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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29일 본회의를 열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11월 22일) 후 여야 간 대립으로 미뤄놓았던 민생법안을 무더기로 지각 처리했다. 새해를 사흘 앞두고 열린 이날 본회의에서는 이른바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일명 도가니법) 등 법률안 128건과 ‘국군부대의 국제연합 레바논 평화유지군 등 파견연장 동의안’ 2건, ‘중국어선 불법조업 재발 방지 대책 마련 촉구 결의안’ 1건,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등 특위 활동시한 연장안 7건, 기타 안건 3건 등 모두 141개 안건이 처리됐다. 국회는 이날 ‘2.5분에 1건꼴’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사회를 보던 정의화 부의장이 “○○○ 개정안에 표결하십시오”라는 말을 하기도 전에 표결 상황을 알리는 전광판에 의원들의 찬반 표시가 나타나기도 했다. 그나마도 의원들의 이탈로 의결정족수를 못 채우자 당초 처리하려던 안건 4건은 남겨둔 채 중단됐다. 이로 인해 한미 FTA 재협상 촉구 결의안은 30일 본회의에 다시 상정하기로 했다. ○ 근로장려금 지원 확대 29일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 중에는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저임금 근로자의 보호와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을 위한 ‘친서민 법안’이 대거 포함돼 있다. 정부가 영세 사업장 저임금 근로자들의 국민연금 납부액과 고용보험료의 3분의 1을 지원하도록 한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 징수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보험료 부담으로 영세 사업주와 근로자들이 사회보험 가입을 기피하는 사례를 막기 위한 것이다. 당초 내년 10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나 정부는 시행 시기를 최대한 앞당길 방침이다. ‘파견근로자보호법’ 개정안 등의 통과로 비정규직과 파견근로자의 처우 등이 개선된다. 근로감독관이 불법 파견임을 확인하면 파견 기간에 관계없이 사용 사업주는 해당 근로자를 직접 고용해야 한다. 그간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4단체는 기업의 자율적인 인력 운용을 막는다며 이를 반대해왔다. 또 부당한 차별대우를 한 사업주에게는 과태료가 부과된다. 30일 본회의에서는 서민들의 생활 부담을 덜어줄 세제 개편안도 대거 상정될 예정이다. 근로장려세제(EITC) 혜택을 받는 대상 가구와 공제 혜택을 늘리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월세소득공제 대상에 홀몸노인이나 미혼자 같은 ‘나 홀로 세입자’를 넣는 ‘소득세법’ 개정안, 아파트 내 어린이집에 부가가치세를 면제해주는 ‘부가가치세법’ 개정안 등이 포함된다.○ 방문판매법 개정 성폭력 범죄자의 사회복지시설 근무를 제한하는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성범죄자는 10년 동안 사회복지법인에 근무할 수 없고, 특히 사회복지시설에 재직하는 동안 성범죄를 저지를 경우 평생 시설 취업이 제한된다. 성범죄가 발생한 시설에는 정부가 영업 정지나 시설 폐쇄 등의 행정조치를 할 수 있다. 또 집단적이고 반복적으로 발생했을 경우 설립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의 통과로 5년 동안 3회 이상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택시운전사는 20년 동안 택시자격증을 재취득할 수 없다. 방문판매로 신고하고 실제로는 다단계판매로 영업하는 이른바 ‘신방문판매’ 업체에 대한 규제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방문판매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 박희태 의장 발의 법안도 처리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한국형 복지’의 기본 철학을 담아 발의한 ‘사회보장기본법’ 전면개정안도 이날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국가가 생애 단계마다 필요한 복지 서비스를 맞춤 제공해 ‘평생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5인 이상이 모여 자유롭게 협동조합을 설립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협동조합기본법’ 개정안도 의결됐다. 이는 민주통합당 손학규 전 대표가 9년 만에 다시 의원이 된 뒤 발의한 법안과 무소속 김성식, 통합진보당 이정희 의원이 각각 발의한 법안을 절충한 것이다. 박희태 국회의장이 현직 의장으로서는 57년 만에 처음으로 발의해 관심을 모았던 한국해양과학기술원법도 이날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 대형마트 오후 11시 이후 영업금지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대형마트 등의 영업시간을 규제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도 이날 국회 지식경제위원회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대형마트의 영업을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는 금지하고 매월 하루나 이틀은 의무휴업하도록 했다. 대형마트와 대기업슈퍼마켓(SSM)이 급증한 데다 일부 업체가 24시간 영업을 하면서 편의점과 동네 상인들에게 적잖은 타격을 주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영업시간을 제한하면 원하는 시간에 상품을 구입할 수 없게 되는 소비자도 큰 불편을 겪는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재래시장을 보호한다고 하지만 정작 대부분의 재래시장은 심야에 문을 닫는다”며 “오히려 내수 활성화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근무시간 축소가 시간제 직원 등의 고용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

조현정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54·사진)은 29일 “비대위원들은 한나라당의 얼굴마담을 하러 온 게 아니다”면서 “국민 정서를 그대로 당에 전달하겠다”고 별렀다. ‘벤처 1세대’ 대표 인사인 조 위원은 1983년 비트컴퓨터를 설립해 현재까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그는 비대위에서 ‘불통 정당’의 체질을 바꾸는 소통 분과를 맡았다. 이날도 0시 16분부터 30분 동안 10건의 ‘폭풍 트윗’을 날리며 트위터리안의 격려, 항의에 일일이 답하고 잠들었다고 한다. 조 위원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민 정서를 이해하려면 비대위가 ‘나꼼수(나는꼼수다) 이슈’를 먼저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이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 사건, 이명박 대통령 친인척 비리 문제 등을 정면으로 짚고 극복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상돈 비대위원이 제기한 ‘이명박 정부 실세·전 당 대표 퇴진론’ 등 쇄신 방식에 대해서는 “특정인을 지목해선 안 된다”며 다른 견해를 나타냈다. 조 위원은 “정치판은 ‘내가 살려면 누구를 죽여야 한다’고 하지만 기업하는 사람들은 ‘플러스’를 좋아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 위원은 한나라당의 쇄신 움직임이 번번이 실패한 데 대해 “계파 문제”라고 단언했다. “밖에서 보니 A 계파가 ‘바꾸자’고 하면 B, C 계파가 ‘무슨 소리냐’ 하고 B 계파가 ‘없애자’고 하면 A, C 계파가 ‘안 된다’고 하더라”는 것이다. 이어 “비대위원들은 계파도 없고, 꿀릴 게 없다”고 말했다. 당장 친이(친이명박)계의 역공이 나오는 데 대해선 “수십 년 이어온 정당이니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공학과 출신인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요청과 몇몇 이공계 좌장들의 설득으로 비대위에 참여한 그에겐 챙겨야 할 과제가 있다. 그는 “국회의원 295명 중 이공계 출신이 4.4%(16명)에 불과하다는 건 정상적이지 않다”면서 “공천 기준을 만드는 과정에서 19대 국회엔 이공계 출신 의원이 두 자릿수 비율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한나라당은 너무나 ‘멀리 있는 당신’ 같은 당이다. 우리 아이와 젊은이들, 내 삶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당으로 여겨진다.”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인 이양희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55·여·사진)은 2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의 문제점을 이렇게 진단했다. 이 위원은 한나라당 비대위원에 참여하게 됐다고 하니 주위에서 “거의 망해가는 집에 왜 가느냐”며 말리는 이들도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국제 경험을 해 보니까 절대 바뀌지 않을 것 같은 곳에서도 개혁이 일어나더라”면서 “사고의 틀을 바꾸면 정책의 변화는 따라 온다”고 말했다. 그는 비대위가 ‘박근혜 자문기구’에 머무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시각에 대해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진정성을 전적으로 신뢰한다”면서도 박 위원장에 대한 주문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비대위 운영 과정에서 투명성과 책임성이 강화되길 바란다”면서 “비대위가 밀실에서 위원들끼리 콩닥콩닥 논의해 ‘톱다운’ 방식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 회의가 웹으로 방송도 되고, 국민에게 직접 의견도 듣는 방식으로 운영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비대위가 명문가 출신과 ‘스펙’ 좋은 엘리트로 구성됐다는 시각에 대해선 “명문가 자제라는 게 잘못은 아니고, 스펙은 본인의 노력에 따른 성취라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것은 비대위원들이 가진 경험들을 어떻게 쏟아낼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 위원은 2007년 유엔 아동권리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아동인권 전문가로서 전날 비대위 첫 회의에서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어젠다를 정책 논의의 중심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부자’ ‘아저씨’ ‘엘리트’ 성격이 강한 한나라당의 체질을 바꾸겠다는 얘기다. 그는 “해외 선진국들은 대선후보들이 방송토론에 나와 ‘표도 안 되는’ 어린이에 대한 마스터플랜과 구체적인 정책을 밝힌다”면서 “한나라당이 이런 사고의 변화를 이뤄낼 수 있도록 끝까지 설득하고 싸우겠다”고 밝혔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이른바 ‘빵 셔틀’같이 선후배나 친구 사이에 강제적으로 심부름을 시키는 행위도 앞으로 학교폭력으로 규정돼 법적 조치를 받게 된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는 28일 전체회의를 열어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일깨우고 대응 조치를 강화하기 위한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학교폭력의 유형에 ‘강제적인 심부름’을 새로 추가했다. ‘빵 셔틀’ ‘체육복 셔틀’과 같은 신종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데도 아직 이런 행위가 학교폭력이라는 인식이 낮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또 사회가 집단 괴롭힘의 심각성을 인식하도록 ‘따돌림의 정의’ 항목을 신설했다. 따돌림이 단순히 싫어하는 학생과 어울리지 않는 소극적인 행위에 머물지 않고 신체폭행과 괴롭힘, 언어폭력, 소문에 의한 폭력 등이 수반되는 현상을 반영한 것이다.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아 온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활성화하기 위해 재적 위원의 4분의 1만으로도 자치위를 소집할 수 있게 했다. 자치위의 요청이 있을 경우 30일 내에 가해학생을 다른 학교로 전학시키도록 했다. 학교폭력을 저질러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간 학생은 다시 피해학생이 소속된 학교로 전학 올 수 없게 했다. 피해학생의 치료를 위한 요양비뿐 아니라 심리상담, 조언, 일시보호 비용까지 가해학생의 보호자가 부담하게 하는 내용도 개정안에 포함됐다. 이날 교과위를 통과된 개정안은 이번 임시국회 내에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한편 고교에서 일어난 집단 괴롭힘 사건에 대해 가해학생뿐 아니라 부모와 교육청이 함께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고교 재학 시절 급우들에게 집단 괴롭힘을 당한 김모 씨(22)와 그 가족이 가해학생 7명과 이들의 부모, 강원도교육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모두 연대해 5779만여 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항소심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가해학생들의 행위를 따로따로 보면 그저 장난을 치는 것 같지만 1년여간 지속적으로 놀리고 때리는 행위를 당하는 처지에서는 일종의 집단 따돌림으로 느낄 수 있다”며 “지속적인 괴롭힘으로 김 씨에게 정신분열증이 생겼으므로 치료비, 위자료 등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집단 따돌림 가해학생의 보복폭행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중 처벌하기로 했다. 피해 사실을 알렸다는 이유로 보복폭행을 하는 학생들은 선도가 아닌 처벌 대상으로 보고 형사입건할 방침이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27일 공식 출범하자마자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대대적인 인적·정책 쇄신을 예고했다.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10명의 비대위원은 이날 첫 회의에서 쇄신의 첫 조치로 당 소속 의원들의 회기 중 불체포특권 포기를 결정했다. 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 혐의로 비서가 구속된 최구식 의원에게 자진 탈당을 권유했다. 이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 국민검증위원회’도 설치하기로 했다.당초 이날 회의는 박 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의 상견례 자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비대위는 2시간 반의 논의 끝에 디도스 사건과 관련해 그동안 당내에서 거론조차 안 됐던 획기적인 조치들을 내놓았다. 국민적 의혹이 가시지 않고 있는 이 사건을 정면 돌파하지 않고서는 떠난 민심을 돌리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참석자들에 따르면 박 위원장이 먼저 “당이 강도 높게 선제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을 꺼냈다고 한다. 이에 한 원내 비대위원이 “한나라당 의원이 연루됐다면 당을 해체해야 한다”며 “우리 당 의원이라도 국회 회기 중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고 검찰 수사에 응하자”고 제안했다. 다른 비대위원들도 “모든 비리 문제에서 한나라당 의원은 불체포특권을 포기하자”고 의견을 모았다.최 의원에 대한 자진 탈당 요구는 김종인 비대위원이 “한나라당에 관련 있는 의원이 있다면 과감히 잘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제기됐다. 조현정 위원은 회의 직후 트위터를 통해 “불신받고 있는 국회의원의 진정성을 높이기 위해 탈당을 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황영철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최 의원이 책임을 지는 행위가 뒤따라야 한다. 무죄가 입증되면 그때 당에 복귀하면 된다”고 의결 내용을 전했다.○ 청와대와 선 긋기비대위는 디도스 사건에 대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검찰 수사 국민검증위’를 설치해 최연소(26세)인 이준석 위원을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검찰 수사 결과에 의혹이 있으면 국민의 시각에서 검증한 뒤 검찰에 문제를 제기하고 재검증을 요구할 계획이다.황 대변인은 “외부 위원들은 ‘디도스 사건에 한나라당이나 청와대가 관련되지 않았다고 얘기하는 것을 상식적으로 믿어주는 국민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인척 비리 등 권력형 부패 사건에 대해서도 검찰의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했다. 김종인 위원은 “박 위원장이 이명박 정부 틀에 갇히면 아무것도 안 된다.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인사는 “청와대와 확실한 선 긋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날 비대위원들은 ‘나꼼수(나는 꼼수다)’ 현상, 국민과의 소통 문제, 정책쇄신 방향 등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는 △정치 개혁과 공천제도 개선 △정강정책 개선과 총선공약 개발 △온·오프라인 소통 △인재 영입 등의 4개 분과를 운영하고, 현장을 다니며 정책 쇄신에도 드라이브를 걸기로 했다.○ “한가하게 구경하러 온 것 아니다”외부에서 영입된 비대위원들은 당 쇄신·변화의 방향에 대한 자신의 생각들을 거침없이 쏟아냈다.이상돈 위원은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비대위가 최고위원회를 대신하는 것 자체가 정당사에 초유의 일인데 우리는 한가하게 회의 구경하러 오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양희 위원도 “정당과 국가가 엄청난 위기에 빠져 있는데 상견례하며 낭비할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이준석 위원도 “많은 사람이 한나라당에 제가 가서 트위터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냐고 물어보는데 그러려고 참여한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쓴소리와 강도 높은 당 쇄신을 주문하는 비대위원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했다. ○ “파격적이지만 한나라당스럽다”이에 앞서 한나라당 상임전국위원회는 이날 외부인사 6명을 포함한 11명의 비대위 인선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박 위원장은 “우리 정치를 변화시킬 수 있는 분들을 어렵게 모셨다”고 말했다.그러나 비대위원의 면면을 보면 명문가와 정치인 집안 출신이 많다는 점이 눈에 띈다. 김세연 위원은 박 위원장의 이종사촌인 홍소자 여사와 한승수 전 국무총리 부부의 사위다. 아버지 김진재 전 의원으로부터 지역구를 물려받은 2세 정치인이다. 김종인 위원은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김병로 선생의 손자다. 이양희 위원은 이철승 전 신민당 대표의 딸이자 김택기 전 의원의 부인이다. 김택기 전 의원도 김진만 전 국회 부의장의 아들이다.비대위원들은 또 대체로 ‘스펙’ 좋은 엘리트들이다. 교수인 조동성 이상돈 위원은 KS(경기고-서울대) 라인이고, 김세연 황우여 이주영 위원은 서울대 출신이다. 김종인 이양희 이준석 위원은 학부부터 외국 명문대에서 유학했다.이 때문에 이날 상임전국위에선 “(비대위원 인선을 추가로 하면) 서민의 아픔을 대표할 수 있는 분이 들어오면 좋겠다”(전재희 의원), “밑에서부터 애환을 같이하고,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체험이 있는 사람들이 필요하다”(김영선 의원) 등의 얘기가 나왔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비대위원의 인선이 드러났다. 합리적 보수주의자가 주축을 이룬 가운데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보다는 중립적 인사가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6세로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무료 과외를 해주는 대학생 봉사단체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배나사)’을 탄생시킨 이준석 클라세스튜디오 대표(사진)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은 27일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비대위원 인선안을 확정한다.26일 한나라당 핵심 인사들에 따르면 김종인 전 의원(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비대위원장과 가까운 김 전 의원은 꾸준히 하마평에 올랐다. 김 전 의원은 중소기업과 복지·분배를 중시해 박 비대위원장과 정책 기조를 뒷받침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일각에선 그가 노태우 정부 시절 경제수석과 보사부 장관을 역임하고,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을 지내는 등 소속 정당을 바꾼 경력을 들어 한나라당 쇄신의 적임자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2070 전세대 아울러… 경영-복지 전문가 포진 ▼또 합리적 보수주의자로 꼽히는 조동성 서울대 경영대 교수와 이상돈 중앙대 법대 교수, 이양희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 교수는 경영전략 분야에서 국내 최고로 손꼽히는 전문가다. 최근 박 비대위원장이 경영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마이클 포터 미국 하버드대 교수와 면담했을 때 배석했다. 2008년에는 문예지 ‘서울문학인’ 창간호 공모전 소설 부문에서 신인상을 수상해 소설가로 등단하기도 했다. 이상돈 교수는 2008년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가 주도한 ‘자유신당’ 창당 발기인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여성인 이양희 교수는 유엔 아동권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아동복지 분야 전문가다. 이철승 전 신민당 대표의 딸이기도 하다. 박 비대위원장을 포함한 11명의 비대위원 중 외부인사가 6명이나 되고 개혁성향의 당내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 소속 쇄신파 의원 2명도 포함됐으나 친박계 의원은 배제됐다. 비대위원 11명을 연령별로 보면 70대 1명, 60대 4명, 50대 4명, 30대 1명, 20대 1명이다. 70대 노(老)정치인부터 20대 벤처기업인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진용을 갖춘 셈이다.비대위원 내정자 중 최고의 화제 인사는 이준석 대표다. 그가 세운 ‘배나사’는 2007년 5월 당시 미 하버드대 졸업을 앞둔 이 대표가 모교인 서울과학고 동문 홈페이지에 ‘우리가 배운 지식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활동을 해보자’고 제안하고 동문 7명이 동참해 탄생했다.서울 용산구청의 도움으로 중학교 교실 한 칸을 빌려서 봉사자들이 각자의 전공을 살려 수학·과학을 무료로 가르치기 시작했고 수강 희망자가 늘어나 현재는 학생 300여 명이 도움을 받고 있다. 봉사자도 늘어나 ‘배나사’의 활동영역은 마포, 금천, 구로구와 경기 고양시, 대전 유성구까지 확대돼 현재 8개 교육장에서 400여 명의 봉사자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올 초 창업한 벤처기업 클라세스튜디오의 대표로서 낮에는 회사일을 하고 야간엔 무료과외 봉사활동을 한다. 20대 젊은층과의 소통, 나눔 지원 차원에서 비대위원으로 발탁한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장 실무 전문가인 조현정 비트컴퓨터 대표이사도 비대위원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표이사는 인하대 재학 시절인 1983년 국내 1호 대학생 벤처기업인 비트컴퓨터를 세웠다. 2005년부터 2년간 벤처기업협회 회장을 지냈고, 지난해부터는 코스닥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원내 인사로는 황우여 원내대표, 이주영 정책위의장과 함께 초선의 주광덕, 김세연 의원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총장에는 재선의 권경석 의원과 진영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은 이날 비대위원과 당직 인선안을 발표할지 말지를 놓고 하루 종일 오락가락하며 혼선을 빚었다. 이날 당 대변인에 내정된 황영철 의원은 오후 2시경 국회 기자실에서 백브리핑을 통해 “오늘 오후에 박 비대위원장이 황우여 원내대표에게 비대위원, 주요 당직 인선안과 관련해 연락을 하기로 했다. 오후 5시쯤 (이혜훈) 사무총장 직무대행이 인선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가 오후 5시경 이를 철회하기도 했다.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복지 분야는 일자리 창출이 가장 유망한 영역이다. 여성의 경제활동 확대와 고령화로 보육, 의료, 교육 등 사회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 정부가 규제 혁파로 이 분야의 산업화를 유도하고, 산업화가 어려운 영역은 재정을 투입해 일자리를 직접 만들면 ‘복지와 일자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오영석 산업연구원 산업구조팀장은 “국제 경쟁이 치열한 제조업은 노동생산성 때문에 고용 늘리기에 한계가 있지만 복지 분야는 사회적 합의에 따라 얼마든지 고용 창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2006년부터 재정을 투입해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직접 창출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가사간병도우미, 문화관광해설사, 아이돌보미 등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정부가 일자리 수에만 급급해 ‘알바’성 저임금 임시직 일자리를 양산하다 보니 서비스 질이 나빠지고 종사자의 보수나 자존감도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기회만 생기면 다른 직종으로 옮겨가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복지 확대와 고용 창출의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정부 스스로 사회서비스 일자리 사업에 대한 인식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① 공공근로와 명확히 구분해야전문가들은 당장 사회서비스 일자리 사업을 구조조정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일자리를 줄이라는 게 아니라 사업 성격을 명확히 하라는 것이다. 당초 이 사업은 사회서비스 확대가 우선이고, 일자리 창출은 부수적인 것이었다. 하지만 본말(本末)이 뒤집히면서 사회서비스와 공공근로 구분이 모호해졌다. 정부의 일자리 예산관련 실제 사업명세를 보면 사회서비스 일자리로 부적합한 사업이 다수 포함돼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부는 새해에 1조4575억 원을 투입해 사회서비스 일자리 17만4849개를 직접 창출할 계획이다. 이 중에는 외환위기 때 공공근로로 도입된 뒤 사회서비스 일자리로 둔갑해 지속되는 사업도 있다. 산림청의 ‘숲 가꾸기’는 생활권 주변 숲이나 도로변의 덩굴 제거, 풀 베기 등 단순작업에 10개월 계약의 일일근로 형태로 공공근로의 성격이 강하다. 사회서비스는 일정 수준의 자격과 경험을 갖춘 이들이 제공할 수 있는데 정부가 근시안적으로 공공근로와 마구 섞으면서 사회서비스의 발전을 막게 된 것이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는 “사회서비스 일자리 사업의 방향을 재정립할 때”라면서 “이 분야에서 안정적 일자리가 창출되도록 산업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기 계약직 위주의 일자리 늘리기 식 정책 설계나 대통령에게 보고하기 위해 기계적으로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정책을 이제는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② 사회적 기업 키워 운영 맡겨야전문가들은 정부가 직접 일자리를 만들기보다 점차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혜원 한국교원대 교육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사회서비스 분야를 민간에 이양하고 품질을 관리함으로써 ‘복지 마켓’을 확대해 자연스레 일자리가 창출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서비스 시장을 조성하라는 얘기다. ‘부산 행복한 학교 재단’은 교육과학기술부의 방과후학교 사업을 위탁 운영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보통 방과후학교 강사들은 학교장과 개별 근로계약을 한 뒤 자신의 수업을 선택한 학생 수에 따라 강의료를 받는다. 일자리도 급여도 불안정하다. 하지만 재단에 속한 57명의 강사들은 안정적인 ‘파트타임 잡’을 하고 있다. 서류심사, 면접, 모의수업 등을 거쳐 채용되면 하루 4시간씩 주5일 수업으로 월 100만 원을 받는다. 4대 보험 혜택에 1년 이상 근무하면 퇴직금도 나온다. 자연히 교사자격증을 가진 주부, 대학원생 등 ‘풀타임’ 형편이 안 되는 우수 인력이 모여들었다. 수준 높은 강사진에 대한 소문이 나면서 지난해 9월 5개 학교의 위탁 운영으로 출발한 재단은 현재 21개 학교의 방과후수업을 맡고 있다. 박원표 재단 상임이사는 “정부가 인건비 지급식 일자리 사업을 버리고 프로그램 기획력을 가진 전문가들로 구성된 사회적 기업 지원 정책으로 바꾸면 점차 사회서비스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③ 지역 맞춤형 전문기관 키워야부산시 산하의 사회서비스투자사업지원단은 올해 ‘해양역사문화체험’ ‘찾아가는 치매예방교실’ 등 46가지 지역 맞춤형 사회서비스를 개발해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로 인해 새로 창출된 일자리가 월평균 904명에 이른다. 이상곤 실장은 “지역 전문기관을 육성하고, 시장을 형성하는 등 사회서비스 분야를 독자적인 산업 영역으로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을 포함해 서울 대구 광주 대전 경기 등 6곳에 사회서비스 투자사업 지원단이 가동 중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맞춤형 사회서비스를 발굴, 기획해 보건복지부에 요청하면 예산을 지원해 주는 방식이다. 6곳의 지원단은 올해 중앙 부처에는 없는 739개의 지역 사회서비스 사업을 개발했다. 덩달아 지역 상황에 맞는 일자리도 생겼다. 돈이 없는 지자체일수록 복지 수요는 많다. 하지만 지방정부는 중앙정부가 지정한 복지사업에 예산을 대느라 허리가 휠 지경이다. 전문가들은 지자체에 일자리 재정 지원을 강화하고 정책 자율성을 확대하는 게 복지나 고용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인재 한신대 재활학과 교수는 “지자체에 사회서비스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서비스 발굴체계를 갖추는 것이 지역 맞춤형 사회적 일자리 창출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④ 정부 ‘부처 이기주의’ 버려야정부의 일자리 사업이 제대로 효과를 내려면 각 부처에 분산 추진되는 사업을 총괄 조정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예산 확보가 부처 간 파워 게임 양상을 띠면서 부처 이기주의로 중복 사업을 벌이는 일도 많다. 지난해 보건복지부의 자활근로와 행정안전부의 희망근로 프로젝트는 모두 최저생계비 120% 이하의 저소득층 대상 일자리 사업으로 성격이 비슷하다. 그러나 자활근로의 인건비(하루 2만7000원)가 희망근로(하루 3만3000원)보다 낮아 이 사업의 참여가 저조했다. 하지만 두 부처는 내년에도 비슷한 사업을 추진한다. 예산만 확보되고 자신의 영역이 침범당하지 않는다면 다른 부처 사업은 내 알 바 아니라는 공무원들의 인식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사회서비스 일자리 사업의 중복은 서비스의 질에도 큰 영향을 준다. 국민은 서비스 질에 만족해야 재정이 투입되는 일자리 확대에도 동의를 보낸다. 예컨대 운영 방식이나 사업 내용이 유사한 여성가족부의 ‘아이돌보미’와 보건복지부의 ‘산모·신생아도우미’는 보육정책의 큰 틀에서 통합 운영해 돌보미의 숙련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한국노동연구원 이규용 연구위원은 “지역을 포함해 상이한 전달체계로 진행되는 다양한 일자리 사업을 총괄 조정할 수 있는 조직적인 틀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⑤ 일자리 예산 두배이상 늘려야정부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추경예산을 편성해 일자리 예산을 대폭 늘렸다. 2008년 3조5849억 원이던 일자리 예산은 2009년 10조9126억 원으로 훌쩍 뛰었다. 이후 매년 9조∼10조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새해에도 10조1107억 원이 편성돼 있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고용 아웃룩(Outlook)’에 따르면 한국의 일자리 예산은 여전히 ‘글로벌 스탠더드’에 못 미친다.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자리 예산 비중이 2008년 0.48%에서 2009년 0.82%로 높아졌지만 OECD 평균 1.67%와는 거리가 있다. 일자리 예산 가운데 교육, 훈련이나 고용지원 서비스에 대한 투자는 특히 낮았다. 전문가들은 사회서비스 일자리는 민간시장이 활성화될 때까지 정부의 ‘마중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금재호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민간시장이 발달하지 않았거나 수익성 때문에 민간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분야에 대해선 정부가 전문적인 자원을 키워내고 재정 투입을 통해 초기 사업을 끌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예산이 일회성 일자리에 소모되지 않도록 일자리 사업 참여자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훈련 프로그램을 결합한다든지 사업 참여 이후 민간 부문에 취업하도록 고용지원 서비스를 연계하는 것도 필요하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지난해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전사한 서정우 하사의 어머니 김오복 씨(51)가 22일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홈페이지 게시판에 감사의 글을 남겼다. 김 씨는 “연평도 포격 당시 분향소를 방문해주고 1주기에도 직접 국립대전현충원 추모식장에 와 장대비를 맞으며 추모해줘 너무나 많은 위로를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천안함과 연평도 만행에 북한이 먼저 사과해야 한다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조문을 반대했다는 기사를 봤다. 국민의 안타까운 희생을 알아주고 우리나라가 지향해야 할 바를 제시해줘 감사하다”고 적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이 이르면 26일 비대위원 인선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 인선안은 박 위원장의 쇄신 의지와 방향을 엿볼 수 있는 가늠자로 여겨진다.○ 전문성 갖춘 개혁 인사 포진할 듯 한나라당은 비대위 인선안을 추인할 상임전국위원회를 27일 오전 11시로 공고했다. 당 관계자는 “박 위원장이 26일 비대위원 명단과 인선 배경을 직접 설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대위에 포함될 인사의 면면은 19일 비대위원장 수락 연설 중 언급한 원칙인 ‘사회의 상식을 대변하는 분’ ‘진정성을 갖고 국민을 위해 일할 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황우여 원내대표, 이주영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1, 2명이 더 거론된다. 당 밖에서는 개혁 성향 인사 5, 6명이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의 발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다른 인물들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대·중소기업 상생, 저출산·보육 등 현안을 챙길 전문가와 자수성가한 벤처기업인, 2040세대나 서민층을 대변할 참신한 인사 등이 포함될 것으로 관측된다.박 위원장은 22일 국회 본회의를 끝으로 25일까지 공개 일정을 중단한 채 비대위 영입 인물들에 대해 삼고초려도 마다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표 민생정책 1호는 난항여권은 26일로 예정된 민생예산 확대를 위한 고위 당정청 회의를 연기했다. 박 위원장의 관심이 큰 ‘취업활동수당’ 등을 둘러싼 조율이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제도는 고용보험(실업급여)의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장기실업자에게 취업활동수당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지난달 2일 박 위원장이 주최한 고용복지세미나에서 친박(친박근혜)계 정책통인 안종범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가 처음 제안했다. 이후 29세 이하 청년층 9만여 명에게 매달 약 30만 원을, 49세 이상 장년층 16만여 명에게 약 50만 원을 지급하도록 구체화됐다. 4개월간 수당 지급 시 연 4000억 원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된다.박 위원장은 취임 직후 일자리 복지의 시급성을 감안해 당 정책위에 당장 내년 예산부터 반영하자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과 정부 일각에서 “규모가 큰 신규사업을 계수조정 단계에서 반영하기는 무리다” “자칫 ‘실업장려수당’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연구 용역을 통해 타당성을 면밀히 살핀 뒤 내년 총선 공약으로 내놓자는 타협안도 나온다. ○ 안보정국 속 안정감 부각한편 26일로 출범 일주일을 맞은 ‘박근혜 비대위’는 ‘박근혜 스타일’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출범 첫날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박 위원장은 언론의 관심을 덜 받았지만 안보에 강한 안정적인 이미지가 다시 부각되는 효과를 얻었다. 아산정책연구원과 리서치앤리서치가 20일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에서 ‘북한 급변사태에 가장 잘 대응할 수 있는 대권 후보’를 묻는 질문에 박 위원장이 29.9%로 1위를 차지했다.또 박 위원장은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사태에 대해 ‘철저 수사’를 강조했고 이후 여야 원내지도부는 특검을 도입하기로 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

서울 종로에서 내리 3선을 한 한나라당 박진 의원(사진)이 23일 내년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한나라당은 백척간두의 위기로, 버리지 않고는 바꿀 수 없다”면서 “저부터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국민의 신뢰를 받는 정치를 위해 희생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중심의 환골탈태에 무게를 실어주기 위해 기꺼이 저부터 희생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의 선언으로 지금까지 한나라당에서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현역 의원은 이상득, 김형오, 원희룡, 장제원, 현기환, 홍정욱 의원을 포함해 모두 7명이 됐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허준영 코레일(한국철도공사) 사장(사진)이 내년 4월 한나라당 후보로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사장직에서 물러난다고 여권 소식통이 21일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허 사장은 22일 철도공사 글로리홀에서 이임식을 갖는다. 허 사장은 2009년 3월 19일 취임했다. 허 사장은 최근 임명권자인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퇴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 사장은 23일 서울 강남구선거관리위원회에 한나라당 강남을 예비후보로 등록할 예정이다. 강남을은 한나라당 공성진 전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해 공석이 된 지역구다. 대구 출신의 허 사장은 경북고,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외무고시에 합격(1980년)해 외교관 생활을 하다 경찰로 전직했다. 노무현 정부 초대 대통령치안비서관을 거쳐 서울지방 경찰청장과 경찰청장 등을 지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공룡’ 한나라당을 어깨에 짊어지고 정치의 전면에 나섰다.한나라당은 15일 의원총회를 열어 ‘재창당 논란’을 수습하고 박 전 대표를 사령탑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출범시켰다. ‘박근혜 비대위’는 당 최고위원회의의 모든 권한을 넘겨받아 당의 대대적인 쇄신을 주도하는 것은 물론 약 5개월 앞으로 다가온 19대 총선을 진두지휘한다. 사실상 한나라당은 조기 총선체제로 전환되는 셈이다.박 전 대표로선 ‘차떼기 정당’ ‘탄핵 파동’으로 한나라당이 좌초위기에 처했던 2004년 3월 이후 두 번째로 한나라당의 명운을 좌우할 구원투수로 나서게 됐다. 한나라당 쇄신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돌아선 민심을 되돌리고 총선에서 승리를 하느냐 못 하느냐는 그의 대선 운명과 직결된다. 그가 받아든 잔이 ‘축배’가 될지 ‘독배’가 될지는 현재로선 누구도 알 수 없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의총 마무리 발언에서 비장한 표정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며 “짧은 시간에 국민에게 다가가고 국민 삶을 챙기고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국민과 함께 하느냐에 당의 명운이 달렸다”고 말했다. 친박(친박근혜)계 한 인사는 “박 전 대표는 당과 자신을 공동 운명체로 보기 때문에 대선 플랜을 보류한 것”이라면서 “박 전 대표가 웃을 수 있는 날이 어쩌면 오늘이 마지막일 수도 있는 만큼 해야 할 일 하나하나가 가볍지 않다”고 말했다.‘박근혜 비대위’ 출범에 발맞춰 친박계 의원들은 다음 주 계파 해체를 공식 선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친박계의 다른 인사는 “친박 의원들이 계파 해체를 천명하자는 데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박 전 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고 일을 추진해 나갈 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비상 대권 쥔 박근혜한나라당은 이날 상임전국위원회를 열고 ‘박근혜 비대위’ 출범을 위한 당헌 개정안을 의결하고 박 전 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했다. 박 전 대표가 비대위원장으로서 기존 당헌상 당 대표의 모든 권한을 가지면서도 대선에 자유롭게 출마할 수 있도록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비대위는 당 대표가 궐위되거나 최고위원회의 기능이 상실되는 등 당 비상상황에서 설치되며 위원장 1인을 포함한 15인 이내로 위원을 구성한다. 비대위 설치 즉시 최고위는 해산되며 비대위가 최고위의 권한을 수행하게 된다. ▼ ‘공룡黨’을 짊어진 박근혜 “주어진 시간 많지 않다” ▼비대위원장은 ‘대선 1년 6개월 전 선출직 당직으로부터 사퇴해야 한다’는 당헌 규정에도 적용을 받지 않는다.또 비대위는 전당대회에서 대표최고위원과 최고위원이 선출될 때까지 존속된다. 즉 전대가 열리지 않는 한 내년 총선 때까지도 비대위 체제가 유지돼 공천 작업을 하게 되는 것이다. 개정안은 19일 열리는 전국위원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박 전 대표가 이끌 비대위는 전날 쇄신파와의 회담에서 언급한 대로 ‘재창당을 뛰어넘는 당 쇄신’을 위해 당명 개정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대대적인 쇄신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정책 쇄신으로서 이명박 정부와의 차별화, 인적 쇄신으로서의 공천 개혁이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는 의총에서 “진정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말뿐이 아니라) 실천을 통해 ‘기대를 걸어도 좋겠다’고 인정받지 못하면 어떤 형식도 국민에게 허무하고 무의미하게 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측근 인사는 “비대위 활동 속에서 자연스럽게 박근혜식 정책과 정치를 선보이며 대권 행보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박근혜 “하나 되자”, 친박 “해체 선언”‘친박 종언’의 신호탄으로 친박계 핵심으로 꼽히는 최경환, 윤상현 의원이 의총에서 친박 2선 후퇴와 계파 해체를 주장했다. 최 의원은 “친박은 모두 물러나고 나도 당직 근처에 얼쩡거리지 않겠다”면서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서 대권을 향하고 있는데 무슨 계파, 무슨 계파 등 이런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윤 의원도 “친박은 2선으로 후퇴해야 한다”면서 “언론도 보도할 때 친박계니, 친이(친이명박)계니 이렇게 말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앞으로 당을 이끌 박 전 대표가 계파를 초월해 활동할 수 있도록 공간을 열어주자는 것이다. 박 전 대표도 “우리가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를 향해 우리 모두가 하나가 돼서 열심히 함께 노력해나가자. 이 말 속에 친이-친박 문제라든가 이런저런 문제가 다 녹아있다”며 사실상 계파 해체를 선언했다. 김성태 의원이 앞서 “박 전 대표가 의총이 끝날 무렵 발언대에 나와 ‘친박은 없다’고 선언해 달라”고 요구한 데 대한 화답이었다. 박 전 대표의 ‘입’ 역할을 해 온 이정현 의원도 이날 4년여 만에 사실상 ‘박근혜 대변인격(格)’ 직책을 내려놓았다. 이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비대위원장이라는 공식 직함을 갖고 활동하게 되는 만큼 대변인 역할을 공식 창구로 넘기고 업무에서 완전히 물러나겠다”고 밝혔다.초당적 비대위에 대한 요청도 줄을 이었다. 쇄신파인 권영진 의원은 지난주 박 전 대표와의 회동 사실을 공개하며 “당시 박 전 대표가 ‘친이, 친박은 없다’는 말을 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박근혜 비대위’ 구성과 운영 과정, 향후 당 쇄신 방향을 놓고 내부 진통도 예상된다. 우선 비대위에 전권을 부여하기로 한 개정안에 비판이 제기됐다. 조해진 의원은 이날 의총에서 “대표최고위원 등 지도부를 당원이 뽑는 정당에서 비대위 설치를 (당헌에) 명문화하는 것은 쿠데타를 합법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재창당 명문화’를 강하게 요구한 일부 쇄신파는 아직 못마땅해하는 표정이다. 정두언 의원은 “두 의원(김성식 정태근)의 탈당으로 달라진 것은 박 전 대표의 의총 출석과 ‘재창당을 뛰어넘는 쇄신’이라는 정치적 수사뿐”이라고 주장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
‘대(大)중도신당’(가칭 선진통일당) 창당을 추진하는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14일 “19대 총선에서 200명 이상 후보를 내겠다. 정당 득표율 25%에, 80석 이상을 얻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서울 마포구 신공덕동 선진통일연합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1월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해 2월 중앙당을 설립한 뒤 3월 총선 체제로 전환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을 탈당한 김성식, 정태근 의원과 함께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뜻을 같이하는 분에겐 문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한나라당이 재창당 갈등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13일 의원총회에서 재창당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주류를 이루자 재창당을 주장해온 정태근 의원이 탈당을 선언했다. 한나라당 분열과 난파의 첫 신호탄이다.김성식, 권영진 의원도 탈당을 시사해 최근 잇단 선거에서 민심의 쓰나미를 맞은 한나라당의 위기가 정점을 향해 치닫는 형국이다. 하지만 이들의 탈당이 즉각적인 당의 붕괴나 분당(分黨) 사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쇄신파의 재창당 요구에 대한 당내 울림이 아직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날 한나라당은 당의 간판을 내리는 문제를 놓고 전날에 이어 이틀째 충돌했다. 의총이 열리자 친박(친박근혜) 진영이 대거 나서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될 박근혜 전 대표에게 “재창당을 추진하겠다”는 확답을 요구한 쇄신파를 집중 공격했다.이날 의총에서 발언한 28명 중 22명이 재창당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박근혜 비대위’에 전권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전날 의총에서 재창당 주장이 2배가량 많았던 것이 하루 만에 뒤집힌 셈이다.수적으로 밀린 쇄신파는 집단 탈당을 예고하며 배수진을 쳤다. 27, 28번째 발언자로 나선 김성식, 정태근 의원이 탈당 의사를 밝히자 의총장은 순간 혼돈 상태에 빠졌다. 안형환 의원은 “두 의원을 말릴 수 있는 사람은 박 전 대표밖에 없다”며 박 전 대표가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친박 중진인 홍사덕 의원도 “두 의원이 탈당 기자회견을 하지 못하도록 말려야 한다”고 나섰다.▼ 쇄신파 “박근혜 의총 나와라” 친박 “악역 맡으란 말이냐” ▼ 하지만 정 의원은 의총장을 빠져나와 곧장 탈당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낡은 정치구조를 깨기 위해 재창당을 간절히 바랐는데 한나라당은 자신이 갖고 있는 기득권을 버리기보다는 여전히 지금의 정치구도 속에 안주하고 있다”며 탈당 배경을 밝혔다.탈당이란 돌발 변수로 비대위의 권한과 기능을 강화하는 당헌 개정 작업은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박 전 대표의 ‘전면 등장’ 일정도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14일 열리기로 한 상임전국위는 15일로 연기됐다.4시간 반가량 진행된 의총은 특별한 결론 없이 정식 폐회 선언도 하지 않은 채 끝났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탈당 의원들이 오래전에 마음을 정리한 데다 조건을 달고 나간 게 아니어서 붙잡기가 쉽지 않다”며 “이 문제와 관련해 박 전 대표를 만나는 것도 당장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친박 진영에서도 이들의 행동을 ‘계획된 탈당’으로 보는 분위기다. 쇄신파의 재창당 주장에 대해 어떤 세력들과 어떤 가치로 신당을 만들자는 것인지에 대한 본질적 내용이 빠져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정당정치를 복원하자면서 기존 정당을 깨자는 주장도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을 앞두고 현 민주당 세력이 6개월 동안 4번이나 창당을 하거나 당명을 바꾸자 강도 높게 비판해왔다.쇄신파는 1996년 민자당을 모태로 신한국당을 창당한 일을 성공사례로 꼽고 있다. 하지만 당시는 당의 총재인 김영삼 대통령이 직접 창당을 주도한 데다 1년여 전부터 신진인사 영입 작업을 벌여 현재와 상황이 크게 다르다.재창당 주장이 ‘MB(이명박 대통령)와의 단절’과 ‘당적 세탁’을 위한 것이란 부정적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 때문에 수도권 일부 초선, 재선 의원들을 제외하면 ‘비박(비박근혜) 진영’에서도 재창당 주장이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MB 직계로 통하는 조해진 의원은 “이명박 정부와 단절하겠다는 시도는 부질없는 짓이며 전통적 꼼수”라며 “이회창 후보(1997년 대선) 때 문민정부와의 차별화를 위해 ‘YS(김영삼 전 대통령) 화형식’까지 했지만 차별화는커녕 여권 분열을 가져와 이길 수 있었던 선거를 놓쳤다”고 말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도 “상대도 없이 우리 의지만 갖고 재창당을 하자는 것인데 판만 벌이면 누가 오겠느냐”며 “국민 눈에는 총선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으로만 비칠 뿐 공감을 얻지 못한다”고 비판했다.이런 파국의 근저에는 서로에 대한 불신이 자리 잡고 있다. 쇄신파는 친박 진영이 내년 총선의 공천권만 쥐고 당 쇄신 과정에서 수도권의 극단적 위기감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을 것이란 의구심을 갖고 있다. 이날 쇄신파가 박 전 대표의 ‘불통(不通)’ 문제를 집중 제기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김성식 의원 등은 1주일 전쯤 쇄신파의 주장을 담은 문건을 박 전 대표 측에 전달하고 면담 요청을 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고 한다. 박 전 대표의 ‘일관된’ 의총 불참도 성토 대상이었다. 정두언 의원은 “청와대의 ‘오더’대로 하다가 (당이) 망했는데 청와대가 무력화되자 지금은 다른 오더대로 하고 있다. (박 전 대표와) 얘기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반면에 친박 진영은 쇄신파가 박 전 대표를 ‘얼굴마담’으로 활용하기 위해 ‘재창당 결의’를 요구한다고 의심한다. 이 때문에 친박계에서는 “박 전 대표가 자기 손으로 한나라당을 일궜는데 MB를 내몰고 당을 해체하는 악역을 맡으라는 말이냐”고 반발하고 있다. 윤상현 의원은 “비대위가 철거용역업체고, 박 전 대표가 철거용역업체 사장이냐”며 “박 전 대표를 신당 개혁 이벤트의 모델로 쓰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정부와 한나라당이 최근 경기 평택시 가구전시장 화재 진압 도중 이재만 소방위와 한상윤 소방장이 숨진 것을 계기로 근무수당 인상 등 소방관 처우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1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소방관들의 처우 개선과 노후 소방장비 개선을 위한 당정협의를 했다”면서 “정부의 관련 예산편성안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이번 예산 심의과정에서 증액하도록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정은 우선 구조·구급 활동비(10만 원)와 화재진압수당(8만 원), 위험근무수당(5만 원) 등 소방관에게 지급되는 각종 근무수당을 현실화하기로 했다. 재난이 갈수록 대형화, 복합화하면서 위험이 높아지는데도 수당은 현실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인상폭은 추가적인 협의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다. 소방관의 40%가 우울증에 시달리고 최근 3년여 동안 26명이 자살하는 등의 현실을 감안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치료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 또 소방 3교대 근무를 위한 인력 충원도 꾸준히 추진하고, 소방 노후장비를 교체하기 위한 예산으로 2016년까지 5년 동안 국비·지방비를 통해 67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대해 동아일보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참담할 정도의 낙제점을 줬다. 100명 가운데 일자리 정책이 잘됐다고 응답한 사람은 6명에 불과했고 그나마 절반(3명)은 현직 관료였다. 50명이 ‘보통’, 44명은 ‘잘 안 됐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책연구원 관계자는 “올드보이로 상징되는 현 정부의 경제브레인들이 바뀐 현실을 모르고 과거의 허상에 매달리면서 이런 결과를 낳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명박 정부 초기의 구호였던 ‘비즈니스 프렌들리’는 대기업·수출기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 주면 기업이 투자를 늘려 고용도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과거 경험에 기반을 둔 정책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성장-고용 간 선순환 고리가 끊기면서 일자리 창출에 실패했고 결국 민심 이반을 불러왔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실업 대책과 일자리 정책은 다르다 전문가의 31.7%는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실패한 이유에 대해 ‘정부가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고 대증요법만 남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고용창출형 기업 및 산업에 대한 지원 부족’(20.6%), ‘부처마다 비슷한 고용정책을 중복해 내놓고 있다’(8.7%)고 답했다. 정부로선 이런 평가가 억울할 수도 있다. 정부는 내년도 일자리 예산으로 청년창업 활성화, 고졸자 취업지원 등 ‘4대 핵심 일자리’와 직접 일자리 창출 등 재정지원 일자리 사업에 10조1107억 원을 배정했다. 이명박 정부 첫해(2008년 6조808억 원)보다 4조 원 이상 증가한 규모다. 또 투자를 늘릴 때 주는 혜택인 임시투자세액공제 대신 사람을 채용할 때 주는 고용창출세액공제를 지난해 도입했고 올해는 공제율을 1%에서 6%로 대폭 늘렸다. 일자리 사업에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는데도 반응이 싸늘한 것은 이런 제도가 신선하지 못한 데다 일자리를 만드는 데 효과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청년인턴제, 지역맞춤 일자리 창출 등 정부가 내세우는 일자리 대책들은 지난 수십 년간 되풀이되던 실업자 구제책에 불과할 뿐 제대로 된 일자리 창출 방안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 가장 큰 문제는 ‘대기업 위주 고용정책’ 현 정부 일자리 정책의 문제점을 묻자 전문가들은 ‘대기업 위주의 고용정책’(23%)을 첫손에 꼽았다. 대기업에만 의존한 채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신성장동력 발굴 노력 미흡’(18.2%), ‘서비스업 시장 개방 미진’(17.6%) 등도 현 정부 일자리 정책이 실패에 이르게 된 요인이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국내 30대 기업의 평균 자산총액은 2007년 13조9935억 원에서 지난해 20조9500억 원으로 49.7% 늘어났지만 평균 종업원 수는 같은 기간 1만5315명에서 1만6344명으로 6.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내년 대선주자들이 어떤 일자리 공약을 담아야 할지를 묻는 주관식 질문에 대해선 ‘고급 서비스 일자리 100만 개 창출’ ‘복지-고용 연계형 일자리 생산’ ‘대통령 직속 일자리 창출본부 설치’ 등을 제안했다. 김주훈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원장은 “과거 허허벌판에 공장을 짓던 시대에는 성장이 고용 창출과 직결됐지만 이제는 산업 고도화와 설비 자동화로 성장이 오히려 고용을 줄이기도 하는 시대가 됐다”며 “고용확대형 중소기업의 일자리 질을 높이고 서비스 산업의 규제를 과감히 풀어 고용창출형 경제구조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일자리는 공존자본주의의 기본 이번 설문에서 정치인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그 어떤 전문가집단보다 일자리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야 각 당에서 경제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정치인 8명 중 6명이 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잘 안 됐다’고 응답했고 일자리 정책을 내년 선거의 최우선 공약으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치적 표 계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밑바닥 현장의 일자리에 대한 분노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이에 대한 대책의 절박함을 느낀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차기 선거에서 일자리가 최우선 공약이 되기 위해선 고용률을 공약의 중심 지표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성장=고용 창출’이라는 공식이 깨진 지금은 기존 실업대책 수준이 아닌 근본적인 일자리 창출을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준모 성균관대 교수(경제학)는 “정치인들도 고용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그게 모호해진다”며 “립서비스가 아닌 고용률 목표와 현실성 있는 일자리 창출 방안을 공약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 잠재실업자 감안한 새 일자리 209만개 필요 ▼경제정책의 1순위를 일자리 정책으로 본다면 국내에 필요한 일자리는 몇 개나 될까. 정부의 취업애로계층 통계에 따르면 실업자 수의 두 배 가까운 일자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정부가 올해 1분기까지 취합한 취업애로계층 동향자료에 따르면 사실상의 실업자인 취업애로계층은 209만7000명에 이르렀다. 이는 같은 기간 공식 실업자 102만8000명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취업애로계층은 통계상 실업자 외에 주당 36시간 미만 취업자 중 새로 취업하기를 원하는 ‘반(半)실업자’와 현재 취업 활동을 중지했지만 취업할 의사가 있는 ‘준(準)실업자’를 포함한 고용 보조지표다. 정부는 지난해 1월 국가고용전략회의를 통해 취업애로계층 수를 처음 공개했다. 당시 2009년 취업애로계층이 182만 명이라고 밝히고 공식 실업자 89만 명의 두 배가 넘는다는 여론의 질타를 받자 이후 공개하지 않았다. 매달 집계해 내부 참고용으로만 사용한다. 청년실업으로 범위를 좁혀도 실업자와 실업애로계층의 격차는 여전하다. 올 1분기 청년실업자는 공식적으로 37만2000명. 하지만 취업애로계층으로 분류된 15∼29세 청년층은 53만1000명에 이른다. 실업률로 바꾸면 8.8%에서 12.6%로 뛰어오른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 일자리 워낙 심각하니… “서비스업 개방” 목소리 ▼경제 전문가 100명 가운데 73명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서로 상충되는 정책목표 때문에 진전되지 못하는 수도권 규제와 서비스업 개방을 막는 규제들을 전면적으로, 혹은 일부라도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자리 문제가 워낙 심각하니 일부 부작용을 감수하더라도 고용 확대를 우선순위에 두자는 것이다. 전문가 100명 중 44명은 ‘서비스업 개방 등 일부 항목을 선별해 규제 완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했으며 29명은 수도권 규제를 과감히 풀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공무원(81.2%), 기업인(80%), 교수(78.2%) 등 순으로 규제 완화의 목소리가 높았다. 최광 한국외국어대 교수(경제학)는 “일자리 창출의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규제를 풀어 전 세계의 자본과 기술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국내외 기업의 재투자와 신규 투자가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 결과 수도권 입지규제 등이 추가 완화되면 수도권 주요 기업의 공장설립 투자규모는 14조8919억 원에 이르며, 투자가 집행되면 약 1만3451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16명은 수도권 쏠림 방지가 더 중요한 과제인 만큼 규제를 유지해야 된다고 응답했다. 명재진 충남대 교수(법학)는 “수도권에 기업들이 몰리면서 지방대 졸업생 대부분이 수도권으로 갈 정도로 지방의 인재 유출은 심각한 상황”이라며 “일자리 창출이 수도권 규제 완화의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 中企가 ‘고용의 밭’… 보조금-세제지원 ‘밑거름’ 줘야 수확 ▼본보 설문조사에 응한 경제전문가 100명 중 57명은 가장 유력한 고용창출 영역으로 중소기업을 꼽았다. 대기업(10명)이나 공공기관(3명)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수치다. 대기업 인사담당 임원 9명 중 6명도 중소기업을 지목했을 정도다. 조봉현 기업은행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대기업은 세계화될수록 해외채용을 늘릴 수밖에 없다”며 “내수 및 서비스 산업형 중소기업이 고용창출의 주역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2009년 기준 중소기업 고용 인원은 1175만1022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87.7%에 이른다. 하지만 중소기업을 둘러싼 고용시장 현실은 암담하다. 젊은이들은 일자리가 부족하다고, 중소기업은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인 이율배반적인 현실이 10여 년 지속되고 있다. ○ 대학생 100명 중 5명만이 중소기업 가겠다는 현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대안을 묻는 질문(복수응답)에 전문가들은 ‘중소기업 환경 개선’(28.1%)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어 ‘규제 완화’(21.1%)와 ‘서비스업 문호 개방’(14.9%)도 주요 해결책으로 거론됐다. 규제 완화보다 중소기업의 사회적 위상과 연봉, 복리후생 수준을 구직자들의 기대치만큼 높이는 것이 일자리 창출에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중소기업의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으로는 경제전문가의 58.8%가 ‘고용을 늘리는 중소기업에 보조금이나 세제 지원 확대’를 꼽았다. 근로자 수 500인 이하 중소기업이 신규 채용을 할 경우 1년간 360만 원의 인건비를 지원하는 고용촉진장려금과 같은 현행 제도가 더 확대돼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구직자들의 취업 기준이라고 할 수 있는 임금 수준의 격차는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비교가 무의미할 정도로 벌어져 있다. 2009년 기준 중소기업의 1인당 연간 평균 급여는 2349만5000원으로 대기업(4685만 원)의 50.1%에 불과하다. 청년들이 기대하는 임금 수준보다 크게 떨어지다 보니 이들이 중소기업 취업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대한상의가 서울·경기지역 소재 대학 학생 300명과 중소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최근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대학생의 64%가 신입직원 연봉으로 최소 2500만 원 이상을 희망한 반면 이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고 있는 중소기업은 조사대상의 26%에 그쳤다. 중소기업에 취직하겠다는 대학생은 5.7%에 불과했다. 인력난을 극복하기 위해 다소 무리가 되더라도 파격적인 임금조건을 내거는 중소기업들도 나타나고 있다. 올 10월 소프트웨어 중소기업인 원더풀 소프트는 ‘신입사원 연봉 4000만 원’ 조건을 담은 공채 광고를 냈다. 통상 소프트웨어 중소기업 신입사원 연봉이 2500만 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1.5배 이상의 급여인 셈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국제 특허가 30개에 이를 정도로 업계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탄탄한 회사이지만 단지 중소기업이라는 이유로 양질의 인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 ‘창업 생태계만 정상화해도 일자리 고민 덜 수 있다’ 동반성장 정책은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도 강화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대기업의 무리한 단가 인하 요구’(39명)와 ‘무차별적인 시장 확대’(26명)가 중소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켜 고용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응답했다. 일부 대기업의 시장 독식과 가격 후려치기 행태가 중소기업의 고용 확대를 막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원청업체와 1차 협력사, 2차 협력사로 이어지는 단가 인하의 먹이사슬로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폐업에 이르는 중소기업이 적지 않다. 최근 산업계에서 동반성장이 화두가 되면서 상황이 호전되고 있지만, 1년 단위로 단가협상을 하면서 협력사들의 원가장부까지 파악해 납품단가를 지속적으로 깎는 사례가 아직 남아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매출액 1000억 원 이상 자동차 부품 중소기업 17개사의 평균 영업이익이 2004∼2008년 22.4%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현대자동차는 5.3% 감소에 그쳤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에서 불공정한 방법으로 인력과 기술만 빼가는 것도 큰 문제다. 미국의 구글이 핵심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경영자율권과 자금지원을 약속하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벤처업계의 한 최고경영자는 “거품은 있었지만 김대중 정부 시절 벤처 창업 열풍으로 청년 일자리 문제가 일순간에 해결된 경험을 기억해야 한다”며 “한국에서는 벤처를 창업할 최고의 인재들이 대기업의 횡포를 이겨낼 자신이 없어 대기업에 눌러 앉거나 대학에 남는 길을 선택하면서 수만 개의 고급 일자리가 생겨날 기회마저 박탈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계에선 구직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임금, 복지 수준을 보장하는 한편 동반성장 노력을 가시화하면 37만2000명에 달하는 청년실업자 또는 15∼29세의 청년 취업 애로계층(53만1000명) 대부분을 흡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 “세금 들더라도 사회적 일자리 만들어야” ▼경제 전문가 100명 가운데 ‘국가 재정을 통한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가 효과가 클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절반이 넘는 55명이었다. 사회서비스 일자리는 가사간병도우미, 문화관광해설사 등 사회서비스 확충과 일자리 창출을 연계한 사업을 말한다. 세금을 투입해서라도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늘리자는 주장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일부 진보적인 학자들이나 정치인들만이 하던 주장이었다. 경제정책은 먹히지 않고 현실은 날로 악화되다 보니 일반인은 물론이고 전문가들도 인식의 가늠자를 왼쪽으로 크게 이동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도움이 안 된다는 시각(21명)도 적지 않다. 특히 설문에 응한 기업인의 50%는 사회서비스 일자리에 부정적이었다. 이동응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질이나 지속가능성을 고려할 때 기업을 일자리 창출의 주체로 만드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민간을 끌어들이든 세금을 투입하든 간에 ‘복지 분야가 일자리 창출이 유망하다’는 인식은 공감대가 날로 커져가고 있다. ‘향후 일자리가 많이 창출될 산업’에 대한 질문(복수응답)에 사회복지와 의료·보건 분야를 꼽은 응답자가 56.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콘텐츠·문화 24.4%, 관광 7.3%, 제조업 6.1% 등의 순이었다. 복지가 ‘고용 없는 성장’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의 2009년 산업연관표를 보면 사회복지 분야의 취업유발계수(10억 원 신규 투자에 따른 취업자 수)는 38.7명으로 자동차산업(9.3명)보다 4배가량 크고 고용창출력이 가장 크다고 알려진 건설업(14.2명)에 비해서도 2.5배 이상으로 많았다. 사실 한국에서 보건·복지 분야의 일자리 창출의 여지는 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007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국가의 전체 산업 대비 보건·복지 분야 취업자 비율은 노르웨이 19.4%, 프랑스 12.2%, 영국 11.7%, 미국 10.8%, 독일 10.4%, 일본 8.5% 등이다. 이에 반해 한국은 5.5%에 그쳤다. 미국 수준만 돼도 130만8000개의 일자리를 더 만들 수 있는 셈이다. 한편 전문가들이 꼽은 비정규직 대책의 핵심은 ‘임금 상승’이었다. 비정규직 고용을 통해서라도 일자리 늘리기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전문가 56명 가운데 31명이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임금 차별 금지’를 1순위 정책으로 꼽았다. 이어 ‘상시 반복적 일자리의 비정규직 채용 금지’(9명), ‘정부가 비정규직 4대 보험 책임’(8명) ‘사내 복지차별 철폐’(8명) 등의 순이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설문에 참여한 경제전문가 100명 (분야별 가나다순) :: 김성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민주당) 김성조 기획재정위원장(한나라당) 김성태 한나라당 국회의원(한국노총 출신) 이범관 환노위 한나라당 간사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정동영 민주당 국회의원 홍영표 환노위 민주당 간사 홍희덕 통합진보당 의원 강석훈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 구성열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김상균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수곤 경희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김영봉 중앙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김영용 전남대 경제학부 교수 김우영 공주대 경제학과 교수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남성일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류장수 부경대 경제학부 교수 명재진 충남대 법학과 교수 박덕제 한국방송통신대 경제학과 교수 박영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한성대 교수) 박준성 성신여대 경영학과 교수 박태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 신정 고려대 경력개발센터장 유길상 한국기술교육대 테크노인력개발전문대학원 교수 이인재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이종훈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 최광 한국외국어대 경제학부 교수 현진권 아주대 경제학 교수 강호인 기획재정부 차관보 권혁철 보건복지부 복지정책관 김준동 지식경제부 산업경제정책관 나영돈 고용노동부 고용서비스정책관 남길순 서울시 일자리지원과장 방기선 재정부 복지예산과장 서승원 중소기업청 창업벤처국장 이억원 재정부 인력정책과장 이완영 한나라당 환경노동위원회 수석전문위원(고용부 파견직) 이장로 재정부 고용노동예산과장 이재갑 고용부 고용정책실장 정지원 고용부 대변인 조재정 고용부 노동정책실장 주용태 서울시 일자리정책과장 최상목 재정부 경제정책국장 최수규 중소기업청 중소기업정책국장 구자복 STX중공업 상무 김경호 LG화학 상무 김용신 ㈜클린코리아 대표 박광신 ㈜보성엔지니어링 대표 박동기 롯데그룹 상무 박우정 ㈜대신산업개발 대표 박종명 ㈜토산산업개발 대표 박해룡 LS산전 이사 심갑보 삼익THK 대표 심상훈 한독기술㈜ 대표 양재길 ㈜춘곡홀딩스 대표 오영찬 SC제일은행 상무 윤장혁 화일전자㈜ 대표 이광희 태형전기㈜ 대표 이상영 주영펌프공업㈜ 대표 이윤 아모레퍼시픽 전무 이창훈 애경그룹 상무 조양래 고려포장㈜ 대표 최봉근 한국야쿠르트 이사 홍순원 ㈜한스컴 대표 강지형 국민노총 정책본부장 김영훈 바른사회시민회의 경제실장 김한기 경실련 경제정책팀장 박종남 대한상공회의소 상무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상무 백양현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지원본부장 송명진 한국노총 정책부장 이기성 한국무역협회 전무 이동응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실장 강선구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강혜규 보건사회연구원 복지서비스연구실장 구본성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민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김주훈 KDI 부원장 김현욱 SK경영경제연구소 경제연구실장 김훈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고위지도과정 교수 나영선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 박복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실장 박주영 산은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박형수 한국조세연구원 재정분석센터장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오문석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오영석 산업연구원 산업구조팀장 유경준 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장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 국제거시금융연구실장 이병기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실장 이찬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장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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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한나라당 최고위원 3인의 집단사퇴를 촉발한 이는 친박(친박근혜)계인 유승민 최고위원이다. 유 최고위원은 사퇴 기자회견 직전 원희룡 남경필 최고위원에게 연락해 자신의 결심을 알렸다고 한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표와의 사전 논의는 없었고 친박 인사 대부분이 몰랐을 만큼 전격적이었다.그동안 홍준표 체제의 운명은 유 최고위원에게 달려 있다는 말이 많았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원 최고위원이 줄곧 동반 사퇴를 요청했지만 유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 결단 전 내 입으로 먼저 사퇴를 말할 수 없다”며 호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의 최대 주주인 박 전 대표가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대안도 없이 무책임하게 물러날 순 없다는 것이었다. 유 최고위원은 7·4전당대회 전부터 ‘박근혜 당 대표론’을 주장해왔고 10·26 재·보선 이후에는 박 전 대표에게 이를 몇 차례 건의했다고 한다. 그는 사석에서 “당권-대권 분리는 맞수가 있을 때나 유효한 것”이라면서 “박 전 대표가 당당하게 당을 책임져야 한다”고 말해왔다. 한 측근은 “오늘 유 최고위원의 사퇴는 박 전 대표에 대한 읍소”라고 말했다.친박 진영에선 “성급했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한 핵심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나설 준비를 하기 위해 예산안 처리까지는 기다려야 했다”고 말했다. 이성헌 의원은 “최고위원이 개인적인 자리가 아니지 않으냐”고 비판했다. 오랜 기간 최측근으로 있던 유 최고위원이 ‘탈박(脫朴)’의 길을 걷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그러나 친박 일각에서는 필요한 소신 행동이었다는 평가도 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개성공단의 북한 근로자들이 여가시간에 탁구를 하고 있다. 이들은 식사 뒤 짬이 나면 탁구나 배구를 즐긴다고 한다. 올해 9월 촬영한 모습이다. 통일부 제공}
한나라당이 최구식 의원 수행비서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 파문이 확산되면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뾰족한 해법이 없어 속을 태우고 있다. 한나라당은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현재까지는 여권 관계자나 최 의원이 연루됐을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제3자 개입이 없다는 수사 결과가 나오더라도 ‘배후를 밝히지 못한 채 수사가 마무리됐다’는 식의 공세와 악화된 여론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고민의 핵심이다. 당 일각에서는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 수용은 물론이고 선제적으로 ‘디도스 특별검사’를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5일 비공개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에서 원희룡 최고위원은 “홍준표 대표가 대응에 소극적이다”면서 “당 차원의 조사든 강력 부인이든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며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홍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수사당국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하게 진실을 규명해 한 점 의혹 없이 사건을 해결하기를 기대한다”면서 “수사당국의 요청이 있을 때는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적어도 경찰의 중간수사 발표 전까지는 목소리를 내지 않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핵심 관계자는 “한나라당이 너무 나설 경우 그것 자체가 ‘수사 가이드라인’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5일 한나라당의 조직적 개입 가능성을 거듭 제기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손학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나라당 의원실 비서가 디도스 공격으로 선관위 전산망을 마비시키고 서울시장 선거를 방해한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파괴하는 국가 문란 행위”라고 비판했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50년 전 자유당 독재하에서 벌어진 3·15 부정선거보다 추악하고 악질적인 선거가 일어났다”며 “한나라당 이름으로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인영 최고위원은 “정부와 여당이 몸통을 숨긴 채 비늘 한 조각 떼어 사건을 무마하려고 한다. ‘턱 하고 치니 억 하고 죽었다’며 박종철 열사의 죽음을 은폐한 사건이 연상된다”며 “정부와 여당이 개입한 게 사실이라면 자폭해야 한다”고 가세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

2011년 12월 현재 한국 사회의 특징은 지역감정이 잠복한 가운데 이념과 세대를 경계로 이중 삼중의 갈등 기류가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은 갈등 치유 의지를 상실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확대 재생산자가 돼 버렸다. 진영(陣營)의 논리가 판을 치는 먹통 정치 때문에 합리적 토론과 여론의 생산적 수렴을 위한 정치권의 ‘공론장(public sphere)’ 기능은 멎어버린 지 오래다.이런 공백을 파고든 게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특히 2030의 젊은 세대는 SNS를 공론을 위한 대안공간으로 생각하며 트위터를 매개로 기성세대를 향해 분노를 쏟아낸다. 하지만 SNS가 합리적인 공론장으로 발전하려면 이념 편향, 정보의 정확성 검증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공존 민주주의’로 가기 위한 첫 과제는 ‘내가 대한민국의 주인’임을 믿는 다수가 ‘집단 지성(collective intelligence)’ 창출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사회통합위원회는 2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국가공론위원회 설치를 건의했다. 하지만 관(官) 주도의 공론장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 않다. 주요 정치 사회 이슈에 대한 합리적 토론과 효율적인 여론 수렴을 위한 ‘새로운 민주주의 공론장’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트위터 사용자 ‘pepleo’는 “정부를, 정치가를 믿을 수 없고 방송과 신문을 믿을 수 없고 여러 분야 전문가들과 기업인을 믿을 수 없고, 매일 보는 사람들을 믿을 수 없어 한번도 말 섞은 적 없는 이들의 그럴듯한 외침을 한줄기 빛처럼 여기는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SNS 불화’ 극복에 필요한 4가지 공감대기존 미디어와 SNS는 공존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공존의 첫 극복 과제는 상호 불신을 확대하는 ‘괴담론’이다. 50대 이상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맹장수술비가 900만 원”이라는 허구가 의심 없이 퍼진 현실에 혀를 찬다. 반면 젊은층은 “왜 틀렸다고 가르치려고만 하느냐”며 대화를 거부하는 흐름이 있다. 이런 불통을 해소하기 위해선 크게 4가지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제언했다.첫째, 5060세대의 인내다. 트위터의 오류에 즉각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고 기다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SNS는 1인 미디어로 팩트의 완결성이나 책임의식이 기성 언론과 같을 수가 없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7일 뉴미디어심의팀을 가동해 오류를 찾겠다고 선언했지만 명백한 ‘악의’가 아니라면 잘못이 바로잡히는 과정을 이해해 달라는 것이다.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SNS에는 정보가 왜곡됐더라도 집단의 검증을 통해 바로잡는 자정 능력이 있다”며 “특정 단계의 오류만 부각하지 말고 전체를 하나의 흐름으로 보라”고 했다.둘째, SNS 사용자의 오류 가능성 인정이다. 이들에겐 “내가 리트윗하는 메시지가 ‘갈등 유발 요소’일 수 있다”는 의식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집단의 힘으로 최종 단계에 이르러 오류가 수정된다면 이전 단계에선 오류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문제는 잘못된 정보가 무오류 상태로 믿어진 채 확산된다는 데 있다. 전문가들은 신문과 방송이 사실관계를 짚어내는 ‘팩트 체커’라는 공공재를 신속하게 제공해 SNS상의 과도기적 오류를 신속히 잡아줄 것을 강조하고 있다.셋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거론한 ‘스파이더맨 정신’이 SNS 공간에서도 필요하다. 안 원장은 “느닷없이 찾아온 권력을 손에 쥔 자가 거기에 걸맞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트위터 공간에서의 스파이더맨은 팔로어가 10만 명이 넘는 작가 이외수 공지영, 방송인 김제동 씨 등이다. 이들에게 “성숙한 SNS 리더십으로 팔로어와 교감해 달라”는 주문이 제기되고 있다.넷째, 리트윗의 무게감을 인식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외수 씨는 1일 “감동 다큐 한 편 강추!”라고 리트윗했다. 이성규 감독이 자기 작품 홍보글을 284명의 팔로어에게 쓴 것이 그의 리트윗으로 106만 명에게 퍼져 나갔다. 리트윗은 누군가 쓴 트위터 메시지를 다수에게 동시 전파하는 행위다. 대면 접촉 시절의 ‘입소문’과는 비교할 수 없어서 트위터리안 1인이 수백, 수천의 청중에게 운동장 연설을 하는 셈이다. 권상희 성균관대 교수는 “SNS상에서 집단지성이 발휘되려면 담론 생산자 못지않은 확산자의 책임의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견 40대들도 사실관계 착오본보는 3일 40대 중반이 된 87학번 대학 동기 4명을 초청해 한미 FTA를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한미 FTA에 대한 이들의 견해가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한미 FTA 혜택이 대기업에 집중되고, 건강주권과 관련한 제도가 미국식으로 바뀐다는 점에서 비판하는 이들이었다.맹장수술비가 900만 원까지 오른다는 주장을 놓고 토론을 벌인 결과 확인된 것은 이들 가운데 몇몇이 팩트를 잘못 알고 있다는 점이었다. A 씨는 “제주도나 인천 등 경제자유지역에 영리병원이 한미 FTA 조항에 따라 허용될 것”이라고 했고, B 씨는 “그렇다면 미국 병원이 한국의 좋은 의사를 다 데려가고, 국민건강보험 안 받겠다고 하면 어떻게 되느냐”고 했다. 하지만 한미 FTA에는 영리병원과 관련된 문구가 단 한 줄도 포함돼 있지 않다는 게 팩트다. 영리병원은 김대중 정부가 추진하기 시작해 2009년 근거 법규가 만들어졌는데, 한미 FTA를 통해 영리병원이 도입된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다.이런 상황은 고학력 40대 중산층조차 정부의 발표 내용을 불신하는 데서 비롯됐다. C 씨는 4대강 사업과 한미 FTA 등 쟁점사안에 대한 전문가의 평가를 신뢰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이라고 해서 재야학자의 말보다 더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미안한 이야기지만 정부에 대한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가들이 한미 FTA를 찬성하건 반대하건 특정 정당의 간판을 달고 나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결국 한미 FTA와 관련해 무수히 많은 사적 대화 자리에서 정부의 설명을 불신하는 가운데 팩트와 주장이 뒤섞이면서 부정확한 논리와 견해가 여론을 지배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한 것이다. 건강하고 합리적인 공론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40대 4명의 한미 FTA 대화 사례에서도 알 수 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소통방식 변화… ‘디지털 네트워크’ 정당 예고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승리는 지역 및 이념 기반과 일정한 원내의석, 열성적인 당원 및 지지자에 의해 움직이던 기성 정당에 엄청난 충격을 줬다. 이는 기성 정당의 환골탈태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당명이나 정강·정책, 인물을 바꾸는 정도가 아니라 정당의 형태를 아예 바꿔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래야만 달라진 정치 환경, 뉴 미디어 환경에서 정당의 생명력이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기존의 오프라인 중심의 아날로그 방식이 아닌 온라인과 디지털 방식의 정당 활동이 중심이 되고, 공식적이고 집단적인 정치 참여 방식이 네트워크 참여 방식으로 전환된 ‘디지털 네트워크’ 정당의 출현을 예고한다. 변화의 핵심은 소통 방식이다. 1인 미디어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의해 의제 설정이 당 지도부나 정치 지도자가 아닌 한 개인에 의해서도 가능해지고, 폭발적인 시민 참여로 연결될 수도 있다. 신속한 정보는 기존 정당 조직에 비해 느슨하지만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연결망을 통해 폭발적으로 공유가 가능해진다. 동의대 정치외교학과 전용주 교수는 “의사소통 방식의 변화는 결국 정당 조직의 성격 자체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진단했고, 경북대 하세헌 교수(정치학)는 “일상의 생활이 디지털화되는 상황에서 정당 정치의 형태도 디지털화를 추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이는 기성 정당이 한계를 보이고 있는 공론장 역할과도 연결된다. 고선규 선거연수원 교수는 “정치적 소통 방식에 따라 정당이나 정치조직의 형태가 달라질 것”이라며 “앞으로는 시민들이 조직이 아니라 온라인과 같은 형태로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으면서 정치 정보나 자원을 얻고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 교수는 “네트워크 형태의 조직이나 정치 참여가 비용이 적게 들고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특정 정당이나 이념을 가지지 않은 무당파층도 훨씬 수용하기가 쉽다”고 말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신당 창당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디지털 네트워크’를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신라대 박재욱 교수(정치학)는 “강력한 모바일 소통 도구인 스마트폰의 등장과 SNS 사용인구 증가에 힘입어 인터넷 속성과 기술력을 잘 이해하고 있는 안철수 그룹은 모바일을 연계한 네트워크 정당을 출범시킬 가능성이 크다”며 “대의제 정당 제도와 직접민주주의를 연계시킨 하이브리드 정당 형태로 네트워크 정당 체제를 출범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