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태어날 때부터 뼈가 자라지 않는 ‘연골무형성증’을 앓던 엄동근 씨(31)는 6일 급작스러운 호흡곤란으로 무산소성 뇌손상이 생겨 9일 뇌사 판정을 받았다. 엄 씨의 키는 사망 당시 120cm. 어머니 제선자 씨(51)가 엄 씨의 장기 기증을 결정해 9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등에서 환자 3명에게 엄 씨의 간, 신장, 또 다른 신장과 췌장이 각각 이식됐다. 12일 엄 씨의 관에는 엄 씨가 13세 때부터 건강해지기를 빌며 접었다는 종이학 수천 마리가 함께 담겼다. 동아일보 기자는 11일 어머니 제 씨를 서울 도봉구 창동의 자택에서 만났다. 제 씨는 눈시울을 붉히면서도 차분하게 아들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스무 살이면 죽는다던 우리 큰아들 동근이는 10년을 더 살았습니다. 1979년에 전북 임실군에서 살 때 낳았지요. 첫아이인 데다, 태어날 때부터 얼마나 예쁘고 소중했는지…. 두 살부터 애가 영 힘이 없고 자꾸 눕더라고요. 세 살이 되니 손목이 뒤틀리고 걸음을 잘 걷지 못했습니다. 전국의 병원을 찾아다녔어요. 누군가 ‘굳을 병’이라고 하더군요. 서너 살 무렵 의사로부터 “동근이는 키가 안 클 겁니다. 스무 살을 넘기기 힘들어요”라는 얘기를 들었어요. 저는 까무러쳐 쓰러졌습니다. 지인들은 동근이를 안쓰러워했지만 저는 자랑스럽게 키웠습니다. 동근이가 기죽지 않게 제가 학교 어머니회에도 나가고, 명예교사 활동도 했어요. 동근이도 그때는 조금씩 걸을 수 있었습니다. 1∼3학년 때는 공부를 잘해 우등상을 받기도 했죠. 장난꾸러기였죠. 동근이는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유치원 때 키 그대로였습니다. ‘동근이가 정말 스무 살을 못 넘기겠구나’ 하는 생각을 그때 처음 했습니다. 열다섯 살 때부터는 걷지 못해 거의 기어다녔어요. 초등학교 졸업 뒤 경기도의 장애인학교에 보내려다가 행여 얼굴도 못 보고 그대로 저세상으로 보내게 될까 두려워 그냥 내 품에서 길러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서울로 이사 온 뒤 15년 동안은 아프지 않고 잘 지냈어요. 우리 동근이는 제가 외롭지 않도록 집을 지켜주고, TV도 켜주고, 불도 켜 놓았어요. 둘이 안방은 비워 놓고 거실에서 나란히 누워 자며 “우리 아들, 사랑해” “엄마, 사랑해”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서로 의지하고 살며 행복했습니다. 눈이 밤새 내리던 4일 새벽이었어요. 동근이가 방바닥에 똥을 쌌더라고요. 저녁에 “엄마, 머리가 아파 어질어질해, 잠이 안 와”라고 하더군요. 배가 고파 그런 줄 알고 물과 요구르트를 먹였죠. 5일 아침에는 카스텔라 빵하고 우유, 배즙을 먹였는데 그날 밤 갑자기 동근이 몸이 축 처지더라고요. 숨을 못 쉬고 혀를 빼물고 손발이 시퍼레져서 인공호흡을 하고 구급차를 불렀어요. 병원에서 심폐소생술을 받고 깨어났죠. 잠시 좋아지는 듯하던 동근이는 중환자실에 입원했습니다. 집에 잠깐 갔다가 작은아들에게 “엄마는 평소 형이 죽으면 장기를 기증하겠다고 마음먹었는데 네 의견은 어떠니?”라고 물었습니다. 동근이가 세상에 훨훨 다니게 하고 싶었어요. 좁은 데서 잘 걷지도 못하고 살았던 내 아들이 다른 사람을 통해서라도 자유롭게 뛰어다니게 하고 싶었어요. 동근이는 몸이 아파 세상을 못 돌아다녔지만 동근이의 장기가 누군가에게 이식돼 그가 건강하게 살 수 있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에요. 아들 덕분에 다른 사람이 생명을 건지는 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요. 저도 죽으면 장기를 기증할 거예요. 원래 동근이와 똑같은 베개를 썼는데 지금은 동근이가 없어 두 개를 포개 놓고 잡니다. 가슴이 아파 어쩔 줄 모르겠습니다. 평소에는 동근이가 “엄마, 나 사랑스럽지?” 하면 제가 “우리 새끼!” 하고, 동근이는 “나도 엄마가 좋아!” 했는데….조종엽 기자 jjj@donga.com}

태어날 때부터 뼈가 자라지 않는 '연골무형성증'을 앓던 고(故) 엄동근 씨(30)는 6일 급작스런 호흡곤란으로 무산소성뇌손상이 생겨 9일 뇌사 판정을 받았다. 엄 씨의 키는 사망 당시 120㎝. 어머니 제선자 씨(51)가 엄 씨의 장기 기증을 결정해 9일 엄 씨의 간, 신장, 신장과 췌장이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등에서 환자 3명에게 이식됐다. 12일 엄 씨의 관에는 엄 씨가 13세 때부터 건강해지기를 빌며 접었다는 종이학 수천마리가 함께 담겼다.동아일보 기자는 11일 어머니 제 씨를 서울 도봉구 창동의 제 씨 자택에서 만났다. 제 씨는 눈시울을 붉히면서도 차분하게 아들 엄 씨 이야기를 들려줬다. 스무 살이면 죽는다던 우리 큰 아들 동근이는 10년을 더 살았습니다. 1980년에 전북 임실군에서 살 때 낳았지요. 첫 아이인데다, 태어날 때부터 얼마나 예쁘고 소중했는지…. 두 살부터 애가 영 힘이 없고 자꾸 눕더라고요. 세 살이 되니 손목이 뒤틀리고 걸음을 잘 걷지 못했습니다. 전국의 병원을 찾아다녔어요. 누군가 '굳을 병'이라고 하더군요. 서너 살 무렵 의사로부터 "동근이는 키가 안 클 것이다. 스무 살을 넘기기 힘들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저는 까무러쳐 쓰러졌습니다. 지인들은 동근이를 안쓰러워했지만 저는 자랑스럽게 키웠습니다. 동근이가 기죽지 않게 제가 학교에서 어머니회도 하고, 명예교사로 활동도 했어요. 동근이도 그때는 조금씩 걸을 수 있었습니다. 1,2,3학년 때는 공부를 잘해 우등상을 받기도 했죠. 장난 꾸러기였죠. 동근이는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유치원 때 키 그대로였습니다. '동근이가 정말 스무 살을 못 넘기겠구나' 하는 생각을 그 때 처음 했습니다. 열다섯 살 때부터는 걷지 못해 거의 기어다녔어요. 초등학교 졸업 뒤 경기도의 장애인학교에 보내려다가 행여 얼굴도 못 보고 그대로 저세상으로 보내게 될까 두려워 그냥 내 품에서 길러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서울로 이사 온 뒤 15년 동안은 아프지 않고 잘 지냈어요. 우리 동근이는 제가 외롭지 않도록 집을 지켜주고, 텔레비전도 켜주고, 불도 켜 놓았어요. 둘이 안방은 비워 놓고 거실에서 나란히 누워 자며 "우리아들 사랑해" "엄마 사랑해"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서로 의지하고 살며 행복했습니다. 눈이 밤새 내리던 4일 새벽이었어요. 동근이가 방바닥에 똥을 쌌더라고요. 저녁에 "엄마, 머리가 아파 어질어질해, 잠이 안 와"라고 하더군요. 배가 고파 그런 줄 알고 물과 요구르트를 먹였죠. 5일 아침에는 카스테라 빵하고 우유, 배즙을 먹였는데 그날 밤 갑자기 동근이 몸이 축 쳐지더라고요. 숨을 못 쉬고 혀를 빼물고 손발이 시퍼래져서 인공호흡을 하고 구급차를 불렀어요. 병원에서 심폐소생술을 받고 깨어났죠. 잠시 좋아지는 듯하던 동근이는 중환자실에 입원했습니다. 집에 잠깐 갔다가 작은 아들에게 "엄마는 평소 형이 죽으면 장기를 기증하겠다고 마음먹었는데 네 의견은 어떠니?"라고 물었습니다. 동근이가 세상에 훨훨 다니게 하고 싶었어요. 좁은데서 잘 걷지도 못하고 살았던 내 아들이 다른 사람을 통해서라도 자유롭게 뛰어다니게 하고 싶었어요. 동근이는 몸이 아파 세상을 못 돌아다녔지만 동근이의 장기가 누군가에게 이식돼 그가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기뻐요? 아들로 인해 다른 사람이 생명을 건진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요? 저도 죽으면 장기를 기증할 거예요. 원래 동근이와 똑같은 베개를 썼는데 지금은 동근이가 없어 두개를 포개 베고 잡니다. 가슴이 아파 어쩔 줄 모르겠습니다. 평소에는 동근이가 "엄마, 나 사랑스럽지?" 하면 제가 "우리 새끼!" 하고 동근이는 "나도 엄마가 좋아!" 했는데….조종엽 기자 jjj@donga.com}

2010년 첫 평일인 4일 서울에 관측 기록상 가장 많은 눈이 내려 사상 최악의 도로 마비 사태가 빚어지면서 출퇴근길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새벽부터 내린 폭설로 ‘출근대란’을 겪은 직장인들이 귀가하며 일제히 지하철로 몰려 퇴근길은 전쟁을 방불케 했다. 지하철 1호선과 2호선이 교차하는 신도림역 승강장은 이날 오후 5시 반경부터 밀려든 인파로 가득 찼다. 신도림역 김문식 역무원은 “인파가 평소보다 3배는 많은 듯하다”고 말했다. 1호선으로 갈아타기 위해 만원인 2호선 전동차에서 내리던 회사원 최도영 씨(29)는 “오늘은 그야말로 ‘지옥철’”이라고 말했다. 일부 직장인은 아예 집에 가지 않고 회사 근처 사우나나 모텔 등에서 하룻밤 자는 것을 택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대기업에 다니는 김모 씨(46)는 “집이 경기 파주시라 집에 가기도, 내일 출근하기도 힘들어 동료들과 신년 회식을 하고 회사 근처에서 잘 계획”이라고 말했다. 직장인들은 이날 오전 자가용이나 택시 대신 전철 등 대중교통으로 힘겹게 출근했지만 전철마저 지연되는 바람에 무더기 지각 사태가 벌어졌다. 오전 7시경 서울 역삼역에서 강남역으로 향하던 지하철 2호선 열차가 역삼역 인근에서 약 20분간 멈춰 섰고, 오전 7시 40분경 국철구간 남영역 부근에서 열차가 고장을 일으켜 약 15분간 운행이 중단됐다. 이날 선로 전환기 사이에 쌓인 눈으로 선로가 밀착되지 않아 생긴 탈선 위험이 있어 1호선 급행열차 운행이 일시 정지됐다. 1호선 영등포발 광명행 급행열차는 오전 11시부터 6시간여 중단됐고, 용산발 천안행 급행열차는 오전 11시 반 운행이 중지됐다. 폭설로 지각하는 회사‘원이 속출했고 출근을 포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충남 아산시 탕정면의 한 제조업체 직원 이모 씨(28)는 “자가용으로 출근하는 직원들이 중간에 집으로 되돌아가 아예 휴가를 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2010년 시무식이나 예정돼 있던 새해 첫 회의를 연기하는 기업도 많았다. 폭설에 ‘119’를 부르는 경우가 많았지만 눈길에 구조대 출동도 늦어졌다. 종합병원들조차 응급차 운행이 제대로 안 돼 환자 이송에 어려움을 겪는 등 의료 현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고지대인 서울 중구 만리동에 사는 주민 노대흥 씨는 “연탄을 실은 차가 눈 때문에 올라오지 못했다”며 “연탄이 떨어진 주민들이 추위에 떨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눈길에서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징이 달린 골프화를 신고 다니거나 눈이 많이 쌓인 도로에서 스키를 타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오후 1시 반 서울 세종문화회관 뒷길에서 40대 남성이 스키를 타고 질주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한 웹사이트에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비탈진 골목길에서 스키를 타고 내려가는 동영상이 게재되기도 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한 달에 35만 원을 내고 서울 서대문구의 한 하숙집에서 혼자 살던 경남 창원 출신의 연세대 3학년 박모 씨(22)는 다달이 내야 하는 돈이 부담돼 지금은 같은 학교 친구와 서대문구 북아현동 하숙집의 13.2m²(약 4평) 남짓한 방에서 함께 산다. 한 달 40만 원이던 하숙비는 지난해 46만 원으로 올랐다. 기숙사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박 씨는 새해 들어 주인집 아주머니가 하숙비를 다시 올려달라고 할까 봐 걱정이다. 대구가 고향인 숙명여대 4학년 김모 씨(23)도 생활비 중 방값이 가장 큰 부담이다. 용산구 갈월동 자취촌의 26.4m²(약 8평)형 원룸에서 사는 김 씨는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55만 원을 낸다. 관리비 4만 원에 5만∼10만 원의 공과금은 별도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아버지로부터 매달 120만 원을 받아 방값과 교재비, 용돈 등으로 쓰는 김 씨는 “서울 친구들이 부럽고 월세를 낼 때마다 부모님께 죄송스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지방에서 상경한 대학생들에게 주거비가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가운데 한 대학 총학생회가 이를 해결하겠다고 나서 눈길을 받고 있다. 연세대 총학생회는 3일 “학생들이 저렴한 보증금과 임대료로 양질의 주거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가 신촌 인근에 ‘20대 임대주택’을 짓도록 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세대 총학생회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과 서대문구청장 출마 후보들로부터 대학생을 위한 임대주택을 서대문구에 짓겠다는 약속을 받아낸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서대문구는 북아현, 가재울 등 구내 뉴타운 건설 구역 모두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상태라 설계 변경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총학생회는 후보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다음 달까지 지방 출신 학생들의 주소를 서대문구로 모두 옮기고 투표권을 행사하도록 독려하겠다는 계획이다. 연세대 총학생회 권지웅 부회장(21·기계공학과 3학년)은 “신촌 자취방 월세가 2006년 대비 10만∼15만 원 올라 보증금 1000만 원인 경우 연간 500만∼700만 원을 월세로 내야 한다”며 “지방 학생들은 등록금을 세 번 내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세대생 중 지방 학생이 40%에 달하지만 기숙사 수용률은 의대 치대 간호대 재학생을 제외하면 7%에 불과하다”며 “대학생 대학원생 등 20대를 위한 저렴한 임대주택이 절실하다”고 말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29일 서울 용산 철거민 화재 참사와 관련된 보상 문제가 극적으로 타결된 데에는 협상 당사자들과 정부 사이에서 “올해가 가기 전에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공사가 지연되면서 막대한 금전적 손실을 보고 있던 재개발조합, 사건 발생 345일째 장례도 치르지 못한 유족, 투쟁의 동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돌파구가 필요했던 ‘용산참사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 등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사고 책임자 처벌 및 사과 등의 부당한 요구는 단호히 거절해 명분을 얻고, 유족 측에서는 보상금을 받아내 실리를 챙긴 셈이다.》 사고 발생 직후 용산 4구역 재개발조합은 보상 책임이 없어 단 한 푼도 줄 수 없다는 쪽이었다. 유족을 대표한 범대위는 정부의 사과와 다른 세입자들의 대체상가 보장 등을 요구하면서 협상은 장기간 교착상태에 빠졌고 올해 안에 타결이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은 8월 중순부터 직접 종교계 지도자들을 만나 협조를 구했고 서울가톨릭 사회복지회장 김용태 신부, 한국교회봉사단 사무총장 김종생 목사,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장 혜경 스님 등 3대 종교 대표가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지원 사격에 나섰다. 오 시장은 타결 직전인 29일에도 직접 조합장을 만나 협상 타결을 강력히 부탁했다. 정운찬 국무총리도 사태 해결에 큰 힘이 됐다. 그는 취임 후인 10월 3일 추석을 맞아 용산 분향소를 방문해 “사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과한 뒤 종교계 인사들과 잇따라 접촉했다. 한국교회봉사단 대표 김삼환 목사, 사랑의 교회 오정현, 덕수교회 손인웅 목사, 정진석 추기경, 수경 스님 등에게도 도움을 구했다. 정 총리는 최후의 카드로 이명박 대통령에게 두 차례에 걸쳐 용산 참사 해결에 힘을 실어 줄 것을 간절하게 요청했고, 이 대통령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12월 중순경부터 협상은 막바지 국면으로 치달았다. 당초 재개발조합 측은 보상금 20억 원을 제시했고, 유족 측은 45억 원에 상가 임대를 요구하며 큰 견해차를 보였다. 하지만 양측이 요구 수준을 조금씩 양보했다. 재개발조합 측에서 상가 임대만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굽히지 않아 보상금액을 35억 원가량으로 올리는 대신 상가 임대는 요구하지 않는 조건에서 협상이 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상금은 순천향병원에 지급해야 할 사망자 5인의 장례비와 시신안치비용 5억7000만 원, 유족 위로금, 세입자 보상금, 병원 치료비 등의 명목으로 지급될 예정이다. 참사 현장에서 진압작전 중 숨진 김남훈 경사의 유족은 공무원연금관리공단으로부터 사망 조의금 등 명목으로 1억9600만 원을 일시금으로 받았다. 김 경사가 공무 수행 중 순직했기 때문에 유족에게는 매달 연금이 지급된다. 올해 초등학교 1학년인 김 경사의 외동딸(8)은 공무원연금관리공단으로부터 월 86만 원, 국가보훈처로부터 월 100만여 원 등 매달 186만여 원을 연금으로 받고 있다. 이날 당사자들은 ‘조합과 유가족 간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고 합의해 유족 등 세입자들과 재개발조합 간에 서로 제기한 각종 고소 고발은 취하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용산 참사 시위를 배후 조종한 혐의로 수배 중인 남경남 전국철거민연합회 의장 등 3명이 처벌을 면하게 된 것은 아니다. 수배자 3명 가운데 박래군 이종회 용산참사 범대위 공동집행위원장에 대해서는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와 ‘일반교통방해 혐의’를 적용해 박 씨에게는 사전 구속영장이, 이 씨에게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황이다. 남 의장도 용산 철거민 시위를 배후 조종한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경찰은 이들이 출두하면 현행법에 따라 조사해 처리할 방침이다. 협상은 타결됐지만 문제 해결을 위해 섣부르게 보상금을 많이 편성하는 등 합의에 일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원이 시위대에 사고 책임이 있다고 판결한 상황에서 보상금이 시위에 대한 면죄부나 보상처럼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원은 10월 28일 당시 화재를 일으켜 경찰관 등을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철거민 7명에게 징역 5∼6년의 중형을 선고한 바 있고, 당시 시위에 참여한 사망자 5명 중 3명은 용산 4구역과 관련이 없는 경기 용인, 수원시 등 다른 재개발지역 주민이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김윤종 기자 zozo@donga.com유성열 기자 ryu@donga.com▼수배자 “자진출두”… 재판 영향줄 듯▼ 용산 참사 관련 협상이 30일 타결됨에 따라 희생자들에 대한 장례가 1년이 다 돼서야 치러지게 됐다. 또 용산참사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와 유족들은 현재 점거 중인 서울 용산구 한강로 남일당 건물에서 내년 1월 25일까지 철수하게 된다. 범대위는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합의안에 따라 유족이 내년 1월 9일 장례식을 치르고 사무실 등으로 사용했던 남일당 등 3곳의 건물을 25일까지 비우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일당 건물에 설치된 분향소는 당분간 유지된다. 범대위는 장례식을 치르더라도 용산 참사 1주년인 1월 20일까지 분향소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수배 중 명동성당에서 농성을 해온 박래군 범대위 공동집행위원장, 남경남 전국철거민연합 의장 등 3명도 장례가 끝나면 농성을 풀고 경찰에 자진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남대문경찰서 관계자는 “이들은 ‘사태가 해결되면 농성을 풀고 경찰 조사를 받겠다’고 밝혀왔다”고 밝혔다. 참사 과정에서 경찰관 등을 숨지게 한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상 혐의로 구속 기소된 농성자들에 대한 재판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용산철거대책위원회 위원장 이충연 씨 등 농성자 9명은 10월 1심에서 모두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내년 1월 6일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이광범) 심리로 열리는 항소심 첫 공판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보상 문제가 타결되면서 이들의 형량에 참작할 만한 새로운 변수가 생긴 셈이다. 법원 관계자는 “유무죄를 가를 사실관계 판단과는 별 상관이 없다”면서 “1심에서 법정 모독행위 등으로 인해 더 엄한 판결을 받은 만큼 피고인들이 항소심에서 차분히 재판을 받는다면 합의를 전제로 선처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이종식 기자 bell@donga.com▼유족 “반쪽 타결”… 건설사 “돈으로 해결한 잘못된 선례” ▼철거민과 경찰관 등 6명이 숨진 용산 참사 문제가 발생 1년 가까이 해법을 찾지 못하다가 30일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되자 철거민 유족들은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345일간 끌어온 문제가 타결돼 장례를 치를 수 있게 된 유족들은 안도하면서도 이번 합의는 ‘반쪽짜리’라며 아쉬움을 보였다. 장례를 치르고 보상이 이뤄지더라도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라는 숙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다. 용산 참사 문제 해결을 위해 물밑 노력을 기울여 온 국무총리실과 서울시는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연내 협상 타결을 봐 다행스럽다는 반응이었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30일 “많이 늦었지만 올해가 가기 전에 이 문제를 매듭짓게 돼 참으로 다행스럽다”라며 “이런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총리로서 책임을 느끼며, 다시 한 번 유족 여러분께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오세훈 시장은 “용산 참사 이래 서울시장으로서 단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다”라며 “유가족의 비통함을 이제 조금이나마 풀어드릴 수 있게 돼 다행스럽고 앞으로 재개발, 재건축 등의 사업과정이 원주민과 세입자 보호는 강화하면서도 사업은 신속하게 추진하는 방향으로 이뤄지도록 제도 보완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유족에 대한 보상 액수가 35억 원이라는 소식을 접한 한 건설사 관계자는 “돈으로 문제를 해결한 것 같다”며 “잘못된 선례를 남긴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소주 한 병을 마시고 차량을 운전하다 사람을 치면 종합보험에 가입했더라도 최소 2300만 원의 사고 처리 비용이 든다는 분석이 나왔다. 소주 1병이 7잔이라고 계산하면 1잔을 마신 데 대해 330만 원이 비용으로 드는 셈이다. 자동차10년타기시민운동연합은 30일 음주운전 사고처리 비용분석 자료를 내고 “소주 1병가량을 마신 상태인 혈중 알코올 농도 0.14% 상태에서 차량을 운전하다 신호위반으로 전치 4주의 부상을 입히는 사고를 내면 벌금, 면책금, 형사합의금, 변호사 선임비 등으로 2300만 원 이상을 지출한다”고 밝혔다. 이 자료에 따르면 벌금이 약 1000만 원으로 가장 많이 들고 변호사 선임비용 500만 원, 인사사고 면책금 200만 원, 운전면허 재취득 비용 100만 원, 보험료 할증 200만 원, 피해자 형사합의금과 기타 비용 300만 원이 소요된다. 또 소주를 3잔가량 마신 뒤 혈중 알코올 농도 0.05∼0.06% 상태에서 접촉사고를 냈다면 벌금 300만 원, 자차 수리비용 약 100만 원, 보험 면책금 50만 원 등 최소 450만 원이 든다. 소주 1잔에 150만 원꼴이다. 자동차시민연합 임기상 대표는 “지난해 음주운전으로 2만6873건의 사고가 나 969명이 사망했다”며 “각종 술자리가 많은 연말연시에는 음주운전을 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경찰이 전국의 경찰관서에 ‘토착비리 신고센터’를 개설하고 공직자의 권력형 비리 수사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경찰청은 28일 “오늘부터 본청과 16개 지방청, 244개 경찰서에 토착비리 신고센터를 일제히 개소하고 수사와 정보분야 합동으로 ‘토착비리 척결 태스크포스’를 편성해 수사를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8월 시작한 1차 특별단속에서 적발한 인원은 많았지만 자치단체장 등 고위 공직자가 개입된 조직적 비위 적발이 미흡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경찰이 1차 단속에서 적발한 2299명(구속 118명) 중 공무원은 820명(구속 38명)으로 이 중 자치단체장은 없었고 6급 이하 공무원이 87%(771명)를 차지했다. 경찰은 2010년 1∼6월 벌이는 2차 특별단속에서는 고위 공직자 비리나 사이비언론의 갈취 행위 등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이날 강희락 경찰청장은 “특히 내년 6월 2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치단체장이나 의회 의원들의 비위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며 “각종 공사 이권에 개입하거나 인사청탁 명목으로 금품을 받는 행위 등에 강력 대처하겠다”고 말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경찰이 전국의 경찰관서에 '토착비리 신고센터'를 개설하고 공직자의 권력형 비리 수사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경찰청은 28일 "오늘부터 본청과 16개 지방청, 244개 경찰서에 토착비리 신고센터를 일제히 개소하고, 수사와 정보 분야 합동으로 '토착비리 척결 태스크포스'를 편성해 수사를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8월 시작한 1차 특별단속에서 적발한 인원은 많았지만 자치단체장 등 고위공직자가 개입된 조직적 비위 적발이 미흡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경찰이 1차 단속에서 적발한 2299명(구속 118명) 중 공무원은 820명(구속 38명)으로 이중 자치단체장은 없었고 6급 이하 공무원이 87%(771명)를 차지했다. 경찰은 2010년 1~6월 벌이는 2차 특별단속에서는 고위 공직자 비리나 사이비언론의 갈취 행위 등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강희락 경찰청장은 이날 "특히 내년 6월2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치단체장이나 의회 의원들의 비위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며 "각종 공사 이권에 개입하거나 인사청탁 명목으로 금품을 받는 행위 등에 강력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전국 지방청의 수사과장과 정보과장이 참석하는 회의를 열어 1차 단속 결과를 점검하고 2차 단속의 중점 추진사항을 공유했다. 강 청장은 "토착비리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국민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며 "신고자나 제보자 보호에도 만전을 기할 예정이니 신고센터를 적극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7세 여자 어린이가 급성 골수성 백혈병을 앓고 있는 어머니에게 조혈모세포를 기증했다. 수원 매화초등학교 1학년 조현아 양(7)은 23, 24일 이틀에 걸쳐 경기 수원시 팔달구 지동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에서 어머니에게 제공할 조혈모세포를 채취하는 시술을 받았다. 성빈센트병원에 따르면 조 양의 어머니 임경란 씨(35)는 6월 29일 급성 백혈병 판정을 받았다. 조 양 가족과 의료진은 임 씨에게 맞는 골수를 찾으려고 형제자매는 물론이고 대한적십자 등 관련 기관을 알아봤지만 찾지 못했다. 마지막 희망은 딸인 조 양으로부터 조혈모세포를 이식받는 것뿐. 가족들은 조심스럽게 조 양에게 이야기를 꺼냈고 평소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 것도 무서워하는 조 양이었지만 선뜻 “아픈 엄마가 나을 수만 있다면 내가 조금 아파도 좋다”며 동의했다. 조 양은 조혈모세포를 증식하는 주사를 맞은 뒤 이틀간 두 차례에 걸쳐 각각 4시간가량 주사기를 양쪽 팔에 꽂고 있어야 했다. 채취된 조혈모세포는 곧바로 어머니 임 씨에게 이식돼 현재 경과를 지켜보는 중이다. 조 양은 일주일가량 집에서 쉬면 일상생활로 돌아올 수 있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조 양의 아버지인 조병광 씨(34)는 “현아가 시술을 받은 뒤 힘든 기색도 없이 환한 웃음을 지었다”며 “처음에는 무서워했지만 엄마가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해 용기를 냈다”고 전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크리스마스카드에 숨겨져 밀반입된 마약을 판매하려던 20대 남자가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PC방 종업원 황모 씨(24)를 24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멕시코에 있는 황 씨의 공범 문모 씨는 지난달 메스암페타민(히로뽕) 5g가량을 국제우편을 통해 황 씨에게 보냈다. 문 씨는 히로뽕을 크리스마스카드 종이 사이에 숨긴 뒤 카드를 편지 봉투에 넣어 한국으로 부쳤다. 마약은 다른 우편물들과 섞여 황 씨가 살고 있는 인천 남구의 한 빌라 우편함까지 배달됐다. 이 히로뽕을 2일 우편함에서 꺼내 보관하던 황 씨는 22일 오후 7시경 인천 남동구 간석3동의 길거리에서 판매하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황 씨는 24일 구속영장이 발부돼 크리스마스를 유치장에서 보내게 됐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아프리카 우간다에 사는 14세 소년 프랭크 군에게 6일 암소가 배달됐다. 땅콩농장에서 일하며 8명의 손자손녀를 키우는 할머니에게 도움이 되고 싶던 ‘소년 가장’ 프랭크 군은 결연아동목록에 ‘암소가 필요해요’라고 적었다. 프랭크의 후원자인 한국 부산에 사는 평범한 주부 정모 씨는 ‘큰맘’을 먹고 정말로 암소를 보냈다. 크리스마스인 25일 프랭크는 정 씨에게 감사 편지를 보내왔다. ■ 금융당국-KB금융 싸움 2라운드로금융감독원이 사전조사를 통해 일부 KB금융지주 사외이사가 부적절한 권한을 행사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히면서 금융당국과 KB금융지주 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KB지주 회장 선출을 놓고 시작된 양측의 공방은 회장 선출 권한을 가진 KB금융 측이 1라운드를 주도했지만 2라운드는 감독 권한을 가진 당국이 KB금융에 칼날을 겨누며 공세를 강화하는 양상이다. ■ 네이버 지식iN에 리플 다는 의사들‘변비약을 먹었더니 배가 아파요’ ‘피임약을 장기복용해도 되나요?’ ‘초등학생이 소프트렌즈 끼면 각막 다쳐요?’ 건강 관련 질문부터 병원 찾기 꺼려졌던 우울증까지…. 이제 누리꾼들은 의사를 병원이 아닌 인터넷에서 먼저 만난다. 포털사이트의 ‘의사답변’ 서비스가 1년이 됐다. ■ 사기꾼에 농락당한 美백악관과 CIA2003년 12월 미국 국토안보부는 테러경보를 ‘코드 오렌지’로 한 단계 올렸다. 9·11테러보다 더 강력한 수준의 테러가 예상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는 것. 미국으로 오는 모든 항공편이 취소됐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백악관과 미 중앙정보국(CIA)을 감쪽같이 속인 이 사건의 전말. ■ WSJ “美서 잘나간 현대차, 내년엔…”현대자동차는 올 한 해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잘나가는’ 회사였다.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연비로 판매 대수를 늘리며 점유율도 쑥쑥 높아졌다. 하지만 내년에도 잘나갈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분석했다. 이유가 뭘까. ■ 겨울방학 청소년 금융체험 프로그램경기불황이 계속되면서 자녀에게 일찍부터 경제관념이나 재테크 개념을 심어주려는 부모가 크게 늘고 있다. 겨울방학을 맞아 금융권이 준비한 무료 교육프로그램을 활용해보면 어떨까.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금융지식은 물론이고 합리적인 경제개념을 조기에 체득할 수 있다. ■ 송진우가 뽑은 ‘나의 잊지 못할 5대 순간’승리의 기쁨에 웃을 때도, 패배의 아쉬움에 눈물을 삼킬 때도 있었다. 프로야구의 ‘기록 제조기’ 송진우가 21년 프로선수 생활 동안 잊지 못할 순간 다섯 가지를 꼽았다. 그는 “그래도 웃었을 때가 한 번 더 많네”라며 미소를 지었다. 은퇴 후 처음으로 대전 구장을 찾은 그를 만나보자.}

부산에 사는 정지영(가명·40) 씨는 올해 아주 특별한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자신이 1월부터 후원하던 아프리카 우간다의 프랭크 세부라임 군(14)에게서 장문의 감사 편지가 도착한 것. 정 씨는 “집 떠나 객지에서 고생하는 친아들이 보내온 편지처럼 반가웠다”고 말했다. 우간다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455달러(2008년)에 불과한 데다 많은 빈민들은 하루에 1달러(약 1180원)가 안 되는 돈으로 생활한다. 키보가 시에 사는 프랭크 군은 누군가가 짓다 버려둔 방 2칸짜리 집에서 할머니, 친척동생 8명과 함께 지낸다. 프랭크 군의 부모님은 에이즈로 프랭크 군이 어렸을 때 사망했다. 프랭크 군은 키가 165cm로 또래보다 크지만 몸무게가 46kg밖에 안 나가고 허약한 편. 할머니는 코피가 자주 나는 프랭크 군이 걱정스럽지만 조숙한 이 손자는 가족의 생계가 걱정이다. 프랭크 군은 지난달 월드쉐어 결연아동목록의 ‘갖고 싶은 것’ 항목에 ‘암소’를 적었다. 이를 본 정 씨는 프랭크 가족에게 왜 소가 필요한지를 알아본 뒤 50만 원을 보내 현지 선교사를 통해 암소와 송아지를 사줬다. 6일 도착한 소는 프랭크 가족의 소중한 생계수단이 됐다. 프랭크 군이 영어로 감사 편지를 썼고, 선교사가 이 내용을 컴퓨터로 옮겨 한국에 있는 정 씨에게 25일 e메일로 보냈다. “다른 아이들은 개인적인 물건을 갖고 싶어 하는데, 가족의 생계를 생각해 소를 선물받고 싶다는 마음씨가 예쁘잖아요.” 정 씨는 통화에서 열 살과 다섯 살배기 딸 둘을 키우는 평범한 주부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정 씨 남편은 경남지역 한 대학의 교직원. 정 씨는 “프랭크가 에이즈로 부모님을 잃은 뒤 동생들을 돌보는 등 가장 역할을 하고 있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정 씨는 소를 보낼지를 결정하기 위해 가족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서 큰딸은 명절에 친척 어른들께 받은 용돈을 모아놨던 거금 13만 원을 보태기로 했다. 아이들은 평소에도 착한 일을 해서 용돈을 받으면 10분의 1을 ‘아프리카의 오빠, 동생’ 몫으로 떼어놓는다. “국내 중산층 가정에서 자신의 아이에게 피자 한 판, 자장면 한 그릇 사주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그 돈이면 아프리카의 아이들은 한 달을 살 수 있대요.” 정 씨는 “작은 사랑이 아이들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한 달에 10만5000원으로 프랭크 군과 각각 열한 살, 아홉 살인 우간다 여자 어린이 2명의 학비와 생계비를 후원하고 있다. 아프리카, 아시아 23개 저개발국가 아이들과 한국인의 1대1 결연사업을 벌이고 있는 저개발국 지원단체 월드쉐어를 통해서다. 국내 지원단체에도 꼬박꼬박 기부금을 내고 있는 정 씨는 “변변치 않다”라며 실명으로 보도되는 것을 한사코 거부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프랭크가 보내온 감사편지 전문 ▼후원자님께…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저는 잘 지냅니다. 후원자님 덕분에 학교에 잘 다니며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보내주신 운동화를 신고 축구도 하면서 건강해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온종일 땅콩농장에서 일해서 번 돈으로 저희를 돌보고 계시는 할머니께는 늘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저는 아직 어리고 몸이 건강한 편이 아니어서 할머니께 해드릴 수 있는 게 많지 않아요. 할머니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후원자님께 보내는 글에 ‘암소가 필요하다’고 적었는데 정말 제 앞에 암소가 나타났어요! 암소가 있으면 우유를 먹고 건강해져서 더는 코피도 흘리지 않고 고생하시는 할머니도 걱정시켜드리지 않고 동생들 배도 덜 고프고 좋을 것 같았거든요. 그것은 그냥 꿈일 뿐이었는데…. 도움을 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막상 소를 보니 처음에는 가까이 가기가 조금 무서웠어요. 지금은 암소랑 친해져 우유도 많이 짜고 잘 돌보고 있습니다. 우리 가족에게 새 식구가 생겨서 다들 너무 행복해하고 있어요. 이번에 사주신 송아지도 키워서 팔면 저도 계속 공부할 수 있고, 동생들도 학교에 가서 공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의사가 되고 싶어요. 우간다에는 아픈 사람들이 너무 많고 저희 엄마, 아빠도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으로 돌아가셨거든요. 이렇게 큰 도움과 사랑을 받았으니 저도 다른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여기 아프리카에는 크리스마스가 있는데, 한국에도 크리스마스가 있겠죠? 언젠가는 꼭 한번 뵙고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얼굴을 아직 모르니, 사진을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후원자님,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후원자님의 아들 프랭크 올림}

24일 오후 8시경 서울 종로구 숭인동의 한 여관 앞. “자은아, 자영아 나와라!” 갑자기 자신들을 부르는 소리를 들은 숭인초등학교 1학년 유자은, 자영(7) 쌍둥이 자매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여관에서 걸어 나왔다. 두 자매와 어머니 송모 씨(38)는 친척 소유의 이곳에서 더부살이하고 있다. 휴대전화 모집인으로 일하는 송 씨는 아침 일찍 자고 있는 딸들의 얼굴을 보며 일하러 나가고, 밤늦게 들어와 잠든 딸들의 얼굴을 본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은 여관을 관리하는 송 씨의 모친이 돌본다. “산타할아버지는 없대. 다 ‘뻥’이래. 민서가 그랬어.” “아냐 있어!” “작년에도 안 왔는걸….” “엄마, 다른 애들은 장갑도 모자도 받았다는데 왜 우리 집에는 산타가 안 와?” 18일 일찍 귀가해 쌍둥이 자매의 대화를 듣고 송 씨는 가슴 한쪽이 아렸다. 지난해 크리스마스에도 초콜릿 한 개를 선물했을 뿐이다. “울면 안 돼, 산타할아버지는 우는 아이에겐 선물을….” 이날 자매 앞에 산타 모자를 쓰고 나타난 청년 11명이 캐럴을 불렀다. 자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들은 삼성-동아일보 열린 장학금을 받은 대학생, 고교생들로 구성된 ‘해피투게더 봉사단(해투봉) 단원들이다. 이날 37명의 학생이 세 팀으로 나눠 서울 종로구와 성북구의 저소득층, 한부모 가정, 장애인 가정 12가구에 작은 선물을 배달했다. 아이들이 받고 싶어하는 선물은 부모들을 통해 미리 알아냈다. “지난 1년 동안 착한 일을 많이 해서 할아버지가 왔어요. 밥 먹을 때는 밥만 먹고, 숙제할 때는 숙제만 하기로 약속할 수 있어요?” “네!” 하얀 수염을 붙이고 산타 복장을 한 채 숨어 있던 해투봉 단장 권지훈 씨(20·한양대 컴퓨터공학과 2년)가 나타나 자매에게 말했다. “와∼ 진짜 있었네”라며 놀라던 자매는 산타할아버지와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권 씨는 털모자와 털장갑을 선물했다. 노지희 씨(21·이화여대 3년)는 풍선으로 꽃과 강아지 모양을 만들어 자매에게 선물했다. 김영롱 씨(20·서울교대 2년) 등은 ‘루돌프 사슴코’를 부르며 춤을 추었다. 원호정 양(18·서울 용화여고 2년)은 나무젓가락에서 하트모양 무늬가 갑자기 사라지는 마술을 선보인 뒤 품속에서 하트 모양 종이를 꺼내 자매에게 건넸다. 어머니 송 씨는 “주변에 취객도 많고, 아이들이 침울해질까 걱정이었는데 아이들을 즐겁게 해 주니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산타할아버지가 너무 젊은 것 같아요.” 강수진 양(계동초 6) 민석 군(〃 3) 남매는 이날 종로구 가회동 집 앞 골목에서 ‘해투봉 산타’들을 만났다. 수진이 남매는 유전성 하지마비를 앓고 있다. 기초생활수급 가정인 수진이네도 크리스마스 선물은 꿈도 못 꿀 처지다. 민석 군은 산타 역을 맡아 ‘자석 보드’를 선물한 최일호 군(경성고 3년)에게 “루돌프는 어딨냐”고 물어 최 군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해투봉 단장 권 씨는 산타 수염을 뗀 뒤 “저도 어렸을 때 크리스마스 선물을 못 받았고, 일찍부터 산타할아버지는 없다고 생각했다”며 “산타할아버지를 기다리는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제가 산타가 돼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지켜주고 싶다”고 말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검찰은 24일 ‘국회폭력’ 사태와 관련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민주노동당 강기갑 국회의원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이날 서울남부지법 형사1단독 이동연 판사 심리로 열린 이 사건 1심 공판에서 검찰 측은 “강 의원은 국회의원의 직무와 아무 관계없는 이유로 국회 방호원에게 물리력을 행사하고 국회 사무총장실 등을 찾아가 폭언을 하는 등 국회의 업무를 방해했으며 공공연히 난동을 부려 국회의 권위를 실추시켰다”며 이같이 구형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박정태 주형광 진필중 오철민 최태원 임선동 위재영 이정훈 지연규 오봉옥 마해영 홍현우 최익성. 온라인게임 ‘마구마구’에 등장하는 은퇴한 프로야구 선수들의 캐릭터들이다. 이 게임 사용자들은 이제 게임에서 이들의 이름을 더는 볼 수 없게 됐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윤준)는 전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마해영 등 은퇴한 프로야구 선수 13명이 온라인게임 마구마구에서 자신들의 이름을 사용하지 말아 달라며 CJ인터넷을 상대로 낸 성명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21일 밝혔다. 2005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한 CJ인터넷의 마구마구는 1982년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인 박철순부터 최근까지 1000여 명의 실제 선수기록 데이터를 사용해 사용자들에게 사실감을 불러일으킨 온라인 야구게임으로 ‘2009 프로야구’의 타이틀 스폰서였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CJ인터넷은 사적인 영리 추구를 위해 야구선수들의 이름을 무단 사용했다”며 “표현의 자유로 보호될 수 있는 범위를 넘어 신청인들의 성명권을 침해했다”고 밝혔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은 전 국제구호팀장 한비야 씨(52·사진)가 자신의 수필집 ‘그건 사랑이었네’의 인세 1억 원을 월드비전에 기부했다고 21일 밝혔다. 기부금은 아프리카 수단 남부지방의 긴급 식수사업과 한 씨가 시작한 ‘세계시민학교 지도밖행군단’에 사용된다. 세계시민학교 지도밖행군단은 2007년 여름 한 씨가 SK 광고료 1억 원을 기부하며 시작된 청소년 캠프로 매년 여름에 열린다.}

18일 한명숙 전 총리의 체포영장이 집행되던 도중 현장에서 스님 복장을 한 남성이 자해를 시도하는 해프닝이 일었다.이날 오후 12시 40분경 서울 마포구 합정동 노무현재단 2층 회의실에서 검찰의 영장 집행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마친 한 전 총리가 이사장실로 들어간 뒤 스님 복장을 한 40대로 보이는 남성이 회의실과 이사장실 사이 통로에 나타났다.이 남성은 "정의를 위해 왔다" "한 총리는 검찰에 가지 마시라" 라며 한 전 총리 지지자들 사이에 서 있었으나 곧 한 전 총리가 있는 이사장 실로 다가가다 재단 직원 등 관계자들에게 제지당했다. 이 남성은 곧 승복 어디선가 문구용 커터칼을 꺼내 오른손에 쥔 뒤 자해를 시도했으나 관계자들이 이 남성의 팔과 몸을 붙잡고 말려 실패했다. 이 남성은 관계자들에 의해 옆방으로 끌려가면서도 "야이 도둑놈들, 너희들이 법을 집행하는 놈들이야"라고 외쳤다.이 남성은 오른손 중지 끝 부분에 작은 상처가 났으며 약간의 출혈로 그쳤다. 이 남성은 기자의 질문에도 자신의 법명이나 속명을 밝히기를 거부했다.조종엽기자 jjj@donga.com한 전 총리 체포영장 집행 도중 스님복장 남성 자해}
▶ 水公은…‘임진강 참사’ 희생자 보상을 둘러싸고 한국수자원공사 측이 “수공은 전혀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나서 유족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수공은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차 조정에서 대리인을 통해 “유족 측의 신청을 모두 기각한다. 조정비용은 유족 측이 모두 부담한다”는 답변서를 제출했다. 수공은 답변서에서 “당시 임진강의 급격한 수위 상승은 북한 측의 무단 방류로 발생한 것으로 천재지변과 유사한 사고”라며 “수공이나 연천군에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수공이 운영하던 경보설비 장비가 작동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수위정보 등이 다른 경로로 연천군에 전달된 이상 재난방치 조치는 연천군의 업무에 속하므로 수공은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수공은 “이경주 씨 등 5명은 물놀이가 금지된 모래섬에서 보트나 구명조끼 없이 야영했으며 낚시객 김대근 씨는 강 가운데 바위 위에서 낚시를 했다”며 “사망자들의 잘못으로 초래된 사고”라고 규정했다.이에 앞서 유족들은 9월 6일 북한이 황강댐을 예고 없이 방류해 임진강 임진교 하류에서 야영하던 이경주 씨 부자 등 6명이 불어난 물에 휩쓸린 참사와 관련해 보상협의가 지연되자 “수공과 연천군은 유족들에게 모두 36억7555만 원을 지급하라”는 조정신청을 냈다.▶ 유족은…답변서를 접한 유족들은 “천재지변 운운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반발하고 있다. 유족 대표 이용주 씨(48)는 “사고 당일 임진강 필승교 수위가 경보 기준 수위 3m를 넘어선 것은 오전 3시경으로 경보장치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수공 담당직원과 연천군청 담당자에게 경보를 알리는 문자메시지가 발송돼 하류의 희생자들을 대피시킬 시간이 충분했다”고 반박했다. 이 씨는 “당시 비가 오지 않아 사고 전날 밤까지만 해도 물은 매우 얕았다”고 덧붙였다.경찰 조사 결과 당시 경보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은 수공 직원 송모 씨(34)가 4일 임진강 필승교 수위관측소 원격단말장치를 교체한 뒤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송 씨는 사고 직전까지 모두 26차례나 통신장애를 알리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받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또 당일 수공 당직자 임모 씨(28)는 사고 전날인 5일 밤 근무 규정을 어기고 서울에서 친구들과 당구를 쳤으며 연천군의 전화를 받고 뒤늦게 현장에 나가 임진강 수위가 상승한 사실을 육안으로 확인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연천군청 당직자 고모 씨(40)도 종합상황실 내 필승교 수위 전광판과 폐쇄회로(CC)TV 모니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하지 않았다.임진강 참사로 남편 이경주 씨(38)와 아들 이용택 군(9)을 잃은 김선미 씨(36)는 “수공은 사고 뒤 ‘통상의 보상금과 특별위로금(보상금의 60%)을 지급한다’고 유족들과 합의했다”며 “국민의 관심이 잠잠해지자 후안무치하게 아예 책임이 없다고 발뺌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족 측과 수공 측은 내년 1월 1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2차 조정에 들어간다. 조정에 실패하면 정식 재판에 들어간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방송대는 개교 이래 37년 동안 47만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며 국민의 평생 교육을 담당해왔다. 방송대의 교육은 어떻게 이뤄질까? 방송대는 국내 유명 대학 교수진이 집필한 전문 교과서를 바탕으로 과목에 따라 다양한 매체를 통한 원격 강의와 출석수업을 동시에 하고 있다.○ 출석수업과 원격매체 활용해 전천후 교육 국내 유일의 국립 원격대학인 방송대는 TV, 오디오, 멀티미디어, 웹 등 다양한 원격 매체를 활용해 질 높은 원격교육을 제공한다. 방송대에는 모든 강의 콘텐츠가 저장된 아카이브인 ‘러닝온디맨드(LOD·Learning on demand)’ 시스템이 구축돼 학생들이 인터넷으로 언제 어디서나 모든 강의를 다시 학습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휴대전화를 강의 매체로 활용하는 모바일 러닝(U-KNOU서비스)도 시작했다. 2010년부터는 전체 강의의 95%를 휴대전화로 수강할 수 있다. IPTV 강의(실시간방송, VOD서비스)도 제공한다. 원격 강의라지만 관리는 철저하다. 과제물은 온라인으로 받고 표절 검색 프로그램을 활용해 이를 검증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인터넷 등에서 보고서를 구매해 자신이 쓴 것인 양 제출하는 등의 편법은 꿈도 꿀 수 없도록 과제물을 질적으로 세세히 관리하고 있다. 원격 교육만 하는 것은 아니다. 방송대는 대면 교육(출석수업)을 병행해 학습효과를 높이고 있다. 학기당 3과목 이내의 교과목을 8시간씩 지역대학의 강의실에서 수강할 수 있으며 기말고사 등 시험은 반드시 출석해서 봐야 한다. 2009학년도부터는 출석수업이 4학년까지 확대됐다. 방송대는 전국 13개 지역대학과 33개 시군학습관을 보유하고 있어 집이나 직장에서 가까운 곳을 선택해 공부할 수 있다. 학사 관리도 철저하다. 방송대는 교수-학생 간 상호 작용을 확대하는 ‘튜터링’ 제도와 신입생, 편입생 중도 탈락을 줄이고 학습효과를 강화하기 위한 ‘멘터링’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튜터’는 학습 지도와 상담, 논문 지도 등을 하는 학습 도우미다. 멘터는 먼저 학습을 시작한 선배들로 후배들에게 각종 학습 경험과 정보를 제공한다. 또 2007년부터 업무 종합 정보 시스템, 종합 상황 시스템, 정보 상담 콜 센터를 차례로 개설해 학생들의 컴퓨터 사용도 원격 지원하고 있다.○ 졸업생도 재입학, 등록금도 저렴 방송대가 교육의 기회를 놓쳤던 사람들이 학위를 받는 대학이라고만 생각하면 오산이다. 방송대는 신입생 비율(40%)보다 편입생 비율(60%)이 높다. 편입생 4명 중 1명은 대학 졸업자로 매년 1만5000∼2만 명의 학사학위 소지자가 입학한다. 대학졸업자가 자기 계발을 위해 다니는 대학으로 변화했다는 뜻이다. 학생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자기계발과 자아발전을 위해 입학했다는 학생(33%)이 학사학위를 얻기 위해 입학했다는 학생(18%)보다 많았다. 방송대 재학생의 80%가 직업이 있다. 분야도 다양해 회사원 32.6%, 교원·교육행정 9.1%, 공무원 7.7%, 의료 4.4%, 정치언론예술 등 1.9%, 자영업 5.1% 등이다. 방송대는 직장에 다니며 새로운 전문교육을 받고 싶어 하는 직장인들에게 제격이다. 최근에는 졸업생의 재입학도 증가 추세다. 방송대를 졸업하고 다시 입학한 졸업생은 2004년에 2945명이었는데 2009년에는 3790명으로 늘었다. 방송대의 장점에 반해 졸업 뒤 다른 학과에 다시 입학하는 ‘방송대 마니아’들이 늘고 있는 것. 방송대 관계자는 “송영길 민주당 국회의원도 방송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한 뒤 일본학과에 재입학했다”고 말했다. 방송대는 등록금도 매우 저렴하다. 설립 목적이 고등교육 기회 확대에 맞춰진 데다 주로 원격 매체로 교육하기 때문이다. 2009학년도에는 학부 18학점 기준 인문계 34만3800원, 자연계 36만8800원에 불과하다. 대학원은 6학점 기준 124만1000원이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6명이 희생된 임진강 참사는 북한의 황강댐 방류가 1차적 원인이었지만 경보 시스템만 잘 작동했더라면 막을 수 있었던 ‘인재(人災)’였다. 9월 6일 남방한계선에 있는 임진강 필승교의 수위가 경보 발령 기준을 넘어선 것은 오전 3시경이어서 경보만 울렸더라면 하류에 있던 사람들이 대피할 여유가 있었다. 늦었지만 참사 이후 한국수자원공사 등은 경보체계를 보강했다. 임진강 무인홍수경보시스템은 참사 이틀 전 이미 통신 장애가 생긴 상태였다. 사고 이후 수공은 임진강 필승교 수위의 측정 자료를 보내는 원격단말장치(RTU)와 경기 연천군 군남면 수공 군남홍수조절지 사무소에 있는 경보시스템 서버를 고장에 대비해 각각 기존 1개에서 2개로 늘렸다. 또 임진교, 북삼교, 삼곶리, 단풍동 등 4곳에 설치돼 스피커를 통해 수위 상승 때 대피 안내방송을 해주는 경보 설비도 각각 1개에서 2개로 늘렸다. 사고 당시 군남사무소에는 야간 재택근무제로 당직자가 없었다. 이후 수공은 군남사무소 당직실에 1명이 반드시 근무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14일 0시 반 기자가 군남사무소에 예고 없이 방문했을 때에도 당직인 임진강건설단 박우양 차장이 근무하고 있었다. 박 차장이 들여다보는 수위 관측 서버 모니터는 필승교 수위를 2.06m라고 표시했다. 박 차장 옆에는 각각 군 28사단, 연천군, 한강홍수통제소로 바로 연결되는 핫라인 전화 3대가 참사 이후 새로 설치돼 있었다. 기자가 군으로 연결되는 수화기를 들고 필승교 수위를 묻자 당번 사병은 “현재 수위는 레이더 기준 2.08m”라고 답했다. 당직실 내 마련된 경광등과 경보도 제대로 작동했다. 연천군청에는 임진교 북삼교 등 주요 다리의 수위가 중계되는 폐쇄회로(CC)TV가 있었지만 참사 당시 연천군은 소방서와 경찰서에서 연락을 받은 뒤에야 강물이 불어난 사실을 알았다. 연천군은 사고 전보다 당직자를 1명 늘려 5명이 야간에 근무하도록 했다. 14일 오전 1시경 연천군청 야간 당직실을 기자가 예고 없이 방문한 결과 비가 거의 오지 않는 겨울임에도 5명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었다. 이에 앞서 국토해양부는 “건설 중인 군남홍수조절댐의 본체 공사를 2010년 6월까지 완료할 예정”이라며 “군남댐이 완공되면 북한의 황강댐이 붕괴하더라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연천=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