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公, 경보 장비 늘리고 24시간 비상대기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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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군청-한강통제소 핫라인도

6명이 희생된 임진강 참사는 북한의 황강댐 방류가 1차적 원인이었지만 경보 시스템만 잘 작동했더라면 막을 수 있었던 ‘인재(人災)’였다. 9월 6일 남방한계선에 있는 임진강 필승교의 수위가 경보 발령 기준을 넘어선 것은 오전 3시경이어서 경보만 울렸더라면 하류에 있던 사람들이 대피할 여유가 있었다. 늦었지만 참사 이후 한국수자원공사 등은 경보체계를 보강했다.

임진강 무인홍수경보시스템은 참사 이틀 전 이미 통신 장애가 생긴 상태였다. 사고 이후 수공은 임진강 필승교 수위의 측정 자료를 보내는 원격단말장치(RTU)와 경기 연천군 군남면 수공 군남홍수조절지 사무소에 있는 경보시스템 서버를 고장에 대비해 각각 기존 1개에서 2개로 늘렸다. 또 임진교, 북삼교, 삼곶리, 단풍동 등 4곳에 설치돼 스피커를 통해 수위 상승 때 대피 안내방송을 해주는 경보 설비도 각각 1개에서 2개로 늘렸다.

사고 당시 군남사무소에는 야간 재택근무제로 당직자가 없었다. 이후 수공은 군남사무소 당직실에 1명이 반드시 근무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14일 0시 반 기자가 군남사무소에 예고 없이 방문했을 때에도 당직인 임진강건설단 박우양 차장이 근무하고 있었다. 박 차장이 들여다보는 수위 관측 서버 모니터는 필승교 수위를 2.06m라고 표시했다.

박 차장 옆에는 각각 군 28사단, 연천군, 한강홍수통제소로 바로 연결되는 핫라인 전화 3대가 참사 이후 새로 설치돼 있었다. 기자가 군으로 연결되는 수화기를 들고 필승교 수위를 묻자 당번 사병은 “현재 수위는 레이더 기준 2.08m”라고 답했다. 당직실 내 마련된 경광등과 경보도 제대로 작동했다.

연천군청에는 임진교 북삼교 등 주요 다리의 수위가 중계되는 폐쇄회로(CC)TV가 있었지만 참사 당시 연천군은 소방서와 경찰서에서 연락을 받은 뒤에야 강물이 불어난 사실을 알았다. 연천군은 사고 전보다 당직자를 1명 늘려 5명이 야간에 근무하도록 했다. 14일 오전 1시경 연천군청 야간 당직실을 기자가 예고 없이 방문한 결과 비가 거의 오지 않는 겨울임에도 5명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었다.

이에 앞서 국토해양부는 “건설 중인 군남홍수조절댐의 본체 공사를 2010년 6월까지 완료할 예정”이라며 “군남댐이 완공되면 북한의 황강댐이 붕괴하더라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연천=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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