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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심야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충격의 여파가 경제계에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 SK, 현대차, LG 등 주요 기업은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가 외환시장과 공급망 등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밤새 해외 고객사 문의가 쏟아진 곳도 적지 않았다. 4일 삼성은 그룹 법무 차원에서 향후 정치적 혼란 시나리오별 리스크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탄핵 국면이 장기화되거나 변화가 생긴다면 발생할 수 있는 규제 리스크 등을 검토한 것이다. SK그룹은 이날 오전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관으로 주요 경영진이 참석하는 대책회의를 소집해 시장 및 SK그룹에 미칠 영향 등을 논의했다. 4대 그룹의 한 임원은 “지난밤 비상계엄 선포 직후 경영진 회의에서 비상계엄이 미칠 영향 등을 살폈다”며 “계엄 해제 후에도 이어질 상황 등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 “문제 없나” 해외 고객사 진정에 진땀 수출 기업들은 계약 이행 가능 여부를 묻는 해외 고객사들의 전화로 업무에 혼선을 겪기도 했다. 외신을 통해 비상계엄 소식을 접한 해외 고객·협력사들이 “안전에 문제 없나” “제품 공급에 문제가 없나”는 문의가 많았다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아직 회원사들에 거래 취소 통보 같은 것은 없었다”며 “확인 차원에서 바이어들이 국내 수출 기업에 연락을 돌린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해외 고객사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우려를 잠재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한 전자업계 임원은 “해외 고객사들에 계엄이 해제됐고, 공급망에 이상이 없다고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이날 오전 김보현 대표 내정자 주재로 비상 대응 회의를 열고 해외 발주처에 ‘회사가 정상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적극 알리기로 했다. 주요 금융그룹도 이날 오전 일제히 회장이 주재한 긴급회의를 열고 환율 등 금융시장 변동성 전반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고객 자산 리스크 관리 강화, 정보기술(IT) 및 보안 관련 실시간 모니터링 강화 등을 주문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도 이날 오전 7시 그룹위기관리위원회를 열고 금융시장 불확실성 대비에 나섰다.● 민노총 총파업 결의에 바짝 긴장 계엄 해제 이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파업과 정치적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재계를 긴장케 하고 있다. 국회 마비로 반도체지원법을 비롯한 경제지원 법안 통과도 불투명해졌을 뿐 아니라 민노총 파업으로 조업 차질도 우려된다는 것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노조원 전원이 아닌 집행부(임원)만 파업에 참석할 것으로 보이지만 임단협이 거의 마무리된 시점에 발생하는 정치파업이란 변수는 당혹스럽다”고 했다. 무역협회 무역진흥본부 박성환 본부장은 “수출이 14개월 연속 성장하고는 있지만 그 증가세가 주춤하는 데다 대외적인 여건도 좋지 않은 상태”라고 우려했다.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사태를 거치며 소비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정국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불황 속 연말 특수만 손꼽아 기다리던 유통기업들은 계획이 틀어질까 불안해하고 있다. 한 유통기업 관계자는 “소비심리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미래에 대한 불안이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환율이 오르면서 물가에 미칠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식품기업 관계자는 환율 급등에 따른 원재료 가격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올해 원-달러 환율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이 크게 빗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가 국내 금융사 13곳, 해외 금융사 10곳이 지난해 말 예상한 올해 환율 전망과 실제 환율을 비교한 결과 차이(괴리율)가 5% 내외에 달했다. 환율 변화가 기업 손익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업들은 금융사 전망에만 의존하지 않고 미리 지정된 고정환율로 거래를 확대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 금융사 환율 전망 약 5% 어긋나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달러 강세가 이어지며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나들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자국 중심주의의 대두에 글로벌 지정학적 불안이 더해져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 3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02.9원으로 마감했다. 변동성이 큰 탓에 원-달러 환율의 흐름 전망은 실제와 완전히 어긋났다. 국내외 금융사 23곳 중 21곳은 1분기(1∼3월) 환율이 최고점을 찍고 이후 연중 내내 환율이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오직 국내 금융사 2곳만이 2분기(4∼6월) 환율 상승을 전망했다. 실제 환율은 2분기 상승세를 보이다가 3분기(7∼9월) 소폭 하락한 뒤 10월 이후 다시 달러 강세의 모습이다. 실제로는 1분기 환율이 제일 낮았다. 금융사들이 예상한 환율과 실제 환율의 차이를 나타내는 괴리율은 국내 금융사는 4.7%, 해외 금융사는 5.3%에 달했다. 평균 5% 내외의 차이를 보인 셈이다. 원-달러 환율이 5% 정도 변동할 경우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작지 않다. 기업들이 공시한 2023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다른 변수가 동일하다고 가정했을 때 원-달러 환율이 5% 오르내리는 것만으로도 삼성전자는 4187억 원, 현대자동차는 1023억 원, LG디스플레이는 443억 원가량의 손익(법인세 반영 전)이 달라진다. 이 때문에 환율을 전망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최근에는 ‘환율 상승=수출기업 유리’ 같은 공식이 들어맞는 것도 아니다. 수출 규모, 제조 과정에서 수입 원자재가 차지하는 비용, 부채 중 외화부채 규모에 따라 유불리 여부가 복잡하게 작용하며 매년 달라진다. 지난해 기준 한국 반도체 ‘투톱’ 중 삼성전자는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것이 유리하지만 SK하이닉스는 반대로 낮아지는 것이 유리하다. 현대차그룹에 속한 ‘한 식구’지만 현대차는 원-달러 환율이 올라야, 기아는 떨어져야 손익에 도움이 됐다.● 환율 예측-대응 역량 떨어지는 중기 부담이 더 커대기업들은 환율 변동에 대응하기 위한 헤지(위험 분산) 차원에서 파생상품이나 풋백옵션 등을 매수, 매도한다. 9월 말 기준 삼성전자가 환율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달러, 유로 등 32개 통화와 관련해 체결한 통화선도 거래(사전에 고정된 환율로 진행하는 거래)는 4876건에 달한다. 또 그룹 내 연구소 등 자체 환율 전망·분석 역량도 갖추고 있다. 반면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들은 환율 예측이나 대응 역량이 대기업에 비해 부족하다. 대응 방법도 환헤지 상품을 통한 방법보다는 단가 조정이나 원가 절감 등 허리띠를 졸라매 비용 발생을 줄이는 간접적인 대응에 그친다. 수도권 소재 중소 화학업체 A사는 달러 강세에 힘입어 올해 목표 매출을 일찌감치 달성했다. A사의 매출은 주로 북미 시장 수출에서 발생한다. 문제는 원료를 대부분 해외에서 사오는 A사의 수익성이 나빠졌다는 점이다. A사 관계자는 “매출이 증가한 만큼 원가도 올랐고, 해외 운임료와 공급망 다각화를 위한 해외 출장 등의 비용 부담도 커졌다”며 “환헤지는 규모가 작은 기업에서는 엄두도 못 내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정부가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기존의 상법 개정 방침을 철회하고 2400여 개 상장사만을 대상으로 합병, 분할 등 4가지 행위에 한해 ‘핀셋 규제’를 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추진한다고 2일 밝혔다. 정부가 기존 입장에서 선회한 것은 전체 100만여 개 법인에 적용되는 야권의 상법 개정안이 재계에 지나친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여전히 상법 개정안을 밀어붙이고 있어 국회 논의에 따라 법 개정 방향이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합병 분할 등 4가지 행위만 ‘핀셋 규제’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1월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소액주주들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며 운을 띄운 이후 정부 안팎에서는 상법 개정이 공론화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상법 개정의 필요성을 여러 번 언급하기도 했다. 현행 상법은 ‘회사’만을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충실 의무 대상에 ‘주주’ 등을 추가해 주주들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 같은 논의에 재계는 강력히 반발했다. 지난달 21일 한국경제인협회와 16개 그룹 사장단은 공동 성명을 내고 “상법 개정안이 통과될 때 많은 기업은 소송 남발과 해외 투기자본의 공격에 시달려 이사회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정부는 2일 상법 개정의 대안으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들고 나왔다. 정부는 상장기업의 △합병 △분할 △중요한 영업·자산의 양수도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전 등 4가지 행위를 할 때 이사회가 주주의 정당한 이익이 보호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규정을 명시했다.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까지 확대한다는 상법 개정안이 지나치게 추상적인 조항으로 기업 경영을 제약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상법 개정으로 모든 다수의 회사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방지할 수 있고, 일상적 경영 활동의 불확실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기업 합병과 분할 과정에서 주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규정을 추가로 마련했다. 정부는 모든 합병에 대해 외부 평가기관에 의한 평가·공시를 의무화하고, 물적 분할 후 자회사를 상장하는 경우 대주주를 제외한 모회사 일반주주에게 상장 자회사 기업공개(IPO) 주식을 20% 범위에서 우선 배정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 재계 “원칙적으로 공감”, 민주당 “상법 개정 추진” 재계에서는 정부가 상법 개정이 아닌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주주 이익 보호에 나선 것에 대해 ‘원칙적으로 공감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국경제인협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 8단체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일반주주의 피해 방지와 권익 보호를 위한 정부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 단체는 주주의 정당한 이익 보호 의무 조항과 관련해선 좀 더 구체적인 실행 규정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민주당은 금융당국이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추진하기로 한 것에 대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땜질식 처방에 불과하다”며 이번 정기국회 내에 기존 방침대로 상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주식시장활성화 TF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투자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하거나 빈사 상태에 빠진 한국 증시를 되살리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며, 대한민국 자본시장이 처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하다”고 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LG전자는 2일 초대형 냉방기 칠러 수출 확대를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수출 현장 지원단과 간담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 평택시 소재 LG전자 칠러 공장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안덕근 산업부 장관과 이재성 에코솔루션(ES)사업본부장(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정부와 LG전자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열관리 사업을 주도하기 위해 전략적 소통과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데이터센터 3대 핵심 수출 인프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전력 기자재와 함께 냉각 시스템을 선정한 바 있다. 챗GPT 등 생성형 AI가 확산되면서 전력 소비가 크게 늘어 데이터센터의 냉각 시스템 효율성도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차갑게 만든 물을 열교환기를 통해 순환시켜 찬 바람을 공급하는 칠러 등의 수요도 커지고 있다. LG전자는 2011년 LS엠트론의 공조사업부를 인수하며 칠러 사업에 뛰어든 뒤 현재 대용량 제품 시장에서 국내 1위, 세계 5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삼성전자가 젊은 리더와 신기술 연구 인재를 대거 발탁하는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 영향으로 임원 승진 규모는 4년 연속 줄었다. 삼성전자는 29일 ‘2025년도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사장 35명, 상무 92명, 마스터 10명 등 137명의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2021년(214명) 이후 2022년 198명, 2023년 187명, 2024년 143명 등 승진자가 줄어온 흐름이 올해도 이어졌다. 2017년 5월 인사(96명) 이후 최소 규모다.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지난해(87명)와 비슷한 86명이 승진했다. 실적이 저조한 반도체(DS)부문은 2023년 86명, 2024년 56명, 2025년 51명 등 승진 임원 수가 줄어드는 추세다. 올해 최연소 임원 승진자는 DX부문 하지훈 상무(39)로 유일한 30대다. 하 상무는 차세대 통신 소프트웨어(SW) 플랫폼 설계 전문가다. 차세대 기술 역량을 입증한 인재들의 발탁도 이뤄졌다. DX부문 박정호 부사장(50)은 5세대(5G) 선행기술 개발 성과를, 삼성종합기술원(SAIT) 김용성 부사장(51)은 차세대 메모리 물질 발굴 및 공정 개발 성과를 인정받았다. MX사업부 서정아 부사장(53) 등 여성 인재 8명이 임원으로 승진했다. 외국인 중에선 동남아총괄 TSE-S법인 소속인 태국 출신 시티촉 상무(52)가 발탁됐다. 삼성카드는 김이태 삼성벤처투자 사장(58)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과장 출신인 김 내정자는 2016년 삼성전자에 합류했다. 삼성자산운용은 김우석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장(부사장·55)을, 삼성벤처투자는 윤장현 삼성전자 부사장(58)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삼성전자 DX부문 〈승진〉 △부사장 김기환 김연정 김윤호 김지윤 김창태 김형재 노경래 박정미 박정호 부민혁 서정아 송방영 양익준 양준철 이귀호 이대성 이상직 장소연 정승목 지혜령 최병희 함선규 홍주선 △상무 강종호 김동수 김두현 김상준 김상하 김성현 김성훈 김영상 김원겸 김의송 김지훈 김진만 김진철 김창수 김철회 류철우 류호열 문태화 박명훈 박상욱 박승일 박정일 박혜린 서재홍 석지원 성종훈 송승호 송정은 신무섭 신재영 엄훈섭 예장희 옥신우 윤원재 이두환 이문근 이병국 이상빈 이선교 이선일 이지연 이태선 이형철 인우성 임수현 장용일 장윤형 정택정 정희범 조성욱 차지호 채수연 최종구 최준일 최중훈 하지훈 한기욱 한상원 함민기 홍재석 홍정우 시티촉 △마스터 최지환 ◇삼성전자 DS부문 〈승진〉 △부사장 강희성 권오겸 권혁준 김용성 김종훈 김준석 박재성 배승준 유상민 이상현 이화성 임성수 △상무 고상도 고종현 권민호 권영호 김길섭 김도형 김우일 김재현 김형수 남인호 노대용 문광진 박일한 박재헌 백상훈 심재황 안덕민 윤창빈 은형래 이경우 이인학 이창수 임경욱 임지운 전중원 조영민 조원희 채교석 최종성 홍창표 △마스터 김병성 김비오 김선호 김영식 김정길 박미라 박재현 박정헌 이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 〈승진〉 △부사장 케빈 샤프 △상무 유성철 송인섭 이태희 황인찬 송영석 ◇삼성바이오에피스 〈승진〉 △상무 강대성 길지훈 봉기태홍석호 기자 will@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6년간 맡아온 대한핸드볼협회장 자리에서 물러난다.29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임기가 끝나는 내년 2월까지만 대한핸드볼협회장을 맡고 차기 협회장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는다. 최 회장은 2008년 12월 협회장에 취임한 뒤 16년간 협회를 이끌며 핸드볼 활성화와 선진 시스템 구축, 저변 확대 등에 기여해 왔다. 재계에서는 그룹 경영과 대한상공희의소 회장 등에 집중하기 위한 차원인 것으로 보고 있다.최 회장이 대한핸드볼협회장에서 물러나더라도 SK그룹의 핸드볼에 대한 후원은 계속될 방침이다. 최 회장이 협회장에 취임한 뒤 SK그룹은 협회에 1500억 원 이상의 지원을 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SK그룹은 2012년 여자 실업팀 SK슈가글라이더즈, 2016년 남자 실업팀 SK호크스를 창단해 운영해오고 있다.내년 1월 열릴 예정인 차기 협회장 선거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출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SK호크스를 운영하고 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삼성전자가 내년도 정기 임원인사에서 30대 상무, 40대 부사장을 발탁하는 세대교체 기조를 이어갔다.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승진자 규모는 4년 연속 줄였다.삼성전자는 29일 ‘2025년도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사장 35명, 상무 92명, 마스터 10명 등 137명의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2021년 인사에서 214명의 임원 승진 이후 2022년 198명, 2023년 187명, 2024년 143명 등 계속 규모를 줄여온 흐름이 이어졌다.특히 반도체사업(DS) 부문 임원 승진자는 부사장, 상무, 마스터를 합쳐서 51명으로 지난해 승진자 56명보다 8.9%가량 줄었다. 2023년 DS 부문 임원승진자는 86명에 달했다. 반면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임원 승진자는 86명으로 지난해 87명과 비슷한 수준이다.올해 최연소 임원 승진자는 DX부문 CTO SR 통신소프트웨어연구팀 하지훈 상무(39)로 올해 유일한 30대 임원 승진자기도 하다. 하 상무는 SW핵심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주도한 차세대 통신 SW플랫폼 설계분야 전문가다.DX부문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광고서비스그룹장인 이귀호 부사장(49), 모바일경험(MX)사업부 이머시브 SW개발그룹장 김기환 부사장(49), MX사업부 SEV법인 구매팀장 김연정 부사장(49) 등 경영 성과에 기여한 미래 경영자 후보군도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이번 인사에선 여성 8명, 외국인 1명의 임원 승진이 이뤄졌다. MX사업부 디지털커머스팀장 서정아 부사장(53), 한국총괄 A&E영업2그룹장 이지연 상무(45) 등의 여성 인재와 태국 출신 영업전문가인 동남아총괄 TSE-S법인 시티촉 상무(52) 등 글로벌 인재 발탁 기조가 이어진 것이다.한편 삼성벤처투자는 윤장현 삼성전자 부사장(58)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미국 조지아텍 전자공학 박사인 윤 신임 대표는 2003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책임연구원으로 입사해 현재 MX사업부 SW담당으로 모바일제품 SW개발을 총괄하고 있다.◇삼성전자 DX부문 <승진> △부사장 김기환 김연정 김윤호 김지윤 김창태 김형재 노경래 박정미 박정호 부민혁 서정아 송방영 양익준 양준철 이귀호 이대성 이상직 장소연 정승목 지혜령 최병희 함선규 홍주선 △상무 강종호 김동수 김두현 김상준 김상하 김성현 김성훈 김영상 김원겸 김의송 김지훈 김진만 김진철 김창수 김철회 류철우 류호열 문태화 박명훈 박상욱 박승일 박정일 박혜린 서재홍 석지원 성종훈 송승호 송정은 신무섭 신재영 엄훈섭 예장희 옥신우 윤원재 이두환 이문근 이병국 이상빈 이선교 이선일 이지연 이태선 이형철 인우성 임수현 장용일 장윤형 정택정 정희범 조성욱 차지호 채수연 최종구 최준일 최중훈 하지훈 한기욱 한상원 함민기 홍재석 홍정우 Sitthichoke(시티촉) △마스터 최지환◇삼성전자 DS부문 <승진> △부사장 강희성 권오겸 권혁준 김용성 김종훈 김준석 박재성 배승준 유상민 이상현 이화성 임성수 △상무 고상도 고종현 권민호 권영호 김길섭 김도형 김우일 김재현 김형수 남인호 노대용 문광진 박일한 박재헌 백상훈 심재황 안덕민 윤창빈 은형래 이경우 이인학 이창수 임경욱 임지운 전중원 조영민 조원희 채교석 최종성 홍창표 △마스터 김병성 김비오 김선호 김영식 김정길 박미라 박재현 박정헌 이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 〈승진〉 △부사장 케빈 샤프 △상무 유성철 송인섭 이태희 황인찬 송영석◇삼성바이오에피스 〈승진〉△상무 강대성 길지훈 봉기태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삼성이 그룹 차원의 계열사에 대한 경영진단 강화에 나선다. 과거 미래전략실과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CFO)을 거친 ‘전략통’ 최윤호 삼성SDI 사장(61)을 신규 조직 수장에 깜짝 발탁했다. 28일 삼성은 삼성글로벌리서치(옛 삼성경제연구소) 산하에 사장급 조직인 경영진단실을 신설하고 최 사장을 신임 경영진단실장으로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경영진단실은 관계사의 요청에 따라 그룹 각 계열사의 경영·조직·업무 프로세스 등을 진단하고 개선 방안 도출을 지원하는 조직이라는 것이 삼성의 설명이다. 삼성은 “경영진단실 신설로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관계사의 사업 경쟁력 제고와 경영 건전성 확보 미션을 수행하게 한다”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신설된 경영진단실이 삼성 계열사에 대한 컨설팅 역할과 동시에 감사 기능을 갖춘 전략적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2017년 해체됐던 미래전략실(미전실) ‘경영진단팀’은 삼성 계열사에 ‘저승사자’로 불리며 임직원 비리 적발뿐 아니라 경영 전반의 문제점을 잡아내고 필요에 따라서는 사장급 인사도 경질로 이끌었던 그룹 경영 핵심 팀이었다.신임 경영진단실장으로 발탁된 최 사장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나와 1987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삼성의 대표적 전략통이다. 삼성전자 구주총괄 경영지원팀장, 미래전략실 전략1팀 담당 임원, 사업지원TF 부사장,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을 거쳤다. 삼성SDI 대표를 맡으며 캐즘(수요 둔화)에도 흑자를 지켜내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삼성은 “글로벌 경험과 사업 운영 역량을 갖춘 최윤호 사장의 리더십을 통해 관계사별로 내실 있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굳건히 다져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삼성이 전날 반도체(DS) 부문 쇄신 인사를 단행한 데 이어 경영진단 기능 강화에 나선 것은 대내외 위기 돌파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5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항소심 결심 공판 최후진술에서 “최근 들어서 삼성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어려운 상황을 반드시 극복하고 앞으로 한 발 더 나아가겠다”며 위기 돌파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시대 기술 초격차를 되찾고,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는 동시에 미국 우선주의 강화에 따른 글로벌 신무역질서에도 대응하기 위해 전략적 판단이 중요해졌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을 앞두고 그룹 차원의 전략 조율과 대응 능력 강화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준감위 연간 보고서에서 삼성의 상황을 ‘사면초가’에 비유하며 “경영 판단의 선택과 집중을 위한 컨트롤타워 재건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날 삼성전자 계열사 수장에는 ‘기술통’들이 전면 배치됐다. 삼성SDI 신임 대표이사에는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61)이 선임됐다. 최 사장은 서울대 전자공학 학사, KAIST 전자공학 석박사 출신으로 1986년 하이닉스반도체 D램 설계 연구원으로 입사한 뒤 마이크론을 거쳐 2004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이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램 개발실장, 반도체사업(DS) 부문 미주총괄 등을 거쳤다.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에는 이청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부사장·58)이 승진 선임됐다. 이 사장은 서강대 화학공학 학사, 포항공대 화학공학 석박사 출신으로 1992년 삼성에 입사해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개발 및 공정기술 등을 두루 경험한 디스플레이 기술 전문가다. 삼성SDS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전기전자공학 석박사인 이준희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부사장·55)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 선임했다. 이로써 삼성전기를 제외한 삼성 전자계열사 CEO들이 연쇄 교체됐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미국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가경제위원회(NEC) 소속 대통령 특별보좌관 및 국제무역 수석을 지낸 케이트 칼루트케비치 맥라티(미국 워싱턴 소재 유명 법률회사) 전무가 “트럼프는 ‘기브 앤드 테이크’가 철저한 사람(transactional man)”이라며 “미국이 관심 갖는 어젠다(의제)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통상위원회는 28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회의를 갖고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달라질 통상질서의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칼루트케비치 전무는 “공화당이 백악관과 의회를 모두 장악한 상황에서 트럼프는 강한 권한과 추진력을 얻었다”며 “공약은 취임 후 빠르게 실천될 것이고, 특히 대중국 관세율 60% 부과는 미국 유권자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얻은 만큼 신속히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칼루트케비치 전무는 “견고한 한미 관계를 고려해 한국에 대한 보편관세 적용은 다소 회의적”이라고 내다봤지만 “미국 기업의 한국 시장 진출 장벽 완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등 미국이 관심을 갖는 어젠다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국내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공약 중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연방회의를 통과한 칩스법이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일방적으로 바꿀 수는 없을 것”이라며 폐기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봤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기업의 투명성과 사회적 역할에 대한 요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기업의 투명성 없이는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없고 시장의 신뢰 없이는 기업이 유지 발전될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GS그룹은 계열사별로 기업의 윤리경영 및 책임경영, 정도경영을 통한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있다. 또 소외된 이웃에 대한 사회공헌을 통해 사회적 역할을 다하고 있다. GS칼텍스는 ‘녹색 전환’을 사회공헌 영역으로 확장해 시민들이 환경보호와 탄소 저감을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친환경 행동을 제안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각종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한국에너지재단이 시작하는 저소득층 에너지효율개선 민관공동사업도 후원해오고 있다. GS칼텍스는 아동·청소년 심리정서 예술치유 프로그램 ‘마음톡톡’과 주요 생산거점이 있는 전남 여수시에 여수문화예술공원 ‘GS칼텍스 예울마루’ 등 지역 상생 밀착형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GS칼텍스가 2013년부터 운영해온 마음톡톡은 청소년기 아이들이 건강한 또래 관계와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집단예술치유 프로그램으로 지난해까지 전국 2만8500여 명이 도움을 받았다.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에 맞춰 조성한 ‘GS칼텍스 예울마루’에도 지난해까지 129만 명이 넘는 지역민들이 방문했다. GS칼텍스는 주요 생산시설이 위치한 전남 여수시를 중심으로 취약계층 지원 프로그램은 사랑나눔터와 한가위 온정 나누기, 임직원 나눔과 봉사활동 등을 운영 중이다. 아동 청소년 교육활동 지원 프로그램으로 도서학교 원어민영어교실과 희망에너지교실, 노조사회봉사기금 지원 사업, 따뜻한 밥상, 위기청소년·다문화 아동 마음톡톡 사업, 새롬교실 등도 지원하고 있다. GS건설은 미래 세대 자립지원에 중점을 두고 저소득층 가정에 공부방을 지원하는 ‘꿈과 희망의 공부방’ 프로젝트를 운영해오고 있다. 저소득층 가정 청소년을 대상으로 도배, 장판, 전등 교체 등의 주거 환경 개선과 책상, 옷장, 침대 등 가구 및 PC를 지원하고 있다. 또 도움을 받은 학생이 대학에 진학하면 입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2011년 5월 1호로 시작한 꿈과 희망의 공부방은 2013년 6월 100호, 지난해 연말 310호점을 넘기며 계속 진행 중이다. GS리테일은 전국 70여 개 ‘GS나누미 봉사단’을 조직해 2006년 이후 누적 인원 7만여 명이 참여한 봉사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나누미 봉사단은 저소득층 아동, 홀몸노인, 장애인 등 사회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어르신 나들이, 산책 등의 정서 함양 활동, 식사 지원, 김치, 연탄 배달 등을 도와오고 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한화그룹은 ‘함께 멀리’를 키워드로 내세워 공존과 상생을 추구한다. 한화그룹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드는 친환경 사회공헌 활동, 미래 세대에 대한 지원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등을 담은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해오고 있다. 한화그룹은 창의적인 미래 과학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전국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과학 아이디어 경진대회인 ‘한화사이언스챌린지’를 열어오고 있다. 2011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한국의 젊은 노벨 과학상 수상자 양성’이라는 목표로 시작된 사이언스챌린지에는 누적 7000여 개 팀, 1만5000여 명의 과학영재가 참가했다. 13회 차인 올해 사이언스챌린지는 ‘지구 구하기’를 주제로 열렸다. 한화그룹은 2022년부터 KAIST와 함께 중학생을 대상으로 경험형 교육을 제공하는 ‘우주의 조약돌’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고 있다. 우주의 조약돌은 과학, 기술, 공학, 수학이 융합된 과정으로 커리큘럼이 짜여 있다. 2개월 동안 KAIST 항공우주공학 현직 교수와 석·박사 과정 멘토들이 학생들과 함께 체험하고 토론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학생들의 교육은 KAIST 석·박사들의 팀프로젝트와 똑같이 설계된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화그룹은 2000년부터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달력을 제작해 무료로 배포해오고 있다. 김승연 회장이 2000년 도움을 호소하는 한 시각장애인의 e메일을 받은 것을 계기로 ‘시각장애인들도 새해를 맞이하는 기쁨을 함께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25년째 달력을 만들어오고 있다. 올해 달력까지 누적 96만 부가량이 발행됐다. 점자달력은 시각장애를 가진 실이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달력의 숫자 크기, 농도 등을 보완하고 절기와 기념일, 음력 날짜 등도 모두 점자로 별도 표기하는 등 점차 완성도를 높여왔다. 한화그룹은 김 회장의 뜻에 따라 천안함 희생자 유가족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희생자 46명 중 채용을 희망한 38명의 가족 중 유가족의 연령, 경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24명이 한화그룹 계열사에 취업했다. 한화그룹은 2000년 이후 매년 ‘한화와 함께하는 서울세계불꽃축제’를 열고 10만 발이 넘는 불꽃을 밤하늘에 수놓아 오고 있다. 올해는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시민이 아름다운 불꽃을 통해 위로받고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더 크고 넓게 쏘아 올리자’는 김 회장의 뜻에 따라 높은 고도에서 크게 개화하는 타상불꽃의 비중을 대폭 늘렸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무역실장을 지낸 케이트 칼루트케비치 맥라티 전무이사가 “트럼프는 ‘기브 앤 테이크’가 철저한 사람(transactional man)”이라며 “미국이 관심 갖는 어젠다(의제)에 대한 적극 논의가 필요하다”고 한국 재계에 조언했다.대한상공회의소 국제통상위원회는 28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회의를 갖고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새롭게 달라질 통상질서에 대응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한미 통상관계 변화와 한국기업 대응’을 주제로 발표를 맡은 칼루트케비치 전무는 “공화당이 백악관과 의회 모두를 장악한 상황에서 트럼프는 강한 권한과 추진력을 얻었다”며 “공약은 취임 후 빠르게 실천될 것이고, 특히 대중국 관세율 60% 부과는 미국 유권자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얻은 만큼 신속히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칼루트케비치 전무는 “견고한 한미 관계를 고려해 한국에 대한 보편관세 적용은 다소 회의적”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트럼프는 ‘기브 앤 테이크’가 철저한 사람”이라며 “미국 기업의 한국 시장 진출 장벽 완화, 주한 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등 미국이 관심을 갖는 어젠다(의제)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국내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공약과 발언 중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구분하는 작업을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국 무역확장법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판단이 있을 때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는 점에서 중국에 대한 60% 관세 부과가 가능하다는 견해도 있다”며 “칩스법이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연방회의를 통과한 법을 일방적으로 바꿀 수 없고 연방정부 보조금 정책의 수혜 지역 상당수가 공화당 지역구라는 점에서 폐기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이날 회의에는 이계인 대한상의 국제통상위원회 위원장,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과 주요기업 대표 및 임원 10여명이 참석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과 외교통일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국민의힘 김건 의원을 초청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가능성을 따져볼 시간에 남들보다 먼저 도전을 시작하고 가끔 흔들려도 절대 꺾이지 않는 굳건한 나무로 성장하길 바란다.” 고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이 영상에 나타나 한국고등교육재단 장학생들에게 격려의 말을 건넨다. 자신의 흉상을 보고선 ‘안 닮았다’며 농담도 한다. 인공지능(AI)으로 구현해낸 최 선대회장의 모습이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26일 재단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AI로 재현한 최 선대회장의 모습을 공개했다. 최 선대회장은 “50년 전에 내가 꿈꿨던 이상으로 재단을 성장시켜준 최태원 이사장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선대회장이 ‘수고했다’는 말을 했을 리가 없다. ‘이것밖에 못 하느냐’며 좀 더 잘하라고 야단을 쳤을 것 같다”며 “언젠가 저도 AI로 나와서 ‘좀 더 잘하자’는 얘기를 할 것 같다”고 영상을 본 소감을 밝혔다. 최 선대회장은 1974년 ‘10년을 내다보며 나무를 심고, 100년을 내다보며 인재를 키운다는 십년수목 백년수인’의 신념으로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세웠다. 같은 해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를 첫 해외유학 장학생으로 파견한 것을 시작으로 1977년 사회과학분야 해외유학 후보학생을 선발했고 1982년에는 자연과학분야로 영역을 넓혔다. 현재까지 한국고등교육재단의 해외유학·국내장학·국제교류 프로그램 혜택을 받은 인재의 수는 5128명이며 이 중 박사학위자는 952명에 달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 김용학 전 연세대 총장, 박홍근 하버드대 화학 및 물리학과 석좌교수, 천명우 예일대 심리학과 교수 등이 포함됐다. 이날 행사장에 참석하지 못한 장학생들은 영상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최 선대회장이 해줬던 ‘마음에 씨앗을 심으라’는 말이 기억난다”, “유학을 떠나기 전 대접받았던 국밥의 맛이 떠오른다” 등을 말하며 최 선대회장을 기렸다. 최 회장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제 이름의 ‘원’과 같은 한자인데, 음수사원(飮水思源·물을 마실 때 그 물의 근원을 생각하라)이라는 말을 항상 되새기면서 사회에 환원하는 방법론을 스스로 디자인하는 인재가 되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우물을 처음으로 판 사람이 있었기에 오늘날 물을 마실 수 있으며 언젠가는 여러분도 우물을 새롭게 파는 것과 근원에 대해 생각하면서 받은 혜택을 환원하는 사람이 되어 달라”고 주문했다. 기념식에는 재단 관계자와 장학생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 장남인 최인근 SK E&S 패스키 매니저도 함께했다. 최 회장은 “할아버지가 뭘 했고, 아버지가 뭘 했는지 보고 배워야 하니 참석하라고 했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GS그룹이 총수 일가 4세인 허서홍 부사장(47)을 GS리테일 최고경영자(CEO)로 내정하고, 홍순기 ㈜GS 대표이사(65)를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는 정기 임원 인사를 27일 단행했다. 우선 GS리테일 허연수 부회장이 용퇴하고 허서홍 신임 대표가 GS리테일을 이끈다. 허 신임 대표는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이자 허태수 GS그룹 회장의 5촌 조카다. 2012년 GS에너지에 입사해 이후 ㈜GS 미래사업팀장을 지냈다. 휴젤 인수 등 GS그룹 신사업의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맡았다. 이번 인사로 GS그룹은 리테일, 에너지(허세홍 GS칼텍스 대표), 건설(허윤홍 GS건설 대표) 등 3개 주력 부문에 모두 오너 4세가 전면에 나서는 세대 교체가 이뤄졌다. 허정수 GS네오텍 회장의 장남 허철홍 GS엠비즈 부사장도 GS글로벌 기획 신사업본부로 이동해 미래 전략과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홍순기 ㈜GS 대표이사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한다. 홍 부회장은 2020년 GS그룹 지주사인 ㈜GS의 대표이사를 맡은 뒤 안정적으로 허태수 회장의 경영 혁신을 보좌해 왔다. GS그룹은 그룹 내 발전사 대표 일부를 교체했다. GS EPS의 대표로 김석환 GS E&R 대표이사 사장을 선임했다. GS E&R 대표에는 김성원 부사장을, GS동해전력 대표에는 황병소 전무를 임명했다. GS건설은 자회사 자이C&A와 자이S&D의 신임 대표로 신상철 부사장과 구본삼 부사장을 각각 선임했다. GS그룹의 벤처투자전문회사 GS벤처스에는 홍석현 신임 대표를 발령했다. GS파워 유재영 대표와 GS스포츠 여은주 대표는 사장으로, 파르나스호텔 여인창 대표는 부사장으로, GS풍력발전 김수연 대표는 전무로 승진한다. ◇㈜GS 〈승진〉 △부사장 최누리 △전무 황재웅 ◇GS에너지 〈승진〉 △부사장 진형로 〈선임〉 △상무 박종선 김진학 ◇GS칼텍스 〈선임〉 △상무 송지호 ◇GS파워 〈선임〉 △상무 김영일 ◇GS리테일 〈승진〉 △부사장 박솔잎 정춘호 △전무 곽용구 〈선임〉 △상무 이정표 이운희 김수택 김요한 석윤선 이수현 ◇GS EPS 〈전입〉 △전무 김응환 ◇GS E&R 〈선임〉 △상무 제형모 ◇GS건설 〈승진〉 △부사장 김동욱 김하수 이상규 남경호 〈선임〉 △상무 이행준 이용구 이상의 김생수 박노승 지승영 ◇자이C&A 〈선임〉 △상무 성영주홍석호 기자 will@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앞으로는 현재 자신의 위치를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고, 어떤 상황에서든 문제 해결 능력을 가진 사람을 인재라고 볼 수 있다.” 26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미래인재 콘퍼런스’에서 ‘21세기 인재상’을 정의했다. 최 회장은 “과거에는 지식이 많은 사람을 인재라고 생각했고, 경험으로 쌓은 지혜를 가지고 남과 살아가는 능력을 갖춘 사람을 인재라고 생각했다”며 “앞으로는 집단으로 모여 지성을 만들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안정적인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인재의 숲에서 인류의 길을 찾다’를 주제로 열린 인재 토크 세션에는 이대열 존스홉킨스대 신경과학 및 뇌·심리과학과 교수, 이석재 서울대 철학과 교수, 이진형 스탠퍼드대 신경학·생명공학과 교수, 김정은 메릴랜드대 고등교육학 교수,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 등이 최 회장과 함께 토론했다. 최 회장은 “최종현 선대 회장은 ‘일을 할 때 입체적 위치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이는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방향성을 찾고 문제 해결 능력을 가질 수 있어야 일을 풀어 나갈 수 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간, 재산 등 자원을 적재적소에 배분해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디자인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멕시코에서 진행하던 투자는 모두 전면 재검토입니다.” 자동차부품 업계 고위 임원은 2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즉시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입하는 모든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발표하자 이같이 말했다.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의 무관세 효과에 따른 ‘니어쇼어링’(인접국으로의 생산기지 이전) 혜택을 기대하고 멕시코에 생산기지를 구축한 한국 기업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멕시코에는 연간 40만 대 생산이 가능한 기아 공장을 비롯해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와 각 협력업체의 생산기지가 있다. 멕시코 현지 법무법인인 문두스의 엄기웅 대표변호사는 “25%는 현지 전망치 10%보다 훨씬 무거운 수준”이라며 “멕시코에 투자한 한국 생산법인의 90%가량이 북미 시장 진출이 목표라 투자 전략 전환이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직격탄 맞은 ‘니어쇼어링’ 한국차 멕시코는 값싼 인건비와 미국 무관세 수출 혜택으로 특히 자동차 제조사들이 몰려 있다. K4, 리오 등 소형 세단 위주로 완성차를 만들고 있는 기아만 해도 올해 10월까지 멕시코 현지에서 생산·판매된 19만7671대 중 11만8779대(60.1%)를 미국으로 수출했다. 기아가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차량은 옵션을 제외한 시작가 기준 2000만∼4000만 원대 가성비 모델들로 관세가 얹어지면 미국 판매 가격이 높아져 경쟁력에 타격을 입게 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기아 멕시코 공장은 미국 수출 전진기지로 낮은 가격대의 차량 생산을 전담해 왔다”며 “관세로 가격 경쟁력을 잃으면 멕시코 공장은 미국 수출 전진기지라는 정체성을 완전히 바꿔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멕시코 완성차가 타격을 입으면 부품·소재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포스코는 자동차 강판과 가전제품에 쓰이는 용융아연도금강판 생산공장을 멕시코에 두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멕시코에 전기차용 구동모터코어(고정자+회전자) 1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내년 준공을 목표로 제2공장을 짓고 있는 상태다. 멕시코에 북미 수출기지를 두고 있는 가전업계 관계자도 “미국에만 생산망을 구축한 월풀 등보다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관세 폭탄은 이제 시작”… 韓 경제 타격 우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유세 기간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고관세 부과 의지를 밝혀 왔지만 제너럴모터스(GM) 등 주요 미국 기업도 멕시코에 공장이 있어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있었다. 하지만 자국 기업의 피해를 감안하더라도 관세를 마약 퇴치, 불법 이민, 중국 견제, 자국 투자 유치를 위한 무기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에 방위비 증액과 대미 무역수지 흑자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 온 만큼 한국도 트럼프 2기 관세 정책의 핵심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한국을 ‘머니 머신’(현금 제조기)이라고 부르며 한국이 최근 합의의 9배에 이르는 100억 달러(약 14조 원)를 방위비로 부담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조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대미 무역수지 흑자 등을 이유로 한국을 환율 관찰 대상국으로 재지정했다. 제프리 쇼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한국경제인협회 초청 콘퍼런스에서 “미국의 관세 정책은 아군과 적군을 구분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동차·반도체·방산·조선 분야에서 한미 협력 안건을 제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SK케미칼은 국순당의 프리미엄 전통주 용기에 순환 재활용 페트를 적용한다고 25일 밝혔다. 폐플라스틱을 분자 단위로 분해해 원료로 되돌리는 해중합 기술을 적용한 재활용 페트를 전통주 용기에 사용한 것은 처음이다. 양사는 7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순환 재활용 페트 소재를 적용한 용기 공동 개발에 나섰다. 이후 재활용 페트 소재를 선정하고 내열성, 내충격성 등 품질 테스트를 거쳐 최종 용기를 개발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LG전자는 교육용 스마트 디스플레이 ‘LG 전자칠판’에 한국교육방송공사(EBS)의 콘텐츠를 탑재한다고 25일 밝혔다. 우선 EBS의 대표 콘텐츠인 ‘위대한 수업’을 전자칠판에 탑재한다. 위대한 수업은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 문화인류학자 재러드 다이아몬드 등 100여명이 넘는 세계 석학의 강의를 모은 시리즈다. LG전자는 EBS를 시작으로 제품 공급과 함께 판매할 교육 콘텐츠를 확장해나갈 계획이다.LG전자의 전자칠판은 55인치~98인치 라인업을 갖춰 다양한 교육 공간에 설치할 수 있다. 간단한 조작으로 화면의 교육자료를 조작할 수 있어 칠판, 영상, 프레젠테이션 자료 등을 쉽게 전환해가며 사용할 수 있다. 또 최대 40곳의 멀티 터치를 지원하고, 최대 9개 화면을 동시에 보는 것이 가능하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에서 당론으로 발의한 ‘반도체특별법’(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혁신성장을 위한 특별법안) 가운데 ‘화이트칼라 면제’(고소득 전문직 근로시간 규율 적용 제외) 조항을 삭제하기로 당내 의견을 모은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관계자는 24일 통화에서 “반도체 연구개발(R&D) 근로자 등에 대한 주 52시간 근로 예외 적용을 허용하지 않되, 추후 근로기준법 등을 통해 근무 유연화를 논의하는 방향으로 당 의견을 모았다”며 “26일 산자위 전체회의에서 논의를 거쳐 최종 결론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화이트칼라 면제 조항 없이도 근로기준법상 선택근로제와 탄력근로제 등을 활용하면 충분히 근무 유연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현행 근로기준법상 탄력근로제 등을 활용하면 R&D 분야는 6개월까지 주당 64시간 근무가 가능한데 굳이 예외 조항을 둘 필요가 없다”며 “한번 예외를 인정하기 시작하면 점차 더 많은 산업 분야에서 화이트칼라 면제 제도를 적용해 달라고 할 텐데 자칫 근로기준법 체계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글로벌 반도체 전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근무시간 유연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체회의 전까지 설득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화이트칼라 면제 대신 근로기준법을 통해 근로시간 유연화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지만, 근로기준법 소관 상임위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는 노동계 출신 야당 의원이 다수 포진하고 있어 이 역시 난항이 예상된다. 민주당 환노위 소속 의원은 “예외 조항의 목적이 무제한 노동 허용에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반도체 업계는 엔비디아, TSMC 등 미국, 대만 기업과 격차가 벌어지고 중국, 일본 기업의 추격이 거센 만큼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근로시간 유연화가 필수라는 입장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기술 개발, 생산 속도가 곧 경쟁력인 글로벌 반도체 경쟁 상황을 고려했을 때 한국 반도체 산업은 한시를 지체할 수 없을 정도로 위급한 상황”이라며 “인력, 기술력, 보조금 모두 경쟁국 대비 부족한 상황에서 연구개발에 쓸 시간이라도 더 확보해야 그나마 경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野 “반도체만 특혜 안돼” 업계 “TSMC 등 24시간 돌아가는데…”野, ‘반도체법서 52시간 예외’ 제동野 “예외적용, 근로기준법 무산 시도”… 업계 “기술-양산속도에 승부 갈려”美실리콘밸리 근로시간 규제 없어… 대만, 노사합의땐 초과근무 보장“시간이 없습니다. 한국 반도체 산업이 경쟁력을 잃어도 괜찮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주 52시간제의 유연한 적용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합니다.”24일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특별법의 ‘화이트칼라 면제 제도’(고소득 전문직 근로시간 규정 적용 제외)를 삭제하려는 더불어민주당의 방침에 대해 이같이 반발했다. 글로벌 반도체 전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경직된 근로시간 규제가 반도체 연구개발(R&D)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취지다.다른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승자 독식 구조인 반도체 업계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기술개발이나 양산에 성공한 기업이 1등을 차지한다”며 “핵심 인력들이 R&D에 몰두하는 매순간이 경쟁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야당 “반도체만 특혜 줄 수 없어”민주당이 반도체특별법상 ‘화이트칼라 면제 제도’ 조항을 삭제하기로 가닥을 잡은 건 “기존 근로기준법상 탄력근로제 등을 통해 해결해야지 반도체특별법에만 특혜를 줄 사안은 아니”라는 취지에서다.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은 “현행 선택근로제 등을 활용하면 3개월 동안 최대 주 80시간까지도 근무가 가능한데, 예외조항을 적용하자는 것은 주 52시간을 골자로 한 근로기준법 체계를 무산시키려는 시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당 산자위 관계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한국 노동시간이 연간 122시간 이상 많은 상황인데 여기서 노동시간을 더 추가한다는 것은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산자위 소속 국민의힘 고동진 의원은 “반도체 공정에 들이는 시간이 최소 4개월 이상 걸리는데 R&D 인력도 이와 함께 움직이며 추적 관리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반박했다.26일 예정된 산자위 전체회의에서도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면 산자위 전체 30석 중 17석을 차지한 민주당 주장대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향후 친노동 성향이 강한 의원들이 대거 포진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화이트칼라 면제 제도 논의를 이어나가는 것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재계에서 “반도체특별법이 아니면 화이트칼라 면제 제도는 희망이 없을 것”이라며 다급해하는 이유다.● “TSMC-엔비디아 24시간 연구 시계 돌아가는데…”반도체 업계는 정치권의 우려는 이해하지만, 24시간 공장이 돌아가고 R&D 경쟁이 치열한 반도체 산업에 예외를 허용해야 한다고 호소한다. 근로기준법상 ‘특별연장근로’ 제도는 근로자 동의와 고용노동부 장관 인가가 모두 필요하고, ‘탄력적 근로제’ 역시 6개월 단위로 적용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건건마다 특별 연장근로 사유에 해당한다는 자료를 만들고 고용부 장관의 재량에 기대는 것은 불확실성이 큰 것”이라며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한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미국, 일본, 대만은 대규모 반도체 보조금뿐 아니라 R&D 인력들이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근로제도가 마련돼 있다.미국 실리콘밸리는 화이트칼라 면제 제도를 활용한 고소득-고강도 업무 환경으로 유명하다. 주당 684달러(약 96만 원) 이상 소득의 고위관리직, 컴퓨터 관련 직종 근로자와 연 10만7432달러(약 1억5100만 원) 이상인 근로자는 근로시간 규제를 받지 않는다.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주 80시간 이상 일할 지능지수(IQ)가 높은 작은 정부 혁명가를 찾는다”며 차기 행정부에 신설될 정부효율부(DOGE) ‘구인’ 게시글을 올릴 수 있었던 배경이다.한국처럼 장시간 근로가 사회적 문제인 일본도 2019년 초과근무를 법으로 제한하면서도 R&D 등에서 연 소득 1075만 엔(약 9756만 원) 이상 근로자를 규제 제외 대상으로 봤다. 대만도 노사 합의로 일정 시간의 초과근무와 수당을 법으로 보장한다. TSMC 연구개발팀은 하루 24시간 3교대를 통해 릴레이식으로 연구가 이어지도록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삼성전자가 메모리 기술 특허 침해로 미국 반도체 기업 넷리스트에 1억1800만 달러(약 1660억 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배심원 평결을 받았다고 로이터통신이 2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넷리스트는 2021년 삼성전자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버에 사용되는 메모리 기술이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특허심판원에 특허 무효 소송을 제기해 8건 중 7건에 대해 무효 판단을 받은 바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넷리스트는 LG반도체 출신 홍준기 대표가 설립했다. 넷리스트는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을 대상으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해 로열티(특허 사용료) 지급 조건으로 합의하거나 승소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최종 판결 전까지 이번 평결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재판에서 적극 소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