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주

최강주 기자

동아닷컴 팩트라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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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라인 팀에서 사람과 사회를 잇는 따뜻하고 깊은 이야기를 전하는 기자입니다. 사실 위에 진심을 더하겠습니다.

gamja822@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사회일반29%
국제일반25%
생활/가정14%
방송/연예일반8%
문화 일반7%
건강6%
동식물4%
경제일반4%
문학/출판2%
사건·범죄1%
  • 안락사를 승인하는 ‘AI’…그리고 ‘남겨진 자’의 용서 [동아닷컴 금주의 신간]

    ◇안락한 삶/ 이서현 지음/ 312쪽·17000원·열림원안락사가 제도화된 사회, AI로 죽음을 평가받는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민간 안락사 기업의 직원 ‘미래’ 앞에 치명적인 희귀병을 앓는 이복동생 ‘영원’이 고객으로 찾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이 소설은 죽음을 선택하는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그 선택을 지켜보는 사람, 남겨진 이의 용서, 그리고 사랑을 이야기한다. “죽음을 허락하는 일은 인간적인가?”라는 질문에, 이 책은 제도나 논리 대신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응답한다. 죽음을 기술이 결정할 수 있는 사회에서 오히려 더 인간적인 선택을 고민한다. “현실적인 이야기를 할 때도 현실에서 살짝 발을 떼고 있는 듯한, 특유의 명랑한 분위기”라는 림 문학상 수상 당시의 평처럼, 작가 특유의 문장이 빛난다. 안락사라는 주제를 다루되, 그 안에서 복잡하게 얽힌 감정과 관계의 결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멈추지 못하는 뇌 / 조지프 제벨리 지음/ 344쪽·18500원·갤리온인간의 두뇌 속에는 서로 다른 역할을 하는 두 가지 엔진이 존재한다. 목표 지향적으로 과제를 수행해내는 집행 네트워크와 자유롭게 창의력을 발휘하는 디폴트 네트워크다.영국의 신경과학자인 저자가 강조하는 디폴트 네트워크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진정한 휴식의 상태에서 극대화된다. 저자는 우리가 흔히 휴식이라고 부르는 활동, 예를 들어 스마트폰을 보거나 수다를 떨거나 심지어 잠을 자는 동안에도 디폴트 네트워크가 작동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리고 창의성을 극대화하는 ‘진정한 멈춤’을 찾아 이론과 경험적 여행을 떠난다. 평생 일만 하다 번아웃에 희생당한 아버지의 사연에서 출발해 자신도 번아웃에서 탈출한 개인적인 경험 등이 어우러지며 읽는 이들의 공감력을 키운다.◇한눈에 보는 전쟁 세계사1/ 이광희 지음·방상호 그림/ 144쪽·15000원·풀빛2025년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3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인류 역사 이래 전쟁은 끊임없이 반복되어 왔다. ‘한눈에 보는 전쟁 세계사’는 기원전 페르시아 전쟁부터 칭기즈 칸의 정복 전쟁까지, 주요 전쟁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쉽게 설명한다. 우리나라도 분단 국가로서 전쟁의 위협에서 자유롭지 않아 ‘전쟁’이라는 주제에 특별한 의미를 더한다. AI와 로봇 등 첨단 기술의 발전으로 전쟁 양상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이 책은 동서양을 넘나들며 2500년이 넘는 전쟁 역사를 폭넓게 다룬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을 되새기며, 어린이들이 역사에 흠뻑 빠져들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타로카드 읽는 카페/ 문혜정 지음/ 384쪽·18000원·창비심리학을 공부하고 플로리스트로 활동한 저자의 이력이 녹아든 문장들은, 타로카드를 단순한 예언이 아닌 ‘지금 이 순간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로 풀어낸다.소설가의 꿈을 접고 타로 리더가 된 ‘신세련’. 그는 타인의 고민을 읽어주며 살아가지만, 정작 자신의 과거와는 아직 이별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알코올중독인 어머니, 어린 동생을 돌봐야 했던 가난한 성장기, 끊지 못한 옛 연인과의 인연. 이 모든 과거와 작별하려는 세련의 여정을 따라간다. 세련의 상처를 들여다보는 동안 우리 자신의 아픔도 자연스럽게 읽히고 위로받는다.웹툰 작가 유진주와의 사랑은 그녀가 자기 자신과 화해하도록 돕는 감정의 전환점이 된다. 진주와의 관계 속에서 세련은 비로소 자신을 보듬기 시작한다. 타로 리더라는 직업을 통해 만나는 고객들의 사연은 독자에게도 거울처럼 비춰진다. 사랑과 용서, 성장의 메시지를 전하는 이 책은 상처를 간직한 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조용한 다정함으로 말을 건넨다.◇ 등교가 소원/ 이혜린 지음·불곰 그림/ 144쪽·13000원·다림강아지별로 긴 여행을 떠난 토리. 토리는 여왕님 앞에서 한 달만 주인 수아와 함께 학교에 다닐 수 있게 해달라고 소원을 빈다. 그렇게 토리는 ‘하루’라는 이름으로 수아네 학교에 전학 가게 된다. 그렇다면 왜 토리는 단 한 달만 함께하기를 바랐을까? 토리는 자신이 아니어도 언젠가 이별을 겪게 될 수아가 슬픔을 받아들이고, 또 다시 사랑할 수 있는 단단한 사람이 되기를 바랐던 것이다.이 책을 읽으며 토리의 여정을 함께 응원해보는 것은 어떨까. 마음을 주고받는 일에는 동물도 사람과 다르지 않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공감으로, 그렇지 않은 사람도 이해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 2025-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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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수욕객 53명 문 ‘악명 높은 돌고래’…日 후쿠이서 사체 발견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일본 후쿠이현 연안에서 해수욕객 53명 이상을 문 돌고래가 결국 사체로 발견됐다.1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후쿠이현은 남부 쓰루가반도 북부 해역에서 한 어업인의 신고로 돌고래 사체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 악명 높던 돌고래, 결국 사체로 발견현장에 출동한 해양자원연구센터가 확인한 결과, 이 돌고래는 2022년부터 후쿠이시·쓰루가시·미하마정 등지에서 해수욕객을 물어 부상을 입힌 개체였다. 피해자는 53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발신기 부착했지만…7월 이후 행방불명당국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올해 6월 해당 돌고래를 일시 포획해 등지느러미에 발신기를 부착했다. 이 장치는 물 위로 등지느러미가 나올 때만 위치 신호를 송출하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7월 1일 오후 11시를 마지막으로 발신기 신호와 목격 정보가 모두 끊겼다. 이후 올여름에는 보고된 피해가 없었다.■ 부패 진행된 상태로 발견…사인 조사 착수사체 발견 당시 돌고래는 원형을 어느 정도 유지했으나 부패가 진행된 상태였다. 발신기는 여전히 부착돼 있었으며, 고장 여부는 현재 확인 중이다. 후쿠이현 관계자는 “문제가 된 개체임을 확인했다”며 “사체를 보관하고 전문가와 협력해 정확한 사인을 규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 2025-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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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리 식초물에 담그자 하얀 벌레가…전문가 “유충, 먹어도 무해”

    최근 소셜미디어(SNS)에서 체리 속에서 벌레가 나오는 영상이 확산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유충 자체는 인체에 무해하다”는 입장을 내놨다.지난달 14일, 한 미국인 여성은 자신의 SNS에 체리 세척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에는 갓 수확한 체리가 식초와 얼음이 담긴 그릇에 담겨 있었다. 잠시 뒤 하얀 유충이 과육 속에서 나왔다. 해당 영상은 55만 건 이상의 ‘좋아요’를 기록하며 빠르게 퍼졌다.■ 벌레 정체는 ‘체리미바에’ 유충이 벌레는 체리 과일 파리(Cherry Fruit Fly)의 유충이다. 성충이 체리 속에 알을 낳으면, 부화한 유충이 과육 속에서 자란다.영상 게시자는 “처음에는 겉으로 전혀 벌레 구멍이 보이지 않았지만, 식초물에 담그자 숨어 있던 유충이 모습을 드러냈다”며 “과육 속에서 벌레가 천천히 기어나와 신기했다”고 말했다.누리꾼들은 “단백질 보충이다”, “초파리가 갑자기 생기는 이유다”, “지금까지 몇 개의 벌레를 먹은지 모르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 “썩지 않은 과일은 먹어도 안전”일본 건강정보 매체 우먼헬스(Women’s Health)에 따르면, 미국 식품 전문가 브라이언 르 쿠오크는 “과일에 벌레가 있더라도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설명했다.다만, 썩거나 질감이 변한 과일은 곰팡이와 세균 번식 우려가 있으므로 섭취를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르 쿠오크는 “농약을 사용하면 유충 발생을 막을 수 있으며, 무농약 체리에서 벌레가 발견되더라도 건강상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체리·과일 세척법 “1분 담갔다 헹궈야”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과일·채소를 먹기 전 1분간 수돗물에 담갔다가 흐르는 물로 헹굴 것을 권장한다. 사과·배 등 꼭지가 있는 과일은 꼭지 주변을 잘라 잔류 농약과 먼지를 제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 2025-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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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아용 게임기에 팔 ‘꽉!’…20대女, 기계에 1시간 갇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20대 여성이 유아용 아케이드 게임을 하던 중 기계에 팔이 끼여 1시간 동안 갇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10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사건은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대형 피자 체인점 ‘처키치즈(Chuck E. Cheese)’ 매장에서 일어났다.■ 팔이 ‘꽉’ 끼였다! 소방대 1시간 구조 작업A 씨는 어린이용 게임기 ‘스노우데이’에 들어가 무릎을 꿇고 앉아 게임을 즐기던 중, 팔이 투명 튜브형 캡슐 내 점수 구멍에 깊숙이 끼어 움직이지 못했다.‘스노우데이’는 어린이를 위해 설계된 게임으로, 하늘에서 떨어지는 부드러운 눈 모양 공을 구멍에 넣어 득점하는 방식이다.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투명한 캡슐 안에 들어가야 하는데, 성인이 들어가려면 무릎을 꿇어야 할 정도로 공간이 협소하다.■ 구출 작업만 1시간…매장 측 “정상 사용 시 안전해”신고를 받고 출동한 버뱅크 소방대는 약 1시간 동안 구조 작업을 벌였다. 소방대는 어린이와 다른 손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무사히 A 씨의 팔을 빼냈다. 다행히 외상은 없었다. 매장 관계자는 “정상적인 사용 방법으로 게임을 즐기면 안전하다”며 “이번 사고는 성인이 어린이용 게임을 비정상적으로 이용하면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A 씨의 팔이 끼어 있던 구멍은 원래 손과 팔이 들어가는 구멍이 아닌 다른 구멍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 2025-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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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우로 700m 떠내려가”…日, 여고생 풀 붙잡고 자력 탈출

    일본 후쿠오카현 무나카타시에서 폭우로 수로에 빠진 고교생이 약 700미터 떠내려간 끝에 풀과 나무를 붙잡고 자력으로 탈출했다.11일 요미우리, FBS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후쿠오카현에서 폭우 피해로 남녀 2명이 강에 휩쓸려 실종됐으며, 1명이 경상을 입었다.■ 550mm 폭우…도내 피해 속출무나카타시 현립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여학생은 10일 오후 5시경 용수로에 추락해 하류로 약 700m를 흘러갔다. 그는 풀과 나무를 붙잡아 기어올라왔고, 소방 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이 과정에서 이마를 다쳐 6바늘을 꿰맸다.■ 부활동 중단 긴급 지시…실종자 수색 계속후쿠오카현 교육위원회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악천후 시 부활동 중단”을 전 현립학교에 긴급 통보했다.같은 날 오후 5시 30분경 후쿠쓰시에서는 60대 남녀 2명이 강에 휩쓸렸다는 주민의 119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11일 새벽부터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상점 침수·가전 파손…폭우 피해 잇따라온라인상에도 폭우 피해 사례가 속출했다. 한 상점 주인은 “물이 가게 안으로 들어와 냉장고와 TV 등 가전제품이 모두 망가졌다”고 호소했다.기상청에 따르면 무나카타시의 누적 강수량은 9일부터 550㎜를 넘어섰다. 현 전역에서는 도로 침수, 나무 전도, 토사 붕괴 등 폭우 관련 신고가 잇따르고 있으며, 당국은 주민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 2025-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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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곡물에 수박 둥둥…‘여름 낭만’ 위험할 수 있다? [알쓸톡]

    여름철 계곡에 수박을 띄워 차게 먹는 풍경이 흔하지만, 이 행동이 세균 오염에 따른 식중독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전문가의 경고가 나왔다.5일 일본 생활건강 매체 힌트팟(Hint-Pot)에 따르면, 27년 경력 영양사 와칸 아유미는 “계곡물에 수박을 직접 담가두면 세균이 껍질에 붙고, 손질 과정에서 칼과 손을 통해 과육으로 옮겨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겉보기에는 깨끗해 보이는 계곡물에도 세균, 바이러스, 기생충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수박 표면에 오염 물질이 묻으면, 자를 때 칼날을 통해 과육으로 옮겨질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영양사 와칸 아유미는 “수박 껍질이 두꺼워 안전하다고 오해하기 쉽지만, 오염된 껍질은 칼과 손을 통해 먹는 과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계곡에서 수박을 차게 하고 싶다면 밀폐 가능한 봉투에 수박을 넣어 물에 담그고, 꺼낸 뒤 표면을 충분히 세척할 것을 조언했다.또한 칼, 도마 등 조리 도구를 충분히 씻어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수박을 차갑게 하려면 계곡물보다 아이스박스나 냉각제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도 전했다.■ 식약처 “랩 씌워 냉장 보관도 식중독 위험”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수박을 잘못 보관할 경우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특히 수박에는 수분과 당분이 많아 세균이 쉽게 증식한다. 남은 수박을 랩으로 씌워 냉장고에 보관하면 위험하다.자른 수박은 가능한 빨리 섭취하고, 남은 수박은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각 수박을 구매할 때는 소비기한과 포장 상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수박 껍질에도 건강 비밀 있다수박은 90% 이상 수분으로 구성되어 있어 갈증 해소에 효과적이다.와칸 아유미는 수박 껍질 속 흰 부분에 ‘시트룰린’이라는 아미노산이 과육보다 약 두 배 많다고 설명했다. 시트룰린은 혈류를 개선하고 냉증과 부종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그는 “깨끗이 씻은 수박 껍질과 과육 사이에 칼을 넣어 붉은 과육을 조금 남긴 뒤 자르고, 딱딱한 녹색 껍질을 제거한 후 흰 부분을 적당한 크기로 썰어 먹으라”고 조언했다.껍질은 샐러드에 드레싱을 뿌려 먹거나, 소금 다시마와 참기름을 곁들이면 고소한 맛과 아삭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다. 또 바나나, 사과, 꿀과 함께 믹서에 갈아 스무디로 만드는 것도 있다.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 2025-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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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꽉 끼는 속옷은 피해야”…피부 괴롭히는 주범인 ‘이 병’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피부 질환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특히 가슴 밑, 배 주름, 사타구니, 엉덩이 사이처럼 피부가 겹치는 부위가 붉게 달아오르고 따가운 증상을 보인다면 단순 땀띠가 아니라 ‘간찰성 홍반’일 수 있다.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간찰성 홍반은 피부 주름 사이의 마찰, 땀, 열, 습기, 세균 감염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기는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쉽게 말해, 피부끼리 오랫동안 맞닿으면서 생기는 상처인 셈이다.■ “땀띠인 줄 알았는데…” 방치 시 2차 감염 위험 커져간찰성 홍반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피부가 붉게 변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간질간질하고 불편한 느낌으로 시작되지만 ▲붉은 반점 ▲따가움 ▲진물 ▲물집 ▲딱딱한 껍질(가피) ▲통증 ▲불쾌감 등으로 악화될 수 있다.특히 비만이거나 땀이 많은 사람, 기저귀를 착용하는 유아와 고령자에게서 흔히 발생한다. 또한 통풍이 잘 되지 않는 꽉 끼는 속옷을 착용하는 사람도 위험군에 속한다. 비누, 세제, 파우더 같은 생활 속 자극 역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진물 부위에 곰팡이균(칸디다균)이 침투하면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속옷부터 샤워 습관까지”…생활 속 예방법 총정리간찰성 홍반은 피부 마찰과 습기를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음과 같은 관리법을 실천하면 증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 꽉 끼는 속옷은 피하기배까지 올라오는 꽉 끼는 팬티나 보정 속옷처럼 통풍이 잘 안 되는 속옷은 피부 마찰을 심하게 만들 수 있다. 통풍이 잘되는 면 소재의 사각 팬티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샤워 후에는 꼭 ‘접히는 부위’ 말리기샤워 후 피부 주름 부위가 축축한 상태로 남으면 피부 장벽이 약해진다. 수건이나 드라이어를 사용해 가슴 밑, 사타구니 등 접히는 부위를 완전히 건조해야 한다.☑ 기저귀는 자주 갈고 청결 유지유아나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고령자는 기저귀를 자주 갈아 분비물이 오래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세정 후 충분히 말리는 것도 중요하다.☑ 필요시 약물치료 병행증상이 심할 경우 스테로이드 외용제, 항진균제, 항생제 등의 약물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비만이 원인이라면 체중 감량이 근본적인 치료법이다.■ 피부가 붉고 따갑다면, 이미 치료가 필요한 신호간찰성 홍반은 흔히 땀띠로 오인돼 초기에 방치되기 쉽다. 그러나 이를 관리하지 않으면 세균 감염, 곰팡이균 2차 감염, 피부색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피부가 붉고, 따갑고, 축축하다면 단순한 속옷 자국이나 땀띠가 아니라 ‘간찰성 홍반’의 신호일 수 있다. 초기부터 피부 접힘 부위를 관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자 치료다.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 2025-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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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만 바꿔도 살 빠진다…전문의 “시리얼·공복 커피 금물”

    아침 식사 선택만 잘해도 다이어트와 혈당 조절에 성공할 수 있다는 의학 전문가의 조언이 나왔다. 닥터리가정의학과의원 이진복 원장은 건강 전문 유튜브 채널 ‘건강의 신’을 통해 “아침 식단이 체중과 혈당 관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시리얼·죽·미숫가루, 아침 혈당 급등 주범이 원장은 시리얼과 우유 조합이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대표 식단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리얼은 바삭하게 만들기 위해 탄수화물 위주로 구성되고, 단백질을 넣으면 맛이 떨어져 설탕 사용량이 더 많아진다”며 “이 조합을 먹고 실제로 혈당을 측정했을 때 수치가 크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또 죽, 누룽지, 미숫가루 같은 유동식은 위장 질환자 회복용 식단으로 일반인의 아침 식사에는 적합하지 않다. 목 넘김이 쉬운 음식은 소화가 빨라 혈당을 빠르게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빵, 떡, 면, 과자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제된 곡물은 도정과 분쇄 과정에서 섬유질과 영양소가 파괴돼, 혈당을 천천히 올리는 작용이 사라진다. 이로 인해 혈당이 빠르게 오르게 된다.■ 오트밀과 커피도 주의…“공복 커피는 혈당 자극”오트밀도 조심해야 한다. 귀리는 단백질 함량이 높은 곡물이지만, 갈아서 음료로 먹으면 한 끼 식사로 간주해야 한다. 따라서 전날 밤에 미리 그릭요거트에 불려 놓은 통 오트밀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공복에 마시는 커피도 문제다. 이 원장은 “공복 상태에서 커피를 마시면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자극돼 혈압과 혈당이 함께 상승한다”고 말했다. 반면, 아침 식사 후 마시는 디카페인 커피는 대장운동을 활발하게 해 화장실 이용이 수월해진다.■ 전문의가 말하는 ‘아침 추천 식단’이 원장은 아침 단백질 섭취를 강조했다. 단백질은 근육을 보호하고 포만감을 주는 인크레틴 호르몬을 활성화해 체중 감량과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준다.이 원장은 달걀을 첫 번째 추천 식품으로 꼽았다. 달걀의 콜린 성분은 뇌 기능을 돕고 혈당 관리에도 효과적이다. ※ 일별 달걀 적정 섭취량- 일반인: 2~3개- 약을 복용 중인 고지혈증 환자: 1~2개- 약을 복용하지 않는 고지혈증 환자: 1개콩류도 좋은 선택이다. 비지, 무가당 두유, 낫토, 청국장, 두부 등은 식물성 단백질과 좋은 당 성분이 풍부하다. 무가당 그릭요거트 역시 탄수화물과 지방이 적고 유단백 함량이 높아 좋은 단백질 공급원이다.■ “규칙적인 아침 식사가 살 안 찌는 비결”적게 먹어도 살이 찌는 이유는 불규칙한 식습관 때문이다. 야식이나 불규칙한 식사는 인슐린 과잉 분비를 부추긴다.이 원장은 “아무 때나 먹으면 인슐린이 반복해서 분비돼 살이 찐다”며 “인슐린은 하루 3번 규칙적으로 분비되는 게 이상적”이라고 설명했다. 밤샘 근무자는 잠들기 1~2시간 전에 ▲ 삶은 달걀, ▲ 무가당 그릭요거트+블루베리, ▲ 통밀빵+올리브유, ▲ 토마토+모짜렐라 치즈 등 간편하면서도 활력있는 아침 식사가 좋다.올바른 아침 식사와 규칙적인 식사를 할 때 건강한 몸과 성공적인 다이어트가 가능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 2025-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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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숨구멍 눌러 익사” 범고래의 치밀한 사냥 훈련 첫 확인

    범고래가 새끼를 익사시키는 척하며 흰긴수염고래 사냥 기술을 익히는 장면이 BBC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는 전 세계에서 처음 공개된 장면이다.29일(현지시간) BBC 자연 다큐멘터리 시리즈 ‘Parenthood’는 범고래 무리가 흰긴수염고래 사냥법을 서로에게 훈련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담은 영상을 방영했다.■ 훈련은 ‘역할극’처럼…숨구멍 막고 익사 연습호주 서부 브레머만 연안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한 어린 범고래가 먹잇감 역할을 맡고, 다른 범고래들이 머리를 물속으로 눌러 숨구멍을 막는 장면이 담겼다.범고래들은 새끼의 숨구멍을 물 아래로 억지로 밀어 넣고 일정 시간 호흡을 차단한 뒤 풀어주는 훈련을 반복했다.영국 자연사 해설자인 데이비드 아텐버러는 “이들은 사냥 시 먹잇감의 숨구멍을 물속에 눌러 익사시키는 기술을 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BBC는 이 장면이 해저 특수 짐벌과 견인 카메라를 이용해 범고래 무리와 같은 속도로 촬영된 것이라고 전했다.■ 흰긴수염고래 사냥 장면도 이어져…실전 훈련 확인영상 후반부에는 같은 무리가 지구상에서 가장 큰 동물로 알려진 흰긴수염고래(대왕고래)를 사냥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범고래들은 거대한 흰긴수염고래 머리를 둘러싸고 숨구멍을 물속으로 눌러 호흡을 막으려 시도했다.이는 훈련에서 보였던 ‘익사 기술’과 동일한 방식이었다. 실제 사냥 성공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범고래들의 팀워크와 행동 패턴은 훈련과 완벽히 일치했다.■ 브레머만 범고래 200마리…“세계 최대 군락”브레머만에는 약 200마리의 범고래가 서식하며, 남반구 최대 규모의 군락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평소 대형 오징어를 주로 사냥하지만, 때때로 흰긴수염고래 같은 거대한 포유류를 공격하기도 한다.아텐버러는 “이 범고래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동물인 흰긴수염고래를 사냥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선 철저한 준비와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 2025-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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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혈관 건강이 전신 나이의 핵심”…혈관 청소부 식품은 ‘이것’

    저속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혈관 건강이 전신 노화에 미치는 영향과 혈관을 젊게 유지하는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3일 일본 주간여성에 따르면, 에히메대학 항노화의학과 이가세 미치야 교수는 “혈관 건강이 전신 노화의 핵심 요인”이라며 혈관 나이를 되돌릴 수 있는 생활 습관과 식재료를 소개했다.■ 혈관 노화, 전신 노화의 출발점이가세 교수에 따르면, 겉모습보다 나이 들어 보이는 사람이 혈관 나이도 높을 가능성이 크다.혈관 노화는 동맥경화가 진행된 상태다.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과 지방 덩어리인 플라크가 쌓이면 혈관 벽은 두꺼워진다.이로 인해 혈액 흐름이 막히고 ▲ 피부 주름, ▲ 기미, ▲ 머리카락 노화, ▲ 손발 저림, ▲ 면역력 저하, ▲ 인지 기능 감퇴, ▲ 뇌졸중 등이 촉진된다.이미 진행된 혈관 노화를 완전히 되돌리기는 어렵지만,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플라크 증가를 막고 혈류를 개선할 수 있다.■ 시나몬·루이보스티·히하츠, 혈관 속 ‘청소부’혈관 건강에 좋은 식재료로는 시나몬, 루이보스티, 히하츠가 꼽힌다. 시나몬은 혈당 상승 억제 효과가 뛰어나며, 루이보스티는 강력한 항당화 작용으로 혈관 염증을 완화한다.히하츠는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 재배되는 후추과 덩굴식물로, 열매는 향신료로 사용된다. 히하츠 속 피페린 성분은 혈관을 확장하고 혈류 개선에 효과적이다.이가세 교수는 “히하츠 파우더를 된장국이나 조림 요리에 넣어 섭취하면 혈관 노화 방지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혈관을 살리는 밥상 혁명건강한 혈관을 위해서는 식습관 관리도 필수다.과도한 염분은 줄이고 다시마, 대파, 생강 같은 재료를 활용하며, 칼륨이 풍부한 시금치, 바나나, 아보카도, 낫토 등을 챙겨 먹어야 한다.오메가6가 많은 콩기름, 옥수수기름 대신 생선류의 DHA·EPA, 아마씨유, 들기름, 올리브유는 혈관 염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반면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면류, 단 음료, 가공육, 튀김 음식은 줄이는 것이 좋다.■ 종아리 운동이 ‘젊은 혈관’ 만든다이가세 교수는 “종아리는 ‘제2의 심장’으로 불릴 만큼 혈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종아리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혈류 건강을 위해 주 5회 이상 따뜻한 물에 입욕하고, 하루 7시간 이상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 또 걷기, 계단 오르기, 스쿼트 등 종아리 근육을 움직이는 운동을 꾸준히 하면 혈관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작은 습관의 변화가 모여 혈관을 젊게 유지할 수 있으며, 저속노화의 핵심은 바로 혈관 관리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 2025-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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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방의 기억’…한반도를 넘어 동아시아로 [동아닷컴 금주의 신간]

    ◇해방의 기억/ 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지음/ 368면·19000원·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해방 80주년을 맞아 한반도를 넘어 중국과 일본에서 8·15를 맞이한 코리언들의 삶을 조명하는 책이다. 1부에서는 한중일 역사 교과서 속 해방 서술을 살펴보고, 2부에서는 이태준의 소설·중국 동북 지역의 조선인·재일조선인 문학을 통해 해방의 풍경을 그린다. 3부는 전남 보성군, 북한 사회, 재일조선인 사회 등 지역별 8·15의 모습을 담았다. 마지막 4부에서는 남북 청년, 재중조선족, 재일조선인들이 해방과 정체성에 대한 담론을 나눈다. 각기 다른 국가에서 살아가는 이들이지만, 스스로 코리언이라 인식하는 그들의 이야기는 해방을 한반도에만 머무르게 하지 않는다. 해방의 의미를 동아시아로 넓혀간다. 책은 냉전적 사고와 혐오를 넘어 반차별주의와 평화의 미래를 그리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해방 80주년을 맞아 8·15를 한 번 더 바라보게 만든다.◇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 장영희 지음/ 268쪽·18000원·샘터2009년 세상을 떠난 장영희 작가의 마지막 산문집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 - 장영희가 남긴 문학의 향기』의 개정판이다.이번 개정판에는 장영희가 생의 마지막까지 남긴 생생한 숨결이 오롯이 담겨 있다. 그는 “네잎클로버는 행운을 뜻하지만, 세잎클로버는 행복을 상징한다고 하지요. 행운의 네잎클로버는 보이지 않더라도, 일부러 찾지 않고도 발밑에 차이는 게 행복이라는 뜻이겠지요”라며 일상의 소중함을 전했다. 복잡한 표현 대신 자신만의 자연스러운 언어로 사랑의 메시지를 전한 장영희. 이 책을 펼치는 순간, 그의 사랑이 조용한 꽃비처럼 당신의 마음에 내려앉을 것이다.◇놀이터의 유령/ 이기성 지음/ 159쪽·15000원·문학과지성사어느 밤, 놀이터에 앉아 있는 건 아이가 아니다. 어둠 속을 부유하며 자신만의 놀이에 몰두하는 유령이다. 시와 산문의 경계를 가볍게 뛰어넘으며,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이 책은 어딘가에 도달하지 못한 감정들의 유예된 언어로 만들어진다. 픽션적 구성과 비평적 사유를 넘나드는 글들로, 고독과 소외, 그리고 잊힌 감각을 다시 불러낸다.표제작 ‘놀이터의 유령’은 어린 날의 놀이터를 잃어버린 존재, 그리하여 놀이가 아닌 망각과 침묵의 공간을 전전하는 혼령을 떠올리게 한다. 유령만이 감각하는 공기, 소멸 직전의 흐릿한 형상, 그리고 누구도 보지 않는 황혼의 놀이터. 책은 냉혹한 도시의 풍경을 가로지르며 묻는다. 놀이터를 상실한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폭력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건 무엇인가? 망각을 거부하며 홀로 몰두하는 이 유령 시인이 연민의 대상인지 우정의 대상인지 알 수 없다. 무너진 시소, 구획된 콘크리트 주차장, 자본과 권력이 짓누르는 일상의 틈에서 시인은 유령의 형상으로 부유한다. 어쩌면 우리가 외면해 온 잔해들을 고요히 꺼내어 보여준다. 우리가 외면한 상처의 놀이터 위에, 그 흔적을 고요히 앉혀놓는다.◇AI 충격파/ 김장현 지음/ 272쪽·20000원·원앤원북스AI 시대를 주체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성찰을 담은 책. 문과 출신으로 공학 교수를 맡고 있는 김장현 성균관대 교수는 AI를 어렵지 않게 풀어내며, 우리가 AI를 두려워하거나 막연히 기대하기 전에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책은 생성형 AI가 가져온 변화(1장), AI가 인간의 고유 영역을 넘나드는 방식(2장), 가짜뉴스·개인정보 침해 등 부작용(3장), 인간 능력의 재정립(4장), AI 시대 시민의 교양(5장)으로 구성돼 있다.AI는 더 이상 미래의 기술이 아니다. 생성형 AI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우리의 일상과 사회 구조 자체를 흔들고 있다. 이 책은 그런 흐름 속에서 우리가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고,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AI 시대에 소외되지 않을 수 있는지를 안내한다. AI 시대의 본질을 바라볼 수 있는, 필수적인 교양서다.◇둘이 거리로 나와/ 오은경 지음/ 168쪽·12000원·문학과지성사시인 오은경의 세 번째 시집. 모호함과 불안을 껴안은 ‘둘’의 움직임을 따라간다. 이 시집에서 둘은 ‘나’와 ‘너’도, ‘우리’도 아닌 듯 보인다. 완전히 분리되지도, 온전히 포개지지도 않은 존재다. 그 중간 지점을 ‘둘’이라 부르며, 서로를 향한 거리감과 접점을 동시에 그려낸다.‘너’가 앞서가면 ‘나’는 따라가고, 쫓는 마음에는 위태로움이 있지만, 문득 확실한 ‘우리’로 느껴지는 찰나의 순간이 있다. 이 책은 그 감각을 붙잡기 위한 여정이다. ‘너’를 이해하려면 ‘나’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는 사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우리가 누구인지 조금 더 선명해질 수 있다는 감각이 조용히 스며든다. 시 48편은 4부로 묶여 있다.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 2025-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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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풍이 멈춘 바다, 3년 만에 들어가 보니…소방관의 충격 고백 [따만사]

    강원도 동해 바다. 박두철 소방장은 90kg 장비를 메고 파도 앞에 섰다. 숨을 고르고 몸을 던지자 세상은 고요해졌다.수심 10m까지 햇살이 닿았지만, 30m를 더 내려가자 완전한 어둠뿐이었다. 바위 틈에 낀 녹슨 유리병 하나를 꺼내는 데 10분이 걸렸다. 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내가 꺼내지 않았다면, 이 병은 10년, 아니 100년 동안 여기 있었을지도 몰라.”그날 이후, 사람을 구하던 그의 손은 바다를 구하기 시작했다.■ 사람을 살리던 훈련이 바다를 살리는 일로박 소방장이 처음 바다에 들어간 이유는 구조대원 훈련이었다. 하지만 훈련을 마치고 올라오는 길에 물속에 가라앉은 깡통, 폐그물, 낡은 통발이 눈에 들어왔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손이 먼저 움직였다.그 작은 행동이 지금은 320명 규모의 민간 수중 정화 활동으로 커졌다. ‘Sea.p.r.’이라는 이름도 바다(Sea)와 심폐소생술(CPR)을 합친 것이다.■ 태풍이 멈춰버린 전쟁 같은 바다…삼척 초곡항 첫 정화 작업박 소방장이 처음으로 수중 정화를 시도한 곳은 삼척 초곡항이었다. 3년 전 태풍 미탁이 휩쓸고 간 흔적이 그대로 바닷속에 남아 있었다. 뒤집힌 어선, 엉킨 어구, 썩은 밧줄. 세월이 흘렀는데도 수면 아래는 그날에 멈춰 있었다. 물속에서 건져낸 것들은 어민들의 생계였고, 삶이었다.“전쟁 같았어요. 다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바닷속은 아직 그날에 머물고 있더라고요.”침적 쓰레기를 인양하자, 항구에 있던 어민들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짧은 인사였지만, 박 소방장은 그 무게를 느꼈다. 이건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었다.■ “위험하지만, 그래도 재밌어요”해양 정화 작업은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다. 잠수 전날은 금주가 기본이다. 아침엔 장비 점검과 팀 편성, 해역별 투입 계획 회의가 이어진다. 수심 50m 대심도 작업 땐 장비 무게만 90kg다. 그 무게를 이기고 침적 쓰레기를 건져 올린다.움직일 때마다 관절이 꺾이고, 어두운 물속에선 자신의 숨소리만 들린다. 수온은 4도에서 8도. 여름에도 바다는 얼음물처럼 차갑다.그 속에서 그는 불에 그을린 폭죽 탄피, 바위 틈에 낀 플라스틱, 백사장의 음식 포장지, 낚시 쓰레기와 마주한다.“재밌지 않았다면 이렇게 오래 못 했을 거예요. 위험하지만 제가 좋아서, 또 필요해서 하는 일이니까요.”■ 수중 랜턴도 통하지 않던 암흑의 바다모든 날이 성공적일 수는 없다. 바람이 심상치 않던 어느 날, 낮인데도 바닷속은 칠흑같았다. 랜턴 불빛은 눈앞 몇 센티미터밖에 닿지 않았다.손을 뻗어도 동료가 보이지 않았고, 폐그물은 원래 위치에서 어긋나 있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꼬이던 날이었다.폐그물과 철망을 끌어올렸지만, 구조정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 배가 움직이지 못할 정도였다. 결국 일부 쓰레기는 다시 바다로 되돌릴 수밖에 없었다. 고개를 숙인 채, 그는 바다를 내려다봤다.마치 환자의 수술을 다 못하고 나오는 기분처럼 그 무력감은 지금도 잊히지 않았다.■ 아이가 건진 ‘저주 인형’…바다가 삼킨 인간의 무심함“삼촌, 이것도 쓰레기예요?”어느 날은 육지에서 아이들과 함께 플로깅을 했다. 그때 한 아이가 물속에서 작은 인형을 주워 들었다.젖은 천 조각, 바늘, 정체 모를 상징들… 그것은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라 누군가의 저주 인형이었다.“섬뜩했어요. 아이에게 이런 걸 보여줬다는 게 너무 미안했어요.”그는 깨달았다. 바다는 쓰레기만 버려진 곳이 아니라, 인간의 무심함과 무책임까지 가라앉는 장소라는 사실을.■ 사람을 구하던 손, 이제는 바다를 살린다소방관이자 구조대원인 그는 본래 ‘사람을 구하는 일’에 익숙하다. 하지만 수중정화 활동은 전혀 다른 차원의 구조다. 바다 속에서 그는 거대한 폐어구와 씨름한다. 철사에 걸린 물고기를 풀고, 유령처럼 떠다니는 그물에 칼을 들이댄다. 그는 “이 안에 죽은 문어, 광어, 물고기들이 너무 많다”라며 “좀 더 일찍 왔으면 살릴 수도 있었던 생명”이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했다. 그동안 박 소방장과 Sea.p.r.이 건져 올린 침적 폐기물은 약 6톤. 해변에서 모은 쓰레기만 해도 3만 5000리터를 넘는다. 작은 마대자루들이 쌓이고 쌓여, 어느새 건물 한 채 높이가 됐다.그 시간 속엔 함께 바다에 들던 동료들의 땀도 있었다. 2024년 박 소방장은 강원환경대상 대상을 받았고, 팀원들도 공무원 봉사상, 환경부 장관상 등을 나란히 받았다. 세상이 이 조용한 구조팀을 천천히 기억하기 시작했다.그에게 바다 속 쓰레기 하나는 단순한 오염물이 아니라, 바다 생명과 인간의 책임을 되살리는 ‘구조 대상’이다.박 소방장은 말했다. “저는 구조대원입니다. 사람을 구하던 손으로 이제는 바다를 살립니다.”■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사람들’(따만사)은 기부와 봉사로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 자기 몸을 아끼지 않고 위기에 빠진 타인을 도운 의인들, 사회적 약자를 위해 공간을 만드는 사람들 등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웃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주변에 숨겨진 ‘따만사’가 있으면 메일(ddamansa@donga.com) 주세요.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 2025-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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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우 생존법…“도로에 기포 보이면 무조건 우회해야”[알쓸톡]

    여름철 폭우가 쏟아질 때, 무심코 걷던 길이 순식간에 함정이 된다. 발목 높이 물살에도 사람은 쉽게 휩쓸리고, 보이지 않는 맨홀은 한순간 생명을 위협한다. 차량이 침수되면 탈출까지 단 몇 분뿐이다. 전문가들은 “준비와 대응 여부가 생사를 가른다”며 반드시 알아야 할 침수 생존법을 경고한다.■ 맨홀 사고 주의…“기포·소용돌이 보이면 돌아가야”국민재난안전포털에 따르면, 침수 시 보행이 가능한 수위 기준은 무릎 높이(약 50cm)까지다. 하지만 수위가 15cm 정도로 낮더라도 물살이 거세면 사람이 휩쓸릴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물이 발목까지 차오르기 시작하면, 곧바로 근처 건물 2층 이상이나 고지대로 대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때 가장 위험한 사고 중 하나는 맨홀 추락이다. 비가 많이 내리면 수압으로 맨홀 뚜껑이 열리거나 밀려난 채 방치되는 일이 많지만, 물에 잠겨 잘 보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보행자가 모르고 걷다가 빠지는 사고가 반복된다.물 위에 기포, 거품, 소용돌이가 보이면 그 아래에 맨홀이 있을 가능성이 높아 즉시 우회해야 한다.동해소방서 구조대 김식 소방위는 “물이 고인 길은 피하는 것이 가장 좋다. 꼭 지나야 한다면 보폭을 좁히고 우산, 막대기 등으로 바닥을 짚으며 조심스럽게 이동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또한 “슬리퍼나 굽이 있는 신발은 피하고, 접지력이 좋은 운동화를 신는 것이 안전하다”며 “맨발인 경우 바닥을 미는 방식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설명했다.길을 걸을 때는 도로 중앙보다는 건물 벽 쪽으로 붙어 이동하는 것이 좋다. 건물 쪽은 맨홀이 없을 확률이 높고, 벽을 짚으며 이동하면 넘어짐이나 추락 위험도 줄일 수 있다.■ 맨홀 사고 목격 시…“직접 들어가지 말고 신고부터”만약 누군가 맨홀에 빠지는 사고를 봤다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주변에 위험을 알려야 한다.김 소방위는 “맨홀 주변은 땅이 약해져 무너질 수 있어 절대 가까이 가선 안 된다”며“구조를 돕고 싶다면, 우산이나 긴 막대기 같은 도구를 이용해 빠진 사람이 잡을 수 있도록 내려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특히 일반인이 직접 맨홀 안으로 들어가는 건 금물이다. 지하엔 유독가스나 날카로운 구조물이 있을 수 있어, 접근 자체가 매우 위험하다.■ 차량 침수 시…“시동 꺼지기 전 탈출해야”차량이 침수될 경우, 침착함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동이 꺼지기 전에 문을 열고 탈출 준비를 해야 하지만, 내부와 외부 수압 차이로 문은 잘 열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일부는 차량 머리받침대를 분리해 금속 부분으로 유리를 깨는 방법을 권하지만, 머리받침대가 고정된 차종에서는 어렵다. 김식 소방위는 “전용 탈출 망치나 펀치형 도구를 차량에 반드시 비치하고, 가족 모두 사용법을 숙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프링으로 된 펀치형 탈출 도구는 여성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유리를 깰 땐 창문 아래쪽 모서리를 강하게 쳐야 쉽게 깨진다. 이 부분은 유리가 고정돼 있어 위쪽보다 더 잘 깨진다.물속에서는 성인도 유리 깨기가 어렵기 때문에 초기에 신속한 탈출이 중요하다. 탈출 후에는 차량 지붕 위에서 구조를 기다려야 한다.■ 침수 이후에도 조심!물이 빠졌다고 끝이 아니다. 침수된 식수나 음식 재료는 모두 버려야 하고, 전기나 가스는 전문가의 점검을 받은 후에만 사용해야 한다.김식 소방위는 “갑작스러운 집중호우에도 평소 탈출 도구를 준비하고 차량 구조를 파악해 두면 생존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고 강조했다.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 2025-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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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인미수 아냐?”…도쿄서 유리 날벼락, 韓유튜버 부상 [e글e글]

    일본에서 콘텐츠를 촬영하던 한국인 유튜버가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진 유리에 다쳤다. 사건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소음 민폐 때문에 던진 것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지난달 26일, 유튜버 A씨가 자신의 채널을 통해 도쿄 거리에서 유리에 맞아 다친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하늘에서 유리가 ‘쿵!’…A씨, 영상 찍다 다쳐구독자 약 60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A씨는 도쿄의 한 주택가 골목에서 콘텐츠 촬영을 하고 있었다. 그는 노래를 틀어놓은 채 거리 한복판에 서 있었다.그러던 중 위에서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유리가 떨어졌다. A씨는 급히 몸을 숙여 피했지만, 튄 파편 일부가 다리에 박히며 부상을 입었다.A씨는 “온 길이 유리 조각으로 난리였다. 근처에 계시던 분들도 놀라 계속 이야기를 나누셨다”며 “제 다리에도 유리 파편이 박혔다. 액땜 제대로 했다”고 전했다.그는 유리가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을 올려다봤지만, 창문은 모두 닫혀 있어 정확한 위치는 확인되지 않았다.■ 유리 던진 이유는?…누리꾼 반응 ‘팽팽’영상이 공개되자 온라인에서는 유리 투척의 배경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한쪽에서는 “실수로 떨어뜨린 게 아니다”, “위험한 행동이다”, “살인미수다”, “경찰에 신고하라”는 등 유리 투척 자체를 강하게 비판하는 반응이 나왔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응징하는 문화가 있다”는 주장을 덧붙인 이도 있었다.반면 A씨의 행동을 문제 삼는 이들도 많았다. 반복적으로 큰 소리를 내며 노래를 틀고 촬영한 점이 ‘민폐’였다는 지적이다.“도쿄는 하루에도 수천 명이 틱톡 찍으러 온다”, “24시간 웃음소리와 유행곡이 이어지면 정신이 피폐해진다”, “서로 배려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의견도 이어졌다.또 다른 누리꾼은 “일본은 밤에 세탁기나 청소기도 돌리지 않는 암묵적 룰이 있을 만큼 소음에 민감하다”며 “우리 집 앞에서 외국인이 노래 틀고 영상 찍는다고 생각하면 충분히 짜증 날 수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현재 유리 투척의 정확한 경위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촬영 당시 상황을 둘러싼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 2025-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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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냥 뛰었을 뿐인데…2억 8000만원 기부된 마라톤 정체”

    건강과 기부를 동시에 실천할 수 있는 ‘2025 에너지 히어로 레이스’가 오는 9월 13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서 열린다.국제구호개발 NGO 굿피플은 5일, 에너지 취약계층을 돕는 기부 마라톤 ‘2025 에너지 히어로 레이스’ 참가자 400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고 밝혔다.■ ‘뛰는 만큼 따뜻해진다’…기부되는 마라톤이 대회는 마라톤에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기부금이 쌓이는 구조다. 5km 코스는 4만원, 10km는 4만5000원이며, 참가비는 단열 공사나 창호 교체 등 에너지 효율 개선 사업에 활용된다.이 레이스는 2023년 시작돼 올해로 3회째를 맞았다. 지금까지 누적 참가자는 약 7000명, 기부금은 총 2억 8000만원이다. 기금은 사회복지시설과 취약계층 가정 378곳의 난방 환경 개선에 쓰였다.■ 아이패드부터 버즈까지…나눔 스타 총출동올해도 가수 션이 홍보대사로 참여한다. 대회 당일에는 치어리더 박기량, 서현숙이 준비운동과 공연을 맡아 현장을 달굴 예정이다.참가자에겐 골스튜디오와 협업한 티셔츠, 메달, 배번 등 다양한 굿즈가 제공되며, 아이패드·갤럭시 버즈 등 경품 추첨도 진행된다. 10km 참가자에게는 개인 주행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기록 칩도 제공된다. 굿피플 김천수 회장은 “러닝의 열정이 선한 영향력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건강도 챙기고 나눔도 실천하는 이번 레이스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참가 신청은 러닝 플랫폼 ‘러너블’과 대회 공식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 2025-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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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팔 움켜쥔 대왕문어…“도움 없었으면 끌려갔을 것”(영상)

    미국의 한 수족관에서 6살 아이가 자신의 몸보다 큰 문어에 팔을 붙잡힌 채 5분 가까이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아이의 팔에는 손목부터 겨드랑이까지 짙은 보랏빛 멍이 촘촘하게 남았다.3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사고는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수족관에서 벌어졌다.■ “아이보다 큰 문어가 체험 탱크에 있었다”6살 소년 레오는 관람객이 직접 해양 생물을 만질 수 있는 체험형 전시 ‘터치 탱크’에서 거대 태평양 문어에게 팔을 잡혔다.문어는 아이의 팔을 5분 넘게 감싸고 놓지 않았으며, 성인 직원 3명이 달려들어 간신히 떼어냈다. 당시 문어는 성인 여성의 상반신만큼 큰 크기였고, 어린아이 팔을 감기에는 충분했다.해당 문어는 태평양대왕문어로, 최대 약 317kg의 물건을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강한 힘을 지녔다.■ “문어 키스일 뿐”이라던 수족관…사과도 없었다사고 직후 수족관 직원은 “그건 그냥 문어 키스일 뿐”이라며 상황을 가볍게 넘겼다. 이어 “이 문어는 독성이 있지만 사람을 자주 무는 종은 아니다”라는 설명도 덧붙였다.수족관은 사건 이후, 자사 소셜미디어 계정에 문어 흡반으로 인한 멍 자국이 7~14일간 지속될 수 있다는 설명 영상을 올렸다.영상에는 직원이 문어에 팔을 붙잡힌 채 씨름하는 장면까지 담겼다. 하지만 정작 피해 아동에 대한 언급이나 사과는 없었다.하지만 아이 엄마는 “왜 그렇게 강한 문어가 아이들이 쉽게 손을 넣을 수 있는 탱크에 있는지 모르겠다”며 “현장엔 관리자도 없었고, 위험 상황에 대한 안내도 없었다”고 반박했다.이에 누리꾼들은 “아이가 끌려 들어갔으면 익사했을 수도 있다”, “뚫린 어항에 저런 괴물을 넣어놨냐”, “터치 탱크에 관리인도 없다니 제정신이냐”며 거세게 비난했다. 현재 피해 아동의 가족은 해당 사건을 공론화하며 수족관 측의 공식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 2025-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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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어컨 켰다가 집 다 태울뻔”…‘이것’부터 점검하세요 [알쓸톡]

    폭염이 이어지면서 에어컨 사용량이 급증하자 실외기 화재 위험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기적인 점검과 안전 관리가 필수라고 경고했다.서울 소방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에어컨 실외기 화재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실외기 화재 80%는 전선 문제… 설치·관리 주의해야소방청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발생한 에어컨 실외기 화재는 총 1234건이다. 주요 원인은 ▲접속 단자 불량(31.4%) ▲전선 절연 열화(29.2%) ▲전선 손상(5.0%) 순으로 나타났다.실외기는 외부에 설치돼 햇볕과 먼지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 전선에 먼지가 쌓이면 스파크가 발생하고, 내부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면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특히 부주의로 인한 화재의 74%는 담배꽁초에서 시작됐으며, 실외기 위 적재물은 통풍을 막아 과열을 유발할 수 있다.■ 실외기 청소·배선 점검 필수… 설치 위치도 중요여름철에만 사용하는 실외기는 전선 손상이 쉬우므로, 최소 3년에 한 번은 청소가 필요하다.에어컨은 전용 콘센트를 사용하고, 단일 전선 여부와 훼손 상태를 사전에 점검해야 한다. 멀티탭은 과부하 위험이 있어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실외기는 벽과 10센치 이상 거리를 두고 설치하며, 주변은 깨끗이 정리해 통풍이 원활하게 유지돼야 한다.친환경 냉매 제품은 가연성 가스를 포함하고 있어 화재 시 빠르게 확산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이상 징후 땐 즉시 차단… 교체 주기는 10년실외기에서 평소보다 뜨거운 열기, 진동, 이상 소음이나 타는 냄새, 연기, 녹은 흔적 등이 발견되면 화재 전조 증상으로 즉각 조치해야 한다.이 경우 즉시 전원을 차단하고 119에 신고한 뒤 대피해야 하며, 실외기에 물을 직접 뿌리는 것은 화재를 악화시킬 수 있어 금물이다.실외기의 평균 교체 주기는 약 10년이다. 에어컨을 점검할 때 실외기 상태도 함께 확인하고, 문제가 의심될 경우 전문가의 진단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 2025-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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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덥고 답답해서 또 뒤척인 당신에게…열대야 꿀잠 비법”

    연일 이어지는 폭염 속, 밤에도 식지 않는 열기로 수면이 위협받고 있다. 에어컨을 밤새 켜도, 찬물 샤워를 해도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수면 전문가 신원철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열대야 속 숙면의 핵심은 ‘체온 조절’”이라고 강조했다.■ 열대야는 ‘밤기온’보다 ‘지속’의 문제열대야는 낮 최고기온이 30도 이상이면서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상태가 이어질 때를 말한다.신 교수는 “열대야는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생소한 개념”이라며 “일본의 한 기상학자가 여름철 밤잠을 설치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만든 용어”라고 설명했다.우리나라에서 열대야가 본격적으로 관측된 것은 1980년대부터다. 당시 연평균 열대야 일수는 4일이 채 되지 않았으나, 최근 기후변화로 급격히 증가해 지난해에는 11~12일간 지속되기도 했다.■ 잠 못 드는 진짜 이유 : 떨어지지 않는 ‘체온’사람이 잠들려면 체온이 평소보다 약 1.5도 떨어져야 한다. 체온이 내려가면서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분비되면 자연스럽게 졸음이 찾아온다.그러나 열대야에는 외부 온도가 높아 체온이 쉽게 내려가지 않는다. 손발 말단 혈관이 확장돼 열을 방출해야 하지만, 바깥 공기가 뜨겁다면 이 과정이 막히면서 체내 열이 갇히게 된다.그 결과 교감신경이 활성화돼 몸은 각성 상태를 유지하고, 잠들기 어려워진다.체온은 새벽 2~3시 무렵 가장 낮아진 뒤 다시 오르기 시작하는데, 이때 이미 체온이 충분히 내려가지 않았다면 작은 외부 자극에도 민감해져 쉽게 잠에서 깨게 된다.신 교수는 열대야 속 숙면을 위한 방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 열대야 속 ‘숙면’을 위한 6가지 전략1. 낮이나 밤이나 커튼 치기햇빛이 들어오면 실내는 복사열로 급격히 더워진다. 낮 동안 암막 커튼으로 빛을 차단하면 저녁 침실 온도 상승을 막을 수 있다.2. 잠자기 전 운동은 금물적당한 낮 운동은 숙면에 도움이 되지만, 잠자기 직전 격한 운동은 체온을 올려 숙면을 방해한다. 이 시점엔 가벼운 요가나 스트레칭 정도가 적당하다.3. 샤워·목욕, 온도와 타이밍이 관건▲ 취침 3~4시간 전: 뜨거운 물로 반신욕 또는 족욕→ 체온을 올렸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떨어지게 해, 이때 체온 하강이 잠을 부른다.▲ 취침 1시간 전: 미지근한 물로 가볍게 샤워→ 체온을 크게 올리지 않고 근육을 이완시켜 편안한 상태로 만든다.※ 찬물 샤워는 교감신경을 자극해 오히려 잠을 방해할 수 있다.4. 침실 온도는 시원하게수면에 가장 적합한 온도는 섭씨 16~20도다. 에어컨을 24~26도로 맞추면 실제 침실 온도는 이 범위에 가까워진다.다만, 저체중이거나 갑상선 기능 저하 등 체온 조절이 어려운 사람은 조금 더 따뜻하게 설정하는 게 낫다.5. 잠과 온도의 줄다리기 : 에어컨과 선풍기 사용법수면 중 R.E.M 단계에서는 우리 몸의 체온 조절 기능이 잠시 멈춘다. 이때 너무 춥거나 너무 더우면, 몸은 마비 상태지만 뇌는 깨어 있어 불편함을 느껴 쉽게 깬다.에어컨은 잠들고 2~3시간 타이머로 꺼지게 설정한다. 선풍기는 벽 쪽으로 틀어 공기를 순환시키는 게 좋다. 바람을 직접 오래 맞으면 땀이 빠르게 증발해 탈수로 수면에 방해된다.얇고 통기성 좋은 이불과 잠옷을 입어 새벽 한기를 막는 것도 효과적이다. 쾌적한 잠자리를 위해 텐셀, 유칼립투스, 대나무 등 통기성 좋은 침구류와 쿨링 매트리스를 추천한다.6. 수분과 습도 관리도 숙면의 열쇠침대 옆에 시원한 물을 준비해 체온 조절과 수분 보충을 돕는다. 다만, 잠들기 1~2시간 전부터는 물 섭취를 줄여야 야간뇨를 예방할 수 있다.습도는 40~60%로 유지하고, 제습기를 틀거나 마주 보는 창문이 있다면 두 개 다 열어 바람 순환을 만들어야 한다.신 교수는 “열대야 속에서도 체온과 환경만 잘 조절하면 숙면이 가능하다”며 “침실 환경을 점검하고 루틴을 조정하는 것이 꿀잠의 첫걸음”이라고 조언했다.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 2025-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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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자의 조상은 토마토였다?”…진화가 만든 완벽한 작물

    감자가 약 900만 년 전, 토마토와 야생 식물의 교배로 탄생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지난달 31일 국제학술지 ‘Cell’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감자의 진화 비밀이 유전체 분석을 통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미스터리였던 감자의 기원감자는 약 1만 년 전 안데스 산맥에서 처음 재배됐다. 그러나 그 이전, 감자가 어떤 식물에서 비롯됐는지는 오랫동안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였다.식물은 화석으로 잘 남지 않아 진화 계통을 추적하는 데 어려움이 컸기 때문이다.이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중국과 영국 연구진이 손을 잡았다. 이번 연구에는 런던 자연사박물관, 에든버러왕립식물원, 중국농업과학원 선전농업유전체연구소 등이 참여했다.■ 유전자 속에 숨겨진 감자의 비밀연구팀은 야생과 재배된 감자 450종의 유전체를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감자의 조상은 토마토와 ‘에투베로숨’(Etuberosum)이라는 야생 식물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에투베로숨은 감자와 같은 가지과에 속하며, 주로 아시아 일부 지역에 자라는 야생 식물로, 덩이줄기를 만드는 특징이 있다.약 1400만 년 전, 토마토와 에투베로숨은 같은 조상에서 갈라져 나온 ‘형제자매’ 같은 관계였다.이후 약 900만 년 전, 환경 변화로 두 식물이 한곳에 모였다. 벌의 도움으로 두 식물의 유전자가 섞이며 새로운 식물, 즉 감자가 태어났다.토마토가 제공한 ‘SP6A’ 유전자는 줄기를 덩이줄기로 바꾸는 신호를, 에투베로숨이 준 ‘IT1’ 유전자는 줄기 성장 방향을 조절해 땅속에 영양 저장 기관을 만드는 역할을 했다.이 두 유전자의 결합이 감자의 덩이줄기 탄생 비밀이었다.■ 감자의 현재와 미래오늘날 감자는 밀, 쌀, 옥수수와 함께 세계 인구 80% 이상이 의존하는 주요 작물이 됐다. 하지만 감자는 덩이줄기 절편을 이용해 번식하다 보니 유전적 다양성이 낮아 병충해에 취약하다.연구팀은 “이번 유전자 발견은 감자 번식 방식을 개선하고, 병충해에 강한 품종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며 “씨앗 감자 개발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또 “감자의 기원을 밝혀 감자 품종 개선에 새로운 길을 열었다“며 ”이번 연구는 수천만 년 전 자연의 우연과 진화의 신비를 보여주는 중요한 발견”이라 평가했다.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 2025-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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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노봇으로 불치병 고쳤는데”…영생 시작했다는 男 [동아닷컴 금주의 신간]

    ◇영원을 향하여/ 안톤 허 지음/ 368쪽·17800원·VANTA요즘처럼 챗GPT를 비롯한 인공지능이 일상에 스며든 시대에, 『영원을 향하여』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불멸에 가까워지는 인간, 그리고 몸을 얻은 인공지능이 공존하는 미래, 우리는 과연 무엇을 ‘인간’이라 부를 수 있을까? 핵전쟁으로 폐허가 된 지구를 무대로, 이 소설은 수백 년, 수천 년에 걸친 시간 속에서 인간과 인공지능, 그리고 복제된 클론 이브의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말리 비코 박사의 일기 형식을 빌려 전개되는 서사는, 불치병에 걸린 연구자 용훈의 실종에서 시작해, 나노봇 치료로 불멸에 이르는 과정과 그 주변 인물들의 삶을 이어간다. 한국 인공지능 기업 내너스가 독재 정권에 병기 이브를 공급하며 인류 절멸을 노리는 음모는, 인공지능과 권력의 위험한 결합을 경고한다. 불멸을 얻은 몸과 시를 읽고 음악을 연주하는 인공지능, 과연 어느 쪽이 더 인간다울까? 사랑이라는 감정, 연민과 애도, 그 모든 것이 기계와 생명의 경계를 어떻게 넘나드는지 섬세하게 탐험한다. 말리 비코가 남긴 수백 년에 걸친 기록은 불멸의 시대에도 인간다움을 잃지 않으려는 연민과 고뇌의 흔적이다. 불멸과 존재, 사랑과 정체성 사이에서 인간이 마주할 미래를 깊이 고민하게 하는 작품이다.◇나의 완벽한 무인도/ 박해수 지음·영서 그림/ 264면·17000원·창비도시 생활에 지친 주인공이 스스로 고립을 선택해 무인도로 향하는 이야기. 무인도에서 계절은 단순히 배경에 머물지 않고 주인공의 삶 깊숙이 들어와 내면을 단단하게 만든다. 바람과 햇살, 바다의 변화는 마치 주인공에게 말을 건네듯 그의 감정을 어루만지고 새로운 힘을 길러준다.작가 박해수는 바닷가 마을에서 살아가는 경험을 바탕으로, 잠시 멈추어 숨을 고르고 자신만의 속도를 되찾는 과정을 담담하고도 따뜻하게 그려낸다. 주인공의 섬 생활은 단절이 아니라 회복이다. 텃밭을 가꾸고 제철 식재료로 요리하며 자신만의 삶을 다시 세워가는 과정이다. “내 손으로 이뤄냈구나. 자긍심이라는 말을 오랜만에 들은 것처럼…” 주인공의 이 말은 도시 속 정해진 역할에서 벗어난 짜릿함이 고스란히 독자에게 전해진다. 영서 화가가 담아낸 따뜻한 색감의 바다 풍경 그림은 이야기의 여운을 한층 풍부하게 만든다. 책을 덮는 순간 독자 역시 스스로를 돌보는 법을 배우며, 삶의 속도를 새롭게 정리할 용기를 얻게 된다. 이 책은 마음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진정한 휴식처다.◇여기는 문해력 늘어 나라 3/ 조은수 지음·보람 그림/ 96쪽·13000원·풀빛초등학생의 문해력을 키우기 위한 시리즈의 3번째 이야기다. 뜬구름 서당을 찾은 주인공은 홍길동, 심청이, 왕자와 함께 훈장님 동고동락하며 고사성어의 세계에 빠져든다. 책은 흥미로운 동화 형식으로 진행돼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고사성어의 의미를 익히도록 돕는다. 나뭇잎에 가려진 글자 찾기, 초성으로 고사성어 맞추기, 자물쇠 열기 같은 퀴즈와 함께, 등장인물들이 펼치는 고사성어 랩 경연 대회도 등장해 읽는 재미를 더한다.고사성어를 왜 배워야 하느냐며 불평하는 왕자에게 훈장님은 “고사성어를 모른다면 우리 말맛을 다 안다고 할 수 없다”고 일깨운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쉽게 읽히지만,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문해력은 한층 성장해 있을 것이다. 학습과 재미를 동시에 잡은 책이다.◇좋은 여행/ 베아트리체 마시니 지음·잔니 데 콘노 그림/ 36쪽·20000원·이온서가잔니 데 콘노의 유작. 그는 그림이 국경과 문자의 장벽을 넘어 가장 넓게 소통할 수 있는 표현이라고 믿었다. 그의 뜻을 기려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는 ‘사일런트 북 콘테스트’를 열기도 했다. 여행은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이어지고, 그 과정에서 낯선 경험들이 우리를 단단하게 만든다. 시작과 끝이 있다는 점에서 삶과 닮았다. 혼자 떠나도, 여럿이 함께해도 좋다. 때로는 길을 잃기도 하고, 때로는 멈추고 싶거나 더 나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책 속에는 “길을 잘못 들어 낯선 장소에 도착했지만 이제껏 찾고 있던 바로 그곳이었음을 깨닫는 여행”이라는 문장이 등장한다. 주저하지 않고 내딛는 용기와 어떤 여정에도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전한다. 곁에 두고 오래 펼칠 만한 그림책이다. 잔니 데 콘노의 차분한 그림은 메시지를 더욱 깊게 전한다.◇초록 땀/ 김화진·문진영·이서수·공현진·김희선·김사과 지음/ 252면·17000원·작가정신여섯 명의 작가가 한 주제 아래 모였다. 『초록 땀』은 ‘소설의 향기’라는 중편 시리즈의 첫 책으로, 색과 향을 빌려 삶을 들여다본다. 작가들이 각기 다른 감도와 시선으로 써 내려간 소설과 에세이다, 김화진의 「초록 땀」은 색을 통해 존재를 질문한다. 색이 말해주는 나는 어떤 사람일까. 색은 우리를 규정하고, 삶의 조건이 되기도 한다. 반면, 이서수의 「빛과 빗금」은 사랑을 빛의 온기로 기억한다. 누군가의 반대편에서 그를 잊지 않으려 애쓰는 사람, 지워지지 않는 빛의 흔적을 따라가는 마음이 조용히 아리다. 빛이 없는 곳에는 어둠이 있다. 김희선의 「뮤른을 찾아서」는 블랙홀처럼 모든 걸 삼켜버리는 ‘검정’을 이야기한다. 세상의 유일한 빈틈일지도 모를 검정 속으로 빨려 들어가듯, 그 안에서 길을 잃는다.향은 더욱 본능적인 기억을 건드린다. 문진영의 「나쁜 여행」에서는 냄새가 관계를 서열화하고, 타인의 존재를 감각하게 한다. 내가 아닌 너를 통해 ‘나’를 다시 감지하는 순간. 공현진의 「이사」에서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 냄새가 등장한다. 어느 날 갑자기 코끝을 찌르는 그것. 냄새는 불안을 불러오고, 공포와 함께 기억이 짙어진다. 김사과의 「전기도시에서는 홍차향이 난다」는 부재를 향으로 기억하는 마음이다. 향기 속에 너는 없고, 향기를 들이마시는 나만 남았다. 삶이 헷갈릴 때, 그 혼란마저 품에 안고 가는 여섯 개의 이야기다.◇청개구리의 보물(쓰레기) 찾기/ 정다빈 글·도원 그림/ 32쪽·15000원·풀빛쓰레기가 어떻게 보물이 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어린이 환경 실천 그림책이다. 초등교사 정다빈 작가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분리배출을 통해 쓰레기가 다시 자원이 되는 과정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주인공 청개구리와 엄마는 길 위의 쓰레기를 발견하며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보물이 되는 쓰레기인 줄도 모르고 사람들이 함부로 버렸구나”라는 엄마의 말은 아이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책은 이론적인 방법을 일러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안의 내용물을 비우고 깨끗이 씻는 방법 등 분리배출의 구체적인 과정을 알려준다. 우리가 날마다 만드는 쓰레기가 동물의 생명을 위협하고 미세플라스틱이 되어 다시 우리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통통 튀는 그림과 밝은 색채는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아 이야기 속으로 자연스럽게 끌어들인다. ◇핵무장 조선, 한국의 선택은/ 이제훈 지음/ 383쪽·19800원·사계절1993년 1차 북핵위기를 시작해 2017년까지 총 6차례의 핵실험을 진행하면서 북한은 탄도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핵탄두를 보유한 엄연한 핵 보유국으로 거듭났다. 북한이 핵을 보유하면서 정치권 내에서도 NATO(나토)식 핵공유, 자체 핵탄두 개발 등 다양한 핵무장 주장이 나왔다. 자체 핵 무장은 “북한의 핵은 우리가 핵을 보유하는 것으로 막을 수 있다”는 ‘핵 균형론’의 논리로 나온 것이다. 우리도 핵을 가지면 북한이 우리에게 함부로 도발 못한다는 주장까지 포함됐다.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이같은 핵 균형론이 허무맹랑하며 인도-파키스탄의 ‘카길 전쟁’으로 핵무장한 국가들이 오히려 재래식전의 위험성이 높아졌다고 주장하며 한국의 핵무장론을 비판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자체 핵무장을 조사하는 여론조사에서도 80%의 찬성률을 보이다 ‘국제사회에 대한 경제제재’가 가해진다는 조건이 붙으면 찬성률이 20%로 떨어지는 점을 언급하며 자체 핵무장론의 모순점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의 핵무장을 막지 못한 현 시점에서 대한민국이 가야할 길은 어떤 길이어야 하는지 저자는 이책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LLM과 RAG로 구현하는 AI 애플리케이션 - 에이전트, 펑션콜링, Text-to-SQL, MCP까지 라마인덱스 실무 가이드/ 에디 유·대니얼 김·김현지 지음 / 374쪽·30000원·위키북스RAG(검색증강생성) 기반 AI 애플리케이션 개발 방법과 최신 동향을 초보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친근한 언어로 설명한 책이다. OpenAI API 키 발급 같은 기초 단계부터 RAG 파이프라인 전체를 구축하는 과정까지 단계별로 상세히 안내한다.RAG의 핵심 원리는 물론 리랭킹, 하이드 같은 고급 기법도 심도 있게 다뤄 현장 개발자들이 실무에서 마주하는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ReAct, 펑션 콜링, MCP 등 최신 AI 에이전트 도구들도 체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어 LLM 기반 애플리케이션 개발의 실전 경험을 쌓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당장 수익형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도 AI 분야의 최신 용어와 기술, 그리고 그 작동 원리를 파악하는 데 유용한 가이드 역할을 한다.◇예결산 분석의 수/ 유상조 지음/ 360쪽·33000원·시간의 물레입법 관료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을 지낸 필자가 율곡 이이의 10만 양병설 논쟁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국회에서 해마다 반복되는 예산과 결산의 흐름을 분석한 행정학 참고서. 짝수당과 홀수당의 가상 논쟁 형식으로 왜란과 호란에 직면했던 조선이 비극적 운명을 벗어날 수 있었던 길을 찾는 구성으로 복잡한 예산과 결산의 프로세스를 현대의 독자들에게 보여준다. 인구절벽, 재정절벽, 소비절벽 등 대한민국이 당면한 많은 위기도 예결산 분석을 통해 극복의 열쇠를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본문 10개의 장을 ‘수’로 읽히는 10개의 한자를 제목으로 내세운 구성이 참신하다.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 2025-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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