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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7일 오후 나란히 광주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전야제 행사에 참석했다. 국가보훈처와 시민단체들이 모인 ‘5·18 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가 18일 별도의 기념식을 여는 상황에서 여야 대표가 시민단체가 주최하는 전야제에 모습을 드러낸 것. 김 대표는 새누리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시민단체 주관의 전야제를 찾았지만 물세례를 당하는 등 격렬한 항의를 받은 끝에 결국 30분 만에 자리를 떠야 했다. 문 대표도 4·29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혁신기구’를 출범시키고 쇄신안을 내놓기로 하는 등 갈등봉합에 나섰지만 광주 민심은 여전히 싸늘했다. ○쇄신안 약속했지만…싸늘한 광주 민심 “아야 너거들은 뭐여, 뭣하러 왔냐.” 광주 거리를 행진하던 문 대표에게 한 70대 노인이 이렇게 말했다. 친노무현(친노)계와 호남을 주축으로 한 비노(비노무현)계의 갈등으로 불편해진 광주 민심이 그대로 반영된 듯 했다. 문 대표는 이날 오후 6시경 광주 남구 중앙로 광주공원에서 광주·호남 의원과 원내대표단 20여 명과 함께 전야제 장소까지 행진을 시작했다. 하지만 곳곳에서 시민들은 “‘새누리당 2중대는 각성하라” “문재인은 사퇴하라” “호남을 더 이상 팔아먹지 말라”는 구호 등을 외치며 행진을 막기도 했다. 문 대표는 시종관 굳은 표정으로 전야제 자리를 지킨 뒤 오후 8시 20분경 숙소로 이동했다. 이날 문 대표는 박지원 의원을 포함해 박주선 의원 등 광주·전남 의원들을 만났지만 어색한 인사만 나눴다. 문 대표가 “공천 지분을 요구하는 세력과 타협하지 않겠다”는 식의 미발표 성명서가 공개된 지 첫 공식만남 이었다. 중도성향으로 분류되는 전북 출신의 유성엽 의원은 페이스북에 “정치공학적 술수로 자파의 패권을 유지하려는 세력은 ’친노‘의 가면을 벗어라”며 “나는 친노 대신 노무현을 모욕하는 ’모노‘라고 부르겠다”고 비판했다. 박지원 주승용 등 광주·전남 의원들은 18일 5·18 행사 직후 문 대표를 배제한 채 오찬 회동을 함께 할 예정이다. 사실상 문 대표와 친노에 대한 성토의 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광주에 공 들였지만 물세례받은 김무성 김 대표는 이날 오후 7시 10분경 김영우 새누리당 대변인, 김학용 비서실장, 주영순 국회의원 등 지지자 20여명과 함께 5·18전야제 무대 뒤편인 광주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5·18민주광장에 도착했다. 김 대표가 나타나자 50대 시민 한명이 “뭣하러 왔냐”고 외치며 항의했다. 김 대표는 주변의 동요에도 불구하고 무대 앞쪽 바닥에 앉았다. 그러자 일부 흥분한 시민 3, 4명이 김 대표에게 종이와 물을 던지며 거칠게 항의했다. 행사 주최 측은 무대방송을 통해 “시민은 앉고 김무성은 나가라. 계속 앉아있으면 행사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반복했고 행사장 앞쪽에서는 ‘나가라’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결국 김 대표는 행사장을 빠져나왔고 일부 흥분한 참석자들은 500m정도를 따라가며 추격전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김 대표는 18일 열리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부를 예정이다.광주=이형주기자 peneye09@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올해 2월 말 국회에서 있었던 당시 이완구 국무총리와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의 ‘눈물 회동’은 정치권의 화제였다. 천신만고 끝에 총리 임명 동의안이 가결된 뒤 취임 인사차 야당 원내대표실을 찾은 이 총리는 우 원내대표를 보자마자 얼싸안으며 반가운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우 원내대표는 “정말 저도 마음이 아팠다. 도와드리지 못해서…”라며 말을 잇지 못한 채 눈물을 글썽거렸다. 이 총리도 토닥토닥 등을 두들겨주며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쳤다. 이완구-우윤근 협상팀은 가장 궁합이 잘 맞았던 ‘단짝’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넉 달 가까이 여야의 원내사령탑으로 거의 매주 주례회동을 하며 호흡을 맞춰왔다. 국회선진화법의 효과라는 평가도 있지만 12년 만에 예산안 처리 시한을 맞췄고, 자원외교 국정조사와 공무원연금특위 등의 협상에서 ‘상생의 정치’를 구현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전병헌 의원도 “괜찮은 파트너였다”고 서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등으로 야당이 장외 투쟁에 나서는 등 여야 관계는 얼어붙었다. 하지만 원내지도부는 국정원 개혁특위, 기초연금법 등을 합의 처리했다. 전 의원은 “최 부총리와 서로 당내 입장 등을 터놓고 얘기한 뒤 ‘외부에는 이렇게 얘기하자’고 입을 맞출 수 있을 정도로 물밑 접촉이 활발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그는 “‘원자력시설 등의 방호 및 방사능 방재 대책법안’은 처리해주고 싶었지만 당내 반발이 심해 처리해주지 못해 미안했다”고 회고했다. 지난해 3월 박근혜 대통령의 ‘3차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을 앞두고 관련 법안을 처리해 달라는 여권의 호소가 있었지만 결국 여야 합의가 불발됐다.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처리했던 이한구-박기춘 협상팀도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은 2013년 3월 “‘콘클라베’(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단 선거회)식 협상으로 정부조직법과 검찰 개혁 법안,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국정조사 개최 등에 합의했다. 이한구 전 원내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선거가 있을 때여서 여건이 좋지 않았지만 야당의 입장을 배려하고 솔직하게 협상했다”며 “여야 협상에서 제일 중요한 건 믿을 수 있느냐, 당내 설득을 할 수 있느냐, 협상한 내용에 대한 비밀 유지가 되느냐인데 박 전 원내대표는 이런 원칙을 잘 지켜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완구-박영선 원내대표가 협상 파트너였던 5개월간 여야 관계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두 사람은 임기 초반 주례회동을 처음 시작하며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전 총리는 첫 여성 원내대표인 박 의원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세월호 특별법 처리 등 난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꼬일 대로 꼬여 버린 실타래를 결국 풀지 못했다. 특히 카카오톡을 통해 유포됐던 세월호 특별법 협상 관련 유언비어 등으로 여야 간 불신은 커졌다고 한다. 야당이 결국 장외로 뛰쳐나가 국회도 150일가량 공전됐다. 두 원내대표의 협상 과정에서도 고성이 자주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았던 김재원, 김영록 의원 간에도 신뢰가 쌓이지 못해 협상이 여의치 않았다고 한다. 당시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원내대표 간에 서로 스타일이 너무 달랐고 수석부대표 간 대화도 여의치 않아 대화가 원활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5월 임시국회가 문을 연 지 나흘째인 14일에도 여야 협상은 벽에 막혀 있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50%’ 명문화 문제를 놓고 여야는 더 날카롭게 대치하고 있다. 여권은 내부적으로 당청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17일로 예정됐던 당정청 정책협의회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야당에선 기존 쟁점 외에 기초연금과 법인세 인상 이슈까지 꺼내 들었다. 여야 대치가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새정치, 기초연금 인상 제안 새정치민주연합은 14일 정책조정회의에서 기초연금 강화와 법인세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참여정부의 국민연금 개혁 당시 소득대체율을 단계적으로 60%에서 40%로 낮추는 대신 기초노령연금을 10% 올리기로 합의했다”며 “노령인구의 사회안전망 마련을 위해 국민연금, 기초연금 등 공적연금 강화가 필수적이라는 게 연금 개혁에 임하는 우리 당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에 기초연금 강화까지 연계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 이 원내대표의 발언은 야당이 국민연금 연계 방침에 대한 여론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는 상태에서 공적연금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전선을 넓히는 일종의 ‘물타기’라는 해석이다. 강기정 정책위의장은 “법인세 정상화에 대해 여당이 야당에 성의를 보여야 이후의 협상이 더 잘될 것”이라고 했다.○ 새누리, “공식 제안 오면 검토하겠다” 했지만…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새정치연합이 당 차원에서 새로운 입장을 정리한다면 언제든지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식 제안이 오면 진지하게 검토해 보겠다는 것. 법인세 인상에는 선을 그었지만 기초연금 연계는 “2013년 기초연금이 국민연금과 연계됐기 때문에 국민연금 논의를 하면 기초연금도 자연스럽게 논의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원내대표가 선출된 지 일주일이 돼 가지만 여야 원내대표 만남은 한 번뿐이었다. 둘은 전화통화 등 물밑 접촉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 원내지도부에서 이어온 주례회동도 야당 측의 거부로 중단됐다. 이런 냉랭한 관계를 복원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당정청 회동’ 놓고 신경전 공무원연금개혁안 처리가 무산된 뒤 금이 간 당청 관계도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당초 당정청은 17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유 원내대표와 현정책 대통령정책조정수석이 참여하는 정책조정협의회를 열기로 했다. 그러나 회동을 나흘 앞두고 청와대 측에서 당정청 회동의 ‘격’을 다시 고민해 보자고 제안하면서 협의회 일정이 미뤄진 것이다. 유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17일로 잡았는데 어제 갑자기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원 의장에게 ‘회의를 보류해 달라’는 연락이 왔다”며 “이유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날 유 원내대표가 “17일 공무원연금 개혁 대책을 의제로 삼아 토론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청와대가 일정을 뒤집은 셈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보류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당 대표와 대통령비서실장이 참석하는 고위 당정청 회의를 열지 등 어느 채널에서 논의할지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당청 간 갈등의 골이 아직도 메워지지 않은 느낌이다.이현수 soof@donga.com·황형준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4일 비노(비노무현) 진영을 겨냥해 “지도부 흔들기가 도를 넘었다”며 정면 공박하는 성명을 발표하려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고위원들과 핵심 당직자들이 만류해 공식 발표는 취소됐지만 비노 진영은 “이제 전면전 선포냐”라며 반발하고 있다. 내홍이 정점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문 대표가 이날 오후 2시 발표하려 한 성명서 초안은 A4 용지 4장 분량이었다. ‘분열은 공멸입니다. 이제는 단결해야 할 때입니다’라는 제목의 이 성명서는 비노 진영에 대한 선전포고에 가까웠다. “당 일각에서 지도부를 무력화시켜 기득권을 유지하려 하거나 공천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사심이 있다면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패권주의를 성토하면서 패권주의를 보이는 행태야말로 역(逆)패권주의다.” “당내 누구라도 공천 지분을 챙기기 위해 패권을 추구하는 사람이 있다면 용납하지 않겠다.” “내가 정치를 안 하면 안 했지, 당 대표직을 온존하기 위해 그런 부조리나 불합리와 타협하고 싶지 않다.” 문 대표는 전날 비노 진영이 주축인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과 오찬을 하면서 이 같은 생각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겉으로는 자신의 대표직 사퇴를 요구했지만 사실상 공천 지분 챙기기 아니냐는 것이다. 사전에 내용을 본 일부 최고위원이 “내용과 시기가 부적절하다”며 제동을 걸어 공식 회견은 무산됐다. 하지만 그 내용은 비노 진영에 고스란히 흘러들어갔다. 비노 진영은 격앙된 분위기였다. 문재인 책임론을 주장하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주승용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문 대표는 마치 내가 공천권에 대한 사심이 있는 것처럼 얘기했다”며 “당을 깨자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반발했다. 박지원 의원은 트위터에 “총선 공천 혹은 지분 운운은 사실도 아니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기에 앞으로도 거론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문 대표가 사실상 친노 대 비노의 ‘전면전’을 선포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노계 원로인 정대철 상임고문은 이날 전직 야당 의원들 모임인 ‘민주헌정포럼’ 오찬에서 “친노에 가까운, 운동권적 강경론이 당론으로 지배되는 정당으로 남아 있는 한 (차기) 집권은 어렵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문 대표 사퇴론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한편 문 대표는 15일 광주 방문을 추진하다가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혜림 beh@donga.com·황형준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3일 우여곡절 끝에 ‘공갈 막말 파문’의 장본인인 정청래 최고위원에게 당의 공식 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원회의에 대한 출석정지를 결정했다. 사실상 직무정지에 해당하는 조치였지만 의사결정 과정에서 다시 한 번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며 지도력 부재를 드러냈다.○ 문 대표, 정청래 ‘자숙’ ‘출석정지’ 오락가락 정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논의는 12일 열린 심야 최고위원회의 때 본격화됐다. 최고위원들 다수는 정 최고위원이 국민과 당원에게 사과해야 하며, 당 차원에서는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하지만 정 최고위원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문 대표는 이날 오후 11시 30분경 일부 최고위원에게 전화해 “정 최고위원 설득에 실패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는 13일 오전 비공개로 열린 사전최고위원회의에서 정 최고위원의 출석정지 조치를 재확인했다. 하지만 정 의원은 “공개 발언을 자제하되 회의에는 참석하겠다”며 문 대표의 요구를 거부했다. 결국 문 대표는 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심정으로 정 최고위원에게 당분간 자숙을 요청했고 본인도 동의했다”는 선에서 입장을 표명했다. 정 최고위원 눈치 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한술 더 떠 정 최고위원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최고위원회의에 계속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최고위원들은 강력 반발했다. 문 대표는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다시 거친 끝에 정 최고위원에 대한 조치를 ‘출석정지’로 최종 확정했다. 정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5시간여가 지난 오후 3시 반경 ‘당분간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돌렸다. 오영식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문 대표의 모습을 보면서 실망했다”고 했다. ○ 비노 “정청래 출당해야” 문 대표는 정 최고위원에 대한 직무정지를 시작으로 △주승용 최고위원의 복귀 설득 △쇄신책 발표의 ‘3단계 플랜’을 통해 당내 갈등을 수습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또한 광주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전에 주 최고위원을 복귀시키는 데 사력을 다하겠다는 것. 그러나 주 최고위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마음을 비운 지 오래됐다”며 사퇴 의사를 접지 않았다. 그는 “문 대표는 친노(친노무현)가 없다는데 그렇다면 유령이 움직이고 있는 것인가”라며 “문 대표가 이제 비노(비노무현)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호남정치 복원’을 강조하는 박지원 의원도 “(문 대표가) 개혁과 혁신을 하겠다고 했지만 2주가 지났는데도 아무것도 없다.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압박을 계속했다. 비노가 주축인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 소속 의원들도 문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내가 문 대표라면 손학규 전 대표처럼 책임을 지고 자리를 비웠을 것이다” “순수하기만 한 사슴은 지도자가 되지 못한다” “당 중앙위원회에 당 대표와 지도부의 재신임을 물었어야 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문 대표는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 대신 문 대표는 “내년 총선 공천을 공정하게 하겠다”고만 해 민집모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한 의원은 “우리가 총선 공천 때문에 이러는 것이 아니다. 지분이니 뭐니 그렇게 생각하시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혜림 beh@donga.com·황형준 기자}

“‘후원금 보내겠다. 속 시원하다. 더 용기를 내라’는 격려가 많았습니다. 기죽지 않고 최전방 공격수로서 소임을 다하겠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최고위원은 11일 밤 자신의 트위터에 이렇게 자화자찬했다. 그는 이날 주승용 최고위원에게 ‘공갈’ 막말을 사과하고 최고위원직 사퇴를 만류하기 위해 전남 여수를 찾았지만 주 최고위원은 만나지 못한 채 돌아왔다. 주 최고위원은 전화로 사과는 받아들였지만 “최고위원 사퇴를 철회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정 최고위원의 막말 파문으로 당이 극심한 내홍에 빠졌다. 당내에선 “‘당대포(정 최고위원이 자신의 별명으로 불렀던 말)’가 내무반에 수류탄을 던졌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그런데도 이에 대한 반성은 없었다. 오히려 트위터에 자기 자랑만 하고 있는 모양새다. 문재인 대표 역시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정 최고위원의 여수행을 설득하긴 했지만 정 최고위원이 ‘억지 춘향식 사과’만 했을 뿐 주 최고위원의 마음을 돌리진 못했기 때문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그를 격려하는 댓글도 있긴 했다. 그러나 당 관계자들은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당 분열을 일으킨 정 최고위원에게) 격려 댓글을 다는 것 아니냐”는 식의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며 SNS의 왜곡된 민심을 한탄했다. 앞서 정 최고위원은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시대정신은 SNS에 있다”며 “우리가 공략할 것은 온·오프 네트워크 정당을 통한 SNS 스마트 정당”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에 정 최고위원의 SNS 자화자찬은 ‘SNS 민심과 당심과의 괴리’를 여실히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호남 민심은 “부끄러워서 얼굴을 들 수 없다” “우리랑 같이 못 하겠다는 이야기”라고 들끓으면서 호남 신당 창당론에 기름을 부었고 정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요구도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네트워크정당’을 개혁 과제로 삼은 정 최고위원은 문재인 지도부의 발목마저 잡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당대회와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 때마다 호남 당원 위주의 ‘당심’보다 친노(친노무현) 지지자 중심의 ‘모발심(모바일+心)’을 따랐던 새정치연합도 그간 민심을 잘못 읽은 건 아닌지 되돌아봐야 할 시점이다.황형준·정치부 constant25@donga.com}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최고위원의 ‘공갈’ 막말을 둘러싼 당내 후폭풍이 거세다. 급기야 정 최고위원을 향해 “당에서 내보내라”는 출당(黜黨) 요구까지 터져 나왔다. 김동철 의원(광주 광산갑)은 12일 의원총회에서 “정 최고위원의 막말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당의 체질과 문화 의식을 뼛속까지 바꾼다는 의미에서 정 최고위원의 출당 조치를 문재인 대표에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표를 향해 “국민께 당이 변화하고 혁신하고 있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 그렇게 (출당 조치를) 해 달라”며 “(조치가) 없다면 저와 뜻있는 의원들이 함께 결단하겠다”고 압박했다. 이날 평당원 70여 명도 당 윤리심판원에 징계요구서를 제출했다. 윤리심판원장을 맡고 있는 강창일 의원은 “본인 소명 기회 등 절차를 밟아 15일 열리는 윤리심판원 회의에서 심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희상 정세균 박병석 의원 등 4선 이상 중진 9명은 이날 긴급 조찬 회동을 하고 정 최고위원 막말 문제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박 의원은 “품격 있는 최고위원회가 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모았다”고만 말했다. 직설적 표현은 피했지만 지도부 차원에서 정 최고위원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압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출당 요구에 대한 심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거기에 대해 할 말이 없다”고 했다. 문 대표 측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정 최고위원이) 자숙해도 모자랄 판에 트위터를 계속 하고 있으니…”라며 난감해했다. 한편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공개된 팟캐스트 ‘노유진(노회찬 유시민 진중권)의 정치카페’에서 “정 최고위원은 자기 맘에 안 들면 그 사람이 어느 정파에 속했든 공격하는 정치인”이라며 “수틀리면 누구라도 공격한다. 정 최고위원과 싸우면 손해”라고 평가했다. 주 최고위원에 대해선 “호남이라는 (자신의) 영역을 지키려는 사람”이라며 “여기에 함부로 침범하는 걸 침략적 패권주의로 보고 단호히 맞서는 분”이라고 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황형준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내홍이 점입가경이다. 정청래 최고위원의 ‘공갈’ 막말 파문에 이어 그동안 은인자중하던 김한길 전 공동대표가 11일 문재인 대표에게 “이 지도부로 내년 총선을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동교동계가 사실상 ‘문 대표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것과 맞물려 당내 친노(친노무현)-비노(비노무현)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양상이다. 문 대표의 최측근인 노영민 의원이 총대를 멨다. 노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과 당원에 의해 선출된 최고위원이 그 직을 수행하는 것은 권리가 아니고 의무”라며 “의무 이행을 갖고 논란을 벌이는 건 자해행위”라고 했다. 사퇴 의사를 밝힌 뒤 당무를 거부하고 있는 주승용 최고위원을 정조준한 것. 문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당을 먼저 생각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비노계 정성호 의원은 “책임정치 실현을 위해 물러난 전임 지도부들은 의무를 다한 게 아니고 사심 때문에 그랬다는 것이냐”며 “이중 잣대, 견강부회”라고 비판했다. 비노 진영의 한 축인 김 전 공동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대표가) 오로지 친노의 좌장으로 버티면서 끝까지 갈지, 아니면 야권을 대표하는 주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결단을 할지 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정 최고위원의) 막말 파문만 해도 우리가 2012년에 얼마나 당했느냐. (당시 김용민 씨 막말 파문으로) 20, 30석이 날아갔다고 했다”며 “그런 경험이 있으니까 이 지도부에 불안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도 “지도부의 결자해지가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과 당원께 큰 실망과 허탈감을 드렸다”며 “문재인은 ‘친노수장’이라는 말이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 최고위원은 전남 여수를 찾아 주 최고위원을 만나려 했지만 만나지 못하고 전화로 사과했다. 하지만 주 최고위원은 “사과 표명과 사퇴 철회는 별개 문제”라며 “사퇴를 철회할 의사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정계 은퇴를 선언한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칩거 중인 전남 강진 토담집은 요즘 방문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어 화제다. 당의 한 관계자는 “손 전 고문은 강력히 부인하고 있지만 문 대표가 흔들리면서 손 전 고문의 정계 복귀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 아니겠느냐”고 말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한상준 기자}
“우리가 돈(창당 비용) 대줄 테니 차라리 호남 신당을 만들어 부러(버려).” 새정치민주연합 호남 지역 의원들은 요즘 지역구 주민들에게서 이 같은 얘기를 자주 듣는다고 한다. 운동권 출신의 정청래 최고위원이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호남을 대표하는 주승용 최고위원을 향해 ‘공갈’ 막말을 퍼붓자 호남에 대한 막말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얘기였다. 이에 따라 2003년 노무현 정권 출범 초기 새천년민주당 분당을 놓고 대립했던 ‘난닝구’(호남의 김대중 전 대통령 지지 세력)와 ‘빽바지’(친노무현·운동권 진영)의 대결 구도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4·29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주목받고 있는 호남 신당론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광주 동구의 박주선 의원은 11일 “정 최고위원의 발언을 본 호남 사람들에게서 ‘우리랑 같이 못하겠다는 얘기 아니냐’ ‘호남을 무시하는 발언을 아무 거리낌 없이 할 수가 있느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신당 창당을 포함해 뜻을 같이하는 의원들끼리 심도 있는 논의를 해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호남의 한 재선 의원은 “지역 주민들은 ‘이대로는 정권 교체는 불가능하다’ ‘문재인 대표의 리더십으로는 안 된다’는 지적을 쏟아내고 있다”라고 했다. 새정치연합 소속 전남도의회 의원들은 이날 ‘지도부 각성 촉구’ 성명서를 내고 “2010년 재·보선 때는 정세균 전 대표가, 지난해 재·보선 때는 김한길,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책임지고 물러났다”며 “특정 계파 중심의 당 운영을 청산하고 전면적인 개혁을 추진하라”고 주장했다. 한편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에는 박수현 이언주 의원이 임명됐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우리가 ‘싸가지 없는 진보’를 자초한 것이 아닌지 겸허한 반성이 필요한 때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2012년 대통령 선거에 대한 회고록 ‘1219 끝이 시작이다’에서 이같이 자성했다. 하지만 문재인 지도부의 일원인 정청래 최고위원의 ‘공갈’ 막말 파문이 불거지면서 그가 내놓은 자성의 목소리가 공허해졌다. 야당이 자당 소속 인사들의 막말 파문으로 제 발등을 찍은 것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2012년 19대 총선 막판 서울 노원갑 김용민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가 과거에 했던 노인·여성 비하 발언이 드러났지만 당 지도부는 김 후보를 감싸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결국 막판 판세가 불리하게 흘러갔다는 평가가 나왔다. 2013년 12월에는 당시 최고위원이던 양승조 의원이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 사건을 언급하며 “박근혜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그해 7월에는 홍익표 의원이 박 전 대통령을 향해 ‘귀태(鬼胎·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 발언을 하기도 했다. ‘싸가지 없는 진보’는 사실 노무현 정부 당시 유시민 전 의원에게 붙여진 별칭과도 같다.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김영춘 전 열린우리당 의원은 유 전 의원을 향해 “옳은 말을 참 싸가지 없이 한다”고 해 화제가 됐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여야 원내대표는 10일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 선출 이후 첫 회동을 하고 연말정산 보완책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 ‘누리과정’ 예산 지원을 위한 지방재정법,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등의 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4시간 넘게 진행된 회동에서도 공무원연금법 개정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양당 원내대표는 합의문에서 “공무원연금법 개정과 공적연금 강화에 대해서는 5월 2일 양당 대표·원내대표 간 합의 및 (공무원연금 개혁) 실무기구 합의 사항을 존중해 계속 논의하기로 한다”고만 명기했다. 결국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50%’ 명기가 걸림돌이었다. 새누리당은 5월 2일 여야 대표 및 원내대표 합의문을 존중해 사회적 기구 등을 위한 국회 규칙과 국회 특별위원회를 처리하자고 했지만, 새정치연합은 50% 문구를 국회 규칙에 명기해야 한다는 뜻을 고수했다. 여야는 12일과 28일 본회의를 열기로 합의했지만 이날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처리할지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함에 따라 5월 국회 내 처리도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여야는 국민연금과 관련해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열어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을 출석시키기로 했다. 여야는 6일 정부가 의결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논란과 관련해서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를 소집하고 추후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성호 sungho@donga.com·황형준 기자}

8일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가 정청래 최고위원의 ‘공갈’ 막말 파문으로 다시 내홍에 휩싸였다. 전날 비노(비노무현)계 이종걸 원내대표가 선출되면서 ‘친노(친노무현)-비노’의 투톱 체제로 계파 간 균형이 잡히는 듯했지만 하루도 못 간 것이다. 4·29 재·보궐선거 패배로 인한 혼선과 분열을 진정시키려던 문재인 대표 체제도 휘청거리게 됐다. 문 대표는 정 최고위원의 발언이 과했다며 사과를 요구했지만 정 최고위원은 끝내 사과를 거부해 문 대표의 지도력에 깊은 생채기를 남겼다. 당내에서는 “‘당대포’를 자처한 정 최고위원이 문 대표의 뒤통수를 친 격”이라는 말이 나온다.○ 정청래 “공갈치는 게 더 문제” 주승용 “치욕적” 이날 최고위원회의는 순조롭게 출발했다. 주승용 최고위원이 “이번 주까지 (발언을) 자제하겠다고 했지만 문 대표가 아무 말도 없어 입이 간질간질해 한마디 하겠다”고 말하자 문 대표도 멋쩍은 듯 이를 드러낼 정도로 웃었다. 4·29 재·보궐선거 광주지역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던 주 최고위원은 4일 “선거 참패는 ‘친노 패권정치’에 대한 국민의 경고”라며 문 대표에게 패권정치 청산을 위한 방안 등을 밝히라고 요구해 왔다. 주 최고위원이 8일 작심한 듯 “비공개, 불공정, 불공평이 패권주의의 또 다른 이름”이라며 “제갈량의 3공(공개, 공정, 공평)의 원칙을 세우는 데 당분간 진력해 나가자”고 말하자 문 대표의 표정이 서서히 굳어졌다. 다음 발언자인 정 최고위원은 주 최고위원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공개, 공정, 공평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지만 사퇴하지도 않으면서 할 것처럼 공갈치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인신공격성 발언을 했다. 발끈한 주 최고위원은 정 최고위원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공개 석상에서 정말 치욕적이다. 저는 사퇴한다. 지도부도 사퇴해야 한다”고 말한 뒤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난장판 속에 ‘봄날은 간다’ 부른 유승희 이후 주 최고위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답변을 기다렸으나 돌아온 것은 폭언이었다”며 “이것이 바로 패권정치의 폐해”라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정 최고위원이 과했다. 적절한 방법으로 사과를 해 문제를 풀어 나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지만 정 최고위원은 사과하지 않았다. 유승희 최고위원은 주 최고위원이 자리를 박차고 나간 다음 “어제 경로당에서 인절미에 김칫국을 먹으며 노래 한 소절 불러드리고 왔다”며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라는 ‘봄날은 간다’의 한 소절을 불러 빈축을 샀다. 회의장 주변에선 블랙코미디를 보는 것 같다는 장탄식이 터져 나왔다. 유 최고위원은 비난 여론이 커지자 자신의 트위터에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했는데 제 의도와 달리 많은 분들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썼다. 한편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수석부대표로 박지원계 이윤석(전남 무안-신안), 옛 손학규계 이춘석 의원(전북 익산갑)을 임명했다. 공동 원내수석부대표 체제도 그렇지만 두 명 모두 호남 의원을 임명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8일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최고위원의 ‘공갈’ 막말 파문에 다시 지도부가 내홍에 휩싸였다. 전날 비노(비노무현)계 이종걸 원내대표의 선출로 ‘친노(친노무현)-비노’의 투톱 체제로 계파 간 균형이 잡히는 듯했지만 하루도 못 간 것이다. 4·29 재·보궐선거 패배로 인한 혼선과 분열을 진정시키려던 문재인 대표 체제도 휘청거리게 됐다. 문 대표는 정 최고위원의 발언이 과했다며 사과를 요구했지만 정 최고위원은 끝끝내 사과를 거부해 문 대표의 지도력에 깊은 생채기를 남겼다. 당내에서는 “‘당대포’를 자처한 정 최고위원이 문 대표의 뒤통수를 친 격”이라는 말이 나온다.●정청래 “공갈치는 게 더 문제” 주승용 “치욕적” 이날 최고위원 회의는 순조롭게 출발했다. 주승용 최고위원이 “이번 주까지 (발언을) 자제하겠다고 했지만 문 대표가 아무 말도 없어 입이 간질간질해 한마디 하겠다”고 말하자 문 대표도 멋쩍은 듯 이를 드러낼 정도로 웃었다. 4·29 재·보궐선거 광주지역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던 주 최고위원은 4일 “선거 참패는 ‘친노 패권정치’에 대한 국민의 경고”라며 문 대표에게 패권정치 청산을 위한 방안 등을 밝히라고 요구해 왔다. 주 최고위원이 이날 작심한 듯 “비공개, 불공정, 불공평이 패권주의의 또 다른 이름”이라며 “제갈량의 3공(공개, 공정, 공평)의 원칙을 세우는 데 당분간 전력해 나가자”고 말하자 문 대표의 표정이 서서히 굳어졌다. 다음 발언자인 정 최고위원은 주 최고위원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공개, 공정, 공평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지만 사퇴하지도 않으면서 할 것처럼 공갈치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인신공격성 발언을 했다. 발끈한 주 최고위원은 정 최고위원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공개 석상에서 정말 치욕적이다. 저는 사퇴한다. 지도부도 총사퇴해야 한다”고 말한 뒤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난장판 속에 ‘봄날은 간다’ 부른 유승희 이 와중에 유승희 최고위원은 “오늘이 어버이날인데, 어제 경로당에서 인절미에 김칫국을 먹으며 노래 한 소절 불러드리고 왔다”며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라는 ‘봄날은 간다’의 한 소절을 불렀다. 추미애 최고위원은 “한 소절만 불러서 안타깝다. 노래에 맞춰 예쁜 상의를 입고 왔는데요”라고 비꼬았다. 회의장 주변에선 블랙코미디를 보는 것 같다는 장탄식이 터져 나왔다. 이후 주 최고위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답변을 기다렸으나 돌아온 것은 폭언이었다”며 “이것이 바로 패권정치의 폐해”라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정 최고위원이 과했다. 적절한 방법으로 사과를 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지만 정 최고위원은 사과하지 않았다. 한편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수석부대표로 박지원계 이윤석(전남 무안·신안), 옛 손학규계 이춘석(전북 익산갑) 의원을 임명했다. 공동 원내수석부대표 체제도 그렇지만 두 명 모두 호남의원을 임명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새정치민주연합 비노(비노무현) 진영의 이종걸 의원(4선·경기 안양 만안·사진)이 7일 새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이번이 원내대표 세 번째 도전으로 삼수 끝의 승리다. 이로써 새정치연합은 문재인 대표와 이 원내대표의 ‘친노(친노무현)-비노’ 동거 체제로 재정비됐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경선에서 소속 의원 130명 중 127명이 투표한 가운데 66표를 얻어 61표를 얻은 3선의 최재성 의원(경기 남양주갑)을 눌렀다. 이 의원과 최 의원은 후보 5명이 맞붙은 1차 경선에서는 각각 38표와 33표를 얻어 1, 2위로 결선 투표를 벌였다. 이 의원의 승리는 당내 비노 진영이 결집한 결과로 분석된다. 중도 성향의 의원들이 친노와 비노의 균형 잡힌 지도부를 요구한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이 의원은 이날 당선 기자간담회에서 “어제(6일) 있었던 일(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 무산)은 새누리당이 야당을 무시한 정도가 아니라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폭거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이 난국을 돌파하겠다는 것이 무조건 강경 일변도는 아니다. 대화하고 논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독립운동가 이회영 선생의 손자로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이 사촌형이다. 2004년 여당이던 열린우리당 원내수석부대표로 국가보안법 폐지 등 이른바 4대 입법을 현장 지휘했다. 당시 원내대표는 광주 서을 4·29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용기가 없어서 싸우지 않은 게 아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전 원내대표는 공무원연금개혁안 처리가 무산된 6일 저녁 “악쓰는 사람은 무섭지 않다. 막 (소리를) 지르고 하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다”며 당내 강경파의 행태를 비판했다. 임기를 마치고 떠나는 우 전 원내대표의 목소리에서는 울분이 느껴졌다. 그는 이날 오후 10시경부터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의원 10여 명과 환송회를 갖고 폭탄주를 마셨다.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우상호 우원식 이목희 의원 등은 ‘온건한 협상가’라고 평가받는 우 전 원내대표를 향해 “태연하게 협상했다” “마치 사무관 같다” “(여당의 입장을) 무작정 기다리는 것에 모멸감을 느낀다”는 식으로 직격탄을 날렸다고 한다. 이런 비난을 떠올린 듯 우 전 원내대표는 “(공무원연금개혁안 처리가 무산된 건) 전적으로 내 책임”이라면서도 “온갖 수모를 감수했지만 끝까지 협상하는 것이 옳다는 게 내 가치와 철학”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보낸 ‘조금만 기다려달라, 꼭 하겠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믿고 기다렸다”고 말했다. 그는 유 원내대표에 대해 “진실한 사람”이라며 “외부의 개입 때문에 처리하지 못한 것”이라고 두둔했다. 그러나 그는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안건의) 제일 뒤로 미뤘다면 공무원연금개혁안이 처리됐을 수도 있었다”며 아쉬워했다. 우 전 원내대표는 원내 사령탑이라는 짐을 벗어던진 홀가분함도 드러냈다. 그는 “‘그리스인 조르바’의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묘비명에는 ‘나는 아무것도 원하는 게 없다.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나는 자유인이다’라고 했다”며 “내일(7일)부터 자유인”이라고 말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7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에 비노(비노무현)의 이종걸 의원이 선출된 최대 요인은 ‘친노(친노무현) 견제’ 심리로 분석된다. 내년 총선까지 친노 진영의 독주를 막고 당내 ‘균형’을 이루는 것이 급선무라는 의원들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경선에서 비노의 강한 지지를 받는 이 원내대표가 결선투표에 진출할 것으로 일찌감치 점쳐졌다. 관심은 누가 이 원내대표와 함께 결선투표에 진출하느냐였다.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 진영의 표가 최재성 조정식 김동철 후보로 분산됐기 때문이다. 1차 투표함을 열어본 결과 이 원내대표는 예상보다 10표가량 줄어든 38표를 얻었다. 2등인 최 의원(33표)의 맹추격으로 표차가 5표밖에 나지 않은 것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최 의원이 막판 ‘다크호스’로 떠오른 데는 공무원연금 개혁을 둘러싸고 고조된 여야 갈등 국면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여협상을 주도하려면 ‘강경이미지’의 원내사령탑을 선출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기 때문이다. 정세균계로 강경파에 속하는 최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친노 강경파의 지지를 받았다. 긴장 속에서 치러진 결선투표에선 이 원내대표 66표, 최 의원 61표. 또다시 불과 5표 차였다. 이 원내대표의 아슬아슬한 승리였지만 비노 진영이 이탈 표 없이 똘똘 뭉친 것이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통상 범친노 의원은 70여 명, 비노 진영은 60명 정도로 분류된다. 이 같은 결과는 내년 총선까지 문재인 체제의 독주를 막아야 한다는 ‘견제 심리’가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의 ‘투톱’이 모두 친노 인사로 구성될 경우 당의 분열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작용했다. 비노 진영 수장으로 꼽히는 김한길 박지원 안철수 의원이 이 원내대표를 강하게 지지한 것도 비노 표의 결집을 가속화했다. 박 의원은 이날 선거가 끝난 뒤 “이런 게 야당이다”라고 말했다. 비주류가 주류를 위협할 수 있다는 의미다. 비노 진영의 한 의원은 “신임 원내대표는 문재인 체제가 흔들릴 경우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어야 하는 인물”이라며 “총선을 앞두고 공천을 둘러싼 이해관계도 작용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원내대표는 당선 기자회견에서 “재·보선 참패의 원인은 분열”이라며 “분열을 치유하고 통합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선거에서 ‘친노 공천’ 논란과 함께 당내 분열이 가속화한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문 대표로선 당 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원회에 비노 의원이 늘어난 것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비노 최고위원은 주승용 의원과 함께 이 원내대표까지 모두 2명으로 늘었다. 핵심 당직자는 “가뜩이나 문 대표가 의사 결정 때 최고위원들을 배제하고 비선라인을 동원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견제 세력이 늘어나 마찰이 잦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이종걸 원내대표 △서울(58) △경기고, 서울대 공법학과 △변호사(사법연수원 20기) △16·17·18·19대 의원(경기 안양 만안) △열린우리당 원내수석부대표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배혜림 beh@donga.com·황형준 기자}

“20년 전 국회에 처음 등원했을 때 느꼈던 설렘을 간직하며 초선 의원의 자세로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무소속 천정배 의원(사진)이 6일 여야 의원 전원에게 이런 문구가 붙은 찹쌀떡을 돌리며 원내 재입성을 신고했다. 천 의원이 돌린 떡은 광주에서 유명한 ‘창억떡집’의 떡이다. 이 떡을 통해 천 의원은 ‘광주 초선’임을 강조한 것. 15∼18대 국회에선 경기 안산이 지역구였지만 광주에선 초선인 만큼 초심(初心)을 강조하며 자세를 한껏 낮췄다. 천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만일 신당을 만든다면 그 신당은 말할 것도 없이 전국 개혁정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천 의원은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DJ) 전 대통령 사저에서 이희호 여사도 예방했다. 이 여사는 “내 남편(DJ)의 이름이 정쟁에 오르내리고 동교동계라는 말이 안 나오기를 부탁한다. 국민은 야권분열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천 의원이 전했다. 이 여사가 재·보궐선거 지원 여부로 잡음이 컸던 동교동계와 ‘뉴 DJ’를 거론한 천 의원을 동시에 질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천 의원은 “제가 해설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대선 이전에 (새정치연합과) 만난다는 말 드린 적 있다. 걱정하지 마시라고 했다”고 말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정계 은퇴를 선언한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전 상임고문(사진)이 2011년 4·27 경기 성남 분당을 보궐선거 출마 당시 마련했다가 처분하지 않았던 분당 아파트 전세계약이 만료되자 이달 초 서울 종로구 구기동의 한 빌라에 전세를 얻어 이사를 마쳤다. 손 전 고문 측 관계자는 5일 “가끔 경조사 등 서울에 볼일을 보러 올라오면 하루 이틀 머물 공간이 필요했다”며 “평소에는 (구기동) 집은 비어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분당 아파트 전세금이 많이 올라 딸이 사는 곳 근처로 옮겼다고 한다. 새로운 거처는 문재인 대표가 사는 동네이기도 하다. 야당의 주요 인사가 이웃사촌이 된 셈이다. 손 전 고문은 여전히 전남 강진의 흙집에서 칩거를 계속할 계획이지만 4·29 재·보궐선거 참패로 야권이 위기 상황을 맞으면서 그의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위기에 몰린 야권을 구원하기 위해 다시 등판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가 서울 구기동으로 이사를 한 사실이 이런 관측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최근 손 전 고문이 측근들의 경조사에 참석하는 모습이 우연찮게 외부에 노출되면서 “하산이 머지않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많이 나온다. 손 전 고문은 지난달 18일 지인들과 수유동 국립4·19민주묘지를 참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여야가 국민연금과 연계한 공적연금 강화 방안을 놓고 2라운드 공방에 들어갔다. 박근혜 대통령이 여야가 합의한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50% 인상안에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새누리당 권은희 대변인은 5일 “국민의 뜻을 물어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이에 맞서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원회는 “공적연금 강화는 공무원연금 강화와 더불어 합의된 것”이라며 “(여당은) 공무원연금 개혁을 무산시키려는 것이냐”고 압박했다. 새정치연합은 구체적으로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50%’와 ‘공무원연금 개혁 재정 절감액 20% 공적연금 투입’을 사회적 기구 구성안에 명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앞으로 국민연금의 적정한 소득대체율을 논의해야 하는데 먼저 결론을 내고 시작할 수는 없다”며 난색을 표시했다. 공론화를 거치지 않은 채 덜컥 소득대체율 인상에 합의한 것을 두고 커지는 비난 여론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오히려 국민연금이 2060년에 기금 고갈이 예상되는 상황인 만큼 지속 가능한 연금 운영과 재정 건전성 부분까지 사회적 기구에서 다루자고 주장하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사회적 기구가 마련되면 국민연금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사회적 기구 구성에도 이견이 있다. 사회적 기구는 20명 이내로 여야 의원 각각 1, 2명에 여야 추천 전문가 및 시민단체 소속 인사, 연금 당사자인 근로자·사업주·지역가입자 대표자, 보건복지부 등 정부 측 인사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은 정부 측 인사를 최소화하자고 주장해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여야가 대치하는 상황에서 새정치연합 내부에서 여야 합의안을 정면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이날 ‘국민 참여 없는 연금 개혁안에 반대한다’는 개인 성명을 내고 “천문학적 규모의 공무원 연금 재정 부족분에 대한 보전을 결국 미래 세대의 희생과 부담으로 떠넘긴다면 국민이 선뜻 동의하겠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안 전 대표는 “이번 개혁은 그만큼 충분하지 못했고, 협상 과정에서 국민의 참여가 없었다”며 각각의 대표 주체들이 모두 참여하는 ‘범국민대타협기구’ 결성을 제안했다.이현수 soof@donga.com·황형준 기자}

“문재인은 더이상 호남 민심을 우롱하지 말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4일 오후 2시경 광주공항에 도착했을 때 그를 기다린 플래카드 문구였다. 4·29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뒤 사실상 ‘낙선인사’를 겸해 찾은 광주의 민심이었다. 플래카드를 든 ‘새정치민주연합 개혁을 바라는 시민모임’ 회원 20여 명은 성명서에서 “선거 때는 1박 2일 일정 등 6번이나 다녀갔던 광주를 이번에는 겨우 2, 3시간 남짓 방문해 지역 주민에게 사과의 인사를 하고 곧바로 귀경한다니 광주 방문의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사실상 천정배 의원 측 지지자들이었다”며 “광주시민의 뜻은 아니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문 대표는 공항 출구에 나타나지 않았다. 문 대표를 만나 항의하겠다는 이들을 피해 귀빈 통로로 공항을 빠져나왔다. 호남 민심을 추스르기 위해 광주에 간다고 했지만 정작 자신을 향한 날선 비난과 항의는 외면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잘못된 공천’ 입 모은 광주 서을 주민들 문 대표는 이날 재·보선을 앞두고 1박을 했던 서구 서창동 발산마을회관, 서창향토문화마을, 풍암동 부영아파트 경로당 등 3곳에 들러 중장년층 주민 50여 명을 만났다. 문 대표를 만난 광주 서을 주민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했다. ▽주민 곽창기 씨=“광주 서을은 ‘주인다운 국회의원’이 없었다. (앞으로) 공천을 할 때 문 대표 주위에 있는 사람 얘기만 듣지 말고 ‘울타리 밖 이야기’를 많이 들어 달라. (광주 서을의) 주인을 좀 찾아 달라.” ▽윤명규 발산마을 만드리보존회 위원장=“농사짓는 농민들이 뭘 원하는지 (새정치연합은) 알고나 있는지…. 제1 야당이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농민 편에 서 줘야 하는 것 아닌가.” ▽박종옥 전 서구의회 의장=“(야당이) 똘똘 뭉쳐 정말 야당다운 야당 역할을 해서 ‘변했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정말 문 대표가 ‘피 보더니 핏값 하더라’라는 소리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풍암동 오인수 회장=“(새정치연합이) 제대로 된 민심을 읽어서 공천 좀 제대로 해주셨으면 좋겠다. 20년 전 (김대중 전 대통령 같은) 분들은 그렇게 (정치를) 했던 것 같다. 젊은 인재를 영입하고 공천을 혁신적으로 해야 했는데 (새정치연합은) 자기 사람만 심는다는 인상이 깊다.” 문 대표는 시종 굳은 표정을 지으며 “새롭게 태어나겠다”는 답변만 했다. 간간이 날선 얘기가 쏟아질 때는 입술을 굳게 깨물기도 했다.○ 문 대표 “기득권 내려놓고 더 혁신할 것” 문 대표를 만난 주민들 일부는 “실망하지 마라”며 문 대표를 위로했다. 문 대표도 “회초리 맞으면서 이번에 민심을 겸허하게 받들고 완전히 새로운 정당을 만들겠다”며 “더 크게 통합해서 당내에서도 친노 비노 이런 계파 소리가 나오지 않게끔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발산마을회관에서 만난 노인들은 “(재·보선 날) 투표 안 했다” “한두 사람이 아니라 몇십만 명이 투표해 (새정치연합 후보가) 떨어진 것인데 우리가 말해서 말이 먹히겠느냐”며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재·보선 패배 후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던 문 대표는 이날 처음 기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주승용 최고위원의 ‘친노 패권주의’라는 비판에 대해 “지금 당 안팎에서 이렇게 나오는 비판들이 강조점들은 다르지만 크게는 같다”며 “우선 기득권을 내려놔야 된다는 것, 그런 자세 위에서 더 크게 혁신하고 더 크게 통합하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광주 서을에서 당선된 천정배 의원의 신당 창당 움직임을 두고는 “광주시민이 바라는 건 야권의 분열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오히려 야권을 통합해 다음 총선, 대선에서 이기는 당이 돼 달라는 게 광주 시민들의 주문일 것”이라고 말을 비켜 갔다. 문 대표는 이 주민들만 2시간 정도 만난 뒤 곧바로 귀경했다. 당 일각에선 “선거 기간에 만났던 편한 주민들만 만난 것은 정치적 쇼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광주=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