작은 도시. 이름도 알지 못했던 그의 아버지가 농장을 운영하며 살고 있다는 곳. 버스 안에서 “사람들은 살기 위해서 이 도시로 모여든다. 하지만 내게는 도리어 죽기 위해 모인다는 생각이 든다”는 ‘말테의 수기’ 한 구절을 떠올리며 자문한다. “도대체 나는 그곳에 살려고 가는 것일까, 죽으려고 가는 것일까.” 그의 여정은 순탄치 않다. 병색이 완연한 얼굴의 젊은 청년은 쉽게 아버지의 이름을 대지도, 그가 운영하는 농장에 찾아가지도 못한 채 여인숙이나 거리를 전전하며 시간을 보낸다. 아버지의 농장은 성역처럼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곳이다. 더구나 어렵게 찾아온 아들에게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출마한 아버지는 고작 이런 말을 건넨다. “타이밍이 좋지 않다. 있을 만하냐. 언제까지 있을 건가.” 아들을 거부하고 부정하는 아버지를 보며 아들은 깨닫는다. “아버지들은 사랑하거나 사랑하지 않거나 한다. 사랑은 아버지들의 권리이거나 의무이다.…그러나 아들들에게는 사랑하거나 사랑하지 않을 권리나 의무가 없다. 사랑하는 아버지든, 사랑하지 않는 아버지든 다를 바 없다…사랑하는 자가 아니라 찾는 자, 찾도록 운명지어진 자가 아들이다. 아들만이 바위산과 갈대숲과 선인장 밭과 끓는 사막을 통과하며 찾는다….” 작가는 후기에 “의식 속에서 벌어지는 일에 아주 예민해지자고 작정했었다”며 “모퉁이를 돌면 부딪칠 것 같은 알 수 없는 존재, 부딪치기를 바라는지 바라지 않는지도 분명하지 않은, 초월이며 내재인, 미지의 큰 시선과 웬만큼 친해진 것 같긴 하다”고 썼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09-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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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만화로 보는 헤겔의 철학

    ◇ 헤겔 역사철학강의/심옥숙 지음·배광선 그림/232쪽·1만2000원·주니어김영사독일 관념론을 대표하는 철학자 헤겔의 대표작인 ‘역사철학강의’를 만화로 재구성했다. 역사는 이성의 지배를 따르며 역사의 진행은 절대정신의 외화(外化)에 기인한다는 헤겔의 주장을 청소년들도 흥미를 갖고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했다. 서울대 인문학부에서 선정한 인문고전 100선 중 50작품을 골라 학습만화로 펴낸 주니어김영사의 ‘만화 인문고전 50선’ 시리즈의 마지막 책이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데카르트의 ‘방법서설’, 일연의 ‘삼국유사’,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헤로도토스의 ‘역사’ 등 주요 고전을 만화로 읽을 수 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09-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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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19로 져도 좋아” 펜 대신 야구방망이 쥔 문인들…와! 공 때리네

    “구인회는 아시다시피 창조적인 야구단입니다…구성원들이 야구와 얽힌 개인의 체험 등 에세이를 카페에 남겨 야구와 문학이 충돌하며 창조적으로 결합된 새로운 글쓰기의 진수를 보여줍시다.”(구인회 네이버 카페, ‘신임 감독의 말’ 중에서)1930년대 김기림 정지용 등이 참여했던 순수문학단체 ‘구인회(九人會)’가 있었다. 그런데 야구를 좋아하는 작가들이 2009년 야구단 이름을 ‘구인회(球人會)’로 개명했다. 지난해 겨울 소설가 박상 씨를 중심으로 한 문인들이 동네 놀이터에 모여 공을 주고받다가 문단 안팎의 좋은 반응을 얻어 1년여 만에 레귤러 멤버를 갖췄다. 한국문단 최초의 정식 야구단이 출범한 셈이다. 명예구단주가 소설가 박범신 씨이고 감독과 코치가 각각 박형준 여태천 시인, 매니저가 소설가 은희경 씨다. 선수는 소설가 박성원 김태용 백가흠 박상 씨, 시인 고운기 씨 등 22명. 이들은 사회인 야구단과 경기를 1, 2주에 한 차례 벌인다. 이렇다 보니 주전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지면서 작가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해프닝도 벌어지고 있다. 회원들 몰래 실내야구장에서 개별 연습을 하거나 원고마감에 지장을 받는 작가도 있다. 문인들이 야구에 이토록 애착을 갖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구인회 회원들은 “야구야말로 가장 문학적인 스포츠이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이들은 문학과 야구를 결합한 새로운 글쓰기를 선보이기 위해 최근 내년에 출간할 야구 산문집 계약도 마쳤다. 구인회 회원들이 말하는 ‘문학과 야구’를 미리 들어봤다.○ 주관적이며 정신적인 스포츠올해 야구소설 ‘이원식 씨의 타격폼’을 선보인 소설가 박상 씨는 ‘야구의 주관성’을 문학과의 공통점으로 꼽았다. 구인회의 초대 단장이기도 한 그는 “축구에는 골대, 농구에는 바스켓, 배구에는 네트란 구체적 형태가 있는데 야구의 스트라이크존은 인간의 ‘주관’이 개입되는 무형의 공간”이라고 말한다. 문학 역시 작가의 개성과 창조성이란 주관을 개입시킨다는 점에서 이와 같다는 것. 그는 “수비수가 있는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공간을 피해 낯선 장소로 공을 날려야 아웃을 피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남다른 것을 찾아야 하는 문학적 글쓰기와 흡사하다”고 지적한다. 고도의 정신 집중을 필요로 하는 스포츠라는 점에서도 문학과 일맥상통한다. 구인회 매니저이자 대주자로 경기에 참여하기도 했던 은희경 씨는 “외면적으로 야구는 룰에 따라 세계와 대결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 자신에게 집중해야 하는 것”이라며 “내면에의 집중, 정신적인 스포츠라는 점에서 작가들이 특히 매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 패자의 서사도 기록되는 스포츠문인들은 개성이 강하고 자존심이 센 예술가 집단이다. 그러므로 단체경기이면서도 선수 개개인의 개성과 독자성이 발휘되는 야구는 생래적으로 문인들과 잘 어울린다. 은 씨는 “문인들이 공동으로 호흡을 맞춘다는 게 쉽지 않은데 야구는 그게 가능하다. 작가들이 캐릭터대로 운동하는 모습이 재밌다”고 말한다. 승패와 무관한 개별 서사가 존재한다는 점도 약자의 역사를 기록하는 문학의 특성과 흡사하다. 현재 구인회의 성적은 기록하기에 무색할 정도다. 실력이 향상된 최근 성적이 ‘0-19’ ‘4-22’(7회 경기)다. 초기에는 30점이 넘는 점수 차로도 졌다. 선수들의 기록 중 가장 높은 게 평균자책점. 하지만 감독인 박형준 시인은 “팀은 그렇게 큰 점수 차로 패배해도 경기가 끝나면 다들 ‘상대팀을 견제했다’ ‘안타를 쳤다’ 등 개인 무용담을 늘어놓느라 뒤풀이가 길어진다”고 전했다. 그는 “가난한 문인들이 모여 연패를 거듭하는 ‘루저야구단’이지만 그럴 때 느끼는 애환들은 문학적인 것”이라고 말한다. 끝까지 가봐야 결말을 알 수 있는 서사의 불확정성, 반전이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드라마적 요소 등도 문학과 흡사하다. 소설가 박성원 씨는 “패배가 확실시돼도 공격할 기회가 다시 돌아온다는 점, 시간 제약이 없다는 점 등도 글쓰기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09-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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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동아일보]北, 김정은 나이 26→27세로 왜 바꿨나 外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유력한 3남 정은의 나이가 최근 26세에서 27세로 바뀌었다고 일본 NHK가 전했다. 성인이 되고 나면 한 살이라도 어려지고 싶은 게 인지상정. 그런데 되레 한 살을 올린 이유는 뭘까. 힌트는 바로 ‘2012년’, 정은이 서른 살이 되는 해에 있다. 손석희 서울시장? 엄기영 강원지사?요즘 정치권에선 유명 방송인들의 내년 6월 지방선거 출마 여부가 화제다. 특히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와 엄기영 MBC 사장은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출마설이 꾸준하다. 급기야 한나라당 의원이 공개적으로 엄 사장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손 교수는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그에 관한 질문을 받았는데….문인야구단 “야구는 문학이다” 박민규 작가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여태천 시인의 시집 ‘스윙’…. 야구를 소재로 한 작품에 이어 박형준 은희경 여태천 박성원 씨 등 대표적 작가들이 문인야구단 ‘구인회(球人會·사진)’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한국 문단 최초다. 평균 자책점이 15∼20점에 이르지만 이들은 야구를 통해 문학과 인생에 새롭게 다가서고 있다.한중일 조상, 유전자 조사해보니 일본인의 조상은 정말 한반도에서 건너간 걸까. 73개 아시아 민족의 염색체를 조사한 결과 ‘그렇다’는 대답이 나왔다. 10만여 년 전 아프리카에서 태어난 현생인류가 아시아 구석구석으로 퍼지는 경로를 국제연구팀이 찾아냈다. 염색체에 새겨진 우리 조상들의 머나먼 여정을 살펴본다.그리스, 스페인… 재정위기 확산되나세계 경제의 비관론자들은 “경제 지표는 좋아지지만 앞으로 더 심각한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이들이 단골로 내세운 근거는 과도한 경기부양책에 따른 재정위기였다. 두바이 사태로 그리스와 스페인의 재정위기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각국은 이 위기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까.}

    • 2009-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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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당 시회상 황보광-한두현 시인

    시인 황보광(71) 한두현 씨(71)가 제2회 미당 서정주 시회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각각 시집 ‘나목의 노래’와 ‘몽당연필’. 시상식은 11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대한출판문화협회 강당에서 열린다.}

    • 2009-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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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설가 정이현 씨 “꾸역꾸역 살아가는 것, 영원한 미스터리죠”

    ■ 신작 장편 ‘너는 모른다’ 펴낸 소설가 정이현 씨《‘미혼의 젊은 도시 여성, 연애와 결혼, 직장생활을 둘러싼 세속적 욕망과 갈등, 예리하면서도 경쾌한 문장.’ 소설가 정이현씨(37)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다. 그의 첫 장편소설이자 출세작인 ‘달콤한 나의 도시’(2006년)는 한국형 칙릿(젊은 여성을겨냥한 소설)의 원조 격으로 평가받는다. 이후 한국문단 칙릿 열풍의 주역이기도 했다.》실종된 어린이의 가족 삶 통해신문의 사회면 뒷이야기 같은다양한 사회문제로 관심 넓혀 최근 출간한 신작 장편 ‘너는 모른다’는 그런 ‘정이현 식 소설’과는 사뭇 다르다. 실종된 어린이의 가족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장기 밀매, 화교의 갈등 등 다양한 사회적 사안이 얽혀 있다. 발랄하고 톡톡 튀던 문체는 하드보일드(Hard boiled) 분위기로 바뀌었고 도시적인 삶에 대한 관심은 다양한 사회 문제로 확장됐다.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정 씨를 만났다. 스타벅스 커피 한잔을 손에 들고 나타난 그는 기자가 노트북 컴퓨터를 펼치자 취재수첩과 필기도구를 꺼냈다. 그는 질문에 나오는 몇몇 단어를 기록하며 인터뷰에 응했다. 관심사의 변화에 대해 묻자 잠시 생각에 잠겼던 그는 “‘소설은 약자와 소수자의 이야기’라는 기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런데 누가 약자인지에 대한 생각은 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첫 소설집인 ‘낭만적 사랑과 사회’(2003년)를 쓰고 나서는 그게 전부 여자들의 이야기인지조차 의식하지 못했어요. 사람들은 그들을 ‘악녀’라고 하던데, 내 기준에서는 그녀들이 약자였어요. 지금요? 이젠 소설을 처음 쓸 당시라면 전혀 관심조차 없었고 문학적 인물이라고 생각도 않았을 사람들에게도 각자의 아픔과 자기 세계가 있다는 것을 느껴요.” 그래서일까. 이번 소설에 등장하는 이들의 면면은 연령대에서 직업군까지 훨씬 폭넓고 다채로워졌다. 서울 강남의 고급주택가에 살고 있지만 가족 몰래 장기밀매업에 종사하는 가장, 한국사회에서 겉돌고 있는 화교 출신의 새 부인, 그녀의 첫사랑인 화교 밍, 경계선 인격장애를 가진 큰딸과 남모를 기벽을 가진 아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실종된 막내딸. 비정상적인 가족구성원은 실종사건의 용의자들이기도 하다. 정 씨는 이들 삶의 애환을 공평하리만큼 치밀하게 묘사했다. 한강에서 변시체가 발견되는 것으로 시작하는 도입 부분 역시 눈길을 끈다. 하지만 작가의 경고대로 “미스터리 소설을 기대하고 보시는 분들은 아마 화를 내실 것”이다. 미스터리 소설의 전형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그는 “굳이 따지자면 미스터리 소설의 ‘뒷이야기’쯤 될까요”라며 웃었다. 어릴 때부터 신문 사회면을 유난히 열심히 읽어서 혼자 기억하는 각종 치정사건이 많다는 정 씨. 그는 이번 소설에서 신문의 사회면이 채 보여주지 못하는 그들(범죄자와 그의 가족)의 이후를 그려내고 싶었다고 한다. ‘어떤 사건을 겪고도 꾸역꾸역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다. ‘너는 모른다’란 독특한 제목도 함축적이다. 그는 “가까운 사람들끼리 결정적인 순간 꼭 ‘너는 모른다’는 말을 하는데 그건 결국 ‘나는 모른다’와 다르지 않은 말”이라며 “나 역시 상대를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서 겸손, 성숙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소설의 마지막, 이복 여동생의 실종을 둘러싼 모든 사건을 치러낸 아들 혜성은 “내가 이들을 영원토록 알 수 없으리라는 예감이 든다”고 고백한다. “작품세계를 딱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는 작가는 재미없다”고 말하는 정 씨. 전혀 다른 신작을 내놓은 그 역시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작가인 듯하다.박선희 기자 eller@donga.com}

    • 2009-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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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해송문학상 정옥 씨

    문학과지성사가 주관하는 제6회 마해송문학상에 정옥 씨(38·사진)의 창작동화 ‘이모의 꿈꾸는 집’이 수상작으로 8일 선정됐다. 상금은 1000만 원이며 시상식은 2010년 5월 서울 마포구 동교동 문지문화원 ‘사이’에서 열린다.}

    • 2009-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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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에 울고 詩에 웃고… 詩의 힘은 영원하다

    한국문단 대표 서정시인들의 동인 ‘시힘’ 결성 25주년1980년대 동인 중 유일한 활동 “25주년 넘어 100주년까지 갈 것” “누군가는 ‘세상에서 가장 죄 없는 일이 시를 쓰는 일’이라고 했습니다만, 저는 그 말을 바꿔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센 것이 바로 시의 힘’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시와 함께 여러 세월을 건너온 ‘시힘’ 동인들이 앞으로도 오래 시의 힘이 돼 주시길 바랍니다.” 천양희 시인의 축사에 박수가 터져나왔다.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씨어터 제로에서 열린 시동인 ‘시힘’의 25주년 기념식. 1984년에 결성된 이후 사반세기 동안 이어져 온 모임을 축하하기 위해 동인들과 동료 시인, 독자 1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시힘이 결성된 시절은 주요 문예지들이 폐간되면서 시를 발표할 수 있는 지면이 사라졌던 1980년대 권위주의 정권 때였다. 당시 ‘시운동’ ‘오월시’ ‘시와경제’ 등 다양한 동인지가 생겨났고 무크지 스타일의 동인지도 많이 발행됐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것은 시힘뿐이다. 1기 동인 고운기 김경미 김백겸 박철 안도현 시인을 비롯해 2기 김선우 나희덕 문태준 박형준 이병률, 3기 김성규 휘민 시인 등 한국 문단의 대표 서정 시인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동인들의 시낭송과 시인들의 주량에 대한 만담, 동영상이나 노래 등 다른 장르로 재해석한 시를 선보이면서 다채롭게 진행됐다. 다른 문학행사와 달리 중고교생 독자들이 시인들에게 몰려가 시집에 사인을 받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사회를 맡은 고운기 시인은 “시힘 동인 중 정일근 안도현 나희덕 시인의 작품이 국정교과서에 소개돼 있다. 그 덕에 젊은 친구들을 알게 된다는 것이 참 좋다”고 말했다. 1990년대 이후 문단에 시장 논리가 확산되면서 시인들의 사회참여적 역할이나 실험적인 문학운동이 약해졌고 동인활동 시대도 저물기 시작했다. 이런 시기에 25주년을 맞은 시힘은 100주년까지를 기대하고 있다. 박형준 시인은 “서로의 시 세계에 대한 격려와 느슨한 유대가 동인을 지속하게 하는 힘”이라고 말했다. “이 시대에 ‘동인’이란 어떤 의미를 갖느냐에 대한 질문이 많습니다. 물론 시는 혼자 쓰는 것이지만 크게는 시대와 삶을 함께 써나가는 것이기도 합니다. 동인 활동 자체가 하나의 목소리가 되고, 세계나 독자와 호흡하는 소통의 고리가 될 수 있는 것이죠.”(박형준 시인) 최근 흘러나오는 서정시 위기론에 대한 시인들의 생각도 확고했다. 시힘의 원년 결성자인 김백겸 시인은 “2000년 동안 서정시가 존재하지 않았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며 “시대에 맞게 자연 서정, 농촌 서정, 도시 서정으로 옷을 갈아입는 것일 뿐 결코 서정시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행사에는 후배 시인도 자리를 함께했다. 실험시를 주로 쓰는 젊은 시인들의 시 동인 ‘불편’에서 활동 중인 김근 시인은 “시힘 선배들의 시를 읽으며 습작기를 보낸 후배 시인이 나 혼자만이 아닐 것”이라며 “한국문학사의 사반세기를 함께하며 시단을 받쳐온 선배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09-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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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궤도를 이탈한 행성처럼 일상을 일탈한 어두운 삶

    ◇명왕성이 자일리톨에게/조영아 지음/300쪽·1만 원·문학과지성사 좀 이상스러운 사람들이 모여 있다. 그들이 사는 세상 역시 암울해 보인다. 2005년 등단한 소설가 조영아 씨의 신작 소설집 ‘명왕성이 자일리톨에게’에는 그런 이들이 득시글거린다. 마네킹 모델, 구두 수선공, 교통상황 모니터 요원…. 외면적으로는 우리 사회의 평범한 직업인들이지만, 이들은 모두 세상의 뒷면을 보고 있다는 점에서 별스럽다. 그런 깨달음은 이들을 불행하게 하지만, 소설은 더 나아질 거란 희망의 가능성조차 쉽게 보여주지 않는다. 표제작 ‘명왕성이 자일리톨에게’는 삶에 대한 어두운 상징들이 모호하게 얽혀 있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주인공에겐 어릴 때부터 세상의 모든 것이 빙글빙글 돌았다. 어지러움 때문에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그는 친구들의 놀림감이 된다. 하지만 가위질을 하면서부터 세상이 멈춘다. 그는 가위로 금붕어를 오려 죽이고, 자신을 놀렸던 친구의 옷을 잘라낸다. 누구도 치료하지 못했던 어지럼증을 가위질이란 섬뜩한 행위로 이겨낸 것이다. 하지만 그때부터 그는 본격적으로 사람과 세상, 사물의 뒷면과 가위질에 병적으로 집착하며 정상적인 생활을 못 하게 된다. 명왕성이 행성에서 소행성으로 격하됐다는 기사를 접한 뒤 종적을 감춰버린 아버지, 비정상적인 아들을 치료하기 위해 신앙에 매달리는 어머니 등 주변 등장인물들의 삶도 궤도를 이탈한 행성 같다. 작가는 평범한 삶 속에 도사린 이탈과 반항, 광기를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마네킹 24호’ ‘봄날’도 비극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 디자이너의 화려한 옷을 걸치고 백화점 쇼윈도에 마네킹처럼 서 있는 일을 하는 주인공. 모델로 데뷔하기 위해 디자이너와 관계를 가진다. 그 디자이너가 함께 일하는 다른 모델도 건드리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가 원할 때면 요구에 응해줄 수밖에 없다. 세상은 그가 강박적으로 물을 들이켜는 것처럼 언제나 지독한 갈증 상태다. 성실한 구두 수선공의 삶을 그려낸 ‘봄날’ 역시 마찬가지다. 구두 굽을 수선하는 것이 아니면 존재의 가치를 발견할 수 없다고 생각한 주인공은 손에 심한 부상을 당해 일이 힘들어지자 우울증에 빠진다. 어느 날 뒤축이 닳은 아주 거대한 구두 굽을 본 뒤 그는 자신의 온몸을 바쳐 구두의 부품이 되길 자청한다. 자극적인 표현이나 상황은 없지만 해결의 기미도, 위안의 조짐도 보이지 않는 소설 속 세상은 답답하고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리 마주하고 싶지 않은, 피하고 싶은 현실을 보여주기 때문일 것이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09-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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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사회]‘모던보이’ 백석, 토속의 맛에 빠지다

    ◇백석의 맛/소래섭 지음/276쪽·1만3000원·프로네시스 메밀국수, 청배, 가재미, 수박씨와 호박씨, 무이징게국, 달재 생선, 떡국…. 이 토속적인 음식들은 모두 백석(1912∼1995)의 시에 등장한다. 백석의 시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도 그의 시에 이렇게 많은 음식이 등장한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확인된 백석 시 100여 편에 등장하는 음식의 종류는 110여 종. 백석이 그의 모던한 시 속에 토속적인 음식을 끝도 없이 늘어놓았다는 사실은 어딘지 낯설다. 영화 ‘모던보이’에서 배우 박해일이 백석을 모방한 헤어스타일을 연출했을 만큼 그는 당대의 유명한 모던보이였다. 그의 출중한 외모에 대해 당대 여성들뿐 아니라 남성들도 감탄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저자는 “시쳇말로 하면 백석은 당대의 ‘엄친아’ 혹은 ‘완소남’이었다”고 말한다. 이런 엘리트 시인이 왜 근대화된 도시나 식민지의 현실 대신 메밀국수에 생선조림 같은 서민적인 음식을 자꾸 언급했을까. 이 책에 따르면 이런 의문이 드는 이유는 우리가 시에 대해서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음식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다. 국문학자인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음식을 사소한 것, 배고픔의 대상물, 물질적이고 육체적인 것으로만 간주하지만, 사실 음식은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고 강조한다. 백석은 “세상이 외면했던 맛있는 것들에 집착함으로써 누구도 도달하지 못했던 문학적 경지를 일궈냈다”는 것이다. 백석 시를 ‘음식’이란 주제를 통해 새롭게 읽어낸 이 책은 모던보이 백석의 음식사랑, 백석의 음식 시에 담긴 전통적인 사유, 음식 취향에 담긴 정체성 문제 등을 다룬다. 초창기 인류는 음식을 신의 선물로 생각했지만 그리스 로마 시대엔 철학자들이 정신적인 절대 진리를 추구함으로써 요리 기술이나 음식은 폄하됐다. 근대 이후에는 영양주의가 지배적 관점이 되며 음식을 철저히 육체에 종속된 것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는 “자연과 문화의 관계는 ‘요리’를 통해서 나타난다”고 말했다. 동양문화에서 음식은 우주적인 법칙과 깊은 관련이 있었다. 백석의 시들은 이들의 관점에 맥이 닿아 있다. 백석의 시 ‘국수’의 한 대목은 이렇다. “… 아, 이 반가운 것은 무엇인가/이 히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것은 무엇인가/겨울밤 쩡하니 익은 동치미국을 좋아하고 얼얼한 댕추가루를 좋아하고 싱싱한 산꿩의 고기를 좋아하고…이 조용한 마을과 이 마을의 의젓한 사람들과 살뜰하니 친한 것은 무엇인가/이 그지없이 고담하고 소박한 것은 무엇인가.” 이 시에서 국수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과 삶을 같이 하는 어떤 존재”다. 저자는 이를 “음식을 존재의 차원에서 제시함으로써 우리 고유의 전통을 되살리고자 했던 것”이라고 분석한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주인공이 마들렌 과자를 맛보다 유년시절의 경험을 떠올리는 것처럼, 미각이나 후각에 의한 기억은 그때의 상황과 관련된 모든 것을 떠오르게 하는 특징을 갖기도 한다. 인절미, 송기떡, 콩가루차떡의 냄새와 도야지비계, 무이징게국 등 음식을 통해 어린시절 향수를 그려낸 백석의 시 ‘여우난골족’ 역시 그를 잘 보여준다. 전문적인 문학비평이라기보다 백석 시를 매개로 ‘음식’에 관한 다양한 인문학적 성찰을 담아낸 책이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09-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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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현실과 환각의 경계선… 그 진실은

    ◇오즈의 닥터/안보윤 지음/272쪽·1만 원·이룸 한 남자가 정신과 의사 닥터 팽에게 상담을 받고 있다. 환자보다 정신과 의사 상태가 더 안 좋아 보인다. 닥터 팽은 기괴한 분장에 안 어울리는 홈드레스를 입고 여자처럼 굴고 있다. 얼굴에 수염 흔적이 역력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남자는 닥터 팽을 미심쩍어하면서도 상담이 시작되자 자신의 어린시절을 이야기한다. 춤바람이 나서 아들의 교육이나 양육에는 관심이 전혀 없던 어머니와 교통사고로 죽어버린 누나, 아들을 장애인으로 만들어 보험금을 타내려고 하는 아버지. 중간 중간 남자의 진술은 번복된다. 누나가 죽은 날짜는 수시로 달라지고, 아버지는 언젠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기도 한다. 계간 ‘자음과모음’이 주관하는 자음과모음 문학상 제1회 수상작인 이 작품은 현실과 환각의 경계를 이리저리 넘나든다.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하고 직장을 잃은 고등학교 세계사 교사인 ‘나’는 법원의 지시로 정신과 의사 닥터 팽에게 상담을 받게 된다. 의사 이름이 비범치 않다는 점, 만날 때마다 옷차림이나 말투가 바뀐다는 점, 의사이기 이전에 출퇴근 길 지하철에서 마주치던 성가신 잡상인이었다는 점 등의 단서들은 닥터 팽의 정체에 대한 의심을 미리부터 품게 한다. ‘나’는 닥터 팽과의 의무 상담이 매우 불만인 상태다. 이 불편한 상황은 그가 학교의 모범학생 수연의 커닝을 발견하고 수연의 답안지를 찢어버린 일에서 비롯됐다. 수연은 커닝용 쪽지를 입안에 넣어 삼켜버린 뒤, 그가 자신을 성폭행하려고 여러 번 시도했으며 요구에 따라주지 않자 보복한 거라고 말하며 울음을 터뜨려버린다. 그 사건으로 그가 학교에서 해고된 얼마 후 수연이 실종된다. 억울한 성추행 혐의에 이어 실종사건의 용의자까지 된 셈이다. ‘나’의 진술에는 신빙성이 없고 닥터 팽의 존재 역시 현실적이지 않다. 그들의 실체를 암시하는 흔적들은 여러 군데 흩어져 있다. 소설은 ‘나’와 닥터 팽의 교란작전 뒤에 가려진 숨은 진실이 무엇인지를 조금씩 드러내 간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09-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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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소설가 요시모토 “한국음식에 반했어요”

    ‘키친’, ‘아르헨티나 할머니’ 등 감성적인 작품들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 소설가 요시모토 바나나 씨(45·사진)가 한국을 찾았다. 지난해 신작 ‘선인장’ 출간을 맞아 방한한 뒤 1년 만이다. 비교적 짧은 기간에 한국을 다시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의 방한 일정에는 최근 출간된 신작 ‘데이지의 인생’ 기자간담회와 팬사인회가 포함돼 있었지만 주된 목적은 ‘한국음식 탐방’에 맞춰져 있었다. 그는 한국음식 마니아다.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의 한 음식점에서 만난 그는 “한국에 오면 도착 직후부터 다시 비행기를 타기 직전까지 계속해서 음식을 먹는다. 어제 저녁엔 간장게장을 먹었다”고 말했다. “한국 음식을 너무 좋아해서 가족과 함께 2박 3일 일정으로 찾아왔어요. 맛있는 걸 워낙 찾아다녀서 올 때마다 (출판사) 초청비보다 자비를 훨씬 많이 쓰게 되지만, 그래도 너무 즐겁습니다.” 요시모토 씨는 삼계탕, 숯불갈비 등 음식 목록까지 만들어왔다. 그는 “일본에서도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한국 음식을 먹는다”며 “싫어하는 음식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최근 몰두하는 메뉴는 순두부찌개라고 한다. 이번에 출간된 신작에 대해 그는 “특정한 약은 특정 사람에게만 듣는다. 내 소설이 문학적으로 우수하지 않을지라도 섬세하고 민감한 이들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약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09-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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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일보 속의 근대 100景] 민족문화 조명

    《“우리 선인들의 외방에 끼친 자취로서 역사상에 나타난 사실 가운데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몇 가지를 들어… 우리의 그에 대한 역사적 사명이 어떠한 것인가에 대하야 …나타내여 보려고 한 셈이다” ―동아일보 1934년 12월 17일자 ‘외방에 끼친 선조의 자취’》일제 민족말살 탄압속 선덕여왕-다산 등 ‘역사 재발견’ 연재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일제는 황국신민화 운동이라는 민족말살 정책을 통해 탄압을 강화했다. 창씨개명, 신사참배 강요와 함께 우리말 사용과 역사교육조차 금지된 엄혹한 시절이었다. 그러나 유구한 민족문화와 민족혼에 대한 관심은 꺾이지 않았다. 역사적 전통을 기억하고 계승하려는 움직임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지령 5000호를 맞은 1934년 10월 9일 동아일보에는 ‘오천년 문화 재음미’라는 제목의 기획 연재가 시작됐다. ‘조선심(心)과 조선색’ ‘내 자랑과 내 보배’ 등의 주제로 이뤄진 이 연재는 조선의 사회제도, 선인들의 자취, 미술과 공예, 이두와 한글, 우리 역사 속 여성 등 다양한 분야의 유산들을 상세히 소개해 우리 전통에 대한 자존감을 높이고자 기획됐다. 연재는 12월 17일까지 이어졌다. “여왕의 어휘는 덕만이라. 왕은 삼국시대를 대표하야 유일한 여성이라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여왕은 그 부친 진평왕의 위대한 체격과 거룩한 심덕을 받어나서 그 성품이 또한 너그럽고 착하고 밝고 민첩하신 성덕이 겸전하셨다” (1934년 10월 12일) 오늘날 TV 드라마를 통해 사랑받는 선덕여왕을 소개한 기사다. 역사 속 위인들의 일생을 재조명해 민족의식을 고취시키는 작업도 활발했다. 다산 정약용 선생 특집이 대표적인 예였다. 1935년 7월 16일 동아일보 3면에는 다산 정약용 서거 100주기 특집 기사가 실렸다. 전면을 할애해 정인보의 ‘다산 선생의 일생’ 백남운의 ‘다산의 사상’ 현상윤의 ‘이조 유학 사상의 다산과 그 위치’ 등을 소개했다. 1936년 1월 1일 동아일보 신년 특대호 기사는 세종대왕의 측우기, 이순신의 거북선 등 세계적인 발명품들을 소개함으로써 민족문화의 우수성과 독창성을 부각했다. 1937년 12월 6일자 2면에서는 ‘발명조선의 대기염, 특허신안출원에 등록한 조선인이 반수이상’이란 기사를 통해 우리 조상들의 창조력과 기술력이 당대에도 이어져 내려오고 있음을 자부했다. “조선은 고려 시대의 활자와 청자 이순신의 구선(龜船) 등 세계적 발명의 기원과 자랑을 가지고 있고 선인의 재능이 빛나는 바 만커니…작년 1월부터 금년 6월 말일까지에 새로 특허와 실용신안으로 등록된 것만을 보아도 특허등록이 사십일 건 실용신안등록이 이백이십이 건의 다수에 달하고 … 조선인의 발명, 고안, 의장의 재능은 의연히 세계에 소리치고 있다고 한다.” 올해 한국은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에 한글을 수출했으며, 조선왕릉을 비롯해 강강술래, 남사당놀이 등이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일제강점기란 어려운 시기를 거치면서도 보존해온 우리의 민족 문화유산들은 이제 세계 여러 곳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09-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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