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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선수가 30세가 넘으면 자연스럽게 ‘은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베테랑으로 불리고 심지어는 ‘퇴물’ 취급을 받기도 했다. 젊은 선수들에게 밀려 주전 자리를 내놓는 경우도 허다했다. 하지만 지난해 프로축구에서는 유독 30, 40대의 일명 ‘3040세대’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궜다. 계사년 새해에도 ‘3040’ 선수들은 여전히 변함없는 활약을 펼칠 태세다. 지난해 K리그 챔피언 FC 서울의 ‘데몰리션 콤비’ 데얀(32)과 몰리나(33)가 ‘3040’의 선두주자다. 데얀과 몰리나는 엄청난 화력을 바탕으로 ‘무공해(무조건 공격해) 축구’ 서울의 우승을 주도했다. 데얀은 지난해 정규리그에서 31골을 터뜨려 역대 처음 한 시즌 30골을 돌파했다. 2007년 한국 땅을 밟은 뒤 나이가 들수록 더욱더 원숙한 기량을 뽐내 올해도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몰리나는 도움 19개로 1996년 포항의 라데가 작성한 16개를 넘어 통산 한 시즌 최다 도움 신기록을 작성했다. 18골을 터뜨려 ‘멀티 플레이어’의 상징인 ‘20골 20도움’에 2골 1도움이 모자랐던 몰리나는 올해 기필코 ‘20-20클럽’에 입성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라이언 킹’ 이동국(34·전북 현대)은 ‘제2의 전성기’에 방점을 찍을 기세다. 이동국은 지난해 26골(득점 2위)로 한 시즌 개인 최다골을 터뜨리며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 전북의 선봉에 섰다. 30대에 맞이한 네 시즌의 골(77골)이 10, 20대의 11시즌 골(64골)보다 많을 정도로 빛나는 활약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골키퍼에서는 유독 백전노장들의 변함없는 활약이 예상돼 ‘40대에 전성기’란 말이 나돌 전망이다. ‘살아 있는 전설’ 김병지(43·경남 FC)는 지난해 사상 첫 개인 통산 600경기 출장이라는 전인미답의 기록을 세웠다. 몸 관리도 철저해 700경기 출장이라는 대기록을 세울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초 은퇴 위기에 몰렸던 최은성(42·전북)도 팀의 골문을 든든하게 지키며 계약 연장에 성공했다. ‘3040’ 선수들은 팀의 기둥 역할을 하며 젊은 선수들에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3040’ 선수들이 올해 보여줄 활약이 벌써부터 기대된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선수들의 구성을 다시 생각해봐야겠네요.” 21일 창원축구센터 기자회견실.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이날 2012년 런던 올림픽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오만과의 1차전을 2-0으로 이겼다. 잔칫집 분위기가 날 법도 했지만 홍명보 대표팀 감독(사진)은 걱정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다. 한국은 11월 23일 카타르와 2차 방문 경기 뒤 27일 사우디아라비아와 홈에서 3차전을 갖는다. 빡빡한 경기 일정보다 홍 감독을 더 걱정스럽게 한 것은 선수 차출 문제다. 우선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이 11월 11, 15일에 각각 아랍에미리트, 레바논과 2014년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을 갖는다. 일정이 겹치지는 않지만 두 대표팀에 차출되는 선수들은 체력과 전술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현재 윤빛가람(경남), 홍철(성남), 홍정호(제주), 조영철(니가타), 김보경(세레소 오사카) 등 올림픽 대표팀의 주축 선수들이 겹쳐 있다. 일본 프로축구 J리그와 국내 K리그 일정도 발목을 잡고 있다. 11월은 J리그 정규리그가 막바지라서 선수 차출에 난색을 표할 수 있다. 배천석(빗셀 고베), 정우영(교토상가), 한국영(쇼난 벨마레) 등이 일본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K리그도 11월 말이면 6강 플레이오프가 열린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팀에서 더 공격적인 역할을 맡게 될 것입니다.” 홍명보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은 21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2012년 런던 올림픽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오만과의 홈 1차전을 앞두고 유독 한 선수를 자주 입에 올렸다. 다른 선수들의 선발 출전 여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한 선수는 예외였다. 바로 윤빛가람(경남)이었다.○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라 홍 감독은 경기가 열리기 전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의 장점을 살리는 것이다”라면서 “윤빛가람은 공격을 컨트롤해야 한다”며 윤빛가람의 역할을 강조했다. 평소 선수들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를 입에 올리지 않던 홍 감독이었지만 중앙 미드필더로서 공격을 풀어 나가는 키 플레이어로 윤빛가람을 지목했다. 윤빛가람은 지난해 광저우 아시아경기 때만 해도 핵심 선수가 아니었다. 아시아경기에서 90분을 소화한 것은 팔레스타인과의 조별리그가 유일했다. 당시 팀의 주축 선수는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이었다. 하지만 구자철이 소속 팀의 반대로 합류하기 어렵게 되자 윤빛가람은 올림픽대표팀의 핵으로 떠올랐다. 윤빛가람도 홍 감독의 기대를 잘 알고 있다. 윤빛가람은 “자철이 형의 공백을 메워야 하기 때문에 책임감이 느껴진다”며 “평소와 마찬가지로 처져서 플레이하지만 공격적인 역할을 많이 주문하시는 만큼 더 공격적으로 나서겠다”며 골 욕심을 드러냈다. ○ 1골 1도움으로 승리 이끌다 이날 오만과의 경기에서 윤빛가람은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윤빛가람은 파트너와 함께 활발하게 움직이며 공수 연결 고리는 물론이고 오만이 공격할 때 공격수가 공을 받기 전 한발 앞서 차단하는 플레이를 펼쳤다. 전반 20분까지 한 차례의 슈팅도 때리지 못할 정도로 오만의 압박 수비로 골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윤빛가람은 더욱 돋보였다. 공격의 물꼬는 다름 아닌 윤빛가람의 발로 트였다. 전반 21분 윤빛가람은 왼쪽 측면에서 돌파를 시도하다 상대 반칙을 이끌어 냈다. 페널티 지역 왼쪽 밖. 충분히 골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회였다. 윤빛가람이 직접 키커로 나섰다. 전반 23분 윤빛가람이 강하게 감아 찬 슛은 골문 오른쪽 위 모서리로 정확하게 날아가 골망을 흔들었다. 윤빛가람은 후반 29분 김보경(세레소 오사카)의 골까지 도우며 한국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 전반 유기적인 패스 아쉬워 한국은 홈 앤드 어웨이로 펼쳐지는 최종 예선에서 첫 단추를 잘 끼운 만큼 남은 조별리그 5경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았다. 한국은 전반에 윤빛가람의 골을 제외하고 유효슈팅이 한 개도 없었다. 전체 슈팅도 2개에 그쳤다. 오만의 압박 수비로 고전했음을 감안하더라도 미드필드에서 공격진까지 패스가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다. 역습 상황에서도 공격 전환이 늦어 득점 기회를 번번이 놓쳤다. 후반 공격수들의 집중력이 살아나며 여러 차례 슈팅을 날리고 추가 골을 만든 점은 다행이다. 수비는 다소 나아졌다. 그동안 2차 예선과 평가전에서 드러난 수비진의 집중력 부족은 많이 해결된 듯 보였다. 홍 감독은 “플레이가 원활하게 잘 맞지는 않았다. 경합 뒤 떨어지는 공을 얻지 못해 계속 공격당한 점은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10월 7일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을 한 뒤 11월 23일 카타르와 원정 2차전을 치른다.창원=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올 시즌 첫 도움을 기록했다. 박지성은 21일 영국 리즈 엘런드로드스타디움에서 열린 칼링컵 3라운드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방문 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도움 2개를 기록하며 3-0 승리에 공헌했다. 지난달 29일 아스널과의 정규리그에서 기록한 시즌 첫 골 이후 23일 만에 나온 시즌 2, 3번째 공격 포인트다.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마이클 오웬 투톱 공격진을 중앙에서 받치는 역할을 맡은 박지성은 전반 15분 오웬의 선제골을 도왔다. 이어 2-0으로 앞선 전반 추가시간에 라이언 긱스의 쐐기골도 배달했다. 영국 일간지 맨체스터 이브닝뉴스는 박지성에게 "평소처럼 팀을 위해 달릴 준비가 돼 있었다"며 평점 6점을 주었다. 박주영(26·아스널)은 영국 런던 에미리트스타디움에서 열린 슈루즈베리 타운과의 칼링컵 3라운드 홈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후반 26분 교체될 때까지 71분을 뛰었다. 이날 경기로 박주영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전 토트넘), 설기현(울산·전 풀럼), 이동국(전북·전 미들즈브러), 김두현(경찰청·전 웨스트브롬), 조원희(광저우·전 위건), 이청용(볼턴), 지동원(선덜랜드)에 이어 아홉 번째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로 데뷔전을 치렀다. 박주영은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팀은 3-1로 역전승을 거뒀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한국 축구가 7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딘다. 홍명보 감독(사진)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은 21일 오후 8시 창원축구센터에서 2012년 런던 올림픽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오만과의 1차전을 치른다(MBC 중계). 한국은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중동 3개국과 함께 A조에 속해 있다. 오만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에 비해 약체다. 한국은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 조별 리그에서 오만을 5-2로 대파했다. 6월 강릉에서 열린 평가전에서도 3-1로 이겼다. 하지만 오만은 지난달 카타르에서 열린 23세 이하 걸프컵에서 우승하며 상승세다. 당시 4강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결승에서 아랍에미리트를 꺾었다. 한국이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지만 방심해서는 안 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표팀은 지동원(선덜랜드), 구자철(볼프스부르크) 등 유럽파가 모두 빠져 전력이 약화됐다. 올림픽 예선전에는 해외 각 구단이 해당국 선수의 차출 요구에 응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홍 감독은 “해외파의 공백을 국내파로 메운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윤빛가람(경남)과 홍정호(제주)에게 공격과 수비의 중심을 맡길 것으로 보인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한국 축구가 7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한 첫 걸음을 내딛는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은 21일 오후 8시 창원축구센터에서 2012년 런던 올림픽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오만과의 1차전을 치른다(MBC 중계). 한국은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중동 3개국과 함께 A조에 속해 있다. 오만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에 비해 약체다. 한국은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 조별 리그에서 오만을 5-2로 대파했다. 6월 강릉에서 열린 평가전에서도 3-1로 이겼다. 하지만 오만은 지난달 카타르에서 열린 23세 이하 걸프컵에서 우승하며 상승세다. 당시 4강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결승에서 아랍에미리트를 꺾었다. 한국이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지만 방심해서는 안 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표팀은 지동원(선덜랜드), 구자철(볼프스부르크) 등 유럽파들이 모두 빠져 전력이 약화됐다. 올림픽 예선전에는 해외 각 구단이 해당국 선수의 차출 요구에 응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홍 감독은 "해외파의 공백을 국내파로 메운다"는 구상이다. 윤빛가람(경남)과 홍정호(제주)에게 공격과 수비의 중심을 맡길 것으로 보인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후퇴는 없습니다. 무조건 오르겠습니다.” 산악인 박영석 대장(48·골드윈코리아)이 히말라야 14좌 가운데 하나인 안나푸르나(8091m) 남벽에 새 길을 뚫기 위한 도전에 나선다. 안나푸르나 남벽은 에베레스트(8850m) 남서벽, 로체(8516m) 남벽과 더불어 ‘히말라야 3대 남벽’으로 꼽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오르기 어려운 거벽이다. 해발 4200m의 베이스캠프에서 정상까지 표고차는 3891m에 이른다. 에베레스트 남서벽은 베이스캠프(5364m)에서 정상(8850m)까지의 표고차가 3486m. 안나푸르나 남벽 가운데서도 해발 7000m 부근부터 시작되는 600여 m 구간은 세계 최고 암벽 전문가들만의 영역으로 불릴 만큼 험난하다. 박 대장에게 이번 도전은 세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지금까지 아무도 오르지 않은 길로 안나푸르나 정상에 오른다는 것이다. 또 알파인 스타일로 루트를 개척할 계획이다. 알파인 스타일은 짐꾼이나 산소통 없이 오르는 것이다. 전진캠프를 구축하거나 고정로프를 깔 수도 없다. 4전 5기 끝에 2009년 에베레스트 남서벽에 코리안 루트를 개척했던 박 대장은 지난해 안나푸르나 남벽 등정에 도전했으나 기상 악화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번이 두 번째 도전이다. 12일 선발대를 떠나보낸 박 대장은 19일 인천공항을 통해 네팔 카트만두로 출국했다. 다음 달 4일 본격적인 원정길에 오르는 박 대장은 10월 말에 정상에 오를 계획이다. 박 대장은 “무조건 정상까지 갈 것이다. 지난번과 같이 중간에 내려오는 일은 없다. 6일이 걸리든 10일이 걸리든 정상까지 등반을 하겠다”고 밝혔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6위와 7위. 순위 차이는 한 계단에 불과하다. 하지만 대접은 극과 극이다. 6위까지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 그 아래 팀부터는 TV에서 플레이오프를 지켜봐야 한다. 17, 18일 K리그 8경기가 열렸다. 남은 경기는 팀마다 6경기. 6위 안과 밖을 놓고 많은 팀이 사투를 벌였다. 결과는 6위 입성을 노렸던 팀들은 좌절했고, 6위 안의 팀들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서울은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3위를 지켰다. 서울은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부산과의 홈경기에서 1-1로 맞선 후반 종료 1분 전 강정훈의 역전골이 터져 승리를 거뒀다. 서울은 부상과 경고 누적으로 주전 선수 6명이 빠졌지만 살얼음판 6강 싸움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고 귀중한 승점을 챙겼다. 승점 45점(13승 6무 6패)으로 3위 자리를 지킨 서울은 2002년 5월부터 9년간 부산을 상대로 한 홈경기 무패 행진(13경기)도 이어갔다. 서울은 전반 41분 부산 에델에게 헤딩슛을 허용했지만 후반 18분 김동진이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침착하게 동점골을 만들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 강정훈의 역전골로 소중한 승리를 챙겼다. 반면 부산은 이날 패배로 불안한 6위에 그쳤다. 11승 6무 8패(승점 39점)로 전남(승점 40점·5위)과 1-1로 비긴 7위 제주(승점 36점)와의 승점이 3점 차로 좁아졌다. 4위 수원은 최하위 강원을 제물로 4위를 유지했다. 수원은 강릉에서 열린 방문경기에서 강원을 1-0으로 이겼다. 수원은 13승 3무 9패로 승점 3점을 보태며 승점 42점을 기록했다. 수원은 전반 6분 페널티 지역 오른쪽 밖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에서 염기훈의 슈팅을 마토가 방향을 살짝 바꿔 골망을 흔들었다. 선두 전북은 6위 진입을 노리던 경남을 꺾고 1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전북은 창원에서 열린 방문경기에서 1골 1도움을 올린 이동국의 활약에 힘입어 3-1로 이겼다. 전북은 17승 5무 3패(승점 56점)를 기록하며 2위 포항(승점 49점)과의 승점 차를 7점으로 유지했다. 경남은 이날 패배로 9승 5무 11패(승점 32점)를 기록하며 남은 경기에서 최대한 승수를 많이 쌓아야 6강 진입 불씨를 살릴 수 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안양 한라가 아이스하키 아시아리그에서 2연승을 올렸다. 지난 시즌 우승팀인 한라는 18일 고양 어울림누리 빙상장에서 열린 국내 라이벌 하이원과의 방문경기에서 7-4로 이겼다. 한라는 전날 홈 개막전에서도 4-3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한라는 하이원과의 역대 전적에서도 23승 1무 18패로 앞서 나갔다. 특히 한라는 전날 개막전 승리로 2006년 이후 다섯 시즌 연속 개막전에서 졌던 개막전 징크스를 털어냈다. 한라는 이날 1피리어드 시작 47초 만에 북미아이스하키리그 출신 릭 잭맨이 선제골을 터뜨리며 앞서 나갔다. 하이원도 뒤질세라 5분 27초에 만회골을 넣으며 반격했다. 하지만 한라의 기세를 꺾지는 못했다. 한라는 2피리어드에서만 5골을 넣으며 7-3으로 앞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전력을 재정비한 하이원은 3피리어드에서 반격을 시도했지만 1골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한라는 24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차이나 드래건과 3연전을 가진다. 2패를 당한 하이원은 24일부터 일본 구시로와 도마코마이에서 일본제지 크레인스, 오지 이글스와 경기를 치른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한국팀의 수성일까? 일본팀의 반격일까? 한국 중국 일본 3국이 참가해 ‘빙판 삼국지’로 불리는 아이스하키 아시아리그가 17일부터 7개월간의 장정을 시작한다. 2003∼2004시즌에 시작해 9번째 시즌을 맞는 아시아리그는 한국, 일본, 중국에서 총 7개 팀이 참가한다. 한국에선 안양 한라와 하이원, 중국에선 연합팀인 차이나 드래건이 출전한다. 일본에서는 오지 이글스, 일본제지 크레인스, 닛코 아이스벅스, 도호쿠 프리블레이즈가 참가한다. 가장 큰 관심은 한라의 3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 여부다. 2004∼2005시즌부터 일본팀이 5시즌 동안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독식해 왔다. 한라는 2009∼2010시즌에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며 일본의 독주를 끊었다. 한라는 지난 시즌에도 우승했다. 한라와 도호쿠가 챔피언결정전에 올랐으나 동일본 대지진으로 경기가 취소되며 두 팀이 공동 우승했다. 올 시즌에는 한라에 대한 일본팀들의 견제가 한층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보다 실력에서 10년은 앞선다고 자부하던 일본은 한라의 연이은 우승으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지난 시즌에도 일본팀들은 한라의 우승을 막기 위해 거친 경기를 펼쳤다. 한라는 올 시즌을 앞두고 북미아이스하키리그 수비수 출신인 릭 잭맨을 영입해 수비진을 강화했다. 아시아리그는 17일 한라와 하이원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내년 2월 26일까지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총 126경기를 치른다. 정규시즌 상위 4개 팀은 플레이오프를 펼쳐 챔피언결정전 진출 팀을 가린다.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은 내년 3월에 열린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프로축구 K리그 전북과 서울, 수원은 14일 현재 각각 K리그 1, 3, 4위를 달리고 있다. 6강 플레이오프행이 확정된 전북을 제외하고 서울과 수원은 남은 6경기에서 사력을 다해 승점을 쌓아야 6강에 오를 수 있다. 이들이 노리는 목표는 하나 더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다. K리그 팀들은 2009년 포항, 2010년 성남에 이어 3년 연속 아시아 제패를 꿈꾸고 있다. K리그 팀들 중 아직 K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두 가지를 동시에 실현한 팀은 없다. 14일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이 열렸다. 수원과 전북의 표정은 엇갈렸다. 수원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조바한(이란)과의 홈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수원은 창단 뒤 이어온 아시아 클럽 대항전 홈 무패 기록은 이어갔다. 수원은 이날 경기를 포함해 27경기 무패(22승 5무)를 기록했다. 후반 12분 선제골을 허용한 뒤 후반 21분 박현범이 골을 넣어 동점을 만들었다. 전북은 일본 오사카 나가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레소 오사카(일본)와의 방문경기에서 두 골을 넣은 이동국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3-4로 역전패했다. 전북은 27일 홈에서, 수원은 28일 이란에서 4강 진출을 놓고 2차전을 갖는다.수원=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프로축구 정규리그가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이제 남은 경기는 팀당 6경기. 하지만 플레이오프에 나갈 6강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10위 팀도 6경기를 통해 얼마든지 6강행 티켓을 얻을 수 있다. 선두 전북(승점 53)은 느긋하다. 최근 6경기 무패(5승 1무)를 달리고 있는 만큼 팀 분위기도 상승세다. 다만 14일부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전이 열려 체력적인 문제가 있다. 하지만 이미 6강행 마지노선은 넘어섰다. 2위 포항(승점 46)과 3위 서울(승점 42)도 안정권이다. 포항은 10일 광주와의 홈경기에서 5-1로 대승을 거두며 2연승을 달렸다. 두 팀은 남은 경기에서 2경기만 이긴다면 플레이오프 진출이 유력하다. 1∼3위 팀과는 달리 4위부터는 언제든지 자리가 바뀔 수 있다. 4위 수원과 5위 전남, 6위 부산은 승점 39점으로 같다. 세 팀은 주말 경기에서 나란히 이기며 승점 3점씩을 챙겼다. 수원은 10일 성남을 3-2로 꺾었다. 부산과 전남은 11일 각각 대전과 경남을 상대로 1-0, 2-0으로 이겼다. 세 팀은 골득실 차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고 있다. 7위 제주(승점 35)는 이들과 승점 4점차에 불과하다. 하지만 전북, 포항, 수원 등 강팀과 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8위 경남, 9위 울산(이상 승점 32)과 10위 인천(승점 30)도 남은 경기에서 승점을 차곡차곡 쌓는다면 6강행 불씨를 이어갈 수 있다. K리그 마지막 경기가 열리는 다음 달 30일 어느 팀이 웃고 울지 주목된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앞으로 기회가 많을 거라 생각해요.” 아쉽지만 희망을 보았다. 10일 호주 브리즈번에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2차 대회가 끝났다. 김해진(14·과천중)에게 이번 대회는 의미가 깊었다. 그는 9일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52.26점을 받아 1위에 올랐다. 김연아(21·고려대) 이후 한국인으로 ISU 주관 대회에서 쇼트프로그램 1위에 오른 것은 처음이었다. 내심 종합 1위를 기대했다. 하지만 다음 날 열린 프리스케이팅 점프에서 4번의 실수를 하며 78.76점(6위)에 그쳐 합계 131.02점으로 5위로 내려앉았다. 김해진은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를 한 뒤에도 “프리스케이팅이 남아 부담이 됐다. 연아 언니 이후 처음이라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김해진은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랑프리 2개 대회에 참가하려고 했지만 발목 부상으로 한 대회에 불참하고 나머지 한 대회에서는 26위에 그쳤다. 김해진은 이번 대회를 통해 “좀 더 열심히 노력하고 훈련을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자신감도 얻었지만 메달에 신경 쓰지 않고 내 연기에만 집중해서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다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회를 마치고 11일 밤 귀국한 김해진은 휴식 없이 다음 날 새벽부터 바로 훈련에 들어갔다. 21일부터 루마니아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4차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훈련 중인 그는 “제2의 김연아라는 호칭이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제2의 김연아’로 불리는 김해진(14·과천중·사진)이 진짜 ‘제2의 김연아’가 될 기세다.김해진은 8일 호주 브리즈번의 아이스월드 올림픽아이스링크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2차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52.26점(기술점수 29.57점, 예술점수 22.69점)을 받아 1위에 올랐다. 한국 선수가 ISU 주관대회에서 쇼트프로그램 1위에 오른 것은 김연아(21·고려대)를 빼곤 처음이다. 김연아는 2004년 9월 헝가리에서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 쇼트프로그램 1위, 프리스케이팅 1위, 종합 1위를 차지했다. 2006년 3월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김연아가 종합 1위(쇼트프로그램 1위, 프리스케이팅 1위)에 오른 뒤 5년 만에 김해진이 쇼트프로그램 1위에 올랐다.이번 대회는 김해진의 두 번째이자 올 시즌 첫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다. 지난해 4차 일본대회는 발목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고 6차 독일 대회에선 부상이 회복되지 않아 28위에 그쳤다. 김해진은 9일 프리스케이팅에 도전해 김연아 이후 첫 한국인 그랑프리 대회 우승을 노린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러시아 아이스하키리그의 로코모티프 선수단이 탄 비행기가 추락해 탑승객 대부분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특히 숨진 선수 중에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와 국가대표급 선수도 포함돼 있어 팬들을 슬프게 했다.AP통신은 7일 로코모티프 선수단이 탄 비행기가 러시아 중부 야로슬라블 주의 투노시나 공항에서 이륙하던 중 추락해 선수단과 승무원을 포함해 최소 43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 사고로 시즌 개막전을 위해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로 가던 로코모티프 선수단 중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사망자 명단에는 NHL 출신으로 감독 데뷔전을 앞둔 캐나다의 브래드 매크리먼 코치를 비롯해 전 댈러스 스타스 수비수 카를리스 스크라스틴시(라트비아), 슬로바키아 국가대표인 파볼 데미트라,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스테판 리브(스웨덴) 등 다수의 유명 선수가 포함돼 있다. 르네 파젤 국제아이스하키연맹 회장은 “오늘은 아이스하키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날이다. 이 팀은 10개국 선수, 코치로 구성돼 이번 사고는 단순히 러시아만의 비극이 아니다”라고 비통해했다.스포츠 단체 종목 팀의 비행기 사고는 이번뿐만이 아니다. 2001년 1월 오클라호마주립대 농구팀 선수 2명과 관계자 등 10명이 탄 비행기가 추락해 전원이 사망했다. 1993년 4월 잠비아 축구대표팀은 군용기를 타고 2002년 한일 월드컵 지역 예선에 출전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추락해 모두 사망했다. 미국 복싱대표팀은 1980년 3월 폴란드로 가던 중 비행기가 추락해 선수 14명과 스태프 8명이 숨졌다. 1979년 8월에는 소련의 파크타코르 축구팀이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비행기끼리 부딪치는 사고로 선수 17명이 운명을 달리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비행기 사고의 아픈 기억이 있다. 1958년 2월 유러피안컵 경기 뒤 유고슬라비아에서 영국으로 돌아오던 비행기가 추락해 선수 8명과 스태프 3명이 숨졌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메달 사냥의 시동이 걸렸다. 명맥이 끊겼던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대표팀이 5년 만에 부활한다. 이를 위해 대한빙상경기연맹은 한국 피겨 대표팀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코치를 영입했다. 연맹은 7일 선수들의 경기력을 높이고 꿈나무 선수들을 육성하기 위해 러시아 출신 세르게이 아스타셰프 코치(47·사진)와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1994년 릴레함메르와 1998년 나가노 겨울올림픽 아이스댄스 금메달리스트 옥사나 그리슈크(러시아), 2006년 토리노 겨울올림픽 아이스댄스 금메달리스트 로만 코스토마로프(러시아)가 그의 손을 거쳤다. 아스타셰프 코치는 남녀 싱글 유망주들과 아이스댄스 대표팀 선수들을 지도할 계획이다. 연맹은 이달 말 아이스댄스선수를 공개 선발한 뒤 10월부터 아스타셰프 코치로부터 훈련을 받게 할 계획이다. 페어 대표 선수도 조만간 선발할 것으로 보인다. 김재열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이 이번 개혁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김 회장은 경기인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고 있다. 취임하자마자 꿈나무 육성 지원비 2억 원을 내놓았다. 선수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국제대회에서 선수가 획득한 상금의 일정액을 공제하던 규정도 폐지했다. 아스타셰프 코치를 비롯해 해외 우수 지도자 영입에도 적극적이다. 빙상 관계자는 “김 회장이 2018년 겨울올림픽을 목표로 빙상종목의 균형적 발전에 힘을 쏟고 있다. 2018년에는 국민들이 기뻐할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원정과 홈경기 때의 모습이 너무도 다르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 쿠웨이트시티에서 열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2차전 쿠웨이트와의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전반 8분 박주영(아스널)의 선제골로 앞서나갔지만 후반 8분 후사인 알리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한국은 1승 1무(승점4)로 승점은 같지만 골득실(+6)에서 쿠웨이트(+1)에 앞서 B조 선두를 유지했다. 최근 한국은 지난달 한일전 친선경기(0-3 패·원정), 2일 레바논전(6-0 승·홈)에서 극명한 경기력 차이를 보였다. ○ 잔디 탓? 날씨 탓? 부상 탓?조광래 대표팀 감독은 무승부 원인으로 차두리(셀틱)의 경기 초반 부상, 날씨와 잔디 상태를 꼽았다. 조 감독은 “무더운 날씨와 익숙지 않은 푹신한 잔디 때문에 선수들이 피로감을 두 배 이상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전반 17분 차두리가 부상으로 빠지기 전까지 경기를 압도했지만 이후 공수 균형이 무너졌다”고 덧붙였다. 조 감독은 한일전을 마친 뒤에도 “해외파들의 경기감각 저하와 수비수 김영권(오미야)의 부상으로 공수 균형이 무너졌다”고 했다. 해외 원정, 특히 중동 원정경기에서는 시차와 무더위로 정상적인 실력을 발휘하기 힘들다. 하지만 무더위, 잔디 상태 등 모든 상황을 고려해 전술을 짜고 선수를 투입하는 것은 조 감독의 몫이다. 대체선수를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주전과 비주전의 기량 차이를 줄여야 최종 예선과 본선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측면 불안 언제까지한국은 홍철(성남)-홍정호(제주)-이정수(알사드)-차두리로 이어지는 포백을 가동했다. 홍정호의 가세로 중앙은 두꺼워졌다. 그러나 홍철이 나선 왼쪽 측면 수비는 불안했다. 홍철은 적극적인 공격 성향을 보였지만 쿠웨이트의 에네지에게 잇달아 돌파를 허용했다. 수비력을 좀 더 보강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차두리가 빠진 뒤 오른쪽 수비수로 투입된 김재성(포항)마저 부진해 좌우 측면 수비가 모두 뚫렸다. 이들이 당황하면서 수비조직력 전체가 흔들렸다.골키퍼 정성룡(수원)의 선방이 없었다면 더 많은 골을 허용할 수도 있었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수비수와 미드필더의 간격 유지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또 수비수가 상대 공격수보다 많은데도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많았다”고 말했다. 한편 레바논은 아랍에미리트를 3-1로 꺾고 첫 승을 거뒀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잔치는 끝났다. 손님맞이는 성공적이었다.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4일 막을 내렸다. 한국은 비록 ‘10-10(10개 종목에서 10명의 결선 진출자 또는 톱10 배출)’이라는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경험이라는 값진 선물을 얻었다. 본보 해설위원들은 심판, 해설위원, 지도자, 관중으로 직접 현장에서 대회를 지켜봤다. 해설위원들에게 한국 육상의 현실과 향후 과제를 들어봤다.》우리 선수들 목표의식 없어○ 이영선 투척 대표 상비군 지도자(37) 투척 종목은 상대적으로 세계의 벽이 낮은 종목이다. 한국 선수들은 외국 선수들과 기술적인 면에서 큰 차이는 없다. 체격에서 차이가 나긴 하지만 잘하는 외국 선수들도 체격이 작은 선수가 많다. 다만 정신력에서 차이가 났다. 운동을 즐기면서 하지 못한다. 코치가 시키는 것만 하고 개인의 목표의식이 없는 것도 문제다.이번 대회 경험이 큰 자극 됐을것○ 이진택 도약 대표 상비군 지도자(39) 최선을 다했지만 생각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세계의 벽이 높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 선수들에게 많은 자극도 됐다. 지금까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는 마라톤을 제외하고 4, 5명만 출전해 왔다. 이번에는 각 종목에 선수들이 고르게 출전했다. 이 선수들의 경험이 한국 육상 발전의 토대가 될 수 있다. 메달 목표로 장기플랜 세워야○ 이진일 대표팀 중거리 코치(38) 이번 대회의 결과가 우리 현실이고 실력이다. 4년을 준비했지만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이제부터라도 장기적인 플랜을 만들어야 한다. 목표도 수정해야 한다. 눈앞에 닥친 2012년 런던 올림픽과 2013년 모스크바 세계선수권에서 결선 진출은 목표가 될 수 없다. 10년 이상을 내다보고 결선 진출이 아니라 메달을 목표로 선수를 육성해야 한다. 모든 종목에 고른 투자하기는 힘들어○ 성봉주 체육과학연구원 박사(48)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가능성을 봤다. 우선 선택과 집중이 이루어져야 한다. 선수층이 얇은 상황에서 모든 종목에 다 고른 투자를 하기는 힘들다. 도약, 투척, 경보 등 이번 대회에서 가능성을 본 종목에 집중투자해 수영의 박태환,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 등과 같은 세계적인 선수를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 육상아카데미 등 육성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세계적 선수들에 기량-경험 모두 뒤져○ 이봉주 KBS 해설위원(41) 남자 마라톤 선수들이 세계적인 수준이나 기량에 많이 못 미친다는 것을 실감했다. 어린 선수들의 레이스 운영과 경험이 부족했다. 케냐 등 마라톤 강국과 수준차가 있다고 해서 국내 1, 2등에 안주하지 말고 반드시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목표의식을 가져야 한다. 여자 마라톤 선수들의 발전 가능성을 본 것은 고무적이다. 전문경보선수 어릴때부터 키워야○ 황영조 육상연맹 마라톤 기술위원장(41) 실업 선수가 10명에 불과하고 역사도 짧은 경보에서 세계 6위(남자 20km·김현섭), 7위(남자 50km·박칠성)에 오른 것은 대단한 성과다. 하지만 현실은 암담하다. 공인 기록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국내 대회가 없다. 마라톤과 중장거리 선수 중 실력이 뒤처지는 선수들이 경보로 전향하는 시스템은 이제 안 된다. 유소년시스템 전면 개선 필요○ 장재근 전 육상연맹 트랙 기술위원장(49) 한국 남자 400m 계주 대표팀은 39초 벽을 깨고 한국 신기록(38초94)을 세웠다. 기대할 수 있는 최대 목표를 달성했다. 하지만 이 한국 기록이 전체 23개 팀 중 13위였다는 냉정한 현실도 잊으면 안 된다. 100m를 비롯해 트랙 개인 종목에서는 한국 기록에 접근조차 못했다. 유소년 훈련 시스템부터 전면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육상스타 키워야 관중도 몰려○ 송재학 시인(56·대구 거주) 대구는 내륙에 위치해 외국과 교류할 기회가 적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은 외국 손님을 맞이하게 돼 기쁘다. 시민들의 외국인 선수단맞이가 돋보였다. 경기장을 비교적 많이 메운 것도 감동적이다. 하지만 비인기 종목 경기가 열린 날에는 빈 좌석이 많았다. 한국도 육상 스타를 키워야 다음에 이런 큰 대회를 다시 한 번 열 자격이 생긴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케냐의 아벨 키루이(29·사진)가 4일 대구 시내의 42.195km 풀코스에서 열린 남자 마라톤에서 2시간7분38초로 맨 먼저 골인했다.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에서 2시간6분54초의 대회 신기록으로 우승한 뒤 2연패다. 이날 키루이는 출발부터 줄곧 선두권을 유지하다 30km 지점부터 선두로 치고 나와 10km 이상을 독주하며 여유 있게 1위로 들어왔다. 2위 빈센트 키프루토(케냐·2시간10분6초)와는 2분28초 차. 키루이는 결승선을 통과한 뒤 지친 기색 없이 이번 대회 주제가인 ‘레츠 고 투게더’ 노래에 맞춰 흥겹게 춤을 추며 타이틀 방어를 자축했다. 키루이는 달리기 하나로 인생이 바뀌었다. 고교 졸업 후 마땅한 직장을 찾지 못했던 그는 우연히 경찰 채용 달리기 경기에 나가 우승하면서 경찰로 채용됐다. 이때부터 정식으로 달리기 훈련을 시작해 실력을 키웠다. 2006년 베를린 마라톤에서 다른 선수의 페이스메이커로 나섰던 그는 2시간6분51초의 뛰어난 기록으로 9위를 차지해 주목을 받았다. 자신감을 얻은 키루이는 2008년 빈 마라톤, 2009년 로테르담 마라톤에서 꾸준히 2시간 5분대와 7분대 기록을 내며 이름을 날렸다. 대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볼트의, 볼트에 의한, 볼트를 위한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였다.대회가 열린 9일 동안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의 손짓 하나, 말 한마디에 달구벌은 들썩거렸다. 지난달 16일 볼트는 한국 땅을 밟았다. 지난해 5월 대구 국제육상경기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에 온 뒤 1년 3개월 만이다. 볼트를 보기 위한 인파로 공항은 북새통이 됐다. 볼트의 입국은 대회 열기를 불러일으키는 도화선이 됐다. 출발은 순조로웠다. 지난달 27일 대회가 개막하자 ‘볼트 효과’는 금세 나타났다. 볼트가 이날 열린 남자 100m 예선에 출전하기 위해 대구스타디움에 등장하자 4만5000여 석의 관중석에서는 큰 함성과 박수가 울렸다. 볼트의 동작 하나하나에 관중은 환호성을 질렀다. 볼트는 자신을 향한 관심을 즐겼다. 관중의 함성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더 재미있는 포즈로 화답했다. 예상대로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준결선에 진출했다. 남자 100m 우승 여부는 물론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에서 볼트가 세운 세계신기록(9초58)을 얼마나 더 앞당길 수 있는지가 관심거리였다.28일 남자 100m 결선. 모든 준비는 완벽했다. 모두가 볼트의 세계신기록 작성을 기대했다. 준결선에서 결승선 20m를 앞두고 속도를 줄이며 여유를 부린 볼트였다. 이변이라는 단어는 볼트에게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경기 전 우승은 당연한 듯 미리 번개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관중의 흥을 돋우었다. 스타팅블록에 들어섰다. 관중은 숨을 죽였다. 준비를 알리는 ‘셋(set)’ 소리, 그리고 총성이 울렸다. 하지만 이상했다. 총성이 울리기 전 볼트가 스타팅블록을 박차고 나간 것이다. 볼트는 자신의 부정출발을 알아챈 듯 10m 정도를 달려나가다 얼굴을 손으로 감싸며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실격. 믿기 힘든 결과였다. 탄식이 스타디움을 뒤덮었다. 볼트도 현실이 믿기지 않는 듯 전광판 실격표시를 바라보며 ‘누구냐’라고 말했다. 볼트는 “시즌 내내 스타트를 집중 훈련했다. 예선부터 출발은 좋지 않았지만 경기 내용은 좋았다”며 “빨리 뛰고 싶어 안달이 나 부정출발을 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흥분한 상태에서 그냥 가자, 가자, 가자라고 속으로 되뇌었다. 그때 ‘셋(set)’이라는 소리가 들렸는데 이를 ‘고(go)’로 헛들었다. 실수했다”고 털어놨다. 볼트는 경기 뒤 다음 날 오후까지 두문불출했다. 볼트는 “내 자신에게 실망했다. 정말 열심히 훈련해 왔기 때문이다. 보여줄 기회를 놓친 것이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래도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볼트는 “(그땐) 너무 흥분했고 긴장했다. 차분하게 경기를 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이제는 경기 자체를 즐기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남자 200m와 400m 계주 훈련에 열중한 볼트는 3일 다시 스타디움에 나타났다. 장난스러운 동작과 여유로움은 그대로였다. 실격으로 인한 실망감과 분노는 없었다. 그 대신 볼트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갔다. 이날 열린 남자 200m 예선과 준결선을 여유롭게 통과했다. 그리고 다시 결선 출발선에 섰다. 총성이 울리기 전 볼트는 단 두 가지만 생각했다. 최선을 다하자, 그리고 최대한 빨리 달리자. 중간에 속도를 줄이거나 옆 레인의 다른 선수를 쳐다보는 일은 없었다. 제일 빨리 결승선을 통과했다. 19초40으로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4일 볼트는 마지막으로 스타디움을 찾았다. 남자 400m 계주 결선. 자메이카 마지막 주자로 나선 볼트는 37초04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세계신기록. 대회 2관왕을 달성한 볼트는 “나는 전설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볼트는 실격에서 2관왕, 그리고 세계신기록까지 한 편의 드라마를 썼다. 연인원 80억 명의 시청자가 지켜본 세계 최대의 드라마였다.대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